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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여정부 2년, 권력지도가 바뀐다] (2) 노무현 정부의 인맥 부침

    [참여정부 2년, 권력지도가 바뀐다] (2) 노무현 정부의 인맥 부침

    참여정부 2년 동안 권력 지도가 확 바뀌었다.‘코드인사’로 짜여졌던 내각은 테크노크라트와 정치인으로 대체되면서 안정 속에서 또다른 실험을 추구하고 있다. 청와대도 ‘386 인물’에서 전문가·관료로 핵심인물들이 바뀌고 있다. 그런 가운데 특징은 청와대의 영·호남 색깔이 더욱 짙어졌다는 점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청와대의 차관급 이상에서는 호남색깔이,1∼2급 비서관에서는 부산·경남(PK)의 색깔이 또렷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친정체제’로 해석되는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굳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호남 출신 수석보좌관 4명, 최다 청와대 내 장관급 고위직 가운데 김우식(충남 공주) 비서실장, 김병준(경북) 정책실장, 이정우(대구) 정책기획위원장, 권진호(충남 금산) 국가안보보좌관 등 TK(대구·경북)와 충청 출신이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다. 참여정부 초기의 경기(문희상 비서실장)·대구(이정우 정책실장)·전남(나종일 안보보좌관)·충북(유인태 정무수석)에 비해 지역색을 띠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급 고위직의 지역적 분포는 특별한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관급인 수석·보좌관에선 지역적인 편중이 분명하다. 우선 호남 출신이 김완기 인사수석, 정문수 경제보좌관, 정우성 외교보좌관,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 등으로 4명. 이 중 정문수 보좌관과 정우성 보좌관은 전남 영광 출신이다. 특히 김완기 인사수석은 지역적 안배 차원에서 임명된 케이스다. 경남 출신은 문재인 민정수석이 있고,TK 출신으로는 김영주 경제정책수석과 이원덕 사회정책수석에다 최근에 청와대에 입성한 이강철 시민사회수석이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의 ‘동업자’격인 이강철 수석은 대선자금 비리로 복역 중인 정대철 전 의원, 노 대통령의 386 측근 안희정씨를 만나는 등 정무적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때 수석보좌관은 PK 4명, 호남 2명, 서울·충청·강원 각 1명씩이었다. ●1∼2급 비서관, 영남 출신 두배 증가 1∼2급 비서관에서는 영남 출신의 대약진이 특징이다. 호남 출신은 참여정부 초기에 9명에서 6명으로, 충청 출신은 6명에서 3명,TK 출신은 3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PK 출신은 5명에서 10명으로 두배로 늘었다. 이는 노 대통령의 친정체제 구축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많은 부분이고,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청와대 비서관 중에서 연세대 출신이 여전히 강세인 가운데 고려대 출신도 늘고 있다. 숫자로 볼 때는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은 초기에 8명과 6명에서 현재는 6명,5명으로 비슷한 양상이다. 하지만 국정상황실장에서 자리를 옮긴 박남춘 인사제도비서관과 안희정씨의 변호를 맡았던 전해철 민정비서관의 역할이 주목된다. 이들 인사는 모두 안씨가 출소한 뒤 이뤄진 것이다. 이밖에 고려대 출신으로는 차의환 혁신관리비서관, 조재희 국정과제비서관이 있다. 연세대 출신에서는 윤태영 부속실장, 천호선 국정상황실장, 윤후덕 업무조정비서관이 핵심이다.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 인맥은 항상 관심거리다. 권찬호 의전비서관, 차의환 혁신관리비서관 등이 부산상고 출신이다. 출범 초기에 총무비서관을 맡았다가 구속된 부산상고 출신 김도술씨의 후임에는 노 대통령의 고향친구에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의 정상문 비서관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내각 내각에서 초기에 7명에 불과하던 관료 출신이 11명으로 절반을 넘어서면서 테크노크라트의 진출이 뚜렷하다. 세명뿐이던 정치인 출신이 6명으로 늘어나 내각제 포석이라는 얘기도 정치권에서는 나온다. 김두관 행정자치·강금실 법무·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등 ‘코드 인사 트리오’는 초기에 관심을 모았으나 지금은 코드 인사는 없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내각에는 실용주의 인사를 포진시키고 청와대에는 개혁성향의 인물을 두는 이원화 인사원칙을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與 당의장경선 ‘3강·3중·3약 ‘… 국참연대 변수로

    與 당의장경선 ‘3강·3중·3약 ‘… 국참연대 변수로

    4·2전당대회를 향한 열린우리당의 당권 레이스가 20일 문희상·신기남 의원의 공식 출마선언을 신호탄으로 본격화됐다. 당의장 예비후보가 10여명으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 안팎에서는 현재 판세를 문희상·한명숙·신기남 의원을 ‘3강’, 장영달·염동연 의원과 재선그룹(이종걸·송영길·김영춘 의원중 단일후보 성사시)을 ‘3중’,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유시민·김원웅 의원 등 개혁당 출신을 ‘3약’으로 파악한다. 일각에선 문희상·한명숙·신기남·장영달 의원을 ‘빅 4’로 분류한다. 그러나 참여정부 ‘창업공신’인 명계남씨가 이끄는 ‘국민참여연대’가 새로운 변수이고, 막판 후보자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높아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특히 개혁과 실용을 사이에 둔 노선경쟁은 합종연횡 및 득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혁규·홍재형 “문희상 지지” 영남권의 주요 주자였던 김혁규 의원과 충청권을 대표하려던 홍재형 전 정책위의장은 출마의 뜻을 접고, 문희상 후보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실제 문 의원이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는 홍 의원을 비롯해 유인태·김명자·배기선(선대본부장)·서갑원·문학진·이용희·전병헌(대변인)·박기춘·변재일·윤호중·강성종·유필우·정성호·심재덕 등 현역의원 15명이 배석했다. 개혁당 출신의 윤선희씨도 참석해 각 계파를 망라한 상황이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한 시간 뒤 신 의원이 단독으로 출마선언을 한 것과 비교가 됐다. 신 의원 측은 “세몰이가 아니라 후보의 철학·정책·소신으로 승부하는 것이 선거 전략”이라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한명숙 의원, 여성후보단일화 유리한가 3선인 이미경 의원은 지난주 한명숙 의원을 지지하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여성 후보로 24일 출마를 공식선언할 한 의원 이외에 ‘구(舊)당권파’인 김희선 의원과 박영선 의원,‘재야파’인 조배숙 의원의 출마여부가 관심거리다. 여성후보 단일화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한 의원은 또 다른 여성이 출마해야 당 의장에 필요한 득표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헌상 선출직 상임중앙위원 중 1명이 여성 몫으로 돼 있어 한 의원이 단일 여성후보로 나올 경우 표가 쏠리지 않을 것이란 추론이다. ●재선그룹, 개혁당 세력의 파워 개혁적 성향의 초·재선의원 모임인 ‘새로운 모색’은 21일 재선그룹 후보단일화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다. 송영길 의원이 강력히 출마의 뜻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종걸 전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근 “재선그룹이 모두 뛰어들어 전당대회를 흥겹게 만드는 방향도 고려 중이다.”라고 말해 단일화 조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김영춘 의원의 결정도 주목된다. 참여정치연구회는 20일 밤늦게까지 이사회를 갖고 후보단일화를 시도했으나 김원웅·유시민 의원과 김두관 전 장관이 모두 출마의 뜻을 꺾지 않아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불출마 선언할 가능성이 현재 높다.”고 평가한다. 문소영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 사형제도 生·死 갈림길

    사형제도 生·死 갈림길

    사형제도 폐지 논의가 본격화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형제폐지특별법안을 상정, 본격적인 심의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여야 의원 175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된 이 법안에는 사형 폐지에 따른 대안으로 가석방이나 감형없는 종신형을 도입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사형제도 폐지법안은 지난 15·16대 국회에서 발의된 적이 있지만 대안 부재 등으로 상임위에 상정되지도 못한 채 자동폐기됐었다. 이번 국회에선 상당수 의원들이 폐지의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고, 사형폐지국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폐지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사형폐지국 및 사실상 폐지국은 현재 118개국으로 지난 1999년(100개국)보다 늘었다. 그러나 아직 국민적 공감대가 만족할 만큼 형성되지 않은 데다가 최근 발생한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등 반인륜적 범죄의 빈발은 사형제 존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때문에 법안 통과는 아직 불투명하다. 따라서 2월 임시국회에선 처리보다는 상임위 차원에서 공청회 등을 열어 각계의 정확한 여론을 수렴하고 공론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회의에서 법안 발의자인 유인태 의원은 “국가권력이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은 헌법정신과 모순되고,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라면서 “범죄 피해자가 느끼는 증오가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오판으로 사형당한 사람들의 억울함에는 절대 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도 조심스럽게 찬·반 입장을 개진했다. 일부 의원은 대안으로 제시된 종신형도 사형제 못지않은 비인간적인 형벌이라고 지적했다. ‘존치론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은 사형을 규정한 범죄수 축소, 사형집행 유예, 사상범에 대한 제한적 사형제 폐지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 80년대 주민 50여명을 총으로 살해한 ‘우순경 사건’의 범인 우 순경과 초등학교 동창임을 밝힌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종신형이 사형보다 더 큰 벌이 될 수도 있고, 회개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면서 폐지에 무게를 실었다. 김승규 법무부장관은 사형제 존치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그러나 사형이 선고되는 법률조항은 하나하나 검토해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우리당 서울시당위원장 유인태냐 김한길이냐

    우리당 서울시당위원장 유인태냐 김한길이냐

    여당내 실력자인 유인태 의원과 김한길 의원이 열린우리당 서울시당위원장 자리를 두고 4월 전당대회에서 격돌하게 됐다. 서울시당 중앙위원 경선출마를 강력히 권유받아도 고사를 거듭해오던 유 의원은 16일 중앙위원 경선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알렸다. 내년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하며 일찌감치 서울시당위원장 자리에 ‘무혈입성’을 노리던 김 의원은 복병을 만난 형국이다. 재선인 유 의원은 현 정권에서 정무수석을,3선인 김 의원은 국민의 정부에서 정책기획수석 등을 지내 경력면에선 막상막하라는 평가다.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선 “유 의원의 출마로 ‘메이저리그’격인 당의장 경선보다 ‘마이너리그’격인 서울시위원장에 더 관심이 쏠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당 안팎에서 이들의 경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친노 직계이자 재야파(유 의원)’,‘구(舊) 당권파(김 의원)’간의 대리전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서울시당위원장 자리는 내년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경선및 공천과,17대 대통령 후보 경선의 공정한 관리 등 향후 정치일정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판세는 유 의원이 친노 직계와 재야파의 지지를 업어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혹자는 “대의원 성향을 보면 구(舊) 민주당, 호남 출신들이 많아 김 의원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부인 효과’ 역시 주요 변수로 손꼽힌다. 김 의원의 부인은 인기 탤런트인 최명길(43)씨. 반면 유 의원의 부인 이혜경(51)씨는 이화여대 운동권 출신으로 이른바 ‘빵잽이’다. 서울시당 중앙위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현역 의원들은 유기홍·김형주·정봉주·우원식·정청래·이경숙·최재천 의원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7개 과거사 진상규명] “유신정권 최대 악행 진실규명 기대”

    사건피해 당사자였던 정치인들은 진실규명의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진실규명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민청학련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은 “유신시대에 벌어진 가장 억울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가해자들이 고문사실을 인정하면 피해자도 이해하고, 이렇게 해서 다함께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같은 사건으로 복역한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민청학련·인혁당 사건을 ‘유신정권 최대의 악행’으로 규정했다. 장 의원은 “돌아보기에도 고통스러운 사건”이라면서 “관련자들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부지역당 사건으로 4년간 복역한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은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서 공안정국을 조성해 92년 대통령선거에 유리한 정국을 만들기위해 조작된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김대중 납치사건에 대해 한승헌 변호사는 “우선 정부가 가진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당시 관련자들이 진상을 사실대로 고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한사람의 인권 문제가 아니라 유신시대의 과오를 밝힌다는데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은 “김현희가 저 세상 사람도 아니고 멀쩡하게 살아 있는데, 무슨 의혹이 있겠나?”라고 반문하면서 김현희씨 재조사여부와 관련,“이미 편안하게 살고 있는 사람을 불러서 아픔을 주고, 공개하는 것은 김현희에 대한 인권침해라고 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박준석 박지연 김준석기자 pjs@seoul.co.kr
  • [7개 과거사 진상규명] 7개 과거사 개요·쟁점

    [7개 과거사 진상규명] 7개 과거사 개요·쟁점

    1. 정수장학회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에서 한자씩 따온 장학회다.5·16 군사 쿠데타 이듬해인 1962년 부산의 유력 사업가이던 김지태씨의 부일장학회를 모태로 5·16 장학회로 출범했다. 삼화고무와 부산일보를 운영하던 김지태씨는 재산해외도피 혐의로 중앙정보부로 끌려가 두달정도 구금생활을 했다. 부일장학회와 부산일보 등의 운영권 포기각서를 쓰고 며칠뒤 풀려났다. 서류상으로는 김씨가 자진납부한 것으로 돼 있으나, 유족들은 부산군수사령부 법무관실에서 수갑을 찬 채로 운영권 포기각서에 서명하라고 도장을 찍었다면서 명백한 강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서류상은 자진납부로 되어 있는지는 모르나 실재와 다른, 물목(物目·물건의 목록)조차 보지 못하고 있다.”는 김씨의 비망록이 발견돼 이런 의혹은 증폭됐다. 군부세력이 김 사장으로부터 부일장학회를 강탈했는지, 아니면 헌납과정에서 강제력이 동원됐는지에 조사의 관건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장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장학회는 문화방송 주식의 30%와 부산일보 주식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2. 동백림 사건 1967년 7월8일 당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은 동베를린을 거점으로 한 반정부 간첩단사건이라며 이른바 ‘동백림사건’을 발표했다. 고 윤이상씨와 재 프랑스화가인 이응로씨 등 194명이 동백림을 거점으로 대남적화 공작을 벌이다 적발됐다는 것이다. 동독주재 북한대사관을 왕래하면서 이적활동을 했고, 일부는 평양을 방문해 밀봉교육을 받았다고 발표됐다. 몇몇 독일 유학생들이 북한 또는 동베를린을 구경하고 돌아온 것을 두고 북한의 배후 조종에 따른 어마어마한 간첩단인 것처럼 조작됐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당시에는 3선 개헌을 앞두고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저질러졌다며 대학가 등에서는 부정선거 규탄시위가 끓어오르던 시기였다. 이런 점과의 연계성도 조사대상이 될 것 같다. 3. 인혁당·­민청학련 사건 1975년 4월8일 대법원이 도예종, 여정남 등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 8명에 대해 사형을 확정한 이후 불과 20여시간 만인 4월 9일 오전 6시에 이들의 사형은 전격적으로 집행됐다. 이른바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박정희 정권이 반 유신체제 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긴급조치 4호를 선포한 상황에서 저질러졌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법학자협회는 이날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규정하며 엄중하게 항의했다. 이 사건으로 구속된 253명 중 유인태 의원, 이철 전 의원 등 민청학련 관계자들에게 사형, 징역 15년∼무기징역 등 중형이 선고됐지만 국내외적인 압력에 못이긴 박정희 정권은 1975년 2월 대부분을 석방했다. 사건 진실규명의 핵심은 박정희 정권에 의한 용공 조작여부에 있다. 구타, 물고문,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를 통한 사건 조작, 군사법원 재판부의 공판조서 허위 작성 의혹 등도 진실규명이 필요한 대목들이다. 당시 중앙정보부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공안부 검사들마저도 피의자들의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기소장 서명을 거부하는 ‘항명파동’이 일어났고 그 중 3명은 사표를 던졌다. 4. 김대중 납치 사건 1973년 8월8일 일본 도쿄에서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납치된 사건. 신병 치료를 위해 일본에 체류중이던 김대중씨는 유신체제가 선포되자 국내로 들어오는 것을 포기하고 해외에서 반유신 활동을 벌였다. 사건 당일 도쿄에서 통일당 당수 양일동을 만나러 그랜드 팰리스 호텔에 간 김씨는 한국 정보기관원에 의해 납치됐다가 129시간 만에 서울 자택 부근에서 풀려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다. 미국이 이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느냐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또 배를 이용해 한국으로 데려오는 과정에서 김씨를 수장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5.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사건 ‘청와대 근처 지하실에서 사살됐는지, 센강에 던져졌는지, 아니면….’1979년 10월 7일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된 사건이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7일 파리 ‘르 그랑 세르클’ 카지노를 나선 이후 행방불명됐고 프랑스측이 함께 수사했음에도 아직까지 미제사건이다. 김 전 부장은 박정희 정권 역대 정보부장 중 최장수인 6년 3개월을 역임하는 등 정권의 핵심 인물이었으나 내부 권력 투쟁으로 밀려난 뒤 73년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 이후 1977년 박동선 로비 사건을 조사중이던 미 의회의 프레이저 청문회 등에 나가고, 회고록을 집필하는 등 ‘반(反)박정희’ 행보를 계속했다. 6. 대한항공(KAL) 858기 사건 1987년 11월29일 승객 115명을 태우고 이라크 바그다드를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AL 858기가 미얀마 상공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13대 대선 투표일을 불과 하루 앞둔 12월 15일 북한 특수공작원인 ‘폭파범 김현희’가 김포공항으로 압송돼 왔다. 대선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당시 정부는 북한의 지령을 받은 특수공작원 김현희, 김승일이 기내에 라디오 시한폭탄을 설치, 아부다비에서 내렸으며 김승일은 체포직전 자살했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7. 중부지역당 사건 1992년 10월 대선을 두 달 남짓 앞두고 터진 ‘초대형 간첩단 사건’. 중부지역당 총책으로 지목된 황인오씨가 구속되는 등 62명이 구속되고 300여명이 수배됐다. 단순한 남한내 조직이 아니라 북한 권력서열 22위라는 ‘남파 여간첩 이선실’이 등장했고 전국적으로 노동계, 학생, 단체 등에서 300여명의 조직원을 확보한 지하조직으로 발표됐다. 이는 최근 이철우 의원의 ‘간첩 논란’을 통해 다시 한 번 부각된 사건이지만 사건 연루자들은 “안기부의 고문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어 고문, 사건 조작 여부 등이 풀어야할 부분들이다.
  • 한나라 “과거사 黨차원 대응”

    한나라당은 국가정보원 진실위원회의 과거사 조사대상 발표와 관련, 여권의 정략적 접근을 경계하는 동시에 당 차원에서 당당하게 대응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3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박근혜 대표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직 사퇴 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그간의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 국가정보원의 과거사 조사에서 자유로워졌다는 판단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최근 외교통상부의 한·일 협정 문서와 문세광의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저격사건’ 기록 공개에 이어 국정원 진상조사위의 조사대상 발표 등 여권이 추진중인 과거사 조사 관련 움직임을 ‘박근혜 죽이기’를 위한 정략적 접근으로 몰아세우면서 객관적이고 명확한 과거사 규명을 요구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자신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 통치자’ ‘독재권력의 표상’ 등 부정적 이미지도 갖고 있지만 ‘한강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경제 부흥을 이뤄낸 장본인이라는 사실에는 이론이 없는 만큼 과거사 문제에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과거사 문제와 관련,“당 차원에서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구체적 대응방안은 당 정책위가 준비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한·일 협정 문서 공개 당시 소속 의원들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사실을 잊어달라고 주문한 것도 당 차원의 당당한 대응 방침과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조만간 당 차원의 공식대응기구를 발족, 자체 조사활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또 정부나 국회 차원의 과거사 조사와는 별도로 역사학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역사바로알기운동본부’(가칭)를 설립, 여권의 정략적 접근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국정원 진실위의 조사대상 발표에 대해 과거사 의혹 규명과 피해자 명예 회복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환영했다. 유인태 의원은 “과거사를 밝히는 것은 지난 역사로부터 피해자들의 ‘민원 해소’차원의 일이지 특정한 사람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며 정략적 접근 가능성을 일축했다. 전광삼 김준석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우리 “과거사법 통과에 총력”

    ‘국가보안법은 상임위에서만 다루고, 과거사법은 처리한다.’ 쟁점법안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2월 임시국회 전략이다. 겉으론 국보법, 사학법, 과거사법 등 3개 쟁점법안을 모두 처리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쟁없는 민생국회를 표방한 만큼 실용주의 노선 지도부는 논쟁거리는 줄이면서 실리를 추구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학법은 개방형이사제 등 쟁점사항이 많고, 해당 상임위에 상정조차 안 돼 시간적으로도 무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인태 의원은 “국보법은 당분간 서랍에 넣어두지만 나머지 2개 법안은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면서 국보법 처리 유보 입장을 분명히 했다.‘추후 별도기구 논의’를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과의 마찰을 최대한 줄이자는 뜻도 담겨 있다. 국보법과 관련해서는 당내 강경파와 상당한 교감이 이뤄졌다. 지난해 연말 국보법 폐지 당론 유지를 주장하며 야당과의 합의를 반대했던 정봉주 의원은 “지난 연말 이슈화로 국보법은 이미 고사 상태가 됐다.”면서 “무리하게 폐지를 주장하는 것보다 상임위 차원에서 폐지를 주장하며 관심을 지속화시키는 것이 옳다.”고 한발 물러섰다. 지난해 말 국보법 처리를 놓고 심각한 내분사태를 빚었던 위기 의식도 강경파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 반면 과거사법만큼은 강력한 처리 의지를 보였다. 최근 과거사 관련 문건들이 공개되면서 한나라당을 자극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해 말 국회 상임위에서 여야가 사실상 합의해 처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의 처리 의지가 강하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씨줄날줄] 유홍준과 유인태/이목희 논설위원

    유홍준 문화재청장과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의 피해자다. 박정희 유신정권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수백명의 대학생들이 고초를 겪은 사건이다. 유홍준 청장은 결혼 전의 부인, 그리고 매형과 함께 잡혀갔고, 유인태 의원은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들이 박 전 대통령을 어찌 생각할지는 새삼 물을 것도 없다. 지금 같으면 죄가 안 될 사안에 투옥, 사형언도까지 받았으니…. 참여정부 들어 민청학련 사건 피해자들이 정·관계의 전면에 등장했다. 이들이 박정희와 관련된 결정을 내리면 무엇을 하더라도 오해를 사게 돼 있다.‘개인감정’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요즘은 유홍준 청장이 시비의 중심에 서있다. 박정희가 쓴 한글 ‘광화문’ 현판을 떼내는 문제로 시끄럽더니 ‘현충사’ 논란이 2탄으로 이어졌다. 유 청장이 대학친구인 김형오 한나라당 의원과 ‘광화문 현판’ 지상논쟁을 벌이다가 “아산 현충사, 이것은 이순신 장군 사당이라기보다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같은 곳”이라고 말해버렸다. 이순신 장군이 무과급제 이전까지 살던 곳에 1706년 지은 사당이 현충사다. 박 전 대통령 시절 중건했다고 해서 ‘박정희 기념관 같은 곳’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심한 비약이다. 비난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자 유 청장은 결국 “부적절한 표현으로 저의 오류”라고 사과했다. 유 청장과 달리 유 의원은 박정희시대에 대한 감정을 정책적으로 승화시킨 쪽이다. 지난해 말 사형제 폐지 입법안 제출을 주도했다. 여야 많은 의원들의 호응으로 사형제 폐지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유인태식’의 거시적 접근이 문화재 분야에서도 적용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박정희 시대에 문화재 복원사업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시멘트와 철근콘크리트가 사용됐다. 전국적으로 그런 상황을 종합 점검해 고쳐야 한다.‘박정희 글씨’는 그 과정의 하나로 논의하면 된다. 광화문 현판도 그렇게 했으면 정치논란을 비켜갈 수 있었다. 유 청장을 공개 비판했던 복기왕 열린우리당 의원의 언급은 현충사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복 의원은 “현충사 중건·복원 자체는 옳았다고 인정하는 토대위에 경내 현판이나 일본 수종(樹種)문제 등을 차분히 검토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보좌관 자리이동과 친소관계

    보좌관 자리이동과 친소관계

    열린우리당 의원 보좌관들의 이동 경로를 보면 구 당권파, 재야파, 친노직계 등 의원들의 소속계파뿐만 아니라 철학적·지역적으로 이들의 ‘깊은 관계’가 직·간접적으로 드러난다. ‘20년 바둑친구’라는 임채정 의장과 이해찬 국무총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임 의장은 이 총리가 취임한 직후 황창화 보좌관을 총리실 정무비서관으로 보냈다. 이 총리의 ‘차떼기 발언파문’으로 정국이 경색됐을 때 황 비서관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는 사과하지 않겠다던 이 총리에게 임 의장 등 중진들과의 만남을 주선했고, 결국 이 총리로부터 한나라당에 대한 사과를 이끌어냈다. 이 총리를 15대 때 보좌한 곽성진 비서관은 현재 이기우 의원을 보좌 중이다.‘전대협 386의원’인 이 의원은 이 총리와 재야파 의원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동영 계보’로 분류되고 있는 민병두 의원은 자신의 수행비서로 의원회관 맞은편 방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수행비서를 채용했다. 민 의원은 또 재야인 한명숙 의원으로부터 박광수 정책보과관을 추천받았다. 이른바 재야파로부터 보좌관을 수혈한 것이다. 한 의원도 김 장관과 문희상 의원을 순차적으로 보좌한 신상엽씨를 정무보좌관으로 임용했다. 구 당권파 신기남 전 의장과 유선호 청와대정무수석실에서 일했던 윤천원 보좌관은 현재 김 장관의 실세 보좌관이다. 호남출신 의원들간의 보좌관 이동도 주목할 만하다. 김현미 의원실의 김영환 보좌관은 16대 때 송영길 의원을 보좌했고, 지난해 5월 천정배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을 할 때는 경제특보로 6개월간 일했다.386의원인 김현미 의원이 당권파에 합류한 숨은 이유가 엿보인다. 친소관계를 설명하는 보좌관 이동도 있다. 전문가그룹으로 영입된 대사 출신 정의용 의원의 정권수 보좌관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당의장 때 비서실 차장이었다. 유인태 의원의 김경록 보좌관은 유 의원이 사석에서 늘 “형”이라고 부르는 정대철 전 의원의 비서관 출신이다. 부산 출신의 윤원호 의원은 김기재 전 의원의 보좌관인 이민권 보좌관의 도움을 받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與재선 “全大출마 할까 말까”

    열린우리당의 4월 전당대회에서 ‘재선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초·재선의원뿐만 아니라, 원내대표 경선에 독자후보를 내지 못하는 재야파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386 운동권 출신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새로운 모색’은 14일 오전 모임을 갖고 “초선과 중진의 가교 역할을 40대 재선들이 충실히 수행하자.”면서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후보를 내야 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송영길 의원이 밝혔다. 송 의원은 “재선그룹 중 누가 출마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원내대표 경선 이후 2월 초 원내대표단이 구성되는 것을 본 후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모임에는 재선인 송 의원과 초선인 우상호 이화영 윤호중 조경식 안민석 윤호중 김현미 의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소속 안영근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단일후보로 굳어지고 있는 정세균 의원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나눴다. 한 참석자는 “정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는 강봉균 의원이 적격이 아니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원내대표가 전북 출신이기 때문에 전북 출신 정책위의장은 배제돼야 한다는 것은 적절한 평가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현재 전대 출마를 염두에 두거나 출마를 요청받고 있는 재선은 김부겸 전 의장비서실장, 김영춘 전 원내수석부대표, 송영길 의원, 이종걸 전 원내수석부대표, 임종석 대변인, 유인태 전 청와대정무수석 등이다. 유시민 의원도 강력히 추천받고 있다. 한편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의장의 임기를 1년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의원들은 입장 밝히기를 꺼렸다. 구(舊) 당권파 쪽에서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임기 축소 문제가 나오는 것 아니냐.”면서 특정인을 위한 ‘복귀 프로그램’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한 의원은 “의장은 지난해 정치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을 때 2년 임기에도 불구하고 3∼4개월에 한 번씩 바뀌었다.”면서 “원내대표도 임기가 1년인 만큼 축소도 정기국회가 끝날 때 함께 책임지는 문제를 고려해볼 만하다.”라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사형제 논란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사형제 논란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사형이 선고된 뒤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 등 여야 의원 175명이 서명한 ‘사형제 폐지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되긴 했지만 유영철 사건 때문에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형 폐지론자들은 여전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사형 집행이 중단된 상태다.59명이 사형이 확정됐지만 1997년 12월30일 23명의 사형을 집행한 뒤 지금까지 7년 가까이 사형은 한 건도 집행되지 않고 있다. 과연 유영철의 사형이 확정된 뒤에도 집행을 하지 않을지 궁금한 부분이다. 어쨌든 정치권 등에서는 다시 법안 폐지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과 사형제를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사형제는 전 세계 83개국이 시행하고 있으며 112개국은 폐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45개국은 전시(戰時)에서도 사형을 할 수 없도록 결정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2003년 4월 제59차 회의에서 사형제도의 폐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24, 반대 20, 기권 8표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일본 등은 사형폐지에 다시 반대했다. 한국은 정부 수립 이후 모두 1634명을 사형시켰다. ●데이비드 게일과 유영철 사형제도를 다룬 ‘데이비드 게일’이라는 영화가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텍사스 오스틴 대학의 젊고 패기 있는 철학과 교수 데이비드 게일은 사형제도 폐지 운동 단체인 ‘데스워치’의 회원이다. 게일은 데스워치의 회원이자 친구이며 오스틴 대학 여교수인 콘스탄스가 성폭행 당한 후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되자 살인범으로 의심받아 사형을 선고받는다. 콘스탄스의 몸에서 그의 정액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살인범이 아니었다. 백혈병을 앓던 콘스탄스는 자살을 한 것이었다. 게일은 사형이 집행되기 5일전 여기자에게 자신이 무죄임을 암시하지만 무죄를 최종 확인하기전 사형이 집행된다. 콘스탄스의 자살 과정을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는 게일이 죽은 뒤 여기자에게 전달된다. 결국 게일은 오심으로 사형이 집행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이다. 이 영화는 사형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오심으로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사형이 집행될 수 있다는 것은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하나의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유영철과 같은 극악무도한 살인마를 살려둬야 할까.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다. ●사형은 위헌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1996년 11월 헌법재판소는 사형을 규정한 형법 제41조와 제250조 의 관련 조항에 대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결정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형은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형벌로 범죄에 대한 근원적인 응보방법이며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자 8조금법(箕子 八條禁法)에 “상살자 이사상(相殺者 以死償)”이라고 했다. 사형은 인간의 죽음에 대한 공포본능을 이용한 가장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그 위하력이 강한 만큼 범죄예방 효과도 클 것이다. 모든 인간의 생명은 동등한 가치를 갖지만 가치가 서로 충돌하거나 중대한 공익을 침해하는 경우 국가는 어떠한 생명 또는 법익이 보호되어야 할 것인지 규준을 제시할 수 있다. 사형은 죽음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공포심과 범죄에 대한 응보욕구가 맞물려 고안된 ‘필요악’이다. ●사형 폐지론자들의 주장 사형의 폐지를 주장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계몽주의 철학자들이며, 대표적 인물이 근대 형법학의 시조인 베카리아다. 인간의 존엄성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형벌은 용납될 수 없다. 사형은 오판의 가능성이 있다. 자백, 증언, 과학적 감정 등 증거에도 불확실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 1976년 이후 평균 사형선고 사건 7건 중 1건이 무죄로 입증됐다. 정치적인 도구로 악용된다.1974년 사형 확정판결이 내려진 지 20시간 만에 8명에 대해 사형이 집행된 인혁당 사건이 그 예다. 사형집행자의 인권도 고려해야 한다. 뉘우치는 사형수들을 집행관에게 죽이도록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반한다. 사형제도를 유지한다고 해서 흉악범죄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없앤다고 해서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캐나다의 경우 사형을 폐지하기 1년 전인 1975년 인구 10만명당 살인율이 3.09명이던 것이 2001년에는 1.78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사형제 존치론자들의 주장 반인륜적 범죄는 사형제도가 없으면 급증할 것이다. 인간은 감성과 이성의 복합체다. 흉악범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믿는 것은 이성이 아닌 인간 본연의 감성이다. 흉악범에 대한 복수감정을 야만적이라고 매도할 수 없다. 제도적으로 대신하는 것이 국가 형벌제도이며 형벌의 외면할 수 없는 성질인 응보성이다. 계몽주의 철학은 이성과 범죄인의 인권만을 중시하고 피해자의 인권과 감성을 간과했다. 흉악범에 의해 죽은 피해자의 생명과 유가족의 고통은 어떻게 보상할 수 있는가. 사형은 일부 흉악범 또는 사회 파괴범에 대해 선량한 다수 국민 또는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오판에 따른 사형 집행은 극히 일부다. 재판제도를 개선해 보완할 수 있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청와대 인사라인 일괄 사의] 인사시스템 개선·문책방향

    “청와대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청와대 관계자가 9일 ‘이기준 파문’의 후폭풍과 관련한 청와대의 기류다. 이런 청와대의 상황인식은 장관 인선이 잘못된 데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이례적인 대국민 사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노 대통령이 인사시스템 보완을 지시한 것이나, 김우식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일괄사의 표명 사실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초강수’를 둬서 이기준 파문을 조기에 진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는 시간을 끌수록 청와대와 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노 대통령이 이날 이해찬 국무총리와 오찬을 함께 하며 ‘이기준 파문’의 근본원인이 인사검증시스템에 있다고 진단한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인사검증시스템은 여권에서도 문제제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문희상 비서실장·유인태 정무수석·문재인 민정수석의 1기 비서실 체제 때는 수석들의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검증절차가 제대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활발하게 토론되지 않고 있는 것같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이 인사시스템 보완을 지시한 것도 이런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노 대통령이 세가지 보완방안을 제시했지만, 청와대는 일단 국회 상임위의 청문회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국세청장을 대상으로 하는 청문회처럼 동의를 구하지 않으면서도 하루정도 관련 상임위의 검증절차라는 ‘통과의례’를 거치는 방식이다. 이병완 홍보수석은 “동의적 청문회가 아니라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하지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 당정협의를 거쳐야 하고, 법개정 여부가 관건이다. 상임위의 검증절차를 도입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노 대통령이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생각을 잘 하신 것같다.”고 일단 원칙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인사시스템의 잘못된 사례가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 뿐이라고 주장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부총리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14일 만에 중도하차한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의 사례까지 모두 잘못된 인사시스템 사례로 규정할 경우 참여정부의 성과로 내세우는 추천과 검증을 분리하는 인사시스템까지 부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청와대 오찬에서는 문책론의 범위로 청와대 참모진으로 국한됐고 이 총리와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 이병완 수석은 총리도 사의를 표시했느냐는 질문에 “총리는 전혀 상관없다.”면서 “총리는 제청권자의 입장에서 대학교육개혁의 시급성과 당위성을 고심한 끝에 이 전 교육부총리를 추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은 청와대가 모든 책임을 떠안고 가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친노직계들 “당으로 당으로”

    친노직계들 “당으로 당으로”

    새해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직계 인사들이 열린우리당의 핵심부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올 들어 갑작스러운 지도부의 총사퇴로 계파간 대립양상이 빚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중립적이란 평가를 받는 이들 친노(親盧)인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민생 안정과 통합을 키워드로 삼은 노무현 대통령의 새해 국정운영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오는 4월 전당대회 때까지 당을 이끌 집행위원회(10명)에 친노 인사들이 4명이나 포함된 점이 예사롭지 않다. 우선 집행위원인 이강철 전 국민참여운동본부장과 이해성 부산시위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직계다. 특히 ‘왕 특보’로 불리는 이 위원은 지난 연말 노 대통령과 독대, 현안에 대해 폭넓게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채정 의원이 집행위의 수장을 맡은 경우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친한 인사로 분류되지만, 노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인수위원장을 맡길 정도로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이기도 하다. 때문에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 문제로 바람 잘 날 없던 열린우리당이 ‘구원투수’를 자임한 ‘임채정 과도체제’ 출범과 함께 실용 노선으로 선회하는 게 아닌가 하는 성급한 전망도 제기된다. 집행위원인 김한길 의원 역시 친 정동영 통일부장관 성향이면서도 당선자 기획특보로서 노 대통령을 보좌했던 관계다. 여기에 대통령 정무수석을 역임한 유인태 의원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유 의원은 지도부가 공백사태에 빠진 지난 4일간 매일 당내 각 계파가 고루 섞인 회의를 만들어내 무난하게 집행위 체제를 연착륙시키는 데 산파 역할을 했다. 유 의원은 5일 저녁에도 이부영 전 의장 등 전직 상임중앙위원들에게 연락해 김덕규 국회부의장 주최의 위로만찬을 주선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차기 당의장 또는 원내대표 후보로 대표적인 친노 직계인 문희상·한명숙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점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한명숙 의원이 당권을 장악한다면, 당과 청와대 사이에 직통 채널이 생기는 셈이다. 이는 여권의 정치지형이 올해부터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친노 인사들의 지도부 장악은 집권 3년차를 맞아 정쟁보다는 야당과의 상생을 통해 ‘업적 만들기’에 치중하고자 하는 노 대통령 입장에서 날개를 단 격일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사사건건 ‘노심(盧心)’ 논란을 일으킬 경우 역으로 곤경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단점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실용이냐 개혁이냐 노선투쟁 치닫는 우리당

    ‘4대 개혁법안’ 연내처리 실패 후폭풍에 휩싸인 열린우리당의 계파별 세력분포와 노선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내대표와 당의장 등 지도부가 일괄사퇴한 상황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둘러싸고 당내 노선 투쟁이 격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새해 국정기조에 대해 개혁 강경파들은 “2월 국가보안법 처리 등 개혁입법이 당면과제”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친노계열이나 중도온건파 의원들은 “민생경제와 북핵문제 해결”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어느 계파에서 당의장·원내대표가 나오느냐에 따라 국정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개혁이냐, 경제냐가 향후 지도부 선출의 핵심적인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열린우리당 150명 의원들의 성향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조태성 의원을 비롯한 ‘우파’로부터 유시민·임종인 의원으로 대표되는 ‘좌파’까지 쭉 늘어선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 우선 임채정·장영달 의원으로 대표되는 재야파는 ‘국민정치연구회’ 등까지 모두 40여명이다. 이인영·정봉주 의원등 강경 초선의원들로 구성돼 이들은 국보법 철폐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장 의원은 “실용주의로는 더이상 당을 이끌 수 없다는 것이 판명났다.”며 새로운 개혁노선을 주장한다. 참여정치연구회와 개혁당파를 대표하는 유시민 의원은 연말 국회본회의에서 4대 개혁법안 중 언론법만 통과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국회는 오늘로서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비판하며, 지도부 책임론을 강력히 주장했다. 같은 노선에 당내 10여명이 서 있다. 신기남 전 의장과 천정배 전 원내대표 등은 실용주의 노선을 주장했으나 최근 국보법 폐지와 관련해 완강하게 대체입법을 거부해,‘개혁파’의 한 흐름에 합류했다. 바른정치연구회 소속 30여명이 여기에 속한다. 문희상·배기선·유인태 의원 등 중진그룹의 움직임은 당연히 ‘민생경제·안정’ 쪽에 방향이 맞춰져 있다. 한나라당과 국보법 대체입법을 협상해 연내처리하길 희망했던 만큼 참여정부 3년차에는 새로운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친노직계인 이광재·서갑원 등 의정연구센터 소속 의원들도 경제에 우선 순위를 둔다.‘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로 대표되는 유재건·안영근 의원 등 31명도 개혁보다는 안정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與 원내대표 향해 뛰는 5人+α

    천정배 원내대표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열린우리당은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을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재선·3선 이상 의원들이 거론된다. ‘친노파’로 분류되는 문희상 의원은 올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원내대표는 물론 당의장 후보에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연말 국가보안법 물밑협상에도 깊숙이 관여했듯이 여야를 넘나드는 통합의 정치를 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조조’라는 별명답게 전략을 겸비한 데다가 당내 적대세력이 별로 없다. 다만 참여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 경력이 ‘수평적 당청 관계’에서 약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역시 ‘친노파’이면서도 재야파인 유인태 의원도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운동권 출신 후배 의원들의 지지를 업고 있고, 지난 연말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 등과 국보법 조율에 나서는 등 대야 협상력도 선보였다. 당권파에서는 김한길 의원이 대표주자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천 전 원내대표에게 양보한 만큼 이번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자세다. 김대중 정권 때 문화부 장관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등을 지냈다. 예결특위 위원장인 정세균 의원도 차기 원내대표감으로 손꼽히고 있다. 천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5월 출마할 때 정책위의장을 제안했지만, 거절한 바 있다. 정책위의장을 거친 정책통으로 계파성향도 없어 당권파와 비당권파 모두에게 거부감이 없는 게 장점이다. 자천타천으로 당의장 후보에 올라 있는 장영달 의원은 개혁성과 부지런한 의정 활동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원내대표 후보군에도 분류된다. 재야파의 또 다른 후보는 배기선 의원. 그러나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과의 ‘타협론’을 제시해 강경파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도전받는 千대표

    도전받는 千대표

    열린우리당 천정배원내대표와 이부영 의장과의 갈등 기류가 심상치 않다. 서로가 당내 강경파와 온건파쪽 입장을 대변하면서 불편한 관계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결국 천 원내대표는 이 의장은 물론 ‘친노파’ 중진의원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천 원내대표는 정치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순간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여야의 1차 잠정 합의는 이 의장과 문희상, 유인태 의원 등이 물밑 협상에 나선 결과였다. 이 의장은 서울대 동기동창이자 한때 한솥밥을 먹던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와 협상을 벌였다. 김 원내대표의 경복고 후배인 문 의원, 서울대 후배인 유 의원도 적극 나섰다. 문 의원은 고교 후배인 한나라당 법사위 간사 장윤석 의원과도 꾸준히 접촉했다. 이 의장과 중진 의원들이 1차 잠정 합의를 이끌어내자 중진회의가 열렸다. 국가보안법 대체입법을 놓고 상당수는 “받아들이자. 당장 당론으로 결정하자.”고 했지만 천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의총에서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게 온건파들의 불만이다. 안영근 의원은 31일 “표결이 있을 것이니 적극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어제 표결을 했더라면 7대 3으로 대체입법으로 결론이 났을 것”이라며 “천 원내대표가 책임을 중진들에게 떠넘기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천 원내대표의 ‘비협조’로 잠정 합의가 무산되자 중진 의원들에게 “물러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장과 문희상, 유인태, 김혁규, 배기선 의원 등 중진 10여명이 함께 한 오찬 모임에선 “정치도 모르고 타협도 모른다.”는 등 천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발언이 줄을 이었다는 후문이다. 문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아무런 전략도 없이 상대방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다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하는 것은 무능과 비겁의 정치”라며 “유연한 대야 전략전술을 겸비한 합리적 원칙주의자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비판했다. 반면 천 원내대표측은 중진 의원들이 협상권을 명확하게 위임받지 않은 상황에서 한나라당 김 원내대표와 국가보안법 대체입법안에 대해 조문까지 맞춰보는 등 물밑 협상을 벌였다고 비판했다.1차 잠정 합의에 대해서는 “근거없는 얘기”라며 강하게 일축했다. 이를 둘러싸고 양측은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 의장은 “정 그렇다면 DR에게 물어봐, 둘 중에 하나는 거짓말 하는 것 아니겠어.”라고 반문했다. 문 의원은 “일주일만 기다려 봐라.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나라 의장석 점거… 정국 ‘시계 제로’

    한나라 의장석 점거… 정국 ‘시계 제로’

    여야 원내대표들은 30일 국가보안법 등 ‘4대 법안’과 ‘한국형 뉴딜 3법’의 본회의 처리 여부를 두고 연속적인 원내 대표회담을 열면서 밀고당기기를 계속한 끝에 두 차례의 합의를 이뤄냈으나 양당 강경파에 의해 번갈아 뒤집히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밤 10시에는 합의문까지 작성했으나 한나라당 의총의 추인과정에서 파기됐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아래 단독 처리하겠다는 강경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이를 감지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과 법사위원회 회의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여야의 최종 합의안은 ‘2(과거사법·신문법)+2(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식으로, 연내와 내년 2월로 이원화해 분리 처리하는 타협안이었으나 한나라당 의총에서 거부됐다. 한나라당은 “새해예산안과 이라크파병 연장동의안만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본회의 사회권’을 앞세운 김원기 국회의장의 압박으로 오전 11시에 원대대표회담을 재개한 지 11시간 만에 이뤄낸 대타협의 합의서는 휴지조각이 됐다. 앞서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는 오후 3시쯤 ‘1차 잠정 합의’에 도달했으나, 열린우리당의 의총에서 뒤집히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열린우리당,“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2개 법안 처리하자” 오후 3시 양당 원내대표회담을 마친 천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이 제안한 ‘국가보안법 대체입법안’을 들고 의원총회에 들어가자 의총장은 당장 지도부 성토장이 됐다. 한나라당과 국가보안법 대체입법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유인태 의원조차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대체입법은 우리의 대체입법안과 다르다.”며 “이는 기존 국보법을 리모델링한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국보법 2조와 7조의 찬양고무죄를 존속시키는 안이었기 때문이었다. 강경파 초선의원들은 “국보법을 연내에 처리하기 위해 ‘누더기 대체입법’을 받을 수 없다.”면서 “원칙을 지키고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것이 열린우리당답다.”고 주장했다. 결국 천 원내대표는 ‘국보법 폐지 및 형법보완 당론 유지’를 선언했다. 결국 천 원내대표는 오후 9시 국회의장실에서 재개된 원내대표회담에서 ‘2+2’안에 합의했다. ‘2+2’에 대해 240시간 농성을 벌인 열린우리당 강경파 40여명은 “지도부가 전략구사에 실패했다.”고 비난하면서도 ‘국보법 내년 2월처리’의 여야 합의사항을 결국 받아들였다. 특히 이들 강경파는 농성을 해체하는 중에 한나라당이 의총을 통해 ‘2차 합의’를 파기했다는 소문이 나돌자 “31일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4대 법 중 과거사·언론법 2개와 투자법 2개를 처리해야 한다.”며 부산하게 의원들에게 본회의장에 입장할 것을 독려했다. ●한나라당,“‘2+2’안 뭘 믿고 수용하나” 한나라당 역시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합의된 ‘2+2’안을 거부했다. 이날 한나라당의 표정은 시시각각 바뀌었다. 오후 3시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3(국보법·과거사법·신문법)+1(사립학교법)’ 안이 나왔을 때만 해도 “기대 이상의 실리”라며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국보법의 대체입법안의 경우 상당 부분 한나라당의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개정’과 다름이 없다는 판단도 있었다. 박근혜 대표는 오후 4시 의총 인사말을 통해 “개인적으로는 국보법을 어떻게든 지켜보려 했지만 원내대표와 법사위원장이 이 정도면 협상하는 게 좋겠다고 해 저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며 강경파들을 다독였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에서 오후 3시 잠정합의안을 의총을 통해 파기해 버리자 한나라당도 ‘원점 재검토’ 주장이 확산됐다. 그러나 박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는 긴급히 최고위원·중진회의를 소집, 열린우리당이 제안한 ‘2+2’안을 어렵사리 수용키로 결정했다. 이를 근거로 김 원내대표가 다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합의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여야 원내대표 회담 직후인 밤 10시30분쯤 다시 열린 의총에서는 지도부의 ‘수용’ 결정과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원점 재검토’ 주장이 대세를 이뤘다. 김용갑·이방호 의원 등 강경파들뿐 아니라 박진·진영·박세일 의원 등 온건파들까지 강경 기류로 돌아섰다. 의총장 곳곳에서 “열린우리당이 2월에 가서 다시 국보법을 폐지하자고 나오면 지도부가 책임지겠느냐.”“과거사법과 신문법을 당초 합의한 내용대로 처리해주면 내년 2월 나머지 법안도 합의한 내용대로 처리되는 거냐.”“그때 가서 열린우리당이 딴소리를 하면 지도부가 책임지겠느냐.”는 등 불만이 터져나왔다. 문소영 전광삼기자 symun@seoul.co.kr
  • 390분 마라톤회담… 성과 ‘불발’

    여야 4인 대표회담은 활동 종료시한인 27일 자정에 이르도록 마지막 1분까지 쥐어짜며 치열한 ‘마라톤 회담’을 가졌지만 결국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치고 말았다. 여야는 이날 애초 예정된 오전 회담이 취소된 뒤 그간의 회담 성과가 지지부진했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상대 당의 양보와 대안 제시를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다가 오후 5시30분에야 가까스로 머리를 맞댔다. 다시 열린 4인대표회담은 무려 6시간30분 동안 계속됐다. ●긴박했던 회담 막판 1시간 밤 10시50분쯤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급하게 회담장을 찾아 이부영 의장과 10분 동안 긴밀하게 얘기를 나누고 나오자 상황은 더욱 급박해졌다. 회담장에서 나온 유 의원은 “(이 의장이)‘회담이 깨질 것 같다.’고 말하기에 그러면 깨라고 말했다.”고 말해 회담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음을 전했다. 유 의원의 방문 소식을 접한 ‘240시간 의총농성단’의 임종인·유시민·이광철·정청래·정봉주 의원 등은 곧바로 급하게 회담장을 찾아 혹시 ‘대체입법으로 국보법 폐지안을 타협할 가능성’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며 상황을 파악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유 의원은 회담장에서 나오자마자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을 찾아 10여분 동안 얘기를 나누는 등 회담장 내부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회담장 주변을 떠나지 못하던 정봉주 의원은 “술 마시고 있던 유 의원을 이 의장이 급하게 찾은 것이 이상하다.”면서 “일상적인 내용이라면 임채정 기획자문위원장이나 이경숙 상임중앙위원 등을 찾았을텐데 청와대와 교감하고 있는 유 의원을 통해 국보법과 관련된 합의문안을 조율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여야,“협상 결렬은 네 탓” 공방 열린우리당에서는 한나라당이 애시당초 4대 입법에 대한 해결 의지도, 대안도 없이 ‘시간 끌기’ 전략의 일환으로 4인 회담을 이용했다는 것이 내부의 주된 분위기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4인 회담은 더이상 의미가 없고, 그럴 경우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그는 특히 4인 회담이 끝날 때까지 발설하지 않겠다던 회담 내용까지 언론에 상세히 공개했다. 사실상 ‘4인 회담’ 종료를 선언한 셈이다. 그동안 4대 입법 연내 처리를 주장해온 강경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의총 소집과 연내 단독 표결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등에 대한 내부 정리도 없이 4인 회담에 임하고 있다.”면서 “합의를 위한 의지와 노력도 없이 ‘결렬’ 운운하는 것은 4인 회담을 4대 입법 강행 처리를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려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상임운영위와 최고위원·중진회의를 잇따라 열어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에 대한 핵심쟁점에 대해 더이상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4자 회담 결렬 위기서 극적 재개 이번 회담이 결렬되면 여야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대치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4대 입법 처리과정에서 여야간 물리적 충돌도 불가피해 보인다. 새해 예산안과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 경우, 여야는 국민적 비난 여론을 면키 어렵다. 전광삼 박록삼 김준석기자 hisam@seoul.co.kr
  • 발칵 뒤집힌 與 의총

    이른바 4대 입법과 관련해 강경파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22일 의원총회에서 ‘4자 회담’의 합의에 대해 지도부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오전 8시30분부터 시작된 의원총회는 오후 12시30분까지 4시간 연속으로 진행됐다. 참석 의원들은 천정배 원내대표에게 돌아가며 질타를 쏟아냈다. 이부영 의장은 미2사단 방문을 강행, 이날 하루는 ‘공격권’에서 벗어났다. 이날 의총 발언자는 40여명으로 의원들은 때론 흥분한 목소리로, 때론 울먹거리면서 합의 결과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참석한 의원들이 전했다. ●합의 무효 주장도 지도부 인책론이나, 합의결과에 대해 투표로 결정하자는 주장도 거론됐다. 김태홍 의원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지도부가 말도 안되는 합의를 해왔다.”면서 “불신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경태 의원은 “나같이 다소 보수적인 의원조차 수용하기 어렵다.”며 무효화를 주장했다. 유선호 의원은 “내년 1월2일 재신임을 묻자.”고 말했다. 그러나 장시간의 의총을 통해 의원들은 “최종적으로 대표단에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했다.”고 박영선 원내 대변인이 밝혔다. 유인태 의원도 “원래 여당 지도부는 협상에 나가 정상화하기로 하고 해오면 비판받게 돼 있다.”면서 “대표들이 욕먹으며 합의한 것인 만큼 연내까지 잘 처리됐으면 좋겠는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지도부 인책론에 대해 “전투에 나간 장수의 검을 뺏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홈페이지도 기간당원들의 비판이 빗발쳤다.“이제 우리당 지지를 하지 않을 것”,“탈당하겠다.”,“천정배는 역적”,“늘 한나라당 만세나 듣고 살라고” 등 지도부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넘쳐났다. 오후 서울시당 소속 7명의 청년당원들은 당사를 방문, 이부영 의장과 면담을 했으나 한때 ‘농성’으로 오인되기도 했다. ●개혁법안 ‘한국뉴딜법’과 맞바꿔 이날 의총에서는 “이면 합의가 있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천 대표는 “정치적으로 타결할 테니 나를 믿어달라.”면서 부인했다고 한다. 권선택 의원은 “이번 합의는 한나라당을 국회로 끌어들였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국회가 열리게 되면 ‘한국형 뉴딜’ 3개 법안(국민연금법·기금운용법·민자투자법)을 연내에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합의문의 행간에 대해 설명했다. 문소영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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