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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남 원장의 헬스 클리닉] 발암물질 vs 항암물질

    선천적으로 면역기능이 결핍된 아이가 주인공인 ‘버블보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아이는 세균 등에 감염되면 바로 생명의 위험과 직결되기 때문에 특수제작된 ‘버블’속에서 살아야 해 이런 닉네임이 붙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발암물질도 마찬가지다. 음식, 물, 공기, 햇빛 속에 수많은 발암물질이 존재한다. 발암물질은 자체가 암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돌연변이 유전자나 암 유전자를 흥분시켜 암을 생성시키기 때문에 중요하다. 따라서 가능한 발암물질을 섭취하지 않아야 하고, 또 몸 밖으로 배출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암 예방법이다. 사실, 음식만 잘 섭취해도 소화기암의 30%는 예방할 수 있다. 위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타거나 짠 음식이다. 특히 질소비료로 키우는 채소의 경우 이 질소가 질산으로 바뀌어 뱃속에서 탄음식, 짠음식과 만나면 아질산나트륨으로 변하고, 여기에서 위암 유발 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을 생성한다. 맥주 안주로 제격인 땅콩도 신장결석을 생기게 하고, 땅콩 곰팡이는 간염을 유발하는 강력한 아플라톡신을 함유하고 있다. 또 고사리에는 식도암을 일으킬 수 있는 푸다킬로사이드가 들어있고, 감자의 싹에 든 솔라닌이란 물질은 피부에 계속하여 접촉하게 되면 피부암을 일으킨다. 감자칩이나 튀긴 음식에 들어있는 아크릴아미드는 미국 FDA에서도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방부제나 인공착색료,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음식을 꾸준히 먹어도 암이 생긴다. 따라서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은 되도록이면 안 먹는 게 좋다. 비만이 암 유발 원인이라는 사실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렇다 보니 맘 놓고 먹을 음식이 마땅찮다. 그러나 음식 속에는 발암물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항암물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갖가지 색깔의 컬러푸드 속 식물성 영양소인 피토케미컬이 바로 그 해결책이다. 이런 컬러푸드를 꾸준히 먹으면 항암효과뿐 아니라 노화방지 효과까지 얻으니 꿩먹고 알 먹는 셈이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1호 국가과학자’ 이서구·신희섭씨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우수 과학기술인에게 주어지는 지위인 ‘제1호 국가과학자’에 이화여대 이서구(63) 석좌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56) 신경과학센터장이 선정됐다. 과기부는 15일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국가과학자위원회를 열어 각계의 추천으로 접수된 국가과학자 후보 6명 가운데 이들 2명을 국가과학자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에게는 최장 6년 동안 연간 15억원씩 90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국가과학자는 제1호 ‘최고과학자’였던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으로 명칭이 최고과학자에서 바뀌어 이번에 처음 선정됐다. 이 교수는 ‘PLC’라는 효소를 처음으로 분리 정제하고 유전자를 찾아내 이 효소가 여러 호르몬 세포 신호전달에 참여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32년간 체내 활성산소, 세포 내 신고전달 등을 연구했으며 지난해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부임했다.신 센터장은 ‘유전자 녹아웃’이라는 기법을 사용해 특정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킨 생쥐를 탄생시킨 뒤, 돌연변이의 결과로 나타나는 증상을 분석해 뇌 기능을 분자 수준을 넘어 ‘행동 수준’까지 밝혀냈다. 나아가 수면 조절 및 간질, 통증 치료기술 개발에 새로운 길을 닦았다고 과기부는 설명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英 ‘맞춤아기’ 세계 첫 탄생

    선천성 질병을 물려받지 않도록 인공 수정 이후 배아 상태에서 유전자 검사를 거친 건강한 ‘맞춤 아기’가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태어났다. 유전 질환을 가진 부모도 마음놓고 아기를 낳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나 버려지는 배아가 생명 윤리에 위배된다는 비판도 있다. BBC인터넷판은 14일 프레디 그린스트리트와 토머스 그린스트리트 쌍둥이 형제가 2주전 런던 가이스 앤드 성토머스 병원에서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아이의 부모는 난치병인 낭포성 섬유증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이 병에 걸려 고생하는 다섯살 난 쌍둥이 딸을 두고 있었다. 쌍둥이의 부모는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해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 질병에 걸렸는지를 검사하는 ‘착상전 유전자 진단(PGH·pre-implantation genetic haplotyping)’ 검사를 받았다.PGH는 낭포성 섬유증뿐만 아니라 헌팅턴병, 척수성 근위축증, 듀센 근이양증 등 최대 6000종의 질병을 유전자 검색을 통해 미리 알아낸다. PGH는 배아의 유전자 결함을 발견하는 사전 이식 유전 진단법(PGD·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보다 진보한 것이다.PGD는 200여종의 유전질병을 검진할 수 있지만,PGH는 30배나 많은 숫자의 질병을 판별해 낸다. 게다가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배아세포의 전체 유전자 정보를 검사해 보다 빨리 질병을 찾아낸다. 또 건강한 어머니에게서 아들에게 유전될 수 있는 X염색체성 열성유전형 질병도 진단될 수 있다. 유전병이 있는 혈통에서 그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도 질병이 있는 배아 판별이 가능하다. 영국 의료진은 그린스트리트 부부의 배아가 낭포성 섬유증에 걸렸는지를 검사한 후에 건강한 배아만을 골라 엄마의 자궁에 이식했다. 가이스 앤드 성토머스 병원은 올 6월 새 배아 검사법 개발을 발표했다. 연간 100여 부부 이상에게 이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발표 당시 치명적 유전병을 가진 부부 5쌍이 새 검사법을 통해 건강한 아기를 임신중이었다. 킹스칼리지 부인과의 피터 브로드 교수는 “자궁 이식 전 배아 유전자 검사는 계속해서 아기를 유산했거나 혹은 심각한 선천성 질병으로 고통을 받거나 사망한 아기를 둔 가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단체인 생식윤리논평의 조세핀 퀸타발은 “어떤 배아는 죽고 어떤 배아는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사들이 앉아서 결정한다는 사실은 소름끼치는 일”이라며 배아 검사를 우려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인간의 수명도 끝없이 진화할 겁니다”

    “인간의 수명도 끝없이 진화할 겁니다”

    “진화는 끝나지 않습니다. 인간의 수명도 끝없이 진화할 것입니다.”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 초청으로 31일 한국에 온 조지 마틴(79) 미국 워싱턴대학 교수는 진화생물학으로 노화의 원인을 설명하는 노화연구의 대가다. 마틴 교수는 노화의 원인을 공적인(public) 요인과 개인적(private) 요인으로 분류하고 최근 인간의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유전인자 등 개인적 요인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고, 질병, 살육 등으로 인간의 수명이 짧았을 때는 몰랐던 유전인자들이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라 새롭게 발현되면서 진화론 측면의 노화연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 중에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좋은 일만 하는 유전자, 젊을 때는 좋은 일을 하다가 중년 이후 나쁜 일을 하는 유전자, 살아가면서 돌연변이를 축적하는 유전자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인간은 유익한 유전자를 선택하거나, 해가 되는 유전자를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신체상태를 최적화시켜 가는데 노화현상은 이러한 ‘자연선택’의 힘이 약화되는 것입니다. 이런 여러 유전자들의 성격과 조절인자 등을 알아내면 유전자 경로를 변경함으로써 노화를 극복하는 길도 열 수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초파리실험 결과를 보면, 노산을 통해 태어난 초파리들로만 번식을 계속했을 때 수명이 한층 연장되었다. 이는 생식성이 강한 유전자만이 선택돼 더 건강한 개체를 낳는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아직 포유류 실험이 이뤄지지 못했지만 인간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노화연구는 특정한 약이나 식품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진화론적 측면에서 노화의 원인을 밝혀내는 기초연구에 치중하는 것이 인류복지에 커다란 진전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마틴 박사는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이나 한국의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한다. 조로증의 일종인 워너스 증후군 연구의 권위자이기도 한 그는 미국노화연구연합, 오라클 사가 출연한 엘리스 재단의 과학담당 책임자 등으로 기초연구를 지휘하고 있다. “한국은 100세 노인의 비율에 있어 여성이 이례적으로 높고, 단일인종에 가깝다는 면에서 생태학적 상황이 아주 특이합니다. 노화측면에서 흥미로운 연구대상이죠.”마틴 박사는 서울대 의대 박상철 교수 등의 100세노인 연구결과를 주목하며 공동연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한방생리대에 유해물질

    일부 여성생리대에서 암 등을 유발하는 유해성 화학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과다 검출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 안명옥(한나라당) 의원은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출한 ‘2006년 상반기 의약외품 품질 부적합 판정내용’을 분석한 결과, 한방생리대로 유명한 A사의 생리대 6개 제품이 포름알데히드 기준규격을 어겨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그러나 식약청은 해당 제품에 대해 15일간의 제조업무 정지 처분만 내리고 자진 회수토록 했으나, 회수율이 31.9%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포름알데히드는 새집증후군의 원인물질로 두통과 피로·피부발진 등을 유발하며, 장기간 노출될 경우에는 암과 유전자 돌연변이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의원은 “1회용 생리대에 대한 규제기준과 안전관리 지침이 너무 느슨하다.”면서 “규제와 처벌기준을 강화해 여성 건강을 지키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측은 “현재 식약청이 실시하는 한방생리대의 포름알데히드 검사 방법은 부적합하다.”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이승남 원장의 헬스 클리닉] 암의 원인-­유전자 이상

    암의 원인은 많다. 특히 발암물질은 수도 없이 많다. 많은 암의 원인 중 최근에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이 유전자 이상이다. 암은 일종의 유전자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유전되는 암은 대장암, 유방암, 난소암, 신장암 등이고, 특히 유방암과 대장암은 유전적 경향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전체의 5%에 불과하며 나머지 95%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이다.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에게 암이 생기는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유전자 이상이다. 인체에는 ‘암유발 유전자’와 ‘암억제 유전자’가 같이 존재한다. 암유발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암이 더 잘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을 활성시키는 것이 바로 발암 물질과 일상적인 스트레스, 활성산소, 중금속, 영양 불균형 등이다. 암억제 유전자는 이상세포가 발생하면 더 이상 자라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유전자이다. 따라서 이 유전자에 고장이 생기면 이상세포나 암세포가 자라 암이 생기게 된다. 즉, 암억제 유전자와 암유발 유전자간의 균형이 깨지면 암이 발생하게 된다. 이 양쪽 유전자의 균형이 잘 유지되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자연치유력과 인체 면역력이다. 알려진 바로는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려면 최소한 6개 이상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인체의 면역기능이 정상이라면 체내에서 생성되는 암세포를 하루 최대 1000만개까지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장암과 유방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는 자손들에게도 잘 유전이 된다.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 암에 걸리거나 특정 가족에 암환자가 많은 것은 면역기능 저하 등의 체질이 유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족 중에 암환자가 있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대부분의 암의 유전자 변형을 알 수 있는 ‘암유전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 결과를 근거로 우려되는 암을 미리 파악, 정기검진과 건강한 생활습관, 식사교정, 면역력 증가 등을 꾀함으로써 암 발병률을 훨씬 줄일 수 있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유전자요법 암 완치시켰다

    유전자요법 암 완치시켰다

    암 정복에 인류가 한발짝 다가섰다. 간과 폐, 림프절 등 온 몸에 암세포가 전이된 말기 암환자 2명이 사상 처음으로 유전자 치료를 받고 완치됐다.17명의 임상환자 중 2명만 완치된 절반의 성과이지만 ‘암과의 전쟁’에서 인간이 거둔 첫 승리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미국 국립암센터(NCI)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티븐 로젠버그 박사팀이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 환자 17명의 백혈구를 추출, 유전 조작으로 만든 T세포(암세포를 공격하는 세포)를 환자에게 주입해 2명이 완치됐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CNN 등 언론들은 ‘암 치료의 중대한 진전’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 정보는 미국 국립암센터 홈페이지(www.cancer.gov)에서 검색할 수 있다. 로젠버그 박사는 이날 “유방암, 폐암, 난소암까지 여러 종류의 암으로 임상 치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결장암 수술을 집도했다. T세포는 신체 안에서 항체 생성을 돕는 등 세포면역의 주된 역할을 한다.T세포의 수가 줄어들면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긴다. 환자들은 암세포와 싸우는 T세포의 숫자가 줄면서 면역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로젠버그 박사팀은 환자들의 면역세포에 T세포 수용체 생산 유전자를 주입,T세포를 인체내에서 활성화시켰다. 유전적으로 암세포의 수용체를 인식하도록 조작한 것이다.CNN은 T세포가 암세포만 공격해 ‘스마트 폭탄’으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흑색종으로 ‘생존 3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마크 오리거(53). 그는 NCI의 임상 실험에 참여한 지 한달 만에 기적을 맛보았다. 기존 항암치료법에도 온 몸으로 퍼지던 암세포의 절반이 사라졌다.18개월이 지난 현재 완치 진단을 받았다. 부작용은 없었다. 유전자 치료법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다. 첫 임상실험 결과는 보기에 따라 실패로도 비쳐진다. 완치된 2명을 뺀 나머지 15명이 모두 숨졌다. 과학계는 T세포가 돌연변이된 암세포를 인식하는 데 실패했거나 T세포 기능이 약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텍사스대 앤더슨 암센터 패트릭 휴 박사는 “T세포가 정상세포까지 암세포로 오인 공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 결과는 놀랄 만한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암협회 렌 리히텐필드 박사는 “초기 단계이지만 유전자 치료를 통해 암을 정복할 수 있는 증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영화 속 ‘괴물’ 현실에서 가능할까

    영화 ‘괴물’이 화제다. 실감나는 영상이 한몫 하고 있지만, 주한 미군이 무단 방류한 독성 물질로 인해 돌연변이 괴물이 생겨난다는 설정도 비현실적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앞서 ‘엑스맨’ 등 영화도 유전자 돌연변이를 소재로 해 관심을 끌었다. 과연 영화 속 내용처럼 현실에서도 돌연변이 괴물이 탄생할 수 있을까. 거대 괴물이 실제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까. ●포르말린 돌연변이 가능한가? 영화 ‘괴물’에서는 포르말린이라는 독성 물질 수백병이 한강으로 흘러들어간 뒤 어류와 파충류 중간쯤의 돌연변이 괴물이 탄생한다. 포르말린은 포름알데히드를 물에 녹인 것을 말하는데, 중합(重合)반응을 막기 위해 메탄올을 조금 첨가한 무색투명한 액체다. 주로 마취제, 살충제, 소독제 등으로 사용한다.1981년 쉥케(Schenke) 보고서에 따르면 공기 중 30 농도에서 1분간 노출되면 기억력 상실, 정신집중 곤란 등을 유발한다.100 이상 마시면 심장 기능 저하 등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사람보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어류나 양서류는 소량의 포르말린만으로도 이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극소량을 오랜 기간 흡입하면 유전자 변형을 가져올 수는 있겠지만, 영화 ‘괴물’속 내용처럼 한강을 통해 일시에 흘러내려가는 상황이라면 돌연변이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020%) 안팎의 저농도로 희석시킨 포르말린을 양식장에 뿌려 어류의 기생충약으로 쓰기도 한다. ●돌연변이는 능력이 뛰어나다? 영화 ‘괴물’속 돌연변이 생물체는 버스 크기만 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한강 다리 교각을 꼬리로 휘감으면서 마치 원숭이가 나무 사이를 오가듯 가뿐하게 이동하는 놀라운 민첩성을 보인다. 영화 ‘엑스맨’에서도 주인공은 일반 사람이 갖지 못한 엄청난 초능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돌연변이가 항상 우수한 능력을 갖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돌연변이로 생겨나는 개체의 형질은 대부분 열등하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변이 전의 개체와 겉모습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특히 원래 개체의 크기보다 수백배나 큰 거대 괴물이 탄생하려면 셀 수 없이 많은 변이가 동시다발로 진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거대 생물체는 실제로 생존할 수 있을까? 영화 ‘킹콩’이나 ‘용가리’,‘고질라’ 등에서 보면 몸집이 고층 빌딩과 맞먹을 정도로 크게 묘사된다. 만약 이 정도 크기의 생물체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스스로 생존해 나갈 수 있을까?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은 바다에 사는 흰긴수염고래다. 길이가 30여m나 되며 몸무게는 100t 이상 나간다. 그러면 이를 통해 올 겨울 개봉 예정인 심형래 감독의 영화 ‘이무기’의 몸집을 추측해 보자. 영화 속 이무기의 몸집은 역대 최대라는 고질라의 120m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단순비교로 ‘흰긴수염고래보다 몸집이 4배 정도 크니까 무게는 400t 정도´ 로 추정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같은 생각은 오산이다. 몸집이 네 배라는 말은 길이뿐 아니라 3차원으로 모두 네 배씩 늘어남을 의미한다. 때문에 4의 세제곱인 64배가 되고 따라서 몸무게는 100t의 64배인 6400t정도 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 정도 덩치라면 굶어죽기 십상이다. 움직이는 것은 고사하고 서 있기도 힘들다. 만일 육식성이라면 엄청난 크기의 위를 채울 충분한 양의 먹잇감이 주변에 있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비브리오 패혈증 백신 기술 개발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는 백신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전남대는 10일 이준행(46·의학과·미생물학교실) 교수팀이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효과가 탁월한 백신균주와 함께 비브리오균 구성성분을 이용한 백신강화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팀은 2001년부터 과학기술부의 국가지정연구실(NRL) 사업지원을 받아 패혈증 비브리오균 치사능에 관여하는 RTX 독소를 발굴하고,RTX 독소유전자 결손 돌연변이 균주를 제작한 데 이어 최근 보다 안전한 백신균주 개발을 위해 세포 독소 및 단백분해효소 유전자를 추가로 결손시킨 ‘삼가 돌연변이 균주(CMM781)’를 만들어냈다. CMM781 균주는 패혈증 비브리오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세계 최초의 약독화 생균백신 균주이며, 이에 대한 특허권은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보유하고 있다.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CMM781 균주는 패혈증 비브리오 균의 특징인 세포독성 및 용혈현상을 유발하지 않으며, 탁월한 백신효능을 지니면서 동물에 직접 투여해도 야생균주에 비해 1000배나 안전한 것으로 입증됐다. 특히 CMM781 균주로 면역시킨 동물은 비브리오균에 높은 항체를 지니고, 치사량의 패혈증 비브리오균을 감염시켰을 때 대조군의 쥐들은 18시간 이내에 모두 사망한 반면 CMM781 균주로 면역시킨 쥐들은 모두 생존했다. 이 균주는 궁극적으로 인체 백신 개발을 목적으로 하지만, 어류백신 개발을 비롯해 다양한 가축 백신 개발에도 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27일 개봉 ‘괴물’ 주연 변희봉

    27일 개봉 ‘괴물’ 주연 변희봉

    영화 ‘괴물’(제작 청어람)의 포인트는 괴물이 아니다. 괴물 때문에 들통난 요지경 세상사에 대한 재기 넘치는 크로키여서다. 그렇기에 육감적인 괴물은 코스요리로 치자면 에피타이저다. 메인요리로는 봉준호 감독이 빚어낸 다채로운 인간군상을 꼽을 만하다. 주·조연은 물론 단역들까지 제각각의 생김새를 고스란히 내미는 통에 풍성한 야생화 한다발 같다. 그래도 중심은 있다. 바로 한강변 매점 주인 ‘희봉’역을 맡은 배우 변희봉이다. “이제 방학이고 12세 관람가까지 받아놨으니 가족끼리 이 영화를 많이 봐줬으면 해요. 그냥 한번 보고 말 영화는 절대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거 너무 자화자찬인가요? 으허허허….”(드라마 웃음소리하고 정말 똑같다) “배우에게 만족이란 없다.”더니 결국 본색(?)을 드러낸다. 그만큼 흡족한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부터 제대로 된 ‘아버지’ 역할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 영화를 해보고 싶던 터였다. 가족끼리 보라는 말도 적당히 오락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함께 보면 가족에 대해 얘기할 거리가 많을 것이라는 의미다.“무심히 넘어가다가 어느 순간 희봉의 대사 가운데 하나가 귀에 걸리거들랑 그 뜻을 찬찬히 살펴보세요.” 그래서 의욕적으로 설정도 했다.‘젊은 시절 껌 좀 씹었던’ 이미지를 넣기 위해 이에다 보철을 꼈고, 늙고 쪼그라든 뒤에는 곰살맞은 아줌마처럼 변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배에다 깃털뭉치를 한가득 넣었다. 희봉은 둘째 남일(박해일)에게까지 무시당하는, 얼빠진 첫째 아들 강두(송강호)를 끝까지 감싸는 캐릭터다. 졸지에 딸 현서(고아성)를 잃은 아비 심정을 헤아리라면서. 강두가 그리된 것도 젊은 시절 넋 놓고 살았던 자신 때문이라면서.‘컵라면 팔아 대학 보낸´ 남일에게 형을 이해하라고 한다. 그런 넋두리 속에 슬쩍슬쩍 끼어드는 대사가 보통이 아니긴 하다. 거기다 마지막으로 괴물과 맞섰을 때, 그렇게 감싸안았던 강두의 바보짓 때문에 죽으면서도 맥풀린 손짓으로 ‘어여 가.’,‘너라도 살아.’라고 말하는 듯한 그 표정은 참 잊기 힘들다. 그런데 촬영 때는 꽤나 애먹었던 장면이란다.“‘아버지’라는 것 때문에 출연했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정말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감독이 많이 자제시켰어요. 몇번이나 다시 찍었죠. 그런데 시사 때 보니까 그렇게 자제시킨 게 맞는 거 같아요. 배우가 폭발해버리면 관객들이 스며들지를 못하거든요.” 그러고보니 봉 감독과는 인연이 깊다. 그가 찍은 영화(‘플란다스의 개’·‘살인의 추억’) 모두에 출연했다. 둘의 인연은 80년대 찍었던 단막드라마까지 줄줄 꿰면서 ‘당신 연기를 정말 눈여겨 봤다.’고 봉 감독이 청하면서 시작됐다. 변희봉이라고 영화를 생각 안 했던 건 아니다.80년대 이런저런 연기상을 받을 적에 시나리오도 꽤 받았다. 그러나 그 시절 영화계에는 ‘변강쇠·애마부인·어우동’이 노닐고 있었기에 “방송 나가는 사람이 어떻게….”하며 모두 접었다. 봉 감독이 접근했을 때도 “뭐 별거 있겠냐. 늘그막에 무슨….”하는 생각에 거절하다 ‘초짜’감독이 저리 애쓰는데 싶어 마지못해 승낙했다. 워낙 기대가 없었기에 신경도 안 쓰다 봉 감독 손에 이끌려서야 극장으로 갔다. 물론 맨정신으로는 힘들 거 같아서 소주 2병도 비웠다.“그렇게 ‘플란다스의 개’를 보고서야 아∼ 정말 한국영화가 달라졌구나, 봉 감독 참 대단하구나 하고 무릎을 쳤지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인연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영화 전반에 흐르는 정치적 코드에 대해 물었다.‘괴물’ 도입부는 미군의 한강 포르말린 방류사건이다. 결말부에 ‘에이전트 오렌지’(베트남전 때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가 등장한다. 그것도 높은 곳에 대롱대롱 매달린 것이 괴물이 처음 등장할 때의 모습과 똑같다.“안 그래도 ‘반미’냐는 질문이 있던데 전혀 상관없습니다. 처음으로 괴물을 등장시키는 영화다 보니 어떤 사실적인 기반이 있지 않으면 어필하기 힘들겠다는 판단에 따라 넣은 ‘설정’입니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김봉석 영화평론가 1. 괴물을 인정하자. 현실에는 없는 괴물. 하지만 있다면 세상 모든 질서와 규범을 바꿀 수 있는 괴물은, 단순히 공상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어둠이기도 하다. 미군기지에서 버린 독극물로 태어난 괴물은 공상 속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악과 부조리를 상징한다. 2. 낙오자가 괴물을 물리친다. 강두의 가족은 그 누구도 정상에 올라보지 못했던, 초라한 소시민이다. 하지만 괴물에게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기 위해 최고의 전사가 된다. 그들의 싸움은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3. 봉준호의 유머를 즐겨라.‘괴물’은 썰렁한 듯하면서도 기묘하게 가슴을 울리는 유머들이 인상적이다. 봉준호 특유의 캐릭터와 유머가 ‘괴물’을 이끌어가는 주요 활력이다. 변희봉·송강호·박해일·배두나의 불협화음 같지만 너무나 절묘하게 맞물리는 개그 앙상블과 탁월한 연기가 두드러진다. ●이미경 환경재단 사무처장 ‘괴물’은 환경재단에서 개최하는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손색없을 정도로 메시지가 분명한 환경영화다. 게다가 환경영화가 이렇게 재밌고 감동적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해 준 걸작이다. 누군가 무심코 내버린 독극물·오염물질, 그로 인해 훼손한 자연 때문에 나와 내 아이와 이웃이 돌연변이 괴물의 발톱에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환기했으면 한다. 봉준호 감독이 시사회장에서 말은 안 했지만, 그가 평소부터 생명과 환경에 투철한 철학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쑥스럽지만 부탁드린다. 환경재단 홍보대사 해주실래요. ●정혁현 목사·영상문화연구소 케노시스 대표 ‘괴물’이란 ‘이해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괴물이 두려운 것은 그 통제불가능한 힘의 연원이 감추어진 존재, 그러면서 동시에 가공할 파괴력을 행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괴수영화의 전개 과정은 괴물이 정체를 드러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영화 ‘괴물’이 색다른 것은 이 지점이다. 괴물은 용산 미군기지에서 방류된 독극물로 인한 유전자 변이체이다. 미국은 괴물의 배후이자 그 괴물에 대처하는 과정에도 개입하여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흉으로 설정된다. 그렇다면 괴물의 정체는 우리나라의 대미 종속이 낳는 치명적인 문제의 징후일까.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영화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한 가족의 사투를 중심에 놓는데, 그 싸움은 두 겹으로 진행된다. 괴물과 싸우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안전관리 시스템 그 자체와도 더더욱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해결책은 피해자에게 다가가는 길을 찾는 것임에도 시스템은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한다. 괴물이 사라진 뒤에도 영화의 풍경은 평화롭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욱 불길하다. 이들의 사회적 위치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소각장근로자 정자수 일반인의 76%

    공기오염이 남성의 생식능력과 면역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오염물질에 노출된 남성 근로자의 정자(精子) 수가 일반인에 비해 적고, 정자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정자 및 면역세포인 림프구의 유전자(DNA)가 과다 손상된 사실까지 관찰됐다.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이른바 ‘환경호르몬’이 사람 정자에 끼치는 독성효과를 분석하기는 국내에선 처음이다. 고려대 의대 원남희 교수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담은 ‘돌연변이성 및 생식독성물질의 저용량 영향 평가기술 개발’ 최종 보고서를 이달 초 환경부에 제출했다. 연구팀은 수도권 A시에 있는 폐기물소각장 근로자(6명)와 일반시민(8명)으로부터 정액을 각각 채취해 분석한 결과, 정자 수에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일반시민의 정액에선 1㎖당 평균 5612만개의 정자가 든 반면 노출군은 4290만개(76%)였다. 난자까지 헤엄쳐 도달할 수 있는 정자의 비율을 나타내는 운동성(motility) 지표도 58%에 불과해, 일반시민(70%)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첨단 유전자분석기법(Comet 분석)을 통해 정자 DNA가 과다 손상된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고려대 의대 이은일 교수는 18일 “소각장 근로자의 손상비율은 17.1%, 일반시민은 14.7%로 의미있는 차이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환경·생명] “화학물질이 날마다 인간의 정자를 해친다”

    [환경·생명] “화학물질이 날마다 인간의 정자를 해친다”

    “화학물질이 날마다 내 정자를 해친다!” 국제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회원들은 지난해 12월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 앞에서 이런 구호를 외치며 나체 시위를 벌였다. 그린피스는 이어 지난달엔 ‘화학물질 노출과 인간의 생식 건강’이란 보고서를 발간,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한층 강도 높은 경고를 내놓았다.“해마다 10만여종씩 생산되는 신종 화학물질이 인류의 건강한 생식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경고는 환경단체의 단순, 과격한 주장만은 아니다. 그동안 외국 유수 전문기관의 연구를 통한 사례 제시도 점점 늘고 있는 중이다. ●“강 건너 불 아니다” 고려대 의대와 환경의학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이런 위험성이 더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란 점을 일깨우고 있다. 비록 소각장 근로자라는 한정된 집단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한 화학물질의 생식독성 위험을 환기시키기에 충분한 연구결과다. 연구팀이 이번 조사에서 주목한 화학물질은 다이옥신과 벤조(a)피렌 등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다. 소각장과 자동차 배기가스 등을 통해 대기로 뿜어나오는 맹독성 물질들이다. 소각장 대기중 다이옥신 농도는 비교대상으로 선정한 곳의 1.75배 수준.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지만 정자 수 감소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사대상 소각장 근로자 여섯 명의 평균치는 정액 1㎖당 4290만개로 일반시민 평균치의 76%가량에 그쳤다. 정자의 운동성(정자 100개 가운데 질 속을 헤엄쳐 난자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건강한 정자의 비율) 역시 57.8%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기준치(50% 이상)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특히 이중 한 명은 운동성이 37%에 불과한 것으로 측정됐다. 연구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정자 DNA의 독성분석’ 결과도 소각장 근로자에서 심각하게 나타났다.DNA의 전체 면적에서 유전자가 끊어져 ‘꼬리끌림’ 현상을 나타내는 비율이 일반인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측정된 것이다. 국립독성연구원 강일현 연구사는 “다이옥신이나 PAHs의 오염도가 심할수록 생식기능이 떨어진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팀 스스로는 조심스러운 해석을 내놓았다. 고려대 의대 이은일 교수는 “소각장 근로자 조사대상자는 모두 31명이었지만 정액 채취를 허락한 근로자는 여섯 명에 그쳐 충분한 샘플을 확보할 수 없었다. 앞으로 좀더 많은 집단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식독성 연구사례 현재 인공 화학물질의 종류는 무려 2800만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다이옥신과 농약용 살충제인 DDT, 알드린, 미렉스, 폴리염화비페닐 등은 세계 곳곳에서 악명을 떨치며 ‘인류가 생산한 최악의 발명품’이란 별칭마저 얻은 상태다. 암과 불임, 유산, 기형, 신경장애, 호흡기 및 피부질환 등 각종 독성을 일으킨다는 여러 연구결과들이 속속 제시됐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생식 독성’과 관련한 연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이 2002년 12월 발표한 논문은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화장품의 향기를 유지하고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이는 ‘프탈레이트’ 성분이 “남성 정자의 DNA 손상을 증가시키는 증거들이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2004년엔 “남성 정자 수가 13여년 만에 30%가량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었다. 스코틀랜드의 ‘애버딘 생식연구소’가 남성 7500명의 정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1989년 1㎖당 8700만개에서 2002년 6200만개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해 5월 과학전문지인 사이언스에는 “공장이나 화력발전소, 경유차 등에서 방출되는 미세 매연입자에 노출된 쥐에서 정자·난자의 DNA 변이가 일어났다.”는 동물실험 결과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국립독성연구원 강일현 박사는 이런 연구결과들에 대해 “화학물질에 의한 환경오염이 인간의 생식능력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학물질의 인체 생식독성 연구가 국내에서도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국내 연구는 이제 막 출발점을 통과한 상태다. 중앙대 명순철 교수(비뇨기과학)는 이에 대해 “정액 채취 연구가 워낙 어려운 데다, 신종 화학물질들이 정체를 파악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회적으로 민감하고 심각한 문제지만 이 때문에 국내 연구는 아직 미흡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내분비 장애 일으키는 환경호르몬 언제 어디든 있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내분비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은 대부분 공장 굴뚝 같은 산업장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수많은 생활용품의 성분으로 사용돼 현대인의 일상 생활에도 이미 깊숙하게 침투한 상태다. 이 때문에 그린피스는 지난달 펴낸 보고서에서 “언제, 어디서든(ubiquitous) 맞닥뜨릴 만큼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총 2800만여종에 이르는 화학물질의 대부분이 ‘정체 불명’ 상태라는 점이다. 고작 100여종의 화학물질만 환경호르몬 작용을 하는 것으로 파악돼 있을 뿐이다. 소각장 굴뚝을 통해 배출되는 다이옥신이 대표적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기중 다이옥신의 80%가량이 소각장에서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철강단지 인근 지역도 비교적 높은 다이옥신 오염도를 보이고 있다. 안료나 피혁제품, 필름, 윤활유 등을 생산하는 곳도 환경호르몬의 위험지대다. 제품을 만들 때 2,4-디클로로페놀 같은 화학물질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환경부 조사에선 에어컨 살균제나 자동차·변기 세정제 같은 일상용품에도 환경호르몬 성분이 과다 함유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노닐페놀에톡실레이트가 1%에서 많게는 8%까지 든 것으로 파악됐었다. 유럽연합(EU)은 이런 제품에 0.1% 이상 노닐페놀이 함유될 경우 사용금지 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선 별다른 제재가 없는 실정이다. 플라스틱 제품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프탈레이트는 병원의 수액주머니나 각종 아크릴수지 제품, 접착제, 잉크, 어린이 장난감 등의 성분으로 쓰인다. 환경호르몬 작용이 밝혀지면서 EU는 1999년부터 어린이 장난감에 대해선 사용금지 조치를 내렸다. 알킬페놀, 비스페놀A, 스티렌 같은 플라스틱류 물질들은 니스나 세제, 젖병, 식기제품, 합성수지나 컵라면 용기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해화학물질 제품의 제조·유통 등을 가장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곳은 EU다. 올 연말에는 현재보다 한층 강화된 규제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인데, 산업계의 로비나 반대 움직임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그린피스는 최근 “EU가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눈을 감는 쪽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엑스맨3-최후의 전쟁’ 인간과 공존이냐 멸종이냐

    ‘엑스맨3-최후의 전쟁’ 인간과 공존이냐 멸종이냐

    돌연변이(Mutant) 캐릭터를 통해 사회적 소수자와 사회통합 문제를 되묻는다는 것. 영화 ‘엑스맨’ 시리즈의 매력 포인트다. 보통사람들에게 돌연변이는 그 자체가 경이로운 경험이다. 엑스맨이 돌연변이에게 부여한 초능력과 그 초능력을 함축하는 외모는 당연히 영화적이지만, 사회적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공포와 광기를 일정 부분 드러낸다는 점에서는 마냥 영화적인 것만도 아니다. 그래서 다양한 버전으로 반복되는 돌연변이들의 메시지-우리도 그냥 사람일 뿐인데 왜 관리·치료의 대상이 되어야 하느냐-는 정치적 울림을 갖는다. 원작만화의 덕도 있겠지만 상업영화치곤 꽤나 정치적이다. 그래서일까. 미국에서는 동성애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는데 한국에서의 반응은 미지근하다.1·2편은 미국에서 각각 1억·2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는데, 한국에서는 100만명 언저리에 머무는 저조한 기록을 보였다. 아무래도 우리의 눈길은 ‘사회적 소수자 문제’가 아니라 ‘SF 액션물’에 머무르기 때문이다.3편도 미국에서는 개봉 3일 만에 1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냈다는 소식이다.‘스파이더맨’,‘스타워즈 에피소드3’,‘슈렉2’에 이은 역대 4위의 기록이라니 대단한 반응이다. 15일 한국에서도 개봉하는 ‘엑스맨3’는 부제 ‘최후의 전쟁’이 암시하듯 엑스맨 시리즈의 최종완결판이다. 돌연변이를 관리통제하려는 보통사람들과 대응법을 놓고 갈등을 빚던 돌연변이 사회 내부의 강·온파간 대립이 3편에서 마침내 맞부딪친다. 그렇기에 클라이막스 대목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상징 금문교를 들어다 옮기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장대한 장면도 연출했다. 그래도 역시 가장 큰 미덕은 1·2편에서 이어져 오던 갈등구조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데 있다. 편수가 넘어가면서 애초의 갈등구조는 희미해져가고, 볼거리에만 치중하는 시리즈물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보통사람들은 마침내 돌연변이들의 유전자변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약 ‘큐어’를 개발해낸다. 이제 남은 것은 이상한 놈 취급받아가며 이대로 살 것이냐, 아니면 평범한 보통사람으로 되돌아 갈 것이냐는 돌연변이들의 선택. 돌연변이 사회의 강·온파를 대변하는 매그니토와 사비에 박사는 이번에도 그 대처법을 두고 대립하고, 마침내 ‘마지막 전쟁’이 벌어진다. 그러나 복잡다기하게 펼쳐졌던 캐릭터들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는 느낌은 못내 아쉽다. 대표적인 게 진 그레이.2편에서 죽었던 진은,3편에서 최고의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로 부활하지만, 이 능력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 이런 진의 갈등을 영화는 ‘차라리 나를 죽여줘.’라는 대사 하나로만 처리하다 마지막에서 가서야 그냥 쏟아내 버린다.12세 이상 관람가.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건강칼럼] 유방 지키기

    [건강칼럼] 유방 지키기

    유방은 아름다움과 여성의 상징인가 하면 어머니의 상징이기도 하다. 따라서 유방을 건강하게 지키는 일은 여성성과 모성성의 온전한 보존을 뜻하는 일이다. 이런 유방의 질병 가운데 특이한 것은 액세서리 유방이다. 겨드랑이나 겨드랑이와 유방 사이에 퇴화가 덜된 조그만 유방 조직이 남아 있는 것이다. 어릴 때는 모르다가 성인이 되면서 이 유방조직도 점차 자라나 통증을 유발하거나 종양 상태로 발육이 촉진되어, 크기가 커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 외관이나 통증의 문제가 드러나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서양식 식습관의 영향으로 기름진 음식,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비만이 늘고, 여기에 비례해 여성의 유방암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미혼인 젊은 여성에게도 유방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필자의 환자 중에서도 고작 스물 한 살에 유방암에 걸려 치료를 받은 여성이 있을 정도이다. 유방암은 모유 수유를 하지 않았거나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여성이 잘 걸리며, 비만과 여성호르몬 대체요법도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이런 유방암은 암 중에서도 유전성이 매우 강한데, 특히 자매간의 유전성이 더욱 강하다. 따라서 자매 중 한 사람이 유방암에 걸린 경우 다른 자매들과 딸들은 정기적으로 유방암 검사를 받아야 하며, 여성호르몬 치료를 삼가고 모유 수유를 시도해야 한다. 또 가능하다면 미리 암유전자 검사를 받아서 자신에게 암유전자가 있거나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평소에 항암 효과가 뛰어난 마늘과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브로콜리를 꾸준히 먹는 것도 현명한 예방법이다. 흔치는 않지만 남성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고, 이런 경우는 여성보다 병의 경과가 더 나쁘다. 특히 지나친 음주는 여성의 유방암 위험도를 2배정도나 증가시키므로 가능한 한 삼가는 것이 좋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희귀질환 ‘섬유이형성증’ 발병 원인 규명

    국내 의료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근육이 뼈로 바뀌는 희귀질환인 ‘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FOP)’의 발병 원인을 규명했다. FOP는 인구 200만명당 1명 꼴로 발병하는 희귀병으로, 별 증상이 없어 식별이 어렵지만 자라면서 전신의 근육이 점차 뼈로 바뀌고 관절이 굳어지면서 심한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유전자 이상으로 추측하나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정형외과 최인호ㆍ조태준 교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카플란 박사가 주도한 FOP 국제 공동연구에 참여, 일종의 골 형성 단백질 수용체인 ‘ACRV1 유전자’가 몸 속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이 질환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유전학 분야 저명 저널인 ‘네이처 지네틱스’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FOP컨소시엄에 참여한 8개국 FOP환자들의 유전자를 비교 검사하는 방법으로 이 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발견해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 교수팀이 지난 98년 확인한 FOP환자 9명의 데이터가 연구에 사용됐으며, 국내에는 현재 20∼3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태준 교수는 “원인 유전자가 밝혀짐에 따라 FOP뿐 아니라 유사 질환에 대한 치료법 개발에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씨줄날줄] 분노 유전자/육철수 논설위원

    지구상 인구 65억명 가운데 외모가 닮은 사람은 많겠지만,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육안 식별이 어려운 쌍둥이도 자세히 보면 어느 구석이 달라도 다르게 마련이다.10만개로 추정되는 유전자의 조합이 완벽하게 일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 인간복제(클론)가 성공한다면 외모가 100% 똑같은 사람이 나올 수는 있겠다. 그러나 유전형질의 외적 영역이자, 개인의 의지에 따라 완성되는 성품까지 똑같게 복제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한다. 7∼8년 전에 나온 SF영화 ‘가타카’는 ‘사람 팔자는 유전자 소관’이라는 사회적 통념에 도전한 것으로 유명하다. 주인공 ‘빈센트’(에단호크 분)는 우수 유전자만을 뽑아 사람을 만드는 맞춤형 인간시대에 엄마·아빠의 사랑만으로 태어난다. 열성과 우성 인자가 섞인 빈센트는 그 시대 상황에서는 열등인간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과학적 운명을 극복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서 맞춤형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우등인생을 누린다는 줄거리다. 이 영화는 ‘자연산’이 ‘인공산’보다 신체적 조건은 처질지 몰라도 품성은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때마침 외신에서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모노아민 옥시다제A’라는 변이유전자의 영향 때문이라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린덴버그 박사의 연구를 소개했다. 이런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분노와 두려움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보통 사람보다 작아 충동억제능력이 뒤떨어진다고 한다. 변이유전자는 사람의 기분을 좌우하는 세로토닌이란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서 뇌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뇌의 신경계에서 기분조절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이 안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리려면 햇볕쬐기, 음식조절, 운동, 규칙생활, 완벽주의 탈피 등 방법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세로토닌이 너무 많으면 성생활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하니 모든 일에는 지나치지 않아야 하는 법. 아무튼 사소한 일에 버럭 성질부리는 게 유전적 고질병은 아니라니 다행이다. 모난 성격이 인생이나 운명을 바꾸는 사례가 많은 요즘이다. 생김새는 몰라도 마음 씀씀이까지 조상을 탓할 일은 아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화 잘내는 사람 유전자가 다르다

    ‘욱’ 하는 그 사람, 알고 보니 유전자 변이 탓? 충동적으로 화를 버럭 내는 사람은 유전자 변이로 인해 분노와 두려움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보통 사람보다 작게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한 신경정신과전문의가 주장했다. 미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의 앤드리어스 마이어 린덴버그 박사는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기고한 보고서에서 “인간과 동물의 충동적 공격성은 모노아민 옥시다제A라는 변이유전자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그는 “이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분노와 두려움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보통 사람보다 작아 활동성은 강한 반면 충동적 반응을 억제하는 능력은 약하다.”고 주장했다. 이 유전자는 뇌 신경세포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는 세로토닌 분해 효소를 만드는데, 유전자가 변이되면 분해 효소가 적게 만들어져 세로토닌이 늘어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게 린덴버그 박사의 설명이다. 린덴버그 박사는 142명의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57명에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으며 이들은 분노와 두려움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일반인보다 작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당뇨성 신장합병증 세계 첫 규명

    당뇨 합병증인 만성 신부전증의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가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보건복지부 지정 당뇨·내분비질환 유전체센터 소속 서울대병원 박경수·안규리 교수팀과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SNP제네틱스는 당뇨병으로 말기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와 오랜 당뇨병 투병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증상이 없는 400여명을 함께 분석한 결과 당뇨 합병성 신부전증이 ‘SLC12A3’이라는 유전자의 변이와 연관이 있음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Diabetes’지 3월호에 게재됐다. ‘SLC12A3’ 유전자는 신장에서 사이아자이드(Thiazide)라는 이뇨제와 접촉해 나트륨을 배설하는 유전자이다.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이 유전자가 혈압 변화와 전해질 대사 및 당뇨성 신장합병증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돼 왔다. 의학계에서는 “유전체 연구센터가 당뇨병 관련 유전자인 ‘NRF1’과 ‘PCK1’의 변이를 규명한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SLC12A3’의 변이를 확인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면서 “관련 정보를 활용하면 당뇨 합병증의 위험 정도를 미리 유전적으로 진단,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에 근거한 환자 개인별 맞춤약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차병원의 보건복지부 지정 불임 유전체연구소는 조기 폐경된 여성과 정상 여성의 혈액을 채취, 미토콘드리아 DNA의 양을 분석한 결과 조기 폐경 여성의 미토콘드리아 DNA 양이 정상 여성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환경과학원 대기환경기준 개선조사 연구보고서

    환경과학원 대기환경기준 개선조사 연구보고서

    환경 관련 국책연구기관들이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하면서 개선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잇따라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느슨하게 설정된 대기환경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대기오염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경유값 대폭 인상을 골자로 한 에너지세제 개편안을 제시했다. ●“정책목표 환경기준 느슨” 비판 우선 국립환경과학원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각종 오염물질로 찌든 대기환경에 속수무책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환기시켰다. 아울러 비록 법률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 스스로가 국민의 건강보호를 위해 정책적 목표달성 기준으로 설정한 ‘환경기준’이 느슨하다고 비판하면서 개선안을 제시했다. 19일 환경과학원이 펴낸 ‘대기환경기준 개선을 위한 조사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56개 시·군의 182개 지점에서 측정한 5개 대기오염물질(이산화황,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오존, 미세먼지) 농도를 토대로, 국내 및 선진국 사례와 비교한 환경기준 달성률 및 국민들의 대기오염 노출실태가 드러났다. 과학원은 특히 환경기준을 넘는 오염지역에 거주하는 ‘위험인구집단’의 규모를 정부차원에서 처음으로 산출해 눈길을 끌었다. 위험인구집단은 국내 및 선진국 환경기준을 각각 적용할 경우 그 규모가 판이하게 달랐다.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질소(NO2)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세먼지의 경우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6%(794만명) 가량이 현행 국내 환경기준치인 ㎥당 연평균 7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이 넘는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 같은 위험인구 규모는 유럽연합과 미국 등 선진국 환경기준을 적용할 경우 수직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 유럽연합 기준(40㎍ 이하)을 적용할 경우 전 국민의 93%(4529만명)가, 이보다 다소 완화된 미국 기준(50㎍)을 적용하더라도 79%(3844만명)가 인체에 해로운 오염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내·외 공기 중에 포함된 PM10은 각종 호흡기 질환과 심장병·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오염물질이다. 특히 미세먼지에 들러붙은 각종 유해화학물질은 유전자 변이·손상 등 사람에게 유전독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최근 국내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서울신문 2월6일자 1면 참조) ●“이산화질소는 0%→70%로 급상승” 이산화질소의 사례는 더욱 극적이다. 현재 국내 환경기준은 연평균 0.05(피피엠·100만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하지만 2001년∼2004년까지 4년 연속 이보다 높은 수치가 검출된 곳은 전국에서 한 군데도 없었다. 환경기준 달성률이 100%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 역시 국내 환경기준이 턱없이 느슨하게 설정됐다는 반증일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00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폐기능 및 호흡기 계통의 질환을 일으키며, 저농도에 장기간 노출되더라도 폐기종·기관지염·위장병·불면증 등 증세가 나타난다.”면서 연평균 0.021을 권고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WHO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이산화질소에 노출된 국내 위험인구 규모는 70.1%(3404만명)로 급상승했다. 국립환경연구원은 “이보다 다소 완화된 0.03(호주·홍콩 환경기준)을 적용하더라도 1951만명(40.2%) 가량이 이산화질소 오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환경과학원은 이에 따라 현행 국내 환경기준이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기준에 턱없이 못미친다고 보고, 이를 한층 강화한 개선책을 내놓았다. 학계 등에서 꾸준히 환경기준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지름 2.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미세먼지(PM2.5)에 대해선 “PM10보다 위험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전국에서 농도측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환경기준을 신설하기란 현재로선 무리”라고 말했다. 측정소 및 측정장비를 확충해 2010년까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환경부는 올해 중 대기환경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작업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경유값 대폭 올려야 KEI는 더욱 파격적이고 적극적인 대책 수립을 강조했다. 환경오염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선 정책목표를 높게 설정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세제 개편을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KEI 강만옥 박사 등 연구팀은 최근 펴낸 ‘에너지부문의 환경세 도입이 환경·경제에 미치는 영향 연구’ 보고서에서 “올해 과세시한이 끝나는 교통세를 대신하는 ‘교통환경세’를 도입해 세수 가운데 일부를 대기오염 개선작업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동차 연료값을 현재보다 대폭 차등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에너지 관련 세제가 환경오염 감소를 위해선 역부족이란 인식 아래 현재 수송용 휘발유 값의 75∼80% 수준인 경유값을 106%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세먼지의 경우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비율이 67%에 이르고, 이산화질소 역시 52%에 달하는데, 경유차의 대기오염 기여도는 휘발유 차보다 두 배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세제를 개편할 경우 교통환경세는 현행 교통세수보다 1.4% 가량(연간 2000억원) 증가한 13조 9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강만옥 박사는 이와 관련,“늘어난 조세수입 가운데 일부는 빈곤계층에 환급해 주면 소득재분배 효과를 내면서 결과적으로 세수 중립적인 환경세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유값 인상으로 비용부담이 커지는 영업용 화물차량이나 공공운송수단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의 대처방안을 내놓았다. 강 박사는 “독일·덴마크 등 사례처럼 세수의 일부를 환급해 주거나 유가보조금으로 지급하면 해결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세수환급 같은 조치는 시장 왜곡 등 부작용을 부를 수 있어 한시적, 단계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미세먼지 ‘유전자 손상’ 유발

    미세먼지 ‘유전자 손상’ 유발

    서울지역의 공기중 미세먼지가 세포내 유전체의 변이·손상 등 유전독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전체의 변이·손상은 발암 과정의 중간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폐세포에 대한 실험 결과, 디옥시리보핵산(DNA) 유전자의 절단현상과 소핵(小核) 과다형성 등 염색체 손상이 동시에 관찰됐다. 이런 사실이 국내 학계에 보고된 것은 처음이다. 5일 환경부의 차세대핵심환경기술개발 연구용역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성균관대 약대 정규혁 교수(위생약학)팀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포집한 PM2.5 시료로 시험관 세포실험을 한 결과 미세먼지에서 유전독성이 확인됐다. PM2.5란 굵기가 100만분의2.5m 이하의 미세먼지를 뜻한다. 미세먼지는 ▲서울 도심의 교통혼잡지역 ▲이웃한 주거지역의 실외 ▲이 지역 아파트의 실내에서 모았다. 정 교수팀은 최근 한국환경독성학회지에 발표한 ‘서울시내 주거지역 미세먼지의 유전독성 영향’ 논문에서 “PM2.5가 DNA 및 염색체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유전독성 실험은 이들 세 장소의 미세먼지에 함유된 여러 화학물질을 추출해 암세포 배양액에 주입한 뒤 24시간 후 DNA 및 염색체 변이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DNA가 잘려지는 절단현상이 대조군보다 두드러지게 많았으며, 염색체 손상을 나타내는 소핵 형성은 대조군보다 최고 5.9배가량 더 높게 나타났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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