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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등에 불 떨어진 아베 “드라이브 스루 검사 검토”

    발등에 불 떨어진 아베 “드라이브 스루 검사 검토”

    아베 “한국식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 검사 검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드라이브 스루’ 형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방식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7일 밤 TV도쿄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승차한 채로 검체채취를 하는 ‘드라이브 스루’ 형식을 검토할 생각이다. 아베 총리는 “(하루) 검사 능력을 2만 건까지 올리겠다.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분들이 확실히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일본 내 누적 유전자증폭(PCR) 검사 건수는 총 8만 2465건에 그쳤다. 이미 일본에서는 니가타현 니가타시 등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지난달 나고야시도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6일 후생노동성의 당국자는 한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 검사가 “정확도가 낮다”며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논란을 불렀다. 그러자 한국 질병관리본부 측에서는 16일 “(검사의 정확성과는 무관한)검체 채취의 한 방법론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7일 코로나19 감염자 급속 확산을 막기 위해 5월 6일 ‘긴급사태 선언’을 도쿄 등 7개 지역에 발령하고 외출 자제를 호소했다. NHK가 각 지방자치단체와 후생노동성의 발표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7일 기준 일본 코로나19 확진자는 5172명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속보] 국립보건연구원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개발”

    [속보] 국립보건연구원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개발”

    국립보건연구원은 ‘바이러스 유사체’(Virus Like Particle·VLP)를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7일 알렸다. 바이러스에는 유전물질이 있어 몸속에 들어와 복제할 수 있으나, 바이러스 유사체는 유전물질 없이 단백질로만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몸속에 들어와도 복제가 되지 않고 면역반응만 유도한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이 이런 바이러스 유사체로 만든 백신이다. 보건연구원 연구진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구조단백질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spike) 항원을 넣은 형태로 이번 백신 후보물질을 만들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섞은 형태를 ‘합성항원 백신’이라고 하며,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합성할 수 있다. 보건연구원은 “앞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허가를 취득하고, 백신 플랫폼 개발에 투자하면서 이번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도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이다. 다만 이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동물 실험 등을 거쳐야 한다. 또 국립보건연구원은 민관 협력을 통해 합성항원(서브유닛) 백신(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병원체의 일부 단백질만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합성한 것) 등의 후보물질도 개발하고 있으며, 효능에 대해서도 분석·평가할 계획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의 김성순 감염병연구센터장은 “백신 개발은 기초 개발부터 임상시험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면서 “앞으로 국내 연구기관 및 산업계와 협력해 비임상과 임상을 수행해 코로나19 백신 자급화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박철현의 이방사회] 코로나19, 총체적 난국의 일본

    [박철현의 이방사회] 코로나19, 총체적 난국의 일본

    고급 일본어 중 ‘부의 스파이럴’(負のスパイラル)이라는 단어가 있다. 보통 이 단어 다음에는 ‘빠졌다’라는 동사가 붙는다. 인과관계로 촘촘히 엮여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이 더 나쁘게 만드는, 일종의 악순환을 설명할 때 이 단어를 쓴다. 지금 일본이 그렇다. 코로나19를 둘러싼 정치권 및 의료계 대응을 보면 총체적 난국이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연기를 결정했으니까 이젠 코로나 방역대책에 적극 나설 것이라 예상했다. 아베 신조 총리도 3월 말까지 하루 8000건의 유전자 증폭(PCR) 검사가 가능하게끔 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적 코미디언이었던 시무라 겐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일본 국민들도 코로나19에 대한 위기의식이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검사 실시 횟수 데이터를 보면 그 이전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하루 1300여건이던 PCR 검사는 3월 24일 올림픽 연기가 확정된 이후 평균 2000여건으로 늘어났지만 아베 총리가 말했던 ‘8000건’에는 턱도 없다. 이에 대해 가토 후생노동상은 실실 웃어 가며 “정치공세 좀 펴지 마라. 하루 8000건의 검사능력이 있는 것과 실제로 2000여건 검사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니 답변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그런데 가토 후생노동상의 말은 시험에서 100점을 맞을 수 있는데 30점만 맞겠다는 소리다. 이게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게다가 여전히 ‘코로나 난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본의 PCR 검사 기준은 높다. 고열 4일 이상, 기침, 인후염, 호흡곤란, 권태감 중 서너 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야 하고, 고열은 반드시 이틀 이상 나타나야 한다. 왜 이렇게 기준이 높나 했더니 보건소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후생노동성이 발표하는 PCR 검사 데이터를 보면 3월 29일 현재 누적 5만 4119건 중 4만 3133건(약 80%)을 지방위생연구소 및 보건소가 담당했다. 하지만 보건소 추이를 살펴보면 전국에 900개나 됐던 것이 1995년 일본 지역보건법 개정 이후 점점 줄어 2019년 현재 469개다. 인공호흡기 역시 일본임상과학기사회가 긴급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용가능한 수가 1만 8000개에 불과하다. 즉 총체적인 의료 인프라가 열악하다. 일본에서 계속 무증상, 경증환자까지 PCR 검사를 받게 되면 의료가 붕괴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하지만 문제는 간단치 않다. 경증환자들이 주변의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고 있다는 것이 여러 통계로 증명되고 있다. 결국 이들을 한국처럼 공격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게다가 지금 일본은 역학조사 체계가 완전히 붕괴됐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2차, 3차 감염자가 전체 감염자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검사받을 수 있는 기준이 너무 높다. 열악한 공중보건 인프라를 생각한다면 검사를 늘릴 수도 없다. 이도 저도 못하는 사이 검사를 못 받은 경증자가 다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다가 검사 기준을 충족시켜 검사를 받는다 치자. 하지만 이 상황에서 양성이면 중증환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몸이 상당히 아픈 상태에서 검사를 받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다. 몸이 아프면 치료를 받는 것이 의료의 본질인데, 엄청나게 아파야 검사가 가능하다. 검사량이 늘지도 않았는데 의료붕괴가 진행된 것이다. 3월 초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간이진단키트 100만개를 무상으로 기부하겠다고 했다가 십자포화를 맞고 좌절한 바 있다. 보통이라면 고맙게 일단 받고 나중에 쓰일 용도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수많은 전문가들은 손씨가 이걸 기부하면 너도나도 검사를 받아 의료붕괴를 초래한다며 반대했다. 이미 일본의료는 붕괴된 상태인데 무슨 소릴 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니,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일단 받아 놓고 나중에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하는 게 상식 아닌가. 이후 그가 마스크도 기부한다고 하니까 손씨가 100만개를 선점하면 시중의 수급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쯤 되면 실소만 터져 나온다. 일본에 오래 살았고 최근 코로나 관련 글을 여기저기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내 의견을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그때마다 곤란하다. 여긴 코로나19와 관련해 대책 없는 ‘부의 스파이럴’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각자도생하는 수밖에 없다.
  •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다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주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유럽 도시들은 외곽 신도시에 우리와 같은 단지형 아파트를 급작스럽게 짓기 시작했다. 단위가구가 결합해 건물이 되고, 주거동이 모여 단지가 만들어지는 단순 반복과 확장의 과정이다. 마치 공장 생산품처럼. 이런 시스템은 단기간 대량 공급으로 주거 문제를 해소할 수는 있었지만 내적으로는 함께 사는 도시 공동체를 파괴하고, 외적으로는 주변 도시와 부조화해 단절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했다. 이후 1970년대부터 도시와 환경, 공유와 소통을 고려한 도시의 집합주거 유형에 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앙리 시리아니의 유전자 유럽에서 도시 집합주거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때 그 중심에 있던 대표적인 건축가가 프랑스의 앙리 시리아니다. 1936년 페루에서 태어난 그는 1965년 프랑스로 건너와 A.U.A. 등에서 일했다. 1976년부터 독자적인 건축 활동을 시작한 시리아니는 페루에서 참여했던 저가형 집합주거 프로젝트의 경험과 실천이론인 ‘도시 단편론’을 기반으로 새로운 주거 모델을 연구했다. 저가형 집합주거를 위해 근대 집합주거의 특징인 ‘반복과 규격화’라는 장점을 수용하면서 전통도시의 장점인 장소성, 주변과의 조화 그리고 단지의 편안함을 동시에 구현하고자 했다. 도시 단편론은 근대 이상도시 실현의 문제점과 과거 전통도시의 한계성을 파악해 현실성 있는 대안을 찾는 실천적 연구였다. 이 개념이 적용된 그의 프로젝트는 ‘누아지-2’, ‘생드니 아파트’, ‘에브리-2 아파트단지’, ‘베르시 주거단지’ 등이다. 그가 실현한 주거단지의 특징은 구도시 공간의 특성인 가로, 광장, 정원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공간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구도심 재개발 아파트뿐만 아니라 신도시 계획에서도 이러한 특성을 적용해 과거와 현재의 도시 풍경을 단절 없이 연결했다. 미국 건축이론가 케네스 프램턴은 시리아니의 도시 단편론과 건축물을 근대 집합주거 유형을 기존 도시와 접목하려는 새로운 모색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했다. 시리아니는 근대건축의 거장인 르코르뷔지에의 사상과 이론 그리고 건축 어휘를 평생 따랐지만, 도시와 집합주거에 대한 이론과 사상에서는 그 결을 달리하며 선명한 자기 생각을 펼쳤다.르코르뷔지에가 혁신을 위한 기념비적인 건축을 추구했다면, 시리아니는 시대적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건축의 본질인 공간을 탐구하고 그것을 실천했던 건축가였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거창한 개념에 집중하기보다는 삶의 근본을 이루는 건축의 중요성과 도시 분위기 형성에 주목했다. 이러한 생각은 그가 설계한 주거공간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지나치게 멋을 부리거나 과도하게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풍요로운 공간을 구성하고, 평범하고 저렴한 재료로 공간의 질을 높여 격조 있는 집을 만들었다. 제한된 면적과 공사비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임대주택 프로젝트에서도 이러한 의지가 잘 드러나는데, 사용자가 10평 크기의 집을 12평처럼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계획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입구와 홀, 복도는 풍요로운 분위기를 내면서 입주자들의 자존감을 높여 줬다. 물론 그가 집합주거만 설계한 건축가는 아니다. 말년에 준공한 페론의 ‘1차 세계대전 전쟁박물관’과 아를의 ‘고대 유적박물관’에서 빛과 동선으로 만들어 낸 장면은 현대건축이 지닌 자유로운 공간의 진수를 보여 준다. 시리아니는 미래의 건축을 담보하는 교육자다. 1977년부터 2001년까지 프랑스 건축 8대학(파리 벨빌 건축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지금도 페루에서 건축교육자들을 길러 내고 있다. 특히 건축 8대학에서 에디트 지라, 클로드 비에, 로랑 살로몽, 로랑 보두앵 등 프랑스 건축가들과 함께 만든 우노 스튜디오는 교육을 통해 시대를 대변하는 보편적 건축, 미학을 교육하고 사회의 저변을 넓히는 건축교육의 모델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시리아니는 근현대건축의 본질인 공간의 가치, 건축가의 소양을 중점적으로 교육했다. 그의 건축 특성처럼 스타 건축가를 만들기보다 사회의 중심을 이루는 시민과 같이 이 시대의 일꾼으로서 최소한의 소양을 갖춘 건축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바우하우스 교육 목표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그 당시 우노 스튜디오에는 그의 건축교육 방법과 철학에 매료돼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모여들었고, 특히 한국 유학생이 많았다. 아마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을 보냈던 학생들의 건축에 대한 목마름 때문인 듯하다. 현재 시리아니의 제자들은 한국 건축계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건축교육자로서 파리에서 경험했던 그의 교육 방법론을 국내 대학에 접목해 다음 세대의 건축가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시리아니는 국립박물관 공모전 심사와 강연을 위해 세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은 한국인 대부분이 살아가는 아파트와 그런 문화 속에서 지어진 제자들의 건축물이었다. 그는 단순 반복으로 만들어진 강남의 고가 아파트단지를 보고 개탄했다. 세계적인 자동차와 최첨단 제품을 만드는 국가에서 살아가는 주거의 질은 개도국의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그리고 그날 옛 제자들과 만난 장소는 파리 우노 스튜디오의 강의실이 됐다.●건축이 삶과 관계 맺고 그 안에 들이는 방법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나는 ‘두물머리 주택’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매년 한 채 정도의 집을 지었다. 주택설계는 사소한 것까지 고민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사무실 운영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건축이 시작된 근원적인 장소이고, 삶과 가장 밀접한 고민을 풀어 가야 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또 건축가의 사유의 변화가 선명히 드러나는 곳이다. 초기 몇 채의 주택을 짓고 난 후 내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우리나라의 환경과 몸에 맞지 않고 삶에 녹아들지 않음을 느꼈다. 이후의 작업은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는 방식이나 건축이 우리 삶과 관계 맺고 그 안에 들이는 방법에 더 밀착돼 관찰하고 탐구하는 과정이었다.첫 번째 작업인 ‘두물머리 주택’은 건축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현장에서 직접 접목되는 과정이었다. 중심 생각은 경사진 대지에서 땅과의 관계를 통해 동선을 따라 장면을 만들고 내외부의 경계를 없애 주변 풍경을 담는 것이었다. ‘자운당’은 유학 시절 매료됐던 ‘백색의 건축’에서 벗어나 다른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주된 관심이었다. 그 작업을 통해 주택에서의 복층 거실이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했다. 강화도에 있는 ‘동검리주택’은 은퇴하신 고3 담임 선생님의 집이다. 노년의 삶을 고려해 층고를 낮추고 기복이 심한 대지에 대비되는 수평의 집을 계획했다. 전면 창을 통해 시각적으로 내외부의 경계를 없애 원시 자연을 경험하게 했다. 그런데 공간적으로 매우 풍요롭고 극적인 장면이 때로는 일상의 편안함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극적인 경관을 가진 집은 오히려 외부 풍경을 절제해 담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그 이후 작업이 계속 이어진 판교 신도시 주택단지는 단기간 주거 유형과 구축법에 관한 다양한 탐구를 가능하게 한 건축 실험실이 됐다. 덕분에 유사한 크기와 비슷한 대지 조건에서도 매번 다양한 재료의 물성, 크고 작은 치수, 시공 방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대부분 밀집 지역에서 거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당을 품고 대지 경계를 따라 채를 놓는 내향적인 집을 계획했다. 집으로 둘러싸인 마당은 하늘로 열려 빛과 바람, 자연의 변화무쌍한 풍경을 담고 내부 공간에 표정과 생기를 불어넣었다. 모든 집은 우리나라 기후에서 주어진 지형과 조건에 대해 고심해서 내린 나름의 결론이었고, 생산 방법과 재료에 대한 경험을 쌓아 보완했다. 특히 입주 후 사는 모습을 보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초기 주택에서 벽을 자르고 접고 띄우고, 천장을 낮추고 높이고 기울여 눈에 띄는 다양한 변화에 집중했다면, 경험이 쌓이면서 가장 일상적이고 드러나지 않는 것, 편하고 쉬운 것, 특별하지 않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했다. 설계 시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 생활에서는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간과했던 부분이 크게 드러나는 것을 경험하면서 구체적인 작업의 방식이 변화했고 변화할 것이다. ●작은 차이가 만드는 큰 변화 졸업 설계 발표 후 시리아니는 마지막 당부와 덕담을 건넸다. ‘배우고 학습한 모든 것을 잊어라.’ 그때는 지나쳤던 말들이 지금은 그 의미가 크게 와닿는다. 그동안 나는 시리아니와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에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비평적 시각을 가졌다. 오히려 루이스 칸, 알바 알토, 루이스 바라간 등 다른 색깔의 건축에 심취했다. 그리고 주변 가까이 있는 것들에 발을 딛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시리아니의 가르침은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시리아니와 르코르뷔지에의 후예가 되기보다는 고루한 인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었다. 건축에 대한 나의 생각은 항상 변화한다. 새로운 생각은 작은 실행이 되고, 축적된 경험은 다시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 생각은 언제나 다른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오늘의 시도가 지금은 새로운 해법이 되지만 다음 작업에선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절대적인 진리나 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작은 차이가 변화를 만들 뿐이다. 나도 한 학기가 끝날 때 제자들에게 선현의 구절인 ‘배움의 방법은 동화하는 것에 있고 앎의 방법은 잊어버리는 것에 있다’는 글귀를 전한다. 시리아니의 유전자가 나를 거쳐 다음 세대에 전해지길 기대하며, 우리 도시가 좀더 좋은 장소로 거듭나길 기대하며. 건축가 정재헌(경희대 교수)
  • 대변에 코로나19가?…하수처리장서 지역사회 감염 진단한다

    대변에 코로나19가?…하수처리장서 지역사회 감염 진단한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 CoV-2 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전파 경로는 호흡기 비말이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대변을 통해서도 배출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소화기관에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소화기를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으며 증상도 유발한다. 중국에서 코로나 19에 감염된 환자 1099명을 조사한 결과 5%의 환자가 구토, 구역 증상을 보였고 3.8%는 설사 증상을 호소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대변 검체 중 29%가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소견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예방에서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 두기는 물론 자주 손을 씻고 개인 위생 관리에 힘써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하지만 영국 크랜필드 대학 과학자들은 대변 속 코로나바이러스를 코로나19 예방과 방역에 활용하자는 역발상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증상이 없거나 검사를 하지 않은 코로나19 감염자도 화장실은 가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대변 속 SARS CoV-2 코로나바이러스가 하수도를 따라 하수 종말 처리장에 모일 수밖에 없다. 비록 바이러스는 하수도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하지만, 바이러스의 유전자 조각은 남을 수 있다. 연구의 리더인 주젠 양 박사는 저렴한 종이 진단 키트로도 이를 진단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역시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수 기반 역학(wastewater-based epidemiology, WBE)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이미 지역 사회 전염병 진단과 연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로타바이러스처럼 대변으로 배출되는 바이러스라면 하수 종말 처리장에서 얼마든지 검출할 수 있다. 만약 하수처리장에서 지역 사회 코로나19 유행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면 언제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거나 반대로 완화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 19 환자라도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가 많아서 지역 사회 전파 초기에는 알아내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유용한 접근법이다. 설령 코로나19 유행이 끝난 후 개발되더라도 새로운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하지 말라는 법이 없는 만큼 지금부터 관련 연구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라이드온] 콧대 낮추고 젊어진 캐딜락…자연스럽게 ‘꾸안꾸’ SUV

    [라이드온] 콧대 낮추고 젊어진 캐딜락…자연스럽게 ‘꾸안꾸’ SUV

    은색 크롬 ‘최소화’ 전략으로 젊은층 공략 날렵한 헤드·테일램프 세련된 느낌 강조실내는 최고급 천연가죽으로 ‘품격’ 살려 3.6ℓ 6기통 자연흡기 가솔린직분사 엔진하이드로매틱 자동 9단 변속기 조합 강력 국내 프리미엄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 또 하나의 걸출한 신형 SUV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정통 SUV 캐딜락 ‘XT6’다. XT6는 제네시스 GV80,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볼보 XC90, 폭스바겐 투아렉, 렉서스 RX 등 이름값 묵직한 신차들과 한판 대결을 펼쳐야 한다. XT6가 살벌한 SUV 춘추전국시대에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캐딜락코리아는 지난달 16일 온라인 발표회를 열고 ‘XT6’ 스포츠 트림을 공식 출시했다. XT6는 운전자와 탑승자가 모든 공간에서 최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대형 3열 SUV라는 콘셉트로 등장했다. 캐딜락 관계자는 “승차감, 안전성, 편의 기능, 디자인, 가성비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SUV”라고 소개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캐딜락하우스에서 XT6를 살펴봤다. 첫인상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정갈했다. XT6는 캐딜락을 대표하는 대형 SUV ‘에스컬레이드’보다 크기가 작아 ‘베이비 에스컬레이드’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다른 SUV와 비교하면 몸집이 결코 작지 않았다. 특히 전장은 5050㎜로 경쟁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5m를 초과했다. XT6는 은색 크롬 적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젊은 감성을 자극했다. 전면 그릴 아래쪽에만 얇게 살짝 적용됐다. 메기 입처럼 아래로 축 처진 그릴에 크롬을 과하게 적용한 다른 SUV와는 확실히 달랐다. 좌우 옆 창문 테두리와 후면에도 은색 크롬을 적용하지 않았다. 자동차 외부 크롬은 적당하면 멋있지만 과하면 촌스러운 느낌이 들기 쉽다. 가로로 얇고 날렵하게 디자인된 헤드램프와 T자 모양 테일램프는 세련된 느낌을 줬다. 세로형의 독특한 주간주행등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얼굴 디자인을 조화롭게 살려냈다. 옆모습은 정통 SUV의 정석을 따랐다. ‘멋 내지 않아도 멋이 나는 SUV’,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꾸민) SUV’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콧대 높은 캐딜락이 일반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한껏 젊어진 느낌이었다. XT6의 실내 디자인도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모든 좌석과 도어트림, 센터콘솔 등은 부드러운 촉감의 ‘아닐린 가죽’으로 뒤덮였다. 아닐린 가죽은 소가죽의 외피를 아닐린 염료로만 가공한 최고급 천연 가죽이다. 천장은 스웨이드 재질로 마감돼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제너럴모터스(GM)의 유전자를 물려받아서인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컨트롤 패널(센터페시아)은 한국지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닮았다. XT6의 플랫폼도 쉐보레 트래버스 등 GM의 중대형 SUV가 공유하는 C1 플랫폼이 적용됐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8인치로, 경쟁 차종보단 다소 작은 편이었다. 보스 퍼포먼스 사운드 시스템의 음질은 아주 맑고 깨끗했다. 음량을 높이니 차 안은 콘서트장으로 변했다. 룸미러는 후방을 고해상도(HD) 영상으로 보여 주는 ‘카메라 미러’ 방식이 적용됐다. 단점을 한 가지 꼽자면 운전대 뒤에 있는 방향지시등 레버가 다른 차량보다 조금 높은 11시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손가락이 짧은 사람은 조금 불편함을 느낄 것 같은 것이었다. XT6를 타고 캐딜락 하우스에서 출발해 경기 가평의 한 카페까지 왕복 112㎞ 구간을 주행하며 성능과 정숙성 등을 살펴봤다. 3.6ℓ 6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하이드로매틱 자동 9단 변속기의 조합이 선사하는 힘은 강력했다. 차량은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쭉쭉 달려나갔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5㎏·m는 XT6를 마음껏 움직이는 데 부족함이 없는 수치였다. 구동 방식은 주행 모드에 따라 전륜구동과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었다. 창문에는 이중접합유리가 적용돼 고속으로 달려도 노면소음과 풍절음이 실내로 많이 들어오진 않았다. 브레이크는 가볍지 않고 묵직해 조금만 밟아도 곧바로 반응이 왔다. 운전자의 운전 습관과 취향에 따라 제동장치의 세팅에 대한 선호도는 다르지만 깊게 밟아야 작동하는 가벼운 브레이크보단 XT6의 브레이크가 긴급제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더 신속한 제동이 가능할 것 같았다. 차량 스스로 속력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량 주변에 위험이 감지되면 운전자에게 시트 진동으로 경고하는 ‘햅틱 시트’ 등 첨단 기술도 대거 탑재됐다. 어두운 곳을 달릴 때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전방을 열감지 카메라로 촬영해 사람이 있는지를 계기판을 통해 보여 주는 ‘나이트 비전’은 캐딜락이 세계 최초로 도입한 독보적인 기술이다. XT6는 올해 동급 차량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로부터 안전성 최고 등급인 ‘2020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받았다. 캐딜락이 ‘크고 튼튼한 차를 잘 만든다’는 통설이 공식 인증을 받은 셈이다.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율 1.5% 기준 8347만원이다. 가성비는 국산차 제네시스 GV80보단 못하지만, 수입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경쟁력을 갖췄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소아 경·중등도 난청’ 환자 62.7% 유전적 요인이 원인

    ‘소아 경·중등도 난청’ 환자 62.7% 유전적 요인이 원인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과 김봉직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이 소아 경도·중등도(25~55dB 역치) 감각신경성 난청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의 중요성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감각신경성 난청이란 소리를 감지하는 기관인 내이의 손상 또는 내이에서 분석된 소리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청신경의 능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난청으로,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정도에 따라 경도, 중등도, 고도, 심도난청으로 분류하게 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유전의학(Genetics in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특히, 소아 난청의 경우에는 한창 말을 배울 시기에 정확한 말소리를 듣지 못하면서 정상적인 언어발달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뇌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쳐 학습발달 측면에서도 심각한 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청각재활의 방편으로 인공와우이식이 빈번히 이루어지는 고심도 난청에 비해 오히려 이러한 경중등도 난청은 간과하기 쉬운 탓에 적절한 치료가 제 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향후 언어발달과 의사소통, 나아가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고심도 난청보다 더 큰 후유증을 남기게 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최병윤 교수팀은 소아 경중등도 난청의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유전적 원인에 대한 연구를 시행했고,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라는 점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크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이번 한국인 대규모 코호트 연구는 난청 가족력이 없는 15세 미만의 경중등도 난청(<55dB 이하)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이들 중 62.7%(52명)에서 유전적 요인이 난청의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의 원인이 STRC라는 단일 유전자에 의한 것이고, 두 번째로 많은 MPZL2 유전자 원인까지 합하면 유전적 요인의 약 70% 가량이 이 두 유전자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몸의 모든 유전자는 성염색체를 제외하고 똑같은 유전자를 두 개씩 갖고 있다. 부모가 난청이 아닌데도 아이에게 난청이 생기는 경우가 바로 부모로부터 아이에게 난청 유전자만 전달된 경우다. 유전자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또 다른 하나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면 난청이 생기지 않지만, 부모로부터 난청 유전자만 두 개를 전달 받은 경우에는 난청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경중등도 난청의 유전적 원인에 대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연구로, 경중증도 난청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유전형에 따라 보다 다양한 개별 맞춤형 청각재활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며 “부모가 청력이 정상이더라도 난청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보인자라면 난청 아이를 출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난청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녀의 난청 발생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면 보다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봉직 교수는 “소아 경중등도 난청의 발생에 특정 유전자 두 가지가 매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힌 것도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기후변화가 나이팅게일 날개 짧게 만들어 멸종시킨다

    [달콤한 사이언스] 기후변화가 나이팅게일 날개 짧게 만들어 멸종시킨다

    나이팅게일은 울음소리가 아름다워 검은지빠귀, 유럽물새와 함께 유럽의 3대 명조(鳴鳥)로 꼽히며 문학작품이나 신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참새목 딱샛과에 속하는 새이다. 15~16.5㎝ 크기의 나이팅게일은 조용한 밤중에 우는 소리가 특히 두드러져 밤꾀꼬리로 불리기도 한다.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번식하다가 겨울이 되면 사하라사막 남쪽 아프리카로 이동하는 철새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 때문에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는 나이팅게일이 멸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리텐세대 생물다양성·생태·진화학과, 마드리드 자치대 공동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아 나이팅게일의 날개길이가 짧아지고 있어서 겨울철 서식지로 이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우크-올니톨로지컬 어드밴시즈’ 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스페인 중부지방에서 여름철을 나는 나이팅게일 군집의 날개모양과 이주시기, 이동거리 등에 대한 20년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20년간 몸의 크기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날개의 평균길이는 점점 감소해 먼거리를 이동하기는 부적합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날개가 짧아진 나이팅게일은 겨울철 아프리카로 이동한 뒤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으로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겨울철에 아프리카로 이동하지 못하고 원래 살던 지역에서 겨울철을 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철새의 이동과 관련해 제기되는 ‘철새 유전자 패키지’(migratory gene package) 가설은 날개길이, 이동 중 휴식시간에 따른 대사속도, 이동집단의 크기, 짧은 수명 등 이동과 관련한 것들이 일련의 유전자에 의해 제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설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동과 관련한 여러 요인 중 하나의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압력이 커지면 다른 특성들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수 십년 동안 스페인 중부지역에서는 봄의 시작시기와 길이, 평균 기온이 바뀌었고 여름은 점점 더워지면서 낳는 알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날개 길이까지 짧아지면서 겨울철 아프리카로 이동하는 집단의 크기도 작아지기 때문에 이동과정에서 천적의 공격을 막기도 어려워 점점 이동을 피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카롤리나 레마차 콤플리텐세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로 날개가 짧아지고 집단의 크기까지 줄어드는 부적응 진화로 전체 종의 생존율까지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번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기후변화를 차단하지 못하면 생물종의 대량 멸종은 실제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제주 4·3사건 72주년… 오늘 외부인사 없이 추념식

    제주 4·3사건 72주년… 오늘 외부인사 없이 추념식

    행정안전부는 3일 오전 10시 제주 4·3평화공원 일대에서 ‘아픔을 치유로, 4·3을 미래로, 세상을 평화로’를 주제로 제72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을 연다고 2일 밝혔다. 올해 추념식은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인 점을 고려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했다. 지난해에는 1만여명이 참석했는데 올해는 외부 인사 초청 없이 유족 등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행사를 개최한다. 또 추념식을 전후로 4·3 평화공원 모든 공간을 소독하고 행사장 출입 인원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며 좌석은 간격을 넓혀 배치하는 등 방역 대책을 마련했다. 추념식은 생존 희생자와 유족의 인터뷰, 4·3 특별법 개정 염원을 담은 영상 상영으로 시작한다. 이어 희생자 양지홍씨의 딸 양춘자씨와 손자 김대호군이 ‘70년 만의 귀가’라는 제목으로 사연을 낭독한다. 4·3 당시 28세였던 양지홍씨는 제주공항에서 유해가 발굴됐으며 지난 1월 유전자 감식으로 신원이 확인돼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추념식은 유족과 도민들이 제주 곳곳의 4·3 유적지에서 ‘잠들지 않는 남도’ 노래를 함께 부르고 연주하는 영상으로 마무리된다. 추념식이 시작되는 오전 10시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의미로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1분간 울린다. 행안부와 제주도는 2018년 추념식부터 이러한 방식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도민도 추념의 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추념식에 앞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가 총 7696명(희생자 90명·유족 7606명)을 희생자 및 유족으로 추가 결정해 위패를 봉안하는 등 예우할 예정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잘났다 자랑 마라, 결국 빈손으로 갈 것을

    잘났다 자랑 마라, 결국 빈손으로 갈 것을

    직립보행·도구 사용 등 발전한 인간 지구를 지배한다는 생각은 오만함 이기적으로 에너지 낭비하며 살아 과학기술 발달이 종말 시점 앞당겨 삶은 머물다 가는 것… 우아함 갖길이기적 유인원/니컬러스 머니 지음/김주희 옮김/한빛비즈/220쪽/1만 7000원 식물학자인 칼 폰 린네는 4만~5만년 전쯤 등장한 새로운 인류에게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라는 라틴어 학명을 붙여줬다. 두 발로 곧게 서서 다니며 도구까지 쓸 줄 알았던 이들의 발전은 그야말로 놀라웠다. 나날이 영토를 넓혀 가더니 급기야 지구 전체를 지배하기까지 이르렀다. 과학기술 발전에 한껏 고무된 이들은 이제 자신을 신과 같은 능력을 지닌 ‘호모 데우스’라 일컫는다.미국 오하이오주 마이애미대 생물학 교수 니컬러스 머니는 인류의 이런 오만함에 고개를 젓는다. 호모 데우스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며 지구의 각종 에너지를 낭비하며 살아가는 이기적인 ‘호모 나르키소스’가 더 어울린다고 꼬집는다. ‘이기적 유인원’은 저자인 머니가 인간 우월주의에 관한 판타지를 과학적 ‘팩트’들로 여지 없이 깨는 책이다. 저자는 생명체가 어떻게 지구에 착륙했는지부터 시작해 인류의 출현, 그리고 인류의 종말까지 모두 10개 주제에 걸쳐 인간이 사실은 별 볼 일 없는 존재임을 설명한다. 우리는 거의 모든 생명체를 지배하고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종들에 비해 무언가 특별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지구 위 다른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고대 바다의 해면동물에서 태동했고, 심지어 유전학적으로는 버섯과도 큰 차이가 없으며, 유전자 수도 양파의 5분의1밖에 안 된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영혼은 오직 인간만 있다”고 규정한 데카르트의 이원론도 조목조목 반박한다. 머리에 뻣뻣한 털이 난 집파리의 조그마한 뇌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고한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물론 저자는 언어가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의 경쟁에서 최고 자리에 올려놓은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이 그동안 과학기술로 이룬 성과에 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른 동물을 멸종시키고, 오랜 시간 축적한 지구의 에너지를 파내고 낭비하며 지구 멸망 시점을 앞당겼다는 사실도 함께 지적한다. 예컨대 박쥐의 둥지를 탐한 대가로 발생한 바이러스 때문에 자신을 신이라고 칭한 호모 데우스는 최근 석 달 동안 87만명이나 죽어버렸지 않았던가. 앞으로 예정된 지구 종말이 바로 우리 눈앞에 보이지 않을 뿐, 결국 인류의 멸망은 예정됐다고 저자는 냉소적으로 말한다. 책의 재미는 이런 비관적인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는 저자의 독특한 표현력에 있다. 예컨대 “세포는 질서 있게 공간을 구분하는 벽이 있고 방문자를 통제하는 문과 창문이 설치된 아주 깔끔한 집과 같다”(53쪽)라든가 “우리는 유전자를 잠시 보관하는 그릇으로, 선조의 DNA가 후손을 향해 흐르는 강 하구의 삼각주가 연상되는 계통수에 놓여 있다”(64쪽) 등등 쉬운 표현들로 이해를 돕는다. 생물학은 물론 철학까지 넘나들며 인간의 존재를 쉽고 재밌게 파헤치는 저자의 글솜씨에 감탄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10개의 주제를 거치면서 인간 우월주의를 처절히 깨 놓은 저자는 인류가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고 일갈한다. 그리고 세상을 경험하고 잠시나마 지구에 머물렀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러한 태도를 한마디로 ‘우아함’이라 설명하고, 우리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우리가 우아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 예정된 종말의 시간이 다소 미뤄지지는 않을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초록 온기가 속삭인다, 곧 꽃잔치가 열린다고

    초록 온기가 속삭인다, 곧 꽃잔치가 열린다고

    꽃샘추위도 물러나고 벚꽃과 개나리가 망울을 터트리는 봄잔치가 시작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일상에 봄의 향기를 만끽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예방을 위해 휴관 중인 각종 공공시설은 전염병이 종식되기를 기다리며 시민들과의 벅찬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여긴 식물들의 ‘인큐베이터’ 쾌적한 실내 나들이에 안성맞춤인 서울식물원도 휴관에 들어갔지만 직원들은 여느 때보다 더 바쁘다. 개관하면 고단했던 시민들의 몸과 마음에 휴식을 불어넣어 줄 채비에 여념이 없다. 서울식물원 재배온실은 식물원의 수집목표종과 국가보호종의 보전을 위해 도입한 ‘식물유전자원’을 증식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전시온실 등 식물원 곳곳으로 가기 전 단계에서 식물모종을 키우는 거점 공간이다. 이정철 식물연구과장은 “어린 묘(苗)를 집중관리하는 곳이니 사람으로 치자면 ‘인큐베이터’인 셈”이라고 말했다.●첨단 IT 접목… 최적 온도 25도 유지 온실의 온도는 25도다. 손수건으로 김 서린 안경을 닦고 보니 줄지어 매달린 앙증맞은 화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전시온실로 가기 전 단장을 마친 각종 모종들이다. 첨단 IT기술로 자동 온습도 조절이 되는 데다 정밀한 재배관리 덕에 온실 안의 모종 품질은 탁월하다. 겨울에는 땅의 온도가 낮아 뿌리가 잘 내리지 않는다. 자연의 이치대로 ‘봄 파종, 여름 성장, 가을·겨울 결실과 휴식’의 사이클에 맞춰 키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사시사철 전시를 해야 하는 식물원에서는 추운 겨울에도 식물이 자라야 하고 신품종 육성 및 증식에 따른 생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5월, 몸단장 마친 꽃들 야외 출격 식물재배의 4대 조건은 물과 햇빛, 온도 그리고 흙이다. 물 빠짐이 좋고, 밝고 따뜻한 햇살 아래 알칼리성 토양이면 최적이다. 이런 조건을 갖춘 온실에서 재배된 어린 식물들은 연구와 전시 목적으로 전시온실과 야외 정원으로 분양된다. 김혜수 서울식물원 식물연구과 실무관은 “다양한 식물 종 보전을 목표로 최적의 재배 환경을 연구하고 대량번식을 위한 실용화 기술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보통 수목원의 식물이 새 환경에 적응해 무성해지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이원영 서울식물원장은 “다음달 개원 1년을 맞이하는 서울식물원은 현재 식물 3100여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집과 교류, 연구, 증식 등을 통해 8000종까지 확보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예정대로라면 야외 주제정원에 겨우내 몸단장을 마친 튤립, 수선화, 앵초가 이달에는 줄지어 제멋에 취할 것이다. 5월이면 모란, 분꽃나무, 붓꽃, 꽃창포, 매발톱 등이 수려한 자태를 한껏 뽐낼 것이고. 코로나19가 물러난 자리에 온통 봄꽃과 초목의 아취가 그득하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인구 5% 검사한 아이슬란드 “감염자 절반이 무증상”

    인구 5% 검사한 아이슬란드 “감염자 절반이 무증상”

    인구의 약 5%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아이슬란드에서 감염자의 절반이 무증상 감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이슬란드 당국이 미국 제약사 암젠의 자회사 디코드 지네틱스와 함께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의 50%는 증상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미국 CNN 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슬란드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인구의 약 5%에 해당하는 1만 79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했다. 아이슬란드의 전체 인구 대비 검사 수는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검사 중 절반은 국립대학병원이 고위험군이나 유증상자 등을 대상으로 검사했으며, 디코드 지네틱스는 일반 대중을 중심으로 나머지 9000건의 검사를 시행했다. 일반 대중 검사에서 코로나19 감염 비율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디코드 지네틱스를 설립한 카우리 스테파운손 박사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감염자 비율이 절반에 달한다는 수치는 무증상자나 경증상자가 코로나19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여러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 연구진 보고에 따르면 무증상 감염자의 비율은 25%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이슬란드에서 접촉자나 의심환자가 아닌 일반 대중을 상대로 무작위에 가까운 대량 검사를 시행한 결과 감염자 2명 중 1명꼴로 무증상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검사 프로젝트는 자원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기에 모집단 구성에 편향(bias)이 있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아이슬란드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CNN은 아이슬란드가 대량 검사와 추적, 조기 격리 전략으로 주변 여러 나라와 달리 이동제한 조처 없이도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슬란드의 대량 검사와 조기 격리는 한국의 방역 대책과 비슷하다. 아이슬란드 당국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에도 적극적이다. 스테파운손 박사는 유전자 분석으로 바이러스의 유입 경로를 파악했다고 설명하고,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영국, 미국 등에서 온 바이러스에서 “구체적이고 미묘한 돌연변이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디코드 지네틱스는 앞으로도 무작위 코로나19 검사를 이어가 아이슬란드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최소 5만명을 검사할 계획이다. 아이슬란드는 2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 122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2명뿐이다. 아이슬란드는 아직까지 국경을 봉쇄하거나 이동제한령을 내리는 등의 강력한 차단 정책은 펴지 않고 있다. 다만100명 이상 모이는 행사 개최를 금지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휴업령을 내렸으며, 적극적으로 자가격리 정책을 시행하고 확진자 동선 파악에 힘쓰고 있다. CNN은 “포괄적인 검사야말로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과정을 보다 정확하게 보여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게 전문가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아이슬란드 보건당국은 CNN에 “우리가 잘 하는 유일한 이유는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더 경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류조상 뇌 형태는 유인원, 발달과정은 현대인과 비슷

    인류조상 뇌 형태는 유인원, 발달과정은 현대인과 비슷

    성인 아파렌시스 뇌 침팬지보다 20% 커 인간처럼 오랜시간 양육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자연과학과 인문사회학, 예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 강력한 영향을 미쳐 단순한 과학이론이 아닌 인류사를 뒤바꾼 혁명적 사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진화론을 바탕으로 한 고인류학은 화석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최초의 인간은 언제 유인원과 분리됐는지를 밝혀내고 인간의 특성을 찾아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학문이다. 이번 주에는 주목할 만한 고인류학적 성과들이 ‘네이처’를 비롯해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등에 앞다퉈 실렸다. 우선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산타페 고등연구소, 애리조나주립대, 시카고대, 유럽 싱크트론방사선연구소(ESRF), 호주 그리핀대,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 런던대(UCL) 공동연구팀은 약 318만년 전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뇌가 유인원과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지만 발달 과정은 현대인과 비슷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2일자에 발표했다.현대인의 뇌는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 같은 유인원들보다 크고 형태도 다르며 완전히 뇌가 자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사람 뇌의 이런 독특한 특성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팀은 ‘싱크로트론 마이크로토그래피’라는 장치를 활용해 최초의 인류 화석인 ‘루시’와 최초의 아이 ‘디키카’ 화석이 발견된 바 있는 에티오피아 디키카와 하다르 지역에서 발굴된 8개의 서로 다른 아파렌시스 두개골에 대한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싱크로트론 마이크로토그래피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비슷하지만 사용하는 엑스선 강도가 더 강하기 때문에 미세한 부분까지도 입체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기술이다. 아파렌시스 아이의 뇌는 사람보다 유인원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지만 성장에 따른 뇌 발달과정은 현대인과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인 아파렌시스는 침팬지보다 뇌가 20% 정도 더 큰 것으로 미뤄 봤을 때 아파렌시스 아이가 성인의 뇌를 갖기까지는 오늘날 인간처럼 오랜 시간 양육자의 보호를 받았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이날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고인류학자들이 ‘호모 날레디’의 청소년 화석을 분석한 결과 성인과 같은 체격구조를 갖추는 데 유인원보다 오랜 15년 정도가 걸렸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호모 날레디는 2013년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 50㎞ 위치의 ‘라이징 스타’라는 이름의 동굴 속 디날레디라는 부분에서 발견된 현생인류의 직접 조상인 호모족의 새로운 종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는 늦은 약 300만년 전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호모 날레디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현생인류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어 고인류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DH7’으로 이름 붙여진 호모 날레디의 팔, 다리, 턱뼈 일부를 분석한 결과 사망 당시 나이는 8~11세였으며 다른 호모 날레디 화석과 비교했을 때 성장단계에 있는 청소년인 것으로 확인했다. 호모 날레디의 성장 속도가 현대인과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완전한 성인 체형을 갖는 나이는 15세 전후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2일자에도 두 편의 고인류학 연구논문이 실렸다. 그중 덴마크 코펜하겐대와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스페인, 미국, 영국, 조지아 6개국 21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약 120만년 전에서 80만년 전에 유럽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호모 안테세소르’의 치아 화석을 분석 비교한 결과 현생인류와 친척뻘인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의 안면 골격구조를 동시에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필립 건즈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박사(형질인류학)는 “이번 연구 성과들은 유인원과 인류의 차이점과 분기점을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근형 “열린민주, 싫다는데 ‘스토킹’…살림집 차릴 태세”

    이근형 “열린민주, 싫다는데 ‘스토킹’…살림집 차릴 태세”

    “열린민주 스토킹 때문에 우리 후보 피해”정청래 “더불어씨, 열린씨 성이 다르다”손혜원 “임재범·손지창도 성이 다르다”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1일 열린민주당의 ‘적통 마케팅’에 대해 “상대는 싫다고, 괴롭다고 하는데 일방적으로 따라다니며 사랑이라고 우기는 스토킹”이라며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효자론’, ‘유전자 검사’에 이어 ‘이복동생론’까지…”라며 “이건 완전히 스토킹이다. 유전자 검사를 하면 ‘스토커 DNA’가 검출될 듯!”이라고 적었다. 또 “민주당은 20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더불어시민당에 보내 선거를 치르는 중”이라며 “스토킹 때문에 우리 후보들이 큰 피해를 입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그는 “주변에서도 일부 오해를 한다. 진짜 둘이 사귀는 줄 알고…. 이러다 옆에 살림집까지 차릴 태세”라며 “사인 간의 스토킹은 범죄 행위인데 스토킹 정치 금지법안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라고 비판했다.이 위원장은 “거의 5년여만에 재개하는 페북(페이스북)”이라며 “요즘 정치적 스토킹을 하도 당하다 보니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연일 ‘적통’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은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내고, ‘민주당의 효자가 될 것’, ‘DNA 검사를 통해 한번 확인해 보라’ 등의 발언으로 ‘적통 마케팅’을 벌이며 여권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는 더불어민주당은 표 분산을 우려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구을 후보는 전날 열린민주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더불어씨’와 ‘열린씨’로 성이 다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열린민주당 페이스북에서 “임재범과 손지창도 성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日스포츠계, 코로나19 확진 잇따라…J2리그에 올림픽 메달리스트까지

    日스포츠계, 코로나19 확진 잇따라…J2리그에 올림픽 메달리스트까지

    J2리그 군마 구단 선수 확진···J리그 5월 초 재개 비상베이징 올림픽 남자 400m계주 은메달리스트도 확진일본 스포츠계에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프로축구 J리그 1부리그에 이어 2부리그에서도 확진 선수가 나왔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J2리그(2부) 소속 더스파구사쓰 군마는 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수비수 후나쓰 데쓰야(33)가 전날 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일본 프로축구에서는 앞서 지난달 27일 J1리그(1부리그) 빗셀 고베의 수비수 사카이 고토쿠(29)에 이은 두 번째 확진 사례다. 군마 구단에 따르면 후나쓰는 지난달 26일 밤부터 고열에 피로감을 느껴 이튿날 훈련에 빠졌다. 28일 오후에는 체온이 38.3도까지 올랐다. 30일에 체온은 36.5도까지 떨어졌으나 인후통, 가래 등의 증상이 있어 팀 주치의와 상담한 후 현 내 병원에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았다. 후나쓰는 “모든 분에게 불편과 불안감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다른 분들에게 감염이 확대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빗셀 고베는 이날 선수가 아닌 구단 관계자 1명이 추가로 코로나 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며 5월 9일 J1, 같은 달 2일 J2리그 재개 목표가 불투명해졌다. 한편, 지지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전날 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츠카하라 나오키(35)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28일 일본 마에현 스즈카시에서 열린 육상 교실에 강사로 참여한 뒤 체온이 38.9도까지 오르는 등 컨디션이 나빠져 이튿날 PCR 검사를 받았다. 마에현은 육상 교실에 참가한 관계자 등 80여명에 대한 PCR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2006년부터 전일본 육상선수권 남자 100m를 3연패했던 츠카하라는 베이징올림픽 남자 육상 400m 계주에서 일본 대표팀 첫 주자로 뛰었다. 2016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실업팀 육상 코치를 맡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코로나 6개월 더 갈 수도… 유전자 검사법 더 개선해야”

    “코로나 6개월 더 갈 수도… 유전자 검사법 더 개선해야”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고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고비를 이겨내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이호왕(92)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는 한때 치사율이 7%나 될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던 신증후성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탄(Hantaan)바이러스를 1976년 세계 최초로 발견한 데 이어 진단법과 백신 개발까지 성공시킨 세계적인 학자다. 그가 한탄바이러스라고 명명한 뒤 8개의 유사한 바이러스가 발견돼 1986년 새로운 ‘속’인 한타(Hanta)바이러스가 생겼고 2019년 유사 바이러스 37개를 묶어 새로운 ‘과’까지 생겼다. 한타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독자적 학문 분야까지 탄생했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만난 이 교수는 90대에도 변함없는 건강을 과시하며 코로나19 대응과 전문인력 강화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가 두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2015년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6개월 갔다. 이번엔 더 갈 것 같다. 물론 그것도 가봐야 한다.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해외에서 유입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하니까.” -세계 최초로 한타바이러스 발견부터 진단법, 백신 개발까지 모두 이룬 것으로 유명하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전망은 어떻게 보나. “백신이나 치료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가 미국 육군 예산 지원을 받아 연구를 시작한 게 1969년이었고 한탄강에서 이름을 딴 바이러스를 발견한 게 1976년이었다. 1981년부터 백신 개발을 시작해 ‘한타박스’라는 백신을 시판한 게 1991년이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 유전자 검사 등 코로나19 진단기법을 고도화하고 치료법을 개선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진단해서 적절한 격리조치를 취하고 확진환자 치료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 “피할 수 없는 위험이라면 어느 정도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하다. 나도 며칠 전 학술원에서 10여명이 함께 모여 회의를 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손을 자주 씻고 환기를 충분히 하는 등 주의만 하면 그런 정도는 괜찮다고 본다. 물론 교회나 콜센터처럼 오랜 시간 바짝 붙어 있는 건 피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건 좋다. 하지만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혼란을 겪을 일은 아니었다고 본다. 정부에서도 얘기했지만 마스크 한 번 쓰고 버릴 것까진 없다. 미국에 사는 손녀들이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다고 걱정하길래 내가 ‘마스크를 쓴 다음에 다림질을 하거나 스프레이 소독을 하면 다시 써도 문제없다’고 얘기해 줬다.” -해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청나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하고 나서 중국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면서부터 문제가 커졌다. 코로나19의 존재를 처음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이 경찰에 끌려가 반성문을 써야 했다. 그 부분에서 중국 정부,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초기에 정보를 공개했더라면 인구 6000만명이나 되는 후베이성을 통째로 봉쇄해야 할 정도로 사태가 악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는데 한마디로 무책임한 수작이다. 두 번째로 감염병 대응에서는 초기대응이 중요하다. 미국이나 일본이 초기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다가 더 큰 화를 초래했다. 중국, 미국, 일본이 자초한 대응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 “바이러스라는 게 숙주를 거칠수록 변종이 계속 생기면서 독성도 강해진다. 그런 이유로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정부가 사력을 다하는 것이다. 한국은 초기부터 검사를 엄청나게 해서 조기 진단, 조기 격리에 힘썼는데 그건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유전자검사 기법을 잘 갖춘 덕분이기도 하다. 한국은 현재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만 40만명을 바라보는데 일본과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최근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한국에 머리를 숙여서라도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얘기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한탄강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했던 70년대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듯 하다. “당시 나와 함께 일하던 연구실에서도 감염자가 7명이나 나왔다. 지금이라면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나올 일이겠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일이 꽤 많았다. 일본뇌염 연구를 했는데 그 덕분에 예전에는 내 연구실로 찾아온 기자들에게 ‘작은빨간집모기가 나왔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얘기해주면 그게 신문에 나면서 자연스럽게 일본뇌염 주의보 구실을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감염병 전문인력 양성이 과제로 떠올랐다. “내가 주도해 설립한 국제한타바이러스학회에 해마다 150~200명이 참가하는데 한국은 한두 명밖에 안 된다. 한국어로 된 바이러스와 백신이 세계 공통 단어가 되고 독립적인 학문 분야로까지 발전했는데 정작 국제한타바이러스학회 주도권은 미국과 유럽으로 넘어가 버렸다. 감염병만 연구해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돈을 더 벌어오는 의사에게 급여를 더 주는 방식이 되니까 갈수록 성형외과 같은 곳으로만 지원자가 몰리고 기초의학은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문제가 커지고 있다. 미생물 연구자 중에서도 의대 출신은 보기 힘들어진다.임상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으면 한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기초학문을 키우는 데 정부가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조언한다면. “정부가 근본적 대책을 세우려면 임상의사와 바이러스학자, 방역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전문자문기구를 상시 운영하면 좋겠다. 일반인들에게는 너무 공포심에 떨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코로나19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보다는 (치명률에서) 약한 감염병이다. 정부와 국민이 다 함께 힘을 합쳐 이 고비를 넘겨야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호왕 명예교수 약력 1928년 함경남도 신흥군 출생 1954년 서울대 의과대학 학사 1959년 미국 미네소타대 의학박사 1961~1994년 서울대·고려대 의대 교수 1979년 미국 최고민간인공로훈장 1982~2004년 세계보건기구 신증후출혈열연구협력센터 소장 1994~2000년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소 소장 2000~2004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2018년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 지정 1994년~현재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 ‘시민당 비례1번’ 신현영, 민주 반발에 “조국 딸 논문, 판단 안했다”

    ‘시민당 비례1번’ 신현영, 민주 반발에 “조국 딸 논문, 판단 안했다”

    조국 딸 조민 고교시절 의학논문 1저자 등재병리학회, 작년 “부정 행위” 논문 직권 취소신 교수 “조민 논문 의혹, 사건 초기라 판단 어려워” 해명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의 비례 1번 후보인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3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논문 의혹에 대해 비판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 반발이 일자 “판단을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신 교수는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자신의 지난해 방송 발언에 대해 “그때 사실상 의학 논문 사건 초기이기 때문에 제가 판단하기는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며 수습에 나섰다. 신 교수는 “논문을 쓴다는 것 자체가 워낙 힘든 과정이기 때문에 여러 팀이 모여서 조력해야 하는 부분이다”라면서 “어떤 팀이 구성돼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고 어떻게 의학 논문을 쓸 것이냐에 대한 부분을 같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조 전 장관의 딸 조민(29)씨는 한영외고 재학 시절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의 2주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 논문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이듬해 3월 국내 학회지에 정식 등재됐다. 당시 고교생이 2주 만에 의학 영어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해 의학계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대한병리학회는 조씨가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에 대해 해당 논문의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과대학 장영표 교수로부터 의혹 관련 소명자료를 제출 받은 뒤 “저자 요건 미충족·연구윤리 위반 등 확인했다”며 연구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직권 취소를 결정했다. 신 교수, 작년 조민에 “특혜 받는 좋은 집안 사람 전형적 케이스” 비판앞서 신 교수는 지난해 8월 SBS 팟캐스트 방송인 ‘뽀얀거탑’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의 딸 조씨에 대해 “특혜를 받는 좋은 집안 사람들의 전형적인 케이스”라며서 “이분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수많은 문제가 있는데 이번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때문에 제대로 드러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반발 기류가 나타났다. 신 교수는 거듭 “재판 중인 사안이고, 단국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검토하기 때문에 제가 언급하기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방송 당시에는 의학 논문에 대해 의료계 입장에서 최대한 양측에 대한 균형적인 입장을 전달하려고 노력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분량을 들어보면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저는 객관적 입장에서 양측을 충분히 얘기했다고 판단이 된다”고 강조했다.신 교수 “나는 평범하게 열심히 산 사람…국회 가서 역할 하겠다” 과거 중국인 입국 금지 비판 발언에 대해 “유입 차단 않고 총력 대응 뒤 강화해야” 신 교수는 “저는 평범하게 노력하면서 열심히 살았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잘 안다). 우리 사회에서 기회의 균등, 평등 그리고 과정의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앞으로 국회에 가서도 그런 부분에서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출신으로서 의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사태 당시 정부가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한 것을 두고선 “의료단체에서는 그렇게 주장할 수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해외 유입이 증가하고, 세계 대유행 상황에서 특별검역 강화 시스템을 계속 확장하고 있지 않으냐”면서 “유입을 차단하지 않고서도 대응할 수 있는 총력을 다 하고 그 결과를 보면서 스텝 업(step up·강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일본 코로나19 발표 믿어도 되나…“제대로 검사 안 해”

    일본 코로나19 발표 믿어도 되나…“제대로 검사 안 해”

    일본에서 30일 하루 동안 94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고 NHK가 31일 보도했다. 이날 새벽에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 2명을 포함해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2701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4명 늘어 70명이 됐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31일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사망자 발표가 조작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일본 보건 당국이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에 대해 유전자 검사(PCR)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 안팎에서는 숨겨진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을 것이란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호사카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3월28일 일본 아베 총리가 수상관저에서 간질성 폐렴의 경우 ‘반드시 검사한다’던 말을 ‘대부분 한다’로 바꿨다. 이것은 제대로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인정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호사카 교수는 이어 “간질성 폐렴이란 폐의 세포 사이에 있는 간질에 염증이 생기는 폐렴이지만, 코로나19는 폐의 세포 자체를 망가뜨려 폐렴을 일으키는 감염증”이라며 “간질성 폐렴만이 아니더라도 폐렴이라면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결국 일본 정부의 사망자 발표는 조작되어 있음을 아베 총리가 그의 무지로 증명한 셈”이라고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울산과기원 ‘혈관줄기세포’ 개발

    울산과기원 ‘혈관줄기세포’ 개발

    국내 연구진이 혈관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김정범 교수팀은 손상된 뇌혈관이나 심혈관을 치료하고 생체조직을 3D프린터로 찍어낼 때 필요한 혈관의 원료로 쓸 수 있는 혈관줄기세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및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동맥경화, 혈전증 및 혈관생물학’에 실렸다. 혈관질환은 약물 치료 등 일반적 치료방법으로는 완치되기 쉽지 않아 최근에는 혈관을 재생하는 방식의 세포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혈관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분화시켜 얻을 수 있지만 이 방법으로 만들어진 줄기세포들은 다양한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분해능력 때문에 암세포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실제 치료에는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만들 때 만능분화 단계를 건너뛰고 특정 세포로만 분화될 수 있도록 하는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이용해 혈관줄기세포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피부를 구성하는 섬유아세포에 두 개의 유전자를 주입해 혈관줄기세포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혈관이 손상된 생쥐에게 이번 기술을 적용한 결과 막히거나 손상된 혈관이 새로 만들어지고 혈류 흐름이 회복된 것이 관찰됐다. 이와 함께 생체조직을 만드는 3D 바이오 프린팅에서는 조직세포뿐만 아니라 혈관까지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에 개발한 혈관줄기세포를 이용하면 혈관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럽 수출 중국산 코로나 진단 키트 78%는 미허가 제품

    유럽 수출 중국산 코로나 진단 키트 78%는 미허가 제품

    100개 이상의 중국 회사에서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유럽에 수출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중국에서 허가받지 못한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진단 키트와 같은 의료용품 부족에 각국이 서로 확보하려는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30일 난징에서 코로나 진단 키트를 개발한 회사 창업자를 인터뷰했다. 원래 즉석 국수를 생산하던 난징 리밍바이오 창업자인 장슈웬은 “중국에서 제품 허가를 신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며 “신청 절차가 너무 오래 걸리는 데다 허가를 받을 때쯤이면 바이러스 창궐은 이미 끝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신에 장은 진단 키트의 수출에 나섰고, 중국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가라앉으면서 해외 수요가 자국 내 수요를 앞질렀다. 그는 지난 2월 유럽연합에 진단 키트의 시험 제품을 신청했고, 3월에 유럽 연합 내 자유 유통을 보증하는 CE 인증을 받았다. 현재 그의 회사 제품은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헝가리, 프랑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그리고 한국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있다. 장은 오후 9시까지 일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에서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할 수 없어 일주일 내내 24시간 일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가 70만명을 넘어서고 특히 이탈리아는 1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가벼운 증상의 환자는 검사를 받는 대신 집에 머물러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중국 최대의 유전자 해독 회사인 BGI그룹 측은 “2월 초까지만 해도 진단 키트 절반은 중국에서 팔리고 절반이 수출됐지만 현재는 중국으로 오는 해외 입국자용만 제외하면 전량 수출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BGI는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공장에서 하루 20만개의 키트를 생산했으며 현재는 60만개를 생산 중이다. BGI는 종합효소연쇄반응(PCR)으로 진단하는 키트를 미국에서 가장 처음 인증받은 중국 회사이기도 하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중국에 의료 자원을 의존할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현재 중국 102개 회사가 유럽 시장에서 진단 키트 판매 허가를 얻은 데 비해 미국에서는 오직 BGI 한 곳만 허가받았다. 유럽에서 판매 중인 회사들 가운데 13곳만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중국은 이달 초 스페인에 550만개의 진단 키트를 수출했지만 스페인 언론 엘 파이스는 선전의 바이오이지 바이오테크놀로지 제품은 단지 30%만 코로나 바이러스를 검출해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에서도 중국산 진단 키트의 정확도가 약 40% 수준이란 비난이 제기됐다. 진단 키트는 80% 정확성이 요구된다. 바이오이지 측은 자사 제품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스페인에서 제대로 사용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중국 화시증권은 진단 키트 수요가 하루 70만개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키트 판매 허가를 얻은 BGI 측은 마스크와 달리 포드, 샤오미, 테슬라 등에서 키트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한국은 현재 지구 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진단 키트 수출이 가능한 국가로 세계 각국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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