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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저+α]

    ●롯데월드 새학기를 맞아 초·중·고 및 대학 신입생을 위한 ‘프레시페스티벌’을 개최한다.초·중·고 신입생들에겐 3월 한 달간 자유이용권을 25% 할인해주며,오후 5시 이후 야간 입장권을 구입하면 전 놀이시설 무료 이용 혜택을 준다.대학생 2명이 주간 자유이용권을 커플로 구입하면 레스토랑 이뽀뽀따뮤스의 스테이크 식사권 1매를 증정하며,새내기 대학생들을 위한 미팅대축제,힙합이나 비트박스 등을 배우는 캠퍼스 아카데미 등 이벤트 행사도 연다.(02)411-2000. ●넥스투어 화이트데이를 맞아 20세 이상의 연인이나 부부를 대상으로 논산 딸기농장과 상수허브랜드를 돌아보는 ‘화이트데이 딸기 따기 이벤트 여행’을 13,14일 이틀간 각각 실시한다.오전엔 딸기 따기 체험 및 시식,딸기경매 이벤트,딸기 던져 받아먹기 등이,오후엔 허브전문가의 허브이야기,허브허브 퀴즈이벤트 등이 진행된다.참가비 1인 5만원.(02)554-0644. ●한국관광공사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개최가 예정된 국제회의,전시회 이벤트 등 국제행사 정보를 수록한 ‘2004 컨벤션 캘린더’를 발간했다.총 449건에 달하는 국제 행사들의 개최시기,장소,규모,내용 등이 수록돼 있으며,관광공사의 국제회의 웹사이트(www.koreaconvention.org)를 통한 검색도 가능하다.(02)7299-558. ●서울랜드 대학 캠퍼스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캠퍼스축제’를 14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개최한다.서울·경기지역 14개 대학 22개팀이 참가하는 ‘대학생 록 밴드 & 댄스 동아리 페스티벌’이 펼쳐지며,대학생들에겐 3월 한 달간 자유이용권을 40% 할인해준다.(02)504-0011. ●스타크루즈 선상 크루즈와 홍콩 여행을 묶은 알뜰 상품을 내놓았다.4만t급의 호화 유람선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홍콩에 도착해 리펄스베이 및 빅토리아 피크 여행,쇼핑,호텔 1박 등으로 짜여져 있다.왕복항공,크루즈,전일정 숙박,입장료 포함 39만 9000원.화·목 출발.(02)752-8998.˝
  • 씨티의 노하우 금융권 약되나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로 국내 금융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총자산 1200조원에 전세계 100여개국 340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외형 때문에도 그렇지만 200년 역사의 선진금융기법이 한미은행 225개 지점에 이식될 때 나타날 결과를 두려워하고 있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씨티은행의 국내은행 인수에)이미 5∼6년 전부터 충분한 대비를 해왔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자신하기도 했지만 금융계에는 벌써부터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뒤에는 토요일에도 영업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등 경계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10년 이상 먼저 한 PB영업 ‘서울 강남지역 부자 두 명 중 한 명이 씨티은행 고객’이라는 은행업계의 과장된 ‘속담’은 씨티은행의 경쟁력을 대변한다.국내 시중은행들은 지점당 수신고가 대개 100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씨티은행 전국 12개 지점의 평균 수신고는 지난해 말 현재 5000억원이 넘는다. 씨티은행은 1991년 ‘씨티골드’라는 이름으로 프라이빗뱅킹(PB)영업을 시작했다.국내 은행들이 지난해에야 PB사업을 본격화한 것을 감안하면 10년 이상 앞선 것이다.현재 씨티은행 지점이 서울 압구정동·대치동·방배동·역삼동,경기도 분당 등 부자동네에 집중돼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씨티은행 출신 시중은행 PB팀장은 “은행 전체 수익의 90%가 전체 고객의 10%인 씨티골드 회원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첨단기법과 전통기법의 조화 씨티은행은 연중 영업확대 캠페인을 벌이면서 고객들에게 ‘경품 세례’를 안긴다.부자라도 공짜는 좋아하기 때문.기존 고객이 씨티골드 고객을 추천하면 호텔숙박권·골프채·가전제품·화장품 등을 준다.10명을 추천해 10포인트를 쌓으면 300여만원짜리 노트북PC나 몰디브 여행티켓이 나온다. 씨티골드 회원들에게는 송금 수수료가 면제되고 전담관리자(CE)로 불리는 담당직원이 생활을 관리해 준다.한 CE는 미국에 여행간 고객의 애완견에게 밥을 주러 아침마다 그 집으로 출근하기도 했다.또 와인 맛 보는 법,스카프 고르는 비결,고급 서양식당의 테이블 매너 등 수시로 고객 대상 강습회를 연다.뮤지컬 ‘명성황후’를 후원하면서 골드회원 3000여명을 초청했던 것은 국내 은행권 문화마케팅의 효시로 돼 있다. 씨티은행은 고객자산 증식을 위해 다양한 금융기법을 쓴다.시중은행 임원은 “고객이 돈을 들고 오면 예금으로 받지 않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신사 등으로 연결해 준다.”면서 “은행은 중개수수료를 챙겨서 좋고 고객들은 은행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어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들도 자산운용 부문을 대폭 강화할 움직임이다.국민은행은 한투증권이나 대투증권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PB에 강한 스위스계 은행과의 제휴도 계획중이다. ●200년 역사의 뱅커사관학교 “1)상사의 말은 무조건 옳다.2)상사의 말은 역시 무조건 옳다.3)만일 상사가 틀렸다고 생각되면 다시 1번을 되새겨라.” 오랜 전통을 가진 이 경구는 씨티은행이 선배·후배간 도제(徒弟)식 교육에 얼마나 철저한지 말해준다. 국내은행의 PB사업 조직은 대부분 씨티은행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오랜 노하우를 옮겨오기 위해 각 은행들이 벌인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의 결과다.한 시중은행의 PB센터는 절반 이상이 씨티은행 출신이다. 씨티은행 직원들은 1년에 2차례가량 싱가포르 아시아지역 본부 주관의 ‘글로벌 콘퍼런스’ 참석 기회를 얻는다.여기에서 전세계 점포에서 축적된 영업 노하우를 공유한다.씨티은행은 이를 ‘성공의 전이(Success Transfer)’라고 부른다.현재 보편화된 주가지수연동예금의 경우,씨티은행은 99년에 이 콘퍼런스를 통해 노하우를 배웠다.당시 시장상황에 안 맞아 출시를 미뤘을 뿐이다.주가지수연동 상품 1호가 지난해 조흥은행에서 나왔을 때 그 실무를 담당했던 사람이 씨티은행 출신이었다. ●이헌재 부총리 “씨티가 한미 인수해 다행”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씨티은행을 ‘책임감 있는 은행’이라고 치켜세우며 “개인적으로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와의 인수경쟁에서 씨티가 이긴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97년 말 외환위기로 국내 어떤 은행도 외국과 신용장(LC)을 개설하지 못할 때 씨티은행이 가장 먼저 우리나라와 LC를 개설해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이어 “2000년 하이닉스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을 때에도 씨티그룹 자회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가 차입 주간사로서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브리지론을 얻는 데 도움을 줬다.”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은행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가 금융권에는 ‘위협요소’가 되고 있지만,정부로서는 선진 금융기법 전수와 시장안전판의 역할을 씨티에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유인종 서울교육감 “원하는 학생만 보충학습”

    서울시교육청의 학교정상화추진계획에 대한 궁금증을 유인종 교육감과의 일문 일답을 통해 알아본다. 방과후 보충학습을 받지 않고 다니던 학원을 계속 이용하고 싶은데. -강제성은 전혀 없다.원하는 학생들만 보충학습에 참여하면 된다. 방과후 보충학습에 ‘스타 강사’가 오나. -보충학습 교사자격의 요건을 현직교사나 교사자격증이 있는 예비교사로 한정한다.교사자격증이 있더라도 학원강사면 강좌를 맡을 수 없다.학원강사가 오면 학교마저 학원화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강남지역의 이른바 ‘스타 강사’가 학교 교단에 서는 일은 없을 것을 보인다. 방과후 늦게까지 학교에 있으면 학생들의 저녁식사는 어떻게 하나. -현재도 일부 학교에서 야간 급식을 실시한다.기본 방침은 급식으로 해결할 계획이다.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야간 급식비는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될 것 같다. 2008학년도부터 과학고에 입학하면 한의대나 의대에 진학 못하나. -일단 구로·영등포쪽으로 옮겨갈 기숙형 과학고에만 해당된다.이 과학고는 입학전형 조건을 설립 취지에 맞춰 이공계 이외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학생은 아예 받지 않는다.따라서 기숙형 과학고를 졸업하기 전 의대나 한의대로 진로를 바꾸면 전학을 가야 하는 것은 물론 졸업한 후에도 장학금을 학교에 되돌려 줘야 하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다른 과학고의 경우에는 별도의 대책이 마련된다. 수준별 이동수업을 받은 학생들의 학력평가는. -이동수업을 전면 시행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이다.수준별로 수업을 받은 학생들을 그에 따라 상대평가를 할 것인지 수업내용과는 상관없이 절대평가를 할 것인지 아직 지침이 서 있지 않다. 박홍기기자
  • [레저+α]

    ●에버랜드 새봄을 앞두고 ‘어린이 동물축제’를 시작했다.3월14일까지 동물원지역에서 진행될 예정.사자를 비롯한 펭귄,원숭이의 합동 결혼식이 열리고,256마리의 각종 동물들이 결혼 축하 퍼레이드를 펼친다.또 동물들의 재롱을 관람한 후 직접 만져보며 즐기는 ‘별난 동물 페스티벌’,전래동화 속의 공간에 들어가 실제 동물들을 체험하는 ‘동화속 꾸러기 동물가족’ 등이 이어진다.(031)320-5000. ●능동 어린이대공원 동물학습 프로그램인 ‘에코스쿨’을 운영한다.주로 원숭이,침팬지 등 영장류 영상학습,동물에게 먹이주기 등이 진행되며,낙타와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다.3월31일까지.홈페이지와 전화로 선착순 접수한다.4인가족 기준 2만원.www.childrenpark.or.kr.(02)450-9381∼2. ●63빌딩 카메라폰으로 63수족관내 모습을 촬영,온라인으로 응모하는 ‘카메라폰 사진대회’를 21일부터 3월21일까지 개최한다.수조,물고기,수족관 배경 사진 등 수족관내 촬영사진이면 된다.이메일(photo@63city.co.kr)로만 신청을 받는다.응모가 끝난 후 우수작을 뽑아 디지털카메라,순금메달,63빌딩 관람권 등 상품을 준다.(02)789-5663. ●롯데월드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 종영에 따라 ‘천국의 계단 추억만들기’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먼저 드라마속 두 주인공이 함께한 모습을 모은 ‘천국의 계단 명장면 사진전’이 회전목마 주변에서 열린다.드라마 촬영장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300자 이내로 ‘나만의 드라마 결말’을 지어 홈페이지(www.lotteworld.com)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롯데월드 자유이용권을 선물한다.(02)411-2000. ●국제 안데르센상 수상자들-작가와 작품전 지금까지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전세계 44명의 작가와 화가들의 작품을 강원 춘천 남이섬 안데르센홀에서 4월11일까지 전시한다.안데르센 탄생 2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인 이번 전시에선 작가들의 오리지널 작품 140여점이 선보여진다.동화나라 체험 캠프,인형극,예쁜 동화책 전시 등의 이벤트도 있다.입장료 3000원.(031)581-2190.˝
  • [녹색공간] 녹색도시의 꿈/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모습은 희뿌연 스모그 사이로 우뚝 솟은 빌딩과 아파트만이 보이고 푸른 숲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회색도시 그 자체다.담장 너머로 길게 자란 감나무,마당 한 귀퉁이에서 흐느적거리던 봉숭아,과꽃,채송화,맨드라미,백일홍…. 동네를 가로질러 졸졸졸 흐르던 개울,밤이면 강변의 모래알처럼 반짝이던 별무리들,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그리운 이름들의 목록은 언제부터인가 사라져 버렸다.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치장한 거대한 괴물을 연상케 하는 것은 비단 서울만이 아니다.부산,대구,대전,인천,광주 등 대도시들도 모두 서울의 모습을 닮아가면서 삶의 터전이 갖추어야 할 모습과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사람과 어울려 살던 그 많은 생명체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우리나라에서 도시화는 1960년대 후반부터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왔다.도시 인구가 1984년에 대략 3000만명 정도였는데,불과 이십년 만에 4400만명으로 늘어났다.이는 해마다 평균 약 7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이제는 열명 중 아홉명은 도시에 살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도시화 열풍이 우리에게만 불었던 것은 아닌 듯하다.유엔 인구국에 따르면,20세기가 시작될 무렵 지구촌 사람들은 열명 가운데 한명만이 도시에 살았다고 한다.불과 100년이 지난 후인 지금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서 살고 있다. 생태학의 눈으로 보면,도시는 숙주(宿主)의 양분을 취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는 한낱 기생충에 불과하다.식량 생산과 폐기물 처리를 대부분 도시 바깥의 농촌 지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외부로부터의 도움이 없이는 한 순간도 유지할 수 없는 곳,에너지의 순환 구조가 너무나 손상되어 회복조차 불가능한 곳이 바로 도시다.과밀과 시끄러움으로 대표되는 도시의 조건은 생태적 감수성을 극도로 제한할 뿐만 아니라,인간의 지각,사고,정서에 치명적인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새집 증후군’이 부스럼이라면 ‘도시 증후군’은 암(癌)에 비유해야 할지도 모른다.소음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폐쇄적인 아파트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은 조용한 시골 단독 주택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무기력,착각,환각 등의 심리적 이상 상태에 시달릴 확률이 50%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생태적이고 대안적인 삶의 방식이 대부분 도시 바깥에서 추구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회색 바탕에 제아무리 녹색을 덧칠한들 도시는 도시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게다가 도시를 바꾼다는 것은 정말이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어쩌면 인류가 역사에서 획득한 모든 삶의 지혜와 상상력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후 변화나 산림 훼손 같은 지구적인 환경 문제들의 뿌리가 도시에 있다면,버린 자식처럼 마냥 방치해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전지구적 생태계의 위기가 곧 도시의 위기라는 사실이 분명해질수록,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녹색 도시의 꿈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메마르고 거친 도시 생활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의 얼굴을 한 도시,맑은 하늘과 숲이 어우러진 푸른 도시,맑은 개울과 총총한 별들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도시를 얘기하고 꿈꾸는 이유이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사설] 청문회, 정략으로 흘러선 안돼

    불법 대선자금과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을 다루기 위한 국회 법사위 청문회가 예상대로 첫날부터 파행 운영됐다.공정성을 이유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청문회장을 점거하는 바람에 오후에 가까스로 속개됐으나,결국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반쪽 청문회’가 된 것이다.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 한나라당측 증인은 한명도 없다는 열린우리당측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본다. 가뜩이나 시급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과 이라크 파병 동의안 처리는 무산시킨 반면,한나라당 서청원 의원 석방요구안을 가결시켜 국회에 대한 국민 비난이 어느 때보다 거센 형국이다.다수당의 횡포라는 질타까지 나온다.비난이 쏟아질 것을 뻔히 알면서 강행한 속내에는 여론의 예봉을 청문회로 쏠리게 하려는 정치적 노림수가 개입되어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이번 청문회가 정략싸움으로 흘러서는 안 되는 주요한 이유이다.그렇지 않아도 무려 90여명에 이르는 증인을 사흘동안 신문해야 하는 임기응변식 행태로 제대로 된 청문회를 기약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그러나 첫날 썬앤문 의혹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검찰진술 내용을 반복 확인하는 형식이어서 맥이 빠지는 분위기가 연출됐다.다시 한번 노 대통령과 측근들의 비리의혹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노렸지만 청문회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만 더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청문회 일정이 이틀이나 남아있어 예단은 금물이나,이런 식으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노 대통령과 측근비리 의혹의 진실을 추궁하고,검찰 수사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태도가 필요하다.유리한 증인은 감싸주고,불리한 증인에게는 모욕감을 주는 듯한 신문은 삼가야 할 것이다.청문회는 원래 실정법적 판단보다는 정책적·역사적 현안을 다루는 공개된 민의수렴의 장이다.이번 법사위 청문회가 그동안 국회 청문회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씨줄날줄] 빌 게이츠 유산

    ‘지구의 자원은 모든 사람의 필요를 위해서는 충분하지만 소수의 탐욕을 위해서는 부족하다.’ 간디는 물질적 풍요가 넘쳐나고 있는 현대에도 많은 민중을 빈곤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는 부의 편중 문제를 이렇게 표현했다.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자본주의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원리 자체의 효율성과 함께 그의 모순을 메워 주는 민주주의적 장치들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세계 최고의 부호 빌 게이츠의 유산 상속 발언은 이런 장치를 재삼 되돌아 보게 만든다. 빌 게이츠는 한 인터뷰에서 세 자녀에게 1000만달러만 물려주고 나머지 재산은 자선사업에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1000만달러는 그의 전 재산 460억 달러의 0.02%에 불과하다.그는 이미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기부한 상태.그는 “아이들의 인생과 잠재력은 출생과 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이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자기 자녀에 대해 자수성가의 ‘기회’를 주겠다는 것과 세상의 다른 아이들에게도 기회 균등의 환경을 마련해 주겠다는 것이다.그는“재산을 모은 이들은 불평등 해소를 위해 이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발견하길 바란다.”며 구체적으로 교육을 통한 사회 불평등 해소에 자신의 재산을 투입할 뜻을 분명히 했다. 빌 게이츠의 아버지 빌 게이츠 1세는 일찍이 상속세 폐지 반대운동을 통해 부의 사회환원 정신을 알린 바 있다.그는 “아들에게 큰돈을 물려줬다면 오늘의 빌 게이츠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운동에 앞장섰다.이제 아들 빌 게이츠는 부의 사회환원과 함께 어린이를 위한 교육 기회 확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부의 세습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핵심적 장치인 사회환원과 교육기회 확대를 모두 실천해 보이고 있는 셈이다.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내놓은 서울대 입학생 학부모의 소득 및 교육 정도 분석자료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 현상 해소에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인데도 어떻게 된 건지 돌아가는 논의는 소외 계층의 배제 논리에 가깝다.빌 게이츠의 유산 발언을 보면서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되는 또 다른 이유이다.함께 사는 철학을 갖춘성숙한 자본주의는 우리 사회에는 시기상조인 것일까. 신연숙 논설위원
  • 금융특집/롯데카드 서비스 확대

    롯데카드가 지난해 12월 롯데백화점카드를 흡수,‘롯데카드’로 통합하고 활발한 시장공략에 나섰다.오는 3월말까지 기존 롯데백화점카드 회원 550만명 중 150만명을 롯데카드 회원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회사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의 카드사업부문을 통합하면서 총자산 9050억원,연체율 4.1%의 초우량 카드사가 됐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강점은 롯데그룹의 막강한 유통 인프라를 활용한 각종 쇼핑관련 혜택.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레몬,롯데닷컴 등 계열 쇼핑몰에서 3개월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롯데백화점 5% 할인,롯데면세점 등 10개의 제휴 면세점 최고 15% 할인혜택도 있다. 또 롯데월드 입장권은 무료이고,자유이용권은 50% 할인된다.롯데호텔의 경우 객실은 30%,뷔페·베이커리는 10% 할인된다.롯데시네마에서는 1500원 할인받는다.전국 3800개 SK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면 ℓ당 50원이 적립된다.
  • 설특집 We/아이들 손잡고 여기 갈까

    이번 설은 토·일요일이 겹쳐 연휴기간이 5일이나 된다.아직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서울 및 수도권의 테마파크들이 마련한 프로그램에 눈길을 돌려보자.세계의 장난감들을 한자리에 모은 장난감 체험전,국내 최대의 빙등제,원숭이 공연 등 아이들과 함께 즐길 만한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세계 장난감 체험전 세계 각국에서 전승돼 내려오는 장난감들을 선보이는 ‘세계 장난감 체험전’이 최근 63빌딩에서 개막됐다.1층 특별전시관에서 3월1일까지 개최. 전시존엔 1950년대 영국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만물상 할머니’,왕복운동이 상하운동으로 바뀌는 것을 간단한 원리로 설명한 ‘망치 할아버지’(스위스),아기 업은 엄마의 모습을 나무로 표현한 ‘인디언 모자’(미국) 등 500여종의 장난감이 대륙별,나라별로 전시돼 있다. 또 로봇축구경기장에선 로봇 ‘미코’와 ‘마코’의 로봇 축구시합이 펼쳐지고,관객들도 직접 로봇 작동을 체험해볼 수 있다.전시관 내부에 설치된 입체영화관에선 3D 입체영화 ‘우주경찰 솔라캡’이 국내 처음으로상영된다.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관람료 대인 7000원,중·고생 6500원,어린이 6000원.(02)789-5663. ●아인스월드 빙등축제 세계적 축제인 중국 하얼빈의 빙등제(氷燈祭)를 국내로 옮긴 ‘아인스월드 빙등 대축제’가 지난 10일부터 부천 아인스월드에서 열리고 있다.2월22일까지 개최 예정. 이번 축제에선 가로 10m,세로 6m의 천안문,높이 6m,가로 15m의 만리장성,높이 6.8m의 용롱보탑 등 15개의 대형 얼음건축물을 선보이고 있다.얼음 속엔 설치된 갖가지 색깔의 등이 투명한 얼음에 투영돼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관람료는 어른 6000원,청소년(14∼18세) 5000원,어린이 4000원. 아인스월드(www.aiinsworld.com)는 지난해말 오픈한 건축물 테마파크로,세계 25개국의 유명 건축물 109개를 실제 크기의 25분의1로 축소,전시해놓았다.빙등제 문의 (02)558-4788. ●대한민국 동물학교 & 가자 아프리카로 세계파충류공원 주관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다.2월1일까지.대한민국 동물학교에선 갑신년의 주인공인 원숭이들이 코미디 프로그램 ‘봉숭아학당’을 패러디한 학교수업 모습을 보여준다. ‘가자 아프리카로’는 아프리카 동물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특별전.맹독을 가진 기븐바이퍼,킹코브라 등 파충류와 화려한 색상의 물고기와 앵무새,거미 등 아프리카의 대표적 야생동물이 한 자리에 모였다.관람료 어른 1만5000원,고교생 이하 1만3000원.(02)454-0100. ●놀이공원 설맞이 이벤트 서울랜드는 21일부터 25일까지 ‘새해맞이 한마당’을 개최한다.먼저 퓨전 민속 사물놀이패 ‘풍장21’이 신명나는 길놀이와 함께 타고 공연을 펼치며,‘새신 어린이 널뛰기팀’이 다채로운 널뛰기 묘기를 보여준다.이밖에 원숭이해 특별 이벤트로 원숭이띠 관람객에겐 자유이용권 50% 할인혜택을 주며,연휴기간중 한복을 입은 입장객에게도 50% 할인해준다.(02)504-0011. 롯데월드는 새해를 맞아 연휴기간 입장객 중 2004명을 뽑아 대우 라세티 자동차,삿포로 눈축제 여행권,디지털카메라 등 푸짐한 경품을 주는 ‘2004 왕대박 대잔치’를 개최한다.원숭이띠 입장객은 자유이용권 50% 할인.(02)411-2000. 에버랜드는23,25일 국악에 전자바이올린을 결합한 ‘퓨전 콘서트’를 준비했다.24일엔 이기찬,성시경 등 인기가수들이 총출동하는 ‘설날특집 SBS 공개방송’이 진행된다.(031)320-5000. 임창용기자 sdragon@ ■ 설 연휴 피곤하다고요? 설 연휴를 맞아 멀리 떠나기가 부담스럽다면 가족들과 집 가까운 호텔을 찾아보자.고품격의 서비스를 받으며 하룻밤을 쾌적하게 보내면 명절을 치르느라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다.다음은 각 호텔이 마련한 설 연휴 패키지 내용.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슈페리어 디럭스 1박,수영장·체련장 무료,로비라운지 2인 음료권.9만 5000원.26일까지.(02)531-6521. 홀리데이 인 서울 디럭스 더블 또는 트윈룸 1박,음료 쿠폰 2장,사우나 50% 할인쿠폰.12만 1000원.2인 조식 추가시 15만 4880원.25일까지.(02)7107-185. 서울신라 디럭스룸 1박,파크뷰에서 2인 조식,수영장 및 체육관 무료 이용,신라베이커리 20% 할인.19만원.저녁 만찬 추가시 23만원.25일까지.(02)2230-3310∼6. 아미가 객실 1박,수영장 및 체련장 무료 이용,사우나 50% 할인.10만원.한식 조찬 추가시 13만원.25일까지.(02)3440-8000. 롯데 객실 1박 및 2인 조식뷔페 또는 2인 떡국 조식 룸서비스,수영장·사우나 무료 이용.소공동 롯데 14만원,잠실 롯데 12만원,제주 롯데 26만 5000원.25일까지.(02)759-7311.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뮤지컬 ‘캣츠’와 함께하는 패키지 판매.캣츠 R석 관람권 2장,디럭스 객실 1박,더뷰에서 2인 조식,와인 1병,치즈 모듬안주.67만원.31일까지.(02)455-5000. 그랜드 하얏트 디럭스룸 1박,영어 어린이 연극 ‘리틀 드래곤’ 티켓 2장,칵테일 쿠폰 2장,수영장·체육시설 무료,아이스링크 50% 할인.16만 5000원.2인 조식뷔페 추가시 20만 5000원.29일까지.(02)799-8888.
  • [사설] 결혼·이혼이 선택사항 된 사회

    여성부가 발표한 ‘2003 전국 가족 조사’결과는 결혼·이혼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준다.미혼남녀 절반이 결혼 계획이 없다거나 20,30대의 40%가량이 부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이혼하는 편이 낫다고 응답한 것은 이미 세계 2위의 이혼율로 나타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탈가족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를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이는 1.17명이라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기록과 함께 가족정책에 대한 국가적 대처가 시급함을 알려 준다. 조사결과 결혼 지연과 저출산 문제가 남녀 모두에서 취업난,직업불안정성 등 경제적 원인으로 나타난 것은 시사적이다.특히 여성의 경우 결혼은 ‘필요성을 못 느끼거나’‘일’때문에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기혼 여성의 경우 가사노동은 물론 자녀 양육,노부모 부양,환자 가족의 간병 등 ‘돌봄’의 책임을 가족 중 가장 많이 지는 사람으로 나타나 변화된 의식과 가족 문화의 괴리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이밖에도 조사에서 한국 가족은 청소년문제,부부 관계 상담 등 사회적 지원이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은 인간적 가치를 누리고 창조하며 미래 세대를 재생산하는 사회의 기본단위이다.국가가 가족 형성 유지와 생활 안정에 적극 개입해야 하는 이유이다.정부가 건전가정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대책수립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그러나 가족 대책은 경제대책과 함께 양성 평등 대책이 되어야 함이 명백해졌다.정부는 건전가정기본법의 정착과 함께 남녀평등고용,호주제폐지,공보육 정책 등 과제를 최우선 순위로 펴나가야 할 것이다.
  • “색소폰 불며 감성경영 배웁니다”한국쓰리콤 최호원 사장

    젊은 CEO의 경영화두는 ‘인화’일 때가 많다.능력과 패기는 넘칠지라도 인화나 팀웍을 원만하게 가꿔 나가는 데 취약한 모습을 보일 때가 적지않기 때문이다.조직이란 한 명의 뛰어난 인재가 아닌 여러 구성원이 협력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대표적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한국쓰리콤 최호원(45) 사장.지난 1999년 한국쓰리콤 설립과 동시에 차장으로 입사한 뒤 능력을 인정받아 2001년 40대의 젊은 나이에 사장에 올랐다.그는 수장(首長)의 가장 큰 역할은 여러 인재들이 협력체를 이룰 수 있도록 신뢰의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시간이 날 때마다 직원들에게 ‘인화론(人和論)’과 ‘감성경영론’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신념은 입사 이후 변함이 없다.미국 본사의 경영방침까지 바꿔 놓았다.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한국쓰리콤은 다른 외국계 기업처럼 본사의 방침대로 직원들의 개별 실적을 평가해 보상했다.그러나 직원들의 개인주의 성향이 조직의 능률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깨닫고 본사를 끈질기게 설득했다.결국 개인이 아닌 팀 단위의 성과평가 시스템을 도입해도 좋다는 허락을 본사로부터 얻어냈다.이후 한국 한국쓰리콤의 모토는 ‘함께 일하고,함께 성공하자.(Work Together,Sucess Together)’가 됐다. 그는 자신을 따르는 직원들을 보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보자고 다짐하며 하루 출근길을 시작한다고 했다.아침에 일어나면 누구보다 먼저 회사에 와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직원들의 마음을 열고 싶어요” 그는 요즘 색소폰에 빠져 있다. 어릴 적부터 기타 하나쯤은 잘 다룰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2001년 최고경영자에 오른 뒤에는 새로운 활력소가 더욱 절실해졌다.그러던 중에 지난해 3월 선배로부터 기타만 고집하지 말고 색소폰을 배워보라는 소리를 들었다. “사실 음악에는 문외한입니다.악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그래서 시작하기 전에는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지만 일단 일을 저질러 보기로 마음 먹었지요.우선 100만원을 주고 색소폰을 구입했습니다.음악교실 사이트들을 뒤적거리며부지런히 색소폰 관련 정보를 모았습니다.색소폰 전문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온라인을 통해 동영상 초보자 레슨도 받았습니다.” 색소폰을 산 뒤에는 빠짐없이 하루 1시간 이상 연습에 매달렸다.몇개월 동안은 아파트 창문을 걸어 잠그고 불어댔지만 아무래도 이웃에 폐를 끼칠 것같아 퇴근 뒤 집 근처의 연습실을 찾아갔다. 색소폰을 접하면서 자신에게 한가지 약속을 했다.연말 종무식 때 회사 직원들 앞에서 보란 듯이 연주회를 갖겠다는 것이었다.그러나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종무식을 앞두고 무리하게 연습하다가 탈장 진단을 받은 것이다.색소폰을 불 때 무리하게 복력(腹力)을 주면 장기가 압력을 받아 내려 앉는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탓이었다.아쉽기는 하지만 1년을 연기해 올 종무식 때의 연주회를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한 소절씩 익히는 재미가 보통이 아닙니다.나만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연주할 수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시작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요즘에는 우리 가족간에 훌륭한 대화의 매개체 역할까지 하고 있으니 색소폰이 여간 고맙지 않아요.” 한국쓰리콤은 4년전까지만 해도 국내 네트워크 장비시장에서 1위를 달렸다.그러나 2000년 본사의 사업구조 변경 방침에 따라 잠시 핵심사업 분야에서 벗어나면서 1위 자리를 씨스코에 내줬다.강점을 지닌 사업부문에서 승부를 걸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판단에서 옛 사업구조로 돌아오는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올해 라우터 등 중대형 네트워크 장비 분야의 국내 매출 목표는 지난해의 2배를 웃도는 2000억원으로 잡았다.3년안에는 반드시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색소폰에 남달리 집착하는 것도 경영철학과 무관치 않다.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 매사에 자꾸 기술적으로 접근하게 되더군요.기능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버릇을 좀처럼 버리기 어려웠어요.색소폰을 앞세워 직원들에게 부드러운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아무래도 근엄한 사장보다는 정감 있는 사장의 모습이 직원들의 마음을 열게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노을진 해변에서 아내에게 색소폰 선율 선물하고싶어요” 나이가 좀 든 사람들이라면 색소폰 열풍을 일으켰던 케니지의 감미로운 연주를 기억할 것이다.또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연주하던 드라마속 차인표의 근사한 모습에서 색소폰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색소폰이 멋진 남자를 완성시키기 위한 소품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그도 이런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아내와 겨울 여행을 떠나 노을빛 고운 해변에서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를 들려주고 싶습니다.아마 연말쯤이면 가능하지 않겠어요.” 최 사장은 올 가을 지하철 자선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다.노년에는 노인정,고아원을 돌면서 외롭고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의 색소폰 선율을 선물할 예정이다.연주음반도 낼 참이다.쓰리콤 스위치를 사면 자신의 색소폰 연주음반을 끼워주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일할 때는 무섭게 몰아붙이지만 일을 떠나서는 한없이 편안한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그에게 색소폰은 이제 일상의 작은 탈출 정도가 아닌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활력소가 돼가고 있는 듯하다. 박건승기자 ksp@
  • [씨줄날줄] 셋째 아이

    열한 명의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병들고 지쳐 천수도 누리지 못하고 꺼져간 여인의 삶.‘산아제한운동’의 선구자 마거릿 생어의 신념은 이런 어머니의 가련한 임종을 지켜보며 비롯되었다.20세기 초부터 여성들에게 피임법을 보급하기 시작한 생어는 ‘풍속교란방지법’으로 기소되기도 하고 인구가 줄면 나치에 대항할 군인숫자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테러 위협을 받기도 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을 권리를 쟁취하는 것만이 여성이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마침내 1952년 국제가족계획협회 초대 회장이 된 그녀는 1960년 산하 연구소를 통해 먹는 피임약을 개발함으로써 여성의 몸을 임신의 공포로부터 해방시켰다. 개발경제 시대 인구폭발의 우려 속에 전 세계로 번진 산아제한운동에서 한국이 최우등생으로 우뚝 선 것은 알려진 대로다.1960년대 초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에서 시작,1980년대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한 자녀 갖기’운동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캠페인의 결과 이제는 인구 부족을걱정하게 된 것이다.2002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기는 49만 2000명,사상 최초로 5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가임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수(출산율)는 세계 최저 수준인 1.17명으로 이대로 가다간 국가 존립이 위태로울 지경이란 걱정이다.아이울음소리를 듣기 어렵다는 농촌 등 지자체는 다산왕 뽑기대회,출산수당 지급 등 갖가지 출산장려 정책수립이 한창이다.마침내 최고 인구를 자랑하는 서울시까지 이에 가세했다.셋째 아이 이상을 보육시설에 맡길 경우 보육비 전액을 지원해 주기로 한 것이다. 보육비 지원은 1회성 출산장려금보다는 훨씬 큰 효과를 낼 것이 분명하다.그러나 이런 지원 정책들만으로 출산율을 눈에 띄게 높일 수 있을까. 오늘날 출산 장려정책이 다분히 경제적 요청에서 비롯된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문제를 푸는 방법도 단순히 경제적이어야 할까.서울시의 ‘셋째 아이’정책을 보면서 생어를 떠올리는 이유이다.생어의 산아제한 운동은 여성을 ‘출산기계’쯤으로 보던 시대,여성의 인권 의식에서 시작되었다.이 시대에 다시 펴는 출산 관련정책이라면 생어의 시대보다 훨씬 총체적 접근이어야 하지 않을까.단순한 경제 지원책보다 정치,사회,교육 등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여성정책으로서의 출산 장려 정책을 기대해 본다. 신연숙 논설위원
  • [씨줄날줄] 인생유전

    남태평양의 작은 섬 피지 출신으로 지난해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상금왕에 올랐던 비제이 싱(41)은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인생을 살았다.어린 시절 부친한테서 배운 골프를 밑천삼아 17세때 호주 투어에 입문했으나 참담한 실패만 거듭했다.21세때 마침내 말레이시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기반을 잡는 듯했으나 인도네시아에서 있었던 스코어 조작사건으로 투어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대회 출전 길이 막힌 그는 클럽 프로,떠돌이 프로로 전전하다가 4년만에 유럽 투어에 데뷔한 뒤 1993년 마침내 대망의 미국 PGA에 합류했다.데뷔 첫해 신인왕에 오르는 등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에게도 암울했던 과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축구 스타의 어머니 안모씨는 부잣집 딸로 태어나 미혼모,식당·다방 종업원,끝내는 도박과 사채의 수렁에 빠졌다가 쇠고랑을 차고서야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얼마 전에는 23번에 걸쳐 31년의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75세 노인이 또다시 소매치기를 하다가 붙잡혔다.비제이 싱이 지옥에서 천당으로 올라온 경우라면,안씨는 천당에서 지옥으로,노인은 평생 지옥의 주변을 맴돈 경우라고 하겠다. 그래서 인생은 돌고 돈다고 했는지 모르겠다.어떤 이는 인생유전(人生流轉)의 원인을 오욕칠정에서 찾기도 하고,팔자소관이라고도 한다.인생유전이 소설과 영화의 주요 테마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인생유전에는 진한 감동과 코 끝을 찡하게 하는 아픔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한결같이 ‘기구한’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는 것을 보면 성공하는 인생유전보다 실패하는 인생유전이 훨씬 많다는 뜻이리라. 촉망받던 증시 분석가에서 강도·강간범으로 전락한 한모씨의 사례도 여기에 해당된다.11년 옥살이한 뒤 주식투자로 20억원을 모으고 사이버 애널리스트로 이름까지 날렸지만 불과 3년만에 10억원의 빚만 지고 나락으로 떨어졌다.기회가 찾아왔을 때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참여정부 출범 후 전 정권의 실세들이 줄줄이 감옥으로 향하더니 새해 들어서는 금배지들이 무더기로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이들의 운명은 인생유전이라기보다는 자업자득에 가깝다.감동이나 아픔 대신 탐욕의 악취만 풍길 뿐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 [열린세상] 성찰적인 헤어짐의 제도

    지난해 12월 말,2002년 한국 사회의 총 결혼 건수에 대한 이혼 건수의 비율이 47.4%이며,이는 세계 3위 수준이라는 내용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게다가 보건복지부와 관련된 이 보고서는 조만간에 세계 최고의 ‘이혼 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 통계 수치는 매우 ‘심각한 것’임을 지적했다고 한다. 이 통계나 순위가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없지 않지만,최근 이혼 비율의 급증을 강조하려는 취지라는 점을 감안해서 받아들인다 해도,나로서는 이 ‘심각하다’는 표현은 좀처럼 공감하기가 어렵다. 도대체 무엇이 심각하다는 것일까? 이혼율이 세계 1위라는 것이 부끄럽다는 뜻인가.방송이나 신문 기사들을 검색해 보니 그런 투로 해석한 경우가 적지 않은 듯하다.또 네티즌의 반응 가운데는 그런 이해가 꽤 많았다. 이혼율 급증은 보고서도 암시하고 있듯이 최근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로 인한 ‘신빈곤화’의 특징적인 양상의 하나다.실제로 저소득계층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복지 관련 활동가의 증언에 따르면,이곳에서의 가족해체는 상당히진척되었음을 보여준다.또 극빈층은 아니더라도 경제적 위기가 부부관계에 부정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양상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세계화의 구조적 변동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증명해주는 단적인 사례다. 한편 지난해 5월에 있었던 이혼에 관한 한 여론 조사를 보면 이혼에 관한 여성과 남성의 태도에 있어서 여성이 훨씬 적극적이었다.이것은 더 이상 여성이 ‘참는 존재’로,가족을 위해 ‘희생당하는 존재’로 남아 있으려 하지 않는,즉 여성이 자신을 주체로 인식하는 태도와 이혼율의 상승이 서로 비례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요컨대 이러한 사실들은 최근 이혼율의 급증은 결코 개개인의 선택의 문제만은 아닌,사회적 변동과 밀접히 관련된 사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한데 이혼율이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는 태도는 이러한 배후 과정을 간과하게 한다.그보다는 개인의 ‘섣부른 선택’이 가족의 해체를 가져온다는 점을 은연중 강조한다. 이 보고서가 제출되기 한 달쯤 전,보건복지부는 이른바 ‘충동 이혼’을 억제하기 위해 민법 혹은 건전가정육성기본법을 개정하여 ‘이혼 숙려기간’ 도입을 검토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그리고 각종 여론 조사는 예외 없이 이 방안이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혼율 급증을 막는 것이 ‘삶의 질’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와 국민 대다수의 공감대라는 얘기다.즉 개인의 섣부른 선택에 따른 이혼이 가족 해체를 가져오는 주된 이유이고,이것이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 우리 사회의 컨센서스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이는 이혼율 증가의 원인보다는 이혼 자체가 문제라는 선험적 판단을 전제한다. 한데 위에서 말한 것처럼,최근의 구조의 변동과 사회적 주체화 양상의 변화 과정에서 한국의 가족은 더 이상 전통적인 인간관계의 붕괴 추세의 안전구역이 아니다. 이러한 이혼의 광범위한 증가는 한국 사회의 가족 시스템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그것은 이혼을 억제하여 가족 해체를 막아보려는 시도가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보다 삶의질의 문제는 성찰적인 만남만큼이나 ‘성찰적인 헤어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제도 속에 반영할 때 진정 모색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우리 사회에서 부부가 헤어지면 남만 못하다고 하는 통설이 있다.그것은 우리 사회의 헤어짐의 제도가 그만큼 성찰적이지 못하다는 증거다. 재산분할 문제,자녀 문제,이혼 여·남의 취업 및 기타 사회적 관계 문제 등등,끊임없이 헤어진 상대방을 원망하고 증오하게 하는 요소들이 우리 주위에 널려 있다.그렇다면 보건복지부가 삶의 질을 위해 이혼율 급증을 우려한다면,국민의 일상화된 편견을 거슬러서 성숙한 헤어짐의 제도화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진호 목사 당대비평 주간
  • EU 꿈과 도전/(상)EU의 빅뱅

    2004년은 유럽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해이다. 오는 5월1일 중·동부 유럽의 10개국이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가입하기 때문이다. EU 회원국은 이에 따라 기존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늘어난다.10개국의 신규 가입으로 EU 전체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7500만명이 늘어나 EU는 총인구 4억 5000만명,국내총생산(GDP) 9조달러 규모에 이르는 거대한 지역경제권으로 부상하게 된다. EU의 확대는 2차대전 이후 분단됐던 동·서 유럽의 재결합이라는 역사적 의의 외에도 분명 경제·정치적으로 새로운 세계질서가 구축되는 것을 의미한다.각국의 이질적인 역사와 문화적 배경,경제·사회체제를 극복하고 ‘법’이 지배하는 ‘유럽 합중국’의 건설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에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U의 꿈과 도전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브뤼셀 함혜리특파원| 브뤼셀은 벨기에의 수도이지만 유럽인들에게는 유럽연합(EU)의 수도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브뤼셀에는 EU의 최고 입법 및 주요정책을 결정하는 각료이사회와 행정부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회가 있으며 법안을 심의하는 EU 의회 등 주요 기구들이 자리잡고 있다.푸른색 바탕에 12개의 별이 중심 원을 그리고 있는 EU 국기를 어디서든 만나게 된다. 지난 연말 브뤼셀에 있는 EU 각료이사회 건물 콘실리움 앞에서 10여명의 체코 청소년들을 만났다.프라하에 본부를 둔 NGO ‘젊은 유럽클럽’의 회원들로 2004년 5월 체코의 EU 가입을 앞두고 현장 견학차 브뤼셀을 찾았다고 했다. 젊은 유럽클럽 회장인 로만 파울릭(19·스위타베 김나지움)은 “전에는 내 자신을 서유럽 사람들과 거리가 있는 동구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유럽인’으로 느껴진다.”며 “체코의 젊은 세대는 EU 가입을 계기로 체코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서유럽의 재결합 체코를 비롯해 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등 동구 8개국과 몰타,키프로스 등 10개국은 오는 5월부터 EU 회원국이 된다.그동안 네차례 확대 과정을 거쳤지만 EU 역사상 10개국이 동시에 가입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전례없는 역사적인 유럽연합의 ‘빅뱅’인 셈이다.EU 집행위(EC) 확대위원회의 장 크리스토프 필로리 대변인은 “이번 EU의 확대는 지난 5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유럽 통합의 한 과정이며,2차 대전 종료 후 얄타회담 결정에 따라 인위적으로 분단됐던 유럽이 재결합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10개국의 신규 가입은 이같은 역사적 의의 외에도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유럽공동체 출발 당시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평화 정착이었지만 지금은 회원국의 공동이익 창출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EU는 경제,외교·안보,내무·사법 등 개별 국가의 주권사항으로 여겨졌던 분야들을 초국가적 기구를 통해 공동관리하고 있다.이를 통해 역내 국가간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역외 국가들과의 경쟁에 공동대응하는 방식으로 공동이익을 추구한다.동구 국가들의 신규 가입으로 유럽에 대한 진정한 대표성을 확보하게 되는 EU는 유럽 공동의 대외정책 및 안보정책 수립을 통해 지역화를심화시키고,국제 현안에서 외교적으로 한목소리를 냄으로써 국제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기회이자 모험 신규 회원국들은 EU 가입과 동시에 관세 및 비관세 장벽없이 기존 회원국들과 무역을 할 수 있다.EU 집행위는 EU 가입 후 동구 8개국의 경제는 대(對)EU 수출이 8∼10%가량 증가하는데 힘입어 연평균 1.7∼3.2%포인트의 추가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기존 회원국들은 무역 창출 효과 0.1%포인트,이민 증가로 인한 안정적인 노동력 확보 0.3%포인트,무역장벽 제거로 인한 원가 절감 및 기술혁신 0.2∼0.3%포인트 등 연평균 0.5∼0.7%포인트의 경제적 혜택이 기대된다.EU 집행위 경제·재정위원회의 미카엘 티엘 수석연구원은 “10개국의 추가 가입은 유럽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실제로 올해 유로지역 12개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0.4%에 불과한 반면 신규 가입국의 평균 성장률은 3.1%에 이른다.비유로 사용국(영국·스웨덴·덴마크)과 신규 가입국을 모두 포함시켰을 경우 EU 25개국의 올해경제성장률은 평균성장률을 웃도는 0.9%가 된다. 회원국이 늘어나는 만큼 회원국간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해지기 마련이어서 통합의 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더욱이 이번 확대는 기존 서유럽 일변도의 확대가 아니라 과거 사회주의 체제 하에 있던 동구국가들을 자본주의 체제로 흡수하는 작업이어서 모두에게 큰 모험이다.지금까지 비슷한 경제구조와 소득 수준을 지닌 국가들을 대상으로 확대가 이뤄졌지만 이번 신규 가입국들의 소득 수준과 경제구조는 기존회원국들과 큰 차이가 있다.신규 회원국들의 1인당 GDP는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EU평균의 45% 정도에 불과하다.신규 회원국들은 EU 가입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31개 분야에서 법·제도와 사회시스템을 전환하는 작업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장경제 체제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나라가 태반이다. 이에 대해 필로리 대변인은 “이번 확대로 EU의 색깔 자체가 바뀌게 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부의 수준이 EU 가입의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그보다는 투명하고 건전한 시장경제체제가 갖춰질 가능성이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회원국간 갈등극복이 과제 EU측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회원국간 이해관계가 대립하면서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다.특히 EU의 지역정책을 둘러싸고 EU 예산을 부담하는 선진 회원국들과 EU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후진 회원국들간의 갈등,지금까지 재정지원을 받아온 기존 회원국들과 신규 회원국들간의 갈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회원국간 격차를 해소하고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한 EU의 지역정책은 ‘구조기금’과 ‘결속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2006년까지는 현행 EU 지역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신규 회원국들이 당장에 받게 될 보조금은 현재 회원국들이 받는 규모에 비해 미미하지만 2007년부터 동구국가들은 EU 지역정책의 최대 수혜국이 된다.올초부터 시작되는 2007년 이후의 지역정책 수립과정에서 회원국 확대의 최대 피해국인 스페인을 중심으로 일부 회원국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EU 가입이 신규 회원국에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것만은 아니다.신규 회원국들은EU 가입에 따른 각종 혜택을 받지만 동시에 경제주권의 약화라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사회보장제도,환경기준,근로환경,제품표준 규격,소비자 보호 등에서 엄격한 EU 규정이 동구국가들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저비용 경제구조와 제도의 유연성이 제약을 받게 된다. 유럽정책연구소(CEPS) 대니얼 그로스 소장은 “동구 국가들이 EU의 경제·사회시스템을 무리하게 받아들일 경우 산업기반이 붕괴된 동독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EU 시장에서의 경쟁압력을 견뎌낼 수 있도록 구조조정과 사회 개혁을 서둘러야 하며 기존 회원국들은 갈등을 최소화하도록 지속적으로 협상하고 협력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커져왔나 유럽통합이 구체적으로 추진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부터이다. 프랑스의 외무장관 로베르 슈만은 1950년 5월9일 ‘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전략자원이었던 석탄과 철강을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관리할 것을 제안함으로써 유럽연합을 이룩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단초로 독일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6개국은 1952년 유럽 최초의 공동체인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출범시켰다.ECSC 회원국들은 1957년 로마조약을 체결,자본·서비스·노동의 자유이동이 가능한 유럽공동체(EEC)를 출범시켰다. EEC 회원국(당시 12개국)들은 1991년 1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장통합·통화 단일화 등 유럽통합의 기틀을 다지는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체결했다.이 협약에 따라 1993년 11월1일 유럽연합(EU)이 공식 출범했으며 1999년 유로화가 도입됐다. 회원국은 1973년 영국·아일랜드·덴마크,1981년 그리스,1986년 포르투갈·스페인,1995년 오스트리아,핀란드,스웨덴이 가입하면서 15개국으로 늘어났다. EU의 중·동부 유럽국가 확대가 결정된 것은 지난 1993년 코펜하겐 EU 정상회담에서였다.2002년 10월 EU 집행위는 키프로스,체코,에스토니아,헝가리,라트비아,리투아니아,몰타,폴란드,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 등 10개국에 대한 EU 가입 권고안을 채택했으며 같은해 12월 코펜하겐 EU 정상회의는 10개국의 가입을 확정했다.이들 국가는 이미 각국내 비준절차를 완료했으며 신규 회원국으로서 올해 6월 치러지는 EU 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불가리아,루마니아,터키가 EU 가입을 추진 중이며 중·장기적으로 EU는 유고연방,크로아티아,마케도니아 등 서부 발칸지역 국가까지 회원국을 확대해 ‘대서양에서 우랄산맥까지’라는 진정한 유럽의 통합을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책/우리에게 다가온 조선족은 누구인가

    임계순 지음 현암사 펴냄 조선족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우리는 어떻게 조선족을 기억하고 있는가.1982년 중국이 조선족의 고국 방문을 허용하고,1992년 한중수교로 한국이 조선족에 취업문호를 개방한 이래 조선족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존재가 됐다.그러나 급격한 교류는 적잖은 후유증을 남겼다.조선족자치주에서는 ‘코리안 드림’으로,한국에서는 ‘불법체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가깝지만 먼’ 사이가 되고 만 것이다. 국내 최고의 중국통으로 꼽히는 한양대 사학과 임계순(사진·59) 교수가 쓴 ‘우리에게 다가온 조선족은 누구인가’(현암사 펴냄)는 그런 안타까운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처방전의 성격을 지닌다.저자는 조선족 150년의 역사를 훑으며 조선족과 한국 사회가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생긴 반목을 해소하고 상생의 길을 열어갈 것을 제안한다. 조선족은 현재 200여만 명으로 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 97% 이상이 모여 산다.중국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열 세번째로 인구가 많은 ‘유력 민족’이다.중국 동북지역은 한반도에 인접해 있어 고대부터 우리와는 밀접한 역사적 관계를 맺어 왔다.고구려와 발해가 중국 동북지역과 한반도 일대에 걸쳐 있었던 만큼 10세기 초까지 중국 동북지역의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동부는 우리 선조들의 활동무대였다.중국 학자들은 물론 이 지역을 중국 북방 소수민족이 활동한 공간으로 본다.조선족은 1945년 일본의 항복 이후 공산당과 국민당이 서로 차지하려 다퉜던 동북지역에서 공산당을 지지하고 해방전쟁을 도와 중화인민공화국 건설에 기여하면서 중국의 공민이 됐다.문화대혁명과 개혁개방이라는 격동기를 거치며 조선족은 자치주 나름의 정체성을 가꿔왔다. 책은 조선족의 역사를 ‘조선족’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1952년부터가 아니라 한족(韓族)인 ‘조선인’이 중국 동북지역에 살기 시작한 19세기 중반부터 다룬다.1712년 청과 조선 사이에 국경이 정해졌지만 중국 조선족 선조들은 19세기 중반 이후부터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중국 동북지역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청 조정의 봉금정책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고 조선인의 황무지 개간은 묵인됐다.저자는 조선인의 동북지역 이주를 국경선을 넘어 잠입한 시기(1860∼1904),자유이민 시기(1905∼1930),강제집단이민 시기(1931∼1945)등 3단계로 나눠 살핀다. 저자는 조선족의 삶과 사고방식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한중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조선족 중에는 ‘이민의식과 정착의식’‘손님의식과 주인의식’이라는 이중적인 의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1950년대 일부 조선족들은 ‘조선은 민족의 조국이고,중국은 인민의 조국’이라는 ‘두 개의 조국론’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조선족 2·3세,즉 40대 이하의 사람들은 어엿한 중국의 공민으로서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조국관을 보인다.여기서 저자는 “조선족에게 한국은 어디까지나 ‘고국’일 뿐,그들이 진정 생명을 바쳐 지키고자 하는 ‘조국’은 중국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조선족 문제를 보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옌볜 조선족자치주를 포함한 중국 동북지역은 한국과 중국,일본이 접촉하는 완충지대다.중국은 동북지역에서의 소수민족 분쟁을 우려해 옌볜 자치주 일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귀속시키기 위한 ‘동북공정’프로젝트까지 추진하는 등 외교·역사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그런 점에서 중국 동북지역 개척의 주인공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설립의 공신인 조선족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륙의 모랫바람에 묻힌 한민족의 흔적을 하나하나 들춰내는 저자의 작업은 21세기 동북아 시대를 이끌어가야 할 우리로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다.조선족의 삶과 사고방식,고난의 역사를 꼼꼼히 살핀 이 책은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인이나 국가정책 입안자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도 관심을 갖고 읽을 만하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주말매거진 We/2004 웃으며 삽시다

    “새해 새로운 ‘쏭' 기대하세요”코믹송 작곡가 김희빈씨 ‘감기쏭’,‘숫자쏭’,‘캐롤쏭’….한번쯤은 어디선가 들어봤을 ‘쏭 시리즈’다.재미있는 멜로디와 가사,깨물어주고 싶은 목소리가 어우러져 ‘코믹송’이라고 부르지만 가사를 음미하며 들어보면 훈훈한 사랑과 따뜻한 격려,넘치는 행복이 느껴진다. ‘쏭 시리즈’를 만든 주인공은 NHN 엔토이의 김희빈(사진·28)씨와 조재윤(28)씨.이들의 히트곡은 첫 작품 ‘콩떼기쏭’을 포함해 무려 9개에 이른다.네이버의 멀티미디어 사이트 ‘엔토이(www.entoi.com)’ 서비스로 휴대전화 벨소리나 통화연결음 등으로도 사랑받고 있어 이들의 인기는 스타 작곡·작사가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가 많지 않잖아요.쉽게 흥얼거릴 수 있으면서 좋은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작곡 담당 희빈씨가 쏭들을 만들어낸 계기이자,작업할 때 늘 품고 있는 바람이다. 노래의 영감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에서 얻는다.네티즌 용어에서 따오기도 하고,동네 노래방 간판에서 얻기도 한다.여기에 멜로디와 가사를 붙이면 하나의 쏭 탄생.짧게는 하루,길게를 한달이 걸리기도 한다.이렇게 태어난 쏭들엔 나름대로 ‘사랑(숫자쏭)’과 ‘격려(콩떼기쏭)’,‘건강(감기쏭)’ 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지금은 그저 코믹송의 이미지지만 아마 100년쯤 뒤엔 민요처럼 즐길 수 있는 노래로 기억될 것”이라고 희빈씨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는 코믹송을 능가하는 무엇인가를 만들 계획이란다.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아류 쏭’들과 차별화된 ‘무엇’이라고만 귀띔해준다. 사람들의 마음을 밝고 맑게 하는 노래를 만들어낸 희빈씨의 철학은 무엇일까.“처음에는 저도 마냥 신나는 노래를 만들려고 했었죠.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스스로 즐거움을 느껴야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게서 시작된 즐거움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이것이 희빈씨의 철학이다.“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웃음과 행복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해요.그럼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그것이 전해질 겁니다.” 최여경기자 kid@ “웃기느라 욕좀 봤죠”대선자객 작가 신규용씨 “웃기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그냥 다만 사람들에게 정치를 쉽게 풀어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대선자객’의 작가 인터넷ID ‘첫비’ 신규용(사진·32)씨는 이렇듯 맹랑한 답변을 했다. “처음엔 연재를 생각하지도 않았죠.정치를 무협에 비유한 글들은 많잖아요.그런데 글이라서 읽기 불편했죠.만화로 만들면 재미도 있고 특유의 과장도 할 수 있고,이해도 쉽고,그래서 택한 거죠.”네티즌들이 이런 ‘대선자객’을 이곳저곳의 인터넷사이트들에 ‘퍼나르기’시작하면서 평균 조회수가 3만건에 이를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하지만 큰 인기만큼이나 어려움도 있다.선관위가 내용을 문제삼아 서울지검에 고발을 했던 것.“내용이 조금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건 저도 인정해요.하지만 이건 현실 정치를 패러디한 만화잖아요.너무 경직된 사고가 아닐까요.”라며 선관위의 결정에 반론을 제기했다. 대선자객 마지막편을 만들고 있는 그는 혼란스럽다.“어렵죠.실망스러운 부분도 있고.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 느낌입니다.그냥 마지막회는 이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끝내려고 합니다.대선 자금 문제의 옥석을 가리고 단죄를 하는 건 결국 국민의 몫이겠죠.” 안동대학교 서양학과 출신인 신씨는 자신은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시인한다.“얘기가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시의에 맞아떨어졌다는 게 더 크죠.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속시원하게 긁어주는 게 풍자가 아닐까요.” 총선전까지 선거 참여 캠페인을 할 예정이다.대선자객에서 보여준 것처럼 참여만이 현실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것.또한 그는 ‘정치본색’을 준비하고 있다.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코트깃을 세우며 총싸움을 하는 홍콩루아르의 교과서 ‘영웅본색’을 패러디한 정치패러디 시리즈의 2탄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 당신의 유머지수는? 이제 유머 감각은 그저 ‘감초’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이 시대를 살아가자면 IQ(지능지수),EQ(감성지수)와 더불어 HQ(유머지수)가 필수다. 우선 유머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통로를마련해준다.미국의 전문 연설가 밥 로스는 “위기 상황에서 제1,2의 대안은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는 것,제3의 대안은 웃거나 웃기는 것”이라고 말했다.여기서 위기란 내·외적인 것 모두 포함한다. 외국 영화를 보면 장례식에서 추모사 도중 농담을 하는 목사들이 종종 있다.사람들이 잠시나마 슬픔을 잊고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캘리포니아 주의 한 은행은 초과 대출하는 고객들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그래서 은행은 고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친애하는 고객님,저희 은행과 처음 거래를 하시던 그때로 되돌아 가신다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유머는 창조력과도 연결된다.흔히 독창성하면 EQ만을 떠올리지만 HQ도 한몫 단단히 한다.유머란 고정 관념을 깨는 데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나의 유일한 학교는 유머”라고 했을 정도다. 무엇보다도 유머는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수단이 된다.유머 감각을 발휘하면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뜻을 전달할 수 있다. 신문을 매일 아무데나 휙 던져놓고 가는 신문배달 소년이 있다고 하자.주인은 소년이 구독료를 받으러 오면 꾸짖는 대신 이렇게 말할 수 있다.“구독료는 네가 신문을 던져 두는 장소에 뒀다.” 시대의 필수 요건인 유머.요즘 젊은 세대들은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인터넷 상에서 유머를 찾아 다닌다.유머 강사 박인옥(42)씨는 “삶의 활력소가 되는 유머와 자주 접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
  • [씨줄날줄] 화성탐사

    미국의 화성탐사 로봇 ‘스피릿’의 화성 안착 소식에 온 미국이 열광하고 있다.지난 1997년 화성탐사선 ‘패스 파인더’가 착륙시킨 미니 로봇 ‘소저너’에게 보냈던 환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처음도 아닌 일에 웬 호들갑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사정을 짚어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먼저 ‘스피릿’의 착륙은 원하는 지점을 꼭 집어 성공시킨 정밀 우주과학기술의 개가이다.알려진 대로 화성탐사의 목적은 우주에서의 생명의 존재여부에 단서를 제공할 물의 흔적 찾기이다.미국의 과학자들은 이미 화성의 극지방에서 얼음의 존재를 추정해냈고 방대한 양의 물이 아니면 만들어질 수 없는 거대협곡도 발견했다.문제는 물이 있었거나 있다는 증거의 확보.그렇기 때문에 ‘스피릿’과 그의 쌍동이 로봇 ‘오퍼튜니티’는 모두 물과 관련된 곳들을 겨냥했다.지구에서 1억 7050만㎞ 떨어진 목표지점에 불과 9.6㎞의 오차로 착륙한 스피릿의 성공은 한 미국 과학자의 표현처럼 로스앤젤레스에서 쳐올린 골프공이 뉴욕에 있는 그린으로 한번에 빨려들어간 ‘홀인원’이나 마찬가지다. 다음으로 미국은 이번 성공을 통해 화성탐사 대열에서 유수한 경쟁국들을 확실히 따돌릴 수 있게 됐다.1998년에 발사된 일본의 화성탐사선 ‘노조미’는 지난해 12월 초 화성궤도 진입에 실패,우주 미아 신세가 됐고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을 약속했던 영국의 ‘비글 2호’ 역시 착륙에 실패,유럽인들을 한숨짓게 했다.반면 일찌감치 러시아를 제쳤던 미국은 ‘스피릿’의 성공으로 유럽우주기구(ESA)의 ‘마르스 익스프레스’(화성 특급)궤도선을 제외하고는 화성탐사를 독점할 판이다.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라크전과 그에 이은 ‘테러공포정치’로 사기가 떨어진 미국인들에게 이번 성공이 커다란 위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장도 “전 미국인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있다.”며 흐뭇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향후 화성탐사의 과제는 화성의 물질을 지구로 실어오는 일과 화성에 인간이 착륙하는 일이다.미국은 그 구체적 계획을 갖고 있다.부시대통령은 달 탐사계획을 띄우리라는 소문도있다.견제세력 없는 유일 강대국 미국의 모습이 우주에서도 재연될 기세이다.남의 잔칫집 구경이 즐거울 수만 없는 이유이다. 신연숙 논설위원
  • 우리당 의장경선 중간점검/여성후보 이미경·허운나 불꽃대결

    열린우리당 경선 출마자 가운데 ‘유이(唯二)’한 여성 후보인 허운나(55)·이미경(54) 전 의원간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우리당은 경선결과 상임중앙위원 당선권인 5등 안에 여성이 한 명도 들지 못할 경우 여성 후보 가운데 다득점자를 무조건 상임중앙위원으로 임명토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두 후보가 나이는 비슷하지만,외모에서부터 경력과 전문분야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상반된 자질을 갖고 있다. 수수한 스타일의 이 후보는 1983년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연구원으로 출발,87년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대책협의회 운영위원,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운영위원,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총무 등을 거친 여성운동가 출신이다.여권 신장을 주제로 한 외부토론회에는 당을 대표해 자주 얼굴을 비쳤다.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고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남편은 같은 사회운동가 출신인 이창식 국립청소년수련원장이다. 반면 화려한 스타일의 허 후보는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와 한국교육공학회장,국제정보기술의원연맹 초대회장 등을 지낸 당내 제1의 IT전문가다.2002년 민주당이 국내 최초로 대통령후보 경선에 전자투표 방식을 도입할 때 주역을 맡았다.서울 출신으로 경기여고와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남편은 교내커플로 만난 전종우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교수다. 두 후보간 우열은 “경선 당일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현재로선 예측불허다. 이 후보가 여성 조직표의 지지를 기대하는 데 반해 허 후보는 상대적으로 남성표 유인에 주력하는 눈치다. 김상연기자
  • ‘盧 400억발언’ 공방 2R/3野 “정당비는 뺀것”… 우리당 “당연히 포함”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발언이 정치권을 계속 강타하고 있다.노 대통령이 말한 400억원 가운데 선거비용으로 산입되지 않는 ‘정당활동비’가 포함된 것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문제의 핵심이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당연히 포함시킨 것이며 불법자금은 거의 없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야3당은 “말도 안된다.”는 반응이다.구체적 해명이나 사실 관계가 나오기 전까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21일 “정당에서 선거비와 정당활동비를 구분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단정지으며,“대통령이 말한 것은 정당활동비 언급은 없고,대선비용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도 “선거비용을 얘기할 때 정당활동비가 제외된다는 것은 구의원 선거라도 한번 해 본 사람이라면 상식에 속하는 일”이라며 “노 대통령은 정당활동비를 제외하고 발언한 것”이라고 확언했다. 이를 토대로 민주당 김영환 상임중앙위원은 “대통령이 스스로 불법대선자금의 사용을 시인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열린우리당과 대통령 측근이 대선자금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라.”고 압박했다.김재두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10분의1’ 발언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한나라당이 먼저 불법대선자금 규모를 공개하는 것이 훨씬 빠를 것”이라며 화살을 한나라당에 돌리기도 했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폭탄고백’이 사실이라면 당선무효 사유이며 이미 정상적으로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능한 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검찰과 선관위는 즉각 수사와 조사에 착수하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추가 설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대신 열린우리당이 ‘대리전’을 치르는 형국이다.우리당 서영교 공보부실장은 “대통령이 대선비용으로 언급한 350억∼400억원은 지난 7월 이상수 의원이 공개한 선거비용 280억원과 정당활동비 81억원 등 총비용 361억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그간의 주장을 반복했다.이어 “야당은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고 강조한 대통령의 말 꼬투리를 잡아 정국을 혼란케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지운기자 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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