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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00억원 누적 적자 의정부경전철 파산 신청…이르면 3월 최종 결정

    2000억원대 적자 부담을 못 견뎌 수도권 첫 경전철인 의정부경전철이 결국 만 5년도 못돼 11일 파산 신청을 결정했다. 이용객이 예상 수요에 턱없이 모자랐고 환승 할인과 경로무임승차 등 승객 유인책도 효과가 별로 없었던 탓이다. 의정부경전철은, 11일 의정부시와 의정부경전철에 따르면, 2012년 7월 1일 개통된 뒤 승객 수가 예상에 미치지 않아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적자가 2200억원을 기록했다. 애초 하루 7만 9049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개통 초기 1만5000명 수준에 불과했고 이후 수도권 환승할인과 경로 무임승차를 시행했는데도 3만 5000명에 그쳤다. 승객이 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경전철 투자기관들은 2015년 말 경전철 측에 사업 포기를 요구했다. 이른바 ‘사업 중도해지권’을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경전철 측은 사업 재구조화 방안을 마련해 투자기관들을 달랬고 이에 중도해지권 발동 시한은 지난해 말로 연장됐다. 경전철 측의 재구조화 방안은 사업 포기 때 받게 돼 있는 환급금 2천 500억원의 90%를 20년간 분할해 매년 145억원 가량을 달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의정부시 입장에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다. 수용할 경우 수도권 환승할인과 경로 무임승차 시행에 따른 연간 손실금 45억원까지 더해 매년 한해 예산의 2.5%에 해당하는 200억원가량을 경전철 측에 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사업 외에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가용 예산)이 매년 12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시 입장에서는 더더욱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일 수밖에 없다. 결국 시는 50억원+α를 제시하며 경전철 측과 6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결렬됐다. 이에 금융권이 중심이 된 의정부경전철 대주단(貸主團)은 지난 2일 오후 출자사들에 경전철 사업 중도해지권에 관한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고 결국 의정부경전철은 11일 이사회를 열어 파산 신청을 의결했다. 대주단이 의정부경전철에 발려준 돈은 3520여억원이다. 파산 신청에 따라 법원은 한 달 내에 관재인을 파견하며 관재인은 다시 한 달간 실사해 경전철을 계속 운행해야 할지, 파산해야 할지를 판단한다. 이때까지 경전철 관리운영권은 사업자에게 있으며 법원은 파산 선고와 동시에 의정부시에 실시협약 해지를 통보한다. 시는 차분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협약 해지에 따른 환급액수에 양측 견해차가 있는 만큼 시는 우선 소송에 대비하고 지방채를 발행해 환급금을 준비하기로 했다. 또 시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 업무추진비 삭감 등 긴축 재정을 통해 이른 시일 안에 지방채를 상환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경전철 관리운영권을 넘겨받은 뒤 조치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시는 대체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안과 위탁 운영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신청이 들어가더라도 당장 경전철이 멈춰서는 일을 없을 전망이다. 협약에 따라 법원의 파산 결정 때까지 기존 사업자가 경전철을 계속 운행한다.
  • 서울시의회 문형주의원 “일반고 전환 미림여고-우신고 예산지원 부실”

    서울시의회 문형주의원 “일반고 전환 미림여고-우신고 예산지원 부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형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3)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역점사업인 ‘일반고 전성시대’ 예산 지원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특히 2016학년도부터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된 미림여고와 우신고에 대한 예산 지원 방법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초 조희연 교육감의 공약이었던 ‘일반고 살리기’와 그 추진정책인 자사고(자율형사립고)의 일반고 전환 및 일반고 전성시대는 2016학년도에 미림여고와 우신고 2개교가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면서 본격화됐고,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확대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전환 학교에 대해 약 10억원의 전환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한편 ‘일반고 전성시대’는 서울 시내 187개의 일반고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다양화와 수업 개선을 통한 일반고 교육역량강화’ 및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을 존중하는 효율적인 진로진학지도’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학교당 7천만원부터 1억원의 범위에서 차등적으로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무너진 공교육을 정상화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형주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학년도에 미림여고와 우신고에 지원된 ‘일반고 전성시대’ 예산은 2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당분간 자사고의 교육과정 이수는 보장하면서 안정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시설기자재비는 선투자하고 교육과정운영비는 향후 5년간 연차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교육청은 상기의 2개교에 대한 일반고 전환 지원금은 문제없이 집행됐으나, 일반고 전환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일반고 전성시대 프로그램과 중복됨에 따라 일반고에 지원해야 될 전성시대 예산 중 중복되지 않은 일부 프로그램비 200만원만을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형주 의원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공약 정책사업인 일반고 살리기의 취지는 좋으나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과 일반고 전성시대의 추진정책에서 혼동이 되고 있어,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확대하고자 한다면 ‘일반고 전성시대’에 대한 별도의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총수 견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제도화 시급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총수 견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제도화 시급

    “지난 대선에서 경제 화두는 경제민주화라는 거시적인 문제였습니다. 재벌개혁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재벌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정치권에서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박상인 서울대 교수) 최순실 국정논란 사태 이후 재벌들의 정경유착을 끊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총수 중심의 대기업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과거에는 대기업에 대한 반감 정서에 그쳤다면 최순실 사태 이후에는 대기업의 구조개혁을 통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주장이 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국내 대기업들의 총수 중심 지배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입법 도입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 등 정치적 리스크가 분명한 사안에 총 700억원이 넘는 돈을 출연하면서도 견제장치로서의 이사회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이는 삼성그룹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라면서 “이것은 재벌들의 의사결정이 공식 의사결정 기구인 등기이사가 아닌 커튼 뒤에 숨은 총수들과 그 참모조직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 번째 현실적 대안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을 꼽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오너(총수)가 있는 국내 21개 대기업(자산 5조원 이상) 집단 중에서 8개 집단(SK·LG·GS·농협·한진·CJ·부영·LS그룹)만이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나머지 삼성·현대차·롯데·한화·현대중공업·두산·신세계·대림·금호아시아나·현대백화점·OCI·효성·미래에셋·영풍 등은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았거나 지주사 체제로 전환 중이다. 김 교수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지주사 요건도 그룹 총수가 아닌 이사회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우선 지주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요건을 100% 가까이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그룹 총수들이 순환출자고리 등을 통해 일부 지분으로 경영의 전체를 좌지우지하거나 지주사로 전환했더라도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여전히 일부 지분만으로 그룹 전체의 의사결정을 좌우하고 있다. 김 교수는 “단순히 법안의 강제성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보다 세법 등의 유인책으로 국내 지주사 체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미국의 예를 들었다. 미국의 경우 흑자를 내는 제조계열사와 적자를 내는 지주사가 함께 할인된 법인세를 납부할 수 있는 연결법인세 제도가 있는데 이는 지주사가 계열사 지분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때만 가능하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국내 지주사 체제의 보완과 함께 기업 거버넌스(통치방식)에 대한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사외이사 제도 등 현재의 국내 대기업 시스템은 미국의 제도를 많이 참고해 반영했는데 이는 총수가 모든 기업 경영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국내 재벌 기업 구조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 실효성이 부족하다”면서 “이스라엘 같은 경우 전체 사외이사의 3분의1을 소액주주들이 의무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안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원근 경남과기대 교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 지금이 재벌 지배구조 개혁이 이뤄질 수 있는 적기”라면서 “조금이라도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선 일단 법원에서 진행 중인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에서 합병비율 재산정 등 의미 있는 판결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동결 그친 이란 핵협상 반대했듯 트럼프, 北핵보유국 인정 안할 것”

    “동결 그친 이란 핵협상 반대했듯 트럼프, 北핵보유국 인정 안할 것”

    “美이익 위해 비핵화 압박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핵동결 협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전 미 국무부 한국과장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대북 정책: 트럼프 정부를 위한 제언’ 발표회에서 “이란에 줄 수 있는 영향 때문에 미 차기 정부에서 북한의 핵동결이나 부분적 제한에 대해 어떠한 고려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이 비확산 약속을 토대로 한 것이든 동결이라는 형식을 취한 것이든, 북한을 절대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서는 안 되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 핵협상에 대한 트럼프의 비판은 그가 북한의 핵동결 합의를 추구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에 동의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핵동결 수준에 그친 이란 핵협상에 반대한 만큼 북한에 대해서는 핵동결이 아닌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미국은 잘 만들어진 제재와 유인책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세부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더 큰 협력을 얻기 위해 트럼프는 중국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 요구 등 대중 정책에 대한 그동안의 상당수 언급들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북한의 인권 상황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나쁜 만큼 트럼프가 북한 인권에 대해 쿠바와 비슷한 수준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탈북자 미국 정착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유엔을 통한 대북 인권압박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킹 특사는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209명은 3만명에 달하는 한국 정착 탈북자 수에 비하면 적은 수지만 문화·언어 장벽, 제한적 지원을 감수하고도 모범적으로 정착해 미국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온라인만으로는 못 받는 ‘온라인 주담대’

    온라인만으로는 못 받는 ‘온라인 주담대’

    인터넷뱅킹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담보 설정이 필요한 주택담보대출도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혜택이 미미하고 서류를 제출하려면 결국 은행을 방문해야 하는 점 때문에 활성화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구 가입보다 금리 0.1% P 저렴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IBK기업 등 시중은행 대부분이 인터넷 또는 모바일로 가입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거나 개발에 들어갔다. 온라인 대출은 여러 차례 은행에 방문하지 않아도 미리 대출 가능 여부를 알아보고 상담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은행들은 내년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기 전에 최대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놓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S뱅크)으로도 가입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새 모바일 대출에서는 비대면 실명 확인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고객이 아니어도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인터넷뱅킹으로 신청하고 약정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KB i-STAR 모기지론’은 금리가 연 2.77~4.20%(5일 기준)로 은행 창구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0.1% 포인트 저렴하다. 2011년 가장 먼저 나온 KEB하나은행 ‘원클릭 모기지론’도 창구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금리가 0.1% 포인트 저렴하다. 우리은행은 ‘아이터치 아파트론’, ‘위비 전세론’ 등 인터넷과 모바일로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가장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더 많은 금리 혜택 등 유인책 필요” 그러나 이 상품들 모두 등기권리증 등 담보 설정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한 번은 은행에 와야 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리은행은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제외하고는 고객이 은행을 방문하는 대신 은행과 계약을 맺은 권리조사기관 직원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서류를 받아 오도록 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디지털금융 담당자는 “은행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해도 소유권 이전 등 대법원 등기 시스템으로는 아직 온라인으로 안 되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같은 비용이면 대면 상담을 더 선호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온라인 상품에 확실한 금리 혜택을 주는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0.1% 포인트 차이로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1억원 이상의 큰돈을 대출받을 때는 직접 은행에 가서 상담을 해야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은행 입장에서도 사업비나 인건비를 줄인 만큼 금리를 낮추면 온라인 활성화 효과는 있겠지만 주거래 고객을 확보하는 데는 대면 거래가 낫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온라인 주택담보대출을 내놓는 것은 그만큼 온라인 이용 고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인터넷뱅킹(모바일 포함) 이용 고객 수는 5567만명이다. 이 가운데 인터넷 대출 신청은 7~9월 2584건(432억원)이다. 4~6월(2358건)보다 9.6% 증가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동남아 국민 점수 매긴 日기관

    “미얀마 87점, 최고점. 태국 49점, 최저점….” 외국인 노동자를 소개·파견하고 관리하는 일본의 한 기관이 자체적으로 동남아시아 국가의 국민과 국민성을 평가한 점수를 공개했다가 차별이라는 비난 속에 논란이 일었다고 교도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외국인 기능실습생 감리기관인 ‘국제사업연구협동조합’은 최근 동남아 6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개호(노약자 돌봄) 업무에 적합한지 여부에 대한 평가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대상 국가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미얀마 등 6개국이다. 노인 및 환자 돌봄에 일손이 부족한 일본이 적극적으로 대체 인력 수입을 고려 중인 나라들이다. 개호 업무는 임금이 낮고 업무는 고돼 일본 내에서 일손을 찾기가 어려워 이 분야에 외국인력을 끌어들이는 조치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일본은 이들 외국인 개호 인력에 한국의 산업기술연수생 격인 외국인 기능실습생 자격을 부여해 정부 허가를 받고 입국시켜 업무를 익혀 일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 이 기관의 평가는 해당 국가 사람들이 개호 업무에 맞는 적성을 가졌는지, 연장자를 존중하는 국민성이 있는지, 학습 능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일을 쉽게 그만두는 편인지, 일본에 대해 동경이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했다. 모두 8개 항목으로 각 국가를 동그라미, 세모 등으로 평가한 뒤 총점(100점 만점)과 함께 공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외국인 차별 행위이며 평가 내용 역시 실제 업무 수행 능력과는 관계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평가표와 총점 등 해당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모두 삭제됐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뤄 온 이부스키 쇼우이치 변호사는 “채점 기준은 개호와는 거의 관계가 없었다”면서 “외국인을 값싼 노동력으로만 보는 사고방식이 뚜렷하게 드러나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조사를 기초로 해서 평가를 진행했다”며 “개호 시설이 인력을 받아들일 때 신중하게 판단하도록 돕고자 평가 결과를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단체의 일부 회원사도 “아무나 고용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옹호해 빈축을 샀다. 급속한 고령화와 인력 부족 현상을 함께 겪는 일본은 개호 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외국인 인력 유인책을 펴고 있다. 국회는 지난 18일 참의원에서 외국인 기술실습생이 개호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개호복지사 자격 취득자에게 일본 내 장기 체류 자격을 줄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하기도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경주 10월 관광객 지난해 동기보다 100만명 감소

    경주 10월 관광객 지난해 동기보다 100만명 감소

    ‘수학여행 1번지 경주’의 명성이 9·12 강진 여파로 큰 금이 갔다. 수학여행 시즌인 지난달 경주를 찾은 학교가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경주 관광객이 지난해 10월보다 100만명 이상 급감했다. 경주시는 지난 한달 동안 경주 관광객이 모두 74만 1000여명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77만 9000여명보다 무려 100만 3만 8000명이나 줄었다. 9·12 강진 이후 전국의 학교가 경주 수학여행을 대거 기피한 게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시 관계자는 “지진으로 전국 271곳의 학교 수학여행단(3만 5000여명)이 불국사지구 유스호스텔 10곳의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피해는 2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불국사지구 다른 숙박업소 25곳에도 예약 취소에 따른 피해가 15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9월 19일 규모 4.5 여진 발생 직후 경주에 있던 수학여행단 100여명이 긴급히 귀가한 이후 수학여행단이 아예 끊겼다. 경북도와 경주시, 지역 관광업계가 관광객 유치 만회를 위해 사적지 및 숙박업소 등의 입장료 무료·특별 할인 등의 다양한 유인책을 폈으나 별 소용이 없었다. 올가을 수학여행단 된서리를 맞은 경주 불국사 관광업계는 이달부터 관광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학여행단을 주 고객으로 하는 숙박업계는 관광 영업 피해에는 별다른 보상책이 전혀 없어 폐업 등 위기에 직면했다. 윤선길 경주 불국사 숙박협회장은 “지진 이후 경주를 찾은 수학여행단이 한 팀도 없는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벌써 몇 곳은 폐업하거나 경매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국 대학 구조개혁의 미래] 프라임·구조개혁에 ‘공대 쏠림’… 인문·기초과학 위기 심각

    [한국 대학 구조개혁의 미래] 프라임·구조개혁에 ‘공대 쏠림’… 인문·기초과학 위기 심각

    취업률 낮다고 학과 통폐합 추진 이공계열 증원엔 6000억원 지원 10년 뒤 이공계 인력 남아돌 우려 중앙대 비교민속학과 재학생이었던 정태영(26)씨는 2013년 4월 학교가 비교민속학과를 비롯해 가족복지학, 아동복지학, 청소년학 전공을 구조조정하려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소문은 얼마 후 사실이 됐다. 중앙대는 그해 6월 13일 교무위원회를 열어 이들 학과·전공을 폐지하거나 통합하는 학문 단위·정원 재조정안을 확정했다. 중앙대는 “4개 학과는 학부제 체제에서 학생들의 전공 선택 비율이 낮다”면서 “경쟁력 있는 학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설명했다. 학과 학생회장이었던 정씨를 비롯한 중앙대 학생 100여명이 본관 2층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지만, 학과는 결국 폐과됐다. 정씨는 3일 “다른 학과 증원을 위해 학생에게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일방적인 구조조정이었다”면서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인문학을 죽이고 취업률이 좋다는 이유로 공대를 살리겠다는 게 대학의 옳은 태도냐”고 했다. 학과 구조개혁으로 몸살을 앓은 것은 중앙대만이 아니다. 건국대는 지난해 영화학과와 영상학과를 합쳐 ‘영화애니메이션학과’로 개편했다. 텍스타일디자인학과와 공예학과를 합쳐 리빙디자인과가 됐다. ‘정체성이 다르다’는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도 학교 측은 낮은 취업률 등을 이유로 통폐합을 단행했다. 건국대는 올해 프라임 사업에 선정돼 또다시 대대적인 학과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올해 5월 KU융합과학기술원, 상허생명과학대학을 신설하고 동물생명과학대, 생명환경과학대, 생명특성화대를 통폐합하는 학사 구조 개편안을 내놓았다. ●연구개발비 대학 투자 비율 OECD 꼴찌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 계획은 이명박 정부의 계획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대학 구조개혁 평가로 대학의 등급을 나누고, 일정 점수 이하는 퇴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정원을 줄이는 동시에 공대를 축으로 다른 학과를 쳐내는 방식도 함께 진행한다. 3년간 6000억원을 지원하는 ‘프라임사업’(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은 이런 정부의 기조를 반영한 핵심 사업이다. 이 사업은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정원을 줄이고 공학계열을 늘리는 대학들을 평가해 지원금을 3년 동안 준다. 교수 사회의 반발과 학생들의 혼란 등으로 인해 선뜻 구조조정에 나서지 못하는 대학들에 대한 유인책 성격이 강하다. 건국대, 숙명여대, 원광대, 상명대 등 21개 대학이 선정돼 올해부터 3년 동안 지원받고 학과를 키운다. 사업은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4~2024년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 전망’을 배경으로 한다. 10년간 대학과 전문대 졸업생은 계속 줄어들며, 현재 대학 정원 약 56만명이 그대로 유지되면 2024년에는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대학 정원이 약 16만명을 웃돌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대학의 사회계열과 사범계열은 각각 21만 7000명, 12만명씩 남아 돌고, 인문계열도 10만 1000명의 초과 공급이 예상됐다. 전문대의 경우 사회와 자연계열이 각각 22만 8000명, 13만 9000명씩 인력 초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반대로 전공계열별로는 4년제 대학 공학·의약계열에서 21만 9000명, 전문대 공학계열에서 6만 1000명의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학계열을 축으로 헤쳐 모이는 식의 사업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의 이공계 육성 방침이 기초과학과 인문학 등을 위축시키는 데 대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박기영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공계 채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다소 낮은 감이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면 10년 뒤에는 오히려 이공계 인력이 남아 도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 “이공계 쏠림으로 기초과학이 휘둘려 버리면 가뜩이나 기초과학이 약한 우리나라 대학에서 제대로 된 인력을 배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OECD 통계에는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투자가 1위라는 사실이 많이 알려졌다. 그러나 연구개발의 주체인 대학의 비중은 OECD 평균인 18%의 절반에 불과한 9%로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박 교수는 이와 관련해 “연구비 부족으로 실험실 문을 닫지 않으려고 교수들이 기획 연구와 기업체 입맛에 맞춰야 하는 용역 연구를 해야 하고, 공대 중심의 학과 구조개혁은 이런 현상을 가속화해 결국 기초과학의 기반을 약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감축 5351명 중 2626명이 인문사회계 인문학의 기반 약화 역시 예정된 바다. 프라임사업에 선정된 21개 대학이 올해 입시부터 학과를 구조조정하면서 모두 5351명에 이르는 정원이 이동하게 되는데, 인문사회가 2626명으로 감축 인원이 가장 많았다. 자연계열 정원 감소는 1479명이었다. 임재홍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인문학이나 자연계열은 10년 이상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학문 분야로, 종합대학이 이를 맡는 수밖에 없다”면서 “교육부가 3년짜리 프라임사업과 같은 것으로 대학을 흔들기보다 전체 학문 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기초학문을 제대로 키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백악관 “崔 사태, 한국인들이 논할 문제” 선긋기

    亞전문가 “日과 외교개선 둔화”朴대통령 외교력 약화 우려 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구체적 언급을 삼간 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 국무부는 ‘최순실 스캔들’이 어디로 튈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내 아시아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력 약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 전용기에서 한 브리핑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및 측근과 관련된 한국의 정치위기 상황을 주목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관련 보도를 봐서 알고 있다”면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따로 보고하지는 않았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는 한국의 국내 정치 상황에 관련된 것으로, 한국인들이 논의하고 토의할 문제”라며 “내가 이 자리에서 관여할 그런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할 기회를 가졌다. 두 정상은 올가을(9월 6일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라오스에서 만나 우리가 직면한 역내 공통의 안보 우려 사안들에 대해 논의했다”며 “또 두 정상은 한국 국민에게 안보를 제공하기 위한 협력 노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한·미 동맹은 굳건하며, 그 한·미 동맹에 대한 우리의 약속 역시 굳건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아시아 전문가 스캇 시먼 선임연구원은 2일 ‘한국 정부 안정성 평가’ 보고서에서 “이번 스캔들은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한국의 노력을 둔화시킬 것”이라며 “특히 대중 및 정치적 반대가 일본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맺으려는 박 대통령의 최근 계획과, 지난해 맺은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공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먼 연구원은 이어 “최순실 게이트가 박 대통령의 판단과 그녀의 민감한 정보 관리력 그리고 최씨가 일본과 관련된 박 대통령의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의심을 촉발시켰다”며 “이번 스캔들로 정보보호협정이 연내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는 내년 12월 대선에 출마할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위안부 합의를 재협상하거나 깨겠다고 한다면 한·일 간 좌절감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스캔들이 내년 말로 예정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계획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조만간 미사일을 또 발사한다면 여야가 박 대통령의 사드 배치와 대북 강경 접근을 더 지지하는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 정보국장 “北 핵포기 안 해… 핵능력 제한이 최선”

    美 정보국장 “北 핵포기 안 해… 핵능력 제한이 최선”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5일(현지시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제한하는 정도이지만 북한이 엄청난 유인책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미 정부가 추구해 온 ‘한반도 비핵화’ 정책과 배치되는 입장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 당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북핵 불용 의지는 변함없이 강력하다”고 일축했다. 클래퍼 국장은 이날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세미나에서 “북한을 비핵화하겠다는 것은 아마도 ‘가망이 없는 것’(lost cause)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북한)은 그것(비핵화)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핵개발)은 ‘그들의 생존을 위한 티켓’(ticket to their survival)”이라고 밝혔다. 2014년 11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그는 “내가 거기(북한)에 있었을 때 그들(북한)의 (핵을 보유한) 유리한 위치에서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 잘 알게 됐다”며 “그들은 포위돼 있고 매우 피해망상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이) 그들의 핵능력을 포기할 것이라는 생각은, 그것이 무엇이든 그들에게는 재고할 가치가 없는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클래퍼 국장은 또 “우리가 아마도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일종의 ‘제한’(cap)”이라며 “그러나 그들이 우리가 단지 요구한다고 해서 그것(제한)을 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중대한 유인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핵개발 제한 또는 중지를 이끈 ‘이란식 협상’이 북한에도 가능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클래퍼 국장의 발언은) 우리(미국) 정부의 입장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정책목표는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이며 미국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도 강한 압박과 제재를 가해 북한이 비핵화 외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담배 끊으면 현금 준다”… 금연 성공률 3배로

    “담배 끊으면 현금 준다”… 금연 성공률 3배로

    주민들의 금연을 유도하기 위해 현금 인센티브라는 ‘당근’을 꺼내 든 서울 노원구의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담뱃값 인상 등 ‘채찍’ 위주의 금연 정책을 시행하던 정부에도 큰 힌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에 따르면 구의 금연 인센티브 정책에 따라 24개월간 담배 끊기에 성공한 구민이 지금껏 115명 나왔다. 구 금연클리닉에 ‘담배를 끊겠다’는 의사를 밝힌 주민이 465명이니 성공률은 24.7%다. 구는 2014년 8월 ‘금연도시 노원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금연 성공 지원금으로 ▲12개월 성공 때 현금 10만원 ▲18개월 성공 때 10만원 상당 문화관람권 ▲24개월 성공 때 현금 10만원 등 최대 30만원을 주기로 했다. 현금 등 인센티브의 재원은 아파트, 식당 등 흡연금지구역에서 거둬들인 과태료다. 구가 2014년 이후 징수한 과태료는 5억 4000만원이다. 현금 유인책을 동원한 금연 정책 덕에 노원구의 흡연율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구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2013년 40.7%에서 2014년 36.7%, 2015년 35.4%까지 줄었다. 서울시민 전체의 지난해 흡연율 37.4%보다 낮은 수치다. 구는 2018년까지 성인 남성 흡연율을 30%까지 끌어내릴 계획이다. 24개월 금연에 성공한 유희정(59)씨는 “금연 성공 지원금으로 가족과 외식도 하고 영화도 보면서 동기부여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 금연클리닉은 보건소 2층에 있으며 매주 수요일엔 야간 운영하고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전에는 토요 금연클리닉을 운영한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담뱃값 인상만으로는 흡연을 잡을 수 없다. 담뱃세 인상 뒤 판매량이 잠시 떨어졌지만 최근 반등하고 있는 게 증거”라며 “중앙정부도 흡연자에게 거둬들인 세금은 금연을 위해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안이한 현실 인식이 위기 심화시켜… 경제팀,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 줘야”

    건설·투자 단기처방으론 역부족 부동산·가계부채 선제대응 필요재정통화당국 신경전 벌일 땐가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안이한 현실 인식과 일관성 없는 대응이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경기 활성화의 처방을 놓고 공공연히 신경전을 벌이는 데 대해서도 비판이 많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8일 정부가 현실을 너무 느슨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장기 저성장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상황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는 지속적으로 위기 상태에 있었다”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마저 어려움에 직면했다면 그 아래에 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을 것이라는 절박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건설과 투자 유인책과 같은 단기적 처방으로는 지금의 장기 저성장 구조를 바꿀 수 없는데 여기에 너무 매달리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서야 겨우 시작한 조선, 해운 등 업종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외부에 탓을 돌리고 있는데,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면서 “갈등을 예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는 것을 망각했거나 스스로 산업정책의 밑그림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과 다름없다”고 했다. 앞뒤 안 맞는 경제 정책이 상황을 더욱 나쁘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알면서도 정부는 재정 정책을 할 만큼 했으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그러면서 가계부채를 우려해 부동산 대출을 막는 등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정을 택하든지 단기 부양을 택하든지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는데, 지금 경제팀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동산과 가계부채, 청년실업의 실상에 대해 정부가 정직하게 밝히지 않은 채 계속 처방을 미루고 있다”면서 “그 시기를 놓치면 차기 정부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 지금의 몇 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부처와 한국은행이 내부적으로 정책 협조가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경제가 위기일 때는 부총리가 강한 그립(장악력)을 갖고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유일호 부총리가 국회의 입법 지연 등을 이유로 지금의 경제 상황에 상응하는 수준의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단독]세종대로 2곳 중 1곳 내진설계 확인 안돼… 불안한 국가 상징路

    [단독]세종대로 2곳 중 1곳 내진설계 확인 안돼… 불안한 국가 상징路

    세종회관·시청·역사박물관 등 9곳만 내진설계 문서 확인 가능 서울의 문화·행정 중심지인 세종대로의 대형건물 두 곳 중 한 곳은 내진설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지난달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이 서울에서 발생한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깜깜이’ 상태인 것이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12일 ‘경주 강진’ 이후 이명박 정부 때 ‘국가상징거리’로 지정, 조성한 서울 광화문 삼거리에서 서울역 사거리 도로(2.2㎞) 주변 대형 빌딩 20곳의 내진설계 여부를 조사했다. 우선 서울시와 해당 구에서 관련 문서를 확인하고, 문서로 확인되지 않았을 때는 직접 빌딩 관계자와 통화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 결과 20개 주요 건물 중 9개의 건물이 설계도 등 행정 문서로 내진설계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두로 “내진설계를 했다”고 주장한 건물을 포함하면 국가상징거리 주요 건물의 14곳이 내진설계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즉 70%가 내진설계가 된 것이다. 문제는 국가 상징거리 주요 건물 중 ‘70%의 내진설계 주장’을 신뢰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 사실을 확인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였다. 서울시 관계자도 5일 “1988년 내진설계가 법제화된 이후 신축 허가를 받거나 리모델링한 빌딩은 내진설계 여부를 문서로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 지은 빌딩은 행정 문서상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학계 “서울 밑에 큰 단층” 경고 건축물 대장과 구조안전확인서 등 관련 문서를 살펴본 결과 내진설계가 돼 있는 곳은 세종문화회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서울시청, 서울도서관, 서울파이낸스센터, 한화금융네트워크, 태평로빌딩,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호텔, 현대해상본사 등 9곳에 불과했다. 세종대로의 주요 건물 중 문서상 내진설계가 확인된 비중은 45%로 서울의 내진설계 건물 비중인 약 26%의 두 배에 가깝다. 나머지 11곳은 문서상 확인이 불가능했다. 이는 1988년 내진설계 법제화 이전 지은 빌딩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직접 11곳의 내진설계 여부를 해당 빌딩 관계자에게 확인했다. 그 결과 KT광화문지사와 교보생명빌딩, 코리아나호텔, 부영태평빌딩, 연세대 세브란스 빌딩 등 5곳은 “법제화 이전이지만 자체적으로 내진설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본관빌딩, 신한은행 본점, 프레스센터, 서울특별시의회 본관·별관 등 5곳은 “안 돼 있다”고 밝혔다. 1950~60년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주한미대사관은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답이 없었다. 문서와 해당 빌딩 관계자의 말 등을 종합하면 세종대로의 주요 건축물은 70%가 내진설계 건물인 셈이다. 중구 관계자는 “세종대로 주변의 대형 빌딩은 내진설계 의무 대상이 아님에도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 같지만 문서상으로 확인이 안 되고 ‘내진설계를 했다’는 대형빌딩을 점검하거나 확인한 적은 없다”면서 ‘세종대로 주요 건물 70% 내진설계 주장’의 진실성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1988년 이후에 지은 건물이라도 지진이 나 봐야 내진설계 반영 여부를 알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극단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건물주들이 시공단계에서 건축비를 아끼려고 내진 건축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이런 ‘극단적 불신’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국토해양부나 서울시 또는 공신력 있는 공기관 등에서 각 건물의 내진설계 여부를 정밀하게 조사해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문병욱 현대건설 건축연구개발실 대리도 “건물을 하나하나 전수조사하기는 쉽지 않지만 증·개축 등을 할 때 내진설계를 하고 구조안전확인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8년 이전에 지어진 대형빌딩이 많은 광화문과 명동, 종로 등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1988년 이전 지어진 서울시내 대형빌딩을 대상으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질학계의 원로인 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 밑에 큰 단층이 지나간다. 지진의 시기는 불규칙하지만 서울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내진설계 의무화는 1988년 건축법 개정으로 6.0 지진에 견디도록 도입됐고 몇 차례 개정을 거친 뒤 2015년 3층 이상 또는 연면적 500㎡ 이상인 건물까지 범위가 확대된 상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 시내 건축물 63만 3565동 가운데 내진설계 의무화 이전 건물은 33만 7526동으로 53.3%에 달한다. 그러나 민간 건축물은 내진 보강을 법으로 강제할 수 없어 정부와 지자체는 골머리만 앓고 있다. 사유물이기 때문에 유인책 마련밖에 못 하는 셈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 5월 ‘지방방재개선대책’을 발표하면서 노후 민간건축물이 내진 성능을 확보하면 취득세와 재산세 각각 50% 감면, 건폐율 및 용적률 완화 등을 해 주겠다는 당근책을 던졌다. 대책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이미 지어진 건물의 내진 보강은 ‘단일부재 보강’과 ‘시스템 보강’의 두 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 먼저 어디가 취약한지 내진 성능을 평가하고 나서 기둥에 철근을 덧대 더 두껍게 보강하거나 철판으로 된 벽체를 추가로 두르는 것을 단일부재 보강이라고 하고, 한 층에 있는 기둥과 기둥 사이를 튼튼하게 연결하는 것을 시스템 보강이라 일컫는다. ●“건축구조기술사 설계 참여 법제화를” 건축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진 성능을 확보하는 데 적게는 수백만원밖에 안 들지만, 건축주들은 그것조차 아끼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 세금 감면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건축법시행령 32조 제2항에 따라 노후 건축물 중 내진 보강을 하려는 건물은 건축사가 총괄해 구조안전확인서를 작성하고 시에 제출해야 한다. 건축사가 총괄하는 과정에서 건축구조기술사는 ‘협력’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건축사 위주의 우리 건설현장을 바꿔야 한다는 건축구조기술사협회 등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설계와 시공뿐 아니라 건축안전 등 모든 건축 과정을 건축사가 틀어쥐면서 ‘건물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광량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은 “건물의 뼈대에 관한 전문가인 건축구조기술사가 법적으로 ‘건축관계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건물의 설계부터 기초 골조공사, 마감재 작업이 끝날 때까지 건축구조기술사가 참여할 수 있는 법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훈 전남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내진설계가 건물의 안전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내일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치밀하게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내년부터 건축물 대장에 내진설계 여부를 명시토록 한건 효과가 있을 것이고 거기에는 ‘모두가 지진을 함께 대비하자’는 사회적 합의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공 건축물의 내진 보강은 경주 지진을 계기로 보다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3일 공공건축물 총 1334곳 중 내진 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251곳에 대해 내진 성능 평가를 내년까지 마치고 내진 보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단독]세종대로 2곳 중 1곳 내진설계 확인 안돼…불안한 국가 상징路

    [단독]세종대로 2곳 중 1곳 내진설계 확인 안돼…불안한 국가 상징路

    서울의 문화·행정 중심지인 세종대로의 대형건물 두 곳 중 한 곳은 내진설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지난달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이 서울에서 발생한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깜깜이’ 상태인 것이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12일 ‘경주 강진’ 이후 이명박 정부 때 ‘국가상징로’로 지정, 조성한 서울 광화문 삼거리에서 서울역 사거리 도로(2.2㎞) 주변 대형 빌딩 20곳의 내진설계 여부를 조사했다. 우선 서울시와 해당 구에서 관련 문서를 확인하고, 문서로 확인되지 않았을 때는 직접 빌딩 관계자와 통화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 결과 20개 주요 건물 중 9개의 건물이 설계도 등 행정 문서로 내진설계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두로 “내진설계를 했다”고 주장한 건물을 포함하면 국가상징로 주요 건물의 14곳이 내진설계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즉 70%가 내진설계가 된 것이다. 문제는 국가 상징로 주요 건물 중 ‘70%의 내진설계 주장’을 신뢰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 사실을 확인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였다. 서울시 관계자도 5일 “1988년 내진설계가 법제화된 이후 신축 허가를 받거나 리모델링한 빌딩은 내진설계 여부를 문서로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 지은 빌딩은 행정 문서상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학계 “서울 밑에 큰 단층” 경고 건축물 대장과 구조안전확인서 등 관련 문서를 살펴본 결과 내진설계가 돼 있는 곳은 세종문화회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서울시청, 서울도서관, 서울파이낸스센터, 한화금융네트워크, 태평로빌딩,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호텔, 현대해상본사 등 9곳에 불과했다. 세종대로의 주요 건물 중 문서상 내진설계가 확인된 비중은 45%로 서울의 내진설계 건물 비중인 약 26%의 두 배에 가깝다. 나머지 11곳은 문서상 확인이 불가능했다. 이는 1988년 내진설계 법제화 이전 지은 빌딩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직접 11곳의 내진설계 여부를 해당 빌딩 관계자에게 확인했다. 그 결과 KT광화문지사와 교보생명빌딩, 코리아나호텔, 부영태평빌딩, 연세대 세브란스 빌딩 등 5곳은 “법제화 이전이지만 자체적으로 내진설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본관빌딩, 신한은행 본점, 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서울특별시의회 본관·별관 등 5곳은 “안 돼 있다”고 밝혔다. 1950~60년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주한미대사관은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답이 없었다. 문서와 해당 빌딩 관계자의 말 등을 종합하면 세종대로의 주요 건축물은 70%가 내진설계 건물인 셈이다. 중구 관계자는 “세종대로 주변의 대형 빌딩은 내진설계 의무 대상이 아님에도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 같지만 문서상으로 확인이 안 되고 ‘내진설계를 했다’는 대형빌딩을 점검하거나 확인한 적은 없다”면서 ‘세종대로 주요 건물 70% 내진설계 주장’의 진실성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1988년 이후에 지은 건물이라도 지진이 나 봐야 내진설계 반영 여부를 알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극단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건물주들이 시공단계에서 건축비를 아끼려고 내진 건축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이런 ‘극단적 불신’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국토해양부나 서울시 또는 공신력 있는 공기관 등에서 각 건물의 내진설계 여부를 정밀하게 조사해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문병욱 현대건설 건축연구개발실 대리도 “건물을 하나하나 전수조사하기는 쉽지 않지만 증·개축 등을 할 때 내진설계를 하고 구조안전확인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8년 이전에 지어진 대형빌딩이 많은 광화문과 명동, 종로 등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1988년 이전 지어진 서울시내 대형빌딩을 대상으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질학계의 원로인 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 밑에 큰 단층이 지나간다. 지진의 시기는 불규칙하지만 서울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내진설계 의무화는 1988년 건축법 개정으로 6.0 지진에 견디도록 도입됐고 몇 차례 개정을 거친 뒤 2015년 3층 이상 또는 연면적 500㎡ 이상인 건물까지 범위가 확대된 상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 시내 건축물 63만 3565동 가운데 내진설계 의무화 이전 건물은 33만 7526동으로 53.3%에 달한다. 그러나 민간 건축물은 내진 보강을 법으로 강제할 수 없어 정부와 지자체는 골머리만 앓고 있다. 사유물이기 때문에 유인책 마련밖에 못 하는 셈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 5월 ‘지방방재개선대책’을 발표하면서 노후 민간건축물이 내진 성능을 확보하면 취득세와 재산세 각각 50% 감면, 건폐율 및 용적률 완화 등을 해 주겠다는 당근책을 던졌다. 대책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이미 지어진 건물의 내진 보강은 ‘단일부재 보강’과 ‘시스템 보강’의 두 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 먼저 어디가 취약한지 내진 성능을 평가하고 나서 기둥에 철근을 덧대 더 두껍게 보강하거나 철판으로 된 벽체를 추가로 두르는 것을 단일부재 보강이라고 하고, 한 층에 있는 기둥과 기둥 사이를 튼튼하게 연결하는 것을 시스템 보강이라 일컫는다. ●“건축구조기술사 설계 참여 법제화를” 건축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진 성능을 확보하는 데 적게는 수백만원밖에 안 들지만, 건축주들은 그것조차 아끼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 세금 감면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건축법시행령 32조 제2항에 따라 노후 건축물 중 내진 보강을 하려는 건물은 건축사가 총괄해 구조안전확인서를 작성하고 시에 제출해야 한다. 건축사가 총괄하는 과정에서 건축구조기술사는 ‘협력’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건축사 위주의 우리 건설현장을 바꿔야 한다는 건축구조기술사협회 등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설계와 시공뿐 아니라 건축안전 등 모든 건축 과정을 건축사가 틀어쥐면서 ‘건물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광량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은 “건물의 뼈대에 관한 전문가인 건축구조기술사가 법적으로 ‘건축관계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건물의 설계부터 기초 골조공사, 마감재 작업이 끝날 때까지 건축구조기술사가 참여할 수 있는 법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훈 전남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내진설계가 건물의 안전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내일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치밀하게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민간 건축물은 건축물 대장에 내진설계 여부를 명시토록 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고 거기에는 ‘모두가 지진을 함께 대비하자’는 사회적 합의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공 건축물의 내진 보강은 경주 지진을 계기로 보다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3일 공공건축물 총 1334곳 중 내진 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251곳에 대해 내진 성능 평가를 내년까지 마치고 내진 보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커버스토리] 더 편리한 스마트 머니인가 보이지 않는 전자족쇄인가

    [커버스토리] 더 편리한 스마트 머니인가 보이지 않는 전자족쇄인가

    2018년 어느 날. 서강대에 다니는 김서울 학생이 등굣길에 학교 앞 서점에 들렀다. 전공수업에 필요한 책을 집어 든 김씨는 계산대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디지털 가상화폐인 ‘서강코인’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했다. 잔액 3만원이라는 글씨가 스마트폰 화면에 뜨자 책값 1만 6000원을 입력하고 휴대전화로 서점 계산대에 있는 서강코인 QR코드를 스캔했다. 화면에 서점이 인식되자 그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결제 버튼을 눌렀다. 점심시간이 됐다. 돈가스를 먹으러 학생식당으로 향했다. 이날은 마침 얼마 전 학과 행사 진행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일당’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밥을 먹던 김씨가 진동이 울리던 스마트폰을 확인하니 서강코인으로 11만 4000원이 입금돼 있었다. 점심값 8000원을 서강코인으로 결제하자 학과 동기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알림이 떴다. 가을학기 동기 엠티를 가기 위해 회비를 걷는다는 내용이었다. 공지창에는 과대표의 코인지갑 주소가 적혀 있었다. 김씨는 서강코인 앱에 과대표의 지갑 주소를 입력한 뒤 엠티비 1만원을 송금했다. ‘비트코인’을 계기로 널리 알려진 디지털 가상화폐를 도입하기로 한 서강대의 미래 모습이다. 한데 이런 모습은 비단 서강대 학생만의 것이 아닐 듯하다. 이미 우리 주변 곳곳에 디지털 가상화폐가 자리를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서울시만 해도 현행 전통시장 온라인상품권을 조만간 디지털 가상화폐로 교체할 방침이다. ‘화폐 없는 사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런 사회로 가는 과도기는 분명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화폐는 일단 두 얼굴로 다가오고 있다. 지갑이 가벼워지고, 돈 흐름의 분석이 가능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개인의 소비 형태까지 일일이 알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통제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서강대 서강코인, 스마트폰 앱 통해 돈 충전·송금 서강대는 지난 8월 스타트업 ‘더루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화폐 플랫폼 ‘서강코인’을 학내에서 테스트했다. 서강코인을 이용하면 학생과 교직원이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돈을 충전하거나 송금을 받을 수 있다. 현금과 서강코인의 교환 비율은 1대1이었고, 교내 몇 개 업체에서 실험했다. 이 테스트에 참여했던 직원들은 학내에서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편리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업의 자문을 맡은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내년 1월부터 교내에서 시범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적으로 협력 학교인 연세대, 고려대, 숭실대, 성신여대 등도 연계해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루프 관계자는 “아직은 테스트 상태라 QR코드를 읽어서 계산하지만 향후에는 바코드 등 다양한 형태의 결제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에스코인, 온누리 상품권을 디지털화 서울시도 지난 6월 ‘4대 핀테크 시범사업’ 중 하나로 ‘에스코인’(S-coin)을 선정했다. 에스코인은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을 디지털화한 가상화폐다. 서울시는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급하던 공무원의 복지 포인트 일부를 에스코인으로 대체해 주고, 장기적으로 전통시장 외에 소상공인 상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1분기에 사업자 공모를 시작할 것”이라며 “에스코인이 도입되면 시장 상인들은 상품권을 현금으로 다시 교환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분실·도난의 위험이 사라지고 종이 상품권과 달리 여러 상점에서 소액 결제가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의 시초는 ‘비트코인’이다. 블록(block)은 한 번의 거래기록을 말한다. 따라서 블록체인(block chain)은 휴대전화에 저장되는 거래기록들, 즉 공공거래장부다. 예전에는 내가 타인에게 돈을 보내려면 신뢰도가 높은 금융기관이 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았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금융기관의 역할을 공공거래장부가 대신한다. 쉽게 말해 거래가 잘못됐다면 양자가 장부의 거래기록을 토대로 바로잡으면 된다. 따라서 화폐의 발행자나 관리자가 필요 없다. 비트코인의 경우 수학문제를 풀면 화폐의 양이 늘어난다. 에스코인의 경우 초기에는 서울시가 온누리 상품권을 에스코인으로 변환해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후에 전통시장 상품권의 인기가 떨어져 1만원짜리를 9000원의 현금으로 사고팔든, 상품권의 양이 늘고 줄든 서울시가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중앙 서버가 모든 돈의 움직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킹에 대해 저항력이 높다. 이군희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화폐는 기존의 중앙집중 관리형이 아닌 분권형 네트워크 시스템이기 때문에 모든 사용자의 거래 장부를 동시에 조작하지 않는 이상 위조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강대·서울시의 가상화폐는 그 기반이 블록체인이라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같지만, 사용자나 사용처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만들 수 있는 ‘특수목적형 화폐’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서강대 관계자는 “학생이나 교직원이 서강코인을 특정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다는 것은 학교가 장학금이나 직원의 복지포인트 등을 지급하는 단계에서 이미 사용처를 어느 선까지 지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장학금으로 지급된 서강코인은 서점 등 학업 관련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설정하는 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도 “기존의 종이 상품권은 사용량만 추적할 수 있지, 실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됐는지 정밀한 분석을 할 수 없었다”며 “가상화폐의 경우 소비 패턴에 대한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심층 분석과 데이터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 등을 수립하는 데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패턴 심층분석 가능… ‘빅브러더’ 우려 이렇게 사용 목적에 부합하도록 설계한 가상화폐를 전문가들은 ‘스마트 머니’라고 부른다. 인호 고려대 정보통신대학 컴퓨터학과 교수는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쓰임새에 맞게 돈의 기능을 설계하고 배포하는 ‘프로그래머블 머니’(programmable money)의 활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나 널리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배포 이후 조절이 어려운 기존 화폐의 특징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돈의 진화’라고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진 교수는 “서강코인과 같은 지역공동체 화폐는 지역 안의 업체에서 소비를 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능케 한다”며 “예전에는 쿠폰이나 할인 등을 통해 돈을 쓰도록 유도했지만 앞으로는 화폐 자체의 용도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유인책들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계와 추적이 가능한 통화가 ‘빅브러더’(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매정보가 빅데이터로 저장되면 소비 행동 하나하나가 감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서강대 재학생 박모(23)씨는 “아무리 학교에서 목적을 갖고 지급하는 돈이라 해도 사용처까지 제한하는 건 학생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며 “학생의 입장에서는 학교 내에서는 현금을 가상화폐로 변화해서 쓰고 밖에서는 현금을 쓰는 식이기 때문에 복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성준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정책적 선택의 문제”라며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공개되는 정보의 범위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성 수준을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군희 교수는 “중앙 통제가 없는 가상화폐의 특성상 감시문제보다도 오히려 지나치게 익명성이 보장돼 테러자금 등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더 크다”며 “최근 해커들이 해킹한 정보를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게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가벼워진 지갑… “경제 활성화” vs “과도한 통제” 그럼에도 가상화폐 상용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서강대 관계자는 “서강코인 사업을 정식으로 시행하려면 대학을 금융기관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대부업 등록과 은행업 등록 모두 조건 충족이 어려워 우선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널리 쓰일지, 즉 상용화 여부도 아직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노상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이 성공하려면 우선 결제에 필요한 앱 등 인프라를 이용자들에게 보급해야 하는데, 현재의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거나 과거에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등의 충분한 유인 동기를 제공할지 미지수”라며 “아직은 디지털 가상화폐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실험을 한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권익위에 상담 쇄도… 1위 “선생님 간식 정말 안 되나요?”

    경미한 신고도 전원위 상정 결론 김영란법 시행 이틀째인 29일 어린이집, 초등학교 등 교사와 학부모에게서 상담전화가 쇄도했다고 국민권익위원회는 밝혔다. 권익위 서울사무소 부패방지신고센터는 “지난 28일부터 들어온 상담 내용을 통계화하진 않았지만 상담사 대부분이 어린이집,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부모들로부터 간식 또는 선물 등을 받아도 되는지 묻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후원하는 기부금품을 받는 사회복지단체의 상담 요청도 이어졌다. 권익위는 이와 관련, “다른 법률에서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경우 김영란법에서도 예외로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회복지단체가 기업으로부터 받는 기부금품은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전날 권익위에 접수된 상담 내용을 살펴보면 승진을 한 직원에게 축하의 의미로 얼마짜리 선물이 적합한지, 상급자의 지시에 따른 행위라도 김영란법 저촉 시 제재를 받는지 등이 있었다. 행정자치부, 여성가족부 등 부처별 청탁방지담당관실에는 아직까지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보상금을 노린 이른바 ‘란파라치’가 법 시행 첫날부터 성행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다른 분위기다. 국가보조금 횡령 등 부패 관련 신고를 하는 경우 상한액이 30억원인 보상금이 상당한 유인책으로 작용하지만, 김영란법은 법률 자체가 부정청탁 방지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보상금 지급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보상금은 위반 신고를 통해 해당 기관의 금전적 손실이 회복될 때 지급된다. 권익위는 위반 신고에 대해 형식적 요건을 갖췄다면 내용이 경미하더라도 권익위 전원위원회에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기본적인 조사 및 위원회 상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청탁금지제도과다. 총 16명이 이 과에 근무하고 있다. 매달 2회씩 열리는 전원위원회에서 상정된 안건을 어디로 이첩할지 결정한다. 감사원, 소속기관, 소속기관의 감독기관 3곳 중 한 곳으로 이첩되면 해당 기관에서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사안에 따라 법원에 과태료 처분을 위한 재판을 청구하거나 수사기관에 넘긴다. 단, 권익위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건은 곧바로 수사기관으로 넘긴다. 김유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원 재판에서는 법률만을 가지고 해석하기 때문에 권익위의 유권해석 자체가 뒤집힐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사회상규에 해당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해도 실제 사회상규가 인정된 판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단독] 떼일 것 대비한 돈, 보통주 인정… 은행 곳간 든든해진다

    [단독] 떼일 것 대비한 돈, 보통주 인정… 은행 곳간 든든해진다

    은행이 떼일 것에 대비해 미리 쌓아 두었던 대손준비금이 올해 안에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된다. 이렇게 되면 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돈이 더 늘어나 자본 건전성이 좋아진다. 대외적으로 지급 여력이 든든해지는 것이다. 민영화를 앞둔 우리은행이나 대규모 충당금으로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국책은행이 당장 혜택을 보게 된다. 당초 내년이나 2018년쯤 가능하다며 뜸을 들이던 정부가 은행권의 집요한 요구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28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손준비금을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하기 위한 은행업 감독 규정과 세칙 손질에 착수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대손준비금이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이 많은 데다 회계결산 이전인 연내에 개정해야 은행들이 대내외적으로 자본을 조달하는 데 수월해 올해 안에 조속히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구체적인 시행 시기 등을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대손준비금은 부실에 대비한 일종의 ‘이중 방어장치’다. 은행들은 대출 부실로 돈을 떼일 경우에 대비해 번 돈의 일부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아 둔다. 정부가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라 추가로 금액을 더 쌓아 두라고 요구했는데 이것이 대손준비금이다. 우리나라와 호주만 준비금 규정이 있어서 외국보다 국내은행이 상대적으로 자본비율이 낮아 보이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2019년부터 강화된 회계기준(바젤Ⅲ)을 적용받기 때문에 자본비율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거셌다. 최대 수혜주는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 자본비율이 뚝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올 6월 기준 8.80%이다. KB국민(13.92%), KEB하나(13.40%), 신한(12.06%) 등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우리은행이 쌓아 놓은 대손준비금은 2조 2550억원이나 된다. KEB하나(1조 8816억원), KB국민(1조 8351억원), 신한(1조 7411억원) 등 1조원 후반대인 다른 은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보유한 대손준비금이 보통주로 전부 인정되면 보통주 자본비율이 8.80%에서 최대 10.25%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민영화 작업에도 ‘호재’다. 그간 당국은 우리은행에 낮은 보통주 자본비율을 이유로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대손준비금이 보통주로 인정되면 그만큼 배당 여력이 커진다. 배당은 투자의 결정적 요소인 만큼 우리은행 지분 인수 매력도 그만큼 높아진다. 이번만큼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 성공 후 남는 정부 지분 21%를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주가가 오르려면 수익성과 자본 적정성 관리가 돼야 하는데 자본 적정성의 바로미터가 바로 보통주 자본비율”이라면서 “자금조달 여력이 추가로 생기는 셈이어서 이른바 ‘화장발 효과’로 남은 지분 매각작업도 유리해진다”고 내다봤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진 기업·농협·산업은행 등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은행 대손준비금 올해 안에 보통주로 인정해준다

    단독]은행 대손준비금 올해 안에 보통주로 인정해준다

    은행이 떼일 것에 대비해 미리 쌓아 두었던 대손준비금이 올해 안에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된다. 이렇게 되면 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돈이 더 늘어나 자본 건전성이 좋아진다. 대외적으로 지급 여력이 든든해지는 것이다. 민영화를 앞둔 우리은행이나 대규모 충당금으로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국책은행이 당장 혜택을 보게 된다. 당초 내년이나 2018년쯤 가능하다며 뜸을 들이던 정부가 은행권의 집요한 요구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28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손준비금을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하기 위한 은행업 감독 규정과 세칙 손질에 착수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대손준비금이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이 많은 데다 회계결산 이전인 연내에 개정해야 은행들이 대내외적으로 자본을 조달하는 데 수월해 올해 안에 조속히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구체적인 시행 시기 등을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대손준비금은 부실에 대비한 일종의 ‘이중 방어장치‘다. 은행들은 대출 부실로 돈을 떼일 경우에 대비해 번 돈의 일부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아 둔다. 정부가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라 추가로 금액을 더 쌓아 두라고 요구했는데 이것이 대손준비금이다. 우리나라와 호주만 준비금 규정이 있어서 외국보다 국내은행이 상대적으로 자본비율이 낮아 보이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2019년부터 강화된 회계기준(바젤Ⅲ)을 적용받기 때문에 자본비율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거셌다. 최대 수혜주는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 자본비율이 뚝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올 6월 기준 8.80%이다. KB국민(13.92%), KEB하나(13.40%), 신한(12.06%) 등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우리은행이 쌓아 놓은 대손준비금은 2조 2550억원이나 된다. KEB하나(1조 8816억원), KB국민(1조 8351억원), 신한(1조 7411억원) 등 1조원 후반대인 다른 은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보유한 대손준비금이 보통주로 전부 인정되면 보통주 자본비율이 8.80%에서 최대 10.25%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민영화 작업에도 ‘호재’다. 그간 당국은 우리은행에 낮은 보통주 자본비율을 이유로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대손준비금이 보통주로 인정되면 그만큼 배당 여력이 커진다. 배당은 투자의 결정적 요소인 만큼 우리은행 지분 인수 매력도 그만큼 높아진다. 이번만큼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 성공 후 남는 정부 지분 21%를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주가가 오르려면 수익성과 자본 적정성 관리가 돼야 하는데 자본 적정성의 바로미터가 바로 보통주 자본비율”이라면서 “자금조달 여력이 추가로 생기는 셈이어서 이른바 ‘화장발 효과’로 남은 지분 매각작업도 유리해진다”고 내다봤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진 기업·농협·산업은행 등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제2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세션 1】 저탄소 시대의 에너지 정책방향

    [제2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세션 1】 저탄소 시대의 에너지 정책방향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어떻게 하면 덜 쓰고, 더 산출해낼지 생애주기 고려한 에너지믹스전략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지난해 11월 신기후체제 수립을 위한 최종 합의문인 ‘파리 협정’의 체결로 역사적 전환점을 마련했다. 신기후체제란 2020년 만료되는 기존의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것으로, 파리협정이 발효되면 선진국과 개도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은 2020년부터 자국이 설정, 국제사회에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에 따라 온실가스를 줄여 나가야 한다. 신기후체제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의 획기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세계 주요국들은 신기후체제와 함께 도래할 저탄소시대에 대비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주요 국의 움직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미국의 귀환’, ‘저탄소경제의 선두주자 유럽연합(EU)’, ‘녹묘(猫)경제로 전환이 불가피한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화석연료 빈국인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석탄화력발전 등의 근시안적 정책에서 벗어나 저탄소에너지로의 신속한 전환은 필수불가결한 과제다. 생애주기비용까지 고려한 중장기 에너지믹스전략(핵심 가치 및 우선순위 설정, 사회적 합의),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덜 쓸까(유인책), 어떻게 적은 에너지로 많은 산출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까(체질 개선)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 필요하다.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에너지 수요 위주로 인식 바꾸고 이윤 창출 구도로 민간투자 유치”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30년 배출량 전망치(BAU) 8억 5100t의 37%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서둘러 감소세로 전환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 산업 특성상 제조업의 비중이 큰 데다 이미 산업부문의 에너지효율이 크게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신기후체제로 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부존자원이 없어 에너지원의 96%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최근의 흐름은 오히려 연료가 아니라 기술이 에너지가 되는 신재생에너지 시대에 유리한 방향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저탄소경제는 에너지를 아껴 쓰고, 효율적으로 쓰고, 스마트하게 쓰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공급 중심의 에너지정책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 신산업,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민간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 분야에서의 성공은 어렵다. 정부는 민간기업이 투자할 수 있게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에너지 가격체계를 만들고, 시장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주는 동시에 시장정보를 공개·공유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저탄소 에너지의 확대는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의 과제이기 때문에 소비자 인식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또 저탄소 에너지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통해 고탄소 에너지보다 상대가격을 낮게 해줘야 한다. ■유상희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 “신재생 공급인증서 등 신산업 발굴…전력시장 규제 풀어 일자리 창출을”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플랫폼이 창출된다. 신재생 에너지의 거래 활성화를 의미하는 ‘신재생 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시장과 수요자원 거래시장, 소규모 전력 중개시장 등 여러 에너지 신산업을 발굴하는 한편 신규 일자리도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력시장의 규제 완화, 정부의 재정 확대, 금융 지원 등이 필요하다. 신기후체제 출범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의무 강화와 미세먼지 등 환경규제 강화, 신재생 에너지의 설비 증가 등으로 우리나라의 전력산업도 바뀔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현재 전력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발전회사가 생산한 전기를 소비자가 쓰는 공급자 중심의 단방향 구조로는 일대 전환기를 맞는 글로벌 전력산업을 쫓아갈 수 없다. 과거가 공급자 중심의 전력산업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소비자 참여 시대다. 소비자가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판매할 수도 있다. 신재생 에너지를 보유한 소규모 전력중개 사업자들이 손쉽게 전력을 거래할 수 있다. 미래는 ‘기후변화의 대응 시대’로 갈 것이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육성해야 한다.
  • [김영란법 내일부터 시행] ‘보험 유공 경찰관’ 시상식 축소 검토

    공로 기념품 등 상품 제공 부담 학점청탁 차단·교수 거마비 손질 식당가선 3만원 이하 메뉴 준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무원과 업무 협력을 하는 기관들이 업무 차질을 고심하고 있었다. 법상 1인당 식사 한도인 3만원 미만의 메뉴를 마련하기 위해 아예 주류를 공짜로 주는 한식당도 등장했다. 26일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손해보험협회가 2001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보험범죄방지 유공자 시상식’ 개최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며 “보험범죄 방지에 공로가 있는 경찰관과 보험회사 조사담당자에게 기념품을 수여하는데 5만원 이상 상품을 제공할 수 없는 부분에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협회는 시상 규모를 줄여서라도 시상식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경찰청이 부담스러워할 경우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해에 3~4차례에 걸쳐 검찰과 경찰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보험범죄 아카데미 역시 참가 기념품을 없애고 행사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범죄임에도 경찰의 관심이 적은 분야여서 많은 유인책이 필요한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학가는 ‘일정한 수업 일수를 채우지 않으면 학점을 줄 수 없다’는 문구를 학칙에서 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은 4학년 때 취업을 할 경우 출석을 인정하거나 학점을 주는데 이런 부분이 김영란법상 부정청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취업으로 수업을 빠지는 학생들이 청탁에 해당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학칙을 포괄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학원생 논술 심사 때 관행적으로 교수들에게 지급했던 ‘거마비’도 문제가 될 수 있어 아예 논술심사비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가의 고심은 더욱 깊어졌다. 1인당 정해진 한도(식사비 3만원) 이상의 접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매출 급감이 예상되는 탓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국내 외식업 연간 매출이 4조 15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한정식집은 1인당 3만원짜리 정식을 시키면 소주와 맥주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식으로 지난 2일 메뉴를 바꿨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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