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인
    2026-02-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229
  • [씨줄날줄] 금융 CEO 고액연봉/오승호 논설위원

    외환위기 발생 한 해 전인 1996년의 화두는 이듬해 경기의 연착륙 여부였다. 당시 실물경제에서 가장 큰 문제로 고(高)임금 체계가 꼽혔다. 그해 상반기 경기가 악화됐는데도 국내 은행들은 13~15%씩 임금을 올렸다. 인상률이 22%인 곳도 나왔다. 영업 성과와 상관없이 무조건 다른 은행 수준으로 올리고 보자는 기류가 강했다. 결국 1997년 말 외환위기가 발생해 은행권에서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1998년에는 5개 은행이 퇴출됐다. 1996년 당시 재정경제원은 외국처럼 억대 연봉 공기업 사장을 탄생시킬 제도 도입을 검토한 적이 있다. 공기업에 전문경영인제를 도입, 경영 및 인사상의 강력한 권한을 주고 경영 성과가 좋으면 이익의 일정 비율을 현금이나 자사주로 주고 실적이 나쁘면 경질하는 방식이다. 최고경영자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생산성 향상과 이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도록 유인하려는 취지였다. 국내 은행장들의 몸값이 뛰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를 겪고 난 다음이다. 은행들이 부실로 도산이나 인수·합병(M&A)을 하면서 역량 있는 은행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 스카우트 대상이었다. 2억원대 연봉을 받는 시중은행장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고 전철환 전 한국은행 총재는 김대중 정부 때 한은 총재 연봉이 2억원 이상이 되면 안 된다는 지론을 폈다고 한다. 과학적인 근거는 없었겠지만, 나라 경제가 위기에 처한 분위기를 고려한 조치였을 것이다. 지금도 한은 총재 연봉은 3억 4000만원으로 시중은행장이나 금융지주회사 회장에 비해 훨씬 적다. 지난해 세계 15대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균 연봉이 전년에 비해 10% 줄었다. 금융 위기에도 높은 연봉을 받아온 것에 대한 반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회는 지난 3월 역내 은행 임직원들의 보너스를 연봉의 100% 이내로 제한하는 법안에 합의했다.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보너스 제한 규정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금융지주사 회장의 연봉이 30억원에 육박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800만원씩 버는 셈이다.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평균 월급은 300만원, 택시기사는 187만원이다. 미국 의회가 은행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원인인 대형 은행들의 모럴 해저드를 막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 월가의 탐욕을 흉내내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의 수익은 반 토막이 났다. 은행들의 고비용 구조를 혁파할 기회라고 본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돌고래의 ‘쇼생크 탈출’

    돌고래의 ‘쇼생크 탈출’

    다음달 방류될 예정이었던 남방큰돌고래 3마리 중 1마리가 스스로 가두리 양식장을 나와 바다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바다로 빠져나간 남방큰돌고래는 불법 포획돼 제주에서 돌고래쇼에 동원됐던 ‘D-38’로 나머지 남방큰돌고래 2마리는 가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제돌이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와 ‘동물자유연대’ 등에 따르면 ‘D-38’은 지난 22일 오전 11시쯤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 임시 가두리의 그물을 빠져나와 성산항 인근을 벗어났다. ‘D-38’은 22일 오전 8시쯤 사육사가 돌고래들에게 먹이를 줄 당시만 하더라도 가두리 내에서 활동하고 있었으나 연구원들에 의한 행동관찰 도중 오전 11시쯤 ‘D-38’이 가두리 밖에서 해초를 가지고 노는 장면이 목격돼 가두리를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인 파악에 나선 연구원들이 바닷속으로 들어가 확인 점검을 한 결과 가두리 그물망 밑부분에 30㎝ 가량의 구멍이 뚫린 것을 발견하고 돌고래가 그 구멍을 통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4호 태풍 ‘리피’의 간접 영향을 받았던 제주는 20일 제주 남쪽 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파도가 거셌다. 연구원들은 파도와 심한 너울이 일면서 가두리 양식장을 감싸고 있는 그물 밑부분이 바다 속 바위에 계속 걸리면서 일부가 찢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방류 훈련 관계자들은 “전문 잠수부를 투입해 2~3일에 한번씩 바다 속으로 들어가 그물망 점검을 했으나 풍랑주의보로 인해 잠수안전수칙상 안전점검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D-38’의 가두리 이탈 직후 사육사를 비롯한 잠수부들은 남은 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의 이탈을 막기 위해 탈출구 반대쪽으로 돌고래들을 유인, 뚫린 그물망을 수리해 더 이상의 이탈을 막았다. ‘D-38’은 가두리를 빠져나간 이후에도 3~4시간 동안 가두리 근처에 머물며 유영했으며 전문가 5~6명이 돌고래를 가두리로 다시 유인했으나 더 이상 가두리 가까이 접근하지 않았다. 이윽고 ‘D-38’은 가두리에서 점점 멀리 나가다 성산항을 빠져나갔다. 연구원들은 ‘D-38’이 3마리 개체 중에서 가장 호기심이 많은 개체로 항상 새로운 대상에 먼저 접근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놀이 행동에서도 새로운 방식을 가장 먼저 시도하는 개체였다고 설명했다. ‘제돌이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와 ‘동물자유연대’는 23일 돌고래가 가장 많이 출현하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와 종달리 등을 중심으로 선박을 이용해 ‘D-38’의 행방을 찾던 중 20~30마리의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발견하고 ‘D-38’이 야생 무리에 합류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돌고래 방류를 책임지고 있는 김병엽 제주대 교수는 “D-38이 이탈 초기에 사육사의 유도 신호에도 반응하지 않고 성산항 밖으로 빠져나간 것을 보면 야생성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D-38이 무리에 합류한 것이 확인돼 먹이잡이 활동 및 놀이 행동이 원활한 경우, 야생에 적응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 어민이나 관광객들이 돌고래를 만났을 경우 돌고래가 가까이 와 먹이를 달라고 해도 절대로 먹이를 주지 말고 한 개체 또는 돌고래 무리가 보이면 즉시 제보(김병엽 교수 010-3696-4277)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시민위원회 측은 제돌이와 춘삼이 등 2마리를 이른 시일 안에 제주시 김녕리에 위치한 가두리로 옮겨 다음달 중 방류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중수 “유동성 충격 줄일 정책적 대비 시급”

    김중수 “유동성 충격 줄일 정책적 대비 시급”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선진국의 양적완화(채권을 사들여 시장에 돈을 푸는 정책)로 풀린 유동성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리나라 특유의 유인(誘因)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18~1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어떤 이야기를 하든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텐데 이에 대한 국내의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 총재는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움직일 때 어느 나라는 세게 부딪히고(영향을 크게 받고) 어떤 나라는 덜 받는다”면서 “세게 경험하는 나라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안 맞거나 정책이 특이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한국 특유의 유인을 (없애 유동성을) 막을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어 “미국의 양적완화, 일본의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한국의 대처 방법을 물을 때 정답은 ‘한 나라가 막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라면서 “국제적 공조로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특유의 유인’에 대해 한은 측은 국제경제상황 변화의 충격이 우리 경제 내부의 취약성으로 증폭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괴리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출구전략(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는 것) 등으로 세계경제가 거대한 변화에 직면한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까지 주식시장에서 4조 809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이달 들어서는 매일 매도 우위로 19일까지 순매도 금액이 3조 7573억원에 이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자본 자율화는 돼 있고 원화의 국제화는 안 돼 있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금융시장의 변동폭이 커져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경우다. 이에 따라 2010년 도입된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의 미세 조정과 통화스와프(일정한 조건에 따라 통화를 바꾸는 계약) 확대 논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거시건전성 조치를 도입한 것이며 앞으로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는 유동성을 줄이는 출구 전략을 미리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나친 불안의식을 조성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모건스탠리가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국가별 대응능력을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3281억 달러), 16개월 지속된 무역수지 흑자 등으로 신흥국 중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금감원은 일단 금융사별로 위기 대응능력 평가(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中서 ‘보이스 피싱’ 교육받은 사기꾼 일당 수법이…

    中서 ‘보이스 피싱’ 교육받은 사기꾼 일당 수법이…

    중국까지 건너가 ‘보이스 피싱’ 교육을 받은 뒤 국내에서 대출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0일 중국 보이스 피싱 조직과 연계해 대출이나 조건만남 등을 미끼로 6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국내 총책 지모(34)씨 등 7명을 구속하고 인출책 이모(18)군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조직구성책, 전화유인책, 중국송금책, 인출책 등 역할을 나눠 대출이나 조건만남을 해주겠다며 돈을 받는 수법으로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356명으로부터 6억원을 송금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씨는 돈이 필요한 동네 선후배들을 인출책으로 모집했다. 또 전화유인 역할을 맡을 2명을 뽑아 중국으로 보낸 뒤 보이스 피싱 교육을 받도록 했다. 이들 전화유인책 2명은 보이스 피싱 조직원들과 합숙을 하면서 ‘사기 교육’을 받았다. 지씨 일당은 “연 6%대의 금리로 3000만원을 5년간 대출해주겠다”, “통장을 개설해주면 1000만원을 대출해주겠다”는 등의 속임수로 피해자들로 부터 선납금과 보증서 발급비 등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터넷 조건만남 사이트에 “20만원을 입금하면 여자와 술을 마시게 해준다”는 글을 올려 입금을 받은 뒤 피해자가 환불을 요청하면 “20만원을 더 보내주면 환불해주겠다”, “전산오류가 발생해 40만원을 입금하면 모두 환불해 줄 수 있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돈을 챙기기도 했다. 경찰은 “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이 최근 전화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으로 ‘통장과 현금카드를 택배로 보내면 은행거래 실적을 만들어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속이는 방법으로 범행에 사용하는 대포통장을 수집하고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해외여행 저가상품 유류할증료 ‘뻥튀기’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일부 온라인 여행사들이 유류할증료를 많게는 75%나 부풀려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25개 여행상품을 무작위로 추출해 가격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개 상품의 유류할증료가 항공사 공시가격보다 최대 75% 높게 책정됐다고 18일 밝혔다. 이 여행사들은 ‘최저가’, ‘초특가’, ‘땡처리’ 등을 앞세워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지만 실제 유류할증료를 비싸게 매기는 수법으로 뒤에서 제값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유류할증료는 유가 변동에 따라 부과되는 할증요금으로 항공사별로 매달 공시한다. 25개 조사대상 중 미주와 유럽 상품은 유류할증료를 제값대로 받았지만 동남아, 일본, 호주지역 상품은 11∼75% 높았다. 이달 티웨이항공으로 태국에 가는 P여행사의 ‘방콕 파타야’ 패키지는 9만 1000원인 유류할증료를 16만원으로 75%나 부풀렸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생로병사의 비밀(KBS1 밤 10시) 항생제가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 길에 나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감기에 정말 항생제가 도움이 될까. 병의 원인균에 따라 정확한 용량과 기간을 지켜 항생제를 복용해야 내성균의 출현을 방지할 수 있다는데…. 항생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법을 알아본다. ■수목드라마 천명(KBS2 밤 10시) 원은 중종의 사면령으로 그간의 모든 시름을 벗고 다인과 랑, 이정환과 우영 모두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이호는 아우 경원대군을 위해서라도 문정왕후(박지영)가 용서를 구하길 권하지만, 문정왕후는 반성은커녕 더 패악을 부리며 독기를 드러내고 급기야 중종은 승하하기에 이른다. ■여왕의 교실(MBC 밤 10시) 하나(김향기)는 아이들의 괴롭힘을 받는 보미(서신애)를 안쓰럽게 바라본다. 나리(이영유)는 ‘산들늦봄축제’에서 무대 중앙에 서기 위해 무용연습에 매달리고, 하나는 무용과 수업에 뒤처지는 보미에게 용기를 준다. 한편 6학년 3반 학생들은 마선생(고현정)에게 대항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SBS 밤 10시) 10년 전 재판에서 만났던 꼬마가 수하라는 걸 알게 된 혜성. 그동안 자신을 지키려 애써온 수하의 마음을 알게 되고, 수하를 경찰서에서 빼내려고 수하의 신원보증인을 자처한다. 한편 혜성은 도연을 이기려고 쌍둥이 사건에 대한 변론 방향을 관우와 함께 논의하던 중 관우에게 영민함과 매너가 있는 것에 놀라고 만다. ■건강한 아침(EBS 오전 6시) 신체 균형이란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몸의 좌우, 앞뒤, 상하 대칭이 얼마나 잘 맞느냐가 핵심이다. 골반의 대칭이 맞지 않아 치마나 바지가 한쪽으로 돌아가는 경우 등 신체 밸런스의 불균형으로 초래되는 현상들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번 시간에는 신체 균형을 잡아 주는 생활 습관을 함께 소개한다. ■리얼대탐험(OBS 밤 9시 50분) 신비로운 섬 수마트라의 미개척 정글 안에서 유인원처럼 생겼지만 사람처럼 걷는 생명체, ‘오랑펜덱’과 비슷한 형체가 포착된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인원이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인류 진화의 잃어버린 연결고리가 정글에 살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의 증언을 쫓아 ‘오랑펜덱’의 정체를 밝혀낸다.
  • 더 빠르고 강하다… B급 좀비들 블록버스터급 변신

    더 빠르고 강하다… B급 좀비들 블록버스터급 변신

    브래드 피트 주연의 ‘월드워Z’는 좀비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의 좀비들은 원작자 맥스 브룩스의 소설에 나오는 좀비들이나 그가 경의를 표해 마지않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좀비들과는 다르다. ‘어어어’ 하는 낮은 괴성을 내며 터덜터덜 걷는 좀비 대신 빠르고 강력한 좀비들이 지구를 장악한다. 영화도 좀비 장르 특유의 B급 정서를 탈피해 블록버스터급 액션스릴러로 변모했다. 결과는 압도적이고 화끈한 오락 영화다. 영화는 ‘좀비 전쟁’ 이후 다양한 인물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원작과는 달리 제리 래인(브래드 피트)이라는 전 유엔 소속 조사관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지구 곳곳에 좀비들이 출현한다. 좀비들이 급속도로 인간을 전염시켜 가며 전 세계는 초토화된다. 미국 대통령은 죽고 부통령은 행방불명된다. 필라델피아에서 가족과 평화로운 시절을 보내던 제리는 가까스로 좀비들에게서 벗어나 미군이 지휘하는 항공모함에 안착하지만 곧 바이러스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내라는 임무를 받고 가족을 떠난다. “전형적인 영웅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는 브래드 피트의 말처럼 이야기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것은 내내 쫓기고 도망치는 제리의 캐릭터다. 2억 달러(약 22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영화는 크고 화려한 액션 장면들을 자랑한다. 특히 처음으로 좀비가 출현하는 필라델피아와 좀비떼가 담벼락을 기어오르는 예루살렘 시퀀스는 박진감이 넘친다.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원작과는 달리 물리면 12초 만에 좀비가 된다는 설정을 더해 속도감을 높였다. 결말 부분인 웨일스의 병원 장면에 이르면 액션의 규모는 다소 작아지지만 뛰어난 긴장감은 유지된다. 다만 이 부분은 “결말이 허술하다”는 제작사와 각본가의 의견에 따라 재촬영한 까닭에 전반부와는 다소 이질적인 느낌도 있다. 또 피칠갑을 원하는 좀비 장르의 팬이라면 전반적으로 ‘착한’ 스타일에 실망할 수 있다. 원작과의 유사성은 거의 없다. 좀비의 출현을 통해 인간의 잔인함을 드러내고 세계 정세를 풍자하려 했던 원작의 의도는 대부분 사라졌다. 특히 원작의 팬이라면 좀비를 유인하기 위해 시민을 미끼로 삼는 레데커 플랜이나 세계 최고라는 미군의 무능함을 보여 주는 용커스 전투가 완전히 사라진 영화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영화의 결말과는 달리 소설에서는 레데커 플랜이 좀비를 퇴치하는 핵심적인 요소인 만큼 “레데커 플랜이 안 나오는 월드워Z가 무슨 월드워Z냐”(영화평론가 듀나)는 불평이 나온다. 소설은 바이러스의 근원지로 중국을 명시했지만 세계 최대의 영화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을 염두에 둔 제작사 파라마운트는 후반 작업에서 이 장면을 교체했다. 영화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제리의 말로 마무리된다. 브래드 피트는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의 프리미어 상영 이후 “속편이 제작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마크 포스터 감독 역시 “‘본 아이덴티티’의 제이슨 본 시리즈 같은 3부작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15분. 15세 관람가. 20일 개봉.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기고] 나눔과 융합이 ICT 문화 성공조건/손연기 서울시립대 초빙교수·한국정보통신윤리학 회장

    [기고] 나눔과 융합이 ICT 문화 성공조건/손연기 서울시립대 초빙교수·한국정보통신윤리학 회장

    ‘문화’가 시대를 휘감는 의미 있는 코드로 다가왔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가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구축으로 정리된 이후 더욱 그렇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살아 숨쉬는 경제, 경제발전이 궁극적으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체감되는 사회, 문화적 요소와 가치가 사회 제반에 스며들어 국가 전반을 풍요롭게 하는 기운, 그리고 민족적 숙원이자 항시적 현안인 평화통일을 유인하는 역량 구축으로 풀이된다.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행복으로 귀결되는 까닭에, 각각은 결국 궤를 같이하는 ‘다른 말, 같은 목표’로 다가온다. 국가 전반을 대상으로 성장·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선순환 연계기조’라고 할 만하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 교포들과의 만찬에서 “K팝 가수들의 세계적인 인기는 유튜브라는 동영상 사이트가 있었기 때문이며, 창조경제의 핵심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산업과 다른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융합해서 지금까지 없었던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소개한 경제와 문화의 융합사례를 통해 확인된다. 문화에 유독 눈길이 가는 것은 국가의 품격과 국민 삶의 질적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예술적 측면만을 부각한 아름다움을 넘어, 문화의 가치가 사회 전반에 확산돼 국민 개개인의 행복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할 때 그렇다. 문화를 말하면서 특별히 ICT에 시선을 두는 것은 ICT가 4대 국정기조 전반을 뒷받침하는 키워드인 이유도 있지만 디지털시대의 다양한 서비스와 이기(利器)들이 창출하는, 이른바 ICT문화의 역할과 영향력이 사뭇 크기 때문이다. ICT는 문화의 원자(原子)인 소통을 구성하는 주류에 머물지 않고,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를 이루고 있다. 대화·기록·주고받기·보여주기 등 일상 속 문화 행태를 구성하는 핵심일 뿐만 아니라, ICT문화라는 이름으로 독특하고 유례 없는 가치를 끊임없이 창출하고 있다. 스마트시대를 대표하는 인터넷만 해도 그렇다. ‘손 안의 PC’를 통해 다중 커뮤니케이션의 다양한 양태를 만들고, 일정 시대를 가르는 정형화된 문화로 나아간다. 문제는 그 안에 어떤 가치를 담느냐이다. 가치의 중심은 ‘사람’이고 ‘행복’이다. 이를 위한 실천력은 ‘나눔’과 ‘융합’에서 비롯된다. 지식·정보·생각·기술 등 유무형 자산이 공개된 마당에서 나누어 융합해 생산된 결과물은 또 다른 나눔의 자원이 되고 융합의 시작이 된다. 인터넷 위에서 일어나는 나눔과 융합의 결과물은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개인이 인터넷 위에 올린 지식정보는 타인의 프로젝트 완성도를 높이는 자원이 되고, 이를 통해 완성된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는 또 다른 타인에게 유용한 지식정보로 사용된다. 또 긴 기간 투석이 필요한 어린 아이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올린 소식은 수백장의 헌혈증서를 모아주는 단초가 된다. 문화융성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은 ICT 전반에 나눔과 융합이 넘쳐나길 바란다. 나아가 이를 통해 국정기조의 선순환 연계 안에서 차지하는 문화의 의미가 일상에서 체감되길 기대한다.
  • 세상의 기원 밝혀내려는 프리랜서 작가의 ‘행복한 통찰’

    세상의 기원 밝혀내려는 프리랜서 작가의 ‘행복한 통찰’

    화가 고갱은 1898년 2월 동료 몽프레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자살시도를 고백한다. 자살을 시도하기 전 그렸다는 그림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꼬박 한 달간 밤낮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정열을 쏟았다. 복음서와 비교할 만한 주제를 그렸다”고 털어놨다. 작품의 이름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그림은 종교적이며 철학적인 이 세 가지 물음을 쫓아간다. 고갱은 화단의 무관심과 아끼던 딸의 죽음, 질병과 심장발작에 시달리던 극심한 고통 속에서 궁극의 수수께끼에 천착했던 것이다. 110여년 뒤 미국의 프리랜서 작가인 짐 홀트는 단순히 호기심 때문에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철학의 역사에서 가장 심오하고 오래된 문제다. “세상은, 그리고 나는 왜 존재하는가?” 하이데거의 “왜 세상은 무가 아니라 유인가?”와 같은 말이다. 홀트의 궁금증은 세 갈래로 이뤄진다. 세상을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의 결과물로 볼 것이냐, 그냥 주어진 사실로만 인정할 것이냐의 ‘신’과 ‘비이성’이 양갈래를 이룬다. 그 사이에는 우주 전체의 질서를 아직 수학적으로 풀어내지 못했을 뿐이라는 담론이 놓인다. 형이상학적 수수께끼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사파리 여행처럼 유쾌하다. 우리 시대 최고의 철학자, 신학자, 분자물리학자, 우주철학자, 신화학자, 소설가 등이 동참한다. 저자는 파리, 런던, 옥스퍼드, 피츠버그, 텍사스 오스틴 등을 돌며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때론 유쾌하면서도 논리적으로 토론을 이어간다. 첫 대화 상대는 현존 최고의 과학 철학자인 아돌프 그륀바움 교수. 그는 의식의 다양성과 인간정신이 일으키는 문제들에는 매력을 느끼지만 존재의 이유에 대해선 철저히 무시한다. 우주의 탄생을 알리는 ‘빅뱅’ 역시 존재의 수수께끼를 풀어주지 못하는 또 하나의 수수께끼일 뿐이다. ‘자연 신학’의 창시자인 종교철학자 리처드 스윈번은 유신론적 방식을 취한다. 세상의 존재를 설명해줄 수 있는 가장 단순한 가설은 바로 모든 것의 뒤에 신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양자역학의 작동 원리를 고안한 과학사상가 데이비드 도이치는 빅뱅이 왜 일어났는지 양자이론이 설명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존재 문제에 대해선 답해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소립자물리학 ‘기본 모형’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티븐 와인버그는 어떤 설명도 존재의 수수께끼를 풀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존 최고의 수리물리학자인 로저 펜로즈 교수가 보여주는 존재의 실체는 기적처럼 스스로를 창조하고 유지하는 모습이다. 저자는 10대 소년시절, 동네 도서관에서 사르트르와 하이데거의 책을 만난 뒤 무신론의 길에 들어섰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신의 존재를 인정한 철학자 스윈번과의 만남 이후 기쁨에 들떠 거리를 정처 없이 배회하기도 한다. 또 죽음을 앞둔 노모 앞에선 평소 그의 어머니가 즐겨부르던 노래를 읊조린다. 창밖의 아름다운 세상을 찬미하면서…. 독자들은 세상의 기원을 밝히려는 홀트의 행복한 통찰 속에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대우, 부산시민 목격담 “베이지색 모자 쓴 노숙인 행색”

    이대우, 부산시민 목격담 “베이지색 모자 쓴 노숙인 행색”

    부산 시민을 중심으로 14일 이대우 목격담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부산의 한 철거대상 폐가 안팎에서 탈주범 이대우(46)를 본 집주인과 상인, 철거업체 관계자 등의 목격담에 따르면 이대우는 노숙인을 연상시킬 정도로 남루한 옷차림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머리카락을 짧게 깎고 가발을 갖고 다니는 등 변장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 띄면 곧바로 달아나는 ‘도주 본능’을 발휘했다. 부산에서 이대우를 처음 봤다는 사람은 폐가 근처에 있는 동네 슈퍼마켓 주인 이모(67)씨다. 이씨는 “지금 생각하면 이대우가 지난 12일 오후 9시 이후에 1000원짜리 지폐를 1장 가지고 와서 우유인가를 사갔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옷차림이 남루했고 늦겨울에나 입을 것 같은 긴 점퍼를 걸치고 있었다. 깊이 눌러 쓴 베이지색 모자도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당시에는 정신장애인이 아닌가 하고 한번 더 봤다는 이씨는 “그 사람이 이대우라니 섬뜩한 느낌이 든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대우를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경찰에 신고한 철거업체 사장 김모(51)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13일 오전 8시 40분께 철거작업을 하려고 폐가에 들어갔다가 1층과 2층 사이 눈높이에 있는 다락방에 누워 있는 이대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대우에게 “여기서 뭐하느냐”고 했고, 이대우는 “잘 데가 없어서 여기서 지내고 있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그러나 이대우는 김씨가 철거작업을 준비하자 급하게 집을 빠져나갔다. 그는 머리카락을 짧게 깎았고 연보라색 반소매 티셔츠, 흰색 바지 차림이었다. 또 베이지색 모자와 붉은색을 띠는 운동화를 착용하고 가발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발은 이대우와 함께 사라졌고 현장에서는 과도와 촛불은 켠 흔적이 발견됐다. 폐가 주인 홍모(48)씨는 비슷한 시각에 작업현장을 둘러보려고 들렀다가 부엌에 딸린 문에서 나와 급히 달아나는 이대우를 다른 작업인부들과 함께 목격했다. 홍씨 등은 당시 이대우를 단순한 노숙인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벽에 부딪힌 일자리 해법 중소기업에 답 있다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고용률을 70%로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이 한 달 만에 다시 2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고용률은 60.4%로 1년 전에 비해 외려 1% 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20대 취업자 수는 5만 3000명 줄어 1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탔다. 50대는 23만명, 60대 이상은 13만 6000명 각각 늘었다. 청년층 취업난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일자리는 최대의 복지라 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협약을 체결했다고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관건은 협약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사회적 대화의 장(場)을 하루빨리 마련하기 바란다. 우리는 일자리 창출은 단순한 수치에 집착하는 것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젊은 층이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현상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일각에서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정도로 저성장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적잖다. 때문에 창업을 포함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이미 있는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취업난의 가장 큰 원인은 청년층이 선망하는 괜찮은 일자리가 모자란다는 데 있다. 중소기업인들은 고졸자를 많이 원하는 반면, 대졸자들은 대기업이나 공기업·공무원 등을 선호한다. 임금이나 복지, 고용 안정성, 작업 환경 등에서 차이가 있어서다. 그런데다 청년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인력수급 불균형, 즉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지난 2011년 전문계고 졸업자의 63.7%가 대학에 진학했다. 전체 대학 진학률 72.5%와 큰 차이가 없다. 대졸자들이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것과 함께 대기업이나 공기업들은 능력이 있는 고졸자들을 많이 뽑아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공기업들의 고졸 채용 실적이 미흡한 실정이다. 좋은 일자리가 많은 기업들이 고졸자 채용에 적극 나설 때 대학진학률을 더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중소기업에 눈을 돌리게 하는 유인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임금을 많이 줄 수 있는 강소기업들이 많이 나오게 하는 것이다. 고교생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심어주는 교육도 필요하다. 주거 및 교통여건이 취약한 것도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 중소기업 밀집지역에 도로 등 기반시설을 확충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요구된다. 중소기업들은 지역에 따라 인력 미스매치 원인이 다를 수 있다. 지자체와 지역상공회의소 등이 적극 나서 맞춤형 지원에 나서야 한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말이야 옳았지만, 비가 내리는 바위틈에서 까닭 없이 야숙하는 판국에 잠이 올 리 만무였다. 잠이 오지 않았으니 가슴속은 써늘하게 식어왔다. 고달프게 살아온 풍진 세월이 뇌리 속으로 뭉클뭉클 집혀왔다. 아리고 쓰린 감회가 비바람 소리와 함께 가슴속을 핥고 지나갔다. 기진했던 삶의 편린들이 뼛속으로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잠은 저만치로 달아나고 육신은 한속으로 사시나무 떨듯 하였다. 이튿날 새벽 그들은 연기가 나지 않는 싸리나무를 꺾어 지은 수수밥을 손바닥으로 받아 구렁이 개구리 녹이듯 순식간에 삼키고 나서 다시 길을 재촉하였다. 당도한 곳은 밤새웠던 토굴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자리인 한나무재 계곡이었다. 울진 흥부에서 내성 쪽으로 가다 보면 만나는 한나무재는 왼쪽으로 통고산 노루막이가 아스라이 바라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높다란 응봉산 능선이 버티고 있다. 그래서 한나무재는 십이령 중에서도 숨이 탁 막힐 정도로 깊은 산진수궁(山盡水窮)이었다. 그런데 한나무재 계곡에 당도한 그들은 어찌된 셈인지 잠행을 멈추고 일곱 사람 모두가 스스럼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계곡의 너른 바위에 자리를 잡은 곽개천은 사위를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그의 시선이 한곳에 머물렀다. 계곡 바로 곁 가풀막진 산비알 아래로 오종종하게 붙어 있는 다랑논이 바라보였기 때문이다. 하늘의 처분만을 기다리는 그들 다랑논은 밤새 내린 비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지만 오랫동안 경작하지 않은 묵정논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다랑논 한 귀퉁이에 추녀가 땅에 질질 끌리도록 쓰러진 움막집 하나가 보였는데, 역시 버려진 움막이었다. 일행은 그 움막에서 이틀 밤을 보냈다. 그들이 그 움막을 엄폐물 삼아 은신했던 것은 그 산기슭이 십이령 중에서도 가장 인적이 없어 짐승들만 다니는 길목으로 소문나 있었고, 길손들이 봇짐을 털린 곳은 통고산과 응봉산 사이에 있는 계곡 길이었다는 것을 여러 번 들었기 때문이다. 과연 곽개천의 짐작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이틀 밤을 지새우고 사흘째 되던 날 아침 선반머리였다. 통고산 마루에 당보수(塘報手)로 내보냈던 행중이 움막으로 숨차게 뛰어들었다. 통고산 벼랑길로 여섯 명의 장정들이 계곡길을 겨냥하고 내려오는 낌새를 목격한 것이었다. 그 길로 내려온다면 필경 내왕이 빈번한 한나무재길을 거치지 않을 수 없었다. 길이 아닌 길을 선택한 것과 등짐이나 괴나리봇짐조차 걸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산적일시 분명했다. 버려진 다랑논을 경작하려는 농투성이는 더욱 아니었다. 그러나 한 가지 염려스러운 것이 있었다. 그들의 본색이 산적이 분명하다 할지라도 행중이 매복하고 있는 움막 앞은 지나간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곽개천이 당보수로 나갔던 행중에게 물었다. “병장기를 지녔던가?” “멀리서 지켜보았기 때문에 적실치는 않으나, 몸에 지닌 병장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품속에 감추었을 테지. 이곳까지 당도하자면 얼마나 걸릴까?” “산속 치받이길인데도 상단에 버금갈 정도로 걸음이 매우 빨랐습니다.” “저들을 유인해야 하네. 솔가지로 불을 피워서 연기가 산기슭을 타고 오르도록 하게. 이 계곡 길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만들어야 저들이 다른 길목으로 빠지지 않고 곧장 이 계곡 길로 들어설 것이야.”
  • [열린세상] 국민행복시대를 위한 의학산업육성/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열린세상] 국민행복시대를 위한 의학산업육성/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지난주 모 일간지에서 대학평가 결과를 발표하였다.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가 아시아에서 홍콩과기대, 싱가포르국립대, 홍콩대에 이어 4위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생명과학과 의학 분야만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서울대의 순위는 6위였다. 상위 1%에 드는 학생들이 몰리는 의과대학이 오히려 대학의 순위를 낮추고 있다. 무슨 이유일까? 의대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직업 안정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의사의 직업 만족도는 모델, 트럭운전사와 함께 전체 직업 중 최하위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의료수가, 의료인력 수급, 건강보험 등을 포함한 거의 모든 의료 정책이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다. 의사의 의료 행위에 대한 적정한 수가가 매겨지지 않아 의사들은 3분 진료를 통한 ‘박리다매’의 의료 현장에서 매일 시달리고 있다. 낮은 건강 보험료를 유지하면서 고급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는 정부의 상호모순적인 정책의 희생물이기도 하다. 의료보험이 전 국민으로 확대 실시되었던 35년 전에 비해 국민소득·무역규모 등 경제 지표나 평균수명·암환자 생존율 등 건강지표는 크게 좋아졌지만 의료 시스템과 의사들의 만족도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떻게 하면 의과대학에 진학한 최우수 인재들을 본인도 만족스럽고 국가와 사회에도 기여하면서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글로벌 초경쟁시대의 산업 역군으로 키울 것인가? 해답은 의사와 의학자를 미래 의학산업의 핵심 인력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대학 평가에서 우리나라 의학 분야가 특히 낮은 점수를 받은 부분이 국제화 정도와 교수당 논문인용도로 평가되는 논문의 질적인 분야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의과대학이 스스로 변화하고 미래 의료를 책임질 수 있는 의학교육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대학 시절부터 외국어 및 경영학 분야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고 해외 환자 유치와 우리 병원 수출이 서로 맞물려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정부와 의대, 병원의 삼각공조 체계가 필수적이다. 다음은 경쟁력 있는 주요 의학 산업 분야를 선택하여 집중 육성하는 것이다.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재생 및 로봇의학 분야 육성, 맞춤진단 및 치료, 유전자 지표를 이용한 개인 위험도 예측과 맞춤 예방 분야 등이 집중 투자 대상이다. 이 분야는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연구역량을 갖춘, 미래 의학 산업의 핵심영역이다. 부처 간의 협력을 넘어 국가 단위의 집중 연구 집단 육성이 효율적일 것이다.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고 제도를 보완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보건의료기술 개발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현재의 연구개발 체제를 쇄신하고 연구기획 기능을 강화하면서 타 부처와의 역할 분담을 더욱 명확하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의과대학이 의학 산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역량을 강화시켜 주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의대 졸업생을 과학자로 만드는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하다. 해외 유수 의과대학에서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MD-PhD 프로그램(의사-박사 연계 학위과정)을 조기에 정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의사과학자를 중심으로 한 기초의학의 발전은 생명과학과 임상의학을 연계·융합하는 미래 생명의학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 나라에서는 매년 3000명이 넘는 의대 졸업생 중에서 1%도 안 되는 사람만 기초의학을 전공하고 있다. 봉급도 적고 연구 환경도 열악한 현실에서 우수한 의료 인력을 과학자로 남게 할 수 있는 유인 요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기초의학은 의학 분야에서도 소외되고 기초학문 분야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최근에 기초 의학 분야의 핵심학문인 생리학, 생화학, 미생물학 등을 생명과학 분야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기초의학에 대한 괄시와 방치가 도를 넘고 있다. 국민행복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과 역량을 면밀히 분석하고 미래 가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바탕으로 기초가 탄탄하면서 꿈과 끼가 있는 창조경제의 일꾼을 키우는 것이 최우선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 ‘세계를 이끌어 갈 창조적 의료계 리더’를 키워 보자.
  • [사설] 청년실업 해소, 임금 격차 축소가 관건이다

    지난 4월 말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8.4%로 전체 실업률 3.2%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그만큼 청년층의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주 ‘고용률 70%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중소기업에 장기근속한 청년들에게는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4월 말에는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들이 매년 청년을 정원의 3% 이상 고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이런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청년(15~29세) 실업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가. 대학 졸업자 등 고학력 인력의 과잉 공급과 취업 준비생들의 높은 눈높이를 꼽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른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실천으로 옮겨져야 한다. 전체 실업자 중 전문대학 졸업 이상의 대졸자 비중이 지난 2000년 30%에서 2011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49.4%로 크게 높아졌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적잖다. 대졸자들이 노동시장의 수요 여건과는 상관없이 배출되고, 이들의 취업 눈높이마저 덩달아 상승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대학 구조조정 등을 통해 대졸 인력 공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진학률은 2008년 83.8%에서 지난해 71.3%로 낮아졌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 56%를 훨씬 웃돈다. 관건은 학력 간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고졸 청년층과 4년제 대졸 이상 청년층의 임금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고졸 청년의 임금 수준은 대졸 이상의 77.3%, 전문대 졸업자의 92.0% 수준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임금 수준이 취업 눈높이의 가장 큰 기준이다. 학력 간 임금 차이가 지금처럼 벌어진 상황에서는 대학 진학에 대한 유인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고졸자들의 임금 상승을 통해 학력 간 임금 격차를 줄여야 대학 진학률도 낮출 수 있고, 중소기업의 구인난도 덜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도 철저하게 생산성에 의해 임금을 책정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업무 역량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등에서 직업교육을 강화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글로벌 시대] 갑을 없는 세상, 가능한 걸까/이명신 월드비전 동해종합사회복지관장

    [글로벌 시대] 갑을 없는 세상, 가능한 걸까/이명신 월드비전 동해종합사회복지관장

    지난 5월은 남양유업 영업사원 욕설사건 때문에 불거지기 시작한 갑을의 문제가 신문지면을 도배했다. 알려진 대기업과 영업점, 대기업과 영세업자의 불합리하고 부도덕한 관계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은 경제 분야뿐 아니라 전 분야에서 갑을 관계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갑을은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나아가 국제적으로도 존재한다. 국내에서 관심을 둘 대상들이 있다. 우선 다문화가정이다. 지난해 전국의 다문화가족은 26만 6547가구로 추정된다. 이들은 언어와 문화적 차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사회와 이웃의 불편한 시선도 이들을 힘들게 한다. 그리고 2만 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새터민들. 북한이탈주민 중 남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59.7%, 여성은 44.4%에 불과하다. 새터민들은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등 커다란 개인적 변화를 경험하고 남북한의 이질적인 문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 각종 사회적 편견으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2012년 6월 기준 국내에 상주하는 15세 이상 외국인은 111만 4000명이다. 이 중 취업자가 79만 1000명으로 상당수는 힘든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단순근로자들이다. 이들에 대한 각종 차별과 착취 등 인권침해에 대한 개선이 절대 필요하다. 국제사회에서 을 중의 을은 나라와 삶의 터전을 잃고 누군가의 절대적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는 난민들일 것이다. 2011년 발행된 유엔난민기구(UNHCR)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난민은 1054만명이고 자국 내 실향민이나 무국적자 등을 포함하면 3392만명에 이른다. 정치나 종교적 이유 등으로 고국에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관심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이다. 아무런 힘이 없는 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을 도와주려는 비정부기구(NGO)나 국제기구조차도 갑이요 자신들은 을이다. 그래서 절대 약자인 을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NGO나 국제기구 스스로 만들어 지키려고 노력한다. 저개발국가의 입장에서 갑은 공여국이다. 한국도 이제 공여국이 되었다. 도움을 받던 수혜국에서 공여국 즉 을에서 갑이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혹은 국가적으로 갑을이 존재하지만 그 입장이 영원하지는 않다. 어제의 갑이 오늘 을이 되기도 하고 어제의 을이 오늘 갑이 되기도 한다. 개인이나 단체나 국가는 모두 갑이 존재 이유인 것처럼 갑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온갖 부정과 부패가 난무하고 폭력과 불법이 성행한다. 온 세상이 갑이 되려고 자행하는 불의 앞에 힘없는 사람들과 국가는 속수무책이다. 갑이 누리고자 하는 탐욕 앞에 약자들은 존재감을 잃는다. 인류역사와 더불어 시작된 갑을. 갑을 없는 세상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고 체념할 수는 없다. 사회복지는 궁극적으로 인간 존엄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국제개발협력도 공여국과 수혜국의 관계에서 동반자 관점으로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개인이든 국가든 글로벌시대의 리더는 결국 갑의 위치에 있을 때 권한을 행사하기에 앞서 을의 고달픔과 연약함을 대변해 주는 자다. 갑을의 상생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중대한 과제다. 을이 존중받고 보호받는 사회. 불가능해 보이지만 대한민국은 이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어 본다.
  • “내 남자친구를 유혹해?” 문자 보낸 女 손가락 자르려

    “내 남자친구를 유혹해?” 문자 보낸 女 손가락 자르려

    20대 애인이 남자친구의 휴대전화에서 다른 여자의 문자를 발견하고 질투심에 그녀의 손가락을 자르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데일리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州) 메이슨에 사는 시이나 무어(24)가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문자를 보낸 여성을 납치해 손가락을 절단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 여성인 브리타니 레이저(28)는 “영화 ‘쏘우’의 한 장면 같았다.”며 “무어는 내 새끼손가락을 가위 사이에 넣었다. 그녀의 남자친구와 나는 아무 관계도 없다고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고 당시의 악몽을 떠올렸다. 무어와 그녀의 아버지, 남자 친구는 존 걸리(31)는 “문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자.” 며 문자를 보낸 레이저를 집으로 유인했다. 무어의 아버지가 먼저 갑자기 지팡이를 휘둘러 레이저를 제압했고, 무어와 남자 친구를 정원용 가위로 레이저의 손가락을 자르려 했다. 무어와 그녀의 아버지, 남자친구는 레이저를 납치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혐의가 인정되면 징역 19년을 선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 여성이 문신 전문가이기 때문에 일부러 손을 못 쓰게 하려고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워렌 카운티 교도소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고용률 70%달성 위해서라도 통상임금에 상여금 포함해야”

    평균 노동시간 단축과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라도 통상 임금에 상여금과 기타 수당을 포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6일 ‘통상 임금 산정방식 정상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 분석 및 대책’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통상 임금 산정 기준은 고정적 상여금과 기타 수당을 포함하는 방향에서 고용노동부 지침을 변경하거나 법으로 정하면 된다”면서 “통상 임금 산정 기준을 확정하면 기업은 초과 근로를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고 법적 소송 비용도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지금 국회와 정부가 할 일은 대법원 판례에 준해 하루빨리 통상 임금 산정 기준을 변경함으로써 기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정부와 재계는 장시간 노동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탈법적으로 근로기준법을 해석, 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 제53조는 연장 근로 한도를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휴일 근로는 연장 근로 한도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노동부의 해석과 근로기준법 제59조(근로 시간 및 휴게 시간의 특례)가 탈법적인 장시간 노동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악용되고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그는 “통상 임금에 고정적 상여금과 기타 수당을 포함하면 노동자들의 근로소득은 물론 사회보험 재정(3조~5조원)과 근로소득세(3조~5조원)가 늘어나고 대기업 총수들이 탈법적으로 챙긴 과도한 초과이윤만 줄어들 뿐”이라며 “결국 통상 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대기업의 장시간 노동 유인이 줄어들면서 연장 근로 시간이 줄고 신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기고] ‘강한 육군’ ‘멋진 육군’ 기대하며/김낙회 제일기획 고문

    [기고] ‘강한 육군’ ‘멋진 육군’ 기대하며/김낙회 제일기획 고문

    지난달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한창 고조될 즈음 제1야전군 내에 중요한 축선을 담당하는 최전방 부대 7사단을 방문했다. 나 역시 40여년 전 3사단 백골부대 전방경계초소(GOP)에서 철책근무를 서며 군 생활을 했기 때문에 출발 전부터 설렜다.  헬기로 도착한 칠성 전망대에서 적진을 바라보며 사단장으로부터 작전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적이 먼저 도발하면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지휘관의 설명에서 강한 전투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철책 순찰로를 따라 경계시설도 둘러봤다. 과거 내가 근무했을 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보강이 되었는데, 지형이 워낙 급경사에 험악하다 보니 병사들 고생이 심하겠다 싶어 안쓰러웠다. 그럼에도 초소 병사들이 밝고 씩씩하게 근무하는 모습을 보고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GOP부대에 이어 포병부대와 수색중대, 전차부대까지 둘러보면서 산악지역 부대의 열악한 작전환경을 직접 체험하고 전력 증강, 장병 복지와 관련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노후 장비 문제다. 신형 자주포(K9)와 한국형 전차(K1A1)들이 야전에 배치됐다고 들었으나, 내가 방문한 부대에서는 아직도 수십년 된 105㎜ 견인포와 구형 전차가 운용되고 있었다. 예산 문제가 있겠지만 신형 장비로 조속히 대체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열악한 생활여건이다. 현대식 막사에 1인용 침대 시설도 있지만 아직도 일부 막사는 수십년 된 벽돌 건물에 침상과 옛날 관물대가 그대로 있었다. 특히 산악지형 특성상 일부지역에서는 물이 귀해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을 모아 정화시켜 사용하는데, 겨울이나 갈근기에는 그마저도 모자라 식수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방 격오지 근무 장병들에 대한 사기진작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들에 대한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전방 근무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유인책 강구가 필요해 보였다. 마침 새 정부 들어 신뢰받는 국방과 신나는 병영을 모토로 학습과 문화생활을 병행하는 생산적이고 즐거운 공간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하였는데 많은 기대가 된다. 여건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휘관이 자체적으로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개인별로 군 생활 목표와 인생 목표 설정을 통해 자기계발과 1인 1자격 취득을 독려하고 있고 공부방 ‘골든 브리지’ 설치와 책 200권 읽고 제대하기 운동인 ‘Army Book Start’ 등을 전개하고 있어 병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전방부대 방문이 상당히 오랜 기간 군과 인연을 맺은 나로서는 실제적인 현장체험을 하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 군 장비 현대화, 전방 부대 내무생활 개선, 그리고 전방부대 근무 장병들에 대한 각별한 배려를 위해 더 많은 국민의 성원과 지지, 실질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어진 임무 완수를 위해 “근무 중 이상 무”를 우렁차게 외치던 초병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아른거린다.
  • 北 “탈북 청소년 유인 납치” 비난

    북한이 5일 9명의 탈북 청소년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해 남측의 ‘유인납치행위’라고 비난하며 주모자 처벌을 요구했다. 북한이 지난달 28일 탈북 청소년들의 북송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나이 어린 청소년을 유인납치해 남조선으로 집단적으로 끌어가려다 발각된 반인륜적 만행사건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주민들에 대한 유인납치행위를 비롯한 반공화국 인권모략 책동에 계속 매달린다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송된 청소년들은 현재 평양 인근 순안초대소에 격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화를 감안해 볼 때 북한은 청소년들을 기자회견에 동원, 유인납치됐음을 주장하게 하는 방식으로 조만간 대대적인 선전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담화는 또 “지금 우리 공화국에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입국했다가 단속된 남조선 주민들이 여러 명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탈북 청소년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 줄 것과 부당한 처벌, 대우를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또 “북한에 우리 국민이 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즉각 이들의 신원사항을 통보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오는 13~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포럼(FEALAC) 외교장관회의 기간에 통룬 시술릿 라오스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탈북자 추방 등의 재발 방지를 요청할 방침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가장 오래된 5,500만년전 ‘영장류 화석’ 발견

    가장 오래된 5,500만년전 ‘영장류 화석’ 발견

    역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영장류 화석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중국 양쯔강 인근에서 약 5500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영장류 화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대 긴꼬리원숭이’라는 뜻의 ‘아르키세부스 아킬레스’(Archicebus achilles)로 명명된 이 영장류는 사람 손 안에 들어갈 만큼 작은 것이 특징으로 무게도 1온스(약 28g) 이하로 추정된다. 이 영장류 화석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비밀의 고리를 풀어줄 단서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학계에서는 과거 영장류의 기원을 아프리카로 추정해 왔으나 아시아일 가능성에 무게감을 주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시준 니 박사는 “영장류 화석이 발견된 이 지역은 과거 큰 호수와 삼림이 있던 에오세(Eocene·시신세) 초기로 추정된다.” 면서 “이 영장류는 팔다리가 가늘고 꼬리가 길며 나무 위에서 벌레를 잡아 먹으며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영장류 화석은 기존 영장류와 또 다른 ‘별종’으로 보인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니 박사는 “원숭이 같은 발이나 이빨 등 몇가지 특징은 초기 유인원과 비슷하다.” 면서 “안경원숭이와 유인원 사이의 진화단계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여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비밀의 단서를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