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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쪽 지느러미에 엄지손가락?…돌연변이 돌고래 발견 [핵잼 사이언스]

    양쪽 지느러미에 엄지손가락?…돌연변이 돌고래 발견 [핵잼 사이언스]

    그리스 바다에서 지느러미의 일부가 마치 엄지손가락처럼 생긴 돌연변이 돌고래가 처음으로 포착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등 외신은 그리스 이오니아해와 연결된 코린토스만에서 양쪽 지느러미에 갈고리 모양이 있는 줄무늬 돌고래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펠라고스 고래연구소 연구원들이 지난 여름 우연히 발견한 이 돌고래는 다른 돌고래들과 활기차게 어울릴 정도로 생활에 있어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 다만 양쪽 지느러미 끝 부분이 갈고리 모양을 한 특이한 모습인데, 이에 연구팀은 엄지손가락을 가진 것 같다고 표현했다. 펠라고스 고래연구소 소장 알렉산드로스 프란치스는 "30년 동안 그리스 해안을 떠나 수많은 돌고래를 모니터해왔는데 이같은 지느러미를 본 것은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연구소에 따르면 이곳 코린토스만에는 약 1300마리의 줄무늬 돌고래를 비롯 참돌고래, 큰코돌고래 등 다양한 종이 사는 돌고래 사회다. 이처럼 많은 돌고래 사이에서도 유독 특이한 지느러미를 가졌지만 질병으로 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프란치스 소장은 "이 지느러미는 질병으로 생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대신 지속적인 이종교배로 인해 발생한 극희 희귀한 유전자의 발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노스이스트 오하이오 의대 포유류 해부학 교수인 리사 오넬 쿠퍼도 라이브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모양의 고래 지느러미를 본 적이 없다"면서 "양쪽 모두의 지느러미가 특이한 점을 고려하면 유전에 따른 것일 것"이라고 밝혔다.
  • 독감 1년새 확 늘었다… 아동·청소년 독감 3배 이상 껑충, 독감 대처법은

    독감 1년새 확 늘었다… 아동·청소년 독감 3배 이상 껑충, 독감 대처법은

    11월 19~25일 1천명당 45.8명7~12세 101명… 유행기준 15.5배13~18세 104명… 16배 최대 어린이, 임신부, 고령층 무료접종 가능발열·호흡기 증상시 자가 치료 말고 병원손수건·옷깃으로 입 막고 기침… 꼭 손씻기 “충분한 휴식·수면 취해야… 가습 필수” 유치원, 학교, 학원 등 집단 생활이 잦은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1년새 3배 이상 급증하는 등 독감 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과 손씻기 등 개인 위생 수칙 준수 등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1일 올해 47주차(11월 19~25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가 45.8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3.9명)보다는 3.3배 높은 수치로 직전 주인 지난달 12~18일보다도 22% 늘었다. 2023~2024년 절기(올해 9월~내년 8월) 인플루엔자 유행 기준 6.5명의 약 7배다. 질병청은 지난 9월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외래환자 1000명당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는 7~12세에서 100.9명로 유행 기준의 15.5배였다. 특히 13~18세는 104.0명으로 유행 기준의 16배에 달했다.또 19~49세 53.2명, 1~6세 35.3명, 50~64세 24.4명, 0세 20.5명, 65세 이상 11.8명 등이었다. 질병청은 전국 196개 의원에서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정보를 수집해 발표한다. 38도 이상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경우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로 분류된다. 질병청은 인플루엔자가 본격적인 겨울철 유행 양상을 보임에 따라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예방접종에 동참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층은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폐렴 등 합병증 시 입원·사망할 수도백신 접종시 성인 70~90% 예방효과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A, B, C형으로 나뉘는데 주로 A형과 B형이 인체에 전염성이 높은 호흡기 감염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입원이 필요하거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 어린이, 임신부, 폐질환·심장질환 환자, 특정 만성질환 환자, 면역저하자 등은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입원할 위험이 높다. 독감은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는 감기와 달리 평균 2일(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40도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함께 나타난다. 대개 근육통과 두통이 가장 고통스럽고 소아에게는 종아리 근육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한다. 관절통과 눈의 작열감이 올 수 있고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위장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쉰 목소리,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은 점점 심해지며 해열 후 3~4일간 지속될 수 있다.전문가들은 독감 백신이 감염을 완전히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증상을 완화하고 입원율과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가 크다며 매년 유행하는 혈청형에 맞춘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3가 백신은 올해 유행하는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1종을, 4가 백신은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2종을 예방한다. 백신을 맞으면 건강한 성인은 70~90% 예방 효과가 나타나며 1년간 지속된다. 조선영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매년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므로 해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방접종은 2주 이상 지나야 항체가 형성돼 효과가 나타난다. 독감에 이미 걸렸다면 증상이 발현된 지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치료 기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고 폐렴 등 합병증 위험도 낮출 수 있다. 독감에는 주로 ‘타미플루’를 처방하며 성인 기준 75㎎을 하루에 두 번, 5일간 복용한다. 주사제 ‘페라미비르’도 개발돼 300㎎을 1회 주사한다. 한상훈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자가로 치료하지 말고 빨리 의료기관에 내원해 독감으로 진단될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투약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무증상 감염도 바이러스 전파소아는 3주까지 전파 가능 독감이 의심된다면 전파를 막기 위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수건이나 휴지,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기침 예절을 지켜야 한다. 독감 환자에게 전염되지 않기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다녀오면 반드시 손을 씻어 손에 묻어 있는 바이러스를 없애야 한다. 조 교수는 “무증상 감염의 경우에도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며 소아는 3주까지 비교적 오랜 기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독감에 감염됐다면 해열 후 24시간이 경과해 감염력이 사라질 때까지 등교, 등원, 출근 등을 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 교수는 “항바이러스제의 투여만큼이나 중요한 치료 방법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라며 “충분한 가습은 호흡을 편안하게 하고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번식을 막아 준다”고 말했다. 박세윤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에 걸린 사람은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으며 평균적으로 증상 발생 5일 뒤까지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면서 “어린이집, 학원, 학교 등 집단생활 환경에서 급격한 전파가 이뤄질 수 있어 등원·등교를 자제하거나 외출이 필요한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무증상 독감도 옮겨요… 예방접종은 기본, 휴식·가습 충분히

    무증상 독감도 옮겨요… 예방접종은 기본, 휴식·가습 충분히

    가을과 겨울이 맞물리는 환절기의 불청객 ‘독감’이 돌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엔 주로 12월에 발령되던 ‘독감 유행주의보’가 올해는 이례적으로 9월에 처음 발령됐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바이러스와 함께 리노바이러스 등 감기를 일으키는 호흡기 바이러스의 동시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독감 예방접종이 더욱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독감에 걸리면 증상이 나타난 지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해야 한다.한상훈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7일 “최근 3년간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독감이 유행하지 않아 독감에 대한 자연면역이 감소하고 독감 예방주사 접종률도 낮아졌다”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거리두기 해제로 올해는 독감이 크게 유행하거나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A, B, C형으로 나뉘는데 주로 A형과 B형이 인체에 전염성이 높은 호흡기 감염을 유발한다. 매년 다양한 변이를 일으키는 A형은 ‘H1N1 타입’으로 2009년 신종플루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B형은 빅토리아와 야마가타 계통으로 나뉘는데 A형 독감 면역 능력이 있어도 B형 독감에 걸릴 수 있다. 박세윤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기와 독감을 흔히 같은 질환이라고 생각하지만 원인과 병의 경과는 전혀 다르다”면서 “감기는 코로나바이러스 등 200여개의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원인인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독감은 노인·영유아·만성질환자에게는 중증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기와 독감은 일단 ‘감염 속도’부터 다르다. 감기는 증상이 서서히 시작되며 주로 콧물, 인후통 증상이 나타나고 발열과 근육통이 심하지 않다. 반면 독감은 평균 2일(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40도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함께 나타난다. 대개 근육통과 두통이 가장 고통스럽고 소아에게는 종아리 근육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한다. 관절통과 눈의 작열감이 올 수 있고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위장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쉰 목소리,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은 점점 심해지며 해열 후 3~4일간 지속될 수 있다. 한 교수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호전된 뒤 한 달까지도 마른기침과 전신 쇠약감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 “영유아나 50세 이상의 연령층, 임신부, 만성질환 또는 골수·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폐렴 발생 빈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독감은 독감에 걸린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발생하는 작은 체액 방울이 악수 등 신체 접촉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박 교수는 “독감에 걸린 사람은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으며 평균적으로 증상 발생 5일 뒤까지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면서 “어린이집, 학원, 학교 등 집단생활 환경에서 급격한 전파가 이뤄질 수 있어 등원·등교를 자제하거나 외출이 필요한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영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의 경우에도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며 소아는 3주까지 비교적 오랜 기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독감이 의심된다면 전파를 막기 위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수건이나 휴지,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기침 예절을 지켜야 한다. 독감 환자에게 전염되지 않기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다녀오면 반드시 손을 씻어 손에 묻어 있는 바이러스를 없애야 한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이 감염을 완전히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증상을 완화하고 입원율과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가 크다며 매년 유행하는 혈청형에 맞춘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가 백신은 올해 유행하는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1종을, 4가 백신은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2종을 예방한다. 백신을 맞으면 건강한 성인은 70~90% 예방 효과가 나타나며 1년간 지속된다. 조 교수는 “독감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매년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므로 해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감 접종은 독감이 본격 유행(12~3월)하기 전인 10~11월에 하는 게 좋고, 2회 접종이 필요한 소아는 9월 초부터 주사를 맞는 게 좋다. 너무 빨리 맞으면 유행 시기에 면역력이 낮아지고 반대로 너무 늦게 접종하면 면역력이 생기기 전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 예방접종은 2주 이상 지나야 항체가 형성돼 효과가 나타난다. 독감에 이미 걸렸다면 증상이 발현된 지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치료 기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고 폐렴 등 합병증 위험도 낮출 수 있다. 독감에는 주로 ‘타미플루’를 처방하며 성인 기준 75㎎을 하루에 두 번, 5일간 복용한다. 주사제 ‘페라미비르’도 개발돼 300㎎을 1회 주사한다. 한 교수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자가로 치료하지 말고 빨리 의료기관에 내원해 독감으로 진단될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투약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독감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한 공기로 인해 약해지면 감기에 쉽게 걸리는 만큼 충분한 가습도 중요하다. 한 교수는 “항바이러스제의 투여만큼이나 중요한 치료 방법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라며 “충분한 가습은 호흡을 편안하게 하고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번식을 막아 준다”고 말했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독감은 백신이 있지만 인플루엔자바이러스만 예방할 수 있으며 모든 감기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다”고 말했다. 선우 교수는 “수면 부족, 정신적인 스트레스, 영양 결핍 등은 감기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잠을 잘 자고 신선한 과일, 채소를 비롯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금연과 적절한 운동은 호흡기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되며 집안을 청결히 유지하고 실내 습도를 건조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사설] ‘발등의 불’ 고준위 방폐장, 여야 눈감을 텐가

    [사설] ‘발등의 불’ 고준위 방폐장, 여야 눈감을 텐가

    국회에 계류 중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관리특별법의 운명이 내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결정된다. 이번에 처리하지 못하면 자칫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되는 운명을 맞을 공산이 크다. 사용후핵연료가 포화 상태에 다다른 터에 이는 원전 가동 중단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법안 처리가 화급한 상황인 것이다. 원자력 발전으로 배출되는 방사성폐기물은 철저히 격리되지 않으면 유전자 변이나 암 발생 등 인체 건강과 환경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안전한 처리와 관리가 절실하고 이를 위해 중간처리시설과 영구처리시설 마련이 필수다. 정부는 1978년 고리 1호기 가동을 시작한 이래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1983년부터 방폐장 부지 확보 시도를 9차례나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는 사이 24기의 원전에서 나온 1만 8600t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전소 내 임시저장시설에 쌓였고, 포화 상태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고리원전이 2032년, 월성원전이 2037년이면 포화 상태가 된다. 게다가 영구시설 마련에는 부지 선정 13년 등 최소 37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번 국회에서 특별법을 마련하더라도 2060년에야 영구저장시설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3개의 특별법 제정안은 폐기물 처리 부지 선정 절차와 유치 지역 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고준위 방폐물 관리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할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 모두 발의했고 발의 시점도 2021년과 지난해로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런데도 진척이 없다. 여야는 사용후핵연료 확보 시점과 부지 내 저장시설 규모를 둘러싼 이견을 좁혀야 한다. 이번에도 처리하지 못하면 내년 4월 총선 준비에 정신이 팔려 자동 폐기될 수 있다. 주요 원전 보유국 중 관련 법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나라는 한국과 스페인뿐이다. 고준위 방폐물 문제는 기후변화와 함께 범지구적 난제다. 무엇보다 고준위 방폐물을 영구 저장해도 좋을 만큼 지질학적으로 안전한 장소를 확보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해당 입지를 찾았다 해도 지역 주민의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여야가 당장 법안 처리에 발 벗고 나서도 여의치 않다. 현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의 삶이 걸린 일이다. 직무를 집어던진 21대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으려거든 여야는 당장 특별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 높은 곳에서 머리부터 떨어졌는데 멀쩡한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높은 곳에서 머리부터 떨어졌는데 멀쩡한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수영장에서 다이빙할 때 만약 배나 등부터 떨어져 본 적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마치 물이 아니라 아스팔트 바닥에 몸을 던진 것처럼 충격이 온다는 것을.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물총새의 경우는 물속에 있는 먹잇감을 사냥하기 위해 머리부터 다이빙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계속 그런 사냥 습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머리나 얼굴 부위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뾰족한 부리부터 다이빙한다고 하더라도 물 표면에서 받는 압력은 낮지 않을 것이다. 과학자들도 이런 사실에 궁금증을 품고 연구에 착수했다. 미국 시카고 필즈박물관 바이오인포매틱스 센터, 통합 생물연구센터, 예일대 생태 및 진화생물학과, 뉴멕시코대 생물학과, 시카고대 진화생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물속으로 수직 낙하해 먹잇감을 사냥하는 물총새가 다이빙 순간 머리를 다치지 않게 해주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 10월 25일자에 실렸다. 물총새가 물속으로 뛰어드는 다이빙 유형은 항공공학적으로 ‘플런지 다이빙’(plunge-diving)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공기 중에서 물속으로 고속으로 뛰어드는 행위다. 극소수의 동물(조류)만이 행하는 행동으로 생물학적으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플런지 다이빙을 위해서는 뇌가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우선 연구팀은 물총새들의 여러 종 중에 플런지 다이빙해 물고기를 잡는 종에 대해 분류학적 분석을 했다. 그 결과 플런지 다이빙하는 종은 다른 물총새 종들과 가계도 상 거리가 멀고 다이빙 능력은 진화를 통해 획득한 것으로 확인했다. 그다음 연구팀은 30종의 물총새의 전체 게놈을 서열 분석해 플런지 다이빙하는 물총새들이 공통으로 가진 유전적 변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물고기를 섭취하는 물총새의 식습관과 뇌 손상 없이 잠수할 수 있는 능력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타우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MART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타우 단백질은 뇌 내부의 작은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타우 단백질이 많이 축적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의 경우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은 물론 뇌진탕 같은 외상성 뇌손상도 타우 단백질이 관련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셰넌 해켓 필즈 박물관 조류관 큐레이터는 “사람에게서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타우 단백질이 새의 뇌를 보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면서 “타우 단백질이 새와 사람에게 다른 방식으로 적용되는 이유에 관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더파인 프리미엄’ 노벨사이언스상 과학기술우수상 수상

    ‘더파인 프리미엄’ 노벨사이언스상 과학기술우수상 수상

    솔잎증류농축액 제품화…노벨사이언스포럼서 시상 더파인프리미엄 고윤석 대표가 노벨사이언스상 과학기술우수상을 수상했다. 고윤석 대표는 지난 10월 27일 오전 만복림 서울역점에서 노벨사이언스포럼에 참석, 전통 솔잎의 연구개발을 통해 혈당강하에 도움이 되는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받은 솔잎증류농축액을 소재로 ‘더 파인 프리미엄’ 제품화해 건강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사이언스상 과학기술우수상을 받았다. 시상에는 세계적인 저명한 과학자 조장희 고려대학교 석좌교수가 시상하고 메달은 성용길 동국대학교 명예교수가 수여했다. 노벨사이언스는 노벨과학상 탄생을 위해 저명한 교수들이 참여하여 발행하는 권위 있는 최고의 과학기술, 최초의 기술을 등재하는 품격 높은 사이언스 매거진으로 인류에 공헌하는 우수 과학기술을 발굴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노벨사이언스포럼에서 시상한다. 이번에 수상한 ‘더 파인 프리미엄’의 기술력은 솔잎을 증류로 농축한 물질을 상품화 한 것으로 분당서울병원에서 솔잎증축액을 이용한 인체시험을 통해 혈당조절에 효과가 있는 것을 나타났으며, 한국식품영향과학회에 2형 당뇨 유발위의 솔잎증류농축액의 경구투여가 혈당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도 게재됐다. 또한 한국화학시험연구에서 솔잎증류농축액의 유전자 독성시험(골수세포를 이용한 소핵시험, 염색체 이상 시험, 미생물 복기 돌연변이 등)을 거쳤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KFDA)에서 솔잎증류농축액의 건강기능식품 원료 혈당 기능성과 건강기능식품 제품기준규격 개별인증까지 받았다. ‘더 파인 프리미엄’의 원료인 솔잎증류농축액은 동물시험, 인체시험 등을 통해 혈당강하에 효과적인으로 나타났다. 고윤석 대표는 “과학기술 우수상 수상의 계기로 더욱 노력해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 생후 20개월 딸 살해 후 장모에 “잠자리하자”는 그놈…아내는 딸 시신 은닉 도왔다[전국부 사건창고]

    생후 20개월 딸 살해 후 장모에 “잠자리하자”는 그놈…아내는 딸 시신 은닉 도왔다[전국부 사건창고]

    툭하면 부모의 아동학대·살인 사건이 터지는 가운데 아이를 보호해야 할 엄마가 지적 장애가 있는 가정에서는 끔찍한 참극이 간간이 터진다. 눈앞에서 어린 자식이 죽임을 당하는 데도 무방비이거나 때로는 조력자가 되는 경우도 적잖다. 팔다리 부러뜨리고 벽에 던져 딸 살해지적 장애 아내, 시신 은닉 남편 도와 21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1, 2심 판결문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021년 6월 15일 양모(당시 29세)씨가 생후 20개월 딸을 성폭행 살해한 것은 아내 A(당시 25세)씨와 함께 집에서 술 마시다 저지른 사건이었다. 양씨는 이날 오전 4시쯤 대전 대덕구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딸이 잠을 자지 않고 울자 “왜 소리 지르냐. 너는 죽어야한다”면서 이불로 덮어씌우고 수십 차례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짓밟는 등 1시간 동안 마구 폭행했다. 이어 아내 A씨에게 “팔을 부러뜨릴까”라고 말한 뒤 실제로 팔과 다리를 부러뜨리고 벽에 집어 던져 숨지게 했다. 그는 딸이 숨지자 아내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범행이 들통날 때까지 20여일 동안 집 안 화장실에 숨겼다. 양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아내와 술 마시고 노래방을 다니는 등 버젓이 유흥을 즐겼다. 그는 또 범행 2주 후 A씨와 손녀의 근황을 묻는 장모에게 “잠자리를 함께하자. 그러면 가르쳐 주겠다”는 등의 음란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7월 9일 집을 찾아온 장모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다. 양씨는 경찰이 들이닥치자 담을 넘어 달아났고, 한 모텔에 숨어 있다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추격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결과 그는 도주 과정에서 금품까지 훔치는 짓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1심 징역 30년→항소심 무기징역“짐승에게도 못 할 짓을 저질렀다”“어린 생명 해치면 꼭 대가 치러야” 재판부는 아내 A씨와 관련해 “사고 수준이 미숙해 상황 판단과 대처 능력이 부족한데다 양씨의 만성적인 폭력과 가학적 성행위로 고통받아 무기력과 수동적 상태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양씨가 너무 무서웠고, 평소에도 (나와 애를) 수시로 때렸다”면서도 “엄마로서 아이를 못 지켰다”고 후회했다. 양씨는 사이코패스 테스트(PCL-R)에서 26점이 나왔다. 연쇄살인범 강호순(27점)보다 1점이 낮고, ‘어금니 아빠’ 이영학(25점)보다 1점 높은 수치다. 숨진 딸은 유전자(DNA) 검사에서 양씨 것과 일치하지 않아 친부가 아니었지만 그는 자신의 친딸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중고거래 사기로 징역을 살고 2021년 초 출소한 양씨는 A씨를 찾아가 장모 집에 얹혀살면서 아내를 수시로 폭행하고, 딸 옆에 벌거벗고 눕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해 장모와 갈등 끝에 분가했지만 결국 살인을 저질렀다. 그는 1심에서 징역 30년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전자발찌 부착 20년도 명령받았다. 검찰은 재판에서 양씨가 범행 전 인터넷으로 ‘근친상간’을 검색한 수사 기록을 내보인 뒤 “말 못 하는 짐승에게도 못 할 짓을 서슴없이 저질렀다”고 이른바 ‘화학적 거세’(성 충동 약물치료)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내 A씨도 징역 1년을 받았다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형량이 높아졌다.1심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12부(당시 재판장 유석철)는 2021년 12월 “양씨의 범행은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잔혹한 것이어서 제정신으로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기최면을 걸 정도로 참담하다”면서도 “부모의 잦은 음주와 학대 속에서 불안정하게 유년기를 보내 결핍이 컸고, 딸에게 속죄하겠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아내 A씨에 대해서는 ‘미숙한 사고 수준’ 등을 이유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양씨는 1심 선고 후 항소를 포기했고, A씨는 항소했다 취하했지만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이 항소했다. “엄마로서 딸 사랑 구구절절 표현…행동은 그렇지 않았다” 항소심을 진행한 대전고법 형사1-1부(당시 재판장 정정미)는 지난해 5월 “양씨의 범죄에 응분의 형벌을 가해 딸의 억울한 죽음과 유족의 심정을 위로하고, 나아가 무고한 어린아이의 생명을 해친 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원칙을 천명해 다시는 이런 범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매우 크다”며 “양씨의 성장환경과 반성의 태도가 교화 가능성을 의미하지 않지만 사형에 처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무기징역으로 영구 격리해 재범을 막고 참회케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A씨는 친모로서 딸이 숨진 날 양씨와 주점 및 노래방을 다니며 술을 마시는 유흥을 즐겼다”며 “법정에서 딸에 대한 사랑, 그리움, 자책을 구구절절이 표현하고 있지만 범행 후 행동은 어머니로서 사랑과 연민, 아이를 잃은 슬픔, 지켜주지 못한 자책 등을 찾아볼 수 없고 친정엄마와 연락하면서 사망한 딸이 발견될 때까지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기를 지키지 못한 건…아기에게 미안하고, 정말 살고 싶지 않다. 양씨를 보니 폭행당했던 기억이 나고…정말 잘못했고, 죄송하다”고 흐느낀 바 있다.2016년 6월 24일 늦은 밤 강원 춘천의 한 주택가에서는 아기의 울음소리와 함께 ‘쾅’ 소리가 났다. 잠시 뒤 또다시 ‘쾅’ 소리가 들리고 아이 울음소리는 멈췄다. 두 차례 큰 소리가 난 집안에서는 B(2)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B군을 죽음에 이르게 한 범인은 친엄마 노모(당시 23세)씨의 동거인인 정모(당시 33세)씨. 이날 술을 마시고 귀가한 정씨는 B군의 기저귀에서 흘러넘친 대변이 방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 정씨는 찬물로 씻긴 뒤 방에 눕힌 B군이 울고 보채자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B군의 발목과 몸통을 양손으로 붙잡아 장롱으로 던졌다. 겨우 신장 88㎝, 체중 12~16㎏밖에 안 되는 B군은 참을 수 없는 극심한 고통과 공포심에 더 크게 울었다. 그러자 정씨는 B군을 다시 들어 올려 장롱으로 내동댕이쳤다. 두 번의 충격으로 머리를 크게 다친 B군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정씨는 살해 전에도 수차례 B군을 학대했다. 정씨는 범행 한 달여 전인 5월 17일부터 휴대전화 모바일게임을 통해 안 노씨와 자기 집에서 동거에 들어갔고, 1주일여 뒤부터 B군에게 손을 댔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빗자루로 발바닥과 엉덩이를 때렸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수차례 폭행했다. 아무 이유 없이 B군의 성기를 세게 꼬집어 찰과상을 입히기도 했다. 두 살 의붓아들 ‘장롱’에 던진 동거남지적 장애 엄마는 ‘처벌불원서’ 써줘 노씨는 친아들이 폭행, 학대당하는 모습을 목격했지만 주변에 알리거나 신고하지 않으며 방임했다. 심지어 아들을 병원에 데려가거나 치료하지도 않았다. 지적 장애가 있는 노씨는 이같은 혐의로 기소되자 달아났다 붙잡혔고, B군의 친권자로서 정씨에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써주기도 했다. 일용직 근로자였던 정씨는 허리를 다쳐 일하지 못했고, 노씨가 노래방 도우미로 생계를 책임졌다. 1심 법원은 살인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아동방임 혐의를 받은 노씨는 정씨와 함께 선 법정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정씨와 노씨는 항소하고 상고도 했으나 모두 기각돼 2017년 7월 1심 형이 확정됐다. 정씨는 재판 과정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상해치사 내지는 폭행치사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재판부는 ‘학대 행위가 아닌 훈육이었다’는 정씨의 항변에 대해선 “만 2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심하게 때린 점, 별다른 이유 없이 성기를 꼬집은 점, 치료 시도조차 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훈육 의도를 넘어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해 학대하고 살해한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부부 중 한쪽, 특히 아내에게 지적 장애가 있으면 엄마로서 아이를 보호하기 쉽지 않아 가정 범죄에 매우 취약하다”면서 “그렇다고 가정을 밀착 감시하는 것은 안 되는 일이고 취약가정의 최일선에 있는 사회복지사가 상황을 파악해 경찰과 좀더 긴밀히 정보교류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 초가을인데 한겨울 수준 ‘독감’… 감기로 얕봤다간 독하게 당해요

    초가을인데 한겨울 수준 ‘독감’… 감기로 얕봤다간 독하게 당해요

    독감 환자 작년보다 4배 넘게 폭증코로나 이후 두려움 줄어 접종 ‘뚝’감기와 다르게 고열·오한·근육통신체 접촉에 전파, 손 자주 씻어야만성질환·노인, 중증 합병증 위험유행 기간따라 바이러스 변이 생겨늦어도 11월까지 매년 접종 권고고령자 폐렴·대상포진 함께 접종을 지난해 9월 16일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독감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이후 1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독감유행주의보를 가을에 발령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유행주의보 발령 이후 두 번째 가을을 맞이했다.독감유행주의보는 예방을 선제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행을 미리 알리는 경보체계로 매년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절기 유행 기준을 초과할 때 전문가 자문을 거쳐 즉시 발령된다. 이후 의사환자 수가 유행 기준 미만으로 2주 이상 지속될 때 전문가 자문을 거쳐 해제하는데 지난해 9월 발령 뒤 1년 동안 해제 기준 충족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통계를 봐도 독감 기세는 꺾이는 분위기가 아니다. 질병관리청은 9월 4주차(24~30일)에 38도 이상 고열과 기침, 인후통 등을 호소한 독감 의심 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당 20.8명이라고 집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00명당 4.9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2주차 독감 의심 환자가 1000명당 19.5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가을 독감 환자가 코로나19 이전 겨울철 독감 환자보다 높은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코로나·감기 등과 동시 유행 가능성 한상훈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일 “코로나19 기간 독감 유행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독감에 대한 자연면역이 감소하고 독감 백신 접종률이 낮아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 및 리노바이러스 등 감기를 일으키는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의 동시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음에도 독감에 대한 체감 두려움은 줄어든 측면이 있다. 과거에는 독감이 감기보다 위험한 질병으로 분류됐지만, 코로나19를 겪은 뒤에는 독감을 감기보다는 위험하지만 코로나19보다는 증상이나 사망 위험이 덜한 질환으로 생각하게 되면서다. 그러나 독감 역시 중증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질환이란 점에서 경계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박세윤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기와 독감은 원인과 병의 경과가 전혀 다른 질병”이라며 중증 합병증 예방을 위해 독감 예방접종을 할 것을 권했다. ‘약을 먹으면 7일, 안 먹으면 일주일 만에 낫는다’고 감기에 걸린 것처럼 독감을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나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한 200여개 이상의 서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원인인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발생한다. 또 감기의 주증세가 기침·콧물·인후통 등이라면 독감은 고열, 오한, 심한 근육통 등을 동반한다. 독감은 특히 노인·영유아·임산부와 심혈관계·호흡기계·신장 등에 만성 질환을 지닌 사람에게 중증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독감 예방법 숙지가 잘 이뤄진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박 교수는 “독감의 원인이 되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체액 방울을 통해 또는 악수와 같은 신체 접촉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면서 “독감 의심 증상이 있다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수건이나 휴지,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기침 예절을 지키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다녀오면 반드시 손을 씻어 손에 묻은 바이러스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 때 모두가 했던 행동을 다시 하는 게 독감 예방법인 셈이다. 독감에 걸리면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으며, 평균적으로 증상 발생 닷새 후까지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다. 그래서 독감에 걸린 것으로 의심된다면 어린이집·유치원·학교·학원 등의 등원과 등교를 자제하는 게 좋다. 반드시 외출해야 할 경우라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증상 후 5일간 전파… 등원·등교 자제 백신은 최우선으로 권고되는 독감 예방 전략이다. 허진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 예방접종을 받으면 독감뿐 아니라 폐렴이나 뇌염 등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독감 백신은 매년 9~11월 접종하는 게 좋다”고 했다. 노인과 어린이가 먼저 예방접종을 받게 되는데, 노인 중에서도 폐·심장질환자, 만성질환자, 병원에서 치료 중인 사람, 의료인, 환자 가족 등에겐 독감 예방접종이 필수다. 백신은 포함된 바이러스 종류 개수에 따라 구분한다. 올해의 경우 3가 백신에는 두 종류의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한 종류의 B형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다. 4가 백신에는 B형 바이러스가 한 종류 더 포함돼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0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2023~2024 절기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을 실시한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4가 백신을 활용한다. 독감 백신을 매년 접종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최성호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의 원인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많은 사람을 통해 전파되는 동안 유전자 변이가 생기면서 매년 독감 유행 기간에 조금씩 다른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게 된다”면서 “예전에 만든 백신으로 현재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충분히 얻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인이라면 독감 백신과 폐렴 백신 접종 등을 함께 받는 게 좋다고 최 교수는 권했다. 그는 “폐렴 접종은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 세균인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접종”이라면서 “65세 이상 고령자와 각종 만성 질환자에게 접종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상포진 접종은 50대 이상에서 대상포진 예방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면서 “독감 백신을 위해 병원에 방문했을 때 폐렴구균, 대상포진에 대한 예방접종 대상인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같이 접종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이것’이 학습, 기억, 사회성 좌우한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이것’이 학습, 기억, 사회성 좌우한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많은 부모는 자녀가 공부도 잘하고 사회성도 좋기를 바란다. 학습 능력과 기억력은 물론 사회성까지 좌우하는 물질이 발견돼 주목받고 있다. 아직은 이 물질의 영향력은 동물 실험에서만 확인됐지만 사람에게도 적용되는지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대 분자·통합 생물학과, 베크만 고등과학기술원 공동 연구팀은 암 억제 단백질로 알려진 ‘p53’이 학습, 기억, 사회성을 조절하는 핵심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분자 정신의학’ 9월 28일자에 실렸다. 유전자는 A, C, G, T 등 4종류의 염기를 이용해 긴 서열을 만들어 낸다. 유전자들은 세포가 특정 기능을 가진 단백질을 만들도록 지시하는 역할을 한다. TP53 유전자는 단백질 p53을 생성하도록 지시하는 방식이다. p53 단백질은 다세포 생물의 암 억제자로 역할을 한다. 게놈의 돌연변이를 막고 안정성을 보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p53은 ‘게놈의 수호자’라고 불린다. 여기에 돌연변이가 생겨 p53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못하면 손상을 입은 DNA를 가진 세포는 세포분열을 진행해 암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해 해마 속 p53 수치를 낮춰 행동 변화와 관련 유전자 발현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생쥐의 강박적이고 반복적 행동을 촉진하고 다른 생쥐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장기 강화라고 불리는 해마-뉴런 간 활발한 통신이 이뤄질 때 p53 수치가 상승한다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p53 단백질이 생쥐의 사회성, 반복 행동, 해마 관련 학습과 기억을 조절하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니엔-페이 차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p53이 자폐 스펙트럼 증후군이나 뇌전증에서 나타나는 불규칙한 뇌세포 활동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 희소질환자 희소식…질병 유발 DNA변이 찾는 AI 나왔다

    희소질환자 희소식…질병 유발 DNA변이 찾는 AI 나왔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조직인 딥마인드가 수천만개의 유전자 변이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했다.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새로 개발된 ‘알파미스센스’ 프로그램은 DNA 염기 중 하나가 바뀌면서 다른 아미노산을 코딩하게 되는 과오 돌연변이(missense mutation)를 예측한다. 단백질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는 아데닌(A), 티민(T), 시토신(C), 구아닌(G) 등 네 가지 DNA 염기로 돼 있는데, 하나가 빠지거나 순서가 바뀌는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알파미스센스를 활용해 인간 단백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7100만개의 단일 문자변이를 분석했다. 연구진이 프로그램의 정확도를 90%로 설정했을 때 과오 돌연변이의 57%가 무해하고 32%는 유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나머지는 영향이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다른 과학자들을 위해 예측 분석 자료를 온라인에 무료로 올려놓았다. 2016년 3월 바둑 기사인 이세돌(40) 9단을 4승 1패로 꺾어 눈길을 끈 ‘알파고’로 잘 알려진 딥마인드는 화학 구성으로 인간 단백질의 3D 구조를 파악하는 프로그램인 ‘알파폴드’를 응용해 알파미스센스를 개발했다. 알파미스센스는 인간 및 인류와 가까운 영장류의 DNA 데이터를 받아 어떤 과오 변이가 흔하고 드문지 등 정보를 학습했다. 또한 수백만 단백질 서열과 정상 단백질 모습 등을 학습하면서 단백질 ‘언어’를 익혔다. 이렇게 훈련된 AI 프로그램에 변이가 입력되면 이 변이의 위험성을 반영하는 점수가 생성된다. 연구를 진행한 청쥔 박사는 “(분석법은) 인간의 언어와 비슷하다”며 “만약 영어 문장에서 어떤 단어를 대체하면, 영어에 익숙한 사람은 대체 단어가 해당 문장의 의미를 변화시킬지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AI 예측으로 유전자 변이로 인한 희소질환 연구와 진단이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 18년간 5가지 암 걸린 여성…알고보니 유전자 탓?

    18년간 5가지 암 걸린 여성…알고보니 유전자 탓?

    14살부터 지금까지 5가지 암에 걸려 투병 중인 32살 중국 여성 소식이 알려졌다. 17일 중국 현지 언론인 베이완온라인(北晚在线)은 장쑤성 난징시에 살고 있는 왕멍린(王梦琳)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녀가 처음 ‘암’이라는 단어를 접한 때는 2005년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왼쪽 팔꿈치를 계단 난간에 부딪힌 후 며칠이 지나자 다친 부위가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약 한 달 정도 지난 뒤까지 붓기가 사라지지 않자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한 뒤 그 이유를 알았다. 의사는 악성 골육종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원래 의사는 팔 전체를 절단하려 했지만 여러 차례 수술과 화학요법으로 팔꿈치 아래 한 마디만 잘라냈다. 이후 2010년까지 5년 동안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며 골육종 완치 판정을 받았다. 시련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2015년 직장에서 인정받으며 승진 기회를 받으려는 순간 신체검사에서 외쪽 가슴에 종양이 발견되었다. 의사는 종양을 의심했고 검사 도중 오른쪽 섬유종 아래에도 종양이 발견되어 양쪽 가슴 모두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마취 상태에서 그녀의 어머니가 양쪽 가슴 모두 절제술을 요청했고, 수술을 마친 뒤에서야 본인 가슴이 사라진 걸 알아차렸다. 이후 가슴은 유방 재건술을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 2016년 유방 재건술 이후 여느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불행은 또 그녀를 찾아왔다. 2021년 건강검진 결과 폐의 멍울이 이전보다 커져 있었고, 의사는 조기 폐암을 의심했다. 약 보름 후 입원 후 폐 조직 검사 결과 폐의 선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들의 활동은 더욱 빨라졌다. 2022년 9월 초 의사로부터 신장에 새로운 멍울이 생겼다는 검사 결과를 들었다. 같은 해 12월 수술을 받았고 병명은 부신 악성 종양으로 또 암이었다. 심지어 이 암은 발병률이 굉장히 희박한 암이었다. 2023년 2월 새로 찍은 CT에서 폐 부위 결절이 더 커졌고 이후 5월 검사에서는 위에서 3cm 종양, 뇌에서도 0.7cm 멍울이 발견되었다. 복부에서도 종양이 발견되었고 제거한 뒤 임상 보고서에서는 이를 간엽성 종양이라고 진단했다. 평소 술 담배는 물론 식단까지 철저히 하는 그녀에게 이런 암이 줄줄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녀의 가족력과 유전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그녀의 집안에서 암에 걸린 환자는 그녀만이 아니었기 때문. 그녀의 부친은 2009년 위암 선고를 받고 2018년 향년 56세의 나이로 운명했다. 아버지도 전이가 아닌 여러 부위에서 암이 발생하자 한 유전자 회사에서 아버지 3대에 걸친 유전자 검사를 진행, 결과적으로 그녀의 아버지에게는 TP53이라는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켰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변이된 유전자가 딸에게 그대로 유전되었다. TP53 유전자는 일반적으로 ‘암 억제 단백질’로 암을 예방하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다.  현재 그녀는 “과거에는 5년이나 10년 주기로 새로운 암이 발견되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제어가 되지 않는 것처럼 검사 할 때마다 새로운 암이 발견된다”라면서 경험 많은 전문가, 암 환자 가족들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 ‘무병장수’ 원한다면 취미 활동 하세요

    ‘무병장수’ 원한다면 취미 활동 하세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류의 평균 수명이 100세를 넘어 ‘120세’가 되는 시기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로롱팔십’이란 옛말처럼 각종 노환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의과학자들은 ‘무병장수’를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영국 런던대(UCL) 의대, 일본 국립 노인학·노인의학 연구센터, 지바대 예방의과학센터,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 공동 연구팀은 취미 활동을 하는 사람이 하지 않는 사람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의학’ 9월 12일자에 실렸다. 취미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여가 시간에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하는 모든 활동이다. 취미 활동이 고독감을 줄이고 우울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많았다. 문제는 주로 단일국가를 대상으로 한 분석들이어서 다른 국가나 문화적 환경에서도 적용이 가능한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연구팀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호주 등 16개국 65세 이상 남녀 9만 3263명을 대상으로 취미 활동과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연관성을 조사한 장기 추적 조사 연구들을 메타분석했다.그 결과 65세 이상 노년층의 경우는 취미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취미 활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스스로 느끼는 건강 상태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건강 측정치가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미를 가진 사람은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더 높고 우울 증상도 더 적다는 것도 확인됐다. 한편 중국, 영국, 호주 국제 공동 연구팀도 건강한 생활 습관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정신 보건’ 9월 12일자에 실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성인 20명 중 1명이 우울 증상을 경험한다. 우울증 발병은 생물학적 요인과 생활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구팀은 우울증과 발병 요인 간 상관관계를 좀더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대표적인 바이오 분야 빅데이터인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29만여명의 자료를 9년 동안 정밀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금연, 절주, 과일 및 채소 중심의 식단, 규칙적인 신체활동, 숙면, 사회적 관계 유지, 지나친 좌식 생활 피하기라는 7가지 건강한 생활 습관이 우울증 감소의 핵심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단기 우울증과 치료 저하성 우울증을 포함한 우울증 위험을 줄이는 습관으로 하루 7~9시간의 숙면(22%)이 가장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잦은 사회적 관계는 우울증 위험을 18% 낮추고 재발성 우울장애를 가장 잘 예방할 수 있었다. 이어 금연(20%), 규칙적 신체활동(14%), 좌식 생활 피하기(13%), 절주(11%), 건강한 식습관(6%) 순으로 우울증 위험을 줄였다. 연구팀은 우울증 발병에 유전적 요인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DNA를 분석했다. 우울증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변이를 조사해 보니 유전적 위험 점수가 가장 낮은 사람은 가장 높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25%에 불과했다. 이는 생활 습관이 유전적 요인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 “모든 암세포 사멸한다…유방암 쥐로 ‘전임상’ 성공”

    “모든 암세포 사멸한다…유방암 쥐로 ‘전임상’ 성공”

    미국의 저명한 암치료센터 시티오브호프 연구팀이 증식세포핵항원(PCNA)을 표적으로 한 분자 ‘AOH 1996’의 동물 전임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임상 시험’이란 새로 개발한 신약후보물질을 사람에게 사용하기 전에 동물에게 사용하여 부작용이나 독성, 효과 등을 알아보는 시험이다. 전임상 시험 후 임상 1상, 2상, 3상 등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 들어가고 3상시험이 통과되면 신약시판 허가를 받는다. 미국 시티 오브 호프 국립메디컬센터는 6일(한국시간) 동물 전임상 연구에서 모든 고형 악성 종양(암 종양)을 죽일 수 있는 표적 화학 요법 약물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시티 오브 호프는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암 치료 센터 중 하나로 알려진 곳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셀 케미컬 바이오로지’에 게재됐다.AOH1996은 암세포 DNA 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CNA(증식 세포 핵 항원)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의 유전자에 생긴 이상으로 정상 범위를 넘어 자율적으로 분열과 증식을 반복해 체조직에 다양한 악영향을 미친다. 암 환자에 대한 항암제 및 면역요법 등의 치료가 이루어지지만, 암세포는 변이를 통해 치료 내성을 획득하고 재발을 반복할 수 있다. 시티오브호프 분자진단·실험치료학부 교수 린다 말카스 박사는 20년에 걸쳐 암세포의 DNA 복제 및 복구에 필수적인 단백질 PCNA를 표적으로 한 암 치료제 ‘AOH 1996’를 개발해 왔다. PCNA는 모든 세포에 존재하기 때문에 정상 세포가 아닌 암세포 PCNA만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이 개발될 수 있다면 다양한 암세포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다.“쥐의 종양 크기, 약물 투여 전보다 감소했다” 연구팀은 70종 이상의 암 세포와 정상세포 그룹(대조군)에서 AOH1996의 항암 활성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AOH1996가 정상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의 DNA 복제를 막아 암세포의 사멸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OH1996은 특히 유방, 전립선, 뇌, 난소, 자궁경부, 피부 및 폐 암에서 유래된 세포를 치료하는 과정에 매우 효과적이었다. 변형된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타깃하고 손상된 DNA를 가진 암 세포의 분열을 막는다. 더 나아가 건강한 세포는 공격하지 않는 만큼, 화학요법과 관련된 유해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경구용 화학요법 탄생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말카스 박사는 “지금까지 밝혀진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AOH1996은 독성을 초래하지 않고 동물 모델에서 단독 치료 또는 병행 치료로 종양의 성장을 억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PCNA가 암 세포 내 핵산 복제에서 오류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라고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했고, 사실로 드러났다. 전에는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더 많은 이해가 이뤄진 만큼, 향후 보다 개인화되고 표적화된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물 실험을 통해 약물의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팀은 현재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실험 참여자는 하루 2회 경구 형태로 AOH1996을 복용한다. 미국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이 임상시험은 내년 3월 말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 [생생우동]서울에서 즐기는 ‘한여름밤의 꿈’…한강과 서울숲 등 ‘밤 축제’ 개막

    [생생우동]서울에서 즐기는 ‘한여름밤의 꿈’…한강과 서울숲 등 ‘밤 축제’ 개막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딱딱한 행정 뉴스는 매일 같이 쏟아지지만 그 안에 숨겨진 알짜배기 생활 정보는 묻혀버리기 십상입니다. 서울신문 시청팀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내놓은 행정 소식 중 우리 일상의 허기를 채우고 입맛을 돋워줄 뉴스들을 모은 ‘생생우동’(생생한 우리 동네 정보)을 매주 전합니다.전국이 찜통이다. 한낮에는 야외 활동이 거의 불가능할 지경이다. 전국 지자체들도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할 정도다. 그렇다면 한결 선선한 여름밤을 즐기면 어떨까. 서울시가 서울숲과 한강 등에 마련한 다양한 야간 축제를 즐기며 가족들과 함께 ‘한여름밤의 꿈’을 그려보자. 서울숲에서 달빛버스킹, 별빛산책을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23 서울숲 푸른밤 축제, 야호夜好! 서울숲’을 11일부터 19일까지 운영한다. 이번 축제는 ▲달빛버스킹(음악·마술·마임 공연) ▲물빛갤러리(전시, 체험, 동요 콘서트) ▲별빛산책(숲 탐험, 모기장 캠핑) 등 3가지 주제로 펼쳐진다. 먼저 12일과 19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서울숲 야외무대에서는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푸른밤 버스킹’이 준비돼 있다. 12일에는 관객과 함께 퍼포먼스를 만드는 서울사람 강현구의 코믹 마임, 비눗방울 쇼와 마술공연, 가능동 밴드의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19일에는 팬플룻에 어쿠스틱 기타가 더해진 연주를 시작으로 관객과 소통하며 즐기는 마술공연, 어쿠스틱 밴드 ‘봄여름’의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달빛버스킹은 서울숲에 방문한 시민 누구나 오후 7시부터 야외무대에서 관람 가능하며, 돗자리를 준비하면 더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서울숲 중앙연못 옆 커뮤니티센터에는 그림책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도심 속 자연과 동화를 그림으로 만나보는 ‘그림책 일러스트 전시회’와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서울숲 그림책 도서관’ 등으로 구성됐다. 11일부터 19일까지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아울러 숲해설가와 함께하는 야간 서울숲 탐험 ‘별별 숲마실’이 준비돼 있다. 11일부터 18일까지 평일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만5세 이상 어린이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을 통해 4일부터 사전예약하면 된다. 11일부터 18일 기간 중 주말, 공휴일에는 ‘별빛따라~ 숲길따라 야간 스스로 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현장 접수를 통해 누구나(어린이는 보호자 동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안내자 없이 안내지도를 가지고 탐방하면 된다. 밤에 더 찬란히 빛나는 한강 페스티벌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한강공원 곳곳에서 열리는 시의 대표 여름축제 ‘2023 한강페스티벌 여름’ 역시 밤에 주로 열린다. 이날 오후 8시부터 9시 여의도한강공원에선 ‘한강 썸머 뮤직 피크닉’이 열린다. 빈백에 누워 여름밤 재즈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재즈 가수 웅산, 이주미, 마리아킴 등이 무대에 오른다. 시민 누구나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5일에는 한밤에 한강을 따라 걷는 ‘한강 나이트워크 42K’ 대회가 열린다. 여의도를 출발해 한강을 한 바퀴 도는 대회다. 거리에 따라 15·22·42㎞ 코스로 나뉜다. 시는 온라인으로 참가자 총 1만200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난지한강공원과 양화한강공원 물놀이장에서는 5~6일 이틀간 야간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운영한다. 하루 300명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다. 여의도한강공원에선 5일과 12일 오후 6시부터 9시 사이에 ‘한강 무소음 DJ 파티’도 열린다. 여의도 마포대교 아래가 이색 파티장이 된다. 무선 헤드폰을 쓰고 디제잉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출 수 있다. 19~20일 밤에는 여의도 원효대교 아래와 망원초록길에 야외 영화관을 연다. 같은 날 오후 7시부터 8시 사이에 양화한강공원에서는 요가 수업이 열린다. 참가비는 무료이고 하루 50명씩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다. 공예박물관과 시립과학관도 야간개장 박물관과 과학관도 아이들 손을 잡고 야간에 다녀가기에 안성맞춤이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이달 한달 간 매주 토요일 운영 시간을 기존 오후 6시에서 9시로 연장 운영한다. 이번 야간 개관은 내년 하절기(6~8월) 야간 개관에 앞선 시범 운영이다. 이번 야간 개관에서는 전시 1~3동에 위치한 상설전시실을 시민에게 개방한다. 5일에는 ‘박물관장과 함께하는 전시관람’, ‘오픈 스튜디오(Open Studio): 여름을 엮는 왕골공예’ 체험 등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물관장과 함께하는 전시관람에서는 김수정 관장이 공예 역사 전시를 직접 해설한다. 오픈 스튜디오: 여름을 엮는 왕골공예는 왕골을 활용해 ‘나만의 티코스터’(찻잔 받침대)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박물관은 5일부터는 경관조명도 매일 오후 11시까지 점등할 계획이다. 서울시립과학관도 이날부터 6일까지 ‘한 여름 밤의 과학관’을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일상 속 과학’을 주제로 SF영화를 보면서 상상의 세계를 탐험하고, 과학실습도구를 활용해 ‘방탈출’ 게임처럼 미션을 해결하는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된다. 천문대에서는 여름 밤 천체 관측과 특별 해설이 진행된다. 1층 로비에서는 여름철 발생하는 기후이상과 기후위기에 대한 해설을 더한 ‘토네이도 라이브쇼’가 열린다. 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는 ‘외계 생명과 평행우주’라는 주제로 SF영화 상영회와 강연회가 펼쳐진다. 영화 월-E 상영과 함께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가 강연을 맡는다. 미션 해결 프로그램으로는 PCR(유전자증폭), 바이러스 변이 등 생명과학분야 뿐 아니라 물리천문학, 생태학 등 여러 분야의 실험 콘텐츠로 구성된다. 행사 기간 운영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립과학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밖에 시는 사적 운현궁(종로구 삼일대로)에서 오는 25일 오후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여름밤 체험프로그램 ‘별 헤는 밤 운현궁’을 운영한다. 운현궁 앞마당에서 돗자리 펴고 눕기,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야간 투어, 여름밤 별과 달을 관측하는 별자리 클래스 등이 진행된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운현궁’의 네이버 예약 메뉴를 통해 8일 오전 9시부터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 2인 15팀, 총 30명을 모집하고 참가비는 1인당 1만원이다.
  • 중국인 유전자 50% 섞였다…김구라, 子그리와 ‘혼란’

    중국인 유전자 50% 섞였다…김구라, 子그리와 ‘혼란’

    방송인 김구라가 아들인 래퍼 그리와 DNA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그리구라’에는 ‘1년 만에 찾아간 그리집... 진짜 제 아들이 맞나 싶어 DNA 검사를 해보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됐다. 영상에서 김구라는 DNA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 인종을 확인하면서 김구라는 “우리가 단일 민족이긴 하지만 옛날에 외세 침략도 많이 겪었고”라고 말했고, 그리는 “우리 다른 인종이면 어떡해”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이어 두 사람의 DNA 검사 결과가 공개됐다. 결과에 따르면 두 사람은 모두 동아시아인 100%가 나왔지만, 김구라는 중국인 유전자가 48%, 그리는 50%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구라는 “참 이런 것도 나오네”라며 웃었다. 또 김구라는 유전자 검사 결과 암 발생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왔고, 그리는 암 유전 돌연변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인 대장암 환자맞춤형 치료 가능해진다

    한국인 대장암 환자맞춤형 치료 가능해진다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 대장암 환자의 3차원 게놈 지도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서울대 암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 대장암 환자의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비교 분석해 3차원 게놈 지도를 완성하고 이를 통해 국내 대장암 환자의 발병 특이성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에 실렸다. 지금까지 게놈 서열 분석은 1차원적에 머물러 종양 유전자의 과발현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3차원 게놈 구조 연구는 공간상 게놈이 어떻게 배열되는지를 보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지금까지 대장암 게놈 연구에서는 최대 규모인 환자 40명의 종양 조직과 인접한 정상 대장 조직을 분석해 3차원 게놈 지도를 작성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게놈 간 공간상 상호작용을 측정할 수 있는 ‘대용량 염색체 구조 포착 Hi-C’ 기법과 대장암 특이적 3차원 게놈 변화를 환자 개인별로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해 활용했다.그 결과, 암 특이적 3차원 게놈 구조의 변화로 인한 종양 유전자 활성 메커니즘을 명확히 밝혀냈으며 이로 인한 환자 예후와 약물 반응 등 임상적 특성과 연관성을 예측하기도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상 세포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암세포 특이적 염색질 고리 구조가 유전자 발현 촉진 인자인 인핸서와 종양 유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형성해 비정상적 유전자의 과발현을 유도한다는 점을 찾아냈다. 연구를 이끈 정인경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는 “이번에 작성된 3차원 게놈 지도는 한국인의 대장암 조직에 대해서 처음 시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기존 점돌연변이, 유전체 변이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암 유전체를 3차원 게놈 구조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신규 암 표적을 발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김태유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도 “이번 연구 결과는 개별 암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종양 이질성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환자 맞춤형 치료 연구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없어졌으면 다시 만들지 뭐’…잃었던 시력 되찾은 바다뱀 [와우! 과학]

    ‘없어졌으면 다시 만들지 뭐’…잃었던 시력 되찾은 바다뱀 [와우! 과학]

    일반적으로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은 다시 복원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사지 동물은 물고기에서 진화했지만, 이들이 다시 물로 들어간다고 해서 이미 사라진 아가미가 되살아나진 않는다. 결국 바다에서 가장 큰 동물인 고래도 폐로 숨 쉴 수밖에 없다. 이렇게 진화 중 퇴화한 기관은 다시 복원할 수 없지만, 같은 일을 하는 기관이 새로 진화하는 일은 종종 볼 수 있다. 지느러미에서 진화한 다리가 물속에서 다시 지느러미 같은 형태로 진화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과학자들은 바다뱀에서도 재진화의 사례를 발견했다. 사실 뱀은 후각은 뛰어나지만, 시력은 좋지 않다. 주로 땅 위를 기어다니는 생활 특성상 시야가 매우 좁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상인 도마뱀처럼 가시광 파장을 전부 보지 못하고 주로 녹색과 파란색 파장만 볼 수 있다. 일부 뱀은 인간이 보지 못하는 자외선 파장까지 볼 수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시력은 나쁜 편이다. 하지만 얕은 바다에 적응한 바다뱀은 예외적으로 모든 가시광 파장을 볼 수 있다. 바다뱀이 이미 진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전체 가시광 파장에 대한 시각을 되찾은 비결을 연구하기 위해서 아델레이드 대학, 플리머스 대학, 베트남 과학 기술원의 연구팀은 코브라과에 속하는 맹독성 바다뱀인 얼룩바다뱀(학명·Hydrophis cyanocinctus)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이 바다뱀은 얕은 바다에 사는데, 빛이 풍부하고 시야가 탁 트였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파장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이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얼룩바다뱀이 어떤 방법으로 시력을 복원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색을 감지하는 능력과 연관된 옵신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얼룩바다뱀은 척추동물에서 다른 파장의 빛을 감지하는 유전자인 SWS1를 네 개나 가지고 있었다. 이 가운데 두 개는 조상인 다른 뱀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두 개는 새롭게 복제된 후 진화한 것으로 일반적인 뱀이 볼 수 없는 파장을 감지할 수 있다. 이렇게 유전자의 복제와 변이는 진화 과정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보다 기존에 있던 유전자의 기능을 살짝 바꾸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이렇듯 진화 과정에서 일부 사라진 기능을 다시 복원하는 일은 종종 볼 수 있지만, 너무 큰 유전자 변화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복원이 불가능하다. 물속 생활에 적응한 바다뱀 역시 아가미 대신 폐로 숨을 쉬어야 하며 다리가 진화 과정에서 퇴화했기 때문에 지느러미 대신 꼬리로 헤엄쳐야 한다. 하지만 그런데도 육지동물인 뱀이 바다 환경에 살아갈 수 있게 진화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 [조재원의 에코 사이언스] 물을 마시는 이유/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조재원의 에코 사이언스] 물을 마시는 이유/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치사량 이상의 독을 탄 물을 마시면 죽지만 인체에 유해하지 않을 만큼 미량의 독으로 오염된 물을 마신다고 바로 병에 걸리거나 죽지는 않는다. 예전 왕을 독살할 때 극미량의 비소를 국과 음식에 타서 서서히 병들어 죽게 했다는 얘기도 있다. 의심이 많은 임금도 설마 독이 들었겠느냐면서 수라를 들고는 조금씩 독이 축적돼 끝내는 암살됐다. 극히 적은 양의 독은 맛으로 구별해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마시는 물의 특성이 바뀔 때 인체 내에서 예민하게 간파하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는 능력을 갖춘 것이 있다. 바로 유전자이다. 방사능 삼중수소가 극히 작은 양만 포함돼 있어 위험하지 않다고 가정하더라도 유전자는 주인의 이런 판단을 믿지 않는다. 유전자와 단백질 관계의 생체대사를 어떻게 다르게 작동해야 생존할 수 있을지 유전자는 주인의 판단과 무관하게 대처한다. 수년 또는 수백년간 아무런 변화가 없는 듯 보일 수는 있지만 결국 돌연변이를 통해 생존전략을 찾아내는 것은 유전자 자신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사람이 유전자를 이용해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유전자가 사람의 몸을 사용한다는 가설을 세울 정도이다. 도킨스의 가설을 믿든 믿지 않든 유전자는 생명현상의 핵심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의도하지 않았어도,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원전 오염수를 마시겠다 공언한 퍼포먼스는 마시는 물 영역의 전문지식을 넘어 진화생물학 분야까지 관통한 셈이 된다. 아무리 영국 유명 대학 명예교수라 해도 지식 전파와 조언에는 정도가 있다. 한평생 방사능 연구를 어떻게 해 왔는지도 대중은 알기 힘들고 그저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란 타이틀만 보이는데 이를 내세워 원자력 분야뿐만 아니라 마시는 물 영역까지 침범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은 과학이라 믿는 신념으로 한번 마시고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먼 나라 국민, 심지어 갓난아이, 임산부, 노약자가 지속해 일상에서 마실 물을 그렇게 함부로 말해서는 곤란하다. 전문가라는 사람이 과학을 크게 오해하고 있는 셈이다. 특정 분야에 한정된 전문가의 지식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세계를 모두 밝힐 수 있다는 지식의 자만은 과학이 될 수 없다. 전문가는 자신의 전문성을 벗어나서 말해 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평생 방사선 연구를 해서 얻은 명예가 중요한 만큼 평생 물을 연구하고 생태 속 물과 생명체를 고민하는 다른 전문가들의 지식과 명예도 존중해야 한다. 옥스퍼드대는 대학의 명예를 다르게 이용하고 다니는 앨리슨 교수의 행동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가 촉발한 물 마시기 퍼포먼스가 한국과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의 핵심을 크게 벗어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먼 길 가는 목마른 나그네에게 건네는 물 한 바가지에도 버들잎을 띄워 권하며 마시는 이를 배려했던 민족에게 한 줌밖에 안 되는 명예를 앞세워 맥주처럼 오염수를 마시라고 권하는 교수에게 명예를 준 옥스퍼드대는 이를 재고해 주길 조언하고 싶다.
  • 고음 불가인 내 목소리, 알고 보니…[달콤한 사이언스]

    고음 불가인 내 목소리, 알고 보니…[달콤한 사이언스]

    연예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간혹 고음을 내지 못하는 출연자가 나와 시청자와 관람객들의 웃음을 끌어내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멋진 목소리를 가졌는데도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기만 하면 고음을 내지 못해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슬란드 유전체학 기업 디코드 제네틱스와 레이캬비크 아이슬란드대, 레이캬비크대, 싱가포르 난양공대,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카탈루냐 고등연구소(ICREA) 공동 연구팀은 성별 관계없이 고음을 내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6월 10일자에 실렸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의 언어 장애를 유발하는 변이를 확인해 목소리에 대한 유전적 영향을 추정했지만 어떤 유전자가 관여하고 목소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목소리는 신체 크기와 호르몬에 의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여성의 목소리가 남성의 목소리보다 고음을 나타내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유전학이다. 연구팀은 쌍둥이를 포함해 1만 4144명을 대상으로 디코드 제네틱스 유전자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골밀도부터 정신 건강까지 4시간에 걸친 집중 검사를 했다. 이와 함께 실험 참가자의 음성을 녹음한 다음 목소리 주파수와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비교분석을 했다. 그 결과 ABCC9이라는 유전자의 변이가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고음에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BCC9 유전자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라는 단백질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이 단백질들은 성대를 진동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고음 변이를 가진 사람들이 심장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콜라겐 단백질이 많거나 엘라스틴 단백질에 결함이 있으면 성대와 심장 근육이 굳어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디코드 제네틱스의 유전학자이자 언어학자인 로샤 시그니 기슬라도티르 박사는 “대규모 집단에서 목소리 높낮이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를 발견한 것은 처음”이라며 “목소리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돼 추가 연구를 통해 언어 장애나 목소리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바꾸는 치료…암 정복 가능할까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바꾸는 치료…암 정복 가능할까

    암은 더 이상 과거처럼 걸리면 죽음만을 기다려야 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여전히 국내 사망원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는 다양한 암 치료법이 나오고 있지만 암세포가 치료제나 치료 방법에 내성을 갖게 되면서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암 치료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는 아이디어로 암을 정복할 수 있는 원리를 찾아냈다.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연구팀은 시스템생물학 기법으로 암세포를 죽이지 않고 성질을 바꿔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일명 ‘암 가역화’의 근본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6월 2일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많은 암 치료법은 암세포의 완전 제거 및 박멸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정상세포는 외부 자극에 맞는 세포 반응을 일으키지만 암세포는 외부 자극과 상관없이 통제 불능의 세포분열 반응만 일으킨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앞서 암 가역화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하고 2020년 1월에는 대장암 세포를 정상 대장 세포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고 2022년 1월에는 악성 유방암세포를 호르몬 치료가 가능한 유방암 세포로 바꾸는 연구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전이할 수 있는 폐암 세포를 전이 능력이 없고 항암제에 쉽게 반응해 치료 효과가 높은 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연구도 성공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특정 조건에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왜곡된 입출력 관계를 정상적 입출력 관계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분자세포 실험을 통해 암세포 같은 비정상 조직을 정상 조직을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세포의 왜곡된 입출력 관계가 일반 세포처럼 정상적 입출력 관계로 회복될 수 있는 이유는 생명체가 오랜 진화 과정에서 얻은 세포 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의 견실함과 중복성 때문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실제로 암 가역화를 위한 조절 타겟으로 유력한 유전자들을 발견했고 이들을 조절하면 암세포가 정상 세포로 바뀔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들처럼 개별 성공 사례를 넘어 암 가역화의 공통 원리를 이번에 찾아낸 것이다. 연구를 이끈 조광현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재 항암치료 한계를 극복해 암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을 모두 높일 수 있는 혁신적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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