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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중과 미·일 대립구도는 피해야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주말 전화통화를 갖고 대북 대응에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한·중 정상이 북한 핵 및 미사일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하지만 두 정상의 의기투합이 북한보다는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듯 비치는 점은 걱정스럽다. 한국·중국과 미국·일본이 각각 연대해서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대립하는 형국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현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한 관련국 결단을 촉구했다. 북한은 6자회담 복귀, 미·일은 강경제재 자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이를 받아 북 미사일 문제에 있어 미국이 제일 많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한·미간 이견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강경 일변도 대북 정책이 한반도를 불안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더라도 미국과 일부러 각을 세울 이유는 없다. 물밑 협의를 통해 미국을 우리 페이스로 이끌어야 한다. 물론 미국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을 향해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라.”고 요청했다. 한국에 대한 메시지도 포함되어 있는 언급이다. 미국은 한·중이 대북 유화책을 버리도록 거꾸로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 정부가 중국과 연대하는 인상을 주면 한국·중국 대 미국·일본의 갈등구도는 심해지고, 북한 해법은 그만큼 멀어진다. 이번 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중과 미·일 갈등은 시험대에 오른다. 미국측은 북한이 6자 외교장관회담에 응하지 않으면 5자 외교회담을 갖고 대북 제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압박 모양새를 강화하는 회담을 꺼리고 있다. 이럴 때 한국 정부는 한쪽 편에 서지 말아야 한다.5자 외교회담을 갖되, 대북 유인책을 마련토록 중재하는 역량을 보여주길 바란다.
  • 北 빠진 ‘5자회담’ 가시화하나

    유엔안보리 결의안 채택 이후 국제사회의 기류가 대북 압박 모드로 치닫고 있다. 대화를 통한 유일한 해법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라고 한다.G8 정상회담에서도, 워싱턴의 대북 정책담당자들도 “당신들은 고립됐다. 고사하기 싫으면 나와라.”는 메시지만 보내고 있다. 한·미 양국은 공개적으로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이라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불균형 강 대 강 대립 미국과 일본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강화, 대북 송금 규제 등 그동안 추진해온 대북 압박 결의안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PSI가 강화되면 대량살상무기를 실었다고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공해상에서 정선·나포·압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사일 발사 등과 같은 추가 도발을 시사하면서 아직은 강경한 목소리로 반격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강경대응에 대해 국제사회는 허장성세에 가까운 “무모한 버티기’로 보고 있다. 미 행정부의 강경파는 대북 금융제재만으로도 북한을 고사시킬 수 있다고 본다. 북한에 대해 양보방안을 굳이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의 테러·금융 담당 스튜어트 레비 차관은 지난 4월 의회에 출석,“대북 금융제재는 불법활동에 타격을 줘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좌절시키고 있다.”고 밝혔다.●대북 설득 유인책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회담이 끝난 뒤 “6자회담에 돌아오면 지겨울 정도로 양자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설사 5자회담이 되더라도 “6자회담을 작동케 한다는 정신에 따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본부장도 제재안 논의가 아니라,9·19공동성명에 북한에 제공할 혜택이 있으니 그것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를 논의할 것”이라며 북측에 ‘퇴로가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오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릴 ARF에서도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과 6자 또는 5자 외무장관 회담,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통해 설득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신중한 입장도 북한을 유인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18일 유엔결의문에 대해 “준수해야 하지만, 일반적인 경제재제를 언급한 것은 아니므로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남북장관급회담과 관련,“현 단계에서 조기 개최한다거나 하는 방법을 쓰지는 않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실무대표 접촉도 할 수 있고 다른 채널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12)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명문대 교육혁명] (12)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취리히·다보스(스위스) 함혜리특파원|스위스의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이 대학의 수학과를 다녔고, 교수(물리학과)의 경력을 시작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공계 분야에서 이 대학은 교수들은 물론 박사과정 학생들, 그리고 박사후 과정(Post Doc) 연구원들에게 ‘꿈의 대학’으로 불린다. 학교 규모로는 다른 영·미권의 명문대학보다 작지만 유럽의 대학 가운데 최상위권에 랭크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이상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취리히 연방공대는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의 대학으로는 최정상급이다.1855년에 설립됐다. 롤프 프로발라 홍보담당 국장은 “이공계 분야의 명문대로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적 자원과 최첨단의 연구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ETH 취리히는 아낌없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교수 초임 연봉 1억 5000만원… 하버드대와 엇비슷 교수들의 초임 연봉은 약 15만 5000달러(약 1억 5000만원). 미국 공립대학 정교수의 연봉(11만달러)보다 50%쯤 많다. 하버드대학을 비롯한 명문 사립대 교수들의 연봉(14만∼15만달러)에도 뒤지지 않는 좋은 조건이다. 엔지니어링 분야의 경우 정교수가 받는 평균 연봉이 미국 공립대학은 7만∼10만달러 수준이지만 이 대학의 교수들은 20만∼50만달러를 받는다. 박사과정 학생의 연봉은 2만 8000∼4만 8000달러(약 2800만∼4800만원) 정도다. 최태열(나노 유체역학연구소 선임연구원)박사는 “높은 보수를 제공한다고 해서 우수한 인적자원이 무조건 몰려드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훌륭한 유인책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미국의 버클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연구소의 책임자인 교수에게 연구원 인사권과 예산권을 주고, 연구소 운영비가 충분하게 지원되기 때문에 연구성과나 프로젝트에 대한 부담을 받지 않는 점이 미국대학과 비교해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에서 연구는 각 학과(15개) 밑에 독립적으로 조직된 연구소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보통 정교수들이 연구소장이 된다. 각 교수마다 3∼5명의 선임연구원 및 박사후 과정 연구원을 두고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기계공학과의 경우 13개 연구소가 있고 그 아래에 세분된 연구실들이 모두 39개가 운영된다. 박사과정 학생들은 분야별로 나눠진 실험실에서 연구하며, 학부 학생들의 학업을 돕는다. 교수들은 연구소의 연구원과 박사과정 학생들을 선발하고, 학교에서 지급되는 기본 연구비(연구원의 급여 포함)를 각 실험실에 배분한다. 교수들은 연구소라는 기업체를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높은 실적을 내야 하는 부담은 없다. 다른 대학의 교수들처럼 매년 의무적으로 논문을 제출하거나, 기업체로부터 좋은 연구 프로젝트를 따 와야 하는 부담이 없다. 강의에서도 자유롭다. 수년간 진행한 연구가 실패로 끝나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ETH 취리히는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리스크 캐피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안데르스 하그스트렘 학술 마케팅 국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시작한 연구도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얻는 것은 많고 그런 지식이 쌓여 첨단기술도 나오는 법”이라며 “교수들이 다른 스트레스나 부담을 받지 않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능력 뛰어난 교수 ‘삼고초려´ 초빙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교수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선 수년간의 노력과 엄청난 비용도 마다하지 않는다. 단백질체학의 최신 연구분야인 시스템 바이올로지에서 최고 권위자인 루디 에버솔드 교수를 미국의 시애틀에서 취리히로 ‘모셔오기’ 위해 3년간 공을 들였다.2003년 계약을 공식발표한 데 이어 스위스에서 같이 연구할 연구원들을 미리 시애틀로 보내 에버솔드 교수와 호흡을 맞추도록 했다. 그런 다음 2005년 1월 연구소를 취리히로 옮겼다. 에버솔드 교수와 그의 시애틀 연구팀을 패키지로 스카우트, 연구소를 설립하는 데 든 비용은 1억 8000만달러(약 1800억원). 시스템 바이올로지 연구소의 이후근 박사도 에버솔드 교수와 함께 시애틀에서 취리히로 건너왔다. 이 박사는 “미국에서는 교수들간 경쟁도 치열하고, 연구비를 따려고 제안서를 쓰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만 ETH 취리히에서는 이런 부담이 전혀 없어 연구에만 열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뿐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다른 대학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각 연구소에는 기계 및 전자분야의 작업을 도맡아 주는 기술자들이 있다. 학생들이 필요한 도면이나 원하는 실험장치를 설명하면 이른 시일 내에 기술자들이 만들어준다. 불필요한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수학기간도 짧아지는 효과가 있다. 독일에서는 석사 취득후 박사학위를 받는 데 7년 정도 걸리지만 ETH 취리히에서는 석사 취득 후 3∼4년이면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취리히시 북서부에 조성 중인 제2캠퍼스 사이언스 시티는 쾌적한 환경, 실험기자재나 설비 등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물리학 연구동의 지하에는 최첨단 시설의 청정룸까지 갖춰져 있어 연구원이나 학생들이 반도체, 초고속 마이크로칩, 나노 공학 등 하이테크 분야의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다.36만㎡(약 11만평)의 방대한 규모에 조성되는 사이언스 시티는 1957년 첫삽을 뜬 이래 아직까지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박사·석사·MBA과정 절반이 외국인 이같은 연구환경 덕분에 ETH 취리히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우수한 인재들로 가득하다. 전체 358명의 교수들 중 외국인은 206명(58%)이나 된다. 외국인학생은 학부의 경우 12%에 그치지만 박사과정과 석사,MBA과정에서는 절반이 외국인이다. 석사 이상의 과목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ETH 취리히의 신경과학 연구소와 취리히 대학의 뇌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마틴 슈밥 교수는 “기초 과학은 단기간에 승부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연구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은 ETH 취리히의 학구적 전통은 그동안 2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저력이 됐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한국인 유학생이 말하는 ‘연구환경’ |취리히 함혜리특파원|취리히 연방공대에는 현재 유학생 10명과 6명의 박사후 연구원 등 한국인 16명이 있다. 이들은 취리히 연방공대의 강점으로 인적자원의 가치를 중시하는 분위기와 최상의 연구환경을 꼽는다. 지난해 9월부터 화학과 유기합성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전옥염씨와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는 권오필(물리학과·비선형 광학실험실)박사, 최태열(기계공학과·나노 유체역학연구소)박사로부터 연구분위기를 들어봤다. ▶취리히 연방공대의 연구환경을 한국과 비교한다면. -(전)포항공대에서 석사를 하고 이곳으로 왔다. 모든 실험을 할 수 있도록 갖춰진 설비도 놀라웠지만 부수적인 일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전문기술자를 배치하는 등 모든 부분에서 배려하는 것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권)물리학 연구실이 있는 사이언스 시티의 연구동(棟)은 최첨단 연구설비가 모두 갖춰져 있다. 이곳에 있는 각 동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건물로 꼽힌다. ▶연구인력에 대한 대우는. -(전)최상이라고 생각한다. 박사과정에 지원하려고 면접하러 올 때에도 모든 비용을 학교측이 부담했다. 박사과정 1년차인 나의 경우 정상 급여의 60%를 받아 한달에 2500스위스프랑(200만원 정도)을 받는다. 매년 10%씩 인상되고 1년에 25일의 유급휴가도 있다. -(최)무엇보다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고, 투자할 줄 아는 곳이다. 학생이든, 연구원이든 생활하기에 충분한 보수를 제공해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한다. 졸업 후 새 직장을 찾는 학생들이나 직장을 옮기고 싶어 하는 연구원에게도 3개월 동안 월급이 나온다. ▶수업 방식은. -(권)학부학생들의 경우 입학은 자유롭지만 매우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진급한다. 재시험은 한 차례만 기회가 있어 1,2학년 학생들은 공부를 무척 열심히 한다.2학년이 끝날 때 남는 학생은 일반적으로 입학생의 3분의2 정도다. 물리학과의 경우는 절반 정도다.7학기(3학년 후반기) 이후 심화과정에 들어가 각자 특정한 연구실을 선택해 과제를 한다. 교수들은 이에 맞춰 특성화된 과목을 개설한다. 실험과 연구는 조교(박사 후 과정 연구원)의 도움을 받는다. 연구원 1명당 3∼4명의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연구 분위기는. -(최)한국에서는 학과간 벽이 높아서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다른 학과의 연구실에서도 자유롭게 실험을 할 수 있어 융합 과학의 추세를 빠르게 따라갈 수 있다. -(전)한국에서 석사를 할 때에는 잠자는 몇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실험실에서 보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침에 출근해 저녁 6시면 퇴근하는 이곳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 정도였다. 한국의 ‘월화수목금금금’식 연구를 통해 얻는 것도 많지만 집중력이나 능률은 이곳이 훨씬 높다. -(권)이른 시간에 연구성과를 내고, 많은 논문을 써서 발표하는 것을 중시하지 않는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하나를 하더라도 좋은 내용을 찾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고집스러울 정도로 기초에 충실하고, 이를 재정적으로 충분히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물적·심적 ‘여유’가 취리히 연방공대의 힘이다. lotus@seoul.co.kr ■ “외국 유명대학과 협력 강화 미래사회 기술자·리더 양성” |다보스(스위스) 함혜리특파원|매년 재계와 정계의 세계적인 거물들이 모이는 다보스 포럼이 열리는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최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 생물학과의 6회 심포지엄이 열렸다. 2년에 한 차례씩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생물학과 3,4학년 학생들과 교수, 연구원 등이 참석해 최근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올해 참가자는 680명. 지난해 10월 취임한 에른스트 하펜 총장도 생물학과 교수 자격으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하펜 총장은 인터뷰에서 “명문대학으로 남으려면 우수한 인적자원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외국의 유명대학과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해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목표는. -10∼15년 후 미래 사회는 지금의 사회와 많이 다를 것이다. 훨씬 진보된 지식기반 사회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는 미래 사회의 엔지니어와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독일의 디 차이트 조사결과 수학, 생물, 화학, 물리 등 과학 분야에서 ETHZ가 (유럽에서)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유럽내에서 이공계 분야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는 미래를 준비하는 데 우리가 가장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명문대의 명성을 유지하는 비결은. -우수한 인적 자원은 명문대학의 기본 조건이다. 좋은 교수가 있는 곳에 좋은 학생이 있고, 좋은 학생이 있어야 좋은 교수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세계 톱수준의 교수진과 연구진, 우수한 학생들을 확보하기 위한 재정지원, 인프라 면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의 인재를 원한다. 그들이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인적자원의 국제화 비율이 다른 어느 대학보다 높은데. -스위스는 인구 700만명의 작은 나라다. 우수한 외국인들의 도움이 없이는 프랑스나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외국의 우수한 인재들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연구 프로젝트의 국제 교류를 중시하는 이유는. -과학, 교육, 문화, 시장경제 등 모든 것이 글로벌화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교육에서 국제적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연구대학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학생들은 일찌감치 다른 문화를 접촉하며 국제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질 수 있다. 이는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경험이다. ▶앞으로 ETHZ의 변화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나. -기술만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사회도 진보한다. 이런 미래 사회에 맞춰 교육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이 기본 목표다.15년 뒤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2020 프로젝트’가 마련돼 있다. 재정 분야에서 현재 85%나 되는 국가의 지원 비율을 낮추고 지식과 기술의 전환 작업이 쌍방향으로 활발히 이뤄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연구소 창업도 보다 활발히 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제2의 MIT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우수한 대학인 동시에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대학이 되는 것을 원한다.ETHZ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제기 몸부림 ‘늙은 공업도시’ 하얼빈

    제기 몸부림 ‘늙은 공업도시’ 하얼빈

    |하얼빈 이지운특파원|지난 3일 오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의 국제전람회장 앞 광장. 요란한 폭죽 소리와 함께 100여마리 비둘기가 날아오르고 쏟아져 내리는 종이 꽃가루 사이로 풍선더비가 떠오른다.‘제2회 하얼빈 한국주간’의 개막.‘늙은 공업도시’ 하얼빈이 재기의 몸부림을 하고 있음을 알리는 행사이기도 했다. 헤이룽장성은 한때 중국 군수공업의 핵심 거점이었다. 중국 최대인 다칭(大慶)유전과 안산(鞍山) 등 대규모 철강산지 등을 토대로 석유화학·철강·기계·발전설비·자동차·조선산업 등 중국의 근대화를 꽃피운 곳이다.1949∼1986년 중국 정부의 동북지역 공업부문 투자 가운데 중공업 투자가 92%를 차지했을 정도다. 하지만 개혁개방 이후 군수공장(軍工企業)에 민수(民需)제품의 생산이 요구되면서 시장경제에 적응하지 못한 이 지역은 늙어갔고 ‘노(老) 공업기지’로 불리기 시작했다. 2003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동북 진흥’ 천명은 하얼빈을 비롯한 노 공업기지에 의욕을 되돌려준다. 하지만 재활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지난해 8월 국무원이 ‘동북노공업기지 진흥 촉진을 위한 대외개방 확대 실시 의견’을 내면서 동북지역에 대해서는 ‘수혈(輸血)’이 아닌 ‘조혈(造血)’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국유기업 구조 개혁 박차 즉 100조원대의 대규모 자금 지원 계획으로 진행되는 서부대개발과는 달리 동북지역에는 자력갱생(自力更生)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규모 자금지원을 통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보다는 시장경제제도를 확대 도입하고, 국유기업의 소유구조를 개선하는 정책·제도적 개혁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게 중앙정부의 뜻이다. 지난해 ‘한·중 동북테크페어’ 개최 등 하얼빈시가 최근 잇따라 각종 국제 전람회 등을 개최하는 것도 이같은 현실을 돌파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번 행사를 위한 하얼빈시의 노력 역시 눈물겹다. 지난 1회 행사에 별 재미를 보지 못한 하얼빈시는 올해는 서너달 전부터 한국 기자들의 참석을 10여차례나 독려하고, 확인하는 정성을 보인 끝에 베이징의 한국 특파원단 일부와 함께 KBS 프로그램 ‘골든벨을 울려라’를 ‘유치’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이로 인해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랴오닝성 선양(遼寧)시의 한국 주간이 다소 빛이 바래게 됐다. 사실 중국내 10여개가 넘는 한국주 행사 가운데 하얼빈의 것은 규모나 실질적인 면에서 칭다오(靑島)나 선양을 따라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올해 안중근 의사 사진 전시회를 여는 등 특별히 이번에 그의 항일정신을 새롭게 조명하는 것도 한국의 시선을 끌기 위한 유인책이랄 수 있다. ●외국기업 투자유치 안간힘 4일 찾은 국제회의전시센터에서는 ‘한·중 상품전시회’가 한창이다. 전람회장 입구에 세워진 ‘하얼빈 경제개발구’‘동북아 과학기술단지’ 홍보 상징물은 도로·전기·보일러·인터넷·급수 등에서 완벽한 도시기초시설을 마련해놓고 있으니 주저말고 입주하라는 식의 안내문을 내걸고 있다. 수백여개 늘어선 부스마다에는 의류·식료·금속·생활 및 주방용품·건축자재 등 군소 업체들이 모두 들어찼다. 하지만 “실질 상담과 거래가 오가는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고 중국의 한 관계자는 털어놓는다.“아직 한국기업이 이곳까지 들어오기란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그렇다고 동북 3성이 전혀 투자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도시화율은 52.1%로 전국 평균 39.1%보다 크게 높아 앞으로 소비시장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높은 것은 장점이다. 실업률이 높아 유휴인력 활용이 쉽고, 본격적인 국유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유휴인력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임금과 비교한 노동생산성이 높고, 국유기업 중심의 중공업 발전으로 기술인력을 포함한 전문 인력이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바다와 접해 있는 랴오닝성의 다롄(大連) 지역을 제외하고는 내륙지방에 있다보니 물류 인프라의 취약 등 많은 단점 역시 분명하다. jj@seoul.co.kr
  • [사설] 수도권 인구상한제 실효성 있나

    정부가 2020년 수도권 목표인구를 2375만 2000명으로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3차 수도권 정비계획안(2006∼2020년)을 심의, 의결했다. 이를 위한 유인책으로 시도별 목표인구를 정해 관리하는 인구상한제를 제시했다. 또 서울에만 물리는 과밀부담금제를 수원, 성남, 부천 등 과밀억제권역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한다. 정부는 현재 추세라면 수도권 인구는 2020년 2631만 3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전체인구의 52.3%가 서울, 경기도, 인천에 사는 셈이다. 그러나 정부는 인구상한제로 238만 1000명의 증가를 억제해 수도권 인구점유율을 47.5%로 낮추기로 했다. 수도권 광역단체별로 목표인구를 정하고 광역단체가 다시 시군별 목표치를 정해 관리하며 이에 맞춰 기반시설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인구집중 억제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인구상한제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무슨 기준으로 시군별 인구상한선을 설정할 것이며, 해당 지자체가 이에 승복할지도 의문이다. 공기업의 지방이전에서 보듯 투표로 선출된 민선단체장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다. 사정이 이런 만큼 인구상한선을 중앙정부는 광역단체에, 광역단체는 중앙정부로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상한제로 240만명 가까운 수도권 인구를 조절하겠다는 것도 과도한 목표라고 생각된다. 국토균형개발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참여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 기업도시 건설 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인구상한제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는 혁명적인 발상으로 여겨진다.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을 위해 좀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우려스런 美 일각의 대북 선제공격론

    미국 내에서 북한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 행정부가 일단 이를 반박하고 나선 것은 다행스럽다. 선제공격론이 더이상 퍼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1994년 1차 북핵 위기때도 북한 영변지역 제한폭격론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위기가 고조된 적이 있었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이 제거되어야 마땅하지만 무력사용으로 그것을 달성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걸릴지라도 설득·타협을 통한 외교적 해법을 추구해야 한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기지가 있는 무수단리를 선제타격하자는 제안은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에 의해 공식 제기되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협상을 통해 북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자는 내용의 ‘페리 프로세스’를 입안했던 인물이다. 협상파 페리가 강경안을 내놓을 정도로 북한의 떼쓰기가 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는 무력충돌을 시험하기에 너무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요 국가가 모여있다. 미국으로서는 제한공습을 한다고 해도 언제든지 전면전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다. 무력사용은 쉽게 거론할 방안이 아닌 것이다. 미국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한국·중국과 긴밀한 협력이 중요함은 물론이다. 북한이 미사일 시위에 나선 후 한·미 공조에 균열이 나타났다. 한·미 정상간 대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 점에서 양국이 오는 9월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데 의견접근을 본 것은 시의적절했다. 새달에는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워싱턴을 방문하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한이 추진되고 있다. 고위급 협의를 통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6자회담에 복귀토록 하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 [열린세상] 논술고사 제도 바꾸자/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청소년들에게 창의적인 교육과 폭넓은 독서를 진작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논술고사 제도가 과연 제대로 기능하고 있을까? 해를 거듭할수록 논술고사의 비중은 높아가건만, 정작 이 제도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는 별로 없다.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에는 실제로 답안지를 채점하면서 그런 생각을 굳혔다. 지문의 내용이 언어와 의사소통의 문제에 관한 것이었는데, 사회과학 전공자인 필자에게도 어려운 지문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언론에 보도된 학생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예상외로 쉬운 문제가 나왔고, 어려움 없이 잘 썼다는 이야기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서희의 담판’을 예로 인용하며, 그야말로 해괴한 동문서답을 써낸 경우도 30,40%는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이다. 타 대학 동료 교수들의 전언도 대동소이하다. 논술고사의 효능이 별로 없을 뿐 아니라 악영향도 만만찮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나와도 모두 삼단논법으로 서술하고, 암기한 몇 개의 예제를 집어넣고 마감한다고 한다. 그래서 점수차도 별로 나지 않게 채점한다고 한다. 논술고사 시험을 보면서 과거 동구권 사회에서 회자되던 이야기가 생각난다.“우리는 일하는 척하고, 그들은 봉급을 지불하는 척한다.” 교수들은 논술 문제를 내는 척하고, 학생들은 시험을 보는 척하며, 채점위원들은 채점하는 척한다. 모두 현행 제도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되묻기를 애써 피하고 있다. 학생들은 폭넓은 독서는커녕, 창의적 글쓰기를 말살하는 논술과외 교재 암기에 몰두하는데 말이다. 현행 논술고사 제도의 문제점은 대체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에게 독서 유인책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독서량은 과거 1960∼70년대 동년배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다. 논술은 교양도서 읽기와는 거리가 먼, 과외선생이나 학원에서 배우는 일종의 논리기술로 이해되고 있다. 학교나 사회는 책읽기를 독려하지만 현행 논술제도는 책을 아니 읽어도 큰 문제가 없다고 지시한다. 콘텐츠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논술고사는 훌륭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없는, 앙상한 삼단논법을 배우는 사설 과외시장만 불려 놓았고,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독서와 글쓰기를 외려 억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둘째, 명문 대학의 논술고사 문제는 사회과학도인 필자가 보아도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다. 물론 기출문제를 피해야 하고, 또 다른 대학과도 다른 변별력이 있는 문제를 내야 하는 고민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너무 난해한 지문을 내어 학생들과 채점위원마저 곤혹스럽게 만드는 이 제도는 과연 누굴 위한 제도인지 한번쯤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개선책은 없을까? 논술과외 시장도 없애고 공교육에서 논술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간단한 개선책 같은 것 말이다. 필자의 경험에는 1970년대 초 과열된 중·고교 입시경쟁을 해체하면서 교육부가 만들었던 ‘자유교양경시대회’가 언뜻 머리에 떠오른다. 각급 학년별로 난이도를 조정한 교양도서목록을 지정하여 싸게 출판하여 공급했고, 매년 학교별, 시도별, 전국 대회를 열었다. 그 덕에 필자 세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시절까지 동서양의 고전도서 수십권을 반복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이후 독서와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되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논술고사 시험도 이제 고전을 중심으로 한 지정도서 범위 내로 제한하여 테스트하기로 하자. 최소한 학생들이 이 교양도서들을 반복하여 읽을 것이고, 그야말로 교양교육의 기초를 쌓을 수 있게 되리라.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공약 & 과제] (3) 만만찮은 도전 교육분야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공약 & 과제] (3) 만만찮은 도전 교육분야

    5·31지방선거에서 교육문제는 뜨거운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교육시장을 표방한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에 맞서 ‘자립형 사립학교 육성’과 ‘시범공립학교 육성’‘영어체험마을 추가건립’‘열린 학교 만들기’‘방과후 학교 실시’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이전부터 거론된 것이지만 중앙정부의 반대나 재원 부족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정책들이다. 그만큼 오 당선자의 실천이 쉽지 않은 분야로 꼽힌다. ●영어마을·방과후 학교, 실현 가능성 ‘영어체험마을 추가건립’은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기존 송파와 강북 외에 서남권인 구로와 영등포, 강서, 양천구 가운데 한 곳, 또 서북권인 은평과 서대문구 가운데 한 곳에 영어체험마을을 추가해 해외 어학연수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 곳당 대략 250억원의 예산이 드는 것으로 당선자 측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교육 당국과 협의 없이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예산을 부족한 원어민교사를 늘리는 데 쓰면 공교육 틀 안에서 영어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오 당선자는 또 ‘열린 학교’도 약속했다. 열린학교란 학교 내에 학생과 주민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체육과 문화공간 등을 갖추는 것이다. 가령 수영장의 경우 일과 시간엔 학생들이, 주말엔 주민들이 쓴다.‘방과 후 학교’도 약속했다. 이 역시 시 교육청이 실시하고 있다. 이들 공약은 시 교육청에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어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앙정부 등 협조 이끌어 내야 오 당선자의 교육 공약 가운데 시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은평·아현·길음뉴타운에 자립형 사립고를 우선 설립한 뒤 이를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하겠다는 자사고 공약이 그 대표적인 예다. 자사고 설립은 교육인적자원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올해 “자사고를 더 늘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선자측 유창수 정책실장은 이에 대해 “교육부가 허가를 내주면 서울시가 학교 부지를 매입, 싼 임대료로 민간 교육기관에 빌려 주는 유인책을 제공, 강북의 교육질 향상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교육 예산 추가 투입 불가피 당선자는 교육 공약에 투입될 예산을 영어체험마을 건립비 500억여원 외에 3000억여원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은평과 아현, 길음뉴타운이 평당 1000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할 때 실제 투입될 예산은 두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전문가들의 제언 ●김흥주 실장(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제도연구실) 지역에 따른 중등교육 격차해소가 핵심공약이다. 교육격차는 지역 말고도 영역별로도 나타난다. 서울시의 특수교육 영역은 열악하다. 하지만 관련공약이 없어 아쉽다. 특히 장애인 등이 받는 특수교육시설은 지역마다 들어오는 것을 꺼려 서울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유아교육의 보육기능도 활성화돼야 한다. 이 대목도 보완해야 한다. ●김정명신 회장(함께하는 교육시민의 모임 회장) 공약엔 양극화 해소를 하겠다고 돼있다. 하지만 자사고는 양극화를 확대한다. 자사고와 일반고가 각각 일류고, 이류고가 될 것이다. 또 입학을 위한 사교육도 생긴다. 은평구엔 공립학교가 하나도 없는데 자사고와 영어체험마을을 늘리기보다 그 예산을 공교육에 투자해 공교육의 수준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 ●김주후 교수(아주대 교육대학원) 전국 6개 자립형 사립교의 조사결과, 저소득계층 자녀의 입학이 힘든 게 현실이다. 다행히 공약엔 이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과 입학기회 부여가 있다. 하지만 저소득계층 자녀는 입학 뒤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있다. 보통 자사고 입학생은 사교육을 많이 받아왔고 입학하고도 지속적으로 사교육을 받는다. 자사고 건립은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어 신중해야 한다.
  • 이자율제한 사채업 음성화 우려

    법무부가 4일 발표한 서민법제 개선안은 채무자·세입자·농민 등 약자들의 경제적 권익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 경영진에 대한 법적 의무 강화와 회사 설립 및 재무관리의 유연성 확보를 큰 줄기로 삼은 상법 개정안에는 최저자본금제 폐지 등 굵직한 사안들이 포함됐다.●모든 고리 사채에 법적 책임 물어 개정안이 법제화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 협의와 공청회 등 많은 고비가 남아 있다. 이자제한법 부활을 놓고 재경부는 “연 66% 이자율도 지켜지지 않는데, 더 낮추면 사채업이 다시 음성화될 것”이라면서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라고 혹평했다. 시장 원리로 정해지는 이자율을 법으로 규제하려는 발상 자체에 대한 경제부처의 거부감이 표현된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김재훈 검사는 “이자제한법 폐지 이후 고리 사채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지금이 고리 사채를 근절할 기회”라면서 “개인들끼리 거래할 때 이자율의 가이드라인을 법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지금까지는 연 66% 이상 고리로 돈을 빌려준 대부업자가 재판에서 “대부업이 아닌 개인적으로 빌려준 돈”이라고 하면 처벌할 근거가 없었다.이자제한법이 부활되면 이런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대부업자가 아닌 모든 개인들끼리의 거래에서 채무자에게는 법정 이자율을 넘은 채무를 변제할 법적 책임이 없고, 고리를 받은 채권자는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관계부처·시장과 조화 어떻게? 이자제한법 논쟁에서 볼 수 있듯이 법무부안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지적은 곳곳에서 나온다. 일부 개정안은 있어도 시행이 잘 되지 않았던 제도들이라 제도개편으로 얼마나 실효성이 생길지 의문시된다. 일례로 밭떼기 서면계약제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에 이미 규정돼 있었지만, 현재 거래의 70% 이상이 주먹구구식 구두계약으로 체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법제 정비 외에 농민과 상인간 구두계약 관행을 없앨 방안이 필요하다. 전세보증 보험료를 신설하는 방안 역시, 집주인이 전세보증 보험료를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적정한 보험료 산정을 위해 보험사와의 협상도 넘어야 할 과제다.●기업집단에 상법 개정안 이해시켜야 상법 개정안은 대부분의 조항이 선택조항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획기적인 개선책도 눈에 띈다. 회사의 이익을 희생해 개인이득을 챙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이사의 자기거래 승인대상은 이사의 직계존비속과 배우자, 그들의 개인회사까지 확대된다.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다. 집행임원제도는 회사의 선택 사안으로 대기업군에서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발행되는 주식 종류가 다양해지지만 그 때마다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했다. 금전적인 출자보다 인적 공헌의 비중이 높은 투자펀드·벤처기업·컨설팅업 등 전문서비스 직종의 창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유한책임조합(LP) 등의 대책을 세웠지만, 이 회사들이 상장까지 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김준규 법무실장은 “제도 시행책이나 유인책은 관계 부처들의 논의를 거쳐 하위법에서 정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美, 새 대북 유인책 필요한 때다

    미 행정부가 6자회담과 병행해 북한과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이와 별도로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4자간 평화체제 협상에 나설 방침이라는 내용이다. 내용이 모호한 데다 미 국무부도 부인하고 있어 당장 미 행정부의 공식 제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추진해 온 미 행정부 내부에서 6자회담의 물꼬를 트려는 다각도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할 일이라 하겠다. 사실 남·북·미·중 4자간 평화협상은 새로운 구상이 아니다. 지난해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도 담겨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보도와 공동성명은 수순에서 차이가 있다. 성명이 북핵 폐기 후 평화협상의 수순을 담았다면 뉴욕타임스 보도는 둘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도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 뒤에야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병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미국의 대북 유인책 검토는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섣부른 평화체제 논의로 북핵에 맞춰진 논점이 흐려져서도 안 된다고 본다.9·19성명은 북핵 폐기를 조건으로 경수로 건설 등 대북지원과 평화체제 구축을 이미 약속해 놓고 있다. 북핵 문제와 평화체제 동시 논의는 자칫 이 대원칙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 주한미군 철수 등 북핵과 동떨어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따라서 논의의 틀을 넓히기보다는 9·19성명의 틀에서 북핵 해결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어제는 북한이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한다.6자회담을 더는 늦출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6자회담 재개를 위한 미국의 카드는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인권공세를 중단하고 금융제재를 완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다. 모호한 평화체제 논의보다 실질적인 대북 유인책을 제시하는 것이 현실적 정책수단임을 미 행정부가 깨닫기를 바란다.
  • “수출 하면 할수록 손해” 기업들 돈만 ‘차곡차곡’

    “수출 하면 할수록 손해” 기업들 돈만 ‘차곡차곡’

    환율하락이 계속되자 기업들이 수출에 힘쓰기보다는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려는 경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로 수출상품의 부진한 경쟁력이 영업이익을 갉아먹을 바에는 강세가 수그러들 줄 모르는 원화를 한푼이라도 움켜쥐고 있으려는 현상으로 분석했다. 경기회복을 가로막는 수출채산성 악화와 보유현금의 증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팔아도 이익은 자꾸 줄고 1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1·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56개 상장사의 매출액은 114조 748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0% 준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11조 995억원으로 3.6% 줄었다. 특히 수출비중이 절반을 넘는 38개 수출기업의 매출은 각각 8.1%, 영업이익은 무려 26.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하락과 고유가 등이 수출위주 기업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수출기업중에도 이른바 ‘캐시카우’(현금 창출) 역할을 하는 자동차, 정보통신(IT) 기업의 타격이 컸다. 수출비중이 절반 이하인 118개 내수기업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12.7% 증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지난 4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2.7% 증가하며 석달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결국 나름대로 부지런히 수출을 했지만 돈(달러)의 가치가 자꾸 떨어져 ‘속빈 강정’처럼 채산성은 악화된 것이다. 환율은 지난해 4분기 평균 1037원에서 올 1분기 977원으로 5.78% 떨어졌다. ●주머니 속 현금은 자꾸 늘고 유가증권시장의 487개 12월 결산법인의 지난 3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년(46조 8389억원)보다 7.6% 증가한 50조 408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의 현금동원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의 비율)도 109.1%에서 117.3%로 높아졌다.884개 코스닥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186.0%(16조원)나 불어났다. 현금성 자산액이 큰 대기업 중에도 삼성, 현대, 공기업(케이티 등) 등만 정부의 투자독려 탓인지 현금 규모를 조금 줄였을 뿐이다.SK는 302.9%,SK네트웍스는 300.7%,KTF는 2384.9%나 늘어났다. 반면 설비투자 규모는 코스닥시장의 경우 51.8% 감소했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이나 단기금융 자산을 말하며 비생산적 투입요소로 분류된다. 산업연구원 윤우진 동향분석실장은 “기업의 보유현금 증가는 경기침체, 투자환경 악화, 반기업 정서 등에 따른 투자기피와 함께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를 일시적으로 피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이 아니라 투자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경기회복과 경제활성화를 가로막는 이같은 추이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동수 연구위원은 “올 1분기에 수출이 두자릿수 성장했다지만 원화 기준으로 따지면 5.8% 증가에 그친다.”면서 “수출기업의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도 원화강세가 나타나 기업들의 원가절감 등의 노력도 한계를 드러낼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윤 실장은 “정부가 환율 문제를 시장에 맡긴 상황에서 기업들은 과거처럼 높은 환율에 편승해 손쉽게 돈을 벌려는 태도를 버리고 산업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체질을 강화하며 쌓아둔 현금을 활용하려면 연구개발(R&D) 등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R&D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등 유인책을 내놓을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美교사채용 ‘파격혜택’

    `선생님, 집값에 보태시고 제발 가르치러 오세요.´ 자질 있는 교사가 턱없이 부족한 미국 뉴욕시가 파격적인 주택 보조금을 내걸었다. 수학과 과학, 특수교육 교사들이 뉴욕에서 근무할 경우 최대 1만 4600달러(약 1460만원)를 주기로 했다. 미국 자치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뉴욕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시는 이사비, 중개 수수료를 포함한 주택 임대 또는 구입비로 5000달러를 지급하고, 향후 2년간 매월 400달러씩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채용된 교사는 뉴욕에서 가장 `험난한´ 중·고교에 적어도 3년간 근무해야 한다. 유인책이 성공한다면 뉴욕시는 오는 9월 100명에 이어 앞으로 600명까지 해당 교사들을 충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카고시도 시내에 거주하는 교사들에게 최대 7500달러(약 750만원)의 주택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주 역시 2만달러(약 2000만원) 이상의 주택 융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해양 경찰학교 모셔라” 전남 9개·시군 유치전

    해양경찰학교를 놓고 전남도내 9개 시·군이 치열한 유치전을 펴고 있다.12일 전남도에 따르면 바닷가를 낀 16개 시·군 가운데 여수·목포·광양·강진·완도 등 9개가 유인책을 내걸고 해양경찰학교 유치를 신청했다. 인천에 있는 해양경찰학교는 이들 시·군이 제시한 부지 등 입지여건에 대해 현지조사를 마쳤다. 여수시와 목포시는 각각 30여만평의 부지를 제공하고 주택자금 융자와 장학금 지원 등을 내걸었다. 다른 자치단체는 부지 무상임대, 주택알선, 출산양육비 지원 등으로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자치단체마다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치 않은 과열경쟁을 하고 있어 이를 자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해양경찰학교는 전남도의 의견을 들어 7월말 전후 건설교통부 장관이 부지를 확정하고 2008년 공사에 들어가 2012년 이전이 마무리된다.해양경찰학교에는 해마다 전국 해경에서 교육생 4000여명이 다녀가 지역경제에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한편 광주와 전남으로 이전이 확정된 정부공공기관 18개 가운데 해양경찰학교를 뺀 17개 기관은 공동혁신도시로 확정된 나주시로 입주한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국과수 ‘과학수사’ 흔들린다

    국과수 ‘과학수사’ 흔들린다

    ‘결국 아무도 오지 않는 것인가.´ 지난달 31일 저녁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원태 소장은 입술이 바짝바짝 탔다. 이날은 국과수의 법의관(부검의) 모집 마감일.10명을 새로 뽑아야 하는데 그 시간까지 단 한장의 지원서도 접수되지 않았다. 결국 국과수는 1955년 개소 이래 51년 만에 처음으로 법의관 무(無)지원 사태를 맞았다. 과학수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지만 국과수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부검의 부족으로 피살·사고사 등의 사망원인 규명이나 범행단서 확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현장의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 현재 국과수의 법의관은 15명이다. 이들이 한달 평균 시신 250구(1인당 월 17구)를 부검하고 있다. ●법의관 지원자 줄고 이직자 늘어 법의관 지원자의 감소는 2000년대 들어 뚜렷해지기 시작했다.2001년 4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해 전원 합격한 이후 매년 미달사태가 이어졌다.2002년 4명을 뽑는데 3명,2004년에는 3명에 2명이 지원해 전원 경쟁없이 합격했다. 지원자는 줄어드는데 떠나는 사람은 늘고 있다.2001년 2명이 사표를 낸 것을 비롯해 2003년 1명,2004년 2명,2005년 2명이 떠나갔다. 올해에도 이미 3명이 좀더 편하고 돈 많이 주는 민간의료기관으로 이직했다. 이 때문에 법의관 정원은 25명이지만 지금은 15명뿐이다. 여기에서 국과수 소장과 법의학부장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손발은 13명이다. 정원의 절반인 셈이다. 양경무 법의관은 “검찰이나 경찰의 시신부검 요청은 모두 긴급한 상황에서 이뤄지지만 인력부족으로 꼼꼼하고 세심하게 일처리를 할 수가 없다.”면서 “결국 업무의 질적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타 기관 의사는 4급인데 국과수는 5급 국과수는 행정자치부 산하로 법의관들은 모두 공무원이다. 하지만 처우가 다른 국립기관에 비해 박하다. 국립의료원·경찰병원이 4급(서기관)으로 채용되는 반면 국과수는 5급(사무관)으로 들어온다. 이렇다 보니 보수에서도 월 1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종일 처참한 사체들과 씨름하면서 그 속에서 사인을 밝혀내고 범행단서를 찾아내야 하지만 제대로 된 실험실도 마련돼 있지 않다. 국과수 서중석 법의학부장은 법의관의 전공인 병리학·법의학을 선택하는 의대생들이 최근 크게 감소해 공급 규모 자체가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국과수는 근무조건이 열악하고 다른 기관보다 보수가 낮다는 인식이 워낙 팽배해 있어 지원자가 없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면서 “인재를 끌어올 유인책이 없는 상황에서 과학수사 요원으로서 명예와 자부심만 강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국과수의 인원부족 현상은 의사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2부 10과 4분소로 구성된 국과수의 전체 정원은 281명이지만 현재 인원은 243명에 그치고 있다. 이원태 소장은 “과학수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신망이 크게 높아졌는데도 국과수의 상황은 20∼30년 전에 비해 나아진 게 없다.”면서 “국과수 위상을 재검토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美, 김정일 위폐 관련 기소 검토 가능성”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와 의회가 북한 위폐 문제 등과 관련,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 대해 기소,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는 의회 보고서가 발표돼 주목된다. 의회조사국(CRS)의 라파엘 펄, 딕 낸토 두 연구원은 23일(현지시간) ‘북한의 미 화폐 위조’ 보고서에서 “미 정부 관계자들이 북한의 혐의를 법적 증거로 뒷받침할 필요성을 민감하게 느끼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북한 지도부를 노리에가 방식으로 기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 위폐 문제로 다수가 체포·기소되고 여러 사람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사실을 지적하면서 “미 의회는 노리에가를 마약 밀매 혐의로 고발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김정일에 대해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모색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1980년대 후반 의회의 지지 속에 행정부가 마누엘 노리에가 전 파나마 대통령을 기소했으며, 이후 파나마의 헌정 회복과 노리에가 체포·압송 명목으로 파나마를 침공했었다. 두 연구원은 그러나 북한 위폐 문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정책은 “현재로선 북한을 압박하면서 외교적 방식을 계속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정책의 무게 중심을 경제·안보 유인책을 통한 6자회담 성공에 두느냐, 아니면 경제 등 각종 압박을 계속하고 6자회담은 북한의 항복을 받아내는 수단으로만 사용하느냐에 대한 큰 전략적 그림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dawn@seoul.co.kr
  • 경기신보 대정부 건의문 채택

    경기신용보증재단(이사장 박해진)은 17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경기도 중소기업인 대회’를 개최하고 기업규제 철폐를 정부에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이날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등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행사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 지원이 미흡하고 수도권 기업에 대한 차별과 규제가 상존하고 있다.”며 ▲투자유인책과 특별지원대책 강구 ▲공장총량제 등 기업규제 폐지 ▲신용보증재원 확충 등을 촉구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미리 가본 베이징 ‘다산쯔 국제예술축제’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미리 가본 베이징 ‘다산쯔 국제예술축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현대예술의 최전선,‘다산쯔(大山子)’. 지난달 말, 이곳은 ‘베이징 다산쯔 국제예술축제’ 준비에 막 돌입한 모습이었다. 오는 4월로 세번째를 맞는 이 축제에는 세계 각지에서 10여만명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첫해 1만명 가량이던 관람객이 지난해에는 8만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그 보다 더 큰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봄만 해도 ‘개발이 시작돼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흉흉했던 이 곳이, 중국 최초의 ‘문화특구’로 지정된 것도 이같은 성과에 힘입은 것이다. 아름드리 나무들 사이로 늘어선 대형 공장 건물들. 당초 대규모 공장터였던 탓에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는 옛 흔적이 도리어 현대 예술과 어우러져 보인다. 잘 구획된 골목마다 미술전시장이 늘어서 있는가 하면, 여러 실내·외 공연장이 눈에 띈다. 실내 벽면에 ‘마오쩌둥주석 우리 마음의 붉은 태양’(毛澤東主席我們心中的紅太陽) 등의 선전문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스페이스(時態空間)’란 갤러리는 이미 명소가 됐다. 한 서점에 들어서니 곳곳에 사진기를 든 젊은이들로 붐빈다. 잘 진열된 현대 건축·미술 관련 각종 해외 잡지와 서적을 찍어대고 있다.‘볼 것’에 목마른 예술지망생들이다. 서점 점원 리우제(劉杰)는 “현대 예술에 관한한 베이징의 어떤 대형 서점보다 풍부한 서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했다.“그런만큼 많은 외국인과 학생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한 허름한 작업실을 찾으니 갖가지 인형 가운데 눈에 익은 ‘인민복을 입은 용’이 보인다. 이른바 ‘용머리 큰형님’(龍斗老大)’이다. 마오쩌둥 주석을 우화한 이 인형을 처음 제작한 진쩡허(金增鶴)는 제법 많은 양을 국내·외에 팔았다. 들여다 보기 어렵다는 작업실을 구경할 행운도 얻었다.20여평 남짓 공간에 가로, 세로 각 2m,3m짜리 창문이 2개.2층 길이가 넘는 높이의 돔형 천장에도 비슷한 크기의 유리창이 있어 채광이 뛰어나다. 공장 건물의 이점이다. 문 밖으로 대낮에도 컴컴한 복도 천장에 백열등 10여개를 켜놓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복도는 유명 영화의 촬영장소로도 쓰였다고 한다. 다산쯔는 더이상 ‘중국’만의 공간은 아니다.100여개의 화랑 가운데 절반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일본, 타이완 등 외국에서 왔다. 이 가운데 한국문화공간으로 ‘이음’이 들어선 것은 반갑다. 그리 멀지 않은 ‘지우창(酒廠)’이란 곳에도 한국 화랑과 예술가들이 몰려드는 중이다.“전 세계 유명 갤러리들과 예술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인 만큼 한국의 또 다른 국제예술 교류의 거점이 될 것”이라는 게 이음의 컨설턴트 정수영씨의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다산쯔가 한국인 밀집촌인 왕징(望京)과 인접한 건 묘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한 대형 갤러리의 중국인 관계자는 “이번 3회 예술축제가 끝나면 그림 값도, 작가의 명성도 뛰고 국제 무대에서 다산쯔의 영향력도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외국인과 전문 수집인들이 주요 고객인데 그림의 매매가 지금도 대단히 활발하다.”고 귀띔했다. 다만 다산쯔의 임대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게 문제이긴 하다. 이곳에 온지 2년 됐다는 한 중견작가는 “임대료가 딱 2배 올랐다.”고 전했다. 가난한 예술가들을 끌어모았던 유인책이 매력을 잃어가는 양상이다. 가난한 화가의 거리에서 ‘보보스’촌으로 변한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이나, 전위예술의 전진기지였다가 지금은 명품 숍의 전시장이 된 뉴욕의 ‘소호’처럼 다산쯔도 어떤 변신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산쯔는 활기에 넘친다. 분위기 좋은 카페와 음식점이 있고, 가구점과 패션샵이 공존한다. 주말 밤이면 각종 클럽 행사와 파티가 열리고 어떤 공연장은 나이트 클럽으로 변신하기도 한다.4월부터 한달간 열릴 축제가 다산쯔를 어떤 모습으로 바꿔놓을 지 궁금하다. jj@seoul.co.kr ■ 다산쯔의 어제와 오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다산쯔를 ‘문화동물원’으로 부른 중국의 한 원로 예술인이 있다. 또한 그는 이 곳을 “중국전자공업의 ‘역사박물관’”이라고도 했다. 다산쯔는 흔히 ‘798’로도 불린다. 공장지대에 붙여진 번호다. 과거 동독의 기술지원으로 1954∼57년 세워진 중국 전자산업의 요람이었다. 중국의 핵 프로그램과 위성발사기술, 대형 군사 및 산업 프로젝트의 주요 기술 거점이었던 곳이다.58년 공장 준공 이후 마오쩌둥(毛澤東) 국가주석으로부터 ‘휘호’를 받았을 때 노동자들의 사기와 자부심은 다른 곳과는 비교할 수 없었을 정도라고 당시 공장 노동자는 전했다. 그랬던 이곳에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90년대초다. 이 대형 국유기업은 80년대초부터 이익을 내지 못해 다른 공장으로의 노동자 이동이 시작됐고, 베이징의 도심 확대 등과 맞물려 사실상 폐업 상태에 빠지게 됐다. 비어가는 공장은 가난한 예술가들의 작업장과 숙소가 되기 시작했다. 다산쯔가 현대예술의 거점이 되기 시작한 것은 93년 무렵부터 해외에서 활동하던 중국 현대미술가들이 이곳에 돌아온 것과도 맞물린다. 물론 중국 최고의 미술계 대학인 ‘중앙미술학원’과 화가들의 집단 거주지였던 ‘화자디(花家地)’가 인근에 위치한 점과도 무관치는 않다. 특구로 지정되진 않았지만 베이징에는 이밖에도 ‘예술구(藝術區)’로 불리는 지역이 몇 곳 있다. 숭좡(宋莊) 등 자생적인 예술인 집단 거주지와 쒀자춘(索家村), 페이자춘(費家村) 등 화랑 밀집지역 등이 여기에 꼽힌다. 베이징 인근에 이같은 문화예술촌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이다. 가장 오래된 것은 위안밍위안(圓明園)으로 알려진다. 중국 개혁개방 이후에 형성된 곳이지만 곧 정부에 의해 폐쇄된다. 이후 형성된 예술촌이 숭좡과 베이징 남동쪽 퉁저우(通州)현의 건물밀집지역이다. 숭좡은 대표적인 화가 거주촌으로 다산즈의 많은 화가들이 이곳에서 옮겨왔다. 이 곳에선 지금도 일반인과 화가들이 작품세계를 교감할 수 있는 ‘화가 캠프’도 종종 운영된다. 뒤이어 둥춘(東村), 상위안(上苑), 란산(籃山) 등이 유명 예술가의 거주지와 작업실 밀집지역으로 자리잡는다. 이후 다산쯔에 엄청난 수의 예술가가 집결하면서 예술과 경제분야 모두에서 커다란 성과를 내자, 쒀자춘과 페이자춘 등에 갤러리와 복합 창작 및 전시공간들이 들어서 오늘날 예술촌이 구성됐다. 이렇게 형성된 예술촌은 해외 예술을 빨아들이는 흡입구요, 중국 현대예술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즈음해 중국의 최대 문화행사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징 다산쯔 국제예술축제’도 이 예술촌간의 활발한 교류의 결과로 성장한 것이다. jj@seoul.co.kr ■ 작가 진쩡허가 말하는 다산쯔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주류(主流)가 아니면 살 수도 없었던 중국 예술계에 한줄기 숨통을 틔워 줬다.” 다산즈에서 1년여간 작은 작업실과 전시공간을 갖고 있는 진쩡허(金增鶴·30).‘다산쯔가 무엇을 주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중국에는 엄청난 수의 예술가가 있다. 능력도 많지만 생존이 어렵다. 주류만이 겨우 살아나갈 수 있다. 어느 나라든 상황은 비슷하겠지만 중국의 현실은 대단히 심하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미술 작가들은 중국내에서 활동 공간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그나마 현대미술의 주류는 서양미술의 모방에 치우쳤다.”고 질타했다. 작품판매의 활로가 외국에 한정됐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화랑을 찾아가서 전속 계약을 해야 생활과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100명이 가서 5명도 계약을 따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내 것은 작품의 재료 자체가 비주류적인 것이어서 다산쯔가 아니었다면 활동 공간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한국은 전통을 잘 보존하고 있지만 중국엔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런(仁) 예술센터’ 매니저인 황이(黃毅)씨는 “쇼든 전시든 작품이든 표현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없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꼽았다. 물론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다른 지역에 비하면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얘기다.“그래서 전위적이고 실험적이고 특색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고, 외국인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콩에도 예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그는 “심지어 홍콩보다도 훨씬 현대적인 작품들을 이곳에 전시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유럽에서 여러 차례 전시회를 가졌다는 중견 화가 스신닝(石心寧)씨는 “많은 수의 예술가들이 모여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가까이서 다른 이들의 작품 활동을 지켜 보며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고, 전람회 등을 보면서 경쟁심리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jj@seoul.co.kr
  • [열린세상] 이공계의 중국어 교육 강화하자/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환절기에는 날씨가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다고 한다. 요즘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주재원들 심정이 그렇다.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중국 현지의 우리 기업 주재원들은 좋은 실적을 내며 회사발전의 1등 공신을 자처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들려오는 바에 따르면 우리 업체들의 현장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고 한다. 공급과잉으로 상당수 제품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영업실적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그동안 유명무실하던 노조들도 인금인상과 처우개선을 명분으로 경영권을 간섭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전가격 조사 등 외국인 투자업체에 대한 중국정부의 눈초리도 매서워지고 있다. 중국 현지 경영여건이 나빠질수록 우리 주재원들의 중국어 능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해진다. 산업과 기술이 체화(體化)한 중국어는 우리 엔지니어와 중국 근로자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품질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만 부적절한 중국어 사용은 괜스레 노사간 갈등만 증폭시킨다. 최근 중국 내수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우리 기업들 사이에서는 현지화가 최대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 진출 역사가 오래된 타이완을 포함한 화교계 기업과 일본·유럽 등의 다국적기업들은 이미 제품과 인력의 현지화를 추진한 지 오래되었고 최근에는 연구개발의 현지화까지 모색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현지화를 추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주재원들의 언어 능력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산업과 기술이 체화한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중국에 진출한 대다수 우리 기업은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공장을 운영하면서, 생산된 제품 역시 대부분 제3국으로 재수출하였다. 한마디로 중국어의 중요성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내수시장이 중요해지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상황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 현지 엔지니어들이 제품 현지화를 위해 직접 소비자들을 대면하고 중국 엔지니어들과 함께 제품개발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런데 이공계의 중국어 배우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당장 이공계 학생들이 영어 하나 배우기도 벅찬데 언제 중국어까지 공부해야 하느냐며 중국어 도전에 엄두를 못 내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에 있는 엔지니어들에게 중국어 학습을 권유하기란 더더욱 힘들다. 특히 중소기업 사장은 자사의 우수한 엔지니어들에게 중국어 교육시키기를 꺼려한다. 기껏 중국 현지에 파견해서 시간과 돈을 들여 중국통으로 양성해 놓으면 곧바로 조건이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공계 중국어 교육에 정부와 공공 부문이 나서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당장 시급한 일은 중국과 업무관계가 많은 중소기업의 엔지니어들에게 중국어를 교육시키는 일이다. 이들 인력이 결국은 국가자산이라는 생각으로, 정부가 양국간 채널을 통해 적절한 유학처를 알선해 주고 경비를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이 엔지니어들을 전공과 관련된 중국 대학에 1년정도 유학을 시키면 상당 부분 현장에서의 활용이 가능하다. 우리 기업중 이런 방법으로 효과를 본 기업들이 이미 상당히 많다. 또 이공계 학생들이 중국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개인 비전을 제시해주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중 양국간 학생교환 제도, 학점교류 제도, 장학금 지원 등이 당장 추진 가능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2만여 우리 기업은 다국적기업 또는 중국기업에 맞서 갈수록 힘든 경쟁을 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서 경쟁해 살아남을 때 우리의 미래도 보장된다. 군인이 전쟁터에 나갈 때 총을 들고 가야 하는 것처럼 우리 엔지니어들이 중국에 갈 때는 중국어로 무장해야 한다. 미래 한·중 관계의 주역인 이공계 학생들 역시 비전을 갖고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공계 중국어 교육강화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좋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할 때이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HACCP마크를 확인하라” 상품 광고때 의무화 추진

    앞으로 HACCP을 적용하는 식품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강화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6일 “식품제조업체들이 HACCP을 적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법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선 검토되고 있는 지원책은 HACCP 특설매장의 상설화다. 식약청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HACCP 적용상품 판매대를 따로 설치하도록 해 HACCP 제품의 인지도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식약청은 이번 주중 유통업체와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한 회의를 열어 이같은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텔레비전 등을 통한 식품 광고에 ‘HACCP 마크를 확인하라.’는 문구를 표기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식품위생법상 식품광고에 유통기간을 확인하라는 문구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 규정에 HACCP 마크도 적용되도록 법개정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HACCP을 적용하고 있는 국내 식품 업체는 2005년 말 기준으로 모두 205곳으로 10만개 이상의 식품 관련 업체 중 0.2%에 불과하다. 정부에서 ▲컨설팅 비용 지원 ▲종사자 교육 훈련비 지원 ▲세제 감면 ▲정부입찰 가점 등의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도입을 꺼리는 실정이다.HACCP 지정을 받기도 쉽지 않고, 투자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정부는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HACCP 적용을 올해 12월부터는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계획이다. 우선 1단계로 연매출액 20억 이상의 식품회사에 의무적으로 도입해 2012년까지 전면 확대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식약청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HACCP제품을 고집하면 업체들도 의무적용을 받기 전에 알아서 HACCP을 적용하려고 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당부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지방대 편입 엑소더스 막기 안간힘

    서울로, 서울로…. 서울 소재 대학보다 취업이 더욱 어려운 지방대 학생들의 ‘엑소더스’ 현상이 심각하다. 충남의 한 사립대에 다니다 군 복무 중인 김모(21)씨는 지난해 12월 학교측으로부터 털장갑 선물을 받았다. 상자에는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라는 총장 명의의 카드도 들어 있었다. 김씨는 “군대에 있는 학생들까지 챙겨줘서 고맙긴 하지만 왠지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는 “복학하고 나서 다른 학교로 편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학교측의 노력이라는 데 친구들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전남의 한 사립대는 올해부터 학교예산이 지원되는 해외 어학연수의 기회를 3,4학년 학생들에게만 주기로 했다.1,2학년 때 기껏 연수를 받고 나서 다른 학교로 편입해 떠나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취업난 심화 서울지역 대학으로 편입 급증 대학들이 학생들을 붙들어 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에 있는 이른바 ‘명문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힘들 만큼 청년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조금이라도 사회에서 더 ‘알아주는’ 대학으로 편입하려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신입생 정원을 채우는 것조차 힘든 지방 사립대나 ‘지명도’가 떨어지는 대학들은 학생들의 이탈 방지에 초비상이 걸렸다. 선물공세에 장학금·연수기회 제공까지 갖은 유인책을 제시하지만 편입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 학년에 1000여명이 정원인데,4개 학년을 다 합해도 재학생이 2000여명밖에 안 됩니다. 전교생 4000여명의 절반이 휴학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다른 학교로 편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에 있는 한 사립대 관계자의 말이다. 이 학교는 지난해 신입생 정원을 못 채운 상태에서 그나마 들어온 학생들도 나갈까봐 신입생의 절반가량에 총 8억원의 장학금을 주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재학생들이 편입을 하겠다고 새 학기 등록을 안 하면 학교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휴학신청 거부도…재입학 호소도 ‘애정공세’가 통하지 않으면 ‘완력’을 동원하기도 한다. 충청권에서 이공계 학과에 재학중인 박모(23·여)씨는 서울 소재 대학 예술계열로 옮기기 위해 지난해 말 자퇴를 했다. 원래 휴학만 하려고 했지만 학과장이 허락을 하지 않았다. 박씨는 “교수님을 찾아가 편입을 준비하겠다고 솔직히 말씀드렸으나 그런 이유의 휴학에는 사인을 해줄 수가 없다고 했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고 학교에 정나미도 떨어져 자퇴를 결정했다.”고 했다. 편입 준비생인 김영현(24·지방대)씨는 “휴학신청을 하러 갔더니 교수님께서 학생들 수를 유지하지 못하면 자신이 힘들다고 솔직하게 말하셔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올초 편입시험을 통해 지방대에서 서울 소재 대학 입성에 성공한 전모(25)씨는 “편입에 합격한 뒤 자퇴서를 내러가자 교직원이 ‘새로 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면 언제든 재입학할 수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자기미래 달린 편입 말릴 수 없어” 한 지방대 관계자는 “학기 초가 되면 조교와 교수들이 일일이 학생의 집에 전화를 걸어 새학기에도 학교 잘 다녀달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자기 미래를 걸고 편입하려는 학생들을 말릴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편입 경쟁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 소재 65개 대학들의 편입생 모집규모가 지난해 약 1만 2000명에서 올해 7300명으로 줄면서 더욱 심해졌다. 고려대는 지난해 92명 모집에 2985명이 지원,32.5대 1이었던 경쟁률이 올해에는 54.4대 1(56명 모집에 3047명)로 급등했다. 연세대도 지난해 14.0대 1에서 올해 18.5대 1이 됐고 성균관대(19.0대 1→28.9대 1)와 한국외대(15.0대 1→26.9대 1)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김준석 윤설영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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