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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닝썬 의혹’ 본격 수사 나선 검찰···경찰청·서울경찰청 압수수색

    ‘버닝썬 의혹’ 본격 수사 나선 검찰···경찰청·서울경찰청 압수수색

    검찰, 버닝썬 의혹 윤모 총경 본격 수사경찰청·서울경찰청 잇따라 압수수색 ‘버닝썬 의혹’을 보강 수사 중인 검찰이 27일 ‘경찰총장’이라 불린 윤모(49) 총경과 버닝썬 측 유착 의혹과 관련해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을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경찰청 청사 압수수색을 했으나 경찰 측과의 이견이 있었고, 윤 총경의 현재 근무지인 서울경찰청으로 이동해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부장 박승대)는 윤 총경의 업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치안지도관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냈다. 검찰은 오전 9시쯤에는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 압수수색을 했다. 그 과정에서 압수수색 대상과 범위를 두고 경찰과 이견이 있었고 압수수색은 오후에서야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청에서는 윤 총경이 대기발령 중 근무한 장소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다. 윤 총경은 경찰청 인사담당관으로 일하다가 버닝썬 사건에 연루돼 지난 3일 대기발령 조치됐고 최근 인사에서는 서울경찰청 치안지도관으로 전보됐다. 윤 총경은 승리와 그의 사업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2016년 7월 강남의 주점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을 통해 단속 내용을 확인하고 유 전 대표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지난 6월 경찰은 윤 총경의 단속내용 유출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넘겨받은 식사·골프 의혹도 다시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경은 지난해 유 전 대표와 4차례 골프를 치고 6차례 식사를 했고, 콘서트 티켓도 3회에 걸쳐 제공받았다. 경찰은 청탁금지법상 형사처벌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윤 총경은 경찰의 버닝썬 의혹 수사 과정에서 가수 승리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승리 등이 함께 있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그는 ‘경찰총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 윤 총경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일 때 민정수석실 소속 행정관으로 일했고, 검찰 수사가 별도로 진행 중인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과도 주식투자 등으로 연결돼 있다.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 PE가 최대주주인 더블유에프엠(WFM)이 2014년 큐브스에 투자한 적이 있는데, 윤 총경이 과거 큐브스 주식을 수천만원어치 매입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윤 총경과 유 전 대표를 연결해 준 것으로 알려진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의 정모(45) 전 대표를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속보] 검찰, ‘버닝썬 의혹’ 경찰청 등 압수수색

    [속보] 검찰, ‘버닝썬 의혹’ 경찰청 등 압수수색

    ‘버닝썬’ 의혹에 연루된 ‘경찰총장’ 윤모 총경을 수사하는 검찰이 경찰청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승대)는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등 여러 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른바 ‘승리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 총경과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간 연결고리로 지목된 잉크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전 큐브스)의 전직 대표 정모씨를 지난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성민의 게임체인저] LG화학의 배터리 인재는 왜 스웨덴 노스볼트로 옮겼나

    최근 폭스바겐이 9억 유로(약 1조 1800억원)를 투자해 배터리 생산 합작사를 설립할 파트너로 지목한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 홈페이지에 동양인 남성 직원들이 연구실에 모여 업무를 논의하고 있는 사진이 게시됐다. 사진 옆 오른쪽에 ‘30명이 넘는 한국인·일본인 엔지니어들이 노스볼트에서 일한다’는 설명이 달렸다. 사진 속 한국인이 누구인지 명시하지 않으면서도 노스볼트는 직원들의 대표적인 전 직장 7곳을 구체적으로 적었는데, 한국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이 언급됐다. 이로써 LG화학 직원이 노스볼트로 이직했다던 업계 소문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3년 전부터 LG화학은 배터리 공장이 있는 미국, 중국, 폴란드 외에 스웨덴으로 해외 주재원을 파견하기 시작했다. 당시 필자는 볼보자동차가 있는 스웨덴의 업체 노스볼트와의 협업을 통해 볼보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연구해 개발하려는 목적으로 주재원을 파견하고 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LG화학은 지금 스웨덴으로 파견한 핵심 인재를 통해 성과 대신 경쟁업체 성장이란 부메랑을 맞게 됐다. 2019년 봄 기준으로 노스볼트 전체 직원 수는 250명이다. 한국인·일본인 엔지니어가 30명이면 전체 직원의 10%를 넘는 것이다. 특히 노스볼트는 2017년 배터리 연구팀이 처음 구성됐던 상황을 설명하며, 이 한국인 직원 등이 자사의 배터리 기술 로드맵 구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노스볼트가 이런 설명을 내놓고 있지만 인재를 빼앗긴 쪽인 LG화학은 2017년부터 2년 동안 LG화학 전지사업본부 핵심 인력 76명을 SK이노베이션이 대거 스카우트한 일에만 신경을 쓰고 미국 법원에 소송을 걸 뿐 노스볼트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국내 경쟁 그룹사 소속인 SK이노베이션만을 LG화학의 주요 경쟁자로 생각하는 것일까. 노스볼트뿐일까. 중국 헝다그룹은 지난 9일 배터리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하면서 자격 요건으로 ‘5년 이상 해외 자동차 동력전지 회사 업무 경험’을 요구했다. 한국 기업보다 2~3배 높은 연봉을 보장해 핵심 인력을 빼내려는 의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채용공고다. 국내 대기업의 경쟁자는 국내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소송, 당국의 중재, 여론전 같은 국내용 압박 수단으로 핵심 인재 유출을 막아 내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는 뜻이다. 더욱이 과거 1990년대 한국 기업의 유인책이던 종신고용 신화도 깨진 지 오래다. 결국 지금처럼 성과의 차이를 크게 반영하지 못하는 임금체계를 성과 중심적으로 전환하는 보다 근본적이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변화가 필수적이다. 인재 전쟁은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 중국어, 심지어 스웨덴어로 이뤄지고 있다. 배화여대 교수
  • [2030 세대] 너 몇 살이야/한승혜 주부

    [2030 세대] 너 몇 살이야/한승혜 주부

    몇 년 전 육아카페에 가입하려는데 카페의 규칙이 이러했다. 1, 가입 후 간단한 자기소개를 할 것. 2, 아이디는 닉네임 뒤에 출생연도를 붙일 것. 자기소개야 응당 요구할 법하지만, 나이까지 밝히라는 것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운영진에게 메일을 보내 출생연도는 엄연히 개인 정보이고, 육아와는 별 관계없는데 생략하면 안 되냐고 물었다. 운영진의 친절한 답장이 돌아왔다. 우리 카페는 육아조언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부모끼리 친구가 되길 원하는 사람도 많답니다. 친구를 만들기 위한 차원이므로 나이를 ‘반드시’ 밝혀 주세요. 오래전 일이 새삼 떠오른 까닭은 아이 때문이다. 올해 7살인 아들은 친화력이 무척 좋다. 놀이터에서, 공원에서, 여행지에서, 또래를 보면 서슴없이 말을 붙이고 친해진다. 얼마 전에는 버스 옆자리의 아이하고까지 대화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신기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결같이 똑같은 질문으로 말문을 연다는 것이다. 상대 쪽에서 말을 걸어올 때도 그렇고, 우리 아이가 먼저 말을 시킬 때도 그렇다. 간혹 예외도 있으나 역시 중간에 한 번쯤 반드시 해당 질문이 등장한다. 바로 이것이다. “너 몇 살이야?” 한 번은 아이에게 물어봤다. “왜 나이를 물어보는 거야?” 아들은 당연한 걸 묻느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대답했다. “그래야 형인지, 친구인지, 동생인지, 알지!” 아들은 이미 나이에 따라 호칭이 바뀌고, 호칭에 따라 관계가 달라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렇게 어린아이들까지 서열 문화의 영향 아래 놓여 있었나 싶어 조금 놀랐는데, 한편으로는 당연하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다못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나이를 밝혀 달라고 요구하는 세상인데 오죽하겠는가. 물론 친구가 되기 위해 나이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한국처럼 연령과 기수에 따라 서열이 분명하게 갈리는 곳도 없으니까. 나이에 따라 언니, 형, 등등으로 호칭이 달라지고, 가까워진 뒤에도 한쪽은 존댓말 한쪽은 반말을 하면서 상호 동등하지 않은 경우도 많은데, 그런 사이가 친구처럼 느껴질리가. 결국 ‘진짜’ 친구를 찾으려면 나이를 알아야 했던 것이다. 한국인들이 동갑을 만났을 때 ‘친구’라며 서로 유난히 반가워하는 것 또한 어쩌면 이런 연유인지 모른다. 그날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친구가 되기 위해 나이가 아주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설사 나이가 같지 않더라도 서로 동등하기만 하다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그러니까 ‘반드시’ 상대의 나이를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앞서 언급한 나이를 꼭 밝혀야 한다는 육아카페 이야기로 돌아가면, 나는 결국 닉네임 뒤에 출생연도를 붙였다. 수박68. 68년생 수박님이 된 것이다. 카페의 규칙에 저항하기 위한 허위정보였지만, 나처럼 나이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과 ‘진짜’ 친구가 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 6개 시중은행 상반기 이자 장사로 21조 벌었다

    6개 시중은행 상반기 이자 장사로 21조 벌었다

    6개 시중은행이 올 상반기에 ‘이자 장사’로 21조원을 벌어들였다. 번 돈에서 자금조달 비용을 뺀 이자이익은 12조원에 육박했다. 26일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한국씨티·SC제일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상반기에 이자수익 21조원을 거뒀다. 반기 기준으로 2013년 상반기(21조 5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여기에서 이자비용 9조 2000억원을 뺀 이자이익은 11조 8000억원이었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내리기 직전인 2012년 상반기(12조 1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6개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은 2012년 상반기 12조 1000억원에서 2013년 10조원대로 낮아졌고, 2015년과 2016년에는 9조원대로 줄었다. 한은이 2012년 상반기 3.25%이던 기준금리를 2016년 6월 1.25%까지 내리자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2012년 2분기 2.84% 포인트에서 2016년 2분기 2.18% 포인트로 줄었기 때문이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한 차례씩 기준금리가 오르자 은행 이자이익도 반등했다. 기준금리가 오를 땐 예대금리차가 벌어진다. 은행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예금이자를 더 줄 유인이 작아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천천히 올라서다. 늘어난 가계·기업대출 잔액도 은행의 이자수익을 끌어올렸다. 다만 앞으로 은행 이자이익이 더 오를지는 불확실하다. 한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낮춘 데다 다음달에도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우주를 보다] ‘절친의 첫 우주비행’ 국제우주정거장서 포착하다

    [우주를 보다] ‘절친의 첫 우주비행’ 국제우주정거장서 포착하다

    우주선이 발사되는 장면을 담은 놀라운 사진이 25일(이하 현지시간)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Space.com)에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발사장면은 우주선의 목적지인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잡은 것이다. ISS에 체류할 3명의 우주인을 태운 러시아 유인우주선 ‘소유스 MS-15’는 25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것으로, 러시아의 올렉 스크리포치카, 미국의 제시카 메이어와 함께 아랍권 최초의 우주인인 아랍에미리트(UAE)의 하자 알만수리가 탑승했다. 이들은 ISS에서 근무중인 6명의 승무원과 합류하게 되는데, 그중에는 메이어의 우주비행사 훈련 동기생인 크리스티나 코흐도 포함되어 있다. 코흐는 트위터에 “가장 친한 친구가 평생의 꿈인 우주비행에 나섰을 때 ISS에서 어떻게 보일까", 이어 “두 번째 단계가 진행 중. 소유스 61의 승무원들이 당신들을 격하게 환영합니다”라고 올렸다.메이어와 스크리포치카는 내년 2월까지 ISS에서 함께 근무할 예정이다. 함께 ISS로 향한 알만수리는 우주비행에만 참여하기 때문에 1주일 후 지구로 돌아온다. 지난 3월 14일 ISS에 도착한 코흐는 내년 2월 메이어와 스크리포치카와 함께 지구로 귀환함으로써 최장기간 단일 우주비행 기록을 세우게 된다. 우주 비행사가 되기 전 메이어는 생물학을 전공하는 연구원으로, 그녀의 연구에는 거위 떼를 기르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NASA의 수중 연구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를 마친 상태였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토마토는 베리인데, 딸기는 아니라고?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토마토는 베리인데, 딸기는 아니라고?

    며칠 전 여행차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다녀왔다. 프랑크푸르트의 대표적인 식물원인 팔멘가르텐을 둘러본 나는 독일에서 재배되는 과일과 채소를 구경하러 근처 재래시장에 들렀다. 재래시장이긴 하지만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 마트와 같은 곳으로,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과일 가게는 블루베리와 산딸기류를 소분 판매해 젊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었다. 진열된 과일이 독특해 주인에게 물어보니 이곳은 베리류만을 판매하는 ‘베리 가게’라고 했다. 요즘 우리나라에는 과일만 파는 가게도 드문데, 과일 중에서도 베리만 파는 가게라니. 지난달 다녀온 베트남 호찌민에서 여러 품종의 바나나만을 파는 ‘바나나 가게’를 보고 이미 놀랐던지라 이번엔 그리 놀라지 않았다. 그런데 소분된 과일 도시락을 구입하고 가게를 죽 둘러보니 베리류만 진열된 게 아니었다. 토마토, 키위, 포도와 같은 과일들도 함께 있길래, 베리만 판매하기에는 종이 부족했나 싶어 주인에게 물었다. “무슨 말이에요. 이 과일들도 다 베리예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순간 아차 하며 십여년 전에 식물용어집 일러스트 작업을 하면서 베리(장과)라는 용어의 설명에 키위를 그려 넣었던 게 생각났다.우리나라에서 베리류가 주목받은 건 웰빙이 유행하면서 식재료를 색별로 분류하고, 붉고 까만색의 ‘슈퍼푸드’를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라즈베리, 크랜베리, 블랙베리 등 외국 베리류가 수입되고 1인 가구가 늘면서 먹기 편리하고 영양분도 풍부한 베리류가 점차 우리나라에서도 재배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원예 산업 안에서 베리는 흔히 새콤달콤한 맛을 지닌 산딸기류의 작은 열매로 정의돼 유통된다. 여러 개의 열매가 하나의 과실처럼 보이는, 이름에 베리가 들어간 집합과가 많고 외국에서 온 수입 식물이란 인식이 워낙에 강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름에 ‘베리’가 들어가는 모든 식물을 베리류라 부르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전통 과일이자 약용식물로서 술을 만들어 먹는 복분자도 베리류라 칭하는 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데 말이다. 그러나 베리의 정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베리는 장과와 동의어로서 하나의 씨방에서 나는 다육질의, 수분이 많은 열매다. 대체로 껍질이 얇고 액상 과육에, 씨앗은 2개 이상 있다. 그러니 토마토, 포도, 다래, 머루 등도 베리라 할 수 있다. 베리라 불리는 과일 중 블루베리는 진정한 베리인 반면 크랜베리는 베리로 분류하지 않는다. 이처럼 실제 베리와 인식 속 베리의 차이가 커 과일 분류를 재정립하려는 시도가 죽 있어 왔으나 수세기 동안 지속된 개념이 바뀌기란 사실 쉽지 않다. 우리가 먹는 딸기, 스트로베리야말로 대표적인 베리류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베리의 개념이 정립되기 수천 년 전 딸기를 처음 발견하고 스트로베리라 이름 붙이는 바람에, 딸기는 베리 아닌 베리로 잘못 분류되고 있다. 학자들은 베리 혼돈의 역사가 바로 이 딸기에서 시작했다고들 한다. 명명이란 게 그래서 중요한 것이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식물학적 정의야 어떻든 산업 안에서 사람들 사이에 널리 유통되면 용어의 개념이 달라지거나 재정립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식물학에서 과일은 씨방이 자란 열매를 뜻하지만, 농학에서는 과일을 나무 열매로 정의하는 것처럼 말이다.그러나 독일에서 내가 놀랐던 점은, 가게 주인이 산업 종사자로서 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소비자들에게 그것을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에게서 사명감 같은 걸 느꼈다. 2년 전쯤 한참 베리류를 그렸던 게 떠오른다. 노르웨이가 선정한 수도 오슬로의 미래 식량이 될 식물들을 그림으로 그렸을 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과일이 바로 베리류였다. 백두산에 주로 있는 넌출월귤과 같은 속의 북미산 크랜베리, 약용식물로도 유명한 유럽 야생딸기 그리고 극지 주변에서 자생하는 옅은 주황색 클라우드베리와 까만 빛깔의 블랙베리. 녹색 잎에 대비되는 붉고 까만 열매를 색칠하면서 우리가 컬러푸드로서 이들을 찾은 것과는 다른 시선에서, 이들 열매 색의 본질을 관찰할 수 있었다. 강렬한 열매의 색에는 자신을 번식시켜 줄 매개동물을 유인하기 위한, 자신을 봐 달라는 외침이 담겨 있다는 것을. 생물의 궁극적인 목적, 번식의 욕망이랄까. 우리가 블랙푸드를 찾는 이유 또한 어쩌면 이들의 번식 작전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동물인 인간에 의해 식용되고 배설물로 씨앗이 배출돼 멀리까지 번식하고자 하는 작전. 그림으로 그리기 위해 과일을 관찰하다 보면 이것들을 수십 년간 먹어 왔음에도 미처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종종 깨닫게 된다. 이게 바로 식물세밀화를 그리는 즐거움일 것이다.
  • 국공노·민주당 보좌진協 첫 회동… 국감 ‘폭탄 자료’ 관행 등 근절 논의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과 더불어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가 25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처음으로 회동했다. 국공노의 상위 단체인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도 전날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과 회동했다. ‘폭탄 자료 요구’ 등의 잘못된 국감 관행을 근절하자는 뜻에서 양측의 소통창구가 처음으로 열린 것이다. 안정섭 국공노 위원장, 조현욱 민주당 민보협 회장 등은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민보협은 과도한 자료 및 촉박한 기한 내 자료 제출 요구 개선, 중복 자료 제출 개선을 위한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 구축, 지방 고유사무에 대한 국감 폐지, 국가 차원 현안에 대한 국감 실시 등의 요구사항을 민보협 측에 전달했다. 민보협 측도 해당 사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배가본드’ 이승기X수지, 액션 위한 남다른 노력 “명장면 탄생”

    ‘배가본드’ 이승기X수지, 액션 위한 남다른 노력 “명장면 탄생”

    ‘배가본드’ 이승기와 배수지가 최악의 앙숙에서 최고의 동료로 손 잡을까.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유인식)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쳐가는 첩보 액션 멜로다. 지난 21일 방송된 2회에서 차달건(이승기)과 고해리(배수지)는 여객기 추락 사고의 배후에 테러리스트의 소행이 있음을 직감했다. 그간 두 사람은 민항기 추락 사고의 배후를 두고 의견 차를 보이며 반목하고 견제하는가 하면, 급기야 서로를 적으로 오인해 총까지 겨눴던 상황. 민간인 스턴트맨 차달건과 국정원 블랙요원 고해리가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여객기 추락 사고에 숨겨진 진실 찾기를 위해 서로를 향한 견제와 불신을 거두고 힘을 합쳐 본격 공조를 시작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 이승기와 배수지가 상처 난 얼굴에 피 묻은 의상을 입은 채 누군가의 공격에 쫓기는 듯한 일촉즉발 현장이 공개됐다. 극중 상처가 가득한 얼굴에 흙투성이 옷을 입은 차달건과 소맷자락에 피가 흥건히 묻은 옷을 입은 고해리가 어딘가에 숨을 죽인 채 숨어있는 장면. 이 장면은 모로코 현지에서 이틀을 꼬박 채워 촬영됐다. 두 사람은 고강도 액션씬을 소화하기 위해 긴장된 모습으로 일찍부터 현장에 도착해 끊임없이 몸을 풀고 액션 동선을 확인했다. 또한 중간 중간 주어지는 쉬는 시간도 기꺼이 반납한 채 수차례의 자진 리허설을 거치며 여러 번 합을 맞춰 봤다고. 제작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측은 “고난도 액션과 복잡한 동선이 많아 제작진 역시 심혈을 기울였던 장면”이라며 “이승기, 배수지 배우의 열정과 노력 덕에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치는 명장면이 탄생됐다. 기대해 달라”고 귀띔했다. 한편, SBS ‘배가본드’는 매주 금, 토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부활한 금감원 종합검사… “또 먼지털기” vs “컨설팅 느낌”

    부활한 금감원 종합검사… “또 먼지털기” vs “컨설팅 느낌”

    “(금융감독원이) 4년 전처럼 꼬투리를 잡으려고 엄청 노력했다.” “지적하기보다는 컨설팅 개념으로 접근해서 그런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금융사 관계자들은 24일 금감원이 4년 만에 부활시킨 종합검사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회사마다 반응이 다소 엇갈리는데, 상당수 금융사 관계자들은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윤석헌 원장 취임 후 “백화점식 검사에서 벗어나 ‘유인부합적’(감독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 지표만 들여다보는) 종합검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사의 모든 부분을 파헤치는 먼지털이식 검사에서 금융사의 경영 상황과 위험 요인을 확인하는 핵심 부문 점검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이었다. 금감원은 “금융사 경영에 도움을 주는 검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종합검사를 받은 일부 금융사에서는 4년 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금감원의 자료 요구량이 예전과 거의 비슷했다”며 “검사라는 게 일단 나오면 적발 실적이 있어야 하니까 금감원이 (금융사 잘못을) 잡으려고 많이 노력했고, (각종 자료를) 다 까보려고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검사 강도가 예전보다 덜 셌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금감원의 의지라기보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영향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이 퇴근 시간쯤 내일 아침까지 검사 관련 자료를 준비하라고 지시하는 일은 사라졌다”면서 “주 52시간제가 정착된 마당에 종합검사 때문에 금융사 직원이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하면 ‘금감원이 갑질을 한다’는 소리가 나올까봐 우려하는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종합검사가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됐다는 호평도 있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유연한 분위기에서 검사가 진행됐고 컨설팅을 받은 느낌이었다”면서 “금감원이 금융사에 굉장히 협력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금감원도 종합검사 시스템을 확실히 개선했다고 주장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를 끝내면 금융사 경영진과 담당자들에게 잘한 점과 고쳐야 할 점을 두루 설명한다. 금융사 내부에서 생각하지 못한 문제를 찾아 컨설팅을 해주니까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검사 특성상 금융사 구석구석을 훑을 수밖에 없다. 일반 경영부터 자산운용, 영업 등 여러 부문에 자료를 요청하기 때문에 과거와 달라진 점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자료 요청 자체가 강제 아닌 협조 요청 식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종합검사를 앞둔 금융사들은 ‘우려 반, 기대 반’ 분위기 속에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조만간 본검사에 들어갈 삼성생명 종합검사를 주목한다. 삼성생명이 업계 1위이고 즉시연금 미지급 사태로 금감원과 사실상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까지 진행된 삼성생명 사전검사가 전처럼 강압적이지는 않았다고 알려졌다”면서 “삼성생명 측에서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검사가 끝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제작자유화·외화 직배·비디오 흥행… 영화산업 패러다임 바뀐 90년대

    제작자유화·외화 직배·비디오 흥행… 영화산업 패러다임 바뀐 90년대

    1990년대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약이 진행되던 시기다. 영화 역시 중요한 산업이라는 인식이 힘을 받았고, 새로운 세대들이 등장해 완성도 높은 상업영화를 만들기 위해 주력했으며, 젊은 관객들은 해묵은 ‘방화’의 외피를 벗은 한국영화 앞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러한 긍정적인 에너지들은 2000년대 한국영화가 르네상스의 시기로 진입하는 기반이 됐다. 1990년대 한국영화가 이전의 제작 방식과는 결별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순간을 ‘결혼이야기’(1992)와 ‘쉬리’(1998)가 만들어냈다. 두 영화는 각각 ‘기획영화’의 효시, 그리고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성공작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연재는 우선 1990년대 한국영화가 ‘기획영화’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통해 어떤 산업적 변화를 만들어갔는지 살펴본다.●위기가 기회로, ‘기획영화’의 등장 1990년대 초입 한국영화계는 변화의 기로에서 요동쳤다.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 투쟁의 강도를 높여갔지만, 외화 직배로 상징되는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진입은 한국영화가 산업화의 길을 택하면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했다. 1989년 110편, 1990년 111편, 1991년 121편, 1992년 96편 제작된 한국영화는 1990년대 중반 들어 60편대로 제작편수가 줄었고, 한국영화 점유율 역시 1990년 28.7%에서 1993년 15.4%로 준 이후 1994년부터 힘들게 20%대를 회복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할리우드 직배 영화가 보여준 흥행 파워는 시장 개방의 결과를 명백히 보여줬다. 상영 외화 중 직배 비중은 15% 내외였지만, 동원 관객수로 치면 50%를 훨씬 넘겼기 때문이다. 지방 흥행사라는 전통적인 흥행 자본과 연계한 기존 영화사들도 당연히 한국영화 제작보다 외화 수입에 열중했다. 이때 두 가지 요인이 한국영화 판을 새로 짜는 기반이 되었다. 바로 제5차 개정영화법(1985년)과 제6차 개정영화법(1986년)으로 열린 제작자유화와 외국영화사의 국내 진출이다. 특히 비디오 시장은 극장 흥행 외에도 수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파라마운트와 유니버설이 합자한 비디오 회사 CIC가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자, 비디오 판권 확보에 다급해진 삼성 등 대기업들이 직접 투자 방식으로 영화 제작에 뛰어든 것이다. 이때 제작자유화 조치로 생겨난 신생 영화사들이 제작 주체로 나섰다. 1980년대 후반 대다수 프로덕션들이 비디오용 에로티시즘 영화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1990년대 초반 영화 기획과 마케팅 영역의 중요성을 입증한 제작사들이 속속 등장한 것은 제도의 변화가 가져온 순기능이었다.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했고, 대통령 연례보고에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공원’(1993) 한 편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자동차 150만대의 판매수익과 맞먹는다는 보고가 올라가면서 영화는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과거 ‘흥행업’으로 비하받던 충무로 영화산업이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한 계기는 비디오와 케이블TV 프로그램이라는 창구 효과(window effect)를 기대한 대기업이 속속 영화산업에 진출하면서다. 지방흥행업자의 돈을 모아 영화를 만들던 방식에서 면밀한 기획을 거치고 대기업의 결재 라인을 통해 자금이 집행되는 제작 환경으로 바뀐다. 정부도 이제까지 서비스산업으로 분류해온 영화산업을 ‘제조업 지원 서비스산업’으로 새로 규정하고, 일반 제조업 수준의 세제·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과 맞물린 게 바로 ‘기획영화’라는 새로운 제작 방식이다. 제작자유화 물결을 타고 1980년대 후반 영화판에 들어온 젊은 기획자들은 비디오 판권 형식으로 대기업 투자를 이끌어내며 한국영화가 산업화의 길로 들어서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든다. 그 시작은 1992년 신씨네(대표 신철)의 기획으로 익영영화사가 지방배급업자와 삼성으로부터 제작비를 투자받아 만든 ‘결혼이야기’(김의석)다. 영화는 서울에서만 52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흥행 1위를 차지했고, 한국영화의 ‘산업’적 모델을 제시했다. 현대 한국영화의 특징을 특유의 완성도 높은 상업영화로 정의할 수 있다면, 바로 이 영화가 출발점일 것이다.●‘기획영화’를 일군 사람들 이처럼 영화산업의 판도를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 ‘결혼이야기’는 어떻게 젊은 관객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영화관으로 불러 모을 수 있었을까. 신씨네는 10여 쌍의 신혼부부를 밀착 인터뷰해 새로운 세대의 사고방식과 결혼 생활의 디테일한 에피소드들을 시나리오에 녹여냈고, 이는 할리우드 영화 장르인 로맨틱 코미디가 한국 것으로 토착화되는 데 일조했다. 원룸형 주거 공간 등 신세대 라이프스타일을 포착한 영화 미술뿐만 아니라, 지금의 간접광고(PPL)처럼 투자 기업의 가전 일체를 화면 속에 배치한 것도 도시적 감수성을 만들어내는 데 주효했다. 그간 에로티시즘 영화에서 관음증적 시각으로 묘사되던 ‘성’은 신혼부부의 일상을 통해 당당히 전면으로 나섰고, 세련된 유머까지 덧입혀져 대중의 감성과 정확히 조우했다. 당시 홍보실장을 맡았던 심재명의 “잘까 말까 끌까 할까” 같은 재치 있는 카피도 관객 동원에 큰 몫을 했다. 감독의 감성보다는 기획자의 이성으로 제작된 예술적 접근보다는 관객과의 소통을 염두에 둔 완성도 높은 상업영화를 지향한 기획영화는 영화계의 판도를 바꿔나갔다. 특히 기획영화의 관객 전략은 20대 중후반 여성을 핵심 관객층으로 설정했고, 이 계층을 포함한 젊은 관객들은 “한국영화인데도 굉장히 재밌다”며 열정적으로 화답했다. 현재의 젊은 관객들로서는 ‘한국영화는 재미없는 영화’라는 기획영화 이전 평가가 오히려 생소할 것이다. 늘 한쪽으로는 예술영화 강박에 시달렸던 충무로의 감독들도 떳떳하게 대중적 상업영화로서의 완성도를 고민할 수 있게 되었고, 화면의 ‘때깔’도 할리우드 영화의 만듦새에 익숙해진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점점 좋아졌다.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유럽 예술영화로 영화적 감각을 단련해 온 ‘영화 청년들’ 역시 새로운 한국영화를 꿈꾸며 충무로로 모여들었다. 바야흐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판이 형성된 것이다.‘결혼이야기’가 남긴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신철, 유인택, 오정완, 심재명 등이 이 영화를 통해 배출됐고, 신씨네가 대우의 투자를 받아 직접 제작한 ‘미스터 맘마’(강우석, 1992)를 통해서 차승재, 김선아, 김무령 등이 활동을 시작했다. 젊은 감각의 기획자, 프로듀서의 등장은 1990년대 중반 새로운 영화사의 설립으로 이어졌고, 투자와 제작이 분리된 프로듀서 시스템이 정착되는 계기가 됐다. 강우석이 주축이 된 ‘시네마서비스’, ‘기획시대’가 통합된 이춘연·유인택 공동 체제의 ‘씨네2000’, 차승재의 ‘우노필름’, 심재명·이은의 ‘명필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강우석이라는 존재를 주목해야 한다. 그는 영화감독, 제작자, 투자배급사 대표 그리고 극장주 등 199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간 줄곧 충무로 파워맨 1위 자리를 지켜온 인물이다. ‘달콤한 신부들’(1988)로 감독 데뷔한 강우석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89)로 충무로에 이름을 알린 후, 7번째 연출작인 ‘미스터 맘마’의 흥행 성공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강우석 프로덕션을 설립해 직접 영화제작에 착수했는데, 바로 한국영화의 흥행력을 증명한 ‘투캅스’(1993·1994년 한국영화 흥행 1위)이다. 1995년 제작, 투자, 배급을 일원화한 충무로 영화인 기반의 첫 메이저영화사 시네마서비스를 출범했고, 2000년대 초반까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지키며 저력을 과시했다. ‘대중의 심리를 정확하게 읽고 스크린에 끄집어내는’ 연출자로서의 타고난 능력과, 빠른 결정과 강한 추진력으로 성공적인 투자를 이끄는 승부사로서의 기질을 두루 갖춘 강우석은 2003년 ‘실미도’로 한국영화 천만 관객 시대를 연 장본인이 되었다.●1990년대 장르 공식, 로맨틱 코미디·코믹 액션 ‘결혼이야기’ 흥행 성공에 힘입어 한국영화는 음습하고 어두운 에로티시즘을 벗어나 발랄하고 세련된 로맨틱 코미디의 공간으로 진입했다. 로맨스와 코미디의 합성어인 로맨틱 코미디는 연애담이 중심으로 삼는 할리우드의 대표 장르다. 특히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1989)가 한국에서 성공한 것이 로맨틱 코미디 제작 붐에 일조했다. 1990년대 초중반 흥행 시장을 압도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이후 한국영화의 특징적 경향인 캐릭터 중심의 영화를 이끌었다. 대체로 고학력의 전문직 여성과 가부장적 의식이 남아 있는 남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이들이 티격태격하는 에피소드를 늘어놓는 이야기 방식은 1992년 ‘미스터 맘마’(강우석), ‘아래층 여자와 위층 남자’(신승수), 1993년 ‘그 여자 그 남자’(김의석), ‘가슴 달린 남자’(신승수), ‘사랑하고 싶은 여자, 결혼하고 싶은 여자’(유동훈), 1994년 ‘마누라 죽이기’(강우석), 1995년 ‘닥터봉’(이광훈) 등으로 재차 반복됐다. 로맨틱 코미디가 보여준 경쾌한 이야기 전개와 마치 광고를 보는 듯한 깔끔한 영상은 20대 젊은 관객이 한국 대중영화를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장르의 힘이 늘 그렇듯 로맨틱 코미디는 1990년대 중반 ‘닥터봉’을 정점으로 시들해졌고, 복고풍 정서 혹은 신세대의 감수성을 담은 멜로드라마로 흥행의 기운이 옮겨갔다.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대중적 멜로드라마 ‘고스트맘마’(한지승, 1996), ‘편지’(이정국, 1997), ‘약속’(김유진, 1998) 등이 전자의 경향이라면, 후자는 도시적 감수성으로 관객과 소통한 ‘접속’(장윤현, 1997)과 절제의 미학을 보여준 ‘8월의 크리스마스’(허진호, 1998), 정적인 미장센이 돋보인 ‘정사’(이재용, 1998)를 들 수 있다. 한편 전통의 액션영화 장르는 임권택의 ‘장군의 아들’(1990)로 복권했다. 이 영화는 단성사 단관 개봉으로만 67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 1977년 ‘겨울여자’가 달성한 59만 기록을 14년 만에 경신했다. 젊은 감독들은 새로운 감각의 액션영화를 선보였다. ‘걸어서 하늘까지’(1992)로 데뷔한 장현수는 ‘게임의 법칙’(1994), ‘본투킬’(1996)을, ‘런어웨이’(1995)로 데뷔한 김성수는 홍콩 누아르 스타일을 청춘·성장영화 속으로 흡수한 ‘비트’(1997)로 신세대의 감수성과 접속했다. 로맨틱 코미디가 멜로드라마의 가지치기 장르이듯 액션영화 역시 코미디 혹은 멜로드라마와 결합해 ‘코믹 액션’, ‘남성·액션 멜로’로 진화했다. 1994년 ‘투캅스’의 흥행 성공이 코믹 액션 장르 붐을 일궜다면 1998년 ‘남자의 향기’(장현수), ‘태양은 없다’(김성수) 등은 액션과 결합한 남성 멜로를 내세웠다. 한편 송능한의 ‘넘버3’(1997)는 액션 장르를 풍자적 감각으로 변형시키며 ‘코믹 액션’ 장르의 의미 있는 성취를 이뤘다. 이 영화는 2001년 개봉한 ‘조폭마누라’(조진규), ‘달마야 놀자’(박철관), ‘두사부일체’(윤제균) 등 이른바 2000년대 ‘조폭 코미디’의 원조가 되기도 했다.1990년대 중반 새로운 세대가 주도한 영화계는 한국영화도 외화만큼 볼만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만들어냈다. 멜로, 액션, 코미디 3대 장르에 머물던 한국영화는 컴퓨터그래픽을 성공적으로 드라마에 녹인 판타지 영화 ‘은행나무침대’(강제규, 1996), 청소년 영화 장르에 여름 시즌 귀신이야기를 부활시킨 ‘여고괴담’(박기형, 1998), ‘코믹잔혹극’을 표방한 블랙 코미디 ‘조용한 가족’(김지운, 1998) 등 다양한 장르로 만개했다. 산업의 성장이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는 상업주의적 영역의 확대뿐만 아니라 예술로서의 영화에 대한 관심까지 환기시킨다는 점이다. 1990년대 후반을 다룰 다음 연재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양적 성장의 정점뿐만 아니라, 1990년대 작가주의 감독군 그리고 영화문화의 형성 등을 살펴볼 것이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조희연 “무상교복 대신 ‘학생 바우처’ 지급하자”

    조희연 “무상교복 대신 ‘학생 바우처’ 지급하자”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무상교복 조례를 추진 중인 서울시의회에 “무상교복 대신 학생들에게 바우처를 지급하자”는 제안을 했다. 23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의회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무상교복 지원이 아닌 기본소득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서울교육바우처’ 같은 형태로 중·고등학교 입학생에게 1회에 한해 지급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면서 “교복 뿐 아니라 학업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거나 제한을 두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3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하면 학생들은 일부를 교복 구입에, 나머지를 교복 이외의 물품 구입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육감이 서울시의회에 학생 바우처를 제안한 건 의회가 추진 중인 무상교복 조례와 서울교육청의 정책 간의 충돌 때문이다. 서울교육청은 각 학교가 공론화를 통해 ‘편안한 교복’을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교복을 생활복으로 바꾸거나 교복과 생활복 사이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는 등 ‘탈(脫)교복’을 지향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무상교복 조례가 도입되면 교복을 없애거나 생활복을 입는 학교의 학생들이 뜻하지 않게 차별을 겪게 되고, 각 학교가 교복을 유지해야 한다는 정책적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또 교복 물려입기 같은 자원 재활용의 유인을 약화시킨다는 게 조 교육감의 지적이다. 조 교육감은 “무상교복 정책은 자원 재활용, 자원 공유라는 사회의 큰 흐름에 역행한다”면서 “무상교복은 교복을 물려입기보다 새 교복을 구매하도록 독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등으로 재정적 여력이 없다는 점도 서울교육청이 무상교복 조례안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다. 조 교육감은 “무상교복 대신 유아 무상급식 등 다른 과제에 집중하는 게 필요한지 등 다양한 사안을 시간을 두고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교육청은 “‘서울학생바우처’는 정책적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조 교육감 개인의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강경헌, ‘배가본드’ 유가족으로 등장 “폭풍 오열”

    강경헌, ‘배가본드’ 유가족으로 등장 “폭풍 오열”

    첫 방송부터 화제작으로 떠오른 SBS 새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유인식)에서 배우 강경헌이 오상미 역으로 첫 등장해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드라마 ‘배가본드’는 민항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 첫 방송부터 빠른 전개와 감각적인 영상미를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단숨에 집중시켰다. 강경헌은 이번 작품에서 추락한 민항 여객기에 부기장으로 타고 있던 남편을 잃은 오상미 역을 맡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첫 방송부터 유가족들과 함께 오열하며 시청자들을 눈물 짓게 만들었다. 앞으로 이 추락 사고에 맞서 항공사와 어떻게 싸워나갈지, 강경헌의 활약 또한 기대되는 상황. 드라마 ‘프리스트’, ‘구해줘’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심도 깊은 연기력을 보여준 강경헌이 이번 작품 ‘배가본드’에서는 어떤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장엄한 스케일과 이국적 풍광, 탄탄한 연출과 영상미까지 자랑하며 드디어 베일을 벗은 드라마 ‘배가본드’는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배가본드’ 유태오, 비행기 테러범으로 첫 등장 “이승기와 ‘숨멎’ 추격전”

    ‘배가본드’ 유태오, 비행기 테러범으로 첫 등장 “이승기와 ‘숨멎’ 추격전”

    유태오가 SBS ‘배가본드’에 비행기 테러범으로 등장해 드라마의 서막을 열었다. 20일 첫 방송된 SBS 새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유인식)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드라마. 극중 유태오는 민항 여객기를 폭파 시킨 테러범 ‘제롬’으로 첫 등장했다. 성공적으로 비행기 폭파 임무를 마친 그는 우연한 계기로 이승기에게 정체를 들켜버렸고 모로코에서 숨 막히는 추격전을 펼치며 블록버스터 첩보 액션 드라마의 장대한 서막을 열었다. 제롬(유태오 분)은 모로코행 항공기를 폭파 시키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다. 제롬의 대각선 앞자리에는 차달건(이승기 분)의 조카 훈이가 앉아있었고, 훈이가 남기는 영상 편지에 우연히 찍히게 됐다. 자신이 찍힌 줄도 몰랐던 제롬, 하지만 이 영상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꿈에도 몰랐다. 이륙 후 모두가 잠든 시간 그는 화장실에 숨겨져 있던 스프레이 통 하나를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승무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계단 아래 전자 정비실로 들어가 테러 작전을 시행했다. 비행기 내벽의 천을 찢은 제롬은 기둥에 액화 질소 스프레이를 고정해놓고 산소통을 향해 분사했다. 산소통이 얼어붙는 사이 재빨리 몸을 피했고, 곧이어 정비실 전체가 폭발하며 엔진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비행기가 옆으로 기울어지고 객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제롬은 그 틈을 타 비행기 원격 조종을 시작했고, 때문에 비행기는 속수무책으로 떨어져만 갔다. 끝까지 조종간에서 손을 놓지 않는 기장과 부기장, 이미 기절한 승객들, 그리고 불이 붙은 채로 점점 추락하는 비행기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모로코행 비행기의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는 뉴스로 대한민국은 발칵 뒤집어졌다. 달건 또한 조카의 죽음으로 제정신이 아니었고, 훈이가 남긴 마지막 영상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이후 모로코 공항 화장실에서 우연히 제롬을 마주한 달건은 영상 속에 찍힌 남자임을 확신하고는 재빨리 뒤를 쫓았다. 이를 눈치챈 제롬은 달건을 향해 총을 겨누며 위협했지만 순간적으로 공격해온 달건에 의해 옆구리를 다쳤다. 다시 회심을 일격을 가해 그의 정신을 잃게 한 제롬, 곧바로 트럭을 빌려 도망쳤고 따라붙은 달건을 떨어트리기 위해 위협적으로 운전을 시작했다. 다급해진 제롬은 송곳을 들어 달건의 허벅지를 찔렀고, 그가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사이 바닷가 절벽 쪽으로 차를 몰아 그를 떨어트렸다. 제롬은 달건이 당연히 죽었을 거라 생각하고 자리를 떴다. 하지만 달건은 버젓이 살아있었다. 이에 정체를 들킨 제롬과 비밀을 파헤치려는 달건의 스토리에 더욱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 위험천만한 추격전과 위태로운 액션에 시청자들은 손에 땀을 쥐며 두 사람을 지켜봤고, 유태오는 ‘아스달 연대기’에 이어 또 한 번 드라마의 장대한 서막을 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유태오는 2018년 영화 ‘레토(Leto)’로 칸 영화제에 초청돼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은 바 있다. 이를 시작으로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곧 개봉하는 영화 ‘버티고’,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담보’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특히, ‘아스달 연대기’에서는 창작 언어인 ‘뇌안탈어’를 완벽하게 소화해 서울대 교수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상황에 따라 변주하는 눈빛 연기로 연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에 ‘배가본드’ 첫 방송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준 유태오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유태오가 비행기 테러범 ‘제롬’으로 첫 등장해 숨 막히는 전개를 보여준 SBS 새 금토드라마 ‘배가본드’는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제3 인터넷은행, 이번에도 빨간불?...흥행 저조 이유는

    제3 인터넷은행, 이번에도 빨간불?...흥행 저조 이유는

    다음달 시작되는 제3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전이 또 다시 흥행 부진 논란에 휩싸였다.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아직 도전장을 내지 않은 가운데 유력 후보인 토스마저 인터넷은행 추진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진입 규제와 불투명한 수익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10일부터 15일까지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한다. 상반기 최대 2개의 인터넷은행 허가를 내어줄 방침이었지만, 토스뱅크와 키움뱅크가 모두 탈락하면서 이번에는 새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도전 의사를 밝힌 곳은 소상공인연합이 주도하는 ‘소소스마트뱅크’ 한 곳이다. 토스와 키움 측 모두 아직 재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가 지난 18일 인터넷은행과 증권사 진출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급속히 나빠졌다. 새 인터넷은행 사업은 추진 초반부터 흥행 부진 우려를 피하지 못했다. 당초 사업의 성패는 이른바 ‘이름 있는’ ICT 기업의 참여 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국내 1위 포털 네이버가 거듭 불참을 선언하는 등 올해 초부터 ‘흥행 실패’ 지적이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까다로운 대주주 자격 요건을 걸림돌로 꼽는다.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은행과 달리 산업자본은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처음 인터넷은행을 인가할 때보다 강화된 대출 규제 등 영업 환경이 나빠졌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이 대부분 개인 고객 위주로 영업하는데, 최소 1조원 이상 자본금이 있어야 수익성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면서 “카카오뱅크가 편의성에 집중해 성장 중인 상황에서 새 인터넷은행은 또 다른 특성을 강점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점도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업 전망이 밝지 않지만 금융 당국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인책은 많지 않다. 사실상 올 상반기 예비인가 신청 때와 똑같은 환경에서 절차를 진행하게 돼 또 다시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설립은 까다롭고 자본금은 많이 필요한데 영업이익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면서 “금융 당국이 규제를 없애주고 영업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줘야 하는데, 지금은 국회에서 법이 개정되면 그대로 따르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버닝썬·조국 펀드’ 연루 의혹 녹원씨엔아이 前대표 구속

    ‘버닝썬’ 사건에 이어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펀드 운용사와도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의 전직 대표 정모(45)씨가 거액의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정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 필요성과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현재까지 수사 경과에 비추어 도망 내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실질심사에 나오지 않았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승대)는 정 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체포해 이틀간 조사한 뒤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버닝썬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정 전 대표가 주가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7월 25일 녹원씨엔아이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정 전 대표는 중국 광학기기 제조업체인 강소정현과기유한공사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정 전 대표는 ‘경찰총장’ 윤모(49) 총경과 가수 승리의 사업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연결해 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정 전 대표가 조 장관의 가족펀드 의혹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윤 총경은 2015년 큐브스의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큐브스의 주요 주주 중 하나는 더블유에프엠(WFM)의 전신인 에이원앤(A1N)으로, 조 장관 가족펀드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의해 인수됐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윤 총경 유착 연결고리’ 사업가 구속…‘조국 펀드’와도 관련

    ‘윤 총경 유착 연결고리’ 사업가 구속…‘조국 펀드’와도 관련

    특수잉크 제조업체의 전직 대표인 정모(45)씨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19일 검찰에 구속됐다. 그런데 조국 법무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가 최대주주였던 2차 전지업체가 정씨 회사에 투자한 적이 있고, 또 정씨가 ‘클럽 버닝썬 사태’를 계기로 연예인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윤모 총경에게 가수 승리의 사업 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소개해준 인물로 알려지면서 정씨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승대)는 경찰로부터 ‘버닝썬 사건’을 송치받아 추가로 수사하면서 정씨의 횡령 혐의를 포착해 지난 16일 체포하고 정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의 전직 대표인 정씨는 중국 광학기기 제조업체 ‘강소정현과기유한공사’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를 받고 있다.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정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민성 부장판사는 “범행 내용 및 소명 정도,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현재까지 수사 경과에 비춰 도망 내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정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했다. 그런데 정씨는 윤모 총경에게 가수 승리와 친분이 있는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연결해 준 인물로 알려졌다. 조국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낼 때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한 윤 총경은 승리와 가수 정준영 등이 함께 있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된 인물이다. 경찰에 따르면 윤 총경은 승리와 유인석 전 대표가 2016년 7월 강남에 차린 힙합 라운지바 ‘몽키뮤지엄’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강남경찰서 팀장급 직원 A씨에게 전화해 수사 과정을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윤 총경이 유인석 전 대표로부터 총 4차례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난 4월 설명한 적이 있다. 또 조국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를 운용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가 최대주주였던 2차 전지업체 ‘WFM’은 2014년 큐브스에 투자한 적이 있다. 현 WFM 대표인 김씨는 큐브스 출신이다. 그런데 윤 총경이 과거 큐브스 주식을 매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정씨가 윤 총경을 연결고리로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연결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번진 상태다. 앞서 조국 장관의 5촌 조카 조모(36)씨는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조씨는 이른바 ‘바지사장’을 내세워 코링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코스닥 상장사인 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하고 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 부양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코링크의 대표 이상훈(40)씨 등과 함께 WFM·웰스씨앤티 등 투자처의 자금 약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웰스씨앤티’는 코링크가 운용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의 투자를 받은 가로등 자동점멸기 생산업체로,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들로부터 사업을 수주해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조국 가족펀드·버닝썬 연루’ 큐브스 전 대표 구속 심사 포기

    ‘조국 가족펀드·버닝썬 연루’ 큐브스 전 대표 구속 심사 포기

    조국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가족 펀드’ 운용사와 관련성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큐브스 전 대표가 구속 심사를 포기했다. 그는 버닝썬 사건에서 윤모 총경에게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소개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3시 정모(45) 전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수사가 필요한지 심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정 전 대표가 심사 직전 변호인을 통해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서류 심사만으로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박승대 부장검사)는 지난 16일 정 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체포해 이틀간 조사한 뒤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는 중국 광학기기 제조업체인 강소정현과기유한공사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버닝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 전 대표의 횡령 정황을 포착하고 7월 25일 녹원씨엔아이 본사 등지를 압수수색했다. 정 전 대표는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49) 총경에게 가수 승리의 사업 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연결해준 인물이다. 윤 총경은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때 행정관으로 일한 바 있다. 정 전 대표가 운영했던 특수잉크업체 큐브스는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의 최대주주인 더블유에프엠(WFM)으로부터 2014년 8억원을 투자받았다. 또 윤 총경은 과거 큐브스 주식을 수천만원어치 매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정 전 대표에 대한 수사가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수사와 연결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배가본드’ 이승기, 제작진 만류에도 화염 속으로 “눈물 없인 볼 수 없어”

    ‘배가본드’ 이승기, 제작진 만류에도 화염 속으로 “눈물 없인 볼 수 없어”

    ‘배가본드’ 이승기가 불구덩이 속에 뛰어든 채 열혈 스턴트 연기를 펼친다. 오는 20일 오후 첫 전파를 타는 SBS 새 금토드라마 ‘배가본드’(VAGABOND)(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유인식)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드라마. 가족도, 소속도, 심지어 이름도 잃은 ‘방랑자’(Vagabond)들의 위험천만하고 적나라한 모험이 펼쳐지는 첩보액션멜로다. 이승기는 극 중 성룡을 롤 모델로 액션영화계를 주름잡겠단 꿈을 가진, 자칭 태권도, 유도, 주짓수, 검도, 복싱까지 연마한 ‘종합 무술 18단’에 빛나는 열혈 스턴트맨이었지만, 민항 비행기 추락사고로 조카를 잃은 뒤 사고에 얽힌 국가 비리의 진실을 파헤치는 추격자의 삶을 살게 된 차달건 역을 맡았다. 이승기는 대담함과 자신감, 때로는 뻔뻔하다 느껴질 정도의 용감무쌍함으로 무장한 새롭고 강렬한 차달건 역을 제 것처럼 소화해내기 위해 긴 시간 준비하고 단련해 온 액션 연기를 수준급 실력으로 펼쳐낸다. 이와 관련 19일 ‘배가본드’ 측은 이승기가 실제 스턴트맨이 된 듯 차달건 역에 몰입해 혼신의 열연을 펼치는 모습을 공개했다. 극 중 차달건이 폭발한 승용차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뒤, 활활 타고 있는 승용차 옆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모습으로 긴박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 더욱이 불에 타 찢기고 뜯겨진 방염복을 입은 차달건은 연기에 검게 그을리고, 땀에 범벅된 얼굴을 한 채 고통에 가득한 표정을 지어낸다. 가쁜 숨을 연신 몰아쉬는 가운데 눈조차 뜨지 못하고 얼룩이 된 얼굴만 닦아내는 차달건의 모습이 안쓰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과연 차달건이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 스턴트에 나서게 된 것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승기의 ‘화염불 연기 투혼’ 장면은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의 한 폐창고에서 촬영됐다. 스턴트맨 차달건의 근무 모습을 담아낸 이 장면에서 이승기는 자동차 폭발이라는 위험한 상황에 만일의 사고를 염려한 제작진의 만류에도 불구 “직접 소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오히려 제작진을 안심시킨 이승기는 방염복을 입은 뒤, 다른 스턴트맨들과 합을 맞춘데 이어 개인 연습 역시 수차례 거듭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촬영에 임했다. 무엇보다 이승기는 유인식 감독의 OK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은 채 스태프들의 걱정에 화답하는 모습으로 현장의 기운을 북돋웠다. 제작사 측은 “이승기의 작품을 향한 열의와 진정성 넘치는 열연에 현장의 모두가 컷을 외친 뒤 기립박수를 쳤을 정도”라며 “그야말로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액션 명장면이 탄생했음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배가본드’는 손대는 작품마다 히트작을 만들어내며 ‘미다스 손’이라 불리는 유인식 감독과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에서 유인식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장영철·정경순 작가, ‘별에서 온 그대’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빼어난 영상미를 자랑한 바 있는 이길복 촬영감독이 가세해 최고의 스케일과 완성도를 만들어냈다. 오는 20일 첫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안녕? 자연]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유령그물’을 아시나요?

    [안녕? 자연]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유령그물’을 아시나요?

    어민들이 잃어버리거나 어업 후 아무렇게나 버린 폐그물이 유령처럼 바다를 떠돌며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얼마 전 몰디브 해안에서 발견된 바다거북만 해도 그렇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를 기반으로 수중 장비를 판매하고 수익금을 해양생태계 보호단체에 기부하고 있는 ‘오션 아르머’ 측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다거북 네 마리가 이같은 유령그물 하나에 한꺼번에 뒤엉켜 버둥거리는 가슴 아픈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바다거북들은 그물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며 바다 위를 떠다니다 겨우 구조됐다. 3주 전에는 폐그물에 앞지느러미와 몸통이 결박돼 제대로 헤엄치지 못하는 혹등고래 한 마리도 발견됐다. 오션아르머는 이 고래가 고통에 겨운 듯한 울음소리를 냈다고 밝혔다.한 달 전에는 해변에 떠밀려온 정체불명의 빨간 덩어리가 목격됐다. 익명의 제보자는 “자세히 보니 그물에 얽힌 바다거북이었다”라고 전했다. 이를 본 노인이 다가가 그물을 한가닥 한가닥 일일이 끊어냈지만, 바다거북은 이미 숨이 끊어진 듯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러다 그물이 모두 제거될 때쯤, 발 한쪽을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물 때문에 이미 많이 지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던 것. 구사일생으로 그물에서 벗어난 바다거북은 한발 한발 힘없는 발걸음을 내딛다 이윽고 바다로 사라졌다.비슷한 시기 카누를 타고 바다로 나간 한 무리의 사람들도 유령그물에 걸린 바다사자와 마주쳤다. 그물에 목까지 감긴 바다사자는 잔뜩 겁을 먹고는 도움의 손길에도 이빨을 드러내며 버둥거렸다. 유령그물에 엉킨 새끼 바다사자가 해변에서 몸부림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사례도 있었다. 이때 바다사자는 그물을 제거해주려 조심스럽게 다가간 경찰에게 위협을 느끼고, 온몸이 결박된 상태에서도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약 3분간의 씨름 끝에 경찰이 유령그물을 걷어내자 바다사자는 도망치듯 재빨리 바다로 향했다.이렇게나마 구조된 바다 동물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매년 수많은 바다 동물이 유령그물 때문에 질식사하고 있다. 영국의 해양 포유류 병리학자 제임스 바넷(58)은 수십 년간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 동물을 부검했다. 그는 동물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 모두 유령그물이었다고 말한다. 바넷은 “부검한 바다 동물 4분의 1가량의 사인이 유령그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바넷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유령그물의 위협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폐그물에 걸려 죽는 바다 동물이 훨씬 많다는 지적이다.그는 2017년 영국 해안에서 그물 때문에 질식사한 돌고래 사체와 지난 5월 역시 그물에 뒤엉켜 죽은 채 떠밀려온 물범 사체를 공개하기도 했다. 유령그물에 걸려 죽은 물고기가 포식자를 유인해 다른 바다 동물이 연쇄적으로 그물에 얽히는 ‘고스트 피싱’(Ghost Fishing)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도 문제다. 그물의 분실과 폐그물 수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해양 생물의 10%가 유령그물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사용 후 방치되는 유령그물은 연간 4만4000톤. 이중 수거되는 물량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해수부는 유령그물로 인한 피해액이 매년 37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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