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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의회 31일 ‘심리지원 조례 제정’ 민관학 합동공청회

    서울시의회 31일 ‘심리지원 조례 제정’ 민관학 합동공청회

    서울시의회는 31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2층)에서 시민과 학계․관계기관 전문가 등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시 심리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공청회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심리지원에 관한 조례안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의견과 성공을 위한 다양한 제언을 할 예정이다. 주제발표를 맡은 박중규 한국임상심리학회장은 “이러한 지자체의 선도적 노력은 중앙정부의 정신건강증진사업에 대한 재정적, 정책적 지원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조례를 바탕으로 한 서울심리지원센터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을 설명한다. 박 화장은 “첫째, 홍보, 둘째, 종사자의 전문성 확보, 셋째, 행정 편의적 성과평가를 지양하는 행정 업무의 변화, 넷째,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중․장기 사업계획의 필요성, 다섯째, 안정적인 센터 운영을 위해 서울시의회와 서울시의 노력이 요구되어진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한영경 서울심리지원북부센터 팀장은 “조례 제정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기존의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같은 기관들과의 차별화와 특성화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공공기관들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다양한 대상들을 어떤 범위에서 어떻게 포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또한 필요하다”며 “서울심리지원센터 사업에 대한 조례 제정을 통하여, 보다 많은 시민들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우수한 공공차원의 심리지원 서비스를 받아 심리적으로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힐 예정이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사회적 문제와 관련하여 “최근 묻지마 범죄가 증가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가해자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며칠을 몇 달을 몇 년을 타인과 말 한 마디 섞어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말을 하고 듣고 의사소통 하는 일은 심리치료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마음의 아픔이 이완되는 심리적인 효력 뿐 아니라 인지기능의 유지를 위해서도 대화를 나누는 일은 정신과 약물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리는 대화를 통하여 외로움을 달래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으며 공동체의 규범을 이해한다. 내 생각만이 아닌 타인의 생각, 나아가 집단생활을 하는 데에 꼭 필요한 법과 제도를 습득한다” 며, 심리지원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사회 곳곳에 도태되어 숨어있는 외톨이들을 발굴하여 사회적인 네트워크 속으로 끌어내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 유연화 서울심리지원센터 근무자는 심리지원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시범 사업 운영 기관의 한계로, 서울심리지원센터의 현 종사자들은 불가피하게 1년 11개월로 고용 계약이 되어 17년도 사업이 종료되기 이전인 올해 10월 말이면 계약이 종료된다. 이는 기관의 종사자로서 겪는 고용의 불안정성에 대한 염려와 더불어, 본 기관의 특성 상 일반 사무 업무와 달리 상담자와 내담자의 ‘라포’ 형성이 중요한 업무적 특성을 고려할 때, 고용불안정은 내담자와의 상담을 유지하는데 큰 방해 요인이 되며, 더불어 해당 내용은 시범 사업 중인 타 기관(서울심리지원북부센터)에서도 당면할 수 있는 문제다.”라며 종사자의 고용불안정 해소를 위한 방안이 마련되기를 제의한다. 김봉준 고용노동부 임상심리사는 조례와 관련하여 ‘제6조(센터 조직 등) ⓶-2의 그 밖에 센터의 운영에 필요한 인력은 사업관련 국가자격을 갖춘 자 및 그 밖에 시장이 인정하는 전문가에 의하여 수행되어야 한다’는 내용에서 “심리지원서비스는 전문가가 수행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지만 과연 누가 전문가인지에 대해서는 법률적 규정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이용, 이 틈새를 통해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는 이들이 심리서비스 분야에 진입하여 성적인 문제 등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전문가’라는 의미와 국가자격의 범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심리지원 서비스의 최소한의 수준을 담보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다. 조송희, 정규형 시민 발표자는 심리지원 서비스 이용자 측면에서 “생활은 훨씬 편해지고 윤택해졌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은 심해져 우울증이나 마음의 질병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심리지원센터가 생겨 너무 좋다”며 앞으로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센터가 될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가 노력해주길 당부한다. 좌장을 맡은 김영한 의원은 공청회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심리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함에 있어 많은 공감과 성원이 있었지만 지적사항도 다양하다는 점을 들어 공청회를 통해 제시된 의견들을 수렴하여 조례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동료의원들과 지혜를 모을 것임을 다짐할 계획이다. 서울시의회는 공청회를 통해 시민·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하여 조례에 반영할 계획이며, 9월 임시회 중 조례를 공포․시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크롱 지지율, 취임 석 달 만에 반토막…‘권위적 리더십’ 논란

    마크롱 지지율, 취임 석 달 만에 반토막…‘권위적 리더십’ 논란

    지난 5월 39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화제를 모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석 달 만에 37%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렉티브의 최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62%에 달했지만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취임 첫 달 그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대개 60%대 초반으로 나타난 것을 고려하면 지지율이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면서 ‘반토막’이 났다. 해리스인터랙티브의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8∼10일 프랑스 유권자 99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마크롱이 제1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52%로, 찬성(46%)보다 6%포인트 가량 높았다. 반면 국회의원과 내각 각료의 보좌관 자리에 가족을 채용하는 관행을 금지하는 등 일련의 정치개혁 입법에 대해서는 74%가 찬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롱은 지난 5월 대선에서 큰 표 차로 승리한 뒤 총선에서도 과반의 압승을 거두는 등 “프랑스 정치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권위적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다. 재정 건전화를 위해 국방예산 삭감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군 수뇌부와 갈등을 빚은 끝에 합참의장이 전격 사임했고, 노동시장 유연화와 대테러법안 정비 과정에서 ‘일방통행식’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지지율이 속수무책으로 급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충격 최소화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에서 선언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시대’를 향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고용노동부는 어제 전국 852개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 중 연구원과 집배원 등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올해 말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무기계약직의 경우 복지포인트, 명절상여금, 식비, 출장비 등을 지급해 처우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비용 절감과 노동유연화 정책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증하면서 악화된 사회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부에 따르면 공공부문 852개 기관에 근무하는 인원은 총 184만명이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는 31만 1888명. 기간제가 19만 1233명, 파견·용역 근로자가 12만 655명이다. 31만여명이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 대상은 1년 중 9개월 이상 상시·지속되는 업무를 맡고 있고, 앞으로 2년 이상 일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제 근로자와 파견·용역 근로자다. 그러나 기간제 근로자의 29%를 차지하는 기간제 교사·영어회화 전문강사 등 다른 법률에서 기간을 정하고 있는 경우는 제외됐다. 공을 교육부와 지방교육청에 넘겼다. 청소원·경비원·시설관리원이 대부분인 파견·용역 근로자는 계약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정부는 이 밖에 자치단체 출연·출자기관,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 자회사, 민간위탁기관은 내년부터 2·3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정부가 이번에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중에서 고용 안정부터 확보하고 처우 개선은 국민부담 등을 고려해 단계적·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결정한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여러 복지정책에 들어갈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임금을 정규직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을 단박에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건 무리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국민 부담이 늘어나고 새로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들은 솔선해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통해 국민 부담을 덜고 기존의 정규직도 고통을 분담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규직 전환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해야 민간으로의 확산도 기대할 수 있다.
  • 재정적자 vs 노동개혁…딜레마 빠진 마크롱

    노동개혁 하자니 재정확대 불가피…‘적자 GDP 3%’ 제시 EU신뢰 잃어 “재정적자 해소냐, 노동개혁이냐.” 대선에 이어 총선까지 압승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 문제와 노동개혁 사이에서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월 대선 당시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재정적자 상한선(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을 지키겠다고 공언한 유일한 후보였다. 그러나 마크롱 정부의 제1국정과제인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서는 대규모 재정이 요구돼 한쪽 공약을 지키려면 나머지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프랑스 회계감사원은 최근 전임 사회당 정부가 목표로 설정한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2.8%인데 현 상황에서는 해당 목표에 도달할 수 없으며 현재 프랑스의 재정 건전성이 다른 유럽 국가보다 더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새 정부가 40억 유로(약 5조 2340억원) 규모의 신규 수입원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GDP 대비 적자 비율이 3.2%를 기록해 EU가 정한 예산적자 한도(3%)를 넘기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U의 안정성장협약을 지키려면 당장 올해 대규모 재정지출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크롱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서는 대규모 재정 확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고용과 해고를 쉽게 만드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계획, 현재 관련법 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노동자 계층을 의식해 마크롱 대통령은 실업자에 대한 직업교육 확대와 실업급여 대상에 자영업자를 포함하는 방안 등 사회안전망 확충도 함께 내세웠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주요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적자를 해소하겠다는 이유로 사회안전망 정책을 축소한다면 노동개혁의 ‘유연화’ 부분만 강조되고 ‘안전망’은 사라지게 돼 더욱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마크롱 정부가 재정적자를 감안하고 사회안전망에 돈을 쏟으면 EU의 신뢰를 잃게 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재정적자 감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프랑스는 2007년부터 급증하는 지출을 통제하지 못해 국가총부채가 GDP의 96%에 육박하는 등 빚더미에 앉아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전체 평균보다 7% 포인트가 높고, 독일보다는 30% 포인트 이상 높다. 프랑스 정부는 일단 “증세 없이 예산 절감으로 재정적자를 3% 이내로 맞추겠다”며 EU와 독일에 안심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실업급여 확대 등 마크롱 대통령의 공약 시행이 당장 내년에 예정돼 있어 재정적자 문제는 향후 마크롱 정부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랑스 경찰은 대혁명 기념일인 오는 14일 마크롱 대통령을 암살하기로 모의한 혐의로 파리 근교에 거주하는 23세 남성을 최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극우 민족주의를 옹호하는 이 용의자는 현재 무직으로 인터넷 게임 채팅방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총을 구입하고 싶다고 언급했다가 네티즌들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4차 산업혁명 시대 ‘좋은 일자리’ 위한 사회적 대응 필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하 KISDI, 원장 김대희)은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기술진화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혁 부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서 과거 20∼30년 동안 나타난 기술진화의 영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진화는 경제적 측면의 변화, 교육, 사회복지제도 등 제도적 차이 등과 함께 소득양극화를 설명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의 기술진화는 고숙련노동에 대한 상대수요를 증가시켜 고학력, 저학력 노동자 사이의 소득격차를 확대시킨 요인이었다. 기술진화는 정형적 업무를 우선적으로 자동화시키는 방향으로 나타났고, 제조업 생산직 뿐 아니라 사무직 등 중산층을 구성하는 계층도 영향을 받아 양극화를 심화시킨 요인 중 하나로 이해되었던 것이다. 이같은 연장선에서 4차 산업혁명은 저숙련, 정형적 직무를 수행하는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파급효과는 많은 일자리의 단기적 소멸 보다는 일을 하는 방식의 변화라는 점진적인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프로젝트 기반의 계약근무와 같은 고용형태, 유연화된 근무형태의 확산을 통해 일자리의 질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정혁 부연구위원은 광범위한 비정규직의 존재 등 한국 노동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혁신의 역동성과 유연성을 실질적으로 삶의 질 개선과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독일의 ‘노동 4.0’과 같이 노동규범 전반의 변화에 대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사회에서 유연화되는 노동환경에 대비하여 정부와 노사대표가 공동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대화와 결정의 플랫폼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독일 ‘노동 4.0’의 노력은 주목해야할 시도라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가시밭길’ 마크롱 개혁… 왜

    ‘가시밭길’ 마크롱 개혁… 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총선 결선투표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꽃길’만 예약된 건 아니다.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하긴 했지만 이번 총선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43%)를 기록하면서 앙마르슈가 유권자 대비 20%의 지지율을 획득해 ‘과잉 대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마크롱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인 노동개혁 등 주요 정책 추진에 노동계가 벌써부터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프랑스 정계의 ‘이단아’로 취급받던 마크롱 대통령은 틀에 박힌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며 실패한 기득권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신선함과 과감함으로 기성 거대 정당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총선 결과 앙마르슈는 전체 577석 중 60.66%에 해당하는 350석을 확보해 15년 만에 집권당으로 최대 승리를 거두는 등 선거 혁명을 이뤘다. 그럼에도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마땅치 않다. 투표율이 1차 때(48.71%)보다도 낮은 43%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프랑스 역대 총선에서 1, 2차 투표 참가율이 모두 50% 이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앙마르슈가 실제로 차지한 의석수도 1차 투표 직후 여론조사 예측보다 20%나 못 미쳤다. 투표율이 하락한 데는 마크롱 대통령 당선 이후 여론조사에서 앙마르슈가 압도적인 선두를 달려 총선 결과가 예측 가능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낀 프랑스인들이 아직도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털어내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마크롱 정권은 이번 총선에서 낮은 투표율을 고려하면 총유권자 대비 20%의 지지를 받은 셈이다. 저조한 득표율은 각종 개혁 정책을 밀고 나가야 할 마크롱 정권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인의 80%가 지지하지 않는 앙마르슈가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는 정당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롱 정부는 앞으로 5년간 600억 유로(약 76조원) 규모의 공공지출 축소, 공무원 12만명 감축, 연금 개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1 국정과제로 내건 ‘노동 유연화’ 개혁안과 테러 대응을 위한 ‘경찰력 강화’ 법안부터가 현재 노동계의 거센 반발과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어 마크롱 대통령이 의회의 지지만으로 각종 개혁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In&Out] J노믹스, 중기 체력 강화에서 출발해야/최수규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In&Out] J노믹스, 중기 체력 강화에서 출발해야/최수규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새 정부가 출발한 지 한달이 됐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확고한 중소기업 정책 공약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통령의 말과 행동에서 중소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느껴진다. 대통령 공약에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등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 과제가 대폭 포함됐다.새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 주도 성장은 한국경제의 근본적인 개혁을 필요로 한다. 최근 한국경제는 저성장, 양극화의 고착화, 고용절벽 심화 등 지독한 몸살로 인해 단기적 처방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근본적인 경제구조 개혁이 시급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소득 주도 성장, 일자리 창출, 공정한 시장경제 구축 등의 용어가 새 정부 출범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공급성장 중심의 기존 정책에서 탈피해 가계소득을 늘리고 수요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는 중소기업계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중소기업계는 대선 공약에 반영된 중소기업 정책이 국정과제로 채택돼 동력을 확보하면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한 고용 창출을 위해 적극 앞장서고, 혁신과 변화를 통해 더 강한 중소기업,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중소기업 중심의 강력한 경제정책 추진을 위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 신설될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이다. 이제 중소벤처기업부는 대기업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외청이 아닌 대등한 조직으로서 창업·벤처·중소기업 혁신을 위한 전담부처로 그 위상과 권한이 확대됐다. 이런 의미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신설이 포함된 정부 조직개편안은 중소기업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물론 중소기업 지원 기능이 아직도 다른 부처에 많이 남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개선할 내용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차기 정부조직 개편 시 반영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조속 추진과 올해 해제되는 적합업종 품목에 대한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 적합업종 72개 품목 중 47개 품목이 올해 9월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대한 세밀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협동조합 활성화도 필요하다. 개별기업이 하기에 어려운 과제에 대해서는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적극 추진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 공동사업 활성화를 위해 협동조합의 공동행위를 공정거래법상 담합에서 제외하고 해외 판로 확대를 위해 국가 대표 중소기업 공동브랜드를 개발하는 방법이 있다. 공약에는 반영되어 있으므로 국정과제에 포함해 적극 추진해야 한다. 노동·일자리 분야도 중요하다.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물가 인상, 중소기업 지원 등 대책도 함께 마련하고 비정규직 범위 규정, 고착화된 이중구조 해소, 노동시장 유연화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대선 공약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나 중요한 과제가 금융 분야다. 국책은행의 대기업 대출 중단 및 중소기업 전담은행으로의 전환과 함께 투자 중심의 금융환경 조성을 위한 중소·벤처 성장펀드 100조원 조성, 기업 간 채무보증 금지 등도 추진해야 한다. 중소기업 관련 효율적인 정책 추진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위원에 중소기업 전문가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사람 중심, 소득 주도 경제로 국민성장을 이룩하겠다는 J노믹스의 기본 철학은 그간 우리가 잊고 있던 소중한 가치를 담고 있다. 대다수 근로자가 일하는 중소기업은 일자리와 가계소득 창출의 원천인 만큼 ‘J노믹스’가 ‘중소기업 노믹스’의 시작이 되길 기대한다.
  • 마크롱 신당, 프랑스 총선 ‘싹쓸이’ 전망…하원 최대 77% 장악할 듯

    마크롱 신당, 프랑스 총선 ‘싹쓸이’ 전망…하원 최대 77% 장악할 듯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이 총선에서 대승할 것으로 예상됐다.11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1차투표의 출구조사 결과 여론조사기관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최대 77%의 의석을 신당이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프랑스는 일주일 뒤 결선투표가 치러지면 신당의 압승으로 대대적인 정치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간 르몽드와 BFM TV 등 현지 언론들은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1차투표 종료와 동시에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를 인용, 마크롱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와 민주운동당(MoDem) 연합이 최소 400석에서 최대 445석을 휩쓸 것으로 예상했다. 마크롱이 대통령 당선 당시 앙마르슈는 의석이 없다. 프랑스 총선은 1·2차 투표를 통해 하원의원 577명을 선출한다.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의 출구조사를 보면, 1차투표 정당 득표율은 집권당 ‘앙마르슈’(민주운동당 포함)가 32.6%로 1위였으며, 이어 공화당(민주독립연합 포함)이 20.9%로 2위였다. 3위는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으로 13.1%를 득표했으며, 장뤼크 멜랑숑의 극좌파 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가 11%, 전 정부의 집권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 9% 순으로 나타났다. 1차투표의 각 정당 득표율을 바탕으로 오는 18일 결선투표가 끝나면 마크롱의 신당과 민주운동당 연합은 415∼445석(엘라베 조사 기준)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당의 최대 예상의석수 445석은 전체 하원의석의 77%에 달하는 점유율이다. 예상 의석수는 공화당(민주독립연합 포함) 80∼100석, 사회당과 녹색당 파연합은 30∼40석, ‘프랑스 앵수미즈’ 10∼20석, 국민전선 1∼4석으로 나타났다. 입소스 등 다른 여론조사 기관들도 신당의 예상 의석을 390∼430석으로 보고 있다. 이런 예상이 현실화되면 1958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의 역대 총선 중 최대 승리가 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현대정치를 좌·우로 양분해온 사회당과 공화당도 이번 총선에서 완패가 예상된다. 공화당 계열은 지난 의회 의석 215석에서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 정부 제1당이었던 사회당 계열은 315석에서 이번 총선 이후 10분의 1 수준으로 몰락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좌·우 노선으로 구분됐던 프랑스 정계는 마크롱의 중도신당 중심으로 대대적인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내외 정책들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TF1 등 방송들과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돌아왔다”면서 “이번 일요일 의회는 우리 공화국의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은 대외적으로는 유럽연합 개혁과 적극적인 기후변화 리더십, 국내에선 노동시장 유연화와 테러 대처기능 강화 등을 내세워왔다. 여당의 완승이 예상되자 야당들 사이에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부터 마크롱 정부와 여당이 독주하는 ‘일당 체제’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나왔다. 전 정부의 집권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의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서기장(당 대표)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이렇게 되면 의회에서 민주적 토론이 이뤄질 여지는 거의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총선대책본부장 프랑수아 바루앵 의원(전 재무장관)도 “프랑에서 한 정당에 권력이 집중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고, 국민전선의 니콜라 베이 사무총장은 “임기 5년간 백지수표를 받은 것이라고 착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흉측한 예술이 왜 떴냐고? 사회가 그랬으니까

    흉측한 예술이 왜 떴냐고? 사회가 그랬으니까

    그로테스크 예찬/이창우 지음/그린비/400쪽/2만 5000원그로테스크는 기괴하거나 흉측하고, 부자연스럽거나 한편으로는 환상적인 것을 통칭하는 미적 표현을 일컫는다. 대개 사회 변동기, 전환기에 맞닥뜨리는 익숙지 않은 상황들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희망 등이 여러 예술 장르에서 교차·응측되며 나타난다. 처용, 사천대왕, 해태상, 장승, 하회탈 등 우리 나라 어느 시대에나 그로테스크가 존재했다.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엽기 코드도 그로테스크와 다름없다. 서구 사회가 수백년간 이뤄 온 역사를 압축적으로 경험한 우리 사회는 고도성장, 경제공황, 구조조정 등의 급격한 사회 변동을 거치며 그로테스크가 보편화했다. 예술가들이 집약적으로 그로테스크한 영감을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 영화 분야가 그랬다. 문화연구학자이자 영화평론가인 저자는 합법화한 대량 해고, 노동시장의 유연화, 자기계발 열풍 등 전 사회적 구조조정이 김기영의 ‘하녀’, 하길종의 ‘화분’, 박철수의 ‘301, 302’, 김지운의 ‘조용한 가족’,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 것’,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을 통해 어떻게 표출되었는지 읽어 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다 같은 월급쟁이더냐 우리는 구글이 부럽다

    다 같은 월급쟁이더냐 우리는 구글이 부럽다

    우리는 구글이 부럽다. 요리사가 상주하는 카페테리아를 24시간 운영하고, 그래서 직원들이 살이 찌자 축구장, 야구장, 승마장, 명상 과정을 만든 회사다. 구글이 높인 복지 눈높이에 적극 맞춘 국내 벤처 기업들은 “대기업보다 낫다”는 말을 듣는다. 월요병을 없애려 월요일 오전 근무를 없애고 주 35시간 근무제를 채택한 ‘우아한 형제들’, 요리사가 만드는 회사 밥을 먹고 5년 일하면 4주 유급휴가를 주는 ‘마이다스아이티’ 같은 곳이다. 그런데 1990년대까지 한국 기업들도 직원들의 의식주를 살뜰히 챙기는 측면에서 지금의 구글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내식당, 작업복, 사택, 학자금 등 다소 예스러운 느낌의 기업복지 요소들은 한국 공공복지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큰 공장이 밀집한 경남 울산에서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치약과 속옷까지 지급하자 근처 상가에서 ‘메리야스 지급을 중단하라’고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전설 같은 얘기가 구전될 정도다. 이런 기업복지는 이제 대기업(300인 이상)을 중심으로만 명맥을 유지 중이다. 대체 기업복지는 왜 더 확산되지 못했을까.옛날에 ‘월급쟁이’란 말은 새롭게 도입되는 복지제도의 첫 번째 수혜자가 된다는 말과 같았다. 지금은 전 국민 대상인 건강보험(당시 의료보험)은 1977년 500인 이상 고용 대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된 뒤 확대됐다. 태생적으로 직장인을 대상으로 삼는 고용보험뿐 아니라 국민연금도 직장인부터 대상으로 삼았다. 1980년대엔 정부가 기업 규모에 따라 식당, 휴게실, 체육시설, 공제조합, 장학제도, 통근편의를 제공하도록 유도했다. 국가가 기획하고 기업이 돈을 들여 근로자 복지가 향상된 측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정부 정책에 부응했다. 중화학공업이 발전하며 숙련 노동자를 오랫동안 잡아 둬야 한다는 경영적 필요가 있었고, 1987년 이후엔 노사분규의 빌미를 차단하겠다는 사측의 의도가 더해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989년 직원 100명 이상 기업 673곳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응답자의 94.8%가 1987년 6·29선언 이후 기업이 후생복지를 늘렸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 ‘임금 보전’ 기업복지의 또 다른 역할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말처럼 공공복지의 목표를 명확하게 표현한 말을 찾기 어렵다. 배워야 할 때, 아플 때, 벌이가 없어졌을 때, 살 집이 마땅치 않을 때처럼 삶에 위기가 닥쳤을 때의 공포 앞에서 공공복지가 작동된다. 지난해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지출 비중이 1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1.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한국에선 기업복지가 오랫동안 직장인의 공포를 줄이는 역할을 맡았다. 학자금 대출은 치솟는 자녀 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 주고, 의료비 지원으로 갑자기 아플 때를 대비할 수 있고, 주택자금 지원은 자산을 모을 종잣돈이 됐다. 공공복지의 미비점을 기업복지로 대체했던 셈이다. 여기에 하나 더, 기업복지의 또 다른 사명은 ‘임금 보전’에 있었다. 예컨대 기업이 대학생 자녀 학자금을 대 준다면 최소 연 1000만원의 가계 비용 절감 효과가 생긴다. 외환위기 사태를 거치며 평생고용 개념이 사라지고 근속연수가 줄면서 기업복지의 ‘임금 보전’ 사명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기업복지를 다 누리기 전 퇴사할 확률이 높아져서다. 4대그룹 소속 한 직원은 “30대 중후반에 결혼하면 50대 중후반에 애가 대학에 간다. 그때까지 내가 회사를 다닐 수 있겠느냐”며 씁쓸해했다. 학자금 때문에 명예퇴직 신청자가 적다는 지적에 따라 몇 년 전 은행권에서 명퇴 보상 요건에 ‘퇴직 뒤에도 학자금 지원’ 요건을 끼워 넣었던 적도 있다.●수당 개념 도입… 대기업 복지제도는 진화 중 기업복지를 월급 인상처럼 보는 이가 늘면서 대기업 안에선 전 연령, 전 사원이 복지를 활용케 하는 방향으로 진화가 꾸준히 진행됐다. 예컨대 삼성 계열사들은 과거에 설·추석과 같은 명절을 비롯해 1년에 4차례 매회 30만원 상당의 선물을 사원들에게 지급했다. 2000년대 중반엔 사원마다 일정액의 복지수당을 책정하고 자신이 원하는 종류의 복지를 선택하는 ‘카페테리아 복지제도’가 도입됐다. 최근엔 사원마다 복지포인트를 지급해 문화생활 등에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수당 개념의 복지제도가 운영된다. 다만, 이런 진화는 대기업에 국한된 얘기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영세업체, 파견회사에서는 ‘복지로부터의 소외’가 이어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에 더해 ‘복지 양극화’가 본격화된 것이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300인 미만)의 월평균 법정 외 복리비용(주거, 식사, 학자금, 문화수당 등)은 2000년 10만 2900원에서 2015년 14만 4500원으로 4만 1600원 늘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을 보면 17만 7800원에서 29만 6300원으로 11만 8500원 늘었다.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이 2012년 실시한 자동차 제조 관련 업체 여러 곳에 대한 조사에서도 ‘기업복지 격차’는 명확하게 드러났다. 대기업 주력 계열사인 완성차 업체인 A사엔 통근버스, 식당, 의료시설, 보육시설이 갖춰져 있고 대학생 자녀 학자금, 가족 의료비 지원, 주거지원금 대출제도 등이 완비됐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회사가 해변을 빌려 직원 전용 하계휴양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 완성차 업체와 같은 그룹에 속한 계열 B사 역시 통근버스, 식당, 하계휴양소, 학자금 대출, 주택자금 대출 제도 등을 운영했다. 종업원 수가 1250명인 1차 협력 C사에서도 비슷한 기업복지가 운영됐지만, 일부 항목에서 A·B사보다 회사 지원 한도액이 적었다. 기업복지 처우는 2차 협력사, 하청업체로 갈수록 열악해진다. 2차 협력사 D사는 대학생 학자금 지원제도가 없었고, 가족 의료비나 주택자금 대출 지원이 없었다. A사 사내하청 회사로 직원 수가 6000명인 E사의 경우 중고생 자녀에 대한 학자금 지원도 갖추지 못했다. 통념적으로 A사에서 E사로 갈수록 임금이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덜 받는 사람이 더 써야 하는 임금·복지 체계가 구축되어 있는 셈이다. 각 사의 단체협약 조사 및 직원 면접 조사를 했던 홍석범 연구위원은 2일 “5년 전 관련 보고서를 낸 이후 격차가 벌어졌으면 벌어졌지, 줄진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같은 사업장에서 같이 일하는데 원청업체 직원은 명절 선물을 받아 가고, 하청업체 직원은 빈손으로 귀가하던 풍경이 반복되고 있다는 뜻이다. 홍 연구위원은 “노조의 발언권이 센 기업에선 외환위기 이전 기업복지가 유지되거나 금전적 보상으로 대체됐지만, 나머지 기업에선 노동유연화 흐름에 편승해 기업복지 수준도 줄곧 퇴보했다”고 설명했다. ●복지 비용 ‘비정규직 제로화’ 걸림돌 되나 외환위기 이전 많은 역할을 기업복지로 떠밀어 고 공공복지가 부실하게 방치돼 있다가 외환위기 이후 기업복지의 양극화 현상이 더해지며 많은 부작용이 생겼다. ‘반값등록금’ 논의가 한창일 때 회사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는 대기업 노조가 살인적인 등록금에 대한 적극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자 기업복지를 장벽으로 보는 시각도 나타났다.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현금 계산원이 비정규직 중 많은데, 대부분 40~50대 여성들이다. 이들이 정규직이 되면 한창 병원 갈 일 많은 남편도 의료비 지원 대상에 들게 되는데, 기업은 연차별로 직원 1인당 수백만원에 해당하는 의료비를 지급하게 된다. 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대기업을 중심에 둔 기업복지의 진화는 현재 진행 중이다. 롯데에 이어 CJ가 남성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대폭 늘렸고, LG디스플레이는 업무 연관성에 관계없이 임직원 질병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재원 100억원을 마련했다. 개별 기업을 넘어 전체 산업계 복지를 늘릴 복안, 나아가 공공복지 체질을 강화할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北 비행체 도발, 대북정책 일관되고 정교해야

    새 정부 출범 후 두 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어제 오후에는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강원도 철원 상공으로 날려보냈다. 우리 군은 기관총으로 경고사격을 했다. 북한 비행체가 MDL 상공을 넘어온 것은 작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새 정부를 시험이나 하듯 북한은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마치 인도적 지원 검토 등 ‘남북 관계 유연화’에 나서고 있는 우리 정부를 비웃는 듯하다.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은 지난 9년간 보수 정부의 제재·압박 일변도 정책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판단에 따라 햇볕정책의 발전적 계승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경우 대북 정책의 변화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은 남북 관계 복원의 마중물적 성격이 있다. 모든 대화 창구가 폐쇄된 상황에서 남북 민간 사이의 대화 채널을 복원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방향이다.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위배되지 않는 인도적 지원과 사회·문화적 교류를 재개하는 것은 인류애적 관점에서 결단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 유엔이나 국제 사회 역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지만 식량과 분유,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남북 관계 개선 속도다.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지 않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인도적 교류 이외의 남북 협력에는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최근 문정인 신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조치 해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원칙적인 방향 제시일 뿐이다. 통일부가 어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장기적 과제라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현 단계에서는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하는 남북 관계의 변화는 필요하다. 다행스럽게 미국 트럼프 정권 역시 대화와 압박의 투트랙 전략으로 전환 중이다.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북한과 비핵화를 요구하는 한·미 간 입장 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우선 대화 공간을 넓힐 필요는 있다. 관계 개선은 필요하지만 급격한 대북 정책의 변화는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그동안 국론 분열의 뇌관이 됐던 대북 정책은 명확한 로드맵 속에서 정교하게 추진돼야 한다.
  • [LINC+, 대학이 미래 바꾼다] 인제대학교, 인제만의 특화 브랜드로 ‘산업선도형 대학’ 만든다

    [LINC+, 대학이 미래 바꾼다] 인제대학교, 인제만의 특화 브랜드로 ‘산업선도형 대학’ 만든다

    인제대학교(총장 차인준)가 2017년 교육부 최대 규모의 대학 재정지원사업인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사업’에 선정돼 2021년까지 5년간 지역과 산업의 발전을 선도할 힘찬 비상을 시작했다. 인제대는 그동안 LINC 사업을 수행하면서 산학협력 친화형 교원인사제도와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산학협력 체제를 완성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산학협력 고도화를 위해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홍승철 인제대 LINC+사업단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의 재정부담을 해소할 방안 중 하나가 산학협력을 통한 수익창출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LINC+ 사업에서 인제 특화 브랜드를 통한 수익창출로 지속 가능한 산업선도형 대학을 만드는 것이 산학협력단의 목표”라고 사업 수행의 가치를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춤형 인재 양성 위해 학사유연화 추진 인제대는 교무처와 학부교육혁신처, software교육원, 드론교육원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과정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토론식 수업 확대, 캡스톤디자인교육, Flipped learning, 문제해결형 바탕학습 등 다양한 교수법을 도입해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능동적 학습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학기 293개 강좌가 토론식으로 진행됐으며 향후 전체 강좌의 30% 이상을 토론식 수업으로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제대는 감성형 인재의 자질을 가진 미래산업 지향적 융합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I-HOPE(INJE Humanity Oriented Professional pErson)’ 개념을 바탕으로 산학협력 교과목 이수체계를 제시, 인제대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저학년부터 졸업 시점까지 산업체 수요를 반영한 교과목과 현장 중심형 교과목으로 체계화된 산학협력교육과정인 ‘TULIP(Top Undergraduate LINC+ Industry Program)’을 시행해 지역산업을 선도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산학협력 통해 지역사회 공헌 인제대가 위치한 김해시는 인구 53만 명, 중소기업 8000여개가 소재하고 있으며 부산시와 창원시에 인접해 있다. 그동안 김해시와 인제대는 김해발전전략연구원의 공동운영과 김해시 정책포럼 개최 등을 통해 상생의 발전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오고 있다. 인제대는 2011년부터 대학이 보유한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해 기업의 기술개발, 재직자 교육, 기업경영기법 등을 지원해 기업의 성장을 도와주는 인제대 산학협력 가족회사 ‘INFACO(INje FAmily COmpany)’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100여 개의 가족회사가 등록돼 인제대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산학협력을 위해 기업협업우수센터(ICCE, Industry Coupled Center for Excellence)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지역의 발전을 위해 ‘INFASO(INje FAmily Social Organization)’를 구성해 지역사회·지자체 등과 대학의 인프라 및 전문가 풀을 활용해 지역사회 발전과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산·학·연·관·지역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김해시는 2016년 인제대와 인접한 ‘안동공단’을 국토해양부로부터 ‘국제의료관광 융합단지’로 투자선도지구 지정을 받았다. 이에 생산유발 5조 원, 부가가치 3조 3000억원, 고용창출 9700여명의 경제적 유발효과가 예상된다. 김해시는 인제대 LINC+ 사업과 연계한 구체적 발전방안을 상호 협의하고 있다. 또한 도시의 자생적 성장기반을 확충하고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며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는 등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자생·자립 도시재생을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해시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인제대의 인문·사회·예술 분야의 전문가 풀을 활용하고 영화사 수필름의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문화 사업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학사조직이 참여해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 마을기업 및 협동조합 지원, ICBM(Ilt, Cloud, Big data, Mobile)기반의 스마트 도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세계 향한 글로벌 산학협력 인제대와 백병원은 최근 5년간 30개 사업, 약 500억 규모의 다양한 정부지원 ODA(공적개발원조)사업에 참여해 국제협력 분야를 선도해오고 있다. 인제대는 ‘울지마 톤즈’의 고(故) 이태석 신부(인제의대 3회 졸업)의 모교로 ‘이태석 기념 국제개발협력처’를 설립하고 정부의 국제개발협력사업 참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스리랑카의 간호인력 교육 및 양성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15년에는 ‘국제협력선도대학육성지원사업’ 단계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인제대 ‘다발골수종 전문연구센터’는 미국 화이자의 치료혁신센터와 공동으로 항암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팀을 구성,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인제대는 해운대백병원과 러시아 최대 보험사와의 협약을 통한 환자유치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앞으로 구축될 김해 국제의료관광융합단지와의 협력을 통한 의료관광 허브기관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GOLD OCEAN INJE’(International Network & Joint Enterprise) 또한 인제대는 김해지역(金海, Gold Ocean)과 인제대(INJE)의 쌍방향 협력을 통해 해외로 진출한 국내기업들과 해외 기업들이 역내로 유입(Re-Shoring)돼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 ‘Korea Gold Rush’를 만들 계획이다. 인제대와 김해시는 이미 다양한 기업지원 프로그램과 지원시설 및 첨단산업단지 등을 조성해 기업지원을 위한 ‘All Set’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인제’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공동취재팀
  • 마크롱 내각, 절반은 여성

    마크롱 내각, 절반은 여성

    좌·우·중도 성향도 고루 안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새 정부의 첫 국방장관으로 실비 굴라르(52) 유럽의회 의원을 임명하고 우파 정치인 브뤼노 르메르(69)를 경제장관으로 기용하는 등 새 정부의 첫 내각 인선을 단행했다.총 22명의 각료 중 절반이 여성으로 채워졌으며 좌·우·중도 등 출신 정당도 고루 안배됐다. 굴라르 신임 국방장관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 시절 미셸 알리오-마리에 이어 프랑스의 두 번째 여성 국방장관이다. 그는 중도정당인 민주운동당(MoDem) 출신으로 오랜 기간 유럽의회 의원을 지내왔으며 평소 강한 유럽연합(EU)을 주장해온 대표적인 친(親)유럽파 정치인이다. 외무장관에는 전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국방장관을 지낸 사회당의 거물급 정치인 장이브 르드리앙(69)이 임명됐다.르드리앙 장관은 올랑드 정부 출범부터 종료 시까지 5년간 계속 국방장관을 지냈다. 재정경제부 장관은 에두아르 필리프(46) 총리와 같은 공화당 출신 브뤼노 르메르(48) 전 농무장관이 임명됐다. 우파 성향 정치인을 경제장관으로 기용한 것은 노동 유연화, 기업규제 완화, 공무원 감축 등 마크롱의 우파성향 경제공약들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법무장관은 마크롱 대통령과 대선 전 후보 단일화를 이룬 민주운동당의 프랑수아 바이루(65) 대표가, 내무장관은 사회당 상원의원이자 리옹 시장인 제라르 콜롱브(69)가 각각 임명됐다. 바이루 대표는 과거 여러 차례 대선에 출마한 프랑스 정계 중도파의 ‘대부’다. 제라르 콜롱브 신임 내무장관은 르드리앙 외무장관처럼 사회당의 중진이다. 니콜라 윌로 신임 환경장관은 자연과 환경보호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오래 진행해온 언론인·작가 출신이다. 이날 발표된 18명의 대(大)부처 장관(국가장관) 중 여성은 굴라르 국방장관과 프랑수아즈 니신 문화장관, 뮈리엘 페니코 노동장관 등 정확히 절반인 9명이다. 4명의 하위부처장관(국가비서) 중 2명도 여성이다. 최연소 장관은 33세의 무니르 마주비 디지털담당 국가비서, 최연장자는 69세인 제라르 콜롱브 내무장관이며 전체 평균연령은 54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마크롱, 새 총리에 공화당 필리프 지명… 개혁 드라이브 박차

    마크롱, 새 총리에 공화당 필리프 지명… 개혁 드라이브 박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중도 우파성향 야당인 공화당 소속의 에두아르 필리프(46) 르아브르 시장을 새 정부의 국무총리로 지명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개혁성향의 야당 의원들을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로 끌어오기 위한 정계 개편의 첫걸음으로 평가된다.엘리제궁은 이날 오후 알렉시스 콜러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필리프 시장을 총리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콜러 실장은 필리프의 지명 사실만 간략히 발표하고 지명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필리프 신임 총리는 프랑스 서북부 르아브르 시장과 의원직을 겸직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은 필리프 총리는 노동 유연화와 기업규제 완화 등 마크롱 대통령과 경제·사회정책에 있어 의견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크롱 대통령과는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과 국립행정학교(ENA) 동문이다. 필리프 총리는 공화당 내 온건중도 계파의 수장인 알랭 쥐페 전 총리의 측근으로 앙마르슈 당원은 아니다. 그는 대선 레이스에서 공화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이 세비횡령 스캔들과 관련해 ‘수사가 시작되면 후보를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번복하자 피용을 비난하며 캠프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필리프를 총리로 지명한 것은 앙마르슈의 외연 확장이라는 목적 이외에도 총선 이후 공화당과의 연정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유럽연합(EU) 핵심 파트너인 독일과의 유대 강화에 나섰다. 이는 역대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 직후 유럽의 맹주인 독일 정상과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열어 온 전례에 따른 것이다. 친(親)유럽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EU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여파를 극복하는 데 독일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독일이 유로존에서 과도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변화를 요구한 바 있어 양국은 경제 문제에 관련해 힘겨루기를 할 전망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시대] 비정규직 900만→곤궁한 청년 삶→저출산 악순환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특단의 조치’를 언급한 이유는 인건비 절감 등을 목적으로 한 ‘고용 유연화’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빠르게 늘렸고, 이는 청년들의 삶을 곤궁하게 해 저출산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낳았다. ●인건비 절감 위한 ‘고용 유연화’ 현상 심각 한국노동연구원의 ‘2016 비정규직 노동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는 2003년 461만명에서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644만명에 이르렀다. 비정규직에는 기간제, 반복갱신, 파견, 용역, 일일근로, 시간제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전체 임금근로자를 1963만명으로 보면 비정규직 비율은 32.8%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보수적인 집계일 뿐 실제 비정규직은 9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임금근로자로 분류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177만명과 공식 통계에서는 정규직으로 분류된 ‘사내하청 근로자’ 93만명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5년 기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보면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는 897만명, 비율은 42.5%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10명 중 4명은 비정규직이라는 의미다. 비정규직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지난해 조사 결과 ‘당장 수입이 필요해 비정규직이 됐다’는 응답이 36.5%에 이르렀다. ‘안정적인 일자리’라는 응답은 8.8%에 그쳤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효율이 높은 비정규직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정규직의 임금을 100원으로 봤을 때 비정규직은 53.5원이었다. 10년 이상 근속자는 정규직이 28.2%, 비정규직은 6.2%에 불과했다. 사회보험 가입률도 격차가 크다. 지난해 국민연금 가입률은 정규직 82.9%, 비정규직 36.3%, 고용보험은 각각 75.1%, 42.3%였다. 건강보험 가입률은 86.2%와 44.8%, 퇴직금 수혜율은 85.5%와 40.9%였다. ●정부, 비정규직 양산 막을 대책도 없어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비정규직 양산을 통제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300인 이상 대기업에 근로자 고용형태를 공개하도록 하는 ‘고용형태공시제’가 있을 뿐이다. 장 위원은 “고용형태공시제로 사회적 압력을 가하는 정도로는 대기업이 비정규직이나 사내하청을 줄이도록 규제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노동관계법을 개정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일자리는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민간기업들이 동참하도록 돕는다는 목표다. 또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을 제정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준수하도록 강제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친기업 마크롱의 경제살리기… 개혁 실패땐 ‘르펜의 反EU’ 확산

    친기업 마크롱의 경제살리기… 개혁 실패땐 ‘르펜의 反EU’ 확산

    고용확대 직업훈련에 62조원 투입…공공분야 12만명 일자리 축소 계획 중도 노선을 지향하는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39) 후보가 7일(현지시간) 역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좌우 양대 정당으로 대표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이 표출된 점을 반영한다. 선거 결과는 경제난과 안보 불안 속에서 무능과 부패로 신뢰를 잃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심판이라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쌍두마차의 한 축인 프랑스는 유로화 도입 이후 독일과 달리 노동시장 개혁에 실패하면서 독일에 대한 무역 불균형도 심화됐다. 독일의 실업률이 4% 미만에 그친 반면 프랑스는 10%(청년 실업률은 25% 수준)에 육박하는 등 양국의 경쟁력 격차는 심화됐다. 이런 가운데 집권 가능성 1순위였던 제1야당 공화당은 프랑수아 피용 후보가 부인과 자녀 거짓 채용 의혹이라는 비리로 무너졌고 이는 정계의 ‘이단아’인 마크롱과 마린 르펜의 약진으로 이어졌다. 실제 대선 기간 내내 화두는 구체제와 인물의 청산을 의미하는 ‘데가지즘’(Degagism)이었다. 사회당 정부 경제 각료 출신으로 지난해 8월 제3지대 독자 세력 ‘앙마르슈’를 출범시킨 마크롱은 정치·사회적으로는 불평등 해소와 온 국민을 위한 기회진작 등 좌파 노선을, 경제적으로는 우파에 가까운 친기업적 정책으로 중도 성향을 표방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처럼 난민 포용정책을 강조하고 징병제 재도입 검토, 핵무기 현대화 등을 공약했다. 마린 르펜 후보는 프랑스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유로존 탈퇴로 경제난을 극복하겠다는 포퓰리즘을 내세웠다. 프랑스 유권자는 결국 유로 단일통화를 포기하고 1999년 이전 사용하던 프랑화로 되돌리겠다는 르펜의 공약을 거부한 셈이지만 극우 포퓰리즘은 여전해 르펜은 승리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크롱은 “유럽통합과 세계화의 폐단은 고치겠다”며 일부 르펜 후보의 공약을 수용했다. 마크롱은 고용 확대를 위한 직업훈련에 500억 유로(약 62조원)를 투입해 2022년까지 실업률을 7%로 낮추는 한편 공공 부문에서 12만명의 일자리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공 부문 일자리 감축과 노동 유연성 강화 등에 대한 프랑스 국민의 반감은 여전하다. 이번 대선 1차투표에서는 10명 중 4명이 르펜과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에게 표를 줬다. 이들은 노동자·서민 대변자를 자임하며 노동규제 완화, 자유무역, 세계화에 강하게 반대했다. 여기에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는 1200만명에 유권자 300만명(8.49%)은 백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106만명(3%)이 던진 표는 무효 처리됐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의 성향대로 노동 유연화를 밀어붙였다가 노조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면 임기 내내 추진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분열된 프랑스를 물려받은 마크롱이 취약한 집권 기반 속에서 경제 살리기를 시급히 성공시키지 못하면 언제든 극우 포퓰리즘의 물결 속에서 실패한 대통령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마크롱 정부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첫 번째 고비는 다음달 11일과 18일 치러지는 총선이다. 마크롱은 현재 의회 기반이 전혀 없다. 하원의원 577명을 새로 선출하는 총선에서 마크롱의 앙마르슈가 다수당이 되려면 최소 과반인 289석을 얻어야 한다. 현재는 거대 양당인 사회당과 공화당이 각각 295석, 196석을 나눠 갖고 있다. 앙마르슈 소속 의원은 한 명도 없다. 프랑스에서는 총선에서도 과반 득표율이 나오지 않은 지역구에 대해서는 결선 투표를 벌이기 때문에 정확한 의석수 추정은 어렵지만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앙마르슈는 마크롱의 승기에 힘입에 249~289석을 확보하고 공화당이 200~210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마크롱은 자신이 원하는 총리를 임명하지 못하고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이념이 다른 정파가 대통령직과 총리를 나눠 갖는 ‘코아비타시옹’(동거정부)이 출범하면 마크롱은 실권을 대거 총리에게 넘겨줘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롱이 앞으로 르펜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내는 데 실패한다면 다음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극우 민족주의의 유혹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소득자 4명 중 3명, 年 3000만원 못 번다

    소득자 4명 중 3명, 年 3000만원 못 번다

    하위층 수입 정체돼 불평등 심화…소득재분배·임금격차 완화 절실소득이 있는 국민 4명 중 3명은 1년에 3000만원 이하를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 3인 가족 평균 지출액은 4085만원으로 혼자 벌면 가족을 제대로 건사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적은 인원으로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기업 관행이 40년 이상 지속되면서 저소득층의 소득이 정체돼 소득불평등도가 크게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8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소득불평등 현황과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전체 소득자 2664만명의 개인소득 분포를 국세청 통계자료로 분석한 결과 73.7%는 3000만원 이하를 번 것으로 나타났다. 인원수로는 1963만명에 이른다. 개인소득은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을 모두 합한 것이다. 이들이 가족 중 혼자 돈을 번다면 2015년 기준 3인 가구 평균지출(4085만원)도 감당하기 어렵다. 2000만원 이하 소득자는 절반이 넘는 59.5%, 1000만원 이하 소득자도 38.4%나 됐다. 저소득자가 너무 많아 5000만원 넘게 벌면 상위 10%대 안에 드는 고소득자가 된다. 5000만원은 4인 가구 평균지출(4941만원)을 간신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혼자 벌어서 3인 가구를 건사할 수 있는 가구는 19%, 4인 가구는 14%에 그쳤다. 특이하게 영미권 나라는 고소득자의 소득이 급격히 증가한 반면 우리나라는 저소득층의 소득이 정체되면서 소득불평등도가 높아졌다. 우리나라 하위 50% 소득집단의 소득 점유율은 4.5%로 프랑스(23.0%), 중국(15.5%), 미국(10.1%)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소득 하위 50%의 소득 비중이 매우 낮은 것은 미취업자와 저소득자가 많기 때문”이라며 “낮은 고용률과 장시간 노동이라는 구조적인 문제, 세계화와 같은 시장조건, 노동유연화와 같은 정책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소득불평등이 크게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2000년대 들어 정리해고, 비정규직 고용, 외주화가 확대되고 영세 자영업자가 급증했지만 주주, 관리자, 전문직, 공공기관 근로자, 대기업 근로자의 소득은 꾸준히 늘었다. 소득 상위 10%의 소득 비중은 1999년 32.9%에서 2015년 48.5%로 늘었다. 따라서 강력한 소득 재분배 정책과 대기업,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완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하청 불공정 거래행위를 규제하고 노사협상에 하청 근로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원청 노동조합과 정부가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동수당, 장애인수당, 기초노령연금 등 사회수당을 확대하기 위해 소득세나 법인세의 비과세나 공제, 감면을 축소해 조세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 연구위원은 “고소득자, 대기업에 혜택이 많은 비과세나 공제를 우선적으로 줄이고 점차 다른 공제를 줄이면서 세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청년들, 왜 조국 떠나 낯선 땅 떠도는가

    청년들, 왜 조국 떠나 낯선 땅 떠도는가

    헬조선 인 앤 아웃/조문영 외 6명 지음/눌민/288쪽/1만 6500원“그렇게 나는 한국을 떠났다. 내가 한국을 떠난 건지, 한국이 날 밀어낸 건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하긴, 똑같은 말이다.” 심재천 작가의 소설 ‘나의 토익 만점 수기’ 속 인물의 말이다. 토익 590점으로 취업의 첫 단계인 서류 전형마저 통과하지 못하는 주인공은 결국 호주 어학 연수를 떠난다. ‘내가 한국을 떠난 건지, 한국이 날 밀어낸 건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는 그의 뇌까림에는 요즘 한국 청년들의 글로벌 이동의 양면성이 깃들어 있다.단적인 예가 한국 유학생 절반이 처음 거치는 미국 커뮤니티칼리지의 청년들이다. 이곳 한인 유학생들의 궤적을 연구해 온 인류학자 김수정씨는 이들이 대학 측으로부터 ‘봉’이자 ‘현금인출기’ 취급을 받으며 정치경제적 난민이 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목적은 대부분 커뮤니티칼리지를 다닌 뒤 미국 대학에 진입하기보다 4년제 서울 대학에 편입하는 것. 유학을 통해 ‘루저’라는 낙인을 지우고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를 얻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학업의 어려움, 재정의 어려움으로 분투하는 이들은 이 목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깨달아 간다. 그러면서 목표는 재설정된다. 한국에 돌아가 ‘잉여’로 전락하느니 커뮤니티칼리지에서 ‘유령’ 취급을 받고 미국 한인 커뮤니티에서 ‘존재감 없는 소수자’로 살기를 원하게 된다. 저자는 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이들과의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이들이 실은 한국의 정치, 경제 분야의 권력 집단으로부터 내몰림을 당한 것이란 생각이 점점 또렷해졌다”고 말한다. 2014년 1월 외국 비즈니스 대표단과의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저자는 이 발표는 곧 한국 정부가 국민의 삶의 질을 염려하기보단 국내 및 주요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탈나라 기업국가’로 전락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시민들이 자신의 학력, 직업, 연령과 관계없이 자신이 언제든지 폐기 처분될 수 있는 ‘부속품’이라는 집단적 불안에 사로잡혀 있는 것도 이런 체제와 맞닿아 있다. 이처럼 책은 21세기 한국 청년들의 글로벌 이동이 어떤 사회문화적 의미를 갖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젊은 인류학자 7명은 인도 요가마을, 아일랜드 레스토랑, 미국 커뮤니티칼리지, 케냐 슬럼 지구 등 지구촌 각지에 퍼져 있는 한국 및 한국계 청년들의 고민을 바통 터치하듯 이어받는다. 초점은 ‘정주’가 아닌 ‘부유’에 있다. 청년들이 왜, 어디로 떠나며 그곳에서 뭘 하는지, 이후 어떤 귀환이나 새로운 이동을 준비하는지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다. 이들의 여정은 국민을 보듬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민낯과 신자유주의 세계질서가 내던진 인간 존엄을 되돌아보게 한다. 책 속에서 ‘글로벌’이란 “평범한 청년을 국제 난민으로 만드는 신자유주의 교육 체제의 다른 이름”(2장)이자 “헬조선의 일시적 해독제”(1장)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도피하듯 떠난 해외에서 신자유주의 노동 유연화에 따른 구조적 착취를 새롭게 경험”(3장)할 때 ‘글로벌’과 ‘내셔널’의 차이는 또 무의미해진다. 청년들의 ‘헬조선 탈출’을 철모르는 투정으로만 넘겨서는 안 되는 질문 앞에 우리는 섰다. ‘그나마 여행에서 얻은 이동성 자본을 직업으로 전환한 이들은 다행이지만, 전환에 실패한 이들, 한국 사회에 얽매이는 것조차 불가능한 이들의 삶은 어떻게 될까? 점점 더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자살로, 이민으로, 여행으로 이탈해 나가는 한국 사회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57쪽)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대선 후보에 바란다-3대 취약계층을 살리자] “文·安·沈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기준·로드맵 없는 空約”

    [대선 후보에 바란다-3대 취약계층을 살리자] “文·安·沈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기준·로드맵 없는 空約”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에 나온 주요 후보들의 비정규직 관련 공약은 겹치는 ‘교집합’ 영역이 넓다. 후보 이름과 소속 정당을 가리고 내용만 보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외에는 누구의, 어느 정당의 것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그래서 공약의 이면을 검증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정책이 만들어진 배경과 실현 가능성이 후보와 정당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24일 비정규직 근로자와 노동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등에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5명의 후보 가운데 3명이 약속한 ‘동일가치 노동에 동일 임금을 주는 정책’에 대해 “사기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왔다.●“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사기공약”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3명은 동일가치의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임금을 주는 원칙을 실현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에 대해 시민노동단체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의 박점규 집행위원은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박 위원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없으면 공자님 말씀에 그치고 말 것”이라면서 “사내도급, 특수고용 등 사장이 숨겨져 있는 고용 형태가 많은데 어떤 노동을 동일한 가치로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기준이 빠져 있고 기업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무기계약직 윤모(42)씨는 “기업이 교묘하게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할 일을 처음부터 나눠 놓기 때문에 동일노동이라고 규정하기가 애매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정부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하더라도 기업들이 빠져나갈 구멍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文의 공공부문 확대, 나쁜 일자리 줄여야 다만 업종별 임금 수준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천하겠다는 심 후보의 공약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김모(28)씨는 “스웨덴에서는 산업별로 임금 수준을 맞춰서 볼보자동차 직원과 볼보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 직원의 임금이 비슷하다고 들었다”면서 “우리도 궁극적으로는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당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참여정부에 몸담았던 문 후보가 비정규직보호법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오모(35)씨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만든 파견근로보호법, 비정규직보호법은 비정규직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양산하는 데 일조했다”면서 “비정규직보호법의 부작용을 반성하고 보완 대책을 내놔야 진정성 있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공약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경기 안산, 인천 등 산업공단에 가 보면 지금도 일자리는 널려 있고 기업들이 사람을 못 구해 안달”이라면서 “최저임금에 하루 12시간 장시간 일하고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하고 나쁜 일자리가 많은 것이 일자리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대기업 등 원청 사업주에게 하도급 업체 간접고용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우는 공약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동계는 국내 비정규직 규모를 1100만명 정도로 추산한다. 500만명은 직접 고용된 기간제 근로자 등이고 나머지 600만명은 파견, 용역, 사내도급, 특수고용 등 간접고용 형태이다. 비정규직 사용을 2년으로 제한하는 비정규직보호법의 규제를 피하고자 기업들이 지난 10년간 간접고용을 늘린 것이다. 이런 현상을 ‘풍선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청소용역업체 직원인 박모(52)씨는 “월급은 쥐꼬리만큼 주고 휴가도 못 가게 하면서 10시간씩 일 시켜도 쫓겨날까 봐 아무 소리 못 하는 동료가 많다”면서 “청소를 나가는 사업장은 아무래도 큰 기업이니까 직접 고용해 주는 수준의 처우를 해주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安의 직무형 정규직, 노동계는 부정적 안 후보는 공공부문에 ‘직무형 정규직’을 도입한 뒤 민간 부문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비정규직으로 뽑은 사람을 계속 고용하는 무기계약직이 아니라 처음부터 채용 절차를 거쳐서 정규직으로 사람을 뽑되 기존 정규직의 호봉제, 승진체계와 별도로 직무와 임금 설계를 달리한다는 아이디어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중규직, 무기계약직 등 어중간한 형태의 왜곡된 정규직화를 낳을 수 있는 모호한 개념”이라면서 “무기계약직의 차별을 고착화하는 방향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정규직 이용을 남용하는 기업의 공공부문 입찰을 제한하는 안 후보의 공약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중소 정보통신(IT) 서비스업체 비정규직 김모(34)씨는 “중소기업이 사활을 거는 두 가지가 정부 조달사업을 따내는 것과 보조금을 받는 것”이라면서 “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때 비정규직을 적게 쓰는 기업에 우선입찰권을 준다면 비정규직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씨는 비정규직 다수고용사업장에 불안정 고용유발 부담금을 걷겠다는 심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세금으로 규제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기업 반발이 심해서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劉 “비정규직 채용 처음부터 못하게”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비정규직 공약에 대해서는 보수를 표방하는 후보임에도 전향적이라는 평가가 여럿 나왔다. 박 위원은 “비정규직을 아예 처음부터 채용하지 못하게 제한하고 비정규직 고용 총량제를 도입한다는 유 후보의 공약을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면서 “초강수를 쓰지 않으면 해결이 불가능할 정도로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용의 유연화, 즉 쉬운 해고를 통해서 일자리 시장의 질서를 바꾸겠다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공약에 대해 대기업 무기계약직 윤씨는 “전 세계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제일 높은 나라인데 더이상의 유연화가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의 미래를 묻는다’ 토론회] “시속 10마일의 학교가 100마일의 기업에 대응하겠나”

    [‘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의 미래를 묻는다’ 토론회] “시속 10마일의 학교가 100마일의 기업에 대응하겠나”

    이준식 시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의 국가 경쟁력은 우수한 인재 양성에 성패가 달려 있으므로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혁신 전략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면서 “교육부에서는 지난해 12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대응하여 대한민국 교육이 2030년까지 나아가야 할 5개 방향과 이에 따른 22개 추진 전략을 포함한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중장기 교육정책의 방향과 전략 시안’을 발표했는데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져올 변화를 바탕으로 교육 정책의 방향을 크게 유연화, 자율화, 개별화, 전문화, 인간화로 나누어 제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조승래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은 환영사에서 “지금까지의 교육 패러다임으로는 능동적 대응을 할 수 없다. 혼자서 공부하는 고립형 학습보다는 여럿이서 공유하는 개방형 학습으로 전환해야 한다. 다양한 분야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견해를 표출하고,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연대·협력·소통에 기반한 문제해결 능력을 이끌어내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축사에 나선 정세균 국회의장은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의 무대가 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접목과 융합이 곧 미래 준비의 핵심가치로 떠오르는 지금이야말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해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이 자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혁신 방안을 모색하고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융복합 어젠다를 도출해내는 미래교육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안타깝게도 그동안 우리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교육 혁신을 전혀 준비하지 못했다. 오히려 누리과정 예산 갈등, 국정교과서 강행 등으로 교육 현장이 갈등과 혼란으로 점철될 수밖에 없었고, 새로운 미래를 위한 교육 비전을 제시하는 그 어떠한 논의도 할 수 없었다. 이제는 더이상 시간적 여유가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혁신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다양한 학문분야에 적용 가능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창덕 안양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도약과 성장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산업구조와 기업 운영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야 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국가 교육 육성전략과 관련 지원정책, 법,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며 “로봇, 인공지능 등으로 인해 대폭 줄어들 수 있는 일자리를 대신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미래 사회변화 예측 분석을 토대로 중장기적인 일자리 창출 전략을 마련하고 일자리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현행 교육체계도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저서 ‘부의 미래’에서 시속 10마일의 학교가 100마일로 달리는 기업에 취업하려는 학생들을 준비시킬 수 있겠느냐고 갈파했다. 그는 학교의 변화 속도는 시속 25마일로 달리는 정부 관료조직보다도 늦다고 지적했다”며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능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의한 첨단 교수·학습방법을 일반화하고 학습 분석(Learning Analytics)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학습을 실현하고 학문 간 융합 또는 모든 학문과 ICT의 융합, 그리고 협업을 통해 학습하고 이를 문제 해결에 활용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인성을 갖춘 ‘21세기 오디세이형 인간’을 양성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토론회를 후원하는 서울신문 대학발전연구소장 박성태 특임논설위원은 “정부와 학계는 물론 대선을 앞둔 후보자까지 너 나 할 것 없이 4차 산업혁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구호와 선언만 난무할 뿐 알맹이가 없어 보인다. 정부와 정치권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마치 새로운 정책과제를 발굴해 성과 위주의 정책수행을 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정치적 구호에 매몰돼 성급하게 4차 산업혁명 대책을 추진하기보다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에 걸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의 틀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 창립준비위원장인 신종우 신한대 교수는 미래융합교육학회 창립 배경에 대해 “일반대, 전문대 구분 없이 다양한 전공의 교수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창의성 융합 학문’이라는 거대한 교육 혁신의 틀을 창출해내기 위해 힘을 합쳤고 지속적으로 미래교육 보고서, 새로운 교수법 개발, 융합학과목, 융합학문 등을 개발하여 고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자”고 주문했다. 박성태 대학발전연구소장 sungt5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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