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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의 시선] 척수소뇌변성증 환자 유튜버 ‘비틀이’의 의미 있는 도전

    [그들의 시선] 척수소뇌변성증 환자 유튜버 ‘비틀이’의 의미 있는 도전

    “지나가면서 저를 보고 술에 취했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해 웃는 분들이 많아요.” 척수소뇌변성증을 앓고 있는 김모(29)씨는 “병마와 싸우는 것 이상으로 힘든 것이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과 자신의 병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경기도 가평에서 만난 그는 “‘내가 유모차를 왜 끌고 다니는지’, ‘내 발음은 왜 이상한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설명해줘야 하는데, 이런 일들이 너무 버겁고 힘들다”라고 말했다. 척수소뇌변성증은 운동 조절을 담당하는 소뇌의 퇴행성 변화로 생기는 질환이다. 유전적, 선천적, 후천적 요인에 의해 발병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근육이 굳는다. 발병 초기에는 보행에 균열이 생기는 정도지만, 이후 말하기와 음식 섭취까지 어려워진다. 평범한 일상을 파괴하는 병임에도,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데다 발병 후 평균 7년에서 10년 사이에 사망에 이르게 될 수 있다.■ “세상이 다 끝난 것 같았죠” 김씨가 몸이 이상하다고 느낀 건 5년 전, 2016년 어느 날이다. 내리막길과 계단에서 몸이 휘청거리고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느낀 그는 동네 병원을 찾았다. X-ray(엑스레이) 외에 MRI 등 정밀 검사를 받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 같다”는 진단만 들었다. 김씨는 이후 증세가 점점 심해지자 서울의 한 대형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몸이) 정상이었을 때에는 눈밭 위를 걷거나 빙판길을 걸을 때 아무렇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곳에서는 아예 걸을 수가 없었어요. 발에 접착제를 발라놓은 것처럼 발이 땅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분명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큰 병원으로 갔어요.” 그렇게 김씨는 2016년 척수소뇌변성증 판정을 받았다. 그의 나이 25살 때였다. “척수소뇌변성증 진단을 받았을 때, 세상이 다 끝난 것 같았어요. 제가 처음으로 했던 것이 죽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죽으려고 시도하니 너무 아프고, 무서운 거예요. 죽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비록 유모차에 의지해야 걸을 수 있지만, 몸이 조금이라도 멀쩡할 때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어요.”■ 유튜브 채널 ‘비틀이’ 5년째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희귀 질환과 싸우고 있는 김씨. 그는 병의 진행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하루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이 과정을 유튜브에 기록한다. ‘비틀이’ 라는 유튜브 채널은 그가 운영하는 삶의 기록 저장고이다. 척수소뇌변성증이 어떤 병인지 사람들에게 알리고, 같은 병을 앓는 환우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다. 그는 “제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아픈 사람들이 위로받고, 제게도 많은 위로를 해주셔서 지금은 책임감이 생겼다”면서 “제가 받은 부정적인 시선이나 (부당한) 대우는, 이 병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모른다는 말을 방패로 아픈 사람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김씨는 주로 자신의 일상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 올린다. 영상 말미에는 본인이 직접 쓴 메시지를 남긴다. 그는 유튜브 영상 제작에 대해 “장애인 분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고, 특별한 병에 걸렸을 뿐이다. 뭔가를 특별히 해달라는 게 아니라, 그저 아픈 사람을 평범하게 대해달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아픈 모습을 노출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더구나 척수소뇌위측증은 유전성 질환이다. 실명 공개로 인해 추후 가족이나 친척이 피해볼 것을 우려해 그는 자신의 본명을 공개하지 않는 선에서 활동한다. 실제로 그가 초반에 올린 영상을 보면, 얼굴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마음을 바꾼 건 사람들의 따뜻한 위로 때문이었다. “유전자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해가 될 것을 우려했어요. 많이 걱정했어요. 그래서 (얼굴과 본명) 공개를 안 하려고 했는데, 많은 사람이 제 영상을 보고 위로받으시고, 제게도 위로를 해주시는 거예요. (척수소뇌위측증) 병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시고요. 그분들을 위해 (얼굴이라도) 노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았으면 김씨의 목표는 무엇일까? “제 나이가 지금 서른 살인데, 마흔이 될 까지만 걸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현실적인 목표예요.” 이렇게 말한 그의 얼굴에는 잠시 여러 감정이 스쳤다. 더불어 그는 “사람들의 평범한 시선을 받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병에 걸리고 나서 깨달았다”라며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사람이 많이 붐비는 거리에서 가서 ‘뭐하고 놀까?’, ‘뭐 먹을까?’ 그런 고민을 하는 일상을 누리고 싶어요. 또 신호등이 깜빡이고 있을 때, 뛰어서 빨리 지나가보고, 날씨 좋은 날에 운동을 열심히 해서 땀을 흘리고 싶어요. 그런 소소한 일상이 제 버킷리스트예요.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gophk@seoul.co.kr
  • 폐이식 외에 답 없는 특발성 폐섬유화증 원인 찾아냈다

    폐이식 외에 답 없는 특발성 폐섬유화증 원인 찾아냈다

    특발성 폐섬유화증은 폐포 벽에 만성염증세포가 침투해 폐를 딱딱하게 만드는 만성질환이다. 50~70세에 주로 발병하는 이 질환은 진단을 받은 이후 5년 이상 생존률이 20~30%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흡연이 주요 발병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어 호르몬 약물과 면역억제제를 이용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정도 밖에 못해 폐이식이 유일한 근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특발성 폐섬유화증의 발병 메커니즘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 의대, 미국 브라운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폐 세기관지 내 상피세포에서 ‘PDCD5’라는 세포사멸 유도단백질이 많아지면 섬유화 유발 단백질이 과다분비된다고 2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연구팀은 특발성 폐섬유화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폐세포를 분석했는데 폐 세기관지 내 상피세포의 한 종류로 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클럽세포에서 PDCD5 단백질이 증가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클럽세포에서 PDCD5가 많아지면 섬유화를 촉진시키는 단백질이 많이 분비되고 결국 폐조직이 딱딱하게 굳게 된다는 것이다. 섬유화는 콜라겐 같은 세포외기질이 조직에 과다하게 축적되면서 정상구조를 파괴하면서 진행되는데 클럽세포에 PDCD5가 과다하게 되면서 폐 섬유화가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클럽세포에서 PDCD5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도록 유전자 편집을 한 생쥐에게는 섬유화를 유도하는 화합물을 주입하더라도 PDCD5 생성 유전자를 가진 생쥐에 비해 폐섬유화가 덜 진행되고 생존률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클럽세포가 아닌 다른 폐포상피세포에서는 PDCD5를 없애더라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연구팀은 클럽세포에서 PDCD5가 폐섬유화에 결정적이라고 밝혔다. 윤호근 연세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클럽세포와 폐섬유화와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밝혀내고 PDCD5의 역할을 제시함으로써 폐섬유화증 치료에 새로운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취중생] “생수 모자라 화장실 수돗물로” 훈련병 잡으면 코로나 잡히나요?

    [취중생] “생수 모자라 화장실 수돗물로” 훈련병 잡으면 코로나 잡히나요?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해 12월 전에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A씨에게 당시 신병 교육 기간인 5주 동안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지난달 26일에 물은 적이 있습니다. A씨는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샤워 시간이 10분을 넘기면 안 됐지만 매일 샤워를 할 수가 있었어요. 야간 점호시간 때 빼고는 화장실 이용에도 제한이 없었고요. 하루 거의 내내 마스크를 쓰고 생활했지만 잘 때는 마스크를 벗고 잤어요. 그땐 면마스크를 빨아서 사용했어요.”그런데 한 달 동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만 6564명에 달했던 지난해 12월 이후로 훈련소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다음은 올해 육군 신병교육대에 입소한 B씨가 경험한 일입니다.“잘 때도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야 했어요. 입소 후 첫 2주 동안은 얼굴 가리개(페이스 실드)도 썼죠. 정해진 시간 외에는 화장실도 갈 수 없었고, 화장실에 가더라도 한 명씩 차례로 가야 했어요.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 눈치를 보느라 화장실을 마음 편히 이용하기 어려웠죠.”B씨는 “제가 속했던 신병교육대에서는 그래도 세면이 가능했는데, 육군훈련소에서 생활한 병사 얘기를 들어보니 육군훈련소가 입소 후 2주 동안 훈련병들의 세면을 금지해 훈련병들이 힘들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육군훈련소가 세면과 화장실 이용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훈련병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최근 육군훈련소의 과도한 방역 조치로 인한 훈련병들의 기본권 침해 사례를 지난달 26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공개했습니다.“육군훈련소의 한 연대에서는 생활관별로 화장실 이용 시간을 단 2분씩 허용했다고 합니다. 조교들은 심지어 화장실 앞에서 시간을 재며 2분이 지나면 ‘개XX야’, ‘씨X. 너 때문에 다음 생활관 화장실 못 쓰고 밀리잖아’ 등의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고, 아예 다음 차례 화장실 이용 기회를 박탈할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용변 시간 제한으로 인해 바지에 오줌을 싸는 일까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도 접수하였습니다.”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군인권센터는 “(훈련소 입소 후) 1~2차 PCR(유전자증폭) 검사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공용 정수기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동안 훈련병들은 열흘 간 생수를 먹는다. 그런데 훈련소는 한 사람당 하루에 500㎖ 생수 한 병만을 제공한다”면서 “이처럼 절대적인 음수량이 부족하여 화장실을 쓸 때 몰래 수돗물을 마시거나 그마저도 못해서 탈수증상으로 의무대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배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B씨는 “동일집단격리 기간(입소 후 2주) 동안 생활관에서 밥을 먹었다. 그런데 반찬 양이 부족해 추가 배식을 요청해도 조교가 ‘못 먹으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해 밥을 제대로 못 먹는 일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이에 육군 관계자는 “육군훈련소는 연간 12만여명이 입영하는 전군 최대의 신병교육기관으로서 코로나19 감염병 차단을 위해서는 과도한 수준의 예방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면서 “지난해와 올해 입영장정 중 코로나19 확진자 27명이 확인됐으나 강화된 선제적 예방조치로 단 1명의 추가 감염도 발생하지 않았다. 자칫 한순간의 방심이 대규모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계속되자 군은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지난달 28일 긴급 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전후방 각지에서 대한민국 육군을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고, 자녀를 군에 보내주신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도 지난달 2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육군훈련소와 관련한 일로 송구스럽다”면서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서 장병들의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국가인권위원회도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인권위는 육군훈련소를 포함해 육·해·공군 및 해병대 군 훈련소에서 생활하는 훈련병이 군인화 교육과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이유로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받고 있지 않은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서 육군훈련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육군훈련소의 주인공은 훈련병입니다. 저희는 훈련병을 위해 존재합니다. 훈련병 가족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에도 항상 귀 기울이겠습니다.”맞는 말입니다. 이제 이 말을 실천에 옮길 때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복제인간 ‘서복’ 끊임없는 질문들, 인간의 어리석음 들춰내고 싶었다

    복제인간 ‘서복’ 끊임없는 질문들, 인간의 어리석음 들춰내고 싶었다

    청춘 멜로 영화 ‘건축학개론’(2012)으로 411만 관객에게 첫사랑 감성을 일깨웠던 이용주(51) 감독이 9년 만에 SF 신작 ‘서복’으로 돌아왔다. 15일 개봉하는 ‘서복’은 진시황의 명으로 불로초를 찾던 인물의 이름을 딴 ‘복제인간’을 소재로, 인간의 욕망과 죽음의 두려움에 대한 본질적 가치를 사유한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이 감독은 “제 첫 작품 ‘불신지옥’(2009)에서 보였던 두려움을 확장하고자 했다. 그 근원을 찾다 보니 영생이 떠오르더라”며 “결과적으로 복제인간을 선택했지만 화려한 SF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영원한 삶을 추구하는 것은 바벨탑을 쌓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라 멈추지 않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이 줄기세포 복제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실험체 서복(박보검 분)을 이송하는 일을 제안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을 사는 기헌은 서복을 통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에 선뜻 임무를 맡지만 서복을 노린 여러 집단의 공격을 피해야 하는 예기치 않은 일에 휩싸인다. 영화 속에서 서복은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왜 자신을 만들었고, 왜 기헌은 살고 싶어 하고, 인간들은 왜 죽기 싫어하는지. 이 감독은 “두 남자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숙명과도 같은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함으로써 삶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며 “죽음을 앞둔 기헌과 인간을 넘어선 서복이 서로를 구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브로맨스’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초고를 쓰는 데만 3년이 걸리는 등 시나리오 작업에 6년이 소요됐다. 코로나19도 겹쳐 관객과 만나기까지는 또 시간이 걸렸다. 이 감독은 “‘건축학개론’이 흥행할지 전혀 몰랐는데, 흥행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겨 시나리오를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다음 작품은 좀더 편한 마음으로 밝은 주제를 선택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114분의 짧은 시간에 철학적 담론을 모두 담으려다 보니 베일에 싸인 연구원 임세은(장영남 분)의 비중이 작아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있다. 이 감독은 “설명이 많아지면 개연성은 강화되지만 지루해질 수 있어 많은 부분을 편집했다. 모두가 만족할 지점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차례 연기된 끝에 결국 15일 인터넷 동영상(OTT) 플랫폼 ‘티빙’과 극장에서 동시 개봉하게 됐으나 아쉬움은 없었을까. 이 감독은 “기약 없이 개봉을 연기하는 것보다는 동시 공개가 최상의 선택”이라며 “많은 영화인이 오히려 ‘서복’의 성패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복’ 이용주 감독 “영생 추구 인간의 어리석음 사유”

    ‘서복’ 이용주 감독 “영생 추구 인간의 어리석음 사유”

    청춘 멜로 영화 ‘건축학개론’(2012)으로 411만 관객에게 첫사랑 감성을 일깨웠던 이용주(51) 감독이 9년 만에 SF 신작 ‘서복’으로 돌아왔다. 15일 개봉하는 ‘서복’은 진시황의 명으로 불로초를 찾던 인물의 이름을 딴 ‘복제인간’을 소재로, 인간의 욕망과 죽음의 두려움에 대한 본질적 가치를 사유한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이 감독은 “제 첫 작품 ‘불신지옥’(2009)에서 보였던 두려움을 확장하고자 했다. 그 근원을 찾다 보니 영생이 떠오르더라”며 “결과적으로 복제인간을 선택했지만 화려한 SF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영원한 삶을 추구하는 것은 바벨탑을 쌓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라 멈추지 않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이 줄기세포 복제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실험체 서복(박보검 분)을 이송하는 일을 제안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을 사는 기헌은 서복을 통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에 선뜻 임무를 맡지만 서복을 노린 여러 집단의 공격을 피해야 하는 예기치 않은 일에 휩싸인다.영화 속에서 서복은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왜 자신을 만들었고, 왜 기헌은 살고 싶어 하고, 인간들은 왜 죽기 싫어하는지. 이 감독은 “두 남자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숙명과도 같은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함으로써 삶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며 “죽음을 앞둔 기헌과 인간을 넘어선 서복이 서로를 구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브로맨스’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초고를 쓰는 데만 3년이 걸리는 등 시나리오 작업에 6년이 소요됐다. 코로나19도 겹쳐 관객과 만나기까지는 또 시간이 걸렸다. 이 감독은 “‘건축학개론’이 흥행할지 전혀 몰랐는데, 흥행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겨 시나리오를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다음 작품은 좀더 편한 마음으로 밝은 주제를 선택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114분의 짧은 시간에 철학적 담론을 모두 담으려다 보니 베일에 싸인 연구원 임세은(장영남 분)의 비중이 작아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있다. 이 감독은 “설명이 많아지면 개연성은 강화되지만 지루해질 수 있어 많은 부분을 편집했다. 모두가 만족할 지점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차례 연기된 끝에 결국 15일 인터넷 동영상(OTT) 플랫폼 ‘티빙’과 극장에서 동시 개봉하게 됐으나 아쉬움은 없었을까. 이 감독은 “기약 없이 개봉을 연기하는 것보다는 동시 공개가 최상의 선택”이라며 “많은 영화인이 오히려 ‘서복’의 성패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제 극장과 OTT가 시장에서 주도권 다툼을 하기보다 각기 다른 시장의 폭을 넓혀 가는 건강한 변화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日, 과거사 묻으면 앞으로 못 나아가… 국가 기억 작동은 날 사로잡는 소재”

    “日, 과거사 묻으면 앞으로 못 나아가… 국가 기억 작동은 날 사로잡는 소재”

    AI로봇·소녀 우정 다룬 ‘클라라와 태양’생명 의미 질문… “인간 과연 특별한가”인공지능, 감시·통제에 악용될까 우려“한국, 케이팝·영화로 문화 근원지 부상”“우린 인간이 동물이나 로봇과 달리 특별한 영혼이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유전자 편집 분야의 발전을 지켜보면서 ‘인간의 특별함을 과대평가한 것 아닐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특별한 존재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67)가 수상 이후 4년 만에 SF 장편소설 ‘클라라와 태양’(민음사)으로 돌아왔다. 이시구로는 7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사회가 미래로 나아가는 방식을 다룬 소설은 세상에 희망과 선함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소설 배경은 AI 기술과 유전공학이 발전한 미래의 미국이다. 주인공은 아이들의 친구 노릇을 하도록 제작한 로봇 ‘인공친구’(AF) 클라라다. 이시구로는 감수성이 풍부한 소녀형 AF 클라라와 인간 소녀 조시의 우정을 클라라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신체가 불편한 조시를 위해 헌신하는 클라라를 통해 작가는 AF를 물건으로 볼지, 의식과 감정을 지닌 존엄한 생명체로 볼지 묻는다. 그는 “클라라는 세상에 갓 태어난 아기처럼 인간을 바라본다”며 “독자는 기계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시구로는 AI의 발전에 대해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AI는 전체주의 국가에서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자유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AI가 악용되지 않고 핵심 가치인 개인의 인권을 지킬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이시구로는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 당시 “세계의 많은 사람이 느끼는 불안과 좌절을 포착하는 데 실패했다”며 “한 민족이나 공동체가 망각과 기억 사이의 분투를 어떻게 직시하는지 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전후 식민지에서 자행한 과거사 문제를 묻어 버렸는데, 이러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며 “국가의 기억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끊임없이 나를 사로잡는 소재”라고 밝혔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달라진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과 달리 영국에선 ‘록다운’으로 1년간 외출하지 못했다”며 “노벨상 수상은 환상적이었지만, 다른 행성에서 일어난 일 같았고 내 일터로 돌아오자 모든 게 그대로였다”고 답변했다. 또 지난해 오스카 역사상 최초로 한국 영화 ‘기생충’이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것을 두고 “한국의 대중문화가 훨씬 국제화했다는 신호”라며 “문학의 중요한 역할은 국경을 넘어 이런 문화적 대화를 나누는 일”이라고도 했다. 이시구로는 “케이팝과 한국 영화에서 보듯 한국은 지난 10~15년간 세계에서 문화의 근원지로 매우 중요해졌고, 전 세계가 한국을 흥미진진한 예술의 원천지로 여기고 있다”며 “내 책이 한국 ‘문화적 현장’의 일부를 이루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노벨문학상 수상 가즈오 이시구로 “日 과거사 묻으면 전진 못해”

    노벨문학상 수상 가즈오 이시구로 “日 과거사 묻으면 전진 못해”

    “우린 인간이 동물이나 로봇과 달리 특별한 영혼이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인공 지능(AI)과 유전자 편집 분야의 발전을 지켜보면서 ‘인간의 특별함을 과대평가한 것 아닐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특별한 존재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67)가 수상 이후 4년 만에 SF 장편 소설 ‘클라라와 태양’(민음사)으로 돌아왔다. 이시구로는 7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사회가 미래로 나아가는 방식을 다룬 소설은 세상에 희망과 선함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소설 배경은 AI 기술과 유전공학이 발전한 미래의 미국이다. 주인공은 아이들의 친구 노릇을 하도록 제작한 로봇 ‘인공 친구’(AF) 클라라다. 이시구로는 감수성이 풍부한 소녀형 AF 클라라와 인간 소녀 조시의 우정을 클라라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신체가 불편한 조시를 위해 헌신하는 클라라를 통해 작가는 AF를 물건으로 볼지, 의식과 감정을 지닌 존엄한 생명체로 볼지 묻는다. 그는 “클라라는 세상에 갓 태어난 아기처럼 인간을 바라본다”며 “독자는 기계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시구로는 AI의 발전에 대해 “개인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AI는 전체주의 국가에서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자유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AI가 악용되지 않고 핵심 가치인 개인의 인권을 지킬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소설의 배경을 영국이 아닌 미국으로 설정한 데 대해서는 “미국이 훨씬 젊은 나라, 사회가 불안정하고 늘 변화를 겪는 나라로 느껴졌다”며 “과학과 기술에서 모두 엄청난 혁신이 일어났지만 아직 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사회의, 디스토피아적이면서도 스스로 정비할 수 있는 느낌을 원했다”고 설명했다.이시구로는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 당시 “세계 많은 사람이 느끼는 불안과 좌절을 포착하는 데 실패했다”며 “한 민족이나 공동체가 망각과 기억 사이의 분투를 어떻게 직시하는지 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전후 식민지에서 자행한 과거사 문제를 묻어버렸는데, 이러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며 “국가의 기억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는 끊임없이 나를 사로잡는 소재”라고 설명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달라진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코로나 방역에 성공적이었던 한국과 달리 영국에선 ‘록 다운’으로 1년간 외출하지 못했다”며 “노벨상 수상은 환상적이었지만, 다른 행성에서 일어난 일 같았고 내 일터로 돌아오자 모든 게 그대로였다”고 답변했다. 또, 지난해 오스카 역사상 최초로 한국 영화 ‘기생충’이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것을 두고 “한국의 대중문화가 훨씬 국제화했다는 신호”라며 “문학의 중요한 역할은 국경을 넘어 이런 문화적 대화를 나누는 일”이라고도 했다. 이시구로는 “K팝과 한국 영화에서 보듯 한국은 지난 10~15년간 세계에서 문화의 근원지로 매우 중요해졌고, 전 세계가 한국을 흥미진진한 예술의 원천지로 여기고 있다”며 “내 책이 한국 ‘문화적 현장’의 일부를 이루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동물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편집 성공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동물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세포 내 소기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편집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 교정 연구단(단장 김진수)이 염기 교정 효소 ‘DdCBE’(DddA 유래 시토신 염기 편집기)를 이용해 생쥐 미토콘드리아 DNA의 특정 염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일어나면 시력·청력 뿐만 아니라 중추 신경계·근육·심장 등에 치명적인 결함을 일으킬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50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유전질환이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널리 알려진 유전체 교정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교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절단 효소가 목표 DNA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가이드 RNA의 도움이 필요한데 가이드 RNA가 미토콘드리아 막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브로드 연구소 데이비드 리우 교수 연구팀이 미토콘드리아 DNA를 정밀 편집하는 분자 도구인 DdCBE를 개발했다. 세균에서 유래한 DddA 탈아미노 효소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 DNA 이중나선의 염기 시토신(C)을 티민(T)으로 바꿀 수 있는 편집 기술이다. 이로써 미토콘드리아 DNA도 교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이는 세포 수준의 연구로 동물 개체 수준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생쥐 세포주(세포 집합)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조합의 DdCBE 가운데 가장 효율이 높은 DdCBE를 선정, 생쥐 배아에 주입했다. 이를 대리모에 이식, 미토콘드리아 DNA의 시토신 염기를 티민 염기로 치환한 유전자 교정 생쥐를 제작해 냈다. 나아가 어미 생쥐의 교정된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 서열이 다음 세대에게도 온전히 전달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이날 자에 실렸다. 이현지 선임연구원은 “미토콘드리아 DNA를 동물 배아 수준에서 정밀하게 교정할 수 있게 됐다”며 “미토콘드리아 질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유전병 치료 가능한 ‘세포공장’ DNA 편집 실험 성공했다

    유전병 치료 가능한 ‘세포공장’ DNA 편집 실험 성공했다

    국내 연구진이 유전병 주요원인으로 알려진 미토콘드리아의 이상을 고칠 수 있는 효소를 이용해 동물에게 적용해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연구팀은 시토신 염기교정효소 ‘DdCBE’를 이용해 생쥐의 미토콘드리아 DNA 특정 염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미국 브로드연구소 데이비드 리우 교수팀이 처음 개발한 DdCBE를 동물에 적용한 세계 첫 사례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9일자에 실렸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공장’이라고 불리는 세포내 소기관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일어날 경우 시력, 청력 뿐만 아니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중추신경계, 근육, 심장 등에 치명적 결함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 DNA는 어머니에게서 전달되는 모계유전 경향 때문에 모체의 미토콘드리아 DNA에 결함이 있을 경우 다음 세대로 전달되면서 유전병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미토콘드리아 이상으로 인한 질환은 5000명 중 한 명 꼴로 발생하는 흔한 유전질환이다.문제는 아직 치료법이 없다는 점이다. 유전체 교정 기술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도 치료가 어렵다는 것이다. 세포 핵 속 DNA에는 적용이 가능하지만 미토콘드리아 막을 통과하지 못해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은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해 개발된 DdCBE에 주목했다. DdCBE에 대한 세포 수준 연구는 있었지만 질환 치료를 위한 동물 개체 수준의 실험은 없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조합의 DdCBE를 생쥐의 세포주 수준에서 선별해 가장 효율이 높은 것을 선정했다. 이렇게 선택된 DdCBE를 생쥐 배아에 주입해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에서 시토신을 티민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교정된 미토콘드리아 DNA가 새끼 생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도 확인됐다. DdCBE를 이용한 DNA 교정이 동물 개체 수준에서 정상 작동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함으로써 사람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나아가 어미 생쥐의 교정된 미토콘드리아 DNA 서열이 다음 세대에게도 온전히 전달됨을 확인했다. DdCBE가 동물 개체 수준에서 정상 작동함을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노화세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不老不死의 꿈’ 현실이 된다

    노화세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不老不死의 꿈’ 현실이 된다

    ‘예쁜꼬마선충’에서 수명 연장 비밀 발견세포경로 변형시키자 수명 5배까지 늘어 상처입은 늙은 쥐에게 젊은 쥐의 피 수혈회복 빨라지고 노화 상태 개선 현상 확인“6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10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트로트 가수 이애란씨가 부른 ‘백세인생’의 가사처럼 과학기술 발달과 생활환경 개선 등의 이유로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60세를 노인으로 분류하기는 애매하다고 할 정도가 됐다.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60갑자가 한 번 돌아 태어났을 때 간지를 맞는 60세를 ‘환갑’이라고 부르며 가족 친지는 물론 이웃까지 불러 큰 잔치를 벌였다. 태어나서 60년을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환갑은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을 일이었다.●‘호모 헌드레드’ 넘어 ‘호모 데우스’ 시대로 12월 초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9년에 태어난 남자아이의 기대수명은 80.3년, 여자아이는 86.3년이다. 1970년에 태어난 남녀 기대수명은 각각 58.7세, 65.8세로 반세기 만에 남녀 모두 80세를 넘어섰다. 지금 같은 추세와 과학기술의 발달을 고려한다면 백세시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 때문에 120세 시대, 15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나오는가 하면 몇 년 전 구글은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기술을 결합시켜 500세 시대를 현실화시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호모 헌드레드’를 넘어 ‘호모 데우스’(신과 같은 초인간)를 꿈꾸는 시대가 됐다. 지난 11월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아모레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랩 공동연구팀은 시스템 생물학 기법을 이용해 노화된 사람의 피부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노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세포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 젊음을 회복하려는 연구는 기존에도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종양 조직이 형성돼 암으로 진행되는 부작용이 많이 발생했다. 이에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핵심인자를 찾아내고 이를 이용해 종양세포 발생 걱정 없이 노화된 피부세포를 젊은 정상세포로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또 중국 난징대 뇌과학연구소, 미국 MDI생물학연구소, 캘리포니아 벅 노화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이라는 벌레를 이용해 수명을 5배 늘릴 수 있는 세포 경로를 발견하고 실제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예쁜꼬마선충은 평균 수명이 3~4주에 불과한데 연구팀이 세포경로 변형을 시키자 수명이 15~20주까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인간 수명으로 따지면 약 400~500세에 해당하는 것이다.●드라큘라처럼… 젊은 피 수혈로 영생? 젊은 피를 수혈해 노화 시계를 되돌리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시도됐다. 비과학적이고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전근대적 방식으로 여겨져 왔지만 2000년대 들어서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실험에서 혈액 교환의 효과가 증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연구팀은 상처를 입은 늙은 쥐의 혈관에 젊은 쥐의 혈관을 연결했더니 상처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고 하버드대 연구팀은 젊은 쥐의 혈액에서 GDF11이라는 단백질을 추출해 늙은 쥐에게 주입하자 노화가 늦춰지고 젊음을 회복하는 경향을 관찰하기도 했다. 또 생명과학 분야 첨단 기술인 유전자 편집기술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기능이 발현되는 것을 억제해 실험동물의 수명을 늘리는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노화된 신체 조직을 3D프린터로 만든 인공 장기로 교체하는 방식도 진지하게 연구되고 있다. 2016년 중국이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로 만든 혈관을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단백질 연구로 1988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로베르트 후버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 명예교수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살아 있는 세포 내부를 훤히 볼 수 있고 복잡한 단백질 구성도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노화 연구는 여전히 터널 속을 지나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노화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방법을 찾아 호모 헌드레드 시대가 일반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노화 연구 현주소를 진단했다. 그러나 노화 연구자들은 이런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반기면서도 “노인성 질환들은 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생물학적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노화시계를 늦춘다고 해서 다양한 노인성 질환들이 정복되는 것은 아닌 만큼 ‘건강한 백세시대’를 맞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용어 클릭]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란 인류의 조상을 호모 사피엔스(homo-sapiens)라고 부르는 것에 빗대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 [부고]

    ●장선옥씨 별세 백용만(아이앤아이건설)·춘희(전 초당중 교사)·용삼(전 대림여중 교사)씨 모친상 장용동(아시아투데이 대기자·전 헤럴드경제 편집국장)씨 장모상 백승진(시화병원 신경외과 과장)씨 조모상 23일 수원 아주대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31)219-4581 ●이태원씨 별세 이상숙(두원공과대학 기획처)·상석(대구MBC 보도국 부국장)씨 부친상 22일 영남대병원, 발인 25일 오전 (053)620-4647 ●박종규(전 충북도의회 부의장)씨 별세 박종은(현대모비스 품질시스템팀 매니저)·지은(파이온텍 연구소 과장)씨 부친상 신성섭(축산물품질평가원 유전자분석처 팀장)·이철기(한국애질런트코리아 CSO)씨 장인상 22일 청주 성모병원, 발인 24일 오전 8시 (043)210-5187
  • 본지 유용하 기자, 과학기자협회 ‘올해의 의과학취재상’ 과학부문 수상

    본지 유용하 기자, 과학기자협회 ‘올해의 의과학취재상’ 과학부문 수상

    서울신문 유용하 기자가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의과학취재상’ 과학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한국과학기자협회는 “유 기자는 사이언스톡, 사이언스브런치 등 다양한 과학코너를 통해 최신 연구결과를 발빠르게 전달하고 어려운 과학에 쉽게 접근하도록 도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은 2015년부터 매주 꾸준히 다양한 분야의 최신 연구성과를 전달하고 있으며 사이언스 브런치, 달콤한 사이언스 같은 코너들도 대중들이 어려운 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또 과학정책에 대한 소신 있는 의견 개진을 통해 과학기술계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유 기자는 2016년 ‘올해의 과학기자상’(현 대한민국과학기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밖에 과학기자협회는 ‘올해의 과학자상’ 수상자로는 난치성 질환 연구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장, 범용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 신속 진단 키트 등을 개발한 김범태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CEVI)융합연구단장, RNA 전사체 분석으로 세계 최초로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해 진단 및 치료제 개발 연구 기반을 마련한 장혜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선정했다. 또 류준영 머니투데이 기자,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가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수상자로, 올해 의과학취재상 과학부문에는 유 기자 이외에 노성열 문화일보 부장, 조선일보 특별기획취재팀, 의학부문은 장윤서 조선비즈 기자, 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환경부문은 중앙일보 사회기획팀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과학언론 활성화와 과학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에 시상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상에는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강현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홍보실 책임, 김남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홍보팀 선임전문원, 김지영 한국얀센 북아시아 총괄 홍보 및 대외협력 전무, 봉성경 고려대 구로병원 홍보팀 차장, 이샘물 한국뇌연구원 행정원,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기초과학연구원 코로나19과학리포트TF, 조선일보 디자인편집팀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재신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과학언론상은 한국 과학언론의 수준을 높이는 소중한 자양분이자 축제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며 “올해 우리 사회가 코로나19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어려운 취재 환경 속에서도 과학언론인들이 어느 때보다 헌신적인 노력을 다한 덕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과학언론상 시상식은 오는 27일 금요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2020과학언론의 밤’ 행사에서 개최된다.
  • 인도 소녀 카브야 “오빠에게 골수 이식시키려고 전 태어났어요”

    인도 소녀 카브야 “오빠에게 골수 이식시키려고 전 태어났어요”

    인도의 귀여운 소녀 카브야 솔란키는 생후 18개월이던 지난 3월 몸 속의 골수를 일곱 살 오빠에게 이식해줘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형제를 살리기 위해 제몸을 바친 미담으로도 여겨지지만 허술한 의료 규제를 틈타 어린 소녀에게 강요한 것이라 윤리적으로 온당하지 않은 일이란 지적도 만만찮다. 오빠 압히짓은 지중해성 빈혈(Thalassemia)이란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유전적 결함으로 적혈구의 산소를 조직으로 운반하는 혈액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피를 퍼나르지 못해 자주 수혈을 받아야 했다. 20~22일에 한 번씩 350~400ml 수혈을 받았다. 여섯 살이 됐을 때 이미 수혈 횟수가 80번이나 됐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아흐메다바드에 사는 아빠 사흐데브신은 영국 BBC 델리 주재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첫 딸에 이어 두 번째 얻은 압히짓이 “10개월 됐을 때 지중해성 빈혈이란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막막했다. 몸이 약했고, 면역이 안 돼 계속 앓았다. 치료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내 슬픔은 배가 됐다”고 말했다. 아들을 돕기 위해 문헌을 뒤져 치료 방법이 있는지 찾고, 의사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그렇게 해서 골수를 이식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첫 딸과 가족 중에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2017년 ‘치료용 맞춤 아기(saviour siblings)’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전학적 선별검사를 통해 유전적으로 문제 없는 것이 확인된 배아만 시험관 시술을 통해 낳아 기른 뒤 수술이 가능한 나이가 됐을 때 장기나 세포, 골수 등을 이식하는 것이다. 궁금해진 그는 인도에서 최고의 임신 전문의로 꼽히는 마니시 뱅커 박사에게 지중해성 빈혈이 없는 태아를 낳게 해달라고 매달렸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도 한 병원은 그에게 미국에서 딱 맞는 골수 조직을 찾아주겠다며 유혹했는데 500만 ~1000만 루피가 든다고 하는 데다 성공 확률이 20~30%밖에 안 된다고 해 포기했다. 이렇게 6개월 이상 배아를 형성해 오빠 것과 일치하는지 살펴본 뒤 엄마의 자궁에 이식했다. 그 뒤 카브야가 세상에 태어나자 다시 16~18개월을 기다려 몸무게가 10~12㎏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지난 3월에 골수 이식을 마치고도 조직들이 잘 받아들이는지 지켜보느라 7개월을 다시 기다렸다.이렇게 긴 시간을 기다려 압히짓이 더 이상 수혈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아빠는 말했다. 최근 헤모글로빈 수치를 확인했더니 11을 넘겼다며 이렇게 되면 완치된 것이라고 의료진이 얘기했다는 것이다. 수술 직후 카브야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져 며칠 동안 상당히 통증이 심했지만 이제는 거의 나았다고도 했다. 아빠는 카브야가 태어난 것이 그들 모두의 인생을 구해줬다고 기꺼워했다. “우리 모두 그 아이를 다른 두 아이보다 사랑한답니다. 그녀는 단순히 우리 아기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구세주예요. 우리는 영원히 그 아이에게 고마워할 겁니다.” 카브야가 세계 최초 사례는 아니다. 미국에서 20년 전에 태어난 애덤 내시는 ‘판코니 빈혈(Fanconi anaemia)’이란 희귀 유전질환을 갖고 태어난 여섯 살 누나에게 유전자를 기증하기 위해 태어났다. 당시에도 부모가 원해서 낳은 아이인지, 아니면 누나를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이인지 논쟁이 벌어졌다. 2010년 영국에서도 일종의 ‘디자인된 아기’가 태어나 또다시 논란이 이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며 유전자 편집의 윤리 전문가인 존 에반스 교수는 독일 철학자 에마뉘엘 칸트의 명언 ‘오로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면 안된다는 것’을 예로 들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반스 교수는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면서 “우리는 부모의 동기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 아픈 아이를 위해 유전적으로 완벽하게 일치되게 창조하겠다는 것이 아이를 갖는 단 하나의 이유였나? 그렇다면 아이들의 동의 없이 아이에게 그런 위험을 감수하도록 밀어붙인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앞으로 이런 방식을 널리 활용할 수 있을까. 에반스 교수는 “스펙트럼의 한 끝에는 아기 탯줄에서 세포를 추출하는 방법, 다른 끝에는 장기를 적출하는 방법이 있다. 골수를 얻는 것은 그 중간쯤일 것이다. 위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증자에게 영구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장기를 적출하는 것 만큼 위험하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 하는 윤리적 문제에 맞닥뜨린다고 했다.  그는 “아주 미끄러운 경사로여서 장벽을 세우기가 아주 어렵다. 골수만 채취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변형하는 단계로 나아가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기자 겸 작가인 나미타 반다레는 “영국이라면 유전공학에 대해 까다로운 승인 절차가 있지만 인도는 허술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같은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솔란키 가족 일에 판단하고 싶지 않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부모로서 나도 같은 일을 했을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규제가 필요하다. 최소한 공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 아이는 어떤 논의도 거치지 않고 잉태됐다. 레이더에 관측되지도 않은 채 이런 중요한 일이 진전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구자라트주 정부 관리인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판단하면 적절치 않을 일”이라면서 “우리는 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의 행동 뒤에 숨겨진 의도를 들여다봐야 한다. 날 판단하기 전에 당신들을 내 상황에 들여놓아봐라”고 주문했다. 그는 “모든 부모는 건강한 아기를 원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좋게 하려는 데 비윤리적이란 것은 없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가업을 잇기 위해, 가문의 명예를 잇기 위해, 하나뿐인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려는 등 온갖 이유로 아이를 갖고 싶어 한다. 왜 내 이유를 탐문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뱅커 박사 역시 “기술을 이용해 질병이 없는 아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왜 우리가 그렇게 하면 안 되느냐?”고 되물은 뒤 “우리가 인도에서 살펴야 할 근본적인 물음들은 규제와 등록이다. 잠재적으로 누군가 그릇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70년대 이후 다운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알아보고 있지 않느냐며 유전자 제거는 다음 세대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다음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압히짓의 기대 수명이 25~30세였는데 지금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며 동기가 정당함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유전자 가위’ 여성 듀오, 120년 노벨상 역사 썼다

    ‘유전자 가위’ 여성 듀오, 120년 노벨상 역사 썼다

    2020년 노벨화학상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라고 불리는 유전자 편집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프랑스와 미국 여성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이번 노벨화학상은 120년 노벨상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과학자 2명만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프랑스 출신 에마뉘엘 샤르팡티에(52)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 교수, 제니퍼 다우드나(56)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유전자를 원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는 첨단 생물학 기술인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개발해 생명과학 분야 발전과 난치성 유전질환을 정복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유전자 가위기술은 말 그대로 가위를 이용해 DNA를 자르고 붙이는 편집을 가능케 하는 유전체 교정기법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난치병으로 알려진 유전질환 치료는 물론 특정 병균에 강한 식물이나 동물 품종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마법 지팡이’인 셈이다.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기존 유전자 가위의 오류와 부정확성을 개선하기 위해 2012년 ‘캐스9’이라는 단백질과 가이드RNA로 구성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발해 발표했다. 제작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량생산도 가능해 진정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장점이 있다. 샤르팡티에 교수는 2018년 11월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허젠쿠이 교수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유전자 교정한 쌍둥이 맞춤형 아기를 만든 사건에 대해 유전자 편집 기술을 규제하고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국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자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1901년 이후 185명의 노벨화학상 수상자 중 6, 7번째 여성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화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지난해보다 100만 스웨덴크로나가 늘어난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 510만원)가 주어지는데 두 사람이 각각 500만 스웨덴크로나씩 나눠 갖게 됐다. 한편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는 글로벌 정보서비스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피인용 우수연구자’들 중 한 명으로 꼽히면서 국내 언론들이 올해 화학상 유력후보로 지목했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날 BTS의 ‘Not today’ (오늘은 아냐)를 강의 전에 틀어줬다는 현 교수는 “노벨상급 반열에 올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노벨상 120년 역사상 첫 여성과학자 2명 동시 수상...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개발

    노벨상 120년 역사상 첫 여성과학자 2명 동시 수상...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개발

    2020년 노벨화학상은 유전자 편집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한 프랑스와 미국 여성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이번 노벨화학상은 120년 노벨상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과학자 2명만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프랑스 출신 에마누엘 샤르팡티에(52)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 교수, 제니퍼 다우드나(56)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유전자를 원하는대로 편집할 수 있는 첨단 생물학 기술인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개발해 생명과학 분야의 발전과 난치성 유전질환을 정복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유전자 가위기술은 말 그대로 가위를 이용해 DNA를 자르고 붙이는 편집을 가능케 하는 유전체 교정기법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그동안 난치병으로 알려진 유전질환 치료는 물론 특정 병균에 강한 식물이나 동물 품종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마법 지팡이’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1세대, 2세대 유전자 가위는 비정상적 유전자만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유전자를 잘라내는 오류가 발생해 엉뚱한 유전질환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컸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2012년 ‘캐스9’이라는 단백질과 가이드RNA로 구성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발해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만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캐스9 단백질은 그대로 두고 필요한 DNA 위치로 데려다 주는 가이드RNA를 교체하면서 특정 유전자를 오류 발생 없이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으며 제작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량생산도 가능해 진정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장점이 있다. 다우드나 교수는 또 다른 유전자 가위 전문가인 펑 장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가 이끄는 브로드연구소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의 특허권을 갖고 세기의 재판을 벌여 주목받기도 했다. 샤르팡티에 교수는 2018년 11월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허젠쿠이 교수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에이즈에 걸리지 않도록 유전자 교정한 쌍둥이 맞춤형 아기를 만든 사건에 대해 다른 과학자, 윤리학자들과 함께 유전자 편집 기술을 규제하고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국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자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진수 서울대 화학과 교수는 “이번 수상자들은 3세대 유전자 가위의 작동원리를 최초로 규명함으로써 유전자 가위를 활용할 수 있게 했으며 실제 치료에 활용됐다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을 업적”이라며 “이들 덕분에 동물이나 식물 세포에서 유전자 편집을 할 수 있게 되고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1901년 이후 185명의 노벨화학상 수상자 중 6, 7번째 여성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8년 프랜시스 아널드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교수가 5번째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지 2년 만이다. 또 두 과학자는 전날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앤드리아 게즈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UCLA) 교수와 함께 노벨상 수상자 연령으로는 젊은 축에 속하는 50대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화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지난해보다 100만 스웨덴크로나가 늘어난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13억 510만원)가 주어지는데 두 사람이 각각 500만 스웨덴크로나씩 나눠 갖게 됐다. 노벨위원회는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식은 매년 12월 10일 노벨의 기일에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성대하게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각국 대사관과 대학에서 상패와 상금을 전달하는 모습을 TV로 중계할 예정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 평화상 시상식도 참석 인원을 최소화해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는 글로벌 정보서비스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피인용 우수연구자’ 24명 중 한 명으로 꼽히면서 국내 언론들이 올해 화학상 유력후보로 지목했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올해 노벨 화학상, 샤르팡티에·다우드나 공동수상

    올해 노벨 화학상, 샤르팡티에·다우드나 공동수상

    올해의 노벨 화학상은 여성 학자들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미국의 제니퍼 A.다우드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올해의 화학상 수상자로 샤르팡티에와 다우드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두 학자는 유전자 편집 연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시상식을 앞두고 주목 받았던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의 수상은 불발됐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유전자 편집으로 돌연변이 ‘회색무늬 젖소’ 탄생…지구온난화 견딘다 

    유전자 편집으로 돌연변이 ‘회색무늬 젖소’ 탄생…지구온난화 견딘다 

    전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색 얼룩무늬의 젖소가 아닌 흐릿한 회색 무늬가 있는 젖소가 유전자 가위(CRISPR) 기술을 통해 탄생했다. 뉴사이언티스트 등 과학 전문매체의 6일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농업연구기관(AgResearch)이 공개한 회색 무늬 젖소는 기존의 검고 짙은 무늬가 옅어진 것으로,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났다. 옅은 회색 무늬 젖소의 탄생은 전 지구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젖소는 영하 3~영상 18℃의 기온에서 가장 활발하게 번식과 성장을 하지만, 기온이 약 27℃ 이상이 되면 음식 섭취량이 급격히 줄고 이에 따라 우유 생산량도 현저히 떨어진다. 문제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평균기온이 지속해서 상승한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젖소 등 기온에 민감한 동물들이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왔고, 젖소 무늬의 색깔을 바꿈으로써 열을 덜 흡수하게 만드는 효과를 노렸다.연구진에 따르면 일반적인 젖소에게서 볼 수 있는 흰색 바탕에 검정 무늬는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해 소에게 열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복사열이 증가하면서 우유 생산량뿐만 아니라 번식량과 동물복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진은 우유 생산량이 많은 홀스타인 종(種) 젖소 수컷의 피부 세포에서 떼어낸 유전자 중 검은 무늬를 유발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돌연변이 시켜 제거했다. 이후 7일 동안 체외배양한 뒤 암컷 젖소에게 이식해 임신기간을 모두 채우고 출산하게 했다. 그 결과 흰색 바탕은 전혀 변함이 없고, 검은 무늬만 옅은 회색으로 바뀐 송아지 두 마리가 탄생했다. 또 이 송아지들이 태어난 직후에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동물이 보이는 특별한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다만 연구진은 4주 뒤 송아지 두 마리에게서 유전자 복제과정에서 발생한 감염이 나타났고, 결국 한 마리는 안락사를, 또 다른 한 마리는 자연사했다. 뉴질랜드 농업연구기관 측은 뉴사이언티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젖소를 이용한 연구였지만, 같은 방식을 블랙앵거스와 같은 육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전 세계적인 규모로 예측하면, 옅은 회색 무늬를 가진 소는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이점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org)에 공개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망막변성환자들 쓰는 인공망막 성능 높이는 방법 찾았다

    망막변성환자들 쓰는 인공망막 성능 높이는 방법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망막변성 환자들이 사용하는 인공망막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연구단, 미국 하버드대 의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공동연구팀은 망막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인공시각 신경신호 변화 패턴이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전자전기엔지니어학회에서 발간하는 ‘IEEE 신경계 및 재활공학’이라고 말했다. 망막색소변성, 노인성 황반변성 같은 망막변성질환은 빛을 전기화학적 신경신호로 변환시켜주는 광수용체 세포들이 파괴되면서 실명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지만 망막변성 질환은 치료약물이 존재하지 않고 망막은 수정체나 각막과 달리 복잡한 신경조직이어서 이식도 불가능하다. 망막의 광수용체 세포 뒤쪽 뇌로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절 세포는 살아남기 때문에 안구 내에 마이크로전극을 이식해 전기적으로 자극하면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인공망막장치는 망막변성질환으로 실명한 환자들의 시력 회복을 위한 유일한 시력회복 방법이다. 그러나 인공안구 이식환자마다 성능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연구팀은 유전자 편집을 통해 사람처럼 망막색소변성으로 시력을 잃은 생쥐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실명한 생쥐와 정상 생쥐를 대상으로 각 신경세포에 동일한 전기자극을 여러 번 반복했을 때 발생하는 신경신호가 서로 얼마나 비슷한지를 분석했는데 그 결과 정상 망막에서는 신경신호가 매우 비슷해 높은 일관성을 보였지만 망막변성은 진행됨에 따라 일관성에 크게 줄어들고 불규칙해진다는 것이 확인됐다. 임매순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좋은 품질의 인공시각을 위해서는 망막변성 진행 정도를 면밀하게 검토해 인공망막장치 이식 대상과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전자가위 정확성 높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했다

    유전자가위 정확성 높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했다

    국내 의과학자들이 유전자가위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BK21연세의과학사업단, 의생명과학부, 연세세브란스아동병원 소아과,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연세세브란스아동병원 소아과 공동연구팀은 유전질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점돌연변이 교정을 위한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교정효율과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7일자에 실렸다. DNA의 가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특정 염기만 바꿀 수 있는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서 파생된 새로운 형태의 기술이다. 염기교정 유전자 가위는 아데닌(A)을 구아닌(G)으로 바꿀 수 있는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와 시토신(C)을 티민(T)으로 바꿀 수 있는 ‘시토신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있다. 최근 개발된 염기교정 유전자가위 기술은 정밀하고 효율이 높지만 교정해야 할 염기가 비슷한 위치에 여러 개 있을 경우 교정 후 단백질 아미노산이 일부 바뀌어 변이가 일어날 수가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형태의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를 만들고 각각의 효율과 정확성에 대한 빅데이터를 확보해 인공지능 딥러닝으로 분석해 ‘염기교정 결과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2만 3479개의 점돌연변이 유전질환 중에 표적염기가 1개이고 교정 효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유전자편집을 시도해볼 만한 질환을 분석한 결과 1차적으로 낭포성 섬유증을 포함해 3058개 점돌연변이 유전질환을 선별해냈다. 김형범 연세대 의대 교수(약리학교실)는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염기교정 결과물의 빈도를 예측함으로써 안전한 교정이 가능한 유전자가위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라며 “연구자들에게 1차적으로 선별된 유전자가위와 질환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연구방향과 전략을 세우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코로나로 위기 겪은 中, 당 중앙이 안전 직접 챙긴다… 한중 새 협력 시급”

    “코로나로 위기 겪은 中, 당 중앙이 안전 직접 챙긴다… 한중 새 협력 시급”

    코로나19로 국가적 위기를 겪은 중국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한 법과 시스템 정비에 돌입했다.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26~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17차 회의를 열고 생물안전이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임을 명시하는 생물안전법 초안을 심의했다. 다음달 21일 시작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심의 내용을 토대로 처음으로 생물안전법을 제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한국 학자들이 지난달 30일 국내 학술지 ‘환경법 연구’에 ‘중국 생물안전법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실태와 해결 방안들이 자세하게 제시됐고 현재 논의 중인 중국 생물안전법 초안에도 유사한 내용들이 많아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 집필자인 중국 저장성 싱크탱크 둥하이(東海)연구원의 한승훈 연구원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이현우 선임연구위원에게 생물안전과 관련된 중국의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 한중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중국 내 한국인 환경법 박사 1호인 한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전인대에서 생물안전법 1차 심의 소식을 듣고 논문을 구상했으며 현재 가족과 함께 우한에 거주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76일간의 ‘우한 봉쇄’ 상황에서 논문을 작성했다고 한다. 인터뷰는 이메일과 전화로 이뤄졌다.-중국의 생물안전법 제정 배경은. 한승훈 “중국은 이번 사태로 국가적 위기를 겪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당국 대응 정책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국가 생물안전법 체계와 제도적 보장 시스템을 조속히 만들라고 지시했다.” -중국 생물안전에 대한 법체계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인가. 한승훈 “기존 중국에는 생물안전과 관련된 수많은 단행법이 산재해 있어 이들 법률을 통합적으로 조율할 법률이 없을 뿐 아니라 기존 법률 간 내용이 중복되거나 상충되는 문제가 있다.” ●공공안전사건땐 지방委 → 국가委 직접보고 -향후 중국 법체계 개편 방안은. 한승훈 “중국은 중장기 생물안전 계획을 수립해서 관리체계 강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분담, 생물안전 분야별 대응방침, 민관군 협력체계, 생물안전 목표, 대외 협력방안 등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복잡한 관리체계를 간소화하고 생물안전에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어 국가안전을 책임지는 중앙국가안전관리위원회 산하에 국가생물안전회를 신설하고 각 지방정부의 당위원회 산하에 지방생물안전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염병 또는 돌발적인 공공안전사건이 발생할 경우 지방생물안전위원회가 직접 국가생물안전위원회에 보고하고 관리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 공산당 중앙이 직접 지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국가생물안전 업무협조 시스템 역시 국무원의 위생건강위, 농업농천부, 과학기술부, 외교·군사 등 관련 부서의 유기적 체계를 구성해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같은 생물안전 문제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처리법은. 한승훈 “정보보고·정보공개·응급조치 이 3가지 절차는 한 세트이고 이 세트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생물안전 문제 해결의 성패가 달려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이 일부 전염병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전파되기 때문에 과학적 분석과 판단이 나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빠른 시간 내에 응급조치를 취해 확산을 차단하고 초기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억제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안 심의 내용을 보면 상시 모니터링과 조기경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한승훈 “전문기관에 주도적으로 모니터링, 수집, 분석, 정보 보고, 새로운 돌발성 전염병 예측 등의 업무를 진행토록 한 뒤 보고를 받은 국무원 관련 부문과 지방인민정부가 즉시 조기 경보를 하고 상응한 예방 및 통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초기에 과할 정도로 억제조치 취해야 -논문에서 위험성 예방(사전배려) 원칙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한승훈 “전 세계가 사스, 에볼라, 메르스, 페스트,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이런 유사한 상황을 매번 겪을 때마다 제대로 대처를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해 왔다. 많은 국가가 예방의학 관점에서 전염병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한 후 대응조치를 하는데 이러면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위험성 예방 원칙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전염병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과 의심이 되면 즉시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 인과관계가 증명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소 인권침해의 소지도 있어 보이는데. 한승훈 “물론 예측과 의심은 상당한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생물다양성 협약 선언에도 명시돼 있다. ‘생물다양성이 심각한 감소 또는 피해의 위협을 받을 시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러한 위험의 회피와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는 조치를 지연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중국 생물안전법에 위험성 예방(사전배려) 원칙을 규정한다면 앞으로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중국법 초안에 포함된 다른 주요 내용은. 한승훈 “다른 사람에게 전염병 발생 상황을 숨기거나 지연·거짓 보고하도록 해서는 안 되며 타인이 전염병이나 모니터링 범위에 속하는 원인불명의 질병에 대해 보고하는 것을 막아서도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어기면 시정명령 및 경고를 하고 관련 책임자를 강등·면직·해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발병 원인인 야생동물과 관련한 중국의 법체계는. 이현우 “현행 야생동물보호법은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판매와 이용에 대해 금지 및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적용 대상이 일부 법적 보호종에 국한돼 있다. 바이러스 숙주로 자주 거론되는 박쥐 같은 경우 법적 보호종이 아니다. 앞으로 육상 야생동물(특히 포유류, 조류)은 일률적으로 식용을 금지하되 사육이 잘되고 전염병을 퍼뜨릴 위험성이 낮은 가축 같은 일부 종들만 사육을 허용하게 될 것이다. 이번 생물안전법 제정과 함께 야생동물보호법, 동물방역법의 개정을 서두르고 있어 관련 법률과 정책이 상당히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유전자편집 아기 출산이 큰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이번 생물안전법에서는 유전공학기술의 오남용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가. 이현우 “우리나라에도 꽤 알려졌지만 중국에서 에이즈에 걸린 부부를 모집하고 DNA 편집기술을 통해 쌍둥이가 출산됐다고 해서 사회적 문제가 된 적이 있다. DNA 편집기술이 급속히 보편화되고 있지만 당국의 관리 감독이나 제도가 허술해서 발생한 대표적 사례다. 중국도 DNA 편집과 인간배아 실험을 엄격하게 허가하고 행정 및 형사처벌을 강화할 것이다.” -중국의 생물자원, 인류 유전자원, 외래종 침입에 대한 대책 방안도 있는가. 이현우 “이 분야도 생물안전법에서 다루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중에서 생물자원과 외래종 문제는 기본 법제도가 다소 취약하다. 이번에 관련 법률과 법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생물안전에 대한 한국의 실상은 어떤가. 이현우 “한국도 부처 소관에 따라 생명공학기술과 산업, 전염병, 외래종, 생물무기 등을 따로 다루고 있고 생물안전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법률이 없다. 생물안전 문제에 대한 국가기능을 더욱 견고하게 하기 위해 우리도 정부와 국회, 학계에서 생물안전기본법 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 주석 방한 때 양해각서 체결을 -생물안전과 관련해 한중 간 협력할 여지는. 한승훈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중은 교민대피나 방역물자 지원, 임상정보 교환 등 다양한 협력을 했고 효과도 컸다. 하지만 생물안전 분야는 이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한중 간 기존의 전염병 예방 관련 양해각서를 시대적 흐름에 맞게 개정 보충하거나 또는 생물안전 협력 양해각서를 새롭게 체결해 보다 효율적으로 공동 대응하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 추진 중인 시 주석의 방한 시 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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