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전자 변이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해체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혼수상태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9급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55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최고의 항암식품 된장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최고의 항암식품 된장

    모든 맛의 으뜸이라고 하는 장에는 콩을 발효시킨 두장, 육류로 만든 육장, 그리고 생선으로 만든 어장이 있다. 중국의 장은 원래 육장이나 어장이었으나 우리 조상이 만들어낸 두장이 중국에 알려지면서 널리 퍼지게 되었다. 된장과 간장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발효식품으로서 음식 맛을 내는 중요한 조미료이다. 콩을 삶아 띄운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후의 남은 액체가 간장이고 나머지 찌꺼기로 만든 것이 된장이다. 좀 더 맛있는 된장을 얻으려면 메주를 담글 때 소금물을 적게 잡거나, 약간 덜 뜬 메주로 담그면 메주의 영양성분이 간장으로 덜 빠져 나가므로 된장 맛이 더 좋아진다. 된장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강력한 항암력을 지닌 천혜의 건강식품이다. 된장을 많이 먹으면 대장암, 간암, 위암 등의 발생이 억제될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암세포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으며 암의 원인이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막아주는 역할도 있어 가히 최고의 항암식품이라고 할 만하다. 한 때 메주를 띄우는 과정에서 푸른곰팡이에 의해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성분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으나 이러한 아플라톡신은 된장이 발효되면서 대부분 파괴되고, 오히려 발효된 된장에 의해 강력한 항암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된장은 해독능력이 강해서 잔류 농약 등 화학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술과 담배의 독소를 분해하고 니코틴을 배출하는 효과도 있다. 콩 속의 레시틴은 뇌기능 향상 효과가 있으며 사포닌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노화 및 노인성 치매를 예방한다. 또한 인슐린의 분비를 원활하게 하여 당뇨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온갖 식품첨가물과 농약 등으로 오염된 요즘의 식탁에서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된장인데, 일상적으로 먹는 된장의 영양과 효능을 더욱 높이려면 된장을 끓일 때 두부, 유부 등 콩제품과 파, 당근, 호박 등의 섬유소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와 버섯류 등을 넣는 것이 좋다. 유방암 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필자가 환자들에게 암을 예방하는 식이요법에 관해 얘기할 때 꼭 콩 제품과 콩으로 발효시킨 된장, 청국장을 권유한다. 따라서 매끼마다 섬유소가 풍부한 야채와 함께 된장류를 빠뜨리지 않고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이라면 숙변 제거에도 효과가 좋은 된장을 자주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군둥이네’는 이름의 유래가 재미나다. 주인 아주머니의 시댁인 전라남도 강진군 군동면에서 재래식 된장을 가져다 쓰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10년간 변함없이 사랑을 받아온 친근한 ‘밥집’인 이 곳은 이름이 의미하듯 된장찌개가 주를 이룬다. 흑미를 섞은 밥과 야채에 걸쭉한 장을 한 숟갈 푹 떠 넣고 슥슥 비벼 먹는 ‘깡장’ 외에 들어가는 부재료에 따라 해물된장찌개, 우렁된장찌개, 소고기된장찌개 등이 있다. 약간 거뭇한 색깔의 된장을 적당히 묽게 풀고, 무를 채 썰어 넣어 부재료와 함께 끓여내는 된장찌개는 간이 좀 세서 짭짤한 뒷맛이 나는 것이 어렸을 때 할머니가 끓여 주시던 그 시골 된장 맛이다. 끝 맛이 달착지근하고 간과 색깔이 연한 요즘 여느 된장찌개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 맛이 향수를 자극한다. 곁들여 나오는 나물류, 계란찜, 어묵볶음, 볶은 김치, 구운 김, 깍두기, 도토리묵 등 10여 가지의 반찬도 정갈한 맛에 양도 푸짐하다. 저렴한 가격에 정직하고 소박한 된장찌개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군둥이네’가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비결인 것 같다. 전화 02)518-5410. 된장찌개백반 6000원, 뚝배기백반 6000원, 갈치조림정식 1만원, 삼치구이정식 8000원, 제육볶음 1만 5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 美 “중국산 장어·새우 등서 항생제 검출… 수입금지”

    美 “중국산 장어·새우 등서 항생제 검출… 수입금지”

    중국산 수산물인 장어·새우·메기·황어 등이 우리나라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산 수산물에 대해 수입을 제한한 적이 없지만, 미국은 28일 중국산 양식 수산물에서 항생제 등이 발견됐다며 수입을 금지키로 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5년 중국산 장어에서 발암 유발 의심 물질로 분류되는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된 뒤 중국이 스스로 수출을 금지했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을 재개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해양부 산하 수산물 검사소에서 항균제 검사 등을 통해 중국산 수산물을 수입해 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산 수산물을 금지키로 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해양부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메기·새우·장어·황어 등 중국산 양식 수산물 5종류에 대해 수입을 금지한 것과 관련, 국내 식품위생법상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나면 반송 또는 폐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양부는 올들어 중국산 미꾸라지, 뱀장어 등 조사 대상 중 28건(194t)을 반송 또는 폐기한 바 있다. 해양부는 특히 최근 중국에서 항생물질(항균제)을 사용한다는 첩보에 따라 모니터링제를 강화하는 한편 검사결과, 항생물질이 검출될 경우 특별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이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청도 항생물질 검사 기준을 확대하기로 하고 현재 7개 항목을 총 26개 항목으로 늘릴 방침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산 양념장어 제품 가운데 2건에서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돼 해당업체 영업정지와 제품 폐기조치만 취했다.”고 말했다. 통상 검사는 대상 품목을 무작위로 추출해 실시하는데,6개월 이내에 항생물질이 2회 이상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나면 특별관리 품목으로 지정된다. 검사할 때마다 또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나면 반송 또는 폐기 조치하도록 돼 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청은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5월 사이 중국에서 수입된 수산물을 표본검사한 결과 항생제인 니트로푸란, 플루오르퀴놀론과 항균제인 말라카이트 그린 등 2종이 검출돼 중국산 수산물의 수입을 중지시켰다.”고 밝혔다. 플루오르퀴놀론은 FDA가 수산물에 투여를 금지한 항생제로 중추신경계통 이상이나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수 있으며, 말라카이트 그린은 중국에서도 금지된 발암유발 의심물질이다. FDA의 데이비드 애치슨 박사는 “중국산 수산물에서 발견된 약물은 소량이지만 장기간 섭취하면 암에 걸리고 신경계통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경두 오상도 이재연기자 golders@seoul.co.kr
  • 종양 유발 ‘변종 바이러스’ 공포

    종양 유발 ‘변종 바이러스’ 공포

    에이즈와 간염, 조류독감 등으로 대표되는 난치성 바이러스질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03년 세계 인구 사망원인을 보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질환이 전체의 25%로 심혈관질환(31%)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전문가들은 2008∼2010년 사이에 바이러스 대변이가 발생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팬데믹(Pandemic)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인체에서 종양을 만드는 HPV를 비롯,B·C형 간염바이러스(HBV·HCV),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등의 경우 발병 초기에 특별한 자각증세도 없어 공포감을 더하고 있다. # 종양을 만드는 바이러스 체내에서 종양을 만드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는 HPV(자궁경부암),EBV(버킷림프종, 코인두암),B형 간염바이러스(간암),C형 간염바이러스(간암,HTLV T세포 림프종),HIV(에이즈, 카포시육종) 등이 있다. ●HPV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여성의 질에 서식한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암의 15%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궁경부암에 의한 사망자가 1995년 544명에서 2005년 1067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HBV·HCV B·C형 간염바이러스는 만성간염을 일으켜 간암으로 진행된다. 만성간염을 일으킬 확률은 C형이 B형보다 높다.B형의 경우 꾸준한 백신 접종으로 젊은 세대의 감염률은 크게 줄었으나 C형은 백신 자체가 없고, 바이러스 변종이 많아 최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C형은 종래의 방법으로는 예방이 불가능해 세계적으로 1억 7000만명, 우리나라에 45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다. ●EBV EBV는 턱뼈 위쪽에 제한적으로 생기는 버킷림프종과 코인두암의 원인이다. EBV는 HIV나 AIDS에 감염된 사람, 장기 이식수술을 받은 사람이 수술 후 면역억제 치료를 받을 때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발생하는 악성 종양환자 2500명 중 10%에 가까운 200여명이 바로 이 EBV에 의해 유발된 종양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HIV HIV에 감염되어 후천적으로 앓는 면역결핍증이 에이즈이다.HIV가 혈관을 돌면서 림프구를 파괴함으로써 면역체계를 무너뜨려 감기 등 가벼운 질병으로도 사망한다. 에이즈는 잠복기가 길고 뚜렷한 자각증세가 없어 처음에는 감염자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HIV는 또 카포시육종이라는 피부 종양을 일으키기도 한다. # 바이러스질환, 왜 난치일까 HIV와 HCV는 모두 RNA바이러스로 DNA바이러스보다 돌연변이가 잦고 빠르다. 유전자의 전사(Transcription)가 착오를 일으켜 생기는 바이러스 변이가 RNA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즉, 바이러스의 변이가 내성을 초래, 치료는 물론 치료제 개발을 어렵게 한다. 최근 개발된 2종의 자궁경부암 백신도 40여종에 이르는 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 중 몇 종의 특정 바이러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 치료제 개발은 다국적 제약사인 MSD는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의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백신 ‘가다실’을 개발, 최근 국내 사용승인을 받았다. GSK도 자궁경부암 유발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HPV 16·18번을 100% 억제하는 자궁경부암 백신 ‘서바릭스’와 경구용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릭스’를 개발, 미국 FDA의 시판 승인을 앞두고 있다. 앞서 MSD는 영·유아의 설사를 유발하는 로타바이러스 예방 백신 ‘로타텍’을 개발, 최근 FDA의 시판 허가를 받은 데 이어 국내 시판허가도 얻었다. 에이즈 예방백신의 개발 열기도 뜨겁다.BMS와 GSK 등 대형 제약사 30여곳이 에이즈 백신 개발에 뛰어들어 2005년에만 약10억 달러의 연구비를 쏟아 부었다. 에이즈 치료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 VGX파마수티컬스가 개발 중인 ‘픽토비어’는 바이러스 돌연변이로 인한 심각한 내성을 줄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연구팀이 개발 중인 DNA플라스미드에 대한 세계 독점개발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DNA플라스미드는 HIV,HCV,HPV,AI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허걱! 애완견이 고양이 새끼를 낳았다구요”

    “허걱! 애완견이 고양이 새끼를 낳았다구요”

    “원 세상에,발바리가 어떻게 고양이 새끼(?)를 낳을 수 있죠?” 중국 대륙에 두살바기 발바리가 우아하고 늠름한 호랑이 무늬를 띤 ‘고양이 새끼(?)’를 낳는 희한한 일이 발생,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동중부 장쑤(江蘇)성 타이저우(泰州)시 장옌(姜堰)시 장뎬(張甸)진 화양(華揚)촌의 한 가정에서 기르던 발바리가 아주 멋진 호랑이 무늬를 지닌 고양이와 너무나 닮은 새끼를 낳는 바람에 이를 보러 오는 주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12일 보도했다. 이같이 ‘깜짝 놀랄만하고 희한한 일’은 지난 6일 일어났다.장옌시 장뎬현 화양촌의 발바리 주인인 화청펑(華成朋)씨가 기르던 황금빛 색깔의 털이 소담스러운 두살바기 발바리 암컷이 3마리의 예쁜 강아지를 순산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그중 강아지 한 마리가 멋있는 호랑이 무늬를 띤 고양이와 너무나 닮은 것.화씨는 “이 발바리는 지난해 랴오닝(遼寧)성에 돈벌이를 하고 있는 나의 아들이 사다 준 것”이라며 “세마리 중 두마리는 정상이고 나머지 한 마리가 호랑이 무늬를 지닌 고양이를 닮은 새끼를 낳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현지 수의학 전문가는 “이 고양이를 닮은 강아지는 모습이나 목소리 등을 세밀해 체크해 보니 역시 발바리였다.”며 “아마도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허걱! 애완견이 ‘고양이 새끼’를 낳았다구요”

    “원 세상에,발바리가 어떻게 고양이 새끼(?)를 낳을 수 있죠?” 중국 대륙에 두살바기 발바리가 우아하고 늠름한 호랑이 무늬를 띤 ‘고양이 새끼(?)’를 낳는 희한한 일이 발생,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동중부 장쑤(江蘇)성 타이저우(泰州)시 장옌(姜堰)시 장뎬(張甸)진 화양(華揚)촌의 한 가정에서 기르던 발바리가 아주 멋진 호랑이 무늬를 지닌 고양이와 너무나 닮은 새끼를 낳는 바람에 이를 보러 오는 주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12일 보도했다. 이같이 ‘깜짝 놀랄만하고 희한한 일’은 지난 6일 일어났다.장옌시 장뎬현 화양촌의 발바리 주인인 화청펑(華成朋)씨가 기르던 황금빛 색깔의 털이 소담스러운 두살바기 발바리 암컷이 3마리의 예쁜 강아지를 순산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그중 강아지 한 마리가 멋있는 호랑이 무늬를 띤 고양이와 너무나 닮은 것.화씨는 “이 발바리는 지난해 랴오닝(遼寧)성에 돈벌이를 하고 있는 나의 아들이 사다 준 것”이라며 “세마리 중 두마리는 정상이고 나머지 한 마리가 호랑이 무늬를 지닌 고양이를 닮은 새끼를 낳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현지 수의학 전문가는 “이 고양이를 닮은 강아지는 모습이나 목소리 등을 세밀해 체크해 보니 역시 발바리였다.”며 “아마도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3) 골형성부전증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3) 골형성부전증

    가만 있어도 뼈나 이가 툭툭 부러지거나 굽는다면, 더구나 이런 병증이 골다공증과는 무관하게 어려서부터 생긴다면 그 삶이 어떨까.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이런 병이 있다. 바로 골형성부전증(Osteogenesis Imperfecta)이다. 이 병은 태어날 때부터 갖는 선천성 질환이다. 실험적 방법 말고는 이렇다 할 치료법도 없다. 이 병을 설명하는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이순혁 교수도 안타깝고 답답하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골형성부전증은 체내에서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 발병합니다. 알다시피 콜라겐은 인체의 골격 형성과 유지에 매우 중요한 단백질로 건축물의 뼈대 역할을 하는데, 골형성부전증 환자들은 체내에서 생성되는 콜라겐의 양이 정상치에 크게 못 미치거나 결함이 있어 뼈가 제대로 발육하지 못하고, 구조마저 비정상이어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집니다. 또 자신의 체중을 감당하지 못해 뼈가 아주 심하게 휘는 변형이 생기는 병입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그런 병이 흔할까 여기기도 합니다만, 질환의 특성상 일반인이 볼 기회가 적을 뿐 일반적으로 5000∼2만명 중에 1명꼴로 발병하니까 우리나라에만 1만명 가까운 환자가 있어야 하지만 사산이나 출산 과정, 또는 출산 직후 숨지는 사례가 많아 3000∼4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원인은 유전자 이상이다. 환자의 90%가량이 제1형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결함을 가졌다.“이 제1형 콜라겐은 뼈와 피부, 인대, 치아, 공막(눈의 흰자위) 등의 주요 성분인데, 이 콜라겐이 만들어지지 않으니 뼈에 문제가 생기는 게 당연하지요. 이 질환은 1∼4형 중 1·4형은 우성유전,2·3형은 열성 유전을 하기 때문에 환자의 자녀가 이 병을 갖고 태어날 확률이 50%나 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의 부모가 이 병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수 환자들이 건강한 부모에게서 태어나며, 부모의 가계에 관련 병력도 없거든요. 이 경우 발병 원인은 유전자 결함, 즉 돌연변이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병을 얻은 아이는 우성의 골형성부전증 유전자를 가져 그 2세가 이 병을 갖고 태어날 확률이 50%가 되는 것이죠.” 이 질환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뼈가 쉽게 부러진다는 것이지만 증상의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일반적으로 증상은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1∼4타입으로 분류합니다. 가장 흔한 1타입은 증상이 가볍고, 사지 변형이 없어 10대 혹은 성인기까지 병을 가졌는지를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눈 흰자위를 감싸고 있는 공막에 콜라겐이 부족해 흰자위가 푸른색이나 보라색 또는 회색을 띠고, 청각 손실에다 이도 잘 부서지지요. 증상이 가장 심해 대부분 사산하거나 출산 과정에서 숨지는 2타입은 설령 태어나도 약한 갈비뼈가 흉부의 공간을 만들어주지 못해 대부분 호흡기계 문제로 조기 사망합니다. 또 골절이 잦고 뼈의 변형이 아주 심한 유형입니다.” 3타입은 생존 환자 중 증상이 가장 심해 태어나면서 골절이 생기며,X레이상에 태아기 골절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이 형은 뼈의 변형이 심하고, 키가 작으며, 호흡기 장애가 자주 나타나는 형으로 대부분 오래 살지 못합니다.4타입은 증상이 1·3형의 중간 정도이며 평균보다 키는 작으나 뼈의 변형은 심하지 않습니다. 환자들은 쉽게 멍이 들고, 고음의 목소리와 얇고 부드러운 피부를 갖고 있습니다.” 임상적 증상이 뚜렷해 대부분은 진단이 어렵지 않다.“2·3타입의 신생아는 흔히 출생시 골절이 생기거나 출산 전에 생긴 골절 흔적이 보이며,1타입은 푸른색 흰자위가 진단의 한 근거가 되지요.4타입은 치아의 이상을 근거로 진단하기도 하며, 유아기에 기저귀를 갈거나 안아 올릴 때, 걸음을 배우는 단계에서 쉽게 골절이 되는데 이런 증상이 유형별 진단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됩니다.” 물론 다른 진단법도 많다. 생화학적 또는 분자유전학적 검사를 거치거나 피부 생검을 통해 콜라겐의 양과 질이 정상인지를 분석하기도 한다. 또 DNA 검사로 질환의 원인인 돌연변이의 위치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초음파를 통한 진단도 가능하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활용되는 치료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먼저 골절을 조절하고 뼈의 기형을 예방하거나 교정하기 위해 어깨뼈나 대퇴골 등 길이가 긴 장골 사이에 금속 막대를 삽입하는 외과적 수술법이 있고, 물리치료 및 운동치료를 시도하기도 하며, 아직은 실험 단계지만 약물을 치료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 적용되는 중요한 원칙은 골절 치료를 위한 교정을 최소화해 고정에 의한 골다공증을 막는 것.“이미 변형이 발생한 경우에는 사지가 뒤틀려 있고, 골격 변형 때문에 힘이 비정상적으로 작용, 일상생활에서 더 쉽게 골절이 생기기 때문에 변형 교정과 함께 금속막대를 삽입해 골절 빈도를 줄이는 치료가 아주 중요합니다.”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성인들의 골다공증 치료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계 정맥주사제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3개월에 1회 주사를 맞는 골다공증 치료제 파미드로네이트는 보험도 적용되고 효과도 좋아 의료진의 선호도가 높다.“이 약물을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사용하면 뼈의 통증과 골절 빈도를 줄여 활동 능력을 키우고, 성장을 돕지만 이런 방법이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이에 따라 성장호르몬을 투여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유전자치료나 세포치료법 등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희귀난치병으로 지정돼 치료비의 80%를 건강보험에서 지원받지만 질환의 전모를 설명하는 이 교수의 표정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아직까지 완치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철저한 골절 관리가 강조되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환자의 운동성을 높이는 방법이 권장되는 정도지요. 이 질환을 가진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뼈가 약하기 때문에 이동을 하거나 몸을 움직일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하며, 일반적인 장애인과는 장애 상태가 아주 다르기 때문에 환자를 돕고자 할 때도 반드시 본인의 요구나 의사에 따라야 합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유방암 위험 높이는 유전자 발견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유방암 관련 연구가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지에 소개됐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립암센터 유근영 원장과 서울대 의대 강대희·노동영 교수, 서울아산병원 안세현 교수가 20개국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유방암연구컨소시엄’에 참가해 유방암 관련 유전자 4개를 발견하는 데 일조했다. 유 원장 등은 지난 10년간 유방암 환자 2만 1860명과 일반인 2만 2578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변이를 조사했다.이번 공동연구 결과는 유방암 환자와 일반인 비교 연구로는 최대 규모다. 네이처지는 이를 27일(영국 현지시간)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이 주도한 이번 연구컨소시엄에는 아시아국가 가운데 한국과 태국이 참가했다. 국내 연구진은 환자와 일반인 등 총 4만 4438명 가운데 국내 사례 6000여건을 분석하는 등 주요 역할을 했다. 이 결과,30개의 단일염기변이(SNP)에 대한 연구에서 FGFR2,TNRC9,MAP3KI,LSP1 등 4개의 유전자가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단일 염기변이란 한 종류의 유전자에서 염기서열 한 개가 다수의 사람과 다른 것을 말한다. 서울대의대 강대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유전체에 존재하는 20만개 이상의 유전자 변이를 단계별로 조사한 결과로, 새로운 약제 개발의 기본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2) 기스트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2) 기스트

    ‘기스트(GIST)’라는 암이 있다. 위와 장에 생기지만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암과도 구별된다. 기스트는 위나 작은 창자의 장벽에 생기는 일종의 근육 종양으로,‘위장관 기질종양’이라고도 부른다. 확실히 기스트는 흔히 알려져 있는 위암, 대장암 같이 위장관에 생기는 선암류와는 매우 다른 성질과 진행 양상을 보인다. 이 기스트는 발병률이 낮고 치료가 어려워 암 중에서도 희귀난치종으로 구분된다.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윤구 교수의 조언으로 기스트의 전모를 살펴보자. “기스트는 연간 인구 100만명 당 10∼20명쯤 발생하는 매우 드문 종양으로, 국내에서는 해마다 약 700명 정도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종에 관계없이 세계적으로 비슷한 발생률을 보이는데, 문제는 전체 기스트 환자의 약 20∼30%가 임상적으로 악성 경과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또 여성보다 남성의 발병률이 높으며, 호발 연령대는 55∼65세이나 드물게는 20∼30대 및 소아에게도 발생합니다.” 기스트의 원인은 ‘키트(kit)’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체내에서 변형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키트는 정상 세포의 표면에서 세포의 성장에 필요한 신호를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 체계의 일부이다. 이 단백질은 세포 밖에서 세포분열에 대한 신호가 없을 때는 활성화되지 않으며, 따라서 세포분열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세포 밖에서 신호가 오면 활성화되어 세포분열을 시작한다. “그런데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키트 단백질이 변형된 경우에는 외부 신호가 없어도 단백질이 활성화되어 암세포가 계속 자라도록 신호를 보내지요. 이로 인해 세포분열이 촉진되어 기스트가 발생합니다. 기스트가 있는 경우 키트 단백질뿐만 아니라 ‘PDGFRA’라는 유전자에도 돌연변이가 일어나 있는 사실이 확인되는데, 기스트 조직의 80% 이상에서 키트 또는 PDGFRA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관찰됩니다.” 기스트는 위장관 및 복막에서 주로 발생한다. 부위별로는 위에서 가장 많은 60∼70%가 발생하고, 이어 소장에서 20∼30%가 생기며, 그 밖에 10% 정도는 대장과 식도 및 복막 등에서도 생긴다. 특히 경우에 따라서는 위와 복막, 대·소장 등에서 동시에 또는 시차를 두고 다발성으로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가족성 기스트일 가능성이 크다. 기스트는 종양이 복부에 숨겨져 있고, 또 상당히 진행이 되기 전까지는 신체적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서 조기진단이 어렵다. 다른 수술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거나 CT(컴퓨터 단층촬영)검사 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증상의 양상은 종양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다릅니다. 종양이 많이 자란 상태에서는 배에 혹이 만져진다거나 경미한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종양이 위장관 쪽으로 자라면 장폐색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또 종양이 장관 내로 터져 나오는 경우에는 장출혈이, 복강내로 터지는 경우에는 복막염이나 복강내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고요. 모든 환자가 다 그렇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 식욕감퇴와 체중 감소, 메스꺼움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기스트가 전이를 시작하면 주로 간이나 복막을 침범한다.“따라서 기스트 진단시에는 이런 장기로의 전이 여부 확인이 필수적이며, 외과적인 수술로 병변을 완전히 절제한 후에도 재발의 여지가 높은 만큼 정기적으로 복부 및 골반부 CT검사를 해야 합니다. 더러 폐나 뼈로 전이되기도 하지만 이는 아주 드문 경우라고 보면 됩니다.” 기스트는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와 같은 기존의 치료법에는 거의 반응하지도 않아 외과적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었다. 일반적으로 치료가 쉽지 않다고 알려진 다른 암과 비교해서도 훨씬 치료가 어렵다.“과거에는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가 거의 효과가 없어 대부분 수술 치료를 시도했지요. 하지만 암세포가 전이된 경우라면 수술로 모든 병변을 제거하는데 한계가 있고, 또 막상 수술을 해도 증상을 줄이는 등 일시적인 효과만 보인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표적항암제를 사용해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이를 기스트 표준치료법으로 인정하고 있지요.” 기스트에 사용하는 이 표적치료제가 바로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잘 알려진 글리벡이다. 글리벡은 기스트를 ‘손을 쓸 수 없는 난치병에서 치료가 가능한 병’으로 바꿔 놓은 공로가 있다.“글리벡은 ‘타이로신 인산효소’ 저해제로, 기스트의 원인인 키트 및 PDGFRA의 발현과 기능을 선택적으로 억제, 세포분열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항종양 효과를 나타냅니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글리벡 복용 환자의 84%에서 뚜렷한 항암 효과가 나타나 환자 생존율을 크게 개선시킨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요.” 글리벡의 또 다른 이점은 수술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과거에는 완치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였더라도 지금은 글리벡으로 먼저 치료해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함으로써 완치 수술이 가능할 수 있게 됐는데, 이런 점도 글리벡에서 얻은 또다른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글리벡으로도 기스트를 완치할 수는 없다. 내성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개발된 ‘수텐’도 주목받는 항암제이다. 글리벡 내성환자에 투여한 결과 30%가 넘는 환자에게서 뚜렷한 치료 성과를 보였다. 글리벡으로 기스트를 치료할 경우 비용의 90%를 건강보험에서, 나머지 10%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한국노바티스가 지원하므로 치료에 따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은 없다. 강 교수는 모든 질병의 치료는 ‘기적’으로 이어질 개연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그 기적이 작위의 결과든, 우연의 소산이든 기적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은 삶에 대한 희망이자 가능성”이라며 “그런 점에서 기스트는 확실히 무섭지만 또한 가능성의 질병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장기 우주여행 대비 성욕 해소대책 찾자

    장기 우주여행 대비 성욕 해소대책 찾자

    왕복하는 데 무려 3년이 걸리는 화성까지의 우주여행 중에 우주 비행사가 죽으면 시체는 어떻게 처리할까. 젊고 건강한 남녀 비행사들의 성욕 발산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30년 뒤 현실화될 화성 여행을 앞두고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금까지 수일 내지 수개월 걸리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장기우주여행에 대비하기 위한 ‘우주인 건강’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NASA측은 생명윤리학자, 의료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수년내 지침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섹스는 NASA 내에서는 오랫동안 금기시돼 왔고, 우주에서의 섹스는 건강이 아닌 행동의 문제이기 때문에 건강계획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시급히 지침을 만들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미 펜실베이니아대의 폴 루트 울피 생명윤리학 교수는 “승무원들이 남녀 비행사로 구성되는 것과 관련해 모종의 결정이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해 많은 토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계획은 우주인의 사망시 시체 처리 등에 대해서는 단지 향후 지침을 세워야 할 것으로만 언급하고 있다. 현재는 우주 정거장에서 병이 나거나 부상할 경우 지상 220마일의 궤도를 떠나 수시간 뒤 지구로 귀환하면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화성 여행 중에는 우주인의 생사 문제가 걸려도 귀환이 불가능하다. 가까운 곳에 병원이 없고 수백만마일이나 떨어져 무선 라디오를 통해 지구의 본부로부터 지령을 받으려 해도 반시간이나 걸린다. 그래서 우주인들에게는 맹장수술을 받게 할 것인지, 또 우주인들에게 생전 유언을 작성토록 해야 하는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방사능 양은 암 발생 위험을 3% 이상 증가시키지 않는 범위여야 한다는 내용과 근육과 뼈의 손실 여부, 심리적 고립감 엄습 등의 건강 위험 요인도 짚어야 한다. 우주인에 나이제한을 둘 것인지, 방사능 노출로 인한 유전자변이 위험에 대비, 정자나 난자를 은행에 보관해야 할지도 난제다. 선발 과정에서의 유전자 조사 여부는 윤리적 논란이 따른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아름다운 돌연변이 ‘변종’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아름다운 돌연변이 ‘변종’

    생물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수학이나 물리학의 법칙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되는 것이 수학이나 물리라면 생물학은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기도 하지만 하나이기도 하고 셋 이상이기도 하다. 이것은 생물이 환경에 적응하며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오랜 세월에 걸쳐 생물들이 진화해 나갈 수 있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생물이 살고 있는 어떤 장소가 따뜻하게, 춥게, 바람이 많은 곳으로, 염분 농도가 높은 곳으로 변했을 경우에 생물들은 이에 반응한다. 자신이 살기에 알맞은 곳으로 이동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성질을 바꾸기도 한다. 물론 더 이상 적응해 살지 못하고 죽기도 한다. 사는 곳을 옮겨가는 방식의 적응은 식물보다 동물에게 더 유리한 방법이다. 식물도 씨앗을 퍼뜨리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새로운 장소로 이동해 가기는 하지만, 환경 변화에 따른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이동에는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착생활을 하는 식물은 어떤 방법으로 환경 변화에 자신을 맞추어 갈까? 끊임없이 자신을 변화시킴으로써 가능하다. 이 변화는 돌연변이 등 유전자 수준에서 먼저 일어난다. 유전자의 변화가 어떤 경우에는 겉모습의 변화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대부분은 비슷하되 모습이 조금 바뀌는 정도의 변화가 일어나고, 이 변화가 더 커지면 완전히 다른 식물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새로운 종이 탄생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조금만 바뀐 상태가 된 새로운 변이체를 식물학에서는 품종이나 변종으로 구분한다. 많은 특징이 어미종과 비슷하지만 몇몇 성질이 다른 것들이다. 이들 가운데, 꽃 색깔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인공적인 방법을 이용한 의도적인 변이체 유도가 아니라 자연계에서 저절로 일어난 꽃빛깔의 변화는 귀하기도 하여 산과 들에서 만날 때마다 흥이 난다. 어미종과 꽃빛깔만이 다를 정도로 변이가 일어났을 때, 보통은 새로운 종으로 구분하지 않고 같은 종 내의 품종 정도로 자리를 매긴다. 대표적인 동양란 가운데 하나인 춘란은 꽃 색깔에 따라서 소심 등으로 변이를 구분하여 어떤 것은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한다. 물봉선이나 산구절초처럼 여름과 가을에 꽃 피는 식물 가운데서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봄꽃들 가운데 어미종과 꽃빛깔이 다른 식물이 특히 많다. 자줏빛 꽃을 피우는 얼레지나 하늘색 꽃을 피우는 갈퀴현호색 가운데 매우 드물게 순백색 꽃을 피우는 게 있다. 어린이날 전후에 피는 붉은빛 금낭화도 때로 흰 꽃을 피운다. 우리나라 산천에 흐드러지게 피는 진달래 중에도 흰 꽃이 피는 것이 있다. 깊은 계곡에서 검은 보랏빛 꽃을 피우는 미치광이풀은 매우 드물게 노란 꽃을 피우기도 한다. 이처럼 식물들 가운데는 자신을 조금씩 변화시켜가며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것이 있다. 식물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이 변화가 인간 세상에서도 마찬가지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8)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8)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한·미 FTA협상이 타결돼 벌써 미국산 쇠고기가 터진 봇물처럼 밀려들고 있는 가운데 이제 광우병은 국민들이 체감하는 가장 심각한 보건위생상의 문제가 됐다. 이 광우병과 가장 밀접한 상관성을 가진 질환이 바로‘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 Creutzfeldt-Jakob Disease)이다. 변형된 ‘프리온 단백’이 체내 중추신경계에 축적되어 퇴행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발병 사례가 없어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으나 이제부터는 이 병이 현실적인 고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우병과의 상관성 때문입니다.1986년 영국에서 처음 광우병이 확인된 이후 1996년에는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은 후 발병한 변종 CJD가 보고됐었지요. 세계적으로는 1980년 1건,1990∼2003년 사이에 모두 78례가 확인됐는데, 이 추세에서 보듯 광우병 확산과 이 질환의 발병률이 비례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CJD를 유발하는 프리온 단백은 지구상에 유일하게 핵산이 없는 무세포성 단백 병원체로, 동물의 세포질막에 존재하는데, 이 프리온 단백이 변형을 일으키면 문제가 된다. 변형 프리온 단백은 전염성이 강해 일반 세균과 달리 1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정도의 여과막을 통과하는 특성이 있으며, 매몰된 사체 조직 속에서도 1년 이상 생존할 만큼 생존력도 강하다. 또 열이나 자외선, 일반 소독제에도 내성을 보인다. “발병률이 높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통계는 없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인구 100만명당 0.5∼1명 정도지요. 전염 경로나 임상 소견에 따라 산발성, 가족성, 의인성, 변종CJD로 나뉘는데, 이 중에 주로 55∼75세의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산발성의 점유율이 가장 높습니다. 문제는 주로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변종 CJD입니다.” 이 변종이 바로 2005년 일본에서 아시아권 최초의 사망자를 낸 ‘인간 광우병’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나 뼈, 내장 등을 먹으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전북 진안에서 당시 40세의 변종 의증 환자가 발생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CJD 환자는 20여명가량 있었지만 아직 변종 CJD 환자는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존재 가능성을 부인할 수는 없는 실정입니다.” 이 병의 확실한 전파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그렇지만 뇌경막 이식, 사체에서 얻은 뇌하수체 호르몬의 투여, 각막 이식 등 의인성 원인에 의해 전파된 사례는 속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 변종 CJD는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 섭취와 관련이 있는 만큼 광우병 취약지역인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야 하는 우리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지요.” 증상은 주로 신경학적 이상으로 나타난다.CJD는 수십년의 잠복기를 거쳐 더디게 진행되는 혼돈 상태나 진행성 치매, 다양한 운동실조 현상이 나타나다가 이 단계를 지나면 근경련 등 신경학적인 징후들을 보인다.“모든 연령층이 감염될 수 있지만 잠복기가 길어 대부분의 환자는 35세를 넘긴 상대적 고령층입니다. 지금까지의 임상사례를 보면 질병의 경과가 매우 빨라 증상이 나타난 뒤 3개월에서 길어야 1년 안에 사망할 만큼 치명적입니다.” 임상적 특성으로는 동일한 형태의 뇌파가 반복되는 ‘주기성 뇌파’와 20번 염색체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들 수 있다. 또 환자의 5∼10%에서는 가족력도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정형화된 특성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변종 CJD의 경우 CJD보다 젊은 20∼30대에서 주로 발생하고, 주기성 뇌파소견을 보이지 않으며, 발병 초기부터 우울증, 불안감, 초조감, 공격적 성향, 무감동증 등의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어 기억장애나 감각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이 뒤따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 중 가장 흔한 증상은 팔, 다리의 감각 이상과 여기에서 발전한 운동실조증이며, 이어 인지장애와 운동불능, 무언증(無言症) 등 치매와 흡사한 말기 증세를 보이다가 첫 증상 후 14개월쯤 지나 사망에 이르지요.” 가장 중요한 임상적 진단 기준은 운동실조와 치매 등 중추신경계 증상이다. 특히 변종CJD는 진행성 신경정신 질환과 함께 대뇌·소뇌에서 프리온 단백의 축적이 확인된다. 꽃 모양의 이 흔적을 ‘개화성반’이라고 한다. 불행하게도 아직 CJD나 변종CJD의 예방 및 치료법은 없다.“정상 상태에서는 뇌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프리온 단백이지만 일단 비정상적인 구조로 바뀌면 신경세포를 죽이면서 CJD나 광우병, 전염성 뇌질환과 알츠하이머 등을 일으키는데, 아직까지 이 프리온의 생성 경로를 알지도 못하며, 제거 방법도 없습니다. 결국 인간이 아직은 ‘인간 광우병’에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거지요.” 이런 의학적 한계를 정책적 대안으로 상쇄하려는 게 현실이다. 예컨대 유럽연합(EU)에서는 동물성 사료를 먹인 소가 광우병에 걸림에 따라 권역 내에서 영구적으로 동물성 사료의 사용을 금지했으며, 실제로 이후 광우병 발병 추세가 크게 수그러들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학자들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기는 합니다. 한 예가 바로 퀴나크린을 이용한 치료인데, 우리에게 말라리아 치료제로 잘 알려진 퀴나크린을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 병증의 진행 속도를 약간 늦추기는 했지만 완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니 환자가 발생하면 초보적 보존적 치료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셈이지요.” 우 교수는 끝으로 이런 사실을 귀띔했다.“변종 CJD가 우리에게 새롭고도 가공할 위험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프랑스와 영국에서만 이 병으로 벌써 수백명이 숨졌으니까요. 그때 프랑스 정부는 놀라운 예측을 제시했습니다. 향후 10년간 변종 CJD로 인한 자국의 인명피해가 300명을 넘을 것이라는 것이지요. 우리도 이제 이 병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해야 할 때입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개들은 같은 종인데 크기는 왜 다른걸까

    세계에서 가장 큰 개인 ‘그레이트 데인’부터 컵 속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멕시코산 ‘치와와’까지 같은 종이면서 크기가 제각각인 유일한 포유류가 개이다. 진화적 관점에서 개의 몸 크기가 달라진 이유가 단 하나의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개들의 DNA 돌연변이 현상은 1만 2000여년 전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명 학술지 사이언스 인터넷판은 6일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의 일레인 오스트랜더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몸무게 9㎏ 이하의 개들은 모두 몸의 크기를 결정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 형질을 갖고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 연구팀이 치와와, 마르티즈, 퍼그, 페키니즈 등 작은 애완견에서부터 세인트 버나드, 아이리시 울프하운드, 그레이트 데인 등 대형 개까지 143종 3000여마리의 DNA를 분석한 결과다.작은 개들은 모두 ‘유사인슐린 성장인자 1(IGF-1)’로 불리는 단백질 호르몬 조절 유전자에 미세한 유전적 변형 인자를 갖고 있었다.IGF-1 유전자 호르몬은 사람 등 포유류의 출생 이후 성장에 관여하며, 작은 개들은 이 유전자 바로 옆에 붙어 있는 15번 염색체에 하나 이상의 돌연변이가 일어나 몸이 커지는 현상이 억제됐다. 연구팀은 돌연변이 현상이 개의 조상인 늑대가 처음 길들여질 때 생겼거나, 작은 개들이 작은 늑대로부터 퍼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벼 도열병 병원균 유전체 기능 규명

    한해 6000만명분의 식량을 축내는 벼도열병의 유전체 기능을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밝혀냈다. 서울대 이용환(45·농생명공학부) BK21 농생명공학사업단 연구팀은 벼도열병을 일으키는 곰팡이 병원균의 유전체 기능을 분석한 논문이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인터넷판에 12일 게재됐다고 9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곰팡이 병원균의 유전체를 분석해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병을 방어할 수 있는 품종을 육성하고 환경친화적으로 병을 막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연구팀에 2005년 이 교수팀은 벼도열병균 유전체 연구 국제 컨소시엄 멤버로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밝혀내 네이처지에 실리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벼 도열병 병원균의 형질전환체(돌연변이)를 2만 1070가지로 만든 뒤 각각의 생물학적 특성을 실험해 741개 유전자의 특성을 규명했으며 이 가운데 병원성과 관련된 202개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과학 2題] 식물 꽃피는 시기 조절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사시사철 꽃을 피게 하고 원하는 시기에 과일과 채소를 수확할 수 있는 유전자를 또 발견했다. 고려대 안지훈 교수 연구팀은 15일 ‘애기장대’라는 식물에서 ‘SVP(Short Vegetative Phase)’라는 유전자가 대기의 온도 변화를 인지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이 유전자가 ‘FT(Flowering Locust)’라는 개화시기 통합 유전자를 통제해 식물의 꽃 피는 시기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제네스 앤드 디벨롭먼트’의 15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안 교수팀의 연구는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생산성에 큰 지장을 받는 유용식물을 대기 온도 변화에 둔감한 식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VP 유전자의 활성이 없어진 돌연변이 식물체의 경우 정상온도에서나 저온에서 모두 꽃 피는 시기가 동일했다. 즉 SVP 유전자가 대기 온도변화를 인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 SVP유전자가 과다하게 발현되면 개화시기가 늦어지고 반대일 경우 개화시기가 빨라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한편 다른 과학자들도 개화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유전자에 관한 유사한 연구사례를 발표한 적이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유방암 억제 새 유전자 규명

    국내 의료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유방암 발생 위험을 줄이는 새로운 유전자 규명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유수 과학저널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2월호에 영국 셰필드 대학 연구팀이 이끈 ‘국제 유방암 연구 컨소시엄’의 이름으로 실렸다.11일 국립 암센터에 따르면 암센터 유근영 원장과 서울의대 강대희·노동영 교수, 서울아산병원 안세현 교수 등이 세계 20개 연구팀이 참여한 ‘국제 유방암 연구 컨소시엄’에서 ‘카스파제8 유전자의 변이가 있을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아시아권에서는 한국 과학자가 유일하게 참가했다. 카스파제8 유전자는 보통 사람이 체내에 지닌 유전자이지만 개인에 따라 변형된 형태로 존재한다. 유럽인의 약 25%가 카스파제8 변형 유전자를 지니고 있으며,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1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강대희 교수는 “이번에 규명된 유전자의 암발생 억제 기능이 당장 유방암 환자에 파급 효과를 미치진 않겠지만 후속 연구를 통해 유전자 기능과 암 발생 경로 등을 규명하면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아토피·천식 유전자변이 첫발견

    아토피·천식 발생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 변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박춘식(사진 왼쪽) 교수팀과 ㈜에스엔피제네틱스 신형두(오른쪽) 박사팀은 체내 특정 유전자 변이를 지닌 사람이 아토피와 천식 등 이른바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2001년부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이용흥)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논문은 미국 흉부학회 공식 학술지에 지난 1일자로 게재됐다. 논문은 세포 표면에 아토피 항체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CD40’ 유전자의 ‘단일염기다형(SNP·특정인 유전체에 1000개의 염기마다 1개꼴로 나타나는 유전변이)’을 살폈다. 연구결과, 특정부위 염기서열에서 시토신(C)을 갖고 있는 사람이 티민(T)을 가진 사람보다 아토피 항체인 면역 글로블린(IgE)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CD40 단백질의 분비량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박춘식 교수는 “오는 2011년까지 예정된 연구의 일부 결과”라면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아토피·천식을 진단할 수 있는 시약은 물론 치료제 개발의 단초를 마련했다.”고 밝혔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주말탐방] 밀리터리 마니아의 세계

    [주말탐방] 밀리터리 마니아의 세계

    남성 트리오 ‘별 셋’이 부르던 드라마 ‘전우’의 주제가를 기억하는가. 빅 모로 주연의 외화물 ‘전투’는 또 어떤가. 어느새 맘 속으로 멜로디 한 소절을 흥얼거리고 있다면 당신 역시 밀리터리 마니아의 기질이 농후한 사람이다.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주의자라고? 흥분할 것까진 없다. 활 잘 쏘고 말 잘 타는 동이족의 후예 아닌가. 전쟁 좋아하는 유전자 한쌍쯤 가지고 있다고 해서 크게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이번 주말탐방에서는 총과 무기, 군(軍)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밀리터리 마니아의 세계를 엿보았다. 마니아(mania). 말 그대로 ‘미친’ 사람들이다. 병리학적 ‘광인’과 다른 점은 ‘미침(狂)’의 대상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이 점에선 ‘노빠’,‘황빠’ 등 21세기 벽두에 등장한 ‘토종 신인류’와도 유사하다. 하지만 ‘∼빠’라는 호명에 담긴 경멸과 혐오감이 마니아에선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속물적 다수와 구별되려는 엘리트 집단의 오만과 권력의지가 묻어난다고 할까. ●“우린 미쳤다. 그래서 왜?” 밀리터리 마니아는 어떤가. 기실 이들은 마니아 세계에서도 이단적인 비주류에 속했다. 각종 총기류와 무기 제원을 줄줄 읊어대고, 본드냄새 나는 골방에 처박혀 플라스틱 병기를 조립하거나, 교외의 야산과 폐건물을 찾아 ‘패거리 총질’을 일삼는 이들에게서 바로크 마니아, 누벨바그 마니아에서와 같은 고상함을 기대하는 건 애초부터 무리였는지 모른다. 사람들의 시선도 차갑기만 했다. 범속한 ‘교양인’들이 볼 때 이들은 총과 무기에 정신 팔린 ‘철부지 전쟁광’이거나 군 가산점 폐지 주장에 발끈해 여자대학 홈페이지에 사이버 테러나 일삼는 ‘마초집단’이었고, 치안을 걱정하는 경찰에겐 고성능 ‘유사총기’로 무장하고 언제든 은행으로 돌진할 수 있는 ‘잠재적 범죄집단’일 뿐이었다. 결국 이들은 새천년의 문턱에 들어서도록 ‘문화적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한 채 언더그라운드를 포복하는 슬픈 운명을 감내해야 했다. 그런데 모든 것은 변했다. 마니아 특유의 ‘전투적’ 학습열 덕에 유통되는 정보의 양과 질은 놀랄 만큼 깊고 풍부해졌고, 마니아 출신 평론가들의 약진에 군과 전문가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인터넷의 등장은 이들이 고립된 ‘오타쿠’로 전락하는 것을 막았다. 온라인을 매개로 한 활발한 오프 활동이 이들로 하여금 음습한 지하세계를 탈출해 지상으로 귀환할 수 있는 비상구를 제공한 것이다. ●“서바이벌은 ‘애국 스포츠’” 중견 제약회사 과장인 강양수(34)씨도 인터넷을 통해 서바이벌 세계에 입문한 경우다.4년전 컴퓨터 슈팅게임을 즐기다 자연스럽게 총기로 관심이 옮아왔다. 인터넷에서 총기류를 검색하다 동호회를 알게 됐고 지금은 한달에 1∼2차례 필드를 찾는다.‘총 가지고 노는 어른’이란 주변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서바이벌이 골프나 산악자전거와 다를 게 무엇이냐.”고 반문한다. 서바이벌 게임이 체력은 물론 국방에 대한 관심도 키울 수 있는 ‘애국 스포츠’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서바이벌 게임용 총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건숍’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영업중인 건숍은 30여곳. 이 가운데 10여곳이 서울에 있다. 서울 충무로에서 건숍을 운영하는 최범석(35)씨는 “인터넷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진 2002년을 전후로 시장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면서 “대형 매장은 연 매출이 10억원을 넘는다.”고 귀띔했다. 매장에서 취급하는 총은 대부분 일제 전동총이다. 외양과 무게만으로는 진짜 총과 구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다. 총알은 흔히 알려진 페인트탄이 아닌 6㎜ 비비탄을 쓴다. 페인트탄총은 모양이 투박한 데다 게임을 할 경우 박진감도 떨어져 이벤트 업체가 아니면 좀체 사용하지 않는다. ●무기제원? 나한테 물어봐 이들 서바이벌 게이머 대부분은 열정적 모형총 수집가이거나 해박한 총기 지식의 소유자들이다. 이범석(34)씨가 그런 경우다. 서바이벌 마니아가 되기 전 그는 인터넷 군사무기 카페에서 필명을 날리던 총기 전문가였다. 아직까지 세계 각국에서 만든 총기 대부분에 대해 개발과정과 제원은 물론 장단점까지 줄줄 꿰고 있다. 고등학생 시절 명동 헌책방을 드나들며 ‘건’같은 일본 군사잡지들을 닥치는 대로 사모았고 대학에선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플라스틱 모형 총기를 조립하는 데 몽땅 쏟아부은 덕분이다. 그는 “과거 외국잡지 등으로 제약됐던 정보습득 채널이 인터넷 덕분에 놀랄 만큼 다양화됐다.”면서 “요즘은 중학생이라도 맘만 먹으면 미국에서 개발중인 신형 소총의 제원과 가격을 찾아 한국 사이트에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상을 보여주는 것이 인터넷의 밀리터리 카페들이다.3년전 만들어진 네이버의 밀리터리 카페는 회원수가 7만에 육박한다. 하루 평균 300개 정도 올라오는 글마다 댓글이 빼곡하다. 글의 종류도 단순한 국방기사 스크랩을 넘어 동호회 활동에서 외국 군사 사이트와 무기회사 홈페이지에 실린 최신 무기정보까지 다양하다. 조선일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가 운영하는 ‘유용원의 군사세계’는 방문자 수가 4900만명을 넘어섰다. 일일 평균 접속자가 5만명으로 국방부와 군 공식 홈페이지 방문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문화 소비자 아닌 정책 생산자를 꿈꾼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의 활동이 단순한 정보의 교환과 소비단계를 넘어 국방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실제 각종 밀리터리 사이트에서는 국방개혁이나 차기 전투기 사업, 해군의 이지스함 도입 등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첨예한 논쟁이 벌어진다. 홈페이지를 통해 국방예산 증액이나 차세대 무기 도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오프라인 상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기도 한다.2005년 일군의 마니아들이 벌인 제주 해군기지 건설 지지 시위가 대표적이다. 서명·시위 같은 압력행사 단계를 넘어 정책 입안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국회활동을 통한 개입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주변에서는 국정감사나 예산안 심의 때 보좌진으로 들어가 국방관료들을 능가하는 전문지식으로 현안들을 송곳처럼 파고드는 일급 마니아들이 여럿 있다. 마니아 출신으로 의원 비서관 경험도 있는 A씨는 “군 출신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현안들이 많기 때문에 ‘시즌’이 되면 여러 경로를 통해 질의서 작성 의뢰가 들어온다.”고 귀띔했다. 문화평론가 정윤수씨는 “음악이나 영화 등 과거 마니아의 영역에 속했던 고급정보들이 인터넷의 활성화로 인해 교양지식 수준으로 평준화되고 있다.”면서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마니아 집단과 달리 전문·세분화를 통해 마니아적 정통성을 유일하게 보존하고 있는 분야가 밀리터리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밀리터리 마니아 계보학 1990년대 초반 국내에 도입된 서바이벌 게임은 10년새 기업의 신입사원 연수나 각종 청소년 캠프의 단골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군에서도 예비군 훈련과목의 일환으로 적극 장려되고 있다. 하지만 서바이벌 게이머들은 밀리터리 마니아 중에서도 소수그룹에 속한다. 필드에 나가기 위해선 적잖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하는 데다, 게임에 사용되는 총의 가격이 30만∼80만원에 이르는 등 금전적 부담도 적지 않은 탓이다. 이 때문에 정기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서바이벌 마니아는 30∼40대 직장인들이 많고, 그 수도 2만명이 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밀리터리 마니아는 서바이벌 마니아와 무기모형의 제작과 수집을 즐기는 플라모델 마니아, 군사지식을 수집·탐구하는 지식 마니아층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는 시·공간적 제약이 따르지 않고 돈이 들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군사지식 마니아층의 저변이 가장 넓다. 연령대도 10대에서 장년층까지 다양하다. 관심사도 다양해 총기 정보를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차·장갑차·야포 등 지상군 무기에 관심있는 사람, 함정이나 항공기가 주 관심사인 사람들이 있다. 일각에선 이들이 군의 2급비밀 사항인 육상·해상전력을 정확히 알고 있고, 공군전력도 80% 이상 파악하고 있다고 본다. 글의 게시와 열람이 자유로운 군사지식 사이트가 사실상 정보의 ‘허브’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1970년대부터 본격등장한 플라모델 마니아는 1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주로 제작하는 것은 전차와 전투기, 함정이다. 이 가운데 축소비율이 크고 부품이 많은 함정류가 가장 제작이 어려운 작품으로 꼽힌다. 이밖에 군장 마니아, 전쟁영화 마니아, 전략 시뮬레이션과 슈팅 게임 마니아 등이 밀리터리 마니아의 범주에 들어간다. 마니아 세계에선 플라모델 마니아→군사지식 마니아→서바이벌 마니아로 이어지는 단계를 통상적인 마니아의 진화경로로 본다. 물론 변수는 ‘나이’와 ‘돈’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과학 한국’의 희망-국가석학에 듣는다] (1) 세포사멸 세계적 권위자 최의주 고려대 교수

    [‘과학 한국’의 희망-국가석학에 듣는다] (1) 세포사멸 세계적 권위자 최의주 고려대 교수

    ‘세포가 나고 죽는 비밀을 벗겨 난치병 정복에 나선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캠퍼스 세포사멸연구센터. 네 벽면은 물론 책상 위에도 연구 논문이 사람 키 높이만큼 첩첩이 쌓인 한 연구실.‘세포 사멸(死滅)’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최의주(50)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인기척에도 아랑곳없이 묵묵히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곳만큼 어지럽고 엉망인 곳도 없을 겁니다. 허허.” 그러나 그의 연구는 일목요연하고 명쾌했다. 그는 지난달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선정한 ‘2006 국가석학(Star Faculty)’ 10명 중 한 사람이다. 세포가 탄생하고 죽는 과정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 수상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겸손하게 손사래친다.“제 연구를 인정받은 것은 기쁘지만, 그냥 상을 홍보하기 위한 과찬의 말씀으로 받아들이세요.” 그는 지난 13년간 ‘세포는 왜 죽어야 하는가?”란 질문에 끊임없이 답을 얻으려고 시도해왔다.1990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세포신호전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지금까지 세포의 생성과 사멸 과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96년 6월에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연구논문을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논문은 국제과학논문색인(SCI)에 등재된 논문에만 100회 이상 인용될 만큼 대단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 교수는 요즘 ‘스트레스에 대한 세포 죽음’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세포는 염색체 돌연변이, 구조 변화 등 각종 스트레스를 받는다. 예컨대 자외선, 감마선, 항암제 등 특성 독성 물질을 통해 ‘DNA 손상’을 겪는다. 세포의 죽음에 유독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그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세포의 죽음은 세포신호 전달과정으로 생겨나며 질병의 원인과도 깊은 관련이 있어요. 세포 죽음의 원리를 밝히면 난치병의 원인이 되는 주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최 교수는 세포 죽음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우리 몸에는 때나 머리카락처럼 세포 죽음이 일어나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뇌와 같이 세포 죽음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죠. 그런데 이 현상이 거꾸로 일어나면 여러 질환이 생겨나게 됩니다.” 최 교수는 치매나 파킨슨병·퇴행성 뇌질환·뇌졸중·심근경색 등은 비정상적인 세포의 죽음으로, 반면 암은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아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세포의 비정상적 생성과 죽음을 일으키는 유전자 등을 조절하면 치료제 개발의 정확한 ‘타깃’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공계 위기는 세계 석학도 절감하는 난제 중의 난제다. 최 교수는 “보다 쉬운 길을 택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어쩔 수 없지만, 정부의 지원 풍토는 바뀌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모두 기여도 측면에서는 동등한데, 정부 지원은 응용과학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룹 형태 위주의 과학기술 지원 정책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21세기 프런티어 사업’같이 연구 지원 대상을 그룹화시켜 놓으면, 이제 막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시작하려는 젊은 연구자들이 정작 하고 싶은 연구를 하지 못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과학은 정말 재미있는 학문이에요. 한번 해봄직한, 정말 후회하지 않는 분야죠. 과학은 솔직하거든요. 뿌린 만큼 거둘 수 있어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최의주 고려대 교수 1957년 서울에서 출생한 최 교수는 1976년 경기고,1980년 서울대 약학대를 졸업했다.1982년 KAIST 석사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1990년 하버드대에서 생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93년 귀국한 뒤 97년부터 고려대 생명과학대 교수를 맡고 있다.2002년 한국과학상,2003년 생명약학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 감기 너무 추우면 안걸린다…거짓? 진실!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는 등 본격적인 겨울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주위에 연신 코를 훌쩍이고 재채기를 해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겨울의 불청객 감기와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사람에게도 옮길 가능성이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국내에서 발생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일생동안 300번도 넘게 걸린다는 감기와 독감. 바이러스부터 백신까지 감기와 관련된 여러 과학 지식을 살펴보자. ●추위는 체내 면역력 떨어뜨려 우리는 통상적으로 찬 기운이 몸 안에 들어오면 감기가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잘못된 상식이다. 결론적으로 추위와 감기는 무관하다. 감기는 춥다고 걸리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예컨대 남극이나 북극 같이 너무나 추운 곳에서는 감기에 걸리고 싶어도 걸릴 수가 없다.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생활하는 사람으로부터 감기로 고생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다만 추위는 감기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빠르게 침투할 수 있는 알맞은 환경을 조성해준다.‘인체 방어막’인 체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바이러스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통로인 기도(氣道)속 섬모(纖毛)의 움직임을 방해한다.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크기가 1만분의1㎜정도인 작은 유전자 조직으로,DNA와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몸안에 침투한 바이러스는 코와 목, 기도, 폐 등을 주 활동무대로 하면서 1000배 정도까지 규모를 늘려간다. 겨울철 같이 상대습도가 낮은 환경에서 보다 오래 생존한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인플루엔자바이러스’(Influenza virus)등 10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 ●‘악성 감기’ 독감과 조류 인플루엔자 독감은 감기 중에서 가장 ‘독종(?)’인 감기라 할 수 있다. 감기 바이러스는 워낙 종류가 많은데다 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변종을 낳는다. 때문에 감기 백신은 만들래야 만들 수 없다. 감기가 인류 최대의 재앙이라고 불리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때문에 전염성이 뛰어나긴 하지만 독감 예방백신은 만들 수 있다. 독감은 겨울철 집중적으로 활동하고 전파력도 강하다. 독감은 통상 일주일이면 낫는 감기와 달리 증상이 심할 뿐더러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독감은 1918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스페인독감’으로 일주일 만에 주민 1만 4000명 중 1만 2000명이 옮았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조류에 붙어 사는 ‘H5N1’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독감이다. 공기로 전파되는데, 바이러스가 사람의 몸에 침투해 옮을 수 있어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염을 일으킬 정도의 변이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는데, 지난 6월 인도네시아에서 사람간의 첫 전염 사례가 발견돼 충격을 줬다. 완벽한 조류 인플루엔자 최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 다만 인체 독감 치료제의 하나인 ‘타미플루’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1)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전북 지역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지역 주민 등에게도 타미플루 백신이 제공됐다. 그러나 최근 미국감염학회는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효과적인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2번 이상의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동물도 기침과 콧물 흘린다 감기에 시달리는 것은 동물도 마찬가지다.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 등 변덕이 심한 날씨에는 동물도 감기에 걸린다. 사람처럼 연신 콧물을 흘리고 기침과 고열에 시달리기도 한다. 강아지 등 애완동물이 걸린 감기가 집안 사람들에게 옮기는 경우도 있다. 어항속에서 사는 금붕어 등도 갑자기 온도가 뚝 떨어지면서 면역력이 약화되면 감기 바이러스가 침투해 감기에 걸린다. 이때 몸 표면에 흰 점액이 분비되는 증상을 보이곤 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월드이슈] 가금류 살처분·백신개발…지구촌은 ‘AI와 전쟁중’

    [월드이슈] 가금류 살처분·백신개발…지구촌은 ‘AI와 전쟁중’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전세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유럽에 AI가 확산 중이고 미국 방역당국도 조만간 상륙을 피할 수 없는 일로 여기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남아는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신종 전염병 대열에 들어선 상황이다. 익산서 발생한 AI를 계기로 전세계 상황과 방역대책 등을 살펴봤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조류 인플루엔자(AI)가 풍토병처럼 자리잡은 동남아시아는 긴장의 연속이다. 발병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인체 내에서의 유전자 재조합에 의한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 유행하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혈청형이 ‘H5N1’으로 유전자의 변이 속도가 빠르고 다른 동물의 독감 바이러스 유전자와도 잘 결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의 보고서는 H5N1 바이러스가 이미 4가지 변종으로 변이됐다고 밝혔다. AI는 2003년 12월 이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서만 219건이 발병해 135명이 숨지는 등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론 44개국에서 258건이 발생,153명이 숨졌다. 게다가 올해는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 새로운 국가에서 잇따라 발병, 세계보건기구(WHO)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몽골에서 발생한 뒤 우랄산맥을 넘어 터키,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등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 당사국들은 AI가 보건 측면에서뿐 아니라 관광과 국제 교역 등 경제적인 분야에서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다보니 AI 예방과 퇴치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예컨대 태국은 2004년 AI가 처음 발병하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 제1의 닭 수출국이었으나 지금은 4위로 추락했으며 관광산업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다. 베트남에선 93명이 발병하고 42명이 사망했다. 유난히 인간 AI 감염이 높았다. 베트남은 수 백만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등 과감한 대응으로 올 초 AI 퇴치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응웬떤중 베트남 총리는 최근 AI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 AI가 다시 도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종을 울렸다. AI 주요 발생국인 중국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1월이후 발병이 증가하다가 지난 8월 중순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추가 환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모두 14명이 숨졌다. 중국은 중국계 마거릿 찬이 최근 WHO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직후 2년여 만에 AI 바이러스 샘플을 WHO 연구소에 보내며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WHO는 그간 중국 정부가 AI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하며 H5N1 바이러스 샘플을 공유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일부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국 과학자들의 위신을 높이고 돈벌이가 되는 AI 백신 개발을 독점하기 위해 AI 바이러스 샘플 제공을 거부해 왔다고 비난했다. 인도네시아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19명이 발병해 12명이 사망했으나 올 해에는 사망자 55명을 포함, 벌써 72명의 환자가 생겨났다. 누계 사망자도 56명으로 베트남을 추월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의 세계적인 휴양지인 발리섬에도 AI가 발생, 닭들이 집단폐사하면서 관광업계가 또 다시 타격을 입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예방과 퇴치가 각국의 정치·경제적 상황과 상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베트남은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중앙 정부의 강력한 통제가 효력을 발휘했으나, 인도네시아는 불안한 정치적 상황 때문에 상황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동남아나 중국은 전통적으로 가금류와 같은 생활 공간을 쓰는 경우가 많아 더욱 통제가 어렵다. 기업형 양계 등은 통제가 가능하지만 뒤뜰에서 기르는 닭과 오리를 일일이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철새를 통해 전염이 많다보니 인접국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최근 태국과 인근 라오스에서 발병한 AI는 중국 남부지방에서 유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밝히기도 했다. 한국에서 AI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중국은 즉시 동부 연해지구 6개성에 검역을 강화하고 한국산 가금류의 반입을 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jj@seoul.co.kr ■ EU, 감시구역 설정·조기경보 시스템 마련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은 지난해 말∼올해 초 26개국에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견돼 비상경보령이 내렸다. 특히 지난해 10월 러시아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 AI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 발견된 뒤 독일·오스트리아 등 7개 회원국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발생해 방역 비상이 걸렸다. ●겨울철 아프리카 철새 이동에 촉각 그러나 EU당국은 아프리카 철새들이 몰려오는 겨울에 AI가 대거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EU AI대책의 특징은 상호 협조 체계를 구축하여 AI 발생 방지와 사후 수습을 회원국과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은 EU집행위원회와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유럽질병 예방·통제센터(ECDC)’다. 특히 ECDC는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센터와 연계, 전문가 팀을 구성했다. 그에 따라 정기적으로 식품·수의학 전문가회의나 농업 및 보건장관 회의를 열고 AI 발병이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지역에 보호·감시구역 등을 설정한다. ●감시·조기 경보체제가 두 축 이런 EU의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전염병 감시 체계 강화와 조기경보·대응 시스템이라는 두 축 때문이다. 지난 2000년 EU 차원에서 감시가 필요한 질병을 선정하고 관련 법규를 제정해 EU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병은 집행위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개별 회원국은 지난해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가별 전염성 인플루엔자 방지계획’ 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에 바탕하여 강력한 AI 예방 정책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총리 산하에 건강·고용부 등 10개 부처 대표단으로 구성한 ‘범부처 조류독감 심의회’를 조직해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vielee@seoul.co.kr ■ 美, 질병통제센터 신설… 加도 대국민 홍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는 아직 조류인플루엔자(AI)의 발생이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AI 발생이 시간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백악관 국토안보위원회의 라지브 벤카야 생물방어 담당 특별보좌관은 지난 2일 노스이스턴오하이오 의과대학이 개최한 강연회에서 “전문가들은 지난 봄부터 AI가 미국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곧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벤카야 보좌관 등을 주축으로 ‘질병통제센터’를 만들어 자연적으로 전염되는 조류인플루엔자 등 전염병의 예방 및 방어책을 바이오 테러와 같은 차원에서 수립하고 있다. 질병통제센터는 이달 중에 AI가 발생할 경우 연방정부와 주 정부 등 지방정부가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해야 할 구체적인 조치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도 AI가 조류들의 질병이며, 사람끼리 전염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AI의 인체 감염에도 면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벤카야 보좌관은 강조했다. 벤카야 보좌관은 “AI에 대한 가장 중요한 대책은 인체 감염을 막기 위한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부는 과거 조류독감(Avian Flu)에 대비한 백신은 갖고 있으나 새로운 조류독감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앞으로 4개월 정도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다 정부도 AI의 캐나다 유입 및 확산을 우려, 대 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캐나다 공공보건국은 웹사이트를 통해 세계적으로 AI가 발생한 지역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캐나다에서 AI가 발생할 경우 정부와 관련 단체, 개인 등이 취해야 할 조치들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dawn@seoul.co.kr ■ 日, 사람간 감염 대비 훈련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도 결코 조류인플루엔자(AI)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교토에서는 사람도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수년간 이바라키·사이타마현 등지서 AI가 잇따라 대규모로 발생했지만 큰 소동을 빚지 않은 것은 정부와 시민들 모두 차분히 대응했기 때문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조류인플루엔자를 식품의 안전 문제, 특히 가축위생 분야에서 중요한 과제로 취급하고 있다. 농수성의 홈페이지에는 ‘특정가축전염병방역지침’과 ‘가금류질병소위원회’의 활동상황,AI발생정보와 대처내용 등에 대해서 상세한 정보가 실려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 1월 사람간 AI의 감염을 가정한 전국적 대처훈련도 실시한다. 후생노동성과 총무성 등 19개 관계부처와 광역지자체가 참여하는 첫 대규모 훈련이다. 해외여행 후 귀국한 일본인이 신형바이러스에 감염된 증상을 보이는 상황을 가정, 실시한다. 총리실이 마련한 시나리오에 따라 의료진 등 AI 전문가들이 감염지역에 파견되며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규범에 입각, 환자의 운송과 감염지역 봉쇄, 연락체제 가동 등 신속한 대처 실태를 점검하게 된다. 일본의 AI 대응은 한국과 유사하다. 강제규정은 없지만 가축질병 대처에 대한 국제규범에 따른다.AI 발생시에는 이동의 제한이나 살처분 등을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올초 이바라키현에서 AI가 발생한 뒤 지금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에서 발생하자 가금류 수입금지조치를 내리고, 공항·항만 등에서는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과는 AI 등 감염증 연구자간의 연구를 활성화하기로 지난 6월 합의했다. 일본은 현재 겨울철새에 의한 AI 전염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자생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 지역의 치료약 타미플루 비축을 위해 자금도 지원하고 있다.1억 2700만명 인구의 25%가 AI감염시 치료받을 수 있는 타미플루를 비축키로 하는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준비도 만전을 기한다. 이 같은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tae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