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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10개월간 범인 그림자도 못밟았다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10개월간 범인 그림자도 못밟았다

    희대의 연쇄살인마가 10개월 가까이 서울 전역을 누비며 19명의 무고한 시민을 참혹하게 살해했지만 경찰의 수사망은 범인의 용의주도함을 따르지 못했다.관할 경찰서에서는 11명의 부녀자가 실종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고,검거한 뒤에도 감시를 소홀히 해 범인이 12시간동안 도주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유영철이 처음 강남구 신사동에서 노교수 부부를 살해한 뒤 두 달 동안 삼성동 노파 살인사건,구기동 일가족 살인사건,혜화동 노인살해 및 방화사건 등 부유층을 노린 살인사건이 잇따르자 경찰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공조체제를 구축해왔다. 처음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B상표 신발의 족적을 단서로 동일범임을 확신,신용카드에 나타난 신발 구입자들의 명단을 토대로 수사를 벌였다.유영철은 경찰에서 “족적을 남겼을까 마음에 걸려 범행 뒤 신발을 잘게 잘라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했다.경찰이 수개월동안 매달린 족적은 결국 무용지물이었다. 경찰은 또 신사동 살인사건에 쓰여진 흉기가 2가지인 점을 들어 공범을 염두에 두었으나 이 역시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운 유영철의 단독범행이었음이 밝혀졌다.구기동 살인사건 이후에는 정신병자의 소행을 염두에 두고 최근 3년 정신병력이 있는 24만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였다.하지만 유영철은 1995년 정신질환 치료를 받아 역시 수사망을 빠져나갔다.결정적 증거였던 혜화동 살인사건 현장 근처에서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 역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지역에서 모두 34만 회선의 통신을 검색했다.사건 지역에서 범행시간대에 통화를 한 사람들을 4배수로 추려,모두 804명을 용의선상에 올리기도 했다.그러나 유영철은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혹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을 때도 유영철은 의도적으로 간질발작을 일으켜 빠져나갔다.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 유영철을 보고 경찰은 여러차례 그냥 보내주었다.유영철은 지난 15일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을 때에도 간질발작을 3차례나 일으키는 시늉을 한 끝에 경찰이 수갑을 풀어주자 3층에서 1층으로 뛰어내려가 달아났다.이때 유영철은 자살할 마음을 먹고 수면제 360알을 구입하기도 했다.그가 12시간만에 다시 붙잡히지 않았으면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이 영영 미궁으로 빠져들 뻔했다. 유영철은 지난 3월부터 출장마사지업소와 전화방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자신의 원룸으로 불러들여 잔인하게 살해한 뒤 시체를 토막내 야산에 버리기를 11차례나 반복했으나 관할서는 피해자들의 실종사실도 파악하지 못했다.경찰은 “피해자들이 대부분 가족과도 연락을 하지 않고 혼자 살며 불법적인 윤락에 종사하는 여성들이라 주변에서도 신고를 꺼려했다.”고 설명했다.한편 지난 1일 살해된 김모(25·여)씨를 잘 아는 박모(46)씨에 따르면 김씨의 친구는 김씨의 납치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박씨는 “김씨의 어머니와 어제 통화를 했는데 지난달 말쯤 김씨의 친구가 ‘납치당했다.’는 김씨의 전화를 받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유영철의 자작시

    사진 속의 사랑 온가족이/모였었던 순간이었습니다 모처럼 많은 대화 나누며/웃을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너무나 행복해/그 순간을 사진 속에 담았습니다 오랜 시간 흘러/그 때의 사진을 다시 꺼냈습니다 사진 속의 어머니는/가족 모두를 껴안고 계셨습니다 어머니 품에 자식 모두를 안고싶어/정말 힘들게도 겨우 모두를 안고 계셨습니다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사체발굴등 현장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사체발굴등 현장

    연쇄살인범 유영철은 출장 마사지사들의 시신 유기 장소를 일일이 가리켰다.현장검증은 18일 오전 출장 마사지사의 시신 10구가 매장된 서대문구 봉원동 봉원사 일대에 이어 유영철이 거주하던 원룸에서 이뤄졌다.앞서 경찰은 강남구 신사동과 종로구 혜화동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말 일절 않고 손으로 가리켜 오전 11시20분쯤 서울경찰청 승합차편으로 형사들과 함께 봉원사 인근 암매장 현장에 나타난 유영철은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한데다 노란색 비옷까지 입고 있었다.말은 일절 하지 않았다. 유영철은 현장검증에서 따로 범행을 재연하지 않았다.대신 봉원사 인근의 반경 20m에 이르는 매장 현장을 손으로 지목하기만 했다.봉원사 입구에서 시작되는 폭 2m 가량의 계곡을 따라 흐르는 작은 개울 부근의 제1현장에서는 잘게 토막난 여성의 시신 7구가 발견됐다.20대 여성의 골반이 드러나면서 손·발 등 끔찍하게 토막난 신체 부위가 잇따라 나왔다.예리한 흉기로 15∼18개 부위별로 잘려 있었기 때문이다.발굴에 나섰던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상당히 많이 잘렸다.”면서 “사람의 관절 수가 몇 개인지를 생각해 보라.”고 밝혀 시신의 훼손 상태가 심각함을 시사했다.이곳의 시신은 살해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패 정도는 심하지 않았다. ●신원확인 어려운 시신 DNA조사 의뢰 계곡 왼편의 제2현장에서는 시신 2구가 나왔다.매장한 지 오래돼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뼈만 남아 있었다.계곡 오른쪽 아카시아숲에서도 토막난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유영철은 시신을 1구씩 다른 곳에 묻었다.빨리 썩게 하기 위해 시신을 담은 비닐봉지는 모두 벗기고 파묻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신원이 확인된 시신을 가족에게 인계하고 그렇지 않은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조사를 의뢰했다. 봉원사 암매장 현장에서는 현지 주민 100여명이 “저럴 수가…”라며 충격에 휩싸인 채 현장 검증을 지켜봤다.봉원사의 한 스님은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왔지만 이처럼 끔찍한 일…”이라면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화장대·화장품… 여자와 동거 흔적 한편 마포구 노고산동의 4층 건물 2층에 위치한 유영철의 원룸은 자취생활을 하는 여느 직장인의 주거지와 마찬가지였다.침대와 TV,컴퓨터들이 놓여 있었다.화장대와 화장품,인형 등 여성이 동거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찰은 유영철 체포 직후 지난해 9월 일어난 신사동 숙명여대 명예교수 부부 피살 사건의 현장에 유영철을 데려갔다.실질적인 현장검증에 앞서 수사 차원의 검증이었다. 이 때 유영철은 “초기 현장 조사를 좀 더 철저히 했다면 나를 금방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태연하게 ‘훈계’까지 했다.“부부를 살해한 뒤 실수로 흉기를 안방에 놔둔 채 문을 안으로 잠그고 나와 흉기를 되가져가기 위해 안방문을 수차례 걷어차 다리털이 바닥에 떨어졌을 것”이라며 ‘조롱섞인’ 진술을 했다.신사동 명예교수 부부 자택에 대한 실질적인 현장 검증은 법원의 증거보존 방침에 따라 하지 못했다. 종로구 혜화동 살인사건 현장에서 유영철은 실제 자신이 범인이 아닌 듯한 진술을 늘어놓아 경찰을 헷갈리게 하기도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유전적 간질증세 있지만 정신 또렷”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유전적 간질증세 있지만 정신 또렷”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수사를 맡은 서울경찰청 강대원 기동수사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검거 경위는. -지난 15일 기동수사대(기수대) 형사가 보도방 운영자로부터 마사지 아가씨가 나갔는데 안 들어온 지 보름이 됐다는 실종 신고를 받고 예의 주시하던 중 같은 날 새벽 2시쯤 동일한 보도방 운영자로부터 또다시 실종신고가 와 출동해 4시50분쯤 검거했다. 조사 중 탈출했다는데. -유영철의 뒷모습이 지난해 혜화동 살인사건 용의자와 유사해 추궁했다.그 결과 헤화동과 삼성동 살인사건의 장본인이라고 스스로 말했다.이어 보도방 아가씨까지 살해했다고 진술해 재조사가 시작됐다.이 과정에서 유영철이 간질 증세를 보여 포승과 수갑을 풀어줬다.그런데 잠시 방심한 틈을 타 15일 11시40분께 도주했다.당시 3층에 조사관 12명이 있었지만 계단을 통해 1층 정문으로 도망갔다. 노인을 살해할 때 흉기는. -증거물인 흉기는 유영철이 직접 만들었다.흉기는 어제 피묻은 가방과 함께 유영철의 원룸 인근 쓰레기 장에서 발견했다.흉기에 혈흔도 남아 있다. 유영철의 정신상태는. -유전적으로 간질 증세가 있다.그러나 정신은 또렷하고 본인 말로는 IQ도 140이 넘는다고 한다. 검거 당시 용의자의 반응은. -도주한 유영철을 재검거했을 때 압수한 가방 안에는 수면제 360알이 있었다.인천에 가서 자살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부유층에서 여성으로 바꾼 이유는. -자세한 얘기는 못들었다.전화방으로 만난 한 여자를 좋아했는데 2∼3개월 정도는 거의 동거하다시피 했다.유영철은 전과자인 데다 직업이 없고 간질증세가 있다는 이유로 변절당했다.이후 보도방 여성들을 불러 살해했지만 이것이 직접적인 계기인지는 모르겠다. 암매장 시체는 모두 토막냈나. -그렇다.처음에는 칼과 톱을 사용했지만 이후로는 칼 하나로도 충분히 시체를 절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시신을 절단하면 운반이 용이하고 타인의 눈에도 띄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이 같이 시신을 절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또 발견된 시신 10구에는 모두 지문을 없앴다. 시신 11구의 신원확인은. -9건은 확인했다.1건은 유영철의 진술로 이름만 파악했다.다른 1건은 지문도 없어 DNA조사를 해야 한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출소 13일후 첫 범행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출소 13일후 첫 범행

    18일 오전 시체 암매장 현장에 이어 오후 2시40분쯤 2분 남짓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에 모습을 드러낸 연쇄살인범 유영철(34)은 “범행을 다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고개만 끄덕이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보도대로입니다.보도방 아가씨들이 몸을 함부로 굴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부유층은 각성했으면 합니다.”고 딱 한 마디만 입을 열었다. ●“부유층 반성하고 보도방아가씨 조심해라” 조사를 지켜보거나 현장검증에 동행한 수사관들은 유영철에 대해 “이해가 안갈 정도로 침착하며 눈빛이 섬뜩할 정도”,“잡혀와서도 ‘나 사형당하면 어떡하냐.’고 했다.”고 귀띔했다. 전과 14범의 유영철은 “교도소에서 신창원과 함께 있었다.달리기를 하든,팔씨름을 하든 신창원을 모두 이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경찰은 “유영철이 2000년 10월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던 중 태도가 좋지 않아 청송보호소에서 훈련을 받은 적이 있는데 신창원과 3∼4개월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로 교류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고 구체적 진술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신창원과 3~4개월 함께 수감생활 유영철의 가족은 망연자실,말을 잇지 못했다.어머니와 함께 서울 마포구에 살고 있는 여동생은 17일 경찰에서 오빠를 만나고 나온 뒤 “아무 것도 말하고 싶지 않다.”며 말문을 굳게 닫았다. 서울에서 노동일을 하는 부모 사이에 3남1녀 중 3남으로 태어난 유영철은 1992년 안마사였던 황모(33)씨와 결혼,아들을 낳았다.하지만 남편이 교도소에 드나드는 것을 참지 못한 황씨의 요구로 2002년 이혼하고 양육권도 넘겨줬다.유영철은 경찰에서 “당시 나는 교도소에 들어가 있어 제대로 된 대응도 못하고 전과자라는 이유로 이혼당했다.”고 분노했다. 경찰은 유영철이 가족 병력인 간질을 앓으면서 항상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렸다고 밝혔다.막일을 하던 아버지는 20년 전 유영철이 중학교 1학년 때 정신분열성 간질 질환으로 숨졌으며,작은형도 10년 전 같은 병으로 사망했다.유영철은 “나도 언젠가 저렇게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웠다.”면서 “기왕 죽을 거 혼자 죽기 싫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9월 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한 뒤 심한 대인기피 현상을 보여 허공을 쳐다보는 등의 증세를 보이다 출소 13일만에 첫 범행을 저질렀다.93∼95년에는 간질 증세로 국립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다. ●워드 2급… 경찰신분증 직접 위조 유영철은 높은 지능을 가진 덕에 수감생활 중 워드프로세서 2급 자격증을 딴뒤 포토샵 6.0을 능숙하게 활용할 정도로 웹디자인 분야에서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갖췄다.웬만한 홈페이지는 본인이 만들고 사진을 연출,편집할 수 있는 정도라고 경찰은 밝혔다.실제 경찰 신분증도 위조해 경찰관 사칭에 사용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빈곤 박탈감 공격적 표출”

    범죄 전문가들은 이번 연쇄살인이 ‘반사회적인 증오성 범죄’의 대표적 사례라면서 ‘피해자 규모’와 ‘잔인함’에 있어 경악하는 분위기다. ●살인 자체를 즐긴 듯 일반적으로 연쇄살인은 ‘성적자극’이나 ‘특정집단에 대한 분노’‘선천적인 원인’ 등 한가지 원인이 집중적으로 부각되지만 유영철의 연쇄살인은 다각적이고 복합적이라고 분석한다. 이응혁 경찰대 교수는 “경제적 어려움과 전과자로서 사회적인 차별,가족의 정신병적인 병력까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증오성 범죄”라면서 “살인의 원인이 이렇듯 복합적인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범인은 연쇄살인을 하며 행위자체를 즐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실제 해외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의 범임들은 “살인을 하며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고 공통적으로 증언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연쇄살인범들은 마치 담배나 마약을 즐기듯 살인 자체의 중독성을 즐긴다.”면서 “시신절단에서 오는 이상적인 쾌락을 즐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달에 한번꼴로 사람을 죽였던 만큼 살인욕구에 대한 중독성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연쇄살인 안전지대 아니다 범죄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더 이상 ‘연쇄살인 범죄’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한다.이윤호 경기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이전까지는 살인의 동기가 주로 원한이나 치정,돈 등으로 명확하고 대상도 특정지을 수 있었지만,이제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약물중독,정신질환 등이 매년 늘어나고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의 비슷한 범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응혁 경찰대 교수도 “최근 1∼2년 사이 전형적인 형태의 범죄가 서구적 형태의 ‘묻지마 범죄’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연쇄살인 시작의 전조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또 “엽기범죄의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경찰의 치안 시스템은 물론 사회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회 분위기에 대한 자성 있어야 연쇄살인의 이유가 ‘부자’와 ‘윤락’ 등에 대한 분노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바꾸는 근본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부인과의 이혼,열악한 경제생활,사회로부터 차별 등을 겪는 불우한 현실이 제3자에게 공격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면서 “극단적이기주의,인명경시,물질만능주의 등을 타파하기 위한 사회 전체의 변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윤호 교수는 “이 사건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가진 자에 대한 증오와 윤락여성에 대한 혐오 등이 반사회적 범죄로 연결된 사건”이라면서 “우리사회 분배의 문제와 빈곤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채수범기자 whoami@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유영철의 자작시

    사진 속의 사랑 온가족이/모였었던 순간이었습니다 모처럼 많은 대화 나누며/웃을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너무나 행복해/그 순간을 사진 속에 담았습니다 오랜 시간 흘러/그 때의 사진을 다시 꺼냈습니다 사진 속의 어머니는/가족 모두를 껴안고 계셨습니다 어머니 품에 자식 모두를 안고싶어/정말 힘들게도 겨우 모두를 안고 계셨습니다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깔끔 정리… 살인 흔적 찾기 힘들어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깔끔 정리… 살인 흔적 찾기 힘들어

    희대의 엽기살인극의 주인공 유영철이 살던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원룸 203호 안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보증금 400만원,월세 35만원짜리 원룸 내부는 벽 두 곳에 창문이 있고 꽃무늬 흰색벽지가 발라져 있어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였다.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옷가지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침대보도 흐트러짐 없는 상태로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었다.이런 곳에서 엽기적인 토막살인 사건이 벌어졌으리라고는 믿기 힘든 정도였다. 7평 정도 되는 원룸 내부의 출입문 왼쪽에는 앉은뱅이 화장대가 놓여져 있었고 그 옆에 냉장고가 있었다.냉장고 안에는 계란·햄·탄산음료와 맥주가 들어 있었고,싱크대 위 찬장에는 라면이 쌓여 있었다.입구 오른쪽의 책상 위에는 오디오,텔레비전,컴퓨터 등이 놓여 있었다. 방 안쪽 구석에 놓인 침대 뒤 책꽂이에는 스크랩노트 3권,국어사전과 여성패션잡지도 꽂혀 있었다.스크랩 노트에는 주택정보,인테리어,가전제품에 관한 신문·잡지 기사와 사진 등이 붙어 있었다.또 성형 관련 왜소콤플렉스를 다룬 기사 2,3건도 스크랩해 놓았다. 부산 러시아인 총기사건에 대한 기사도 있었고,명품 총기나 칼에 대한 사진도 많았다. 다른 스크랩북에서는 한자능력검증시험 3급 자격증과 워드프로세서 2급 자격증이 나왔고,유영철의 자작시로 보이는 ‘사진 속의 사랑’이라는 제목의 시도 있었다.이 시는 ‘온가족이/모였었던 순간이었습니다/모처럼 많은 대화 나누며/웃을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로 시작되는 가족의 행복을 회상하는 내용이었다.다른 스크랩 노트 한 권은 유영철의 습작노트였는데,여성 영화배우와 탤런트의 모습을 크로키한 작품으로 가득차 있었다. 컴퓨터가 놓여 있는 책상 서랍 속에서는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는 영화 ‘공공의 적’ DVD가 나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깔끔 정리… 살인 흔적 찾기 힘들어

    희대의 엽기살인극의 주인공 유영철이 살던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원룸 203호 안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보증금 400만원,월세 35만원짜리 원룸 내부는 벽 두 곳에 창문이 있고 꽃무늬 흰색벽지가 발라져 있어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였다.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옷가지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침대보도 흐트러짐 없는 상태로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었다.이런 곳에서 엽기적인 토막살인 사건이 벌어졌으리라고는 믿기 힘든 정도였다. 7평 정도 되는 원룸 내부의 출입문 왼쪽에는 앉은뱅이 화장대가 놓여져 있었고 그 옆에 냉장고가 있었다.냉장고 안에는 계란·햄·탄산음료와 맥주가 들어 있었고,싱크대 위 찬장에는 라면이 쌓여 있었다.입구 오른쪽의 책상 위에는 오디오,텔레비전,컴퓨터 등이 놓여 있었다. 방 안쪽 구석에 놓인 침대 뒤 책꽂이에는 스크랩노트 3권,국어사전과 여성패션잡지도 꽂혀 있었다.스크랩 노트에는 주택정보,인테리어,가전제품에 관한 신문·잡지 기사와 사진 등이 붙어 있었다.또 성형 관련 왜소콤플렉스를 다룬 기사 2,3건도 스크랩해 놓았다. 부산 러시아인 총기사건에 대한 기사도 있었고,명품 총기나 칼에 대한 사진도 많았다. 다른 스크랩북에서는 한자능력검증시험 3급 자격증과 워드프로세서 2급 자격증이 나왔고,유영철의 자작시로 보이는 ‘사진 속의 사랑’이라는 제목의 시도 있었다.이 시는 ‘온가족이/모였었던 순간이었습니다/모처럼 많은 대화 나누며/웃을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로 시작되는 가족의 행복을 회상하는 내용이었다.다른 스크랩 노트 한 권은 유영철의 습작노트였는데,여성 영화배우와 탤런트의 모습을 크로키한 작품으로 가득차 있었다. 컴퓨터가 놓여 있는 책상 서랍 속에서는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는 영화 ‘공공의 적’ DVD가 나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부자도 싫고 여자도 싫었다”

    “부자도 싫고 여자도 싫었다”

    “부자도 싫고,여자도 싫었다.” 무고한 노인과 여성 19명을 참혹하게 살해한 인면수심의 연쇄살인범이 수사관에게 내뱉은 첫마디였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34·전과14범·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10개월에 걸친 범죄 행각은 불우한 성장배경과 가족 병력(病歷),가정불화,교도소 생활 등 사회와 개인의 병리현상을 집약해놓고 있어 충격을 던지고 있다.경찰에서 지능적이고 교활한 범행 수법을 태연하게 진술하는 유영철의 모습에 베테랑 수사관들도 아연실색했다. 시민들은 휴일에 터져나온 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 체포 소식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고,19명이나 희생되도록 살인마를 조속히 검거하지 못한 치안당국의 느림보 수사에 분통을 터뜨렸다. ●인면수심의 연쇄살인 행각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8일 서울지역 고급 단독주택에 사는 부유층 노인과 여성 출장마사지사 등 19명을 지난해 9월부터 둔기 등으로 무차별 살해한 유영철을 경찰관 사칭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경찰은 금명간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를 추가키로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늦게 마포구 노고산동 유영철의 원룸을 정밀 감식한 결과,화장실 내 샤워커튼과 슬리퍼,욕실바닥 등에서 혈흔 3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영철이 인천과 부산 등지에서도 범행을 더 저질렀다고 진술함에 따라 추가 피해자를 확인하고 있다.특히 지난 4월14일 발생한 인천 월미도 노점상 살인사건은 유영철의 자백과 현장상황이 거의 일치해 19일 유영철을 현장에 데리고 가 검증작업을 벌이기로 했다.또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의 범행 여부를 추궁하는 한편 다른 추가범행 자백에 대해서도 확인작업을 벌이기로 해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유영철은 전주교도소에서 출감한지 13일 후인 지난해 9월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몰래 들어가 모대학 명예교수인 이모(73)씨 부부를 둔기로 내리쳐 숨지게 하는 등 같은 해 11월18일까지 강남과 서대문에서 4건의 범행을 저질러 노인 등 8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영철은 지난 3월부터 전화방 종업원과 출장 마사지사 등 부녀자를 집으로 불러 살해한 뒤 시체를 토막내 암매장했다.경찰은 서대문구 봉원사 일대와 서강대 뒷산에서 피해 여성들의 시체 11구를 수습했다. ●인천 살인사건도 오늘 현장검증 유영철은 경찰조사에서 “부모 잘 만나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들도,전과자라고 날 버린 여자들도 모두 죽여버리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어린 시절 부모가 노동일을 하는 등 가난한 생활을 했던 유영철은 서울 K공고 2학년 때 절도 혐의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학업을 중단했다.이어 지난 91년 특수절도죄로 구속되는 등 14차례 범죄를 저질러 7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경찰은 편모슬하에서 자란 기억,이혼,정신질환의 병력,교도소 생활 등이 부유층과 여성에 대한 증오를 키우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현금엔 손대지 않아 경찰은 유영철이 경찰을 사칭해 몇십만원씩 뜯어내 생활하면서도 부유층 대상 살인 행각에서는 집안에 있는 수천만원의 현금에 손도 대지 않았다고 밝혔다.범죄의 동기가 ‘금품’이 아니라 ‘증오심’이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유영철이 부녀자 토막살인이라는 엽기적인 범죄까지 이르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전화방에서 만나 동거하던 20대 여성과 헤어진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계획적이고 용의주도한 살인 유영철은 사전에 범행지역을 답사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경찰의 DNA 감식까지 고려, 증거를 인멸하는 고도 살인범의 면모를 보였다.시체를 토막내고,피해자의 지문을 지우는가 하면 범행현장에 흘린 자신의 혈액이 추적당할 것을 우려해 방화하기도 했다.지난 15일 서울 역삼동 한 여관에서 여성 출장마사지사를 감금·폭행해 체포된 그는 간질발작을 일으켜 경찰이 수갑을 풀어준 사이 달아났다가 다시 붙잡히면서 10개월간의 살인극에 종지부를 찍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10개월 엽기살인행각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10개월 엽기살인행각

    서울 도심을 누비며 10개월 동안 부유층 노인과 여성 출장마사지사 등 19명을 살해한 유영철(34)의 잔혹한 살인극은 범행 대상과 장소가 시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전반기 고급주택가에 침입해 ‘부유층 노인’을 연쇄살해한 그는 후반기 ‘성매매 여성’을 자신의 원룸으로 유인해 잇따라 살해한다. 유영철은 2003년 9∼11월에는 부유층 노인만을 겨냥,무차별 범행에 나섰다.그러나 그의 살인 목표물은 11월 이후 올 3월까지 4개월 동안의 공백기에 크게 바뀐다.이달까지 전화방 도우미·출장마사지사 등 성매매 여성 11명을 살해하는 끔찍한 범행을 이어갔다. 유영철은 살인을 저지르는 틈틈이 직접 위조한 경찰관 신분증으로 윤락업주 등을 협박,생활비를 마련하면서 자신의 원룸에서 구상한 ‘살인 아이디어’를 실행했다. ●연쇄살인 ‘1막’ 부유층 노인 지난해 9월11일 전주교도소에서 출소한 유영철은 같은 달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사는 모 대학 명예교수 이모(73)씨 부부에게 5㎏짜리 쇠망치를 내리쳐 숨지게 함으로써 ‘희대의 살인극’을 시작했다.그는 10월9일 종로구 구기동 주차관리원 고모(61) 씨의 단독주택에 침입,고씨의 어머니 강모(85)씨,부인 이모(60)씨,아들(35) 등 일가족 3명을 같은 둔기로 살해한데 이어 같은 달 16일에는 강남구 삼성동의 단독주택에서 유모(69·여)씨를 죽였다.유영철은 11월 종로구 혜화동 110여평 규모의 2층 단독주택에 들어가 집주인 김모(86)씨와 파출부 배모(53·여)씨를 살해하고 불을 질렀다. ●연쇄살인 ‘2막’ 성매매 여성 부자들에게 깊은 증오심을 보였던 유영철은 같은 해 11월 전화방에서 만난 20대 여성과 교제하면서 ‘공백기’를 갖는다.청혼까지 했던 그는 전과자에다 이혼남이라는 과거가 들통나자 헤어졌다.유는 경찰 조사에서 “‘돈을 벌고 뭐라도 할테니 제발 만나달라.’고 간청했지만 일방적으로 절교를 당하자 여성에 대한 증오심이 커졌다.”고 진술했다.수감생활을 하던 2002년 5월 전 부인 황모씨의 소송 제기로 이혼당한 그는 황씨의 직업이었던 출장안마사와 여성 혐오감이 복합적인 범행동기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영철은 지난 3월 권모(24·여) 씨를 자신의 원룸으로 유인해 둔기로 내리치고 시체를 토막낸 뒤 암매장함으로써 마사지사를 대상으로 한 살인행각을 시작했다.그는 욕실에서 머리를 감는 등 무방비 상태에 있는 여성 마사지사들을 둔기로 내리쳤다.검거되기까지 유영철에게 살해당한 여성은 11명이다.경찰 관계자는 “출장마사지사들은 이직이 잦아 갑자기 연락을 끊어도 업주들은 적극적으로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고,본인들도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려 신고를 하려 해도 본명 등을 몰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철저히 사전 계획된 범행 경찰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된 유영철의 단독범행으로 심증을 굳히고 잇다.칼과 직접 제작한 쇠망치,장갑 등을 준비한 점,단독 범행이라는 자백과 공범이라고 할 만한 별다른 주변 인물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유영철의 범행은 출장마사지사가 잇따라 사라진 것을 수상히 여긴 한 보도방 업주의 제보로 꼬리가 잡혔다.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보도방에서 7월 1,3,9,13일 잇따라 4명의 여성이 사라진 것.그는 이를 이상하게 여긴 업주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15일 긴급체포됐지만 달아났다. 그는 마포에 사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13만원으로 수면제 360알을 구입,영종도로 가려다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다.그는 경찰에서 “자살하려고 수면제를 샀다.”고 진술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몸서리치는 이웃들

    연쇄살인범 유영철(34)이 원룸에서 여성들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동안 이웃들은 낌새를 채지 못했을까. 유영철이 출장 마사지사 등을 토막살해한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원룸 주민들은 “최근들어 203호에서 밤낮없이 기계소리가 들렸고,유난히 물값이 많이 나왔지만 엽기적인 범죄행각은 상상조차 못했다.”고 한결같이 말했다.유영철은 지난 4월 중순 마포구 신수동의 오피스텔에서 이곳으로 이사했다. 바로 옆 204호 주민 최모(27·회사원)씨는 “낮이나 밤을 가리지 않고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2시간 이상씩 나는 일이 잦았다.”면서 “전동칫솔을 쓰는 줄로만 알았지 이상한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최씨는 “새벽시간에 하이힐 소리를 자주 들었다.”면서 “특히 밤 시간에 우리 집과 붙은 203호 화장실쪽에서 가끔 뭔가를 때려 부수는 듯 둔탁한 소리가 자주 들렸다.”고 덧붙였다.또 “여자 비명소리를 잘 듣지 못했지만,싸우는 듯한 소리는 가끔 들었다.”면서 “최근 한달 사이 그런 소리가 잦았다.”고 말했다. 201호에 사는 배모(23·여·회사원)씨는 “물값을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부담하는데,얼마전 집주인으로부터 ‘물값이 너무 많이 나오니 좀 아껴써야겠다.’는 충고를 받았다.”면서 “물값이 그렇게 많이 나온 이유를 알고나니 무서울 뿐”이라며 몸서리쳤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영화속 살인마가 현실로” “사형제폐지 안된다” 늘어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34)을 체포했다는 소식은 휴일을 즐기던 시민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19명이나 살해됐다는 사상 최악의 연쇄살인에 대한 공포심과 경악에 치를 떨면서도 “치안당국은 그토록 시민들이 희생되기까지 뭐했냐.”라며 분통을 참지 못했다.시민들과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을 개인의 흉악범죄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을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리 사회의 현실이 반영된 사건 회사원 김광호(34·서울 망원동)씨는 “가족들과 TV를 지켜보다 살인범 검거 소식을 접했을 때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이번 사건은 곪아터진 우리 사회의 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주부 김은숙(39·서울 자양동)씨는 “19명이나 사람을 살해하고도 저렇게 태연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메스꺼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백승만(36·대학원생·서울 홍은동)씨는 “서울 도심 한복판의 오피스텔에서 토막살인이 자행되고 산책로 옆에 시체를 버렸는데도 주민들이 몰랐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랍다.”면서 “서울이란 도시가 얼마나 삭막한지 보여주는 사건이다.”라고 꼬집었다. 주부 임일순(55·경기 파주시 교하읍)씨는 “서른 나이에 세상에 대한 분노를 온몸에 짊어진 젊은이가 무서우면서도 가엾다.”면서 “고등학교 때 처음 교도소에 들어갔을 때 어른들이 바른 길로 왜 인도하지 못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사회 전반에 대한 수술이 필요 이번 사건이 결국에는 소외된 계층의 사회에 대한 반감과 폭력을 미화하는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 권장희 총무는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실업 등 사회문제가 많아지면서 시민들이 날카로워지고 있다.”면서 “TV드라마,영화,게임 등도 폭력을 미화하며 살인 등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인순 대표는 “범인이 여성 혐오증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보는 것은 비슷한 범죄를 조장할 우려가 있어 대단히 위험하다.”고 말했다.남 대표는 “이번에 희생된 여성들은 전화방 등에서 불법으로 성매매를 했기 때문에,이들이 실종돼도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에 대한 보호는 결국 수사기관의 몫”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황진만(48·서울 행당동)씨는 “사회가 이렇게 썩어가고 있는데 정치권은 신행정수도 이전 등의 정쟁으로만 날을 지새우고 있다.”면서 “진정한 정치는 국민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게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형제 존폐논쟁으로도 비화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흉악범죄를 저지른 사범에 대한 사형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번지기까지 했다.‘haeng4478’란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이런 엽기적인 살인마가 아직 존재하는데 정치권은 누구를 위해 사형제 폐지를 추진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그러나 ‘hide0401’란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사형제가 있어도 엽기적인 살인마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면서 “그렇다면 사형제를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강충식 정은주기자 chungsik@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다섯가지 의문점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다섯가지 의문점

    19명을 무참히 살해한 유영철의 범행이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남아 있다. 무엇보다 노인들을 상대로 연쇄살인을 저지른 이유가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아무리 부유층에 대한 복수가 목적이었다지만 현장에 있던 거액의 금품을 그대로 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신사동 노교수 부부 살인사건 때는 2층에 1만원권 7400만원이 있었으며,투명한 보석함에 든 사파이어·다이아몬드 등 귀금속과 현금 280만원도 그대로 있었다.삼성동 노파 살인사건 때도 안방에서 현금 135만원과 100만원짜리 수표 3장이 손도 대지 않은 채 발견됐다. 경찰은 “금품을 훔치다 증거가 남을 것을 우려해 손을 대지 않은 것 같다.”면서 “개인 원한에 의한 면식범의 소행으로 가장,수사에 혼선을 빚기 위해 금품을 그대로 놓아두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범행현장에서 쉽게 챙길 수 있는 거액을 모른 체한 유영철이 생활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도 의문이다.경찰관을 사칭,윤락업주 등으로부터 수십만원씩을 뜯어내며 원룸의 월세 35만원을 충당했다지만 설득력은 별로 없다.보도방에서 알게 된 여성과 동거할 때는 그 여성이 생활비를 충당했다고 해도,그 이후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또 당초 여성 출장 마사지사를 감금·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을 때 “여자를 납치한 일은 없고 노인들은 많이 죽였다.사건이 20여개쯤 된다.”며 묻지도 않은 말을 순순히 털어놓은 것도 의문이다. 유영철의 주장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단독범행이었는지도 석연치 않다.지난해 10월 사전답사까지 하며 치밀한 계획을 세워 구기동 일가족 3명을 살인한 점 등 범행의 흉포화와 대담성으로 미뤄볼때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경찰은 “공범이 있으면 발각될 가능성이 있어 혼자 저질렀다.”는 유영철의 진술과 현장검증에서의 정황을 종합해 일단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추가 범죄 여부다.유영철은 인천 월미도 노점상 살인사건을 비롯,적어도 두 건 이상의 살인을 더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인천 사건은 상당부분 진술이 확보돼 가능성이 높아 19일 현장검증 직후 공식발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부산에서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지만,유영철과 하루이틀 같이 지낸 한두 명의 피해자가 보도방에 ‘함께 부산에 간다.’고 둘러댄 진술이 와전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조사 초기 진술 등을 토대로 ‘피해자가 26명에 이른다.’는 설까지 흘러나오는 점은 경찰이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한편 경찰은 서울 서남부에서 일어난 일련의 살인사건과 연관되었는지에는 “유영철이 아직 이들 사건에는 구체적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범행 수법 등이 다르기는 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효용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희대의 증오살인 충격] “빈곤 박탈감 공격적 표출”

    범죄 전문가들은 이번 연쇄살인이 ‘반사회적인 증오성 범죄’의 대표적 사례라면서 ‘피해자 규모’와 ‘잔인함’에 있어 경악하는 분위기다. ●살인 자체를 즐긴 듯 일반적으로 연쇄살인은 ‘성적자극’이나 ‘특정집단에 대한 분노’‘선천적인 원인’ 등 한가지 원인이 집중적으로 부각되지만 유영철의 연쇄살인은 다각적이고 복합적이라고 분석한다. 이응혁 경찰대 교수는 “경제적 어려움과 전과자로서 사회적인 차별,가족의 정신병적인 병력까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증오성 범죄”라면서 “살인의 원인이 이렇듯 복합적인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범인은 연쇄살인을 하며 행위자체를 즐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실제 해외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의 범임들은 “살인을 하며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고 공통적으로 증언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연쇄살인범들은 마치 담배나 마약을 즐기듯 살인 자체의 중독성을 즐긴다.”면서 “시신절단에서 오는 이상적인 쾌락을 즐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달에 한번꼴로 사람을 죽였던 만큼 살인욕구에 대한 중독성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연쇄살인 안전지대 아니다 범죄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더 이상 ‘연쇄살인 범죄’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한다.이윤호 경기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이전까지는 살인의 동기가 주로 원한이나 치정,돈 등으로 명확하고 대상도 특정지을 수 있었지만,이제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약물중독,정신질환 등이 매년 늘어나고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의 비슷한 범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응혁 경찰대 교수도 “최근 1∼2년 사이 전형적인 형태의 범죄가 서구적 형태의 ‘묻지마 범죄’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연쇄살인 시작의 전조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또 “엽기범죄의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경찰의 치안 시스템은 물론 사회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회 분위기에 대한 자성 있어야 연쇄살인의 이유가 ‘부자’와 ‘윤락’ 등에 대한 분노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바꾸는 근본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부인과의 이혼,열악한 경제생활,사회로부터 차별 등을 겪는 불우한 현실이 제3자에게 공격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면서 “극단적이기주의,인명경시,물질만능주의 등을 타파하기 위한 사회 전체의 변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윤호 교수는 “이 사건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가진 자에 대한 증오와 윤락여성에 대한 혐오 등이 반사회적 범죄로 연결된 사건”이라면서 “우리사회 분배의 문제와 빈곤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채수범기자 whoami@seoul.co.kr˝
  • 장성급회담 개최지 ‘신경전’

    오는 26일로 예정된 제1차 남북 장성급 회담의 개최지 문제를 놓고 남북한 군사당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일각에서는 이 문제가 계속 엉킬 경우 회담 성과는 물론 자칫 회담 개최 여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12일 남북 군사실무회담 북측단장인 유영철 대좌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통해 “제1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26일 오전 10시 북측지역 금강산에서 개최하며,이를 위한 연락장교 접촉을 14일 10시에 갖자.”고 제의했다.북한은 연락장교 접촉장소로는 판문점이 아니라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공사 현장의 군사분계선(MDL) 선상을 제시했다.그러나 현재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 연결 구간중에는 남쪽 1.8㎞ 구간 포장공사만 마쳤을 뿐,북쪽 구간의 경우 대형 트럭과 중장비가 오가는 허허벌판인 탓에 우리측은 당혹해하고 있다. 우리측은 접촉 장소를 판문점으로 하자고 수정 제의했으나,북측이 이를 완강히 거부해 결국 하루 만인 13일 북측의 제안대로 MDL 선상을 연락장교 접촉지점으로 합의했다. 북한이 접촉 장소로 판문점을 꺼리는 것은 정전체체상 자신들의 대화 파트너는 남한이 아니라 미군이며,남북한 협상을 위해 유엔사가 관할하는 판문점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시로 군 당국은 이해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제시한 남북 장성급 회담 개최지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전통문에서 개최지를 ‘금강산’으로만 표시했을 뿐 구체적인 장소를 밝히지 않았지만,일단 관광객이 북적거리는 곳에서 군사 문제를 논의하기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본회담 개최지로는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린 금강산여관이 유력하지만 현재 개·보수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남측구역인 해금강호텔에서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하지만 이곳도 장소가 좁고 보안시설도 취약해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협상결과가 주목된다.한편 국방부 한 당국자는 “회담 개최지도 중요하지만,더 중요한 것은 꽃게철을 앞두고 남북한 군사당국간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장성급 회담이 열린다는 사실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개최지 때문에 회담 자체가 깨질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 뜻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남북장성급회담 26일 금강산서 개최

    제1차 남북 장성급회담이 오는 26일 금강산에서 열린다. 국방부는 12일 “북측이 남북 군사실무회담 북측 단장인 유영철(대령급) 대좌 명의의 전화 통지문을 통해 제1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5월26일 오전 10시 북측 지역 금강산에서 개최하고,이를 위한 연락장교 접촉을 5월14일 10시에 갖자고 제의해 왔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측이 이날 오전 9시50분 이같은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전해 왔다고 발표했다. 장성급 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로는 김국헌(육군 소장) 국방부 정책기획관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북측에서는 조선 인민군 판문점 대표부의 이찬복 상장(중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이 상장의 건강 사정이 악화돼 일선에 나서지 않고 있는 데다 직급문제를 고려할 경우 북미 유해회담의 북측 대표를 맡은 박인수 소장(준장에 해당)이 기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회담 장소로는 남북장관급 회담이 개최된 금강산 여관이 유력하나 6월 말까지 개보수 공사가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해금강 호텔에서 열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회담 의제로는 우선적으로 서해상 꽃게잡이로 인한 충돌방지에 초점을 맞춘 뒤 여건이 조성되면 차차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본질적인 군사 문제로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남북장성급회담 26일 금강산서 개최

    제1차 남북 장성급회담이 오는 26일 금강산에서 열린다. 국방부는 12일 “북측이 남북 군사실무회담 북측 단장인 유영철(대령급) 대좌 명의의 전화 통지문을 통해 제1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5월26일 오전 10시 북측 지역 금강산에서 개최하고,이를 위한 연락장교 접촉을 5월14일 10시에 갖자고 제의해 왔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측이 이날 오전 9시50분 이같은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전해 왔다고 발표했다. 장성급 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로는 김국헌(육군 소장) 국방부 정책기획관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북측에서는 조선 인민군 판문점 대표부의 이찬복 상장(중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이 상장의 건강 사정이 악화돼 일선에 나서지 않고 있는 데다 직급문제를 고려할 경우 북미 유해회담의 북측 대표를 맡은 박인수 소장(준장에 해당)이 기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회담 장소로는 남북장관급 회담이 개최된 금강산 여관이 유력하나 6월 말까지 개보수 공사가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해금강 호텔에서 열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회담 의제로는 우선적으로 서해상 꽃게잡이로 인한 충돌방지에 초점을 맞춘 뒤 여건이 조성되면 차차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본질적인 군사 문제로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전역 앞둔 한미연합사 스티브 딸프 중령

    “10·26 박정희 암살 사건은 제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 대대는 임진강 근처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으며 2,3일내로 북한군 공격에 대비하라는 명령을 받았지요.” 한·미연합사 기획참모부 정책기획장교로 근무 중인 스티브 딸프(Steve Tharp·49) 중령은 1979년 7월 미 2사단 소속 병장으로 한국땅을 처음 밟은 이래 한국 근무만 14년째를 기록하고 있다.주한미군의 경우 대개 2년 정도 근무하면 본국으로 돌아가는 관례에 비추어볼 때 그는 한국과 매우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오는 6월 그는 28년의 군생활과 14년의 한국근무를 동시에 마감하게 된다.아울러 다음 달부터 메릴랜드대학 한국분교에서 ‘한국학’과 ‘한국전쟁사’ 등으로 일주일에 두번씩 강단에 설 예정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오겹살과 소주 가장 좋아해 그는 10·26과 12·12,그리고 5·18사건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주한미군’이라는 입장에서 생생하게 지켜봤다.특히 92년부터 6년 동안 군사정전위에 근무하면서 북한측과 150여차례나 회담을 가져 남북 분단역사의 소중한 산증인으로 꼽힌다.또 한국 여자와 결혼,함께 서울 흑석동 감리교 집사를 맡아 각별한 부부애를 과시하고 있다.6일 오후 한·미연합사(미군 용산기지)에서 만난 그는 오겹살과 소주를 가장 좋아할 정도로 한국과 무척 친숙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딸프 중령이 군사정전위에 근무할 당시 겪었던 일화가 흥미롭다.96년 5월 어느날 한탄강에서 북한군 시체 1구가 발견됐다.검시를 해보니 북한군 시체는 95년 8월 홍수 때 익사한 것으로 판명됐다.시신의 상태는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고 군복이 너덜너덜하게 걸쳐 있었다. 딸프 중령은 신원이 확인되자 북한측에 시신을 돌려주기 위한 비공식 회담을 즉각 열자고 제안했다.이윽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 군사분계선상에 위치한 T3막사(비공식 회담 장소) 안.딸프 중령은 북한군 시체를 길다란 플라스틱 가방에 넣고 북한측 대표인 곽철희 상좌와 마주 앉았다. “곽 선생,틀림없는 당신네 북한군 시신이지요?” 이리저리 살펴보던 곽 상좌는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자,그럼 인수하시지요.” 딸프 중령은 막사 안에 그어진 군사분계선 위로 시신이 든 플라스틱 가방을 쭉 밀었다.시신은 곽 상좌가 앉은 의자 바로 옆에 놓여졌고 인수인계 서류가 오고갔다. 바로 이때였다.플라스틱 가방에서 후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 툭 튀어나왔다.시신이 갑자기 벌떡 일어서는 것으로 착각한 곽 상좌는 혼비백산 자리를 피했다.딸프 중령도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알고 보니 시신이 워낙 부패해 냄새를 맡은 쥐가 시신에 파고들었다가 인수인계 순간에 삐죽하게 열려진 플라스틱 가방 사이로 빠져나와 도망쳤던 것이다.놀란 가슴을 간신히 쓸어내린 둘은 다시 마주 앉았다. ●북한군 시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쥐새끼 “딸프 중령,당신 미 중앙정보국(CIA) 첩자 아니오?” “아니,갑자기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요?” “딸프 중령,저 쥐는 분명 CIA에서 특별제작된 쥐로 도청뿐만 아니라 고성능 촬영기술까지 갖춘 게 틀림없소.빨리 자백하시오!” 딸프 중령은 어안이 벙벙했다.잠시 생각하던 그는 “허허,맞소이다.CIA 쥐는 분명한데 전자장치는 없는 것 같소.그러니 쥐도 시신과 함께 북으로 데리고 가시오.만약 살려두면 저 쥐가 다시 이쪽으로 돌아올 테니 알아서 하시오.”라고 대답했다. “94년 7월29일 금요일 중립국감독위 초청으로 공동경비구역내 휴게실에서 조촐한 오찬행사가 열렸지요.북측에서는 유영철 대표,박임수 대좌,중국 파견관 5명 등 모두 10여명이 참석했습니다.그게 최후의 오찬이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원래는 7월27일 휴전협정 조인 기념일에 맞춰 오찬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김일성 사망(94년 7월8일)으로 인한 북한측 사정으로 이틀 연기됐다가 이날 열린 것이다.그는 이후 ‘중립국감독위’라는 명칭은 사실상 없어졌다고 증언했다.그해 11월 주북한 중국대사가 예고없이 판문각을 전격 방문하더니 이튿날 중립국감독위에 파견중인 중국 무관들을 모두 본국으로 철수시켰다.대신 판문점 북측대표부가 남북 군사회담 등의 창구역할을 맡기 시작했다고 딸프 중령은 설명했다. 98년 9월 딸프가 중령진급하던 날 오전이었다.때마침 미군 유해송환식이 판문점에서 열렸다.행사가 끝난 직후 딸프 중령은 T3막사내의 일직장교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회의실에는 유엔사와 군정위 관계자들이 많이 참석했다.행사가 시작됐다.먼저 유엔사 부참모장인 헤이든 소장이 중령 계급장을 들고 딸프에게 다가갔다. 이때 누군가가 남북통일을 위해 북한땅에서 계급장을 달면 어떻겠느냐는 제의가 즉석에서 나왔다.박수가 터져나왔다.결국 딸프 중령과 헤이든 소장,딸프 중령의 부인 등은 두어 걸음 군사분계선을 넘어선 채 진급식 행사를 치르는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서로의 문화 이해해야 한·미 발전할 것 “10·26 당시처럼 초긴장 상태는 없었습니다.즉각 전쟁대비태세의 명령을 받은 우리는 곧 죽음으로 생각했습니다.생사의 갈림길을 처음 경험하게 되면서 오히려 한국에 깊은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12·12 때는 외출 제한명령을 받아 미2사단 영내에서 노태우 9사단장 휘하 병력이 3번 국도를 통해 서울로 출동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또 5·18 때는 신문보도 이상의 내용을 알지 못하다가 83년 메릴랜드대학에서 수업을 듣던 중 교수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듣게 됐다고 회고했다. “83년 10월 전방순찰 중 헬기가 추락해 모두 죽을 뻔했으나 다행히 무사했습니다.이때부터 한국에 수호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딸프 중령은 이래저래 역대 주한미군 중에서 누구보다도 한·미관계를 잘 아는 장교임에는 틀림없다.그는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해 “어느 국가든 수도에 대규모 외국군이 주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한·미관계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해야 더욱 바람직한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약력 ▲1955년 버뮤다섬에서 4형제 중 막내로 출생 ▲76년 82공정사단 공수보병으로 자원입대 ▲79년 미2사단 휘하 보병23연대 소속으로 한국 근무 ▲80년초 한국 여인과 결혼 ▲81년 23연대 수색소대 병장 제대 ▲82년 미2사단 23연대 수색소대장으로 다시 한국 근무 ▲84년 한국을 떠나 미 본토 제1유격대에서 근무 ▲87년부터 2년 동안 보병24사단 참모장교 ▲92년 8월 다시 한국에 와 96년 10월까지 군사정전위 언어장교로 근무 ▲98년 2002년까지 군사정전위 부비서장으로 다시 근무 ▲2002년∼현재,한·미연합사 정책기획장교로 근무중 ▲오는 6월 전역예정 김문기자 km@ ˝
  • 남북軍, 육로연결 상호 확인/상대편 DMZ에 첫 파견

    남북은 오는 11일 경의선과 동해선 양쪽 지역에서 각각 10명씩 모두 40명을 서로 상대편 비무장지대(DMZ) 관리구역으로 파견해 철도·도로 연결공사 진척상황을 직접 확인하기로 합의했다고 국방부가 4일 밝혔다. 남북 군 관계자들이 상대방의 양해 아래 군사분계선(MDL)을 서로 넘는 것은 한국전 종전 이후 처음이다. 남북 군 당국은 지난해 11월 지뢰제거 확인을 위해 상호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명단 통보 절차상의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우리측 문성묵 군사실무회담 운영단장(육군 대령)과 북측 유영철 대좌가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이같이 합의하고 현장 확인 요원들의 MDL 통과를 위해 지난 1월27일 남북간에 합의된 동서쪽 임시도로 통행절차,즉 판문점에서 적용되는 ‘간편한 절차’를 적용키로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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