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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에도 끄떡 없는 식물 나온다

    폭염에도 끄떡 없는 식물 나온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는 여름철에는 폭염과 폭우, 홍수, 겨울에는 혹한과 폭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서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연구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CCS)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해 깊은 바닷속이나 지하 빈공간에 넣어두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식물학자들이 나무의 뿌리를 땅 속 깊숙이 뻗어나가도록 만들어 좀 더 친환경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미국 솔크생물학연구소, 오스트리아 그레고리멘델 분자식물생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식물의 뿌리가 땅 속 깊이 자라는지 얕게 자라는지를 결정하는 유전자를 발견해 기후변화에 강한 식물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12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솔크연구소에서 추진 중인 ‘하니싱 플랜트 이니셔티브’(Harnessing Plants Initiative)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하니싱 플랜트 이니셔티브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여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계획으로 보다 튼튼하고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식물을 개발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오래 지하에 저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식물의 뿌리는 식물이 지탱할 수 있는 지지기능과 잎에서 만든 양분을 저장하고 물을 흡수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연구팀은 뿌리가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생물학 연구에 많이 쓰이는 애기장대를 이용해 식물의 줄기와 뿌리 끝에서 세포벽을 신장시켜 길이 생장을 촉진시키는 식물생장호르몬의 일종인 ‘옥신’ 분비를 조절하는 유전자와 작동메커니즘을 분석했다. 옥신이 식물 생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으로 뿌리 생장구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분석 결과 연구팀은 ‘EXOCYST70A3’라는 유전자가 옥신의 촉진을 분비해 뿌리 생장구조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제로 연구팀은 EXOCYST70A3 유전자를 변형시킨 결과 뿌리 생장구조가 변화되고 더 많은 뿌리가 더 깊숙이 파고 들어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궁극적으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식물을 개발하는 한편 강수량에 따라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식물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볼프강 부쉬 솔크연구소 교수는 “증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연구되고 개발되고 있지만 가장 효과적이고 친환경적인 방법은 결국 식물을 이용하는 것”라면서 “생물체는 그 구조와 기능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하기 때문에 식물 분자 메커니즘을 환경 반응에 연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쨌든 이번 연구결과는 하니싱 플랜트 이니셔티브의 첫 번째 성과”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팔당수계 자연보전권역 ‘중첩 규제’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팔당수계 자연보전권역 ‘중첩 규제’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이천 등 상수원 수질보호 명목 개발 제한 향토기업들 규제 묶여 他지역으로 떠나 규제완화·철폐 힘들면 재정적 보상 필요 지자체도 용수권 공유하게 제도 바꿔야 고용창출 힘써 전국 지자체 ‘일자리 大賞’ ‘파라솔 톡’ 통해 시민들과 격의 없는 소통 음악·동화 구연 등 ‘감성 시정’에 큰 도움“중앙정부는 2600만 수도권 주민의 생명수를 만드는 자연보전권역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을 외면하면 안 됩니다. 규제 완화와 철폐가 어려우면 역차별에 상응하는 충분한 재정적 보상을 해야 합니다.” 변호사 출신인 엄태준(55) 경기 이천시장은 11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팔당수계 시군들이 자연보전권역에 묶여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가 없어 기업이 떠나고 있다며 중첩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게 이천시의 최대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 시장으로부터 시정 현안을 들었다.●주민들 상수원 보호 노력·희생에 보상해야 -팔당수계 자연보전권역에 묶여 어려움이 많은데. “이천 등 팔당수계 시군은 모두 자연보전권역에 묶여 있고 특별대책지역으로 중첩규제를 받고 있다. 팔당상수원 수질 보호를 위해 개발을 제한하고 있다. 자연보전권역 도시들은 집을 짓거나 기업이 들어올 때 규제가 많다. 일정 규모가 넘는 공장은 지을 수 없고 입주가 막혀 있다. 팔당상수원이 2600만명 수도권 주민들이 먹는 식수원이기에 규제 철폐·개선이 어렵다면 생명수를 만들어 내는 자연보전권역 주민들의 노력과 희생에 상응하는 보상이 필요하다. 중앙정부가 예산을 확보해서 적극적으로 수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억지로 규제만 한다면 탈법을 하고 난개발을 하게 된다. 그 규제가 합리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질 개선을 위한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 현행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규제는 36년 된 낡은 규제로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이미 수도권 규제의 방향을 바꿔 완화와 철폐로 가고 있다.” -블루골드(맑은 물) 시대 강변 지자체의 용수권을 주장했다. “지금은 블랙골드(석유) 시대를 넘어 블루골드 시대다. 이제는 ‘맑은 물’을 의미하는 블루골드가 가장 값비싼 재화로 대접받고 있다. 팔당상수원 물이 양질의 수질을 유지해야 먹는 물이 되는데, 맑은 물을 위해 7개 시군이 희생하지만, 댐 만드는 비용을 부담했다는 이유로 용수권은 수자원공사가 가지고 있다. 그 비용을 회수할 때까지 용수권을 가진다. 이제는 맑은 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강변 지자체들이 수자원공사와 용수권을 공유할 수 있게 제도를 바꿔야 한다. 상수원 용수권을 함께 행사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면 강변 지자체는 수질관리에 더 적극적일 것이다. 중앙정부가 수질 관리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수도권 주민들이 맑은 물을 마실 수 있게 된다. 상수원 용수권을 통해 재정 자립도를 높이고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면 강변의 다른 지자체들도 다투어 상수원을 유치하려고 나설 것이다. 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제 중 하나인 상수원 다변화 정책을 실천할 수 있다.”●기업들 성장해도 36년 낡은 규제에 확장 못 해 -수도권 상수원 규제에 막혀 기업이 떠나는데. “기업인은 회사가 성장하고 커지길 바란다. 34년 전 이천에 터를 잡았던 현대엘리베이터가 수도권 규제에 막혀 충주시로 떠난다. SK하이닉스(옛 현대전자)와 현대엘리베이터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이천에 자리잡아 기득권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회사가 성장해도 규제에 묶여 확장과 증설을 할 수가 없다. 자연정화능력이 충분한 지역은 용인처럼 성장관리권역으로 만들어주면 공장을 옮길 수 있는데, 현대엘리베이터는 여의치 않자 SK하이닉스에 부지를 팔고 충주로 간다. 새로운 기업을 유치는 못 하더라도 기존에 있는 공장만은 다른 데로 떠나지 않도록 풀어줘야 한다. 이천시로서는 숨통이 막힌다. 이천에는 OB맥주와 진로소주 공장이 있다. 그러나 주세는 국세라서 이천시에 들어오는 게 없다. 주세 중에 단 몇 퍼센트라도 공장이 있는 지역에 지방세로 쓸 수 있도록 제도 전환이 필요하다.” -전국 지자체 일자리 대상을 차지했다.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관련해서 이천시는 지금 재난상황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지난달 고용노동부 주최 ‘전국 지자체 일자리 대상’에서 전국 기초지자체 중 1위를 차지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경기도 고용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과 시민들은 구인·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시에서 많은 지원을 한 결과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4월엔 이천시 일자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일자리위원회는 올해 신규 일자리 1만 1669개 창출을 목표로 한다.”●올해 신규 일자리 1만 1669개 창출 목표 -반도체가 이천 특산물로 뜨고 있다. “이천하면 떠오르는 게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쌀, 도자기, 복숭아만 나와서 서운했다. 우리 이천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특산품 반도체가 있다. 중학생인 막내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보내온 SK하이닉스 홍보영상을 보고 자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영상을 제작했다. 반도체를 이천 특산품으로 지정해 달라고 재치 있게 풀어낸 SK하이닉스 기업광고에 이천시가 화답한 것이다. 이 SK하이닉스 기업광고 동영상은 지난 4월 유튜브에 공개된 이후 석 달 새 조회 수가 3000만회를 돌파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천시에 크게 기여하는 향토기업이다. 세계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기업이 힘들 때 이천시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면 다시 이천시를 위해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지자체와 기업이 상생한다면 기업은 떠나지 않을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우리 이천시만이 풀어줄 수 있는 숙제를 준다면 주저하지 않고 풀어 줄 것이다.” -주민과 소통하는 ‘파라솔 톡’은 잘되고 있나. “끊임없이 소통해야 시민이 원하는 정책을 펼 수 있다. 시장들이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통하지만 파라솔 톡이 가장 효율적이다. 거리에서 시민과 대화하는 파라솔 톡을 통해 격의 없는 대화를 하고 있다. 파라솔 톡은 어떤 소통 채널보다 시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최적화된 소통 방식이다. 시민들의 간절하고 절절한 얘기 중에서 공적인 요청일 경우 우선순위가 명확해진다. 민원 하나하나를 가슴으로 듣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기타 치고 노래하고 동화 구연하는 감성시정을 펼치고 있다. “어려서부터 기타를 배웠다. 흥이 많은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무대에 올라서 자기 실력을 발휘하는 끼가 있는 것 같다.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시민 곁으로 다가가기 위해 직원 힐링콘서트 무대에서 시청 음악동호회 ‘G-하모니’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말이나 글은 허구일 수 있으나 마음과 감정은 느끼는 것이다. 천 마디 말보다 더 시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을 만나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 기타 치며 함께 동요를 부르고 동화책을 읽어주니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했다. 나 스스로도 행복한 순간이었다.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통해 시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좋은 기회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차세대 한국인 유전체 분석시스템 개발 나선다

    차세대 한국인 유전체 분석시스템 개발 나선다

    한국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중증질환을 조기진단하고 유전체 기반 질병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차세대 한국인 유전체 분석시스템 개발이 시작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충남대병원, 대전테크노파크바이오융합센터 등 산업계와 연구계, 병원 등 다양한 기관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22년까지 140억원이 투입되는 ‘유전자의약산업진흥 유전체 분석시스템 구축사업’에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한 사람의 게놈을 완전히 해독하는 비용은 약 1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고 기술발전으로 분석 비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개인 맞춤형 질병, 진단을 수행하는 정밀의료의 빠른 발전과 산업화는 물론 중증 질환의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도 유전체 해독기술의 발전과 실용화는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이번 사업을 통해 대용량 유전체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최신 염기서열 분석장비를 구축하고 운용해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를 값싸고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유전체 정보생산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펩타바이트 수준에 이르는 대용량 빅데이터 유전체 정보와 관련 정보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전산시스템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한국인 유전체 분석지원센터를 구축해 중증질환 관련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반 조기진단 기술, 유전체 기반 질병 위험도 예측과 진단기술,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과 클라이언트 컴퓨팅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산-학-연-병원의 협력체계로 혁신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업총괄책임자인 김선영 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맞춤의료전문연구단 박사는 “이번 사업으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기술의 발전과 분석비용이 감소되는 효과와 함께 유전체 서비스 시장을 크게 확장해 유전체 산업의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종종 제자들의 아기 이름을 지어 주곤 한다. 그 아기들이 잘 크는 것을 보면 기쁨과 안심이 교차한다. 고려 때 애주가 이규보는 아들 이름을 ‘삼백’(三白)이라고 지었는데 자기를 닮아서 술을 잘 마시자 “삼백이라 이름한 것 이제야 뉘우치나니, 매일 삼백 잔씩 마실까 걱정이구나” 하며 푸념하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이러니 이름 짓기가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이름은 형식이 아니다. ‘이름이 곧 운명’(Nomen est omen)이라는 말도 있듯이 그에 어울리게 사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이름은 주술적 효과가 있다고도 했다. ‘유배로 악명 높은 10개의 섬’ 가운데 남아프리카 로벤섬에서 26년을 복역했던 넬슨 만델라는 흔히 ‘로하바’라 불렸는데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름에 걸맞게 흑백 대립을 해결하고, 민족 화해를 성사시킨 위대한 대통령이 됐다. 이름에는 사연도 가지가지다. 선조 때 19년간 제주도와 함경도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유희춘은 고향인 해남을 그리워하며 4명의 딸 이름을 해성, 해복, 해명, 해귀라 지었다. 돌아가신 동화작가 정채봉 선생은 골수 해태 야구팬이어서 아들을 승태, 딸을 리태, 그리고 애완견을 개태로 지었다고도 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사연 있는 이름들이 무수하다. 이름에 얽힌 재미도 많다. 홈런 한 방으로 2018년 한국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두산의 정수빈 선수가 있다. 그는 2015년에도 한 방으로 팀을 우승으로 만들었다. 아무래도 수빈이라는 이름이 한 방에 강한 모양이다. 정조의 후궁 가운데 ‘수빈 박씨’가 있었다. 여러 후궁을 두고도 자식이 매우 귀했던 임금이 정조였다. 이런 정조의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준 사람이 ‘수빈 박씨’였으며 바로 순조의 생모였다. 그런가 하면 요즘 ‘기생충’으로 유명한 봉준호 감독은 유전자 변형 슈퍼돼지를 ‘옥자’라고 이름 지었다. 조지 오웰의 ‘동물왕국’에는 독재자 돼지 ‘나폴레옹’과 경쟁자 돼지 ‘스노볼’ 등이 나온다. 이름을 가지면 그것들은 더이상 돼지도 고기도 아니다. 시인 김춘수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이름이 중요하다. 옥자는 슈퍼돼지가 아니라 소중한 가족이었다. 후배가 게스트하우스 이름을 지어 달라고 부탁했다. 바닷가 언덕에 위치한 데다 후배가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해롱당’(海龍堂)이라고 해 줬다. ‘용’(龍)은 ‘언덕 롱’으로 읽기도 하고, 해롱해롱대면서 늘 취한 후배 모습 때문에 그렇게 지었다. 농담으로 말한 거라 잊은 줄 알았는데 후배는 유명인에게 현판 글씨까지 받아 왔다. 글씨도 해롱대는 듯했다. 어쩔 수 없었다. 농담이 현실이 된 것이다. 때로 이름은 주인보다도 이름을 지어 주는 사람에게 더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김정희가 제주 유배지에서 그린 ‘세한도’를 받은 제자가 이상적이다. 그의 부친인 이정직은 몸이 좋지 않았는데 아들의 아명을 ‘약아’(藥兒)라 짓고 수시로 불렀다. 결국은 그 덕분에 “내 병을 고치는 약 같은 아이”라고 했듯이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이름은 참으로 묘한 힘을 갖고 있다. 요즘 학교 비정규직 차별 철폐 요구가 거세다. 그런데 그들의 요구를 들어보면 정당한 직업에 대한 합당한 대우만큼이나 법적 근거가 있는 호칭으로 통일해서 제대로 불러 달라고 이름의 문제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대로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 그들의 현실은 다만 차별이고, 해고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당장 피해를 입고 있는 학생들조차도 그들을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기왕에 그들의 이름을 제대로 지어 주고, 제대로 불러 주도록 하자.
  • 정체불명 개떼 습격받은 美 남성 변사…물린 자국만 100여개

    정체불명 개떼 습격받은 美 남성 변사…물린 자국만 100여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한 40대 남성이 개떼의 습격을 받고 숨졌다. CNN 등 현지매체는 플로리다주 하이랜즈 카운티 레이크플래시드에서 45세 멜빈 올즈 주니어가 개떼에 물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하이랜즈 카운티 경찰은 이 남성이 지름길을 택해 귀가하던 중 들개 무리를 만나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올즈 주니어의 몸에서는 최소 100여 개의 이빨 자국이 발견됐다. 개에게 물린 흔적 외에 다른 부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인근 숲에 덫을 설치해 잡종 핏불테리어 6마리를 포획했으며 남성의 몸에서 발견된 이빨 자국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들개의 습격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맞는지 밝히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폴 블랙먼 하이랜즈 카운티 보안관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올즈 주니어의 시신에서 채취한 DNA를 들개의 것과 비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섯 아이의 아빠이자 가장인 올즈 주니어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가족들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 신시아 힐은 “아들에게 개는 친한 친구 같은 의미 있는 동물이었다.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다니 믿을 수 없다”면서 “한순간에 훌륭한 아들을 잃어 상처가 크다”고 오열했다. 올즈 주니어의 약혼자 자넬 워드는 그를 공격한 들개 무리가 이웃집에서 배회하는 것을 몇 번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나도 일전에 개떼와 마주친 적이 있지만 으르렁거리기만 할 뿐 절대 접근하지는 않았다. 공격하려는 낌새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예기치 못한 사망 사건에 현지 경찰은 일단 개떼의 소유주를 추적하고 있다. 하이랜즈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 측은 “개에 물려 사망하는 보기 드문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분명 누군가 기르던 개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떼를 지어 다니는 개들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 당분간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개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인천대공원 내 관모산에 출몰한 8마리 이상의 들개떼가 시민들을 공격했다. 조사 결과 어미 1마리와 새끼 7마리로 구성된 이 들개떼는 누군가 버린 유기견으로 밝혀졌다. 4월에는 의정부 일대에서 들개 4마리가 떼를 지어 돌아다니며 고양이와 닭 등을 공격해 재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반려견으로 길러지던 개들이 유기되면서 들개로 돌변,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경고한다. 카라 김나연 활동가는 과거 기고글에서 “소위 들개라 불리는 유기견들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무책임에서 비롯된 희생양일 뿐“이라며 사람의 책임을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성적 올리고 싶으면 10분 이상 운동 시켜라

    [달콤한 사이언스]성적 올리고 싶으면 10분 이상 운동 시켜라

    전 세계적으로 한국 학부모들만큼 아이들 학업성적에 관심을 갖는 부모들은 없다. 자세히 뜯어보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지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할 정도이다. 많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엉덩이에 자석이라도 붙여놓은 듯 진득하니 책상 앞에 앉아있어야 공부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성적을 올리고 학습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하루 10분 이상, 4000보 이상 산책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레곤보건과학대 의대 신경과학과 연구진은 짧은 시간이나마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건강 뿐만 아니라 학습능률을 높이고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등 두뇌활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e라이프’ 최신호에 실렸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들이 규칙적인 운동이 심장이나 근육을 포함해 여러 장기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왔다. 연구팀은 운동으로 건강한 심장이 유지되면 뇌를 포함한 전신에 산소를 빠르게 공급한다는 점에 착안해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학습 중간에 운동시간을 포함시킨 생쥐와 운동시간 없이 학습시간만 길게 가진 생쥐들 사이에서 학습능률이나 기억력을 비교하는 한편 뇌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학습만 계속해서 한 생쥐보다 운동시간을 가진 생쥐들의 학습능률이 높아지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운동이 Mts1L이라는 유전자가 활성화되면서 학습과 기억, 새로운 것에 대한 인식에 관여하는 뇌의 해마 부위 뉴런의 연결을 늘리고 시냅스 증가를 촉진시킨다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오랜 시간 운동하는 것보다 10~30분 이내의 가벼운 산책이나 10분 이내 농구시합을 하는 것처럼 짧은 시간 폭발적으로 움직임을 갖는 운동이 두뇌에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게리 웨스트브룩 교수(신경학)는 “운동을 한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은 비싼 돈을 주고 체육관을 가거나 10㎞ 이상 달리기를 하는 것을 생각하는데 뇌를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가벼운 운동도 효과가 크다”라며 “중요한 것은 하루 10분 이상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비만은 유전자 탓? 주된 원인은 너무 많이 먹고 게을러서 (연구)

    비만은 유전자 탓? 주된 원인은 너무 많이 먹고 게을러서 (연구)

    몸무게가 늘어나는 주된 원인은 음식을 많이 먹고 운동을 덜 하는 생활 습관 탓이므로, 비만을 유전자 탓으로만 돌리지 말아야 한다고 과학자들이 지적하고 나섰다. 영국의학회지(BMJ) 최신호(3일자)에 실린 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1975년 이후 비만율은 3배까지 치솟았지만 이런 경향은 ‘지방 유전자’ 유무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를 시행한 노르웨이 과학기술대(NTNU) 연구진은 비만은 유전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주된 원인은 나쁜 식습관과 운동 부족에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 결과는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1963년부터 2008년까지 성인 11만8959명을 대상으로 한 이전 연구의 체질량지수(BMI) 측정치 등을 분석했다. 비만의 일반적인 판단 척도인 BMI는 키와 몸무게를 가지고 산출하며 25에서 29까지가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이들 참가자를 유전적 비만에 관한 위험성에 따라 다섯 그룹으로 분류했는데 이 중 다섯 번째 그룹이 유전적으로 가장 취약하며 인원이 가장 적었다. 그리고 모든 참가자의 BMI를 나이와 성별, 흡연 습관 그리고 환경적 요인 등 여러 비만 요인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BMI는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전적 비만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들은 그 위험이 가장 낮은 이들보다 더 높은 BMI를 가질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BMI가 1960년대 이후로 유전적 위험이 있거나 없는 사람 모두에게서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마리아 브란키비스트 연구원은 “이번 발견은 비만율 증가에서 유전자 역할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 “식단 변화가 비만에 영향을 주는 가장 그럴듯한 환경적 요인이지만, 더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이나 독소나 미생물 같은 생물학적 환경 변화 또한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지방 유전자를 지닌 35세 남성은 그 유전자가 없는 같은 나이 남성보다 1960년대 중반 당시 3.9㎏ 더 무거웠다. 하지만 40년 뒤 두 그룹의 남성은 비만율이 증가하면서 격차가 두 배 가까이 벌어졌고 이런 경향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브란키비스트 연구원은 “오늘날 노르웨이에서는 비만 유전자를 지닌 남성이 6.8㎏ 더 무거울 것”이라면서 “게다가 그는 오늘날 살 찌기 쉬운 환경에서 살면서 7.1㎏을 추가로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남성이 얻게 될 13.9㎏의 체중은 대부분 오늘날의 건강하지 못한 생활 방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방 유전자가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비만 전문가들은 지방 유전자가 체중 증가에 대해 ‘작은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의 유전자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이번 결과에 동의했다. 영국 런던 유전학 연구소의 데이비드 커티스 교수는 “유전자는 사람들의 신체가 음식을 사용하는 방법에 작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들의 몸무게는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가장 많이 결정된다. 유럽 국가들에서 비만이 증가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유전자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매우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으며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인체 내 39조 마리 미생물, 또 하나의 장기/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인체 내 39조 마리 미생물, 또 하나의 장기/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인간의 세포는 모두 30조개 정도지만 인체에 사는 미생물은 39조 마리에 이른다. 이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박테리아, 즉 세균이다. 대부분 대장에 살고 있으며 종류는 약 1000종, 무게는 1.5㎏ 남짓이다. 대변에서 수분을 제외한 고형물 중 60%를 차지한다. 인간의 유전자가 2만 1000개에 불과한 반면 체내 세균의 유전자는 최대 30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생물은 인체에 기생한다기보다는 하나의 통합된 초유기체로서 함께 살아간다. 장내 세균은 사람의 생존과 건강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음식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효소를 모두 가지고 있지 못하다. 미생물이 단백질·지질·탄수화물 중 많은 부분을 분해한 다음에야 인체는 이들 영양소를 흡수할 수 있다. 우리가 섬유질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그 덕분이다. 또한 미생물은 일부 비타민B, 비타민K와 장내 염증을 억제하는 화합물 등 인간이 생산하지 못하는 유익한 물질을 만들어 낸다. ‘제2의 장기’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그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 면역계, 자율신경계 등을 통해 뇌의 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장은 이미 ‘제2의 뇌’로 불렸는데 이제는 ‘장-장내세균-뇌 축’(gut-microbiome-brain axis)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세균의 역할이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 장내 세균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인체 능력에도 큰 도움을 준다는 최근 연구가 있다.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가 ‘셀 보고서’에 발표한 논문에서 건강한 장내 박테리아를 보유한 생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80%가 살아남았다. 하지만 사전에 항생제를 투여해 박테리아를 제거한 생쥐의 생존율은 3분의1에 불과했다. 조사 결과 장내 박테리아는 폐의 표면을 구성하는 상피세포에 경계태세를 유지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제1형 인터페론이 계속 생성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물질은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유전자를 자극한다. 폐의 상피세포가 바이러스의 1차 방어막으로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이번에 밝혀졌다. 2차 방어막인 면역세포가 바이러스 감염에 대응을 시작하는 데는 이틀 걸린다. 그동안 바이러스는 상피세포에서 증식한다. 감염 후 이틀이 지나자 항생제를 투여한 생쥐의 폐 바이러스 숫자는 그렇지 않은 생쥐의 5배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항생제를 투여한 생쥐에게 건강한 생쥐의 대변을 이식하는 실험도 수행했다. 그 결과 인터페론 신호가 회복되고 바이러스 저항력도 다시 살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장내 박테리아가 신체의 비면역 세포로 하여금 대비태세를 유지하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우리의 실험은 보여 준다”고 밝혔다. 장내 세균은 식품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데도 희망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의 브리검 여성병원과 보스턴 어린이병원 연구팀이 ‘네이처 의학’에 발표한 논문을 보자. 이들은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2세 이하 유아 56명에게서 4~6개월 간격으로 대변 표본을 계속 채취했다. 이를 건강한 유아 98명의 대변과 비교한 결과 세균의 종류에 차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표본들을 달걀에 알레르기를 쉽게 일으키도록 민감하게 만든 생쥐들의 장에 이식했다. 건강한 유아의 대변을 이식한 생쥐들은 알레르기 유아의 것을 받은 생쥐들보다 달걀에 알레르기를 덜 일으켰다. 이어 컴퓨터 모델을 통해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의 장내 세균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식품 알레르기를 억제할 수 있는 두 종류의 세균 군집을 조합해 낼 수 있었다. 각각 클로스트리디움균이나 박테로이데테스균에 속하는 5, 6종의 박테리아로 구성됐다. 이들 군집을 투여한 생쥐는 달걀 알레르기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는 효과가 없었다. 조사 결과 치료용 박테리아 군집은 두 종류의 중요한 면역학적 경로에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계를 조절하는 특정한 T세포를 자극한다. 이런 효과는 생쥐와 유아에게서 모두 발견됐다. 공저자 대부분은 청소년 식품 알레르기에 대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인 회사(ConsortiaTX)의 창업자다.
  • [달콤한 사이언스]젖소 장내미생물 바꾸면 우유맛↑ 온실가스↓

    [달콤한 사이언스]젖소 장내미생물 바꾸면 우유맛↑ 온실가스↓

    최근 생물학 분야에서 장내미생물의 다양한 기능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장내미생물은 사람이 앓는 질병의 90% 이상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분과 같은 심리적인 영향까지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류머티즈 관절염 같은 면역반응과 관련된 질병은 물론 암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그런데 사람 뿐만 아니라 젖소의 장내미생물이 우유 맛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영국 에버딘대, 노팅엄대, 이스라엘 네게브 벤구리온대, 핀란드 국립자원연구소, 이탈리아 가톨릭대, 스웨덴 국립농업과학대, 체코 동물생리학·유전학연구소, 프랑스 생마르텡데레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8개국 11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젖소의 장내미생물이 우유의 품질은 물론 지구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로 알려진 메탄가스 생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4일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낙농 분야에서는 사육 방식과 좋은 품질의 목초가 맛있고 영양이 풍부한 고품질 우유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또 소를 비롯한 염소, 양과 같은 반추동물들은 되새김질과 함께 장 속에 있는 수 백만 마리의 장내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건초, 풀 같은 소화시키기 어려운 식물성 물질을 분해해 사용가능한 영양소와 칼로리를 변화시킨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반추동물들은 트림과 방귀를 통해 매년 1억t에 가까운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이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소를 비롯한 반추동물들이 기후변화 주범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핀란드 4개국 7개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1016마리의 젖소에게서 소의 형질 정보와 장내 미생물의 DNA를 수집해 분석했다. 젖소들은 유럽에서 사육되는 젖소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홀스타인과 노르웨이적색우들로 연구팀이 수집한 소의 형질에는 성장률, 우유 품질과 한 마리가 생산해는 우유의 양, 메탄가스 생성정도 등 수 백가지에 달했다. 이렇게 찾아낸 장내미생물 DNA와 소의 형질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로 미생물이 특정 형질에 미치는 작용원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람들의 장내미생물들이 모두 다르듯 소들도 각각 독특한 장내미생물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512가지의 장내미생물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으며 이 중 39종의 핵심 장내미생물이 우유의 맛과 메탄가스 생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연구팀은 밝혀냈다. 이 장내미생물들이 우유 맛과 메탄가스 생성에 관여하는 정도는 유전자보다 더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존 월리스 영국 에버딘대 로?연구소 명예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내미생물이 유전자보다 우유 품질과 메탄가스 배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사람들이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는 것처럼 소의 사료에 특정 장내미생물을 첨가한다면 메탄가스 생성을 줄이고 최고 품질의 우유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병원이 엉뚱한 가족 동의 받고 연명장치 떼내, 두 가족 모두 소송 제기

    병원이 엉뚱한 가족 동의 받고 연명장치 떼내, 두 가족 모두 소송 제기

    미국 병원에서 신원 확인을 잘못해 엉뚱한 가족이 연명 장치를 떼내는 데 합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두 가족 모두 병원과 시 당국을 고발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머시 병원이 지난 5월에 이런 황당한 실수를 했다고 영국 BBC가 5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그보다 한달 전 한 남자가 자동차 밑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얼굴에 상처가 잔뜩 있었고 벌거벗은 채였다. 병원 측은 경찰서에 가면 흔히 찍는 머그샷을 살펴 이 남성이 알폰소 베넷이라고 특정했다. 다음달 가족들을 수소문했다. 그 가족은 연명 장치를 떼내는 데 동의했다. 그의 장례를 치르려고 가족들이 준비하고 있는데 진짜 베넷이 나타났다. 경찰이 시신 검시소에서 지문을 떠 확인해보니 죽은 남자는 엘리샤 브릿먼(69)으로 밝혀져 뒤늦게 그의 가족과 연락이 닿았다. 두 가족 모두 병원과 시당국이 무책임하게 일을 했고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안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을까? 베넷이 입원해 있을 때 병원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베넷의 누이들은 연고를 찾지 못한 이를 가리키는 ‘존 도’ 환자가 자신들의 피붙이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코에는 산소 호흡기를 쓰고 있었고 입에는 영양분을 공급하는 튜브가 들어가 있었다. 아마도 누이들은 죽어가는 남동생이 그나마 고통을 덜하게 (연명 치료를 중단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누이 로지 브룩스는 지난 3일 취재진과 만나 “난 어떻게 그렇게 우리 남동생이라고 확신하느냐고 (병원 직원들에게) 물었다. 진짜로 그를 알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병원 직원들은 누이들에게 얼굴에 난 상처들 때문에 제대로 분간할 수 없으며 자신들도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때 베넷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머시 병원은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브릿먼은 한동안 실종 상태였다. 조카의 딸 미오시는 CBS 뉴스 인터뷰를 통해 “검시소에 다 전화 해봤고 병원에도 전화를 걸었다. 모든 곳을 뒤졌지만 답이 없었다”고 말한 뒤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이었다고 했다. 베넷 가족의 변호인 캐넌 램버트는 “병원과 사법당국이 사람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취급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패트리시아 반펠트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은 경찰이 지문이나 유전자(DNA) 정보를 확인해 신원을 파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구글리엘미 시카고 경찰청장은 지난달 트위터에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의문점들을 모두 입에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이 사건의 모든 측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멩겔레 마수에서 살아남아 나치 간수 뺨에 입 맞춘 코르 85세 영면

    멩겔레 마수에서 살아남아 나치 간수 뺨에 입 맞춘 코르 85세 영면

    독일 나치의 홀로코스트에서 ‘죽음의 천사’ 요제프 멩겔레에게 고문을 당했지만 살아 남았고 자신을 감시했던 나치 간수를 용서해 화해의 메시지를 전파했던 에바 코르가 85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유대인으로 1944년 가족과 함께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보내졌던 코르는 다른 가족은 목숨을 잃었지만 쌍둥이 언니 미리암과 둘만 살아남았다. 그 뒤 이스라엘로 돌아갔다가 결혼 뒤 미국 인디애나주로 건너가 테레 호테에 작은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세웠다. 기념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을 통해 코르가 매년 역사 교육을 목적으로 찾는 아우슈비츠 근처 크라코우의 한 숙소에서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세상을 떠났으며 생전의 그녀는 “비극을 극복하고 용서함으로써 스스로를 치유하는 메시지를 수많은 이들의 삶에 안겼다”고 밝혔다. 아들 알렉스는 “어머니가 최근 심장 수술과 호흡기 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냈었다”고 밝혔다. 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는 자신의 발걸음을 따라 모든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꿔 달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면서 “그것은 그의 유산이자 선물”이라고 말했다. 생전의 그녀는 멩겔레 박사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멩겔레는 1943년부터 아우슈비츠에 의사로 부임해 1000명의 쌍둥이들과 수용자들을 과학 실험 대상으로 고문했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도중 600만명의 유대인을 살해했는데 멩겔레 혼자 110만명의 유대인에게 죽음을 강요했다. 코르는 2001년 “일주일에 세 차례 우리는 피뽑는 실험실에 갔다. 우리는 주사로 세균들과 약물들을 주입받았다. 대신 그들은 우리 피를 뽑아갔다”고 돌아봤다. 그녀는 고열 때문에 2주만 살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을 받았지만 결국 회복했다. 멩겔레는 전쟁이 끝난 뒤 사라졌지만 유전자(DNA) 검사 결과 1979년 브라질에서 익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리암과 에바 쌍둥이 자매는 11회 생일 직전에 아우슈비츠에서 해방을 맞았으며 에바는 미국에서 제작돼 독일을 비롯해 여러 다른 나라에서도 방영됐던 드라마 홀로코스트를 보고 감명받아 이런 기념관을 세웠다고 털어놓았다. 미리암은 1993년에 먼저 세상을 떴다. 아우슈비츠를 빠져나온 뒤 몸이 늘 좋지 않았다. 에바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 아우슈비츠에 대해 많은 회고를 했고 매년 그곳을 찾아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앞장서 강조해왔다.2015년 4월 그녀는 아우슈비츠 간수였던 오스카 그뢰닝(당시 93)의 재판에 참석했는데 그는 수용된 이들에게서 강탈한 재산들을 기록하는 회계사 간수로 알려졌던 인물이다. 그는 재판 도중 그뢰닝에게 다가가 손을 맞잡고 그의 뺨에 입을 맞춘 일로 유명해졌다. 그뢰닝은 적어도 30만명을 살해한 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물놀이 하고 옥수수도 따고...여름 휴가, 가족과 농촌 어때요

    물놀이 하고 옥수수도 따고...여름 휴가, 가족과 농촌 어때요

    농림축산식품부, 가족 여행 추천지 7곳 선정 “올 여름 휴가는 볼거리·먹을거리 체험거리 넘치는 농촌으로 오세요”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제7회 도농교류의 날 농촌 여름휴가 캠페인’ 행사를 개최하면서 물놀이와 함께할 수 있는 농촌체험 여행지 7곳을 선정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여름휴가는 북적거리는 도시를 벗어나 농촌에서 다양한 맛과 멋을 경험하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가 직접 선정한 최적의 농촌 여름 휴가지를 소개한다.●연천 푸르내 마을 2009년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경기 연천군 청산면 ‘푸르내마을’은 산수가 어우러진 청정지역에 있다.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재배한 감자와 옥수수 등을 직접 수확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마을 특산물인 오이로 직접 천연 미스트와 비누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마을에서 조성한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또 한탄강 상류 아우라지 강이 굽이쳐 흐르는 마을로 아름다운 주상절리와 장승과 우뚝 솟은 바위가 절경을 선물한다. 마을에서는 마을과 주민의 안녕을 빌어주는 수호신으로 ‘우장승’ ‘좌상바위’로 불린다. 매운탕, 백숙, 푸르내시골밥상, 단호박칼국수도 일품이다.●파주 한배미마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의 ‘한배미마을’도 선정됐다. 한배미마을은 앞에는 임진강, 뒤에는 감악산이 둘러싸고 있는 고즈넉한 마을로, 다양한 테마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딸기따기, 물놀이체험, 미꾸라지잡기, 김장 체험하기, 옥수수 따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마을 펜션과 수영장, 두류선별가공장을 이용할 수 있다. 손두부 정식과 두부찌개 등이 일품이며 주변에 감악산 운계폭포, 출렁다리, 임진각, 자운서원 등이 있다.●양양 38평화마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의 ‘38평화마을’은 지리적으로 위도 38도에 위치해 있으며 바다, 산, 계곡이 어우러져 인근 하조대해수욕장, 양양송이밸리자연휴양림 등 주요 관광지와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이다. 매년 7월말 여름해변축제를 개최하며 서핑, 조개잡이, 모터보트, 바나나보트, 제트스키, 수상스키 등 다양한 놀거리가 있다. 국도변 38휴게소 인근에 자리 잡은 잔교리해변은 호수같이 펼쳐진 바다와 청정 백사장, 시원한 솔밭이 어우러져 있고 캠핑장 시설도 보유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경찰 전적비가 있는 무궁화동산, 어민위령탑, 아기자기한 골짜기, 둘레가 10㎞에 달하는 임도산책길, 38산소길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인제 고로쇠마을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고로쇠마을’은 미산이란 마을명칭 그대로 아름다운 산마을이다. 한강 최상류인 내린천 1급수 미산계곡에서는 각종 민물어종을 만날 수 있으며, 한국 100대 명산에 포함된 방태산 및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인 맹현봉에서 피어나는 각종 야생화는 하늘정원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고로쇠축제, 방태산 산신문화제, 약수숲길걷기 행사와 견지낚시, 1인 래프팅 리버버깅, 도토리묵 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6월부터 10월까지 운영되는 리버버깅 프로그램은 모험과 스릴을 즐기는 레포츠로 가족이 함께 자연을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괴산 둔율올갱이마을 충청북도 괴산군 ‘둔율올갱이마을’은 중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는 농촌의 정겨움이 묻어나는 마을이다. 인근에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군자산과 갈은동구곡, 쌍곡계곡이 있고, 마을을 따라 흐르는 달천강에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올갱이(다슬기)가 많이 자라고 있어 생태와 농업이 함께하는 농촌이다. 올갱이잡기, 돌무지헐어 민물고기 잡기 등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생태체험과 매년 7월 말 개최되는 올갱이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또 흙의 소중함을 느끼고 생명을 살리는 친환경농사체험을 비롯해 전통문화체험, 옥수수미로밭과 돛단배타기 등의 특별체험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완도 신학마을 전라남도 완도군 군외면의 ‘신학마을’이 호남권의 대표적 농촌 여름휴가지로 선정됐다. 마을 계곡에서 물놀이와 다슬기 잡기 체험을 할 수 있고, 마을 앞 바다에서는 낚시를 하는 등 계곡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완도대교부터 명품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완도읍에 들어서 첫 관문에 위치한 마을로 특산물로는 김, 미역, 다시마, 멸치, 전복, 비파 등이 있다. 인근에 우리나라 최고의 난대림을 자랑하는 완도수목원이 위치하고 있어 수목원 일대를 바른 자세로 걷는 노르딕 워킹 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전복코스요리, 바다생선구이가 일품이다.●거창 수승대마을 영남권에서는 자연과 역사, 문화를 모두 품은 체험휴양마을인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수승대마을’이 선정됐다. 거창의 명승유적지 수승대가 가까이 있고, 정온선생 고택과 사계절 산수가 아름다운 금원산이 가까이 있다. 여름철에는 수승대물놀이와 월성계곡 깊은 곳에서부터 흐르는 맑고 깨끗한 위천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 마을 내 도자기 체험이 가능한 시설이 있어 가족과 함께 도자기체험도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전국에서 유명한 황산고가마을도 있어 함께 방문해도 좋다. 머구나물, 취나물, 위천우렁이쌀, 위천콩청국장 등 다양한 토종 농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인보사 파문’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심사 대상 결정

    한국거래소가 ‘인보사’ 파문을 일으킨 코오롱티슈진을 상장폐지 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거래소는 이날 “코오롱티슈진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면서 “오는 26일(통보일로부터 15영업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다만 코오롱티슈진이 오는 26일 안에 경영개선 계획서를 내는 경우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에 상장폐지 여부 등을 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위기를 맞았다. 코오롱티슈진은 자사가 개발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성분과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당시 제출한 것과 같은 자료를 상장 심사용으로 제출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를 최종 확정했다. 거래소는 지난 5월 28일 식약처가 처음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한 뒤 코오롱티슈진의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 왔다. 최종 상장폐지 결정까지는 최대 2년 반이 걸릴 수 있다. 실제로 상장폐지에 이르면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 5만 9000여명이 대규모 소송전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451만여주(36.7%)로,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1900억원 규모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세계의 숨겨진 절반, 미생물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세계의 숨겨진 절반, 미생물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지구의 지배적인 종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인공위성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면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의 불빛들이 반짝인다. 태생적으로 적응 가능한 환경을 벗어나 극지와 사막까지 모두 진출한 종은 인간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은 다른 종을 탐구하고 지배하고 때로는 착취하는 유일한 최상위 포식자인 것만 같다. 그런데 정말로 우리는 지구의 지배자일까? 부부 과학자 데이비드 몽고메리와 앤 비클레가 함께 집필한 ‘발밑의 미생물 몸속의 미생물’은 조용하면서 강력하게 지구를 지배하는 ‘세계의 숨겨진 절반’을 이야기한다. 미생물은 지구 전역에 퍼져 있으며, 우리의 발 아래 토양을 몽땅 차지한다. 심지어 섭씨 400도의 심해 열수공에도, 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에도, 구름 속 물방울과 남극대륙 빙판 수백 미터 아래에도 산다. 생명의 기원을 되짚어 가는 여정에서 미생물은 핵심 주인공이다. 수십억년 전 급변하는 지구 환경에서 미생물은 놀라운 번식 속도와 생명력으로 살아남았고, 광합성을 하는 세균이 진화하면서 동물이 살 수 있는 산소가 풍부한 대기를 만들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곳에 미생물이 있지만 오랜 시간 미생물은 인간의 관심 영역 밖에 있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으로 대상을 판단하는 데에 익숙하지만, 미생물의 다양성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이 이용하고 생산하는 화합물들에 기반하기 때문일 것이다. 네덜란드의 포목상 주인이었던 레이우엔훅은 배율 높은 현미경을 만들며 처음으로 미생물의 놀라운 미시 세계를 발견했다. 100년 후, 파스퇴르는 미생물 생태를 연구했고 미생물의 자연발생설을 뒤집었다. 1970년대에 이르러 칼 우즈가 리보솜 RNA의 특정 염기서열을 이용한 획기적인 분류법을 발견하고 유전자 염기서열의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비로소 미생물 세계의 일부가 우리의 눈앞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직 우리는 미생물 생태계의 극히 일부만을 안다. 지구 환경을 지배하는 미생물은 우리의 삶에도 강한 지배력을 행사한다. 미생물은 때로 질병의 원인이 되지만, 그보다 많은 미생물들이 ‘인간의 편’이다. 인간 몸속 미생물이 건강과 면역체계에 미치는 이로운 영향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미생물 세계의 복잡하고 다채로운 비밀이 천천히 하나씩 풀리고 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들은 보이지 않는 곳, 숨겨진 곳,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 [서울포토] ‘인보사’ 투약 환자 안전관리 종합 대책은

    [서울포토] ‘인보사’ 투약 환자 안전관리 종합 대책은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관련 기자회견에서 얼굴을 긁고 있다. 이 대표는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에 대해 사과했지만 “안전성과 유효성은 확신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속도 내는 檢 인보사 수사… 코오롱 “소송으로 적법성 따질 것”

    식약처,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처분 확정 코오롱 “고의조작 없는데 취소돼 유감”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를 놓고 검찰이 코오롱 임원진을 소환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의 품목 허가 취소를 최종 확정했다. 이에 코오롱 측이 행정소송을 예고해 사태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전날 코오롱티슈진 권모 전무(CFO)와 최모 한국지점장 등 코오롱 임원진을 불러 조사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를 도입한 세포가 담긴 ‘2액’으로 이뤄진 유전자치료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인보사 품목 허가를 받을 당시 식약처에 제출한 서류에 1, 2액 모두 연골세포라고 기재했는데 최근 2액에 ‘신장세포’(293유래세포)라는 엉뚱한 세포가 들어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293유래세포는 종양(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코오롱이 고의적으로 허가받지 않은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판매했을 가능성(약사법 위반)이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식약처는 인보사 품목 허가 취소 처분을 확정했다. 취소 일자는 오는 9일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5월) 허가 취소 방침을 발표한 뒤 코오롱생명과학의 소명을 듣고자 청문회를 열었으나 코오롱 측이 의혹을 뒤집을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심사숙고해 품목 허가 취소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도 형사고발한 상태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곧장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고의적인 조작이나 은폐는 결코 없었다는 점을 충분히 소명했는데 품목 허가가 취소돼 유감”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적법 여부를 따지겠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암세포의 아킬레스건 찾았다”…‘이것’ 차단하니 자멸 (연구)

    “암세포의 아킬레스건 찾았다”…‘이것’ 차단하니 자멸 (연구)

    암세포의 치명적인 약점을 과학자들이 발견해냈다. 암세포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해 스스로 죽게 하는 방법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 연구진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암세포가 연료로 삼는 특정 단백질을 차단함으로써 종양 세포가 자멸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특정 단백질은 ‘ATF4’(활성전사인자4)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인자를 말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우리 몸에서는 매일 수백만 개의 세포가 자멸해 잠재적인 위험을 차단한다. 하지만 암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보내는 세포 사멸 신호를 무시한다. 이를 막아낼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암 연구의 본질적인 목표다. 특히 이 연구에서 알아낸 접근 방법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사람의 대장암과 유방암 그리고 림프종 세포 및 유전자 공학으로 대장암이나 혈액암 또는 림프종 등에 걸리게 한 쥐에게도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암 연구자들은 지난 수년 동안 MYC라는 암 유발 유전자를 제어하기 위해 애써 왔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MYC는 평소 정상적인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이지만, 변이하거나 과다 발현하면 종양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돕는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현재 이 발암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는 구체적인 방법은 없지만, 이전 연구에서는 종양 성장을 막기 위한 해결책으로 연쇄 반응 중 특정 단계를 차단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이번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연구진은 초기 연구에서 ATF4가 ‘PERK’(세포외 신호조절 인산화 효소)에 의해 제어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PERK를 차단하면 종앙 성장을 막을 수 있는 것. 하지만 거듭된 연구에서 PERK를 차단하는 것이 항상 종양 성장을 멈추는 것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왜냐하면 MYC는 실제로 두 가지 과정을 병행해서 일으키는 데 PERK 외에도 GCN2(General Control Non-derepressible 2)로 불리는 두 번째 효소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MYC의 연쇄 과정에서 그 하위 단계에 속하는 ATF4 자체를 표적으로 삼았다. 왜냐하면 ATF4는 MYC의 두 신호 경로가 모두 모이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즉 이 경로를 차단하면 암이 생존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ATF4가 MYC의 세포 성장을 위해 필요로 하는 유전자를 작동하고 4E-BP1(4E-binding protein 1)로 불리는 특정 단백질의 생성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세포나 쥐의 ATF4를 차단했을 때 종양이 계속해서 4E-BP1 양을 늘려 결국 스트레스로 스스로 죽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림프종과 대장암에 걸린 쥐의 종양 성장을 막았다. 또 연구는 인간의 종양이 MYC에 의해 촉진할 때 ATF4와 단백질 파트너인 4E-BP도 과다 생성한다는 것을 밝혀냈는데 이는 이런 발견이 인간에게 효과가 있는 접근 방법임을 시사하는 추가적인 증거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앞으로도 ATF4가 왜 이렇게 작용하는지 계속 조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며 이는 연쇄 과정에서 암세포를 죽게 할 수 있는 다른 잠재적인 표적이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세포생물학’(Nature Cell Biology) 최신호(1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검찰, ‘인보사 의혹’ 수사 착수…코오롱티슈진 임원 소환조사

    검찰, ‘인보사 의혹’ 수사 착수…코오롱티슈진 임원 소환조사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성분 변경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본격화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2일 코오롱티슈진의 권모 전무와 최모 한국지점장 등 코오롱티슈진 임원들을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개발사이자 미국 내 허가와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검찰은 코오롱 측이 인보사 성분이 바뀐 것을 알면서도 시판을 위한 허가 신청과 계열사 상장 절차를 진행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1액)와 ‘형질 전환 세포’(2액)를 섞어 관절강 내 주사하는 세포 유전자 치료제다. 지난 2017년 7월 국내 판매를 허가받았다. 그러나 지난 3월 2액이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태아의 신장에서 유래한 세포’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이미 3700여명의 골관절염 환자가 투약한 후였다. 식약처는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 13일 미국의 임상용 제품에서 신장 세포가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2017년 7월 13일 코오롱생명과학에 이메일로 통보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가 인보사를 허가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만약 코오롱 측이 허가받지 성분이 들어간 사실을 알고도 의약품을 판매했다면 약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또 이러한 정황을 이용해 회사를 상장시켜 차익을 얻었다면 특경법상 사기 등의 혐의도 받을 수 있다. 이에 코오롱 측은 메일은 받은 건 사실이지만, 당시 신장 세포가 나온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성분이 변경된 사실은 올해 3월에서야 인지했으며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속보] 식약처,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최종 확정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3일 최종 확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만성 스트레스가 뇌를 어떻게 망가뜨리나

    만성 스트레스가 뇌를 어떻게 망가뜨리나

    학교성적, 취업문제, 승진문제, 건강 등 현대인은 태어나면서부터 스트레스에 둘러 싸여 산다고 할 정도로 주변 곳곳에 스트레스 요인들이 산적해 있다. 물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살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나 책들도 많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듯 생활 곳곳에서 발견되는 스트레스는 만성화돼 심각한 개인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킨다. 암이나 우울증, 조현병 같은 각종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싶할 경우 치명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나 뇌손상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스트레스와 뇌기능 손상 사이의 메커니즘이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전공 유성운 교수팀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가 사멸되는 과정과 자가포식 사멸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오토파지’ 최신호(6월 24일자)에 실렸다. 기존 다수의 동물실험 연구에서도 스트레스를 겪는 동물은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지 못하다는 사실은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뇌질환이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 사멸로 인해 성체 신경발생 감소가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성체 신경발생은 학습과 기억, 정서조절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 신경줄기세포에서 가능한 것으로 퇴행성 뇌질환, 신경발달 질환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포식 세포사멸은 세포가 세포 내부 물질을 자기 스스로 먹어치워 제거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는 반응이다. 연구팀은 생쥐의 신경줄기세포와 유전자 조작 생쥐를 이용해 세포사멸 유전자 중 하나인 Atg7을 제거하면 신경줄기세포의 사멸이 방지되고 스트레스 증상에도 정상적인 뇌기능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SGK3라는 유전자가 자가포식 세포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 유전자를 제거하면 신경줄기세포가 스트레스에도 줄어들거나 제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유성운 DG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 스트레스로 의한 신경줄기세포의 자가포식 세포사멸 메커니즘을 명확하게 밝혀냈다는데 의미가 있다”라며 “추가적 연구를 통해 우울증, 치매 등 뇌신경질환 치료방법이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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