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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회] “‘칼은 칼’이라고만 말하라” 증거조사 가로막은 ‘종이 전쟁’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회] “‘칼은 칼’이라고만 말하라” 증거조사 가로막은 ‘종이 전쟁’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수요일, 금요일 두 차례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 중계 합니다.  “제가 예를 들게요. 살인사건이면 칼을 제시하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찌른 거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거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 “말씀대로 하면 ‘이건 칼입니다’라고 말하면 되는 거죠, 입증을 뭘 합니까?”(검사) “이야기 좀 들어보세요. 그 다음에 증인이나 칼을 주운 사람을 불러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 “‘이게 피의자가 피해자를 찌른 칼’이라고 말도 못하는 거면 서증조사는 왜 합니까?”(검사) “칼로 찔렀다는 말은 해도 되는데 이게 뭐 어디서 주웠고 누가 주웠고 이런 말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 검찰 측 서류증거(서증)조사를 이어가기로 했던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의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회 공판은 그야말로 ‘종이와의 전쟁’이나 다름 없었다. 증거서류, 증거물인 서면, 보고서, 설명서, 의견서, 원본, 사본, 출력물…. 검찰이 세 사람의 방대한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서류증거도 수만쪽. 변호인들은 종이 자체의 완벽성을 요구하기도 했고 종이에 담긴 내용, 종이 속 내용을 어디까지 읽어야 하는지까지. 검찰의 서증조사 방식을 건건이 문제삼았다. 29일 1회 공판은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렸지만 이날은 311호 중법정에서 열려 법정 규모가 확 줄었다. 그 안에 14명의 검사와 12명의 변호인이 법정 앞을 가득 채운 데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고성이 터져나올 정도로 뜨거운 공방이 더해졌다. ●이틀째 서류증거 조사…변호인들 “원본과 완벽하게 같은 서류증거만 동의” 보통 형사재판에서 서증조사는 검찰이 피고인들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수사기록을 비롯해 피고인과 증인, 참고인 등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검찰 진술조서, 사건과 관련된 문서, 이메일, 언론기사 등 다양한 증거들을 제시하고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간단히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변호인이 검찰 측 증거에 동의하면 재판부가 증거로 채택하고 법정에서 실물화상기에 띄워 다같이 지켜보며 어떤 내용인지 확인한다. 변호인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그 문건을 작성한 사람을 법정으로 불러 실제 자신이 작성한 문건이 맞는지, 문건 속 내용이 맞는지 등을 증인신문을 거쳐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판준비절차에서 변호인들이 동의하지 않아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야 할 사람들이 200명이 훨씬 넘는다. 그 가운데 재판부는 우선 28명만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29일 첫 공판부터 다음 공판기일가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서증조사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전 10시부터 열린 재판에서는 서증조사가 아닌 서증을 둘러싼 공방이 먼저 시작됐다. 서류증거의 많은 부분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겨있던 것들이다. 변호인들은 임 전 차장의 USB에서 비롯된 수많은 서류증거들의 ‘무결성’을 확실하게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차례에 걸친 재판준비절차에서도 거듭 나왔던 주장이다. 변호인들은 임 전 차장의 USB에서 발견된 문건들과 법원행정처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임의로 제출한 문건들에 대해 ‘원본과의 동일성’을 요구했다. 적법하지 않게 수집이 됐고(임 전 차장의 USB), 증거능력이 없는 ‘사본’이거나 누가 작성했는지 또는 누가 제출했는지 알 수 없는 ‘출력물’(USB 속 문건들과 임의 제출 문건들)이기 때문에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다. 변호인들은 “증거물(증거물인 서면)로는 동의하지만 내용이 사실이라는 취지의 증거(증거서류)라면 동의할 수 없다”면서 “수고스럽더라도 (검찰이) 법원행정처에 물어 문서 출처를 일일이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검찰은 “압수수색절차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증거물로서 동의하겠다면서 증거의 압수 이전 출처까지 입증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 증거 내용이 문제라면 작성자를 찾으면 된다”고 맞섰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공판준비절차에서 해소됐어야 하는 문제”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심리의 효율성을 위해 피고인이 문제삼는 부분을 특정해서 동일성과 무결성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몇 차례 더 신경전을 거친 뒤 상황이 마무리됐지만 곧 다른 다툼이 기다리고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워낙 수사기록이 방대하고 증거 양이 많다 보니 검찰에서 어떤 문서로 어떤 공소사실을 입증하겠다고 적은 증거설명서를 내서 재판의 효율성을 좀 더 높이기로 했다. 준비절차에서 예정된 방식이었다. 그런데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이 증거설명서를 문제삼았다. 변호인들이 동의하지 않아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내용까지 증거설명서에 곁들였다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A문건에 대해 설명하면서 변호인들이 동의하지 않아 채택되지 않은 B문건과 내용을 합해보면 이러한 공소사실이 인정된다’는 식으로 설명서를 썼다는 것이다.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검찰이 증거를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검찰의 주장과 의견, 해설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나중에 본안 심리에서 의견서로 내면 되는데 서증조사 절차에서 일일이 주장을 내놓는 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이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과 비슷한 맥락으로도 읽힌다. 공소장에는 범죄사실과 적용 법조만 담아야 하고 증거 내용이나 혐의와 직접 관련 없는 배경 설명을 지나치게 자세히 담으면 법관들에게 불필요한 선입견과 예단(미리 결론을 단정짓게 하는 것)을 줄 수 있어 금지돼야 한다는 게 공소장 일본주의다. 수사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드러나면서 이른바 ‘사법농단’의 주역이 돼버린 전·현직 법관들은 재판부가 가질 수 있는 선입견과 예단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여왔다. 사법농단 사건의 ‘정점‘으로 꼽힌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 측의 민감함은 강도가 더 세졌다. 서증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한 검찰의 증거설명서에조차 동의하지 않은 조금의 내용도 허락할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검찰이 정리한 증거설명서… “채택되지 않은 증거내용도 포함” 재판부 반환 검찰이 “법원 실무에서는 쟁점과의 관련성과 입증취지를 진술한 뒤에 증거조사를 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해봤지만 변호인은 “검사의 주장이 기재된 부분을 제가 접어놓은 것만 해도 166쪽, 174쪽, 175쪽, 176쪽….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제출된 증거설명서를 증거조사에 활용하지 않고 반환하겠다”며 재판부가 먼저 증거설명서를 검찰에 다시 돌려줬다. 검찰이 문제될 게 없다고 거듭 주장하자 재판장은 “증거능력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모르고 증거를 채택하지 않은 것을 계속 증거조사하는 건 부적절한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을 인용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재판장은 원칙적으로는 증거로 채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론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고 검찰은 굳은 표정으로 예정된 증거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검찰 측 서증조사는 얼마 안 가 다시 멈춰졌다. 검찰은 우선 사법행정권 의혹이 제기된 뒤 2017년 대법원에서 진행된 자체 진상조사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소개했다. 이어 이탄희 전 판사의 사직서가 증거로 나왔다. 이 전 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그는 2017년 2월 법원행정처에 발령받은 뒤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대회를 견제하라는 상부 지시를 거부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이 전 판사의 사직서로 법원행정처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려 한다며 실물화상기에 사직서를 띄웠다. 그리고는 “이탄희 수원지법 안양지원 판사가 이메일을 통해 검찰에 제출한 명단이다. 이 사직서를 통해 입증하고자 하는 것은 기획조정실 심의관으로 이 판사가 발령을 받게 되자...” 이 대목에 이르자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과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동시에 손을 들고 “이의 있습니다”라고 소리쳤다. 변호인단은 “사직했다는 사실 외에 왜 추가로 설명을 하느냐”고 항의했다. 사직서로는 사직의사를 표시했다는 사실관계만 확인시켜줘야 할 뿐, 증거에 포함되지 않은 배경 설명을 설명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반면 검찰은 “이 전 판사가 사직을 하게 된 경위를 입증하기 위한 취지이기 때문에 필요한 설명이다. 사직서를 두고 사직했다는 것만 읽으라는 것은 부당한 이의 제기”라고 받아쳤다. 다만 재판부는 “쟁점 관련성을 넘어섰기 때문에 이 부분은 진술을 금지하겠다”고 정리했다. 이번에도 변호인단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검찰은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겠다”며 재판부의 결정에 반감을 드러냈다. 오후 12시 5분 오전 재판이 마무리되고 휴정이 선언됐다. 재판부가 법정에서 나가자 양 전 대법원장, 박·고 전 대법관은 미소를 지으며 서로의 변호인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사석 옆을 지나치면서 몇몇 검사의 낯이 익은 듯 웃으며 목례를 했다. 검사 3명이 어색한 표정으로 인사에 답했다.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2시부터 재판이 다시 열렸다. 검찰은 “오전에 2시간 분량의 서증조사를 준비했지만 20분 밖에 하지 못했다”며 변호인들이 건건이 서증조사 방식을 문제삼는 바람에 재판이 불필요하게 지연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치열하고 더 센 강도의 설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까스로 서증조사를 이어가던 검찰은 2016년 법원행정처에 보고된 구속영장 청구서 하나를 증거로 내놨다. 이 청구서에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는지 결과가 써있지 않았는데, 검찰은 당시 행정처가 특정 사건과 관련해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영장 사본을 입수하려 했다는 걸 입증하기 위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다시 검사의 말을 막았다. “이 문서에는 언제, 어떻게 입수됐는지가 기재돼 있지 않은데 그런 말(입수 경위)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재판부도 “증거 내용상으로는 없는 내용이니 진술하면 안 된다”고 했다. 조사방식을 두고 번번이 가로막혔던 검찰이 드디어 폭발했다. “단순히 (구속영장 청구서가) 외부에 유출됐다고 하는 게 입증 취지인데, 왜 이걸 말씀드릴 수가 없는 건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증거 둘러싼 배경설명 하지 말라”…검찰, 재판부에 정식 이의신청 이 때 ‘칼’이 등장한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증거물이 만약 살인사건에 쓰인 칼이라면, ‘이 칼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찌른 칼입니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4명의 검사들이 동시에 반응했다. 웃음을 보이거나 앉은 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검사도 있었고 인상을 찌푸리며 동료 검사와 상의를 하는 등 변호인의 주장에 불만을 표시했다. 재판이 본격적으로 심리되기 전인, 또 증인들이 법정에 나와 많은 서류증거의 진정성을 인정하지 않기 전에는 서류증거에 적힌 내용만 딱 설명해야 한다는 게 변호인들의 주장이었다. “칼로 찔렀다는 말은 해도 되는데 이게 뭐 어디서 주웠고 누가 주웠고 이런 말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란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말은 그렇게 나왔다. 반면 검찰은 입증취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경위나 배경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재판부는 이번에도 변호인 측 주장이 원칙적으로 맞다고 판단했다. 우여곡절 끝에 오후 7시 16분쯤 재판이 마무리됐다. 검찰은 “증거를 설명할 때 증거와 쟁점 사안의 관련성, 입증 취지에 대한 설명도 제한하는 취지로 결정한 것은 법령에 명백히 위반되고 실무와도 어긋난다”면서 “변호인의 부적절한 이의 신청으로 재판이 지연되지 않도록 적절히 소송을 지휘해 달라”며 재판부에 정식으로 이의를 신청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예정된 증거조사를 마무리한 검찰은 이날 바로 정식 이의신청을 접수했다. 검찰은 “증거를 설명할 때 증거와 쟁점 사안의 관련성, 입증 취지에 대한 설명도 제한하는 취지로 결정한 것은 법령에 명백히 위반되고 실무와도 어긋난다”면서 “변호인의 부적절한 이의 신청으로 재판이 지연되지 않도록 적절히 소송을 지휘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곧바로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검찰은 “혼란스러운 게 있다. 증거조사 방법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하셨고 수긍할 수 없지만 불복절차가 없고 다투려면 상급심에 주장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판)조서에 남겨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며 재판부의 결정에 우회적으로 불편함을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대법 “교복차림 성행위 애니도 음란물”

    대법 “교복차림 성행위 애니도 음란물”

    애니메이션이라도 교복을 입은 여자 아동·청소년이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있다면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처음 나왔다. 애니메이션 속 등장인물이 아동·청소년인지에 대해서는 극중 묘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재형)는 3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모(74)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씨는 2013년 2차례에 걸쳐 인터넷 웹하드 사이트에 교복을 착용한 여자 아동·청소년이 남자와 성행위를 하는 내용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올린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서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교복을 입은 여성이 ‘아동·청소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아청법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제한하고 있는데, 일본 학제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생은 아동·청소년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1·2심은 “각 등장인물의 외관이 19세 미만의 것으로 보이고, 극중 설정에 관해 보더라도 고등학교 2학년생이 등장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의 판단 기준을 설시한 최초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법원 “BTS로 절반 채운 잡지, 사실상 화보” 출판금지 인용

    전체 분량의 절반가량을 방탄소년단(BTS) 사진과 관련 기사로 채운 연예잡지에 대해 법원이 “사실상 동의 없는 화보집”이라며 소속사의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4부(부장 홍승면)는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월간 연예잡지의 발행인을 상대로 낸 출판금지 등 가처분 항고심에서 1심을 깨고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 잡지는 지난해 1월호와 6월호, 11월호, 올해 3월호 등에 BTS의 사진과 기사를 대대적으로 실었다. 소속사는 이 잡지가 실질적으로 ‘화보집’으로 봐야 할 출판물을 무단 발행해 BTS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1심은 “BTS에 대한 대중의 알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지면을 할애한 것으로 소속사 이익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항고심 재판부는 “연예잡지의 통상적인 보도 범위에서 BTS의 사진과 기사를 게재했다기보다는, 매출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잡지를 실질적인 화보집으로 발행·판매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연가 사이 토요일은 휴가 아냐… 경찰은 비상소집 응해야”

    연가와 연가 사이 토요일에 쉬고 있던 해양경찰관이 대형 사고로 인한 비상소집에도 불구하고 늑장 복귀했다면 징계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연가와 달리 토요일에는 경찰관으로서 비상소집에 응할 의무가 있다는 판단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박양준)는 A씨가 해양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해경 본청 간부로 일하던 A씨는 금요일인 2017년 12월 1일과 월요일인 12월 4일 이틀간 연차 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토요일인 12월 2일 오전 6시쯤 15명의 사망자를 낸 ‘인천 영흥도 앞바다 낚싯배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은 오전 6시 27분 A씨 등 해경 195명에게 비상소집을 내렸지만 A씨는 12시간이 지나 해경 상황센터에 복귀했다. 해경은 A씨의 늦은 복귀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와 명령 복종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견책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연가 사이 토요일도 연가에 해당하므로 비상소집에 응할 의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10일 이상의 연가 사용을 보장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 복무 규정 등에 비춰 보면 연가 사이 토요일도 연가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와 달리 보면 공무원들은 연가 중에도 관내에서 대기를 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결론이 되고, 10일 이상의 연속된 연가 사용도 불가능하게 돼 직장·가정의 양립이 위태로워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국가공무원 복무 규정의 다른 조항에 주목했다. ‘휴가기간 중의 토요일 등은 그 휴가 일수에 산입하지 않는다’, ‘공무원은 근무시간이 아닌 때에도 항상 소재 파악이 가능하도록 연락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부분이었다.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이 비상소집에 응할 필요성은 상당수 경찰공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토요일에 발생한 비상사태에 더욱 크다”면서 “연가에 연속된 토요일에 비상소집 응소 의무를 부과한다고 해서 반드시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소송밖에 방법이 없다”···인보사 투여 환자 244명 분노의 소송 제기

    “소송밖에 방법이 없다”···인보사 투여 환자 244명 분노의 소송 제기

    인보사 허가 취소되자마자 투약 환자 244명 단체 소송 제기코오롱생명과학 주주와 환자 등 추가 소송 제기 줄이을 전망식품의약품안전처가 28일 국내 첫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하자 이날 곧바로 수백명이 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인보사를 투여한 환자 244명의 공동 소송을 대리하는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는 28일 코오롱생명과학에 주사제 비용과 위자료 등 1인당 1000만원, 합계 약 25억원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엄 변호사는 이날 소장을 접수하며 “환자들이 현재 여러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사람에게 투여된 적 없는 미지의 위험물질이 내 몸에 주입됐다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코오롱의 반복적인 거짓 해명과 식약처의 늑장 대응에 대한 분노까지 겹쳐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엄 변호사는 “코오롱 측의 자발적인 배상은 물론 환자들을 위한 정부의 실효적인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환자들을 위한 실질적 배상은 민사소송을 통한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과 함께 소장을 접수하러 온 피해자 장모(52)씨는 “(인보사 사태를) 방송으로 알았다”면서 “식약처에서 15년 장기 추적 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어디서 어떻게 할 건지 방법도 얘기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한 소송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27일에는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 142명이 코오롱티슈진과 이웅열 전 회장 등 9명을 상대로 6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아울러 코오롱생명과학 소액주주들도 소송에 동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오킴스도 2차 소송에 참여할 환자를 추가로 모집하고 있다. 2017년 7월 식약처가 허가를 내준 때부터 지난 3월까지 국내에서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는 총 3707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엄 변호사는 “오늘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을 포함해 지금까지 소송 의사를 밝힌 환자는 총 378명”이라고 말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EBS, 수능 비연계 교재 판매 압박했다가 ‘벌금 7000만원’

    EBS, 수능 비연계 교재 판매 압박했다가 ‘벌금 7000만원’

    총판에 선호도 낮은 수능 비연계 교재 영업 확대 강제법원 “자유로운 시장 경쟁 제한으로 소비자 후생 감소”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자사 교재 중 비교적 선호도가 낮은 수능 비연계 교재 영업을 확대하려 총판들에게 실적 압박을 가하다가 기소돼 벌금형에 처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신민석 판사는 28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 재판을 청구한 EBS에 대해 벌금 7000만원을 선고했다. EBS는 2013~2014년 자사 교재를 판매·유통하는 총판들에게 비교적 매출 비중이 낮은 수능 비연계 교재의 평가 비중을 대폭 높이는 방식으로 거래를 강제한 혐의를 받는다. 총판들은 수험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EBS 수능 연계 교재를 원활히 공급받기 위해 비연계 교재 영업을 확대하는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다. 실제로 같은 시기 실적이 낮았던 총판 7개에 대해서는 계약을 종료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EBS는 각 총판들의 관할 구역 내 독점적 영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관할 구역을 벗어난 총판들에게 확인서를 내라고 하는 등 거래지역을 부당하게 구속한 혐의도 받았다. 신 판사는 “부당한 거래 관계 및 구속 조건부 거래가 약 2년에 걸쳐 전국적으로 이뤄졌다”면서 “이로 인해 자유로운 시장 경쟁이 제한돼 소비자 후생이 감소되고 공정한 거래 질서가 침해된 정도가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다만 EBS가 얻은 이익이 수억원 정도에 불과해 보이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억 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 그리고 2016년부터 계속 손실을 입고 재정이 악화돼 양질의 콘텐츠 제작이 어려워질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감형 사유를 밝혔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지침 위반” vs “허위 아냐”···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손배소 재개

    “지침 위반” vs “허위 아냐”···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손배소 재개

    2017년 8월 첫 변론 이후 2년 만에 다시 변론 기일 열려 고 백남기 농민 유족 측과 백선하 교수 입장 팽팽히 맞서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로 기재한 의사에게 유족이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이 약 2년 만에 다시 점화됐다. 유족 측은 병사 기재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고, 의사 측은 허위 기재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 심재남)는 28일 고 백남기 농민의 유족 4명이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2017년 8월 첫 변론이 진행된 이후 다시 열린 이날 변론기일에서 양측은 주장의 요점을 다시 법정에서 진술했다. 유족 측은 백 교수의 사망진단서 기재 내용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초점을 맞췄다. 유족 측 소송대리인은 “대한의사협회에서 사망원인과 관련해 심폐정지를 기재하지 않도록 돼 있는데 심폐정지로 기재했다”면서 “외인사로 기재할 수 있는데도 병사로 기재해 부검 영장 신청 등의 빌미를 제공했고, (일부 네티즌이) 가족들을 기망하는 글을 인터넷상에 올려 가족들의 피해를 가중시키게 됐다”고 지적했다. 2016년 백씨 사망 당시 병사 기재에 대해 시신 검시에 참여한 법률가들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고, 결국 2017년 6월 서울대병원이 사인을 외인사로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 백 교수 측은 진단서 작성 과정에 허위나 위법한 점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백 교수 측 대리인은 “직접 사인으로 심폐정지를 쓰는 게 지침에 어긋난다고 하지만 법적 강제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대리인은 “백 교수는 (백씨의 사망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급성신부전증을 치료하지 못해 사망한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 것일 뿐, 급성경막하출혈을 부인한 적이 없다”면서 “쇼크사를 부정할 수 없다면 이건 허위의 진단서로 볼 수 없어 불법행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유족 측 대리인은 서울대병원 측이 의료기록 무단 유출 내역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2017년 초 감사원 감사 결과 서울대병원 직원 161명이 백시의 의무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하고, 이 중 한 명은 열람한 내용을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인은 “서울대병원이 (관련 자료 제공을) 안 해주시면 감사원의 감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서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대법 “기업 부담 겨우 3% 증가… 통상임금에 상여금 넣어도 경영 문제없다”

    회사 “신의측 위배” 주장 안 받아들여져 시영운수 소송 이어 엄격한 적용 판단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산입하더라도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인건비가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는 수준이라면 ‘신의칙’ 위배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한국남부발전 직원 933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기본상여금, 장려금, 건강관리비 등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서 사측은 원고들이 청구한 120억원 중 96억여원을 지급하게 됐다. 이 소송은 통상임금에 기본상여금 등을 산입하지 않기로 한 기존 노사 합의에 따라 직원들의 요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지가 쟁점이었다. 회사 측은 “120억원 상당의 인건비 추가 부담으로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될 것”이라며 신의칙 위배를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추가 수당이 회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보면서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기본상여금 등을 모두 통상임금에 가산할 경우 추가되는 법정수당이 합계 121억 4400만원으로서 2010~2012년 당기순이익 합계액의 약 3.38%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회사 측에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과 상고심 재판부도 이러한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이는 지난 2월 시영운수 직원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내린 판단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대법원은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경영상 어려움 등의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 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신의칙 위반 여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국정농단 피해” 박근혜 겨눈 시민 4000명 손배소 패소

    국정농단 사태로 입은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며 시민 4000여명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부장 김인택)는 23일 정모씨 등 4138명이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배상 청구 액수는 1인당 50만원씩, 총액 약 20억원이었다. 이번 소송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원고 측 대리인으로 참여했다. 원고 측은 2017년 1월 소송을 제기하면서 “대통령 직무를 이용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고 사인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썼으며 그로 인해 국민이 크나큰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5000여명이 제기한 또 다른 국정농단 손해배상 소송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소송에는 곽 변호사가 당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소송 대리인 2명을 비롯해 원고 측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사건 관계인 중 유일하게 법정에 나온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인 도태우 변호사는 선고 직후 “정당한 결론이었고 용기 있는 판결이었다”고 평가했다. 도 변호사는 “피해자 범위가 전혀 특정되지 않았고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민사소송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 사건이었다”면서 “원고 측은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흔한 진단서 하나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근황에 대해서는 “마지막 접견이 지난해 8월이어서 잘 모른다”면서 “조만간 소송 결과를 알려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美·英, 경찰 개입·체포·분리·처벌이 원칙…가해자 교정·보호처분 내리는 한국과 달라

    가정폭력에 대응하는 한국과 외국의 가장 큰 차이는 ‘적극성’이다. 한국은 경찰부터 법원까지 ‘가정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반면 미국·영국 등은 가정폭력도 일반 형사사건과 마찬가지로 경찰이 개입하고 법원이 처벌한다. 한국 경찰도 가정폭력이 발생할 경우 접근 금지 등 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다. 현장 출입과 조사도 가능하다. 그러나 체포하거나 구속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법원은 특례법에 따라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다. 피해자 상황에 따라 경찰 권한이 규정돼 있지만 검사를 경유해 법원의 결정을 받다 보니 절차가 지연되고 피해자 보호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정폭력 현장에 접근할 때는 범죄 수사 현장에 임하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미국 미시간주 경찰 매뉴얼에 있는 이 문구는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 미국과 영국은 가정폭력 사건에서 경찰의 강제 개입과 체포, 분리, 처벌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가정폭력 가해자의 교정과 보호처분에 중점을 두는 한국과는 다른 점이다. 미국 경찰은 21개 주가 가정폭력 가해자를 의무적으로 체포하게 돼 있다. 일부 주는 체포하지 않았을 경우 사유를 담은 증거서류를 경찰이 제출해야 한다. 가정폭력 전담반을 운영하는 주도 있다. 법원은 자택은 물론이고 직장, 학교, 병원, 교회 등 피해자가 원하는 모든 장소에 접근 금지와 퇴거명령을 내릴 수 있다. 1994년 미국 연방법률로 정식 채택된 ‘여성폭력방지법’은 여성 폭력 전력이 있는 사람이 재범할 경우 최초 처벌의 최대 2배에 이르는 처벌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영국도 경찰에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체포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경찰은 가해자 체포 목적 등으로 가정폭력 현장에 강제로 출입할 수 있다. 한국은 경찰의 현장 조사를 가해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더라도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만 가능하다. 영국에서는 경찰이 내리는 보호조치를 위반하면 영장 없이 체포된다. 법원의 보호명령인 괴롭힘 금지 등을 위반하면 최대 징역 5년을 선고할 수 있다. 한국과 유사한 대륙법계 국가인 일본은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해 원칙적으로 형법을 적용한다. 다만 형사처벌보다는 상담지원, 보호시설 설치 등 민사상 보호조치를 우선한다. 독일은 경찰이 경찰법상 처분으로 임시조치를 내리기 때문에 법원과 검찰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경찰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야기하는 것으로 판단하면 퇴거명령, 접근금지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단독] SK케미칼·이노베이션 법인 ‘가습기특별법 위반’ 첫 기소

    [단독] SK케미칼·이노베이션 법인 ‘가습기특별법 위반’ 첫 기소

    SK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 법인, 박철 SK케미칼 부사장 등이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가습기특별법을 적용해 기소한 첫 사례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지난 16일 SK케미칼 주식회사, SK이노베이션 주식회사, 그리고 박철 SK케미칼 부사장을 비롯한 실무 책임자들을 가습기특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해 진행된 환경부 현장 조사에서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연구자료’와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 내부에서 작성된 ‘가습기살균제 개발 경위서’ 등을 제출하지 않고 숨긴 혐의를 받는다. 환경부는 지난달 12일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2017년 제정된 가습기특별법은 환경부 장관의 지시로 이뤄진 현장 조사에서 거짓된 자료나 물건을 제출하거나 허위 진술을 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당 혐의로 기소된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SK케미칼이 1994년 10월 서울대 수의대 이영순 교수팀이 진행한 ‘가습기살균제의 흡입 독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의도적으로 숨겨온 정황이 드러나며 환경부가 지난해 환경조사 당시 자료가 누락된 사실을 뒤늦게 인지해 상황이 반전됐다. 당초 SK케미칼은 환경부에 ‘관련 자료가 없다’고 밝혔으나,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자료가 제출된 사실이 밝혀지자 환경부는 SK케미칼 법인과 조사 참여자들에 대해 고발 조치를 취했다. 박 부사장의 경우 이미 관련 증거인멸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박 부사장은 2013년 가습기살균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유해성 보고서를 직원으로 하여금 은닉하게 하고, 회사에서 보관하던 보고서를 조직적으로 폐기한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 검찰은 가습기특별법 위반 혐의로 박 부사장을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조만간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할 전망이다. 안 전 대표에 대해선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현재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사법농단 피고인들의 훈수 “검찰 공소장 장황해...샘플 줄테니 참고하세요”

    사법농단 피고인들의 훈수 “검찰 공소장 장황해...샘플 줄테니 참고하세요”

    사법농단 전현직 법관 피고인,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잇따라 지적“불필요한 부분 빼고 간략하게 써달라”며 법정서 샘플까지 건네검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대법관 시절 판결문 보면 문제 없어”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들이 잇따라 검찰의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를 문제 삼고 있다. 공소사실과는 무관한 내용을 공소장에 기재해 법관이 예단을 갖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변호인단이 “불필요한 부분을 빼고 간략하게 써주셨으면 한다”며 법정에서 샘플을 참고자료로 제공하는 일까지 생겼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문성)는 22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태종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첫 재판 준비 절차를 진행했다. 이 부장판사는 2016년 서울서부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법원 소속 집행관사무소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하고 수사자료를 넘긴 등의 혐의를 받는다. 이 부장판사 측 변호인은 검찰 모두진술이 끝난 즉시 공소장에 불필요한 기재가 많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임 전 차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고영한 전 대법관이 당시 어떤 인식을 갖고 있었는지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 마치 피고인과 연결점이 있는 것처럼 기소돼있다”면서 “사후에 생긴 좋지 않은 일 2가지도 마치 피고인의 범행과 관련 있는 것으로 기재하고 있어 나쁜 예단을 형성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도 “피고인이 관여하지 않은 이후의 사건들은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가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고 일부 동의하면서 “검찰이 (공소사실을) 한 번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변호인은 “한두 줄 기재로도 충분할 것을 장황하게 기재한 것을 문제삼는 것”이라면서 “불필요한 부분을 빼주셨으면 해서 저희 나름대로 샘플을 가져온 게 있는데 혹시 제공할 수 있겠느냐”며 서류뭉치를 재판부와 검찰에 건네기도 했다.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논란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재판이 새로 시작될 때마다 거듭 제기되고 있다. 이틀 전 열린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에 대한 재판에서도 같은 의혹이 제기됐고 재판부가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재판장인 유영근 부장판사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공소장의 첫 10페이지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라는 말 한마디로 요약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고인들과 직접 관련이 없는 행정처 사정 등이 공소사실에 상당히 들어가 있고 공소장 일본주의에 명백히 위반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대체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관 시절 판시했던 내용을 근거로 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0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문국현 당시 창조한국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판결을 선고할 때 양 전 대법원장은 “범죄의 동기나 경위, 범의와 공모 관계, 범행의 배경이 되는 정황 등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구체적인 범죄 행위를 특정하고 그에 대한 형사 책임의 유무와 범위를 심리·판단하는 데에 필요한 요소”라고 판시한 바 있다. 재판부는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사실이 있다고 판단하면 재판부는 해당 사건에 대해 공소기각(소송조건에 흠결이 있을 때 사건을 실체적 심리 없이 종결하는 것) 판결을 선고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 선고에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에 대해 이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맡은 재판부들은 먼저 법정에서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가 우려되는 부분을 지적한 뒤, 검찰이 공소장을 수정해오면 이를 반영해 정식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아빠는 흉기 휘두른 악마였지만 ‘부양책임’ 이유로 풀려났다

    아빠는 흉기 휘두른 악마였지만 ‘부양책임’ 이유로 풀려났다

    “가정폭력은 언제 어느 때 어느 정도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하기도 어려워 피해자에게 ‘공포의 일상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처벌 필요성이 유사한 다른 폭력 사건보다 더 높다.” 아내 특수폭행·감금 사건을 맡은 판사가 판결문에 적어 넣은 이 문장은 가정폭력의 특성과 처벌 필요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정폭력범은 형사 재판을 받더라도 가족에 대한 ‘부양 책임’ 등을 이유로 형량이 줄어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3년 발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가정폭력 형사 사건의 82.9%가 집행유예 이하의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신문이 최근 선고된 가정폭력 판결문들을 분석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1. A양의 아버지는 2년 동안 A양을 성추행하고 폭행했다. 과자 봉지를 제대로 버리지 않았다며 욕설을 퍼붓고 “눈 깔아라”라고 위협하며 발로 짓밟았다. 아내의 신고로 재판에 넘겨진 아버지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딸이 아버지를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의사를 표현했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당시 A양은 고작 10살이었다. #2. B(15)양과 여동생(13), 이 자매에게 ‘집’은 공포의 공간이었다. 어머니는 가출했고, 폭력 전과가 있는 아버지는 툭하면 딸들에게 허리띠, 당구채를 휘둘렀다. 말다툼한다는 이유로 “죽인다”고 위협하며 칼등으로 허벅지를 내려치기도 했다. 결국 아버지는 아동학대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딸들은 재판부에 “강력한 처벌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결과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재판부는 참작사유에 “딸들이 적절한 보호와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자녀에 대한 부양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21일 서울신문이 최근 5년간의 가정폭력 판결문 중 ‘부양 책임’과 ‘처벌 불원’을 양형 사유로 명시한 35건을 분석한 결과 집행유예가 32건이고 실형은 3건에 불과했다.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에는 성폭력특례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특수폭행, 살인미수 등 강력범죄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박복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행유예는 ‘책임원칙’ 내에서 선고돼야 하는 만큼 재범 가능성이 크고 예방이 어려운 가정폭력·성폭력 범죄에서 집행유예 선고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정폭력 전력이 확인되거나 재판부가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 19건 중에서도 2건만 실형이 선고되고, 나머지 17건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객관적으로 재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도 재판부의 선처로 가해자가 가정으로 복귀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임모씨는 자신을 가정폭력으로 신고한 아내의 얼굴에 재떨이를 던지고 머리카락을 잡아채는 등 보복 폭행을 가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온 직후 벌어진 일이었다. 임씨는 가정폭력 전력도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남편이 장래에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희망하고, 아내도 남편을 용서했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피의자의 ‘부양 책임’이나 피해자의 ‘처벌 불원’은 일반 형사 재판에서도 양형 사유로 참작된다. 부양 책임은 ‘피고인의 구금이 부양가족에게 과도한 곤경을 수반하는 경우’에 집행유예의 일반 참작사유로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가정폭력 사건에선 ‘부양’의 개념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단순히 가족을 먹이고 입히는 것을 부양의 전부라고 할 순 없다”면서 “폭력적인 환경을 조장하는 사람인데도 ‘부양’을 이유로 아이들을 폭력 상황에 다시 몰아놓는 건 상당히 모순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처벌 불원’은 집행유예의 주요 참작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원이 더욱 중요하게 본다. 전문가들은 법원이 합의서가 제출된 배경이나 경위는 검토하지 않은 채 형을 감경하는 형식적인 판단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아동 피해자의 경우 가해자의 합의 요구를 성인 피해자보다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면서 “‘아버지이므로 용서해야 한다’는 설득 또는 협박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피해자의 처벌 불원 진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신민영 법무법인 예현 변호사는 “피해자가 정서적으로 열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벌 불원 진정성을 확인하는 추가 규정이 필요하다”면서 “탄원이 진지한가, 가해자의 협박이 없었는가를 좀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는 가정폭력을 피해자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부부간 가정폭력의 경우 법원 입장에서는 피해자 의사를 존중하지 않기 어렵다”며 “대부분 피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가족이라는 이유로 선처해달라고 요청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폭력 남편” SOS 세 차례 묵살… 30년 맞던 아내 결국 스러졌다

    “폭력 남편” SOS 세 차례 묵살… 30년 맞던 아내 결국 스러졌다

    경찰 “가족끼리 해결하라”… 방치 일쑤 올 1분기 재범률 11.1%… 3년 만에 3배 검거 인원 대비 구속률은 1.1%에 그쳐 범정부 대책 내놨지만 ‘法의 사각’ 신음지난해 12월 안수현(가명)씨의 어머니는 30년 가까이 이어진 가정폭력 끝에 남편에게 살해됐다. 안씨 가족은 그동안 3번이나 경찰에 신고하는 등 사회에 꾸준히 SOS를 쳤지만, 아버지가 체포되거나 구속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출동한 경찰은 “집안일이니 가족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돌아갔다. 자녀들까지 흉기에 찔릴 뻔하거나 목을 졸리는 지경에 이르러 두 번 가정법원을 찾았지만, 가해자는 상담소 위탁 교육 처분만 받고 다시 집으로 걸어 들어왔다. 법원도 별것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아버지는 “신고할 테면 해보라”며 더욱 노골적으로 폭력을 휘둘렀고, 결국 어머니는 아버지가 휘두른 흉기에 잔인하게 살해됐다. 안씨는 “아무도 아버지를 우리 가족으로부터 떨어뜨려 놓아 주지 않았다. 살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절규했다. 20일 서울신문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재범률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16년 3.8%였던 가정폭력 재범률은 2017년 6.2%, 2018년 9.2%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1~3월)는 11.1%에 달했다. 가정폭력 사범 10명 중 1명이 다시 가족 구성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셈이다. 신고하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검거 인원 대비 구속률은 올해 1분기 1.1%에 불과했다. 2016년~2018년 구속률은 1%를 밑돌았다. 강하게 처벌하지 않거나 가해자를 피해 가족들에게서 완벽하게 격리시키지 않으니 마음 놓고 재범을 저지르는 것이다. 한 가정법원 판사는 “가정폭력은 가해자가 집에 계속 머물며 습관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기 때문에 재범률이 높다”면서 “왕따 현상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를 가정 밖으로 완전히 밀쳐 내거나, 피해자가 가해자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등 가정에 특별한 변화가 있지 않는 한 가정폭력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경찰청,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등은 지난해 11월 중대 가정파탄 사범에 대해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출동한 경찰관이 가정폭력 현행범을 즉시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가정폭력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3월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장 출동 경찰의 응급조치 유형에 ‘현행범 체포’를 명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대책은 여전히 관료들과 경찰들의 서랍 속에 방치돼 있다. 현행범 체포 및 피해 가족과의 분리는 형사소송법이 개정돼야 이루어질 수 있다. 안씨 가족과 같은 피해를 막을 대책이 전무한 셈이다. 가정폭력은 집안에서 반복적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가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신고도 쉽지 않다. 우리 사회가 강요해 온 특유의 온정주의 탓에 용기를 내 신고해도 무시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가정폭력이라는 ‘뫼비우스의 띠’는 안씨의 어머니처럼 피해자가 죽어야 끝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신문은 21일 부부의날을 맞아 3회에 걸쳐 가정폭력의 실태와 특성, 대안을 찾아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줄줄이 법정 서는 ‘사법농단 의혹’ 현직 법관들

    줄줄이 법정 서는 ‘사법농단 의혹’ 현직 법관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현직 법관 재판이 이번 주 시작된다. 수개월간 준비 절차를 거친 양승태(왼쪽·71·2기) 전 대법원장 사건도 다음주 정식 재판 개시를 앞두고 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는 20일 신광렬(가운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법관 3명에 대한 첫 공판 준비 절차를 진행한다. 이 사건에는 지난 1월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성창호(오른쪽·47·25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도 포함돼 있다. 신 부장판사는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형사수석부장으로서 검찰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영장실질심사에 개입한 혐의(공무상 비밀 누설)로 불구속 기소됐다. 마찬가지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성 부장판사와 조의연(53·24기)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는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일하면서 수사기밀을 신 부장판사에게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문성)는 22일 이태종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준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부장판사는 2016년 서울서부지법원장 재직 때 이 법원 집행관 비리 수사가 시작되자 검찰이 청구한 영장에 담긴 수사 기밀을 유출하고 은폐하려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법원은 이들을 포함한 현직 법관 6명에게 오는 8월까지 재판 업무 배제 조치인 ‘사법연구’를 명령한 상태다. 신·이 부장판사 등은 공판 준비 절차를 거쳐 조만간 정식 재판이 시작되면 자신들이 재판을 하던 법원에 재판을 받으러 나와야 한다. 오는 27일에는 재판 준비 절차를 마친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사건,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사건의 첫 공판 기일이 각각 열린다. 법원행정처 기조실장 출신인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의 사건도 이날 준비 절차를 시작한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MB ‘다스창고 보관 靑문건, 기록원에 보내라’ 소송냈다가

    MB ‘다스창고 보관 靑문건, 기록원에 보내라’ 소송냈다가

    지난해 영포빌딩 지하 창고에서 청와대 문건들을 압수한 검찰을 상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박형순)는 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국가기록원장을 상대로 낸 부작위 위법 확인 청구 소송에 대해 17일 각하 판결을 선고했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을 아예 판단하지 않고 절차를 끝내는 결정이다. 검찰은 지난해 1월 25일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영포빌딩 지하 창고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 작성돼 대통령기록관에 있어야 할 청와대 문건이 다스 창고에 보관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추가로 발부받았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해 4월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기록물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 줄 것”을 요청했고, 국가기록원장에게도 “대통령기록물 사본을 회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두 기관에서 아무런 결정을 통보받지 못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본안 판단에 앞서 이 전 대통령에게 이런 신청을 할 권리가 없어서 각하해야 한다는 두 기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대통령기록물법이 기록물 이관 절차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것은 고도의 공익적 목적 달성을 위한 것”면서 “퇴임한 전직 대통령 개인이 가지는 개별적인 이익의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원고(이 전 대통령)가 피고인으로 재판받고 있는 형사사건에서 이 기록물 사본이 추가로 제출될 수 있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는 개인의 이익이 침해돼 그 구제를 허용해야 할 절실한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JTBC 태블릿 조작’ 변희재 352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JTBC 태블릿 조작’ 변희재 352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JTBC가 보도한 최순실의 태블릿 PC는 조작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가다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변희재(45)씨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해 5월 첫 구속 이후 352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된 변씨는 남은 항소심 재판을 불구속 상태로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홍진표)는 17일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변씨가 청구한 보석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은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때,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가 아니면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재판부는 일정 장소로 주거 제한,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과 연락 제한, 피해자 주변에 접근 금지, 사건과 관련된 집회·시위 참가 금지, 보증금 5000만원(3000만원은 보증서로 갈음할 수 있음) 납입 등의 조건을 걸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보석을 취소하고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혹은 20일 이내 감치에 처할 수 있다는 조건도 붙였다. 변씨는 지난달 열린 보석 심문기일에서 “모든 증거는 검찰과 JTBC가 보관해온 태블릿 PC 안에 있는데 내가 석방된다고 무슨 증거를 인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보호한다는 취지에서라도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변씨는 2017년부터 자신의 책 ‘손석희의 저주’ 등을 통해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공모해 태블릿 PC를 입수한 뒤 파일을 조작하고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변씨는 지난해 1심에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변씨가 풀려난 것은 지난해 5월 30일 수사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처음이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신도 성폭행’ 이재록 2심 징역 16년…“일부 기소건만 이 정도”

    ‘신도 성폭행’ 이재록 2심 징역 16년…“일부 기소건만 이 정도”

    교회 신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던 이재록(76)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에게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성지용)는 상습준강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 목사에 대해 원심 판결보다 가중된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이 목사 측 변호인단은 항소심에서 ‘만민교회 탈퇴 세력과 연계한 피해자들이 거액의 합의금을 노리고 조직적으로 무고한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당시 60대 중후반이었던 이 목사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밝히는 것만으로 수치스러울 뿐만 아니라 거대한 교회를 상대로 하는 싸움이 될 수 있다”면서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고소하고 법정에서 진술하는 게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한다는 주장은 아무리 살펴봐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밖에도 ‘2011~2014년 이 목사는 왕성한 성관계를 할 수 있는 건강 상태가 아니었다’, ‘피해자가 작성한 다이어리가 조작됐거나 허위 기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 목사 측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가 인정했던 피해자들의 ‘심리적 항거 불능’ 상태에 대해서는 2심 재판부도 판단을 같이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대부분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만민중앙교회에 다녔고 이 목사의 교리와 설교 내용에 따라 절대적 믿음을 갖고 순종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목사가 ‘새 예루살렘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서 영혼과 육체가 하나가 되는 모임이 지상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구조에 따라 나아간 점에 비춰보면, 심리적 항거 불능 없이 자유로운 의사에서 성관계를 했다고는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확한 시점 등이) 특정되지 않아 다 기소되지 못하고 일부 부합되는 내용만 발췌해서 기소된 내용만 이 정도”라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잘 모른다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변명만 하고 있고, 피해자들이 조직적으로 무고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의해 피해자들은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목사는 신도 8명을 42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에 접어들어 피해자 1명에 대한 공소사실이 추가됐고, 3개 피해 사실 중 증거 자료로 입증된 1개가 항소심에서 추가로 유죄가 됐다. 지난달 말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이 목사가 신도 수 13만 명의 대형 교회 지도자로서 지위나 권력, 피해자들의 신앙심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질렀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간첩 혐의’ 故진승록 前서울대 교수, 56년 만에 재심서 무죄

    5·16 군사정변 직후 간첩으로 몰려 사형 위기에 놓였다가 간신히 풀려난 서울대 법과대학장이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1985년 세상을 떠난 고인을 대신해 현직 교수인 막내딸이 재심 과정을 진행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16일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등의 혐의로 1963년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이 확정됐던 진승록 전 서울대 법과대학장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했다. 이날은 5·16 군사정변이 일어난 지 정확히 58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진 전 학장은 1950년 서울대 법과대학장, 1952년 고시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던 중 1961년 5·16 군사정변이 발발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새벽에 불법 연행돼 4개월 동안 조사를 받았다. 1심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진 전 학장은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2개월이 지나지 않아 진 학장은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술을 봤을 때 적법한 영장에 의해 구속 수사를 받은 게 아니라 불법 감금된 상태에서 협박성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돼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모든 조서는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사도 진 전 학장에 대해 무죄를 구형했다. 명예를 회복하지 못한 채 세상을 뜬 아버지를 대신해 막내딸인 진미경(64) 한국외대 초빙교수가 이날 선고를 지켜봤다. 재판 시작 전부터 눈물을 흘리던 진 교수는 “정의 실현을 위해 무죄를 구형해 준 검사님과 재판장님께 감사드린다”면서 “(부친이) 생전에 잠 못 이루면서 억울하고 원통하다고 하셨는데, 이제 오명을 벗었으니 천국에서 안식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아버지의 간첩 오명 58년 만에 벗겨낸 막내딸의 눈물

    아버지의 간첩 오명 58년 만에 벗겨낸 막내딸의 눈물

    5·16 때 간첩 몰린 고 진승록 서울대 법대학장 재심 무죄변호사 재등록 2년 만인 1985년 명예회복 못한 채 작고정치학 교수된 막내딸이 2015년부터 재심 절차 밟아와“이 사건 피고인이 간첩 활동 또는 이를 방조하는 행위를 했다고 볼 증거는 대단히 부족하고, 심지어 거의 없다고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죄가 선고됐으므로 판결이 잘못됐다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원심 판결 중 유죄였던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16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가 한 재심 사건에 대해 판결을 선고하자 정장 차림의 여성이 방청석에서 일어나 “감사합니다”고 말하며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렸다. 고인이 된 부친을 대신해 2015년부터 재심 과정을 진행한 진미경(64) 한국외대 초빙교수였다. 재판장은 “고생 많았어요 그동안, 잘 돌아가셔요”라고 따뜻한 인삿말을 건넸다. 재심 사건 피고인인 진승록 전 서울대 법과대학장은 해방 전 보성전문학교 교수, 해방 후 고려대 교수와 1952년 고시위원회 위원장을 거칠 만큼 널리 알려진 법학자였다. 그러나 5·16 군사정변이 발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새벽, 진 전 학장은 불현듯 자택에 들이닥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불법 연행됐다. 진 전 학장은 1950년 6·25 전쟁 당시 납북됐다가 가까스로 살아 돌아왔는데, 군사정권은 이를 이유로 진 전 학장이 북한 측에 간첩으로 포섭됐다는 혐의를 씌웠다. 남으로 돌아와서는 다른 간첩을 만나 ‘남북 협상에 대한 학생들의 동향을 보니 반은 찬성하고 반은 반대한다’는 식의 정보를 알려준 뒤 금괴를 받았다는 혐의도 더해졌다. 1961년 1심 군법회의는 진 전 학장의 간첩죄와 간첩방조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사형을 선고했다. 이후 군법회의의 2심과 대법원에서의 상고심을 거쳐 간첩죄는 무죄가 되고 간첩방조죄만 유죄로 인정된 진 전 학장에게는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이후 2개월이 채 되지 않아 진 전 학장은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빨리 풀려난 점에 대해 진 교수의 남편 이수철(67) 용인대 명예교수는 “군사정권이 사건을 조작한 걸 스스로 인정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이날 재심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피고인의 (생전) 진술을 봤을 때 적법한 영장에 의해 구속 수사를 받은 게 아니라 불법적으로 감금된 상태에서 협박성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돼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모든 조서는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사도 진 전 학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진 전 학장은 풀려난 지 15년이 되던 1978년 사면을 받았고 1983년엔 변호사로 재등록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1985년 1월, 진 전 학장은 만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진 교수는 “연행되기 전까지 아버지는 ‘민법총론’, ‘물권법’ 등 6권의 책을 저술했는데, 석방된 후에는 글을 하나도 못 썼다”면서 “풀려난 뒤에도 정기적으로 형사가 자택을 방문해서 정신적으로 많이 위축되셨고, 사회적으로도 간첩으로 알려져 사회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막내인 내가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는 일은 공부를 잘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교수까지 됐다. 정치학을 전공한 이유도 아버지가 억울하게 잡혀가는 걸 봤기 때문이다”는 진 교수도 부친의 전과 기록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진 교수는 “박사과정 유학을 가려는데 당시 외무부에서 여권이 안 나왔다. 신원조회에서 아버지의 전과가 걸렸기 때문”이라면서 “고위공직자 2명의 신원보증을 받아와야 여권을 내주겠다고 했고, 다행히 아버지의 서울법대 제자 2명이 보증을 서 줘서 겨우 유학을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수가 된 후 정부에서 고위직 제안도 받았지만 아버지 전과가 노출될까봐 대학에만 조용히 남기로 했다. 다른 죄도 아니고 간첩죄니까…”라고 말하던 진 교수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진 교수는 “아버지가 5·16 때문에 누명을 쓰고 고초를 당하셨는데 오늘이 마침 이날(5월 16일)이라 감회가 깊다”면서 “살아 생전에 잠 못 이루시고 ‘억울하다, 원통하다’고 하셨는데 이제 오명을 벗으셨으니 부디 천국에서 안식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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