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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 사이언스]전기자극으로 잠자는 모낭 깨워 탈모 치료한다

    [달콤한 사이언스]전기자극으로 잠자는 모낭 깨워 탈모 치료한다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감고 나면 수 십 가닥의 머리카락이 세면대에 빠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빠지는 머리카락을 더욱 안타깝게 쳐다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탈모 환자들이다. 남성 외모 고민 1순위가 탈모이며 국내 탈모 인구는 1000만명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성인 4~5명 중 1명은 탈모로 고생하고 있다. 여성들에게는 탈모가 많이 발생하지 않지만 호르몬의 변화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여성 탈모 환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 때문에 머리에 직접 바르는 탈모약부터 먹는 탈모약이 개발돼 판매되고 있고 레이저 등을 활용해 모낭을 살리거나 머리카락을 심는 시술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지만 먹는 약의 경우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크고 머리를 심거나 레이저치료법은 비용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 연구진이 간단한 전기자극만으로 탈모를 치료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재료공학과, 방사선학과, 중국 청두 국립전자과학기술대 전자박막·통합디바이스연구소, 심천대 의생명공학부 공동연구팀은 야구모자 형태의 미세전기자극 장치로 머리카락이 나는 모낭을 활성화시켜 탈모를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에 실렸다. 연구팀은 걷거나 뛰거나 몸의 움직임으로 에너지를 모으는 에너지 하베스트 기술 중 하나인 압전장치를 이용해 피부를 비롯한 인체 자극이 거의 없이 모낭을 자극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야구모자와 비슷한 형태와 무게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무게나 부피가 큰 배터리와 전자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이용해 탈모 증상이 나타나도록 유전자 변형시킨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이용해 7주 동안 매일 하루 12~30분 정도씩 저전류 치료를 실시한 결과 먹는 탈모치료제와 거의 비슷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먹는 약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발견하지 못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두피 바깥 층의 잠든 모낭을 자극시켜 머리카락을 자라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단 탈모 증상이 나타난지 오래돼 모낭이 완전히 사라진 경우에는 저전류치료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초기 탈모 환자에게 효과가 높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끝내고 곧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주동 왕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교수는 “먹는 탈모치료제는 성기능 장애, 우울증, 불안감 증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인체에 자극을 주지 않는 약한 전기펄스를 이용해 모낭의 기능을 회복하게 해준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간단하고 사용하기 쉽기 때문에 치료비용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체 부작용도 최소화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응급실 실려온 美 여성의 ‘파란색 피’…스머프병 때문?

    응급실 실려온 美 여성의 ‘파란색 피’…스머프병 때문?

    치통을 앓던 미국인 여성이 구강용 마취제인 벤조카인을 복용한 후 피가 파랗게 변하는 부작용을 겪었다. 포브스는 19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의학저널 '뉴 잉글랜드 오브 메디슨'에 실린 보고서를 인용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보고서를 제출한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소재 마리암종합병원의 응급의학과전문의 오티스 워런과 벤저민 블랙우드는 "벤조카인 부작용으로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이 발생한 여성 환자에게서 파란색 혈액 샘플이 채취됐다"고 밝혔다. 최근 25세 여성 환자는 치통 때문에 벤조카인을 복용한 후 호흡곤란과 청색증이 나타났다며 마리암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일단 혈액 검사를 통해 산소포화도를 측정하기로 한 의료진은 채혈과정 중 놀라운 장면과 마주쳤다. 환자의 몸에서 마치 영화 '캡틴마블' 속 캐릭터처럼 파란색 혈액 샘플이 채취된 것. 환자를 담당한 닥터 워런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늘 배우고 공부한 현상이었지만, 실제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라고 설명했다.벤조카인 다량 복용시 그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은 혈액 내 메트헤모글로빈 농도가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헤모글로빈 산화물인 메트헤모글로빈은 산소와 결합하기는 하지만 필요한 신체 조직에 산소를 전달하지 못한다. 때문에 혈중 내 메트헤모글로빈의 수치가 20%를 넘어서면 심장발작이 일어나며 70% 이상이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5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24개월 미만 영아에게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을 유발할 수 있는 벤조카인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우리나라 식약처도 같은 해 8월부터 2세 미만 영아에게 벤조카인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켰다.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피부뿐만 아니라 혈액까지 청색을 띠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병원 측은 혈액검사 결과 이 여성의 혈중 메트헤모글로빈 농도는 44%였으며, 산소포화도는 67%였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메트헤모글로빈 농도가 10%를 넘어서면 청색증이 나타나며, 산소포화도 정상 범위는 95~100%다. 의료진은 메틸렌블루 정맥주사 2회 처방 후 하루 경과를 지켜본 뒤 환자의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와 퇴원시켰다고 설명했다.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이번 사례처럼 벤조카인이나 말라리아 치료제, 아닐린계 등 특정 화학물질 등 후천적 요인으로 발병하거나, 선천적으로 메트헤모글로빈을 헤모글로빈으로 환원하는 효소가 부족해 발생한다.선천성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은 피부 청색증 때문에 일명 '스머프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푸가트 가문은 과거 이 병 때문에 '살아있는 스머프'로 주목을 받았다. 1820년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마틴 푸가트는 켄터키주 출신 엘리자베스 스미스와 결혼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선천적으로 메트헤모글로빈혈증에 대한 희귀 열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고, 이 때문에 7명의 자녀 중 4명이 파란색 피부를 가지게 됐다. 최소 150년 후 후대까지 이 열성 유전자가 대물림 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80년대 초 이 가문 사람 중 단 3명만이 생존해 있다는 보고가 나온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974년 지역신문 '트라이시티 헤럴드'는 푸가트가의 후손에 관한 기사에서 “푸가트가 사람들의 피부는 마치 여름날의 호수처럼 푸른색이었다”라는 주치의 찰스 베른 2세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살인죄 공소시효 없앤 ‘태완이법’ 4년…범인 잡은 미제사건들

    살인죄 공소시효 없앤 ‘태완이법’ 4년…범인 잡은 미제사건들

    ‘태완이법’ 시행으로 10여년 만에 잡힌 살인범들대한민국 대표 미제사건으로 꼽힌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모(56)씨가 붙잡히면서 역대 장기 미제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이 어렵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2015년 도입된 ‘태완이법’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태완이법은 2000년 8월 1일 이후 발생한 살인사건에 대해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다. 1999년 6살 김태완군이 대구 골목길에서 괴한에게 황산테러를 당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제정됐다. 경찰에 따르면 태완이법이 시행된 뒤 각 지방경찰청에는 장기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편성됐다. 이 팀은 발생한지 5년 이상 지난 살인사건들을 넘겨받아 재수사한다. 과거보다 국내 과학수사 기법이 발달하면서 진범을 잡는 경우도 늘고 있다. 태완이법 이후 해결된 대표 미제사건들을 소개한다. ●‘첫 장기미제 해결’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 사건 발생: 2001년 2월 4일검거: 2015년 10월미제기간: 14년17세 여고생을 성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한 진범이 14년 만에 붙잡혔다. 이 사건은 태완이법이 시행된 뒤 경찰이 해결한 첫 사례로 꼽힌다. 피해자는 2001년 2월 4일 전라남도 나주 드들강 유역에서 나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시신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액을 발견했지만 DNA가 일치하는 용의자를 찾지 못해 미제 사건이 됐다. 이후 2012년 대검찰청 유전자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DNA 주인이 강도살인으로 복역하고 있는 김씨(42)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됐다. ‘태완이법’을 계기로 재수사가 이뤄지면서 김씨는 2015년 10월 검찰에 송치됐다. 2016년 8월 광주지검이 김씨를 강간 등 살인죄로 기소했고 이듬해 12월 대법원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첫 유죄확정’ 용인 교수부인 살인사건 발생: 2001년 6월 28일검거: 2016년 8월미제기간: 15년의대 교수 부부의 단독주택에 침입해 부인을 살해한 남성이 15년 만에 붙잡혔다. 진범 김모씨(55)는 2001년 6월 28일 오전 4시쯤 경기도 용인시 A(당시 55세)씨의 단독주택에 공범 B씨와 함께 침입해 A씨의 부인(당시 54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은 형사 27명을 동원한 전담팀을 꾸리고 5000여명을 용의선상에 올려 수사했지만 결국 2008년 2월 9일 미제사건으로 분류됐다. ‘태완이법’이 도입되면서 용의선상에 올랐던 이들을 대상으로 재수사가 진행된 가운데 공범 B씨가 가족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진범이 밝혀졌다. B씨는 2016년 8월 경찰 출석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김씨는 입건됐다. 이듬해 11월 대법원이 김씨에 무기징역을 확정하면서 태완이법 시행 이후 첫 유죄확정 사례가 됐다. ●의성 뺑소니 청부살인 사건 발생: 2003년 2월 23일검거: 2016년 5월미제기간: 13년뺑소니 교통사고를 위장해 남편을 청부살해한 아내가 13년 만에 붙잡혔다. 피해자 김모(당시 54세)씨는 2003년 2월 23일 오전 1시 40분쯤 경북 의성군 다인면 한 농촌 지역 도로에서 1t 트럭에 치이는 뺑소니 사고를 당해 숨졌다. 뺑소니사건 공소시효는 10년인 탓에 2013년 수사가 미해결로 종결됐다. 그러나 2015년 “보험금을 노린 뺑소니 교통사건이 있다”는 첩보가 금융감독원에 입수되면서 경북지방경찰청 미제수사팀은 당시 사건 기록을 재검토했다. 그 결과 이듬해 5월 아내 박모(68)씨가 5억원이 넘는 보험금을 노리고 자신의 여동생과 지인 최모씨를 시켜 교통사고를 위장해 남편을 청부살해한 것으로 밝혀져 구속됐다. 대구지법은 2016년 11월 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아산 갱티고개 살인사건 발생: 2002년 4월 18일검거: 2017년 6월미제기간: 15년단골 노래방 주인(당시 46세)을 살해하고 충남 갱티고개에 시신을 유기한 남성 2명이 15년 만에 붙잡혔다. 직장 선후배 사이였던 A(52)씨와 B(42)씨는 2002년 4월 18일 오전 2시 반쯤 충남 아산시 송악면 갱티고개 인근에서 함께 차를 타고 귀가하던 노래방 주인에게 금품을 갈취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의 초기 수사 때 이들이 용의선상에서 배제되면서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태완이법 시행 이후 충남경찰청은 프로파일러 8명 등 미제사건 수사팀을 꾸려 공범 존재와 피해자와 면식범이라는 점을 예측한 프로파일링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를 토대로 재수사를 벌인 결과, A씨가 2017년 6월 붙잡히고 뒤이어 공범 B씨도 검거됐다. 대전지법은 2017년 말 이들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경찰이 10여년 만에 미제사건 용의자를 검거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무죄가 선고돼 논란을 빚은 경우도 있다. ●‘무기징역→무죄’ 부산 태양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 발생: 2002년 5월 21일검거: 2017년 8월미제기간: 15년부산 사상구 괘법동 태양다방 종업원(당시 21세)은 2002년 5월 21일 밤 퇴근길에 납치당해 수십차례 칼에 찔려 숨졌다. 피해자의 시신은 마대자루에 담겨 부산 강서구 바닷가에 유기됐다. 미제로 남은 이 사건은 부산경찰청 장기미제전담팀의 재수사로 2017년 15년 만에 용의자 양모(48)씨가 검거됐다. 이 과정에서 부산청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수배에 나섰고 시민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1심과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살인 증거가 부족하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파기환송했다. 부산고법은 지난 7월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양씨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흉기 등 직접적인 살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양씨가 (시신이 든 것으로 보이는) 마대자루를 들고 옮겼다”는 동거여성 진술에 왜곡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검찰은 무죄 선고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한편 화성 연쇄살인과 같이 2000년 8월 1일 전에 발생한 살인사건은 ‘태완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태완이법은 법이 발효된 2015년을 기준으로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았던 살인죄에 대해서만 소급 적용한다. 경찰에 따르면 적용 대상 미제사건은 273건이다. 이에 살인죄 공소시효를 완전히 폐지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성 연쇄 살인 범인 공소시효 무효화! 청원 신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살인의 추억’ 범인, 봉준호가 말한 소름 돋는 범인 특징

    ‘살인의 추억’ 범인, 봉준호가 말한 소름 돋는 범인 특징

    ‘살인의 추억’ 모티브가 된 대한민국 장기 미제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이 검거돼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18일 오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50대 남성 A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A씨는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앞서 지난 7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당시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DNA를 분석한 결과,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거나 출소한 전과자들의 DNA를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일치하는 사람을 찾아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10차례에 걸쳐 발생한 대표적인 장기 미제사건으로 유명하지만, 지난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 스크린에 옮겨져 더욱 화제를 모았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살인의 추억’은 당시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 10주년 행사에서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1년간 조사를 되게 많이 했다. 실제 사건과 관련된 분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은 누구겠나. 당연히 범인이다. 그런데 만날 수 없었다. 범인을 만나는 것에 대한 상상을 굉장히 많이 했고, 범인을 만나면 할 질문 리스트도 항상 갖고 다녔다. 1년 가까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영화가 완성될 때쯤에는 ‘내가 범인을 잡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이 행사를 한 이유도 범인이 이 행사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농담이 아니다. 난 그 사람의 캐릭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그 사람에 대해 생각했었고 지금까지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과시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고 자기가 한 행동이나 디테일한 부분들이 매체를 통해 드러나길 바라는 사람이다. 영화에도 나온 8차 사건을 보면 피해자 음부에서 복숭아 8조각이 나오는데, 실제 있었던 내용 그대로 담은 건데, 그건 과시적인 행동이다. 이유가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그 행동이 신문이나 TV를 통해 나오길 바라는 거다. 매체를 통해 그 내용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고,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가 영화를 만들 때 배우들과 술 마시면서도 ‘개봉하면 영화를 보러 올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라스트 신을 송강호 배우가 카메라를 보게끔 연출한 것도 있다. 극장에 온 범인과 실패한 형사가 마주하기를 의도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또 봉준호 감독은 “지난 10년간 범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고, 혈액형은 B형이다. 86년 1차 사건으로 봤을 때 범행 가능 연령은 1971년 이전 생들중에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 71년생 이전 B형들을 추려서 뒤에 문 닫고, 신분증과 함께 모발을 하나씩 대조하면 된다. 영화에도 나온 9차 사건 희생자 여중생의 치마에서 정액이 나왔다. 경찰이 유전자 정보는 아직 가지고 있다. 만일 여기에 오셨다면 모발과 대조해서 범인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분의 성격상 자기가 매체에 다뤄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10년 만에 하는 이런 행사에 충분히 올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범인의 구체적인 혈액형까지 언급했다.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은 “저기 지금 누구 나가시네요. 지금”이라며 극장 출구 쪽 문을 바라봐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한편,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이미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으로, 범인을 잡아도 처벌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검거] 수사 타깃 2만명·경찰 200만명… 역대 최악의 장기미제 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검거] 수사 타깃 2만명·경찰 200만명… 역대 최악의 장기미제 사건

    1986년부터 5년간 화성 태안 등 4개 읍면 10~70대 여성 10명 상대 연쇄살인 참변 수사망 비웃는 잔인한 범행 온국민 경악역대 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복역 중인 50대 남성이 지목된 가운데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경찰에게는 안간힘을 쓰고도 공소시효가 지날 때까지 범인을 잡지 못한 오욕이자 악몽 같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소재가 된 이 사건은 1986년 9월 15일∼1991년 4월 3일 화성시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 태안읍사무소 반경 3㎞ 내 4개 읍·면에서 13∼71세 여성 10명을 상대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이다. 여성들의 잇따른 실종과 사체 발견 자체도 충격적이었지만 조여오는 경찰 수사망을 비웃는 듯 화성을 중심으로 반복된 살인 패턴이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다.범행 수법도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스타킹이나 양말 등 피해자의 옷가지를 이용해 목 졸라 살해한 교살이 7건, 손 등 신체 부위로 목을 눌러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액살이 2건, 이 중 신체 주요 부위를 훼손한 극악무도한 범행도 4건이나 됐다. 범인은 귀갓길의 피해자가 내린 버스 정류장과 피해자 집 사이로 난 논밭길이나 오솔길 등에 숨어 있다가 범행했다. 또 흉기를 쓰지 않았다. 논밭이라 밤에는 인적이 드물었다는 점을 악용했다. 당시 경찰이 그린 몽타주를 보면 범인은 20대 중반에 키 165~170㎝의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추정됐다. 성폭행 피해를 가까스로 면한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 운전사 등의 진술을 근거로 작성됐다. 또 4·5·9·10차 사건 용의자의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확인한 범인의 혈액형은 B형이었다. 경찰은 역대급 인원을 동원해 저인망식 수사를 하고도 모방범으로 밝혀진 8차 사건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건에 대한 범인 검거에 실패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에 투입된 경찰 연인원이 200만여명으로 단일사건 가운데 최다였고 수사 대상자 2만 1280명, 지문 대조 4만 116명 등 각종 수사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1~3차 사건 때는 화성경찰서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했는데 범행이 계속되자 4차 사건부터 화성경찰서장을 경질하고, 당시 경기경찰국 부국장(경무관)을 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전국에 내로라하는 유능한 경찰들이 차출돼 사건에 투입됐지만 끝내 범인의 얼굴은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다른 범행이 발각된 ‘부수 범죄 검거 실적’은 1500명에 이른다. 경찰은 2006년 4월 2일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후에도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보관된 증거를 분석하는 등 진범을 가리기 위한 수사를 계속해왔다. 그러나 전담팀을 구성하고 유전자(DNA) 감식 기술 개발이 이뤄질 때마다 증거를 재차 대조하는 노력이 무색하게 수사는 답보 상태를 맴돌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9번째 피해자 속옷에 남은 DNA… ‘살인의 추억’ 그놈 찾았다

    9번째 피해자 속옷에 남은 DNA… ‘살인의 추억’ 그놈 찾았다

    경기남부청, 2016년 장기미제팀 구성 지난 7월 국과수에 DNA 재감정 의뢰 “DNA 완벽 일치… 뒤집힐 가능성 없어” 이모씨 1994년 처제 강간살인죄 복역중 전문가 “이씨 외 다른 범인 있을 가능성” 경찰, 오늘 용의자 특정 경위 설명 예정국내 범죄사에 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으로 기록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30여년 만에 지목됐다. 법정에 세워 죄를 물을 수 있는 공소시효는 이미 끝났지만 경찰은 ‘완전 범죄는 없다’는 교훈을 남기기 위해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무기수로 수감 중인 50대 이모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총 9차례(모방범죄 1건 제외) 발생한 일련의 살인사건들과 연관 있는지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용의자가 뒤늦게 확인된 건 유전자(DNA) 재감정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7월 이 사건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DNA 분석을 의뢰했다. 경기남부청은 2016년 장기미제사건수사팀을 구성했으며, 최근 이 사건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이씨를 특정해 조사를 진행해 왔다. 국과수 분석 결과 이씨의 DNA와 9차 사건의 피해 여성 속옷에서 채취한 DNA가 일치했다. 이 속옷 외에 또 다른 한 사건의 피해자 유류품에서도 이씨와 일치하는 DNA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객관적인 증거를 근거로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하고 있다. 이씨의 DNA가 피해자의 겉옷이 아닌 속옷에서 검출됐다는 점도 경찰이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이유다. 국과수 관계자는 “DNA가 완벽하게 일치해서 사건이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나머지 범행들까지 이씨가 저질렀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1994년 충북 청주시에서 처제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뒤늦게 용의자 특정에 성공한 건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 1980년대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달한 DNA 분석 기술 덕이다. 분석기술이 진일보하면서 악명 높은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사례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제보도 한몫했다. 올해 경찰은 10여건의 이 사건 관련 제보를 접수했는데 이 가운데 1건이 이씨가 이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남은 증거물에 대해서도 감정을 의뢰하고 수사 기록과 관련자들을 재조사할 예정이다. 조사를 마무리하고 이씨를 용의자로 최종 특정하려면 최소 한 달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0여년간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이 사건의 실마리가 풀릴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공소시효가 끝나 강제 수사에 한계가 있는 만큼 용의자 이씨의 진술 태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범죄분석 전문가인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교수(경찰학과장)는 “일단은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용의자가 경찰 조사를 거부할 수가 있다”면서 “경찰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9차 사건으로부터 시작해서 용의자의 가족이나 지인들을 만나고 기록을 찾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씨가 진범으로 특정되더라도 연쇄살인에 관여한 다른 범인이 있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배 교수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은 7건의 교살(끈 등을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하는 것)과 2건의 액살(손 등 신체부위로 목을 졸라서 죽이는 것)이 있다”면서 “살인범이 살인 방법으로 교살에서 액살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프로파일러들은 단일범이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씨와 화성연쇄살인 사건과의 관련성이 확인되더라도 사건은 결국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리될 전망이다. 이 사건의 마지막 사건의 공소시효가 13년 전인 2006년 4월 2일 만료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1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게 된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무려 2m…세계서 가장 큰 중국장수도롱뇽 신종 발견

    [핵잼 사이언스] 무려 2m…세계서 가장 큰 중국장수도롱뇽 신종 발견

    세계에서 가장 큰 양서류로 심각한 멸종 위기에 있는 중국장수도롱뇽이 단일종이 아니라 세 개의 아종(亞種)으로 분류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연구진이 영국 자연사박물관 등에서 보존하던 다수의 중국장수도롱뇽 및 조직 표본에서 채취한 DNA를 분석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이들 표본은 중국 9개 성에 속하는 4개 강 유역에서온 야생 개체로, 이번 연구에서 중국 남부와 중부 그리고 동부 지역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영국 런던동물학회(ZSL)의 새뮤얼 터베이 박사는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장수도롱뇽은 전통적으로 단일 종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중국장수도롱뇽으로 알려진 안드레아스 다비다우스(Andrias davidianus)는 중부 지역 출신”이라고 덧붙였다.흥미로운 점은 이번 연구에서 안드리아스 슬리고이(Andrias sligoi)라는 학명을 붙인 아종이 총 세 개의 아종 중 몸집이 가장 커 몸길이가 2m까지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아종이 남부 지역에서 유래했다고 보고 남중국장수도롱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 다른 아종은 안후이성 황산 출신으로 중국 동부에서 유래했으며 아직 이름이 확정되지 않았다.현재 중국에 살아남은 대다수 중국장수도롱뇽은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이 안드레아스 다비다우스로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터베이 박사는 “나머지 두 아종은 야생에서 대부분 사라졌다”면서 “중국장수도롱뇽을 보호하려면 각 아종에 맞는 별도의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진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들 장수도롱뇽이 약 310만 년 전부터 240만 년 사이에 서로 다른 아종들로 분류됐으며, 이런 결과는 당시 티베트 고원의 상승으로 지형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각 지역에 고립됐기 때문이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생태학과 진화’(Ecology and Evolution) 최신호(16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GMO 완전표시제는 소비자 알권리” “유해성 규명 안 돼… 불안감만 키울 것”

    “GMO 완전표시제는 소비자 알권리” “유해성 규명 안 돼… 불안감만 키울 것”

    시민단체 “업계 거부만 되풀이” 사회적 협의회 참여 중단 선언수확량 증대 등을 위해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시킨 식물(유전자 조작 식물·GMO)로 만든 제품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GMO 식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일각의 주장 때문에 어린아이를 둔 학부모를 중심으로 관심이 크다 보니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대선 때 ‘GMO 표시제도 강화’를 공약한 바 있다. GMO가 제품 원료로 조금이라도 들어갔다면 모두 표기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공약이 취임 2년여 만에 물건너갈 상황에 놓였다. 완전표시제 도입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와 못 하겠다는 식품업계 간 의견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GMO반대전국행동·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사회단체는 17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GMO 표시제도 개선 사회적 협의회 참여를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업계 관계자 등과 9차례 논의했지만 업계는 “완전표시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만 되풀이했다는 게 이유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원재료가 GMO면 무조건 GMO 제품으로 표시하는 ‘완전표시제’를 도입하자”는 청원을 올렸고 21만 6000여명이 동의해 청와대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구성한 협의체는 시민단체와 식품업계 대표 등 17명으로 꾸려졌다. 시민·소비자단체는 현행 GMO 표시제가 소비자의 알권리를 제약한다며 완전표시제 도입을 주장한다. 현행법상 GMO를 재료로 쓴 식품이라도 가공 이후 단백질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으면 GMO 혼합 사실을 표시할 의무가 없다. 예컨대 대두·옥수수·카놀라·사탕무·알팔파·면화 등 GMO 작물 6종은 모두 기름, 전분, 당으로 가공돼 국내 마트 등에서 팔리는데 이 가공제품에는 GMO 유전자가 남아 있지 않다. 시민단체들은 “원재료로 GMO를 썼으며 당연히 표시해야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다”며 “또 학교와 어린이집 등 공공급식에서 GMO 농산물을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식품업계는 “GMO가 유해하다는 게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완전표시제를 하면 마치 GMO 먹을거리는 모두 나쁜 것처럼 비쳐진다”고 맞서고 있다. 실제 GMO의 안전성을 두고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린다. 2016년 노벨상 수상자 108명이 GMO 반대 운동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한림원도 GMO 농산물이 건강을 해칠 염려가 없다는 견해를 내놨다. 다만 2012년 프랑스 연구팀이 2년간 쥐 실험에서 사망률이나 종양 발생이 늘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는데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과학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업계는 일반 옥수수 가격이 GMO 옥수수보다 20% 비싸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GMO 옥수수를 일반 옥수수로 대체하면 결국 가공식품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주장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치매 가능성, 눈동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연구)

    [건강을 부탁해] 치매 가능성, 눈동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연구)

    복잡한 검사 과정 없이 눈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알츠하이머 위험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 의과대학 연구진은 인지능력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동공의 움직임이나 크기를 통해 알츠하이머의 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동안 알츠하이머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아밀로이드-베타라 불리는 뇌의 단백질 플라크 축적 및 타우(Tau)로 알려진 독성 단백질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둘 모두 뉴런을 손상시켜 알츠하이머를 초래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여기에 추가로 연구진은 인지기능조절에 관여하는 자율신경중추인 뇌간의 청반(locus ceruleus LC)에 주목했다. 청반은 기억력이나 판단력 등 인지능력이 작동되는 동안 눈동자의 직경을 변화시키는 동공 반응을 주도한다. 연구진은 타우 단백질은 청반에 비교적 쉽게 축적되며, 이를 통해 청반과 타우 단백질 간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추측하고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인지능력 시험성적이 같은 경우에도 동공 확대 반응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특히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에게서는 이러한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인지기능 검사를 받을 때, 타우 단백질이 쌓여있는 청반을 가진 사람의 경우 동공 반응을 일으켜 동공의 직경이 커졌다”면서 “테스트 문제가 어려울수록 동공 직경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공의 변화를 이용한 검사는 확실한 인지 저하가 시작되기 전에 알츠하이머의 위험을 미리 측정할 수 있다. 동시에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9일 발표된 노화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Aging) 온라인판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기석의 환경과 우리몸] 가을바람과 알레르기질환

    [정기석의 환경과 우리몸] 가을바람과 알레르기질환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콧물, 재채기, 기침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가을철에 생장하는 산쑥, 환삼덩굴, 돼지풀 등의 잡초 꽃가루가 알레르기질환을 일으키는 것이다. 꽃가루는 미세먼지만큼 작아서 콧속은 물론 폐 속 깊은 곳까지 침투할 수 있다. 기후 온난화로 꽃가루가 늘면서 꽃가루 내 알레르겐 성분도 증가하고 있다. 꽃가루는 미세먼지와 결합해 상하기도 점막 자극, 점막 내 알레르겐 성분 침투 증가 및 염증 반응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돼지풀 꽃가루 생산량이 61%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농촌보다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짙은 도시에서 돼지풀이 더 빨리 성장하고 꽃도 더 빨리 피고 풀이 더 무성하며 꽃가루의 양도 많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풀이 많은 농촌은 물론 앞으로는 도시에서도 꽃가루 알레르기질환이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유럽 쪽 연구에 따르면 꽃가루의 생산뿐만 아니라 ‘Amb a’라는 단백질 항원의 RNA 유전자도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알레르기질환을 직접 일으키는 핵심 성분으로 비만세포 표면에 있는 면역글로불린E와 결합해 제1형 과민증을 일으켜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을 유발한다. 미국의 천식 유병률이 1980년 3.1%에서 2010년 8.4%로 증가한 것도 기후변화에 따른 꽃가루의 영향이 크다. 1970년 10명 가운데 1명이던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2000년 10명에 3명꼴로 급격히 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돼지풀과 같은 잡초 꽃가루가 늘면서 소아에게서 알레르겐 감작률이 증가하고 있다. 지표온도의 상승과 이산화탄소 증가 외에도 기후변화로 인해 생기는 폭우와 높은 습도가 식물의 성장과 꽃가루의 생산을 촉진시키고, 번개도 꽃가루 비산을 높인다. 꽃가루는 최대 600㎞를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주도에만 있는 꽃가루가 중부지방에서도 발견된다. 전국이 동일한 꽃가루의 영향권에 있는 셈이다. 꽃가루 알레르기 피해를 줄이려면 정부기관의 ‘꽃가루 예보’를 참고해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야외활동을 피하거나 예방약을 사용하는 등의 예방 수칙을 지켜야 한다. 치료는 콧물과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항히스타민제, 알레르기성 염증을 억제하는 류코트리엔 조절제와 흡입 스테로이드 등을 사용한다. 그래도 조절이 안 되는 심한 상태는 알레르기 유발 항원에 대한 항체를 형성해 주는 면역치료를 하거나 면역글로불린E나 IL5 등의 염증매개물질에 대한 단일클론항체를 주사한다. 필자도 가을철에는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어 스테로이드를 비강 내로 흡입하고 증상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날은 항히스타민제를 미리 복용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완화하려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식물의 관리, 공해물질의 배출 감소, 더욱 정밀한 꽃가루 예보 등의 조치를 더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 “졸피뎀 혈흔은 고유정 아닌 前남편 것”

    “졸피뎀 혈흔은 고유정 아닌 前남편 것”

    고씨 울먹이며 “진술 기회 달라” 호소 재판부, 직접 진술 써오면 기회 주기로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이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다는 증언이 처음 나왔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16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고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고씨는 머리를 풀어헤친 채 법정에 들어섰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들어오던 이전 모습과는 달리 얼굴을 들고 들어와 피고인석에 앉은 뒤 머리를 여러 차례 쓸어넘기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는 압수물에서 피해자의 혈흔을 확인하고 졸피뎀을 검출한 대검찰청 유전자 및 화학분석 감정관 2명이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이들은 피고인의 차량에서 나온 붉은색 담요에 묻은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고 해당 혈흔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붉은색 담요에서는 피해자 혈흔이 4군데, 피해자와 피고인의 DNA가 함께 나온 것이 1군데 확인됐고 이 가운데 피해자 혈흔 2곳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앞서 고유정 측은 범행 전 졸피뎀을 구입하지 않았다고 계획범죄 혐의를 부인했으며 졸피뎀 검출 혈흔이 피해자의 것인지, 피고인의 것인지 확인도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고씨의 변호인이 졸피뎀이 피해자가 아닌 고유정의 혈흔에서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을 때도 증인들은 피해자의 혈흔에서 검출된 게 맞다고 증언했다. 이날 고씨의 변호인은 고씨가 직접 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1차 공판 당시 모두진술할 기회를 줬으나 고씨가 직접 진술하지 않겠다고 했고 당시 변호사의 모두진술과 내용도 비슷하다며 거부했다. 고씨는 울먹이며 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본인이 직접 수기로 작성해 온다면 5∼10분가량 자신의 의견을 직접 말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고유정 측은 계속해서 졸피뎀이 누구의 혈흔에서 나온 것인지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오늘 재판으로 고씨 측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고씨는 지난 5월 25일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지난 7월 1일 구속기소됐다. 다음 재판은 30일 오후 2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졸피뎀 검출 혈흔은 전 남편 것” …고유정 계획 살인 가능성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이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다는 증언이 처음 나왔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16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고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고씨는 머리를 풀어헤친 채 법정에 들어섰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들어오던 이전 모습과는 달리 얼굴을 들고 들어와 피고인석에 앉은 뒤 머리를 여러 차례 쓸어 넘기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는 압수물에서 피해자의 혈흔을 확인하고 졸피뎀을 검출한 대검찰청 유전자 및 화학분석 감정관 2명이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이들은 피고인의 차량에서 나온 붉은색 담요에 묻은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고 해당 혈흔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붉은색 담요에서는 피해자 혈흔이 4군데, 피해자와 피고인의 DNA가 함께 나온 것이 1군데 확인됐고 이 가운데 피해자 혈흔 2곳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앞서 고유정 측은 범행 전 졸피뎀을 구입하지 않았다고 계획범죄 혐의를 부인했으며 졸피뎀 검출 혈흔이 피해자의 것인지, 피고인의 것인지 확인도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고씨의 변호인이 졸피뎀이 피해자가 아닌 고유정의 혈흔에서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을 때도 증인들은 피해자의 혈흔에서 검출된 게 맞다고 증언했다. 이날 고씨의 변호인은 고씨가 직접 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1차 공판 당시 모두진술할 기회를 줬으나 고씨가 직접 진술하지 않겠다고 했고 당시 변호사의 모두진술과 내용도 비슷하다며 거부했다. 고씨는 울먹이며 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본인이 직접 수기로 작성해 온다면 5∼10분가량 자신의 의견을 직접 말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고유정 측은 계속해서 졸피뎀이 누구의 혈흔에서 나온 것인지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오늘 재판으로 고씨 측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고씨는 지난 5월 25일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지난 7월 1일 구속기소됐다. 다음 재판은 30일 오후 2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A형 간염 주범은 ‘조개젓’… 섭취 중지 권고

    올해 간염 환자 작년보다 7.8배 늘어 바이러스에 오염된 조개젓이 올해 A형 간염 유행의 주범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11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A형 간염 확산을 우려해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조개젓 섭취 중지를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조개젓 생산·제조업체에 유통 판매를 당분간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질병관리본부는 “8월까지 확인된 A형 간염 집단발생 사례 26건을 조사한 결과 21건에서 환자가 조개젓을 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거한 18건의 조개젓 중 11건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는데 환자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와 조개젓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가까운 관계로 밝혀졌다. 문제가 된 조개젓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산도 있었다. 식약처 조사 결과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발견된 10개 조개젓 제품 중 9개가 중국산, 1개는 국내산이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조개젓 유통제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오염된 조개젓의 수입·생산량은 3만 7094㎏으로 이 중 3만 1764㎏이 소진됐고 5330㎏은 폐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조개젓 오염 원인으로 생활폐수 유입에 따른 해양 오염을 지목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굴젓 등도 조사했지만 A형 간염 바이러스는 나오지 않았다”며 “오염물질을 흡착하는 조개의 특성상 패류 중 조개에서만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형 간염은 충청권에서 시작됐지만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조개젓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올해 A형 간염 신고는 1만 421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18명보다 7.8배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신고 건수는 대전·세종·충북·충남 순으로 높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구로구 어린이 ‘밥상 공부’도 열심히!

    구로구 어린이 ‘밥상 공부’도 열심히!

    서울 구로구가 어린이 식생활 안전 특별교육에 나섰다. 어린이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14일 구로구에 따르면 이번 교육은 참여를 희망한 관내 초등학교 13개 71학급을 대상으로 열린다. 지난달 26일 오류남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다음달 15일까지 이어진다. 전문 교육기관인 ‘식생활교육 서울네트워크’ 강사들이 각 학교를 직접 방문해 수업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가족이 함께하는 밥상과 아침밥 먹기의 중요성, 불량식품의 유해성과 건강한 먹거리 선택,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올바른 이해, 식중독 예방과 손씻기 방법, 건강하고 행복한 식생활을 위한 유의사항 등으로 구성됐다. 식사예절에 대한 교육도 함께 이뤄진다. 퀴즈와 게임, 동영상 시청 등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실습 위주로 수업을 꾸린다는 설명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어린이들 스스로 식품 안전과 영양에 대해 생각해보고 바른 식생활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전기뱀장어 신종 첫 발견…역대 최강 860볼트 지지직

    [핵잼 사이언스] 전기뱀장어 신종 첫 발견…역대 최강 860볼트 지지직

    악어도 기절시키는 힘을 가진 전기뱀장어의 신종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최근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신종 전기뱀장어 2종을 새롭게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발표했다. 남미가 원산지인 전기뱀장어는 무려 600볼트 이상의 전압을 일으키는 능력을 가져 그간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흥미로운 점인 전기뱀장어가 '장어 가문'이 아닌 민물고기에 속한다는 사실로 지금까지 확인된 종은 단 한 종(학명· Electrophorus electricus)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연구팀이 아마존 유역에서 수집한 총 107개의 DNA 샘플을 분석한 결과 2개의 전기뱀장어 종이 새롭게 확인됐다. 각각의 학명은 E. volai(Electrophorus voltai)와 E. vari(Electrophorus varii)로 세 종 모두 서식지는 달랐다. 특히 이중 E. volai는 전기뱀장어의 전압 신기록을 새롭게 썼다. 측정된 능력이 860볼트 정도로 다른 종의 전기뱀장어보다 200볼트 이상 높았기 때문.   논문의 수석저자인 C. 데이비드 데 산타나 박사는 "전기뱀장어의 전기만큼이나 충격적인 발견"이라면서 "수백 만년 전 공유된 조상으로부터 지역적 환경에 맞게 각각 진화해온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E. volai의 경우 모든 동물의 생체전기 중에서 가장 강력한 기록"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연구팀은 아직 자연에 인류가 알지 못하는 많은 동식물이 살고있을 것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산타나 박사는 "지난 50여년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한 인간의 악영향이 있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이곳에서 전기뱀장어 같은 신종을 발견하고 있다"면서 "이는 아마존과 같은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기뱀장어는 모양은 뱀장어와 비슷하며 길이는 2~2.5m 정도로, 유전자를 해독한 결과 골격근이라는 독특한 기관이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추석 앞두고 ‘간염 조개젓’ 비상...질병관리본부 “안전 확인 때까지 섭취 중단”

    추석 앞두고 ‘간염 조개젓’ 비상...질병관리본부 “안전 확인 때까지 섭취 중단”

    바이러스에 오염된 조개젓이 올해 A형 간염 유행의 주범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11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A형 간염이 더 확산할 것을 우려해 조개젓 섭취 중지를 권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8월까지 확인된 A형 간염 집단발생 사례 26건을 조사한 결과 21건(80.7%)에서 환자가 조개젓을 섭취한 사실을 확인했고, 수거한 18건의 조개젓을 검사한 결과 11건(61.1%)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 중 5건에 대해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환자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와 조개젓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가까움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즉 현재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A형 간염의 원인이 바로 조개젓이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문제가 된 조개젓은 대부분 중국산으로 알려졌으나, 확인 결과 국산도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발견된 10개 조개젓 제품 가운데 9개가 중국산이었고, 1개가 국내산이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달 중 조개젓 유통제품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시일이 걸려 질병관리본부는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모든 조개젓을 먹지 말 것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조개젓 생산 제조업체에 조개젓 제품의 유통 판매를 당분간 중지해달라고 요청했으며,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제품은 회수·폐기하고 판매 중지하기로 했다. 올해 A형 간염 신고 건수는 1만 421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18명보다 7.8배 늘었다. 30~40대가 전체 신고 환자의 73.4%를 차지한다. 인구 10만명 당 신고 건수는 대전, 세종, 충북, 충남 순으로 높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조개젓을 충청 지역에서 먼저 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게다가 충청 지역이 젓갈류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어 환자가 더 많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젓갈로 가공한 조개뿐만 아니라 일반 조개를 날로 먹는 것도 위험하다. 질병관리본부는 특정 해역에서 바이러스에 오염된 조개가 유통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뜨거운 물에서 조개껍데기가 열린 후 5분 이상 더 끓이면 사멸하지만, 날로 먹으면 바이러스가 그대로 체내에 흡수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조개를 반드시 익혀 먹을 것을 권고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굴젓 등도 조사했지만 A형 간염 바이러스는 나오지 않았다”며 “오염물질을 흡착하는 조개의 특성상 조개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평균 28일 후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피로감, 식욕부진, 메스꺼움, 복통 등이 생긴다. 소아는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경증으로 앓고 지나가지만 성인은 70% 이상에서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언주 이어 박인숙 의원도 삭발 “조국 장관 해임해야”

    이언주 이어 박인숙 의원도 삭발 “조국 장관 해임해야”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국회 본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삭발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박 의원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울산대 의대 학장을 지낸 소아 심장 분야 전문의다. 박 의원은 “삭발 한다고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우리들의 이 작은 몸부림이 건국 이후 지난 70년간 세계 역사에 유례없는 기적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그 모든 것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범죄 피의자를 법무장관에 앉히면서 ‘개혁’을 입에 담는 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조국 장관을 해임하고,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조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시절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신생아 대상 유전자 분석 논문의 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대한민국 의학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사건”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논문의 연구 대상인 신생아들의 혈액 채취는 2002∼2004년에 이뤄졌다는데 1991년생인 조 후보자의 딸은 그때 나이가 불과 11살이었으므로 연구에 관여했을 리 없다”며 “연구기획과 실험, 데이터 분석이 모두 끝난 후에 합류했는데 논문 1저자가 됐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교생이 2주간 참여해서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정상신생아와 뇌 손상으로 아픈 신생아 91명에 대한 의무기록 검토, 유전자분석실험, 통계분석 등이 이 논문의 요지인데 2주짜리 인턴이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 장관의 딸은 고등학생 때 단국대 의대에서 2주 인턴을 하고 대한병리학회 공식 학술지에 신생아 관련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대한병리학회는 논문 취소 결정을 내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해발 4000m를 뛰어다니는 사자개 티베탄 마스티프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해발 4000m를 뛰어다니는 사자개 티베탄 마스티프의 비밀

    평균 해발고도 4000m 이상인 티베트 고원에는 고산 지대 환경에 적응된 독특한 동식물이 살고 있다. 수많은 견종 가운데 유일하게 고산지대 환경에 적응된 대형견인 티베탄 마스티프(Tibetan mastiff) 역시 그중 하나다. 사자 같은 갈기를 지닌 덩치 큰 맹견인 티베탄 마스티프는 다른 개라면 숨이 차서 제대로 뛰기 힘든 저산소 환경에서도 문제없이 뛰어다니며 양 떼를 지킬 수 있다. 그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교 링컨 캠퍼스 과학자들은 티베탄 마스티프의 유전자와 헤모글로빈을 면밀히 조사했다. 티베탄 마스티프의 뛰어난 저산소 환경 적응 능력은 헤모글로빈의 우수한 산소 결합력과 관련이 있다. 적혈구 내부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은 본래 산소 결합력이 뛰어나지만, 티베탄 마스티프의 헤모글로빈은 다른 개보다 50% 정도 더 뛰어나다. 그 이유는 아미노산 두 개가 변하면서 헤모글로빈의 구조가 약간 변했기 때문이다. 네브래스카 대학 제이 스토즈 교수에 의하면 이는 현재 환경에 적응한 티베트 늑대(Tibetan wolf)와 티베탄 마스티프에서만 발견되는 특징이다. 다른 개나 늑대에서는 이런 유전자 변이를 찾을 수 없다. 연구팀은 면밀한 유전자 비교 분석을 통해 티베탄 마스티프가 개와 현지 늑대인 티베트 늑대와의 이종 교배를 통해서 개량된 견종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마도 초기 티베트 유목민에게 가축과 사람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은 현지 환경에 이미 적응한 늑대와의 잡종이었을 것이다. 티베트인은 이 잡종을 더 개량해 지금의 티베탄 마스티프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산소 결합력이 좋은 헤모글로빈이 있다면 티베탄 마스티프 이외에 다른 개에도 유리하지 않을까? 언뜻 생각하기에는 티베탄 마스티프와 다른 견종을 교배해서 더 튼튼한 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산소 결합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산소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오히려 불리한 특징이다. 이 변종 헤모글로빈이 티베트 늑대와 티베탄 마스티프에서만 발견되는 이유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일본산 가리비 국산으로 둔갑…추석대목 노린 양심불량 업체 무더기 적발

    일본산 가리비 국산으로 둔갑…추석대목 노린 양심불량 업체 무더기 적발

    추석 명절 대목을 앞두고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둔갑시키거나 값싼 국내산 육우를 한우로 속여 유통한 식품제조·판매업체 68곳이 경기도 수사망에 적발됐다.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농·축·수산물 및 가공품 제조판매업소 중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380곳을 대상으로 ‘추석 성수식품 원산지 둔갑 등 불법행위 수사’를 벌여 68곳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수사대상 5곳 중 1곳꼴로 위반행위가 확인된 셈이다. 특사경은 이 중 64곳을 형사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나머지 4곳도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진행할 계획이다. 위반 유형은 영업허가 등 위반 9건, 원산지 거짓 표시 7건, 기준규격 등 위반 19건, 유통기한 경과 등 위반 4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4건, 위생 및 준수사항 등 위반 25건이다. 안산시 A 업체는 일본산 가리비를 국내산 가리비로 속여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국산은 크기가 대체로 작고 두께가 두꺼운 데 비해 일본산은 크기가 크고 껍데기의 가로폭과 세로높이가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가평군 B 업체의 경우 유통기한이 9개월 이상 지난 물엿을 폐기하지 않고 한과 제조에 사용하다가 덜미가 잡혔다. 고양시 C 업체는 냉동상태로 판매해야 하는 우삼겹살을 해동해 냉장육으로 판매했으며, D 업체는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제조·가공한 돼지고기 식품을 식자재 마트에 납품했다. 남양주 E 업체는 떡 제조 때 사용하는 견과류 등에서 나방의 알과 애벌레가 발견되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추석 명절에 많이 소비되는 한우고기를 식육 판매업소에서 구매해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에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값싼 국내산 육우를 한우 등심으로 둔갑 시켜 판매한 업체도 3곳이나 적발됐다. 특사경은 수사 중 적발한 한과 등 1344㎏ 상당의 부정 불량식품을 압류해 유통을 사전 차단했다. 이병우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장은 “도민의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이자 선량한 업체들의 이익을 가로채는 불공정 행위”라며 “도민 건강을 위협하는 식품관련 범죄행위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불법행위에 대한 상시적인 수사를 진행해 도민의 먹거리를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정의들의 전쟁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정의들의 전쟁

    2010년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불과 11개월 만에 100만부가 넘게 팔렸다. 가히 폭발적인 판매 실적이라 할 만했다. 당시의 놀라운 판매 부수는 결국 정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갈망을 반영했을 것이다. 일본의 한 전문가는 그 근원을 유교라는 전통적 가치관에서 찾기도 했다. 사람들은 경험과 기억 그리고 개인적 욕망과 지향점 등을 배경으로 각자의 정의관을 형성한다. 다양한 정의들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국가안보, 경제성장, 극일, 남북평화, 민주주의, 사회적 소수자 배려 등등. 어떻게 보면 환경변화 속에서 유전자가 개별 생명체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하듯 정의라는 유전자가 우리 사회 구성원을 통해 경쟁을 하고 있는 듯하다. 6·25와 가난이라는 사회적 배경은 반공과 국가안보, 밥과 경제성장이라는 정의가 우리 사회를 우점하는 환경을 제공했고, 1980년 광주는 민주주의와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라는 정의가 한 시대를 우점하게 한 것은 아닐까 한다. 아마도 정의는 필자를 두고서도 경쟁을 했을 것이다. 필자는 80년대 대학을 다닌 586세대다. 80년 광주는 민주주의라는 정의가 나를 우점하게 했고, 98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세계화와 형평성 있는 시장경제라는 정의가 나에게 이식된 듯하다. 귀농을 하고 다 큰 딸을 둔 아버지인 나를 우점하고 있는 정의는 기후변화와 수도권·지역 간 균형 발전 그리고 양성평등이다. 아베의 경제 도발처럼 어떤 사건이 생기면 내 안에 있던 정의의 유전자가 다시 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정의들이 나를 놓고 경쟁할 것이다. 생명현상의 변화가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임계치에 이르러 변화가 우리의 눈에 드러난 시점은 변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을 때다. 조국 후보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놓고 노출된 사회적 갈등은 어쩌면 임계치에서 나타나는 정의들의 전쟁과 우리 사회의 욕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농장에서 조국 후보 자제의 입시 공정성을 놓고 벌어진 명문대생들의 시위에서는 수도권 중산층으로 살겠다는 욕망이 보이고, 절차적 형평성이라는 정의가 우점한 것으로 보였다. 같은 시점에 우리 지역 마을학교 봉사자들의 작은 회합에서는 지역의 초등학교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농촌 학생들의 형평성 있는 교육이라는 정의가 도드라졌다. 임계점에 도달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의들의 전쟁에서 어떤 정의가 승리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그 전쟁의 결과와 과정에 대한 몇 가지 기대를 해 본다. 첫째로 정의의 전쟁 결과로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지금 태극기 세대가 기성세대였을 무렵 밥과 경제성장이라는 정의가 우리 사회를 궁핍에서 구했고, 다음 세대의 민주주의라는 정의가 우리나라를 아시아의 대표적인 민주국가로 만들었다. 나는 다음 시대를 우점할 정의의 결과로 우리 사회가 기후변화에 책임감 있게 대응하고 양성평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다양한 격차가 해소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그리고 정의의 전쟁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냉소는 넘어섰으면 한다. 지금 조국 후보의 자녀 교육과 언행일치의 문제로 사회적 냉소가 커지고 있다. 서로 중시하는 정의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잣대로 상대방을 주시하면 실망과 냉소는 더 증폭되기 마련이다. 앞으로 어떤 정의가 우리 사회를 우점할지 참 궁금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만연한 사회적 냉소를 극복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냉소가 만연하면 다가올 정의를 세워 볼 기회도 없을 것이며, 우리 사회는 지금 이 자리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지리멸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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