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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서 화곡동 주민 30년 염원 푼다

    강서 화곡동 주민 30년 염원 푼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민의 30여년 염원인 주차·문화복지센터가 들어선다. 강서구는 2011년 12월 자동차터미널터부지였던 화곡8동 890일대 3209㎡에 연면적 1만 3200㎡ 지상 7층 규모의 주차·문화복지센터가 들어선다고 24일 밝혔다. 이곳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소음 등으로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렸던 곳. ●30년 지역 주민 숙원 사업 결실 센터 건립은 지난달 24일 서울시 투자심사결과 조건부로 통과돼 물꼬를 텄다. 서울시의회 승인, 서울시 공유재산심의 및 현상설계 공모를 통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등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이르면 내년 1월 착공돼 2011년 12월 완공된다. 김재현 구청장은 “화곡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와 복지 혜택으로부터 소외됐던 곳”이라면서 “이번 센터 건립은 인근 지역 주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화곡유통상가 활성화로 지역경제의 ‘견인차’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소유인 이곳은 27년 동안 여객자동차터미널부지로 시내버스 차고지로 사용됐다. 2007년 2월 차고지가 이전한 이후 현재는 주차장으로 사용중이다. 부지 인근에 화곡유통단지가 있다. 약 1.7㎞ 구간에 240여개의 점포가 성업 중이다. 유통단지는 문구완구·생활잡화·주방용품·판촉물·차량용품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제품 도매상이 밀집해 있어 주차장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구는 그동안 교통 요충지이며 지역 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이 자리에 타워형 주차·복지문화센터 건립을 시에 몇 년째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서울시는 강서구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 사업비는 모두 198억 5000여만원이다. 시가 55억 5100만원, 구가 134억 6400만원, 중앙정부가 8억 3500만원을 투자한다. 강서구 화곡동 주택단지는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됐다. 인근 가양동이나 방화동 등 택지개발로 이뤄진 계획도시보다 문화·복지센터 등이 들어설 공간이 없어 여러 혜택의 소외지였다. ●화곡동 문화복지의 거점으로 활용 구는 센터의 지하 3층에서 1층까지는 버스를 비롯한 대형차와 승용차 등의 주차장(344면)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2~7층은 주민을 위한 복지·문화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상권활성화와 주민 복지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도다. 2층에는 개인 병원·약국·매점 등 인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이 자리한다. 3층부터는 노인 건강을 위한 물리치료실·한방치료실 등 무료 의료시설이 들어선다. 또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도서관·문화강좌실·문화체험실·취미활동실·체육관 등 각종 문화체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정재봉 주차관리과장은 “서울시와 긴 협상 끝에 주민과 지역 발전을 위한 주차·문화복지센터가 탄생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모든 주민이 행복한 ‘해피 강서’를 만들기 위한 센터 건립에 차질 없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장의委 유족추천 1116명… 노 전대통령 때 10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國葬) 장의위원회 규모는 사상 최대인 2371명에 달한다. 이같은 규모는 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 서거 때의 네 배, 노무현 전 대통령 때보다 1000명가량 많다. 이는 유가족 추천인사들이 노 전 대통령 때보다 10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장례 때는 유가족 추천 인사가 111명에 불과했으나, 이번엔 1116명으로 10배나 늘어났다. 장의위원에는 김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의 16대 국회의원과 제15대 대통령자문위원장 등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때는 총 1383명, 최규하 전 대통령은 680명,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장 당시에는 691명의 인사들이 장의위원에 포함됐다. 이번 장의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았으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희락 경찰청장 등 5명이 집행위원으로 선임됐다. 지난 노 전 대통령 때 처음 생긴 운영위원회는 만들지 않았다. 각계 분야별 장의위원은 국회의원과 국회사무처 차관급 이상 289명,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 55명, 현직 행정부 장·차관급과 각종 위원회 위원장 등 123명, 시·도지사 17명, 3군 참모총장 등 군 대표 5명, 경제·언론·종교계 대표 등 98명, 국공립 사립대 총장 183명, 15대 국민의 정부 장·차관급 이상 404명, 친지 및 유가족 추천인사 1116명 등 2290명이다. 장의위 위원에는 특히 김 전 대통령 시절 측근들과, 역사적 순간을 함께했던 이들이 다수 들어 있다. 대표적으로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 동교동계 집사였던 남궁진 전 대통령 정무수석, 박금옥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 김 전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박선숙 전 대통령 공보기획관, 당의 조직통이었던 배기선 국회의원이 포함됐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대북송금 의혹사건 당시 특별검사를 맡았던 송두환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들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21일자 일간신문에 장의위원 전체 명단 등이 담긴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공고문을 게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최진실 유골함, 어떻게 도난 당했나… ‘CCTV 공개’

    최진실 유골함, 어떻게 도난 당했나… ‘CCTV 공개’

    고(故) 최진실의 유골함 도난사건은 치밀하게 준비된 범행이었음이 현장 CCTV 확인 결과 나타났다.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양평경찰서는 20일 오후 3시 중간 수사브리핑을 마친 후 범행 당시 현장이 녹화된 CCTV 동영상을 공개했다.이 동영상에서 범인은 반팔 티셔츠에 조끼를 입고 군복 무늬의 하의를 착용한 상태였다.이 범인은 지난 4일 17시 56분 최진실의 묘역에 진입한 후 22시 02분 주위를 살폈다.그리고 22시34분경 포대에서 해머를 꺼낸 뒤 묘역의 뒷부분을 내리쳤다. 경찰에 따르면 이 뒷부분은 분묘의 두께가 가장 얇은 곳으로 범인은 이를 잘 알고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그러나 범인은 처음에 분묘의 대리석 기둥을 잘못 쳐 한차례 불꽃이 튀었다. 이후 범인은 멈추지 않고 몇차례 더 해머질을 했고 유골함을 꺼내려다 실패했다.결국 범인은 수차례 더 해머를 내려쳐 분묘를 깼고 유골함을 꺼내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이 부분에서도 주목했다.분묘의 중간부분을 때려 파편이 튀면 유골함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범인은 맨 우측 모서리 부분을 내려친 것이라고 설명했다.더군다나 범인은 22시46분 유골함을 들고 CCTV 카메라 밖으로 나갔다가 1분 후 플래시를 갖고 다시 묘역으로 와서 주위 흔적을 지우는 치밀함을 보였다.범인은 주위에 있던 고인의 사진, 조화 바구니 등을 옮겨 깨진 부분을 가린 뒤 오후 22시 49분 묘역 밖으로 나갔다가 무슨 이유인지 5일 새벽 03시36분 다시 현장에 나타나 걸레로 2분여간 물청소를 한 뒤 떠났다.이와 관련 경찰은 “범인의 주도면밀한 점 등으로 보아 몇차례 같은 범행을 한 적이 있는 전과자로 보고 수사 대상을 압축하고 있다.”며 “보다 정확한 CCTV 판독 결과가 나오면 공개수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서울신문NTN 조우영 기자 gilm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올바른 역사교육으로 동아시아 갈등 푼다

    올바른 역사교육으로 동아시아 갈등 푼다

    오해는 갈등을 낳고, 이해는 화해를 부른다. 개인이든 국가든 꼬인 갈등을 풀려면 서로의 처지를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앞서야 한다. 올바른 역사교육을 통해 동아시아 역사갈등의 해법을 모색하려는 취지의 국제포럼이 잇따라 열린다. 먼저 동북아역사재단과 세계NGO역사포럼은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인사동 일대에서 ‘동아시아 역사화해를 위한 역사교육’을 주제로 제3회 역사NGO세계대회를 개최한다. 20여개국의 비정부기구(NGO) 관계자와 역사 연구자, 역사 교사 등 300여명이 참가해 동아시아 역사화해와 평화문화 정착을 위한 역사교육의 역할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20~23일 역사NGO세계대회 7개의 심포지엄, 10개의 워크숍과 국제 세미나 등이 개최되는 한편 ‘찾아가는 역사교육’, ‘라운지토크’, ‘한국문화의 밤’, ‘워킹투어’ 등 17개의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 해외 각국의 분쟁 해결 사례를 통해 동아시아 역사갈등의 해결책을 알아보는 자리도 마련된다. 개막식에서 이상열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동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의 역할’에 대해, 마크 셀던 미국 코넬대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제사회와 동아시아 역사 갈등 해결’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심포지엄에선 우쓰미 아이코 일본 와세다대학원 객원교수가 평화 교육의 현장에서 살펴본 동아시아의 역사교육에 대해 살펴보고, 재일 한국인으로 일본 피스보트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조미수씨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분쟁 희생자 가족모임 관계자 등이 참가해 평화문화 정착을 위한 사례를 들려준다. (02)312-6118. ●27·28일 동아시아 역사화해 포럼 이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베트남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제3회 동아시아 역사화해 국제포럼이 27일과 28일 이틀간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다. ‘역사대화로 열어가는 동아시아 역사화해’(1회), ‘기억의 공유와 다원적 보편성’(2회)에 이어 올해 주제는 ‘역사교육을 통한 한국과 베트남의 상호 이해 증진’이다. 한·중·일 3국에 편중된 관심과 시야를 동남아시아, 특히 현대사에서 한국과 각별한 관계를 갖고 있는 베트남으로 넓히려는 시도다. 첫날엔 응오 반 조안 베트남 사회과학아카데미 동남아시아학저널 편집장이 ‘베트남과 한국의 역사 문화에 대한 상호이해 증진’을, 유인선 서울대 교수가 ‘한국의 베트남 역사문화 인식’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역사교육과 미디어를 통한 양국 간 이해 증진에 대해 토론한다. 둘째날엔 무 타오 중국 상하이 화둥사범대 교수, 모모키 시로 일본 오사카 대학 교수, 타나 리 호주 국립대 교수가 각 나라에서 진행 중인 베트남 역사 연구 및 교육에 대해 발표한다. (02)755-301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탈레반 아프간 대선일 투표소 공격 경고

    20일 아프가니스탄 대선을 앞두고 탈레반의 위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 카불에서 6개월만에 처음으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탈레반이 직접 투표소를 공격하겠다고 밝히며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아프간 정보당국자는 안전 확보를 위해 무장단체와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AP통신은 탈레반이 선거날 투표소를 공격하겠다는 유인물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주에 배포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칸다하르주 탈레반 작전사령관인 굴람 하이다르의 서명이 적힌 유인물은 “지역민들은 우리 작전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선거에 참여해선 안 된다. 새로운 전술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도 이 유인물이 진짜임을 확인하며 “새 전술이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고, 공격 목표 투표소는 남부뿐 아니라 전 지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암룰라 살레 아프간 정보국장은 지역 탈레반 지도자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이 명령이 탈레반 내부에선 응집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15일에는 수도 카불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 본부 앞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민간인 7명이 사망하고 90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날 아프간 경찰의 검문을 피한 테러차량이 ISAF 본부 30m 앞까지 접근한 뒤 폭발했다. 이 지역은 ISAF본부와 대통령궁, 미국·스페인·이탈리아 대사관 등이 인접한 카불의 외교 중심가다. 탈레반은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목표는 나토 본부와 인근 미국 대사관이었다.”고 밝혔다.특히 이번 테러는 그 자체도 위협적이었지만 수차례의 검문검색이 이어지는 수도 중심가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더욱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아프간 어느 도시, 어느 투표소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탈레반의 위협이 나토 내 확산되는 전쟁회의론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군과 ISAF군은 지난 6월 스탠리 매크리스털 총사령관이 부임한 이후 공세를 높이고 있지만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며 자국 내 전쟁 회의론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여론을 다시 자극하기 위해 탈레반이 ISAF본부를 직접 겨냥했다는 뜻이다. 선거 감시단체인 아프간 자유공정선거재단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아프간 정부와 국제사회는 유권자들에게 치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그러나 탈레반은 국제사회의 이러한 노력을 무산시킬 충분한 힘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안석기자 ccto@seoul.co.kr
  • 日 8·15 종전기념일 야스쿠니 신사 가보니

    日 8·15 종전기념일 야스쿠니 신사 가보니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제64회 종전기념일인 15일 야스쿠니 신사의 안팎은 온통 ‘극우들의 축제마당’이나 다름없었다. 도쿄 지오다구 지하철 구단시타역 출구에서 신사까지 80m쯤 떨어진 인도는 우익들의 정치선전장으로 변해 있었다.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의 사진과 함께 ‘일본에는 전범이 없다. 한국, 중국은 야스쿠니신사에 참견마라’, ‘총리는 야스쿠니에 참배하라’, ‘외국인 지방참정권 절대 반대’라는 등의 플래카드가 즐비했다. 거리의 한쪽에서는 확성기로 “일본의 기초를 닦은 영령에 감사를”이라며 떠들고, 다른 쪽에서는 외국인참정권에 반대하는 전국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일본 국민의 고유권리를 파는 짓”이라고 구호를 외치며 서명운동도 벌였다. 외국인 지방참정권은 영주권을 가진 재일교포들의 숙원 과제 가운데 하나다. 또 극우세력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제작한 역사왜곡 중학교 교과서의 채택을 호소하는 이들도 섞여 있었다. 거리는 공식 허가를 받은 듯 극우단체들의 독차지였다. 건네는 유인물이 많은 탓에 지나가기도 힘들 정도였다. 신사의 안쪽도 다르지 않았다. 곳곳에서 일장기가 펄럭이고, 극우단체로 보이는 ‘호국 청년’이라는 명패를 단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활보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군복에 총을 메거나 칼을 찬 이들이 보란 듯이 전쟁 당시의 의례를 재현하기도 했다. 주차장에는 각지에서 참배객을 태우고 온 대형 버스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요코하마에서 올라왔다는 모리타(83)는 “해마다 종전기념일에 신사를 찾아 선조 및 전몰자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면서 최근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밝힌 야스쿠니신사와 별도의 국립추도시설 건립 구상에 대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한 남성(63)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논문을 발표했다가 경질된 공군사령관 격인 전 항공막료장 다모가미 도시오는 “오늘의 일본은 싸우다 죽은 영령들의 덕분이다. 감사해야 한다.”며 즉석 연설, 박수를 받았다. 정치인들도 줄을 이었다. 오전 8시30분쯤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참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4년, 아베 전 총리는 2년 연속이다. 아베 전 총리는 “영령에 존중하는 뜻을 표하기 위해”라고 밝힌 반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또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41명도 신사를 찾았다. 각료 가운데는 유일하게 노다 세이코 소비자담당상만 참배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이날 오전 5시부터 참배객이 들어오기 시작, 오후 7시 문을 닫을 때까지 15만 6000여명이 찾았다. 글 사진 hkpark@seoul.co.kr
  • ‘피해 변제’ 등 선처 단골메뉴 인용

    14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 일부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 선고형량은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 일부만 유죄로 인정한 1·2심과 똑같아 결과적으로 이 전 회장으로서는 이날 유죄 판결로 형량이 늘어나지 않았다. 재벌 총수에게는 항상 ‘징역 3년+집행유예 5년’ 공식이 적용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이 삼성SDS 쪽에 배임액인 227억원 이상을 납부해 피해를 회복했다는 점을 긍정적 양형사유로 밝혔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삼성이 지난해 1심부터 주장하던 1539억여원 납부 사실이 2008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에서 누락되어 있다.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을 양형 사유로 참작한 셈이다. 재판부는 또 이 전 회장이 삼성SDS의 매출 증대 등에 기여한 점도 인정했다. 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 자체가 이재용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 경영지배권을 넘겨주기 위한 것이라는 점은 판시도 하지 않았다. 유죄 인정 근거로 이 전 회장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들었으면서 동시에 “당시 비상장사의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다양했던 만큼 피고인이 자신이 선택한 방법이 위법임을 인식하지 못했을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양형 사유를 밝힌 것 역시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변제’, ‘기업 발전에 기여’ 등은 재벌 총수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할 때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양형 사유인데 이번 판결에도 이런 전형적 사유들이 모두 들어가 있다.”고 비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박종원 신임 한예종 총장 “학내분열 오해만 풀면 해결될 것”

    박종원 신임 한예종 총장 “학내분열 오해만 풀면 해결될 것”

    “문화부의 감사 정국에서 벌어진 오해는 제대로 소통만 되면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박종원(49)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신임 총장은 13일 유인촌 문화부 장관에게서 임명장을 받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한예종의 미래를 이렇게 낙관했다. 그는 “학생 비대위 등 모임도 학교가 잘되자고 한 활동인 만큼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총장은 황지우 전 총장의 교수 재임용과 관련해서는 “황 전 총장이 행정소송을 냈는데 일단 이게 정리될 때까지는 학교에서 별도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화부가 감사 처분으로 요구한 U-AT(유비쿼터스 앤 아트 테크놀로지) 통섭교육 중지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예종에 맞는 통섭교육을 연구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임기 4년간의 비전과 관련해서는 “총장이 신념을 제시하고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이끄는 독단적인 체제는 맞지 않는다고 본다.”며 “학내 의견을 수렴해 학교를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캠퍼스, 학위, 교직원 처우 등 문제를 한예종의 숙원 사업으로 제시하면서 “하나씩 차분하게 풀어갈 것”이라는 의지도 내비쳤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MLB] 찬호 3이닝 퍼펙트

    박찬호(36·필라델피아)가 3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이틀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박찬호는 13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전에서 12-3으로 앞선 6회 등판, 3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은 완벽투. 평균자책점은 4.85에서 4.66으로 좋아졌다. 전날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박찬호는 시속 150㎞에 이르는 직구와 예리한 변화구를 섞어 컵스 타선을 요리했다.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6회 선두타자 알폰소 소리아노를 143㎞짜리 낮은 싱커로 유인,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제프 베이커를 좌익수 뜬공, 코이 힐을 3구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7회 애런 마일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 라이언 테리엇에게는 공 6개를 모두 포심 패스트볼만 던져 유격수 땅볼 아웃시켰다. 이어 밀턴 브래들리도 빠른 볼로 땅볼 처리했다. 박찬호는 8회에도 마이크 폰테넛을 중견수 뜬공, 강타자 제이크 폭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낸 뒤 일본인 타자 후쿠도메 고스케마저 파울팁 삼진으로 돌려 세워 이닝을 마무리했다. 필라델피아는 장단 14안타를 몰아쳐 12-5로 이겼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쌍용차 83일만에 조업 재개] “관용차로 쌍용차 구입… 신뢰회복 도와달라”

    13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송탄공단에 자리한 ㈜진보공업의 작업장. 쌍용자동차에 특수제작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이곳은 한산하다 못해 고요하기까지 하다. 83일 만의 생산 재개로 새 출발의 각오를 다지는 인근 쌍용차와는 영 분위기가 딴판이다. 공장 가동률은 고작 20% 남짓. 이래 갖고는 전기세도 빼내지 못한다. 이미 공장 2곳 중 1곳은 다른 업체에 세를 주었고, 60명이던 직원은 하나둘 떠나가 이제 40명이 채 안 된다. 직원 홍모(53)씨는 “쌍용차가 생산을 재개했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이미 우리 회사는 15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를 맞은 상태”라면서 “근근이 월급은 주고 있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다. 같은 시간 이영희 노동부 장관과 쌍용차 8개 협력업체 대표들이 작업장 근처 회의실에서 마주했다. 노사정책 주무 장관으로서 업계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찾은 자리. 업체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협력업체 모임인 협동회의 오유인(세명기업 대표) 회장은 “회원사 중 쌍용차 의존도가 50% 이상인 업체는 50여개인데, 이 가운데 6, 7곳이 부도가 났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쌍용차가 살아야 우리도 살 수 있으니 되도록 청산 가능성은 언급하지 말아달라.”(홍기표 융진기업 대표), “관용차 일부를 쌍용차로 구입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게 해 달라.”(김석경 모토텍 대표) 는 등 요청과 호소가 이어졌다. 정부가 노사 갈등에 발목을 잡혔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노사 분규는 극단적으로 보면 집안 문제로 당사자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불법이 없는 한 정부는 대화 창구를 만드는 정도 이외의 직접 개입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조원들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사람도 많았다. 한 협력업체 직원은 “평택 사람이라면 가족·친척 중 한 명은 쌍용차와 관련해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노조의 점거농성이 77일이나 이어질 때에는 화도 났지만 지금은 그들에 대한 처벌수위가 너무 높아져 우리 평택시민들의 가슴에 또다시 못을 박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신한촌/노주석 논설위원

    5년 전 연해주의 주도 블라디보스토크 일대를 뒤진 적이 있다. 서울신문 창간 10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의 창간 주역 5인의 발자취를 찾는 취재답사였다. 신한촌(新韓村)은 대한매일신보의 초대주필 박은식, 주필 신채호·장도빈 선생의 족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1911년 건설된 신한촌은 한때 1만여명의 한인들이 거주하던 ‘독립운동의 성지’였다. 1910년 망명길에 오른 신채호 선생이 처음 숨어든 블라디보스토크 ‘카레이스키야 슬라보드카(한인거주지)’는 당시 한인들이 개척리(開?里)라고 불렀다. 장지연, 홍범도, 유인석 선생 등 쟁쟁한 독립지사들이 이웃주민이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개척리 344호와 600호에 머물면서 해조신문과 대동공보 발간에 관여했다. 지금은 포크라니치나야로 지명이 바뀌었고 한국총영사관, 경기장, 음식점이 들어선 번화가로 변모했다. 1911년 러시아당국의 개척리 강제철거에 따라 한인들은 신한촌으로 집단이주했다. 1919년 우수리스크에서 옮겨온 백암 박은식 선생이 이곳에서 3·1운동을 맞았다. 1920년 춘원 이광수가 ‘바윗등에 굴 붙듯이 등성이에 다닥다닥 붙은 집’ ‘집집마다 놓인 온돌방’의 풍경을 묘사한 그곳이다. 아무르스카야 언덕배기에 ‘서울스카야(서울거리)’란 문패가 달린 러시아 가옥 한 채가 그 때 그 시절을 알려줄 뿐이다. 하바롭스카야 끝자락 아파트단지 옆에 1999년 해외한민족연구소가 세운 ‘연해주 신한촌 기념탑’이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었다. 그나마 이 지역을 대표하는 극동대학 한국학 대학건물 명칭이 ‘장도빈 기념관’이었고 건물현관에 산운 장도빈 선생의 흉상이 놓여 있어 위안이 됐다. 발해사를 연구한 선친을 기리고자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이 사재를 털었다고 했다. 내일이면 광복절 64돌이다. ‘광복절 냄비’가 끓고 있다. 연해주 곳곳에 산재한 독립운동 유적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5년이 흘렀지만 달라진 게 없다. 매입해 박물관으로 만든다던 서울스카야 주소가 붙은 집은 여전히 그대로다. 기념탑은 훼손이 더 심해졌고 자물쇠로 잠가 출입을 막고 있다. 냄비가 식으면 또 잊을 것인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만주독립군 군자금 모금 베일 벗다

    만주독립군 군자금 모금 베일 벗다

    #1 “동지를 모아 총을 발사해 협박하고…, 금 1000원을 올해 12월20일까지 조달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케 하고…, 협박장을 보내고 우리 경찰(일제)의 엄중한 경계를 돌파하다 체포됐고….”(일제 간도총영사관의 대한민국 의민단의 군자금 모금 기록 중에서) #2 “독립사상을 선전하며 군자금 모집이라 칭하고… 영수증을 교부하고 기부금이 적은 촌락에 대해 위협적 언사를 일삼으며….”(임시군정부 소속 장남섭 선생의 일제 재류금지 처분 기록 중에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단체들의 군자금 모금활동 실상을 알려주는 문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당시 독립운동단체들은 ‘독립의무금’으로 단체 기부를 독려했다. 협박장을 발송하고 영수증을 교부하기도 했다. 아편거래의 이익금을 군자금으로 송금한 사례도 있었다. 국가보훈처가 13일 발간한 ‘만주지역 본방인(本邦人) 재류금지(在留禁止) 관계잡건(關係雜件)’에는 만주지역에서 군자금 모금을 담당한 인물들의 사진과 활동 내역이 상세히 드러나 있다. 자칫 역사의 뒤편에 가려진 만주지역의 군자금 모금 활동을 재조명할 사료로 평가받는다. 이 자료는 일제가 1915~26년 만주 지역에서 활동한 ‘불령선인’(독립운동가 지칭)의 거주를 제한하고 추방 이유를 담은 보고서이다. 체포된 독립운동가 175명의 사진과 그들의 행적에 대한 보고 내용이 담겨 있다. ‘본방인’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을 지칭한다. ‘재류’(체류) 금지는 본적지로 추방하는 행정처분이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조선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는 제도로 악용됐다. 일본 교토대 이승엽 교수가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에서 발굴, 보훈처 전문사료발굴분석단에 전달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 임시군정부, 독립의군, 북로군정서, 대한의군단, 대한통의부, 참의부, 정의부 등 만주지역의 군자금 모금 주체와 전달 경로 등이 상세히 기술됐다. 북간도 용정의 3·13 만세운동이 국내와 연관된 사실도 규명됐다. 국민회 소속인 조영(당시 29세), 유인학(33) 선생은 간도 일대에서 국제연맹에 독립 승인을 요청할 대표단 파견 비용을 모금하다 체포됐다. 이들은 1920년 2월 3년동안 재류금지 처분을 받고 함흥지방법원 청진지청에 이송돼 사법처리됐다. 오지화(27) 선생은 1920년 5월 방우룡을 중심으로 하는 독립의군에 가입, 무기구입 자금을 모금하다가 같은해 10월 간도총영사관 경찰에 체포돼 재류금지 3년 처분을 받았다. 장남섭(미상) 선생은 군자금 모금을 하다 임시군정부에 가입했고 1919년 11월 체포됐다. 장홍국(39), 장의묵(31), 현성도(32), 황현범(30), 석태화(22) 선생은 북로군정서의 군자금 조달을 전담했다. 박환 수원대 교수는 “이번 자료를 통해 만주지역 독립운동가들의 공백기와 새로운 활동 내용을 발굴하게 돼 만주 독립운동 영역의 역사적 확대를 가져온 귀중한 사료”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온실가스 감축시대] ④ 생활속의 실천

    [온실가스 감축시대] ④ 생활속의 실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온실가스 감축 운동에 참여시킬 수 있을까?”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의 ‘그린’ 분야 전문 리서치 기관인 스마트 파워에 따르면 “미국인의 84%는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제 사용자는 3%에 불과하다.”고 한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기후변화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70%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동감한다고 답변하지만, 실제로 에너지 절약 등 탄소 감축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은 30% 이하”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 전문가들은 “녹색 소비자는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탄산가스 감축 국민 30%이하 참여 그러나 어려운 작업이기는 하겠지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민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가정(냉·난방 등)이 12%, 수송(교통)이 19.7%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200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1t으로 선진국들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7위다. 우리나라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10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 개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부와 에너지 관련 시민단체들은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쉽게 말하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갖가지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표 참조> 가장 우선적인 것이 집안 내에서의 에너지 절약이다. 가정에서 난방온도를 1℃만 낮춰도 1년에 96.30㎏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교통 쪽에서도 이산화탄소 감축에 쉽게 동참할 수 있다. 한 사람이 한 주에 한 번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연간 459.16㎏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국민들로 하여금 이같은 이산화탄소 절감 방안들을 실천할 만한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에어컨 냉방 온도를 1℃ 높게 설정했을 때 가정에서 절약할 수 있는 돈은 1년에 2070원. 이 정도로는 국민들이 생활 습관을 바꿀 만한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 ●에너지값 인상·세금신설 등 필요 몇몇 기업에서 탄소 감축을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해 ‘탄소 포인트’ 제도 등을 도입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도 소비자를 유인할 만한 매력, 다시 말하면 ‘눈에 보이는’ 경제적 이익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국민을 온실가스 감축 시대로 끌어들이기 위한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특히 어렵고, 지루한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을 실효성 있게 하려면 대입 수능시험이나 논술시험에 기후변화나 녹색성장을 문제로 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국민 홍보도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알리고, 에너지 절약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를 통해 국민이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이익을 부각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교육, 홍보와 함께 필요한 것은 ‘강제적인’ 규제다. 에너지 가격 인상, 탄소관련세 도입 등이 대표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건물 신축 및 보수 때의 에너지 효율기준 강화, 자동차 연비기준 강화 등은 기업에 대한 규제이지만 국민에게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통영 앞바다에 충무공 학익진 펼쳐진다

    통영 앞바다에 충무공 학익진 펼쳐진다

    충무공 이순신의 임진왜란 승전을 기념하는 제48회 한산대첩 축제(포스터)가 12일 경남 통영시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417년 전에 한산대첩의 무대가 됐던 통영 앞바다 등에서는 16일까지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가 열린다. 축제는 12일 대한민국 해군 함정의 통영항 입항과 더불어 이순신 장군의 신위를 모신 충렬사에서 행사의 무사안녕을 바라는 고유제(告由祭)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13일에는 조선시대 삼도수군 통제영의 본영이었던 세병관(국보 305호)에서 서막식과 조선수군 사열행사인 군점(軍點) 의식이 진행되고 의식을 끝낸 삼도수군통제사 행렬이 시내를 행진한다. 축제의 백미인 한산대첩 재현행사는 15일 오후 7시 한산도 앞바다에서 실제 선박들이 학익진을 형성하고 불꽃과 레이저를 쏘면서 시작된다. 통영해경 함정과 어선, 관공서 행정선 등 선박 130여척이 동원돼 417년 전인 1592년 음력 7월 조선수군 함대가 왜군 함대를 한산도 앞바다로 유인한 뒤 학익진으로 에워싸 섬멸했던 한산대첩의 장관이 펼쳐진다. 한산도 앞바다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망일봉 이순신공원에서 이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두소녀를 세 청년이 차례로

    광주(光州)경찰서는 어린 소녀를 납치, 욕보인 10대와 부랑아들을 강간 및 강간미수혐의로 구속. S고 3년 재학중인 임(任)모·백(白)모군과 재수생 박(朴)모군은 우연히 알게 된 J양(17) P양(16)을 밤 9시쯤 백도여인숙에 유인, 욕보이려다 실패하자 일단 잠재운 다음, 새벽에 박군이 P양을 덮쳤던 것. P양이 끝까지 반항하며 떠드는 소리에 백군이 깨어 30여분간 실랑이질을 계속. 마침 건넌방에 자고 있던 주거부정의 「펨프」였던 김(金)모군(20)이 소란한 소리에 깨어 어린 소녀를 꾀어 욕보이려고 하는 것을 알고 근처「펨프」두목인 이(李)모군(25) 박모군(20)에게 연락, 박군들의 방을「노크」했다. 이들은 점잖게『학생들이 무슨 짓이냐』며 꾸중, 소녀들을 도와주는 척하고 밖으로 불러내어 근처 모여인숙에 방을 잡아 자라고 한 다음 이군은 J양을, 박군은 P양을 각각 맡아 욕을 보이고 이어 김군이 들어와 차례로 강제추행을 하는 등 돌려가며 욕보인 다음 줄행랑. 피해자인 P·J양의 신고를 받고 이들을 구속한 고참 형사들도『수사관 생활 20년에 처음 본 끔찍한 사건』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유구무언(有口無言) <광주=남달성(南達成)기자> [선데이서울 72년 10월 15일호 제5권 42호 통권 제 210호]
  • 인간의 유전자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인간의 유전자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의 유인원 사촌들은 아직도 예전과 동일한 열대우림에서 우리의 공통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똑같은 사회적 집단을 이루고, 똑같은 과일과 견과류, 고기를 먹으며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복잡한 기술과 더 복잡한 사회 체계를 만들어가며 지구상에서 지배적인 유기체가 됐다. 도대체 무엇이 인간을 이렇게 특별한 존재로 만들었을까. 우리와 유인원의 한 갈래인 침팬지는 유전자가 99% 가까이 일치한다고 한다. 나머지 1%의 유전적 정보가 그렇게 만든 것일까. 유전자가 결정적인 요소라면 해외 입양아가 본디 태어난 곳보다 성장한 곳의 사람들과 비슷한 의식을 갖게 된다는 점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환경이 중요한 것일까. 이는 이민자 사회처럼 각기 다른 역사와 배경을 지닌 집단이 동일한 환경에서 살더라도 다른 행동을 한다는 인간 집단의 특징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미국 남부는 북부보다 폭력적이라는 통계를 살펴보자. 1865년부터 1915년까지 남부 살인율이 현재 미국 전체의 살인율보다 열 배나 높다고 한다. 현재 미국 남부의 살인율 또한 높다. 남부의 더운 기후 때문일까. 아니면 남부 사람들과 북부 사람들의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일까. 한 연구 결과는 이러한 차이가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농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정착한 북부와는 달리 남부에 정착한 사람들은 주로 목축업에 종사했고, 과거 목축 사회에서는 약탈 행위를 막기 위해 기꺼이 폭력을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는 것. 이른바 ‘명예의 문화’에 대해 잔뼈가 굵은 남부 사람들은 모욕적인 상황에서 북부 사람들과는 다르게 생리적인 변화를 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피터 J 리처슨 미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환경과학정책학부 교수와 로버트 보이드 미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인류학과 교수는 ‘유전자만이 아니다’(김준홍 옮김, 이음 펴냄)에서 오늘날 인간이라는 존재가 형성되는 데 있어서 문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다. 유전자나 환경, 어느 하나만을 가지고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 진화 사회과학자인 저자들은 생물학의 영역인 다윈의 진화론을 사회 과학 영역으로 끌어와 문화와 접목시킨다. 이들에게 문화는 사회학적인 개념인 동시에 인류의 진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생물학적인 개념이다. 문화를 켜켜이 쌓아가는 사회적 학습 과정을 유전자 승계와 같은 독립적인 전달체계로 생각한다면 유전자의 진화와 문화의 진화가 상호간에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연선택설을 따른다면 개인적인 학습을 통해 환경에 적응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인간은 어떤 행동을 학습할 때 개인적 학습을 넘어서 그 행동에 깔린 의미까지 배우고 모방한다. 집단 내에서 먼저 관념과 가치, 기술을 습득한 사람들을 따르고, 이렇게 모방하며 학습된 관념과 가치, 기술은 다시 인간의 삶을 바꿔 놓게 된다. 간단하게 말하면 인간을 개개인이 모인 집단인 개체군으로 보고, 이 개체군의 문화가 다시 그 안의 개개인을 변형하면서 인류가 진화한다는 게 저자들의 시각이다. 많은 동물들도 사회적 학습 능력을 갖고 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인간의 이 능력은 상당히 비정상적으로 발달했다. 때문에 인간 사회는 다른 어떤 동물의 사회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복잡하다. 저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유전자와 문화가 서로 영향을 주며 함께 진화한다는 것이다. 유전자-문화 공(共) 진화론이다. 인간은 유전자로 이루어졌고, 문화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문화적 변형에 따라 유전자도 달라진다는 이야기. 사람들이 흔히 몸에 좋은 것으로 여기는 우유를 예로 들어보자. 우유를 소화하려면 락토오스라는 당 성분을 분해하는 효소가 필요하다. 이 효소가 없으면 장에 가스가 차거나 설사가 날 수 있다. 사람은 엄마 젖에 있는 락토오스를 분해하는 효소를 갖고 태어나지만 성장과정에서 점점 없어진다. 이 분해 효소가 부족한 전 세계 성인 대부분은 사실 우유를 마실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유럽, 서아시아, 북부아프리카 등 오래전부터 낙농업을 해온 사회에서는 어른도 락토오스를 소화할 수 있다. 낙농업 전통을 가진 문화권에서 사람들은 우유를 마시는 행동과 우유를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의미를 배우고 따라한다. 이 과정에서 우유를 소화할 수 있도록 유전자가 변한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다수인 사회는 요구르트나 치즈 등 우유를 활용하는 음식이 발명되고 늘어나는 문화적인 환경이 이뤄진다. 2만 5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70년대말 신문배달 고학생이 본 세상

    누구는 자조적으로 ‘배달의 기수’ 또는 ‘달배’라고 했다. 또 누군가는 짐짓 근엄하게 ‘신문 배달 고학생’이라고도 불렀다. 1970년대 후반 격변의 한국 사회에서 신문을 배달하던 열 여덟살 고학생의 눈에 비친 신문보급소를 둘러싼 세상은 때로는 유쾌하게 희망을 담아내는 공간인가 하면, 때로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일들로 가득차 있다. 시인이자 르포 작가인 박영희가 자신의 첫 번째 장편소설을 냈다. ‘대통령이 죽었다’(실천문학사 펴냄)는 청소년 성장소설을 표방하며 세상살이의 애환, 세상과 개인과의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을 추억의 흑백필름처럼 보여준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는 부모 세대의 삶을 좀더 생생히 엿볼 수 있게 하고, 70년대 후반을 치열하게 타고 넘어 왔던 40~50대에게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아련히 반추하게 만든다. 열 여덟 살 ‘수형이’와 그 또래는 H일보 서울 신설동보급소에서 기숙하며 새벽에는 신문을 배달하고 낮에는 대입검정고시를 준비한다. 가끔 신문 구독료를 챙겨 딴주머니를 차거나 여자 속옷을 몰래 훔치기도 하는 악동 무리들이지만, 폐결핵을 앓는 동료를 위해 주머니를 털어 개고기를 마련하는 끈끈한 의리-연대를 보여준다. 또한 본사의 일방적인 보급소장 교체에 배달을 거부하는 ‘파업’으로 맞서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들의 유일한 희망은 바로 대학에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 바람에 대해 사회는 그들이 소외된 주변부 인생의 처지임을 다시금 뼛속 깊이 확인시켜줄 뿐이다. 그들의 삶에 전혀 관련 없을 법한 긴급조치, YH노조 신민당사 점거, 부마항쟁, 김지하의 ‘오적’ 필화사건, 전태일의 죽음과 독재의 상관관계, ‘학사 세계프로권투챔피언’ 박찬희 등 그 시절을 설명해주는 뉴스 키워드가 쉼없이 엇갈리며 교직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수형이 무리가 세상의 진짜 뉴스를 접하는 곳은 자신들이 매일 옆구리에 끼고 사는 신문이 아닌, ‘정체불명의 삐라’를 통해서다. 수형이는 신문을 믿어야 할지, 아니면 ‘삐라’를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 그러나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혼란이라기보다는 진실을 말하지 못하거나 말하지 않는 신문에 대한 조롱이자 야유인 셈이다. 한편 이 소설은 신문 시장을 왜곡시키는 문제점의 한 축을 정확하게 그려낸다. 1년 무료 투입에 자전거·비데 등 경품도 모자라 백화점 상품권·10만원권 수표 등까지 등장한 최근의 불법 판촉 경쟁을 생각하면, 다른 경쟁 신문 몰래 빼와 배달 사고 일으키기 등 30년 전 신문 배달 경쟁은 차라리 애교스럽기까지 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시 25억 후원 307억 효과… ‘맨유 마케팅’ 대박

    박지성 선수가 활약 중인 프로축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구단을 후원하는 서울시가 2008~2009시즌 맨유 홈경기 중 발광다이오드(LED) 디지털보드(광고판)의 노출만으로 307억원을 웃도는 광고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가 맨유 후원으로 지급한 후원금 25억원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시의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이 큰 효과를 거둔 셈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맨유 홈페이지 광고와 시즌 중 맨유 구단이 실시하는 ‘서울의 날’ 행사 등을 통한 광고 효과를 제외한 것이어서 이들 부대 효과까지 더하면 맨유 후원에 따른 광고·홍보 효과는 줄잡아 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이에 따라 시가 경기 침체 상황에서 외국의 프로스포츠 구단을 후원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 여론도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6일 서울시의회 문화교육위원회 소속 양창호·김인배 의원 등이 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의 맨유 스폰서십 미디어 브랜드 광고 노출 효과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시즌 맨유 홈경기(21경기)를 통한 서울시 브랜드 광고 노출 효과 환산액은 2417만 9352달러(약 307억 4000여만원)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시가 영국의 전문 광고 효과 분석기관인 레퓨컴에 의뢰해 지난 시즌 맨유 경기를 TV로 중계한 전 세계 211개국을 대상으로 3차례(2008년 9~11월, 2008년 12월~2009년 2월, 3~5월)에 걸쳐 한 광고 노출 효과를 분석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시 브랜드인 ‘하이 서울(Hi Seoul)’ 광고는 지난 시즌 모두 21차례의 맨유 홈경기에서 총 1119초간 노출됐으며 경기당 평균 노출금액은 115만 1398달러(약 14억 6000만원)로 분석됐다. 광고 효과가 가장 높았던 경기는 지난 1월25일 치러진 토트넘과의 경기다. 이 경기에서 하이 서울 광고는 모두 17회에 걸쳐 총 102초간 노출됐고 금액 환산치는 220만 4016달러(약 28억원)로 집계됐다. 반면 광고 효과가 가장 낮았던 경기는 지난 4월5일 치러진 애스턴 빌라 전이었다. 이 경기에서는 하이 서울 광고의 노출시간이 19초에 불과해 금액으로 41만 552달러의 광고 효과를 얻는 데 그쳤다. 이와 별도로 시가 영국의 스포츠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TNS스포츠에 의뢰해 지난해 10~11월, 지난 2월16일~3월2일, 5월25일~6월16일 등 3차례에 걸쳐 영국·일본·중국·말레이시아 등 4개국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의 맨유 스폰서십 인지도는 14%, 30%, 38%로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영국(23%→35%)과 일본(19%→34%)에서 인지도 상승폭이 컸다. 특히 맨유 스폰서십 때문에 ‘서울을 여행하고 싶어졌다.’거나 ‘서울을 좀 더 알고 휴가 여행지로 고려하도록 만들었다.’는 의견이 45%를 차지해 외국인 관광객 유인 효과도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학자금 안심 대출과 ‘고등교육 교부금법’/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열린세상] 학자금 안심 대출과 ‘고등교육 교부금법’/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정부는 지난 7월30일 새로운 형태의 대학생 학자금 지원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학자금 안심 대출’이라고도 불리는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는 영국, 호주 등 선진국에서 성공적으로 시행 중인 소득연동 학자금 제도를 한국 실정에 맞도록 소폭 변경한 제도이다. 새로운 제도 아래서 대학생들은 연간 소요 등록금 전액과 200만원의 생활비를 대출 받아, 취업이후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벌게 되면 소득의 일정 비율을 상환하게 된다. 새로운 제도는 현재의 정부보증 학자금 융자제도의 여러 단점들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학자금 융자제도에서는 고정된 상환 일정과 조건으로 인하여 신용유의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자 상환이 거치기간 중에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자를 갚기 위해 학생들이 부업에 매달리고 있다. ‘학자금 안심 대출’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뿐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대학 학비를 마련하도록 유도하여 대학 교육을 소비가 아닌 투자로 인식하게 유도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여러 장점을 지닌 새로운 학자금 지원정책에 대해서 대다수 국민들은 환영하고 있으며, 야당과 시민단체들도 제도 도입 자체는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왜 이렇게 좋은 제도를 이제야 도입하느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을 만큼 정책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 제도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투명한 소득 파악이다. 영국과 호주에서는 성공하고 필리핀에서는 실패한 이유는 다름아닌 조세 징수체제를 통한 융자 상환의 철저한 시행 여부에 있었다. 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은 대학 단위로, 사업 단위로, 또는 개인 단위로 이루어질 수 있다. 대학 단위 재정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고등교육 교부금법’이 바로 이러한 주장의 대표적 형태인데, 현재 의원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이 법은 정부 세입의 일정 비율을 고등교육 재정지원 재원으로 따로 설정해 놓고 이를 대학 단위로 재정 지원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고등교육 교부금법’은 어느 나라에서도 시행된 사례가 없는 제도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할 가능성이 매우 큰 제도로 시행되어서는 안 된다.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재원이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정해져 있어 예산의 경직성을 가져 온다.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실에서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대학교육 지원에 사용하도록 못 박아서는 안 된다. 둘째로, 대학 단위 지원은 실제적인 성과 측정과 성과유인 부여가 어렵다. 이에 반하여 학생과 연구자(팀)에 대한 개인단위 지원의 경우 학업성취와 연구결과물이라는 보다 명확한 성과가 존재하며 이로 인해 성과개선 유인이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셋째로, 대규모 예산을 대학단위로 지원하게 되면 결국은 대학 대부분이 지원대상에 포함되어, 예산은 낭비되고 대학의 구조조정은 늦추어지게 될 것이다. 넷째로, 대학 단위 지원이 강화되는 경우 대학들은 정부의 눈치를 살피게 되고 대학의 자율성 강화는 어렵게 된다. 이러한 경우 대학들은 교육과 연구의 실제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로비를 통해 자신들에게 보다 유리하게 재정배분 방식을 바꾸고 자신들의 성과가 좋은 것으로 보이도록 만드는 비생산적인 일에 몰두하게 될 것이다. 재정지원 방식은 기관들이 어디를 바라보도록 만드는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다. 정부는 기관단위 지원을 지양하고 학생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대학들이 학생들을 바라보고 서로 경쟁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전단지 붙이면 유죄, 나눠주면 무죄

    전단지 붙이면 유죄, 나눠주면 무죄

    지난달 초 서울중앙지법 408호 법정. 피고인석에 선 30대 남성 A씨가 머리를 조아리며 “죄가 되는 줄 몰랐다.”고 하소연을 했다. A씨는 길거리에서 음식점 광고 전단지를 나눠주다가 경찰에 단속돼 즉결심판에 회부됐다. 재판부는 “어머니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섰다.”는 A씨의 사정을 참작해 벌금 3만원을 선고했다. A씨처럼 전단지를 뿌리다가 즉결심판정까지 오게 되는 사례는 최근 경찰 단속이 심해지면서 부쩍 늘었다. 그런데 법원이 이런 경찰의 관행적 단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즉결심판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17∼21단독 재판부는 지난달 14일 관할 경찰서 13곳에 “전단지를 단순 배포하는 행위는 단속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훈방 조치하라.”고 권고했다. 1주일 동안의 유예 기간을 주고, 그 사이 들어오는 사건은 모두 무죄 판결했다. 이유는 법리 검토 결과 전단지 단순 배포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 경범죄처벌법 1조는 ‘광고물 무단 첩부’와 ‘청객행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전단지 등을 붙이거나 거는 행위, 여러사람이 다니는 곳에서 떠들썩하게 손님을 부른 행위를 처벌한다는 의미라 전단지를 조용히 나눠주는 것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 청소년보호법에도 벽보·전단지 게재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이 있지만, 이는 불법 안마시술소 광고처럼 청소년에게 유해한 광고물일 경우만 해당된다. 법원이 이처럼 법리검토를 다시 하게 된 이유는 경찰이 지난해부터 ‘기초질서확립 계획’을 수립하고 단속을 강화하면서 적발 건수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은 집회 현장에서 관련 유인물을 나눠주는 참가자까지 경범죄 위반으로 입건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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