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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산할 때 봐야 제 맛…가을·겨울 극장가 찾는 공포·스릴러

    스산할 때 봐야 제 맛…가을·겨울 극장가 찾는 공포·스릴러

    ‘공포 영화=여름 개봉’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 오래다. 스산한 날씨에 관객들의 간담을 더욱 서늘하게 할 공포·스릴러 영화들이 연이어 스크린에 걸린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곡성’(8일 개봉)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악귀가 가득한 집에 우연히 발을 들인 옥분(손나은)이 신씨 부인(서영희)이 지닌 서늘한 비밀에 다가서는 내용의 공포물이다. 한국의 고전 공포영화로 꼽히는 이혁수 감독의 동명 작품을 유영선 감독이 리메이크했다. 공포영화의 ‘큰 손’인 10~20대에게는 생소한 작품이기 때문에 제작진은 현대적인 공포 트렌드를 덧입히는 데 공을 들였다. 유영선 감독은 “10~20대들이 즐기도록 원작의 스토리텔링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공포 시퀀스를 보다 속도감 있고 박진감 있게 연출하려 했다”고 밝혔다.1978년 개봉한 존 카펜터 감독의 걸작 공포 영화 ‘할로윈’의 속편인 데이비드 고든 그린 감독의 ‘할로윈’도 관객들을 찾았다. ‘겟 아웃’(2017)과 ‘해피 데스 데이’(2017) 등을 제작한 ‘호러의 명가’ 블룸하우스가 원작의 판권을 사들여 원작에서 40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를 그렸다. ‘할로윈 밤의 살아있는 공포’로 불리는 마이클 마이어스(닉 캐슬)가 정신병원에 40년간 갇혀있다 우연한 계기로 탈출하면서 자신으로부터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 로리 스트로드(제이미 리 커티스)와 한판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잔혹한 살인마 마이클을 기다리는 수십년 동안 강인한 여성으로 변모한 로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수영장에 갇힌 자매의 사투를 그린 수중 스릴러물 ‘12피트’도 8일 개봉한다. 긴 연휴를 앞두고 수영장을 찾은 브리(노라 제인 눈)와 언니 조나(알렉산드라 파크)는 수영장 바닥에서 약혼반지를 찾으려고 애쓰는 도중 수영장 덮개가 닫히는 상황에 처한다.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너비 50m, 수심 3.7m의 수영장 안에 갇힌 자매가 점점 차가워지는 물 속에서 벌이는 생존을 향한 처절한 몸짓을 담았다.12월 개봉을 앞둔 공효진 주연의 ‘도어락’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공포를 그린다. 혼자 사는 평범한 직장인 경민(공효진)이 자신의 오피스텔에 낯선 사람이 침입했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경민의 원룸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면서 경민이 절친한 직장 동료 효주(김예원)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쫓는 모습을 담았다. 여름철엔 블록버스터 영화가 스크린을 점유할 가능성이 높아 장르 영화는 비수기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에 개봉한 영화 ‘해피 데스 데이’가 관객 138만명을 불러모은 것만 봐도 공포물이 더 이상 여름 장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가을 공포’, ‘겨울 공포’도 흥행하는 분위기에 힘입어 공포 영화가 계절에 상관없이 많이 개봉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민주주의를 위한 아주 짧은 안내서(버나드 크릭 지음, 이혜인 옮김, 스윙밴드 펴냄) 40여년 강단에서 정치학을 가르친 영국 정치학계의 거목 버나드 크릭의 민주주의 개론서. 민주주의의 정의, 역사, 각국의 제도와 함께 민주주의의 가치와 장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결함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264쪽, 1만 5000원.티그리스강에는 샤가 산다(이호준 지음, 천년의시작 펴냄) 2013년 ‘시와 경계’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의 첫 시집. 여행 전문가로도 알려진 시인은 길 위를 떠돌며 세상의 끝을 향해 걸어가는 이의 면모를 능청과 해학으로 풀어냈다. 136쪽. 9000원.보이는 경제 세계사(오형규 지음, 글담 펴냄) 경제 세계사의 35가지 결정적 장면을 꼽은 책. 대변화·전쟁·상업과 무역·음식·법과 돈·사회와 문화·자원과 과학기술 등 7개 분야로 나눠 구성했다. 2016년에 출간한 ‘경제로 읽는 교양 세계사’의 속편이다. 304쪽, 1만 5000원.에너지 대전환 2050(박재영·이재호·유영호 지음, 석탑출판 펴냄) 탈원전·석탄에너지, 천연가스·신재생에너지를 앞세운 ‘에너지 전환’의 방향성과 속도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산업통상자원부 공직자와 출입기자들이 함께 짚어본다. 저자들은 여러 통계와 세계 각국의 정책 흐름을 소개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에너지 전환의 본질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330쪽. 2만원.세상을 바꾼 벽보: 녹색당 신지예와 선거 포스터(프로파간다 편집부 지음, 프로파간다 펴냄) 지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으로 출마한 신지예 녹색당 후보의 포스터에 관한 책. 당시 신 후보의 포스터는 서울 전역 30여곳에서 훼손된 채 발견돼 논란을 낳았다. 포스터를 만든 다섯 명의 창작자와 신 후보가 포스터와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정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204쪽. 1만 2000원.면화의 제국(스벤 베커트 지음, 김지혜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면화라는 작물이 어떻게 제국의 상품으로 변모해 자본주의의 기원을 이루며 성장을 뒷받침하는지 추적하는 책. 면화는 유럽의 상인, 정치인들이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제국의 확장과 노예노동, 새로운 기계와 임금노동자를 결합시켜 글로벌 자본주의를 탄생시키는 데 중심역할을 했다. 848쪽. 4만 2000원.
  • ‘소극적 양심’ 처벌은 기본권 침해… 수감자 71명 구제 힘들 듯

    ‘소극적 양심’ 처벌은 기본권 침해… 수감자 71명 구제 힘들 듯

    ‘대법관 13명 중 9명 다수의견… 무죄 판단양심의 진정성’ 어떻게 가늠할지 논란될 듯 반대 4명 “진정한 양심 존재 심사 불가능” 檢, 양심적 병역 거부자 무혐의 처분 전망 법원서 계류 930여건도 무죄 판단 가능성 일각선 “수감자들 특별 재심 등 구제해야”대법원이 1일 종교와 신념이라는 ‘양심’이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14년 만에 판례를 변경한 데에는 양심적 병역 거부가 국방의 의무라는 공익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소극성’에 주목했다. 현재의 병역제도 아래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할 수 없다고 거부하고 불이행에 따른 어떠한 제재도 감수하겠다는 이들의 입장이 헌법상 국방의 의무 자체를 적극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사실 이 지점까지는 이번 전합과 2004년의 전합이 같은 판단이었지만 ‘그렇다면 소극적 양심의 실현을 국가가 제한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정반대의 답을 내놨다. 이번 전합은 “국가가 양심에 반하는 의무를 부과한 것에 대해 단지 소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경우에 형사처벌 등 제재를 가해 의무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상 병역의무의 가치를 뒤흔들지 않는 이상 개인들의 양심의 실현까지 국가가 제한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이번 전합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일률적으로 처벌하는 것 또한 시대가 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에도 맞지 않다고 봤다. “다수결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민주주의도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 있어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시는 그동안 인정되지 않은 양심적 병역 거부라는 신념도 포용해야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역설한 것이다. 권순일·김재형·조재연·민유숙 대법관은 “최소한의 소극적 부작위조차 허용하지 않으면 헌법이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게 사실상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의견을 보태기도 했다. 하지만 ‘양심의 진정성’을 어떻게 가늠할지는 새로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합은 “양심이란,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는 자기 인격적 가치가 파멸될 거라는 진정한 마음으로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라며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고 진실해야 하며 삶의 전부가 신념의 영향력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교생활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을 살펴 “좀처럼 쉽게 바뀌지 않은” 신념을 지켜왔는지를 통해 ‘양심의 진정성’이 증명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반대(유죄) 의견을 표명한 김소영·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은 “진정한 양심의 존재를 심사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다수의견이 제시한 사정들은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충분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검찰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27건을 비롯해 전국 법원에 계류 중인 930여건도 무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처벌이 확정되어 복역 중인 71명의 경우 구제가 힘들 수 있다. 대법 판결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도 지난 6월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도 처벌조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면·복권하거나 특별 재심 등의 규정을 만들어서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검찰, ‘신도 성폭행 혐의’ 이재록 목사 징역 20년 구형

    검찰, ‘신도 성폭행 혐의’ 이재록 목사 징역 20년 구형

    교회 신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검찰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문성)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상습준강간 혐의를 받는 이 목사에게 이 같이 구형했다. 이 목사는 수년 동안 만민중앙교회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됐다. 경찰과 검찰은 이 목사가 대형 교회 목사로서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로 만들어 성폭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피해자 측 변호사에 따르면 검찰은 “목회 활동을 하는 입장에서 신도들을 성적으로 유린한 사건”이라는 취지로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 목사는 최후진술에서 “180일 동안 구속돼있으면서 한쪽 눈이 실명되는 등 건강이 좋지 않다”면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내가 하나님을 영접하고 기도를 드려 권능을 받았다”면서 “지금까지 전 세계인을 구제해왔다”고도 말했다. 이 목사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계획적으로 음해한 사건”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이 목사가 공판 과정 내내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고 밝혔다. 선고공판은 오는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대법 “종교·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무죄로 판례 변경

    대법 “종교·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무죄로 판례 변경

    대법원이 종교와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는 병역을 기피하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의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은 병역법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14년 만에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는 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34)씨의 상고심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 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로 유죄로 결정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며 사건을 창원지법 형사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오씨는 2013년 7월 육군 현역병으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일인 2013년 9월 24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헌법 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갖는다’고 정해 존엄성의 기본 조건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로 삼고 있다”면서 “국가가 개인에게 양심에 반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불이익에 대해 형사처벌 등의 제재를 가해 소극적인 양심 실현을 제한하는 것은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기서 ‘양심’이란 착한 마음이나 올바른 생각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한 개인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가치가 파멸될 것이라는 진정한 마음으로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하므로 어떤 제재도 감수하고서 의무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의무 이행을 강제하고 형사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거나 본질적 내용이 위협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거부자들에게 병역 의무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불이행에 대해 형사처벌 등 제재하는 것은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밥 퍼주는 목사’라더니…거액 부동산 빼돌려 항소심도 징역형

    ‘밥 퍼주는 목사’라더니…거액 부동산 빼돌려 항소심도 징역형

    지역 소외 계층에게 매일 식사를 제공하는 등 선행으로 ‘밥퍼 목사’로 알려진 목사가 거액의 부동산을 빼돌린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 한정훈)는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목사 김모(70)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씨는 지난 2016년 18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매하는 단계에서 피해자들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총 4억 7000만원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그해 8월까지 잔금 13억원을 납부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를 이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김씨와 대리인은 잔금 납부 기한이 다가오자 돌연 자취를 감췄다. 피해자들은 납부 기한 당일 은행 계좌에 잔금을 확보해두고 김씨 등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이틀 뒤 돌연 나타난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4일 안에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매매계약을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기한 하루 전에도 법무사 및 김씨 대리인과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잔금 납부는 이뤄지지 못했다. 김씨는 기한이 하루 지나자 곧바로 조카 명의로 해당 부동산을 이전하는 가등기를 마쳤다. 김씨는 계약을 해제할 때부터 “매수인들이 기한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잔금 지급의사가 없음을 통지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1심 선고를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조형우 판사는 “피고인이 소유권 이전 등기를 적법하게 이행하려 하거나 잔금을 수령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허위사실을 근거로 계약을 해제했다”고 판단했다. 조 판사는 “피고인이 매매계약을 직접 체결한 당사자로서 중도금 수령 이후에는 임의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여 그 죄질이 불량하고 지금까지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해자들이 이 사건 부동산 경매절차로 3500만원을 회수했으나 피고인이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아니다”면서 피해 액수 대부분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김씨는 10여년 전부터 해당 지역에서 ‘때밀고 밥 주는 목사’로 이름을 날렸다. 교회 인근에 작은 식당을 차려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매일 점심과 저녁을 무료로 주고, 동네 잔치를 열어 주민 수백 명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등 미담이 지역 언론을 통해 수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실제 배상까진 ‘험로’…위안부 등 일제 피해 소송 영향도 미지수

    신일철주금 국내 자산만 강제집행 가능 日, 위안부 소송 무대응…정식 재판 0건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놨지만 실제 배상이 이뤄지거나, 일본군 위안부 등 일제 피해를 다루는 다른 소송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미지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이 강제징용 피해자 4명에게 각각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원칙적으로 한국 법원은 일본에 있는 신일철주금 자산이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 대신 이 회사의 국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은 가능하다. 신일철주금은 현재 국내 기업인 포스코 지분 3.32%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주식시장 종가 기준으로 70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우리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원고들이 일본 법원에 다시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원고 2명이 이미 2005년 일본에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가 최종 확정됐기 때문에 일본 법원이 이번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 측이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 지연 전략을 펼 여지도 있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위안부 소송의 경우엔 ICJ 판례로 정립된 ‘국가면제원칙’의 적용을 받을 소지가 커서 이번 대법원 판결과 구별되는 측면이 있다. 앞서 2004년 이탈리아 법원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에 징집돼 강제 노역을 했던 루이키 페리니 등 자국 국민들에게 독일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페리니 판결’을 내렸지만, 독일 정부는 “이미 이탈리아에 배상 의무를 이행했는데, 이탈리아 법원이 독일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제소로 사건을 심리한 ICJ는 국가면제원칙을 적용해 독일 손을 들어 줬다. 강병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안부 사건에서나 강제징용 사건에서나 일제가 저지른 행위는 비슷하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국가를 상대로 행사될 수 없다는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페리니 사건을 판단할 때 ICJ도 독일의 불법행위를 심리한 게 아니라 국가면제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청구해 2016년부터 서울중앙지법에 계류된 2개의 소송에 ‘무대응’ 중이다. 법원 관계자는 “일본 외무성에 서류를 보내도 계속 반송되고 있다”면서 “피고(일본 정부) 송달이 이뤄지지 않아 정식 재판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검찰 ‘불법 사찰’ 우병우 징역 5년 구형…禹 “수사와 악성댓글로 만신창이”

    검찰 ‘불법 사찰’ 우병우 징역 5년 구형…禹 “수사와 악성댓글로 만신창이”

    검찰이 국가정보원을 이용해 공직자와 민간인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김연학)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의 지위와 공권력을 남용했다며 이 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민정수석이라는 막중한 지위를 이용해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파괴했다”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 국정원을 이용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의 동향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23년간 검사로 재직한 법률 전문가이자 민정수석으로서 불법행위를 견제해야 함에도 대통령 지시를 그대로 하달했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재판부에 실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면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게 공직자와 민간인을 광범위하게 불법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지난 1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우 전 수석의 지시로 사찰대상이 된 인물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박민권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등이 포함됐다. 우 전 수석은 최후진술에서 “그동안 저와 가족은 언론보도와 수사, 각종 악의적 댓글 등으로 만신창이가 됐다”면서 “그런데도 근거 없는 의혹제기가 계속되면서 검찰이 추측과 상상으로 이 사건 공소를 제기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우 전 수석은 이어 “국정원에서 세평 자료를 받아보는 건 청와대나 국정원에서 당연한 관행이라고 생각했을 뿐인데 정권이 바뀌면서 모든 관행이 범죄로 돌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상적으로 하는 일에 언제든 직권남용죄가 적용돼 수사권이 발동되면 어느 공무원이 안심하고 일하겠느냐”고 항의했다. 우 전 수석은 앞서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지난 2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불법 사찰 혐의에 대한 선고는 오는 12월 7일 이뤄진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부고]

    ●김성대씨 별세 양시진(솔트인다이아몬드 대표이사) 양석환(동남종합건설) 문정업(대신경제연구소 대표이사)씨 장인상 29일 제주 한림정낭장례식장, 발인 31일 오전 6시 (064)796-9644 ●김계철씨 별세 득수(안양시 정보통신과장)씨 부친상 29일 경북 상주성모병원, 발인 31일 오전 7시 (054)535-6000 ●조성관씨 별세 김명균(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 부국장)씨 장모상 29일 인천성모병원, 발인 31일 오전 8시(032)517-0710 ●문엄전씨 별세 유영인(한화건설 재무실 전무)씨 장모상 27일 부산 시민장례식장, 발인 30일 (051)636-4444
  • 드루킹 측근들 “김경수, 댓글 작업 보고 받고 직접 관여”

    드루킹 측근들 “김경수, 댓글 작업 보고 받고 직접 관여”

    “킹크랩 작업 후 기사 링크 채팅방 올려” 金지사 “증인 진술 번복… 신빙성 의문”‘드루킹 댓글 조작’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첫 재판에서 “김 지사가 댓글 작업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이 쏟아졌다. 김 지사는 법정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진실을 밝히기 위한 새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이 같은 진술이 이어지자 굳은 표정을 지었다. 허익범 특검팀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공방 속에 오전 10시에 시작한 재판은 밤 10시를 넘겨서까지 진행됐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의 혐의 첫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인 박모(필명 서유기)씨와 양모(솔본아르타)씨는 “김동원(드루킹)씨가 김 지사에게 댓글 조작 프로그램(킹크랩)의 작동 모습을 보여 줬다”고 밝혔다. 2016년 11월 김 지사가 경공모 사무실인 ‘산채’에 방문했고 드루킹과 ‘둘리’ 우모씨가 김 지사에게 킹크랩 작동을 시연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댓글 작업에도 김 지사가 관여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드루킹으로부터) 김 지사가 보내 주는 기사니까 우선 작업하라고 지시받았다”면서 허익범 특검팀에서 제시한 텔레그램 화면에서 드루킹이 기사 링크와 함께 보낸 ‘AAA’ 표시에 대해 “김 지사가 보낸 기사니까 우선 작업하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지난해 4월 드루킹에게 기사 링크를 보내자 ‘처리하겠다’고 답한 화면과 해당 링크를 1분 안에 경공모 회원들의 채팅방에 옮긴 정황도 공개했다. 양씨도 “평소에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킹크랩 작업 내용을 보고했냐”는 특검 측 질문에 “그렇다”면서 “2017년 초부터 지난 2월까지”라고 답했다. 또 텔레그램 채팅방 ‘기사보고방’에 대해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보고하기 위해 박씨가 정리해서 기사 링크를 올린 방”이라고 용도를 설명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이들이 수사 단계에서 진술한 내용이 법정에서 달라진 점을 지적하며 증언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드루킹이 구치소에서 작성한 노트를 제시하며 “공범들과 수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진술을 어떻게 할지 조율하는 내용”이라면서 “살라미 전술(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밀고 나가는 협상 전술)처럼 조금씩 진술을 고쳐 나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씨가 드루킹이 킹크랩 시연 이후 “김 지사의 허락이 있어야만 만들 수 있다”며 김 지사에게 댓글 작업 허락을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한 데 대해서도 “이미 킹크랩을 개발한 뒤 허락이 필요하다고 했다는 거냐”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곰탕집 성추행’ 항소심 첫 공판, 비공개로 진행 ‘안갯속’

    ‘곰탕집 성추행’ 항소심 첫 공판, 비공개로 진행 ‘안갯속’

    ‘곰탕집 성추행’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남성이 항소심 재판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항소심에서 추가 증거가 제시될지에 관심이 모였지만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돼 선고 때까지는 상황을 알 수 없게 됐다.24일 부산지법 형사3부(부장 문춘언)는 지난달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A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재판장의 의사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변호인 측은 재판 공개 여부에 대해 “별다른 의견이 없다”고 밝혔지만 재판장은 “사건 내용이 공개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A씨는 변호인 2명과 함께 이날 재판에 출석해 1심 재판 때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적으로 부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곰탕집 성추행 재판을 준비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A씨가 성추행하지 않았다는 폐쇄회로(CC)TV 영상분석 결과를 확보했다”면서 “항소심 재판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날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됐고 A씨의 변호인도 “재판부가 재판 진행 상황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했다”면서 말을 아꼈다. 사건이 비공개로 진행되자 법정을 찾은 방청객들은 허탈해하며 법정을 나갔다. 부산 연제구에 사는 박정호(64)씨는 “워낙 실제로 만졌는지 안 만졌는지에 대해 논란이 많아서 진실이 어떻게 가려지는지 직접 보러 왔다”면서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사건이라 특별히 공개 재판을 진행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 사건은 1심에서 검찰이 구형한 300만원보다 무거운 징역형이 선고되자 A씨의 아내가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알려졌다. 논란이 확대되자 피해자 여성 B씨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판 과정에서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사실만 말했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A씨도 지인을 통해 B씨 인터뷰 내용에 항의하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지난 12일 법정구속된 지 38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죽음을 부르는 소리…서영희, 손나은의 ‘여곡성’ 예고편

    죽음을 부르는 소리…서영희, 손나은의 ‘여곡성’ 예고편

    미스터리 공포 영화 ‘여곡성’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이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예고편은 옥분(손나은)의 취침 장면으로 시작한다. 스산한 기운을 느낀 옥분이 뒤를 돌아보는 순간, 의문의 여인이 등장해 그녀를 공포에 떨게 한다. 이어 “내 허락 없인 절대 이 집 밖을 나서지 마라”, “절대 엿보지도, 근처에 얼씬하지도 말라”라는 이해할 수 없는 집안 규칙을 전하는 신씨 부인(서영희)의 모습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후 집안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기이한 사건들을 목도하는 옥분의 모습은 집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을 궁금케 한다. 영화는 배우 서영희와 아이돌그룹 에이핑크 멤버 손나은이 연기 호흡을 맞췄다. 연출은 유영선 감독이 맡았다. 11월 8일 개봉 예정. 15세 관람가. 94분.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본지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수상

    본지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수상

    한국기자협회는 올해 9월(제337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수상작으로 서울신문 탐사기획부(유영규·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의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을 선정했다. 지난 9월 3일부터 12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연재된 간병살인 기획 시리즈는 우리 사회 가족간병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국내 최초로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간병살인 당사자를 직접 인터뷰하고, 가족간병인 325명을 설문조사함으로써 깊이 있는 취재와 분석을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시상식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2층 언론인교육센터에서 열린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대법관 예비후보 올랐던 법관 조국 수석에게 “치사하게 겁박 말라”

    대법관 예비후보 올랐던 법관 조국 수석에게 “치사하게 겁박 말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으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비판받았던 부장판사가 “치사한 방법으로 겁박하지 말라”고 반격했다.서울고법 강민구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법원 내부 전산망에 ‘역사를 위해 남깁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강 부장판사는 이 글에서 조 수석을 향해 “수석이 가담하리라는 점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 “더이상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법관을 치사한 방법으로 겁박하지 말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법원 내부 게시판에 검찰의 밤샘 수사 관행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전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법농단 의혹 관련 피의자로 검찰에서 밤샘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조 수석도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농단 수사에 대한 조직옹위형 비판”이라면서 “법관은 재판 시 독립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그 외 스스로 행한 문제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 부장판사를 비판했다. 조 수석은 특히 ‘삼성 장충기에게 아부 문자를 보냈던 현직 고위판사가 사법농단 수사 검찰을 공개 저격했다’는 제목의 기사도 공유했다. 부산지법원장과 법원도서관장 등을 역임했던 강 부장판사는 2015~16년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삼성 휴대전화 제품을 칭찬하고, 대법관 예비후보였던 자신이 탈락한 뒤 소회를 밝히며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친절 판사·덤덤 검사·호소 변호사…‘죄 없는 유죄’ 만들 수도”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친절 판사·덤덤 검사·호소 변호사…‘죄 없는 유죄’ 만들 수도”

    필수 증거도 없이 기소한 검찰에 증명할 시간을 주느라 6년 넘게 1심 형사재판을 지연시키는 법원, 검찰이 제시한 혐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을 괴롭히려는 듯한 ‘쪼개기 기소’,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재판에 내지 않고 이것이 문제가 되자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며 어물쩍 넘기는 검찰….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연재를 통해 드러난 검찰의 민낯이다. 피고인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형사사법 체계가 가동되는 이유를 2회에 걸쳐 방담 형식으로 짚는다. 첫 번째로 진행된 대학생 법정모니터단 방담에선 공소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어도 재판이 진행되는 관행이 핵심 문제로 지적됐다. 법조계에서 흔히 ‘뜨내기 손님인 의뢰인보다 단골손님인 검찰에 잘 보이려는 형사재판’이라고 회자되는 관행이다.‘친절하게 안내하는 판사, 무덤덤하게 구형하는 검사, 선처를 호소하는 변호사….’ 민사·형사·행정재판을 각각 3개 이상 방청한 대학생 눈으로 본 한국 법정의 요즘 풍경이다. 재판 ‘직관’ 전 영화·드라마를 보며 상상했던 풍경과 비슷할 때도 있었지만, 다른 점이 많았다고 이들은 회상했다. 대학생들보다 재판을 자주 방청하는 기자가 보기에도 영화 속 ‘진실을 탐구하는 검사, 검사와 다투는 변호사, 경우의 수 전부를 헤아리려 하는 판사’는 현실 재판과 괴리감을 보였다. 윤소라(48) 법률소비자연맹 대외협력부장과 지난해와 올해 대학생 법정모니터단 활동을 한 안태민(20·연세대)·지승윤(22·서울대) 대학생, 한세희(24·성균관대) 대학원생에게 그 괴리감의 이유를 물었다. ●진실 탐구·치밀한 사법부? 영화와 괴리 큰 법정 ‘2008년 법정 모니터 조사’에선 “재판 중 졸거나, 지각하거나, 반말하는 판사”가 지적 대상이 됐다. 10년이 지난 지금 모니터단은 “판사들이 정말 친절했다”고 극찬했다. 다만, 그 친절함의 이면에 ‘교묘한 불친절’이 감춰져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안태민(이하 안) 법정에서 본 판사는 ‘친절한 공무원’ 같았다. “이 나라는 유전무죄”라며 10여분 동안 횡설수설하던 음주운전 전과 4범의 얘기를 다 들어 준 뒤 “서민이라서가 아니라 음주운전이란 혐의에 합당한 처벌을 정하기 위해 열린 재판”이라고 차분하게 피고인을 설득하던 판사가 기억에 남는다. 한세희(이하 한) 연로한 피고인이 나와 어려운 법률용어를 버거워하자 일일이 다 설명해 주던 판사도 있었다. 윤소라(이하 윤) 판사나 법원이 주는 중압감 때문에 판사가 조금만 친절해도 모니터단이 감동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행정적 의무’에 대해서만 교육받고 ‘재판받을 권리’에 대해선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과거에 비해 권위적 재판 운영이 줄었지만, 이면을 보면 좀더 교묘하게 판·검사의 재판 초기 선입견대로 재판을 진행하며 친절함을 무기로 법률에 무지한 피고인을 설득할 때가 있다고 느낀다. ●“일반인 재판, 검사 내용도 잘 모르고 형식적” 영화 속 법정과 현실 법정을 괴리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쪽으로 검사가 꼽혔다. 특히 수사 검사가 공판까지 맡는 유력인사 재판과 공판검사가 수사 과정의 세부 내용을 잘 모르는 일반 형사재판의 분위기가 다르다고 한다. 윤 사실 검사는 공소장으로 혐의를 전부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재판 중 역할이 별로 없다. 오히려 검사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도 제시할 객관의무를 진다. 그런데 피고인이 법정에서 혐의나 수사 중 진술을 부인하면 검사의 태도가 (피고인을 압박하는 쪽으로) 달라지고, 판사는 방관한다. 판·검사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을 방청했다. 변호인이 정곡을 잘 찔렀고, 수사·재판을 계속한 검사들도 빠르게 반박하니 법정에서 치열한 다툼이 가능했다. 재판 시스템 지원이 이른바 주요 사건에 편중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일반 형사재판 검사들은 써 온 공소 내용을 읽고 빨리 끝내고 집에 가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만일 제가 피고인인데, 검사와 변호사가 모두 의욕 없이 재판을 한다면 너무 불안할 것 같았다. 물론, 휠체어를 끌고 나와 열정적으로 증인신문을 하던 검사도 있었다. ●“절차 어긴 공소… 판사 묵인·변호사는 설득” 모니터단은 민사 재판을 은행·관공서 업무에 비교했다. 변호사나 당사자들끼리 제출해야 할 서류 순서를 확인하고, 다음 기일을 협의할 뿐 대부분의 주장은 법정에서 말 대신 서류로 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구두 변론이 활발한 형사재판에서도 이들은 ‘혐의 인정 뒤 선처’를 설득하는 변호인의 모습을 포착했다. 검사가 절차를 어겨 공소를 해도 판사가 이를 묵인하는 재판에서 변호인이 무죄를 다툴 공간이 좁아진다고 윤 부장은 비판을 가했다. 지승윤 열심히 국선변호를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하지만 빨리 일처리를 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주는 변호인도 있었다. 윤 국민의 재판권을 보장하려면 법원이 ‘형식과 절차의 중요성’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본다. 검사의 객관의무 위반,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검찰의 증인 회유 같은 일을 변호인이 주장하면 법원은 이를 따져 사실일 경우 더 볼 것 없이 공소기각을 해야 옳다. ‘미란다 원칙’ 계기를 만든 미란다는 흉악범이다. 하지만 체포 과정에서 위법성이 드러나자 미국 연방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공소기각 결정을 했다. 한국에선 검찰이 절차적 위법을 저지른 게 드러나도 일단 재판을 끝까지 한 뒤 피고인 혐의가 유죄라고 판단되면, 절차적 위법을 용서·방관하는 내용을 담아 유죄 판결문을 쓴다. 이런 시스템은 열 명의 범인을 잡겠으나, 죄 없이 처벌되는 여러 사람을 만들 수도 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강제징용’ 대법 판결 D-7…관련 소송만 14건

    하급심 모두 원고 승소·일부 승소 판결 대법원 결정 남아…계류 재판 속도 기대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 사건이 대법원 선고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현재 각급 법원에 계류된 관련 소송만 14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급심에서 모두 원고 승소 또는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상황이라 대법원이 이를 굳힌다면 재판 진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는 30일 대법원 선고를 앞둔 사건은 여운택(95)씨 등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기업인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소송이다. 여씨 등은 1, 2심에서 잇따라 패소했지만 지난 2012년 대법원이 “피고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하는 건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듬해 서울고법은 “피고는 침략전쟁을 수행하려는 일본 정부에 적극 협력해 원고들을 강제 동원해 가혹행위를 했다”면서 원고들에게 각각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신일본제철이 즉각 재상고한 뒤 5년이 지나도록 대법원 판단이 미뤄져 왔다. 현재 이 사건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재판에 개입해 선고가 늦춰졌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현재 하급심에 계류된 사건들은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 상황이다. 배상 액수는 대체로 피해자 1인당 1억원 안팎이었다. 2015년 광주고법은 강제징용 피해자 5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피해자들에게 각 1억~1억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부산고법도 지난 2013년 미쓰비시가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에게 1인당 각 8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른 재판에서도 5000만~1억 5000만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이 잇따랐다. 대법원의 상고 기각이 예상되는 가운데 하급심에 계류 중인 관련 재판들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가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방침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후폭풍도 예상된다. 김진영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간사는 “대법원이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 주더라도 일본 기업이 적극적으로 배상 책무를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2018 국감] “한국형 발사체 무리한 홍보 중단하라”

    [2018 국감] “한국형 발사체 무리한 홍보 중단하라”

    “한국형 발사체 엔진실험과 관련해 무리한 뻥튀기 홍보는 중단하라.”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발단은 지난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75톤 엔진시험발사 과정 공개 요구 였다. 이에 대해 부처 주요 홍보수단으로 여겨온 과기부에서는 장관이 나서서 생방송도 고려해보겠다고 답변을 하면서 과학계에서는 “과학기술 R&D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무책임한 국감 행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22일 오후 국감에서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실무자들 입장이 시험발사이고 내부 관리가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임석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라며 “마치 국회의원들이 무리하게 요구한 것처럼 비춰져 당혹스럽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애시당초 비공개라면 항우연쪽에서 명확히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 과방위 위원장 역시 “마치 로켓 발사실험하는 것처럼 뻥튀기 홍보해서 대통령도가고 국회의원도 간다고 해놓고는 실제로는 그런게 아니다”라며 “(언론이나 과학계에서도)녹화냐 생중계냐 그런 가당찮은 얘기를 하니까 지적을 한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노 위원장은 “국회가 무리한 요구한 것처럼 얘기되면 어떻게 하냐, 뻥튀기 홍보 때문 아니겠냐”라며 “있는 그대로 연구하고 연구과정은 공개 가능한 범위만 하도록 해라, 국회는 필요하면 조사를 하겠지만 그 이상은 알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엔진 시험발사를 마치 최종결과처럼 홍보한 것에 대해 과기부와 항우연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일반적으로 엔진성능 시험을 지상에서 한 뒤 날아갈 때도 제대로 되는지 보는 것인데 엔진 시험발사라면 국회나 언론에 떠들썩하게 하지 말고 최종 결과를 정확히 국민에게 알리기만 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엔진시험처럼 연구과정은 성공도 할 수 있고 실패도 할 수 있는데 마치 최종성과처럼 홍보하려는 자세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개발과정에서 공개할 필요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한 선에서 공개를 하든지 결정해라”라며 “연구자들의 의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엔진시험발사는 굳이 큰 이벤트처럼 공개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엔진 시험발사체 발사는 비공개로 하고 결과만 설명한다는 주장이 과학계에서 강하게 제기됐지만 엔진시험발사를 부처 홍보수단으로 삼은 과기정통부는 몇 달전부터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 8부 능선 넘다’라는 황당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지난달부터 유영민 장관이 앞장서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릴레이 응원 캠페인’을 사진을 올리는 등 무리한 홍보에 나서 눈총을 사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수원 PC방 살인 ‘무기징역’, 미용실 살인미수 ‘6년刑’

    재범·피해 정도·고의성 등 참작 가중치에 따라 감형 안 되기도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피살 사건 피의자가 우울증 약을 복용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심신미약’ 적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건처럼 ‘묻지마식 범행’을 저지른 뒤 심신미약을 인정받은 피고인들에 대한 최근 판결을 확인한 결과 ‘심신미약=감형’이란 등식이 반드시 성립되진 않았다. 재판부는 심신미약 이외에 재범 여부, 피해 정도, 범행의 고의 등을 참작했다. 단 심신미약 감정에 얼마나 가중치를 부여할지는 전적으로 재판부 판단에 맡겨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2015년 경기 수원의 PC방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힌 이모(42)씨는 2016년 1·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조현병을 앓던 이씨는 ‘수원 시민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해 법원의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이승원)는 “흉기를 미리 준비했고, 피해자 수가 많은 데다 부상자들은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다”며 사회에서 영구 격리시키는 중형을 선고했다. 반면 두피염 진단을 받자 ‘3년 전 미용사가 내 뒤통수에 접착제를 부었다’는 망상에 빠져 지난 5월 서울의 미용실을 찾아가 현장에 있던 흉기로 미용사를 수십 차례 찌른 김모(45)씨는 최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미용사는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팔 신경이 손상돼 더이상 미용사로 일할 수 없게 됐다. 살인미수 및 특수감금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씨는 법률상 처단형이 최소 징역 2년 6개월에서 최대 18년 9개월까지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김태업)는 “김씨가 중학교 때부터 조현병을 앓았고, 범행 사흘 전 응급실을 찾아가 ‘국정원이 나를 감시한다’고 주장하는 등 증상이 심화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울산발전연구원 “남북관광 교류 대비 크루즈 여객터미널 조성 필요”

    남북관광 교류를 대비해 울산에 크루즈 여객터미널을 조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울산발전연구원 유영준 박사는 이슈리포트(주제 남북 교류 활성화에 대비한 울산형 관광 상품 개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유 박사는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면 앞으로 북한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이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울산이 북한과 북방 경제권을 오가는 노선에서 중간 경유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경제 교류나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오갈 때 교통편으로 선박을 선택하는 경우 울산을 거치는 옵션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그는 울산신항을 북방 경제 허브 항구로 조성하고, 인접 항인 울산항을 해외에서 북한을 오가는 크루즈 선박 관광 경유지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민선 7기 울산시 공약 사업인 크루즈 여객터미널 조성이 선결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유 박사는 이와 함께 “북한 동해안에 있는 산업 중심 도시와 울산이 자매결연해 북한 주민을 초청하고 울산시민이 답방하는 상호 방문 관광 상품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또 울산이 보유한 5대 관광 테마인 산업, 산악, 생태, 역사·문화, 해양 중 지역 특성을 부각할 수 있는 테마를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박사는 “울산은 단기적으로 북한을 방문하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최적의 경유지가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북한 관광객들의 목적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법원 국감, 사법농단은 뒷전…한국당 “강정마을 판사 불러내라” 요구로 파행

    법원 국감, 사법농단은 뒷전…한국당 “강정마을 판사 불러내라” 요구로 파행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8일 서울중앙지법 등 서울고법 소관 법원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아닌 뜻밖의 이슈로 여야가 갈등을 빚으며 파행이 거듭됐다. 당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와 관련, 잇단 압수수색 영장 기각이나 행정처 출신 판사들의 재판업무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강정마을 구상권 소송에서 조정 결정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이상윤 부장판사를 참고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요구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여야 의원들은 내내 서로 이 부장판사의 출석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민사합의부 재판장인 이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해군이 제주기지 공사지연 손해 등을 이유로 강정마을 주민 등 121명을 상대로 낸 34억 5000만원의 구상권 청구 소송에서 “상호 간 일체의 민·형사상 청구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소를 취하하면서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김 의원은 “재판부가 유례없이 강제조정을 통해 국가가 청구한 34억 5000만원을 포기하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국고손실죄에 해당한다”면서 “판사가 임의로 혼자 결정했다고 보지 않고, 정부 측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단언한다”고 주장하며 이 부장판사가 직접 과정을 설명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현직 판사를 국감장에 부르는 것은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에게 이 부장판사의 출석 의사를 물어보라고 한 여상규 법사위원장의 진행방식에 항의하며 집단 퇴장해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국감이 정상적으로 재개됐다. 종일 여야 의원들 간 싸움이 이어진 탓에 정작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법원장들의 입장은 아주 짧게만 들을 수 있었다. 최완주 서울고등법원장은 일각에서 사법농단 의혹 관련 ‘특별재판부’ 설치를 주장하는 데 대해 “위헌 논란이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 법원장은 검찰이 법원의 영장기각에 반발해 매번 기각 사유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전체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부분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수사의 밀행성에 비춰봐도 적절하지 않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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