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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들 채용몫 줄어드는 것 아니냐” 정년퇴직자 재고용 인센티브 논란

    “청년들 채용몫 줄어드는 것 아니냐” 정년퇴직자 재고용 인센티브 논란

    일반기업도 보조금·수혜 대상 확대 등 사실상 ‘정년연장’ 고령화 대책 추진에 “기업들 신규 채용 꺼리는 요소 될 것” 60세 연장때도 청년실업률 9%로 상승 “4050 창업 지원해 청년 고용 선순환을 ” 정부가 정년퇴직한 근로자를 자발적으로 재고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령층의 소득 공백기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사실상 ‘정년 연장’과 같은 효과를 발휘해 청년 일자리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정부는 지난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고령화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이 정년이 지난 고령자를 자발적으로 재고용할 경우 사업주에게 보조금 지급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60세 이상 고령자를 기준 고용률 이상으로 뽑으면 기업에 분기마다 1인당 27만원씩을 지급하는 ‘고령자 고용지원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만 5840개 업체가 고령자 1만 7000명 고용에 대한 지원을 받았고 집행액도 165억원이었다. 다만 이는 정년제도가 없는 기업을 대상으로 했고 수혜 업종도 주로 청소·경비 용역 등 단순노무업이었다. 정부는 지원 대상 금액을 정년제를 유지 중인 일반 기업으로 확대하고 수혜 대상도 대폭 확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60세 이상 근로 문화를 서서히 확산시키겠다는 포석이다. 정년퇴직자 재고용은 미래 세대의 노년 부양비용을 줄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 노인층의 경제활동 지속과 소득 증가의 선순환 효과를 노린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69만명인 노인 인구가 2025년 1051만명에 달한다. 노인 인구의 급증은 재정 부담으로 직결된다. 하지만 퇴직자 재고용이 사회 전반의 퇴직 시기를 늦추고 기업으로선 그만큼 신규 채용을 꺼리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남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2017년 말 발표한 ‘정년연장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16년 사이 전체 취업자 중 고령층 비중이 1% 포인트 증가할수록 청년층 비중은 0.8% 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퇴직자 재고용이 청년들이 기피하는 단순 노무직이 아니라 공공 부문과 사무직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면 청년 취업에 더 치명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공학과 교수는 4일 “2013년 정년 60세 연장을 법제화하고 2016년부터 이를 시행하면서 청년 실업률이 9% 이상으로 치솟았다”면서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 인구가 청년 세대보다 더 많은데 화이트칼라 직종에서 퇴직자 재고용이 활성화되면 청년 취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노동 유연화나 최저임금 등에 대해 유연성을 발휘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지 않고 노인 일자리만 늘리는 식이라면 청년 취업률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근본적으로 청년 일자리를 뺏을 수 있는 60세 이상의 재고용보다는 우리 경제의 허리층인 40~50대 고학력 퇴직자들의 재고용과 창업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기술과 인맥이 풍부한 화이트칼라 40~50대가 직장에서 퇴직한 뒤 동네 치킨집 대신 벤처 창업에 앞장설 때 청년층 고용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접을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 나왔다

    접을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최근 등장한 스마트폰처럼 완전히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 연구팀은 태양전지 재료인 페로브스카이트의 고유한 물리적 성질을 분석해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태양전지를 설계해 반으로 접을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최신호(5월 23일)에 실렸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낮은 생산비용과 높은 광전환 효율 때문에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전극이나 기판 소재 변경을 통해 유연화가 가능하지만 지금까지는 종이처럼 말 수 있는 ‘롤러블’ 전지 수준에 그쳤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물리적 특성을 정확히 분석하고 단축, 인장실험으로 실제 특성을 측정한 다음 정확한 태양전지 유연성 예측했다. 이와 함께 다른 태양전지들의 물리적 특성도 분석해 유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태양전지를 설계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유연성을 제한하는 금속산화물 투명전극을 초박막 금속 투명전극으로 바꿔 고분자 기판 두께를 15마이크로미터(㎛)까지 줄였다. 이번에 개발한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완전히 반으로 1000번 이상 접었다 폈다한 다음에도 태양전지 광전 변환 효율이 그대로 유지됐다. 김주영 UN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조건의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물성 분석결과를 활용해 유연성을 정확히 예측하고 유연성을 극대화시켰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유연성이 확보되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활용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국내 제조업 기회 확대 위해 디지털혁신 가속화해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김대희)은 KISDI Premium Report(19-03) ‘디지털 혁신이 가져올 제조업의 변화와 대응방안’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촉발하고 있는 제조업의 생산방식, 가치창출방식의 혁신,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제조업의 새로운 기회에 대해 논의하며 국내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위한 정책 과제들을 제시했다. 그동안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제조업의 산업 지형을 파괴하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의 구현을 가능하게 하며 성장 한계에 직면한 제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어 왔다. ICT전략연구실 이경선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제조 현장에서 디지털화, 지능화, 유연화가 진행됨에 따라 생산공정 전반의 효율성, 신뢰도, 민첩성, 시장 대응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며 이러한 제조 현장의 혁신적 변화는 실제로 비즈니스 전략 선택의 제약요소 완화로 이어지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고객 가치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재 소수 글로벌 선도기업들을 제외하면 제조업의 스마트화가 더디게 진행 중이라는 점에 우려를 표시하며 국내 제조업의 기회 확대를 위한 빠른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도입 및 활용이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로 중소제조기업의 디지털 역량 미흡, 높은 투자비용, 기술자산의 경직성, 기계 대체 가능성으로 인한 노동자들과의 갈등 등을 언급하며, 향후 국내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금 지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정부의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노력에 더불어 ▲중소제조기업의 디지털 역량 강화 ▲제조혁신의 연결성·확장성·유연성 강화 ▲인간중심 기술개발 지원 등을 위한 정책적 노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활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들도 다양한 혁신주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 정부는 중소제조기업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혁신활동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스마트 공장 보급·확산에 있어 수직적 상생, 수평적 공생모델의 도입확대가 필요하며 다양한 혁신주체들과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오픈 협업, 첨단 기술의 중소기업 이전 및 활용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활용도를 높이고 기술도입 실패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연결성, 확장성, 유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과제로 가치창출의 범위 확장을 위한 산업인터넷 플랫폼 구축 및 생태계 차원의 최적화 추진, 기술자산의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협업 강화 및 생산설비·솔루션의 연결·확장성 확대, 고객 대응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품질관리, 유연생산 등) 지원 등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노동자와의 갈등 요인을 낮추기 위해 기술도입의 혜택이 노동자들에게도 돌아가는 인간중심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생산성 제고와 동시에 일자리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저부가가치·유해작업의 자동화 지원, 작업자가 기술도입에 따른 업무변화에 보다 쉽게 적응하고,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용자중심 시스템 개발 등을 제안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경경자청, 혁신성장을 겨냥한 <현장밀착 경영> 박차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이 혁신성장을 위한 현장밀착 경영에 나선다. 대경경자청 이인선 청장은 지난 1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2019년은 혁신성장을 겨냥한 현장밀착 경영의 한 해가 되어야 한다”며 대경경자청의 3대 경영방침을 밝혔다. 이 청장은 이 날 “지난 해 ‘제2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에 따른 혁신성장에 맞춰 경자구역의 패러다임 전환에 동참하자”면서 투자유치 가속화, 지구개발 안정화, 기업지원 구체화 등 3대 경영전략에 전 직원들이 역량을 쏟아 붓자”고 제안했다. 이 청장은 또 “혁신성장을 위해 바이오 신소재(포항), 스마트 팩토리(영천), 첨단메디컬소재 패션테크(경산), 로봇 지능형자동차(대구 테크노폴리스) 등 지구별 특화에 나서자”며 8개 지구에 대한 특성화를 주문했다. 특히 해외기업 유치 전략은 공장설립이나 인수합병보다 합작투자가 효과적인 만큼, 지역중소·중견기업들과 함께 시장개척단을 꾸려 투자유치의 가속도를 높이겠다“며 합작투자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대경경자청은 이를 위해 미래개발본부장이 인솔하는 싱가폴 투자 유치단, 기업지원과 주관의 동남아지역(호치민) 시장개척단을 보내는 한편, 대구시청·중소기업진흥공단과 공동으로 러시아 CIS지역에도 시장개척단을 파견한다. 이 청장은 이와 함께 “지구개발과 관련해 기업수요를 반영한 개발계획·실시계획 수립?변경, 외투기업 유보용지의 탄력적 운영 등 지구계획의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구내 기반시설의 경우, 계속사업인 경산?포항지구의 진입도로,용수시설, 폐수시설 등은 차질 없이 진행하고, 영천지구의 보상과 착공 그리고 진입도로 등에 대한 내년 국비확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청장은 입주한 460개 국내 기업에 대한 지원서비스에도 각별한 노력을 당부했다. 지난해 대경경자청은 기업지원과를 신설하고 기업지원 종합계획?지원시책을 펼치며 기업지원 서비스의 기초를 닦았다. 대경경자청은 지난 해에 이어 지구별·업종별 실태조사, 찾아가는 기업상담실 그리고 현장민원실 운영 등 기업지원 서비스를 더 구체화함으로써 현장밀착 경영을 견인해 나갈 방침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특별기고] 다가온 양극화 시대 2기, 대책은/구인회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특별기고] 다가온 양극화 시대 2기, 대책은/구인회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난 20년간의 양극화 시대는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본격화됐다. 당시엔 세계화를 내세운 정부가 국제 금융자본에 빗장을 풀어 주며 일어난 ‘국가 부도의 날’로 기억되지만, 더 정확하게는 ‘한국사회 개조의 날’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주도하에 금융 자유화, 구조조정 상시화, 노동시장 유연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잡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확대되고 비정규 고용이 만연하면서 양극화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때부터 최상위층 10%의 소득은 급증세를 보였다. 한국노동연구원 홍민기 박사 연구에 따르면 최상위 10% 집단은 외환위기 전 전체 소득의 35%대를 차지했는데, 2010년엔 전체 소득의 46~47%나 됐다. 같은 시기 빈곤층 규모는 전체 인구의 10%에서 17%대로 급증했다. 다행히도 2010년대에 들어 이런 양극화 추세가 주춤했다. 고용 상황이 나쁘지 않았고 기초연금 도입으로 더이상의 악화는 멈추는 듯싶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우리나라의 공식 소득자료인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15~2017년 시장소득의 분배지표가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양극화 추세가 더 악화됐다. 지난주 가계동향조사 4분기 자료에 따르면 상위 20%의 소득계층이 하위 20% 집단에 비해 5.5배의 소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2000년대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가계동향 자료에 대한 공신력 논란은 있지만, 수년 전부터 시작된 ‘양극화 시대 2기’가 본격화됐음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하다. 특히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하위 소득층의 지위 하락이다. 근로 소득과 영세자영자 수입이 크게 줄고 고령층은 늘어나는데, 복지급여가 소득 감소의 완충 역할을 제대로 못 하니 하위 소득층의 소득이 줄었다. 그런데 이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중요한 현상은 상위 소득층의 소득 향상이다. 상위 20% 소득계층의 경우 고용은 더 안정되고 근로 소득이 늘었다. 고용 둔화가 최근 언론의 주된 기삿거리지만 지금 상황을 잘 보여 주는 표현은 ‘고용 계층화’이다. 하위 소득층과 달리 상위 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은 크게 증가하니 고용 계층화가 소득 양극화로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소득 양극화가 교육 격차와 맞물려 부의 대물림으로 이어지는 계층 사회의 고착화 우려도 커진다. 우리 사회는 새로운 단계의 양극화 시대로 들어섰지만 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찾기는 어렵다. 감세와 복지 삭감을 내세우며 최상위층 이익을 옹호하던 이들은 이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희생양으로 삼아 정부 공격에 열을 올린다. 이들의 결기와는 달리, 정부는 예정된 일자리 정책과 점진적 복지 증대로 묵묵히 가겠다는 ‘한가한’ 입장을 보인다. 포용 국가를 내세우는 정부가 불평등 해소에 보이는 미온적인 태도는 참으로 실망스럽다. 빈곤은 만연한데 기초보장 수급자는 줄고, 불평등은 심화되는데 부자 증세가 기피되는 현실, 이런 세상을 바꾸려는 대오각성이 절실한 때이다.
  • 안전의 외주화·여전한 관료주의…‘제2 세월호’ 참사 또 부른다

    안전의 외주화·여전한 관료주의…‘제2 세월호’ 참사 또 부른다

    세월호 참사를 낳은 구조적인 원인은 무엇이고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재은(이하 이)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노동 유연화’를 주목했다.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안전 분야에서조차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썼고 여기서 비롯된 책임성 약화가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노진철(이하 노)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관료주의’를 비판했다. 겹겹이 쌓인 재난대응조직 구조에서 현장 지휘관의 권한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보고가 우선인 분위기에서 적절한 현장 대응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총평 →세월호 참사에 대해 총평을 내린다면. -이 전형적인 ‘임계사고’(臨界事故·정상 상태를 넘어 제어불능 상태에 빠져 발생한 사고)라고 볼 수 있다. 세월호는 1994년 일본 하야시카네 조선소에서 만들어져 일본에서 18년 동안 운항했다. 2012년 10월 국내로 들어왔고 2015년 3월 인천에서 처음 운항이 시작됐다. 노후 선박의 운항이라는 근본적인 취약성에 더해 무리한 개조, 증축, 과적, 화물 고박 미비 등 불법 관행들이 중첩된 것이다. 단순한 침몰사고로 끝날 수 있었는데 이것이 대형 참사로 이어진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재난구조사령탑이 부재한 탓에 구조 과정에 혼선이 빚어졌다. 당시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 해경 관료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구조 시스템이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선박이 전복된 위기 속에서 선원들의 대응 조치는 하나도 없었다. 자신만 살겠다며 가장 먼저 탈출한 이기주의, 엉뚱한 제주해상교통관제센터로 연락을 취한 조난신고, 승객을 헷갈리게 한 안내방송 등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사고 당시 초동 대처는. -이 적절한 조치만 있었다면 세월호 승객 전원을 구할 수 있었을 거란 인식이 지배적이다. 배가 기울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기어오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선장과 선원이 먼저 도망치지 않고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갑판 위로 대피시켰다면 쉽게 구조할 수 있었다. 이들이 이토록 무책임했던 이유가 비정규직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월급 270만원을 받는 1년 계약직 선장뿐만 아니라 갑판부, 기관부 선원 17명 중 12명이 4~12개월짜리 단기 계약직이었다. 임금도 다른 해운사에 비해 20~30% 적었다. 선원들의 높은 소속감과 책임감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제대로 된 해양사고 안전 교육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안내방송을 담당한 승무원도 선박 사고 시 탈출요령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정부 대응 →정부의 대응은 어땠나. -이 무능했다. 안전행정부는 재난 대응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했다. 언론 브리핑에만 집중해 1시간 간격으로 6회나 진행했다.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구조자 숫자를 집계하기도 했다. 오후 2시쯤엔 구조자가 368명이라고 발표했다가 오후 4시 30분엔 164명으로 정정하는 등 불신을 초래했다. 공을 세우려다가 망신을 당한 것이다. 해경도 마찬가지다. 구조 성과가 명확하게 드러날 땐 언론보도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렸다. 실제 동원되고 있는 구조 인원과 장비를 부풀렸고 구조된 인원만을 강조하는 등 해경의 업적만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민간구조업체인 ‘언딘’과 민간 잠수부와의 관계에서도 구조 초기에 해경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구조를 하기보다는 구조에 대한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려는 행태를 보였다. 자신들의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관료들은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마련된 대책의 실효성은. -이 4개 권역별 119특수구조대, 해난사고 대비 특수구조대 등 재난 대응 현장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역량이 강화됐는지는 의문이다. 소방관들의 열악한 장비, 부족한 인력 상황은 여전하다. 안전위험요소를 고의적으로 무시하다가 사고가 터져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수준의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으로는 기업 경영진과 시설관리 책임자들의 책임의식을 높일 수 없다. 거주지역 주변의 위험정보를 시민들이 알 방법도 부족하다. 위험을 감지한 현장 작업자들이 작업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도 미약하다. 공익제보 여건도 충분치 않다. 정부의 정책기조에서 안전은 여전히 뒷전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선 안전대책이 많이 제시됐다. 대부분 실현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보완 대책 →보완돼야 할 점은. -이 안전 분야에서 노동의 비정규직화 문제가 있다. 안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갑판, 기관부의 70%가 비정규직이었다. 위급 상황에 대응하는 데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던 것이다. 노동 유연화라는 미명 아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분야에서도 비정규직으로 쓰면서 전문성 부족과 미흡한 상황 대처, 책임감 부재를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비정규직 인력 활용으로 선박 운항 비용을 낮출 순 있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일에서도 외주화, 비정규직화로 불안정한 노동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중단해야 한다. 안전점검 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해양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수다. 하지만 이를 맡은 대부분의 기관에 해양 분야 전직 공무원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른바 ‘해피아’다. 이들이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쥐고 있다. 한국해운조합은 해운사들이 회비를 내서 만든 이익단체다. 이 기관이 안전관리를 하는 것은 처음부터 모순이다. 퇴직 공무원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해운사의 사적 이익에 기여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로비 등의 문제점이 확인된 바 있다. →세월호 참사의 궁극적인 원인과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이 세월호는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노선이다. 이런 경제적 가치판단이 최우선되는 것의 연장선에서 선박 운항에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이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 하겠다. 근로자의 노동 환경을 열악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안전에 투자하는 비용도 줄였다. 사익을 추구하는 회사의 가치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것은 생명의 가치보다 경제논리와 효율을 더 앞세웠기 때문이다. 재난관리는 단순히 명령, 지시, 통제의 방식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재난의 원인이 국민의 안전의식 부재도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안전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위기관리 정책과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재난대응체계가 무너진 이유는. -노 7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목포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조기 사고 파악에 실패했으며 사고 발생 직후 선장과 선원이 무책임한 행동을 보였다. 해경은 무능력하고 무책임했으며 수색 과정에서 해군, 민간기구와 불협화음도 냈다.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재난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해양재난에 무지한 고위공무원만 잔뜩 있는 중대본이 컨트롤타워 기능을 했다. 권력자에게 지향된 현장 공무원들의 보고 우선 관행과 보신주의가 한꺼번에 작동해 초동 대처에서 재난대응체계를 무력화시켰다.컨트롤타워 →사고 당시 컨트롤타워 역할은 어땠나. -노 최상위 권력자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전형적인 관료주의가 문제였다. 중대본과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긴급구조통제단에서 다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지역사고수습본부, 지역긴급구조통제단으로 이어지는 서열 위주의 재난대응조직 편제로는 현실 재난에 무력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중앙정부가 임의로 범정부사고대책본부를 만들어 스스로 중대본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마비시키기까지 했다. 긴급한 수색 활동 중에는 보고와 지시의 위계구조가 길면 길수록 결정이 더 지연된다. 구조에 치명적인 장애가 되는 것이다. 현장 지휘관들이 현장에 없는 상관의 지시를 기다리게 되면서 지휘·통제권이 무력화됐다. 각 본부 단위에서 공무원들이 보고와 의전에 동원되는 동안 구조활동은 뒷전으로 밀렸다. →사고 이후 우리 정부의 모습은. -노 박근혜 정부는 처음부터 사고조사위원회 구성을 방해했다. 사고 후 1년 4개월이 지난 2015년 8월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비로소 발족했지만 정부는 사고 원인과 경과, 정부의 대응조치에 대한 조사위의 조사를 막았다. 핵심 정보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거나 적극적으로 은폐하는 등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2016년 6월 30일 정부가 조사위 활동을 강제종료시키는 바람에 보고서조차 내놓지 못했다. 재난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정부의 태도는 우리 사회를 유사한 재난이 또다시 발생하는 사회, 학습하지 못하는 사회로 만든다. 대안 →재난 수습 과정에서 놓친 부분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노 재난 발생 초기부터 피해자들에 대한 언론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인간적 존엄성과 자유, 사적 내용의 비밀을 보장해야 한다. 재난 피해자들에 대한 심리적 치료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이들이 기초적인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쉼터 등 공간이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 재난 이전의 일상 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이나 과세, 보험관계 등 행정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법률 자문 등도 필요하겠다.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과 대안은. -노 재난관리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막는 근본적인 원인은 국가에 대한 낮은 신뢰 수준에 있다.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국가 신뢰도는 하락한다. 반대로 재난관리체계에 대한 불신은 높아진다. 궁극적으로 국가가 모든 재난을 법과 제도로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상징적인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때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협력은 필수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재난관리의 주체로 나설 필요가 있다. 정보를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통해 정부는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勞, 정부·경영계 불신 여전… 출범 두 달 경사노위 ‘반쪽 위기’

    勞, 정부·경영계 불신 여전… 출범 두 달 경사노위 ‘반쪽 위기’

    대의원 1273명 중 1046명 대거 참여 정부 일방통행식 정책 등에 불신 팽배 ‘참가 말고 투쟁’ 피켓 들고 곳곳 함성 ‘연대의 장으로’ 집행부 리더십 큰 상처28일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위원회(경사노위) 복귀가 불발되면서 양대 노총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가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경사노위를 통한 사회노동 분야 현안 협의는 당분간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임시 대의원대회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복귀 타진이 결실을 맺지 못한터라 ‘고립을 뛰어넘어 연대의 장으로 나아가겠다’는 현 민주노총 집행부의 약속도 사실상 지켜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이날 대의원대회는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대의원 1273명 중 1046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넘어 개회했다. 경사노위 참여를 놓고 3가지 수정안이 제출됐지만 모두 부결됐고, 집행부 원안은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다. 경사노위에 우선 참여하되 노동 개악시 탈퇴한다는 한 수정안이 집행부 원안과 유사한데다 김명환 위원장이 원안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결국 김 위원장이 “경사노위 관련 논의는 지속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대의원대회는 성과 없이 마무리 됐다. 김 위원장은 “질서 있는 토론에서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대의원들의 의지는 확인했으나 아쉽게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집행부는 조만간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경사노위 참여를 전제하지 않는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 이후 방안 등을 제출할 방침이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가 불발된 것은 1998년 2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체제에서 맺어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 체결이 ‘정리해고제’와 ‘파견제’ 등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도입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는 조합원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대의원대회 현장에서도 경사노위 참가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이 ‘경사노위 참가 말고 투쟁 결의로’라는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경사노위 참여 결정은 노동개악 합의’ 등과 같은 대자보가 대회장 곳곳에 붙어 있었다. 사회협약 이후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 경영계의 과제 미이행으로 생겨난 사회적 대화에 대한 노동계의 불신이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사정위를 대체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경사노위는 양대 노총 뿐 아니라 여성·청년·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까지 포괄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다. 하지만 1999년 노사정위를 탈퇴한 민주노총의 복귀가 무산되면서 경사노위는 상당기간 반쪽자리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대만, 남쪽 18개국에 ‘러브콜’… 中의존 탈피 ‘新경제동맹’ 겨냥

    [글로벌 인사이트] 대만, 남쪽 18개국에 ‘러브콜’… 中의존 탈피 ‘新경제동맹’ 겨냥

    ‘하나의 중국’ 거부… 새 성장동력 찾기 수출입 규모 급증… 투자 전년비 54%↑ 국가별로 협력 타깃 다른 유연화 전략 의료센터로 민간접촉 늘려 매력도 높여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 분산 카드 활용 美 인도태평양 전략 편승 中견제도 노려“통일을 위해서는 무력도 불사한다”는 시진핑의 중국 앞에서 “지나치게 높아진 대중국 경제의존도를 줄이고, 새 성장동력을 찾아 나가겠다”는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정부의 신남향(新南向)정책. 현황과 전망을 통해 우리 상황에 대한 시사점을 살펴봤다.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의 관문인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 2018년 공항 이용자수가 전년에 비해 3.69%가 증가한 4653만명으로 2017년에 이어 다시 기록을 깼다. ‘최대 공신’은 ‘신남향정책의 대상국’으로부터 온 이용자들로, 대만 이민서의 14일 통계에 따르면 전년보다 9.84% 증가한 1132만명이 이용했다. 신남향정책이 역할을 해 준 결과였다. 신남향정책은 대만이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인도 등 남아시아 6개국에다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한 18개국과 긴밀한 정치·경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정책이다. 차이 정부 출범 석 달 만인 2016년 8월 대만 총통부는 대외경제무역전략회의를 열어 신남향정책의 기본 틀과 계획을 통과시켰다.차이 정부는 그동안 전방위적인 교류협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봇물 터진 금융기관의 진출 확대에서도 이 같은 노력과 그에 따른 변화의 결과들을 엿볼 수 있다. 차이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9월까지 2년여 동안 해당 지역 국가 가운데 11개국에, 대만 은행의 지사들이 25개나 신설됐다. 여신 금액도 1조 5036억 대만위안(약 54조 700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기관의 진출 확대도 확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 준다. 대만 정부는 “2018년 상반기 신남향정책 대상국들과의 무역액은 전년도 대비 5.8% 늘어난 5683억 달러(약 636조원)이며 20개 프로젝트, 8억 900만 달러 규모의 수주도 달성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7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18개 대상 국가들과의 무역 규모가 15.61%, 투자 규모는 54.51%가 늘었다. 올 들어서도 차이 정부는 이 정책을 더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나친 대중 의존이 국가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경제적 위험도까지 높인다”는 입장이다. 대만은 2017년 기준으로, 중국(홍콩 포함)에 수출의 41%, 수입의 19.9%를 의존했다.중국 정부는 차이 정부가 ‘하나의 중국’을 받아들이지 않자, 2016년 단체 관광객의 대만 방문을 제한했고 대만 상품의 통관 절차를 강화하며 보복 조치를 취했다. 2015년 418만명을 넘었던 대만 방문 중국 관광객은 2016년 351만명, 2017년 273만명으로 가파르게 줄었고, 무역액도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동남아 등에서 오는 관광객이 늘면서, 전체 관광객수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정부는 기업의 해외투자뿐 아니라 관광객 유치, 교육, 청년층 일자리 등 전방위 차원에서 신남향정책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며 대응했다. 차이 정부는 단순 투자 및 무역관계를 넘어서 장기적으로 경제공동체 형성을 겨냥하고 있다. 동남아 화교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유학생 유치 등을 통해 정치·경제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면서, 위험 분산을 위해서도 해당 정책은 더 힘이 붙고 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에 진출해 있는 대만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도 탈출구 모색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싼 노동력과 새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와 아세안의 커져 가는 활력도 신남향정책에 힘을 더하고 있다. 대만은 아세안에 수출 18.5%, 수입 12%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해당 지역과의 관계를 격상시켜 나가면서 중국 이상으로 비중을 높여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대만 정부는 대상국별로, 협력의 중점을 달리하는 ‘국가별 유연전략’을 추진 중이다. 인도와는 정보통신 산업 등 하이테크 협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 양국 무역액은 2008년 30억 달러에서 2017년 63억 달러로 두 배가 늘었다. 말레이시아와는 양국 정부가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18개 대상 국가 가운데 최대 무역 파트너인 싱가포르를 신남향정책의 교두보로 삼았다. 의료 및 공중 보건 협력은 신남향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해당 국가 국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인적 관계를 두텁게 하면서, 국가적 매력을 높이려는 시도다. 대만대학 부속병원 등 주요 6개 대학병원 및 유명 의원들이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등에 각각 의료센터를 만들고 의료 협력을 진행 중이다. 더 큰 차원에서 대만은 이 정책을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의 한 방편으로도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이 일본, 호주 등 주요 동맹국들과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편승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도 엿보인다. 신남향정책을 총괄하는 덩전중(鄧振中) 대만 정무장관 겸 무역대표부 대표는 관련 보고서 등을 통해 “해당 정책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상당 부분 겹친다”면서 “해당 정책들이 힘을 얻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도 화답하듯 ‘인도·태평양전략’에 지원 대상 국가로 대만을 명시하는 등 미·중 갈등시대에 대만을 보다 더 중요한 전략적 발판으로 활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김정은 신년사] “조건없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한·미에 제재 완화 압박

    [김정은 신년사] “조건없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한·미에 제재 완화 압박

    경협 사안… 북·미 비핵화 협상과 연동 “민족 화해 막는 외부간섭 허용 안 할 것”“자립 경제 위력 강화” 발전 의지 피력 관리주의·부정부패 근절 등 개혁 시사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밝힌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 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두 사업의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신년사는 예년과 달리 ‘경제 발전’을 첫머리에 배치하고 전체의 절반 이상을 할애해 강조한 점이 눈에 띄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자립 경제의 위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며 새해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4월 노동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국정 방향을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경제집중노선으로 변경한 데 이어 김 위원장이 직접 신년사에서 이를 재확인하고 육성으로 공표한 것이다.기구·사업체계를 정비해 기업체의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자고 언급한 부분에서 북한 내 자본주의적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제도를 침식하는 세도와 관리주의, 부정부패의 크고 작은 행위를 짓눌러버려야 한다”며 장마당 등 자본주의적 변화에 따른 빈부격차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시사했다. 또 김 위원장은 “개성공단 지구에 진출했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렸다”며 ‘조건 없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제안했다. 남북 정상은 지난해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이를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정상화할 경협 사안으로 명기했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외부 세력의 간섭과 개입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중단은 대북 제재가 아닌 남한의 전 정권이 내린 조치로 남북이 결정할 문제라는 의미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개성공단 운영은 2016년 2월 북한의 핵실험을 계기로 중단됐다. 하지만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은 대북 제재 완화의 신호탄 격인 경협 사업이어서 북·미 비핵화 협상과 연동돼 있다. 개성공단 재개는 북한의 섬유수출과 대북 합작을 금지한 유엔 결의 2375호에 저촉될 수 있다. 또 두 사업 모두 벌크캐시(대량 현금) 이전 시 대북 제재 위반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의 이번 언급은 미국과 조율 없이 민족끼리 합의하자며 남한을 압박한 것”이라면서도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는 북한에는 대북 제재 유연화의 징표이고 미국도 비핵화 상응 조치로 내줄 수 있는 선행적 조치이기 때문에 양자 간 비핵화 협상이 순항한다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최저임금 인상·탄력근로제… 상대 양보만 요구하는 노사

    노동계 “노동자 안정된 삶 지원 필요” 경영계 “고비용 노동시장 유연화해야” 일자리委 워크숍서 기존 입장 고수 이해찬 대표 “광주형 일자리 성사 노력” “노동계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 등을 주장합니다. 노동존중사회로 가는 밑바탕입니다. 노동자의 안정된 삶과 관련이 있습니다.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합니다.”(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고비용 구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선은 더딥니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것인데도 논의가 나아가지 않고 있습니다.”(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11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에서 만난 노사 대표들은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동의하면서도 상대의 양보만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지난 10일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를 언급했다. 그는 “정부는 시대적 흐름과 추세라고 공유경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우리 사회의 지향점에 대해 깊이 성찰해 봐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이해하는 공유경제란 함께 나누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구체적인 로드맵도 세웠지만 여기에 ‘노동존중’이라는 가치와 철학이 존중되지 않는 이상 공허하고 추상적인 구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경영계 대표로 참석한 손 회장은 탄력근로제 확대와 노동시장 유연화를 주장했다. 손 회장은 “고비용 저생산 구조에서 산업환경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탄력근로제 확대는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지 임금 삭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기업 활동의 제약이 심해지면 국제적 경쟁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노동시장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 “어떻게 변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 1인당 소득 3만 달러 시대지만 다수의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고용 없는 성장’이기 때문”이라면서 “사회 통합형 일자리가 그 대안으로 꼽힌다. ‘광주형 일자리’ 합의가 현재 난항이지만 성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1997년, 무겁고 아픈 시대…한 번쯤 마주해야 할 우리

    1997년, 무겁고 아픈 시대…한 번쯤 마주해야 할 우리

    “한 편의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과거의 경험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이 영화가 무겁고 아픈 시대를 이야기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그때를 함께 돌이켜볼 수 있게 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1997년 외환위기를 소재로 한 최국희 감독의 영화 ‘국가부도의 날’(작은 28일 개봉)은 웃음 짓기 힘든 작품이다. 경제 성장을 낙관하던 가운데 예기치 못한 극심한 경제 재난에 허우적거리던 그때를 누가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을까.영화에서 국가 부도 사태를 가장 먼저 예측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을 맡은 김혜수(48)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만들어져야만 했던 이 영화를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겪었지만 잘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우리의 삶과 가치관을 변화하게 만든 결정적인 그 시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는 1997년 한국 정부가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할 당시 비공개 대책팀을 따로 운영했다는 기사로부터 비롯됐다. 김혜수는 협상을 위해 한국에 비밀리에 입국한 IMF 총재(뱅상 카셀)가 협상 전 한국 측에 해외 자본의 자유로운 유입, 시중 금리 인상, 노동 유연화 등 무리한 조건을 내세우는 장면에서는 화가 났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IMF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도 한국 정부가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는 마련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IMF 사태가 많은 중년층 혹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삶의 위기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속상한 정도가 아니라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실제로 피눈물 흘릴 정도로 고통받은 분들을 생각하니 더 울컥했고요.” IMF 총재를 연기한 프랑스 국민 배우 뱅상 카셀과의 만남은 김혜수도 긴장하게 할 만큼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특히 시나리오만 보고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그의 선택이 고마웠다고. “영화에서 중요하게 꼽히는 협상 장면에서 그와 마주할 땐 정말 긴장됐어요. 장소의 특성상 화려한 연기를 선보이기엔 제한적이었는데 보이지 않는 행간까지 연기로 짚어내는 그의 모습에 놀랐어요. 그가 한국의 IMF 사태에 대해 공부까지 하고 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잘 갖춰진 배우란 무엇인지 떠올리게 하더군요.” 작품에는 국가부도의 날을 일주일 남겨두고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평범한 사람 등 위기 앞에 선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증권회사를 그만두고 개인 투자자들을 모아 위험한 베팅을 하는 금융맨 윤정학(유아인), 작은 공장을 운영하며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고 애쓰는 평범한 가장 갑수(허준호), 국가의 경제 위기를 새로운 정치판을 짤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재정국 차관(조우진) 등이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은 김혜수가 연기한 한시현이다. IMF 협상을 졸속으로 처리하려는 재정국 차관과 대립하며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굽히지 않는 인물이다. “한시현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분투한 사람이에요. 본분을 다하는 과정에서는 (기존의) 시스템과 부딪칠 수밖에 없죠. 한시현은 남성 중심의 권력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은 정의의 투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자신에게 당연한 일을 진심을 다해서 했을 뿐이에요. 어떻게 보면 전형적이고 고루해 보이지만 전 그녀가 전하는 메시지에 공감해요. 그게 마음 찡하게 다가와요. 자신의 자리에서 몫을 다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나는 과연 어떤 어른인가.”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철도사업 유엔 제재 ‘합법 면제’… 국제사회 대북제재 예외 ‘탄력’ 받았다

    철도사업 유엔 제재 ‘합법 면제’… 국제사회 대북제재 예외 ‘탄력’ 받았다

    공동조사 물품 자유롭게 반출 가능 “대북제재 틀 유지 속 유연화” 평가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남북 철도 공동조사를 위한 반출 물자에 대해 제재 면제를 전격 결정함에 따라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제재 예외 조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월 23·24일자 1·4면 보도> 제재 예외 조항은 기존 제재의 틀 안에서 ‘합법적’으로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북제재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과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 사이에 절충점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제재를 전면 해제하지 않고도 일부 예외를 적용해줌으로써 북한을 비핵화 방향으로 더욱 깊숙이 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전면적인 제재 완화에 따른 미국 내 강경파의 비판이 부담스러운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한결 수월한 접근법이 될 수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25일 “유엔 대북제재위가 철도 공동조사에 필요하다고 한국 정부가 제출한 모든 물품에 대해 면제 조치를 내린 것”이라며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마다 워낙 제재를 세밀하게 규정하고 제재 예외 조항도 복잡한데, 모든 결의안에 대해 면제를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 2006년부터 유엔은 10개의 제재안을 결의했다.결의안마다 20~50개 조항이 있는데, 핵심 제재 조항마다 면제조항이 붙어 있다. 일례로 제2371호 결의안에는 ‘북한은 자국 영토로부터 또는 자국 국민에 의해 또는 자국 선박이나 항공기를 사용하여 석탄, 철, 철광석을 직간접적으로 공급, 판매 또는 이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됐다. 그러면서도 이 조항의 끝에는 ‘북한의 핵 또는 탄도미사일 또는 8개 결의에 의해 금지되는 활동을 위한 소득 창출과 무관할 것을 조건으로, 수출국이 신뢰할만한 정보에 기반하여 북한 밖을 원산지로 하고, 오직 나진항으로부터 수출되기 위한 목적으로 북한을 통해 운송되었다는 것을 확인한 석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음을 결정한다’는 면제 조항이 붙어 있다. 제재 면제가 무분별한 시혜조치가 아니라, 결의안에 엄연히 규정돼 있는 합법적 조항인 셈이다. 2016년 나온 제2270호 결의안에는 제재 해제 조건으로는 ‘북한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고, 북한의 준수 여부에 비추어 필요한 조치들을 강화, 수정, 중단, 또는 해제할 준비가 되어 있음’이라고 돼 있다. 이를 토대로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유엔에서 지난 1년간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 및 도발 중단을 감안할 때 제재 완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대북제재위의 이번 면제조치는 프로젝트 전체에 대해 전반적인 효력을 설정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은 방북 때마다 반출 물자를 일일히 면제받았지만 이번에는 필요 물품을 철도 공동조사 사업을 위해 자유롭게 반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관계자는 “발전기·경유 등 수십개 품목을 북측에 단번에 가져갈지, 아니면 촉박한 시간을 감안해 일단 조사를 시작하고 향후 물자를 추가 보강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위는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하며 전원동의(컨센서스)로 운영되는데, 이번 면제 요청에 대해 어떤 이사국도 반대하지 않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제재 면제는 대북제재의 골격은 유지하되 탄력적 적용을 했다는 점에서 제재 유연화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더 커지는 소득격차] 소득주도성장의 역설… 저소득층 벌이만 23% 쪼그라들었다

    [더 커지는 소득격차] 소득주도성장의 역설… 저소득층 벌이만 23% 쪼그라들었다

    최저임금 16.4% 오른 만큼 해고도 많아 극빈층 가구당 0.69명 취업… 16.8% 폭락고소득층은 되레 작년보다 11% 더 벌어“SOC 확대하고 민간 일자리 창출 독려를”정부가 일자리를 늘려 가계소득을 올리겠다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일자리는 좀처럼 늘지 않고 소득격차가 자꾸 커지는 역설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정부로서는 소득 하위 20%(1분위)의 근로소득이 올 3분기(7~9월)에 지난해보다 22.6% 급감하면서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점이 뼈아프다. 올해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4% 올리면서 저소득층 소득 증대를 꾀했지만 오히려 취약계층 일자리 감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에 대한 주문이 쏟아지는 상황이 됐다. 자영업 경기 불황도 심해졌다. 경제의 ‘허리’인 소득 하위 40~60%(3분위) 가구는 사업소득이 11.9% 줄었다. 고용 악화와 제조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소비자들 지갑이 열리지 않아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통계청은 22일 ‘2018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를 발표하고 고용 시장과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이 줄었다고 밝혔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분위 가구의 소득 감소는 가구주와 기타 가구원을 중심으로 취업 인원 수가 16.8% 줄어들며 월평균 근로소득이 47만 8900원으로 1년 새 22.6% 감소한 것이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저소득층이 몰려 있는 단순노무직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계속돼 취약계층의 근로소득이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올 3분기 1분위 가구당 취업 인원은 지난해 0.83명에서 0.69명으로 16.8% 줄었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취업자는 같은 기간 2.0명에서 2.07명으로 3.4% 늘었고 근로소득은 11.3% 증가한 730만 2300원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상용직 증가와 임금 상승 등을 주원인으로 꼽았다.서민층 중심으로 사업소득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 올 3분기 가구당 사업소득은 1년 전보다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0.9%)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낮다. 특히 올 들어 1분위를 중심으로 나타났던 사업소득 위축이 점차 중위가구로 확대되고 있다. 3분위 사업소득은 1년 새 11.9% 줄어든 87만 600원에 그치면서 2014년 4분기(-12.4%)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 불황의 영향을 더 많이, 빨리 받는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 소상공인들을 지원할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양극화 심화는 소득 중간층에서 괜찮은 일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으로 제조업 구조조정에 최저임금 인상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면서 “새 산업과 기업이 일어나도록 산업 구조를 유연화하고 직업교육을 확대해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로 건설경기가 침체돼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소득이 줄었다”면서 “정부가 SOC 투자를 늘리고 민간에서 일자리를 더 만들도록 기업에 예산·세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비정규직 규제, 고용규모 줄었다”

    정부가 기업의 무분별한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비정규직법(기간제법·파견법)을 시행한 뒤 정규직은 늘었지만 전체 일자리는 줄었고, 법의 보호를 못 받는 사각지대 비정규직은 오히려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회사 입장에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해고가 어렵고 월급도 더 많이 줘야해서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 부문 중심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쉬운 해고’보다는 호봉제 등 임금 체계나 주 52시간 근무제 등 근로시간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박우람·박윤수 연구위원은 19일 ‘비정규직 사용 규제가 기업의 고용 결정에 미친 영향’이라는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2007년 7월 비정규직법을 시행했다. 기업이 2년 이상 일한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파견근로자는 직접 고용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KDI 연구 결과 이 법은 기업의 정규직 비중을 높였지만 전체 고용 규모는 감소시켰고, 사용기간 제한 대상이 아닌 용역·도급 등 기타 비정규직은 늘렸다. 박우람 연구위원은 “보호받는 기간제와 파견 비정규직은 줄고 보호받지 못하는 기타 비정규직은 늘어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풍선효과는 노조가 있는 기업에서 두드러졌다. 박윤수 연구위원은 “조사 결과 임금 등 근로조건의 경직성이 기업에서 정규직 전환을 꺼리는 큰 요인이었다”면서 “시간이 가면 연봉이 오르는 호봉제 대신 철저한 직무 평가를 기반으로 맡은 업무에 따라 연봉을 달리 주는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근로시간도 사업주가 바쁠 때 당겨 썼다가 한가할 때 덜 쓰는 탄력근로제 등을 노사정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양보다 질’, 국유특허 활용 촉진 뒷받침

    앞으로 정부부처의 연구개발(R&D)이나 공무원의 직무과정에서 개발한 발명은 ‘수요기반 발명인터뷰’를 거쳐 특허출원된다. 민간 자본 활용을 통한 국유특허 사업화 촉진을 위해 국립연구기관 직무발명의 연구소기업 현물(특허) 출자도 허용키로 했다. 정부는 24일 ‘제18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유특허 활용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혁신안에는 기업이 국유특허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우수 국유특허 창출, 국유특허 활용·관리체계 및 실시료 납부체계 개선, 국유특허 사업화 규제 완화 등을 담았다. 국유특허는 연간 8000억원 규모 R&D 투자를 통해 양적 성장은 이뤘으나 질적 수준이나 활용을 통한 가치창출은 미흡했다. 2015년 4976건이던 국유특허는 2017년 6267건으로 25.9% 증가했지만 활용률은 21.7%로 기업(58.5%), 대학·공공연(34.9%)에 비해 낮다. 2017년 기준 특허 등록 등으로 지급한 보상금(6억 1000만원)이 실시료 수입(5억 5900만원)보다 많았다. 국유특허를 이전받아 사업화한 기업 매출액도 2017년 335억원에 불과해 R&D 예산 대비 경제적 효과가 크게 떨어졌다. 정부는 2022년까지 국유특허 활용률을 대학·공공연 수준(35%)으로 높이고, 실시기업 매출을 3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이 원하는 우수한 특허를 창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조성한다. 출원 전 발명심의·평가를 통해 유망기술을 선별하는 ‘발명인터뷰’ 도입해 수요가 있는 기술을 중심으로 특허 출원을 유도키로 했다. 비정규직 연구원의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 규정도 신설해 발명의욕을 제고할 계획이다. 기업이 독점적 권리를 갖는 전용실시권 허여 업무를 기술거래전문기관에 위탁하고, 발명자의 기술 지원 등 협력 의무를 강화해 기업의 사업 성공률을 뒷받침토록 했다. 사후정산제가 일괄 적용되던 실시료 납부 방식을 기업이 선택하도록 유연화한다. 성실납부 기업에는 재계약시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되 미납업체는 정부조달 참여 제한 등 패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사업화에 장기간, 고비용이 소요되는 전용실시권은 연장 계약이 가능하고, 연구소기업 설립도 허용한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혁신안은 관리에 치중했던 국유특허를 사업화로 연계해 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속도감있는 이행을 위해 발명진흥법 개정안을 연내 마련하고 관계 부처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北, 핵사찰 카드로 진정성 호소… 美, 조기 종전선언 꺼내나

    양측, 사찰을 초기 비핵화 입구로 공감 포괄적 합의로 관계 급진전 가능성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결과에 따라 미 정부의 참관(사찰)단이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검증을 곧 진행하기로 하면서, 양측이 교착국면을 돌파하는 것을 넘어 비핵화 협상을 빠르게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사찰 카드와 영변 핵시설 폐기 등에 대한 상응조치로 미국 측이 조기 종전선언 등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우선 풍계리 핵실험장의 불가역적 해체와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에 대해 검증하고, 불가역적인 해체를 확인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이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동창리 사찰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때 풍계리 사찰이 합의된 것은 북·미가 핵 사찰을 종전선언의 맞교환물로 상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서 처음으로 ‘상응조치’를 언급하며 북한의 단계적 접근 방식 수용과 조기 종전선언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측이 역사적 실패를 거듭한 ‘핵리스트 신고’에 연연하는 대신 사찰을 초기 비핵화 조치의 ‘입구’로 공감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날 폼페이오 장관과 만찬을 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이) 융통성을 많이 가지고 준비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핵 신고 리스트 대신 핵 사찰 카드를 누가 처음에 제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우리 정부가 절충안으로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미국 사찰단이 9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땅에 들어가 실제 핵 폐기 여부를 검증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미국 여론에 상당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도 종전선언 없이 핵 리스트 먼저 신고하는 것은 일방적 무장해제라고 인식해 일부 핵시설 사찰 수용 쪽으로 타협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은 곧 있을 실무협의에서 ‘패키지 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풍계리·동창리 핵시설 폐기 사찰, 영변 핵시설 폐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과거 핵과 현재 핵을 포괄적으로 테이블에 올리고 미국은 종전선언, 제재 유연화,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의 상응조치를 내놓은 뒤 손해 득실을 따지며 단계적 맞교환 로드맵을 만드는 방식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한의 사찰·검증 카드와 미국의 종전선언 맞교환까지는 진척된 것 같다”며 “이번 협상이 잘되면 향후 북한의 핵시설·핵무기 폐기와 사찰단의 검증을 반복하면서 폐기 대상 핵 리스트를 단계적으로 신고하는 새 로드맵이 구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 걸음 더 나간 ‘빅딜’…비핵화 프로세스·회담 조율 실무단 합의

    한 걸음 더 나간 ‘빅딜’…비핵화 프로세스·회담 조율 실무단 합의

    비핵화·美참관·상응조치 심도깊게 논의폼페이오 “상당히 생산적인 대화 나눠”TEL·생화학무기 폐기 등도 거론 가능성일각선 대북제재 유연화 포함 관측도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4차 방북 결과에 대해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아직 할 일이 상당히 많지만 오늘 또 한 걸음 내디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미 양측이 그간의 교착 국면에 돌파구 마련을 넘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는 얘기다.실제 청와대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말을 빌려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에 대해 협의가 있었고,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특히 북·미 양측은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협의할 실무협상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협상 채널을 구축하고 동력을 확보함에 따라 미국이 제안했던 오스트리아 빈이나 판문점 등에서 곧 후속 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비핵화 협의는 구체적으로 지난 9월 평양 남북공동선언에서 제시된 북한의 비핵화 조치인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검증 및 영변 핵시설 폐기 등과 관련해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율했을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의 1단계 조치로는 영변 5㎿ 원자로, 재처리시설, 우라늄농축시설 등의 폐쇄가 거론돼 왔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거론하겠다고 지난 6일 일본 측에 밝힌 미사일 발사차량(TEL) 및 생화학무기 폐기 등도 거론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주장해 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일부 핵무기의 폐기도 테이블에 올랐을 수 있다. 미국이 내놓았을 상응 조치는 ‘종전선언’이 대표적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최근 영변 핵시설 폐기와 종전선언의 맞교환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밝혔고, 남북은 그간 종전선언의 무게 낮추기를 통해 미국에 연내 채택을 설득해 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미 정부의 참관 문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동창리 엔진시험장 검증에서 더 나아가 영변 핵시설 폐기를 확인하려 방북하는 미 전문가의 장기 체류를 위해 평양 북·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까지 언급됐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에 대해 계속 진전을 이뤄 가고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 공동선언은 비핵화,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미군 유해 발굴 등을 담고 있다. 따라서 관계 개선 초기 조치인 예술단 상호 방문, 인도적 지원 등도 거론됐을 수 있다. 관건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리용호 북 외무상이 강조한 대북제재 유연화다. 미국은 대북제재 유지를 강조하지만, 대북제재의 전제가 적대 관계이기 때문에 관계 정상화가 논의되면 제재 유연화도 포함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책도 요리처럼 순서가 있다/전경하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정책도 요리처럼 순서가 있다/전경하 경제부장

    김치볶음밥. 휴일에 출근하면 출근 시간에도 자고 있을 애들을 위해 해 두는 요리다. 대파를 잘게 썰어 기름에 볶아 파기름을 만들고 잘게 썬 묵은지에 햄이나 새우를 넣고 볶다가 밥을 넣고 볶는다. 이걸 거꾸로 하면? 기름이 코팅처럼 밥을 에워싸 모든 재료가 입안에서 따로 놀 거다. 햄 대신 오뎅은? 이렇게 요리하면 잔반 처리반이 돼 혼자 먹거나 음식이 음식물 쓰레기 봉투로 직행한다. 김치볶음밥이지만 ‘김치볶음밥’은 아니다.요리에 선후가 있듯 정책도 그렇다. 넣어야 할 재료가 있듯 정책도 그렇다. 지금 우리 사회를 양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부동산 대책 등이 그렇다. 정책의 목표는 절대적으로 옳다. 가는 과정이 문제일 뿐이다. 최저임금은 노동자가 일한 값을 최소한으로 보장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지역별로 생활물가가 다르다. 고용주 입장에서 날일 하는 사람과 몇 달 이상 같이 일한 사람을 같이 대우하기는 어렵다. 일의 노동 강도도 다르다. ‘최소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저임금이 2007년 아파트 경비 등 감시단속 근로자에게 적용되면서 최저임금의 70%만 적용됐다. 이후 적용 비율이 순차적으로 올라 2015년에 100%가 적용됐다. 이 기간 동안 자동경비 시스템을 갖춘 아파트들이 늘어났다. 나름 준비를 한 것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시간당 1060원(16.4%) 오른 것에 대해 솔직히 깜짝 놀랐다고 했지만 그 발언에 더 놀랐다. 정책 당국자로서 ‘유체이탈’이었고 그렇게 놀랐다면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고 실행되기까지 6개월간 무엇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일자리안정자금이라는 당시 낯선 사업의 홍보 외에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최저임금을 줘야 하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을 얼마나 만나 봤을까 하는 의문만 들었다. 올해 최저임금 적용이 시작되고 6개월 뒤 내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되기까지 어떤 보완책이 만들어졌는지 선뜻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지난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면서 근무시간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종종 업무 시간 외에도 이런저런 기획에 매이는데 그건 업무시간이 아닐까 싶다. 생산 현장에서는 마감 시한이 임박해 오면 주 52시간제가 불가능하다며 탄력적 근무제나 선택적 근로제, 재량근무의 적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마이동풍이다. 시행을 열흘 정도 앞두고 6개월 계도 기간을 준 게 전부다. 현재 주 52시간은 그나마 여력이 있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 대상이다. 내년 7월 1일부터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21개 업종, 2020년 1월 1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도 적용되면 사업장은 물론 월급이 몇십% 깎이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지금보다 더 큰 혼란이 일 거다. 근무시간을 줄여도 경직된 고용시장으로 당장 신규 직원을 뽑기가 두려운 고용주들을 위해 정부가 고용시장의 유연화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부작용들을 모니터링은 하고 있는지, 그 부작용을 최소한 하소연할 기관이라도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요즘은 만나면 부동산 이야기만 한다. 투자 실패와 성공의 과거사가 쏟아진다. 부동산시장만큼 이해관계자가 얽힌 곳도 없을 거다. 장 실장 말처럼 시장이 정부를 이길 수 없다면, 왜 그렇게 부동산시장을 들쑤셨을까. 정부가 잘하면 시장은 그냥 굴러가는데 말이다. 부동산 정책의 옷을 입힐 때 옷 입을 당사자의 상태를 파악하지 않은 모양이다. 시장이 실패하듯 정부도 실패할 수 있다. 정부의 실패는 악영향이 더 크다. 그래서 정부가 시장을 훨씬 더 자세히 많이 봐야 한다. 그다음이 정책이다. lark3@seoul.co.kr
  • 기로에 선 ‘한국형 복지국가’ 성공하려면

    기로에 선 ‘한국형 복지국가’ 성공하려면

    최근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논쟁에서 보듯 복지국가로 가는 길은 평탄하지 않다. 이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각 나라가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과 정치적 제도, 역사적 유산 등에 따라 장애물의 양상이 다를 뿐이다. 우리나라는 복지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유독 이념 논쟁이나 대중영합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성공적인 복지국가들은 이념적 편향이나 교조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민생정치의 관점에서 합의적이고 실용주의적으로 문제에 접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교육부총리를 지낸 안병영 연세대 명예교수 등 행정학자 4명이 함께 쓴 이 책은 한국형 복지국가에 대한 합리적인 모색을 목표로 복지담론에 관한 이론과 지식을 총망라했다. 사회복지 정책의 개념과 철학, 복지국가 이론과 역사, 보건의료와 연금정책 등 어느 한 분야 놓치지 않고 꼼꼼히 다뤘다. 저자들은 “한국 복지국가는 발전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이제 복지를 좌우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아닌 우리 사회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수단의 하나로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네 가지 사항을 제시한다. 첫째, 기초보장 사각지대 해소와 중산층도 의지할 수 있는 탄탄한 소득보장제도의 확립이다. 이 바탕 위에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결합이 필요하다. 둘째, 소득 격차와 사회적 이동성 저하를 막기 위한 공보육과 공교육의 역할 강화다. 셋째, 사회보장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효율성 제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복지국가의 물질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경제 활력과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제지만 복지국가를 향한 여정에 반드시 필요한 길잡이임에 틀림없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일자리 50대 늘고 20대는 줄었다

    일자리 50대 늘고 20대는 줄었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20대 3%↓ 50대 84.4% 증가와 대조적 비정규직도 20대는 1.6% 증가 숙박·음식점 등 저임금 업종 집중지난 10년간 50대의 일자리는 늘어난 반면 20대의 일자리는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일자리 중 비정규직의 비중이 줄었지만 20대에서는 오히려 늘었고, 임금 상승 폭은 50대의 3분의2 수준에 그치는 등 열악한 일자리로 내몰렸다. 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통계청의 2007~2017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체 임금근로자는 1588만 2000명에서 1988만 3000명으로 25.2% 증가한 가운데 20대 임금근로자는 367만명에서 355만 9000명으로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0대 임금근로자가 225만 2000명에서 415만 3000명으로 84.4%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자연스레 전체 임금근로자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5.2%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인구 중 20대의 비중이 2.2%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노동시장에서 20대의 입지는 20대 인구의 감소 속도보다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 50대는 같은 기간 전체 인구에서의 비중은 3.8%, 임금근로자 내 비중은 6.7% 증가했다. 일자리의 양뿐 아니라 질도 50대와 20대 간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50대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07년 185만 8000원에서 2017년 271만 3000원으로 85만 5000원(46.0%) 올랐지만 20대는 138만 1000원에서 181만 5000원으로 43만 4000원(31.4%) 오르는 데 그쳤다. 비정규직 감소도 20대에게는 ‘남의 일’이었다. 지난 10년간 전체 일자리 중 비정규직의 비중은 3.0%, 50대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의 비중은 8.9% 하락했지만 20대에서는 오히려 31.2%에서 32.8%로 1.6% 늘었다. 50대는 제조업(월평균 임금 299만원)과 보건 및 사회복지업(198만원), 도·소매업(196만원) 순으로 고용이 창출됐지만 20대는 숙박 및 음식점(121만원)에서 가장 많이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20대 고용 증가의 대부분이 저임금 일자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와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도입, 청년 유망 산업 발굴 등의 노력과 함께 규제 개혁으로 일자리 자체를 확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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