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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무슨 사연이 있겠지/김형태 변호사

    [열린세상] 무슨 사연이 있겠지/김형태 변호사

    지금은 고인이 된 신부 한분이 생각난다. 키는 작달막한데 막힘이 없이 시원시원한 분이었다. 미사가 끝나기 무섭게 긴 겉옷을 훌렁 벗어 둘둘 말아 놓고, 부리나케 마당으로 나와 담배 피워 물고 신자들과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격의 없이 나누곤 했다. 어느날 그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차 몰고 가다가 위험하게 끼어드는 이들을 보면 당장 “야 이 자식아, 운전 똑바로 해.” 욕을 해주고 싶다가도 꾹 참고 유행가 한 소절을 부른단다.‘무슨 사연이 있겠지.’ 그동안 국가보안법, 사형제도, 사학법,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서로 간에 간극이 너무 크고 소통이 단절되어 있다는 점이 그 사안들 자체의 문제보다 어쩌면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비정규직이 2년을 넘으면 정규직으로 올려야 한다는 내용의 비정규직보호법이 지난 1일 발효되었다. 이랜드 계열 대형마트 뉴코아 등은 2년이 넘은 비정규직 노동자 500명에 대한 계약을 해지했다. 회사 쪽은 해고도 마음대로 안 되고 임금도 매년 올려주어야 하는 부담을 안기 싫다는 입장이다. 노동자 입장에선 ‘월 80만원짜리 고된 일자리나마 식구들의 생계가 달려 있는데 이 무슨 날벼락이냐.’였다. 한 조사에 따르면 대상 기업의 40%가 2년마다 새로운 사람을 쓰겠다는 것이고 41%는 직군을 분리해 무기계약으로 계속 고용,18%는 완전 정규직화하겠다고 답했다. 이윤을 남기는 것이 기업의 유일한 생존 이유이자 조건이라는 주장도 일면 타당하긴 하다. 그러나 이윤 추구에 더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흐름이 유엔과 유럽, 미국 등지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규직·비정규직·실업자 세 부문 사이에 구조적인 갈등이 존재한다. 일자리가 제한되어 있어 비정규직 자리가 정규직 자리로 바뀌면 실업자들은 그나마 비정규직으로 일할 기회가 줄어든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서 차별을 없애면 기업주들은 정규직 임금을 줄이거나 아예 고용을 줄이려 할 것이다. 국가와 기업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문제 해결의 근본이다. 그러나 일자리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인건비를 줄이려는 기업주나 고용안정 및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바라는 비정규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때문에 자신들의 몫이 줄어들까 걱정하는 정규직, 그리고 비정규직 상태로나마 서로 돌아가며 일자리를 나누기를 원하는 비고용실업자, 마지막으로 노동정책을 집행하는 국가가 모두 한자리에 모여 다른 집단의 처지를 고려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꼭 필요하다. 옳고그름을 따지는 일을 떠나서 상대방을 인정하고 각자의 이해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우리 사회는 한단계 질적인 도약을 할 수 있다. 이달 초 사진작가 이시우씨가 미군기지·지뢰밭 등을 사진 찍다 국가보안법으로 재판을 받았다. 그를 빨갱이, 간첩이라고 욕하는 70대 노인 50여명이 방청석 앞자리를 가득 메웠다. 옥중단식을 40일간 했던 그는 이랬다. “저를 단식으로 이끈 깊은 슬픔은 제 생을 바쳐 최선을 다해온 일이 누군가에겐 상처와 위협과 무기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빨갱이라고 부른 심정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익에 의한 좌익 학살뿐 아니라 좌익에 의한 우익 학살 실상을 보았고 그 슬픔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어떤 사상과 논리도 그 아픈 죽음의 기억을 치유할 수 없고 그 한과 슬픔을 눈물과 감동으로 부둥켜안지 않고서는 역사의 화해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이해를 가진 우리도 저 신부님처럼 상대에게 화날 때마다 읊조려보자.“무슨 사연이 있겠지.” 김형태 변호사
  • 한·중·일 국보급 희귀사경 ‘한눈에’

    한·중·일 국보급 희귀사경 ‘한눈에’

    24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성황리에 개막된 기획특별전 ‘사경변상도의 세계, 부처 그리고 마음’은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의 귀한 사경변상도(寫經變相圖)를 한자리에서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흔치않은 자리이다. 국내에서 ‘사경변상도’만을 모아 보여주는 전시로는 처음인 만큼 개막일부터 불교계와 관련학자,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불교경전을 베껴 쓰는 사경은 고려시대부터 신자들이 신앙심을 다지는 수행의 큰 방편으로 썼고, 인쇄술이 발달하기 이전 경전을 보급하기 위한 실용적 목적으로 널리 권장됐다. 이 가운데 ‘사경변상도’란 사경의 첫머리나 책의 머리에 경전 내용을 압축해 풀어 그린 그림을 말한다. 최근 일반인들 사이에 사경이 확산되고 있지만 사경변상도는 워낙 작업이 어렵고 보존과 관리가 힘든 데다 남아있는 실물을 학자들조차도 쉽게 접할 수 없어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 국보급 문화재 100여점을 모아 마련한 이번 전시회가 더욱 빛이 나는 이유이다. 전시되는 변상도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국립박물관 소장품과 공·사립박물관, 미술관, 그리고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것들이 망라되어 있다. 고려시대에 제작되었지만 지금은 일본 사찰과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것들 중 교토국립박물관과 나라국립박물관으로부터 대여해온 40여점도 들어 있다. 이 가운데에 14점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들이다. 화엄경 그림 ‘新羅白紙墨書大方廣佛華嚴經’(리움미술관 소장·국보 제196호)을 비롯해 국보 7점, 보물 17점, 일본의 중요문화재 2점 등 지정문화재만도 무려 26점. 이가운데 현존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사경변상도라는 ‘대방광불화엄경 사경변상도’는 자색으로 염색한 닥나무 종이에 선묘기법으로 보살을 그린 부분이 남아 있다. 처음으로 전체가 공개되는 익산 왕궁리탑 출토 ‘금제금강경판’(金製金剛經板·국보 123호)) 앞에도 관람객이 많이 몰리고 있다. 고려 충렬왕대의 승지(承旨) 염승익이 발원한 개성 남계원석탑 출토 법화경 그림 ‘妙法蓮華經 1질’이 보존처리를 거쳐 세상에 나온 것도 반가운 일이다. 무엇보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사경변상도를 시대·주제별로 모아놓아 사경변상도의 흐름과 양식의 특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재미. 여기에 사경을 보관하던 경함(經函), 경갑(經匣), 사경보(寫經褓)도 덤으로 볼 수 있다.9월16일까지.(02)2077-9271.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경춘선 철로변에 철도 테마공원

    경춘선 철로변에 철도 테마공원

    경춘선이 옮겨가고 남은 폐선 예정부지 12만 7000여㎡가 ‘철도 테마공원’으로 조성된다. 23일 서울시 및 노원구에 따르면 경춘선의 노선 변경으로 생기는 성북역∼화랑대역∼서울시계 구간 6.3㎞의 폐선부지를 철도를 테마로 한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이미 확정된 추가경정예산에 연구용역비(1억 3000만원)를 반영했다. 이 구간은 경춘선 이설 계획에 따라 2009년 말까지 망우역∼갈매역으로 이어지는 새 노선으로 대체된다. 폐선 부지에 철로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선형(線形)으로 이뤄진 철도 테마공원의 조성을 검토 중이다. 폐철도 부지는 폭 11∼49m, 연장 6.3㎞에 전체 면적 12만 7750㎡로, 기존의 철로는 그대로 보존하고 주변에 나무를 심어 녹지공간으로 조성한다. 철로 주변에 넓은 공간이 있는 화랑대역과 신공덕역에는 역사(驛舍)를 테마로 한 공원도 조성한다. 그러나 철도 테마공원 조성을 위해서는 이들 부지의 소유권을 가진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들 부지는 대부분 철도시설공단 소유이며, 나머지 일부는 코레일(옛 한국철도공사)과 건설교통부 소유다. 서울시는 철도시설공단측에 이 부지를 무상으로 기증해줄 것을 요청 중이지만 이들 기관은 이 부지의 매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입장차가 어떻게 조율될지 주목된다. 시는 협상이 순조롭게 타결되면 하반기 중 용역을 발주, 내년 상반기 용역결과가 나오면 2010년쯤 착공해 2012년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철도 테마공원 조성은 서울시가 검토하는 안 가운데 하나”라면서 “용역이나 부지 소유 기관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내용이 다소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 in] ‘새 도약’ 부천영화제 장르영화 중흥을 기대한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부천 영화제가 한창이다.10이라는 연대기적 숫자를 넘어섰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2007년 부천 영화제는 몇 가지 점에서 특별한 면이 있다. 우선은 몇년 전 빚어졌던 시끄러운 사태들에 대한 우려를 기우로 불식시켰다는 점이다.영화제의 운명조차 불명확했던 최근 2년여간의 분위기를 가름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운영진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한상준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권용민, 박진형 프로그래머의 활동은 영화계 안팎의 높은 평가를 얻어내고 있다. 11회 부천 영화제에서 주목을 끄는 섹션 중 하나는 특별전이다. 특별전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 데 관객들은 일본 감독 히로키 유이치와 홍콩 감독 허먼 여우의 작품들에 환호했다.컬트 영화 목록에서 배제할 수 없는 작품, 허먼 여우 감독의 ‘팔선 반점의 인육 만두’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들었던 진면목을 드러냈다. 이 작품 외에도 ‘흑백도’나 ‘중국식 흑마술’도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핑크 무비라고 불리는 포르노그라피를 선보였던 히로키 유이치 감독은 국내에 ‘바이브레이터’라는 작품을 개봉한 바 있다. 직접 방문해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히로키 유이치 감독은 여성의 미묘한 심리를 섬세한 언어로 조감함으로써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죽음을 앞둔 소녀를 그린 ‘나는 사랑했어’나 제목부터 강렬한 ‘바쿠시,SM 로프 마스터’는 히로키 유이치 감독의 감성을 확인시켜 준다. 주로 장르 영화를 선보이는 부천 국제 영화제의 특성상 올해 역시도 새로운 판타지와 호러를 제공했다. 슬래셔 무비, 하드 고어, 스너프 필름과 같은 장르를 오가며 연출한 김진원 감독의 ‘도살자’는 그런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이다. 장르 영화로서 공포 영화에 대해 갖고 있는 한계를 넘어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렇다. 한국 영화계의 3대 업체 중 하나인 오리온 그룹이 메가박스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한다. 영화 산업에서 한 발 물러선 대기업의 행보는 한국 영화계에 만연한 위기론을 확신의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영화사들이 재정난에 시달린다는 소문도 만만치 않게 들린다. 예술 영화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영진위 기금에 상업 영화까지 몰리는 현상도 발견된다. 한국 영화의 위기가 급기야 시장에서 체감되기 시작한 셈이다. 한국 영화의 상업적 시효만료 선고가 죽음보다 먼저 횡행하는 지금, 부천 영화제의 행보는 의미심장하다.1000만 관객 시대의 10만 관객 영화들, 어쩌면 한국 영화는 10만 관객 영화들의 꾸준한 발견 속에 지탱될 수 있을 것이다. 전무했던 뮤지컬 영화를 선보였던 전계수 감독의 ‘삼거리 극장’ 역시 2006년 부천 국제 영화제 개막작이다. 대중의 감수성을 따라가는 1000만 관객 영화를 넘어 대중의 기호를 선도할 수 있는 장르 영화의 중흥을 기대해 본다.
  • 황석영 새소설 ‘바리데기’ 출간

    황석영 새소설 ‘바리데기’ 출간

    뿌리 뽑힌 자의 허망함은 뿌리 뽑힌 자가 가장 잘 안다. 굶주린 자의 허기는 굶주려 쓰러져 본 자가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자의 슬픔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가슴 속까지 쩍쩍 갈라터진 자가 가장 잘 안다.‘바리’는 그런 여자다. 뿌리 뽑혀 북한 청진에서 중국으로, 중국에서 영국으로 부초처럼 떠밀려 다녔다. 한 끼 밥 걱정 없이 하루를 살지 못했고, 부모는 생사조차 모르며, 동생 현이는 얼어 죽었고, 할머니도 딸 홀리야 순이도 떠나보내기만 했다. 소설가 황석영(64)은 새 소설 ‘바리데기’(창비 펴냄)의 주인공 바리를 그렇게 창조했다. 누구보다 아팠고 누구보다 억울했기에 누구든 공감하고 어떤 이의 억울함도 풀어줄 수 있는 사람. 황석영은 ‘만신 바리’를 만들기 위해 어린 바리에게 세상의 모든 고통을 안겼다. ●문장은 인테리어 불과… 구성이 중요 작가가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소설 구성이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석영은 “요즘 문장 문장 하지만 문장은 인테리어일 뿐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 곧 자기형식”이라고 강조했다. 작가의 펜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든다. 환상이되 현실이고, 설화이자 실화며, 은유이되 직설이다. 소설은 바리데기 설화를 원용했다. 설화 속 바리데기는 무당의 원형이다. 오귀대왕의 일곱째 공주로 태어나 버려진 바리데기는 서천 생명수를 구해와 병들어 죽은 부모를 살린다. 소설 속 바리도 일곱째 딸이고, 버려졌다. 바리가 넋을 띄워 만나는 모든 헛것들은 황망하고 쓸쓸한 것들뿐이고, 우는 사람들뿐이다. 황석영의 손끝을 거친 후 바리는 ‘가장 고난 받는 자’와 ‘가장 고난 받는 자의 치유자’로 재해석됐다. ●90년 이후 세계사 소용돌이에 휩쓸려 ‘이동과 조화’. 작가가 집약해 표현한 작품주제다. 바리의 인생역정엔 영국과 프랑스에서 생활하며 세계화의 격랑을 관찰한 작가의 고민이 배어 있다. 바리는 90년 이후 세계사의 모든 소용돌이에 휩쓸린다. 이동을 강제하는 소용돌이의 핵으로 작가는 신자유주의를 지목한다. 바리는 중국으로, 식민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심장 런던으로 떠밀려가고,‘뱀단’(밀항자) 브로커에 걸려 인신매매 당한다. 이주노동자 단속에 하루하루 떨고,9·11 사태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발발 후엔 파키스탄인 남편 알리까지 쿠바 관타나모 감옥에 갇힌다. 이동이되 ‘유목’이 아닌 ‘유랑’이다.‘주체적 노마드’가 아닌 ‘주체가 원치 않는 유랑’이다.‘공존의 조화’가 아닌 ‘온갖 상처로 얼룩진 섞여듦’이다. ●올해 10월 파리서 귀국 “누구에게나 평범한 보통 여자아이로 보여지길 진심으로 원했던” 바리, 남을 위로하기 전에 “슬퍼 살 수가 없어.”라며 자신부터 위로받기 원했던 10대 소녀 바리. 바리에게 ‘잔인한 고통’을 안기면서 황석영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불바다→피바다→무쇠성→서천으로 이어진 여정 끝에 바리 입에서 ‘공수’가 터지는 과정에 꾹꾹 집약돼 있다. 굶어 죽고 병들어 죽고 맞아 죽고 애달아 죽은 세상의 넋들과 팔 떨어지고 목 떨어지고 붕대 매고 의족 짚은 사람들이 묻는다.“우리가 받는 고통은 무엇 때문인가.” “어째서 악한 것이 세상에서 승리하는가”…. 바리가 답한다.“사람들 욕망 때문이래.” “전쟁에서 승리한 자는 아무도 없대, 이승의 정의란 늘 반쪽이래….” “남북 분단과 정치적 문제에서 이제야 한 걸음 벗어난 것 같다.”는 작가는 오는 10월 4년간의 외국생활을 끝내고 파리에서 귀국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인터넷 중독이 인격장애 부른다

    인터넷 중독이 인격장애 부른다

    인터넷중독이 인격장애를 심각하게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중독 성향을 가진 사람 중 절반 이상이 인격장애를 가졌으며, 특히 이 중에는 사회생활이 어려운 회피성 인격장애 및 중복 인격장애가 많았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탐닉을 방치하지 말아야 하는 또다른 이유이다. 한림대의료원 강동성심병원 정신과 연병길 교수팀이 지난해 9월 서울지방병무청 징병신체검사 대상자인 남성 4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분석한 결과 대상자 중 56명(13.9%)이 일주일에 평균 20.5시간 동안 인터넷을 사용해 중독 경향을 보였으며, 이 중 66.1%인 37명은 인격장애에 해당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사회적 위축이나 부적응 등 회피성 인격장애(26명)를 포함,1인 평균 3.05개의 중복 인격장애를 가졌으며, 채팅이나 동호회를 즐기는 사회적 유형이 정보검색 및 쇼핑을 즐기는 비사회적 유형보다 인격장애 정도가 심했다. 연구팀이 인터넷중독 척도를 사용해 조사한 결과 50점 이상의 인터넷중독 경향군이 56명(13.9%),30점 이하의 정상 대조군이 106명(26.3%)이었으며,30∼50점대의 중간군은 241명(59.8%)이었다. 이들에게 적용한 성격장애 검사에는 한국형 성격장애검사 도구인 ‘PDQ-4+’가 사용됐다. ●인터넷 중독자 회피성 인격장애 심각 분석 결과, 정상 대조군은 106명 중 13명(12.3%)이 인격장애인 반면 인터넷중독 경향군은 56명 중 37명(66.1%)이 인격장애에 해당됐다. 인격장애는 정상 대조군 13명의 경우 수동공격성 7명, 회피성 6명, 강박성 5명, 히스테리성 5명, 자기애성 5명 등의 중복 장애를 보인 반면 인터넷중독 경향군 37명은 회피성 26명, 수동공격성 20명, 히스테리성 19명, 강박성 18명 등으로 그 정도가 훨씬 심했다. 특히 회피성 인격장애의 비율이 인터넷중독 경향군에서 높았는데, 이 경우 사회적 관계에서 위축되는데 따른 보상심리가 작용,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에 몰입하는 특성을 보이기도 했다. ●중독 경향군 평균 3.05개 인격장애 정상 대조군은 1인 평균 0.39개의 인격장애를 보인데 비해 인터넷중독 경향군은 평균 3.05개의 인격장애를 보였다. 정상 대조군의 경우 인격장애를 가진 13명 중 2명이 1개,3명이 2개,4명이 3개의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었으나, 인터넷중독 경향군은 37명 중에는 1명이 1개,4명이 2개,10명이 3개의 인격장애를 가져 중독군의 중복장애 정도가 훨씬 심했다. 인터넷중독 경향군 56명 중 사회적 유형은 44명(78.6%), 비사회적 유형은 12명(21.4%)이었다. 이 가운데 사회적 유형 중 32명(72.7%), 비사회적 유형 중 5명(41.7%)이 인격장애에 해당돼 사회적 유형에 문제가 많았다. ●사용 장소는 집 78.2%·PC방 14.6% 이들의 인터넷 사용 장소는 집이 78.2%,PC방이 14.6%였으며, 인터넷 사용 분야는 타인과의 게임이 44.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정보검색, 채팅, 동호회 활동, 뉴스검색 순이었다. 또 사회적 사용의 비율이 62.3%로 비사회적 사용 비율의 37.7%보다 높았다. 일주일간 인터넷 사용시간은 정상 대조군이 평균 7.7시간, 인터넷중독 경향군이 20.5시간이었다. 연 교수는 “인터넷중독 문제를 가진 사람의 66.1%가 인격장애를 갖고 있다는 점은 인터넷 중독에 대한 평가와 진단, 치료에서 인격장애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도움말 연병길 강동성심병원 정신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사설] 뇌물 먹은 단체장 중형선고 의미 크다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강원도 고성군수가 1심재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의 구형량 그대로 선고됐다. 이례적인 중형 선고다. 정치인들도 충격인 모양이다. 사법 당국이 정치인들에게도 엄격한 잣대와 도덕성을 강조한 판결이라고 평가한다. 아울러 향후 수사나 재판에도 좋은 지침이 되길 기대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출직 공무원의 뇌물수수는 더 이상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가볍게 처리돼서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 선출직 공무원이나 정치인 비위의 경우, 보다 엄정한 법집행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법원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동안 선거직 단체장이나 정치인은 선거법 위반이나 뇌물수수 등으로 기소돼도 솜방망이 처벌이 관행이었다. 재판진행이 늘어져 실형을 선고받아도, 형 집행의 의미를 잃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새삼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 자체가, 정치인의 준법불감증에 관대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얼마 전 통계에 따르면 2005년 전체 형사사건 구속률은 87%에 이른 반면, 고위층·화이트칼라 범죄자 구속률은 34%에 불과했다. 그 가운데서도 보석·가석방 등으로 풀려나지 않고 온전히 죗값을 치른 사람은 19%밖에 안됐다. 지난해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본다. 지금은 대선 국면이고, 내년은 총선의 해다. 선출직 공무원이나 정치인의 부패는 곧바로 국민과 지역 주민들의 불편과 피해로 연결된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뒷거래는 없기 때문이다. 검찰과 사법당국이 비리 감시에 더욱 신경쓰고 엄정한 법집행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판결이 이러한 분위기를 잡아가는 교훈과 더불어 법집행의 가이드라인이 되길 기대한다.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콩가루’ 한나라당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콩가루’ 한나라당

    “지난번에 정치자금을 사용(私用)한 것 때문에 구속까지 됐던 분”(한나라당 이명박 대선경선 후보) “이 후보는 부정 선거해서 국회의원도 사퇴한 사람 아닌가. 지금 잣대로는 후보가 될 수 없는 사람”(한나라당 박근혜 캠프 서청원 상임고문)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다. 오로지 경선 승리밖에 보이는 게 없다. 대선 승리는 경선 승리의 결과물 정도로 여긴다. 때문에 치졸한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고, 금도(襟度)를 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상대방을 회복 불능의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리고 말겠다는 생각뿐이다. 경선 후에는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적’이란 생각을 굳힌 지 오래다. 한때 회자됐던 ‘살생부’ 차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과거의 동지가 오늘의 적인 셈이다. 오늘의 한나라당 현주소다. 시쳇말로 ‘콩가루’ 한나라당이다. 이 후보의 ‘전 재산 헌납설’ 공방도 볼썽사납다. 재산 헌납의 주체인 이 후보는 가만 있는데, 상대방 진영에서 재산 헌납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박근혜 경선후보측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2일 “이 후보가 경선 승리를 위해 전 재산 헌납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한 게 도화선이다. 박 캠프측에서 이 얘기를 처음 한 건 아니다. 지난달 25일 핵심 측근이 인터넷매체 기자에게 “이 후보가 지지율 하락을 반전시키기 위해 재산 헌납을 검토 중이고, 곧 선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산 헌납 카드가 실천에 옮겨질 경우 파괴력이 적지 않을 것인 만큼 사전에 김빼기, 물타기하려는 전략적 측면이 배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후보측에선 당연히 펄쩍 뛸 일. 말도 안 되는 소설 같은 얘기라며, 급기야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며 중앙선관위에 조사를 공식 요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후보가 재산 헌납을 하겠다고 선언하면 박 후보측에서 위기 국면을 타개하려는 얕은 술책이라며 공박하는 게 정상적이다. 하지만 돌아가는 꼴은 앞뒤가 바뀐 느낌이다. 수준 이하의 공방을 벌이는 것 자체가 안쓰럽다.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정권창출에 실패하면 당 해체가 불가피할 것이다. 현역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생존할 확률도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소속 의원들 대부분 동의한다. 그런데도 행동은 딴판이다. 일부 의원은 (지지 후보가 질 경우) 분당까지 거론한다.1997년 신한국당 경선 때도 예비후보들간의 경쟁이 치열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과 같은 사생결단식 진흙탕 싸움은 승자에겐 상처뿐인 영광이고, 현재 한나라당에 높은 지지를 보내는 민심도 결국 차갑게 등을 돌릴 것이다. 두 유력 주자의 줄 세우기, 편가르기 후유증이다. 당 중심모임이 더 이상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 캠프의 끊임없는 유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중심모임 멤버인 권영세 최고위원은 “중간자적 입장에서 대선 본선만을 생각하고 싶은데 정말 힘들다.”고 토로한다. 모든 의혹은 그 진실이 가려져야 한다. 이것은 분명한 당위(當爲)이고 명제다. 대선 후보라면 더욱 그렇다. 또 중요한 게 있다. 승자와 패자가 함께 하는 포용의 문화, 승복의 문화는 우리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 점을 생각했으면 한다. jthan@seoul.co.kr
  • 초저금리에 ‘엔 캐리’ 기승… 엔저 부추겨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엔화의 약세, 즉 엔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15일 연 0.5%인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일본의 현재 정책금리는 주요국 중 최저 수준이다. 후쿠이 총재는 “경제·물가의 움직임에 확증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금리인상설에 일단 못을 박았다. 물론 오는 29일 참의원 선거 이후 금리 인상설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내각부 산하 단체인 경제기획협회(EPA)가 지난달 27일 민간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다음달 금리인상을 전망했다.●기관·개인도 합류… 日언론 “주요 통화 지위 위협” 현재의 정책금리가 0.5% 이상 크게 뛸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수치로는 1%에 불과하지만 비율로는 100% 인상인 탓에 금융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한 까닭에서다. 금융권에서는 금리인상이 되더라도 0.25% 정도인 ‘잔 펀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 지난 2004년 이래 지난 3년 동안 외환시장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측에서 엔저로 무역 거래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으면서도 맘먹고 따지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엔의 하락은 분명하게 이상하다.”라고만 지적했다. 엔저의 근본적인 요인은 금리다. 엔화의 금리는 낮은 데 비해 미국과 EU 등의 금리는 높기 때문에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금리의 변동성이 높지 않다는 투자가들의 믿음도 활발한 엔 캐리를 부추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엔 캐리는 주로 투자가나 헤지펀드들이 이끌어왔으나 요즘에는 일본의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가들도 대거 합류한 실정이다.최근 세계 증시 호황에 따른 주식투자도 엔 캐리의 수요를 늘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日 작년 소득수지 13조엔 `돈놀이 짭짤´ 일본은 엔저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의 경상수지 흑자는 무려 19조 8000억엔에 달했다. 흑자 중에는 자동차 등의 수출을 통한 무역수지는 9조 5000억엔인 반면 해외 증권·채권·예금 등에 따른 소득수지는 13조 5000억엔이다.‘돈놀이’ 수익이 2년째 무역수익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4월 주식투자신탁의 순자산 총액의 경우, 외국주에 투자하는 ‘국제 주식형’은 8조 598억엔으로 일본주 중심의 ‘국내 주식형’ 7조 7847억엔을 처음으로 웃돌았다. 일본의 투자가가 외국주에 투자할 땐 엔을 팔고 외화를 사야 하기 때문에 엔의 하락과 직결된다. 윤만하 한국은행 도쿄사무소장은 “엔저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면서 “설령 엔의 금리가 오르더라도 투자된 엔이 되돌아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급작스러운 인상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저에 따른 일본 안에서의 우려도 적지 않다. 다키카 요이치 산케이신문 편집위원은 최근 칼럼에서 “엔이 주요 통화로서의 지위마저 위협받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일본 경제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초금리 정책의 ‘주범’으로 몰려 무역마찰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hkpark@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5 vs 13+α

    ‘5 vs 13’. 아니 ‘5 vs 13+α’가 더 정확할 듯싶다. 핸드볼 경기 점수가 아니다. 범여권과 한나라당에서 연말 대통령선거 공식후보가 되려고 출사표를 던졌거나 던질 인물의 숫자다.5명은 알다시피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고,13명은 범여권의 국민경선추진협의회가 선정한 예비후보들이다. 후보들의 이름을 다 기억하기도 힘들다. 5명의 후보도 적은 수는 아니다. 게다가 13명은 많다는 게 상식적 판단일 게다. 이마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예비후보 명단에 친노진영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그리고 통합민주당의 조순형 의원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후보 난립이다. 그런 탓에 초등학교 회장 선거보다 못하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요즘 초등학교 회장 선거는 같은 반 친구들끼리 조정을 해서 기껏해야 네댓명이 나온다고 한다. 한번뿐인 선거 유세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은 하지 않는다.‘우리 반을 이렇게 이끌겠다.’며 미래지향적인 공약을 제시하는 게 상식이다. 특히 선거 결과에는 모두 승복한다. 초등학생들이 정치인보다 낫다는 우스갯소리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범여권의 후보 난립은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이 혼재한다. 진흙탕 검증 싸움을 계속 중인 한나라당의 사태가 범여권 입장에선 소생의 계기를 만들어준 호재다. 내부적으로도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린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중재 노력으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대통합에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등 단일대오 형성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그래선지 범여권 인사들의 표정은 밝다. 정권 재창출의 자신감도 되찾은 듯하다.4,5월까지의 지리멸렬하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이런 현상에는 ‘노무현 효과’도 배어 있다. 국민경선이 이뤄진 2002년 선거 초반에는 이인제 후보에게 한참 뒤져 있던 노무현 후보가 토론과 연설의 특장을 잘 살려 대역전극을 이끌어냈듯이 ‘나도 할 수 있다.’며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범여권 ‘빅 3’라는 손학규·정동영·이해찬 예비후보 모두 단자리 수 지지율에 그치고 있는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고만고만한 후보들 사이에서 뭔가 큰 작품을 만들어내면 대통령후보를 거머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충분히 승부를 겨뤄볼 만하고, 승산도 적지 않다는 판단인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출사표를 던지는 것은 자유이지만, 자신을 냉철하게 되돌아보는 모습을 보이는 게 먼저여야 하지 않을까. 내가 과연 이 나라를 이끌 자질과 능력을 갖췄는지 객관적 관점에서 점검해야 한다. 단순히 정치판에 오래 있었다고, 또 다선 의원이라고, 국무총리나 당 대표를 지냈다고 당연히 후보 경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은 억지 아닐까. 저 사람이 나오는데, 나라고 가만히 있을 수 있나 식의 ‘충동성 출마’는 국민들만 피곤하게 할 뿐이다. 이인제 의원처럼 대선 때마다 후보가 되려고 기웃거리는 것도 정치의 식상함만 더할 뿐이다. 오로지 반(反)한나라당만 외치는 것도 문제다. 한나라당 후보들에 맞서 영양가 만점의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적어도 열린우리당 출신이라면 이런 점에 대해 진솔한 대국민사과를 하는 게 순서다.100년 이상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큰소리 친 것에 대해서도 말이다. 대선 경선에 나서려는 정치인이라면 민심을 똑바로 알았으면 한다. 그것이 시대정신에 다가가는 길이다. jthan@seoul.co.kr
  • [사설] 경쟁력 빠진 FTA 농업지원대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 서명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어제 국내 보완대책을 내놓았다. 한·미 FTA 발효로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농업과 수산업 부문에서 생산감소액의 85%를 7년간 현금으로 소득보전해 주고 폐업 농업인에게 5년간 폐업 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지난 4월 한·미 FTA 타결 직후 내놓은 대책과 비교할 때 소득보전율 비율이 80%에서 85%로 높아진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특히 FTA 협상주역들과 농림부장관 등이 공언한 ‘혁명적 지원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한·칠레 FTA 지원대책에 비해 이번 대책은 보상기준이 훨씬 더 엄격해지고 폐업을 유도하는 등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미 FTA 반발을 무마하는 데 치중한 탓에 소득보전 지원책에 비해 경쟁력 강화대책은 미흡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자칫하면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10여년간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원을 쏟아붓고도 농업 경쟁력이 제자리걸음한 전철을 되풀이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농촌의 당면한 어려움을 헤아리면서도 온정주의적인 접근방식을 경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미 FTA가 발효되더라도 유럽연합(EU), 중국, 일본과의 FTA 등 국내 생산기반을 흔들어놓을 만한 시장 개방조치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이같은 일정까지 감안한다면 이번 한·미 FTA 지원대책은 장기 전략개념의 부재(不在)라고 평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한·미 FTA 발효 이후 피해 규모가 가시화되면 대응전략과 지원방향도 전면 손질할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농수산업과 서비스업을 포함한 우리 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모따의 귀화 환영하자

    축구가 사회의 집합적 내면을 고스란히 반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떤 징후는 충분히 보여준다. 이를테면 2002년 월드컵 당시 거리 응원과 광장 문화는 대표팀 응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열정적인 사회,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소망이 어울리는 사회, 더 많은 문화적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향한 열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이후 우리 사회는 반도의 작은 나라라는 지리적 한계를 넘어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좌표를 설정하게 됐다. 외국 여행이나 유학, 인터넷에 의한 세계 문화의 접목, 외국인의 국내 취업 등으로 외국에 대한 필요 이상의 경계심이나 금기도 많이 사라졌다. 왜 이런 얘기를 꺼내는가 하면 바로 K-리그 외국인 선수 중 최고 기량을 가진 모따(성남)가 한국 귀화를 바라고 있으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축구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기 때문이다. 모따는 “귀화 요건을 갖춘 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맞춰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04년 전남을 시작으로 2005년 성남으로 이적하며 지난해 K-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맹활약을 했다. 오른발이 하는 일을 왼발이 모르게 하는 능란한 드리블, 바늘 하나 꽂을 만한 자리에 정확히 찔러주는 예리한 패스, 경기 완급을 조율할 줄 아는 시야 등으로 최고 선수로 꼽힌다. 이번에 귀화 의사를 밝히자 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따처럼 폭넓은 시야와 빠른 템포를 가진 선수가 공격을 주도한다면 현재의 공격수들이 맘 놓고 상대 골 네트를 뒤흔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족 순혈주의로 대응하는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수많은 국내 선수들이 오로지 ‘애국심’만으로 공을 차는 것이 아니듯 모따에게 어떤 ‘애국심’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우리 ‘민족’ 가운데 누군가가 외국에서 뜻을 펴고자 할 때 그쪽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하듯 축구공 하나에 인생을 건 모따가 새 근거지로 한국을 택하겠다는 것은 그의 자유이자 우리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새로운 생활 양식과 직업의 세계가 펼쳐지는 시대에 모따의 선택을 막을 이유는 하등 없는 것이다. 물론 큰 대회를 앞두고 급하게 귀화시켜 뛰게 한다면 권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수원의 이싸빅처럼 예전에 크로아티아 대표 선수로 뛴 경험 때문에 귀화해도 대표가 될 수 없음에도 한국을 택해 새 삶을 아름답게 사는 청년들도 있다.경남FC의 골키퍼 코치 신의손(옛 이름 사리체프)도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한 외국인 선수의 대표적인 예다. 모따의 귀화는 권할 만한 일이다.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뿐더러 우리 사회가 순혈주의에 사로잡히지 않고 세계 시민으로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데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2007상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현대카드 ‘현대카드V’

    [2007상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현대카드 ‘현대카드V’

    ‘현대카드V´는 외식, 커피, 베이커리 등을 이용할 때 1회 최대 할인금액이나 횟수에 제한 조건이 없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에버 등의 대형 할인점과 G마켓, 인터파크, 옥션, D&Shop 등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3~6% 할인된다. TGI프라이데이스, 빕스, 씨즐러, 카후나빌, 스타벅스, 커피빈,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에서는 10~20%가 할인된다. CGV와 맥스무비에서 영화를 예매하면 영화표 1장당 4000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등의 전국 8개 놀이공원에서는 자유이용권을 50% 싸게 살 수 있다. 매달 전월 사용액이 30만원 이상일 때는 월 1만원, 60만원 이상일 때는 2만원, 9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3만원까지 할인되는 등 카드 사용액에 따라 할인혜택을 차별화했다.
  • [지방시대] 지역별 협력이 상생의 길/최형재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최근 전남 신안에 있는 흑산도와 홍도를 다녀왔다. 홍어, 전복, 해삼 등 풍부한 먹거리가 우리를 반겼고, 섬사람들의 친절한 안내와 인심은 우리 일행을 흡족하게 했다. 아름다운 천혜의 환경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지닌 곳이었다. 작은 섬이었지만 2박3일 일정으로 아름다움을 모두 느끼기에는 너무 촉박했다. 외국 여행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나에게 반성의 시간이었으며 우리나라 곳곳을 여행해 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한 소중한 시간이 됐다. 이 지면에 홍도, 흑산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 설명할 수 없다. 지면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황홀한 모습을 내가 소개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직접 한번 경험해 보시길 권하고 싶다. 만약 괜히 왔다고 야속한 생각을 하게 된 방문객이 있다면 지역 주민과 협의해 보상해 줄 용의가 있다는 말로 확실한 보장을 하고 싶다. 이쯤에서 흑산도 홍도 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정말 만족스러운 방문이었지만 귀에 거슬린 한 가지가 있어 지적해 주고 싶은 것이다. 흑산도에서 안내를 하는 분이나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들은 흑산도에 있는 상품이 진품이고, 반대로 홍도 분들은 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부엌에 가서 얘기를 들으면 며느리 말이 맞고 안방에 들어가서 얘기를 들으면 시어머니 말이 맞아 누구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두 섬사람들의 말을 들은 뒤 음식을 먹자니 나도 모르게 이 음식은 자연산일까? 국내산일까? 의심하는 속 좁은 사람이 돼 있었다. 물론 한정된 관광객을 조금이라도 더 유치해 수입을 높이려는 지역 주민의 경쟁심이 지나쳐 일부의 사람만 그러리라 이해한다. 섬에 계시는 분들이 더 잘 알지만 양쪽을 서로 칭찬하고 도와주고 격려하는 것이 두 섬의 살 길이다. 만약 두 섬 주민간 불신이 생긴다면 관광객은 다른 볼거리를 찾아 떠날 것이다. 몇십년 전만 해도 ‘길거리의 강아지도 돈을 물고 가게에 갔다.’는 관광 안내원의 말에서 갈수록 줄어드는 수입이 주민들의 경쟁심을 자극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 가라 했듯이, 홍도는 흑산도로 관광객을 유인하고, 흑산도는 홍도로 손님을 유인하는 방법이 두 지역이 같이 잘사는 방법이요, 옛 영화를 되돌리는 길임을 확신하기에 이러한 운동을 전개해 보길 권한다. 이런 일이 비단 이곳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특산품 경쟁이나, 유명인사 출신지, 설화 배경을 놓고 대결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참여정부 들어 지역균형발전이 국정의 주요 방향 중 하나였다. 지역별로 이제 지역도 살 만하게 되었다며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4년이 흐른 지금 어떤 성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수도권은 똘똘 뭉쳐 지역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있는데 지역에서는 연대는커녕 ‘나만 살면 된다.’는 자세로 타 지역을 폄하하고 비난하면서 지역이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중앙의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과정은 치열한 투쟁의 역사였다. 물론 상대는 경쟁자인 지역이 아니라 중앙 권력이었다. 모든 정보와 권력이 집중된 수도권에 맞서 연대해 경쟁했어야 할 지역이 공격방향을 잘못 찾은 것이 지역균형발전이 더뎌진 이유이다. 홍도와 흑산도가 서로 도와야 더 잘살 수 있듯이 지역이 연대하는 것이 지역이 사는 길이요, 수도권과 상생하는 길이다. 최형재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 [신나는 과학이야기] 페트병으로 강아지 소리 만들기

    [신나는 과학이야기] 페트병으로 강아지 소리 만들기

    6월의 신록이 내뿜는 신선함을 즐기고자 삼림욕을 하는 도시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발끝으로 전해지는 땅의 부드러움과 코끝에 머무는 초록향기 그리고 귓가를 맴도는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는 숲을 거니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활력을 불어넣는다. 숲을 거닐면서 입술을 모아 휘파람을 불고 동그랗게 두 손을 모으고 입김을 불어넣으면 숲의 전령이 될 수 있다. 자연의 소리를 닮은 장난감을 만들어 숲을 집안으로 옮겨 보자. 종이컵이나 필름통을 소리 울림통으로 만들어 풀벌레 소리가 나게 할 수 있다. 컵 바닥에 실이 지나갈 수 있도록 구멍을 뚫고 이쑤시개를 이용해 실과 소리통을 연결한다. 튀김용 나무젓가락 길이의 나무 막대 끝에 글루건으로 턱을 만들어 굳힌다. 소리통과 연결된 실을 굳은 글루건에 실이 돌아갈 수 있도록 여유있게 묶는다. 공중에서 힘차게 돌리면 풀벌레 소리가 난다. 소리의 변화를 주고 싶으면 울림통 둘레에 클립을 꽂아 돌리거나 줄의 길이를 조절하면 된다. 소리는 물체의 진동에 의해 만들어지고 이 진동이 공기나 다른 매체를 통해 전달돼 사람의 청각기관을 자극할 때 들을 수 있다. 나무젓가락에 연결된 줄이 돌면서 만들어진 진동이 종이컵이나 필름통 안의 공기를 진동시키면서 소리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종이컵에 클립을 꽂거나 실의 길이를 조절하면 진동의 횟수를 바꿀 수 있다. 이는 두 개의 같은 용수철에 질량이 다른 추를 각각 매달고 진동을 시키는 것과 같다. 즉, 질량이 작은 추는 질량이 큰 추보다 진동을 빨리 한다.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를 진동수라고 하는데, 인간의 귀는 공기가 1초 동안 대략 20회에서 2만회의 진동을 하면 소리로 느낀다. 진동수를 달리하면 소리의 높낮이가 변하게 된다. 진동수가 작으면 낮은 소리로, 진동수가 크면 높은 소리로 느낀다. 실로폰의 작은 건반이 높은 소리를 내는 것이나 물 컵에 물이 많이 담겨 있을 때 더 높은 소리가 나는 것이 모두 같은 이유이다. 물체의 크기, 모양, 재질에 따라 서로 다른 소리를 낼 수 있으므로 주변의 간단한 재료로 다양한 동물의 음향 효과를 만들어 보자. 빈 캔의 윗부분에 셀로판테이프로 빨대를 고정시키고 빨대를 불면 올빼미 소리가 만들어진다. 마찬가지로 빈 캔에 물을 넣으면 소리의 높낮이가 변한다. 강아지 소리도 만들 수 있다. 페트병의 윗부분을 자르고 페트병의 아래쪽에 드릴을 이용해 구멍을 뚫는다. 구멍에 빨대를 끼워넣고 고정시킨다. 물을 묻힌 손으로 빨대를 잡아당기면 페트병이 진동해 소리가 난다. 페트병의 크기를 달리하면 음의 높낮이가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종이컵의 바닥에 굵은 면실을 끼워넣고 젖은 수건으로 실을 문지르면 진동이 전달돼 닭이나 까마귀 소리를 낼 수 있다. 우는 소리가 비교적 높은 닭은 작은 종이컵을 사용하고, 까마귀는 보통의 종이컵을 사용하면 좋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에 따르면 냄새나 소리에 대해서도 상표권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 귀에 익숙한 미국의 유명 영화사인 MGM사의 사자 울음소리나 펩시콜라의 병 따는 소리 같은 것이 이제는 상표로 사용되는 것이다. 자연적이든 인위적이든 진동을 이용해 만들어진 소리가 경제적인 가치로 평가되는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소리의 원리를 이용해 보다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소리를 만들고 기쁨을 누려 보았으면 한다. 김연숙 부평고등학교 교사
  • [게임플러스] ‘놈’이 학교로 찾아간다

    게임빌은 29일 모바일게임 ‘놈3’의 출시를 앞두고 8월 말까지 ‘놈 인 스쿨’행사를 선보인다. 홈페이지에 신청 사연을 보내면 까만 타이즈 복장의 캐릭터 ‘놈’이 학교를 직접 찾아간다. 신청 사연을 해결해 주고 간식과 도서상품권, 티셔츠 등을 제공한다. 놈 댄스 경연대회도 열어 우승한 반에는 놀이동산 자유이용권을, 개인우승자에게는 MP3플레이어를 각각 제공한다.
  • BDA로 4개월 허비… 北도 美도 급했다

    `2년 만에 성사된 방북.´ 21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은 그가 방북 의사를 2005년 처음으로 밝힌 뒤 꼭 2년 만에 이뤄졌다. 힐 차관보는 이날 낮 12시35분 평양에 도착,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잃어버린 시간을 메울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그의 방북은 특히 차기 6자회담 재개 전후에 추진될 것이라는 외교가 안팎의 예상보다 앞당겨져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정부 당국자는 “힐 차관보가 지난 18∼19일 방한했을 때 송민순 외교부 장관에게 미측의 방북 구상을 설명했고,19일 저녁 송 장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을 최종 통보받았다.”며 최근까지 방북에 대한 충분한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의 이번 방북은 형식적으로는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해결되고 북측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대표단을 초청하면서 미측도 뉴욕 채널 등을 통해 방북 의사를 전달했고, 결국 북·미간 교감이 이뤄져 날짜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 2·13합의 이행이 출발선에 선 상황에서, 북·미가 서로의 입장을 나눠야 할 필요성이 커졌고, 특히 BDA 문제로 상당한 시간을 허비한 만큼 이를 만회해야 한다는 미측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식량난과 에너지난의 해소는 물론, 미측과의 관계정상화를 절실히 원하는 북측도 IAEA 초청에 이어 힐 차관보를 예상보다 일찍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의 방북이 처음 거론된 것은 정확하게 2년 전. 주한 미대사직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귀임한 직후인 2005년 6월22일 주한 미대사관 인터넷 카페에 “나는 기꺼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것이며 만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질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후 2005년 9월 ‘9·19공동성명’이 도출된 직후 북측이 “힐 차관보가 핵문제 해결 의도를 가지고 나의 조국을 방문하려 한다면 우리는 그를 환영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가시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미국이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을 방북 조건으로 내걸고 북한이 거부하면서 무산됐다.그러나 이후에도 북측은 BDA문제 등을 풀기 위해 초청 의사를 계속 밝혔고, 지난해 6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그를 평양으로 공식 초청했다. 하지만 미국측은 ‘북측의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를 요구하며 외면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新 라이벌전] (1) 한국 연예·영화계 이끄는 여성 CEO ‘맞수’

    경쟁사회에는 항상 ‘맞수’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선두를 향한 치열한 다툼 속에서 기업들은 변화와 혁신으로 스스로 경쟁력을 다져나갈 수 있다. 사람·기업·브랜드·제품 등 국내 재계를 대표하며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라이벌들을 분석해 본다. 이미경(49) CJ E&M 부회장과 이화경(51) 미디어플렉스 사장은 여러 면에서 닮았다. 각각 CJ그룹과 오리온그룹을 대표하는 창업주의 딸이란 점도 그렇지만 최일선 현장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전문경영인’형 오너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특히 두 사람 모두 국내 엔터테인먼트 전문 기업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라는 사실은 결정적인 유사점이다. 영화, 극장, 케이블방송 등 국내 연예·영화계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재계의 대표적인 여성 CEO 맞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미경 부회장 영화사업 올해도 선두될까 올 상반기 영화사업 실적에서는 CJ가 앞선다. 올 들어 5월까지 각사 집계를 보면 CJ는 한국영화 8편과 외화 5편 등 13편을 배급해 전국 관객 1304만명을 모았다. 오리온은 같은 기간 한국영화 8편과 외화 2편으로 1008만명을 유치했다. 그러나 CJ가 안심하기는 이르다. 미디어플렉스는 한국 영화가 대부분임에도 CJ와의 전체 영화관객 점유율 격차는 매해 1∼3%포인트 정도만 낮을 만큼 바짝 추격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속 면에서는 미디어플렉스 쪽이 우세하다. 지난해 매출은 CJ엔터테인먼트 1184억원, 미디어플렉스 885억원으로 CJ가 앞섰다. 하지만 미디어플렉스가 38억원의 순이익을 낸 반면 CJ엔터테인먼트는 265억원의 적자를 냈다. CGV, 메가박스 등 극장사업을 보면 미디어플렉스의 ‘실속’이 더 확연하다.CGV를 운영하는 CJ는 47개 영화관에 378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반면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미디어플렉스는 CJ의 절반도 안 되는 19개 영화관,155개 스크린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 재산은 이화경 사장 압승 성장 과정과 업무 스타일, 보유재산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난다. 이미경 부회장은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손녀로 서울대, 하버드대, 푸단대 등 명문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유학시절 쌓은 네트워크를 토대로 1995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드림웍스 설립을 주도했고 홍콩 골든하베스트, 호주 빌리지로드쇼 등과 손잡고 CGV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등 끊임없는 성과와 이벤트를 통해 능력을 드러내 왔다.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지난해 말 ‘세계여성상 경영부문상’을 받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성격도 외향적인 편이다. 그러나 보유주식은 CJ미디어 1.32%가 전부다. 비상장 주식이어서 장외거래가(9000원대)로 평가할 때 22억원 수준에 그친다. 이 부회장이 본인 스스로에 대해 “(동생인)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보고하고 평가받는 종업원”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화경 사장은 오리온 주식 14.62%를 보유한 주식 재벌이다.21일 종가 기준으로 주식 평가액이 무려 2600억원대에 달한다.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딸인 이 사장은 1975년 이화여대 사회학과 입학과 동시에 동양제과 구매부에 입사해 밑바닥부터 다졌다. 입사 25년 만인 2000년에야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01년부터는 오리온그룹 외식·엔터테인먼트 담당 대표가 되면서 그룹 핵심사업인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발전시켰다. 케이블TV 온미디어도 업계 1위로 만들었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에서는 CJ가 더 화려하지만 실속은 미디어플렉스 쪽이 더 강하다.”면서 “두 여성 CEO의 경쟁 관계를 통해 영화·연예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한층 더 빠르게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미경 CJ E&M 부회장 -1958년생 -1981년 서울대 가정교육학과 졸업 -1989년 하버드대 석사 -1994년 중국 푸단대 박사 과정 -2000∼2004년 CJ엔터테인먼트 상무 -2004년 12월 CJ그룹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총괄부회장 ■ 이화경 미디어플렉스 사장 -1956년생 -1975년 이화여대 사회학과 입학 -1975년 동양제과 구매부 입사 -1984년 동양제과 마케팅부 이사 -2000년 동양제과 사장 -2001년 오리온그룹 외식 및 엔터테인먼트 담당 CEO
  • [문화마당] 쥐똥나무 곁에서/김다은 소설가 추계예술대 교수

    며칠 전 ‘미술의 이해’라는 교양과목 시험을 감독하면서 흥미로운 두 문제를 발견했다. 첫 번째는,1961년 자신의 똥 30g을 깡통에 담아 ‘예술가의 똥’이라고 명명하고, 같은 무게의 금값에 팔았던 이탈리아의 화가가 누구인가라는 것이었다. 해답은 금방 찾았다. 만초니. 그 다음 시험 문제가 의미심장했다.‘예술가의 똥’이 미술작품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사지선다형의 보기는 1)재료와 기법 2)작가의 의도 3)작품 가격 4)작가 제작이었다. 시험감독 시간동안 이 해답을 생각해 보았다. 똥이라는 재료를 사용했다고, 깡통에 담는 기법을 사용했다고, 똥이 금 가격을 받았다고, 작가가 직접 똥을 제작했다고 미술작품이 된 것은 아니다. 가장 추하고 더러운 것을 예술작품으로 만든 것은 작가의 의도일 것이다. 사물의 개념을 바꾸거나 뒤집어 놓은 작가의 의도! 시험감독 후, 캠퍼스를 가로지르며 작은 연못 곁을 지났다. 이끼가 낀, 무채색의 물고기 몇 마리가 한가롭게 노니는 평범한 연못이다. 구조적으로 특이하거나 특별한 용도도 없다. 하지만 학생들의 예술적 심상이 들어 있는 연못이다. 왜냐하면 문예창작과 학생이 우연히 빠지면 신춘문예에 등단한다는 전설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러 빠지면 몸에 심한 부스럼이 생긴다고 한다. 그 연못 뒤에는 활처럼 휜 멋진 건물이 있다.1층은 문학부 학생들이,2층부터는 음악부 학생들이 사용한다. 괴담처럼 대학마다 귀신이 살듯이, 이곳에도 밤늦게 여자귀신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한다. 그런데 그 울음소리가 아무래도 특이하다. 귀 기울여 들어보면 ‘더 기피 있게, 더 기피 있게’라며 운다고 했다. 학생들의 해석인즉, 쓰고 있는 시나 소설을 ‘더 깊이 있게’ 쓰라고 강요하는 문학귀신인 것 같다고 했다. 학생들의 예술적 열정과 고민이 귀신 울음소리에 투영되어 울려나온 셈이다. 이 아름다운 귀신 울음소리는 영감에 가깝다. 소리에 민감한 2층 음악부 학생들은 어떤 의미와 빛깔을 띤 귀신 울음소리를 들을까. 이 건물의 1층 창문턱은 꽤나 낮은 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재미삼아 혹은 별 생각 없이, 학생들은 이 창턱을 넘나들곤 했다. 학교 당국도 굳이 그 학생들을 가려내지 않았다. 대신에 건물 창가를 따라 조팝나무를 심었다. 해가 지나자 그 가늘고 긴 가지들의 허리에서 하얀 꽃들이 올라왔고, 연약한 꽃잎들 때문인지, 학생들이 창턱을 점점 넘나들지 않게 되었다. 조팝나무 곁에서 명상에 잠기거나 책 토론을 벌이곤 했다. 그런 풍경을 바라볼 때면, 조팝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지혜와 의도가 느껴졌던 것 같다. 학생들에게 ‘하지 말라’고 벌이나 금기를 가하지 않고, 매년 더 화려해지는 아름다운 꽃을 학생들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모든 인간이 예술가가 될 순 없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도 이 세상의 가장 평범하고 볼품없는 것들을 더 귀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바꿀 수 있는 예술적인 힘을 지닌 듯하다. 인간의 지혜로운 의도는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 이 세상까지 점점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 보통 사람도 예술적 함량이 높은 혹은 낮은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이유이다. 주변에 있는 평범한 찻잔, 램프, 편지 한 통도 영감으로 바꾸어보자. 평범한 주변 지인들도 기쁨의 모태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래도 밝혀야 할 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 학교 당국에 확인하니, 꽃잎 모양이 비슷해서 여태 조팝나무라 여겼던 나무들은 쥐똥나무였다. 다 익은 열매가 쥐똥 모양이어서 이름이 그렇게 붙었단다. 미안하다, 쥐똥나무! 이 시점에서 제대로 이름이 밝혀진 것은 우연일까. 억울했던 쥐똥나무의 의도일까. 여하튼 ‘예술가의 똥’과 ‘쥐똥나무’가 발음상 너무 잘 조응해서 우습고도 놀라웠다. 김다은 소설가 추계예술대 교수
  • [여행·레저 단신]

    ●에버랜드 서머 스플래시 낮엔 ‘시원한 물장난’ 밤에는 ‘빛의 향연’이라는 컨셉트를 바탕으로 꾸며진 물축제.15일∼9월2일 총 80일간 진행된다.6대의 플로트와 60명의 공연단원이 출연하는 ‘스플래시 퍼레이드’는 작년보다 3배나 많은 물을 뿜어낼 예정이다. 테마 공간 ‘스플래시 존’과 ‘비보이 코믹 배틀’ 등 신규 공연,‘워터카’ 등 물을 이용한 깜짝 이벤트도 오픈한다.031)320-5000. ●서울랜드 야외 수영장 개장 과천 서울랜드는 6월27일(예정)부터 ‘야외 수영장’을 개장한다. 가족용과 어린이용 풀장 2개가 설치됐다.40m 길이의 ‘드래건 슬라이드’와 공룡, 코끼리 모양의 에어바운스가 새롭게 들어선다.6000원 (서울랜드 입장료 별도), 자유이용권 소지자 3000원, 연간회원은 무료. 개장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02)509-6000. ●모두투어,LG카드와 해외여행 이벤트 모두투어(www.modetour.com)는 LG카드와 함께 무이자 할부 및 경품 제공 이벤트를 진행한다.12월31일까지 160만원 이상 결제 고객에게 엘르 숄더백 1개를 지급한다. 무이자 할부 기간도 늘렸다.3개월 무이자할부는 12월31일,6∼10개월 무이자 할부는 8월31일까지 진행된다.1544-5252. ●설문조사하면 보석이 경품 자유투어(www.freedom.co.kr)는 13∼7월20일 자유투어 홈페이지에서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하는 고객 중 추첨을 통해 70명에게 프리마베라의 ‘블랙라벨 에메랄드 스타일’ 주얼리 세트(15만9000원)를 경품으로 제공한다.‘당신의 보석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댓글을 단 회원 중 30명에게도 같은 경품을 증정한다.02)3455-8888. ●대형파도풀 기념 뮤직 페스티벌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는 29일 오후 8시 실외 대형 파도풀 오픈을 기념해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SG워너비, 채연, 씨야, 거북이 등이 무료공연을 펼친다.7월7일부터는 싱크로나이즈드 공연 등이 준비되어 있다.02)2222-7121. ●내 스타일에 맞는 여름휴가는 투어익스프레스(www.tourexpress.com)는 ‘여름휴가지 제안 이벤트’를 진행한다. 참가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닌텐도 DS,DMB, 폴라로이드 풀 구성, 여행트렁크 등의 경품을 제공한다.7월15일까지. 설문에 참여하고 여행상품까지 구매한 고객에게는 10만∼5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 등을 추첨을 통해 제공한다. 당첨자 발표는 7월23일 홈페이지 게시 및 개별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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