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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기세포로 쥐새끼 출산…불임 해결 청신호

    줄기세포로 쥐새끼 출산…불임 해결 청신호

    일본 교토대 연구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쥐의 유도만능줄기(iPS)세포로 난자를 만들어 새끼 쥐 출산에 성공했다. 인간에게 적용하는 데는 기술적·윤리적 문제가 남아 있지만 불임 해결에 획기적 길이 열리게 됐다. 5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교토대 사이토 미치노리 교수 연구팀은 쥐의 피부 체세포에서 추출한 iPS세포로 생식 능력이 있는 난자를 만들어 내 체외수정 등을 거쳐 암수 쥐 3마리를 출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런 실험결과를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이번 실험으로 이론적으로는 자신의 피부세포 등으로 유전정보를 잇는 ‘2세’를 탄생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지난해 이미 iPS세포로 정자를 만들기까지 했다. 불임증 치료법 연구에 커다란 진전을 이루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난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큰 한계는 사람과 쥐의 iPS세포는 성질이 다른 데다 인간의 경우 난자나 정자의 토대가 되는 원시생식세포를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성공확률이 자연 상태의 난자를 사용했을 때의 8분의1에 불과한 데다 난자 생성 과정에서 유전자에 이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생명윤리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정자와 난자를 모두 한 사람에게서 얻게 된다면 남녀 간 구분이 사라지게 된다는 극단적 우려도 나온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쥐 피부조직서 만든 난자로 새끼 출산

    쥐 피부조직서 만든 난자로 새끼 출산

    일본 교토대 연구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쥐의 유도만능줄기(iPS)세포로 난자를 만들어 새끼 쥐 출산에 성공했다. 인간에게 적용하는 데는 기술적·윤리적 문제가 남아 있지만 불임 해결에 획기적 길이 열리게 됐다. 5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교토대 사이토 미치노리 교수 연구팀은 쥐의 피부 체세포에서 추출한 iPS세포로 생식 능력이 있는 난자를 만들어 내 체외수정 등을 거쳐 암수 쥐 3마리를 출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런 실험결과를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이번 실험으로 이론적으로는 자신의 피부세포 등으로 유전정보를 잇는 ‘2세’를 탄생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지난해 이미 iPS세포로 정자를 만들기까지 했다. 불임증 치료법 연구에 커다란 진전을 이루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난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큰 한계는 사람과 쥐의 iPS세포는 성질이 다른 데다 인간의 경우 난자나 정자의 토대가 되는 원시생식세포를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성공확률이 자연 상태의 난자를 사용했을 때의 8분의1에 불과한 데다 난자 생성 과정에서 유전자에 이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생명윤리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정자와 난자를 모두 한 사람에게서 얻게 된다면 남녀 간 구분이 사라지게 된다는 극단적 우려도 나온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아내 죽인 악마…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가족이 무너졌다. 다섯 살 아들은 엄마가 죽은 걸 알지만 평생 못 보는 것에 대한 절망은 모른다. 엄마의 품에서 아침을 맞던 네 살 딸은 우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유치원 교사는 “아이들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운다.”고 했다. 가족은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서울 광진구 중곡동 집에서 간단한 옷가지만 챙겨 도망치듯 할머니 집으로 떠났다. 두 자녀를 유치원 버스까지 배웅하고 돌아온 이모(37)씨가 집에 숨어 있던 서모(42)씨의 흉기에 목숨을 잃은 8월 20일 이후 단란했던 가족은 깨졌다. 추석 연휴도 불행했다. 아무런 일이 없었더라면 송편을 빚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을 그들. 하지만 서로 얼굴을 보는 자체가 아픔이었다. 엄마를 안장한 납골당을 찾았을 때 어린 아들은 사진을 외면했다. 아들은 엄마가 나온 사진을 보면 그냥 고개를 돌린다. 피해자의 남편 박모(39)씨는 4일 서울동부지법을 찾아 아내를 살해한 서씨의 첫 공판을 지켜봤다. 제12형사부(부장 김재호)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방청석 둘째 줄에 앉은 그는 “제대로 얼굴 한번 보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두 자녀를 돌보느라 현장 검증에도 나오지 못했던 그는 작고 왜소한 ‘악마’를 처음으로 직접 보았다. “저런 놈한테 아내가 죽은 게 허무하고 답답하다.”고 말하는 그의 눈가가 빨개졌다. “잔인하게 죽이고 싶었는데 막상 얼굴을 보니까 아무 생각이 안 나더라.”고도 했다.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서씨는 8월 말 현장 검증 때보다 살이 오르고 깔끔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8월 20일 중곡동 주부 살해와 8월 13일 면목동 주부 강간 등 공소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재판장이 묻자 “네, 인정합니다.”라고 건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검찰이 피해자의 사망진단서, 압수물 목록과 사진, 현장 검증 사진, 유전자(DNA) 정보 등 37개의 증거 목록을 읽는 동안에는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간간이 큰 한숨을 쉴 뿐이었다. 지난달 담당판사에게 제출한 반성문에는 “24시간 전자발찌를 달고 사느니 죽는 게 낫다. 사형시켜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30여분간 진행된 공판에서는 반성의 빛을 보였다. 남편 박씨는 “동정표를 얻어 감형받으려는 것 같다.”면서 “범인이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피해자의 시동생(37)도 “사형 안 시키면 우리 형수 편안하게 못 간다.”고 울분을 토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5일 열린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童顔 특효’ 해삼…英연구진 펩타이드 유전자 발견

    ‘童顔 특효’ 해삼…英연구진 펩타이드 유전자 발견

    해삼과 성게 등 극피동물에 체내 콜라겐의 탄성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름 없는 젊은 외모, 특히 동안(童顔)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라고 사이언스데일리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퀸메리대학 연구진은 식용 해삼과 보라성게의 유전자 수천여개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펩타이드’로 발현되는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해삼과 성게는 사람과 매우 가까운 관계”라면서 “사람이 늙으면 콜라겐에 변화가 일어나 주름살이 생기는데, 펩타이드가 해삼의 체벽을 그토록 빨리 단단하게도, 부드럽게도 만드는 메커니즘을 발견한다면 피부를 항상 젊고 건강해 보이도록 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지방줄기세포로 치매 치료’ 세계 첫 규명

    ‘지방줄기세포로 치매 치료’ 세계 첫 규명

    고순도로 정제한 지방줄기세포로 치매를 예방·치료할 수 있다는 전임상 결과가 제시됐다. 지금까지 신경줄기세포의 치매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물실험 결과는 있었지만 추출과 배양이 신경줄기세포보다 훨씬 쉬운 지방줄기세포를 통한 치매 치료 가능성이 확인된 것은 국내외에서 처음 있는 사례다. 서울대의대 서유헌(왼쪽·한국뇌연구원장) 교수와 알앤엘바이오 라정찬(오른쪽) 박사팀은 사람에게서 추출한 지방줄기세포를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시킨 쥐의 정맥에 2주 간격으로 주입한 결과, 줄기세포가 뇌의 병변에 정확하게 도달해 학습·기억능력이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이날 게재됐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주입시켜 ‘치매 쥐’를 만든 뒤 이 쥐의 정맥에 고순도 지방줄기세포를 주입했다. 주입한 지방줄기세포는 ‘혈액 뇌장벽’(BBB)을 무난히 통과해 뇌의 병변 부위에 접근, 치매 쥐의 학습·기억능력을 정상 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시켰다. 특히 뇌세포를 파괴해 치매를 유발·심화시키는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Aβ)와 C단 단백질(APP-CT)이 줄기세포 주입 후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교수는 “이는 지방줄기세포가 독성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의 발현을 유도했기 때문”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뇌에 생착된 지방줄기세포가 해마 부위의 ‘내인성 신경전구세포’와 주변 세포의 증식 및 신경분화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뇌에서 신경세포들을 이어주는 시냅스와 수상돌기의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효과도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줄기세포의 치매 예방기능도 확인됐다. 라 박사는 “지방줄기세포가 여러 가지 항염증인자 및 신경성장인자, 특히 ‘인터류킨-10’의 발현을 촉진, 뇌신경세포 파괴를 막음으로써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라 박사는 “올해 안에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해 늦어도 2016년에는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철학자 바지니 vs 물리학자 크라우스… 가디언 블로그 대담 지상중계

    철학자 바지니 vs 물리학자 크라우스… 가디언 블로그 대담 지상중계

     2005년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장대익 서울대 교수가 ‘통섭’이라는 책을 번역 출간했다.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생물학과 교수의 1996년 저서다. 윌슨은 책에서 ‘학문’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중세까지 학문의 구분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오늘날의 학자들은 스스로 만든 학문의 울타리 안에 앉아 진리의 일부만을 붙잡고 있다는 것이다.  통섭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학문 간 벽을 허물고 융합적인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한국 사회의 한계를 뛰어넘을 해법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이는 ‘한국 사회에 맞춰진’ 통섭의 일부분일 뿐이다. 통섭은 발상지에서는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윌슨은 모든 학문이 생물학으로 통한다고 본다. 21세기의 학문이 자연과학과 인문학으로 양분되고 이를 융합하려는 인간 지성의 위대한 과업이 생물학을 중심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인문학은 물론 물리학과 화학도 불편하다. 윌슨은 ‘생물학 제국주의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과학제국주의 논리는 더 정교해졌고 생물학 대신 물리학이 중심에 서기도 한다. 대응하는 인문학 역시 내공이 쌓였다. 과학제국주의에 가장 강렬하게 저항하는 학문은 단연 ‘철학’이다. 철학자들은 다른 학문에 대한 과학의 침범을 ‘계획 밖의 임무 변경’이라고 비판한다. 최근 ‘과학 Vs 철학’의 논쟁이 다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철학자인 줄리언 바지니와 물리학자인 로런스 크라우스 애리조나대 교수가 이달 초부터 일간 가디언 블로그에서 진행한 대담이 발단이 됐다. ‘무엇이 삶의 의미에 대해 답을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대담을 간추려 소개한다.  바지니는 과학자들이 다른 분야를 침범하고 있는 상황이 두렵다고 인정한다. 반면 크라우스는 과학이 언젠가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 바지니 과학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그 성과에 경외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먼저 말해 두고 싶다. 물리학자는 인문학자보다 훨씬 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기 쉽다. 결론이 너무나 명확하고 부인할 수 없는 학문을 연구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철학처럼 내가 이 연구를 왜 해야 하는지 항상 정당화해야 하는 의무에서 해방되는 것만 해도 부럽다. 이제 과학은 ‘미션 크리프’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 결과를 얻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분야에 개입하고 싶어 한다. 분명한 것은 과학은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지의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과학이 알 수 없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들이 많다. 크라우스 당신은 과학의 제국주의적 야망에 동조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 크라우스 과학이 제국주의화됐다는 시각은 틀렸다. 과학은 답변 가능한 질문과 그렇지 않은 질문을 구분할 뿐이다. ‘도덕적 판단’을 놓고 보자. 철학자들은 판단의 이유를 중시한다. 그러나 과학에서는 어떤 판단을 내렸을 때 그 결과가 어떤지를 경험적으로 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사람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모른다면 ‘이유’만으로는 선택의 당위성이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도덕적으로도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나는 신경생물학, 진화생물학, 심리학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언젠가 도덕성을 생물학적 분석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철학자들은 ‘존재’에 대한 논리적인 대화를 지칠 때까지 한다. 물론 흥미로운 주제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 의미가 없는 논의다. 이 같은 논의는 진정 관심을 갖고 있는 세상의 일들이 어떻게 일어나고 흘러가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 바지니 전통적인 질문들에 대해 과학의 관점에서 경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새롭고 바람직하다. 하지만 답변할 수 있는 경험적 질문과 답변하기 어려운 비경험적 질문에 선을 그어야 한다는 과학의 원칙은 도덕적 질문이 아무런 의미가 없거나 그릇된 질문이라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 물론 과학이 철학의 외연을 넓혀준 것은 인정한다. 예를 들면 동물 윤리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과학이 동물의 인지능력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 바뀔 수 있다. 과학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어떤 문제가 과학으로 처리되지 않으면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학이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들이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 크라우스 철학적 토론에 과학의 사실적 근거가 도움이 된다니 반갑다. 인간사와 인간 자체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심지어 경험적 근거가 있어도 모든 면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철학이 과연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역이 어디까지인가를 결정할 수 있을까. 오늘날 과학이 답을 찾지 못한 주제는 미래에 답을 찾을 수도 있다. 과학적 발견이 철학에 도움이 된다면 과학은 미래로 갈수록 도덕적 질문에 더 많은 답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다. 동성애를 보자. 동성애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판단돼 왔다. 하지만 과학은 동성애가 전체 인구에서 고정적인 비율을 갖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인류진화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했다. 동물의 인지능력에 대한 연구가 윤리에 대한 견해를 바꾼다는 당신의 생각은 이미 과학의 영향에 동의하고 있는 것 아닌가.  ● 바지니 물론 경험이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질문과 답이 언젠가 과학으로 답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의 한계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동성애가 생물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진화에 영향이 없다고 하면서 동성애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접근하는 방식은 잘못됐다. 이는 윤리와 과학적 근거가 갖는 정당성의 차이를 혼동한 결론이다. 동성애의 정당성은 당연히 윤리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과학적 근거를 들어 강간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인류 진화적으로 장점이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윤리적인 고민 때문에 많이 힘들어한다. 불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과학으로는 불륜이나 강간이 실생활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 크라우스 우리는 지성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 조화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생물학적 결과를 무시하거나 제외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과학이 도덕적인 부분에 언젠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불륜에 대한 사회적 판단도 절대적이지 않다. 도덕적인 판단에 의한 죄는 사회에 따라 끊임없이 변해 왔다.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사람들의 도덕적 사고 역시 학습에 의해 변할 수 있다. 도덕적 판단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자유로운 의지라고 주장한다는 것은 결국 환상이자 이상에 불과하다.  ● 바지니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만약 빅뱅을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신은 왜 빅뱅을 통해 세상을 창조했는가.’에 대해 궁금해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은 ‘어떻게 우주가 만들어졌는지’만을 중시한다. ‘왜’에 대한 질문이 모두 ‘어떻게’로 바뀔 수는 없다. 특히 인간의 영역에서 그렇다. 우리는 분명 ‘왜’라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행동한다. 어떤 사람이 가까운 누군가를 위해 희생한 이유에 대해 순수한 신경학적 관점의 논리만으로는 완전한 답을 얻기 어렵다. 본질적인 해답은 사랑이라는 감정적 요소를 감안한 ‘왜’라는 관점에서도 접근해야 한다. 이런 얘기를 환상이자 로맨틱한 헛소리로 치부하는 것이 현재 과학의 문제다.  ● 크라우스 과학은 사랑을 신경세포 및 생화학적 반응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당신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마 순수한 물리적 부분 이상의 것이 우리의 의식에 영향을 준다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현재의 과학은 생물학적 진화에서 ‘희생’에 따른 많은 부분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시작했다. 희생은 유전자의 중요한 요소다. 희생이 이타적인 행동이라고 전제하면 진화론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언젠가는 거시적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는 사회적 행동들에 생물학적 반응이라는 미시적 관점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 바지니 철학은 언젠가 불필요한 학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고 있다. 과학 역시 한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인간의 행동이 물리나 생물 등의 과학적 관점으로만 설명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믿지 않는다. 비록 세상은 물리학 요소로 이뤄져 있지만 이 요소는 서로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 있어 물리적 입자들을 아무리 연구한다고 해도 인간의 의식에 대해서는 답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과학자들의 접근 방식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진정한 질문은 모두 과학적 관점에서 접근돼야 하고 나머지는 모두 쓸데없는 것이라는 주장은 삼가야 한다. 만약 과학적 접근만이 중요하다면 지금 이 대화도 불필요한 행동일 뿐이다.  ● 크라우스 당신과 나는 인간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 과학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실제로 과학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완벽하게 이를 구현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른 것 같다.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 바로 과학이 흥미는 느끼는 근본적 이유가 된다. 생물체의 존재 가치를 찾는 것은 가장 위대한 질문을 푸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과학이 일부 성공에 도취된 것은 우려스럽다. 우주 전체를 본다면 우리의 실증적 과학이 갖는 한계는 분명하다고 느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줄리언 바지니  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 ‘철학자의 잡지’의 공동 발행인이자 책임 편집자로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철학자’로 꼽힌다. 철학 대중화의 주역으로 ‘가짜 논리’ ‘유쾌한 딜레마 여행’ ‘빅 퀘스천’ ‘에고 트릭’ 등의 베스트셀러를 썼다.    ●로런스 크라우스  입자물리학과 우주론을 연결하는 세계적인 우주물리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12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2008년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인 ‘스타트렉의 물리학’을 비롯해 ‘거울 속의 물리학’ ‘퀀텀맨’ 등의 책을 냈다.
  • 111회 노벨상 주인공은

    111회 노벨상 주인공은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로 111회를 맞는 노벨상은 각 분야에서 ‘지구 상의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는 칭호나 다름없는 권위를 갖는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10월 8일(현지시간)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9일), 화학상(10일), 평화상(12일), 경제학상(15일)을 발표한다. 문학상은 관례에 따라 일정이 별도로 공개된다. 글로벌 학술 정보 서비스업체 ‘톰슨 로이터’는 올해 수상이 유력시되는 노벨상 후보를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톰슨 로이터는 논문 인용 횟수와 주목도로 학문적 업적이 뛰어난 노벨상 수상 후보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지난 21년간 이 업체가 선정한 후보 중 22명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올해도 미국이 초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본 학자들의 영향력이 여전했다. 한국인 후보는 없다. ●의학:세포 접착 vs 유전자 조절 생리의학 분야에서는 세포와 세포가 자연스럽게 붙는 현상의 원리를 밝혀낸 리처드 하이네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에르키 루오슬라티 샌퍼드번햄 의학연구소 교수, 마사토시 다케이치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원 등이 첫 번째로 꼽혔다. 세포 간의 신호 전달과 조작을 발견해 암 발생 원인을 알아낸 앤서니 R 헌터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SD) 교수, 앤서니 J 포슨 토론토대 교수도 유력한 후보로 선정됐다. 또 후천적 요인에 의한 유전자가 후대로 물려지는 과정을 발견한 데이비드 앨리스 록펠러대 교수, 마이클 그룬스타인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UCLA) 교수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힉스 입자 발견으로 관심을 모은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교수는 물리학상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다. 데이비드 펜들버리 톰슨 로이터 노벨상예측팀장은 “과학적 발견 이후 수상하기까지 25년 정도 걸리는데 힉스 교수가 올해 바로 수상하기는 이르다.”면서 “또 힉스 입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학자가 최소 5명 이상으로, 공동 수상이 3명까지만 허용되는 노벨상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대신 ‘빛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찾아낸 스티븐 해리스 스탠퍼드대 교수, 레넨 하우 하버드대 교수팀이 유력한 후보로 분류됐다. 이들은 초속 30만㎞에 가까운 빛의 속도를 자전거 선수의 속도인 초속 16.9m 수준으로 늦추는 데 성공했다. 다공성 실리콘이 빛을 낸다는 사실을 밝혀낸 리 캔햄 버밍엄대 교수도 후보로 거론됐다. 찰스 베넷 IBM 연구소 연구원, 자일스 브라사드 몬트리올대 교수는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 암호를 개발한 업적으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화학상에서는 광촉매를 개발한 아키라 후지시마 도쿄대 교수, 양자점으로 나노크리스털을 만든 루이스 브루스 컬럼비아대 교수가 각각 단독 후보로 꼽혔다. 또 금촉매를 발명해 환경 오염 개선에 영향을 미친 마사타케 하루타 도쿄도립대 교수, 그레이엄 허칭스 카디프대 교수도 후보로 선정됐다. ●경제학:파생상품 vs 시장변동성 경제학상 후보로는 1976년 파생상품 가격과 관련된 ‘재정가격결정이론’을 주창한 스티븐 로스 MIT 교수가 최우선 후보로 꼽혔다. 로스 교수는 2010년 키코 소송에서 은행 측 증인으로 국내 법정에 선 바 있다. 시장변동성을 이용해 주택가격지수(케이스-실러 지수)를 만든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두 번째 후보다. 실러 교수는 미국의 주택 거품 붕괴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예견한 대표적 시장 비관주의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대마초 성분이 ‘암세포 전이’ 차단한다”

    대마의 성분 중 환각효과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칸나비디올(CBD)이 악성 암세포의 전이를 차단하는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퍼시픽 의료센터의 숀 매컬리스터-피에르 데스프레 연구진은 칸나비디올이 유방암 세포를 전이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ID-1 유전자의 스위치를 차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0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악성인 삼중음성(triple negative) 유방암 세포를 칸나비디올에 노출한 결과, 암세포가 공격적인 활동을 멈추고 정상 세포 상태로 되돌아갔다고 전했다. 원인을 분석한 결과, 칸나비디올이 암세포의 ID-1 유전자 과발현을 차단해 암세포가 다른 위치에 있는 조직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삼중음성 유방암 세포에서 ID-1 유전자가 과발현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삼중음성 유방암이란 전체 유방암 가운데 약 15%를 차지하는 악성 유방암으로 암세포 표면에 치료의 표적이 되는 에스트로젠(ER), 프로게스테론(PR), 상피세포 성장인자-2(HER-2) 수용체가 모두 없어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연구진은 백혈병과 폐암, 난소암, 뇌종양도 ID-1 유전자가 과발현되는 암으로 알려져 다른 암에도 칸나비디올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유방암 모델 쥐 실험에서도 칸나비디올의 암세포 전이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암환자를 대상으로도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간하는 항암제 전문 저널인 ‘분자종양치료(Molecular Cancer Therapeutics)’ 최신호에 발표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리는 경북 영양. 웅장한 산맥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온통 붉게 익은 고추밭이 펼쳐져 있다.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과 바람, 비를 맞고 맺어낸 결실이다. 불볕더위가 지나가고 재래시장에 마른고추가 유통될 무렵, 영양 사람들은 첫물 고추를 따기 시작한다. 제작진은 고추의 그 맵싸한 맛을 찾아가본다. ●사랑의 가족(KBS2 오전 11시 20분) 세상에 나가 도전하는 청춘에게 장애는 걸림돌일 수 없다. 이번 시간에는 남아메리카 페루에서도 유일한 장애인재활센터에서 만난 장애인 복지의 현실과 재활병원을 소개한다. 또한 잉카의 심장 마추픽추에서 만난 새로운 세계와 시각장애인 학교의 마지막 수업현장까지. 페루팀을 웃고 울린 8박 9일간의 생생한 도전이 펼쳐진다. ●고향을 부탁해(MBC 오후 6시 50분) 충남 서산 팔봉산 자락에서 태어나 팔봉에서 평생을 보낸 서산 토박이 이자영 할머니. 서산 밥상에는 김치찌개, 된장찌개는 빠져도 박하지 음식은 꼭 올라온다. 개운한 국물이 일품인 박하지 호박 게국지와 박하지 알 감자찌개, 그리고 도라지 무침까지. 프로그램에서는 이자영 할머니를 따라 서산 사람들의 밥상을 들여다본다.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10분)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이한 탤런트 강부자. 출연하지 않은 드라마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그녀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때문에 강부자가 출연한 드라마, 강부자가 출연하지 않은 드라마로 나눌 수 있을 정도인데…. 한편 그녀의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요즘 통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영화배우 이미숙이 강부자를 축하하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달라졌어요(EBS 밤 7시 35분) 연애 8년에 결혼 10년. 성격도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하는 부부는 귀여운 두 남매와 착실하고 평범하게 살아 왔다. 하지만 최근 생각지 못한 문제가 생겼다. 6개월 전 갑자기 시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홀로 계신 시어머니와 함께 살기로 한 것이다. 부부는 맏이도 아닌 둘째가 시어머니를 모시게 되면서 그간의 불만과 갈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올리브(OBS 밤 11시 5분) 탤런트 손진영은 개그우먼 이국주가 자신의 스타일이라며 당당히 고백한다. 사랑의 세레나데까지 부르며 황홀한 시간을 만들었지만, 이국주의 냉담한 반응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국주의 거절 이유는 다름 아닌 2세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훗날 태어날 아이를 위해 우월한 유전자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단칼에 거절해 버리는데….
  • 고기맛 좋은 돼지 대량생산 디딤돌

    고기맛 좋은 돼지 대량생산 디딤돌

    국내 연구진이 우리 돼지의 육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유전학적 실마리를 찾아냈다. 김철욱 경남과학기술대 동물소재공학과 교수팀은 “돼지의 사후(死後)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단백질의 구조 변화에 작용하는 유전체 15개를 찾아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저널 ‘공공도서관과학’(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차세대 전사체 염기서열 분석기술을 이용, 돼지 유전자 속에 있는 유전체마커 580개를 발굴했다. 이어 돼지 437마리를 비교·조사하는 방식으로 유전자마커의 공통점과 육질의 특성을 분석, 육질에 관여하는 15개 유전체마커를 찾아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대한민국학술원상 5명 선정

    대한민국학술원상 5명 선정

    대한민국학술원은 제57회 대한민국학술원상 수상자에 허수열(61) 충남대 교수 등 5명을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대한민국학술원상은 뛰어난 논문과 저서를 남긴 학자에게 주는 최고 권위의 상으로 1955년부터 지금까지 수상자가 217명에 불과하다. 올해는 사회과학 1명, 자연과학 4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사회과학 부문 수상자인 허 교수는 저서 ‘개발 없는 개발-일제하 조선 경제 개발의 현상과 본질’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의 농업·공업·인적 자본 형성 등 경제 분야의 자료를 최초로 계량화해 일제강점기의 개발이 우리 민족에게 아무런 혜택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자연과학 기초 부문에서는 최준호(59)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좌교수와 조민행(47) 고려대 교수가 수상했다. 최 석좌교수는 초파리의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굴해 생체시계의 새로운 작용 메커니즘을 찾아냈다. 조 교수는 극초단(100조분의1초) 레이저 펄스를 이용한 이차원 분광학을 연구, 개발해 광합성 단백질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전달 경로를 밝혔다. 자연과학 응용 분야에서는 극미량 고분자 첨가제에 의한 난류항력감소 현상을 실험적으로 정량화한 유정열(65) 서울대 명예교수, 단백질 합성 대사를 관장하는 효소(ARS)가 다양한 세포 조절 기능을 수행하는 다기능성 신호전달자라는 사실을 밝혀 새로운 항암제 개발의 가능성을 연 김성훈(54) 서울대 교수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임신 중기 양수검사 받아도 안전

    임신 중기 양수검사가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일병원 주산기과 한유정 교수와 유전학연구실 공동연구팀은 임신 중기에 양수검사를 받은 단태임신 산모 4356명을 관찰한 결과, 양수검사 후 유산율이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임신 중기 양수검사 후의 유산율을 파악하기 위해 2008년 1월~2010년 12월 사이에 이 병원에서 임신 중기에 양수검사를 받은 산모 4356명에 대한 후향적 추적관찰을 시행했다. 연구기간 중 추적이 되지 않거나 유전자 이상으로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596명을 제외한 산모들을 관찰한 결과 임신 중기 양수검사 후 14일 이내 유산율은 100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산부인과학회(ACOG)에서 발표한 300~500명 중 1명에 비해 절반 정도에 불과한 규모다. 양수검사는 양수 속 태아의 세포에서 DNA와 염색체를 추출해 태아 염색체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법으로, 산모가 35세 이상이거나 염색체 이상이 있는 아기를 분만한 경우, 부모 중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에 주로 시행한다. 또 젊은 산모라도 임신 초기 초음파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거나 혈액검사상 다운증후군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도 양수검사를 시행한다. 이런 양수검사는 너무 이른 시기에 하면 양수 파수와 같은 합병증이 올 수 있어 임신 15~20주 사이에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유정 교수는 “임신 중기 양수검사는 태아의 염색체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일반적 검사지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산모들이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충분한 경험을 가진 전문의가 시행한다면 중기 양수검사도 안전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저널 ‘유전의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검·경 ‘범죄자 DNA 정보 공유’ 엇박자

    경찰이 범죄자 유전자(DNA) 정보를 검찰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키로 했다. 검·경 사이에 DNA 정보 공조가 안 돼 중곡동 30대 주부 살인과 같은 참사를 낳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경찰의 희망이고 검찰은 이에 대해 영 마뜩잖아 하고 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강력범죄 대책 수립이 절실한 상황에서 검·경이 또다시 이견을 보임에 따라 이번에도 제도 개선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와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오는 24일 실무회의를 갖고 범죄자 DNA 실시간 정보검색 시스템 구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범행 현장에서 확보한 용의자 DNA는 경찰이 관리하고, 수형자들로부터 채취한 DNA 정보는 검찰이 보관하고 있다. 경찰은 DNA 정보를 검·경이 나눠 관리하기 때문에 신속한 범죄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죄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용의자를 가려낼 수 있도록 검찰의 DNA 정보 시스템인 ‘코드넷’을 우리 측 ‘딩스’와 연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현재와 같은 분리형 DNA 데이터베이스 관리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오는 24일 경찰과 만나기는 하지만 시스템에 특별히 변화를 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각 기관의 특성에 따라 DNA 정보를 적절히 활용하면 되는 것이고, 특히 수형자의 DNA 정보는 검찰이 관리해야 경찰이 모든 정보를 다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소지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도 검찰과 경찰이 각각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면서 “중곡동 주부 살해범 서모씨 사건의 경우 시스템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경찰이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검찰에 DNA 정보 조회를 의뢰하면 즉시 검색해 1~2분 내에 통보하고 있다.”면서 “경찰, 국과수의 감식 업무가 과도하다면 검찰이 이를 분담하는 등의 개선을 논의할 용의는 있다.”고 말했다. 범죄자 DNA 정보 공유를 둘러싼 검·경의 줄다리기가 민생치안을 외면한 기관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범죄대응 강화가 한시가 급한데도 해묵은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국민은 성폭력 등 강력범죄로 연일 불안에 떨고 있는데 검찰과 경찰이 자기들 권한 다툼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협조와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검찰과 경찰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박성국기자 kimje@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의 카메라 산책] ‘우리땅 우리생물’ 국립생물자원관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의 카메라 산책] ‘우리땅 우리생물’ 국립생물자원관을 가다

    어릴 적 여름방학의 단골 숙제였던 ‘곤충채집’이 사라져 가고 있다. 수수깡 받침에 핀으로 고정시킨 잠자리며 매미 등을 개학날 자랑스레 제출했던 일이 이젠 까마득한 옛 추억으로 남았다. 자연훼손으로 곤충이 귀해지면서 과제물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오늘날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생물의 다양성이 위협받으면서 세계 각국은 우수한 생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생물주권 및 세계 생물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2007년 국립생물자원관을 설립했다. 자원관의 업무는 크게 수장과 연구로 나뉜다. 안내를 맡은 김진한 국립생물자원관 대외협력과장은 “현재 우리나라 고유 자생생물 1376종, 6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며 “자생생물의 생체, 종자, DNA 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폐사한 동물을 생전의 멋진 모습으로 살려 내는 동물표본실을 들렀다. 죽은 꺅도요와 날개 부러진 까치를 다시 되살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내장과 근육, 뼈를 빼내고 철사와 솜으로 새로운 근육과 뼈를 만든 후 꼼꼼하게 봉합한 뒤 자세를 잡는다. 유영남 박제사는 “로드킬이나 밀렵에 의한 폐사체들이 전국에서 수거가 돼서 지난 6년 동안 만들어진 박제만 모두 1000 점”이라며 “일부는 전시를 하지만 대부분은 연구용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지구의 종말이 와도 모든 생물을 복원할 만큼의 표본들이 있다는 수장고에 들렀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는 17개의 대형 수장고에는 1100만 점 이상의 생물표본 보관이 가능해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곤충과 안능호 연구사는 “항온·항습 패널과 탈색을 방지하기 위한 밀폐형 캐비닛을 사용해 생물표본의 영구 보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희귀종인 ‘장수하늘소’를 자연에서 만나 볼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멸종 위기 1급 천연 기념물인 ‘장수하늘소’는 2006년 광릉에서 발견된 뒤,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연구팀은 성충에서 직접 받은 알에서부터 시작해 애벌레, 번데기 과정을 거쳐 4년 만에 암수 한 쌍의 장수하늘소 성충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변혜우 연구사는 “앞으로 국내 서식지에 단계적으로 정착시킬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종여우에 관한 복원사업도 벌이고 있다.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 유정남 연구원은 “이화여대 경희대 등 대학 자연사박물관에서 1960,70년대에 잡힌 토종여우의 박제 3개체를 찾아내 DNA를 추출했다.”며 “토종여우의 정의가 지역적 차이로 규정된 만큼 동아시아 여우를 토종여우로 규정해 복원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실은 현장체험 교육 장소로 인기가 높다. 때마침 열리고 있는 ‘생물이 지키는 우리 땅, 독도’ 특별전을 관람하는 어린이들이들로 전시관은 시끌벅적하다. 최근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갈등으로 한·일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독도에서 식물 종자를 채취하고 있다. 주권을 지키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세계는 지금 미래 산업의 핵심이 될 생물자원 획득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전자원인 생물자원은 에너지자원, 광물자원과 더불어 세계 3대자원의 하나다. 생물자원의 경쟁시대에 우리나라가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28년 만에 올빼미 닮은 ‘신종 원숭이’ 발견

    28년 만에 올빼미 닮은 ‘신종 원숭이’ 발견

    28년 만에 새로운 원숭이종(種)이 발견됐다. 최근 ‘루쿠루 야생 연구 재단’(the Lukuru Wildlife Research Foundation) 존 하트 연구팀은 아프리카 콩고 지역에서 발견된 원숭이가 신종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현지주민 사이에서 ‘레슐라’(Lesula)로 불리는 이 원숭이는 황금색 털에 올빼미 모양의 얼굴이 특징이다. 이 원숭이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2007년으로 다른 ‘사촌 종’ 들과는 달리 강을 경계로 단절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트 박사는 “처음 이 원숭이를 봤을 때 무엇인가 특별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신종일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다.” 면서 “그간 예일대, 뉴욕대 등 많은 연구진들과 공동으로 유전적, 생태학적 분석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시간동안 연구팀들이 모여 이 원숭이의 야생 생활과 행동들을 관찰해 기록했으며 유전자 분석 후 신종으로 최종 결론내렸다.”고 덧붙였다.  공동 저자인 예일대 인류학과 에릭 사기스 교수는 “새로운 영장류의 발견은 우리가 모르는 많은 생물들이 아직도 자연세계에 많다는 것을 알려준다.” 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이 원숭이에게 서식지인 인근 로마미강의 이름을 따 ‘Cercopithecus lomamiensis’라는 학명을 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도서관지 ‘PLoS One’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중곡동 주부살해’ 못 막은 경찰 직무유기

    지난달 20일 서울 중곡동에서 전자발찌를 찬 채 30대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서모(42)씨를 경찰이 범행 전 충분히 잡을 수 있었는 데도 놓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치안당국의 대응과 공조체계는 총체적으로 안이하고 허술했다. 서씨는 지난달 7일에도 면목동의 가정집에서 30대 주부를 성폭행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중랑경찰서는 16일 후인 23일에야 법무부 보호관찰소에 전자발찌 착용자 목록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곡동 살인이 터진 지 사흘 뒤였다. 면목동 사건이 터진 직후 전자발찌 착용자의 행적을 기민하게 추적했더라면 서씨를 잡을 수 있었고 결국 중곡동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서씨를 관리하던 서울동부보호관찰소 관계자는 “범행시간과 장소가 정확하면 당시 부근에 있었던 전자발찌 부착자를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청 관계자는 “전자발찌 착용자의 수신(위치) 자료를 열람·조회하려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씨의 첫 범행(면목동)부터 두 번째 범행(중곡동)까지 13일의 시간은 충분히 영장발부 절차를 밟을 수 있었던 시간이다. 이전에도 경찰의 전자발찌 착용 확인요청은 미미했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일선 경찰에서 법무부 위치추적센터에 범죄자의 사건 현장 주변에 그 사람이 있었는지 위치정보를 조회한 건수는 고작 46건이었다. 검찰과 경찰이 우범자의 DNA 정보를 따로 관리하는 것도 수사를 어렵게 했다. 면목동 성폭행 당시 중랑서는 피해자의 몸에 남은 체액을 체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지만 ‘동일 유전자정보 없음’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성폭행 전과가 있던 서씨의 DNA정보는 대검찰청 데이터베이스(DB)에 있었다. 2010년 시행된 DNA법에 따라 흉악범죄로 형을 선고받거나 보호관찰명령 등을 받은 사람의 DNA를 채취할 수 있는데 법 시행 시점을 기준으로 수형자 정보는 검찰이, 구속 피의자 정보는 국과수가 관리하다 보니 공유가 쉽지 않았다. 한편,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석동현)는 이날 서씨를 구속기소하고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청구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고(故) 최진실씨 아들,딸 ‘남자의 자격’ 나와 엄마에게…

    고(故) 최진실씨 아들,딸 ‘남자의 자격’ 나와 엄마에게…

    고(故) 최진실씨의 아들 최환희군과 딸 최준희양이 방송에서 엄마에게 감사의 영상편지를 전해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9일 방송된 KBS-2TV ‘해피 선데이-남자의 자격’의 ‘남자 그리고 패밀리 합창단’ 오디션 두 번째 이야기에서 최씨의 아들 환희군과 딸 준희양이 오디션에 지원한 모습이 공개됐다. 환희군은 ‘섬집아기’를, 준희양은 ‘하늘나라 동화’를 불렀고 듀엣곡으로는 ‘크리마스에는 축복을’을 불렀다. ‘크리마스에는 축복을’을 고른 것은 최진실씨의 생일이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이기 때문이다. 이어 엄마에게 전하는 영상편지에서 환희군은 “엄마, 저에게 좋은 유전자를 주시고 뛰어난 외모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천국에서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라고 말했고, 준희양은 “엄마, 절 낳아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용감한 끼도, 목소리도, 외모도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시고 하늘에서도 지켜보세요.”라고 말해 할머니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남격’ 패밀리 합창단은 따뜻한 이야기가 있는 가족,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가 된 가족, 합창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얻고 싶은 가족이 함께 하는 프로젝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침원 사칭 강간미수범 잡고보니… 3년간 11명 성폭행한 ‘성남 발바리’

    경기 성남시 일대에서 3년간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11건의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40대 남성이 5년 만에 붙잡혔다. 성남 중원경찰서는 7일 10∼20대 여성을 잇따라 성폭행한 혐의로 김모(4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김씨는 지난 7월 26일 오전 성남시 중원구 여대생 A(18)씨 집에 가스 검침원을 사칭해 들어가 흉기로 A양을 위협한 뒤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양의 신고를 받고 그 일대에 살고 있는 전과자 115명 가운데 유력한 용의자를 추려낸 뒤 지난 6일 오전 자신의 집에 있던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이 김씨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2007년 12월부터 2010년 5월 사이 성남권에서 10차례에 걸쳐 부녀자를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는 피해자들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챙 있는 모자를 깊게 눌러쓰거나 마스크를 하고 가스 검침원을 사칭해 낮 시간대 집에 혼자 있는 부녀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2010년 이혼한 뒤 혼자 성남에서 생활해 이 일대 지리에 익숙한 점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정신장애 2급 장애인으로 현재도 정신질환 약을 복용하고 있다. 김씨의 집 컴퓨터에서는 성인 음란 동영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여죄를 조사 중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Weekend inside] 마포나루 어제 그리고 오늘

    [Weekend inside] 마포나루 어제 그리고 오늘

    200년 전 한양 변두리 경강(지금의 한강)의 마포나루, 먼저 여기서 활동한 어물전 상인 오세만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자. 당시 마포나루는 삼남지방의 물자가 모여드는 한양의 문턱으로 대규모 도매시장이 서 있었다. 전국에서 뱃사공, 장사꾼들이 배를 타고 몰렸고, 경강 상인들은 배로 물자를 날라오거나 거간꾼 노릇을 하며 부를 축적했다. 여기서 ‘짠돌이 곰보 오 객주’라 불렸던 오세만은 처음으로 민간 상인 조직을 만든 인물이었다. 관에서 허가받은 상인인 시전상인들에게 어릴 적부터 멸시를 당했던 그는 직접 장삿길로 나선 뒤, 신분상의 특혜를 활용해 사상인(私商人)에게서 부당 이익을 취하는 시전상인들과 맞설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가 찾은 답은 ‘자본력’과 ‘로비’였다. 그는 주변 상인들을 규합해 조직화하고, 평소 알던 관리들에게도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은 경강상인들이 수원 헌릉원을 행차하는 정조를 위해 배다리를 놓아주는 기회를 얻는 데까지 이어졌다. 그로부터 2년, 마침내 정조는 육의전 이외의 시전의 특권을 폐지하고 사상인의 자유로운 상업을 인정하는 신해통공 정책을 발표한다. 오세만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동료들을 계속 모아 마포나루의 난전을 품목별로 정리하고 거리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상인 조직의 뜻을 모아 특정 물품의 유통 시기와 물량까지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그때부터 시전상인들은 오세만과 그 동료들을 ‘강상대고’(江商大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오세만으로부터 시작된 강상대고들은 물자 유통 뿐 아니라 생산에까지 관여했고 나아가 마포나루 지역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역할까지 했다. 16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된 마포나루의 상권은 지금의 서울 마포구 도화동, 용강동 일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물자의 집산지였던 마포나루는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육로 운송의 발달과 마포대교의 건설 등으로 조금씩 쇠퇴해 갔지만, 여전히 수많은 상인들은 이곳에서 삶을 꾸리며, 200년 전 이곳을 주름잡았던 오세만과 같은 강상대고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그 움직임의 중심에는 도화동상점가상인회와 용강동상가번영회가 있다. 7일 서울 마포구에 따르면 강상대고의 후예를 자처하는 도화·용강동 상인들은 2011년 서울에서 유일하게 중소기업청 주관 상권 활성화사업 시범구역 지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들은 이 사업을 위해 마포나루상권활성화법인을 조직하고, 최근에는 마포의 역사와 문화, 또 지금의 마포나루를 터전으로 얼굴을 맞대고 살아가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묶어, 스토리북 ‘강상대고 활(活)’과 ‘마포나루 활(活)’을 펴내기도 했다. 이매숙 마포나루상권활성화법인 대표는 “마포나루가 조선시대 수상교통의 요충지였던 덕에 도화·용강동 상권도 발달할 수 있었다. 마포나루의 역사가 곧 우리 상인들의 문화 역사의 깊이”라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상인들만의 자부심을 곧추세우는 일이 우선이다 싶었다.”고 활동 배경을 설명했다. 마포나루의 상인들은 이곳의 역사를 짠맛의 감각으로 기억하고 있다. 전성기 마포나루에는 곡식, 목재, 어물 등 다양한 물자들이 전국에서 올라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했던 것이 바로 소금, 그리고 새우젓이었다. 마포나루에서 소금이 날 리도 없건만 조선시대 마포나루에서 거래되던 소금은 ‘마포염’이라고 따로 이름을 지어 부를 정도로 유명했다. 질 좋은 소금이 모이는 곳이다보니 더불어 젓갈의 명성도 높았다. 도화동 토박이인 임인식(74) 제일전파사 사장은 마포나루 일대에 새우젓 냄새가 진동하던 때를 이렇게 기억했다. “전차에서 내려 나루터까지 죽 다 새우젓 도가가 있었지. 서울 사람들이 새우젓 사러 여기로 왔잖아. 나루터에 나가보면 새우젓 항아리가 수백 개지 뭐. 보기는 장관인데, 냄새가 말도 못해. 공덕동 로터리에 철길 굴다리만 넘어오면 온 동네가 비릿한 바닷가 냄새로 가득했어.”(‘강상대고 활’ 152쪽) 마포나루 상인들은 새우젓이 짜지도 맵지도 않고 담백한 서울의 음식문화와 궁합이 맞아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새우젓은 짠맛을 내되 자극적이지 않으며 색깔 역시 깔끔하기 때문이다. 마포구는 이러한 새우젓의 역사를 2008년부터는 축제판으로 되살렸다. 지난해 4회를 맞은 한강마포나루새우젓 축제에는 4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3일간 열린 축제 현장에서 거래된 새우젓만 해도 충남 강경, 인천 강화, 전남 신안 등 총 5대 산지 15개 업체에서 가져온 물량 7억여원어치가 거래됐다고 하니 왕년의 전성기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올해 제5회 새우젓축제는 새달 19~21일 열릴 예정이다. 강상대고의 후예들은 지금도 함께 소금을 구입하고 있다. 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그때의 짠맛을 전통으로 이어가겠다는 생각에서다. 상인회에서 직접 전남 신안군 일대에서 사오는 소금은 새우젓 도가를 대신해 지금의 마포나루를 가득 채우고 있는 고깃집들이 사용한다. 갈비, 껍데기, 주물럭 등 마포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메뉴판을 채운 수십년된 고깃집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퇴근하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 축제 현장에서나 재현되는 새우젓 도가의 끄트머리는 본래 마포종점과 닿아있었다. 마포나루 상인들은 소금의 맛과 함께 마포종점의 감성도 가슴으로 기억하고 있다. 1899년 청량리에서 출발한 전차는 1968년 11월 마포에서 멈췄다. 그 즈음 마포나루 설렁탕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작사가 정두수와 작곡가 박춘석은, 유학을 갔다 유해로 돌아온 남편을 잊지 못해 비오는 날이면 우산을 들고 전차역 종점에 나온다는 바걸(bar girl)에 얽힌 이야기를 하다 명곡 ‘마포종점’을 만들어냈다. 이들이 사랑했던 마포의 밤과 애달픈 이야기는 상인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마포종점 가요제’로 이어지고 있다. 도화동 상가상인회는 지난해 10월 상인들이 마련한 기금과 재능 기부로 행사를 직접 기획, 이를 성공리에 치러냈다. 강상대고로 내려온 문화적 유전자가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마포종점 가요제를 기획한 김만식(60·도화동·부동산중개소 운영)씨는 “마포종점 가요제가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사이사이에 작은 공연들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그게 이 지역만의 문화가 되면 더 바랄 게 없다.”고도 말했다. 마포구는 새우젓축제 외에도 다양한 행정 지원을 통해 강상대고의 부활을 돕고 있다. 구는 경관 조명을 새로 설치해 밝고 활기찬 이미지의 마포나루 길을 조성하고 상징탑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상인교육장, 커뮤니티 공간 등 상인들이 스스로 공동체를 구성하고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인프라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이곳은 조선실학자 토정 이지함의 실사구시 정신이 깃든 곳으로 한강변 상인들을 하나로 묶고 인간 중심의 문화를 펼쳤던 강상대고의 정신이 살아있는 곳”이라며 “미래의 마포나루는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와 전통의 맛이 살아있는 음식문화 상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나루는 변하고 있다. 전국의 사람과 물자가 모여들던 강상대고의 무대였던 이곳은 이제 그 후예들의 노력으로 풍부한 역사와 문화, 또 수많은 이야기를 가진 곳으로 발전하고 있다. 마포나루에는 세대를 이어가는 음식점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상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마포나루의 완성을 위해서는 거기에 끊이지 않은 사람들의 발길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오늘은 가족들과 함께 드럼통에 둘러앉아 마포나루의 고기 굽는 냄새와 짠맛의 역사를 맛보는 건 어떨까.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식욕억제 호르몬조절 단백질 가천대연구팀 세계 최초 발견

    국내 연구팀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을 조절할 수 있는 단백질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약물을 이용한 비만치료의 가능성을 높인 연구여서 주목된다. 가천대 이길여당뇨연구원은 김영범 하버드의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leptin)의 작용을 촉진하는 뇌 단백질 ‘로키나제(Rho-kinase)’의 기능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신경과학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9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이 렙틴의 식욕억제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POMC)에서 단백질인 로키나제를 제거한 유전자변형 생쥐 100마리로 실험한 결과 로키나제가 제거된 생쥐는 정상 생쥐와 달리 식욕 조절능력을 상실,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해 체중이 평균 30%나 증가했다. 김 교수는 “로키나제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비만을 예방하거나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만 억제와 관련된 단백질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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