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일한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622
  • 김민석 “정청래 혁신당 합당, 폭탄선언식 과욕…일 그르쳤다”

    김민석 “정청래 혁신당 합당, 폭탄선언식 과욕…일 그르쳤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8일 정청래 전 대표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방식을 두고 “폭탄선언식으로 해서 일을 그르쳤다. 과욕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방송에 출연해 “(그래서) 일이 꼬였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정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로망이라고 한 게 자기 정치’라며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그것이 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사례라면 저는 자기 정치를 거의 안 했다고 평가해주신 것이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대표의 재임 시절을 겨냥해 “국무회의가 끝나면 적어도 그다음 1~2시간 안에 착착 정리해서 ‘이것은 여당이 법으로, 정책으로 끌고 가야지’ 이런 것이 정리되는 느낌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조국혁신당은 통합의 대상이냐는 질문엔 “그건 혁신당이 결정해야 한다”며 “거대 책임 정당인 민주당으로 성격이 같은 세력들이 결합할 때는 다 흡수합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통상적인 민주 대화합론으로는 다 설득이 안 되는 층이 우리 당내 기반으로 상당히 존재한다”며 “매우 섬세하고 진지한 숙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8·1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면 그다음 날 바로 민주 진영의 통합과 연대,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추진하기 위한 당내 기구를 설치하겠다고도 밝혔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은 일시적인 갈라짐이 있을 경우 통합했고, 지금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는 연대하지 않나. 그리고 국민회의로 집권한 뒤 새천년민주당을 만들어 중도·보수 인사를 대폭 영입했는데 이게 확장”이라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의 ‘계엄 해제 투표 불참’을 둘러싼 친청(친정청래)계의 공세와 관련해선 “(표결에) 1초 늦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김어준씨는 이날 계엄 당일 국회 상황을 녹화한 CCTV 영상을 공개하며 김 전 총리가 당시 국회에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 KLPGA 전관왕 한발 더… 김민솔 ‘시즌 4승’ 정조준

    KLPGA 전관왕 한발 더… 김민솔 ‘시즌 4승’ 정조준

    다승·상금 등 5개 부문 타이틀 선두4승 성공 땐 신인으로는 새 ‘이정표’에비앙 가는 서교림·유현조는 불참20년 만에 루키 전관왕 대기록 호재방신실, 대회 2연패·시즌 2승 사냥박현경·김민선·고지원도 우승 도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전관왕을 목표로 뛰는 김민솔이 이번 시즌 전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시즌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김민솔은 9일부터 나흘 동안 강원 정선군 하이원CC(파73)에서 열리는 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에 출전한다. KLPGA투어는 이 대회를 마치고 2주 동안 장마철을 피한 여름 휴식기에 들어간다. 이번 시즌 혼자 3승을 올리고 다승, 상금, 대상 포인트, 그리고 평균타수와 신인왕 포인트까지 5개 부문 타이틀 선두를 달리는 김민솔은 전반기를 4승으로 마치겠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 신인이 한 시즌에 4번 이상 우승한 사례가 없어 우승하면 새로운 이정표 하나를 더 세우는 셈이다. 이번 대회에는 김민솔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상금 랭킹 2위 서교림과 상금 랭킹 4위 유현조가 출전하지 않는다. 둘은 같은 기간 프랑스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김민솔에게는 호재다. 2006년 신지애에 이어 20년 만에 신인이 전관왕에 오르는 대기록을 노리는 김민솔은 목표 달성을 위해 출전 자격을 지닌 LPGA투어 메이저대회를 포기하고 KLPGA투어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회에는 처음 출전하는 김민솔은 “빠르게 코스에 적응해 내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면서 “순위나 타이틀보다는 매 대회에서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방신실은 대회 2연패를 노린다. 두산 매치 플레이 제패 이후 우승을 추가하지 못한 방신실은 대회 2연패와 시즌 2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방신실은 “부담감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즐겁게 플레이하고 싶다”면서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은 만큼 이번 대회가 터닝포인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내 플레이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다시 찾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최다 상금 대회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박현경과 김민선, 고지원, 박민지 등도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이 대회에서 2차례 우승한 임희정과 한진선은 ‘하이원 여왕’ 경쟁을 벌인다. 대회 코스는 KLPGA투어 대회 중 유일한 파73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파5홀이 4개에서 5개로 늘었다. 453야드의 긴 파4홀이어서 버디보다 보기가 더 많이 나왔던 18번 홀이 올해는 버디 수확이 손쉬운 짧은 파5홀로 바뀌어 승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시즌 라운드당 버디 1위(3.8개) 김민솔은 “파5 홀이 5개인 만큼 최대한 많은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액션은 종횡무진…유머는 적재적소…서사는 오리무중

    액션은 종횡무진…유머는 적재적소…서사는 오리무중

    읍내·숲·고속도로의 ‘횡종횡’ 액션작정하고 몰아치는 속도감 압권인물들 개성·황정민 ‘말맛’ 돋보여“액션 장면마다 서사 넣었다”지만불친절한 전개·신파적인 사연에전체 이야기 짜임새 다소 아쉬워 듣도 보도 못한 괴물과 쫓고 쫓기는 사투가 펼쳐진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서 시계를 보니 어느새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났다. 나홍진 감독이 작정하고 액션 영화를 만들면 이렇게 된다. 사람 홀리는 재주는 여전하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으면서 화제가 된 나 감독 영화 ‘호프’가 오는 15일 개봉한다. ‘추격자’(2008), ‘황해’(2010), ‘곡성’(2016)으로 매번 마니아층을 쌓아온 나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제작비가 한국 영화 사상 최대에 가까운 5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작품성을 중요시하는 칸에 초청돼 완성도가 검증됐다는 점에서 기대치도 한껏 높였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첫선을 보인 ‘호프’는 1970년대 후반 민통선 인근 호포항을 배경으로 마을 주민과 외계인들의 사투를 그렸다. 출장소장인 범석(황정민)은 동네 청년들에게서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범석은 논두렁 길에 죽은 황소의 사체를 보고 시베리아 호랑이 정도로만 짐작한다. 그러나 이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읍내가 처참하게 파괴된 모습을 보고 ‘이 세상 것이 아닌’ 무언가임을 직감한다. 범석의 얼굴에서 웃음기도 사라지고, 순경인 성애(정호연), 사냥꾼 성기(조인성) 일당과 함께 본격적인 사냥에 나선다. 호랑이, 사슴, 늑대 등을 연상케 하는 외계인과의 사투를 풀어내는 건 ‘총’이다. 몸집 크기가 3m가 넘고, 톱으로도 잘 썰리지 않는 피부의 외계인에게 맞설 유일한 무기다. 범석과 주민들이 총을 들고 집단으로 사냥에 나서지만 막강한 외계인의 무력 앞에 오히려 사냥을 당한다. 순찰차를 타고 앞뒤로 오가며 외계인과 맞붙는 읍내, 말을 타고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숨바꼭질을 벌이는 숲, 그리고 말과 차가 한복판을 내달리는 고속도로 등 ‘횡-종-횡’으로 액션이 이어진다. 외계인의 묵직함과 속도감이 화면에 그대로 전달된다. 외계인은 집 한 채를 손쉽게 박살 내고, 숲속 나무들을 거침없이 넘어뜨리며 달려든다. 인물의 행적을 따라가는 카메라 촬영, 밀도 높은 배경 음악도 화면을 더욱 진득하게 만든다. 액션 장면 중간중간 터지는 황정민 배우 특유의 ‘말맛’ 코미디가 적재적소에 들어있다. 활기차지만 4차원 성격인 성애, 한량이지만 한 방이 있는 성기, 그리고 감초 역의 해술(임현식)까지 등장인물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 액션을 극도로 밀어붙인 만큼 전체적인 서사 비중이 약한 건 다소 아쉽다. 외계인에 대한 오해에서 사건이 벌어졌다는 걸 나중에 알려준다. 이와 관련한 후반 막판 몰아치는 외계인들의 신파 같은 사연은 뜬금없이 느껴진다. 전작 ‘곡성’처럼 ‘관객이 알아서 해석해야 하는’ 불친절한 내용들이 찜찜한 뒷맛을 남긴다. 기자간담회에서도 관련한 지적이 나왔다. 나 감독은 이에 대해 “영화를 오디오와 비디오로 이해하는 관객이 있고, 텍스트로 이해하는 관객이 있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전작들에 비해 비주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다. 그러면서도 “액션 장면마다 서사를 넣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영화가 끝난 뒤 장면을 하나하나 곱씹어보면, 의도가 다분한 지점이 여럿 있다. 사냥감에서 사냥꾼으로 전환하는 장면이나, 단순한 오해가 불러 일으킨 끔찍한 결과 등을 돌아보게 된다. 제대로 감상하려면,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n차 관람’이 필수다. 나 감독은 제목 ‘호프’와 관련해 “제목을 먼저 생각하고 이와 발음이 유사한 ‘호포’항을 무대로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외계인과의 사투에서 조그만 희망을 건져낸다는 주제의식에서 이야기가 출발한 셈이다. ‘호프’는 한국 영화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다. 다만 손익분기점까지 가려면 적어도 천만은 넘어서야 한다.
  • 뮤지컬로 변신한 겨울왕국… “오프닝 노래만 스무 번 다시 썼죠”

    뮤지컬로 변신한 겨울왕국… “오프닝 노래만 스무 번 다시 썼죠”

    클로즈업 대신 음악으로 감정 묘사주변 캐릭터의 이야기도 더 깊어져 2018년 2월 어느 날, 오케스트라가 첫 화음을 짚는 순간 몇몇 배우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을 앞두고 열린 뮤지컬 ‘겨울왕국’의 시츠프로브(배우와 오케스트라가 처음 호흡을 맞추는 리허설) 자리였다. 작사·작곡가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왼쪽·54)와 로버트 로페즈(오른쪽·51)는 “종이 위 멜로디가 처음 입체가 돼 울려 퍼지던 그 순간이 지금도 선명하다”고 했다. “오케스트라의 첫 화음이 나올 때 배우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환호하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어요. 바로 이런 순간 때문에 우리가 뮤지컬을 하는 게 아닐까 싶었죠.”(크리스틴) 디즈니 시어트리컬 그룹의 ‘겨울왕국’이 오는 8월 13일 서울 샤롯데씨어터 개관 20주년 기념작으로 한국 초연 무대에 오른다. 2014년 개봉한 동명 애니메이션을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아렌델 왕국의 공주 엘사와 안나가 왕국의 저주를 풀고 자매의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 구조를 따른다. 2018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식 개막했고 호주, 일본, 영국, 독일 등에서 공연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공연에 앞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크리스틴과 로버트는 원작 8곡을 편곡하고 12곡의 신곡을 더했다. 이들의 무대 음악 작업 원칙은 “무대에는 카메라가 없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카메라로 온갖 마술을 부릴 수 있지만 ‘결정적 클로즈업’을 무대에서는 쓸 수 없다”고 부연한 로버트는 클로즈업을 대체할 해법을 노래로 만들었다. 대관식 날 엘사의 흔들리는 내면을 담은 신곡 ‘위험한 꿈’과 ‘괴물’이 그렇게 태어났다. 로버트는 ‘위험한 꿈’이 ‘렛 잇 고’의 멜로디 일부를 공유한다며 “‘렛 잇 고’라는 거대한 나무가 ‘위험한 꿈’에 씨앗을 나눠줘 새로운 싹을 틔우게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는 3분의1 지점에서 나오는 ‘렛 잇 고’는 1막 엔딩으로 자리를 옮기고, 엘사가 프로시니엄(무대 앞쪽 액자 틀)을 만져 얼려버리는 장면을 초반에 배치했다. 두 자매의 음악에도 서로 다른 언어가 흐른다. “엘사의 가사가 내성적이고 명상적이라면, 안나는 불꽃처럼 강렬한 원색의 언어를 거침없이 쏟아낸다”고 했다. 오프닝 곡은 20개가 넘는 버전을 갈아엎으며 새로 썼다. ‘음악을 절대 멈추지 않는다’는 발상 아래 북유럽풍의 첫 장면부터 부모의 죽음까지 짧은 사건들을 암전 없이 한 흐름으로 묶었다. 관객이 박수를 칠 틈도 없이 몰아치는 그 흐름은 결국 ‘태어나서 처음으로’에서 한 번에 귀결된다. 두 사람은 뮤지컬 ‘애비뉴 Q’(2003)부터 함께 곡을 써 왔다. ‘겨울왕국’ 시리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 TV 프로그램 ‘완다비전’ 등을 작업하며 아카데미상과 그래미상, 에미상을 거머쥐었다. 뮤지컬 ‘북 오브 몰몬’에도 참여한 로버트는 토니상까지 품에 안으며 미국 4대 시상식(EGOT)을 두 번 달성한 유일한 인물이다. 크리스틴은 “그의 멜로디 감각은 친숙하면서도 어떤 음악보다 신선하다”면서 “가사를 검은 벨벳 위에 놓인 다이아몬드처럼 선명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고 감탄 섞인 표현을 했다. 로버트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아내인 크리스틴과 매일 함께 곡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매 순간 축복”이라고 응답했다. 환상적인 오로라 빛을 선사하는 ‘겨울왕국’에 대해 로버트는 “무대만을 위해 새롭게 확장한 수많은 예술적 요소를 관객과 나누는 순간이 정말 흥분된다”며 “상상을 초월할 만큼 훨씬 거대하고 깊이 있는 것을 극장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틴은 “영화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겐 훨씬 많은 반전과 놀라움이, 이미 사랑한 관객에겐 부모(왕과 왕비)와 주변 캐릭터의 더 깊은 서사가 기다린다”고 귀띔했다. 공연은 내년 3월 1일까지 이어진다.
  • 쿠바 또 대규모 정전… 올해만 세 번째

    미국의 석유 금수 조치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쿠바에 올해 들어 세 번째 ‘블랙 아웃’ 사태가 발생했다. 쿠바 전력청은 6일(현지시간) 발표한 긴급 성명에서 국가 전력 시스템의 전체 전력 공급이 전면 차단됐다며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하바나 타임스는 15~30시간에 이르는 정전은 쿠바 국민의 일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쿠바는 미국의 제재 속에도 우방국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 등으로 근근이 버텨왔지만, 최근 상황은 극도로 악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29일과 5월 1일 두 차례 행정명령을 통해 쿠바를 안보 위협 국가로 지정했다. 쿠바에 저렴한 원유를 공급하던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지난 1월 전격 체포한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에너지를 수출하면 ‘관세 폭탄’을 부과하겠다고 위협 중이다. 지난 3월 말 러시아 유조선이 나른 73만 배럴이 유일한 외부 공급원이었지만 이마저도 4월 말에 동났다. 아울러 쿠바는 원유 수요량의 40%만을 자국에서 생산하는데 부식성 금속 함량이 높은 쿠바산 원유는 화력발전소의 잦은 고장 원인이 되고 있다. 앞서 3월과 5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는 등 지난 1년 6개월 동안 8번에 걸쳐 국가 전역에서 정전이 일어났다. 쿠바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날 정전 및 인터넷 중단을 경고하는 경보를 올해 들어 7번째로 발행했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의 다음 공격 타깃이 쿠바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최근 각료회의에서 “세계 최강대국으로부터 인류 역사상 최장기간의 봉쇄를 당하고 있지만 혁명 정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잠실 투표지 247만장 ‘재검표’ 검토… 국조특위, 중앙·서울선관위 현장 조사

    잠실 투표지 247만장 ‘재검표’ 검토… 국조특위, 중앙·서울선관위 현장 조사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내에 남아 있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247만장에 대한 재검표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이 7일 국민의힘의 공개 재검표 요구에 화답하면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특위) 차원의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경기장에 남은 투표용지 247만장에 대한 재검표와 수개표를 여야 협의를 통해 특위에서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회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재검표가 필요하면 하자는 것이 민주당 입장”이라고 전했다. 재검표를 적극 제기해 온 국민의힘 소속 윤상현 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현장 조사에서 위철환 위원장 직무대행을 향해 “재검표의 후폭풍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위 대행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중앙선관위는 재검표에는 투표용지를 이송 전 검증하는 데 9시간이 걸리고 비용은 5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특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당시 늑장 대응과 보고 체계를 집중 질타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보고 체계는 있는데 보고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위 대행을 향해 “가장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 곳이 선관위 상황실인데 투표가 끝난 시점에 위 대행에게 보고됐다”며 특검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위는 오후에는 서울시선관위를 찾아 보고·관리 체계의 허점을 따졌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지역 선관위 중 두 번째로 큰 송파구선관위가 오전에 벌써 무번호 투표용지에 대한 일련번호 부여를 문의해 왔다”며 “인쇄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송파·강남구는 본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일반인도 했다”고 질책했다. 여야는 14일 1차 청문회에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 전·현직 중앙선관위원 9명을 포함해 증인 97명과 참고인 15명에게 1차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이와 별개로 국민의힘 내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 특별위원장 박대출 의원은 2차 회의를 열고 “야당 추천 특검만이 공정성 시비 없는 유일한 퍼즐 조각”이라고 했다.
  • [단독] 758명은 그대로, 취소는 박진경뿐…野최은석, 보훈부 ‘선별 취소’ 정조준

    [단독] 758명은 그대로, 취소는 박진경뿐…野최은석, 보훈부 ‘선별 취소’ 정조준

    국가보훈부가 최근 5년간 보훈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국가유공자로 등록한 무공수훈자 758명 중 등록을 취소한 사례는 고 박진경 대령이 유일한 것으로 7일 파악됐다. 국민의힘은 박 대령만 등록을 취소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선별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이날 보훈부로부터 제출받은 ‘고 박진경 대령 보훈심사위원회 추진 및 심의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보훈심사위 심의를 거치지 않고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무공수훈자는 2021년 228명, 2022년 153명, 2023년 113명, 2024년 138명, 2025년 126명 등 총 758명으로 집계됐다. 보훈부는 국가유공자법 6조에 따라 국가유공자 등록은 보훈심사위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박 대령은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난 2월 국가유공자 등록을 직권 취소했다. 그러나 같은 방식으로 등록된 758명 가운데 등록이 취소된 사례는 박 대령이 유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훈부 담당자는 전날 최 의원실의 질의에 “등록이 취소된 사례는 박 대령이 유일하다”고 답했다. 지난 2월 공개된 보훈부 감사 결과 처분요구서에서도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과정에 보훈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관련 부서에 ‘법 적용 유족 대상이 없는 국가유공자 등록 절차에 대해 관련 규정을 새로 정비하고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라’며 경고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 검토를 지시했고, 이후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결자해지하겠다”고 했다. 보훈부는 등록 취소 조치를 한 뒤 보훈심사위에서 관련 절차와 적정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최 의원은 “대통령의 지시 한마디에 국가유공자 지정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절차상 하자가 문제였다면 동일한 방식으로 등록된 다른 사례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유공자 지정은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법률과 절차에 따라 일관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령은 1948년 제주9연대장으로 부임해 제주4·3 진압 작전을 지휘한 인물이다. 그는 같은 해 6월 남로당 계열 부하들에 의해 암살됐고, 사망 후인 1950년 을지무공훈장을 추서받았다. 이를 근거로 무공수훈자 국가유공자로 등록됐지만 이후 보훈심사위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이 논란이 됐다. 제주 지역 시민단체 등은 제주 4·3 강경 진압 책임자에 대한 국가유공자 예우는 부적절하다며 등록 취소를 요구해 왔다. 반면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제주 4·3 당시 행적은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박 대령 국가유공자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암흑천지 쿠바 올해만 세번째…트럼프 군사작전 감행할까

    암흑천지 쿠바 올해만 세번째…트럼프 군사작전 감행할까

    미국의 석유 금수 조치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쿠바에 올해 들어 세 번째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 하바나 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원인을 조사 중이란 국영전력회사를 비판하면서 15~30시간에 이르는 정전은 쿠바 국민의 일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쿠바인들은 전기가 끊긴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숯이나 장작으로 요리하고, 집에는 상수도가 끊겼으며 거리에는 전염병을 퍼뜨리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29일과 5월 1일 두 차례 행정명령을 통해 쿠바를 안보 위협 국가로 지정하고 에너지·방위 등에서 협력하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3월 말 러시아 유조선이 나른 73만 배럴이 유일한 외부 공급원으로 이마저도 4월 말에 동났다. 쿠바에 저렴한 원유를 공급하던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지난 1월 전격 체포한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에너지를 수출하면 ‘관세 폭탄’을 부과하겠다고 위협 중이다. 쿠바는 원유 수요량의 40%만을 자국에서 생산하는데 부식성 금속 함량이 높은 쿠바산 원유는 화력발전소의 잦은 고장 원인이 되고 있다. 1000만명의 쿠바 주민은 자국 내 최대 화력발전소가 올해만 17번째 고장을 일으키면서 3월과 5월에 이어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었다. 지난 1년 반 동안 모두 8번에 걸쳐 국가 전역에서 정전이 일어났다. 쿠바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날 정전 및 인터넷 중단을 경고하는 경보를 올해 7번째 발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가 평화로운 섬으로 전환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지만, 미군은 이르면 올여름 쿠바 공산정권 붕괴에 대비해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9일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쿠바 작전이 베네수엘라와 비슷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쿠바에서 군사 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때 강력했던 쿠바 군대는 1990년대 소련 붕괴 이후 쇠퇴했으나 미 정보기관은 쿠바가 300대의 군사 드론을 확보했으며, 이를 이용해 관타나모만의 미군 기지와 플로리다 키웨스트의 미군 함정을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에너지 위기의 원인을 미국 제재 탓으로 돌리며 “세계 최강대국으로부터 인류 역사상 최장기간의 봉쇄를 당하고 있지만 혁명 정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KLPGA 전관왕 정조준 김민솔, 전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신인 첫 4승 도전

    KLPGA 전관왕 정조준 김민솔, 전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신인 첫 4승 도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전관왕을 목표로 뛰는 김민솔이 이번 시즌 전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시즌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김민솔은 9일부터 나흘 동안 강원 정선군 하이원CC(파73)에서 열리는 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에 출전한다. KLPGA투어는 이 대회를 마치고 2주 동안 장마철을 피한 여름 휴식기에 들어간다. 이번 시즌 혼자 3승을 올리고 다승, 상금, 대상 포인트, 그리고 평균타수와 신인왕 포인트까지 5개 부문 타이틀 선두를 달리는 김민솔은 전반기를 4승으로 마치겠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 신인이 한 시즌에 4번 이상 우승한 사례가 없어 우승하면 새로운 이정표 하나를 더 세우는 셈이다. 이번 대회에는 김민솔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상금 랭킹 2위 서교림과 상금 랭킹 4위 유현조가 출전하지 않는다. 둘은 같은 기간 프랑스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김민솔에게는 호재다. 2006년 신지애에 이어 20년 만에 신인이 전관왕에 오르는 대기록을 노리는 김민솔은 목표 달성을 위해 출전 자격을 지닌 LPGA투어 메이저대회를 포기하고 KLPGA투어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회에는 처음 출전하는 김민솔은 “빠르게 코스에 적응해 내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면서 “순위나 타이틀보다는 매 대회에서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방신실은 대회 2연패를 노린다. 두산 매치 플레이 제패 이후 우승을 추가하지 못한 방신실은 대회 2연패와 시즌 2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방신실은 “부담감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즐겁게 플레이하고 싶다”면서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은 만큼 이번 대회가 터닝포인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내 플레이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다시 찾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최다 상금 대회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박현경과 김민선, 고지원, 박민지 등도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이 대회에서 2차례 우승한 임희정과 한진선은 ‘하이원 여왕’ 경쟁을 벌인다. 대회 코스는 KLPGA투어 대회 중 유일한 파73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파5홀이 4개에서 5개로 늘었다. 453야드의 긴 파4홀이어서 파보다 보기가 더 많이 나왔던 18번 홀이 올해는 버디 수확이 손쉬운 짧은 파5홀로 바뀌어 승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시즌 라운드당 버디 1위(3.8개) 김민솔은 “파5 홀이 5개인 만큼 최대한 많은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할아버지처럼 어슬렁”…눈물로 끝난 호날두의 마지막 월드컵

    “할아버지처럼 어슬렁”…눈물로 끝난 호날두의 마지막 월드컵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마지막 월드컵이 끝났다. 마지막까지 8강 진출을 꿈꿨지만 스페인의 극장골 앞에 무릎을 꿇었고, 경기 후에는 “할아버지처럼 어슬렁거렸다”는 혹평까지 쏟아졌다. 포르투갈은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1분 미켈 메리노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스페인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 이후 16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고, 포르투갈은 두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실패했다. 1985년생인 호날두는 경기 전 “이번이 내 마지막 월드컵이지만 스페인전이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지만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이번 대회까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그는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6개 대회 연속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마지막 도전은 16강에서 막을 내렸다. 경기 내용도 아쉬웠다. 호날두는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으로부터 팀 평균(6.7점)보다 낮은 평점 6.4점을 받았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승부를 가른 장면은 스페인의 용병술이었다. 후반 30분 교체 투입된 페란 토레스가 절묘한 침투 패스를 찔러줬고, 올모 대신 들어온 미켈 메리노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왼발 결승골을 터뜨렸다. 교체 카드 두 장이 만들어낸 한 방이 포르투갈의 마지막 희망을 무너뜨렸다. 경기 후에는 냉혹한 평가도 이어졌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으로 BBC 해설위원을 맡고 있는 크리스 서튼은 “최전방 공격수라면 끊임없이 움직이며 압박해야 하는데 호날두는 전혀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장을 할아버지처럼 어슬렁거리는 바람에 포르투갈이 탈락했다”며 “포르투갈에는 이번 월드컵이 시간 낭비였다고 느낄 만큼 뛰어난 젊은 선수들이 많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월드컵 통산 27경기에서 11골 2도움을 기록한 호날두는 화려한 기록과 달리 토너먼트 무대에서는 결정적인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번 대회 크로아티아와의 32강전에서 기록한 페널티킥 골이 월드컵 토너먼트에서의 유일한 득점으로 남게 됐다. 세계 축구를 양분했던 라이벌 리오넬 메시가 카타르 월드컵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존재감을 이어가는 가운데, 호날두의 월드컵 여정은 눈물과 함께 막을 내렸다.
  • 잿더미 될 뻔한 조선왕조실록… 4곳 비밀 요새서 지켜낸 역사

    잿더미 될 뻔한 조선왕조실록… 4곳 비밀 요새서 지켜낸 역사

    왜란에 불타고 남은 1부로 재간행춘추관·지방 사고로 나눠서 보관세계유산위원회 부산 개최 기념흩어졌던 4대 사고본 첫 한자리에승정원일기 등 유산 190점 전시 “역대 왕조의 실록을 다시 인쇄해 완벽히 구비했습니다. 임진왜란으로 한 권의 책도 전하지 못할 뻔했으나, 다행히 전주사고에 있던 실록에 의지해 수습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 3부를 찍어내 전주사고의 옛 원본과 교정본을 합쳐 총 5부를 만들었으니, 이를 전국의 외사고에 나누어 간직하는 일은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중대한 급무입니다.” ‘선조실록’ 선조 39년(1606년) 4월 18일 기록의 일부다. 임진왜란으로 전국의 사고(史庫)가 불타 없어진 후, 유일하게 살아남은 전주사고본을 바탕으로 실록을 재간행해 춘추관(내사고)과 지방의 4대 외사고에 나눠 보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록의 나라’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통치의 모든 과정을 치밀하게 기록하고 보존해 왔다. 1대 태조부터 25대 철종까지 472년 동안의 역사를 연월일 순으로 기록한 실록은 총 1893권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으로, 1997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깊은 산속, 천혜의 요새에 봉안됐던 4대 사고본(정족산·오대산·적상산·태백산) 실록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최초의 전시가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과 부산박물관은 7일부터 8월 30일까지 부산박물관에서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에 전하노니’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29일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부산 개최를 기념해 마련됐다. 실록을 비롯해 ‘승정원일기’, ‘일성록’, ‘조선왕조 의궤’ 등 190여 점의 문화유산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한데 모인 ‘성종실록’ 4대 사고본이다.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정족산사고 봉안 성종실록’은 임진왜란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원본(전주사고본)이다. 전쟁 이후 물자 부족 속에 급히 찍어낸 나머지 3부에 비해 크기가 확연히 크고, 표면에 밀랍을 바른 것이 특징이다. 조선 전기 장인들은 종이를 오래 보존하고 벌레나 곰팡이를 막기 위해 천연 밀랍을 한지 표면에 입혔다. 인쇄 과정에서 임시로 썼던 교정본인 ‘오대산사고 봉안 성종실록’에서는 붉은색으로 표시된 생생한 교정 흔적도 확인할 수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동일한 사건을 두고 기록의 성격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기술했는지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도 관람 포인트다. ‘정조의 즉위’라는 같은 사건을 다루지만, 실록이 제3자의 시선에서 객관적으로 역사를 기술했다면, ‘승정원일기’는 국왕의 비서 기관이 작성한 만큼 즉위 당일 대궐의 날씨, 국왕의 세세한 이동 경로, 신하들과 주고받은 대화를 담아냈다. 반면 왕의 국정일기인 ‘일성록’은 정조가 스스로 ‘나(予)’라고 지칭하는 1인칭 서술을 사용해, 할아버지인 영조를 잃은 깊은 애통함과 왕위를 이어받는 국왕으로서의 무거운 다짐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으로 잠시 옮겨져 보관됐던 ‘영조 어진’과 ‘철종 어진’도 다시 부산을 찾았다. 당시 부산국악원 창고로 옮겨졌던 어진들은 대부분 1954년 12월 용두산 대화재로 인해 안타깝게도 불에 타거나 크게 훼손됐다. 온전히 보존된 영조 어진이 익선관을 쓰고 홍룡포를 착용한 위엄 있는 모습인 반면, 화재로 3분의 1가량이 소실된 철종 어진은 화려한 군복(융복)을 입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이 밖에도 동래부(현재의 부산)의 옛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초량왜관도’와 조선통신사 기록물인 ‘조선통신사 행렬도’ 등이 함께 전시돼 부산이 과거 조선 왕조 대일 외교의 중심지이자 기록 문화 보존의 거점이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조선 왕조가 남긴 기록유산과 왕실 문화의 격조를 한자리에서 살피는 자리”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계기로 우리 유산이 지닌 가치와 우수성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천하의 염갈량인데 충격의 ‘0점 라인업’…데이터 위에 선 화이트 “경쟁심 발휘했다”

    천하의 염갈량인데 충격의 ‘0점 라인업’…데이터 위에 선 화이트 “경쟁심 발휘했다”

    숫자에 능한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작전이 제대로 막혔다. 확신에 찬 도박을 걸었지만 그간의 모든 데이터가 철저히 무효가 됐다. 숫자 위에 결국 사람이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한화 이글스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맞대결에서 타선이 폭발하며 8-1 대승을 거뒀다. 강백호가 홈런 2개, 노시환이 1개를 터뜨리며 전날 KT 위즈전 14-3 승리에 이어 또다시 타선의 위력을 보여줬다. 타자들의 방망이가 매섭긴 했지만 이 경기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한화 선발 오웬 화이트의 호투다. 화이트는 이날 7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시즌 5승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24에서 2.84로 크게 낮아졌다. 이날 LG는 무려 7명의 좌타자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홈런 1위 오스틴 딘과 포수 이주헌을 제외하면 가용한 좌타자를 모두 기용했다. 아직 부진한 홍창기가 오랜만에 톱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염 감독의 깜짝 승부수였다. 염 감독은 경기 전 “데이터를 보니까 (화이트가) 피안타율이 (좌우 타자 간) 거의 1할이 차이가 나서 왼손 타자들을 다 넣었다”면서 “피안타율이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건 분명히 데이터적으로 크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경기 전까지 화이트는 좌타 상대 피안타율이 0.292, 우타 상대 0.198로 차이가 컸다. 염 감독은 “게다가 첫 상대하는 투수”라며 “우리는 처음 만나는 투수에 약하기도 해서 데이터를 믿고 (좌타자를) 쫙 깔아봤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화이트는 상대 노림수를 간파했다. 이날 7이닝까지 111구를 던졌는데 최고시속 152㎞의 직구(37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26구), 포크(19구), 투심(12개), 커터(11개), 커브(6개)까지 골고루 섞어 던졌다. 제구되는 다양한 변화구는 결국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자주 헛돌게, 종종 빗맞게 했다. 힘이 빠진 7회말 오스틴에게 2루타를 맞고 천성호에게 이날 경기 유일한 볼넷을 내줘 2사 1, 2루가 된 게 이날 경기의 유일한 위기였다. 그러나 화이트는 문성주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자신의 힘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화이트는 경기 후 “LG 라인업에 좌타자가 많아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려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염 감독의 작전을 간파하고 얻은 이날 승리는 ‘지피지기 백전불태’(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화이트는 “7회 마지막 타자를 잡아낼 때는 많이 피곤하긴 했지만 나는 언제나 마운드에 있는 순간에는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모든 에너지를 쓰려고 한다”면서 “감독님과 팀이 7회를 마칠 기회 준 것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개인 최다 투구 수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서는 “LG가 강한 상대라 경쟁심을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리그를 평정하고 빅리그로 떠난 코디 폰세를 대체하기 위해 영입한 화이트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빠지며 의문 부호가 달렸다. 그러나 갈수록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과 함께 매 경기 호투를 펼치며 한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화로서는 올해 다시 전성기 시절 성적을 내고 있는 류현진과 화이트가 막강한 원투펀치를 이루면서 가을야구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마침 이날 승리로 한화는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다시 5위로 올라섰다.
  • 그는 일본을 훔친 것일까 아니면 기록했을까…‘시볼트’라는 수수께끼 [한ZOOM]

    그는 일본을 훔친 것일까 아니면 기록했을까…‘시볼트’라는 수수께끼 [한ZOOM]

    나가사키 앞바다에 조성된 작은 섬 데지마(出島). 축구장 두 개 정도 크기인 이곳은 단순한 항구가 아니라, 쇄국시대 일본이 세계를 향해 열어둔 유일한 창문이었다. 이 섬에 발을 들일 수 있는 외국인은 선교가 아닌 무역에만 관심이 있는 네덜란드 상인뿐이었다. 오래전 일본은 포르투갈과 활발히 교역했다. 포르투갈 상인을 통해 조총을 손에 넣었고 수많은 서양 문물을 접할 기회도 얻었다. 하지만 서양 문물과 함께 들어온 기독교가 불편했던 일본은 다시 빗장을 걸었다. 이어 종교 활동보다 상업에 더 관심이 많은 네덜란드 상인에게만 그 빗장을 열어주었다. ●네덜란드인으로 일본에 들어온 독일 의사 1823년 데지마에 독일인 의사 한 명이 발을 들였다. 네덜란드 식민지 당국 소속 군의관으로 위장한 그의 이름은 ‘필리프 폰 시볼트’(1796~1866)였다. 그는 1796년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의사였기에 자연스럽게 의학을 공부했지만, 마음은 언제나 머나먼 곳을 향해 있었다. 특히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탐험기를 읽으며 동양에 대한 동경을 키웠다. 이후 1822년 네덜란드로 건너가 군의관이 됐고, 이듬해 드디어 나가사키에 도착했다. 1824년에는 나가사키 외곽 나루타키에 진료소이자 학교인 ‘나루타키학원’을 세웠다. 시볼트의 명성을 듣고 일본 전역에서 15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그가 이곳에서 보여준 백내장 수술, 천연두 주사, 청진기 사용법 등은 당시 일본인들에게 경이에 가까웠다. 그는 수업료와 진료비를 돈으로만 받지 않았다. 대신 환자들로부터 식물 표본, 문헌, 지도와 같은 자료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5년 동안 모은 민예품과 표본은 2만 6000점이 넘었고, 나루타키학원 정원은 일본 각지에서 가져온 식물로 가득 찼다. ●시볼트 사건 1828년 임기를 마친 시볼트가 귀국을 위해 짐을 실어 보낸 배가 태풍을 만나 좌초되고 말았다. 그런데 바닷가로 흘러나온 짐 속에서 막부가 반출을 금지한 일본 지도가 발견됐다. 이것이 바로 ‘시볼트 사건’이다. 시볼트로부터 지도를 건네받았던 다카하시 가게야스는 체포된 뒤 감옥에서 세상을 떠났고, 시볼트는 1년간 억류된 끝에 영구 추방 결정이 내려졌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일본인 아내와 두 살배기 딸을 남겨두고 네덜란드로 향하는 배에 올라야만 했다. 그는 과연 의도적으로 일본 지도를 빼돌렸을까. 아니면 금지 품목이 무엇인지 모른 채 우연히 지도를 손에 넣었던 것일까. 역사적 기록은 두 가지 가설 사이 어느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추방된 자의 기록 네덜란드로 돌아간 시볼트는 데지마에서 수집한 자료를 정리하고 연구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이어 일본의 지리, 역사, 풍습 등을 담은 연구서 ‘Nippon’ 시리즈를 펴냈다. 이 책은 19세기 유럽에 일본을 가장 체계적으로 소개한 기록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조선에 대한 기록도 남겼다는 사실이다. 나가사키로 흘러 들어온 조선 표류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에게 전해 들은 조선의 언어, 풍습, 역사를 정리해 책에 담았다. ‘하멜 표류기’가 나온 지 약 200년 만에 다시 한번 조선에 대한 이야기가 유럽에 전해진 것이다. ●일본에 남은 시볼트의 후손 시볼트가 데지마에 남기고 떠난 딸 ‘쿠스모토 이네’(1827~1903)는 아버지의 제자들을 찾아다니며 서양 의술을 배웠다. 머나먼 네덜란드에 있는 시볼트 또한 그녀에게 약품과 의학 서적을 보내주며 딸의 길을 격려했다. 이네는 나가사키에 산부인과 병원을 개원했고, 일본 최초의 여성 서양의학 의사가 됐다. 한편, 이네의 딸 ‘쿠스모토 다카코’(1852~1938)는 외할아버지나 어머니만큼 유명세를 떨치지는 못했지만,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였다고 전해진다. 정설은 아니지만 일본 만화 ‘은하철도 999’의 여자 주인공 ‘메텔’이 다카코를 모티브로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31년 만의 귀환, 그리고 추방 1859년 시볼트는 네덜란드 무역회사 고문 자격으로 다시 일본 땅을 밟았다. 31년 만이었다. 어느덧 그의 나이도 63세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3년 만에 다시 추방당했다. 이번에는 일본 정세를 외국에 지나치게 많이 알린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렇게 다시 일본을 떠난 그는 1866년 독일 뮌헨에서 7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스파이 vs 기록자 오늘날 나가사키 데지마 복원 구역 곳곳에서는 시볼트와 관련된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나루타키학원이 있던 곳 근처에는 1989년 개관한 ‘시볼트 기념관’도 자리 잡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두 번이나 추방한 나라가 지금은 그를 기리고 있는 것이다. 시볼트를 단순히 일본에 서양 의술을 보급하고 일본을 유럽에 알린 영웅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그의 수집품은 일본이 허락하지 않는 방법으로 일본 땅을 떠났고, 그가 받은 연구비의 일부는 당시 네덜란드 식민지 당국으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그의 발자취에는 지식에 대한 열정과 제국주의 시스템이 뒤섞여 있다. 스파이인지 기록자인지 구분하는 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당대의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면 그 구분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 다른 나라의 지식을 모아 그것을 자신의 국가가 가진 권력에 사용하는 것은 19세기 유럽인에게 모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靑 “호남 전력·재생에너지 확대 가능…새 원전도 짓기로”

    靑 “호남 전력·재생에너지 확대 가능…새 원전도 짓기로”

    김우창 청와대 국가AI정책비서관은 3일 정부가 최근 발표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사업을 놓고 일각에서 전력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서남권은 재생에너지가 이미 충분히 많고, 더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비서관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내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곳은 크게 보면 서남권이나 부·울·경 쪽의 원전, 강원권 등이다. (수도권이나 충청 등) 중부권은 송전망을 타고서 와야 한다”며 “전력원에 가까운 곳에 생산 시설을 갖추는 게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일각에서 ‘재생에너지만으로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에는 “대한민국의 전력망은 다 연결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비율은 9%인 반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은 30%가 넘는다”며 “전반적인 세계 무역 기조 때문에 (재생에너지 비율을 늘리지 않으면) 수출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재생에너지 확대와 정부의 탈원전 기조가 상충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탈원전 기조’라는 주장은 (현 정부의 정책을) 조금 잘못 이해한 것 같다. 얼마 전 원전과 SMR(소형모듈원자로)를 짓는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나”라며 “원전을 새로 짓기로 했다. 탈탄소가 탈원전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김 비서관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사업의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대통령과 참모들의 티타임에 들어가면, 이 대통령은 ‘인허가 같은 것은 밤을 새워서라도 해라, 내가 직접 책임관이 되겠다’는 말씀을 한다. 용인에서는 첫 삽을 뜨는 데 6년이 걸렸지만, (호남에서는) 이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게 최고 권력자의 의지”라고 전했다. 또 “조만간 새로운 태스크포스(TF)가 만들어지고 대통령이 직접 챙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나를 비우는 시간, 3500㎞ 순례의 길

    나를 비우는 시간, 3500㎞ 순례의 길

    미국 버지니아주 이야기를 하려 한다. 정치 수도인 워싱턴 D.C.의 왼쪽, 그러니까 서편의 남북부를 감싼 지역이다. 버지니아 여정의 큰 축은 세 가지다. 애팔래치안 트레일(AT)의 맛보기라 할 맥아피 노브 트레킹, 셰넌도어 국립공원 드라이브, 그리고 이 지역에 새겨진 미국 역사 엿보기다. 버지니아는 그리 길지 않은 250년 미국 역사에 비춰보면 나름의 고도(古都)다. 미국 건국 초기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등 많은 대통령을 배출해 ‘대통령의 어머니’라 불렸다. 미국인들이 노스탤지어를 느낄 법한 자연과 역사문화유산도 꽤 많다. 셰넌도어 리버, 블루리지 마운틴 등 가수 존 덴버의 명곡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의 배경이 된 곳도 여기이고, 미국인에게 도전과 고난, 성찰의 대명사인 AT의 가장 유명한 봉우리 맥아피 노브도 여기에 있다.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알게 된 건 영화 ‘어 워크 인 더 우즈’(2015)를 통해서다. 미남 배우의 전형이라 할 ‘로버트 레드포드 형’이 주인공 빌 브라이슨을 맡고, 닉 놀테가 거구의 친구 카츠를 맡아 열연했다. ‘어 워크 인 더 우즈’는 동명의 책이 모티브다. 브라이슨을 세계적인 여행가의 길로 이끈 AT 도전 여정을 담은 여행 에세이다. 우리나라에선 ‘나를 부르는 숲’이란 제목으로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맥아피 노브의 너른 반석에서 본 절경 책과 영화는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책에선 브라이슨이 40대 중년이지만 영화에선 칠십 넘은 노인이란 점이 다를 뿐이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맥아피 노브에서 펼쳐진다. 시답지 않은 주제로 옥신각신하던 브라이슨과 카츠가 갑자기 입을 닫고 웅혼한 풍경에 젖어든다. 너른 반석 너머로 펼쳐진 블루리지산맥과 셰넌도어 계곡의 모습은 수많은 삶의 상처로 다져진 두 노인에게도 충격과 감동이었던 거다. 그 자리가 바로 맥아피 노브다. 영화 포스터 역시 맥아피 노브의 반석 위에서 둘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담았다. 실제 맥아피 노브는 AT의 끝없는 연봉 가운데 가장 유명한 봉우리다. 주말이면 새벽부터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 차고, 배후 도시 로어노크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조차 예약 전쟁을 치러야 할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물론 맥아피 노브에 행락객 수준의 산객들만 있는 건 아니다. AT 종주에 나선 순례자들도 같은 등산로를 걷는다. 그들은 행색 자체가 다르다. 무릎엔 보호대가 감겼고, 등산화는 너덜거리며, 마지막으로 씻은 게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온몸이 땀과 먼지로 뒤덮였다. 하지만 후줄근한 몰골과 달리 몸 전체에서 아우라가 뻗어 나오고, 그들을 향한 존경심이 솟는다. 이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무겁고 성찰적인 순간을 지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전하는 사람 중 절반이 하루 이틀 내에 산을 내려가고, 남은 절반의 절반이 코스의 중간에도 이르지 못한 채 포기한다는 AT는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북부 메인주까지, 애팔래치아산맥을 따라 14개 주에 걸쳐 있다. 버지니아는 그중 딱 절반이다. ●하이커들의 로망 ‘애팔래치안 트레일’ AT의 전체 거리는 2190마일, 약 3500㎞다. 1921년 조성이 시작돼 1937년쯤 완성됐다. 미국 3대 장거리 트레일 중 가장 먼저 조성된 길이자, 하이커들의 ‘로망’이다. 완주까지는 대략 5~6개월 걸린다. 우리의 ‘백두대간 종주’쯤 될까. 길이로야 견줄 수 없겠지만, 도전과 성찰이라는 산행의 본질적인 면에서는 같지 싶다. 해마다 4000명쯤 도전에 나서는데, 완주율이 평균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맥아피 노브 트레킹은 AT 완주에 견주면 새발의 피도 못 된다. 그래도 나무에 페인트로 새겨진 직사각형의 AT 상징 표지를 보며 걷는 느낌은 아주 독특하다. 카토바 산자락의 들머리(트레일 헤드)에서 맥아피 노브까지는 4마일, 왕복 8마일(13㎞) 정도다. 깔딱고개는 거의 없고,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등산로에선 늘 흑곰을 신경 써야 한다. 미국인들은 흑곰을 거의 동네 들개 취급하지만, 사실 새끼와 함께 있는 어미 곰은 무척 위험하다. 이번 트레킹에서도 하산길에 새끼 곰과 마주쳤다. 어미 곰의 존재를 확인할 틈도 없이 ‘빛의 속도’로 줄행랑쳐야 했다. 실제 책 ‘나를 부르는 숲’에서도 흑곰의 위험성을 수시로 경고하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맥아피 노브의 돌출 암반에 올라서면 눈앞이 탁 트인다. 블루리지 산맥이 성벽처럼 일직선으로 내달리고, 그 사이 움푹 들어간 골짜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너른 개활지가 펼쳐져 있다(그들은 이를 ‘계곡’이라 부른다). 산과 산이 가까이 겹쳐진 한국과 다른 이 구도가 낯설면서도 압도적이다. ●존 덴버의 노래 속 ‘컨트리 로드’ 이제 ‘컨트리 로드’를 따라 셰넌도어 국립공원을 향해 북진한다. 맥아피 노브에서 160마일(약 258㎞) 떨어져 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에선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를 따라 여유 있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도 AT의 경로에 포함된다. 잘 포장된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옆, 보이지 않는 숲속에 좁은 등산로가 나 있다. 셰넌도어를 유명하게 만든 건 단연 존 덴버의 노래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1971)다. 원래 이 곡은 버지니아와 맞붙은 웨스트 버지니아를 노래했다. 웨스트 버지니아에서는 지금도 공식 주가(州歌)로 불린다. 가사에 나오는 ‘올모스트 헤븐’이란 문구는 이 주의 표어가 됐다. 그런데 웬걸, 정작 가사에 나오는 그 산과 강은 일부만 웨스트버지니아에 걸쳤을 뿐 대부분 옆 동네, 버지니아에 속해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건 메릴랜드주의 한 도로다. 작곡, 작사가 모두 웨스트버지니아에 가본 적이 없다. 이는 미 대중음악계에서 공식 확인된 이야기다. 제목의 지명이 빗나간 줄도 모르고, 이 곡은 반세기 동안 미국인의 향수를 자극해온 거다. ●75개 전망대 있는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는 셰넌도어 국립공원의 산정을 따라 105마일(약 170㎞)가량 이어져 있다. 대공황 때인 1931년 공사를 시작해 1939년에야 전 구간이 열렸다. 길 여기저기에 75개의 전망대가 점점이 박혀 있다. 버지니아의 아름다운 지방도로를 달리다 보면 ‘배틀 필드’라는 표지판을 자주 본다. 버지니아는 ‘시빌 워’ 남북전쟁의 주 무대였다. 당시 남부연합의 수도였던 현 주도(州都) 리치먼드 등 어딜 가도 전쟁 유적이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두 번째로 크다는 프레데릭스버그 국립군사공원 등 국립공원만 6곳이고, 크고 작은 전장은 수백 곳에 달한다. 이 전적지를 엮어 ‘시빌 워 트레일’을 조성하기도 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 초입의 샬러츠빌엔 몬티첼로라는 예쁜 이름의 저택이 있다.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직접 설계하고 평생 고쳐 지은 집이다. 독립선언서를 쓴 손으로, 그는 이 집의 기둥과 돔과 정원까지 세심하게 그려냈다. 그러나 이 저택은 한때 600명이 넘는 흑인 노예의 노동으로 유지됐다. 제퍼슨과 그가 ‘소유’했던 여성 흑인 노예 샐리 헤밍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이야기는 이제 가이드 투어에서도 다뤄질 만큼 유명하다. 노예해방을 부르짖고 자유와 평등을 외친 사람의 집이 동시에 부자유스러운 현장이었다는 모순. 그러면서도 여전히 미국인, 특히 백인이 가장 사랑하는 유적 중 하나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이방인에겐 선뜻 와닿지 않는다. 몬티첼로 안에 제퍼슨의 묘와 묘비가 있다. 1987년 버지니아대학교와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제 여정의 마지막 방문지, 하퍼스 페리다. 원래 행정구역은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속하지만, 여태 여정을 함께한 셰넌도어강과 블루리지 산맥이 명맥을 다하는 곳인 만큼 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스카이라인 드라이브가 끝나는 프런트 로열에서 43마일, 약 70㎞ 거리다. ●남북전쟁의 도화선 ‘하퍼스 페리’ 하퍼스 페리는 셰넌도어강과 포토맥강 사이에 있다. 버지니아와 웨스트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세 개의 주가 만나는 곳이다. 블루리지 산맥은 여기서 끝이 나고, 셰넌도어강은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흘러온 포토맥강과 합쳐진 뒤 포토맥강이란 이름 그대로 워싱턴 D.C.를 향해 흘러간다. 하퍼스 페리는 남북전쟁의 도화선이 된 곳이다. 1859년 10월, 노예제 폐지론자 존 브라운이 22명의 동지와 함께 연방 무기고를 습격한 것이 미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두 쪽으로 갈라놓는 불씨가 됐다. 미국의 초기 역사가 고스란히 남은 마을을 샅샅이 둘러보려면 반나절로도 짧다. 여정을 마친 뒤 복귀하는 차 안. ‘컨트리 로드’를 들어야 하는 시간이다. “올모스트 헤븐, 웨스트버지니아~” 여태껏 이어진 풍경은 사실 버지니아의 것이었지만,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존 덴버가 지리를 헷갈렸다 해도 노래가 가리키는 마음, 산과 강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 마음만큼은 정직했으니 말이다. ●디스커버리호 있는 항공우주박물관 이제껏 다닌 곳과 결이 다른 명소 한 곳 덧붙인다. 밀리터리, 항공기, 역사 ‘덕후’ 모두를 만족시킬 곳.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덜레스 분관이다. 공식 명칭은 우드바-하지 센터. 워싱턴 D.C.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별관인데, 본관보다 규모가 크다. 하이라이트는 거대한 격납고에서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다. 근 40년 동안 지구상 어느 비행체보다 많이 우주를 오가며 39차례 임무를 수행했다. 그만큼 동체 곳곳에 우주의 상처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바로 앞은 전설적인 정찰기 SR-71 블랙버드다. 냉전 시대 음속의 세 배로 날며 오로지 스피드만으로 적의 미사일을 따돌리던 항공기다. 인류가 만든 유일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도 바로 옆에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이놀라 게이다. 1945년 8월 6일 괌 인근의 티니안에서 이륙해 일본 히로시마에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리틀 보이’를 투하한 폭격기다. 워낙 민감한 기체라 주변에서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해도 즉시 경보가 발령된다니 조심해서 보시길. 워싱턴 덜레스 공항 바로 옆에 있다. [여행수첩] -차 없는 미국 여행은 상상하기 어렵다. 차를 렌트 하는 건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렌터카 예약할 때 팁 하나. 호텔이나 항공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렌터카는 경험상 트립닷컴이 낫다. 인수와 반납의 다양한 조합, 차종의 다양성 등이 소비자 입맛에 잘 맞는다. 트립닷컴의 공식 자료로는 세계 1만 3000여 도시에서 다양한 렌터카 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차량 인수 전까지 무료 취소할 수 있는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일정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에서 검색할 때 현지 렌터카 업체보다는 허츠(hertz) 등 다국적 기업을 택하길 권한다. 현지 업체들이 가격 면에선 다소 유리하나 외지인에게 심리적 안정과 효율성 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업체가 낫다. 특히 허츠는 미국 내 점유율 1위여서 다양한 차종의 조합이 가능하다. -렌터카 사무실은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셔틀로 10분 미만 거리다. 허츠의 경우 반납할 때 군부대 바리케이드 같은 통제 시설물을 통과해야 하는데, 전혀 겁먹을 필요 없다. 표지판만 따라가면 된다. 이어 정해진 위치에 주차한 뒤 키를 차에 두고 귀국편 비행기에 오르면 끝이다. 미처 못 낸 고속도로 통행료, 채우지 못한 연료 등은 차량 인수 당시 업체가 미리 받아둔 본인 카드 예치금에서 결제된다. 차액은 2~3일 뒤 본인 계좌로 입금된다. -3성급 호텔의 경우 홀리데이인 같은 익숙한 글로벌 브랜드에 묵길 권한다. 현지 업체 중엔 홈우드(homewood) 계열 호텔의 가성비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익스텐디드 스테이 아메리카는 가급적 피하시라. 가격은 다소 저렴하지만 조식이 커피와 일회용 오트밀뿐이고, 시설도 낡은 편이다.
  • 서울역사 어린이박물관 100일 만에 1만 8000명 관람

    서울역사 어린이박물관 100일 만에 1만 8000명 관람

    서울역사박물관은 4일 어린이박물관 개관 100일을 앞두고 1만 8000명의 관람객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3월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유일한 박물관으로 문을 연 이곳은 상설 전시 ‘출발! 한양탐험대’로 어린이 관람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출발! 한양탐험대는 개인 단말기 ‘패롱이’를 활용해 전시를 관람하는 어린이들이 관람 경로를 선택하고 미션을 수행하며 조선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자기 주도 몰입형 체험 전시’다. 패롱이를 통해 지급받은 가상 화폐 ‘상평통보’를 활용해 물품을 구매하고 이를 활용해 조선시대 전시물과 연동해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하루 총 4회, 회차별 정원 70명이 관람할 수 있다. 한편 한성백제박물관은 7월에 이탈리아문화원과 함께 이탈리아 건축을 주제로 한 ‘같이 건설하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탈리아의 역사와 건축문화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다. 어린이가 건축과 디자인을 통해 이탈리아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참여를 원하면 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 “HIV 감염 어린이만 오세요” 편견 깬 초등학교 ‘놀라운 근황’ 전해졌다

    “HIV 감염 어린이만 오세요” 편견 깬 초등학교 ‘놀라운 근황’ 전해졌다

    “우리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은 그저 하루에 알약 한 개를 더 먹는다는 것뿐입니다” 중국에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아동을 위한 교육 시설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가 알려지며 중국 전역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북부 산시성에 위치한 ‘레드리본 초등학교’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HIV 감염 아동만을 위해 운영되는 교육 시설이다. 이곳은 현지 감염병 병원장 출신의 궈샤오핑(63)씨가 편견의 벽에 갇혀 있던 아이들을 위해 인생을 바쳐 일군 ‘교육적 피난처’다. HIV는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로, 감염자와의 성 접촉이나 주사 재사용, 감염자의 혈액 수혈 등을 통해 전파된다. HIV 감염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수년간 별다른 증상이 없는 잠복기가 이어질 수 있는데, 이 시기에도 바이러스는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서서히 파괴한다. 치료받지 않을 경우 평균 8~10년 사이 면역 기능이 크게 떨어져 에이즈 단계로 진행될 수 있다. 현재는 HIV를 조기에 발견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병원 병동에서 시작된 ‘비밀 교실’…편견 딛고 정식 학교로궈씨와 아이들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린펀시 감염병 병원장이던 그는 에이즈 병동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학교에 갈 나이가 됐음에도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목격했다. 부모로부터 수직 감염(출산 시 감염)된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고, 많은 아이가 부모를 에이즈로 잃거나 버려진 상태였다. 이에 궈씨는 병동 한구석을 개조해 간호사들과 함께 중국어 발음기호와 구구단을 가르치는 임시 교실을 열었다. 소문이 나면서 아이들이 늘어나자 그는 2006년 병원 등과 시민들의 기부금을 모아 에이즈 인식 리본의 이름을 딴 ‘레드리본 초등학교’를 정식 설립했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학교 설립 소식에 공사 인부들이 도망치기 일쑤였고, 교사를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였다. 공공 기금을 불확실한 프로젝트에 쓴다는 비판과 ‘분리 교육이 오히려 차별을 조장한다’는 따가운 시선도 존재했다. 이에 대해 궈씨는 “분리 교육에 대한 딜레마를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이 학교는 에이즈에 대해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외부 세계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 명도 죽지 않았다”…대물림 끊어낸 기적2011년 현지 정부의 정식 재정 지원이 시작되자 궈씨는 병원장 직을 과감히 내려놓고 학교 운영에만 전념했다. 학교는 단순한 교육 기관을 넘어 기숙사, 급식실, 활동 공간을 갖추고 매일 간호사와 교사들이 아이들의 에이즈 치료제 복용을 밀착 관리하는 의료·돌봄 공동체로 진화했다. 그 결과 현재 재학생 전원은 바이러스 수치가 타인에게 전파할 수 없는 수준인 ‘미검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궈씨는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 학교에서 단 한 명의 아이도 사망하지 않았다. 이것이 기적”이라고 전했다. 편견의 벽도 조금씩 허물어졌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건넨 지폐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까 봐 돈 받기를 거부하던 마을 상인들도 이제는 아이들을 평범한 이웃으로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다. 취업 성공에 의사의 꿈까지…사회의 일원으로학교가 뿌린 씨앗은 결실을 보고 있다. 7세 때 입학해 궈씨가 건넨 밥 한 그릇에 “처음으로 세상에 받아들여지는 기분을 느꼈다”던 한 감염 아동은 지난 2017년 대학에 진학한 뒤 인공지능(AI) 기업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후 2023년 같은 HIV 감염인 남편을 만나 학교에서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또한 에이즈로 부모와 세 동생을 잃고 절망에 빠져 있다가 궈씨의 손에 이끌려 온 17세 소년은 현재 “의사가 되어 인류를 구하겠다”는 꿈을 품고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졸업생 중 일부는 가정을 꾸려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기도 했다. 의학적 예방 조치를 통해 에이즈의 대물림(모자간 수직 감염) 고리를 완벽히 끊어낸 것이다. 2023년 궈씨가 정년퇴임을 한 뒤 현재 학교는 초기 임시 교실 시절부터 뜻을 함께했던 수간호사 출신의 왕샤씨가 이어받아 운영 중이며, 궈씨의 딸도 교직원으로 합류해 헌신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아이들은 태어날 때 선택권이 없었으니 좋은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궈 원장은 사람의 몸을 고치는 의사에서 아이들의 영혼을 구하는 스승이 됐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 경찰 “한화 대전사업장 폭발 당시 세척기 탱크 청소” 진술 확보

    경찰 “한화 대전사업장 폭발 당시 세척기 탱크 청소” 진술 확보

    지난달 1일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원인으로 고압 세척기가 대두됐다.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와 대전지방노동청은 2일 수사 브리핑에서 폭발 당시 세척기 탱크 청소를 진행했고 “세척 기계에서 발화가 있었다”는 현장 책임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탱크 세척 작업 중 폭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 등이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폭발이 일어난 56동은 배관·밸브, 장비 등을 분리·씻는 공간이다. 세척은 도구를 이용해 청소한 후 수조에 담갔다가 고압 기계를 사용해 추가 세척하는 과정을 거친다. 세척기는 작업 과정에서 쌓이는 화약 잔류물 등 찌꺼기를 임시 보관하는 금속 재질의 직사각형 모양인 탱크와 필터링 장치가 연결돼 있다. 세척기에 연결된 배관 청소는 외부 업체에 맡기지만 탱크 등은 작업자가 도구를 이용해 청소하는데 매뉴얼도 마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관계자는 “탱크 청소가 작업 절차서에 없는 부분까지 이뤄졌는지를 확인 중”이라면서도 “당시 현장에 있던 유일한 직원이 중상을 당해 조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폭발 원인으로 작업 중 정전기와 충격, 마찰, 누전 등 다양한 가능성과 화약 슬러지 보관량, 적정성 여부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당국은 3회 합동 감식을 통해 5700여 점의 증거를 압수해 분석 중이며 이 중 17점을 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 또 경찰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가재웅 대전사업장장을, 노동청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가 사업장장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손재일 대표이사를 각각 입건했다. 이들을 포함해 임원 1명 등 3명을 출국 금지했다. 나아가 관련성이 확인되면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감독기관인 방위사업청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밝혔다. 지난달 1일 오전 10시 59분쯤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내 56동 세척 공실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 李대통령 “박정희는 중화학공업, 김대중은 IT…3대 메가프로젝트 역사적 결단”

    李대통령 “박정희는 중화학공업, 김대중은 IT…3대 메가프로젝트 역사적 결단”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우리 국민 주권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이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우뚝 서는 세 번째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1970년대 박정희 정부는 중화학공업 육성으로 수출입국의 길을 열었고 2000년대 김대중 정부는 IT 기술 대국의 길을 닦았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생산 투자 등을 담은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 “단순히 지방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4차 산업 혁명의 최종 승자가 되는 유일한 길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역사적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미 한계를 직면한 수도권을 넘어 성장의 축을 전국으로 다극화하면 국토 전체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는 관련 정책과 법령의 정비, 또 예산 배정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아울러 추가로 이어질 투자 계획 수립과 투자 계획 추진에도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양극화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미래 30년을 책임지고 전국의 모든 청년에게 더 큰 기회의 창을 열어줄 이 길에 국민과 기업, 정부, 정치권 모두 하나된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어 “미래의 성장 동력 창출과 동시에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의 하나는 사회 곳곳에 깊숙이 자리한 불균형과 격차의 완화”라며 “K자형 양극화를 방치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고 나아가 국민 통합과 사회의 안정성마저 흔들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양극화 완화에 국정 성패가 달렸다는 자세로 다각도의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기본적 생활 안전망 강화를 토대로 공정한 노동시장 형성, 골목 경제 활성화, 청년을 포함한 모두의 자산 사다리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특히 “최근 예상되고 있는 추가 세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미래 세대를 위한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조성하는 데도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시진핑 “대만 독립 세력 타격… 통일 대업 추진”

    시진핑 “대만 독립 세력 타격… 통일 대업 추진”

    강한 군대로 무력 통일 의지 표출4연임 앞두고 내부 부패 척결 강조北김정은, 축전 보내며 관계 과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공산당 창당 105주년을 맞아 대만 통일 의지를 강조하며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창당 기념식에서 약 40분간 이어진 연설을 통해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우리 당이 흔들림 없이 추구해온 역사적 과제”라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반대하며, 조국 통일의 대업을 확고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란 현재 집권 중인 대만 민주진보당 정부를 가리킨다. 시 주석은 또 “강한 국가는 강한 군대를 가져야 하며, 강한 군대만이 국가 안보를 보장할 수 있다”며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 목표를 예정대로 달성해 빠르게 세계 일류 군대가 되어야 한다”고 대만 무력 통일과 연계되는 강군 목표를 내세웠다. 내년이면 창설 100년이 되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목표는 현대화를 완료해 미국 등 강대국에 맞서는 전투 실력을 갖추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군대를 통치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정당으로 100주년 목표는 대만 공격에서 승리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인민군을 세계 일류 군대로 더욱 빠르게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지난 1월 ‘군부 2인자’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숙청한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도 “장기적이고 전면적인 부패 척결 전쟁을 단호히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당 기념사에서 ‘분투’와 ‘투쟁’이라는 단어를 20여 차례 반복하며, 내년 당대회에서 4연임 확정을 앞두고 장기 집권을 위한 내부 단속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시 주석에게 창당 105주년 축전을 보내 긴밀한 북중관계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공산당이 없으면 새 중국도 없다는 것은 진리”라며 사회주의를 핵으로 하는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