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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비상시의 왕궁’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비상시의 왕궁’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남한산성(사적 제57호)의 가치는 ‘비상시의 왕궁’이라는 데 있다. 둘레 11.7㎞, 면적 52만 8000㎡인 산성은 백제 온조왕 때 왕성으로 처음 축조된 뒤 조선 인조 때인 1624년 사찰과 승려가 동원돼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선시대 행궁 가운데 유일하게 종묘와 사직을 갖춰 국가전란 시 임시수도의 역할을 해 왔다. 엄연한 왕궁이면서 동시에 수어장대와 숭렬전, 청량당, 현절사, 침괘정, 연무관 등의 기념물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남한산성 소주와 같은 무형유산도 존재한다. 성곽을 둘러싼 문화재와 자료가 10점이나 될 만큼 유·무형 유산의 복합체라 할 수 있다.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장인 이혜은 동국대 교수는 “남한산성처럼 독특한 역사성과 왕이 거주하는 비상 왕궁의 성격을 지닌 곳은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한산성은 파란만장한 한국사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현대 도시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위원회(WHC)가 세계문화유산을 등재하는 기준은 ‘유적이 얼마나 잘 보존돼 있는지’와 ‘역사성을 얼마나 담고 있느냐’, ‘현대인의 삶과 얼마나 잘 조화되느냐’ 등이다. 여기에 인류의 보편 가치까지 강조된다. 이를 포괄하는 것이 ‘세계유산협약의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으로 남한산성은 특정 기간·지역 내에서 인류 역사의 중요한 발달 단계를 보여 주는 탁월한 사례로 꼽힌다. 경기 광주시 중부면에 자리한 남한산성은 2009년 6월 세계유산 등재 잠정목록 후보로 선정된 뒤 지난해 1월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가 제출됐다. 같은 해 6월 예비실사와 9월 본실사를 거쳐 올 2월에는 보완자료 제출까지 마친 상태다. 남한산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한국은 11번째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남한산성, 세계유산 등재 확실

    남한산성(사적 제57호)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실해 보인다. 29일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해 ‘등재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등재권고를 받은 문화유산은 그해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예외 없이 등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남한산성은 오는 6월 15~2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제3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남한산성이 왕궁과 관련된 시설을 갖췄으며, 축조와 운용 과정에 사찰과 승려가 동원된 점에서 독특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남한산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 우리나라는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2010년)에 이어 11번째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인사 장경판전(1995)을 비롯해 종묘(1995), 석굴암·불국사(1995), 창덕궁(1997), 수원화성(1997),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경주 역사 유적지구(2000) 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인도판 스파이더맨? 90도 석벽 맨손으로 오르는 남성 화제

    인도판 스파이더맨? 90도 석벽 맨손으로 오르는 남성 화제

    기울기가 90도에 달하는 석벽을 쏜살처럼 오르는 남성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인도 타밀 나두주 태생의 27살 청년 조티 라즈. 그는 프리 솔로 클라이머(Free Solo Climber: 로프 등의 안전보조장없이 맨손으로 거벽을 오르는 사람)로, 인도의 스파이더맨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27일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에는 노란색 반소매 티셔트와 반바지를 착용한 그가 남인도 최대 유적지 카르 나타카주 치트라두르가 요새에 있는 거대한 90도 석벽에 올라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처음 한 발을 벽에 올리고 자세를 잡기 위해 신중을 기하는 라즈. 그의 클라이밍이 시작되자 마치 영화 속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이용, 벽을 자유자재로 오르는 것처럼 라즈는 신속하게 벽을 타기 시작한다. 눈 깜빡할 사이, 석벽 중간지점까지 이른 그가 벽의 틈새에 의지해 거미인간처럼 거꾸로 매달려 있는 아슬아슬한 묘기도 선보인다. 그가 10m 이상 석벽 꼭대기에 다다르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관광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터진다. 18살 때 벽을 오르는 원숭이를 본 이후 벽오르기 연습을 해왔다는 조티 라즈. 그는 스포츠 차원이 아니라 요새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벽을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liveleak/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열 받은 中… 美·日 대사 불러 ‘센카쿠’ 항의

    중국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일본을 겨냥한 전방위 공세에 돌입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센카쿠열도가 미·일 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며 노골적으로 일본 편을 든 데 대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중국 인민일보 계열의 인민망은 지난 26일 중국 해경선 두 척이 센카쿠 해역에 대한 순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으로, 명백한 ‘항의성 순찰’로 볼 수 있다. “영해를 순항하고 있다”고 보도한 점으로 미뤄 해경선이 센카쿠 해역 12해리 이내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댜오위다오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토로 주변의 12해리는 중국 영해”라고 주장해 왔다. 앞서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25일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미·일 공동성명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중국 외교부 책임자가 오늘 미국과 일본의 주중 대사를 각각 만나 엄정한 항의를 전했다”고 밝혔다. ‘초치’ 대신 ‘만남’이라는 용어를 썼지만 중국이 센카쿠열도 문제로 미국 대사를 불러 항의한 것은 이례적인 것이어서 향후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이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을 방문 중인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27일 전 세계 현직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의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방문, 대학살 당시 현지에 있던 중국인들을 적극적으로 구한 덴마크인 신드버그를 기렸다. 덴마크 여왕의 이번 방문은 중국이 일제 만행을 입증하는 사료를 계속 공개하며 과거사 문제에서 국제적인 여론전을 강화하는 것과 관련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언론들은 이날도 지린(吉林)성 기록보관소가 최근 새롭게 발굴한 기록물 89건을 담은 책자의 내용을 공개하며 일제의 침략 만행을 알리는 비난전을 이어갔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28~29일 자국 주재 외신 기자들과 함께 창춘(長春) 등 동북 지역의 일제 만행 유적지를 둘러보는 취재 일정도 기획했다. 외신기자들을 불러 일제 만행 현장을 둘러보는 행사는 중국 정부가 중·일 관계가 급속히 악화한 지난해 말부터 주로 활용하고 있는 대일 압박 수단 중 하나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조선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해서 먹고살았지?

    조선직업실록/정명섭 지음/북로드/296쪽/1만4000원 먹고사는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오래전 조선시대에 우리 선조들은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살았을까. 밥벌이 풍경이 궁금해진다. 농민과 어민, 상인과 무역상, 물건을 지게에 짊어지고 장터를 떠도는 보부상과 왁자지껄 떠드는 주막에서 술을 파는 주모 등도 있겠다. 역사 속의 직업을 살펴보면 그 시대의 사회와 생활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판소리 ‘흥부가’를 보면 지지리도 가난한 흥부에게 관청의 이방이 매력적인 일거리를 제안하는 장면이 나온다. 굶주림에 지친 흥부가 나라에서 환곡이나 받아볼까 하고 관아를 기웃거리자 이방이 환곡을 빌려주는 대신 매품팔이를 하라고 권유한다. 고을의 양반이 군영에 끌려가서 매를 맞아야 하는데 대신 맞아 줄 사람을 구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승낙하면 서른 냥에 선금으로 다섯 냥을 준다는 얘기에 흥부의 귀가 번쩍 뜨인다. 흥부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아내는 눈물로 만류한다. 굶어서 허약해진 몸으로 매를 맞다가 죽기라도 하면 큰일이라는 것이다. 신간 ‘조선직업실록’은 오늘날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조선시대 일반백성들의 특이한 직업을 소개한다. 매 잡는 공무원 시파치, 상가에서 대신 울어주는 곡비 등 다양하다. 또한 일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오늘날에도 명맥을 이어가는 소방수 멸화군, 신문 발행인 기인(其人), 변호사 외지부, 얼음판매상 장빙업자 등도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당대의 여러 문헌 속에서 발견한 21개 직업들의 탄생과 소멸, 우여곡절의 역사와 에피소드를 통해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조선은 500년이라는 긴 역사에 수백만명의 인구를 가진 큰 나라였다. 따라서 스스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욕망을 채워 주는 직업도 많았다. 이 책은 각각의 직업을 소개하면서 마치 소설의 한 부분과 같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직업을 소개한 뒤 그 직업과 관련된 옛 건물이나 고궁, 유적지, 박물관 등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공무원 독도탐방 울릉군 강행 논란

    세월호 침몰 사고에도 불구하고 경북 울릉군이 전국 자치단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외유성 관광 성격이 짙은 행사를 강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울릉군은 23일부터 25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울릉도 및 독도 현지에서 ‘독도 아카데미’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갔다. 이 프로그램은 군이 2008년부터 독도 영유권 강화 및 국가관 확립 등을 위해 정부 및 자치단체 공무원, 국영기업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 들어 벌써 네 번째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전국 8개 자치단체 공무원 127명이 참가했다. 자치단체별로는 경남 합천군 40명, 경북도(시·군 보건진료소 공무원) 34명, 안동시 19명, 부산시 16명, 포항시 8명, 충남 공주시 5명, 부산 기장군 4명, 연제구 1명 등이다. 참가비는 1인당 40만원으로 각 자치단체가 전액 지방비로 부담했다. 그러나 군이 정부 부처와 전국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주민과 공무원 등 행사 및 교육을 줄줄이 취소하는 분위기 속에 이 프로그램 운영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프로그램이 울릉도의 문화 유적 및 관광지(죽도 유람선, 독도 전망대, 모노레일, 관음도, 봉래폭포 등) 탐방 위주로 짜여져 관광성 행사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프로그램 첫날 명사특강(60분), 상생협력을 위한 워크숍(60분), 독도 영상 시청(40분) 등이 실질적인 교육의 전부다. 이런 문제점으로 경북 봉화군과 광주광역시는 이번 프로그램에 19명과 4명을 각각 참가시키려던 당초 계획을 취소했다. 봉화군 관계자는 “전국적인 여객선 참사 희생자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울릉군도 향후 독도 프로그램 운영(4월 30일~5월 2일)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주민들은 “독도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세월호 침몰 참사 속에서도 강행한 것은 상식 밖의 행위”라고 비난하며 “사고 수습 때까지는 프로그램을 연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행사 연기도 검토했지만 참가 신청 기관들의 희망과 주민들의 관광수입 감소 등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세월호 침몰사고 사흘 뒤인 지난 19일 8박 9일 일정으로 소속 직원 5명을 ‘국외 선진지 견학’ 명목으로 터키로 출국시킨 부산 해운대구 담당국장이 23일 직위해제됐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명예관장에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명예관장에

    임효재(73) 서울대 명예교수가 강원 양양군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의 명예관장으로 22일 추대됐다. 우리나라 신석기 고고학의 권위자인 임 명예교수는 오산리 선사유적을 발굴하고 이 박물관 건립을 주도했다.
  • [뉴스 플러스] 국민銀, 스토리통장 등 신상품

    영업의 중심을 은행에서 고객으로 옮겨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시작한 KB국민은행은 대표 상품으로 스토리통장과 하이스토리예·적금을 내놨다. 스토리통장은 다양한 은행거래를 항목화해 거래 실적이 늘어날수록 혜택이 늘어나는 구조다. 하이스토리정기예금은 은퇴 후 연금수령 전까지 안정적인 경제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가교형 정기예금이며 하이스토리적금은 1년제 자유적립식 적금으로 각종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 연제구, 공약이행률 78.67%…부산시 기초자치단체 중 최고

    부산 연제구가 최근 법률소비자연맹에서 실시한 민선 5기 기초지방자치단체 공약이행률 평가에서 78.67%로 부산시 기초지자체 가운데 최고점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기초단체장 227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공약 이행률을 평가한 것으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분야별 전문가와 대학생 등 2043명이 대거 참여했다. 언론보도 및 지자체 홈페이지 공개 자료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결과도 평가에 반영됐다. 연제구는 거제종합사회복지관 건립을 비롯해 국민체육센터 건립, 연제문화체육공원 조성 등 주요 현안사업을 임기 내 완료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생학습도시 조성, 일자리 창출, 전통시장 활성화 부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둬 높은 점수를 받는 등 평균 공약이행률(66.56%)을 크게 상회했다. 이 밖에 공약사업 중 하나인 연산동 고분군 유적 정비 및 공원화 사업은 계속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봉분 복원을 완료하고 산책로 조성 및 배수로 설치 공사를 하고 있다. 앞서 구는 지난 2월 중앙선데이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이 전국 230여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전국 지자체 평가에서도 주거상태만족도와 직장생활만족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었다. 이위준 구청장은 “이번 결과는 민선 5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민간단체로부터 객관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며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도 잘 마무리해 구민과의 약속을 꼭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유속 빠르고 수중 시야 20㎝ … 산소 공급 미뤄져 가족들 패닉

    유속 빠르고 수중 시야 20㎝ … 산소 공급 미뤄져 가족들 패닉

    세월호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지 이틀째인 17일 정부는 잠수부와 항공기, 선박은 물론 무인로봇까지 총동원해 밤샘 구조 작업에 온 힘을 기울였다. 특히 555명의 군·경 합동잠수팀은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중 탐색에 집중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빗줄기가 굵어지고 유속이 초당 2.2~2.5m로 빨라지는 한편 파고까지 1.5m가량으로 높아지면서 잠수요원들이 선내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현장에는 군·경은 물론 속칭 ‘머구리’로 불리는 민간 잠수부들까지 투입됐다. 해경과 해군 잠수요원 20명은 2인 1조를 이뤄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12차례에 걸쳐 선체 내부에 진입하려 했지만 거센 조류 탓에 선체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휩쓸려 가기 일쑤였다. 본격적인 수색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여객선의 머리와 꼬리를 잇는 ‘탐색줄’ 연결이다. 이 줄이 있어야 잠수부들이 물살에 휩쓸리지 않고 배 안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탐색줄이 연결되고 선체 진입로가 확보되면 그때부터 잠수부가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선박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선실을 일일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오후 1시쯤 기상이 악화되면서 잠수요원들의 작업이 일시 중단됐다. 낮 12시 30분으로 예정됐던 생존자들을 위한 공기 주입 작업도 장비 확보 문제 등으로 미뤄졌다. 오후 9시를 전후로 남해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과 민간 잠수부들이 잇달아 선체 진입을 시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같은 시각 구조 당국은 잠수부가 진입할 수 없는 선체 내부로 들어가 영상을 촬영해 실종자의 위치 등 수색 작업에 도움을 주는 무인로봇까지 투입했다. 수색 작업의 핵심은 배 안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를 한시라도 빨리 찾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해군, 해경 등으로 구성된 잠수요원들은 전날 밤샘 수색을 통해 선체 주변에서 사망자 1명을 인양하는 데 그쳤다. 이들은 이날 아침부터 재개된 구조 작업에서 사망자 3명을 추가 인양했다. 서해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잠수요원들이 교대로 선체 진입을 계속 시도하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밝혔다. 잠수요원들이 수차례에 걸쳐 선체 진입에 실패한 것은 사고 해역의 상황 때문이다. 수중 시야가 20㎝에 불과한 데다 요즘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가장 높은 ‘사리’ 때라서 유속도 연중 최고 수준이다. 잠수요원들이 그나마 수중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정조(停潮)기 1~2시간뿐이다. 그러나 이 해역은 명량해전 유적지인 울돌목(진도의 동쪽 끝)에 비견될 만큼 조류가 빠른 맹골군도 해협에 속한다. 수심은 40~50m로 깊고 최고 유속은 초당 2.5m에 이른다. 게다가 바닥은 펄밭인 탓에 지금처럼 사리와 겹치면 시커먼 흙탕물로 변한다. 잠수요원들이 가장 꺼리는 조건이 모두 갖춰진 셈이다. 수색에 참여한 한 잠수부는 “물 위로 드러난 선수 주변에서 20~25m 깊이까지 잠수했으나 앞을 거의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시야가 흐리고 몸도 금세 조류에 떠밀려 제대로 수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감압체임버’가 탑재된 독도함, 청해진함 등이 이날부터 투입된 만큼 잠수요원들의 잠수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면서 “선체 구조가 파악되는 대로 내부에 산소를 공급하는 작업을 최우선으로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를 인양하려고 지난 16일 오후 출발한 크레인 3척은 18일 오전에 2척, 오후에 1척이 각각 현장에 도착할 전망이다. 수습본부는 크레인을 동원해 세월호를 들어 올려 인양과 수색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진도 해역 사고 현장에 투입된 해군 구축함 대조영함 승조원 1명이 함정에서 작업하던 중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어제 오후 대조영함 승조원 윤모(21) 병장이 구조 작업과는 무관하게 함정 내에서 화물승강기 작업을 하다 머리를 다쳤다”며 “응급조치를 한 뒤 해군 링스헬기를 이용해 제주 한라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밝혔다. 진도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진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승객 태운채 ‘광란의 질주’ 벌인 마차 멈추게 한 건 ‘당근?’

    승객 태운채 ‘광란의 질주’ 벌인 마차 멈추게 한 건 ‘당근?’

    한 가족을 태우고 도심 속에서 위험한 질주를 한 마차가 CCTV에 포착됐다. 사건은 지난 1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사반나 시에서 발생했다. 사건의 주인공인 힐과 그녀의 어머니 그리고 세 자녀는 ‘사반나’ 라는 관광용 마차를 타고, 도심 속 유적의 거리 관광지를 둘러보며 가족 여행을 보내고 있었다. 사고는 가족들이 관광을 마치고 마차에서 내리려고 할 때 발생했다. 영상을 보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말은 승객을 태운 마차를 끌고 시내 여기저기를 엄청난 속도로 뛰기 시작한다. 심지어 마부는 말이 날뛰는 바람에 마차 밖으로 떨어져 버렸고, 말과 마차는 마부도 없이 달린다. 달리는 도중 길가에 주차된 차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순간도 보인다. 가족들은 마차에서 빠져나가려 안감힘을 써보지만 난항을 겪는다. 힐의 아들은 슬리퍼가 벗겨졌고, 힐의 어머니는 바지가 바퀴에 걸려 마차 옆부분에 끼여 질질 끌려갔다. 가족들은 더욱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다행히 이를 발견한 주변 시민들이 달리는 말을 진정시키며, 가족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이 엄청난 소동은 거리에 설치된 방범용 CCTV에 포착되었고, 마차가 주차된 차량 5대를 치는 장면을 포함해 질주하는 대부분의 장면들이 녹화되었다. 마차에서 한바탕 곤욕을 치룬 힐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다가와 어머니를 들어올려 끼인 바지를 빼냈다. 그 다음에 나는 뛰어내렸다”며, “엄청난 속도로 달리던 말은 지나던 행인이 준 당근에 진정되었다”고 미국 텍사스 지역방송인 WSAV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사진·영상=유튜브 장고봉 PD goboy@seoul.co.kr
  •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전북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전북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를 한달 반 앞두고 전북지역 선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이 기초선거 후보를 공천하기로 급선회하자 공약 대결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선거 캠프마다 경선과 본선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매일 새로운 공약을 쏟아내며 정책 대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본선 직행을 준비했던 전북지역 시장·군수·기초의원 예비후보자들은 대대적인 전열 재정비에 나서는 한편 단계적인 공약을 발표하며 피 말리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후보들은 공천장을 거머쥐기 위한 샅바 싸움을 하랴 주민들의 눈길과 관심을 붙잡는 공약을 개발하랴 눈 코 뜰 새 없는 상황이다. 도지사 선거보다 관심이 높은 전주시장 선거전은 ‘공약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병석, 김병수, 김승수, 임정엽, 유대희, 장상진, 조지훈, 진봉헌 등 8명의 예비 후보가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새누리당 김병석 예비 후보는 국제금융센터와 금융산업단지 조성 등 12개 공약을 내걸었다. 새정연 전주시장 예비 후보들은 차별화 공약을 제시하며 정책 대결을 하고 있다. 김병수 예비 후보는 종합경기장을 순환경제 플랫폼으로 전환, 구도심 재개발 예정지의 ‘시민활력지구’ 육성을 제안했다. 그는 또 전주 도심에 33만㎡(10만평) 규모의 시민 어울림 농장 조성도 약속했다. 김승수 예비 후보는 사회복지와 교육문제에 주안점을 뒀다.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초·중학생 외국연수와 대학생·청년의 건강지원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학원비나 학비를 마련하려고 생업 현장에 있는 아르바이트 청소년들을 보호·지원하기 위해 보건소, 의료생협, 의료봉사단체 등과 연대해 건강검진을 지원하기로 했다. 완주군수 시절 로컬푸드를 확산시킨 임정엽 예비 후보는 ‘공유 경제’를 들고 나왔다. 임 예비 후보는 “지역 공동체 안에서 시간, 공간, 재능, 물건, 정보 등을 공유하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1석 3조 효과’의 공유 경제를 소개했다. 특히 그는 ▲단지별 아파트 관리비의 투명한 정보공개 ▲공동계약 정보공유 활성화·관리전문성 강화 ▲원가계산 표준 지침 제시·공동전기료 절감 ▲주민조직 자치관리 확대 ▲아파트 협동조합 설립·공유경제 활성화 등 5가지 시책을 추진하면 아파트 관리비를 20%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주 부시장을 지낸 장상진 예비 후보는 시내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 방안을, 변호사인 진봉헌 예비 후보는 전통·첨단산업 육성 방안을 소개했다. 변호사 출신 유대희 예비 후보는 시 산하 체육시설 무료 개방, 에코시티 조기 완공, 여성발전기금 조성 등을 약속했다. 익산시장 선거전도 옛 민주계인 이한수 시장에 맞서 안철수계 예비 후보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해 대결을 벌이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이 시장은 익산의 꿈을 키울 기분 좋은 7대 비전을 제시했다. 일자리 7만개 창출, 고루 잘사는 강중(强中)도시, 국가 식품클러스터 완성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도의회 부의장을 지낸 배승철 예비 후보는 문화관광진흥재단 구성, 익산발전연구원 설립, 신흥정수장 레저공간 조성 등을 제시했다. 전북도 행정부지사 출신 정헌율 예비 후보는 보육, 교육, 생계, 노후, 일자리 걱정 없는 지역공동체 복원을 공약으로 내놨다. 따뜻한 자본주의, 삶의 질 향상을 주장한다. 변호사인 양승일 예비 후보는 부채 해소, 악취문제 해소, 인구감소 대책 마련 등 9대 비전을 발표했다. 박경철 예비 후보는 학연, 지연을 초월한 대 탕평책과 사회적 약자와 노인,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의원 출신 박종열 예비 후보는 도농 연계지역 무상버스 운행과 오지 주민을 위한 ‘기쁨 100원 택시’ 공약을 제시했다. 완주군수 선거는 새정연 예비 후보 4명이 각축전을 벌인다. 전주·완주 통합 반대 운동으로 지명도를 높인 국영석 예비 후보는 무상버스 단계적 실현, 노인체육시설 확충, 명품 교육도시 육성 등 민생공약 시리즈를 발표했다. 박성일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재래식 농경지 구획정리, 조경수 거점유통단지 조성, 인문계고 유치 등 청사진을 밝혔다. 도의회 부의장을 지낸 소병래 예비 후보는 테크노밸리 조성, 국가군수품성능시험원 유치, 완주교육청 이전, 시내버스요금 단일화를 제시했다. 이돈승 예비 후보는 삼봉택지개발 완공, 중·고교 설립을 내세웠다. 고창군수 선거전은 지역 농업과 관광산업 육성에 대한 정책 대결이 한창이다. 박우정 예비 후보는 관광레저휴양산업 육성과 우량기업 유치를 제시했다. 이에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출신인 유기상 예비 후보는 품격 있는 관광도시 개발, 농어업과 식품·정보·문화가 결합한 10차 산업 육성으로 맞불을 놨다.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지낸 정학수 예비 후보도 첨단농식품산업을 육성하고 명품 생태관광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장재영 군수가 3선으로 물러나는 장수군은 7명의 예비 후보가 대결한다. 공교롭게 같은 이름인 새누리당 김창수(39) 예비 후보와 새정연 김창수(60) 예비 후보가 맞붙었다. 새누리 김 예비 후보는 관광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새정연 김 예비 후보는 보편적 복지 실현과 관광객 200만 시대를 제시했다. 도의원을 지낸 장영수 예비 후보는 말산업 융복합화와 연간 예산 5000억원, 인구 3만 시대 건설을 밝혔다. 최용득 전 군수는 차별화된 농업정책을 추진하고 전국 최고의 힐링 휴양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성근 예비 후보는 산지 직거래장터 운영, 문화유적 개발, 말산업 민간수익 창출 등을 제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떠나가기 전에… 당신께 숨겨진 벚꽃을 전송해 드립니다

    떠나가기 전에… 당신께 숨겨진 벚꽃을 전송해 드립니다

    올봄 벚꽃과 얽힌 독특한 현상이 화제였다. 중심은 서울 윤중로 벚꽃이었다. 철없이, 그것도 보름 가까이 일찍 피었다. 제주나 경남 진해 등보다도 다소 빠를 정도였다. 그 때문에 여기저기서 ‘벚꽃 엔딩’ 운운했지만 사실 남녘의 벚꽃 명소들에선 제철보다 늦지도 이르지도 않게 벚꽃이 피고 또 지는 중이다. 한데 최근 회자되는 벚꽃 경승지 가운데 세간의 관심에서 쏙 빠진 곳이 있다. 경북 경주다. 여기 벚꽃 만만치 않다. 품은 내력도 그렇고, 드러낸 풍모도 그렇다. ‘벚꽃 왕도’란 표현에서 단 반 푼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다. 대한민국 벚꽃의 최고봉을 꼽으라면 단연 경남 진해(현 창원시)다. 35만 그루에 달하는 벚꽃이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런데 경주 벚꽃도 숫자에서 다소 뒤질지언정 품고 있는 풍경의 수려함에선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진해 벚꽃이 항도(港都)의 서정과 맞닿아 있다면 경주 벚꽃은 고도(古都)의 유장한 아름다움과 어우러졌다. 그 덕에 그윽하고 고색창연하다. 경주가 벚꽃의 도시로 탈바꿈한 건 1970년대부터다. 1971년 경주관광개발 계획에 따라 10년생 안팎의 벚나무들이 경주 일대 가로수로 식재됐다. 그때 심은 벚나무들이 이제 수령 50년의 아름드리로 자라났다. 경주 주요 도로와 사적지 외에도 꾸준히 벚나무가 식재됐다. 그 덕에 경주 전역의 벚나무가 30만 그루를 넘나들 정도가 됐다고 한다. 경주는 도처에 벚꽃이다. 이즈음 경주를 찾는다면 발 닿는 곳 절반은 유적지, 절반은 벚꽃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경주시내로 진입하는 순서로만 보자면 충효동의 김유신 장군묘 진입로가 첫손에 꼽힌다. 450m쯤 되는 구간의 아름드리 벚꽃들이 화려하게 꽃등불을 내걸었다. 밤에는 한결 요염해진다. 울긋불긋 밤을 밝히는 경관 조명 덕이다. 다만 60여개에 달하는 노점상 때문에 소란스럽다고 느낄 수 있다. 경주 한복판으로 들면 어디나 벚꽃이 흐드러졌다. 그 가운데 대릉원과 첨성대, 반월성 일대는 유독 도드라진 풍경을 선보인다. 보문호 일대는 호수와 벚꽃이 어우러져 화사한 풍경을 펼쳐 낸다. 벚꽃의 규모, 탐화 인파 등 여러모로 경주 벚꽃의 ‘갑’이다. 여기에 이제 막 움이 돋기 시작하는 수양버들이 연초록빛 추임새로 박자를 맞춘다. 숱한 사람의 발길이 머무는 보문관광단지 안에서도 경주 사람조차 잘 모르는 경승지가 있다. 바로 보문정이다. 수양벚꽃과 왕벚꽃, 그리고 아담한 정자 등이 작은 연못과 더불어 데칼코마니 같은 풍경화를 펼쳐 내는 곳이다. 힐튼 호텔에서 대각선 방향의 버스 정류장 뒤편에 있다. 예전엔 일부 사진작가들만 알음알음 찾던 곳이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카메라 성능이 일반 카메라에 버금가는 수준에 이른 지금, 장삼이사라도 이 같은 풍경 앞에 서면 능히 작가가 될 터다. 피안앵(彼岸櫻)이 아름다운 절집으로는 기림사가 꼽힌다. 벚꽃 숫자야 몇 그루 안 되지만 절집과 어우러져 장중한 풍경을 선보인다. 특히 대적광전의 소박한 자태는 정말 일품이다. 풀 한 포기 없는 뜨락과 황토빛 일색의 건물이 기막히게 어울렸다. 기림사 가기 전 골굴사도 둘러볼 만하다. 밤 풍경도 곱다. 경주시는 장군교, 흥무로, 보문로 등 3개 구간에 경관 조명을 설치했다. 동궁원에서 보문교 구간, 불국사 등에도 발광다이오드(LED)등을 조성했다. 그 때문에 매일 밤 12시까지 고도는 잠이 들지 않는다. 복원 공사 중인 월정교도 13일까지 오전 10시~오후 9시 임시 개방한다. 신라 경덕왕 19년(760년)에 축조된 석조 교량으로 왕경(궁성)의 주요 통로로 사용됐다. 경주최씨 집성촌과 맞닿은 월정교는 원효대사에 얽힌 일화로 유명하다. 삼국유사는 원효대사가 월정교를 건너 요석공주와 만나 설총을 낳았다고 적고 있다. 월정교가 ‘사랑의 다리’라고 불리는 이유다. 월정교도 밤에 경관 조명을 켠다. 여기까지는 익히 알려진 벚꽃 명소. 경주엔 덜 알려진 명소도 적지 않다. 먼저 덕동호에서 암곡동 무장사지로 이어지는 벚꽃길이다. 경주 주민과 일부 사진작가만 찾을 뿐 이곳에서 일반 관광객은 찾기 어렵다. 그만큼 호젓하게 벚꽃을 완상할 수 있다. 개화 시기도 경주시내의 벚꽃보다 다소 늦다. ‘지각 꽃놀이’를 즐기기 맞춤하다. 다만 길이는 다소 짧다. 안강읍의 풍산 공장도 주민들 사이에서 명소 반열에 든다고 한다. 방위산업체라 평소엔 문을 닫아걸지만 벚꽃 축제가 열리는 13일까지는 문을 연다는 것. 경주시내에서 차로 20분 남짓 걸린다. 경주까지 와서 꽃만 보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검푸른 동해바다까지 휘휘 돌아보는 게 좋겠다. 경주시내를 벗어나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일별하고 나면 곧 갈림길이 나온다. 경주의 등줄기를 두루 꿰고 달리는 31번 국도다. 왼쪽은 포항 방향. 감포 등 작은 포구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오른쪽은 울산 방향이다. 이쪽에 볼거리가 많다. ‘동해의 꽃’이라 불리는 양남면 주상절리군(천연기념물 제536호)과 문무대왕릉, 읍천항 등이 늘어서 있다.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1.7㎞ 구간엔 ‘주상절리 파도소리길’도 조성됐다. 해안을 따라 자박자박 걸으며 싱싱한 동해의 봄을 만끽할 수 있다. 글 사진 경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54)] ■맛집:경주엔 오랜 역사만큼이나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소문난 곳이 많다. 식도락 기행, 시쳇말로 ‘먹방 로드’를 즐겨도 좋겠다. 경주최씨 집성촌인 교촌마을 초입의 요석궁(775-7557)은 경주최씨 14대 종부가 만드는 반가 음식으로 유명하다. 다만 음식에 따라 10만원을 넘는 것도 있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바로 옆 최가밥상(772-3347)은 경주최씨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 오는 육개장 등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나 홀로 여행자’에게도 기꺼이 1인분을 내주는 흔치 않은 집이다. 육개장 1만 3000원. ‘눈 내리는 갈비찜’은 경주 사람들이 부모님 생신상에 케이크 대신 올린다는 소갈비찜이다. 갈비찜 위에 찹쌀을 뿌려 눈이 내리는 것처럼 장식했다. 흰눈소갈비찜(772-8450)이 알려졌다. 3만 2000~4만 2000원. 삼릉 일대엔 칼국수집이 몰려 있다. 삼릉고향칼국수(745-1038), 옛집칼국수(745-1129) 등이 유명하다. 시내 성동시장엔 정식골목이 형성돼 있다. 뷔페식 한정식 등을 판다. 우엉김밥도 별미다. 김밥에 우엉을 곁들여 먹는다. 보배김밥 등이 알려졌다. ■잘 곳: 벚꽃 개화 시기의 교통 체증에 대한 우려를 덜려면 보문호 주변에 숙소를 잡는 게 낫다. 대명리조트는 건물 자체가 풍경 전망대다. 숙소 안에서 보문호 일대의 벚꽃 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화리조트는 보문호에서 다소 떨어져 있지만 아름드리 벚꽃들이 시립한 보문관광단지 가로수길을 정원처럼 삼은 게 장점이다. 블루원리조트는 고도가 높아 부감으로 보문호 전체를 굽어볼 수 있다. 경주시내에서 숙소를 잡겠다면 고속버스터미널 쪽이 좋다. 다만 지나치게 화려한 모텔들이 많아 한 블록 뒤로 빠져야 조용한 숙소를 구할 수 있다.
  • 이 술잔 하나에 380억

    이 술잔 하나에 380억

    명나라 때 만들어진 희귀 술잔이 8일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중국 도자기로는 사상 최고가인 2억 8100만 홍콩달러(약 380억원)에 팔렸다. 소더비에 따르면 명나라 성화제(成化帝·재위 1464∼1487) 때 제작된 지름 8㎝ 크기의 이 술잔은 전화를 통해 경매에 참여한 상하이 갑부 류이첸(劉益謙·50)에게 낙찰됐다. 류이첸은 택시기사에서 16억 달러(약 1조 7000억원)의 부를 쌓은 금융재벌이 된 인물이다. 미술관 2곳을 소유하는 등 미술시장의 ‘큰손’으로도 유명하다. 이 술잔은 흰 바탕에 수탉과 암탉, 병아리가 그려져 있어 이른바 ‘닭 술잔’으로 알려졌다. 이는 황제와 황후, 그리고 신하와 백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소더비는 이번 술잔이 명나라 도자기 기술의 ‘절정’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니콜라 초 소더비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중국 예술의 ‘성배’라며 “중국 도자기 역사상 이 이상으로 전설적인 물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문화재 관리 현주소](중) 문화재위 권력화 실상과 해법

    [문화재 관리 현주소](중) 문화재위 권력화 실상과 해법

    지난달 26일 경찰청의 전·현직 문화재위원들에 대한 ‘떡값 수수’ 발표는 후폭풍을 몰고 왔다. 문화재위원으로 구성됐던 광화문·경복궁 복원 자문위원 5명이 회의비·명절 선물 등의 명목으로 수년간 시공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드러났고, 현직에 있던 문화재위원회 K건축분과위원장과 L위원, 전통문화대 K총장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업계 관행으로 알았다”는 어이없는 해명도 이어졌다. 경찰청 지능수사대 관계자는 “모두 수수혐의를 시인했으나 금액이 적어 입건하지 않았다”면서 “알음알음 현금이나 상품권이 오가는 ‘떡값’의 특성상 ‘금품을 제공했다’고 명확히 드러난 시공업체 장부 기록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장부는 시공사인 J업체의 것으로, 이 같은 관행이 업계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시공업체는 왜 문화재위원들을 ‘관리’하려 했을까. 여기에는 출범 52주년을 맞은 문화재위원회의 위상이 한몫했다. 자문기구로 출범했으나 지금은 주요 문화재 정책의 실질적인 의결권을 행사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화재위원이란 타이틀은 명예이자 ‘보이지 않는 권력’이 된 것이다. 최근 문화재위원회 안팎에서는 조직 개편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부침을 거듭해온 문화재위원회가 정치색 논란을 벗어나 제대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화재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을 이번 기회에 다시 정립할 겁니다. 심의·자문기구가 실질적인 의사결정기구 역할까지 떠맡으며 여러 문제가 제기됐어요. 감사원 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기능적인 대안을 찾아야죠. 규모를 키울 수도 줄일 수도 있지요.” 지난달 초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나선화(65) 문화재청장의 어투는 단호했다. 숭례문·광화문·경복궁 복원사업과 관련된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으나 어느 정도 결과를 예측하고 있는 듯했다. 수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현직 문화재위원은 “이번 사건은 ‘마당발’로 불리는 일부 위원에 국한된 이야기”라면서도 “업체 입장에선 문화재위원들을 꾸준히 ‘인맥관리’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리보수업체를 비롯해 개인과 대기업, 정치권까지 문화재위원회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위원회가 지닌 막강한 권한 때문이다. 현재 위원회에는 건축·동산·무형·매장·근대 문화재 등 9개 전문 분과가 있고, 각 분과는 임기 2년의 9명 안팎 위원과 20명 정도의 전문위원으로 구성된다. 전체 77명의 위원은 분과별로 전국 단위 국가 유적·사적·천연기념물·무형문화재의 지정과 해제, 관리 등을 심의한다. 여기에는 엄청나게 많은 대민사업이 관련되고 민원과 분규, 청탁과 압력이 끊이지 않는다. 예컨대 어느 지역 임야, 전답, 택지가 사적으로 지정되면 땅값이 크게 떨어진다. 예전에 지정된 땅값은 제자리걸음인데 바로 옆 미지정 지역의 땅값이 마구 오르기도 한다. 개인이나 기업은 사적으로 지정하지 않거나 지정에서 해제되면 큰 이득을 보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를 관철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지역구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여러 청탁을 넣기도 한다. 또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유물이 발굴될 경우 매장문화재의 가치를 판단하는 문화재위원들의 손끝에 따라 개발은 지속되거나 중단된다. 모든 중장비가 쉬어야 하고 막대한 공사비가 낭비된다. 이 밖에 건축문화재 주변 현상변경 심의에 따라 애초 3층만 올려야 할 신축 건물의 높이가 올라가거나 그대로 머물기도 한다. 인간문화재 등 무형문화재 지정 과정에서 끊이지 않는 잡음은 이미 익숙한 이야기다. 형식적으로 최종 결정권은 청장이 갖지만, 위원회 출범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청장이 위원회 결정을 번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일각에선 금전적 유혹에 쉽게 노출되는 것보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생리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전직 문화재위원장 출신 인사는 “위원회의 생명은 위원 인선으로, 최고의 실력과 다양한 경험을 녹여내야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전 정부에선 문화재청과 권력기관의 친소관계에 따라 인재 추천과 임명이 이뤄져 제대로 된 정책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문화부 문화재관리국 시절엔 문화재위원 인선에 장차관, 담당 국장과 실장의 입김이 작용했다. 반면 1999년 문화재청 승격 이후에는 청장 주도로 인선이 이뤄졌으나, 청와대와 국회 등 정치권의 입김을 여전히 무시할 수 없었다. 문화재청은 위원과 전문위원 인선에 학회 등 수백 곳이 넘는 단체에서 추천서를 받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종 선임 이후에는 늘 “정치권과 밀접한 교수들이 권력의 지시에 따라 선임됐다”거나 “학맥과 주관적 판단만으로, 반대 논리를 전개한 전문가를 빼버렸다”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현직 문화재 전문위원은 “전 문화재청 공무원이나 재단·연구소 직원, 청장의 성향에 따라 재선임된 교수들, 특정학교 출신 인사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위원회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작 경륜과 연구실적을 갖춘 학자가 배제되고 ‘돌려막기’식의 재선임도 이뤄진다는 지적이다. 문화재위원 간 호선으로 선임되는 분과위원장과 전체위원장의 경우에도 청장의 절묘한 개입에 따라 형식적으로 선출되는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정권이 바뀌면서 잦은 부침도 겪었다. 위원회 규모가 커지고, 활동범위도 확장된 참여정부 때가 대표적이다. 당시 위원회에 몸담았던 인사는 “분과와 위원수가 많아지면서 문화재와 관련 없는 젊은 운동권 출신 위원이 속출했다. 또 문화재청과 코드가 맞지 않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해온 위원들은 연령이 많다는 이유로 배제됐다”고 전했다. 정치성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같은 분과의 위원이 되거나 심지어 한 위원이 여러 분과를 겸직해 임명되는 경우까지 나왔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때도 사정은 비슷했는데,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같은 국책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해서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자체 산하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지역단위 문화재위원회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자체가 지정하는 문화재를 관리하는 일부 지역 위원들은 권력가처럼 군림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위원의 위촉 과정이 불투명하고 명단이 공개되지 않거나 심의가 1년간 단 4차례만 이뤄지는 등의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전직 문화재청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문화재위원회를 두고 중요 안건을 공개된 장소에서 위원회가 의결한다”면서 “회의가 열릴 때마다 수십 건의 안건을 비공개로 처리하는 현행 문화재위원회는 축소되거나 새롭게 재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일본 속 한국문화 유적 답사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일본 속 한국문화 유적 답사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테마기행이 여행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마치 자유여행을 온 듯한 만족감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문화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적지를 몸소 체험하는 현장답사기행의 인기가 특히 높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일본 속의 한국 문화 유적 답사’는 고대 한국 문화의 일본 전파 경로를 따라 일본 속에 뿌리내린 한국 문화의 원류를 찾아보는 테마기행이다. 지난달 27일 일본 간사이국제공항의 까다로운 입국 심사를 마친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답사기행 일행은 오사카 히라가타시의 전왕인박사묘(傳王仁博士墓)로 향했다. 백제의 학자 왕인의 묘로 추정되는 곳이다. 답사기행의 해설을 맡은 이종태 국민대 교수는 “응신천황(應神天王) 15년, 아직기(阿直岐)의 추천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왕인이 논어와 천자문을 전했다고 일본서기(日本書紀)에 적혀 있다”며 “일본 아스카문화(飛鳥文化)와 나라문화(奈良文化)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 문자와 문물을 전한 백제 학자의 뜻이 시공을 초월해 양국을 이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한 농부가 죽순을 캐다 발견했다는 다카마쓰총고분(高松塚古墳)은 1972년 발굴 당시 짙은 채색의 벽화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전후(1945년) 최대의 발굴’이라며 연일 1면 톱을 장식했다. 벽화에 색동 주름치마를 입고 등장한 여인들은 고구려 수산리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여인상이다. 특히 고구려의 진파리 1호분, 강서대묘와 중묘의 벽화와 흡사한 사신도가 눈길을 끈다. 이 교수는 “장례의식은 누군가의 강요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전통과 관습으로 전해지는 것”이라며 “일본 고분에서 채색의 벽화가 나온 것은 처음이어서 고대 한국의 풍습이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제의 고승들은 일본으로 건너가 불교에 크게 공헌했다. 백제인의 예술성과 일본인의 불심이 빚은 불교 건축물이 곳곳에 즐비하다. 세계문화유산인 호류지(法隆寺), 도다이지(東大寺) 등 거대 사찰의 가람배치와 축조기법은 백제에서 가져온 것이다. 특히 신성한 본당을 둘러싸고 있는 긴 복도인 회랑(回廊)의 설치는 전형적인 백제 양식이다. 호류지의 금당은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린 ‘비천도’(飛天圖)로 유명하다. 1949년 화재로 사라져 아쉽게도 모사 작품이었지만 하늘로 훌훌 날아가는 천녀, 위엄 서린 관세음보살 그림이 살아 있는 듯 꿈틀대고 있었다. 백제 사람이 만들었다는 구다라(백제)관음상도 빼놓을 수 없다. 2m가 넘는 목조 관음상의 부드러운 얼굴과 눈썹의 선, 입가에 살포시 머금은 ‘백제의 미소’에서 백제 장인의 흔적이 느껴졌다. 일찍이 프랑스의 지성 앙드레 말로가 ‘모나리자’, ‘미로의 비너스’와 더불어 세계 3대 미술품으로 꼽은 작품이다. 단일 목조건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도다이지(東大寺). 이 교수는 “백제계 행기(行基)와 양변(良弁) 스님이 성무천왕(聖武天王)의 간청으로 불사를 주도했고 그 공로로 지금도 사찰 내에 그들의 흔적(행기당, 개산당)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가람의 총책임자는 고구려 출신 고려복신(高麗福神)이고 대불전 전당을 건립할 때 책임자로 신라인 저명부백세(猪名部百世)가 참여했다는 기록도 있다. 높이 16m의 금동불상 ‘비로자나대불’을 보고 한 시인은 “부처의 진리를 크기로 가둘 수 없고 오묘한 깨달음의 장엄한 빛을 감출 수 없다”고 예찬한 바 있다. 일본 불교의 시조인 쇼토쿠(聖德) 태자의 혼이 밴 오사카의 사천왕사(四天王寺)는 백제 부여 군수리 절터와 같은 가람양식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하지만 독창적인 일본식 사고를 곁들인 고대 건축 유적이어서인지 우리 사찰과는 모양이 크게 달랐다. 마지막 날 방문한 ‘고려박물관’은 이번 답사의 특별코스다.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서 유일한 우리 문화재 박물관이다. 건물 앞뜰에는 낯익은 우리 문인석이 서 있었다. 1925년 일본으로 건너온 재일 교포 정조문씨가 40여년간 일본을 돌아다니며 모은 것들로 국보급 문화재도 수두룩하다. 정씨의 아들인 정희두씨는 박물관 입구에 자리 잡은 고려시대 석탑을 가리키며 “아버지가 고베(神戶) 농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뒤 10년 넘게 주인을 설득해 사들인 것”이라며 “수집품 하나하나마다 이런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고려미술관은 영원히 뺏길 뻔했던 일본 내 우리 문화재들을 되찾은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차별받던 재일 교포들에게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 줬고, 일본으로 하여금 비뚤어진 역사를 바로 고치도록 한 것이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소중한 문화유산에 담긴 역사적 의의와 높은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국내외 문화유적답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1989년부터 ‘일본 속의 한국 문화 유적 답사’, ‘중국 실크로드 학술 문화 유적 답사’ 등의 행사를 잇달아 열어 한·중·일 세 나라의 문화 교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역사 문화 유적을 찾는 참가자들의 열기는 뜨겁다. 연령층도 대학생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상진(60)씨는 “일본 속의 한국 문화에 대해 책에서만 공부를 했는데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매우 뜻깊은 답사여행이었다”고 말했다. 4년째 답사에 참여하고 있는 한부자(59)씨는 “일본 문화의 일정 부분이 우리 문화의 도래에 있었음을 짐작하게 했다”며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 원조는 백제 문화”라고 웃으며 말했다. 문화 유적은 과거의 흔적이며 이를 통해 현대문화의 정신과 정체성을 완성할 수 있다. 더욱이 문화 유적 답사는 선조들의 지혜와 삶의 모습을 살펴보며 우리 문화유산의 높은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한층 더 매력적이다. 글 사진 오사카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강릉 ‘녹색도시 체험센터’

    [명인·명물을 찾아서]강릉 ‘녹색도시 체험센터’

    글로벌 명품 도시를 꿈꾸는 강원 강릉시에 전국 첫 ‘녹색도시 체험센터’가 건립돼 운영에 들어갔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태양광과 지열 에너지만을 사용하도록 건립된 체험센터는 강릉의 저탄소 녹색 시범 도시 랜드마크 건축물로 지난달 28일 준공됐다. 체험센터는 각종 회의와 교육을 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와 숙박과 체험이 가능한 체험연수센터 2개 동으로 구성됐다. 이곳을 찾는 이용자들은 자연에서 얻는 에너지를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체험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적응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전국 처음으로 만들어진 센터는 연간 개방돼 전 국민 녹색 에너지 체험 장소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전기버스 등을 이용해 인근 경포호수와 오죽헌, 선교장 등을 둘러보는 체험도 하게 된다. 시설들은 준공과 함께 일반인의 관람과 숙박 예약을 받고 있다. 이달 말쯤이면 본격적으로 유료 숙박이 이뤄질 전망이다. 벌써 각급 학교 학생들이 찾아 녹색 에너지 체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숙박은 유료이며 49㎡(6만원), 66㎡(8만원), 79㎡(10만원)의 방을 꾸며 놓고 한꺼번에 150명이 머물 수 있도록 했다. 관람은 아직 무료로 이뤄지고 있지만 조만간 시에서 조례를 제정해 연계 프로그램에 따라 별도의 관람료를 받을 방침이다. 녹색도시 체험센터는 풍광이 빼어난 경포호수와 허균·허난설헌 유적공원 인근에 들어서 경포 일대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물은 유선형 모양으로, 2개 동으로 이뤄졌으며 모양은 강릉을 대표하는 소나무 뿌리를 형상화했다. 사업비 350억원을 들여 2012년 5월 착공한 체험센터는 지난해 말 공사를 모두 끝내고 준공 전까지 각종 친환경 첨단 녹색시스템을 시험 가동했다. 컨벤션센터와 체험연수센터 건물에는 자연 채광을 통한 유리의 에너지 손실을 막기 위해 3중창을 적용했고 열효율을 높이기 위해 건물 외부를 일반 건물의 2배 두께로 단열 시공했다. 지면으로부터 비스듬하게 이어진 지붕에는 잔디를 심었다. 옥상 녹화로 에너지 사용과 탄소 배출을 크게 줄여 친환경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취지에서다. 컨벤션센터 지붕과 체험연수센터 발코니에 설치한 태양광발전 설비는 모두 380개 태양 집광 패널을 사용해 하루 평균 492㎾h, 연간 약 18만㎾h의 전력을 생산한다. 에너지 제로 건축물의 핵심 기술인 100㎾h급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낮에 생산한 전력을 저장해 놓았다가 해가 진 뒤 체험연수센터의 야간 전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건물의 냉난방과 급탕을 위해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는 연중 15도를 유지하는 땅속 온도를 펌프로 순환시켜 건물 냉난방에 활용하는 기술로, 연간 약 2억 2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도시 체험센터는 최신 그린 정보기술(IT)로 이뤄진 스마트 그리드 환경을 구축해 통합관제센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얼마나 생산되고 체험연수실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지, 이산화탄소는 얼만큼 늘고 주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태양광 에너지 생산과 사용량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누적 에너지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 에너지저장장치의 실시간 충전과 방전 상태를 감시하고 제어함으로써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시설을 갖춘 체험연수센터는 미래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주거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전시실 1개, 친환경 관련 연수를 위한 체험연수실 18개와 단체연수실 3개 동이 별도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방문객은 당일 생산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과 에너지저장장치 운영 현황은 물론 체크인 이후 자신이 실제로 소비한 에너지양과 절감한 이산화탄소(CO₂)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녹색도시 체험센터 외부는 전기버스 1대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4대, 자전거교육장과 자전거도로, 에너지 테마파크, 석호 생태관 등의 녹색 교통, 신재생에너지, 생태 관광의 복합 공간으로 조성했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관광객에게 강릉의 친환경, 최첨단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체험·전시·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많은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관광객 유치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타이완을 껴안은 산맥들… 그 속에 숨은 역사의 속살

    타이완을 껴안은 산맥들… 그 속에 숨은 역사의 속살

    260만명이 모여 사는 대도시 타이베이. 복잡한 이 도시 뒤에는 노란 유황 연기를 내뿜는 활화산 분화구를 껴안은 양명산이 있다. 타이베이가 아니더라도 타이완에는 오래전 지각 활동으로 만들어진 산맥이 수없이 많다. 타이완 동북부 최대 도시 화롄에도 화산 활동 후 7000년이나 살아 꿈틀대는 기암절벽을 품은 타이루거 협곡이 있다. 20㎞에 걸친 대리석 절벽길은 원시부터 현대까지의 오랜 시간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 때묻지 않은 자연에 깃들여 전통을 지키며 사는 쩌우족이 있다. 쩌우족이 살고 있는 아리산은 18개의 봉우리가 이어진 산이다. 해발 2500m를 오르는 삼림열차가 오늘도 느릿느릿 1000년이 넘은 나무숲 사이를 헤집고 지나간다. 7일 밤 8시 50분 EBS에서 방송되는 ‘세계테마기행’은 오는 10일까지 매일 같은 시간에 타이완을 집중 조명한다. ‘시간의 섬, 타이완’ 시리즈는 7일 첫 방송 ‘이야기가 흐르는 산맥을 오르다’편에서 타이베이의 오랜 산맥을 보여준다. 8일 방송되는 2부 ‘문화의 파도 앞에 서다’편에서는 타이완의 독특한 문화 정서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짚어본다. 17세기 만주족에게 쫓겨 목숨 걸고 떠난 중국인이 그들의 조상이다. 새로운 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전통에 버무려 발전시킨 신앙 문화는 그들만의 독특한 재산이다. 문화유산과 역사 유적지가 유난히 많은 펑후제도는 9일 선보이는 3부 ‘기억을 품은 바다를 만나다’편에서 만날 수 있다. 10일 방송되는 4부 ‘풍경에 숨은 시간을 찾다’편이 프로그램의 마지막 여정이다. 네덜란드, 명나라, 일본 등의 지배를 받았던 타이난시에 녹아든 아픈 역사를 되짚어 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日帝, 9년간 6500여명을 산 채로 해부”

    지난 달 29일 독일 베를린의 쾨르버 재단본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하고 30만명 이상을 학살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달 초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선 중국 헤이룽장성에 남아 있는 일제 ‘731부대’의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일제의 만행과 731부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731부대가 생산한 살상용 세균 탓에 중국인 20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는 게 중국 정부의 주장이다. 정일성 전 서울신문 편집부국장은 ‘책과 인생’ 4월호에 기고한 ‘731부대의 인체실험 면죄 내막’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적시했다. 저자는 쓰네이시 게이치의 ‘사라진 세균전부대 관동군 제731부대’ 등 저작물과 그간 공표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731부대가 히로히토 일본왕의 칙령으로 1932년 창설됐으며, 반인륜적 생체실험이 종전 이후 도쿄전범재판소에 기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련과의 군비경쟁에 나선 미국이 세균전 자료 등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일본과 은밀한 뒷거래를 벌인 탓이라는 것이다. 헤이룽장성 하얼빈 동남쪽 베이인허에 ‘관동군방역반’이란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연 부대는 패전 직전 1000개가 넘는 사람의 머리·팔·내장 표본을 인근 송화강에 갖다버리고 50명가량의 살아있는 인체실험자를 파묻는 방법으로 교묘히 은폐에 나섰다. 애초 연구소가 아닌 제재소를 짓는다는 소문을 내 인체실험자는 통나무를 뜻하는 ‘마루타’로 불렸다. 교토제국대 의학부를 수석 졸업한 세균전문의 이시이 시로가 총책임자로 히로히토의 막내동생도 이 부대의 장교로 복무했다고 한다. 부대 규모는 군인 1200여명 등 한때 3560명까지 늘었고, 300~4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실험실을 갖췄다. “날마다 2~3명, 많게는 5명을 산 채로 해부했다”는 증언에 따라 9년간 희생자는 6500명으로 추정된다. 희생자 명단에는 이청천, 심득룡, 이기수, 고창률 등 독립운동가로 보이는 조선인 희생자의 이름도 담겨 있다. 저자는 “인체실험 기록을 미국에 넘겨주고 면죄부를 받은 가해자들은 의대와 국립연구소, 병원, 제약회사에서 전후 일본 의학계의 중진으로 우뚝 섰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꽃 다 질라… 일주일 앞당긴 벚꽃축제

    꽃 다 질라… 일주일 앞당긴 벚꽃축제

    때 이른 봄바람에 벚꽃축제 일정이 1주일 당겨진다. 지난 25일 제주 서귀포에서 피기 시작한 벚꽃이 이상고온을 타고 밀고 올라와서다. 서울에서 3월에 벚꽃이 핀 건 1922년 기상청이 벚꽃 개화 관측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송파구는 3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리는 ‘석촌호수 벚꽃축제’를 오는 4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보통 4월 10일 넘어서야 시작하던 것을, 따뜻한 날씨 덕에 앞당기는 것이다. 개막일인 4일부터 행사는 줄을 잇는다. 석촌호수 서호 주변 서울놀이마당과 수변무대 등에서 리듬체조단 공연, 라이브 밴드들의 콘서트, 송파산대놀이 등 다양한 행사가 잇따른다. 5일 오후 7시엔 중앙오페라단과 가수 한서경, 전영록의 무대가 펼쳐진다. 포토존도 있다. 석촌호수 동호 장미터널로 가면 소망리본을 꾸며둔 행복터널이 있고, 서호실버광장에선 야외설치미술전이 열린다. 민속놀이, 꽃부채만들기 등 체험행사도 있다. 송파마을예술창작소의 아트마켓도 열린다. 시원한 전망데크도 마련된다. 석촌호수 서호에 마련될 전망데크는 한성백제시대의 배를 형상화할 예정이다. 수변무대, 롯데월드타워, 매직아일랜드 등 석촌호수 지역의 명소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예전부터 명소로 꼽힌 곳이다. 5일 오후 3시 30분 준공식을 갖고 집중적인 포토타임을 갖는다. 특히 눈길을 끄는 행사는 역사문화 체험. 축제는 ‘잠실관광특구 2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진행된다. 문화관광해설사와 나란히 관광코스를 둘러보는 ‘한성백제왕도길 걷기’가 대표적 이벤트다. 5일 오후 1시부터 2시간 예정이다.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광장을 출발해 몽촌토성, 한성백제박물관을 거쳐 석촌호수에 도착하는 코스다. 꽃놀이도 즐기면서 한성백제문화유적도 배울 수 있다. 구 관계자는 “노란 개나리, 진달랫빛 철쭉, 소담스레 피는 붓꽃에다 왕벚나무 1000여그루가 빚는 벚꽃터널은 아주 환상적”이라면서 “가족들과 이 봄의 정취를 마음껏 누리다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도 오는 13∼20일 예정됐던 여의도 벚꽃축제 일정을 3~13일로 당겼다. 윤중로 벚꽃은 이미 만개해 개막식은 5일에 연다. 서대문구 역시 16∼20일로 예정된 ‘안산 벚꽃음악회’를 4∼8일로 바꿨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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