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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박준영 낙마 무게, 변수는 민심… 靑 ‘임박 딜레마’

    與 박준영 낙마 무게, 변수는 민심… 靑 ‘임박 딜레마’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3인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을 하루 앞둔 9일에도 당청은 고심을 거듭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 3인을 임명 강행할 것인지, 전략적으로 최소 1명을 낙마시킬 것인지 논의를 이어 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후 취임 후 처음으로 고위 당정청 협의에 참석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철희 정무수석 등과 머리를 맞댔다. 다만 대통령의 인사권에 관한 문제인 만큼, 회의 참석자들은 “(3인 거취를) 논의한 바 없다”며 일제히 함구했다.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이은 출입기자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유를 불문하고 1명은 낙마해야 한다는 프레임이 형성돼 고심이 깊다”고 말했다. 송 대표 측도 “당 지도부와 청와대의 고민이 다르지 않다”며 “각 상임위에서는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어도 국민이 어떻게 이 사안을 보고 있는지에 대한 정무적 고민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소 1명의 낙오가 불가피하다면 민주당은 배우자의 ‘도자기 밀수’ 논란이 불거진 박 후보자에게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 최고위원은 “박 후보자 논란은 경위가 어떻든 국민들 보기에 부적절하다”며 “새 지도부가 공직자의 특권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정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가족 동반 출장 등 임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더 심각하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그간 “국회의 시간”이라며 말을 아낀 청와대에서도 모두 안고 가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김 후보자의 거취까지 맞물린 터라 문 대통령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임·박 후보자 모두 낙마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 불가피하게 1명을 택한다면 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어렵게 설득한 임 후보자를 지키고, 국민 정서를 자극한 박 후보를 내려놓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 보인다. 임 후보자 관련 의혹은 인사검증 당시 이미 확인됐고, 결정적 흠결로 볼 수 없음에도 민주당이 제대로 ‘방어’를 못 해 논란을 키웠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10일 잇달아 상임위 간담회,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민주당은 일부 장관 후보자의 낙오 가능성을 열어 둔 것과 달리 김 후보자에 대해선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조속한 임명동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개최를 요구하는 등 물러서지 않을 방침이다. 김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요구해 온 국민의힘은 10일 지도부와 청문특위원 간담회에서 부적격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손지은·임일영·신형철 기자 sson@seoul.co.kr
  • ‘박준영 전략적 낙마’ 고심…송영길·유영민 해법 찾나

    ‘박준영 전략적 낙마’ 고심…송영길·유영민 해법 찾나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3인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을 하루 앞둔 9일 당청의 고심이 거듭되고 있다. 거취 논란이 불거진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 3인을 모두 임명 강행할 것인지, 전략적으로 최소 1명을 낙마시킬 것인지를 놓고 물밑에서 의견 교환 중이지만 쉽사리 결정짓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취임 후 첫 고위 당정청 협의에 참석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며 3인의 거취에 대해 논의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이은 출입기자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장관 후보자들의 거취 논란에 대해 자연스럽게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야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후보자들의 거취를 두고 고심 중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유를 불문하고 1명은 낙마해야 한다는 일종의 프레임이 형성돼 고심이 깊다”고 말했다. 송 대표 측도 “당 지도부와 청와대의 고민이 다르지 않다”며 “각 상임위에서는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어도 국민이 어떻게 이 사안을 보고 있는지에 대한 정무적 고민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최소 1명의 낙오가 불가피하다면 민주당은 배우자의 ‘도자기 밀수’ 논란이 불거진 박 후보자의 낙마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임 후보자의 가족 동반 출장과 논문 논란은 국제 학계 관행에 비춰 볼 때 돌파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한 최고위원은 “박 후보자의 도자기 반입·판매 논란은 경위가 어떻든 국민들 보기에 부적절하다”며 “새로운 지도부가 공직자의 특권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정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간 “국회의 시간”이라며 말을 아낀 청와대 내부에서도 모두 안고 가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기류는 감지된다. 김 후보자의 거취까지 맞물린 터라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의 고민이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임·박 후보자 모두 낙마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 명을 택한다면 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어렵게 설득한 임 후보자를 지키고, ‘도자기 밀수’ 논란에 휩싸여 민심을 자극한 박 후보를 내려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임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인사검증 당시 확인된 사안임에도 여당이 제대로 ‘방어’를 못 해 논란을 키웠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도 10일 잇달아 상임위 간담회,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민주당은 일부 장관 후보자의 낙오 가능성을 열어 둔 것과 달리 김 후보자에 대해선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조속한 임명동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개최를 요구하는 등 야당의 요구를 모두 일축하고 물러서지 않을 방침이다. 손지은·임일영·신형철 기자 sson@seoul.co.kr
  • 얼굴 너머로 내면 파고든 시대의 초상

    얼굴 너머로 내면 파고든 시대의 초상

    초상화는 정지된 한순간을 포착해 인물의 내면까지 보여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꿰뚫는 통찰이 담겨 있다. 자기 과시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때론 감추고 싶은 속내가 은연중 표출되는 게 초상화의 묘미다. 사진이 발명되기 이전 역사 속 인물을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 초상화가 ‘셀피’(셀프 카메라) 홍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500년을 넘나드는 세기의 초상화가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해외 문화재 특별전시로 개최하는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에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인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의 소장품 78점을 처음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1856년 문을 연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은 영국뿐 아니라 세계 역사와 문화에 기여한 인물들의 초상화를 소장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그림을 넘어 사진까지 범위를 넓혔으며, 백인 상류층 위주에서 다양한 인종과 소수 계층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왕족을 제외하고 사후 10년이 지난 인물의 초상화’라는 원칙도 바꿔 생존 유명인의 초상화도 수집한다. 1991년생인 대중 뮤지션 에드 시런의 초상화가 소장 목록에 포함된 배경이다.전시는 ‘명성’, ‘권력’, ‘사랑과 상실’, ‘혁신‘, ‘정체성과 자화상’ 등 5개 주제별로 73명의 작가가 그린 76명의 인생 이야기를 펼친다. 양수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우리가 잘 모르는 인물이라도 초상화를 마주하면서 교감할 수 있도록 책과 음악 등 다양한 아카이브 공간을 함께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인물은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다. 셰익스피어 생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일한 회화 형태의 초상화로, 동시대 배우 겸 화가 존 테일러가 그렸다는 기록이 전한다. 예술성보다는 역사적 가치에 주목해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맨 처음 소장한 작품이다. 수백년 세월에도 여전히 빛나는 그의 명성을 이 한 장의 그림이 대변한다. 튜더왕조의 마지막 군주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는 권력과 권위의 표상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초상화를 남겼다. 1575년쯤 나무에 유화로 그린 초상화에서 그는 가문의 상징인 붉은 장미를 들고, 순수를 의미하는 진주와 불사조 모양의 장신구로 치장했다.절대왕권이 사라진 현대사회에서 권력은 정치 이외에 사회, 문화적인 영향력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주인공인 패션지 ‘보그’ 편집장 애나 윈터, 월드와이드웹(WWW)을 발명한 팀 버너스 리의 초상은 일상적이고 소박하게 변화한 권력의 이미지를 흥미롭게 보여 준다. 초상화 본질은 무엇보다 정체성의 투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화상은 더 주목할 만하다. 17세기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초상화가 안토니 반다이크는 생전에 많은 자화상을 그렸는데, 한 인간이자 예술가로서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정신을 보여 준다. 데이비드 호크니, 루치안 프로이트의 자화상도 마찬가지로 인상적이다.고전적인 유화에서 사진, 조각, 홀로그램, LCD스크린까지 초상화의 다채로운 변화상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크다. 그레이슨 페리의 ‘시간의 지도’(2013)는 작가가 인생에서 겪은 감정과 경험을 성곽 도시의 지도 형태로 그린 그림인데 이를 자화상으로 분류해 전시 마지막에 배치한 점도 이채롭다. 초상화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전시는 8월 1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테슬라 진입금지” 中아파트 출입구에 붙은 경고판 논란

    “테슬라 진입금지” 中아파트 출입구에 붙은 경고판 논란

    중국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차종 진입 금지 문구를 게재해 논란이다. 중국 간쑤성 란저우시 청관구 지역의 모 아파트 단지 입구에 ‘테슬라 출입금지’라는 경고판이 나붙었다. 해당 경고문은 지난 1일 오전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부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경고문이 부착된 모습은 인근 주민들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SNS상에 공유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문제의 아파트 단지 관리 사무소 측은 다른 글로벌 브랜드 차종에 대해서는 어떠한 진입 금지도 시행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진입 금지문이 부착된 차종은 테슬라가 유일한 상황인 것. 다만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진입 금지 문구 부착과 관련해 그 경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지 관할 파출소 관계자가 관리사무소 직원을 조사한 결과, 해당 직원은 “아파트 상부에서 경고문 부착 지시가 하달됐다는 것만 안다”면서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테슬라 기종 중 일부 결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전상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2021 상하이 모터쇼’에서 테슬라 신차 중 일부가 브레이크 고장 등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들은 사건 관련, 글로벌 전기 자동차 테슬라가 극도의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내용의 추측성 보도를 이어가는 형국이다. 다만 사건과 관련해 테슬라 측에서는 공식 입장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일방적인 움직임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도 찬반 여론이 둘로 나뉘는 양상이다. 한 누리꾼은 “테슬라 차량의 결함으로 각종 분쟁이 이어지고 차 구매자들은 많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업체 측이 이용자들의 강력한 목소리를 듣고 차량 품질 개선과 후속 대책 등을 내놓아야 한다”고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 힘을 실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은 “차량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인 만큼 테슬라 측에 직접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안이다”면서 “차주에게 무조건 진입 금지를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명백한 거주민의 권리 침해 사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딸을 마지막으로 안은 것이 일년 반 전” 인도인 어버이들의 통곡

    “딸을 마지막으로 안은 것이 일년 반 전” 인도인 어버이들의 통곡

    오늘은 한국의 어버이날인데 부모 품에 안겨 웃고 있는 이 소녀는 부모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2019년 11월이다. 아버지 딜린은 7일(현지시간) 호주 상원 청문회에 나와 “막내딸의 가슴에 슬픔이 깃든 것이 보인다. 그녀는 진짜로 우리가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딸 조핸나는 다섯 살이다. 인도의 조부모 곁에서 지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호주로 귀국하지 못해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173명의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조핸나의 부모도 호주 정부가 마련해 시드니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딸을 태우려 백방의 노력을 했지만 14세 미만의 어린이들을 혼자서 태우는 일은 안된다고 했다. 콴타스 항공 역시 보호자가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의 여행을 허용하지 않았다. 부부의 유일한 선택은 전세기를 얻거나 에어인디아를 이용하는 방법 뿐이었는데 조핸나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것이 늘 걸림돌이었다. 드리샤와 딜린 부부는 인도로 돌아가 딸과 함께 지내고 싶었지만 돌아오는 항공편이 형편없이 적어 모험을 감수할 수도 없었다. 이렇게 시간만 보내다 호주로 돌아오지 못한 인도계 호주인이 9000명에 이르는데 딸이 포함될까봐 부부는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그러다 뱅갈루루에서 시드니로 떠나는 전세기에 딸의 좌석 하나를 구했다. 개인 항공사라 미성년자가 혼자 타도 괜찮다고 했다. 이렇게 천신만고 끝에 지난 6일 막내딸이 시드니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호주 정부가 인도발 모든 여객기 운항을 막아버리겠다고 발표했다. 딜린은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모든 옵션이 소진된 상태였다. 우리는 글자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 희망의 빛이 뻗친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부부는 상원 청문회에서도 조핸나가 타려고 했던 전세기에 7명의 다른 어린이들이 혼자 탈 예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게중에는 조핸나보다 어린 아이도 있었다. 딜린은 같은 처지의 부모들과 소셜미디어로 소통한다며 “부모들 모두를 대신해 간청하는데 동반자가 없어도 미성년 자국민들을 데려올 수 있도록 귀국 항공편이든 개인 전세기든 옵션을 고려해달라”고 청문위원들에게 말했다. 호주 외교통상부(DFAT) 고위 관리인 리넷트 우드는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항공편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정부는 가족들과 협력해 아이들을 귀국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주재 호주 총영사인 배리 오패럴은 지난해 12월 이후 20명의 미성년자들이 동반자 없이 귀국하도록 도왔다고 청문위원들에게 말했다. 원래 조핸나 가족은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었다. 인도 남부 케랄라주의 조부모 집에 조핸나를 데려다놓고 부부만 말레이시아로 귀국해 몇달 뒤 시드니로 이사할 준비를 할 요량이었다. 팬데믹이 덮쳐 조핸나의 말레이시아 귀국편은 취소됐다. 계속해 다른 항공편을 예약했지만 줄줄이 취소됐다. 조핸나는 아주 제한적으로 주어지는 귀국편 자리에서 늘 다음으로 밀렸다. 조핸나의 말레이시아 비자가 만료됐다. 어쩔 수 없이 부모는 딸 없이 시드니로 이사해야 했다. 딜린은 상원 청문회에 “딸을 다시 만나면 엄청 커버렸을 것이다. 우리는 그 시간을 잃어버린 셈이며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 부모로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아이의 어린 시절이다. 거의 일년 반이 돼가는데 우리는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드리샤는 밤새 우느라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막내딸이 너무 보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딸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고 좋아하는 책을 사서 선물하지만 지금 그애가 겪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난 상상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애의 심경을 생각해보면 부모들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막막함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증오범죄는 아니다? 아시아계 할머니 2명 공격한 美남성 혐의 논란

    증오범죄는 아니다? 아시아계 할머니 2명 공격한 美남성 혐의 논란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아시아계 할머니 2명이 도심 한복판에서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체포한 용의자가 계획적으로 살인을 시도했다는 점 등을 확인한 뒤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지만, 증오범죄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각각 85세, 60대로 알려진 아시아계 여성 2명은 4일 오후 5시 경,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가의 버스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다가 50대 남성으로부터 흉기 공격을 받아 크게 다쳤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용의자는 군용 칼로 보이는 흉기를 이용해 아시아계 할머니들을 찔렀으며, 피해자 1명은 심하게 피를 흘렸고, 다른 피해자의 팔에는 칼날이 꽂혀있었다. 피해자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긴급 수술을 받았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났고, 경찰은 증거를 토대로 추적해 용의자를 체포했다.ABC 등 현지 언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체포된 50대 용의자는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으로 이번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남성은 현재 고의적인 살인미수 2건 및 노인학대 혐의로 기소돼 있다. 다만 현지 사법당국은 이 남성의 증오범죄 혐의 적용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증오 범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포함해 추가 혐의가 제기되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60대 한인자매 폭행 사건의 용의자도 증오범죄가 아닌 2건의 가중 촉행 혐의로 기소돼 논란이 일었다. 경찰 관계자는 5일 “시내 한복판에서, 그것도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 사건은 드문 일”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을 단순 폭행으로 처리한다는 내부 방침을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6구역 슈퍼바이저 맷 헤이니는 성명을 내고 “아시안 노인 2명이 역겹고 끔찍한 공격을 당했다”며 사건을 규탄했고, 샌프란시스코 검찰은 “이번 사건과 같은 잔인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한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증오범죄 사건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2일 증오범죄를 줄이기 위한 법안이 미 상원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했다. 상원은 민주당의 메이지 히로노 상원의원과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이 주도한 ‘코로나19 증오범죄 법안’을 찬성 94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유일한 반대표는 지난 1월 의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인증에 반대했던 공화당의 조시 하울리 상원의원이 던졌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연방·주·지방 정부 사법기관에 신고된 증오범죄를 신속하게 검토할 상근자를 연방 법무부에 지명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주·지방 정부 사법기관이 증오범죄 신고 온라인 창구를 여러 언어로 제공하고, 공공교육 캠페인도 주도하도록 연방정부가 지침을 내려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중섭· 이상범· 나혜석 희귀작…“한국근대미술 공백 메웠다”

    이중섭· 이상범· 나혜석 희귀작…“한국근대미술 공백 메웠다”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청전 이상범의 ‘무릉도원도’(1922)부터 나혜석 작품의 진위평가 기준이 되는 ‘화녕전작약’(1930년대), 1975년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이중섭의 ‘흰소’(1953~1954)까지 그야말로 한국 근대미술사의 공백을 채우는 희귀작들의 향연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7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 1488점(1226건)에 대한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건희 컬렉션’은 한국근현대미술작가 238명 작품 1369점, 외국 근대작가 8명 작품 119점으로 구성됐다. 회화 412점, 판화 371점, 한국화 296점, 드로잉 161점, 공예 136점, 조각 104점으로 모든 장르를 고르게 포함했다. 제작 연대별로는 1950년대까지 작품이 320점으로 전체 기증품의 22%를 차지한다. 1930년 이전에 출생한 ‘근대작가‘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가의 작품 수로 따지면 860점으로, 전체 기증품의 58%에 이른다. 작가별로는 유영국 작가의 작품이 187점(회화 20점, 판화 167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이중섭 104점(회화 19점, 엽서화 43점, 은지화 27점 등), 유강열 68점, 장욱진 60점, 이응노 56점, 박수근 33점, 변관식 25점, 권진규 24점 순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기증의 가장 큰 의의는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 소장품의 질과 양을 비약적으로 도약시켰다는 점“이라며 “기증 문제가 대두됐을 때 100점 정도만 와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고인이 가장 아끼던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를 비롯해 상상할 수 없는 근대작가의 대표작들이 대규모로 기증됐다”고 말했다.희소가치가 높고 수집조차 어려웠던 근대기 소장품이 크게 보완됐다. 먼저 김은호, 이상범, 변관식, 김기창 등 한국화가의 대표작이 목록에 추가됐다. 이상범이 25세에 그린 청록산수화 ‘무릉도원도’는 스승 안중식의 ‘도원문진도‘의 전통을 잇는 명작으로 꼽혔지만 그동안 실물이 확인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노수현의 대표작 ‘계산정취’(1957), 김은호의 초기 채색화 ‘간성’(1927), 김기창의 5m 대작 ‘군마도’ 등도 미술관의 한국화 소장품 수준을 현격히 올려주는 기증작들이다. 박수근의 대표작 ‘절구질하는 여인’(1954), 김환기의 절정기 점화인 ‘산울림’(1973) 등 예산 부족으로 구입하기 어려웠던 근대기 대표 작가의 작품도 골고루 망라했다. 또한 이중섭의 스승이었던 여성 화가 백남순의 유일한 1930년대 작품 ‘낙원’(1937), 4점 밖에 전해지지 않는 김종태의 유화 중 1점인 ‘사내아이’(1929) 등 희귀작 여러 점이 미술관 품에 안긴 것도 의미가 크다. 나혜석이 수원 고향집 근처 화녕전 앞에 핀 작약을 그린 ’화녕전작약‘은 진작이 확실한 극소수 작품 중 하나다. 나혜석은 한국 첫 여성 서양화가로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대부분 소실된 탓에 현존하는 그림 중 진위가 명확한 작품은 드물다.해외 기증작 면면도 화려하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1919~1920), 르누아르의 ‘책 읽는 여인’(1890년대), 카미유 피사로의 ‘퐁투아즈 시장’(1893), 폴 고갱의 ‘무제’(1875), 마르크 샤갈의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1975),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1940), 호안 미로의 ‘구성’(1953) 등 거장 7명의 회화 7점과 파블로 피카소의 도자기 112점이 기증됐다.‘이건희 컬렉션’은 오는 7월 덕수궁관에서 개최되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 전에서 도상봉의 회화 등 일부 작품이 먼저 공개된다. 본격적인 전시는 8월 서울관에서 개막하는 ‘이건희 컬렉션 1부: 근대명품’(가제)부터다. 한국 근현대 작품 4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12월 ‘이건희 컬렉션 2부: 해외거장’(가제) 전에서는 해외 작가 기증품이 소개되고, 내년 3월 ‘이건희 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에서는 이중섭의 작품 104점 전부가 공개된다. 11월 덕수궁관 박수근 회고전, 내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열리는 한국 근대미술전, 내년 4월 과천관 ‘새로운 만남’ 전에서도 이건희 컬렉션 일부를 만날 수 있다. 청주관에선 수장과 전시를 융합한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기증품을 공개하며, 지역 미술관과 연계한 특별 순회전도 내년에 열 예정이다. 미술관 측은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존 소장품 8782점에 더해 이번 기증으로 미술 소장품 1만점 시대를 열게 됐다”면서 “내년까지 기초 학술조사를 하고, ‘이건희 컬렉션’ 소장품 도록 발간을 시작으로 학술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기증은 총 4차례 작품 실견을 한 뒤 수증심의회의를 거쳐 작품반입을 하고 기증확인서를 발급하는 미술관의 기증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모든 기증 작품은 항온·항습 시설이 있는 과천관 수장고에 입고됐다. 공식명칭은 ‘이건희 컬렉션’으로 향후 작품 기본정보에 포함돼 순차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정진석 추기경 따라서…장기 기증에 대한 관심 커져

    정진석 추기경 따라서…장기 기증에 대한 관심 커져

    지난달 정진석 추기경이 안구를 기증하고 선종하면서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교구 산하 기관으로 생명나눔운동을 벌여온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는 정 추기경 선종 직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장기기증과 관련한 상담전화가 100통 정도 걸려왔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정 추기경은 생전에 약속한 대로 선종 직후 각막 기증을 위해 안구 적출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다른 이에게 각막을 이식하기는 어렵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안구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 센터로 전달돼 안질환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운동본부 생명운동센터 이창하 팀장은 “고령인 추기경의 안구기증이 ‘나이가 많으면 안구기증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50대 이상의 참여 의지를 독려했다”며 “환자에게 이식이 안 되더라도 연구를 위한 생명나눔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들이 용기를 얻었다며 연락한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운동본부는 지난 2일부터 한국 사회 내 생명나눔 문화를 확산하고자 ‘생명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현저하게 줄어든 상황을 반영해 캠페인 주제는 ‘유일한 생명백신, 장기기증’으로 정했다. 운동본부는 캠페인 신청을 한 본당에 장기기증 관련 서류를 전달해 각 본당에서 자체적으로 장기기증 희망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운동본부 시설 내 ‘장기기증자 기억공간’에 정 추기경의 이름을 새겼다. 이 공간에는 2009년 안구를 기증한 고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2000년 2월부터 운동본부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고, 세상을 떠난 뒤 실제 기증까지 한 307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정 추기경이 이름을 올리면서 기억공간에 이름을 남긴 장기기증자는 308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운동본부는 나눔자리 공간에서 ‘희망을 씨앗을 심은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생명나눔을 실천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물을 다음 달 30일까지 전시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만 33세’ 양현종, 오늘 텍사스 역사상 최고령 선발 데뷔

    ‘만 33세’ 양현종, 오늘 텍사스 역사상 최고령 선발 데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첫 선발 등판하는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텍사스 구단의 새 역사를 쓰게 됐다. 텍사스 구단은 5일 게임노트에서 양현종을 소개하며 1988년 3월 1일생으로 미국시간 5일이면 만 33세 65일을 맞이하는 그가 텍사스 구단 역사에서 선발 투수로 데뷔하는 최고령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현종은 6일 오전 8시 40분(한국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치르는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다. 텍사스 구단 내 종전 기록은 2017년 6월 1일 오스틴 비벤스 더크스의 만 32세 32일이다. 양현종은 또 올 시즌 선발로 던지는 텍사스의 첫 왼손 투수라는 이정표도 세운다. 카일 깁슨, 아리하라 고헤이, 마이크 폴티네비치, 한국계 데인 더닝, 조던 라일스 등 올해 텍사스 선발 투수로 등판한 이들은 모두 오른손 투수다. 양현종은 지난달 27일, 지난 1일 두 차례 등판해 8과3분의2이닝 동안 2실점, 평균자책점 2.08의 안정적인 투구로 마침내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뽑아라! 대륙 호령한 대조영의 기상

    뽑아라! 대륙 호령한 대조영의 기상

    경북 경산에 발해마을이 있다. 발해를 세운 대조영의 후손들이 사는 집성촌이다. 드넓은 만주 땅을 호령했던 발해의 후예들이 한반도의 남쪽에 터를 잡은 이유는 뭘까. 특성화 마을이라 할 만한 볼거리는 아직 없지만, 긍지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만으로도 발걸음할 이유는 충분하지 싶다. 중국이 요즘 ‘동북공정’을 통해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을 중국의 지방 정권으로 격하시키려는 터라 더욱 그렇다.●영순 태씨 후손 27가구 모여 사는 집성촌 남천면 송백2리. 발해마을이 있는 곳이다. ‘발해의 후예’라는 영순 태씨 후손 27가구가 이 마을에 모여 산다. 발해마을에서 가장 궁금한 건 두 가지다. 대씨와 태씨가 동일 성씨인 이유는 무엇이고, 만주 지역을 휩쓸던 대씨가 한반도의 남쪽 마을에 터를 잡게 된 이유는 또 뭐냐는 거다. 스스로를 대중상(대조영의 아버지)의 43세손이라고 밝힌 태재욱(79) 발해왕조제례보존회장은 영순 태씨가 어떻게 대(大)씨인 대조영의 후손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크다라는 의미인 대(大)를 강조하기 위해 획을 하나 추가해 태(太)로 썼을 뿐 태(太)와 대(大)는 서로 혼용됐던 글자”라며 “중국의 역사 기록서인 ‘동사통감’에 대조영을 태조영이라고 쓴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 역사서 ‘고려사’도 고려 후기의 무신 대집성을 태집성과 혼용해 썼다”고 설명했다. 두 글짜가 혼용되다 조선시대 때 족보가 만들어지면서 태씨로 굳어졌다는 것이다.만주를 호령하던 발해의 후손이 경산에 터를 잡게 된 경위는 이렇다. 926년 발해가 거란에 멸망한 뒤 8년이 지난 934년에 발해의 마지막 세자 태광현이 수만 명의 유민을 이끌고 고려로 망명해 왔다. 이처럼 발해 멸망 직전에, 혹은 멸망 뒤 발해 부흥운동이 좌절되면서 발해 왕실의 후예들이 망명지로 선택한 곳이 고려였다. 이후 대중상의 18세손인 태금취가 고려 고종 때 몽골군을 격퇴하는 공을 세워 영순현(지금의 문경 일대)을 하사받아 다스렸다. 이들이 성씨의 관향을 ‘영순’으로 쓰는 건 이 때문이다. 1592년 임진왜란이 터진 뒤엔 대중상의 31세손 태순금이 경산에 자리를 잡았다. 북한 지역을 제외하면 현재 발해 후손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곳은 남한에서 발해마을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발해마을 진입로엔 태극기가 줄지어 서 있다. 발해를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진 깃발도 함께 나부끼고 있다. 마을 안 담장엔 벽화가 그려져 있다. 발해를 세운 대조영을 테마로 그린 벽화들이다. 전형적인 한국인상의 대조영 그림이 눈길을 끈다. 태재욱 회장에 따르면 전국 142명의 태씨 남자의 얼굴 사진을 찍어 특징을 분석한 뒤 그렸다. 이 그림은 현재 대조영에 대한 정부표준영정(86호)으로 지정돼 있다고 한다.●‘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 반곡지 꼭 들러야 2015년 기준으로 국내에 태씨는 9000여명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40여명이 발해마을에 산다. 마을 주민 80%가 태씨 집안 사람이란다. 발해마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7년부터다. 당시 ‘전국 어르신마을가꾸기 경진대회’에서 태씨 집성촌이라는 역사 콘텐츠를 활용해 우수상을 탔다. 그해에 표지석, 발해고황 대조영장군상, 벽화, 기마상 조형물, 발해 상징 로고 깃발 등도 만들었다. 집집마다 내건 문패도 독특하다. 봉황이 그려진 문패 안에 발해 몇 대 손인지 적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43~44세 손이다.다만 내세울 만한 ‘킬러 콘텐츠’는 아직 없다. ‘발해문화 현창사업’이 제대로 진행돼야 역사 관광마을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발해문화 현창사업’은 발해 박물관과 역사관, 대조영 영정을 모실 고왕전 등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발해 역사의 실체를 보여 줬다고 평가받는 3대 문왕의 딸 정효공주묘도 마을 안에 재현할 예정이다. 이맘때 경산에선 남산면 반곡지를 찾아야 한다. 빼어난 봄 풍경으로 입소문 난 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이기도 하다. 발해마을에서 멀지 않다. 반곡지 주변으로 십여 그루의 아름드리 왕버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늙고 거무튀튀한 가지 끝엔 올봄 새로 나온 연둣빛 이파리들이 매달려 있다. 휴대전화를 들이대면 화면이 싱그러운 신록으로 가득 찬다. 반곡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계정숲도 꼭 찾아야 할 곳이다. 해마다 단옷날 자인단오(무형문화재 44호) 행사가 이 숲에서 열린다. 이팝나무와 느티나무 등의 노거수들이 빼곡하다. 짙은 숲그늘에서 산책하기 맞춤하다. 계정숲 안에는 이 지역의 전설적 인물인 한 장군 묘와 사당, 자인현청 등이 보존돼 있다. 글 사진 경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아파트 줄여 25만㎡ 공원… 노원의 주거 환경 혁신

    아파트 줄여 25만㎡ 공원… 노원의 주거 환경 혁신

    정부 “1만가구 공급”에 아파트 과밀 우려“5000가구 짓고 태릉 연계 공원화” 제안공공용 50% 이상·구민 우선 배정도 제시공원 조성 합의, 임대·분양 비율 의견 접근“태릉골프장이 서울 노원구에 있는지 몰랐던 주민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이 땅이 주민에겐 ‘그림의 떡’이었다는 얘기죠.”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난 4일 공릉동 태릉골프장 입구에서 이렇게 말했다. 군의 허가를 받지 않은 민간인은 골프장에 들어갈 수 없어서 간간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골프장 입구에 서서 설명을 이어 갔다. ●구민 80% 아파트 거주, 주택 노후율 거의 100% 정부는 지난해 8·4 주택공급 대책에 포함됐던 태릉골프장 부지 공급 규모 조정을 검토 중이다. 당초 이 땅에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구민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지역 대부분이 1980년대 대규모 단지로 조성된 터라 노원구 아파트 거주 비율은 80%에 육박한다. 아파트 노후 비율도 100%에 가깝다. 주민들이 원하는 건 아파트가 재건축되고 교통망이 재정비돼 더 쾌적한 주거 환경이 되는 것. 하지만 재건축 기준이 높아져, 기대가 실현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수십년간 군사지역과 그린벨트로 묶여 있던 골프장 부지까지 정부가 아파트로 채운다니 주민의 반대는 당연했다. 게다가 골프장 부지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인 태릉, 강릉의 코앞에 있다. ●태릉·강릉 앞 도로 지하화… 지상은 공원으로 이런 주민과 정부 사이에서 오 구청장은 협상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구단위 정책 수립에 구청장은 아무 권한이 없다”면서 “대안 없이 반대만 하다간 정부 당초 계획대로 과밀 아파트 단지가 만들어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육지책이지만 주민에게 그 넓은 땅을 돌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협상과 조정이었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국토교통부와 협상에서 ▲1만 가구를 5000가구로 줄일 것 ▲부지 내에 25만㎡ 규모의 공원을 태릉, 강릉 쪽에 인접해 조성할 것 ▲고질적인 교통문제를 해결할 현실적인 교통대책을 세울 것 ▲임대아파트 비율은 30% 이하로, 공공주택 50% 이상과 일반 분양 일정 비율을 노원구민에게 우선 공급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구에 따르면 이 중 공원 조성은 합의에 도달했고 태릉과 강릉 앞 도로를 지하화해 공원과 연결하기로 했다. 임대와 일반분양 비율은 의견 접근 중이며, 가구 수 축소도 합의 중이다. 구는 정부와 별도로 교통대책 수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며,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도 공식 요청했다. ●오 구청장 “창동차량기지 이전 등 착착 추진” 그동안 구는 태릉골프장 주택공급과 관련, 국토부와 문화재청 등을 5차례 방문했다. 국회의원 간담회를 6차례 가졌고, 타 시도와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오 구청장은 “창동차량기지 이전 문제, 백사마을과 광운대 역세권개발, 노후 아파트 재건축 추진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과 동북선 경전철 착공 등 노원의 미래가 걸린 산적한 현안처리에 차질이 없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코로나 변이·백신 거부에… 전문가 “美 집단면역 힘들 것”

    코로나 변이·백신 거부에… 전문가 “美 집단면역 힘들 것”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를 끝낼 유일한 해법으로 여겨지던 ‘집단면역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바이러스 변이가 많아 완전한 근절이 어렵고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어서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의 한 커뮤니티칼리지(2년제 공립대)에서 “여름이 끝날 때쯤 우리는 지금과 다른 위치에 있을 것”이라면서 “집단면역의 정의에 대한 논쟁이 있기는 하다. 그것은 (평균 접종률이) 70%, 68%, 81%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면역 기준치에 이견이 있지만 코로나19 퇴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과학자들과 공중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소한 가까운 미래에는 집단면역 달성이 힘들 것이다. 영원히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유행 초기 “백신만 나오면 집단면역이 생겨 코로나19를 추방할 수 있다”던 전망에서 상당 부분 후퇴한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등은 미국 내 집단면역 기준선을 접종률 80% 이상으로 본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30%가량은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다. 이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집단면역은 난망하다. 설사 90% 넘게 백신을 맞더라도 접종률이 낮은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거나 외국에서 유입될 수도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중국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세계 30개국에 백신을 공급하기로 해 국내외 백신 수요를 맞추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중 정서를 누그러뜨리려는 ‘백신외교’를 위해 무리하게 백신을 수출하다 보니 정작 국내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니콜라스 토마스 홍콩성시대학 교수는 “중국이 백신 생산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 외국에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국내 백신 접종 목표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중국산 백신의 효능이 떨어지는 것도 걸림돌”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집단면역이 달성 가능하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 최고경영자(CEO)는 “7~8월이면 유럽에서 집단면역이 생길 것”으로 자신했다고 도이체벨레(DW)방송이 전했다. 기존 백신이 대부분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를 내 팬데믹 사태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견해다. 데일 피셔 싱가포르 국립의대 교수도 CNBC방송에 “집단면역은 코로나19를 종식하려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 전파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면역 인구 비율이 70% 정도가 되면 (바이러스 근절은 못 해도) 추가 감염은 막을 수 있게 된다”고 낙관했다. 이스라엘 역시 전체 인구 930만명 중 54%인 500만명이 접종을 마쳐 집단면역을 얻었다고 자체 평가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실수로 노인들만 사는 아파트에 이사한 10대 소녀

    실수로 노인들만 사는 아파트에 이사한 10대 소녀

    실수로 노인들만 사는 아파트에서 살게 된 미국의 10대 소녀가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화제다. 메디슨 코호우트(19)는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아칸소주로 이주했는데, 실수로 노인들만 사는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됐다. 코호우트는 지난 달 17일 틱톡에 자신의 실수담을 올렸는데 300만명 이상의 방문자와 함께 60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얻었다. 65살 이상 노인들이 사는 아파트의 유일한 10대인 코호우트의 상황에 대해 한 틱톡 이용자는 “코믹 드라마 시트콤같다”고 평했다. 코호우트는 노인 전용 아파트에 사는 것에 대해 일단 월세가 싸기 때문에 무척 긍정적이다. 방 두개 아파트를 고작 월 350달러(약 39만원)에 빌렸다. 그는 이 아파트를 인터넷을 통해 찾았고 자신에게 맞는 곳인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바로 다음날 이사를 감행했다. 이사를 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자마자 모든 이웃이 65살 이상이란 것을 알게 됐다. ‘시니어 시티즌 아파트’란 아파트 간판을 발견한 것은 이사 일주일 뒤로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은퇴한 노인 전용 아파트에 이사온 것을 깨달았다. 코호트는 자신이 사는 곳에서 10대는 오직 혼자지만, 나이로 차별하지 않는 평등 주거공간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웃들과 함께 어울리며,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즐긴다. 집에서 직접 요리한 음식을 이렇게나 많이 먹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라며 기뻐했다. 이웃들의 귀가 어두워서 밤 늦은 시간에도 집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간호조무사인 그녀의 직업도 노인들과 같이 살기에는 적격이다. 17살에 집을 떠나 그동안 여러 인생의 쓴맛을 맛보았기에 진정한 집에서 사는 듯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실수로 한 이사지만, 코호트는 후회가 없다. 그는 “매일 매 순간 배울 기회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빌 게이츠 부부 전격 이혼…146조원 재산 분할은?

    빌 게이츠 부부 전격 이혼…146조원 재산 분할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가 27년 만에 이혼하기로 했다. 그러나 게이츠 부부 세운 자선단체인 ‘빌앤드멀린다 게이츠재단’ 운영은 함께 하기로 했다. CNBC 등에 따르면 빌과 멀린다는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공동 명의로 올린 성명을 통해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오랫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우리는 결혼생활을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7년간 우리는 놀라운 세 아이들을 키웠고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재단을 설립했다”면서도 “이제 우리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더는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시작하는 동안 우리 가족에게 사생활을 보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은 모두 MS에서 일했다. 빌은 자신이 설립한 MS의 마케팅 매니저였던 멀린다를 1987년 만났고, 1994년 하와이에서 결혼했다. 멀린다는 2019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Inside Bill’s Brain:Decoding Bill Gates)에서 1년의 연애 이후 결혼을 결정해야 할 분기점에 이르렀을 때 빌이 침실에 있는 칠판에 결혼의 장점과 단점 목록을 빼곡히 적어놓은 것을 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고 회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사람의 이혼 발표에 대해 “이 커플의 이혼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자선사업, 공중보건, 비즈니스 분야에서 ‘충격파’가 휘몰아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빌과 멀린다는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 비영리 분야의 최고위층에 접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민간인이었다”며 “이들이 만든 재단은 그동안 세계 보건에서부터 유아 교육에 이르기까지 500억 달러(약 56조원)를 기부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평가했다. 빌과 멀린다는 부부로서는 결별을 택했지만,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서는 앞으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CNBC는 전했다. 두 사람은 “우리는 이 임무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며 “재단에서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은 MS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2000년 멀린다와 함께 질병과 기아를 퇴치하고 교육을 확대하는 재단을 설립해 활동해 왔다.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게이츠 부부의 재산은 1300억 달러(146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번 이혼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 분할이 뒤따를 전망이다. 하지만 게이츠 부부의 재산분할은 2019년 세간의 관심을 끈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부인 맥켄지 스콧의 이혼 사례처럼 간단치가 않다. 재산의 대부분이 아마존 주식이었던 베이조스와 달리 게이츠의 재산은 여러 갈래로 쪼개져 있기 때문이다. 스콧은 2019년 베이조스와 이혼하면서 합의금으로 베이조스가 보유한 아마존 주식의 25%(아마존 전체 주식의 4% 수준(39조원 규모)를 받았다.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260억 달러 규모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 1.37%를 보유하고 있다. 빌은 재산의 대부분을 자신의 투자회사인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이 투자회사는 캐나다 국영철도(Canadian National Railway)와 미 엔지니어링 업체 디어 앤 컴퍼니(Deere & Co)의 주요 투자자이며, 부동산과 에너지 기업에도 다수 투자했다. 다만 이러한 투자 지분에 대한 구체적인 재산 분할 방식이나 규모 등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2019년 빌이 올린 블로그 게시물에 따르면 부부는 200억 달러 규모의 MS 주식을 자신들의 재단에 넘겼다. CNBC가 인용한 세금관련 문서에 따르면 현재 재단의 자산은 510억 달러가 넘는다. 빌은 베이조스 아마존 CEO,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에 이은 전세계 네 번째 부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99%의 재산 포기한 빌 게이츠 부부…27년 결혼생활 마침표

    99%의 재산 포기한 빌 게이츠 부부…27년 결혼생활 마침표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 게이츠가 27년간 부부로서 함께한 멀린다와 이혼을 발표했다.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두 사람은 빌앤드멀린다재단을 공동 운영하며 동업자로 함께 한다. 빌은 4일(한국시간) 멀린다와 공동 명의로 올린 트위터 메시지에서 “우리 관계에 대한 많은 생각과 노력 끝에 우리는 결혼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빌과 멀린다는 “지난 27년 동안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3명의 자녀를 키웠고 전세계 모든 이들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돕는 재단도 세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러한 임무에 대한 믿음을 계속해서 공유하고 재단에서 계속 함께 일하겠지만, 우리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우리는 새로운 삶을 향해하기 시작할 것이고 우리 가족만의 사생활과 자유를 보장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99% 재산 포기하고 자선 사업 시작 두 사람의 인연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시작됐다. 멀린다는 22살에서 듀크대학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부서에서 유일한 여직원으로 근무했다. 공식석상에서 빌 게이츠가 옆자리에 앉게 되며 만남이 시작됐고, 우연히 옆자리에 차를 주차한 것을 계기로 데이트가 성사됐다. 1994년 한국 나이로 40세였던 빌 게이츠는 9살 아래인 멀린다와 결혼했고, 2000년에 두 사람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했다. 오랜 기간 세계 최대 부호였던 빌은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직에서 은퇴하며 자선사업에 주력했다. 멀린다는 공동 의장을 맡아 전략을 구체화하고, 전반적인 방향을 정하는 데 일조해왔다. 멀린다는 아프리카 여행 중 아프리카인의 비참한 생활에 충격을 받고 빌 게이츠를 설득했다. 나중에는 워런 버핏도 이들에게 동참했다. 빌 게이츠는 “내가 자선사업을 하게 된 것은 멀린다의 영향 덕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재단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근 20억달러를 내놓은 것을 포함해 교육과 환경 개선을 위해 모두 600억달러를 기부했다. 세 명의 자녀 제니퍼, 로리, 피비에게 재산의 0.02%(한화로 약 110억원)만 물려준다는 선언도 화제가 됐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대규모 정전 부르는 ‘코인 채굴’ 금지령

    대규모 정전 부르는 ‘코인 채굴’ 금지령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 투기 열풍으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가상화폐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는데도 채굴을 단속하거나 금지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채굴업체 한 곳당 많게는 수만 대의 컴퓨터를 24시간 가동하고 그 열기를 식히고자 냉방시설까지 돌리다 보니 대규모 정전 사태가 생겨 나는 등 전력난이 심해져서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의 성지’로 불리는 중국 내몽골자치구에서 지역 정부가 채굴업체들에 ‘2개월 안에 공장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별다른 기반 산업이 없는 내몽골에서는 전기료와 인건비가 저렴하다. 이를 노리고 비트코인 업체들이 대거 몰려와 가상화폐를 캔다. 전 세계 비트코인의 약 8%가 여기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몽골 자치정부가 채굴장 폐쇄 방침을 굳힌 것은 최근 중앙정부로부터 “에너지 소비를 통제하지 못한 유일한 지방정부”라고 질책받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내몽골 정부는 “올해 화력 발전용 석탄 사용 증가량을 3000만t 이내로 묶으려고 했지만, 가상화폐 채굴장 때문에 실제로는 1억 8000만t이 넘을 것 같다”고 발표했다. ‘2060년 온실가스 제로(0)’를 선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선언을 무색하게 하는 상황이기에 최고지도부가 칼을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달 흑해 연안의 압하지야 자치공화국도 비트코인 채굴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2022년 5월까지 모든 종류의 가상화폐 채굴을 막고 이를 어기면 최대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골자다. 인구 24만명인 압하지야(현재 미승인국)는 전력 요금이 한국의 10%에 불과하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비트코인 채굴업체만 600여곳에 달한다. 이들이 써대는 전기 때문에 매일 밤 1~2시간씩 전국의 전력 공급을 차단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순위 6위인 이란도 지난해 말부터 채굴 공장 때문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생겨 나자 올해부터 가상화폐 채굴장 1000여곳을 강제 폐업시켰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부터 가상화폐 사용을 전면 금지한 터키는 자국 가상화폐 거래소 ‘토덱스’ 설립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터키에서는 경제 불안 등으로 자국 통화인 리라의 가치가 급락하자 주민들이 가상화폐로 물건을 사고파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터키 정부는 자국 화폐를 보호하고자 가상화폐 규제에 착수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가상화폐로 몸살 앓는 세계…연일 상승에도 채굴 금지국 늘어

    가상화폐로 몸살 앓는 세계…연일 상승에도 채굴 금지국 늘어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 투기 열풍으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가상화폐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는데도 채굴을 단속하거나 금지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채굴업체 한 곳당 많게는 수만 대의 컴퓨터를 24시간 가동하고 그 열기를 식히고자 냉방시설까지 돌리다보니 대규모 정전 사태가 생겨나는 등 전력난이 심해져서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의 성지’로 불리는 중국 내몽골자치구에서 지역 정부가 채굴업체들에게 ‘2개월 안에 공장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별다른 기반 산업이 없는 내몽골에서는 전기료와 인건비가 저렴하다. 이를 노리고 비트코인 업체들이 대거 몰려와 가상화폐를 캔다. 전세계 비트코인의 약 8%가 여기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몽골 자치정부가 채굴장 폐쇄 방침을 굳힌 것은 최근 중앙정부로부터 “에너지 소비를 통제하지 못한 유일한 지방정부”라고 질책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내몽골 정부는 “올해 화력 발전용 석탄 사용 증가량을 3000만t 이내로 묶으려고 했지만, 가상화폐 채굴장 때문에 실제로는 1억 8000만t이 넘을 것 같다”고 발표했다. ‘2060년 온실가스 제로(0)’를 선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선언을 무색케 하는 상황이기에 최고지도부가 칼을 꺼낸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달 흑해 연안의 압하지야 자치공화국도 비트코인 채굴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2022년 5월까지 모든 종류의 가상화폐 채굴을 막고 이를 어기면 최대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골자다. 인구 24만명인 압하지야(현재 미승인국)는 전력 요금이 한국의 10%에 불과하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비트코인 채굴업체만 600여곳에 달한다. 이들이 써대는 전기 때문에 매일 밤 1~2시간씩 전국의 전력 공급을 차단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순위 6위인 이란도 지난해 말부터 채굴 공장 때문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생겨나자 올해부터 가상화폐 채굴장 1000여곳을 강제 폐업시켰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부터 가상화폐 사용을 전면 금지한 터키는 자국 가상화폐 거래소 ‘토덱스’ 설립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터키에서는 경제 불안 등으로 자국 통화인 리라의 가치가 급락하자 주민들이 가상화폐로 물건을 사고 파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터키 정부는 자국 화폐를 보호하고자 가상화폐 규제에 착수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암호화폐 과세 찬성에 53%…20대 유일한 ‘반대’ 우세

    암호화폐 과세 찬성에 53%…20대 유일한 ‘반대’ 우세

    내년 암호화폐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에 국민 10명 중 절반이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암호화폐에 세금을 부과하는 데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53.7%가 ‘찬성한다’고 답변해 ‘반대한다’(38.3%)보다 많았다. ‘잘 모르겠다’는 8.0%다. 성별로는 여성의 경우 60%가 세금 부과에 찬성하고 31.0%만 반대한 반면, 남성은 ‘찬성’ 47.3%, ‘반대’ 45.7%로 찬반 입장 입장이 팽팽했다. 연령대별로는 암호화폐 투자에 적극적이라고 알려진 20대에서 세금 부과 반대 입장이 47.8%로 나타나며 찬성(47.5%) 의견을 미세하게 앞질렀다. ‘반대’가 ‘찬성’보다 많은 연령대는 20대가 유일했다. 다만 ‘2030’으로 함께 묶이는 30대 역시 세금 부과 반대 입장이 40%대(42.6%)로 집계돼, 평균 30%대를 기록한 다른 연령대보다 반대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과세 찬성 비율은 40대(62.1%)에서 가장 높았고, 50대(57.2%), 30대(55.4%) 70세 이상(52.6%), 20대(47.5%), 60대(45.4%) 등의 순으로 60대에서 가장 낮았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열린세상] 이주아동도 포괄하는 ‘진짜’ 보편적 출생등록제/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이주아동도 포괄하는 ‘진짜’ 보편적 출생등록제/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민수는 태어나면서부터 구순구개열이 있었다. 태내에서 입술과 입천장이 만들어질 때 입술이 나뉘고 입천장이 갈라졌다. 고등학생이었던 엄마는 민수를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은 채 잠시만 맡아 달라며 시설에 두고 잠적했다. 민수는 분명히 존재하는 아이였지만, 서류상에는 없는 사람이었다. 겨우 부여받은 사회복지전산망의 관리번호가 민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민수는 마음껏 아플 수도 없었다. 의료보험이 없기 때문이었다. 구순구개열 수술은 기부금을 모아서 겨우 할 수 있었다. 나라에서 주는 돈을 받을 통장 발급은 거절됐다. 물론 민수와 같은 아이를 위해 검사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민수는 친모가 엄연히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그 제도를 이용하기 어려웠다. 매일 자라나는 이 아이를 서류에 올리려면 복잡한 소송밖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2020년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0.84명이라는 충격적인 발표에 이어 2021년 저출산 관련 예산은 40조 1906억원이 됐지만, 민수와 같은 아이들의 실태는 통계조차 없다. 2015부터 2018년 사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파악한 출생 미신고 아동은 1086명 정도인데 이마저도 겨우 발견된 숫자일 뿐이다. 2019년 기준 국내 미혼모가 2만 761명, 미혼부가 7082명인 점을 감안하면 출생신고가 안 된 아동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얼마 전 8살이 될 때까지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아이로 살다가 친모에 의해 살해된 ‘무명녀’ 사건이 있었다. 사후에야 생전 불리던 이름으로 출생신고가 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회는 정당한 사유 없이 친모가 출생신고에 협조하지 않거나 친모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이렇게 법이 바뀌었다고 해도 여전히 많은 아이는 신고되지 않는다. 아이를 출생신고하지 않는 사유는 ‘미혼부의 자녀’라는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가 출생신고를 고의로 하지 않은 채 방임된 아이, 불륜이나 중혼관계 등 혼인 외 출생아, 한국인 남성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외국인 여성의 아이, 미등록 이주민이 된 부모의 아이도 출생신고가 되지 않는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는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돼야 하며, 이름과 국적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동이 학대와 폭력으로부터 보호받고, 발달 수준에 맞는 교육과 의료, 사회보장을 받아 건강하려면 적어도 그 아이가 공적으로 존재하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해묵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보편적 출생등록제도 논의가 활발하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안에 의료기관의 출생통보 의무가 포함됐다. 방향은 합의되고 있으나 세부적인 내용에 보완이 필요하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그리고 2019년 9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우리나라에 ‘보편적 출생등록제도’를 도입하라고 권고한 이유는 같다. ‘일부러 출생신고를 안 하는 경우’뿐 아니라 ‘출생신고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아동’까지 포함해 출생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라는 것이었다. 현재 미등록 이주민이 낳은 아동을 우리나라에서 출생등록할 방법은 전무하다. 현재 제시되고 있는 보편적 출생등록제도에는 정작 이 문제의 단초가 된 이주아동에 대한 고려가 없다. 출생등록과 국적은 전혀 별개의 문제인데도 이를 결부시켜 이주아동에 대한 보편적 출생등록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행히 법무부는 지난 2월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제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의료기관에서 출생하지 못한 아이들도, 부모가 한국 국적이 아니지만 이 땅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차별 없이 존재할 권리가 있다. 손쉬운 방식, 성과 중심의 방식은 과감히 내려놓고 어떤 방법이 정말 ‘보편적’인 출생등록을 가능하게 할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무늬만’ 보편적이 아닌 진짜 모든 아동의 탄생을 환영하는 제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페이스북 저커버그, 하와이 대규모 부동산 매입…이유는?

    페이스북 저커버그, 하와이 대규모 부동산 매입…이유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이 하와이 ‘땅부자’ 대열에 섰다. 현지 유력 언론 ‘뉴스나우’는 미국 하와이 주 카우아이(Kauai) 섬에 마크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챈 두 사람 명의로 약 240만 평 규모의 대규모 부동산 매입이 있었다고 1일 보도했다. 자사 규모 776억 달러(약 90조 7300억원)의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는 이미 하와이 주 소재의 대규모 저택을 포함, 부동산 수 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총 5300만 달러(약 592억원)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부동산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부부 명의의 하와이 부동산은 총 527만 평에 달하게 됐다. 부부가 이번에 구매한 부동산은 현지 비영리단체인 ‘와이올리사’가 장기간 소유했던 것이었다. 특히 부부가 매입한 부동산 중 일부 지역이 라나이 섬 해변과 바닷가 입구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여행자들의 방문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저커버그 부부 측은 “해당 부동산 매입 이후에도 이전과 같이 일반인들이 해변에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면서 “부부는 이전과 다름없이 이 일대의 농업인들과 여행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할 것”이라고 밝혔다.저커버그 부부의 하와이에 대한 관심은 이미 지난 2015년 입증된 바 있다. 두 사람은 첫 자녀 출산 직후 약 1개월 간의 육아휴직 기간 동안 하와이 주 카우아이 섬에서 둘 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또, 지난 2018년 카우아이 섬에 대규모 폭우 피해 소식이 전해지자 저커버그 부부는 폭우피해 구호 활동에 써 달라며 1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당시 이미 카우아이 섬에 소재한 조용한 주택의 단독 주택을 소유했던 저커버그 부부는 100만 달러 구호기금을 하와이 커뮤니티 파운데이션과 카우아이 해비타트 포 휴머니티, 카우아이 이코노믹 오퍼튜니티 등 3개 단체에 전달하며 현지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부호들의 하와이 부동산 선호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저커버그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미국 부호들의 하와이 부동산 ‘쇼핑’은 심심찮게 이어져왔다. 그 시작은 지난 2012년 미국 IT기업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최고경영자의 ‘라나이섬’ 매입이었다. 래리 엘리슨 회장은 당시 라나이 섬의 98%를 모조리 사들였다. 주 정부가 소유한 2% 소수 부동산을 제외하고 사실상 라나이섬을 통째로 매입했던 것. 엘리슨 회장의 재산은 약 5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엘리슨 회장은 미국에서 가장 ‘돈 많은 인물’ 3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엘리슨 회장은 이 섬 곳곳에 최고급 리조트 호텔과 골프장, 태양광 발전소 등을 잇따라 건설했다. 이에 앞서 지난 1994년 1월 1일, 세계 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가 하와이 주 라나이 섬에서 결혼식을 올린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경영자인 빌 게이츠는 당시 나이 38세로 이미 미국 갑부 순위 상위에 링크된 손꼽히는 부호였다. 그는 이 섬을 통째로 빌려 성대한 결혼식을 열었는데, 식장이 마련된 곳은 라나이 섬 골프장에서도 유독 해안 절벽 풍경이 뛰어난 ‘챌린지 앳 마넬레 골프 코스’였다. 당시 식장에는 워런 버핏과 스티브 발머 등 총 130명의 하객이 참석, 빌 게이츠는 1만 달러 상당이 드레스를 입은 멜린다를 아내로 맞았다. 한편, 세계적 갑부들의 하와이 사랑의 주요한 이유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꼽힌다. 365일 평균 25~26도의 선선한 초여름 날씨와 잘 빚어 놓은 듯한 와이키키 해변, 아찔한 높이의 다이아몬드 헤드 절벽에서 내려다보는 푸른 바다까지 천혜의 자연을 품은 하와이는 현존하는 유일한 파라다이스로 불린다. 실제로 팝가수이자 당대 최고의 영화배우로 꼽혔던 엘비스 프레슬리는 지난 1961년 개봉한 ‘블루하와이’를 촬영한 이후 휴가 때마다 하와이를 찾아온 유명인사로 알려져 있다. 엘비스는 하와이를 배경으로 제작됐던 ‘블루 하와이’에 이어 ‘걸스 걸스 걸스’와 ‘파라다이스’ 등 두 편의 영화를 연이어 촬영했다. 두 작품 모두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었다. 영화 속 엘비스는 군대를 갓 제대하고 하와이로 돌아온 청년 ‘채드윅 게이츠’로 분했는데, 영화 촬영이 종료된 이후에도 그의 하와이 예찬은 한동안 계속됐다고 전해진다. 특히 이 시기의 엘비스는 은퇴 후 와이키키 해변의 오두막에서 서핑과 연주를 하며 남은 일생을 보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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