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영하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동물위생시험소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상설중재재판소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음란물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발달장애인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61
  • 박근혜 ‘옥중서신’ 출간...“주변 인물 일탈로 적폐 낙인”

    박근혜 ‘옥중서신’ 출간...“주변 인물 일탈로 적폐 낙인”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이 12월 말 책으로 출간된다. 17일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말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된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4년 9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하며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편지에 보낸 답장을 모은 책이다.책 서문에 실린 옥중서신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돌아보면 대통령으로서의 제 시간은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었다”며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드리기 위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믿었던 주변 인물의 일탈로 인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모든 일들이 적폐로 낙인찍히고, 묵묵히 자신의 직분을 충실하게 이행했던 공직자들이 고초를 겪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 했던 이들이 모든 짐을 제게 지우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하고 원망하는 마음도 버렸고, 모든 멍에는 제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따뜻한 사랑이 담긴 편지를 보내주는 국민 여러분이 있어 지금까지 견뎌낼 수 있었다”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와 상의를 했다면서 “제 마음을 어떻게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여러분 편지에 제 답장을 묶어 책으로 내면, 간접적으로나마 답신을 드리는 게 되지 않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분의 편지를 다 실을 수 없어 안타깝다”며 “가장 깊은 어둠의 시간을 마다하지 않고 함께 해주며 격려와 사랑을 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이지만 국민 여러분 모두 힘내시기를, 그리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미국 첫 우주인의 딸 “우주의 가장자리를 본 최초의 부녀”

    미국 첫 우주인의 딸 “우주의 가장자리를 본 최초의 부녀”

    ‘셰퍼드가 셰퍼드했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셰퍼드의 딸이 셰퍼드 했네’가 맞겠다.’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이 11일(현지시간) 세 번째 유인 우주여행에 성공했는데 6명의 탑승자 가운데 가장 눈에 띈 인물이 미국 최초의 우주인인 앨런 셰퍼드의 딸 로라 셰퍼드 처칠리(74)였다. 블루오리진의 우주선 ‘뉴 셰퍼드’는 오전 10시(동부시간)쯤 민간인 승객 6명을 태우고 우주의 가장자리가 시작된다고 여겨지는 고도 107㎞까지 올라갔다가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텍사스주 시골 마을 밴혼 인근의 발사장 ‘론치 사이트 원’을 떠나 수직으로 날아오른 뒤 10분 13초의 여행을 마치고 서부 텍사스 사막에 착륙했다. 아버지 앨런이 1961년 5월 5일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너배럴에서 머큐리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나아간 지 60년 만에 부녀 우주여행 기록을 쓴 처칠리는 마중 나온 베이조스에게 아버지와 달리 자신은 무중력 상태에서 유영하며 우주여행 시간을 즐겼다고 말했다. 부친은 좌석에서 안전벨트를 맨 채 비행 내내 일해야 했지만, 자신의 우주여행은 달랐다는 것을 내세운 것이었다. 하지만 딸의 비행 시간은 아버지의 첫 모험에 견줘 5분 짧았고, 고도는 186㎞ 낮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그녀는 1998년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1971년 아폴로 14호를 타고 달에 가 표면을 걸었을 때 우주선의 작은 조각과 기억들을 함께 가지고 왔다. 처칠리는 “지구로 돌아오며 아버지를 생각했다. 아버지는 나만큼 즐기면서 내려오지 못했겠구나 생각했다. 그는 일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나서 일해야 했다. 난 그저 남이 태워줘 여행했다”고 털어놓았다. 베이조스가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부녀를 염두에 둬 그녀를 초대했을 것이란 생각마저 든다. 처칠리와 마찬가지로 베이조스의 초청을 받아 무료 여행을 즐긴 이는 미국프로풋볼(NFL) 스타에서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 진행자로 변신한 마이클 스트레이핸이 있었다. 돈을 낸 손님으로는 우주탐사 기업 ‘보이저 스페이스’의 최고경영자(CEO) 딜런 테일러, 발명가 에번 딕, 투자·마케팅 업체 ‘베스 벤처’ 창업자인 레인 베스와 그 아들 캐머런 베스 등 넷이었다. 뉴 셰퍼드가 정원 6명을 채워 비행한 것은 처음이다. 스트레이핸도 비행 경험이 “비현실적”이고 “기대 이상”이었다며 또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베이조스는 “다음번에는 돈을 내야 한다”고 응수했다. 블루오리진은 이번 여행으로 유료 승객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안정적 사업 기반을 구축했음을 재확인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평가했다. 블루오리진은 새해에 두 달에 한 번꼴로 여섯 차례 이상 우주선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지구 저궤도 비행은 짧지만 몇 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면서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는 이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올해는 가장 많은 13차례의 민간 유인 우주여행이 이뤄진 해였다. 블루오리진이 베이조스를 포함해 민간인 14명을 우주로 보냈고, 영국의 버진갤럭틱도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을 태운 비행을 포함해 두 차례 우주비행 실험을 했다.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역시 4명의 민간인을 사흘간 우주로 보내는 ‘인스피레이션 4’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러시아도 여배우와 영화 프로듀서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냈다.
  • [제27회 서울광고대상_심사평] “수상 기업 높이 평가… 기업 매력·존재 가치 전달하는 ‘광고의 힘’에 주목”

    [제27회 서울광고대상_심사평] “수상 기업 높이 평가… 기업 매력·존재 가치 전달하는 ‘광고의 힘’에 주목”

    코로나19의 대유행(팬데믹)이 2년째 계속되면서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은 광고 활동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서울광고대상은 출품작의 감소는 물론, 광고의 질적 수준에서도 크게 주목할 만한 발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무엇보다도 예년에 주요 대기업들이 공들여 전개했던 대형 캠페인 시리즈가 별로 눈에 띄지 않았고, 광고의 크리에이티브 역시 주목할 만한 아이디어나 새로운 표현기법의 작품이 많지 않은 아쉬운 한 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매체의 공신력과 영향력을 신뢰하고, 신문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꾸준히 광고를 집행해온 수상 기업들의 노력은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올해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SK텔레콤의 ‘T우주’ 브랜드 론칭광고는 T우주라는 브랜드의 론칭광고답게 독자의 호기심과 관심을 끄는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 유명 파트너 기업들의 로고가 T우주의 무중력 공간 안에서 유영하는 듯한 비주얼의 시각적 주목도와 함께 T우주라는 브랜드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 유발효과가 돋보이는 광고였다. 마케팅대상의 기아 브랜드 광고는 K8이라는 새로운 준대형 세단이 놓인 시간과 장소, 모델, 상황이 감성적으로 표현되어 제품의 존재감과 매력을 잘 전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최우수상의 KB금융그룹 광고와 고객만족상의 신한카드 광고는 모델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우수상의 GS칼텍스는 ‘에너지플러스’라는 새로운 캠페인을 통해 고객과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 의지를 전달하고 있다. 기업PR상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발자국’ 광고는 세상의 기록, 세상의 역사를 향한 도전 의지를 닐 암스트롱의 우주 발자국과 비유되는 시각적 은유로 잘 표현한 점이 돋보였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광고는 양면으로 구성된 차별화된 레이아웃과 광고의 완성도가 돋보였고, 수입차 부문의 벤츠는 완성도 높은 크리에이티브와 고급 이미지가, 대상의 청정원은 브랜드의 의인화와 모델 효과가, 설화수는 광고 표현과 모델의 일관성이 각각 돋보였다. 한양사이버대학 광고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내용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광고였다. 오늘날 우리 사회와 고객들은 지속적으로 기업에 새로운 역할을 기대하고 또 요구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고객만족(CS)을 넘어 고객경험(CX)에 주목해야 하고,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시대를 이끌어가야 한다. 고객과 사회가 기대하는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과의 강력한 정서적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기술, 상품, 인재, 마케팅에 대한 투자 못지않게 기업의 존재가치와 매력을 전달하는 기업메시지, 즉 ‘광고의 힘’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 ‘광고에는, 힘이 있다.’ 지난 11일 제48회 광고의 날 게재된 신문광고 헤드라인이다. 상품 정보, 기업의 철학·비전과 사회적 역할을 담은 기업 메시지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대하며 서울광고대상에 응모한 모든 광고주와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심사위원 조병량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명예교수(심사위원장)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이종락 서울신문 상무 이지운 서울신문 광고국장
  • [제27회 서울광고대상_대상] SK텔레콤 ‘모두의 구독 유니버스, T우주’편

    [제27회 서울광고대상_대상] SK텔레콤 ‘모두의 구독 유니버스, T우주’편

    여러분들은 ‘구독’ 서비스하면 어떠한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세계적으로 메가 트렌드가 되어버린 키워드임에도 여전히 구독을 선점하고 있는 단 하나의 브랜드는 부재합니다. 국경과 산업의 경계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 서비스들이 탄생하고 있는 이 시점에, SK텔레콤의 구독은 급(級)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SK텔레콤은 글로벌 기업부터 스타트업, 소상공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5천만 국민 모두가 이용 가능한 구독 플랫폼, ‘T우주’를 만들었습니다. T우주는 단 하나의 구독 상품이 아닌 다양한 브랜드와 고객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하며 함께 성장하는 구독 생태계, 즉 유니버스를 지향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런 당사의 철학과 신념을 표현하고자 ‘모두의 구독 유니버스, T우주’라는 슬로건을 캠페인에 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 하에 제작된 이번 캠페인은 구독 생태계 브랜드로서의 급이 다른 규모감을 전달하기 위해 우주를 테마로 제작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쇄 크리에이티브(Creative)는 ‘우주’ 하면 직관적으로 연상되는 ‘무중력’을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로 활용하였습니다. T우주 브랜드 로고를 중심으로 국내외 여러 파트너사들을 상징하는 오브제들이 자유롭게 유영하는 형태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나아가 무중력의 공간감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마치 오브제들이 실제 기사 위로 떠오르는 것 같은 형태로 구성하여 전에 없던 인쇄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여기서 무중력 콘셉트는 시각적으로는 T우주 브랜드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표현한다는 강점도 있지만 더 나아가 고객들이 상품 구매 시 겪는 가격, 배송비, 번거로움 등 여러 부담감으로부터 자유로운, T우주이기에 가능한 무중력 소비생활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당사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SK텔레콤은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부담 없이 구독을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더 다양한 분야의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AI·DT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단순히 하나의 구독 상품이 아닌 구독 생태계, 나아가 구독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구독 문화가 형성되어 궁극적으로 개개인의 생활에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SK텔레콤 T우주는 지속적으로 팽창될 것입니다. 끝으로 저희 SK텔레콤에 수상의 영광을 주신 관계자 여러분과 광고대상 심사위원 그리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작품 설명 및 제작 의도] “신문 지면을 하나의 무중력 공간인 것처럼 연출” 이 작품은 SK텔레콤이 새롭게 론칭한 구독서비스 ‘T우주’를 알리는 신문인쇄 광고입니다. 새롭게 등장한 브랜드·서비스를 알리는 광고인만큼 신문매체의 특성을 크리에이티브에 녹여 브랜드의 등장감과 서비스의 거대한 스케일을 표현했습니다. T우주 브랜드에서 연상되는 ‘우주’를 직관적으로 살리기 위해 무중력 콘셉트로 비주얼을 도출하였습니다. 아울러 제휴 파트너사들을 상징하는 오브제들이 신문 기사 글 위를 떠다니면서 신문 지면이 하나의 무중력 공간인 것처럼 연출해 주목성을 높이고자 하였습니다. 민성훈 눈이셋크리에이티브랩 CD
  • 구멍 난 양말 신고 전두환 빈소에…진중권이 ‘이 사진’ 공유한 이유

    구멍 난 양말 신고 전두환 빈소에…진중권이 ‘이 사진’ 공유한 이유

    ‘구멍난 양말 조문객’ 공유 진중권“참 많은 걸 얘기해준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 조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별다른 설명없이 전 전 대통령 빈소 현장 사진을 공유했다. 25일 진 전 교수가 공유한 글에는 “이 사진, 참 많은 것을 얘기해 준다”는 설명이 덧붙여있다. 이 사진은 한 조문객이 전투모를 쓰고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을 담겨있다. 특히, 이 조문객의 양말의 발 뒤꿈치가 해진 부분이 눈길을 끈다. 황교익 맛칼럼리스트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두환을 떠받들던 ‘지난 시절의 대한민국’을 양말에 구멍난 이 사내가 대표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는 5공 출신 인사들과 하나회, 군 장성 출신, 지지자 등이 조문했다. 장세동 전 안기부장, ‘신군부 막내’였던 강창희 전 국회의장,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5공 때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김용갑 전 의원, 오일랑 전 청와대 경호실 안전처장, 이종구 전 국방장관, 사공일 전 재무부 장관, 김동신 전 국방장관 등이 발걸음을 이어갔다. 이날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는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과 김기현 원내대표가 발걸음했다. 한때 전씨의 사위였던 윤상현 의원이 전날 조문한 데 이어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는 2·3번째 빈소 방문이었다. 이외에 조문한 현역 의원은 현재까지 없다.45년 악연 마무리…전두환 빈소에 도착한 박근혜 ‘진짜 화환’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 박근혜 전 대통령 명의의 근조 화환이 놓였다가, 뒤늦게 ‘가짜’로 드러나 빈소에서 치워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진짜’ 박 전 대통령 화환은 24일 오후 8시30분쯤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9시 16분.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근조 화환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빈소에 배달됐다. 화환에는 ‘前(전) 대통령 박근혜’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전 전 대통령 유족은 황급히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화환을 치웠다. 알고 보니 오전에 배달된 화환이 ‘가짜’였던 것이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진짜’ 화환이 오후 4~5시쯤 도착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진짜 화환은 예정보다 늦은 오후 8시30분쯤 도착했다. 화환에는 별다른 문구 없이 ‘박근혜’만 적혀 있었다. ‘가짜’ 화환 발신자 정체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 게 없다. 유 변호사 역시 “누가 보냈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 공화당 100명 떼조문… ‘가짜 박근혜 조화’ 해프닝

    공화당 100명 떼조문… ‘가짜 박근혜 조화’ 해프닝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이틀째인 24일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과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등 전씨와 가까운 인사들이 이틀째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지켰다. 과가 많다는 평가 때문인지 전직 대통령의 빈소치고는 현역 정치인의 발걸음은 많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빈소를 찾은 뒤 “군사반란을 통한 권력의 찬탈과 그 이후의 민주화운동 탄압, 특히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무력 진압은 그야말로 씻을 수 없는 크고 막중한 책임”이라면서 “(전씨가) 정중하게 진심을 담아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어야 했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주호영 의원은 “평가는 역사가 할 일이고 돌아가셨으니 명복을 빌 따름”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오전에 빈소를 찾아 10분가량 머문 뒤 “모든 인간에게는 명암이 다 있는데 과가 많은 것은 틀림없다”며 “마지막에 용서를 비는 모습을 보여 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운동권 출신으로 이명박 정권 실세로 꼽혔던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고문은 “전 전두환 정권 때 두 번이나 감옥에 갔고 재야에서 전두환·노태우 구속 시위를 주도했던 사람”이라면서 “생전에 한 일은 역사적인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오전 빈소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고 쓰인 조화는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가 “우리가 보낸 조화가 아니다”라고 하면서 ‘가짜 조화’로 밝혀졌다. 박 전 대통령이 보낸 진짜 조화는 늦은 오후 도착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와 당원 100여명이 빈소에 한꺼번에 몰려들어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당원이 “(전씨가 아니었다면) 우리나라는 벌써 공산화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자 한 여성이 “조원진 물러가라”고 소리쳤다.
  • 전두환 빈소 박근혜 조화 가짜...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어”

    전두환 빈소 박근혜 조화 가짜...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보냈다고 알려진 화환은 박 전 대통령이 보낸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서울신문에 “박 전 대통령이 보내는 조화는 오후 4~5시 사이에 도착할 예정”이라면서 “오전에 도착한 조화는 누가 보낸 건지 알 수 없고 대통령이 보낸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오전에 보냈던 화환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보낸 화환 옆에 위치했으나 현재는 치워진 상태다. 전씨는 생전 박 전 대통령과 얽히고설킨 인연이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76년 전씨가 당시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로 발탁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퍼스트레이디 대행’이었다. 1979년 10·26 사태 직후 합동수사본부장이던 전씨는 청와대 금고에서 찾은 6억원을 선친을 여윈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 6억원은 2012년 18대 대선 TV토론에서 “당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지적이 제기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받은 것인데 저는 자식도 없고 아무 가족도 없는 상황에서 다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전씨가 정권을 잡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악연’으로 이어졌다. 12·12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정통성이 없었던 5공 정부가 민심을 얻기 위해 박정희 정권과의 선 긋기에 나서면서다. 이후 6년간 박 전 대통령은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추도식도 공개적으로 참석하지 못했고 18년간 사실상 은둔의 삶을 살았다. 박 전 대통령은 2004년 8월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로 선출됐을 때 취임 인사차 연희동 자택으로 전씨를 찾아간 바 있다. 이후 특별한 교류가 없던 두 사람은 2013년 2월 25일 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해후’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씨를 겨냥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7월 전씨에 대해 미납 추징금 환수 의지를 강하게 밝혔고, 검찰은 전씨의 연희동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수사에 돌입했다. 이후에도 별다른 접촉이 없던 두 사람의 돌고 도는 악연은 전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끝이 나게 됐다.
  • [거리 미술관]23.Contact-우리뿐인가?

    [거리 미술관]23.Contact-우리뿐인가?

    인터넷으로 세상이 연결되기 전 직접 만남 외에 소통수단은 편지 주고받기나 전신, 전화였다. 이 가운데 편지는 최신성이 떨어지는 수단이였지만 정서적 공감대를 쌓기엔 제격이었다. 객지에 돈벌러 나간 자식이 시골 부모에게 보내온 편지는 자식의 분신이나 다름없었다. 늙은 부모는 자식 걱정에 안쓰러운 눈빛으로 집배원이 건낸 편지를 읽고 또 읽으며 밤을 지새운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부모 자식간 편지는 물론 연인간 러브레터도 사라진지 오래다. 정보통신 발달로 편지가 사라지면서 우체국의 기능도 바뀌었다. 본업이던 국내외 우편서비스 매출은 약 3조원에 그치는 반면, 수신규모 63조원대를 자랑하는 우체국 예금과 54조원대의 보험 등 금융서비스는 주업무가 됐다. 우편서비스도 늘어나는 택배물량에 택배노동자들이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하며 시위를 할 정도로 서비스의 양태가 변했다. 시·공간을 초월한 교류가 24시간 가능해진 시대, 인간의 소통이나 교신은 어디까지 가능할까?서울 여의도에 가면 인간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접촉과 교감을 우주로까지 펼치는 우주인 조각을 볼 수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걸어서 1분 정도 가면 33층 짜리 포스트타워 건물이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여의도우체국 청사건물이다. 이 건물 앞 공개공지에 ‘Contact-우리뿐인가?’라는 조각이 있다. 이상길(57)조각가의 2020년 작품이다. 우주인이 커다란 구위에서 미지의 생명체를 발견이라도 한 듯 한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우리뿐인가?’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미지의 세상탐험에 나선 사람들이 자신들뿐임을 확인하고는 허탈해하는 모습도 느껴진다. 구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우주인은 브론즈로 제작했다. 구는 가느다란 철 조각들을 용접으로 연결했다. 우주인들이 위치한 구의 시작부위에는 LED조명이 들어가 있어 밤이 되면 빛을 낸다. 작품제목인 소통이나 교감을 표현이라도 하듯 스테인리스 재질이 일조량에 따라 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하고 있다. 이 작가는 “별처럼 반짝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작품 안내판에는 “유영하는 우주인의 모습에서 무언의 또다른 희망을 상상해본다”고 적혀 있다.이 작가는 접촉, 소통을 주제로 10년 이상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 그는 어릴 적 꿈이 천문학자였다. 우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을 것이는 어린 마음에 미대로 진로를 바꿨으나 우주에 대한 관심은 우주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놀랍게도 지금은 민간인이 직접 우주여행을 하는 시대다. 이 작가도 기회가 되면 직접 우주여행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직접 가볼 수 없는 우주를 도심 한복판에 내걸고 사람들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라고 유혹한다. 예술가만의 즐거운 특권이다. 한편 그는 서울시가 코로나 19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기위해 한강 공원일대에서 다음달 13일까지 갖는 ‘2021 K-Sculpture 한강 ‘흥’ 프로젝트’라는 야외조각 특별전에 300명의 참여작가의 일원으로 여의도 지구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 ‘5공실세’ 허화평 “5.18 얘기 묻지 마라”…박근혜 측도 조문

    ‘5공실세’ 허화평 “5.18 얘기 묻지 마라”…박근혜 측도 조문

    전두환 정권 시절 군부의 핵심으로 불리던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질문에 언급을 회피했다. 허 이사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5·18 유족에게 간접적으로 나마 사과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여기에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이야기하고 싶은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허 이사장은 ‘5공화국 핵심 인사였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5공하고는 관계가 있는 사람인 건 확실하다”라면서도 “나머지는 별도로 이야기하자”고 말을 아꼈다. 허 이사장은 ‘12·12 군사반란에 가담한 혐의로 처벌받았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반란 책임자냐”고 반문한 뒤 “나는 사과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훗날 뒤돌아보면 큰 업적을 남겼다”며 “대통령으로서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며 “국민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유영하 변호사도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유 변호사는 조문을 마친 뒤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올려달라고 (박 전 대통령이) 말씀하셔서 전해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김홍걸 무소속 의원을 비롯해 강창희 전 국회의장,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 정치권 인사들도 빈소를 방문했다. 한편 발인 당일인 30일 노 전 대통령의 노제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에서 치러진다. 연희동을 출발한 고인의 유해는 오전 11시쯤 영결식장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 바다로 돌아가지 못한 돌고래 [김유민의 돋보기]

    바다로 돌아가지 못한 돌고래 [김유민의 돋보기]

    제주 마린파크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돌고래 ‘화순이’가 최근 콘크리트 수조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8월 안덕이를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달콩이’, 지난 3월 ‘낙원이’가 숨을 거뒀다. 비좁은 수조에 갇힌 채 포획 트라우마와 감금 스트레스로 고통받던 돌고래들이 죽어나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화순이 역시 잔인한 포획으로 악명 높은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 마을에서 잡혀 한국으로 수입됐고, 죽기 직전까지 돌고래 체험에 이용됐다. 친구들의 죽음을 지켜본 화순이 역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다. 심한 스트레스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고 수면 위에 멍하게 둥둥 떠 있거나 비슷한 동작을 반복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마지막 남은 돌고래 화순이의 방류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지만 끝내 화순이는 바다로 돌아가지 못했다. 좁은 수조에 갇혀 지내며 원치 않는 공연과 접촉에 동원되는 삶, 돌고래는 평균 수명의 3분의1도 살지 못하고 싸늘하게 식어 가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국내 고래류 감금 시설 7곳에 갇혀 있는 고래류는 총 26마리다. 여전히 많은 돌고래가 전시·공연·체험이라는 명분 아래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하루 100㎞가량을 유영하는 돌고래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수조의 크기가 최소 직경 20∼30㎞ 정도는 돼야 하고, 반사 소음에 시달리지 않게 최첨단 재질로 만들어야 하지만 국내에는 이런 수족관을 갖춘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제주 지역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또 다른 죽음이 반복되기 전에 제주도 내 2곳의 고래류 감금시설 돌고래 8마리를 포함해 전국에 감금된 돌고래와 벨루가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 정부는 더이상 위기에 처한 해양동물들을 외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고래류 보호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매우 좋은 정책이다. 고래 한 마리는 일생 동안 평균 33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수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살아가는 동안 탄소를 축적하고, 자연사한 이후에도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수백 년간 대기로 방출하지 않는다. 바닷속 고래의 활동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1%만 증가해도 연간 2억t의 이산화탄소가 포집된다. 이는 20억개의 나무가 출현한 것과 같은 효과이며 과학자들이 고래 보호를 기후 위기의 최고 어젠다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안전한 곳에서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도록 보호구역을 만들어 안식처를 만들어 줄 때다. 야생의 환경에 바다쉼터를 조성한 아이슬란드와 캐나다, 인도네시아가 그 예다. 해양보호구역 선정과 바다쉼터 조성이야말로 미래 세대가 바다에서 헤엄치는 돌고래를 만나고, 나아가 기후위기로부터 인류를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체험이라는 구실로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고, 생태계를 위협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시간이 많지 않다.
  • [포토] ‘녹조 낀 소양강’ 유영하는 흰뺨검둥오리

    [포토] ‘녹조 낀 소양강’ 유영하는 흰뺨검둥오리

    30일 강원 춘천시 소양강의 녹조 낀 수면 위로 흰뺨검둥오리가 유영하고 있다. 2021.8.30 연합뉴스
  • 독박육아 상어아빠…육퇴없는 펭귄엄마

    독박육아 상어아빠…육퇴없는 펭귄엄마

    마스크에 가려져 에메랄드 바다의 싱그러운 바람줄기조차 양껏 들이마시기 힘든 이 여름. 해외여행은 언감생심, 국내의 유명 해수욕장들마저 문을 닫았으니 가슴도 덩달아 꽉 막힌 것만 같다. 늦여름 8월도 어느새 저만치 꼬리를 자르고 도망칠 기세. 그렇다고 집 안에 갇혀 여름의 뒤통수만 보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바닷가 미풍을 간접 체험이라도 해 볼 수 있는 곳을 찾아가 보자. 대형 수족관은 어떨까.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 주는 대형 수족관에 들어서면 문득 고개 드는 궁금증들. 저 많은 바닷물은 어디서 들여오고, 병이 난 물고기는 누가 어떻게 치료해 주는 걸까. 그 대답을 해 줄 수 있는 건 수족관 세상의 모든 일들을 관장하는 사람들, 아쿠아리스트다. 도심 속 수중 세계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이들의 하루 동선을 따라가 본다.●수조 점검에 먹이 준비까지… 손끝 시린 통증은 아이들과 ‘교감’으로 치유 지난 18일 오전 8시. 올 1월 경기 수원시 광교에서 문을 연 아쿠아플라넷 광교점이 분주하다. 관람객을 맞는 개장 시간까지는 두 시간이나 남았지만 오히려 지금이 더 바쁘다. 아쿠아리스트를 총괄하는 파트장 김창완씨는 출근과 동시에 수조를 점검한다. 수족관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담당하는 수조 속 수중 동물들의 상태뿐만 아니라 정화장치(LSS)의 작동 유무까지 꼼꼼히 챙긴다. LSS는 펌프와 필터로 구성된 일종의 여과장치로 정수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정수기에 지속적으로 물을 순환시켜야 수족관의 물이 깨끗하게 유지된다. 그는 “수족관의 물은 잠시만 관리해 주지 않고 방심해도 금세 탁해진다”며 “1000t쯤 되는 수조의 물도 30분이면 완전 순환이 가능한 시스템이 가동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늘 맑은 물속을 유영하는 해양동물들을 볼 수 있던 까닭이 여기에 있다.같은 시각, 9년 차의 베테랑 아쿠아리스트 김민경씨는 해동된 오징어와 바지락을 능숙하게 손질하고 있다. 해양생물이 좋아 고등학교 때부터 아쿠아리스트를 꿈꿨다는 그는 “내장을 제거하고 동물들의 크기와 개체수, 입 모양까지 고려해 먹잇감을 손질한다”면서 “손질한 먹이를 먹이며 수족관의 주인공들과 교감하는 순간을 생각하면 손끝의 시린 통증도 사라지는 것 같다”고 해맑게 웃었다.●베테랑도 두려운 상어 먹이주기… 즐거워하는 어린이 관객을 위해 ‘풍덩’ 아쿠아리움이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관람객을 맞이한 대형수조 위에 특수부대 출신 아쿠아리스트 조태훈씨가 잠수 장비를 메고 호흡기를 입에 물었다. 잠수에 관한 한 따라올 사람이 없는 최고의 전문가지만 그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형수조의 상어에게 먹이를 주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순간만은 진지해질 수밖에 없다. 평소에는 온순한 상어지만 먹이를 보면 흥분하고 때로는 사람을 공격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린이 관객들이 상어를 보며 즐거워하는 눈빛을 떠올리면 이런 위험한 순간에도 언제나 사명감과 책임감이 앞선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돌봄공백은 없다… “아프고 다치지만 말아다오” 관람 시간이 끝난 후 어둠이 내린 아쿠아리움. 그래도 아쿠아리스트들의 사무실은 환하다. 오늘은 가장 막내인 아쿠아리스트 신상혁씨가 당직을 서는 날. 손전등을 비춘 채 수조 생물들의 상태를 유심히 살피며 순찰을 돌던 그는 “아쿠아리스트는 잘 때도 핸드폰을 늘 머리맡에 두고 잔다”고 말했다. 언제라도 해양생물이 아프거나 다칠 수 있어서다. “밤샘을 하는 일이 있어도 수족관 주인공들 때문이라면 어떤 아쿠아리스트도 불평하는 일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대양을 수족관으로 옮겨 온 사람들. 그래서 수족관이 소우주인 사람들. 코로나19에 발은 묶였지만 여름 바다가 그래도 덜 아쉬운 것은 이 순간에도 도심의 수족관을 지켜 주는 그들 덕분이었다.
  • 마지막 돌고래 화순이가 죽었다 [김유민의돋보기]

    마지막 돌고래 화순이가 죽었다 [김유민의돋보기]

    제주 마린파크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돌고래 화순이가 좁은 콘크리트 수조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8월 안덕이를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달콩이, 지난 3월 낙원이가 숨을 거뒀다. 비좁은 수조에 갇힌 채 포획 트라우마와 감금 스트레스로 고통받던 돌고래들이 죽어나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화순이 역시 잔인한 포획으로 악명 높은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 마을에서 잡혀 한국으로 수입됐고, 죽기 직전까지 돌고래 체험에 이용됐다. 친구들의 죽음을 지켜본 화순이 역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다. 심한 스트레스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고, 수면 위에 멍하게 둥둥 떠 있거나 비슷한 동작을 반복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마지막 남은 돌고래 화순이의 방류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지만 끝내 화순이는 바다로 돌아가지 못했다. 좁은 수조에 갇혀 지내며 원치 않는 공연과 접촉에 동원되는 삶, 돌고래는 평균 수명의 3분의 1도 살지 못하고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국내 고래류 감금 시설 7곳에 갇혀 있는 고래류는 총 26마리다. 여전히 많은 돌고래가 전시·공연·체험이라는 명분 아래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제주 지역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18일 “마지막 생존 돌고래였던 화순이가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돌고래 체험에 이용되다 얼마 전 좁은 콘크리트 수조에서 싸늘히 식어버렸다”며 “수족관에 감금된 모든 고래류를 즉각 방류하고 정부차원에서 바다쉼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순이의 죽음에 일차적 책임은 M파크에 있으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시민사회의 구조요청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돌고래를 죽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정부의 낮은 생태감수성과 무관심으로 서울대공원 마지막 돌고래 태지는 P랜드로 기증됐고, 화순이는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죽음이 반복되기 전에 제주도 내 2곳의 고래류 감금시설 8마리 돌고래를 포함해 전국에 감금된 돌고래와 벨루가를 즉각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위기에 처한 해양동물들을 외면하지마라”고 촉구했다.고래류 보호는 기후위기에도 좋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고래류 보호는 매우 좋은 정책이다. 대형 고래 한 마리는 일생 동안 평균 33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수천 그루 나무를 심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아이슬란드와 캐나다, 인도네시아는 야생의 환경에 바다쉼터를 조성했다. 2013년 7월 돌고래 제돌이를 제주 김녕 앞바다에 풀어줄 당시 시민위원장을 맡았던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돌고래는 하루 100km가량을 유영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사육을 위해서는 수조의 크기가 최소한 직경 20∼30km 정도는 돼야 하고, 반사 소음에 시달리지 않게 최첨단 재질로 만들어야 하지만 국내에는 이런 수족관을 갖춘 곳이 단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 브랜슨·베이조스·머스크… 세계적 억만장자들은 왜 우주로 가는가

    브랜슨·베이조스·머스크… 세계적 억만장자들은 왜 우주로 가는가

    “이제 우주도 버진의 영토입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은 인류의 우주 개척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하루였다.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70) 버진그룹 회장이 설립한 우주여행 기업 버진갤럭틱을 통해 자신을 포함해 6명의 민간인을 태운 우주여행에 처음 성공했기 때문이다. ●브랜슨, 민간인 첫 우주여행… 4분 우주 유영 뉴멕시코주의 버진갤럭틱 우주 기지에서 500여명의 관중과 수백만명의 유튜브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최초의 우주여행은 최고 수준의 우주 이벤트이자 시작부터 도착까지 유튜브로 생중계된 미디어쇼였다. 브랜슨은 발사에서부터 도착까지 최고 시속 마하 3의 속도, 최고 높이 86㎞로 약 1시간 반의 여행을 마쳤다. 4분간 무중력으로 우주를 유영하고 아름다운 지구 전망을 보여 준 후 금세 지구로 내려왔다. 브랜슨에 이어 오는 20일에는 아마존 회장(이사회 의장)이자 블루오리진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우주여행에 나선다. 브랜슨과 베이조스가 서로 ‘1호 민간 우주여행’의 타이틀을 갖는 경쟁을 벌였다. 브랜슨, 베이조스 등 억만장자가 경쟁하듯 벌이고 있는 우주여행은 ‘오직 갑부들만 할 수 있는 값비싼 취미’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금은 ‘부자의 취미생활’로 비춰지겠지만, 우주를 그 어느 때보다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과거 핸드폰이나 비행기를 통한 세계 여행이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다가 누구나 할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대중 소비재’가 됐듯 ‘우주여행’도 먼 훗날에는 보편화될 수 있지 않을까? 이날 브랜슨의 도전은 ‘우주여행 대중화’의 희망을 갖게 했다. 그렇다면 브랜슨과 베이조스, 그리고 민간 우주시대 개척의 글로벌 선구자인 일론 머스크는 왜 우주로 가려는 것일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재미있는 사실은 브랜슨, 베이조스가 우주여행이란 꿈의 시작이 ‘어릴 적 꿈’에서 비롯됐다고 한다는 점이다. 이들이 우주를 마음에 품게 한 시점은 바로 1969년 아폴로11호의 달 착륙 때였다. 당시 브랜슨은 19세, 베이조스는 5세였다. 브랜슨은 회고록에서 1969년 아폴로11호의 달착륙 날 이틀 전 19세 성인이 돼서 숙취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그는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집의 작은 흑백TV로 닐 암스트롱을 보면서 ‘꽉 잡혔다’고 했으며 자신이 언젠가는 스스로 우주로 갈 것임을 ‘즉각 확신’했다고 쓴 바 있다. 베이조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섯 살 때부터 우주여행을 꿈꿔 왔다. 7월 20일 나는 동생과 함께 그 여행을 할 것이다”라면서 자신이 창업한 블루오리진을 통해 우주여행 사실을 알렸다. 1962년생인 베이조스가 말한 ‘다섯 살 때부터’란 아폴로11호의 달 착륙을 말한다. 그는 여러 차례 아폴로11호의 달 착륙은 블루오리진 설립의 모티브가 됐으며, 심지어 사비를 털어 바다에 빠져 잠겨 있던 아폴로11호의 추진체를 직접 수거하기도 했다.●디캐프리오 등 유명인 650명 우주여행 예약 브랜슨은 이번 우주여행 성공 시 우주를 잠시나마 유영하면서 “한때 나도 별을 올려 보며 꿈을 키우던 아이였습니다. 이제 우주선 속에서 아름다운 지구를 내려다보는 어른이 됐습니다. 우리가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면 다음 세대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상상해 보세요”라고 외쳤다. 그리고 다녀와서도 손자를 안고 다니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자신의 행동이 다음 세대를 위한 꿈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같이 우주여행은 개인적 경험과 꿈에서 출발했다. 이 장면을 본 어린이들이 자신과 같이 꿈을 꿨으면 한다는 소망을 담은 장면은 오는 20일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여행 때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슨과 베이조스는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맨이다. 개인적 소원에서 시작했지만, 사업 목적이 뚜렷하다. 다소 논란이 있지만 브랜슨이 ‘1호 여행’임을 강조한다면 베이조스는 최초로 우주와 지구를 나누는 ‘공식적이며 과학적’ 부분인 지상 100㎞ 카르만 라인을 넘은 최초의 민간인임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창업자이자 회장의 ‘최초 우주여행’ 경쟁은 우주여행 산업의 최고 마케팅 수단이기도 하다. 버진갤럭틱은 2019년 10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된 최초의 ‘우주’ 회사다. 매출 하나 없이 주가는 현재까지 5배 올랐다. 버진갤럭틱의 계획대로 우주 관광이 시작되면 매년 약 36번의 비행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우주선이 여섯 개의 좌석을 판매하며, 판매가는 약 25만 달러 선이다. 최대 수용 인원으로 운영될 경우 우주선당 매년 5400만 달러의 매출이 발생한다. 가수 저스틴 비버와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 650명이 예약을 마친 상태다. 다소 앞선 얘기지만 우주여행은 눈으로만 보는 ‘관광’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여행객들에게 ‘임무’를 줘서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것이다.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지고 최고의 전문가인 여행객들이 자신만의 임무를 우주에서 수행하도록 하고 이를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비즈니스도 가능하다. ●로이드社 우주보험료10년간 年 5억弗 지불 ‘우주보험업’ 비즈니스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9일 “브랜슨과 베이조스가 이번 우주여행을 대비한 특별한 보험상품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일부 보험사들은 일반 우주 여행객들을 위한 정책 개발에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국제선 비행기는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우주여행은 같은 곳에서 이착륙을 하면서 엄밀히 따지면 ‘국내 여행’으로 간주된다. 결국 승객들이 자신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다수 보험 전문가들은 관련 규정이 새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런던 로이드사는 지난 10년간 우주보험 시장이 연평균 5억 달러의 보험료를 지불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브랜슨은 지구로 내려온 직후 트위터에 “새로운 우주 시대의 여명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렇다. 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구 중심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믿고 있다. 스페이스 비즈니스, 스페이스 이코노미가 시작되는 것이다. 민간 우주산업이 브랜슨이나 머스크, 베이조스 등 기본적으로 개인의 자본력에 기대 출발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민간 우주 관광이 가시화되고 비지니스 측면에서의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관련 신생 기업들로 큰 투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우주 분석 기업 브라이스테크에 따르면 지난해 우주 스타트업이 모금한 자금은 70억 달러 이상으로, 2년 전 대비 2배에 달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진다. 버진갤럭틱과 마찬가지로 스팩 합병은 우주 스타트업들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다. 실제 올해 7곳을 포함한 10개의 우주 관련 기업이 스팩 합병을 발표했다. 플래닛은 지난 7일 디마이테크놀로지그룹IV와의 합병을 발표, 4억 3400만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스팩 합병 절차를 시작한 아스트라도 최근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우주 자원탐사·폐기물 수거 기업도 투자 몰려 일반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처럼 우주로 로켓을 발사하는 기업에 가장 큰 관심을 갖지만 자원 탐사, 데이터, 각종 폐기물 수거 기업까지 우주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스타트업으로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날씨나 빛에 상관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위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움브라의 게이브 도미노시엘로 공동 창업자는 “지난해부터 엄청난 양의 연락을 받고 있다”며 “통상 스타트업 대표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자와 전화를 하고 싶어 하는데 지금은 완전히 그 반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투자자와 설립자,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우주산업이 앞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2020년 3500억 달러에 불과한 시장 규모가 2040년엔 1조 달러(약 1150조원)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더밀크 대표
  • 때론 잔혹한 때론 은밀한 물속 하모니

    때론 잔혹한 때론 은밀한 물속 하모니

    지구 3분의2 거대 생태계바닷가재·해달 내밀한 사생활부터인간 주도 ‘골드러시’ 폐해 지적까지바닷속 유영하듯 저자 경험 펼쳐“해양 파괴 땐 산소 고갈” 지적도바닷가재 암컷이 수컷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목적은 하나다. 강한 녀석을 고르는 것. 마음에 드는 수컷이 생기면 암컷 바닷가재는 수컷의 동굴을 찾아간다. 그리고 이마에 있는 분비선으로 오줌을 눈다. 짝짓기 신호다. 그렇다고 곧장 잠자리로 파고들지는 않는다. 이들은 먼저 더듬이에 있는 화학수용체를 이용해 서로를 꼼꼼하게 더듬는다. 이 과정이 며칠 동안 이어질 때도 있다. ‘케미’가 맞는다고 판단되면 그제야 함께 동굴로 들어간다. 짝짓기가 시작되면 암컷은 껍데기를 벗는다. 이후는 보통의 생물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껍데기를 벗어 허약해진 암컷은 며칠 더 수컷의 동굴에 머물며 벗었던 갑옷이 다시 단단해지기를 기다린다. 사랑꾼 수컷은 세심하게 암컷을 보살핀다. 물론 여기엔 다른 수컷으로부터 자신의 유전자를 지키려는 의도도 있을 터다.우리는 바닷가재의 이 같은 삶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아는 거라곤 어쩌면 식탁에 오른 바닷가재의 몸맛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다른 해양 생물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지구의 3분의2가 바다이고, 그 속에 가장 거대한 생태계가 있지만, 우리가 아는 건 극히 일부다. ‘바다 생물 콘서트’는 이처럼 우리가 잘 몰랐던 바닷속 놀라운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은 일종의 해양 개론서다. 크고 작은 바다 생물들의 사생활부터 이들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지구의 천적’인 인간의 탐욕스런 바다 자원 개발에 이르기까지, 바다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짚어 낸다. 책의 가장 큰 강점은 탁월한 현장감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바다 위 아래에서 체득한 경험들이 잔뜩 담겼다. 이 덕에 내용 하나하나가 바닷속을 유영하듯 생생하다.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역시 동물의 은밀한 사생활이다. 마냥 귀엽기만 한 해달 수컷은 사실 ‘악당’이다. 암컷과 짝짓기를 하며 폭력을 쓰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한다. 자신만의 하렘을 구축하지 못한 해달 수컷은 난데없이 바다표범 새끼들에게 성폭행을 일삼고, 새끼 해달을 납치해 어미가 가져온 먹이와 맞바꾸기도 한다. 펭귄도 어두운 비밀을 갖고 있다. 매춘이다. 산란철이면 둥지를 짓는 재료인 자갈이 품귀현상을 빚는데, 암컷은 돌을 얻기 위해 짝 몰래 이웃 동네의 독신 수컷에게 몸을 판다. 아델리 펭귄은 부상당한 암컷을 성폭행하거나, 죽은 펭귄을 능욕하는 변태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울러 몸통 8배 길이의 생식기를 가진 따개비, 고환 하나의 무게가 70㎏에 달하는 ‘생식기의 제왕’ 대왕고래 등 해양 생물들의 내밀한 세계가 섬세하게 펼쳐진다.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남획, 어족자원 고갈, 플라스틱 쓰레기 등의 이야기들 말이다. 게다가 지금 바다 깊은 곳에선 ‘골드 러시’가 한창이라고 한다. 많은 나라들이 망간단괴 등의 자원을 캐내기 위해 혈안이다. 재난영화에서처럼 철없고 무책임한 개발지상주의자들이 금단의 땅을 두드리고 있는 형국이다. 저자는 “우리가 숨을 쉴 때 두 번 중 한 번은 바닷속 미세 조류가 생산한 산소를 들이마신다”며 “해양생태계 멸종이 이어진다면 지구에 인간의 삶을 유지할 만큼의 산소는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포토] 부산 수영강 고개 내민 숭어 떼

    [포토] 부산 수영강 고개 내민 숭어 떼

    지난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사이를 흐르는 수영강에서 숭어 떼가 고개를 내밀고 유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길섶에서] 청계천의 새 주인공/박홍환 논설위원

    서울 도심 속 작은 하천인 청계천은 소시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축복 같은 존재다. 그 안에서 작은 생태계를 이루는 생명체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게다. 청계광장 부근의 얕은 여울에는 작은 피라미와 송사리 떼가 물살을 거스르며 은빛 몸체를 반짝거리고, 물 흐름이 다소 완만해지는 수표교 인근에 이르면 성인 팔뚝만 한 잉어 무리가 한가롭게 유영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도심 광장을 배회하던 비둘기들도 청계천에 정착한 지 오래다. 수변 식물에서 떨어진 열매 등을 쪼아먹다가 목이 마르면 청계천 물에 첨벙 뛰어들어 온몸이 젖는 줄도 모른 채 목을 축이고, 양지바른 둔덕에서 내리쬐는 햇살을 흠뻑 맞으며 쉴 수 있으니 황량한 도심의 비둘기들에게 이보다 더한 천당이 있을까 싶다. 올해 들어서는 청계천 식구가 좀더 늘었다. 어린 왜가리 2마리가 비행연습, 물고기사냥 등에 여념이 없는데 멀찌감치 어미로 보이는 성체 왜가리가 물가에 내놓은 새끼들마냥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다. 그 어린 왜가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청계천 생태계의 새로운 주역이 될 것이다. 이런 작은 생태계조차 시나브로 변화는 시작됐다. 꼰대 일색이던 여의도 정가 생태계의 세대교체 태풍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stinger@seoul.co.kr
  • [거리 미술관]3.청계천변 알비노 고래

    [거리 미술관]3.청계천변 알비노 고래

    우리나라의 울산은 고래도시로 유명하다. 울산 앞바다로 나가 고래구경을 하려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쉽지 않다. 존재 자체가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바다 속 동물답게 그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푸른 바다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거대한 흰색 고래는 뉴스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세계적 희귀종인 알비노 혹등고래는 호주의 검푸른 바다에서 물살을 가르는 모습이 사진과 함께 종종 국제뉴스면을 장식한다. 전 세계적으로 몇마리 되지 않을 정도로 희귀한데다 사진 촬영은 더욱 더 힘들기 때문이다. 알비노 혹등고래는 배 부위를 제외하고는 검푸른 빛을 띄는 일반적인 혹등고래와 달리 온 몸이 하얀색이다. 멜라닌 색소 결핍증인 알비노(albino, 백색증)를 갖고 태어나서다. 알비노 고래는 신비하고 화려해 보이는 이 하얀색 피부색때문에 어렸을 때 포식자에 의해 죽는 사례가 많다. 몸통 길이 11~16m에 몸무게가 30~40t에 이르는 혹등고래 수명은 100년 정도이나 알비노 혹등고래는 수명이 6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로 자유로운 여행이 쉽지 않다. 고래에 관심있다면 서울 청계천변 삼일교와 수표교 사이 시그니처 타워 앞 알비노 고래가 대안일 수 있다. 하얀색 자태를 뽐내는 알비노를 1년 내내 감상할 수 있다. 미디어 아트 작가인 이용백(55)의 2011년 작품이다. 이 작가는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참여작가이기도 하다. 비슷한 고래작품이 올해 문을 연 경북 울주의 국립수산과학원에도 있다. 알비노는 청동과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에 우레탄 도장을 한 몸통길이가 16m인 고래다. 눈길을 끄는 점은 커다란 머리와 넓은 꼬리와 달리 몸통이 앙상한 뼈로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알비노의 몸통은 작품 지지대에 설치된 스프레이 노즐에서 뿜어내는 물줄기로 채워지게 만들어졌다.이에 대해 이 작가는 “그냥 완전한 고래형상을 고정해서 세우면 재미가 없을 것같아 몸체는 안개노즐로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겨울에는 전형적인 조각미를, 여름에는 안개노즐로 몸통이 살아나는 유동적 아름다움을 구현하려 했다”고 말한다. “바다낚시가 취미”라는 이 작가가 흰색 고래를 작품소재로 삼은 것은 사람들에게 환타지를 불러 일으키기위해서였다. 고래는 예로부터 큰일, 재물, 부자 등을 상징한다. 고래를 잡는 꿈은 자신이 하는 일의 성공과 그에 따른 ‘복’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풀이됐다. 이 작가는 “이러한 상징성 있는 동물인 흰색 고래가 사람들에게 환타지를 불러 일으키고 복받고 성공하기를 기원하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한다.그러나 작가의 이러한 예술적 상상력과 바램은 온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모양의 쌍둥 이 빌딩 두 동으로 이뤄진 시그니처 타워 건물주는 이 환경조형물을 빌딩 앞 중앙에 설치해 ‘고래건물’로 불리우길 기원했다. 그런데 그 위치에서는 사람들에게 잘 안보인다고 해서 남산에서 종로로 이어지는 도로변 인도쪽으로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옮긴 장소가 폭이 좁은 인도변이다 보니 물이 튄다는 민원때문에 노즐분사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작가는 “물을 안트니 서운하더라. 비오는 날이라도 물을 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시느니처 타워 서관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15일 “이곳에서 근무한 지 3년이 넘었으나 알비노 고래 몸통에 물이 뿌려지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혹동고래는 가장 다양하게 소리를 내며 노래도 오랫동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번식기에 있는 혹등고래는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나팔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알비노 혹동고래를 쳐다보며 지나는 행인이나 차량들이 내는 소리가 유영하지 못하는 혹동고래에게 전해주는 위로의 노래소리같다고 하면 지나친 상상일까?
  • 너니까, 재미 속으로 질주… 우주까지 질주 ‘묻지마 질주’ 20년 된 질주

    너니까, 재미 속으로 질주… 우주까지 질주 ‘묻지마 질주’ 20년 된 질주

    시리즈를 시작한 지 20년 된 영화가 어디로 더 튀겠나 싶었는데, 아홉 번째 ‘분노의 질주’는 자기력(磁氣力)과 우주 공간으로 뻗어 나갔다. 소재와 배경의 확장을 엔진 삼아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 ‘기염’ 지난 19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에서는 주인공 도미닉(빈 디젤 분)의 알려지지 않았던 동생 제이컵(존 시나 분)이 등장해 전 세계를 위협한다. 도미닉과 ‘패밀리’, 제이컵과 사이퍼(샬리즈 세런 분)의 대결 구도에 도미닉의 유년시절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녹여 냈다.액션은 전작들의 수준까지 뛰어넘는다. 막다른 절벽으로 도주하던 차를 비행기가 자기력을 이용해 들어 올리는 믿기 어려운 장면부터 질주하는 장갑차 지붕 위에서 격돌하는 육탄전까지 다채롭다. 낭떠러지에서 자동차에 줄을 매달아 번지점프하듯 뛰고, 차량에 로켓을 매달고 우주까지 날아가는 장면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하지만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전개는 관객들에게 이런 틈도 허용하지 않는다. 도미닉의 친구 로먼(타이레스 깁슨 분) 등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나름 비장한 표현으로 우주를 유영하는 모습도 캐릭터의 매력이다. 빈 디젤과 시리즈를 함께 이끌던 드웨인 존슨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공백을 메우기엔 충분했다. 저스틴 린 감독은 액션 물량 공세 속에서도 그동안 강조해 온 가족애와 동료애를 더욱 부각시켰다. 도미닉 형제뿐 아니라 이들의 막내 여동생 미아(조다나 브류스터 분)와 여섯 번째 편에서 하차했던 한(성 강 분) 등을 다시 등장시켜 결속을 강조하고 결국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가족 간의 정을 내세운다.●장면 연결 어색… 악당들도 단순해 “액션 장면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는 린 감독의 말처럼 자동차로 보여 줄 수 있는 극한의 액션이 다 있다. 무너진 다리를 날아가듯 지나가는 자동차나 모든 물체를 끌어당기는 초강력 자석 등 다양한 ‘묻지마 액션’ 장면은 다소 무리수이지만 그런 게 또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보는 맛이기도 하다. 전편보다 악당들이 단순하고, 장면 간 연결이 어색하게 끊어지는 데다 주인공들이 갈등에서 화해로 이어지는 장면도 끼워 맞춘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남는다. 탄탄한 스토리보다 화려하고 통쾌한 액션에 비중을 더 크게 두고 본다면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최상을 찍을 수 있겠다. 철저한 오락 영화답게 142분 동안 대형 스크린으로 보며 스트레스를 날리기엔 더할 나위 없다. 12세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어미 옆에 딱 붙어서…英 신비로운 주홍빛 새끼 범고래 포착

    어미 옆에 딱 붙어서…英 신비로운 주홍빛 새끼 범고래 포착

    영국 스코틀랜드 해안에 신비로운 주홍빛 새끼 범고래가 나타났다. 13일 데일리메일은 어미 옆에 꼭 붙어 유영하는 새끼 범고래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범고래 애호가이자 아마추어 사진가인 카렌 먼로(44)는 9일 스코틀랜드 케이스네스 덩캔즈비곶 연안에서 어미와 새끼 범고래 촬영에 성공했다. 먼로는 “범고래 애호가 동호회 일원이 새로운 장소에서 범고래떼를 목격했다는 정보를 공유했다. 지금까지는 잘 모르던 지점이었다. 곧장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나갔다가 어미와 헤엄치는 새끼 범고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먼로는 “범고래떼는 약 2㎞ 밖에 있었다. 제대로 관찰하기에는 너무 멀었다.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절벽 부근으로 갔는데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10~20m 바로 앞에 어미와 새끼 범고래가 있었다. 두 눈을 의심했다”고 전했다. 좀처럼 한 사진에 담기 힘든 어미와 새끼 범고래는 해수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미끄러지듯 헤엄쳤다. 새끼는 어미 옆에 꼭 붙어 물살을 갈랐다. 다른 4마리 범고래도 그 뒤를 따랐다. 먼로는 “웅장한 동물을 근접 촬영하게 되다니 감격스럽다. 새끼는 태어난 지 약 두 달 정도 되어 보였다”고 말했다. 갓 태어난 새끼 범고래의 몸길이는 2.1~2.4m, 체중은 약 180㎏ 정도다. 참고로 성체 암컷은 몸길이 8.5m, 체중 7.5t 수컷은 9.8m로 10t에 이른다.새끼의 배 부분이 주홍빛인 것도 신비로웠다. 그 모양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범고래는 아래턱에서 목과 가슴을 지나 생식기에 이르는 몸 아랫부분이 흰색을 띈다. 현지 전문가들은 범고래떼가 며칠 전 콘월 해안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포착된 범고래 한 쌍과 같은 무리라고 전했다. 콘월야생동물신탁기금 관계자는 “범고래떼는 지난 5일 콘월 서쪽 해안에서 목격된 수컷 범고래 한 쌍과 같은 무리”라면서 “수컷과 암컷 각각 4마리씩 8마리로 이루어진 ‘서해안 공동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서 주로 서식하는 영국의 유일한 범고래 가족이 먼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기록한 첫 사례”라고 부연했다.전 세계 바다를 지배하는 최고의 포식자 범고래는 사회적 동물로, 사람 다음으로 안정적인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냥 역시 무리 전체가 집단으로 먹잇감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암컷 우두머리 지휘하에 뛰어난 협동력을 발휘, 먹잇감을 공격하며 주의를 분산시키는 전략을 펼친다. 이를 통해 상어는 물론 같은 고래류까지 덩치 큰 먹잇감도 어렵지 않게 잡아먹는다. 범고래에게 ‘킬러 고래’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지능도 뛰어나 다음 세대에게 경험 정보 등을 전수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