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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5) 살모사는 무서운 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5) 살모사는 무서운 뱀?

    대표적인 독사류 ‘살모사’는 한자로 ‘殺母蛇’라고 쓴다. 그래서인지 어미를 죽이는 뱀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근거 없는 얘기다.살모사로서는 억울할 법한 이런 루머가 생긴 것은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인지 모른다. 살모사는 ‘난태생’(卵胎生)이다. 배 안에서 알을 낳고 부화시켜 대여섯 마리의 새끼 뱀으로 키운 후 세상에 내보내는 독특한 출산법이다. 작고 차가운 몸으로 알을 품을 수도 없고, 땅을 파거나 흙을 덮을 능력도 없으니 이런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몸속에서 새끼를 키우다 보니 자식들이 태어날 때가 되면 어미는 상당히 수척해진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어미가 죽지는 않는다. ●이름 때문에 어미 죽이는 뱀 오해 동물원에 있다 보면 해외토픽에 실릴 법한 희한한 사고나 해프닝을 접할 때가 있다. 산에서 일어난 살모사에 관한 일이다. 어떤 가족이 자동차로 산에 올랐다. 정상에 최대한 가까이 가려다가 차 바퀴가 살모사들의 터전을 침범했던 모양이다. 아이들이 뒷좌석에서 놀고 있는 사이 살모사가 차 바닥의 뚫린 곳을 통해 실내로 들어왔다. 기겁을 한 아이들이 밖에 있던 부모에게 달려갔고, 아버지는 작대기로 살모사를 차 안에서 몰아내려 했다. 하지만 살모사는 운전대 사이에 뚫린 빈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아무리 아래를 쳐다보고 기다려 봐도 살모사는 나오지 않았다. 그 후 어찌어찌 하여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마도 모든 빈틈을 막고서 공포 속에 운전을 했던 모양이다. 아버지는 아직 차 안에 있을 게 분명한 살모사를 몰아내기 위해 하루 종일 자동차 히터를 틀어 놓기도 하고 바닥에 밀가루를 뿌려 보기도 했다. 카센터에 가서 차를 거의 분해하다시피 뜯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살모사의 흔적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일은 싱겁게 해결됐다. 어느 날 집 앞에 살모사 한 마리가 능글맞게 똬리를 틀고 있는 게 아닌가. 분명 산에서 들어온 그 뱀이었을 것이다. ●독의 강도는 작은 쥐 겨우 죽일 정도 그런데 살모사가 정말 그렇게 공포에 떨 만큼 위험한가. 전문가들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말한다. 사실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는 한명도 못 봤다. 우리 동물원 파충류 사육사도 살모사에 물린 적이 있었지만 그 부위가 약간 짜릿하다 말았다. 전신 증상은 전혀 없었다. 살모사는 쥐를 잡아먹는 60㎝ 미만의 작은 뱀이다. 건드리지 않으면 절대로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사람을 매우 두려워한다. 독의 강도도 작은 쥐를 겨우 죽일 정도다. 맹독성 코브라도 사람을 무는 순간에 독을 분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뱀같이 극에너지 보존 시스템을 갖춘 동물들은 생존에 필요한 수준 이상의 것을 생산하거나 소비하지 않는다고 한다. 안분지족을 아는 군자의 풍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글 사진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ene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2003년 12월 6일 오후 9시 30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갑작스런 한통의 전화가 겨울밤 파출소의 한적함을 깨운다.  “사, 사람이 죽었어요. 도와주세요.”  신고인은 외국인이었다. 한국인 여자친구 A(당시 24세)의 주검과 마주친 그는 떨고 있었다.  A씨는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칼에 찔린 복부에서 난 피가 바닥에 흥건했다. 자상의 크기는 1.7㎝로 작은 편이었지만 대동맥을 관통할 정도로 깊게 찔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첫번째 칼부림은 바로 옆 탁자에 아래에서 시작된 듯했다. 탁자 아래엔 비산(飛散·튀어 흩어짐) 혈흔과 적하(滴下·방울져 떨어짐) 혈흔이 섞여 있었다. A씨의 목에는 손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칼로 배를 공격한 후 범인은 확인사살을 하듯 A씨의 목을 다시 누른 것이다. 방어흔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범행은 순식간이었고 피해자는 반항 한번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찢어진 장부, 과학이 뒷장을 드러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일반주택 2층을 개조해 만든 옷 도매가게. 주로 아프리카쪽 바이어를 상대하는 매장은 흔한 입간판 하나 없어 일반인은 전혀 상점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탁자엔 바로 전까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듯 음료수 캔과 비스킷, 거래장부가 놓여 있었다. 선풍기형 난로도 탁자를 향해 있었다. 피해자의 가방과 지갑은 모두 열렸고 책상서랍 안에 있던 260만원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문이나 창에 외부 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손님을 가장한 강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범인이 외국인이라면 수사과정에 곤란한 점이 적지않다. 우선 한국경찰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히는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를 이용할 수 없다. 불법체류자라면 소재 파악도 쉽지 않다. 그렇게 고민만 깊어갈 즈음 지문 감식을 위해 거래장부를 조사하던 수사관이 의문을 제기했다.  “반장님, 장부 페이지가 한장이 비는데요. 5일자가 없어요.”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앞장의 글자와 뒷장에 남아 있는 자국이 좀 달라 보인다는 점이었다. 누군가 자신의 흔적이 남은 장부를 찢어버린 것이라는 판단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흔(筆痕) 재생을 의뢰했다.  필흔 재생이란 볼펜이나 연필 등 필기구를 사용할 때 원본 뒤 종이의 눌린 자국을 통해 앞장의 글자를 복원하는 작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글씨를 쓰면 필기구의 압력이 종이 뒷장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글씨를 쓴 사람이 펜을 얼마나 힘껏 눌렀느냐, 필기구가 무엇이냐에 따라 2번째와 3번째 페이지까지도 필흔이 남을 수있다. 통상 볼펜이나 연필은 원본 뒤 3번째 장까지 자국이 남는다. 하지만 사인펜으로 쓴 글씨는 다음 장에서도 흔적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사실 자국이라고 말하지만, 육안이나 현미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정도여서 이를 확인하는 데는 고가(3000만원가량)의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영국제 ‘ESDA2’가 쓰인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증거물(눌린 종이)을 기계에 넣은 후 그 위에 랩과 같은 특수필름을 평평하게 깐다. 진공상태에서 기계가 정전기를 발생시키면 필름은 자연스럽게 글자모양에 따라 요철이 생긴다. 필름을 15~20도 정도 기울인 상태에서 특수처리된 흑연가루를 뿌려주면 필름 위에 앞장에 썼던 글자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국과원이 복원한 페이지는 ‘제이’(Jay)라는 손님의 거래내역서였다. 티셔츠와 바지, 점퍼 등 도합 640만원어치의 물품을 제이가 주문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수사팀 입장에서 뜻밖의 횡재는 제이의 전화번호였다. 01×-8××-××××.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제이를 찾아 나섰다. 장부 속 고객 ‘제이’를 잡아라  휴대전화 개통자는 나이지리안인 저스틴(당시 31세)이었다. 이태원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을 탐문조사한 결과 장부 속 제이는 저스틴과 동일인물이었다. 제이란 이름은 위조여권 속 가명이였다.  범인은 불안한듯 했다. 사건 뒤 저스틴의 휴대전화 신호는 이태원 녹사평역에 나타났다가 다시 한남동과 경기 동두천시로 옮겨갔다. 마지막 위치는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인 안산시의 주택가로 확인됐다.  영장도 없는 상태에서 드넓은 주택가를 모두 뒤질 수는 없는 노릇. 특히 나이지리아인 지역사회에 잘못 들이닥치면 오히려 경찰이 떴다는 것을 저스틴에게 알려주는 꼴이 될 게 뻔했다. 경찰은 비용 때문에 휴대전화보다는 공중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전화이용 패턴에 착안했다. 인근 공중전화 10군데를 골라 잠복에 나섰다. 그렇게 한지 3일. 저스틴은 전화를 걸러 슬리퍼를 끌고 나오다 공중전화 앞에서 검거됐다.  저스틴은 묵비권을 행사하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하지만 범행을 부인하기에는 증거나 정황이 너무나 분명했다. 우선 현장에 남은 음료수 캔의 지문이 그의 것과 일치했다. 특히 자취방에서 찾아낸 비닐봉지에서 숨진 A씨의 혈흔이 발견되자 그는 죄를 벗기 위한 노력을 완전히 포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저스틴은 범행을 저지르기 14개월 전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돼 불법 체류자가 되면서 일자리 찾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 먹고사는 것 자체가 막막해지자 그는 범행을 결심했다.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른 곳은 전에 친구와 들렀던 A씨의 가게였다. 인적이 뜸한 데다 여자들만 있어 강도를 하기도 쉬우리라 판단했다.  저스틴은 자기를 나이지리아에서 온 바이어라고 속이고 범행 전날인 12월 5일 옷가게에 들렀다. 모처럼 큰 손님에 반가워 A씨가 장부를 적어 나가는 동안 그는 내부구조와 현금의 위치, 도주경로 등을 살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범행에 쓸 과도도 구입했다.  범행 당일인 6일, A씨가 3시간에 걸쳐 옷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저스틴은 칼을 쓸 타이밍을 노렸다. 그리고 무참하게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가게를 나오는 순간 저스틴의 머리에 불안이 엄습했다. 자기의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힌 장부가 떠올랐다. 그는 장부의 마지막 장을 깔끔히 찢어내는 용의주도함으로 범행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장은 끝내 그를 스스로 옭아매는 증거가 됐다. 불안은 그렇게 범인의 영혼을 잠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KBO 새총재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KBO 새총재

    프로야구계를 이끌 새 수장으로 구본능(62) 희성그룹 회장이 추대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6차 이사회를 열고 구본능 회장을 만장일치로 제19대 총재로 추대했다. 구본능 회장은 구본무 LG 그룹 회장의 친동생이다. 이사회에는 이용일 KBO 총재 권한대행과 이상일 사무총장, 각 구단 대표들이 참석했고 SK 신영철 대표는 한화에 의결권을 위임했다. KBO는 다음 주 중 구단주 총회를 열어 구본능 회장을 새 총재로 공식 선임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구본능 신임 총재의 임기는 유영구 전 총재의 잔여 임기인 오는 12월 31일까지다. 하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3년 임기의 20대 총재로 재추대돼 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구본능 신임 총재는 프로야구 700만 관중 돌파와 제10구단 창단, 지방구장 신축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KBO는 지난 5월 초 유영구 전 총재가 사퇴한 이후 3개월 동안 새 총재를 뽑지 못하고 이용일 총재 대행 체재로 운영됐다. 한때 차기 총재로 정치권 인사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8개 구단 사장단은 ‘경영 마인드’가 있는 8개 구단주 중에서 선출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후보를 물색해 왔다. 하지만 8개 구단주가 모두 총재직을 고사함에 따라 후보 자격을 구단주 일가로 범위를 넓혀 구본능 회장을 새 총재로 낙점했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구본능 총재 추천자에게 수락 의사를 공식 타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장단과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해로 출범 30년째를 맞은 프로야구는 그동안 정치권 출신 인사를 포함해 12명의 총재를 배출했다. 이 가운데 8개 구단이 자율적으로 뽑은 총재는 박용오(12~14대), 유영구(17~18대) 총재에 이어 구본능 총재가 세 번째다. 또 중학교 시절 야구선수로 뛴 것으로 알려져 경기인 출신 첫 총재로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독도 문제 미해결” 북핵·中 戰力 ‘우려’

    “독도 문제 미해결” 북핵·中 戰力 ‘우려’

    일본 정부가 2일 오전 내각회의를 거쳐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2011년판 방위백서를 발표한 것은 민주당이 점차 보수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일본 정부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자민당 정권이나 민주당 정권이나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본 방위성은 방위백서의 제1부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전보장환경’ 개관에서 “일본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 및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밝혀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재차 주장했다. 방위성은 자민당 정권 당시인 2005년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규정한 뒤로 이 기술을 해마다 변함없이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방위백서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한편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한층 강화했다. 북한에 대해 “핵무기·탄도미사일 개발 계획이 상당히 진척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개발 중인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의 사거리가 약 2500∼4000㎞에 이른다는 지적도 있어 미국령 괌까지 포함될 개연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삼남 정은이 지난해 9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취임한 사실을 전한 뒤 “가까운 장래에 일어날 수 있는 권력 구조 변화 시기에 체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백서에는 중국의 군사력에 가장 많은 면을 할애해 분석했다. 지난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갈등을 염두에 둔 듯 “중국은 주변 국가와 이해가 대립하는 문제에서 고압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응을 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특히 중국의 해양 진출에 경계심을 표시하면서 중국이 베트남 등과 영유권 갈등을 벌이는 난사군도 문제 등을 ‘남중국해를 둘러싼 동향’이라는 별도 항목으로 처음 다뤘다. 또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 무기 수출에 따른 영향력 확대 문제도 언급했다. 민주당 정권이 자민당 정권처럼 미·일동맹을 한층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독도 일본땅” 방위백서 발표…7년째 억지 주장

    日 “독도 일본땅” 방위백서 발표…7년째 억지 주장

    일본 정부가 2일 오전 내각회의에서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올해 방위백서를 확정했다. 자민당 정권 당시인 2005년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규정한 뒤 이 기술을 7년째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방위백서에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나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방위성도 일본의 주권이 미치는 영토를 다룬 지도에서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했다. 일본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온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4개섬을 지도상에는 영토로 표시하면서도 자국 명칭을 달지 않은 것과 대조된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일본 방위백서 발간에 즉각 항의하고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외교부는 가네하라 노부카쓰 주한 일본대사관 정무공사를 불러 유감을 표명하고, 항의 입장을 담은 구상서를 전달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jrlee@seoul.co.kr
  • -日의원 ‘추태’에 부쳐/소설가 현길언

    -日의원 ‘추태’에 부쳐/소설가 현길언

    드디어 일본이 다시 제국주의 망령을 온 세계에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픈 과거를 잊고 새로운 세계질서 안에서 공존하려는 한국인의 마음을 외면한 채, 정략적으로 제국주의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정치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경거망동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울릉도 방문을 강행하려는 일본 자민당 중의원인 신도 요시타카와 이나다 도모미, 참의원인 사토 마사히사 의원이 입국하려다가 한국 정부에 의해 입국금지 조치를 당하였다. 게다가 입국시켜 달라며 떼를 쓰다 결국 일본으로 돌아가고 말았다니, 한 나라의 중진의원으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일본은 제국주의 망령을 자랑처럼 내보이는 일을 최근까지 숱하게 저질러 왔다. 문부성은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인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요지의 거짓 내용을 실어 교육시켰다. 그런가 하면 지난 6월 24일에 대한항공이 에어버스 A380을 도입하여 독도 상공에서 시험 비행을 했는데, 일본 외상은 일본영공을 침범했다고 항의 문서를 보내왔다고 한다. 여기에 더하여 외무성은 대한항공기를 이용하지 말도록 공무원들에게 권고 형식의 훈령을 내리기도 했다. 독도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일본의 억지는 제국주의적 발상으로 일본 영토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름 끼칠 일이다. 이번 일본 의원 울릉도행에 앞서 극우적 이론가인 다쿠쇼쿠대 시모조 마사오 교수는 하루 먼저 인천공항을 통해 몰래 들어오려다 입국 심사대에서 적발돼 일본으로 되돌아갔다. 정도를 무시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깡패 수준들이다.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세계고지도에 의하면 1737년 프랑스 당빌이 제작한 ‘꼬레왕국의지도’는 울릉도를 ‘fanling-tau’(화링도)로, 독도를 ‘tchian-chan-tau’(천산도)로 표기하며 고려왕국의 영토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1764년에 프랑스 벨렝이 제작한 ‘꼬레왕국 해도’(Carte Du Royaume de Kau-li ou Corea)에도 우리나라의 주요 산맥과 지명 등을 비롯해서 동해가 코리아해(mer de Coree)로 나타나 있고, 그 안에 울릉도와 독도가 포함되어 있다. 이 밖에도 혜정박물관에 소장된 많은 고지도에서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아주 많다. 독도가 한국 영토임은 수백년 전 세계가 인정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제국주의의 국경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망령의 소치임에 틀림없다. 오늘의 한국 분단 현실도 제국주의 야욕의 결과이고, 한국 전쟁으로 톡톡히 이익을 챙겨 오늘의 일본을 이룩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반인륜적인 식민통치의 만행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를 부릴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떼를 써도 독도는 한국의 땅인데, 울릉도를 방문하여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아물어 가는 한국인의 상처에 흠집을 내어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가.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일본 정치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독도’가 아니라 일본인들의 자의식에 잠재해 있는 제국주의 망령을 청산하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미래의 일본을 위해서도 그 일은 제일의 과제이다. 일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현길언은 ▲1940년 제주생 ▲한양대 국문과 교수 지냄 ▲198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뒤 ‘닳아지는 세월’, ‘벌거벗은 순례자’ 등 분단 민족의 아픔을 소재로 한 작품 발표 ▲계간지 ‘본질과현상’ 발행인
  • [테마로 본 공직사회] ⑬ 고위공직자 SNS활용 실태

    [테마로 본 공직사회] ⑬ 고위공직자 SNS활용 실태

    “재정을 알고 판독할 수 있는 사람은 국가의 운명을 해명할 수 있다.” 케인스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한 경제학자 슘페터는 국가 예산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2011년 한국에서는 국가운명의 나침반으로 예산과 함께 이것도 함께 봐야 할 것 같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에서 한국의 SNS 이용률이 40%로 나타난 가운데 7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부처장 SNS 이용 현황’에 따르면 66명의 장관·차관·청장 중 70%인 46명이 SNS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부처 장관들의 SNS 열풍을 보면 “국가의 운명을 알고 싶은 자는 트위터를 보라.”는 말도 나올 법하다. 과거 장·차관이 국민과 소통하는 수단은 현장방문이 사실상 유일했다. 정보화 시대를 맞이해 현장방문뿐 아니라 SNS 이용에 나선 장관들의 쌍방향 소통의 일상을 짚어본다. “우면산 산사태 현장. 불안과 분노로 가득 찬 주민들. 천재 속에 인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사고를 키운 방재공사를 좀 더 서두를 수도 있었을 텐데.”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다음 날 행안부는 ‘집중호우 피해 주민 지방세 감면’ 정책을 발표했다. ‘100년 만의 폭우’ 탓만 하는 것으로 비친 서울시와 달리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부처의 장관으로서 자책과 아쉬움, 책임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대학생 질문에 답글 달기도 맹 장관은 하반기 외식비 인상 자제를 당부하기 위해 한국음식업중앙회를 찾았던 지난 25일에는 “업계 측은 신용카드 수수료가 높아 식당 하기가 매우 힘들다며 개선을 요청. 일리 있는 얘기. 본격적으로 검토해볼 생각입니다.”라며 하반기 물가 관리 대책의 방향을 예고하기도 했다. 국민과의 소통 창구로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맹 장관은 ‘공직자의 SNS는 소통 아닌 일방적 정책 홍보 도구’라는 일각의 비판과 달리 “행안부에서 일하려면 나이와 학력이 어때야 하나요?”라는 대학생의 질문에 “공무원 시험에는 나이와 학력 제한이 통상적으로 없어요. 자기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 열심히 준비하면 반드시 보람 있을 것 같아요.”라고 답글을 달기도 한다. 공직자의 SNS 사용을 조심스레 지켜보던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지난 4월 트위터를 시작했다. 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민항기를 오인 사격한 해병대의 정신 해이를 꾸짖고, 군 문화 개혁을 건의하는 팔로어(트위터를 구독하는 사람)의 글에 일일이 답글을 다는 등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위터 가입만 하고 블로그 운영 사실 일부 장관들의 SNS 입문은 ‘자의 반, 타의 반’ 격이었다. 지난 4월 총리실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5월 중순까지 부처별 장관 SNS 이용 현황을 보고받기로 했기 때문. 맹 장관은 4월 28일, 김 장관은 30일 각각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은 내정된 지 12일 뒤인 5월 18일에,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취임 이후인 6월 17일 트위터에 가입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트위터에 가입은 했으나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지난 5월 말 취임한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어느 것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자의로 시작했든, 타의로 시작했든 이처럼 국무위원의 SNS 활용은 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의 글을 받아보는 팔로어 중 상당수는 “장관 SNS 전담 비서관이 대신 관리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품고 있다. ●“전담 비서가 관리할 것” 의심도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장관 개인 SNS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직접 관리하지만, 일부는 직원이 대신 관리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A장관은 애초 총리실 보고를 위해 마지못해 가입, 첫 인사만 남긴 뒤 대변인실에서 대신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의외의 뜨거운 반응에 지금은 트위터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부처 정책에 대한 국민의 즉각적인 반응을 살펴볼 수 있고, 굳이 요란한 민생체험 등을 하지 않고도 민생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트위터 대신 페이스북을 통해 960여명의 온라인 친구들과 소통 중이며 김황식 국무총리는 총리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은 개인 페이스북과 여가부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공직 내 ‘파워 트위터리안’은 단연 이재오 특임장관. 이 장관은 2009년 6월 트위터에 가입, 31일 현재 1만 7562명의 트위터 글을 받아보고 있으며 2만 214명이 이 특임장관의 글을 보고 있다. 가입 이후 946건의 글을 올려 하루 평균 1.2번의 사용 빈도를 보이고 있다. 이 특임장관을 ‘트위트’ 장관으로 부를 정도다. 그는 매일 출퇴근 때 지하철에서 보고 느낀 생각을 정리한 ‘지하철 단상’과 정부중앙청사 1층 로비 대형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중계되는 독도를 바라보며 쓰는 ‘독도단상’,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조이단상’(트위터 계정 @JaeOhYi의 줄임말) 등을 연재하고 있다. 이 특임장관은 특히 독도단상을 통해 독도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와 울릉도 방문을 계획한 일본 의원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하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국민과 쌍방향 소통”…장차관·청장의 70%가 SNS 활용

    “국민과 쌍방향 소통”…장차관·청장의 70%가 SNS 활용

     “재정을 알고 판독할 수 있는 사람은 국가의 운명을 해명할 수 있다.”  케인즈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한 경제학자 슘페터는 국가 예산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2011년 한국에서는 국가운명의 나침반으로 예산과 함께 이것도 함께 봐야 할 것 같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에서 한국의 SNS 이용률이 40%로 나타난 가운데 7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부처장 SNS 이용 현황’에 따르면 66명의 장관·차관·청장 중 70%인 46명이 SNS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부처 장관들의 SNS 열풍을 보면 “국가의 운명을 알고 싶은 자는 트위터를 보라.”라는 말도 나올 법하다. 과거 장·차관의 국민과의 대표적 소통수단은 현장방문이 사실상 유일했다. 정보화 시대를 맞이해 현장방문뿐 아니라 SNS 이용에 나선 장관들의 쌍방향 소통 일상을 짚어본다.   맹형규, “우면산 사태는 인재(人災)”  “우면산 산사태 현장. 불안과 분노로 가득 찬 주민들. 천재속에 인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사고를 키운 방재공사를 좀더 서두를 수도 있었을텐데.”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다음날 행안부는 ‘집중호우 피해 주민 지방세 감면’ 정책을 발표했다. ‘100년만의 폭우’ 탓만 하는 것으로 비친 서울시와 달리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부처의 장관으로서 자책과 아쉬움, 책임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맹 장관은 하반기 외식비 인상 자제를 당부하기 위해 한국음식업중앙회를 찾았던 지난달 25일에는 “업계 측은 신용카드 수수료가 높아 식당 하기가 매우 힘들다며 개선을 요청. 일리 있는 얘기. 본격적으로 검토해볼 생각입니다.”며 하반기 물가 관리 대책의 방향을 예고하기도 했다. 국민과의 소통 창구로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맹 장관은 ‘공직자의 SNS는 소통 아닌 일방적 정책 홍보 도구’라는 일각의 비판과 달리 “행안부에서 일하려면 나이와 학력이 어때야 하나요?”라는 대학생의 질문에 “공무원 시험에는 나이와 학력 제한이 통상적으로 없어요. 자기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 열심히 준비하면 반드시 보람 있을 것 같아요.”라며 답글을 달기도 한다.  공직자의 SNS 사용을 조심스레 지켜보던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지난 5월 트위터를 시작했다. 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민항기를 오인 사격한 해병대의 정신 해이를 꾸짖고, 군 문화 개혁을 건의하는 팔로워(트위터를 구독하는 사람)의 글에 일일이 답글을 다는 등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억지춘향으로 시작, 박씨 물고 돌아와  사실 일부 장관들의 SNS 입문은 ‘자의 반, 타의 반’ 격이었다. 지난 4월 총리실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5월 중순까지 부처별 장관 SNS 이용 현황을 보고받기로 했기 때문. 맹 장관은 같은 달 28일, 김 장관은 30일 각각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은 내정된 지 12일 뒤인 5월 18일에,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취임 이후인 6월 17일 트위터에 가입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트위터에 가입은 했으나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지난 5월 말 취임한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어느 것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자의로 시작했든, 타의로 시작했든 이처럼 국무위원의 SNS 활용은 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의 글을 받아보는 팔로워 중 상당수는 “장관 SNS 전담 비서관이 대신 관리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품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장관 개인 SNS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직접 관리하지만, 일부는 직원이 대신 관리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A장관은 애초 총리실 보고를 위해 마지못해 가입, 첫인사만 직접 남긴 뒤부터는 대변인실에서 이를 대신 관리하는 방향을 검토했으나 의외의 뜨거운 반응에 지금은 트위터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부처 정책에 대한 국민의 즉각적인 반응을 살펴볼 수 있고, 굳이 요란한 민생체험 등을 하지 않고도 민생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트위터 대신 페이스북을 통해 960여명의 온라인 친구들과 소통 중이며 김황식 국무총리는 총리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은 개인 페이스북과 여가부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재오 ‘트윗’ 장관  공직 내 ‘파워 트위터리안’은 단연 이재오 특임장관. 이 장관은 2009년 6월 트위터에 가입, 28일 현재 1만 7340명의 트위터 글을 받아보고 있으며 2만 92명이 이 특임장관의 글을 보고 있다. 가입 이후 934건의 글을 올려 하루평균 1.2번의 사용 빈도를 보이고 있다. 이 특임장관을 ‘트윗’장관으로 부를 정도다.  그는 매일 출퇴근 지하철에서 보고 느낀 생각을 정리한 ‘지하철 단상’과 정부중앙청사 1층 로비 대형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중계되는 독도를 바라보며 쓰는 ‘독도단상’,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조이단상’(트위터 계정 @JaeOhYi의 줄임말) 등을 연재하고 있다. 이 특임장관은 특히 독도단상을 통해 독도 소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와 울릉도 방문을 계획한 일본 의원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하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분쟁은 가라앉고 화해는 떠오르다

    분쟁은 가라앉고 화해는 떠오르다

    인천시 해안동에 자리잡은 인천아트플랫폼은 풍경이 특이하다. 한쪽으로는 차이나타운이 들어서 있다. 화려한 중국집이 여럿 보인다. 그 반대편이나 뒤쪽으로는 적산가옥이라 할 만한 것들이 있다. 옛 일본풍 집들이다. 이승미 인천아트플랫폼 관장은 “개항 때 청나라와 일본의 조계지가 맞붙어 있던 곳”이라고 했다. 그러니 옛 일본과 중국 풍경이 고스란히 겹친다. 전시장 건물도 부둣가에 늘어선 창고들을 재활용했다. 옛 조선소를 활용한 베네치아비엔날레(이탈리아) 전시장 아스날레와 닮았다. ●새달 28일까지… 국내외 예술가 60여명 참여 이곳에서 다음 달 28일까지 제1회 인천평화미술프로젝트 ‘분쟁의 바다, 화해의 바다’전이 열린다. 전함이 침몰하고, 해전이 벌어지고, 포탄이 날아드는 곳에 인접한 위치에 걸맞은 주제다. 인천지역 작가뿐 아니라 국내외 예술가 60여명을 3월에서 5월까지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등 서해 5도를 답사토록 한 뒤 그 느낌을 작품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 관장은 “인천하면 자꾸 서울에 묶인 수도권이라 생각하는데, 인천은 서해 5도를 비롯해 바다를 끼고 있다는 점을 우리 스스로 깨우친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설치작가 차기율은 ‘순환의 여행 화해’를 선보인다. 검은 삼각대 위에 이승만, 맥아더, 마오쩌둥, 마르크스, 스탈린 등 격동의 한국사에 영향을 끼쳤던 인물상들을 배치했다. 앞에는 서해 5도 섬을 상징하는 돌들을 놔뒀다. 카론(죽은 자를 저승으로 건네준다는 그리스신화 속의 뱃사공)의 배만이 건너갈 수 있을 법한 음울함이 있는 반면, 바다는 그렇게 이 역사를 껴안고 있다는 비장함도 느껴진다. 스피커 수천개를 함께 배치해 둔 한원석 작가의 설치작품 ‘화해’도 마찬가지다.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는 서해 5도 주민들의 육성인데, 그 수많은 입들이 풀어내는 얘기들이 구성지다. ●현빈·北 김정은이 해변에서 마주친다면? 이명복 작가의 ‘두 남자’는 웃음을 자아낸다.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화제를 모았던 배우 현빈과 북한 권력자의 아들 김정은을 나란히 붙여놨는데 인물의 특성을 콕 찍어 잘 끌어냈다. 이 작가는 “두 사람이 해변에서 우연히 마주친다면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어 봤다.”고 말했다. ‘붉은 산수’로 유명한 이세현 작가도 ‘비트윈 레드’(Between Red) 시리즈를 내놨다. 남북한 사이에 놓인 서해 5도의 풍경을 반복적으로 겹쳐 보여주면서 우리 마음 속의 긴장감과 두려움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해외 작가 가운데는 중국 허원주에의 ‘물’이 눈에 띈다. 짙은 코발트 블루 바닷속을 유영하는 인간이 등장한다. 모든 것을 넉넉히 받아주는 바다, 그 바다에 비하자면 한없이 작은 인간이 함께 있는 풍경이 평화가 아니겠느냐는 얘기로 들린다. 서해 5도 얘기에서 심청도 빠질 수 없다. 심청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는 백령도 부근으로 추정된다. 심청을 주제로 한 홍지윤 작가의 ‘푸른 심장’ 등 화려한 꽃문양을 내세운 작품들도 눈을 사로잡는다. (032)455-7135. 인천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에어컨 살해’ 혐의 女 무죄

    자신의 내연남을 만난다는 이유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차량 내 질식사고로 위장한 혐의로 구속됐던 40대 여성이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현재 1심 법원의 판단대로 라면 이 여성은 1년 3개월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한 셈이다. 일부에서는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 무리한 수사 지적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1부는 지난해 10월 살인을 저지른 뒤 차량 질식사고로 위장한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09년 6월 14일 오전 10시 25분쯤 전남 광양시 버스터미널 인근에 세워져 있던 B(당시 42세)씨의 승용차 안에서 B씨에게 “내 남자를 만나지 마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 왔다. 당시 경찰은 A씨가 범행 후 차량 내 공조기를 켜놓고 차문을 잠가 B씨가 질식해 숨진 것으로 위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기소 내용이 대부분 자백에 의한 것으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남자와 또 다른 내연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안 뒤 B씨에게 사건 당일 만나자는 문자를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범행 동기나 의심을 받을 만한 단서만으로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스스로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제공한 정보와 추리에 따라 진술 내용을 맞춰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내연남 구속될까 허위 자백” 수사과정에서 A씨가 범행 사실을 시인한 것은 아이 키우는 것 등을 걱정했기 때문이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A씨는 내연남이 범인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는데 내연남까지 구속되면 어린 딸(당시 3세)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점을 걱정해 자신이 대신 처벌받을 생각으로 거짓으로 자백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제 A씨가 비슷한 이유로 과거에도 내연남의 음주운전 사고를 덮어쓴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숨진 B씨의 몸에서 나온 수면제 성분(알프라졸람) 역시 A씨가 B씨에게 먹인 것이라기보다는 상당 시간 전에 복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A씨가 2003년 내연남의 부인인 C씨를 목 졸라 살해하려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현재 해당 재판은 항소심(2심)이 진행 중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지난해 3월 28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듯 했다. 자전거를 세우고 건물 한쪽 벽면을 살펴보니 젊은 여성이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잠자듯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여자인가?” 급하게 여성에게 다가간 자하드.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양쪽 발목이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젊은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이곳에 버린 것이었다. ●입만 막은 여성이 질식사하다? 시신은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 초년생의 느낌. 코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광대뼈와 왼쪽 턱에도 작은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다. 혈흔도 찾을 수 없었다. 여성 피살자들에게 통상 발견되는 목졸림의 흔적 또한 없었다(부검의들에 따르면 살해당한 여성의 90%가 목 졸려 죽는다. 힘이 약한 여성에게 쓰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형사들은 범행 현장이 여기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여성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다. 하지만 시반(屍斑·시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은 몸 앞쪽에 나 있었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얘기. 정액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가슴에서 남성의 타액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비구(鼻口) 폐쇄성 질식사였다. 입가에 테이프 자국이 있는 걸 봐서는 이것이 죽음의 원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테이프가 코는 빼고 입만 막고 있었는데 왜 질식사를 한 걸까. 해답은 사망 당시의 자세에 있었다. 사람을 납치하면 범인들은 보통 끈을 풀지 못하도록 손을 등 뒤로 묶고 소리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입을 막는다. 때론 팔을 묶은 끈으로 다리까지 묶기도 한다. 팔이 뒤로 꺾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크게 떨어진다. 법의학자들은 이 자세로 오래 방치할 경우 코나 입 어느 하나만으로 숨쉬는 것이 어려워 질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피해 여성은 코에서 난 피가 비강을 막은 게 분명했다. 지문조회 결과 사망자는 충북 청주에 사는 24세 A씨였다. 가족들은 그녀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A씨가 죽은 채 발견되기 이틀 전인 26일(금요일) 저녁 청주 남문로에서 회식을 한 뒤 택시를 탄 게 화근이었다. 대학 졸업 후 무수한 입사 도전 끝에 직장에 취직하기 된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출근 첫째주 휴일을 앞두고 마련된 그녀를 위한 환영 회식이었다. 범인은 그렇게 막 피어나던 꽃망울을 무참하게 꺾어 버렸다. ●범인, 과실치사 적용받으려 술수 형사들은 시신 발견 지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먼저 확보한 것은 A씨가 버려진 빌딩 담 위쪽에 설치된 CCTV 화면. 발견 전날인 27일 토요일 저녁 녹화분부터 확인했다. 후미진 곳이긴 해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시신이 며칠 동안이나 방치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성과 없이 이어지는 CCTV 화면 탐색에 형사들이 조금씩 지쳐갈 즈음이었다. 모니터의 시간이 오전 1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퉁퉁한 체격의 남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뭔가를 급히 꺼냈다. 이미 숨져 있는 A씨였다. 남자는 트럭 옆에 A씨를 버린 뒤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화면이 너무 흐려 차량번호는커녕 범인의 이목구비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종이 흰색 NF쏘나타임은 분명했다. 더 큰 수확은 차 지붕에 택시표지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A씨가 회식을 마치고 탑승한 택시에 대한 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후 다시 청주로 돌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 반드시 거쳐 갈 수 밖에 없는 노루목을 찾아야 했다. 경찰이 짚은 지점은 현도교. 대전 대덕단지에서 신탄진 나들목(IC)을 거쳐 청주로 넘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거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에는 CCTV도 설치돼 있었다. 범행 당일 오전 1시 30분 이후 다리를 지나간 택시의 수는 모두 67대였다. 경찰은 이중 유독 수상해 보이는 1대에 주목했다. 차 번호를 숨기려 번호판에 반사테이프를 붙인 택시였다. 게다가 앞서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흰색 NF쏘나타였다. CCTV 화면을 정밀 분석해 알아낸 차량번호는 충북××바××××. 경찰은 청주의 한 택시회사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CCTV에 다 찍혀 있다.” 형사들의 말에 택시기사 안모(41)씨는 순순히 자기 집에서 수갑을 받았다. 자하드의 112 신고가 접수된 지 12시간 만이었다. 택시 운전석 문짝에서는 식칼이, 트렁크 매트에서는 혈흔이 나왔다. 혈흔은 숨진 A씨의 것과 일치했다. A씨를 위협해 빼앗은 7000원도 함께 나왔다. 범인은 “테이프로 입만 막았기 때문에 A씨가 숨은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미 2000년에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3년형을 받고 복역했던 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어떻게 하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만 적용받을까 갖은 술수를 쓰고 있었다. ●잔혹한 살인자… 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연기군 조천변 살인사건 있잖아요. 이번에 나온 DNA가 그 사건 용의자와 일치해요.” 수사팀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씨의 과거 범행이 칡넝쿨처럼 이어져 나왔다. 택시기사를 하며 6년간 살해한 여성이 3명이나 됐다. 2004년 10월 충남 연기군 전동면 조천변 도로에서 발견된 B(당시 23세)씨도, 2009년 9월 청주시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 숨져 있던 C(당시 41세)씨도 그의 손에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출소 후 안씨는 그렇게 늦은 밤 택시에 탄 여성을 상대로 살인과 강간, 강도 등의 범행을 이어갔다. 대부분 몸집이 작거나 술을 마신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는 안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의성을 부인하고, 끊임없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하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겪은 고통 등을 고려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CCTV는 총 274만대로 추정된다. 공공용 24만대, 민간용 250만대다. 현재 CCTV는 인권침해와 범죄예방 효과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사건에서는 CCTV가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억울한 죽음들의 한을 풀어준 것과 동시에 추가적인 희생자를 막는 효과를 냈다. 우리사회의 ‘은밀한 감시자’인 CCTV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15)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15)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지난해 3월 28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언뜻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듯한 느낌.  자전거를 세우고 건물 한쪽 벽면을 살펴보니 젊은 여성이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잠자듯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여자인가?”  급하게 여성에게 다가간 자하드.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양쪽 발목이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젊은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이곳에 버린 것이었다.   ●입만 막은 여성이 질식사하다  시신은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 초년생의 느낌.  코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광대뼈와 왼쪽 턱에도 작은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다. 혈흔도 찾을 수 없었다. 여성 피살자들에게 통상 발견되는 목졸림의 흔적 또한 없었다(부검의들에 따르면 살해당한 여성의 90%가 목 졸려 죽는다. 힘이 약한 여성에게 쓰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형사들은 범행 현장이 여기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여성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다. 하지만 시반(屍斑·시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은 몸 앞쪽에 나 있었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얘기. 정액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가슴에서 남성의 타액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비구(鼻口) 폐쇄성 질식사였다. 입가에 테이프 자국이 있는 걸 봐서는 이것이 죽음의 원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테이프가 코는 빼고 입만 막고 있었는데 왜 질식사를 한 걸까. 해답은 사망 당시의 자세에 있었다. 사람을 납치하면 범인들은 보통 끈을 풀지 못하도록 손을 등 뒤로 묶고 소리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입을 막는다. 때론 팔을 묶은 끈으로 다리까지 묶기도 한다.  팔이 뒤로 꺾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크게 떨어진다. 법의학자들은 이 자세로 오래 방치할 경우 코나 입 어느 하나만으로 숨쉬는 것이 어려워 질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피해 여성은 코에서 난 피가 비강을 막은 게 분명했다.  지문조회 결과 사망자는 충북 청주에 사는 24세 A씨였다. 가족들은 그녀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A씨가 죽은 채 발견되기 이틀 전인 26일(금요일) 저녁 청주 남문로에서 회식을 한 뒤 택시를 탄 게 화근이었다. 대학 졸업 후 무수한 입사 도전 끝에 직장에 취직하기 된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출근 첫째주 휴일을 앞두고 마련된 그녀를 위한 환영 회식이었다. 범인은 그렇게 막 피어나던 꽃망울을 무참하게 꺾어 버렸다.  ●274만개의 눈…CCTV는 범인을 지켜봤다  형사들은 시신 발견 지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먼저 확보한 것은 A씨가 버려진 빌딩 담 위쪽에 설치된 CCTV 화면. 발견 전날인 27일 토요일 저녁 녹화분부터 확인했다. 후미진 곳이긴 해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시신이 며칠 동안이나 방치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성과 없이 이어지는 CCTV 화면 탐색에 형사들이 조금씩 지쳐갈 즈음이었다. 모니터의 시간이 오전 1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퉁퉁한 체격의 남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뭔가를 급히 꺼냈다. 이미 숨져 있는 A씨였다. 남자는 트럭 옆에 A씨를 버린 뒤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화면이 너무 흐려 차량번호는커녕 범인의 이목구비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종이 흰색 NF쏘나타임은 분명했다. 더 큰 수확은 차 지붕에 택시표지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A씨가 회식을 마치고 탑승한 택시에 대한 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후 다시 청주로 돌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 반드시 거쳐 갈 수 밖에 없는 노루목을 찾아야 했다. 경찰이 짚은 지점은 현도교. 대전 대덕단지에서 신탄진 나들목(IC)을 거쳐 청주로 넘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거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에는 CCTV도 설치돼 있었다.  범행 당일 오전 1시 30분 이후 다리를 지나간 택시의 수는 모두 67대였다. 경찰은 이중 유독 수상해 보이는 1대에 주목했다. 차 번호를 숨기려 번호판에 반사테이프를 붙인 택시였다. 게다가 앞서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흰색 NF쏘나타였다. CCTV 화면을 정밀 분석해 알아낸 차량번호는 충북××바××××. 경찰은 청주의 한 택시회사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CCTV에 다 찍혀 있다.”  형사들의 말에 택시기사 안모(41)씨는 순순히 자기 집에서 수갑을 받았다. 자하드의 112 신고가 접수된 지 12시간 만이었다. 택시 운전석 문짝에서는 식칼이, 트렁크 매트에서는 혈흔이 나왔다. 혈흔은 숨진 A씨의 것과 일치했다. A씨를 위협해 빼앗은 7000원도 함께 나왔다.  범인은 “테이프로 입만 막았기 때문에 A씨가 숨은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미 2000년에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3년형을 받고 복역했던 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어떻게 하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만 적용받을까 갖은 술수를 쓰고 있었다.   ●잔혹한 살인자…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연기군 조천변 살인사건 있잖아요. 이번에 나온 DNA가 그 사건 용의자와 일치해요.”  수사팀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씨의 과거 범행이 칡넝쿨처럼 이어져 나왔다. 택시기사를 하며 6년간 살해한 여성이 3명이나 됐다. 2004년 10월 충남 연기군 전동면 조천변 도로에서 발견된 B(당시 23세)씨도, 2009년 9월 청주시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 숨져 있던 C(당시 41세)씨도 그의 손에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출소 후 안씨는 그렇게 늦은 밤 택시에 탄 여성을 상대로 살인과 강간, 강도 등의 범행을 이어갔다. 대부분 몸집이 작거나 술을 마신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는 안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의성을 부인하고, 끊임없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하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겪은 고통 등을 고려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CCTV는 총 274만대로 추정된다. 공공용 24만대, 민간용 250만대다. 현재 CCTV는 인권침해와 범죄예방 효과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사건에서는 CCTV가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억울한 죽음들의 한을 풀어준 것과 동시에 추가적인 희생자를 막는 효과를 냈다. 우리사회의 ‘은밀한 감시자’인 CCTV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큰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게재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 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할 땐 미제사건 2) 죽음의 성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 직전의 성적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오열했던 남편 부인을 독살하다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 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성전환 여성 恨풀다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대변 속 100억분의 1g DNA 난관 속 사건 푼 ‘최후의 단서’ 7) 정관수술한 지능적인 연쇄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호흡이 지목한 범인은 그의 아들이었다-화재사 속에 숨은 타살의 흔적찾기 13) 車운전석 그녀의 주먹쥔 양팔-‘에어컨은 억울했다’ 14) 피해자·범인 찾아낸 성형수술 자국 광대뼈 축소술 흔적…동거男에 목 졸린 백골의 한 풀어주다 15) 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여성 전문 살인범, 274만개의 눈 CCTV가 잡다
  • [글로벌 한국금융 해외서 길 찾다] ⑥ “현지화로 중국시장 장악” 외환은행

    [글로벌 한국금융 해외서 길 찾다] ⑥ “현지화로 중국시장 장악” 외환은행

    세계가 중국만 바라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경제권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세계경제의 견인차 노릇을 해 줄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금융업계는 특히 더하다. 글로벌 위기 이후 중국이 보여 준 엄청난 성장속도 때문이다.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CBRC)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중국 은행업계의 연 평균 자산 증가율은 19.2%에 이른다. 2003년 27조 6000억 위안이던 은행업계 총 자산이 지난해 78조 8000억 위안으로 3배에 육박한다. 중국 금융회사의 총 자산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대륙의 위세를 업고 홍콩도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거래소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약 54조원으로 2009년에 비해 108% 증가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한국의 약 3배다. 당장 중국에 뛰어들기만 하면 돈을 벌 것만 같다. ●빨리 먹는 떡이 체한다… 19년을 준비 하지만 급하게 중국시장에 진출한다고 해서 바로 성과를 낼 수는 없는 법이다. 자칫 큰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외환은행은 다른 국내 은행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외환은행은 1992년 한국이 중국과 수교한 뒤 국내 은행 중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했다. 베이징, 톈진에 이어 1995년에는 동북 3성 지역 전초기지인 다롄에 지점을 세웠다. 모두 한국 최초의 지점이다. 하지만 이후 외환은행은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무리해서 지점을 늘리기보다는 내실을 기하고 환경이 변할 때까지 기다려야 까다로운 현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톈진에 현지법인(외환은행 중국유한공사)을 설립했다. 기존에 있던 베이징, 톈진, 다롄, 상하이 지점은 분행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3개 출장소는 지행으로 바꿨다. 현지 진출 19년 만이다. 이런 신중한 움직임은 홍콩에서도 마찬가지다. 외환은행은 1967년 1월 은행 창립과 동시에 한국은행 홍콩사무소를 인수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42년 만인 2009년 7월에야 홍콩의 IB 현지법인 환은아세아재무유한공사(KAF)를 세웠다. ●내년이 터닝 포인트 오랜 담금질을 거친 외환은행은 앞으로 5년을 도약과 성장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외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중국 내 소매금융이 사실상 시작되는 내년을 큰 전환점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교민, 주재원, 유학생이 아닌 13억명이나 되는 중국인 모두와 예금·대출 거래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우선 도시에 거주하는 조선족을 주 고객층으로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그들 중 상당수가 이미 한국에서 외환은행과 거래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게 큰 밑천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핵심타깃은 현지 부유층이다. 중국에서는 부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1000만 위안(약 18억원) 이상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가 87만 5000명에 이른다. 프라이빗 뱅킹(PB) 시각에서 보면 ‘물 반 고기 반’인 셈이다. 고객도 철저히 현지화 전략으로 모을 계획이다. 중국이 ‘관시’(관계의 중국어 발음) 중심의 사회라는 점을 감안, 현지인 기업금융전담역(RM)을 채용해 기업고객도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중국대륙과 금융허브인 홍콩을 하나로 묶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홍콩 KAF는 2009년 7월 영업을 개시한 이후 탄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획득한 만큼 업무영역도 유가증권 인수 업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상현 외환은행 중국 현지법인장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의 시장 점유율이 2009년 말 기준으로 1.71%에 불과한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제한된 자본과 규모로 최대의 효과를 보려면 주요 활동지역과 대상을 명확히 하고 인력과 상품도 철저히 현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톈진·홍콩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글로벌 한국금융 해외서 길 찾다] “천문학적 본토자금 홍콩 몰려와”

    [글로벌 한국금융 해외서 길 찾다] “천문학적 본토자금 홍콩 몰려와”

    “홍콩은 막대한 중국 본토의 자금이 선진 금융시장과 결합해 대폭발을 일으키는 곳입니다. 돈을 벌 기회도 많지만 망할 가능성도 높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외환은행의 홍콩 현지 투자은행(IB)인 환은아세아 재무유한공사의 손창섭(55) 사장은 ‘안전한 고수익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통상 IB라고 하면 고위험·고수익을 떠올리는데. -IB라면 마치 도박이라도 하는 것처럼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오해다. 잉여금 중 극히 일부를 활용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고객이나 회사 자금으로 위험한 데 투자하는 것은 문제다. 홍콩에서 한국계 IB들은 이런 식으로 영업하지 않는다. 그러나 외국계 투자사들은 좀 다르다. 채권단 협의에 가면 10건의 거래 중 1~2건은 버려도 된다는 식이다. →한국 금융기관들의 현지 경쟁력은. -1997년 외환위기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남들이 한번 겪기 힘든 위기를 모두 극복한 게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저력이다. 위기관리가 체화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은행들은 사업과 리스크 관리팀이 지나칠 정도로 분명하게 나뉘어 있다. 문제가 될 투자는 초기에 싹이 잘린다. →금융위기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서 홍콩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홍콩의 선전 뒤에는 중국이 있다. 천문학적인 돈이 대륙에서 밀려 들어온다. 홍콩의 주택가격을 보라.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에 정점에 올랐다가 2009년 바닥을 친 뒤 다시 연일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거품 경고 속에서도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많다. →홍콩에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은 기회의 땅이지만 아쉽게도 투명성이 부족하다. 세계 5대 회계법인의 감사를 거친다고 해도 난센스 같은 비리와 허위공시 등이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현재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은 중국뿐이다. 최근 홍콩에 쏠림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그런 시장에서는 퇴출 또한 빠르게 진행된다. 홍콩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글로벌 한국금융 해외서 길 찾다] “韓·中기업 거래비중 3년내 5대 5로”

    [글로벌 한국금융 해외서 길 찾다] “韓·中기업 거래비중 3년내 5대 5로”

    톈진에 있는 외환은행 중국유한공사 정세진(54) 부행장은 실질적으로 현지사회에 뿌리내리는 것이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은행 모두의 과제라고 말했다. →외국에 나간 국내 은행들이 대개 현지 한국인들만 상대한다는 지적이 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우선 우량고객이었던 한국계 기업들이 더 이상 한국계 은행만 상대하기 어렵게 돼 있다. 자금 운용의 안정성을 생각할 때 은행들 역시 한곳으로 돈을 몰아 줄 수 없는 실정이다. 3년 안에 중국기업과 한국기업의 거래비중을 5대5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중국 영업환경을 한국과 비교하면. -업무 프로세스에서 중국계 은행과 한국계 은행은 차이가 크다. 한국에서는 아침에 송금한 돈이 오후면 입금되지만, 중국은 영업일 기준으로 2~3일 정도가 걸린다. 해킹 위험이 큰 나라인 만큼 전산화도 100% 이뤄져 있지 않다. 서비스 정신에도 한국과 차이가 있다. →영업활동에서 힘든 점은. -연말까지 맞춰야 하는 75% 예대비율이다. 100만원 예금을 받아 대출은 75만원만 하라는 건데 은행 입장에서는 가혹한 규정이다. 미국의 씨티나 영국 HSBC 같은 초대형 은행들은 처음부터 개인금융을 공략했기 때문에 충분히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외국계 은행은 기업금융이 주 수익기반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은 예금보다는 대출 수요가 많아 자금조달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럼 향후 대책이 있는가. -다음 달이면 개인금융 면허가 나올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개인금융 시장은 생각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참고 기다리고 계속 투자해야 한다. 국제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다. 톈진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멸종위기 민물고기 ‘미호종개’의 생태

    멸종위기 민물고기 ‘미호종개’의 생태

    인근 주민들에게 그저 ‘기름챙이’ 혹은 ‘기름쟁이’로만 알려졌던 민물고기가 있다. 천연기념물 454호 미호종개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 금강수계에만 사는 이 귀한 물고기는 학명을 이루는 속명, 종소명, 명명자 모두가 우리 고유의 이름으로 지어진 기념비적인 민물고기다. 학술적으로나 생태학적으로나 가치가 높은 유전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미호종개가 현재 위기에 처해 있다. 전 세계에서 한반도에만, 그것도 금강 수계에서만 살고 있는 미꾸리과 어류인 미호종개는 국제적인 희귀종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28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EBS ‘하나뿐인 지구’에서는 한국의 민물고기 미호종개의 생태와 그 가치를 살펴보고 현재 미호종개가 처해 있는 위기의 상황을 짚어 본다. 미호종개는 수심이 얕고 유속이 비교적 완만한 곳에 서식한다. 고운 모래 속에 숨어 사는 다소 까다로운 서식 조건의 민물고기이다. 때문에 미호종개에 관련된 구체적인 생태상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특히 그들의 산란 과정은 독특하고 극적이다. 암컷은 3~4시간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산란을 위해 춤을 추듯 유영하고, 수컷은 그런 암컷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경쟁을 벌인다. 미호종개는 평균 2100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됐지만, 미호종개는 사실 대단한 번식력을 갖고 있는 물고기다. 수차례의 산란과정을 반복하는 데다, 부화 속도마저 빠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호종개는 현재 위기에 처해 있다. 심지어는 서식지마저 급감한 상태다. 과거 20여곳에서 불과 5~6곳으로 줄어들었고, ‘본적지’로 꼽히는 미호천에서도 사실상 미호종개를 발견하기가 힘든 상태이다. 게다가 집단 서식지로 알려져 있는 백곡저수지조차 현재 둑 높이기 공사를 추진하고 있어 생사 여부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관가 포커스-인사태풍 예고] MB정부 인사 적체 1급 3명 교체 전망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전에 1급인 실장 4명 가운데 3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계속된 자리 바꿈식 인사에 따른 적체 현상을 해소하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꾀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행정고시 24회를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박하정 기획조정실장(행시 23회)과 장옥주 사회복지정책실장(〃25회)이 25일 사표를 제출했다. 연쇄 이동의 길이 트인 것이다. 박 실장은 내년에 발족하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설립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장 실장은 노인인력개발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실장 후임으로는 박용주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24회)이 기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손건익 보건의료정책실장(26회) 후임으로는 국장급인 고경석 건강보험정책관(24회)이 승진·발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 노길상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26회)도 복지부로 복귀해 저출산고령사회실장 또는 사회복지정책실장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진 장관은 국·실장 인사를 끝내는 대로 곧바로 과장급 인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유영학 기획조정실장(현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설립준비위원장), 최원영 보건의료정책실장(현 복지부 차관), 진영곤 사회복지정책실장(현 대통령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 장옥주 아동청소년정책실장 등 4명의 실장 체제를 구축한 뒤 전면적인 인사를 한 적이 없다. 인사 적체가 심해진 이유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고세원 오렌지라라 결혼…뮤지컬이 맺어준 천생연분

    고세원 오렌지라라 결혼…뮤지컬이 맺어준 천생연분

    고세원이 6살 연하 가수 오렌지라라와 올 가을 결혼한다. 고세원(33)과 오렌지라라(본명 신라라·27)는 오는 9월 24일 서울 강남 르네상스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고세원과 오렌지라라는 지난 2007년 뮤지컬 ‘러브 인 카푸치노’에 출연하며 만나 3년 반 동안의 열애 끝에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됐다. 고세원 홈피에는 지난해 5월 열린 오렌지라라의 ‘드리미 러브(Dreamy love)’ 쇼케이스 포스터가 게재되어 있어 당시 이미 연인 관계에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예비 신부 오렌지라라는 2000년 미스코리아 일본 진 출신으로 학창시절을 일본과 호주에서 보내 영어와 일어에 능통하며 국내 대학원에서 엔터테인먼트 경영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가수 활동을 시작한 뒤 유영석에게 발탁돼 ‘러브 인 카푸치노’ 주인공 역 엘리스로 열연하며 운명의 남자 고세원을 만났다. 현재 SBS 특별기획드라마 ‘여인의 향기’ 후속작인 ‘폼나게 살거야’에 캐스팅 된 고세원은 1997년 KBS 공채 탤런트 19기로 데뷔했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김종욱 찾기’,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으며 ‘수상한 삼형제’에서 악역 카리스마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사진 = 고세원, 오렌지라라 미니홈피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지금&여기]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 누구를 위해…/유영규 온라인뉴스부

    [지금&여기]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 누구를 위해…/유영규 온라인뉴스부

    얼마 전 멸종위기 동물인 큰 돌고래를 불법 포획해 판매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들의 단골고객은 동물원이었다. 언론은 “동물원이 불법을 조장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초점은 ‘불법거래’란 사실에 맞춰졌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생각해 볼 대목이 있다. 불법만 아니라면 지금처럼 야생동물을 잡아다 훈련시키고 무대에 올려도 되느냐는 것이다. 사람들은 동물이 사람의 명령에 따라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하면 박수치고 환호한다. 동물 쇼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동물원들의 주요 수익원이다. 하지만 동물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면 사람처럼 춤을 추고, 링을 받고, 점프하고, 자전거 타고, 물구나무 서는 일은 매우 동물스럽지 않은 행동이다. 의지와 상관 없이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해야 하고, 참고 반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가혹함은 좀체 알려져 있지 않다. 몇해 전 동물원 직원에게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각종 쇼에 단골로 등장하는 침팬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사실 침팬지는 쇼를 하는 데 매우 부적합한 동물이라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아주 산만한 놈들이라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집중도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훈련할 때 많이 맞습니다.” 동물 쇼의 현주소를 가늠케 해주는 말이다. 돌고래나 코끼리는 지능이 매우 높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매우 예민한 동물들이다. 좋고 싫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유럽연합(EU) 등에서 돌고래 쇼를 금지하거나 엄격하게 제한하는 이유다. 영국에는 1972년까지 돌고래 공연장이 36곳이나 됐지만, 정부가 돌고래 전시공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1993년 이후 사라졌다. 호주, 칠레, 헝가리 등은 해양 포유류에 대한 전시와 공연이 전면 금지돼 있다. 자연과 같은 넓은 집을 지어주지 못할 바엔 기르지도 말라는 뜻이다. 국제환경단체인 ‘고래와 돌고래 보존협회’(WDC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연·전시용 돌고래의 치사율은 야생 돌고래의 2배에 가깝다. 하루 50㎞를 헤엄쳐 다니는 돌고래가 작은 풀장에 갇히면서 받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만약 동물원에 가서 쇼를 보게 된다면 박수를 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쇼가 과연 계속돼야 하는지를. whoami@seoul.co.kr
  • 로맨틱 허니문 성지 ‘뉴칼레도니아’

    로맨틱 허니문 성지 ‘뉴칼레도니아’

    어떤 실력 좋은 사진작가도, 어떤 훌륭한 카메라도 아직까지 내 눈에 박혀 있는 그곳의 풍경을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인간의 눈이 가장 좋은 카메라라는 말을 실감하게 만든 곳, 뉴칼레도니아. 그곳의 물빛은 눈이 시리다 못해 한순간 가슴이 먹먹해져 버릴 정도로 곱고, 땅 빛은 태곳적부터 이어져온 생명체들을 다 품고도 남을 정도로 깊다. 지난 2009년 인기리에 방영된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소개된 이후 새로운 허니문 여행지로 떠오른 뉴칼레도니아에 대해 사람들은 맹그로브 나무가 만들어낸 자연 무늬인 ‘하트’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사실 그 하트는 고개만 돌리면 눈앞에 펼쳐지는 뉴칼레도니아의 수많은 절경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보석 박은 하늘… 푸른 빛깔 바다… 고생대 토양 뉴칼레도니아까지 직항편을 운항하는 에어칼린을 이용해 밤 늦게 통투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9시간 30분 동안의 비행은 결코 짧지 않아 피로감도 느껴졌다. 하지만 수도 누메아로 가는 길, 밤하늘에 빼곡하게 박힌 별무리를 보자 금세 눈이 동그래졌다. 우리나라 교외에서 보던 것처럼 쏟아질 듯한 느낌보다는, 단아하게 한땀 한땀 보석을 꿰매 놓은 자수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튿날 눈을 뜨자마자 찾은 곳은 누메아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우웬토로 공원.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진지였던 공원에는 전쟁 때 실제 사용됐던 대포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포신 너머로는 바다가 만(灣)에서부터 완곡한 곡선을 그리며 뻗어나가고 있다. 라이트블루부터 다크블루까지, 각기 다른 채도의 푸른색을 띠며 빛나는 바다는 원주민들이 몸에 감아 두르는 전통의상 ‘파레오’의 나염만큼이나 선명했다. 햇볕을 받으면 바다의 깊이와 바닷속에 자리 잡고 있는 산호 군락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을 낸다는 뉴칼레도니아 관광청 직원의 ‘합리적인’ 설명을 듣고도 한참을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신비로웠다. 누메아에서 택시 보트를 타고 15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에스카파드 아일랜드 리조트’로 대표되는 메트르 섬에 닿는다. 수상방갈로 25개가 S자 모양으로 줄지어 만 한쪽을 둘러싸고 있는데, 방갈로에는 바다로 직접 연결되는 계단이 있어서 언제든지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뉴칼레도니아 남부의 야테 호수와 블루리버파크에서는 ‘태곳적 흙’을 밟아볼 수 있다. “이곳의 토양은 2억 6000만년 전 하나의 판이었다가 8000만년 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떨어져 나왔을 때의 토양 그대로입니다. 쥐라기 시대 때 공룡이 밟고 다녔던 바로 그 흙과 똑같습니다.” 에코투어 전문 가이드 프랑수아 트란의 설명이다. 이곳에는 7000만~8000만t의 철이 묻혀 있다. 때문에 토양 색도 붉은색인데, 니켈이나 옥 등 함유돼 있는 광물에 따라 검은색이나 노란색, 초록색을 띠는 흙도 곳곳에 눈에 띈다. 9000㏊에 이르는 블루리버파크에서 수백종의 나무와 희귀 동물을 만나는 것도 묘미지만, 무엇보다 뉴칼레도니아의 두 상징물을 접하는 즐거움이 각별하다. 국조(國鳥)인 카구와 아로카리아 소나무다. 카구는 하늘색에 울음 소리가 개 짖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바킹 버드’(barking bird)라고도 불린다. 울음소리보다 더 특이한 것은 날지 못하는 새라는 점이다. 아로카리아 소나무는 태고부터 뿌리를 내린 고생대 식물이다. 40m 넘게 높이 솟아올라 있지만, 사실 침엽수림이라는 느낌은 좀처럼 들지 않는다. 잎이 두껍고 둥글어서 손을 대도 따갑지 않기 때문이다. 카구가 울지 못하는 이유, 아로카리아 소나무 잎이 뾰족하지 않은 이유는 똑같다. 자신을 해칠 천적이 없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 이렇게 진화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울음소리로 유인해 불러내기도 전에 알아서 먼저 모습을 드러낸 카구는 사람이 바로 옆까지 다가가도 경계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참고로 뉴칼레도니아에서 독이 있는 생물은 물뱀밖에 없는데, 그나마도 입이 작아 사람을 물 수 없다고 한다.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뉴칼레도니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평화로움과 느긋함의 근원은 바로 이런 무해한 자연환경이 아닐까. ●소나무숲과 바위가 만든 천연 풀 ‘일데팽’ 누메아에서 비행기로 20분 정도 걸리는 일데팽은 인구가 1900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특히 신혼부부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환상의 휴양지로 손꼽힌다. 일데팽이라는 이름은 ‘소나무섬’이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섬 곳곳에서 웅장하게 솟아 있는 아로카리아 소나무 숲을 볼 수 있다. 일데팽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은 바로 오로 만과 자연풀장이다. 수면과 같은 높이의 바위들이 바다를 막고, 이 ‘천연 필터’를 거친 바닷물이 유입돼 형성된 거대한 수영장이다. 빽빽한 소나무 숲과 바위로 둘러쌓인 자연풀은 팔뚝만 한 크기의 물고기와 갖가지 색의 열대어들이 유영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투명해서 흡사 수족관에서 스노클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지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때라 우리나라의 초여름 정도 날씨이지만, 자연풀의 물은 따뜻해서 걱정 없이 몸을 담글 수 있었다. 뉴칼레도니아의 연평균 기온은 24도로 축복받은 기후라고들 한다. 또 섬인데 전혀 습하지 않다는 점도 매력이다. ●‘360도 파노라마’ 펼쳐지는 아메데 섬 등대 누메아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진 아메데 섬은 등대섬으로도 불리는 무인도다. 누메아 모젤항에서 아메데 섬으로 향하는 유일한 배인 매리디호를 타면 40분 정도 걸린다. 아메데 섬에 도착하면 다양한 해양 스포츠가 기다린다. 특히 바닥이 유리로 돼 있는 ‘글라스 보텀 보트’는 깊은 바닷속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놓치지 말아야 할 코스다. 물론 바닷물이 워낙 맑아서 유리 바닥이 아니라 그냥 바닷속을 봐도 무리지어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바다거북도 만날 수 있다. 이 섬의 상징인 56m짜리 하얀 등대 역시 꼭 한번 올라가봐야 할 곳이다. 247개의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나면 ‘360도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바다 멀리 산호군락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가까이에선 산호가루가 섞인 새하얀 모래사장이 섬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특히 바다 한가운데에서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이는 거대한 라군(산호초로 형성된 호수)은 아무리 오랫동안 바라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다. 뉴칼레도니아의 라군은 길이 1600㎞에 넓이는 2만 4000㎢인데, 유네스코 역시 그 가치를 인정해 지난 2008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뉴칼레도니아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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