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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연구진, 빛만 비춰 유전자 조절 가능한 광유전학 기술 개발

    국내연구진, 빛만 비춰 유전자 조절 가능한 광유전학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살아있는 생쥐의 머리에 빛만 비추는 것으로 뇌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허원도(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약한 빛에도 반응하는 ‘Flp 유전자 재조합효소’를 만들어 특정 유전자 발현을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8일자에 발표했다. 허 교수팀이 이번에 개발한 유전자 재조합 효소를 이용한 광유전학 기술은 기존 광유전학 기술처럼 수술을 통해 LED칩을 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동물실험에 있어서 물리적, 화학적 손상으로 인한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연구팀이 활용한 ‘광활성 Flp 유전자 재조합 효소’(PA-Flp 단백질)은 약한 빛을 쬐어주더라도 활성화되는 특징이 있다. 기존 Flp 유전자 재조합 효소는 유전자를 자르고 재조합하는 기능을 지녀 유전자 형질전환 동물실험모델을 만들 때 많이 활용돼 왔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광유전학 기술에 응용하려고 했지만 체내에 주입된 뒤 자가조립돼 빛에 반응하지 않아 광섬유를 뇌부위에 심는 수술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에게 기억에 관여하는 뇌 부위로 알려진 해마에 PA-Flp 단백질을 주입한 뒤 30초 가량 LED를 머리 부위에 비춰 PA-Flp 단백질이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활용한 LED 빛의 강도는 휴대폰 손전등이나 레이저 포인터 정도의 세기였다. 뇌 수술과 같은 물리적 손상 없이 비침습적 방식으로도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연구팀은 PA-Flp 단백질을 이용해 행동 제어 실험도 실시했다. 기억 중추인 해마와 연결된 ‘뇌 내측 중격’에는 칼슘채널이 있는데 칼슘채널이 억제되면 물체 탐색능력이 증가한다. 연구팀은 뇌 내측 중격에 PA-Flp 단백질을 주입한 뒤 LED를 쬐어 칼슘채널의 발현을 억제한 뒤 생쥐들을 관찰했다. PA-Flp 단백질이 주입돼 칼슘채널이 통제된 생쥐들은 그렇지 않은 것들에 비해 탐색능력이 더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 허 교수는 “기존 광유전학 기술은 실험쥐의 생리적 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리적, 화학적 자극이 가해졌는데 이번 연구는 그런 부작용없이 LED로 원하는 특정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빛으로 원하는 타이밍에 유전자를 자르고 재조합하는 효소를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다양한 뇌 영역을 탐구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대한외국인’ 김새롬 “학창시절 전교 6등까지..고2 때부터 틀었다”

    ‘대한외국인’ 김새롬 “학창시절 전교 6등까지..고2 때부터 틀었다”

    슈퍼모델 출신 방송인 김새롬이 ‘대한외국인’에서 의외의 과거를 밝혀 화제다. 17세에 슈퍼모델로 데뷔, 거침없는 입담과 빼어난 외모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방송인 김새롬이 학창 시절 전교 6등임을 밝히며 “전교 6등을 하려면 반에서는 1등을 해야 한다. 과거엔 유전자 공학에 꿈이 있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에 MC 김용만이 “새롬 씨와 친했지만 공부를 잘했는지 몰랐다”며 충격을 금치 못하자 그녀는 “고등학생 2학년 때부터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살짝 틀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러시아 출신 에바는 “퀴즈는 순발력이 필요한데, 새롬 씨가 홈쇼핑에 자주 출연해서 순발력이 뛰어날 것 같다. 잘하실까 봐 걱정된다”며 경계하는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김새롬은 홈쇼핑 완판 행진을 이끌고 있어, 에바의 우려가 현실이 되진 않을지 궁금증이 모아지는 상황. 한편 함께 출연하는 모델 이현이 역시 깜짝 놀랄만한 이력을 공개했는데. 이대 경제학과 출신에 어머니는 국어교사였던 것으로 밝혀지며 팀 내 강력한 에이스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뿐만 아니라 늦깎이 모델로 데뷔했지만 다재다능한 끼를 펼치며 급부상하고 있는 송해나까지 출연해 긴장감을 높였다. 과연 톱모델들이 합류한 한국인 팀이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지, 1월 16일 수요일 오후 8시 30분 MBC에브리원 ‘대한외국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충남, 귀한몸 ‘서해 대구’ 방류작전

    충남, 귀한몸 ‘서해 대구’ 방류작전

    수정란 500만개 방류… 고갈 위기 대비 나서“대구 생산지 하면 동해와 남해라고요. 아닙니다, 서해입니다.” 탕과 찜으로 인기 있는 대구는 전국 절반 이상이 서해안에서 잡히는데 어획량이 줄어들자 충남도가 처음 대구 수정란을 방류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15일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에 따르면 도내 대구 생산량이 2014년 8478t에 이르렀으나 이듬해 2473t에 이어 2016년 627t까지 급락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2017년 3645t으로 회복해 여전히 전국 생산량(6479t)의 절반이 넘지만 어족자원이 고갈 위기”라고 했다. 연구소는 기후변화와 남획을 이유로 들었다. 서해안 수온은 10년마다 1도씩 상승했다. 동해 0.7도와 남해 0.5도보다 급격하다. 이에 따라 대구 먹잇감인 플랑크톤과 작은 어류가 줄었다. 게다가 주 어획 구역인 전북 군산 어청도~인천 연평도 사이는 한·중잠정조치수역으로 중국 어선도 어로 행위가 허용된다. 중국 어선의 무분별한 남획이 빈번하고, 1월 한 달간 지정하는 대구 금어기도 없다. 서해안은 1990년 대구 두 마리를 잡은 것을 시작으로 1994년 8t에서 1999년 225t으로 늘더니 2006년에는 3726t으로 전국 생산량(6810t)의 절반을 넘었다. 이후에도 꾸준해 서해에 냉수대가 형성됐을 때 토착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소는 14일 충남 최서단 격렬비열도 바다에서 수정란 500만개를 방류했다. 어선 두 척에서 잡은 산 대구 50마리를 어업지도선으로 옮겨 암컷과 수컷에서 알과 정수액을 짜내 붓으로 섞은 뒤 바닷물에 담가 털어냈다. 물에 넣은 즉시 수정이 이뤄진다. 임민호 소장은 “1주일 지나면 새끼가 태어나고 3년이면 포획이 가능하다”며 “유전자를 검사해 방류효과를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조기진단 어려워 사망률 높은 조기발병위암 원인 알고보니...

    조기진단 어려워 사망률 높은 조기발병위암 원인 알고보니...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은 암,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이며 암 사망률이 높은 5대 암에는 위암이 포함돼 있다. 한국인은 서양인들보다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더 높다. 더군다나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연령별 암사망률을 보면 30대는 위암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일반적으로 위암은 40대 이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들어 30대와 40대 전후해 발생하는 조기발병위암환자들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명확한 발병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고려대 화학과 유전단백체연구센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이화여대, 한양대, 경희대, 국립암센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이 40대나 그 이전의 나이에 발병하는 조기발병위암 환자들의 유전단백체 연구를 통해 조기발병위암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성공하고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암 세포’ 15일자에 발표했다. 조기발병위암 환자는 국내 전체 위암환자의 15% 안팎으로 세계적으로도 상당하 높은 수준이다. 조기발병위암은 식습관이나 흡연, 음주 같은 환경적 요인보다는 유전적 요인이 높아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고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발병위암은 젊은 나이에 발생하기 때문에 소화불량이나 단순한 속쓰림 등과 헷갈려 진단이 늦는 경우가 많고 암조직이 덩어리 형태가 아니라 위 점막 밑에 넓게 펴져 있기 때문에 내시경으로도 진단이 쉽지 않다. 일단 발생하면 진행이 빠를 뿐만 아니라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연구팀은 최근 5년간 발병한 80명의 조기발병위암 환자의 암 조직과 주변 정상조직, 혈액에서 유전체와 단백체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렇게 얻은 시료를 바탕으로 엑솜 시퀀싱, mRNA 시퀀싱, 액체크로마토그래피-텐덤 질량분석기술 등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7079개의 체세포 변이를 찾았고 이 중에서 조기발병위암을 유발시키는 중요한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고 있는 변이유전자 3개(CDH1, ARID1A, RHOA)를 찾아냈다. 또 80명의 위암환자 조직 유전자 분석결과 같은 위암이라도 다른 치료반응을 보이는 4종의 조기발병위암으로 분류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4종의 위암은 각기 다른 세포 신호전달경로를 갖고 있어 치료방식도 다르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고려대 화학과 이상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근 국내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발병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조기발병위암에 대한 보다 정밀한 유전적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위암 환자의 정밀 진단과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DNA 아버지’ 왓슨, 12년전 인종차별 발언으로 패가망신

    ‘DNA 아버지’ 왓슨, 12년전 인종차별 발언으로 패가망신

    ‘유전자(DNA)의 아버지’로 불린 미국 과학자 제임스 왓슨(90)이 인종차별 발언으로 자신이 수장으로 근무했던 연구소의 명예직까지 박탈당했다. 왓슨은 DNA 구조를 밝혀내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고 세계 최고의 분자생물학 연구소인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를 이끌어온 석학이다. 미국 뉴욕의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연구소는 인종과 유전학 주제에 관한 왓슨 박사의 근거없는 개인적 견해를 전적으로 거부한다”며 “왓슨에게 부여했던 모든 직함과 명예를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왓슨은 2007년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인과 흑인이 동등한 지적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흑인 직원을 다뤄본 사람들은 다 안다”고 발언해 큰 파문을 일으켜 과학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당시 연구소는 왓슨의 총장직을 박탈했지만 명예 총장, 명예 석좌교수, 명예 이사직을 부여해왔다. 하지만 왓슨이 지난 2일 방송된 미국 PBS 다큐멘터리에서 2007년에 했던 인종차별적 견해가 바뀌었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말해 파장이 커지자 결국 연구소는 왓슨과의 모든 인연을 끊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생활고에 시달려온 왓슨은 2014년에는 자신의 노벨상 메달을 매각하기까지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국내 연구진, 암 발생, 기억의 전달 실시간 관찰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 암 발생, 기억의 전달 실시간 관찰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의 전이와 확산, 기억이나 통증을 느끼도록 하는 신경세포의 활성화 같이 다양한 세포기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단백질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허원도(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회 산하 미국 플로리다 신경과학연구소 권형배 박사 공동연구팀은 신호전달 ‘스위치‘ 단백질의 활성 여부를 관찰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살아있는 생쥐의 신경세포 활성화 과정을 관찰한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4일자에 발표했다. 세포 내 신호전달 단백질은 스위치가 켜지면 기계가 움직이듯 활성화되거나 비활성화되는 방식으로 세포 기능을 제어한다. 암세포도 세포내 신호전달 단백질에 의해 만들어지고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세포 신호전달 단백질인 ‘스몰 지티파제’는 세포 이동과 분열, 사멸, 유전자 발현 등에 관여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센서는 스몰 지티파제의 모든 변화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 으며 살아있는 생명체의 세포 변화도 수 ㎚(나노미터) 크기 변화까지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물의 암세포 전이, 뇌 속 신경세포의 구조변화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연구팀은 유방암 전이 암세포에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센서를 장착시키고 빛으로 세포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술로 암세포 이동방향을 조절하자 세포내 스몰 지티파제 단백질의 움직임과 함께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 공 위를 달리도록 한 생쥐와 마취된 생쥐의 뇌 운동피질 내 신경세포에서의 스몰 지티파제 단백질 활성여부를 관찰하는 것도 성공했다. 허원도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센서는 시냅스처럼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조에서도 목표 단백질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감도고 높고 운동하는 생쥐의 생리학적 현상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뇌를 관찰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이번 기술은 광유전학 기술과 함께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세포신호전달 연구 뿐만 아니라 뇌인지과학 연구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여성은 사랑에 빠지면 몸속 면역체계 변화” (연구)

    “여성은 사랑에 빠지면 몸속 면역체계 변화” (연구)

    여성은 사랑에 빠지면 실제로 몸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른바 ‘상사병’으로 불리던 것이 단순한 감정 그 이상의 것임을 시사한다. 미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진이 새로운 연애를 시작한 여성 47명을 대상으로 2년간 혈액 표본을 채취·분석한 결과, 바이러스에 맞설 때와 비슷한 생리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국제학술지 ‘정신신경내분비학’(Psychoneuroendocrin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사랑에 빠지는 것이 체내 면역체계를 지배하고 있는 유전자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관찰하기 위해 시작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여성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면 몸속에서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맞서기 위해 나오는 단백질인 ‘인터페론’을 생성하는 유전자를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새로운 낭만적인 사랑은 심리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생리학적인 변화까지도 동반했다”면서 “이번 결과는 바이러스 감염에 관한 선천적인 면역반응의 선택적인 상향 조절과 일치했으며, 인간 생활의 핵심 경험 중 하나인 면역조절 상관관계에 관한 통찰력을 준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사랑의 불꽃이 사그라들기 시작하면 여성의 인터페론 수치가 감소한다는 증거도 나왔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일부 결과는 낭만적인 사랑과 관련한 심리적인 변화가 연인 관계가 오래됨에 따라 약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면서 “사랑에 관한 생물학적인 상관관계는 장기간 더 안정한 연인 관계의 성숙함과 함께 약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앞으로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실제로 사랑에 빠졌는지는 물론 이런 감정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는지를 측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남성들에게서도 이런 생리적인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충직한 일벌, 가짜 여왕벌로 만드는 유전자 발견 

    [와우! 과학] 충직한 일벌, 가짜 여왕벌로 만드는 유전자 발견 

    벌, 개미, 흰개미 같은 사회적 곤충은 군집의 중심인 여왕과 이 여왕의 자손이면서 군집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충직한 일꾼으로 이뤄져 있다. 아무런 이기심 없이 군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완벽한 이타적 행동은 인간은 따라 할 수 없는 사회적 곤충만의 특징이다. 비록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과학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오랜 시간 연구해 하나씩 그 비밀이 밝히고 있다. 독일 마르틴 루터 할레-비텐베르크대학의 데니스 아머와 에크카르트 스톨레가 이끄는 연구팀은 벌의 이타적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남아프리카 케이프 꿀벌 (South African Cape honey bee, Apis mellifera capensis)은 매우 독특한 질병을 지니고 있는데, 바로 꿀벌이 가짜 여왕벌로 바뀌는 것이다. 텔리토키 증후군(thelytoky syndrome)이라는 이 독특한 질병은 평범한 일벌에게 예고없이 찾아온다. 텔리토키 증후군이 생긴 일벌은 자신의 본분을 잊고 알을 낳는 가짜 여왕으로 진화한다. 가짜 여왕이 낳은 알에서 태어난 애벌레와 일벌은 본래 있던 벌 군집의 자원을 이용해서 세력을 키워 본래 여왕과 경쟁하게 된다. 일종의 역모인 셈인데, 문제는 다른 일벌과 같은 개체라 군집에서 이들을 구분해서 몰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최악의 경우 모든 것을 빼앗긴 여왕벌이 교체될 수 있다. 다만 여왕이 죽거나 하는 경우 오히려 이것이 군집을 유지할 수 있는 방편이 되기도 한다. 물론 텔리토키 증후군은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모든 꿀벌이 여왕벌이 되겠다고 꿀은 안 모으고 알만 낳는다면 군집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벌의 1번 염색체에서 'LOC409096'이라는 유전자가 텔리토키 증후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Thelytoky(Th) 유전자라는 좀 더 쉬운 이름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이 유전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경로를 담당하는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로 아마도 이 경로가 일벌의 생식력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텔리토키 유전자가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일벌의 생식력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은 생각보다 매우 복잡하며 종에 따른 차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텔리토키 증후군 역시 모든 꿀벌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케이프 꿀벌의 아종에서만 관찰된다. 더불어 유전 질환이지만 가짜 여왕이 낳은 일벌은 스스로 알을 낳지 않고 가짜 여왕에 충성하는 등 여러 가지 해석하기 힘든 특징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는 유전자 이외에 여왕이 분비하는 페로몬 등 여러 가지 다른 요소가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곤충의 이타적 행동과 고도의 사회성을 조절하는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아직 시작단계다. 아마도 이 유전자들에 과학자들이 오랜 세월 알아내고자 했던 비밀이 담겨 있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메디컬 인사이드] 밀가루 음식만 2년 끊었는데… 어떻게 몸무게 7㎏이나 줄었지?

    [메디컬 인사이드] 밀가루 음식만 2년 끊었는데… 어떻게 몸무게 7㎏이나 줄었지?

    팔·다리는 가는데 배만 나온 전형적인 복부비만 체형이었던 직장인 이경수(43)씨는 2년 전 밀가루와 작별하고서 극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즐겨 먹던 튀김, 빵, 라면을 멀리하자 35인치였던 허리가 33인치로 줄었고 몸무게도 덩달아 7㎏이 빠졌다. 특별히 운동이나 다른 다이어트를 병행하진 않았다.달라진 것은 체형뿐이 아니었다. 한 달에 한 번 월례행사처럼 치르던 배앓이가 사라졌다. 이씨가 장염으로 병원을 찾은 건 지난 2년간 두 번뿐이다. 늘 부대끼고 거북했던 속이 편해지자 예민했던 성격도 바뀌었다. 이씨는 “짜증을 내는 빈도가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단지 밀가루 섭취만 줄였는데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과연 밀가루는 멀리해야 할 곡물일까. 밀가루는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먹어왔으며, 지금도 세계 인구 3분의2가 주식으로 삼고 있다. 이미 식품의 안전성 측면에서는 검증된 곡물이다. 최근 밀가루에 함유된 단백질인 글루텐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장내 염증과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의료계는 크게 문제가 되는 성분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인 밀가루 섭취 늘지만 셀리악병 증가 없어 글루텐 섭취 문제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셀리악병’인데 한국인은 셀리악병과 관련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드물어 이 병에 걸릴 위험이 극히 적다는 것이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에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성 알레르기 질환으로, ‘HLA-DQ2’라는 유전자에 의해 생긴다. 복부 통증, 식욕 부진, 설사, 복부 팽만감이 나타나는 소화기계 질환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밀을 주로 먹는 서양인의 5%가 이 병을 앓고 있고, 미국 전체 인구의 6%가 밀 알레르기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인의 밀가루 섭취량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국내에서 셀리악병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보고는 없다. 하지만 한의계는 밀가루의 찬 성질이 위장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일 수 있다고 얘기한다. 특히 체질적으로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과 따뜻한 기운이 약해 몸이 차가워지기 쉬운 소음인은 밀가루를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김고운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는 13일 “찬 성질의 음식은 특히 몸이 찬 사람의 대사를 방해하고 소화 장애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리도 밀과 마찬가지로 성질이 차다. 소음인 체질은 평소 소화 기능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데, 성질이 맵고 따뜻한 찹쌀·닭고기·장어·마늘·감자·부추·사과·귤과 계피차·생강차·꿀차 등이 좋다. 김 교수는 “실제로 소화가 잘 안 되는 환자에게 밀가루 끊기를 권했는데 증상이 호전됐다는 환자가 많았다”며 “소화 장애가 있는 환자 외에도 알레르기가 있거나 체중 감량이 필요한 환자에게도 밀가루 끊기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부 비만과 밀가루의 연관성은 비교적 명확하다. 정제된 탄수화물이 주범이다. 정제된 탄수화물은 정제되지 않은 일반 탄수화물보다 우리 몸에 훨씬 빨리 소화·흡수돼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이때 우리 몸은 혈당을 낮추려고 인슐린을 과다하게 분비한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인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고, 공복감을 느껴 혈당을 빨리 올릴 수 있는 탄수화물을 더 찾게 된다. 저혈당과 고혈당을 오르내리며 탄수화물을 탐닉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은 당의 흡수를 촉진하는 것 외에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두뇌로 운반하는 역할도 한다. 두뇌로 전달된 트립토판은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우울, 의욕 상실, 초조함 등의 금단현상이 오기 때문에 뇌는 더 많은 탄수화물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 몸은 서서히 단맛에 길들어지고, 당연히 당뇨병과 비만 같은 합병증이 온다. 대표적인 정제 탄수화물인 밀가루 섭취만 줄였는데 이씨의 복부 비만이 사라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열량 높은 밀가루 음식 단품 섭취로 영양 불균형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밀가루 음식 안의 첨가물이 건강을 해친다”고 말했다. 그는 “밀가루 자체가 나쁘기보다는 밀가루 음식 대부분의 열량이 높은 게 문제”라면서 “같은 밀가루 음식이더라도 건강하게 조리된 것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짜장면 1인분의 열량은 약 700㎉, 국물 라면은 500㎉ 수준이다. 성인 기준 1일 권장열량이 남성 2200~2600㎉, 여성 1800~2100㎉l인 점을 생각하면 두 끼만 짜장면과 라면으로 때워도 하루 권장열량의 상당량을 섭취하게 된다. 밀가루 음식이라고 해서 밀가루로만 이뤄진 식품은 드물다. 버터, 나트륨, 설탕 등을 함께 먹게 된다. 밥을 먹을 땐 채소와 고기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든 반찬을 같이 먹지만, 밀가루 음식은 주로 단품으로 먹기 때문에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어렵다. 김은희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는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혈당 지수가 낮은 음식으로 식단을 바꿔야 한다”며 “혈당 지수가 낮으면 천천히 소화되기 때문에 급격한 인슐린 분비를 예방하고 쉽게 배고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필요한 열량 중 탄수화물 비율을 낮추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실천 가능한 기준 정하고 밀가루 섭취 줄여야 밀가루 끊기 도전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2년째 밀가루를 멀리하는 이씨도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밀가루가 들어간 소스까지 찾아 철저히 따져보고 아예 입에 대지 않았다. 하지만 사흘 만에 실패했다. 밀가루 섭취를 완벽하게 끊으려다 보니 그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한 달 뒤 튀김, 우동, 빵, 라면 끊기에 다시 도전했다. 이후 9개월간 적어도 다섯 번은 몰래 숨어 튀김옷이 바삭거리는 돈가스를 먹어 치웠다. 다만 밀가루와 싸우기보다 실천 가능한 선을 정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자 밀가루의 유혹이 시큰둥해졌다. 피로감도 줄었고, 폭음하는 습관도 없어졌다. 먹을 수 있는 안주가 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술을 줄이게 됐다. 이씨는 “사람의 몸은 신비해서 한 숟가락을 줄이면 한 숟가락만큼의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더라”며 “1주일에 한 번 먹던 라면을 2주에 한 번으로 줄여도 변화가 있었다. 밀가루는 끊는 게 아니라 평생 관리하는 것”이라고 웃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세젤예 자매”…‘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레, 박신혜와 투샷 공개

    “세젤예 자매”…‘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레, 박신혜와 투샷 공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레가 박신혜와 함께한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레는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연출 안길호, 극본 송재정)에서 박신혜(정희주 역)의 동생이자 걸그룹 멤버가 되는 게 꿈인 중학생 ‘정민주’역을 맡아, 쿨하고 단순 직선적인 성격을 통해 현빈(유진우 역)과 박신혜 사이에서 큐피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극에서 하나뿐인 언니인 박신혜와의 투샷이 공개되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 사진 속 이레는 스페인에서 다니던 학교의 교복을 입고 박신혜와 함께 러블리한 손하트를 날리는가하면, 알함브라 궁전을 배경으로 깜찍한 브이를 날리며 극 중 캐릭터의 성격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박신혜와의 다정한 케미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며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사진을 본 시청자들은 “이레와 박신혜 모두 우월 유전자 입증! 진짜 자매같다”, “드라마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는 것 같으면서도 항상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 현실자매같더라. 늘 엄마미소 장착하며 보게되는 배우들!”, “이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명품아역! 늘 지켜보며 응원할게요!”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한 투자회사 대표 유진우(현빈 분)가 정희주(박신혜 분)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묵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리는 서스펜스 로맨스 드라마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美 경찰 호날두 성폭행 수사 위해 유전자 채집 영장 이탈리아에 전달

    美 경찰 호날두 성폭행 수사 위해 유전자 채집 영장 이탈리아에 전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의 유전자 정보를 수집하는 영장이 발부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수사당국이 2009년 호텔에서 호날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캐스린 마요르가의 드레스에서 검출된 유전자 정보와 일치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호날두의 유전자 정보를 모으라는 영장을 이탈리아 사법당국에 발송했다고 TMZ 닷컴과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지난해 10월 마요르가의 요청을 받아들여 수사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한달 전 네바다주 법원에 제출된 고소장에 따르면 당시 25세였던 마요르가는 그가 머물던 호텔 객실에서 성폭행을 당했고, 2010년 법정 밖 화해로 37만 5000달러를 받고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강제적으로 합의했다는 것이었다. 마요르가는 일반적 손해 배상, 특별한 손해 배상, 징벌적 손해 배상과 위자료로 각각 5만 달러씩 20만 달러와 이자, 변호사 및 법정 비용 등을 호날두가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당연히 호날두는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무거운 얘기를 무겁지 않게… 나, 또는 우리 조상에 관한 이야기

    무거운 얘기를 무겁지 않게… 나, 또는 우리 조상에 관한 이야기

    왕은 안녕하시다1·2/성석제 지음/문학동네/404·424쪽/각 1만4500원한양에서 제일가는 기생방 주인인 할머니 덕에 놀고 먹는, 장안에 호가 난 알건달에 파락호 성형. 스승의 심부름으로 우암 송시열의 동태를 살피러 갔다 들켜 개똥을 맛보는 수모를 겪는 찰나 한 비범한 꼬마로부터 은혜를 입는다. 도원결의처럼 다짜고짜 의형제를 맺자는 꼬마는 알고 보니 장차 대위를 이을 세자, 훗날 숙종이었다. 실제 그 풋내기가 열네 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 저잣거리에서 개똥을 먹던 파락호도 졸지에 왕의 최측근이 된다. ‘왕은 안녕하시다 1·2’는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성석제 작가가 5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다. 문학동네의 네이버 카페에서 전반부를 연재한 뒤 오랜 시간을 들여 후반부를 새로 쓰고 전체를 대폭 개고해 완성했다. 작가는 책 속에 자신을 대신할 입담꾼으로 ‘성형’을 등장시켰다. 왕과 의형제를 맺은 파락호라는 역할은 아래서부터 위까지 두루 살필 수 있는 ‘치트키’를 부여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 이 인물은 안 가는 곳이 없다. 당시 남인의 거두 허목의 제자였던 성형은 대전별감으로 왕의 옆을 지키며 온갖 심부름을 맡아 대신들의 동정을 살피러 나다니고, 그 와중에 달같이 어여쁜 항아를 보고 흑심을 품기도 한다. 그 항아가 훗날 사극에 두고두고 나오는 장옥정 장희빈이다.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주인공 덕에 당시 시대상을 두루 알 수 있는 게 소설의 미덕이다. TV 사극 ‘장희빈’에서는 아무래도 궁중 암투에만 포커스를 맞췄으니까. 반면 책에서는 기생방의 속사정, 남인과 서인들 대가댁에서 오고 가는 이야기, 저자의 소리까지 다 만날 수 있다. ‘무슨 옷 입는 걸 가지고 왈가왈부 저렇게 말이 많나’ 싶었던 예송 논쟁도 ‘왕위를 이어받았으되 적장자가 아닌 너를 끝끝내 인정할 수 없다’는 신권과 왕권의 대립임을 성형의 입을 통해 자연스레 접하게 된다. 어수룩한 듯 보여도 형세 판단이 빠르고, 아닌 건 아니라고 입 바른 소리를 하는 성형 덕에 일련의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다. “한 사람이 천 사람, 만 사람의 뜻을 이길 수는 없어요. 한 사람의 뜻이 아무리 지당하고 그가 아는 게 많다고 하여도 언제나 옳을 수는 없고. 한 사람을 이기려 하기보다는 만인을 얻어야죠. 그러면 저절로 그 한 사람을 이기게 돼요.”(1권 171쪽) 스승에게 들은 말을 읊어 왕에게 훈계도 하는 파락호다. 소설 끝에 작가는 덧붙인다. “악습을 무너뜨리고 불합리한 체제에 균열을 낸 그들은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스스로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주었는데, 그 후손이 바로 현재의 우리 자신이다. 결국 이 소설은 나, 또는 우리 조상에 관한 이야기다.”(2권 417쪽)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등을 기념하는 이유가 다 이런 데서 온다 싶다. 무거운 얘기를 무겁지 않게 옮겼지만 그 깊이는 가히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 성석제 이야기의 마력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귀족 대구’ 때문에 미국 독립혁명이 시작됐다고?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귀족 대구’ 때문에 미국 독립혁명이 시작됐다고?

    지난해 말 강원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 앞바다에 명태가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진 일이 있었다. 표본을 추출해 유전자 분석을 해 보니 모두 자연산이었다. 어민들과 수산 전문가들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언제부턴가 동해에서 명태가 사라졌고, 이를 되살리기 위해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어민들과 수산 전문가들은 그 계획의 성공을 예측했지만, 놀랍게도 2만 1000여 마리의 명태는 모두 자연산이었다. 40여 마리가 더 잡히고 다시 사라진 명태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간 것일까. 수산 전문가들은 명태의 회유 경로와 습성 등을 더 세밀하게 연구해야 한다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모양이다.기후변화와 남획으로 사라진 명태의 속성을 좀더 자세하게 볼 수 있는 책이 있다. 명태와 사촌쯤 되는 대구에 얽힌 역사와 조리 방법까지 서술한 마크 쿨란스키의 ‘대구’가 그것이다. 일단 책에서 말하는 대구는 ‘대서양대구’로 몸집이 크고 개체수가 많으며 맛이 담백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어종이었다. 얕은 물을 좋아해서 잡기 쉬웠다. 전 세계에서 상업적인 생선이 된 이유다. 저자에 따르면 대구는 역사상 유럽인의 주요 식량이자 부를 쌓는 수단이었다. 8세기에 바이킹은 말린 대구, 우리로 치면 북어를 주식으로 삼아 유럽을 주름잡았다. 17세기 초 종교 박해를 피해 바다를 건넌 순례자들은 종교도 종교지만, 대구를 잡아 부자가 될 꿈에 부풀어 있었다.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 앞바다에는 그만큼 대구가 풍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어민들 중에 명태 잡아서 큰 부자가 된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대구를 잡아 큰돈을 번 유럽인들은 제법 많다. 18세기 초 뉴잉글랜드는 대구 무역의 중심지였는데, 대구 어업으로 가문의 부를 쌓은 사람들을 일러 ‘대구 귀족’이라고 불렀다. 이들은 국제적인 상업 세력으로 부상했는데 소금에 절인 대구를 지중해 시장에 판매해 큰 이익을 챙겼다고 한다. 질이 떨어지는 대구는 서인도제도의 설탕 플랜테이션에 팔았다. 설탕 플랜테이션 노예들은 이 물고기를 주식 삼아 하루 16시간의 중노동을 버텨야만 했다. 저자는 말한다. “결과적으로 소금에 절인 대구는 카리브해의 노예들을 먹여 살려 노예무역을 더욱 활성화시켰다.” 저자는 대구 때문에 미국이 독립했다는, 듣기에 따라 황당한 주장도 펼친다. 역시 18세기 들어 영국이 식민지인 뉴잉글랜드의 당밀과 차에 세금을 매기고 대구 무역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다. 대구를 잡아 부자가 될 꿈에 부푼 사람들이 이 조치에 반발해 미국 독립혁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1782년 영국과 평화협상이 벌어졌지만, 가장 큰 난제는 미국의 대구 잡이 권리에 대한 것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예나 지금이나 남획이 문제다. 더 많은 대구를 잡기 위한 노력은 끝이 없었는데, 19세기 들어 어업 현대화가 이뤄지면서 대구 개체수는 급감했다. 어업의 현대화를 이룬 수단은 주낙이었다. 프랑스는 국가적으로 선단에 주낙을 설치하기도 했다. 낚싯줄에 낚싯바늘이 여러 개 달린 이 장비에 얼마나 많은 대구가 잡혔을지 상상도 못할 일이다. 대구의 남획을 걱정하면서도 저자는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한 요리사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대구 요리를 소개한다. 흥미롭지만 다소 생뚱맞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구’를 읽으며 자연산 명태도 돌아오고,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로 바다에 나간 치어들도 성장해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그래야 식탁이 더 풍성해질 테니 말이다. 이 기대도 다소 생뚱맞은 것 아닌가 저어된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줄기세포 체내 정착과정 실시간 관찰 기술 나왔다

    줄기세포 체내 정착과정 실시간 관찰 기술 나왔다

    최근 생물학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크리스퍼로 대표되는 ‘유전자 가위’ 기술이다. 유전자 가위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줄기세포 기술은 생물학 분야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줄기세포 기술이 임상에서 폭넓게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체내에 주입됐을 때 목적하지 않은 다른 세포로 분화되던지 돌연변이가 발생해 종양으로 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가 체내에서 정착될 때 과정을 실시간 고해상도 이미지로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부산대 생명과학과 김태진 교수팀은 줄기세포에 바이오센서를 주입해 체내 정착 과정을 촬영하는데 성공해 줄기세포 체내 주입후 정착시 신호전달 과정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줄기세포 이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변 조직과 붙어서 일반 세포와 똑같이 작동해야 한다. 줄기세포 접착 과정을 추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기술적 한계 때문에 정밀하게 탐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세포막에 바이오센서를 설계해 실시간으로 정착과정을 볼 수 있게 했다. 형광공명에너지전이(FRET) 기술을 이용한 바이오센서는 세포접착 과정의 주요 신호물질인 국소접착 인산화효소와 칼슘이온을 탐지해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이다.연구팀은 줄기세포 이식에 활용도가 높은 인간중간엽줄기세포(hMSC)에 바이오센서를 삽입해 관찰한 결과 접착이 성공적일 때는 세포막 DMR에서 인산화효소와 칼슘이온이 활성화되고 실패할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김태진 교수는 “줄기세포의 초기 접착과정에서 국소접착인산화효소와 칼슘의 상호작용을 밝힌 연구로 줄기세포 이식에서 발생하는 세포접착 난제를 해결하는데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며 “줄기세포 돌연변이 발생으로 암세포로 전환돼 동반되는 세포접착을 차단하는 약물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똑똑한 콜리·용감한 셰퍼드… DNA부터 달라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똑똑한 콜리·용감한 셰퍼드… DNA부터 달라

    2019년 새해가 벌써 열흘이나 지났습니다. 올해는 돼지의 해라지만 엄격히 보자면 띠가 바뀌는 것은 24절기 중 1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입춘’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아직은 ‘개띠’ 해입니다. 인류가 처음으로 가축화시킨 동물인 개는 약 3만 3000~3만 5000년 전에 회색 늑대와는 완전히 다른 종으로 분리됐고 약 1만 2000~1만 4000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을 인간과 함께했기 때문에 영어에서는 개를 ‘사람의 가장 좋은 친구’(Man´s best friend)라는 관용구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개를 키워본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종류별로 성격이 천차만별입니다. 미국 애견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개를 키우려는 사람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진과 함께 품종별 특성과 활용도에 대해 설명해 놓고 있습니다. 보더콜리는 ‘임무에 충실하고 사랑스럽고 똑똑하며 활기차기’ 때문에 양치기 같은 목축에 적합하고 독일산 셰퍼드는 ‘충직하고 용감하며 똑똑하다’라고 설명하면서 경비견으로 키워진다는 식입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개들은 애견협회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종류별로 특성이 제각각 다르고 이는 유전자에 뿌리를 두고 있답니다. 미국 애리조나대 인류학부, 워싱턴대 행동·유전체학연구실, 프린스턴대 분자생물학과, 펜실베이니아대 수의학과 공동연구팀은 101종, 1만 7000여 마리의 개에 대한 행동자료와 게놈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개들의 특성을 보여 주는 DNA 위치가 있으며 이들을 통해 개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생물학 분야 출판 전 논문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에 2019년 새해 첫날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개와 개 주인들을 대상으로 펜실베이니아대 수의학과 동물윤리학자인 제임스 서펠 교수가 개발한 ‘개 행동평가 및 연구 설문’(C-BARQ)을 실시했습니다. C-BARQ는 훈련 정도, 애착, 공격성 등 개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14가지 특성을 정량화해 한눈에 볼 수 있는 조사기법입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얻은 행동 데이터를 종별로 분류한 뒤 해당 종의 유전자 데이터(게놈)와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개들의 성격을 규정하는 14가지 특성과 연관된 131개의 DNA 위치(핫스팟)를 찾아냈습니다. 개의 종류별로 활성화된 DNA 핫스팟이 다르고 어느 부분이 활성화돼 있느냐에 따라 개의 특성과 성격이 규정된다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에 발견한 개들의 DNA 핫스팟이 사람의 특성과 성질을 나타내는 DNA 위치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개들의 공격성과 관련된 DNA 핫스팟은 사람들에게서도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위치와 거의 일치한다고 합니다. 또 개의 학습 능력이나 훈련의 용이성과 관련된 DNA 핫스팟은 인간에게서는 학습이나 정보처리와 관련된 유전자 위치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개들의 행동이나 특성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사람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한다면 불안증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 장애를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와 사람의 DNA 핫스팟이 비슷한 것은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오랜 세월 함께하며 교감을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까이 하면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면 닮는다는 것이 이런 게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자궁내막증 낳는 후성유전 과정 규명

    연세대 의대, 울산대 의대, 고려대 의대 구로병원, 미국 미시간주립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 공동연구팀은 여성 불임의 원인으로 알려진 자궁내막증을 유발하는 후성유전학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10일자에 발표했다. 불임 여성의 35~50%가 앓고 있는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 막이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정상 기능을 못 하는 여성질환이다. 연구팀은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3’이 감소하면서 콜라겐 유전자가 지나치게 많아지고, 자궁 세포기능이 교란되면서 자궁내막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된 끝에 결국 배아가 자궁에 착상하는 능력이 상실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궁내막증이 후성유전학적으로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밝혀낸 것으로 현재 외과수술과 호르몬 치료법 이외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불씨 살린 베이징 회동… 미·중 무역협상 워싱턴서 최종 담판

    美 대표단 “협상 잘 됐다” 긍정적 반응 中, 18개월 만에 미국산 GM농산물 허용 무역전쟁의 휴전 이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의 첫 차관급 무역협상이 9일 마무리됐다. 당초 7~8일 이틀 예정이던 협상이 이날까지 하루 더 연장되면서 미·중이 핵심 쟁점에서 상당부분 합의에 이르러 급한 불은 끈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미측 대표단인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 담당 차관이 이날 베이징 숙소인 웨스틴호텔에서 기자들에게 “(협상 진행이) 잘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좋은 며칠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매키니 차관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하고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리 게리시 미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미·중 협상단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구매 확대를 통한 미·중 무역 불균형 개선,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차별적인 기업 보조금 정책 축소, 외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장 진입 규제 완화 등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아직 협상 결과에 대한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미 대표단 측에서 긍정적인 발언이 나온 만큼 미·중이 최소한 협상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미·중은 각각 자국 협상팀으로부터 자세한 결과를 보고받고 추가 협상에 나설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협의가 이뤄진다면 양국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달 중 워싱턴DC에서 회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이 하루 더 연장되자 미·중이 핵심 쟁점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또 중국이 18개월 만에 미국산 유전자조작(GM) 농산물 수입을 허용하는 등 긍정적 신호도 잇따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이 이견을 좁히고 있다”고 전했다. CNN도 “협상가들이 일부 문제들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면서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징후”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8일 트위터에 “중국과의 협상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종 타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당국이 미 기업에 대해 기술이전을 강요하는 행위를 어떻게 차단할지를 놓고 입장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크게 양보했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중 강경파들은 아직도 불충분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미 관리와 기업인들은 중국이 그동안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도 “미·중이 일부 사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았으나 최종 타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내다봤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은 비합리적인 양보를 함으로써 무역 분쟁을 해결하는 방안은 추구하지 않는다는 입장 역시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모든 합의에는 양측의 주고받기가 있어야 한다”며 미·중 간 ‘대등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중 무역전쟁 파국 피했나…미국 측 “협상 잘 됐다”

    미·중 무역전쟁 파국 피했나…미국 측 “협상 잘 됐다”

    무역 전쟁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차관급 대표단 협상이 9일 마무리됐다. 미국 대표단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와 일단 파국은 피한 것으로 관측된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표단의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 담당 차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의 숙소인 웨스틴호텔을 나서면서 기자들을 만났다. 귀국길에 오른다고 밝힌 매키니 차관은 “좋은 며칠이었다.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건 우리에게 좋은 일”이라고 전했지만 더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미·중 대표단은 7일부터 이날까지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구매 확대를 통한 미중 무역 불균형 개선,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차별적인 기업 보조금 정책 축소, 외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장 진입 규제 완화 등의 주제를 두고 협상을 벌였다. 아직 협상 결과가 공식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미국 대표단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 만큼 일정 부분 합의점을 찾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 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중국과의 협상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 정부는 이번 협상 결과를 보고받은 뒤 추가 협상을 할 지 최종 결정할 전망이다.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된 중국은 ‘대등한 협상’을 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무역 갈등을 봉합하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협상을 앞두고 외국인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강제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새 외국인투자법 초안을 마련했다. 미국산 차량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도 잠정 중단했다. 미국의 오랜 요구 사항이던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입 허가 발표도 하는 등 ‘미국 달래기’를 이어가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미국 연구팀 “자폐증 발생 단서 찾아…신경세포 분화 속도 빨라”

    미국 연구팀 “자폐증 발생 단서 찾아…신경세포 분화 속도 빨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자폐증)가 발생하는 원천적인 단서가 미국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미국 솔크 연구소(Salk Institute)의 러스티 게이지 교수 연구팀이 자폐증 환자는 애초에 뇌 신경세포(neuron)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정상인과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자폐증 환자 8명과 정상인 5명으로부터 채취한 피부세포를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기능을 지닌 유도만능 줄기세포(iPS: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로 되돌린 뒤 다시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면서 그 과정을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자폐증 환자는 정상인보다 신경세포가 더 빠르게 만들어지는 과정이 관찰됐다. 줄기세포 단계에서 신경세포 단계로 분화하는 유전자 프로그램을 추적한 과정에서도 자폐증 환자의 줄기세포는 정상인의 줄기세포보다 유전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증 환자의 신경세포는 성장 속도도 정상인의 신경세포보다 빠르고 신경세포의 가지(branch)들도 더 복잡했다. 이러한 차이는 지금까지 자폐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유전자들 대부분에서 관찰됐다. 뇌 발달의 초기 단계에서 발생한 비정상이 자폐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이 연구 결과가 자폐증 발생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병리학적 특징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 연구로 자폐증 환자의 줄기세포로 뇌 오가노이드(organoid)를 만들어 여러 종류의 뇌세폰 간 상호 작용을 관찰할 계획이다. 오가노이드란 인체 장기와 유사한 구조, 세포 구성, 기능을 지닌 3차원적 세포 덩어리를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신경과학 전문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늑대에겐 죄가 없다, 화웨이와 늑대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늑대에겐 죄가 없다, 화웨이와 늑대

    최근 중국을 대표하는 통신장비 분야의 다국적기업 화웨이에 대한 기사가 자주 올라온다. 지난 12월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됐다는 기사가 뜨면서 화웨이의 기업 문화인 ‘늑대문화’가 재조명된 바 있다.런정페이 회장이 ‘문화혁명’의 광풍을 이겨 내고 대학을 졸업한 후 인민해방군에 입대했고, 그때부터 통신장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그가 군인 출신이기에 수직적 위계질서를 보여 주는 ‘늑대문화’가 기업의 기본 이념이 됐고, 그것이 지금의 화웨이를 성장시킨 동력이 됐다는 것 역시 여러 번 보도된 바 있다. 화웨이의 그러한 경영 방식은 ‘낭성(狼性)’경영, 즉 ‘늑대경영’(Wolf Management)이라는 이름으로 2000년대를 풍미하는데, 거기에는 장룽(본명 뤼자민)이 쓴 ‘늑대토템’(2004)이라는 책의 인기가 일조했다. ‘중화민족’의 피 속에 잠재된 늑대의 유전자를 되살려 위대한 중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는 중국 전역을 ‘늑대 신드롬’에 빠뜨렸다. 사실 ‘중화민족’의 ‘토템’이 늑대라는 주장은 매우 생경했다. 늑대를 토템으로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북방 유목민족들이었기 때문이다. 초원의 유목민족은 하늘을 바라보며 우는 늑대가 천신, 즉 ‘텡그리’와 교감한다고 믿었다. 그들의 영혼을 천신에게 인도하는 천신의 대리인이라고 여긴 것이다. 늑대는 가젤을 잡아먹으며 초원의 생태환경을 지켜 주기도 했다. 대장 늑대의 질서 안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강인함을 지닌 늑대는 두렵고 무서운 존재이지만, 암컷 늑대는 지극한 모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늑대는 초원 민족들의 수호신이면서 경외의 대상이었고, 흉노나 돌궐, 몽골 등 초원에서 활동했던 민족들은 자신들이 늑대의 후손이라는 신화를 전승했다. 그런 늑대를 ‘중화민족의 토템’이라고 말한 장룽은 그 이유를 소위 ‘중화민족의 시조’라 일컬어지는 ‘황제’(黃帝)에게서 찾았다. 황제가 서북 지역에서부터 흥기했기에 황제의 피 속에 늑대의 유전자가 들어 있고, 그 후손인 중화민족의 피 속에도 강인한 늑대의 유전자가 내재해 있다고 했다. 사실 1990년대에 내몽골자치구 츠펑의 훙산문화 유적지에서 C자 형태의 곡옥(曲玉)이 발견됐는데, 중국 학자들은 그것이 최초의 ‘용’이라고 했다. 중화민족의 토템인 용의 발원지가 바로 그곳이며, 훙산문화의 주인공은 황제족이라고 했다. 심지어 그 옥기의 머리 형태가 ‘곰’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황제의 토템이 ‘곰’이라고 주장했다. ‘중화민족’의 토템이 ‘용’에서 ‘곰’으로, 다시 ‘늑대’로 변한 것이다. 사실 어떤 한 민족의 토템은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다. 민족의 시조에 관한 신화는 그 민족의 시원부터 시종일관 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변화하는 토템에는 이데올로기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그렇게 ‘늑대토템’이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늑대경영’이 유행했고, 그 선두에 화웨이가 있었다. 그랬던 화웨이가 지금 수세에 몰려 있다. 물론 미국과의 통상마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그들이 자랑했던 ‘늑대경영’이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거칠지만 자유롭고 강인한 늑대의 ‘낭성’을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경영 방식과 동일시하며, ‘늑대경영’을 해야만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지혜와 용기를 지닌 늑대를 모독하는 일이다. 인간들 때문에 초원에서 밀려나 사라져 가는 늑대는 사실 아무 죄가 없다. ‘늑대경영’ 열풍이 몰아쳤을 때 일각에서 그에 대한 반성으로 ‘양성경영’(Sheep Management)이 제기된 바 있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수평적 사고를 하는 리더를 중심으로 ‘착한 경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화웨이는 과연 그렇게 변화할 수 있을까.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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