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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녹취록 불똥 튈라’ 단일대오로 뭉쳐… 野 “김명수도 탄핵하라”

    與 ‘녹취록 불똥 튈라’ 단일대오로 뭉쳐… 野 “김명수도 탄핵하라”

    金녹취록 공개로 표결 직전 정치권 요동與 “국회 책무 다해야” 당내 표 다잡아김종인 “金, 후배를 탄핵의 골로 떠밀어”가결 못 막은 국민의힘, 金자진사퇴 촉구野 “분풀이 졸속탄핵 사법장악 규탄”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4일 국회는 임 부장판사 측이 탄핵을 고려해 자신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오전부터 요동쳤다. 일각에선 김 대법원장의 발언이 표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투표함을 연 결과 공동발의 161명을 가뿐히 넘은 179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나 법관 탄핵안은 헌정 사상 최초로 통과됐다.녹취록 공개의 여파를 우려한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내부 표 다잡기에 나섰다. 표결 전 의원총회가 끝난 후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이낙연 대표가 ‘탄핵소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인 국회가 책무를 다하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해 조사를 우선 진행하자는 대안도 제시했으나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본회의 내내 야당 의원들은 좌석 앞 칸막이에 ‘졸속탄핵 사법붕괴’, ‘엉터리 탄핵 사법장악’이라고 적힌 피켓을 붙여 두고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소추안 제안 설명을 하는 도중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는 의원도 일부 있었다. 여야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동안에도 고성이 이어졌으나 그 이상의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국회법에 따라 탄핵소추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다. 1시간가량 진행된 투·개표 결과 탄핵소추안을 공동발의한 161명보다 18표 더 많은 179표로 가결됐다. 반대는 102표였다. 공동발의에 동참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 등을 포함해 여야 어느 쪽도 ‘이탈표’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은 법관 탄핵 주장이 나온 직후부터 강하게 반발해 왔지만 결국 법관 탄핵의 뜻을 같이한 범여권 거대 의석에 균열을 줄 마땅한 방법은 찾지 못한 것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가결을 선포하자마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분풀이 졸속탄핵 사법장악 규탄한다”, “사법양심 내팽개친 김명수를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날 녹취록 공개 논란과 관련해 김 대법원장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리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대법원장이 정권의 판사 길들이기에 비겁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사표 수리를 거부하면서 후배를 탄핵의 골로 떠미는 모습까지 보였다”며 “비굴하게 연명하지 말고 스스로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법관 탄핵안이 통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5년 인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칼럼을 언론에 기고한 판사를 좌천시킨 뒤 2차 사법파동이 일어나자 국회는 유태흥 전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표결 결과 부결됐다. 2009년 광우병 촛불집회 재판 개입 의혹을 받은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탄핵소추 발의는 72시간 내에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폐기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이낙연, 판사 탄핵 가결에 “국회 의무로 사법 발전 기여”…“오명”(종합)

    이낙연, 판사 탄핵 가결에 “국회 의무로 사법 발전 기여”…“오명”(종합)

    찬성 179명, 반대 102표…與 주도 통과‘사법농단’ 임성근, 초유 법관 탄핵소추“임성근, 헌재 결정으로 응분 책임져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박근혜 정부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데 대해 “탄핵소추안을 상정해 의결한 것은 국회의 의무였다”면서 “사법의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은 헌정사에서 처음이다. 이낙연 “탄핵 소추 유일 기관 책무 다해” 이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임 판사가 다른 법관의 재판 독립성을 해친 일을 법원 스스로 헌법 위반으로 판단, 법관대표회의는 탄핵소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의 ‘법관 길들이기’ 비판과 관련해선 “위헌적 행위로 탄핵소추의 필요성까지 제기된 법관을 두둔해 어떤 사법부를 만들려 하는지 야당에 되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당론으로 정하지 않았고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는 거라 자유롭게 판단하겠지만, 탄핵 소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인 국회가 책무를 다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고 홍정민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탄핵 소추 대상인 임성근 판사와 관련해 “법원 내부에서 위헌이라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면서 “헌법 위반을 명시적으로 한, 다른 법관의 재판에 관여하는 헌법을 위반한 판사”라고 표현하며 사실상 찬성을 독려했다.與 “탄핵안 통과, 입법부 의무 수행한 것”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효 4표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범여권 군소정당과 무소속 의석을 제외하더라도 민주당의 대다수가 찬성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임 판사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가결시킨 뒤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홍 원내대변인은 의결 직후 서면논평에서 “탄핵안 통과는 사법부 잘못을 견제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입법부의 의무를 수행한 것”이라면서 “임 판사는 향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헌법위반 행위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국힘 “민주당·2중대들 다수 힘으로무리하게 법관 탄핵…국회 오명 남을 것” 주호영, 의총서 “부실 탄핵, 법원 겁박” 국민의힘은 이날 초유의 법관 탄핵소추를 강도 높게 규탄하고,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 발의를 포함한 후속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서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안 상정과 처리를 저지하려 했으나 의석수 열세로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부실 탄핵이고 법원 겁박”이라면서 “법조 경력이 얼마 안 되는 몇몇 의원이 주동이 돼 부실 탄핵으로 가고 있다”며 의원들에게 반대표결을 우회적으로 독려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의결 직후 배포한 논평에서 “중우정치의 민낯을 봤다”면서 “정권을 위한 법관 탄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과 2중대들이 법 절차를 다수 힘으로 무력화하고 무리하게 법관을 탄핵했다”면서 “이제 역사와 국민이 민주당을 탄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본회의 개의와 동시에 의사진행발언에 나서 임 부장판사 탄핵안 가결이 “국회 역사에 오명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국힘, 탄핵안 법사위 조사 요구민주당 재석 전원 반대로 기각 국민의힘은 탄핵안이 본회의에 보고되자 이를 법제사법위원회 보내 조사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관련 안건은 민주당 재석 의원들의 전원 반대로 기각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애초 예상과 달리 탄핵 표결에 참여했다. 여권에서 이탈표가 대거 나올 수 있다는 일부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일말의 기대와 달리 찬성 179표로 정족수를 넉넉히 넘겨 탄핵안이 가결되자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해 “사법 장악 규탄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명수를 탄핵하라”는 구호도 나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찬성 179표” 임성근 탄핵안 국회 가결…헌정사 첫 법관 탄핵소추

    “찬성 179표” 임성근 탄핵안 국회 가결…헌정사 첫 법관 탄핵소추

    與 찬성 주도 속 반대 102표 그쳐 박근혜 정부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효 4표였다.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은 헌정사에서 처음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임 판사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가결시킨 뒤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이낙연 “탄핵 소추 유일 기관 책무 다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정하지 않았고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는 거라 자유롭게 판단하겠지만, 탄핵 소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인 국회가 책무를 다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고 홍정민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탄핵 소추 대상인 임성근 판사와 관련해 “법원 내부에서 위헌이라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면서 “헌법 위반을 명시적으로 한, 다른 법관의 재판에 관여하는 헌법을 위반한 판사”라고 표현하며 사실상 찬성을 독려했다.주호영 “부실 탄핵, 법원 겁박” 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등 여권 의원 161명이 발의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의원들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부실 탄핵이고 법원 겁박”이라며 표결 참여를 독려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조 경력이 얼마 안 되는 몇몇 의원이 주동이 돼 부실 탄핵으로 가고 있다”며 의원들에게 반대표결을 우회적으로 독려했다. 국민의힘은 파면 절차에서는 본인의 변소를 들어야 하는데 국회에서 그 과정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임 부장판사 변호인의 변소서를 받아서 의원들에게 제공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시향, 근현대 작품들로 2월 무대…임동혁 스크랴빈 협주곡 협연

    서울시향, 근현대 작품들로 2월 무대…임동혁 스크랴빈 협주곡 협연

    서울시립교향악단이 18~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정기공연 ‘서울시향 임동혁의 스크랴빈 피아노 협주곡’을 연다고 4일 밝혔다. 서울시향 수석부지휘자 윌슨 응 지휘로 블라허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교향악적 변주곡’과 힌데미트 ‘화가 마티스 교향곡’을 연주하고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스크랴빈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한다. 블라허는 중국에서 태어난 독일의 작곡가이자 대본작가, 교육자로 윤이상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1947년 라이프치히에서 초연된 블라허의 파가니니의 주제에 의한 관현악 변주곡은 블라허 작품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곡 중 하나다. 파울 힌데미트 교향곡 ‘화가 마티스’는 마티아스 그뤼네발트를 주인공으로 한 동명의 오페라에서 유래한 곡으로 힌데미트가 오페라 대본을 직접 쓰고 1934년 작곡에 들어갔다. 그 해 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의뢰로 오페라 초고에서 일부 음악을 발췌, 편집해 3악장 구성의 교향곡을 먼저 발표했다. 스크랴빈 협주곡은 스크랴빈이 남긴 유일한 협주곡이자 첫번째 관현악 작품이다. 피아노 솔로와 2관 편성 오케스트라를 위한 이 협주곡은 스크랴빈의 청년기 작품답게 쇼팽을 연상시킨다. 근현대 작품들로 무대를 꾸미는 윌슨 응 수석부지휘자는 2019년부터 서울시향에서 활동하며 차세대 지휘자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성시연이 2007년 우승했던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3위로 입상하며 실력을 입증했고 프랑크푸르트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콩쿠르(2017), 파리 스베틀라노프 국제콩쿠르(2018), 아스펜음악제 제임스 콜론 지휘자상(2016) 등을 수상했다. 임동혁은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서 레프 나우모프를 사사했고 국제 청소년 쇼팽콩쿠르 2위(1996), 부조니 콩쿠르 및 하마마쓰 콩쿠르 입상(2000), 프랑스 롱 티보 콩쿠르 1위(2001),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1위 없는 공동 4위(2007) 등을 수상했다. 마르타 아르헤리치 추천으로 EMI 클래식 레이블로 출시한 데뷔 음반이 황금 디아파종상을 받기도 했고 이후 출시한 2집은 프랑스 쇼크상을 받았다. 공연은 한 자리 띄어 앉기로 진행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주 더 쉴듯” 코로나 양성에 농담까지한 英남성, 하루만에 사망

    “한주 더 쉴듯” 코로나 양성에 농담까지한 英남성, 하루만에 사망

    영국에서 세 자녀를 둔 한 버스 기사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SNS를 통해 한 주 더 일을 쉴 것 같다는 글을 올린지 하루만에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웨일스온라인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웨일스 남부 론다사이논타프주 애버시넌의 15년 경력 버스기사 케빈 울리(42)는 코로나19 확진 판정 하루 만에 사망했다. 앞서 이 버스기사는 지난달 2일 전날 밤 기침이 심해 잠을 잘 수 없었다며 자신의 고통에 관한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그는 “지난 밤은 최악이었다. 밤 9시 기침이 나기 시작해 11시 30분이 지나도 계속됐다”면서 “새벽 6시 마침내 잠이 들었지만 기침 탓에 다시 깬 시간은 7시였다”고 설명했다.이 버스기사는 그다음 날인 지난달 3일 새벽 6시반쯤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그달 1일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는 것을 통보해준 알림 문자를 공유했다. 이와 함께 “한 주 더 일을 쉬게 됐다”고 밝히면서 “적어도 난 일반 감기에 걸린 소녀처럼 굴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는 농담어린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그가 이때까지 자신의 증세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다.불행히도 그는 그다음 날인 지난달 4일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말았고, 함께 살던 여자친구 캐럴에 의해 발견돼 구급대까지 출동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에 대해 이 버스기사의 친형은 “가족들은 케빈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동생보다 앞서 코로나19에 걸렸지만 자신은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이 남성은 “동생은 검사받기 전날 내게 전화해 내 증상은 어땠었는지 질문했다. 내가 가래가 나왔었다고 말하니 동생은 기침 탓에 엄청난 양은 아니지만 목에서 피가 나올 정도라고 했다”면서 “동생이 실제로 겪었던 유일한 증상은 식욕 감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을 돌아다니는 동안 항상 사람들이 규정을 어기는 모습을 목격한다”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쓰더라도 코 밑으로 내리고 쓴 사람들의 모습은 내게 큰 좌절감을 안긴다”고 말했다. 사진=가족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나의 중국’ 정책 재확인한 美, 복잡한 속내는

    ‘하나의 중국’ 정책 재확인한 美, 복잡한 속내는

    국무부 대변인 “하나의 중국 정책 변하지 않았다”“내 단어 신중하고 싶다” 가치 판단에는 선 그어외려 “美, 세계서 中 압도할 준비 돼 있다” 강공 미중 날 세우면서도 협력할 부분에 대해선 인정‘전략적 경쟁·경제 동반자’ 두 얼굴 中 조율 관건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3일(현지시간) ‘하나의 중국’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집권 초기인 바이든호가 아직 대중 정책을 정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중국과 정면 대결을 벌일 때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전략적 경쟁자와 경제적 동반자라는 중국의 두 가지 측면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화시켜야 한다는 고민도 묻어난다.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프라이스 대변인은 기자의 첫 질문 때 곧바로 답하지 못하고 재차 질문한 다음에야 “이 지점에서 내 단어에 신중하고 싶다”며 하나의 중국 정책이 “변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반복했다. 미국이 중국에게 우호적이라는 식의 특정 의도가 전달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으로 읽혔다. 특히 해당 답변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둘러싼 서방국가들의 대중국 압박, 유엔 내 중국 견제를 통한 리더십 회복 등을 시사한 뒤에 나왔다. 외려 브리핑의 분위기는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조하는 느낌이 짙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얀마 상황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끌어내기 위해 미국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이날 오전에 나온 주요 7개국(G7) 성명을 언급하며 ‘서방 민주주의 국가 대 중국’의 프레임을 시사했다. G7 성명에는 “군부가 즉각 국가 비상사태를 중단하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권력을 복구하길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상원 인준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무엇보다 중국 대응을 위해 빠른 인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그린필드 대사는 수십 년 간 중국에 경종을 울렸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유엔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중국을 압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하나의 중국 정책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최근 미국은 사실상 이를 깨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홍콩에 대해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있다. 미국이 더 빨리 행동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주미 대만 대표가 초대됐다. 다만 미중은 최근 서로 날을 세우면서도 협력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한 연설에서 “(미국은)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연대와 협력은 유일한 선택이다”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군사·통상·금융·인권 등을 두고 연일 중국에 경고를 하고 있지만 기후변화, 북핵문제 등에서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필립 스티븐스 정치 평론가는 파이낸셜타임스 칼럼에서 “(그간) 중국에 대한 중상주의와 전략적 경쟁 사이의 우아한 저글링은 지능적인 균형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중국이 승리했다”며 베이징에 쏠려 있는 이익을 균형점으로 돌리기 위해 미국은 동맹과 협력국의 강한 단합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CNBC “애플-현대·기아차, 애플카 생산 계약 초읽기”

    CNBC “애플-현대·기아차, 애플카 생산 계약 초읽기”

    현대·기아차가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생산에 협력하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CNBC가 애플 쪽 소식통을 인용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르면 2024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의 기아 조립공장에서 애플카 생산을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양사는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데일리메일은 오는 17일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CNBC는 애플의 자동차 시장 진출은 필연적으로, 애플이 현대·기아차를 파트너로 삼을지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우선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5000억 달러(약 557조원) 시장인 반면, 글로벌 자동차·모빌리티 시장은 10조 달러(약 1경 1174조원)이기 때문에 애플이 진출 유혹을 느낄만한 분야라고 CNBC는 꼽았다. 한편으로 애플의 자동차 개발 전략을 잘 아는 소식통은 CNBC에 “(애플은) 현대차가 그들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유일한 자동차 제조업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모빌리티는 회사의 미래”라고 말하고 있으며, 애플과 협력함으로써 현대차가 앱티브와 합작해 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술 진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에 애플카 제작 여력이 갖춰졌다는 점을 들어 CNBC는 현대·기아차가 애플의 협업 파트너로 적당하다고 평가했다. 최초의 애플카는 자율주행차로 제작될 예정이어서, 테슬라와 직접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2018년 애플은 테슬라의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이던 더그 필드를 비롯해 테슬라 출신을 영입해 자율주행차 업무를 수행해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초기 애플이 1년에 10만대 애플카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전망했는데, 이 정도면 지난해 50만대 미만 전기차를 생산한 테슬라에 대적할만한 수치라는 평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월드피플+] 세계 최초 얼굴·양손 동시이식 성공…새 삶 얻은 美 청년

    [월드피플+] 세계 최초 얼굴·양손 동시이식 성공…새 삶 얻은 美 청년

    세계 최초로 얼굴 및 양손 동시이식 성공 사례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사고로 얼굴과 양손을 잃은 청년이 이식 수술로 새 삶을 얻었다고 전했다. 미국 뉴저지주 출신 조 디메오(22)는 2018년 7월 야간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졸음운전 사고를 냈다.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전신 80%에 3도 중화상을 입었다. 두 달간 24차례의 피부 재건 수술을 받았으나, 이미 눈꺼풀과 귀는 사라진 뒤였고 손가락은 절단해야 했다.얼굴과 양손을 잃은 청년에게 유일한 희망은 이식 수술뿐이었다. 하지만 성별과 피부색, 손 모양까지 여러 조건에 부합하는 기증자를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디메오와 면역체계가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을 확률도 단 6%에 불과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기증이 급감해 이식수술은 더 복잡해졌다. 디메오를 위해 뉴욕 전체를 뒤진 미국 뉴욕대 랭곤메디컬센터는 지난해 8월 적합한 기증자를 찾아냈다. 그리고 마침내 디메오는 새 얼굴과 새 손을 얻게 됐다. 사고 2년 만이었다. 23시간의 대수술에는 의료진 140명이 동원됐다. 수술을 집도한 에두아르고 로드리게스 박사는 “힘줄 21개, 큰 신경 3개, 큰 혈관 5개, 뼈 2개를 교체하는 대수술이었다. 감염을 피하려면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마치는 게 중요했다. 3D 프린터 등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기증자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얼굴 및 양손 동시 이식 수술 성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의 얼굴 및 양손 동시 이식 수술이 있었지만, 환자가 한 달 만에 합병증으로 사망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2011년 같은 수술을 받은 미국 여성은 거부 반응으로 손을 다시 절단해야 했다. 수술 후 적응 기간을 거친 디모에는 지난해 11월 퇴원해 재활 훈련 중이다.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물리치료와 언어치료 등 강도 높은 재활 훈련으로 혼자 옷을 입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로써 디메오는 세계 최초로 얼굴 및 양손 동시 이식수술 성공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로드리게스 박사는 “내가 만난 환자 중 가장 의지가 강하다. 재활 훈련에도 적극적이라 예후가 좋다”고 설명했다.디메오는 “이식 수술이 끝나고 처음 내 얼굴을 봤을 때 매우 낯설었다. 진짜 같지가 않았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얼굴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광대 윤곽도 보인다”고 기뻐했다. 이어 “아직 몸에 꼭 맞는 느낌이 아니라 재활을 계속하고 있다. 마치 아기가 된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인생을 사는 것 같다. 내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라면서 “기증자의 희생 없이는 이 모든 게 불가능했을 것이다. 언젠가 기증자 가족을 만나 직접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내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터널 끝에는 항상 빛이 있다. 당신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양지사 부지에 트윈타워 랜드마크 지식산업센터 들어선다…‘가산 어반워크’ 주목

    양지사 부지에 트윈타워 랜드마크 지식산업센터 들어선다…‘가산 어반워크’ 주목

    양지사 부지에 랜드마크 지식산업센터가 새롭게 들어선다. 노후화 단지 비중이 점점 커지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서 오랜 기간 자리해 인지도가 있는 부지에 들어서는 랜드마크 지식산업센터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양지사 부지 외에도 현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는 다양한 곳에서 지식산업센터가 분양 중이다. 준공 10년 이상의 노후화 단지 비율이 높아지고 주변 교통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져 신축 지식산업센터가 다양하게 들어서고 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국가산업단지 중에서 유일한 서울 소재인 단지로, 1967년 처음 조성돼 지금까지 명맥을 잇고 있는 유서깊은 산업단지다. 양지사 부지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곳이다. 서울디지털산업 3단지에 있는데, 특유의 낮은 건물로 고층 건물이 빽빽한 산업단지 속에서 오랜 기간 자리해 있었다. 이곳에서 새롭게 지어지는 지식산업센터 측은 이곳의 인지도를 물려받고 새롭게 랜드마크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지하 5층부터 지상 20층 2개 동의 트윈타워 구조를 가진 이 단지는 다양한 특화 설계와 역세권 입지, 안양천 조망권 등의 장점을 갖췄다. 해당 단지는 ‘가산 어반워크’다. ‘가산 어반워크’ I동은 업무시설 503실에 연면적 9만 1713㎡이며, II동은 340실에 연면적 6만 1611㎡ 규모다. 이 밖에 근린생활시설 113실과 업무지원시설 146실이 들어선다. 이 단지는 입주직원들을 위한 체력단련장과 샤워장, 라커룸을 비롯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업무 시설에는 세미나실과 회의실, 공용창고까지 구비해 최대한 편리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설비를 제공할 예정이다. 트윈타워 중앙에는 휴게공간이 조성된다. 근로자들은 이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안양천 조망이 가능하다. 개통을 앞둔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완료되면 코앞에서 공원으로 조성된 과거 서부간선도로를 산책할 수 있게 된다. ‘가산 어반워크’는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개발되는 마지막 역세권 부지 지식산업센터로도 떠오르고 있다. 가산디지털 3단지는 지식산업센터나 상가 등 개발이 대부분 완료된 지역으로 신규 분양, 특히 역세권 상품은 사실상 향후 몇 년간 나타나기 힘들어 사실상 마지막 분양이기 때문이다. 역세권 상품인 만큼 대중교통 접근성도 높다. 수도권 지하철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과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해 출·퇴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는 곧 근로자들의 높은 근무 만족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변 교통 호재도 다수 존재해 미래가치 또한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강남순환고속도로가 전구간 개통해 서울 남부 교통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서부간선도로, 남부순환로, 시흥대로 등 도로 교통 또한 원활해 도로 접근성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2021년 개통 예정인 지하화된 서부간선도로가 원활한 도로 교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안산과 서울을 잇는 신안산선(2024년 예정) 또한 개발이 예정돼 미래가치 또한 기대된다. 한편, ‘가산 어반워크’ 홍보관은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번째 헌재 심판대 선 ‘사형제’…인권위 “생명권 침해, 폐지해야”

    3번째 헌재 심판대 선 ‘사형제’…인권위 “생명권 침해, 폐지해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헌법재판소의 역대 3번째 사형제 헌법소원을 앞두고 “사형제는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지난 1일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헌재가 사형제 위헌 여부를 심판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사형 자체의 위헌 여부를 최초로 판단한 1995년에 헌재는 7대 2로 기각(합헌결정)했다. 지난 2010년 2번째 심판을 했지만 헌재는 5대 4로 기각했다. 이후 9년이 흐른 2019년 2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사형제 헌법소원을 또다시 청구했다. 인권위는 2007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희생자들처럼 오판에 의해 사형이 집행되었을 경우 그 생명은 회복할 수 없고 무고하게 제거된 한 생명의 가치는 아무리 공공의 이익을 강조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인권위는 사형제 범죄 억제의 효과는 확실하게 검증된 적 없으면서 교육·순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유일한 형벌이라고 지적했다. 강력범죄 중 사형 선고가 가장 많은 살인의 경우 범행 동기가 우발적이거나 미상인 경우가 50% 이상이다. 또 이미 제거된 생명을 교육시켜 순화하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다. 인권위는 “대한민국이 사실상 사형 폐지국을 넘어 사형제도 폐지를 통해 인간의 존엄한 가치가 존중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2005년 사형제 폐지에 대한 의견 표명을 시작으로 꾸준히 사형제 폐지를 주장해왔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30일 이후 23년 넘게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동안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등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정부에 사형제도 폐지를 지속적으로 권고해왔다. 정부는 지난해 UN 사형집행 유예(모라토리엄) 결의에 처음으로 찬성하기도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인도 밀림에 출몰한 희귀 흑표범… ’블랙팬서’의 자태 (영상)

    인도 밀림에 출몰한 희귀 흑표범… ’블랙팬서’의 자태 (영상)

    인도에서 희귀 흑표범이 포착됐다. 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한 국립공원에 보기 드문 흑표범이 출몰했다고 전했다. 해당 표범은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목격된 흑표범과 동일한 개체다. 현지 야생동물 사진작가 아누락 가완디(24)는 지난달 마하라슈트라주 타도바 국립공원에서 아주 희귀한 흑표범을 포착했다. 가완디는 “호랑이를 추적하던 중 사슴 울음소리가 들렸다. 곧바로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흑표범이었다. 사슴 사냥에 나선 흑표범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고 밝혔다.곧바로 차를 세운 작가는 약 9m 거리를 두고 흑표범을 관찰했다. 표범은 먹잇감을 놓치지 않으려 사슴에게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도, 주위에 대한 경계는 늦추지 않았다. 몇 분간 기회를 엿보던 흑표범의 사냥은 그러나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다시 공원 도로 쪽으로 발걸음을 돌린 흑표범은 15분~20분 정도 앉아 휴식을 취하다 사라졌다. 표범은 가완디가 1년 전 마주친 흑표범과 같은 놈이었다. 작가는 “작년 1월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었다. 다시 보게 되어 정말 기뻤다. 처음과 같은 긴장감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촬영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수컷인 표범은 타도바 국립공원의 유일한 흑표범으로, 사람들 눈에 띌 때마다 화제가 된다. 작년 6월 또 다른 관광객도 국립공원에서 흑표범을 촬영해 눈길을 끌었다. 가완디는 “황토색 땅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흑색 외양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흑표범은 멜라닌 결핍에 따른 알비니즘(Albinism, 백색증)과 정반대인 멜라니즘(Melanism, 흑색증)으로 인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을 띤다. 열성 유전자에 따른 현상이지만 위장이 쉬워 사냥에서만큼은 일반 표범보다 우위를 점한다. 마블의 히어로 ‘블랙팬서’가 바로 이 흑표범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다.표범 전체의 11% 정도가 멜라니즘 개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표범이 흑표범을 낳기도 하고, 반대로 흑표범이 보통 표범을 출산할 때도 있어 별종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른 표범과 마찬가지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위기 취약(VU)종으로 등재돼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유럽에서 만나는 풍성한 한류 콘텐츠 ‘소셜 커뮤니케이션부터 웹툰, 스포츠까지’

    유럽에서 만나는 풍성한 한류 콘텐츠 ‘소셜 커뮤니케이션부터 웹툰, 스포츠까지’

    몇 년 전만 해도 자동차, 전자 등 제조업 기업들이 진출해왔던 유럽 시장에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진출 성과를 얻고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K팝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유럽 최대 음악 시상식인 ‘2020 MTV 뮤직 어워드’에서 4관왕을 차지했으며, 네이버웹툰이 유럽 곳곳에서 기록적인 성적을 세우며 ‘웹툰계의 넷플릭스’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소셜 커뮤니케이션,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책임지는 K-기업들이 탄탄한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보이며, 이러한 시장 개척이 기업의 역대 최고 실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방법은 무엇일까.■ 유럽에서 성과 거둔 유일한 K-소셜 플랫폼, 하이퍼커넥트 아자르 글로벌 영상기술 기업 하이퍼커넥트에서 서비스 중인 영상 메신저 ‘아자르’는 2020년 12월 애플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크 기준, 전 세계 60개국에서 매출 Top 10(앱애니 기준)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어왔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성과가 괄목할 만한데, 2020년 유럽 전체 구글 플레이 비게임앱 기준 4위(센서타워 조사)를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누적 5.4억 다운로드, 해외 이용자 비중만 99%에 달하는 아자르의 이와 같은 성공 비결로는 ‘손바닥 위의 지구촌’이라는 콘셉트가 꼽힌다. 스와이프 한 번으로 230개 국의 사용자와 매칭, 국가, 문화, 언어, 성별의 장벽을 넘어 유사한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과 만나 대화할 수 있다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앱 내에서 매일 평균 7000만 건의 영상 통화가 이루어지는 등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소셜 커뮤니케이션으로 자리 잡았다. 하이퍼커넥트의 독보적인 기술력 및 현지화 전략 또한 주목할 만하다. 업계 최초로 웹RTC 기술의 모바일 상용화에 성공한 하이퍼커넥트는 국가, 통신망, 단말기 사양 등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환경에서도 최적화된 영상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안전한 커뮤니티 환경 조성을 위한 실시간 영상 인공지능(AI) 모니터링 기술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 최근 0.006초 이내에 부적절한 콘텐츠를 사전 차단 및 필터링할 수 있는 단계까지 실시간 영상 AI 모니터링 기술을 발전시켰다. 또한, 독일· 터키 등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8개 국가에 현지 법인과 사무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프랑스·체코 등 20개국 출신의 외국인을 채용하는 등 다양한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하이퍼커넥트는 아자르 외에도 지난 11월 글로벌 100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소셜 디스커버리 앱 시장을 겨냥해 신규 서비스 ‘슬라이드’를 북미, 독일 지역에 출시했고,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2020년 상반기 123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등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작가 지망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은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유럽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19년 12월 프랑스어 및 스페인어 버전을 출시한 네이버웹툰은 2020년 3분기 유럽에서 약 550만 명에 육박하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기록했다. 특히 프랑스 구글플레이 코믹스 부문 다운로드 수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 2월에는 비게임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네이버 웹툰은 유럽 이용자 확대를 위해 긴밀한 현지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프랑스와 스페인에 국내 베스트도전 서비스를 모델로 현지 작품 발굴 및 작가를 양성하는 플랫폼 ‘캔버스(CANVAS)’를 오픈해 현지 작가의 양성부터 데뷔까지 지원하고 있다. 각 국가별 현황에 맞는 공모전 또한 진행,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공모전에 각각 1200여 개, 4000여 개에 달하는 작품들이 응모되었다. 네이버웹툰은 이러한 성적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내 독일어 서비스 정식 출시를 알리기도 했다. 유럽 이용자 및 창작자에 힘입어 네이버 웹툰은 지난해 거래액 8200억원을 기록했다. ■ 컴투스, 서머너즈 워로 유럽 시장을 호령하다 모바일 게임 기업 컴투스는 RPG 게임 ‘서머너즈 워’로 북미는 물론 유럽에서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2020년 6월 기준, 컴투스는 6년 동안 유럽 30개국을 포함해 전 세계 78개국에서 게임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특히 프랑스에서는 전체 서비스 기간 중 약 90% 이상인 1982일간 Top 10을 기록했다. 유럽 시장에서의 컴투스 성과는 적극적인 현지 니즈 반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컴투스는 2018년부터 매년 유럽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 유럽컵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프랑스에서 월드 결선을 개최했다. 유럽에서의 성과는 컴투스의 역대 최대 실적으로도 이어졌는데, 2020년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128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고, 그중 북미·유럽에서 거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해 전체 매출 규모를 끌어올렸다. 컴투스는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독일 중견 게임사인 OOTP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과의 M&A와 협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 스포츠계 구글을 향해, 비프로컴퍼니 축구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비프로컴퍼니는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한 ‘비프로일레븐’ 서비스의 성공으로 유럽 프리미어리그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비프로일레븐은 경기장 중앙에 설치된 3대의 카메라로 슈팅 수, 패스, 드리블 거리 등의 데이터를 추출하고 선수 및 감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로, 프로축구팀의 성적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등 전 세계 12개국 710개 구단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비프로컴퍼니는 창업 초기부터 축구 산업이 가장 발달한 유럽 시장에 집중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창업한 지 2년째 되는 해에 사무실을 독일 함부르크로 옮겨 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수 유럽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 스포츠산업이 침체되었던 작년 6월에도 1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이를 토대로 스카우팅 플랫폼 등의 신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한울 3·4호기 건설 후 北송전” 정부, 北 원전 문건 전문 공개(종합)

    “신한울 3·4호기 건설 후 北송전” 정부, 北 원전 문건 전문 공개(종합)

    산업부 “아이디어 차원서 검토 후 종결”“정부 정책으로 추진된 적 없다, 논란 유감”文·與, ‘北 원전 의혹제기’ 김종인 연일 비난野 “北원전 건설, 비핵화 대가 아닌지 밝혀라”산업부 월성감사 직전 삭제 530건에원전 내부 자료에 ‘北원전 추진’ 포함2018년 1·2차 남북정상회담 사이 작성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감사원 감사 직전 폐기된 530건에 포함돼 논란이 된 ‘북한 원전 건설 문건’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산업부는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자료”라면서 “추가적인 검토나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이 그대로 종결됐다”고 밝혔다. 삭제된 줄 알았던 파일은 원전 파일을 삭제해 구속된 담당 서기관이 아닌 산업부 원전산업과 내 다른 동료 컴퓨터에서 발견돼 의문을 낳기도 했다. 산업부 “해당 원문 공개하니 논란 종식되게 협조 부탁” 산업부는 이날 오후 북한 원전 건설 문건 관련 자료를 공개한 후 입장자료를 통해 “해당 사안이 현재 재판 중인 사안임에도 불필요한 논란의 종식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감안해 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자료 원문을 공개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산업부는 “이 사안은 정부 정책으로 추진된 바 없으며, 북한에 원전 건설을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청와대와 여당의 주장과 같은 맥락에서 발표했다. 그러면서 산업부는 “해당 자료로 인해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된 것에 대하여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해당 자료의 원문을 공개하는 바, 논란이 종식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보고서에 北 원전 시나리오 3가지 제시백지화된 신한울 3·4호기 건설 北 송전 삭제된 문건 6쪽, 산업부 컴퓨터에 남아 있어함경남도에 원전 2기 건설…DMZ 원전 건설 공개된 자료는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이라는 제목의 6쪽짜리 문건이다. 보고서 첫머리에는 “향후 북한 지역에 원전 건설을 추진할 경우 가능한 대안에 대한 내부 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이라고 명시돼 있다. 보고서는 본문에서 원전 건설 추진 방안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1안은 과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부지인 함경남도 금호지구에 원전 2기와 사용후핵연료 저장고를 건설하고 방폐장 구축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2안은 DMZ에 원전을 건설하는 내용이며, 3안은 백지화한 신한울 3·4호기를 건설한 후 북한으로 송전하는 방안이다. 보고서는 말미에 “북한내 사용후핵연료 처분이 전제될 경우 1안이 소요시간과 사업비, 남한 내 에너지전환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설득력이 있다”고 밝혔다.“불확실성 높아 현 시점선 추진 한계”삭제 530개 중 文정부 작성 272개 이어 “다만 현재 북미간 비핵화 조치의 내용, 수준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현 시점에서 구체적 추진방안 도출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비핵화 조치가 구체화되고 원전 건설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추진체계, 세부적인 추진방안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공개된 원문은 삭제된 문건과 동일한 자료로, 산업부 내부 컴퓨터에 남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산업부는 공개된 530개 삭제 파일 목록을 확인한 결과, 이전 정부에서 작성된 자료가 174개이고 현 정부에서 작성된 자료가 272개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 외 작성 시기 구분이 어려운 문서는 21개, 문서가 아닌 자료(jpg 등)는 63개로 파악됐다고 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북한 원전 관련 자료로 예시된 17개 파일 중 산업부에서 작성한 자료가 이날 원문을 공개한 ‘북한 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과 공개하지 않은 ‘에너지분야 남북경협 전문가’ 등 2개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자료들은 1995년부터 추진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관련 공개 자료와 전문가 명단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1995년 3월 설립된 북한의 핵무기 개발 포기 조건으로 북한의 전력 공급을 위한 경수로 사업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한미일 국제 컨소시엄이다. 삭제된 줄 알았던 원전 문건, 같은 부서 옆 동료 컴퓨터서 발견 앞서 산업부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서도 “정부가 북한 원전 건설을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정부 정책으로 추진된 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야당을 중심으로 ‘원전게이트’ 논란이 지속되자 관련 보고서 전문을 공개, 종지부를 찍기 위한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감사원 감사 직전 삭제된 줄 알았던 문건이 같은 부서 내 다른 동료 공무원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것과 관련, 내부망에 공유하다가 내려받기가 된 건지, 담당 서기관이 직접 옮긴 건지, 중요 문건이라 후임자를 위해 향후 발전시키기 위해 참고용으로 남겨둔건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文 “구시대의 유물 정치” 野 맹비난민주 “망국적 매카시즘, 악질 북풍공작”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부가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짓는 방안을 추진했다는 야당의 주장을 ‘구시대의 유물정치’로 규정하며 이례적인 맹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야당을 향해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켜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이 제기한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을 “망국적 매카시즘”으로 규정하며 총력 반격에 나섰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때만 되면 북풍공작을 기획하는 보수 야당의 고질병이 도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개 꼬리 3년 묻어도 족제비 꼬리 안 된다더니 틀린 말이 아니다”라면서 “국민의힘의 보수 혁신은 실패했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역대 북풍 공작 중에서도 최고 악질”이라며 청와대에 이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고소·고발한다고 말했다.野 “불법 탈원전 몰면서 핵무기 든김정은에 원전 지어주려 한 이적행위” 국힘 초선 31명 “靑 법적조치 겁박, 집단 조현병 아닌가 의심” 국조 요구 반면 이번 의혹을 “이적행위”로 규정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감사원 감사 결과와 검찰 수사에서 나타나는 정황들로 볼 때, 정부가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으면 각종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불법 탈원전 정책을 몰아붙이는 한편에서 핵무기를 손에 든 김정은에게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는 것은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는 이적행위”라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초선 의원 31명은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은 공작 취급, 담당 공무원은 ‘신내림’이라 하며, 대통령 참모는 전 정권에서 검토된 일이라고 전가하고, 청와대는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겁박한다”면서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게 아니라면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나머지 1년 임기를 무사히 끝내는 유일한 길은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것뿐”이라면서 “우리의 의혹이 무책임한 발언이라면 우리를 고발하라”고 덧붙였다.유승민 “文, 비핵화 대가로 盧때 중단된경수로 건설 재개 검토 지시 의혹 핵심”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적행위, 여적죄, 북풍공작 같은 험한 말로 싸울 게 아니라 청와대와 산업부의 해명이 진실인지부터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비핵화의 대가로 노무현 정부 때 중단된 경수로 건설을 재개하고 싶은 생각에 원전을 검토할 것을 (산업부에) 지시하지 않았느냐가 의혹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산업부가 정작 북한에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 파일을 월성 1호기 감사원 감사 방해 과정에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산업부는 감사원 감사 직전 원전 관련 530건의 자료를 몰래 삭제했고 가담한 공무원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청와대는 당일 문재인 정부가 국내 원전은 폐쇄하면서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기로 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이적 행위’라고 표현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북풍 공작과도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묵과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는 원전의 위험성을 부각하며 없앨 거라면서 북한에는 그런 원전을 짓느냐”며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졌다.김종인 “원전게이트 넘어선 이적행위”“윗선 지시 없이 불가, 진상규명위 구성”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정부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및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과 관련해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한 것은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들의 공소장과 그들이 삭제한 파일 목록을 검토한 후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 등을 불법 사찰했다는 명확한 증거도 나왔다”면서 “문 정부의 민간인 사찰 DNA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권 결탁 공무원들이 삭제한 관련 문건은 집권 세력이 그토록 숨기려 한 원전 조기폐쇄의 모든 것이 담긴 일종의 블랙박스와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 윗선의 지시가 없고서는 이렇게 공문서를 대거 무단 파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당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핀란드어 북쪽의미 ‘뽀요이스’ 폴더‘북한 원전 추진’ 줄인 ‘북원추’ 폴더 검찰 등에 따르면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침입 혐의를 받는 A(53)씨 등 산업부 공무원들은 감사원 감사 직전 530건의 원전 관련 내부 자료를 삭제했다. 이 중에는 ‘북한 원전 건설 및 남북 에너지 협력’ 등 북한 원전 관련 자료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대전지검 공소장에 나와 있다. 핀란드어로 ‘북쪽’이라는 뜻의 ‘뽀요이스’(pohjois)라는 핀란드어 명의 폴더와 ‘북한 원전 추진 방안’ 줄임말로 읽히는 ‘북원추’ 명의 폴더 등에는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과제나 북한 전력산업 현황과 독일 통합사례 파일 등이 들어 있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작성 날짜로 추정되는 파일 이름 숫자상으로는 ‘2018년 5월 2∼15일‘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이는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4월 27일)과 2차 남북정상회담(5월 26일) 사이다.작성시점은 2018년 5월 2~15일1·2차 남북정상회담 사이 작성 530개 삭제 파일 목록에는 1차 정상회담이 열린 지 5일만인 2018년 5월 2일자 ‘에너지 분야 남북경협 전문가_원자력.hwp’ 파일, 5월 14일과 15일자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hwp’ 등이 포함돼 있다. 공소장에 적시된 삭제된 북한 관련 문건 17건 가운데 6건이 남북정상회담 사이에 만들어졌다. 삭제된 파일은 검찰이 복원한 결과 모두 ‘60 pohjois’라는 상위 폴더 밑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핀란드어로 ‘Pohjois-Korea’다. pohjois 폴더에는 ‘북원추’라는 하위 폴더도 있었다. 이에 대해 북한 원전 추진 계획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도록 보안에 철저히 신경을 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폴더에는 ‘북한 전력산업 현황 및 독일 통합사례.pdf’,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 과제.PDF’, ‘에너지 분야 남북경협 전문가_원자력.hwp’, ‘KEDO 관련 업무경험자 명단.XLSX’등의 파일도 있었다. 산업부가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보고서 10여건을 만든 시점이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5월 초·중순인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2018년 5월 당시 북한의 부족한 전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원전을 북한에 지어주는 방안을 검토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네티즌 “안전 문제로 국내 원전은폐기한다더니 북한에는 짓느냐”“北건설 떳떳하다면 왜 삭제하느냐”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에서 진행하는 월성 원전 의혹 사건 수사 방향과는 관련성이 떨어지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는 “정부가 국내에선 탈원전하며 북한에선 원전을 추진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댓글 등을 통해 “왜 국내 원전은 없애려고 하면서 북한에는 원전을 건설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안전상 문제로 원전을 폐기한다더니 북한에는 원전을 짓느냐”, “원전은 국가 핵심기술이자 국가기밀이다. 핵은 없어도 원전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핵을 만든다면 단기간에 만들 수 있다는게 국제사회 중론이데 이를 북한에 만들겠다는 것은 이적 행위와 다를 바 없다” 등의 글들이 쇄도했다. 또다른 네티즌들은 “북한에 대한 원전 추진이 떳떳하다면 왜 주말에 몰래 나와 삭제하느냐”, “핵무기를 추진한 북한에 대한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검찰의 원전 수사를 막으려고 했던 게 대북 원전 건설 같은 이유 때문이었느냐” 등의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도 쏟아졌다. 이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과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 대통령 “구시대 유물 같은 정치” 일침에 국힘 “진실 밝혀”(종합)

    문 대통령 “구시대 유물 같은 정치” 일침에 국힘 “진실 밝혀”(종합)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야권에서 제기한 정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 공세를 겨냥해 “구시대 유물 같은 정치”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원전이나 북한이라는 단어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명확하게 최근 야당에서 제기한 북한 원전 추진 의혹 공세를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부와 국회,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민생문제 해결을 두고 더 나은 정책으로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구시대의 유물’ 언급은 지난 29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며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라고 주장한 것을 겨냥한 것. 남북 화해·협력을 강조하는 정치인 등을 ‘이적행위’로 몰아붙이는 과거 정치세력들의 색깔론 공세를 ‘구시대의 유물’로 받아친 것이다.현재 국민의힘 등 야당은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감사원 감사와 관련, 컴퓨터에서 삭제한 문건들 중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등 문건이 포함된 점을 들어, 정부가 극비리에 북한에 원전 건설을 추진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8년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USB’에도 원전 관련 내용이 담겨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29일 김 위원장의 ‘이적행위’ 발언 직후 곧바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 야당의 주장을 “터무니없다”고 강력 반박하는 등 신속하게 강경 대응에 나선 것도 문 대통령의 단호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와 여권은 현정부 출범 이후 북한에 원전 건설을 추진한 적이 없다고 즉각 반박하면서 특히 이번 의혹이 남북정상회담 상황으로 번지는 데 대한 상당한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전달한 USB는 남북 경제 협력 구상을 담은 ‘한반도 신경제구상’ 내용으로, 전력발전과 관련해선 원전이 아닌 화력 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게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여권 인사들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민을 혹세무민하는 터무니없는 선동”이라며 “정책공방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선을 넘었다. 완전히 색깔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 힘 “구시대 잔재 극복 방법은 진실 밝히는 것” 문 대통령의 일침에 국민의힘은 “어디선가 많이 들은 래퍼토리”라면서 “국민이 원하면 광화문광장에라도 나와 대화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고 맞받았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는 구시대의 잔재를 극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면서 “있는 그대로 남한 원전 파괴, 북한 원전 건설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불법 탈원전 정책을 몰아붙이는 한편에서 핵무기를 손에 든 김정은에게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는 것은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는 이적행위”라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초선 의원 31명은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은 공작 취급, 담당 공무원은 ‘신내림’이라 하며, 대통령 참모는 전 정권에서 검토된 일이라고 전가하고, 청와대는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겁박한다”며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게 아니라면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나머지 1년 임기를 무사히 끝내는 유일한 길은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것뿐”이라며 “우리의 의혹이 무책임한 발언이라면 우리를 고발하라”고 덧붙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고인의 공과 모두 기록하겠다” 박원순 추모단체 입장

    “고인의 공과 모두 기록하겠다” 박원순 추모단체 입장

    “인권위원회 판단 무겁게 받아들여모든 인간 완전할 수 없단 사실 인정”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추모사업단체가 고인의 공과 모두를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1일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일부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달 25일 나온 인권위 결정과 관련해 “박 전 시장을 둘러싼 사건에 대한 사실상 유일한 판단이자 모든 관련 쟁점의 종합적인 결정”이라며 “인권위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피해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인권위 조사에서 전현직 비서실 직원들의 성희롱 행위 묵인·방조 의혹이 증거가 없다고 판단됐다며 “피해자 대리인과 일부 여성단체들은 사과 등 이번 사건을 둘러싼 혼란에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모든 인간이 온전하고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삶의 역정과 가치를 추모하면서 공과 모두를 기록해나갈 것이다. 이는 그와 친구로, 동지로 수십 년을 함께했던 우리들의 마땅한 책임이다”라고 밝혔다. 성공회 신부인 송경용 나눔과미래 이사장이 대표인 이 단체는 참여연대·아름다운가게·아름다운재단·희망제작소·서울시 등에서 박 전 시장과 인연을 맺은 각계 인사 70여명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달 25일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에게 한 성적 언동 일부를 사실로 인정하며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 가능하다”며 “이와 같은 박 전 시장의 행위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탈북한 류현우 北대리대사 “김정은 비핵화 못한다”

    탈북한 류현우 北대리대사 “김정은 비핵화 못한다”

    탈북 및 국내 입국 후 CNN과 첫 인터뷰‘경제 제재 대가로 핵무기 감축 협상은 가능’‘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 제재 계속돼야 한다’‘트럼프 외면했던 인권 문제 바이든은 달라야’‘북에 두고 온 가족 걱정, 딸은 인터넷 좋아해’탈북해 국내에 들어온 주요 인사 가운데 한 명인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리대사가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는 할 수 없지만 경제 제재를 대가로 핵무기 감축 협상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CNN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류 전 대리대사는 CNN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능력은 체제의 안정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며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생존의 열쇠로 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핵화를 선결조건으로 걸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비핵화에서 물러설 수 없고 김정은은 비핵화를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진행했던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때 부통령으로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토대로 북한 핵문제도 현명하게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2018년 6월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김 위원장이 나온 데는 대북제재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 있다며 “현재 대북제재는 전례없이 강력하다. 대북 제재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북제재 강화 때문에 2017년까지 중국, 러시아에서 집중적으로 외화벌이에 나섰던 북한이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국으로 루트를 바꿨다고도 했다. CNN은 류 대리대사가 있던 쿠웨이트가 특히 평양의 주요한 수입원이었다며 1만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건설판 등에서 현대판 노예 취급을 받으며 번 돈 대부분이 북한 당국으로 흘러갔다고 했다. 이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권 문제를 외면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버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류 전 대리대사는 “인권은 도덕성의 문제이며 북한 정권에서 인권 문제는 민감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류 전 대리대사는 딸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다고 탈북 동기를 설명했다. 한 달 간 쿠웨이트에서 탈출 계획을 짰고 2019년 9월 근무지를 이탈해 현지 한국 대사관을 통해 국내에 들어왔다고 했다. 그의 이름은 주민등록 과정에서 바뀌었다. 그는 탈북 후 북에 남겨둔 형제자매 3명, 83세 노모, 고령의 장인·장모가 처벌을 받을까 하는 게 유일한 걱정이라고 했다. 특히 그의 장인은 김 위원장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을 운영하는 인물이었다고 했다. 이외 한국에 온 딸이 “인터넷을 마음껏 쓸 수 있다는 점“을 좋아했다는 것도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에이즈 최초 감염자는 사냥꾼 아니라 1차대전 참전 군인이었다”

    “에이즈 최초 감염자는 사냥꾼 아니라 1차대전 참전 군인이었다”

    에이즈의 최초 감염자는 카메룬의 원주민 사냥꾼이 아니라 당시 그곳에 갔던 제1차 세계대전 참전 군인이었다고 캐나다의 한 저명한 역학자가 주장하고 나섰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자크 페핀 셔브룩대 교수는 올해 초 나온 저서 ‘에이즈의 기원’ 개정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1980년대 자이르(콩고)에서 일반의로 근무한 뒤 지난 몇십 년간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기원을 밝혀내려 애써온 페핀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에서 20세기 초 카메룬 남동지방에서 침팬지의 유인원면역결핍바이러스(SIV)가 인간에게 처음 넘어가 HIV가 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SIV는 HIV와 똑같지만 숙주와 공생할 수 있다는 점이 유일한 차이점이다. 반면 HIV는 코로나19나 조류독감 또는 우두 같은 동물원성 전염병 중 하나다. 페핀 교수는 2011년 출판한 초판을 통해 HIV는 20세기 초 카메룬의 원주민 사냥꾼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 개정판을 통해 1차 대전에 참전한 군인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자신의 이론은 수정해서 밝혔다. 그후 현재 콩고의 킨샤사로 알려진 레오폴드빌로 확산했다는 것이다.페핀 교수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1차 대전 당시 독일은 아프리카에 여러 식민지를 보유했고 연합군은 이들 식민지를 공습하기로 했다. 그중 하나가 카메룬이었다”면서 “영국군과 벨기에군 그리고 프랑스군은 다섯 방향에서 카메룬을 침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공습 경로 중 하나로 연합군 약 1600명이 레오폴드빌에서 콩고강과 그 지류인 생거강 상류를 통해 작전을 떠났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 군인을 몰룬두라는 외딴 마을로 데려갔다. 이 마을은 이전 연구들에 의해 첫 번째 HIV 감염 지역으로 추정된 곳이기도 하다. 페핀 교수는 “이들 군인은 몰룬두에서 서너 달을 보냈다. 이곳에 주둔했을 때 주된 문제는 적의 총탄이 아니라 굶주림이었다”고 말했다. 1920년대 카메룬 남동지방의 인구수는 약 4000명으로, 주요 식량은 카사바 뿌리 등 작물과 야생동물 고기 등이었다. 하지만 이들 주민은 마을을 학살하고 여성들을 무자비하게 강간하는 것으로 악명 높던 군인들이 도착하자 도망쳤던 것이다. 그 결과 군인들은 곧 식량이 바닥나 강을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보내온 보급품에 의존해야 했다. 이런 문제는 군인들의 극심한 기아로 이어졌고 이들은 결국 먹을 만한 동물을 잡기 위해 숲으로 사냥을 떠나야 했다. 페핀 교수는 “내 가설은 군인들 중 1명이 숲에서 사냥 중 감염됐다는 것이다. 침팬지 한 마리를 잡아 고기를 얻기 위한 해체 작업에서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이라면서 “결국 이 병사는 종전 뒤 레오폴드빌까지 살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핀 교수는 또 일단 HIV가 인간에게 정착한 뒤 처음에는 레오폴드빌에서만 서서히 퍼졌다고 추정했다. 그는 1916년 발생한 이 단 한 건의 감염 사례가 1950년대 초 감염자 약 500명을 발생시켰다고 말했다. 이 시점 HIV의 확산은 주로 병원으로 오염 주사기 재사용 등 자원 부족과 제한적 소독에 따른 결과였다. 콩고는 1960년 유럽의 식민지에서 벗어났고 이후 사람들은 도시로 유입됐다. 1966년 킨샤사로 이름을 바꾼 레오폴드빌은 한 세기만에 인구가 1000배 증가해 현재 1400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킨샤사는 여성 1명당 남성 10명이 사는 심각한 성비 불균형을 일으켰고 이는 가난한 여성의 매춘으로 이어져 HIV가 성관계를 통해 도시인들 사이에서 확산하는 것을 도왔다. 페핀 교수는 “매춘부들은 매년 1500명에 달하는 고객을 받을 것이다. 이는 많은 성 노동자들과 고객들 사이 HIV 감염 증폭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면서 “그때가 바로 1960년대 성적 감염이 가속화한 시기였다”고 말했다. 페핀 교수는 “레오폴드빌은 세계적으로 HIV를 확산하는데 관여했다. 1960년대 이전 벨기에 식민지였던 콩고의 다른 지역에서는 소수의 사례만이 발견됐다”면서 “콩고가 독립한 뒤 이 나라에 온 아이티 기술자가 이 지역에서 HIV에 감염됐고 결국 모국으로 돌아가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확산했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안에 HIV는 미국에 유입됐고 게이들과 IV 약물 중독자들 사이에서 확산한 뒤 서유럽으로 퍼져나갔다”고 덧붙였다. 페핀 교수의 에이즈의 기원에 관한 자세한 이론은 그의 저서 개정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독을 막아 주는 고무 ‘삿구’/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독을 막아 주는 고무 ‘삿구’/손성진 논설고문

    최초의 콘돔은 17세기 영국 왕 찰스 2세의 주치의가 왕의 방탕한 생활을 염려해 어린 양의 맹장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콘돔이라는 명칭은 그 주치의의 이름(Earl of Condom·콘돔 백작)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조선시대에도 피임법이 있었다. 서양과 비슷하게 돼지창자(남성), 비단이나 창호지(여성)로 콘돔을 만들어 썼다고 한다. 콘돔이 ‘19세기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 된 것은 1844년 찰스 굿이어가 쉽게 찢어지지 않는 가황고무를 발명한 덕이었다. 콘돔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20세기 초 일본을 통해서였다. 광고에 나오는 ‘삿구’가 콘돔이다. 다른 광고에서는 ‘삭구’라고도 표기하기도 했고 ‘사쿠’라고도 불렀는데 이는 영어 ‘색’(sack·자루)의 일본식 발음이다. 콘돔이 자루처럼 생겨서 그렇게 불렀을 것이다. 광고 머리에는 ‘본방(本邦) 유일의 정량품(精良品)’, ‘남녀 방독(防毒) 고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정품인 독을 막아 주는 고무라는 뜻이다. 독을 막아 준다는 것은 일제강점기에 만연한 매독과 임질 등 성병을 차단해 준다는 의미다. 즉 콘돔을 피임보다는 성병 예방용으로 썼다는 말이 된다. 제품 종류를 가격과 함께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는데 상제(上製·최고급품)부터 특상(特上), 진형(珍型), 여자 전용까지 10가지나 된다. 뒷부분에는 “눈에 띄지 않게 개인 명의로 밀송(密送·비밀 배송)함’이라고 적었다. 당시에는 콘돔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고 용도가 알려지는 것이 민망한 일로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에 내용물을 아무도 모르게 보낸다고 했다. ‘타품(他品)과 비교걸’(比較乞·비교 바람)이라는 문구가 있고, 마지막에 주문처 겸 판매소가 도쿄 ‘정자당’(丁子堂)이라고 돼 있다. 일본에서 우편으로 주문을 받아 우편으로 부쳐 주는 방식으로 판매한 것이다. 사실 콘돔을 공개적으로 사고파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는 지금도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더욱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는 탓에 피임 용구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미성년자에게는 콘돔을 팔지 않는다는 곳도 있었다. 2019년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의 ‘시크릿 콘돔’(secret condom) 캠페인은 그런 이유에서 시작됐다. 편의점에서 ‘토마토 케찹’, ‘핫소스’, ‘하니머스터드’, ‘보성녹차’, ‘커피믹스’라고 적힌 작은 봉지를 무심코 뜯으면 깜짝 놀라거나 당황할 수 있다. 그 속에 든 내용물이 콘돔이기 때문이다. 우편으로도 판매하는데 안에 든 물건이 콘돔인 것을 모르도록 손편지와 함께 동봉해서 보내 준다. 100년 전의 ‘밀송’을 현대화한 셈이다. sonsj@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데자뷔/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데자뷔/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2020도쿄올림픽의 어젠다는 여럿이다. 일본의 통산 네 번째이자 두 번째 하계올림픽에 대한 도전은 물론 10년 전 3월 11일 열도의 허리를 강타했던 동일본 대지진의 생채기를 온전하게 봉합하고 재건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온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도가 깔렸었다. 리우데자네이루 폐회식에서 ‘아베 마리오’를 자처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적 야망도 빠질 수 없다. 그러나 대회 개막일인 2020년 7월 24일은 재앙처럼 ‘팬데믹의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속에 도쿄올림픽의 연기설이 솔솔 흘러나온 건 지난해 2월 중순부터다. 그러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도쿄올림픽은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며 연기설을 강력 부인했다. 하지만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 장관은 올림픽 성화 봉송 리허설이 끝난 직후인 3월 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IOC와의 계약 문구를 해석하면 연기는 가능하다”고 복선을 깔더니 마침내 3월 24일 IOC와 일본 정부는 1년 연기를 전격 발표했다. 그런데 연기 발표 6일 전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참의원 재정위원회에서 “1940년 삿포로에서 열려야 했던 동계올림픽이 (중일 전쟁 때문에) 취소됐고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도 서방 국가의 보이콧으로 반쪽이 날아갔다. 40년 뒤인 올해 도쿄대회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저주받은 올림픽”이라며 40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데자뷔’를 한탄했다. 데자뷔는 처음인데도 예전에 한 차례 이상 겪어 본 상황이나 경험인 것처럼 느껴지는 기시감(旣視感)을 말한다. 현대 의학에서는 과거에 매우 보고 싶어 했던 것, 경험했던 상황 등이 잠재돼 있다가 한순간에 현실과 겹쳐지는 ‘기억의 착오 현상’으로 파악한다. 개막일 기준 364일이 미뤄져 오는 7월 23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막을 올릴 예정인 도쿄올림픽이 이번엔 ‘1년짜리 데자뷔’에 휘말리는 모양새다. 11개월 전 온갖 ‘설’과 추측, 억측 끝에 결국 1년 연기 결정을 내렸던 일련의 상황을 그대로 보는 것 같다. 지난 22일 영국 일간 런던타임스가 ‘일본이 올림픽에서 도망칠 길을 찾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로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일본 정부가 비밀리에 도쿄올림픽 취소를 결정하고 대신 2032년 대회 개최를 IOC와 물밑 교섭 중이라는 게 요지다. 매체는 일본 연립여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년 연기된 올림픽의 정상 개최는 이미 절망적이다. 지금의 유일한 목표는 가능성을 남기는 형태로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취소 발표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반응의 속도와 세기도 지난해와 흡사하다. 바흐 위원장은 곧바로 “7월에 대회가 열리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는 없다. 따라서 플랜B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29일 세계경제포럼(WEF) 회의에서 “코로나19를 상대로 한 세계 단결의 상징으로서 도쿄올림픽 실현을 결의했다”고 강조했다.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망가진 일본의 복구와 부흥이라는 도쿄올림픽의 어젠다를 ‘세계 단결’로 한층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모리 요시로 대회조직위원장도 “무관중 대회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가세했다. 고비는 이달 열리는 바흐 위원장과 모리 위원장, 하시모토 장관,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 간의 4자 회담이다. 3월 IOC 총회에서 도쿄올림픽의 생사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앞서 이 4자 회담에서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두 해 연속 지켜보는 이들에겐 데자뷔이겠지만 이 네 사람에게는 ‘자메뷔’(미시감·익숙하지만 처음 경험한 느낌)일지도 모를 일이다. cbk91065@seoul.co.kr
  • 노동자에겐 사형선고와 같은… ‘해고’를 명령하는 자는 누구인가

    노동자에겐 사형선고와 같은… ‘해고’를 명령하는 자는 누구인가

    전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방송인 시절 유행시킨 말이 있다. “You are fired.(당신 해고야)” 여러 구직자가 경쟁해 단 한 명만 트럼프 사업체에 (단기) 취직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였다. 현 미국 대통령 바이든 당선 뒤 미국인들은 그 말을 트럼프에게 그대로 돌려줬다. 그러나 여전히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이다. 얼마든지 고용인에게 해고를 통보할 수 있다. 해고는 고용주가 고용 계약을 해지한다는 건조한 의미를 가졌지만, 직장이 유일한 생계 수단인 사람들에게 해고는 섬뜩한 단어다. 실제로 ‘fire’는 ‘발사하다, 불태우다’라는 뜻이 있으니까. 해고는 총살 혹은 화형이나 다름없다. 누군가는 이렇게 반론할지도 모르겠다. 기업은 자선 단체가 아니다. 경영 효율성을 위해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을 구조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게 간단한 논리로 현실에서 실행될 수 없음을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분명하게 증언한다. 제목부터 명징하다. 스스로를 총살 혹은 화형에 처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아, 이 작품은 오늘날 위협받는 노동(자)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 노동 영화 특유의 이분법(가해자 회사와 피해자 근로자의 구도 등)이 불편하다고 여기는 관객이 있을 법하다. 그렇지만 이태겸 감독은 이를 단순하게 형상화하지 않았다. 그는 제국과 식민지의 메커니즘 제국이 식민지를 착취하여, 식민지인끼리 서로 싸우게 부추기는 관점으로 현안을 파악한다. 예컨대 그것은 원청 회사와 하청 업체, 남성 상사와 여성 부하의 권력 관계가 얽힌 폭력적 모습으로 드러난다. 원래 정은(유다인 분)은 원청 회사 직원이었다. 인사팀장(원태희 분)은 그녀를 하청 업체에 파견 보낸다. 명목상 파견일 뿐 퇴사 강요였다. 하청 업체 소장(김상규 분)은 난감하다. 원청 회사가 정은의 월급 지불까지 떠맡겨서다. 항의하면 하청 업체를 다른 곳으로 바꿀 게 뻔하다. 소장은 정은을 곱게 대하지 않는다. 그녀가 안 나가면 본래 있던 세 명의 일꾼 중 한 사람을 자르는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도 정은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 있긴 하다. 정은이 오면서 정리 대상 1순위에 오른 막내(오정세 분)다. 그녀가 살면 자기가 죽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는 그럴 수 있나. 완벽한 성자라서가 아니라 철저한 노동자라서 그럴 것이다. 막내는 일하는 목적이 뚜렷하고, 고된 일에서 보람도 찾을 줄 안다. 이런 그가 노동 곧 생존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정은을 외면할 리 없다.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존재는 모두 동료다.트럼프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식민지인끼리 서로 싸우게 부추기는 트럼프 시대가 이어지는 지금,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제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열망하도록, “견딜 수 없는 것을 더이상 견디지 않겠노라 결단”(자크 랑시에르, ‘프롤레타리아의 밤’)하게 만든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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