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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팽창보다 내실이 용기

    내게는 이상한 콤플렉스가 하나 있다.어떤 생각이나 행동을 할 때,“여자라서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듣지 않으려는 경계심리가 그것이다.여자들은 현실을 감안하지 못하고 원칙에 갖혀 있다는 누명(?)을 벗으려고,원칙론자가 아닌 척 유연함을 가장하기도 한다.조직의 확장과 내실이라는 두 가지 잣대가 나오면,내실을 기하자는 내 생각을 말하지 못한다.여자라서 현실을 모르고 원칙에 갖혀 있다고 할까봐…. 교육문제를 생각할 때도 이런 콤플렉스가 작동을 한다.교육의 장에서는 종종 ‘팽창’의 논리가 ‘내실’을 지배한다.사람들은 팽창을 남성적 논리로,내실을 여성적 논리로 분류하는 이야기들을 종종 한다.많은 남성들은 한국에서는 그저 늘려놓고 봐야 된다는 맥락적 특수성까지 대면서 팽창논리를 정당화시켰다. 나는 이 가운데 ‘내실’파이다.확장도 내실이 수반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과격한(?) 생각까지 하는 처지이다.하지만 그것을 여성의 꽉 막힌 사고방식이라고 비난받을까봐 숨기며 전전긍긍하면서….때로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현실적인답이 아닌가 절망하면서 말이다. 교육계의 팽창주의자들은 말로는 질 높은 교육을 해야 된다고 주장하면서,‘우선 불려놓아야 한다.’며 확장을 기도한다.대학이나 학과 정원문제만 나오면,무조건 늘리려 든다. 공급초과로 실업자를 양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에 대해서도 낙관적이기 짝이 없다.실업자가 많으면 사회문제화될 것이고,어떤 식으로든 해결이 되게 되어있다고 응수한다.많은 졸업생들 중에서 살아남는 이도 많아질 터이니,결국은 덩치 큰 대학(학과)이 이긴다고 주장한다. 팽창의 논리는 끝없이 계속된다.선진국에서 실시한다는 새 정책이나 사업 벌리기·신규사업을 명분으로 새 예산 항목 만들기·새 프로그램에의 무조건적 참여 등도 이러한 논리의 연장이다. 드디어 우리들은 지금 ‘벌이기’ 위주의 팽창교육이 가져다주는 파국을 목도하고 있다. 교육의 질 유지를 위한 추가적 조치 없이 대학정원을 확장한 결과,학생들의 생활지도는 물론 학습지도까지 방치되고 있다.‘저지르면 해결될 날’을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사람들이 교육이민을떠나고 있다. 기업들은 대학졸업생의 수준에 실망하고,쓸 사람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늘어난 대졸자 정원을 처리하지 못하고,대졸자 실업이 사회문제화되어 있다.대학원생을 대폭 늘린 대학원중심대학에서도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교수 일인당 학생수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학위논문 지도가 거의 불가능하다. 대학원중심대학에서 대학원교육의 핵심을 포기한 것이다.장애인-정상인 통합교육정책을 실시한 이래로,장애학생들은 대학이 공부를 할 여건을 만들어 놓지도 않고 왜 장애인을 뽑느냐고 비명을 지른다. 중등학교에서 벌인 각종 교육개혁 프로그램도 예외가 아니다.열린 교육·수행평가·IT교육 등의 선진교육을 시행할 교육인프라가 미비되어,본래 의도한 교육효과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다.‘새로운 시도가 교육을 개선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을 괴롭히는 시도에 그치고 있다.’는 항의가 빗발친다. “자전거 바퀴의 회전속도를 늦추면 넘어진다.”면서 남의 빚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경제계의 해묵은 팽창논리가 아직도 교육계에서는 통한다.양적확장 논리가 질적 상승 논리를 제치고 팽배해 있다.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감당하지 못하면 규모를 축소하거나 변화의 속도를 줄여야 된다.”고 주장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대통령 당선자나 일부 사회 지도자들이 이런 여성적(?)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그들은 정치적으로 개혁을 전시하고 헤게모니를 키우려는 메일 쇼비니스트가 아니다.정말로 변화를 시작하고 싶은 여성들의 원칙주의를 받아들인 용감한 사람들이다.국민들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서,과연 그대로 실천이 될지 지켜보고 있다. 이 미 나
  • 후진타오의 中國/ 茶상인 아들서 ‘13억 리더’로 우뚝

    중국공산당 16대 전국대표대회를 계기로 4세대 인맥이 전면 부상하고 있다.13억의 중국인을 다스릴 최고 권력이 장쩌민 주석 겸 당총서기의 3세대에서 후진타오로 대표되는 신진 세대로 이양되는 것이다.원로세대의 전면퇴진으로 특징지워질 이번 세대교체는 자본가의 입당으로 대변되는 ‘시장주의 공산당’을 이끌어가야 할 힘겨운 과제를 안고 있다.후진타오와 함께 중국공산당의 새 지도부를 구성할 주요 인물을 소개한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21세기 중국의 새 지도자로 떠오른 후진타오(胡錦濤·60).중국 지도부가 10여년간이나 공들여 키운 후계자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가난한 차(茶)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중국 최고 지도자로 우뚝 솟은 후진타오의 정치철학과 인생관은 21세기 중국의 내일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일 것이다. ◆유연함 뒤에 숨은 강철 의지 1988년 10월,당시 중국은 대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시기였다.후진타오가 당 서기로 있던 구이저우(貴州)성도 시위 물결에 휩쓸렸다.후야오방(胡耀邦) 당 총서기가 시위에 온건하게 대처했다는 이유로 실각한 이후라 위기감을 느꼈다. 후 주석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한 후진타오는 대규모 경찰을 배치한뒤 즉각 현장으로 달려갔다.경찰 진압에 앞서 최종적으로 학생들을 설득하기 위함이다.살벌한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와 얼굴을 마주한 후진타오는 끝까지 인내심을 잃지 않고 이들의 주장을 경청했다.“시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나를 믿고 학생의 본분으로 돌아가라.”며 설득,극적으로 사태를 반전시켰다. 호랑이 굴로 들어가 성난 호랑이 새끼들을 진정시킨 것이다.이 사건을 계기로 당은 후진타오에 대해 ‘돌발사건의 해결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내린다. 88년 12월 28일,구이저우성 당서기로서 합격점을 받은 후진타오는 티베트로 달려가야 했다.독립 기운이 절정기에 오른 티베트의 당 서기로 발령을 내린 것이다.정치생명이 걸린,일생일대의 위기였다. 티베트 독립운동 진압은 후진타오의 숨겨진 진면목을 드러낸 사건이다.89년 3월5일,1만명의 승려들과 티베트인들이 수도 라사 거리를 점거,사태는최악으로 치달았다. 후진타오는 무장부대에 즉각 진압을 명령,총알 세례를 받은 시위대는 눈깜짝할 사이에 아수라장이 됐다.당시 후진타오는 철모를 쓰고 진압을 진두지휘,우아하고 고상한 외모 아래 숨겨진 강철 의지를 드러냈다. ◆당 지도부의 모범생으로 후진타오는 42년 12월 상하이(上海)에서 가난한 차(茶)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아버지 후쩡위(胡增玉)는 안후이(安徽)성 출신이다.후는 4살 무렵 인근 장쑤(江蘇)성 타이저우(泰州)에서 유년기를 보냈지만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고 어머니는 7살 때 사망,어렵고도 힘든 생활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타고난 성실성과 총명함으로 후진타오는 늘 상위권을 유지했고 남들보다 두살 어린 17살 때 명문 칭화(淸華)대 수리공정과(水利工程科)에 입학했다.하지만 착취계급(자본가)의 아류인 소업주(小業主)로 분류돼 일류학과의 꿈을 접는 아픔도 있었다. 대학시절 최우수 학생 그룹에 속했고 공청단(공산주의 청년단) 지부 문화선전대를 이끌며 사교춤과 노래를 즐기는 등 개방적 면모도 보였다.평생의 반려자인 류융칭(劉永淸)도 이 당시 만났고 졸업 직전인 65년 4월 공산당에 입당한다. ◆문화혁명 소용돌이 한발 비껴 서 대학을 떠나기 직전에 닥친 문화혁명(1966∼1976)은 그의 정치 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출신 성분이 소업주인 데다 칭화대 당위원회 간부였던 그는 보황파(保皇派)로 낙인찍혀 ‘화장실 청소’ 등의 수모를 당한다. 하지만 그는 흥분하지 않고 냉철한 눈으로 문혁의 광풍(狂風)을 지켜보면서 소요파(消遙派·좌·우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집단)가 된다.그가 몇번의 정치적 격동기를 거치면서 자기 색깔과 계파를 드러내지 않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문혁기의 생생한 체험일 것이다. ◆쑹핑의 눈에 들어 출세가도로 68년 간쑤(甘肅)성 수력발전소 건설공사장으로 하방(下放)된 후는 힘든 노동일을 겪으면서도 특유의 성실함과 친화력으로 한 단계씩 승진을 거듭한다. 그러던 중 79년,후는 그의 운명을 바꿔놓는 ‘정치적 스승’,쑹핑(宋平) 전 상무위원을 만난다. 당시 간쑤성 당서기로 있던 쑹핑은 성 위원회 설계관리처에서 일하던 후진타오의 브리핑을 받는다.‘간단명료하고 조리있는’ 후의 답변에 깊은 인상을 받은 쑹핑은 자연스럽게 칭화대 후배인 후진타오를 주목하게 된다. 중앙무대로 진출한 쑹핑은 혁명 전우인 후야오방 당총서기에게 후진타오를 추천,82년 40살의 최연소 중앙위원이 됐고 후에 자신의 권력 기반이 된 공청단 제1서기에도 오른다. ◆덩샤오핑이 차기 재목으로 점지 후진타오는 쑹핑과 후야오방의 정성어린 지원을 받지만 4세대 리더로서의 등극은 덩샤오핑의 점지로 이뤄진다.92년 봄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나선 덩은 “혁명화,연소화,전문화의 표준에 의거해 덕망과 재능을 겸비한 인재를 발탁하라.”고 지시한다.본격적으로 후계그룹을 키우겠다는 선언이다. 정치적 후원자인 쑹핑은 기민하게 움직였다.당시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쑹핑은 자신의 자리를 후진타오에게 물려주는 조건으로 권력 실세인 차오스와당 원로인 보이보(薄一波) 등을 설득,분위기 조성에 들어갔다. 92년 9월 14대 전대 직전,권력의 핵인 상무위원 최종 심사에 ‘후진타오 파일’이 올라갔고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은 “내 보기에도 이 사람은 괜찮은 것 같더군.”이라며 OK 사인을 했다.지방의 당서기에서 무려 3단계나 도약,4세대 후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친화력과 조직관리의 귀재 그에게는 중국인의 사랑을 받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풍모가 느껴진다.사람을 대하면서 인정(情)과 이성(理),사무(事) 등 3개 요소를 적절하게 조화시켰다.원만한 리더십과 친화력으로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는 스타일이다. 공청단 시절 부하들은 “후진타오의 태도는 늘 겸손하고 붙임성이 있으며 성실했다.”고 회고한다.85년 구이저우성 당서기 시절 특유의 지방색과 배타성에 직면한 그는 지역의 원로 간부들을 맨투맨으로 접촉,‘자기 사람’으로 만들었다. 단결과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한 그는 경제건설에 전념,부임 2년만에 귀주성의 1인당 GDP를 418위안(元)에서 794위안으로 무려 94%나 늘렸다.당시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더라도 평균 수치를 훨씬 웃도는 성과였다. ◆철저한 2인자의 처세술 후진타오는 자신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언제나 자신을 낮추고 공적을 자랑하지 않는다.겸손은 그의 처세술의 백미다. 92년부터 후는 10년 동안 권모술수가 난무한 중난하이(中南海) 시절을 보냈다.덩샤오핑(鄧小平) 시대의 후야오방과 자오쯔양(趙紫陽),마오쩌둥 시대의 류사오치,린뱌오(林彪) 등 2인자의 비참한 말로를 지켜본 그로서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었을 것이다.기자들을 만나면 “나를 선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여러분이 나를 선전한다면 이는 곧 나의 정치생명을 단축시킬 뿐이다.내가 아직 젊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한다.이 때문에 그의 정치 기록에도 일관되게 장쩌민의 부하로서 장을 떠받들고 있다.정적들이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이간질하는 어떤 자료도 찾아보기 어렵다. oilman@ ■인맥/ 共靑團이 ‘오른팔' 후진타오 국가부주석의 인맥은 장쩌민 국가주석 등 제3세대 지도부의 바로 아래인 제4세대의 젊고 참신한 인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공산당 전위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출신과 칭화(淸華)대 인맥,간쑤(甘肅)성 군단 등이 후 부주석의 대표적인 인맥으로 꼽히고 있다. 후 부주석이 1980년대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로 일하면서 맺은 공청단 인맥은 그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다.왕자오궈(王兆國) 통일전선부장,리커창(李克强) 허난(河南)성장,쑨자정(孫家正) 문화부장,장푸썬(張福森) 사법부장,쑹더푸(宋德福) 푸젠(福建)성 당서기,첸윈루(錢運錄) 구우저우(貴州)성 당서기,리즈룬(李至倫) 감찰부 부부장,주산칭(朱善卿) 공산당 대외연락부부부장,류성위(劉勝玉) 중앙당교 부교장,위유쥔(于幼軍) 선전시장,저우창(周强) 공청단 제1서기 등으로 정치세력의 주력부대인 셈이다. 칭화대 인맥 중에는 후 부주석이 재학중이던 60년대 초반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40여년 동안 이어지면서 스스럼없이 흉금을 터놓고 얘기할 동지들이 가장 많다.우방궈(吳邦國) 부총리와 우관정(吳官正) 산둥(山東)성 서기,자춘왕(賈春旺) 공안부장,왕수청(汪恕誠) 수리부장,톈청핑(田成平) 산시(山西)성 당서기,천칭타이(陳淸泰)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부주임 등은 칭화대 동기이자 입당 동지들이다.더욱이 자 공안부장과 천 부주임은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했던 동창이다. 이밖에 후 부주석의 인맥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원세력으로 간쑤성 군단이 있다.그가 60년대 후반 간쑤성에서 근무하면서 사귀어 신뢰감을 쌓아온 정치인들이다.이들은 후 부주석을 중앙 정계로 발탁한 뒤 정치적 대부 역할을 한 쑹핑(宋平) 전 공산당 조직부장을 ‘모시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를 비롯해 자즈제(賈志杰)·천광이(陳光毅)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상무위원과 장우러(張吾樂) 국가유색금속공업국장·옌하이왕(閻海旺) 인민은행 부행장 등이 간쑤성 군단의 핵심 인물들이다.특히 이들은 대부분 정부 행정부처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함으로써,후 부주석의 정치권력을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
  • 張총리서리 정치권 반응/ “”검증안된 인물”” “”젊은 리더십 기대””

    9일 새 총리서리로 지명된 장대환(張大煥) 매일경제사장에 대한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의 입장과 평가가 다소 달랐다.3당3색인 셈이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장 총리 내정자가 과연 국정수행 능력과 중립성·도덕성 등을 두루 갖췄는지를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며 “아직 입장표명을 할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남 대변인은 “명백한 위헌으로 비난받는 서리제를 왜 고집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비난했다.강재섭(姜在涉) 최고위원은 “재보선 참패의 불을 끄려고 오늘 발표한 게 아니냐.”면서 발표시점을 문제삼기도 했다. 장상(張裳) 전 총리서리에 이어 연속 인준을 거부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게 당의 대체적인 분위기다.하지만 문제가 심각하다면 연속 인준 거부를 해도 무방하다는 원론적인 의견도 없지 않다. 민주당의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장 지명자는 국제문제와 경제 등에 대해 탁월한 식견과 감각을 가진 분이며 미래지향적 언론발전에 기여해온 분으로 능력과 유연함과 젊음에 적잖게 기대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강운태(姜雲太) 의원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검증을 거쳐 지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장 지명자가 공직경험이 없는 데다 그동안검증될 만한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장 전 총리서리처럼 ‘결함’이 드러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새로 지명된 장 총리서리가 전임자처럼 인사청문회에서 불행한 일을 겪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월드컵/ 오늘부터 16강전 돌입, 독일 대진운 가장 좋아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 토너먼트가 15일부터 시작된다.그러나 프랑스를 비롯,전대회 16강 팀 중 9개 팀이 1회전 탈락의 수모를 당했고 첫 출전한 세네갈은 16강에 오르는 등 이변이 속출하고 있어 2라운드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피말리는 단판승부로 전개될 토너먼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누가 FIFA컵을 차지할까 하는 점이다.전문가들은 프랑스,아르헨티나가 탈락한 우승후보군에 브라질,독일,이탈리아,잉글랜드를 포함시켜 이들 중 우승국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4개국은 2라운드 진출국 가운데 우승경험이 있는 팀들로 풍부한 경험과 자신감에서 앞서 있다.16차례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나라는 이들을 포함해 7개국에 불과하다.이같은 기록은 월드컵 우승이 전통 없이는 이루기 힘든 목표임을 보여준다. 대진운을 따질 때 독일이 가장 유리해 보인다.독일은 15일 서귀포에서 최약체로 분류되는 파라과이와 맞붙게 돼 큰 부담 없이 8강전에 선착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약체로 평가되는 벨기에와 경기를 기다리는 브라질,D조 1위와 마주칠 이탈리아도 일단 16강 대진운은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F조에서 스웨덴에 밀려 조 2위를 차지한 잉글랜드는 난적 덴마크와 8강 문턱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운명이다.덴마크는 조별리그를 통해 프랑스를 꺾으면서 뒤늦게 관심을 끌기 시작했지만 98프랑스대회에서 본선 출전 2번째만에 8강 진입을 이룬 은근한 저력을 자랑한다.그래서 전문가들은 힘에만 의존하는 축구에서 탈피해 유연함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덴마크가 마틴 그라베센 등 풍부한 미드필드 자원과 욘 달 토마손 등 골잡이를 앞세워 잉글랜드를 괴롭힐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새로운 우승후보로 떠오른 덴마크를 비롯해 세네갈 스페인 파라과이 터키 등 우승 경력이 없는 국가들도 이번 대회에서 연일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사상 첫 우승의 환희가 피날레를 장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 결승 토너먼트부터 무승부 없이 연장전 골든골과 승부차기로 승패를 결정짓기 때문에 순간의 실수가 ‘집으로’ 가게 할 수 있다.조별리그에서 경고를 한번 받았다면 토너먼트에서 자동 소멸되지만 2회 이상은 그대로 안고 가게 돼 거친 플레이를 한 팀들은 전력 누수를 각오해야 한다. 박해옥기자 hop@
  • 현장칼럼/ 숙명의 라이벌은 귀중한 재산

    [도쿄 김현 객원기자] 한국 658,일본 2만 8136.양국 축구협회에 가입돼 있는 축구팀 숫자다. 생존 경쟁이 치열한 한국 축구의 ‘4강 제도’와 넓은 저변과 충실한 환경에서 재능을 살리는 일본 축구의 ‘트레이닝 제도’. 양자를 비교해 보면 고대 그리스에서 패권을 다투던 두 도시국가,소수의 군사 엘리트가 지배한 스파르타와 민주제를 힘의 원천으로 삼은 아테네를 닮았다.역사는 스파르타보다는 아테네 쪽이 국력면에서 이겼다고 기술하고 있다. 최근까지의 한·일 축구 관계는 이 구도를 베낀 것 같다.어느 날 경직화된 한국축구를 유연함으로 무장한 일본 축구가 앞지르고 점점 그 차이를 벌린 듯 보였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한·일이 나란히 역사적인 약진을 이룬 것은 일본의 경우 시스템 하나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결코 일본의 선수 육성환경이 상상보다 좋지 않다든가 한국의 시스템이 실제로 좋다든가 하는 의미가 아니다.두 게임 연속 골을 터뜨린 이나모토 준이치(稻本潤一·22)가 성장한 J리그 ‘간바오사카’의 시설은 분명 훌륭하다고 할 수 없다.그렇지만 한국의 축구 환경과 비교하면 꽤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군말이 길어졌지만 한국도 일본도 자력으로는 이룰 수 없었던 자기 혁신을 라이벌의 존재를 발판으로 이루었다는 데 있다.10여년 전에는 축구경기가 비주류 스포츠였던 일본에서 한국 K리그가 없었다면 J리그 발족이 있었을까.강한 일본 축구의 출현에 위기감을 느끼지 않고 한국이 히딩크 감독의 초빙을 실현시킬 수 있었을까. 월드컵에서 부활한 라이벌의 모습을 보면서 2006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재현될 한·일 격돌에 전율을 느끼지 않을 일본인은 없다.이것은 한국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파르타와 아테네는 서로 다투며 쇠퇴했지만 한·일은 그래서는 안된다.한·일축구에 있어서 긴장감에 가득 찬 라이벌 관계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재산이다. kmhy@d9.dion.ne.jp
  • 전문가 조언 성공창업 조건/ 주부창업 빚얻어 시작하지 마세요

    대학생,고등학생 두 아들 탓에 늘 학비에 허덕이는 주부 한연숙씨(46·서울 하계동).한씨는 남편이 일하는 중소 방직회사에 감원바람이 일자 걱정이 태산같다.“여차하면 칼국수 가게라도 차려야지”작정한 그녀는 요즘 날마다 거리로나가 상가를 기웃댄다.얼마전 복지관 창업교실에서 귀동냥한대로 좋은 가게터를 찾기 위해서다.4년전 남편을 잃은 주부 최복심씨(50)는 서울 동대문 여성인력개발센터의 ‘PC가정방문교사’무료교실에 4개월째 다닌다.마우스도 잡을 줄몰랐지만 이제 컴맹 탈출은 물론 워드프로세서,엑셀자격증까지 땄다.그녀는 앞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컴퓨터 공부방’을 차릴 꿈에 부풀어 있다. 기나긴 불황 터널에 가장 가슴을 태우는 건 바로 주부다. 든든한 버팀목이라 믿었던 남편은 구조조정에 휘청대고,생활비며 교육비는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줄어들 줄 모른다. 파출부일 나가기는 자존심 상하고,아껴둔 쌈짓돈을 털어창업을 해볼까하는 생각은 굴뚝같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마음만 어수선하다. ‘여사장님’을 꿈꾸는 여성들이 늘면서 기술을 저렴하게가르치거나 창업을 돕는 여성인력개발센터(02-2106-5206),한국여성경제인협회(02-528-0217),서울지방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센터(02-990-9101)등에는 문의전화와 함께 상담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서울 을지로 소상공인센터 박성희 상담원은 “과거 뜸하던 여성들의 발길이 전체 상담자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고 귀띔한다. 창업을 하자면 우선 아이템 선정이 급선무.한국창업개발연구원(02-501-2001)의 유재수 원장은 “여성들은 사업 경험이 거의 없고 창업자금도 넉넉치않아 특히 신중해야 한다”며 “당장 창업에 나서기보다 창업관련 교육이나 전문 컨설팅을 통해 꼼꼼히 대비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여성만의 섬세함과 유연함은 강점이다.소점포 운영은 세심한 고객관리가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유원장은 “가사와 일을 병행해도 무리가 없고,육아에도 도움이 되는 아이템이적합하다.어린이 대상 아이템이나,젊은 여성을 겨냥한 건강 미용 관련 업종도 좋다”고 덧붙인다.(표 참조) 박성희 상담원은 “본인이 제일 잘 하고,잘 아는 것이 유망업종의 제1조건”이라면서 “상당기간 실습과 벤치마킹기간을 거쳐 자신감이 생길 때 시작하라”고 말했다. 여성전용 창업 사이트 사비즈(www.sabiz.co.kr)의 김희정사장 역시 “3∼5가지 창업아이템을 골라 컨설팅업체(5∼10만원대)나 소상공인지원센터(무료) 등 전문기관에 도움을구하라”면서 ▲빚으로 창업하지 말라 ▲너무 앞서가지 말라 ▲처음부터 너무 크게 매출목표를 잡지 말라 ▲초기 창업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은 되도록 피하라고 당부했다. 허윤주기자 rara@. ■재택 생식대리점 운영 박주현씨. 3년전 남편이 운영하던 주유소가 망하면서 평생 모은 전재산을 날린 박주현씨(49·서울 성내동). 3층짜리 내 집은 간 곳 없고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월세로살고 있는 처지로 전락했다. 실의에 빠져 ‘당장 죽고만 싶었던’ 박씨는 요즘 희망의동아줄을 발견한 심정이라고나 할까,새록새록 샘솟는 기운을 느낀다. 그녀는 지난해 11월 생식 전문 대리점 ‘옛날생식’을 창업했다.생식이 건강식품으로 유망하겠구나 생각하던 차에한국의과학연구소의 대리점 모집 광고를 우연히 접하게 됐다. 번듯한 점포,진열대를 갖춘 보통 대리점을 생각하면 오산. “우리 집과 전화기 2대,핸드폰이 사업밑천의 전부예요.사업을 시작하면서 물품 구입비 300만원,전화 설치비 5만원,광고 전단 제작비 20여만원 등 총 350여만원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정말 막막하더라구요.온종일 아파트단지,미용실,찜질방 등에 무조건 찾아가 홍보전단을 뿌리고 다니는일부터 시작했어요.날짜가 지날수록 집에 걸려오는 전화벨소리가 하나 둘 늘더군요.” 최근에는 이익의 20∼30%를 주는 조건으로 주부 건강설계사 2명을 채용해 함께 일하고 있다. 30포 한달분(8만 5,000원)을 팔면 남는 마진은 50%정도로쏠쏠하다.첫달 100만원,둘째달 150만원이던 순수익이 요즘250여만원을 웃돌고 있다. 젊은 시절 출판사와 화장품회사에서 10여년 영업을 하며발을 넓혀둔 게 많이 도움이 된다는 게 그녀의 귀띔이다. 재택 대리점은 집안일은 물론 시간 활용도 자유자재로 할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박씨는 “사업이 잘 되기 시작하니까 남편도 기운을 내서 얼마전 취직을 했다”면서 “앞으로 돈을 더 많이 벌어 종합 건강식품 전문점을 차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고객들에게 좀더 전문적인 조언을 하기위해 요즘에는 건강교양강좌 등에도 부지런히 찾아간다고. 창업을 망설이는 주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없는지 묻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게 뭔가 살펴본 뒤,용기를 내서무조건 부딪쳐보라”며 말을 맺었다. 허윤주기자
  • 20대 여성 CEO들 “”우린 하나””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다음커뮤니케이션 사무실.이재웅(李在雄)사장이 20대 여성 5명을 반갑게 맞았다. ‘20대’와 ‘여성’,‘벤처기업 사장’(CEO)이라는 흔치않은 요건을 갖춘 사람들의 모임 ‘클럽 크리스탈’ 회원들이선배를 찾아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티타임이 시작되자 벤처업계의 미래와 사업구상에 대한 의견교환이 쉴새없이 이어졌다.처음엔 다소 어색한 분위기였지만 2시간 가량의 대화가끝난 뒤 사무실을 나서는 이들의 표정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모임은 언론 등을 통해 알게되면서 지난해 10월 자연스럽게이루어졌다. 매월 정기적으로 만나 친목을 도모하고 아이디어를 교류하던 중 이달부터 선배 벤처CEO를 찾아가 조언을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조직관리·사업운영에 대한 선배들의 조언을 통해 우리가겪고 있는 시행착오를 많이 줄이려고 합니다”대학 졸업반때 창업한 무선게임 개발업체 ㈜컴투스를 이끌고 있는 박지영(朴知暎·28) 사장은 모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자랑한다. 회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김경진(金京鎭·25)㈜카드인터넷 사장은 대학교 3학년때 온라인 카드업체를 창업,4년째 회사를 운영해온 실력파다.김 사장은 “다른 모임과 달리 비슷한 또래들이 모여 고민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젊은 여사장으로서 겪게 되는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극복하려는 노력에 있다.게임 및 웹솔루션 제공업체 ㈜웹포러스 김세은(金世殷·28) 사장은 “20대 여성으로서 경험부족 등이 약점이 될 수 있지만 희소성측면에서 비즈니스에 유리하다”면서 “창의성과 사고의 유연함,의사결정의 신속함이 최고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실물우편 서비스업체 ㈜월드포스팅의 권은정(權恩貞·28) 사장은 “여성이기 때문에 혜택을 누리기 보다 실력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16개 포털·커뮤니티 업체에 서비스를 제공하고,최근 발명특허를 획득했다. “20대 여성도 사업가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당당히보여주겠습니다” 국내 최초의 출산·육아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베베타운의 박신영(朴信暎·28) 사장은 “육아전문콘텐츠를 강화,기업간(B2B) 거래와 고객관리(CRM) 마케팅을추진할 계획” 이라면서 “사업 노하우를 쌓아 후배들에게물려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미경기자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

    “제주의 남쪽 앞 바다에서 배 한 척이 난파하여 좌초하였기로 대정현감과판관으로 하여금 현장에 나가 진상을 조사케 하였으나 어느 나라 사람인지알아낼 수 없었습니다.그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과 처음 보는 문자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이 사람들은 눈이 파랗고 코가 높으며 머리는 붉고 수염은짧게 기르고 있는데 개중에는 아랫수염은 밀고 윗수염만 남긴 사람도 있습니다” 이는 효종 5년(1654년) 제주목사 이원진이 제주에 상륙하였던 하멜일행을 발견하고 조정에 올린 장계(狀啓) 내용의 일부분이다. 350년전 조상들이 우리와 전혀 다르게 생긴 이방인을 보고 이들에 대하여가지고 있던 호기심과 의구심을 읽을 수 있는 한 단면이다.지금과는 격세지감(隔世之感)이 있다. 20세기 들어 교통 통신의 발달로 국내는 물론이고 국가간의 교류가 급격히증가하고 있다.작년 한해동안 우리나라를 출입국한 사람은 1,820만명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금년에는 ‘ASEM회의’‘경주 세계문화엑스포’등이 열리고,‘2001년 한국방문의 해’를 거쳐 월드컵이 개최되는2002년에는 2,800여만명이 출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미 우리 사회는 지구촌의 다양한 식구가 모여 사는 다원화시대에 들어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국가간의 교류가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에 대한 비자발급,공항과항만에서의 출입국심사,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관리,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과 강제퇴거,그리고 난민심사 등 일련의 외국인관련 업무가 폭증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러한 업무와 관련하여 단체여행객에 대한 출입국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외국인이 국내에서 자유롭게 투자나 경영을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하였다.그리고 재외동포들의 국내에서의 활동과 법적 지위향상을위하여 소위 ‘재외동포법’을 마련,시행하고 있으며,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는 등 원활한 국제교류와 환경변화에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제 세계는 상생(相生)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나 홀로'가 아닌 ‘더불어'라는 인식에 바탕을 둔 세계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더불어 산다는 것은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해와 포용,그리고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사회는 더불어 사는 이들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고 자율성이 보장되는 가운데 개개인의 인격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어야 한다.상생(相生)의 정신은 개인과 개인뿐만 아니라 민족과 민족,그리고 인종과 인종 간에도 필요하다.그러기 위해서는 법이 존중되고 질서가 유지되어야 하고 경우를 지켜야한다.그래야만 한국을 방문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여행하고 한국에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될 것이다. 金正吉 법무부장관.
  • 한국화가 사석원 개인전 16일까지

    동물의 형상을 해학적 미술언어로 표현해온 작가 사석원(40).그는 “동물을 꼭 그리고자 해서가 아니라 그리다 보니 동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붓 가는 대로,마음 가는 대로’ 그려서일까,그의 동물그림은 퍽 친근하게 다가온다.동물 연작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화가 사석원이 ‘애정과 유머그리고 생명력’이란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16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02-736-1020). 부엉이,수탉,당나귀,호랑이,까치,독수리,소,돼지,양,개구리….작가의 화폭에는 온갖 동물이 오른다.우리에 갇혀 사육되는 것이 아니라 야생상태 그대로의 모습이다.자연 그대로의 거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의 표상은 정겹기만 하다. 작가는 한지에 수묵채색으로 조선시대 민화에서나 느낄 법한 넉넉함과 친근함을 담아낸다.그의 그림에서 ‘카메라의 눈’으로 사물을 그려낸 흔적은 찾아내기 힘들다.기교가 없고 서툴러 보이지만 예스럽고 담박하다.‘고졸함의미학’이다.그것은 우현 고유섭이 한국미술의 특질로 표현한 ‘무기교의 미’‘적조(寂照)의 미’와도통한다. 동물을 소재로 한 때문인지 그의 그림은 한 편의 동화 같다.특유의 익살로웃음을 자아내는 재치가 만만찮다.웃음이 말라버린,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병이 들어도 아픈 줄 모르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의 그림은 여유와 운치를 안겨준다.예컨대 한 마리의 호랑이를 그리더라도 그의 손에 들어가면 민화의 그것처럼 풍자와 해학의 대상이 된다.닭을 머리에 이고 있는가하면,모란꽃에 파묻혀 있기도 하다. 전시에는 ‘당나귀’‘호랑이’시리즈 등 평면작품 40여점과 오브제 3점이나와 있다.이번 작품들은 예전처럼 두텁고 풍부한 마티에르를 보여주지 않는다.그 대신 색채의 향연을 펼친다.수묵의 유연함과 원색의 강렬함,그리고 간간이 섞인 파스텔톤의 은근함은 색에 예민한 작가의 미적 감수성을 엿보게한다. 그에게 가장 큰 예술적 영감을 주었던 것은 오지 여행.특히 실크로드 답사여행중 중앙아시아와 소아시아 지방에서 만난 동물들의 잔상은 아직도 생생하다.“몇년전 이란의 한 사막에서 껌정 당나귀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서서히 사라져가는 그 껌정이의 뒷모습을 보며 블루스의 음울한 곡조를 읊조렸지요.다시 그 당나귀를 만나 우수와 사랑,구름과 무지개,운명 등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작가는 말없는 동물과의 교감,그것을 ‘당나귀블루스’라고 이름 붙였다.이번 전시에는 ‘닭과 당나귀’‘꽃과 당나귀’‘소나기를 맞는당나귀’ 등 당나귀 그림이 유난히 많이 나와 있다. 김종면기자
  • [新 김정일 연구](1)총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한사람의 세계적인 평화통일지도자와 또 한사람의“스타”가 탄생했다.평화통일지도자는 우리의 김대중대통령이고 어느날갑자기 스타가 된 사람은 바로 북한의 국방위원장인 김정일이다.그동안 신비의 인물로 치부돼온 김정일이 베일을 벗고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김정일도 이번 회담을 통해 통일지도자로 변신해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김일성종합대학에 입학,통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이후 약 33년간의 통치수업,국방위원장에 취임한 93년부터 아버지인 김일성과 함께 해온 분담통치, 94년7월8일 김일성의 타계 이후 3년간 유훈통치,97년 10월 당총비서 추대에이어 98년 9월 국방위원장에 재추대된 이후 40년만의 대변신인 것이다. 우리의 김대중대통령이 61년 강원 인제지구에서 제5대 민의원에 당선됐음을감안할 때 정치적으로는 김대통령이 훨씬 선배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김정일도 60년대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후계수업을 받은 만큼 통치술에서는대단한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광폭정치,인덕정치를 내세우며 북한을 다스려온 김정일이 이번 역사적인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통일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 시작했다.김대통령이 평양공항에 도착한 13일부터 귀환한 15일까지 김정일은 온 세계 뉴스의 각광을 받았다.텔레비전을 통해 비친 그의 여유있는 웃음,파격적이고 거침없는 언행과 제스처는 우리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있을 정도이다.실체적 진실과는 관계없이 이제까지 우리 국민들사이에 각인돼온 김정일의 이미지하고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올해초 김대중대통령은외신과의 회견에서 김정일에 대해 지도자로서 판단력과 상당한 식견을 갖춘지도자로 평가한 바 있는 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김대통령의 평가가 옳았음을 입증한 셈이다. 김정일은 이번에 협상에서 통큰 지도자임을 과시하며 유연함과 치밀한 계산,그리고 상황에 따라 실리를 챙기는 변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김정일은 지난 14일 김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에 앞선 환담과정에서 실향민,탈북자,한국식 김치등 북에서 금기시하고 있는 표현들을 거침없이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특히 탈북자라는 단어를 그가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그의 솔직함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면서도 나름대로 치밀한 계산에서 했을 것이라는 것이 북한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정일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획기적인 변신을 보인 것은 남북통일방안에대한 공통성을 인정한 것이다.북한은 회담 하루 전인 지난 12일자 노동신문정론을 통해 김정일의 정치철학이자 통일철학은 “자주”라고 못박았으며 통일지도자라며 대대적인 선전을 폈다.김정일은 그동안 조국통일 3대원칙,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등 3가지를 조국통일3대헌장으로 규정하고 김일성주석의 유훈을 받들어 반드시 우리대에 통일위업을 이룩하자고 강조해왔다.북한은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4·8합의문에 김일성주석이 제시했다는 조국통일 3대원칙의 재확인을 명기함으로써 이번 정상회담 의제에 3대원칙을 포함시킨데서 김정일이 이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그러나 김정일이 지난달 29일 중국을 방문했을 때 1국2체제의 통일방안에대해 관심을 표명한것을 눈여겨 볼 대목이다.특히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남북통일을 지향하는 단계로 외교와 군사에 관한 권한을 연합[연방]정부가 아니라 지금처럼 남북이 별도로 갖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은 획기적인일이다. 역사적인 이번 회담을 통해 김정일에 대한 재평가가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에 대한 평가는 시간을 두고 냉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김정일이김대통령과의 환담에서 자기를 낮추고 예의를 지킨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하는 말 가운데 공산주의자라는 말을 사용한 점과 모든 것이 계산에 의해 이뤄지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조선노동당 총비서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이며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인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라는 이 세상에서 가장 긴 직함보다는 “장군님”이라는 호칭 사용을 선호하는 김정일이 앞으로이번 합의사항을 얼마나 충실이 이행하느냐에 따라 그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유은걸기자 eky73002@
  • [대한포럼] 금강산의 봄

    금강산에 다녀왔다.금강산 유람선 현대풍악호 선상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길이었다.지난 98년 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후 20여만명이 다녀온곳을 뒤늦게 찾아가는 마음은 심드렁했다.일에 쫓기며 사는 사람들이 어쩌다 놀러갈 때 그러하듯이 출발 전날에야 대충 짐을 꾸리고 ‘국민관광 상품’이 되다시피 한 곳에 마지못해 소풍이라도 가듯 조금은 귀찮은 마음까지 지니고 떠났다. 그러나 금강산은 그런 건방진 태도를 용납하지 않았다.그곳이 여느 산과 다르다는 것을 우선 일깨운 것은 북측의 한 환경관리원이었다.첫날 구룡폭포코스에서 만난 그는 “남북 정상회담이 잘 될 것 같으냐”며 먼저 우리 일행에게 말을 걸어 왔다.“잘 될 것 같다”는 대답에 그는 “잘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금강산 유람선이 정박하는 장전항에,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가발표된 후 남측에서 북측을 비방하는 삐라를 뿌렸다고 주장하며 남측의 태도가 앞과 뒤가 다르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관리원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할 리 없다는 생각에서 우리는 긴장했다.지구상에서 유일한 냉전지대로 남아 있는 한반도의 냉전구조 해체의단초를 열 것으로 기대했던 남북 정상회담이 준비접촉의 순조로운 진행과 달리 숨겨진 암초에 걸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강산에도 어김없이 봄은 와 있었다.사파리 관광하듯철조망에 갇힌 길을 달리는 버스에서 내다본 마을풍경은 흑백 사진처럼 회색빛이었고 빈약한 들판에서 풀을 뜯는 소는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만큼말랐지만 금강산은 역시 금강산이었다.산수유의 노란색이 빛을 잃어가는 대신 진달래의 분홍빛이 신록의 첫 새싹과 함께 금강산을 천연색 사진으로 싱그럽게 물들여 가고 있었다.먼 바다의 태풍 경보속에 배가 출항했는데도 금강산의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아 상팔담의 비취색 물빛과 만물상의 웅장함을 한눈에 보여주었다. 금강산의 봄은 자연보다 사람에게서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우리를 긴장시킨 사람도 있었지만 등산로 곳곳에 남녀 2인1조를 이루고 서있는 북측 환경관리원들은 대체로 부드럽고 친절했다.가파른 길에서는 관광객의 손을 잡아 부축해주고 금강산 계곡물을 물병에 담는것을 도와주기도 했다.심지어는 남성 관리원이 젊은 여성 관광객과 손을 맞잡고 함께 하산하며 “나는 푸른 잎이 될테니 너는 꽃잎이 되어라…”는 북한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남쪽의 관광객을 안내하는 조장(북한에서 가이드란 영어 대신 사용하는 말)들과 그들은오랜 친구처럼 다정했다.남과 북을 넘어 남녀간의 애틋한 마음도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듯했다.온정리 휴게소에서 파는 ‘섹스톤’을 비롯한 북쪽의 강장제들마저 자본주의를 향해 열린 북쪽의 유연함으로 이해됐다. 남쪽 관광객들도 봄빛에 취한 듯했다.만물상 코스에서 마주친 50∼60대 아주머니들의 대화 한토막.“참 대단하세요.망향대까지 오르시고”“이 나이에 언제 또 오겠냐 싶었지요”“통일되면 기차로 두어시간 거리라던데 또 오죠 뭐”“하긴 그때는 비행기도 다니겠지요”. 마치 통일이 금방 이루어질 듯한 대화였다.그 아주머니들처럼 남북관계를 쉽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 일행도 봄빛에 취하기는 마찬가지였다.등산로 한켠에서 잠시 앉아 쉬는 사이남쪽 할머니관광객으로부터 “북한 처녀들이신가”하는 질문을 받은 두 선배는 내내 싱글벙글이었다.‘처녀’로 보였다는 것뿐만 아니라 ‘북한’사람처럼 소박하게 보였다는 것에 즐거워했다.마지막날 평양 모란봉 교예단 공연때는 남북이 한 마음이 되는 듯했다. 이렇게 서로 마음이 계속 오갈 수 있다면 아무리 돌출변수가 많은 남북관계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풀리게 될 것이다.금강산의 봄이 초여름 평양으로 이어져 북한의 들녘이 천연색 사진처럼 풍요로워지고,6월의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두어 알찬 결실을 이루기를 간절히 바란다. [任 英 淑 논설위원]ysi@
  • 중견화가 백원선씨 조형실험전

    전시 때마다 새로운 작품경향을 선보여온 ‘예측불허의 작가' 백원선(53)이입체적인 종이상자를 평면적인 화면에 결합하는 또 하나의 조형실험을 벌인다.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상에서 열리는 그의 작품전에서는 한지 종이상자를 기하학적으로 늘어놓은 ‘어떤 전설 속에서’, 광목에 먹을뿌린 그림과 색지 종이상자를 함께 배치한 ‘연(緣)’등이 전시된다.먹과 광목이 자아내는 유연함과,한지와 색지가 어우러지는 조화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세계를 느끼게 한다는 평.(02)730-0030
  • 첼리스트 鄭明和(이세기의 인물탐구:173)

    ◎사색을 길어올린 웅숭깊은 음색/선율마다 무르익은 서정성과 넉넉한 여유/테크닉보다 음의 조화 이뤄내는 경지 터득/80년대 음악 멀리하다 “삶의 목적” 깨달아/드로브자크 협주곡 백미… 제자양성에 보람 첼리스트 鄭明和의 손은 남자손보다 크다. 어깨도 남자처럼 넓다. 잘 생긴 용모에다 목소리도 밝고 건강하다. 시원시원하고 밝은 성격때문인지 음악도 스케일이 크고 넓고 심오하다. 단순히 넓고 클뿐만 아니라 톤에는 힘이 살아있고 음의 마디마다엔 유연하고 확고한 뼈대가 꿈틀거린다. 그에게선 발톱을 세운것 같은 독이나 과시감은 찾아볼수 없다. 단지 무르익은 서정성과 육화된 음악의 포도주가 내면에서 출렁거릴 뿐이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는 타인에 대한 포용력과 너그러움으로 남의 잘못을 가려줄 줄 안다. 초면이라도 구면같이 굴고 좋은 환경에서 잘자란 숙녀답게 반듯한 예의와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다. 만사에 대범한 편이지만 음악에 관해서만은 치열성과 철저성이 대단하다. 승부근성이 투철하여 그가 이화여중에 다닐때는 친구 하나도 사귀지 못한채 낮과 밤은 온통 첼로연습으로만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전국남녀음악경연대회에서 첼로부문 1등상, 서울예고 재학중에 이미 두번의 개인독주회를 가졌고 고2때인 60년에는 한국학생문화사절의 일원으로 일본에 건너가 도쿄와 오사카 순회연주등 그의 이름은 ‘첼로의 천재’로서 소녀시절에 음악계의 중앙에 우뚝서는 존재였다. 오랜 연주경력탓에 그의 음악은 언제부턴가 외형보다 내면을 추구하게 되었고 테크닉보다는 음과 음의 연결로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어내는 능란한 경지를 터득하고 있다. 음악평론가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장인 이강숙씨는 ‘정명화의 음악은 팽팽한가 하면 느슨하고 여유로운가 하면 팽팽한 긴장감이 돋보이는 가운데 자신감에 찬 연주로 청중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평한다. 그는 과연 무리와 과장이 없이 음악의 ‘순리’를 존중하며 음악의 도리에 순종한다는 자세를 지킨다. 기교에 침몰하거나 장식음으로 청중을 혼도시키기보다 음과 음으로 보석타래를 꾸미듯이 장구하고도 값진 음악을 그때마다 선사해준다. 화사하게꽃가루를 뿌려대는 바이올린의 변화무쌍과는 달리 첼로만의 사색과 철학은 마치 동굴에서 길어올린 갖가지 원석처럼 장중과 비장미마저 풍긴다. 정명화를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다. 서울 명동의 유명한 음식점이었던 고려정의 정준채씨와 이원숙씨 사이의 7남매중 딸로 둘째. 줄리아드음악원에서 첼로의 거장 피아티골스키를 사사했고 60년대 중반 뉴욕 링컨센터에서 첫연주를 가졌을때 뉴욕타임스는 ‘멋과 재능 그리고 기교의 연주가’로 평했고 워싱턴포스트는 ‘가장 보배로운 첼리스트’로 표현하여 지금까지도 이 찬사는 그를 따라다니는 대명사가 되고 있다. 그때까지 동생인 바이올린 정경화나 피아노를 치던 정명훈보다 정명화의 이름은 그들을 리드하고 있었고 그만의 음악적 매력으로 해 세계 첼로계에서도 선두그룹을 달리고 있었다. 파죽지세로 명성을 쌓던 시기인 66년, 고국에 돌아와 첫리사이틀을 열었을때 음악계의 대부이던 평론가 유한철씨는‘예의 타고난 활달함과 연주가다운 낙천성이 몸에 배어 다이내믹한 역성감(力性感)을 실감시켜주는 연주’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세계에 내놓아 자랑할수 있는 젊은이’로 정명화의 장밋빛 미래를 예고한 것도 그 무렵이다. 제네바국제음악콩쿠르에서 첼로부문 1등상을 수상하던 71년에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당시 AP통신 기자이던 具三悅씨와 결혼, 부군은 유엔 50주년 총괄국장으로 있다가 최근에는 유니세프총재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자녀는 꽃별과 꽃샘. 장녀 꽃별이 지난주 뉴욕에서 결혼했다. 80년대 로마에 머물던 시기에는 잠깐이지만 첼로연주를 멈춘 적이 있으며 가장 자신있게 연주하던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마저 낯설게 느껴지자 문득 ‘좌절의 시간이 오히려 음악적으로 가장 성숙한 시기’, ‘첼로야말로 무덤까지 끌고갈 동반자이자 삶의 목적 자체임을 깨달을수 있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94년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교수로 재직하면서 같은해 8월 그는 실로 12년만에 고국에서의 독주회를 가졌고 작곡가 이영조가 그를 위해 작곡한 ‘첼로와 장구를 위한 도드리 1’ 연주는 또한번 음악계에 센세이셔널한 화제와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농현을 뜻하는 피치카토와 글리산도, 높은 음역에서 낮은 음으로 급격히 낙하하는 소리의 대비, 명상적인 지속음과 장식음등 우리만의 얼이 담긴 가야금과 거문고, 해금과 아쟁이 할수 있는 음악적 요소를 첼로로 펼치면서 우리의 소리를 세계음악언어의 반열에 올려놓는 계기를 만들었다. 과연 한국 첼리스트의 자존심과 실력을 마음껏 과시한 자리로 그가 연주를 끝냈을때 객석에서 길게 이어지는 박수갈채는 그칠줄을 몰랐다. 조용하게 데뷔한 연주자가 있는가하면 센세이셔널하게 등장하는 연주자도 있을 것이다. 조용한 강이라고 해서 모두가 깊은 것은 아니며 센세이셔널은 그만한 화제성과 가치성을 지닌다. 일찍이 세계의 매스컴으로부터 ‘발군의 테크닉과 명쾌한 해석, 특히나 그의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은 보헤미아의 향수가 사무친 연주’라는 평과 함께 그의 연주는 지금도 고국의 땅을 밟는 순간의 탄성과 향수와 사랑이 간절하게 얼룩져 듣는 이의 심금을 뜨겁게 울린다. 어릴때는 피아노 성악 바이올린 사이에서 무엇을 전공할 것인가를 방황했고 20대에는 다른 사람의 연주를 들으면서 자신의 음악성과 장래에 대한 회의에 빠지기도 했으며 30대에 이르자 명성을 지키기에 급급했고 40대가 넘자 비로소 모든 치열성과 명성에서 벗어나 그는 진정한 음악인의 자유로움을 구가하고 있다. 그래선지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가 되어 조국과의 연대를 끈끈히 하고 제자들을 가르치게된것을 어느때보다 감사하고 행복과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 음악을 관조하고 무르익은 예술성을 내면에 삭이는 시기에 서서 그는 물이 흐르는 듯한 유연함과 여유로움으로 그만의 서조와 광채를 여전히 잃지않고 있다 □그의 길 ▲1944년 서울출생 ▲1961년 서울예고 졸업, 도미 ▲1961부터 줄리아드음악원 및 남가주립대졸업, 거장 레오나드 로즈, 그레고르 피아티골스키 사사 ▲1969년 미 닉슨 대통령 초청 백악관연주,로스앤젤레스필하모닉 협연 ▲1971년 제네바국제음악경연대회 최우수연주상 수상 ▲1972년부터 런던 BBC교향악단을 비롯, 런던필, 베를린 R IAS, 스위스로망드, 로테르담 워싱턴교향악단등과 협연(지휘 주빈메타 루돌프 켐페 안탈 도라티 줄리니등) ▲1976년 뉴욕 링컨센터 바이올린 정경화, 피아노 정명훈과 ‘ 3남매’연주,전미순회연주, 파블로 카잘스탄생 100주년기념연주 1982년 KBS교향악단초청 협연(세종문화회관 대강당) ▲1991년부터 정트리오 음악축제 ▲1994년 국악과의 만남독주회 ‘장구와 첼로를 위한 도드리1( 이영조작곡)’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995년 UN창설 50주년 UN마약퇴치 친선 사절로 세계순회 연주 ▲1997년 뉴욕에서 유니세프주최‘북한 어린이돕기 모금음악회’ ▲1998년 워싱턴 케네디홀 뉴욕 카네기홀서 ‘나라사랑’음악회, 미국 버몬트 국제음악제연주, 이착펄먼 서머프로그램 참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빙교수 미국 ‘엑설런트 2000’상(92년) 청소년 차이코프스 키콩쿠르 최고지도자상(97년) 아름다운 소리 ‘한·꿈·그리움’(96년 CMI음반레이블 )출반
  • 위기 처방책 명확히 제시/임창렬 경제부총리 ‘화려한 데뷔’

    ◎‘명쾌·단호’ 국민불안 해소 합격점 임창렬 장관이 경제부총리로 ‘화려한 데뷔’를 했다. 임부총리는 19일 하오 통산부 장관에서 부총리로 승진한 지 불과 몇시간만에 금융시장 안정 등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전국민 앞에 부총리 신고식을 가졌다.현재의 경제위기를 금융위기로 규정하면서 처방을 내놓고 궁금증을 풀어주었다.그가 발표한 대책의 핵심은 한국의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서 정부가 할일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조치가 이뤄질지였다.진단과 대안이 칼로 도려낸 듯 분명하게 제시됐다.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명쾌한 논리’가 빛을 발휘한 대목이었다. 그는 이같은 논리를 토대로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많은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국제수지와 성장률 및 실업률 등 경제지표를 열거하면서 한국경제는 거시적으로 봐서 ‘건강하다’는 논리를 폈다. 특히 그는 항간에 떠도는 IMF 지원요청설을 ‘잘못된 시각’으로 단호하게 거부했다.IMF의 금융지원은 결코 지원이 아니라는 점을 역설했다.태국의 경우 1백67억달러의 자금이 지원되지만 IMF의 지원분은 40억달러에 불과하고 재정,성장 등 경제 전부문에서 걸쳐 IMF의 요구조건이 붙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적정한 환율수준,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의 유입여부,금융개혁에 대한 생각 등 부처간 협의가 필요한 대목에선 말을 아끼는 유연함도 보여줬다.불과 몇시간전까지 통상 및 산업정책을 전담한 장관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국제금융기관의 한국에 대한 시각을 정확히 읽고 명확히 대책을 전달하는 금융전문가로서의 장관만이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었다. 요컨대 그는 일단 경제부총리로서 기대를 받을 만큼 합격점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 르누아르/안 디스텔 지음(화제의 책)

    ◎프랑스 인상파화가 르누아르 일대기 인물과 색상 창조에 남다른 개성을 발휘했던 프랑스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그는 밝고 강렬한 색채로 생생한 느낌의 수많은 초상화를 그렸다.13살때 한 도자기 화공의 견습공이 된 르누아르는 국립미술학교와 일단의 비판적인 화가그룹에서 공부했다.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서 29살의 나이로 전사한 장 프레데리크 바지유,르 아브르 출신의 클로드 모네,파리 상인의 아들인 알프레드 시슬레 등과 어울렸다.살롱전을 둘러싼 보수적 예술패권주의에 반기를 든 그의 초기 작품들은 반짝이는 색채와 빛으로 가득찬 현실생활의 단면을 그린 전형적인 인상파 그림이었다. 그러나 르누아르는 1880년 중반부터 인상파와 결별하면서 초상화와 인물,특히 여인상에 좀더 엄격하고 형식적인 기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그의 인상파 시절의 작품 ‘물랭 드 라 갈레트’에는 윤곽선에 의존하지 않고 색상을 통해 형체를 만들어내는 유연하고 암시적인 기법이 잘 드러나 있다.그는 이 작품에 직업모델들을 쓰지 않고 자신의 친구들과 잔·에스텔·마르고 등 몽마르트르의 몇몇 노동계급 여성들을 등장시켰다.그후에 나온 그의 대작 ‘뱃놀이 일행의 오찬’에서는 보다 분명한 윤곽선과 밝고 환한 구도를 느낄수 있다.그는 또렷한 윤곽의 순수함과 인체의 유연함을 더해주는 부드러운 채색으로 인상파 형식의 의미를 심화시켰다.“나는 물 위에 내던져진 코르크 조각처럼 물살에 떠밀려 다녔다.그곳이 어디든 나는 내 그림이 이끄는 대로 따랐다” 르누아르의 일생은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그림에 반영돼 대중 앞에 그대로 노출됐다.송은경 옮김,시공사,6천원.
  • ROCHAS(패션가 산책)

    로샤스(ROCHAS)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브랜드다.본래 향수로 명성이 높다.마르셀 로샤스는 25년 자신만의 부티크를 오픈했다.처음에는 사각으로 어깨가 재단된 수트,긴 꼬리가 달린 편안한 양가죽 재킷,검정과 흰색의 줄무늬가 대비된 시각적인 스타일을 강조했다.헐리웃 스타들과의 교분도 두터워 41년에는 영화부서를 만들기도 했다.「끝없는 귀로」와 「주름장식」의 영화 의상을 디자인 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마르셀 로샤스는 44년 부인을 위해 첫번째 향수인 펨므(FEMME)를 개발했고 같은 해에 향수회사를 세우기도 했다.55년 마르셀 로샤스가 세상을 떠나자 부인인 헬레네 로샤스는 목욕용품과 함께 세계시장을 점유한 향수로 유명한 「마담 로샤스」를 선보이며 남편의 사업을 이어나갔다. 그 뒤에도 향수개발은 계속되면서 로샤스의 명성은 이어졌지만 90년대들어 젊은 디자이너인 피터 오브라이언을 영입하면서 패션하우스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일랜드 출신인 피터 오브라이언은 그의 고향과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그는 런던 밀라노 뉴욕 도쿄 등에서 국제적인 감각을 익혔고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안쪽으로 숨겨진 자수,물세탁이 가능한 실크안감,최고급 소재와 탁월한 마무리는 수도자의 모습에 가까운 독창성이 스며들어 있다.고양이과 동물의 유연함처럼 가디건,재킷,코트를 편안하게 만든다.이브닝 웨어는 티셔츠처럼 편하게 입을 수도 있다고 한다. 메트로유통이 국내에 수입하고 있다.갤러리아 백화점과 LG백화점 리츠칼튼호텔에 매장이 있다.
  • 파리 패션쇼/올 가을 「갈색의 계절」 예고

    □「97 멋쟁이」 이렇게 입어라 ­장미·보라·부드러운 녹색 등 파스텔기법의 변화 가미 ­체크무늬·바지도 강세 ­고급직물 소재 유행 파리의 패션가가 부산하게 움직인다.지난 18일 고급의상 전시회인 오트 쿠튀르가 춘하복을 겨냥해 열린 데 이어 2월초에는 기성복인 프레타 포르테 전시회가 이어진다. 이런 공개전시회에 앞서 지난 연말에는 인터셀렉션이 파리에서 열렸다.의상 하청업체들이 유통 및 판매상들을 대상으로 97∼98년 추동복 추세등을 설명하는 전시회다. 1년후의 패션 경향을 미리 정하는 자리이다.오트 쿠튀르와 프레타 포르테전시회의 경향을 점칠 수도 있다.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 도미니크 페클레르씨는 인터컬렉션을 지켜보고 난뒤 올 연말이 갈색의 계절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색상이 급격히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검은색에서 갈색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것이라는 얘기다.갈색과 이어 베이지색이 주목받고 있다. 물론 검은 색은 디자이너들이 가장 즐기는 부동의 색깔이다.변화라면 장미빛,엷은 보라색,부드러운 녹색등으로 파스텔 기법을 가해 밝은 느낌을 주는 정도이다.여기에다 레이스나 얇은 명주망사,세로 줄무늬가 더해질 것이다. 전반적인 추세는 체크무늬가 많고 호화로운 직물을 많이 사용할 것으로 여겨진다.스커트보다는 실용적인 바지를 즐기면서 코트로 변화를 주는 현대적인 감각이 유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급 의상복은 예술성과 독창성을 유지하면서도 도시인의 기호에 맞춰 점점 변화하고 있으며 변화할 것이라고 페클레르씨는 설명한다.저녁의 파티에 입고갈 복장을 사무실까지 입고 가는 「금요일 파티복」같은 실용성을 가미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유행할 기성복의 경향은 대략 5가지.우선 영국풍이 유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무릎까지 오는 스커트에다 스코틀랜드풍의 스웨터,허리를 졸라매는 벨트,V자를 거꾸로한 문양의 코트등이다.색상은 엷은 보라색이나 베이지색이 잘 어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다음이 현대적인 감각.60,70년대 유행했던 저지 스웨터와 지퍼달린 상의,늘어뜨린 점퍼등이 체크와 스트레치무늬를 혼합하면서 현대적이고젊은 감각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이다.갈색 바탕에 검은색 물방울 무늬가 있거나 코냑 빛이 감도는 색상도 추천되고 있다. 레미니슨스(무의식적인 과거의 재현)의 등장은 최대의 하이라이트가 될것으로 꼽히고 있다.웃옷이 길면 스커트를 짧게 하고 웃옷을 짧게 하면서 통이 크고 긴 나팔바지를 입는,옷의 장단이 주는 조화가 눈여겨볼만 하다는 것이다. 비틀스와 비바시대의 런던같은 느낌을 주면서 히피족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남녀가 함께 입을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철사같이 가느다란 곡선에 중점이 주어진다. 보르도산 포도주가 주는 자주색,보라색,갈색 등의 다양한 색이 사용된다.옷감은 벨벳이나 트위드,모피 등의 화려한 재질이 사용될 것으로 여겨진다. 여성다움을 강조한 디자인과 첨단의 테크노 컬러의 이용도 빼놓을수 없다.단순한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여성들의 유연함과 우아함을 줄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검정색과 흰색은 물론 푸른색,붉은색,오렌지색등의 원색을 이용한 테크노 컬러는 운동복의 상징이 되리라는 전망들이다. 이밖에 여성복 제조업체인 스트리트 레트로는 70년대의 레미니슨스와 미래풍의 조화를 올해의 패션경향으로 꼽았다.젊은 여성층을 겨냥한 로리타는 검은색과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수 있는 보라색,청록색,진한 녹색등을 올해의 색깔로 정했다.그리고 아일랜드 풍의 따뜻한 느낌을 주는 모직 벨벳 등의 소재가 많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컬러가 다양하고 합성섬유와 첨단기술을 사용한 스키용품은 연령을 가리지않고 애용된다는 것이다.
  • 「심각히 다뤄야 할 미·러 불화」/디미트리 사임스(해외논단)

    ◎“미는 「강대국 러시아」 인정하며 대화를”/러 지도층은 실용주의자… 전보다 협력 수월/경제개혁 지원 위주서 탈피,새 외교정책 시급 탈냉전 시대를 맞아 국제질서 재편과정을 거치면서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남은 미국과 새로운 강자를 꿈꾸는 러시아가 외교정책에서 심각한 불화를 드러내고 있다.미국 워싱턴에 있는 공공정책 연구소인 「평화와 자유를 위한 닉슨센터」의 디미트리 사임스 소장은 이와 관련,최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에 기고한 「심각히 다뤄야 할 미­러 불화」라는 글에서 미국 행정부에 새로운 대 러시아 정책수립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다음은 이 글의 요지. 지난달의 러시아 대선 드라마는 요즘 불거져나오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심각한 불화를 일시적으로 덮어주는 역할을 했다. 양국간의 불화는 미래세계의 정치체제나 미국과 러시아의 장래역할 등에 대한 견해차 수준을 뛰어넘는다.다시 말해 러시아는 국가적 동질성을 만들어가면서 점차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을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 『서방의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가 순종적인 입장에 서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들의 목적은 절대로 달성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몇몇 성명을 통해 『러시아 외교정책의 기본목적 가운데 하나는 미국이 유일한 초강국으로 행세할 수 있도록 국제질서가 재편되는 것을 막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더이상 서방과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고려하는 것을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로 삼지 않고 있다.오히려 구소련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가 새로운 정책의 초점이 돼버렸다. 러시아는 노골적인 침략을 단행할 능력도,의사도 없지만 새로 독립한 다른 나라들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이같은 노력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지정학적 또는 지경학적 헤게머니를 잡으려는데서 비롯됐다. 나토의 확장문제는 또다른 논란의 대상이다.최근에 러시아가 발표한 몇개의 성명들은 러시아의 입장이 유연함을 보여주었다.나토에 대한 원색적인 공격이 결국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러시아의 대외정책은 여전히 나토의 확장시기를 연기시키고 나토의 새 회원국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맞춰져 있다. 보스니아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과 러시아는 접근방식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수일전 러시아는 유엔 전범재판소에 기소된 라도반 카라지치 등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들을 체포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는 또 중국을 미국의 견제세력으로 활용하고자 하고 있다.이러한 맥락에서 러시아는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미국의 비난을 주권침해라는 이유로 일축했다. 러시아는 이란과 이라크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에도 반대했다.오히려 이란에 핵원자로를 공급하는 한편 이라크에 대한 유엔제재를 철회하기 위한 로비활동을 펼치고 있다.러시아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아랍­이스라엘간의 논쟁에서도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쿠바는 과거와 달리 러시아의 새로운 독자성을 확보하는데 이익을 주는 존재로 떠올랐다.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미국의 국제적 지위를 곤란하게 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러시아의 지정학적인 가치를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수년간 하락세를 보이던 러시아의 대외무기 판매고도 요즘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국제 무기거래에서 차지하는 러시아의 비중은 94년까지만 해도 4%에 불과했으나 95년에는 17%로 늘어났다.게다가 러시아 관리들은 96년에는 무기판매고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자랑스레 말하고 있다.이는 러시아제 무기가 성능이 나쁘고 사후관리가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달리 무기를 사들일 방법이 없는 독재국가들이 러시아의 주고객이 돼주고 있는데 따른 결과다. 미국은 러시아문제를 지나치게 극화해서는 곤란하다.러시아의 지도자들은 실용적인 사람들이다.그들은 서방과 이익을 나눠갖기를 원하고 있다.따라서 미국은 과거 레오니트 브레즈네프나 안드레이 그로미코 시절보다 훨씬 수월하게 러시아와 협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미국은 미국의 이익에 대한 명확한 한계를 그은뒤 러시아 발전을 올바로 이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또한 부활하는 러시아를 상대로 한 새로운 외교정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예전처럼 어떻게 하면 러시아의 경제개혁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것인가,또는 어떻게 하면 러시아로하여금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군축합의 사항들을 좇도록 할 것인가 하는 따위의 문제에 얽매여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옛소련 공화국들의 독립적 지위와 그들이 갖고 있는 천연자원을 보호한다거나 나토가 러시아의 간섭 없이 순조롭게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 일,또는 독재정권들을 다룰 기반 마련 등의 수단을 강구하는 일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이제부터 러시아의 선거결과에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가 등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 새롭게 떠오르는 강대국인 러시아의 존재를 인정하는 바탕에서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 수자원공사 이태형 사장(공기업 최고경영자에 듣는다)

    ◎“2001년까지 물 공급량 343억t 확보”/하루 220만t 수도권 광역상수도 98년 완공/쓰레기종량제처럼 가격관리로 물낭비 줄여야/중수도 확산 적극 추진… 물이용 극대화 주력 한국수자원공사 이태형 사장(54)은 3번씩이나 인생행로를 바꾸면서도 물 흐르는 듯한 유연함을 잃지 않는다. 신문기자에서 정당인으로 변신했고 이제는 경영인으로 탁월한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대학(서울대 상대)전공을 살려 기자시절 경제부처를 주로 출입하며 경험을 쌓았고 정당에 들어가서는 경제정책을 다뤘다』며 『업무의 흐름이 같아 활용에 도움이 된 것은 개인적으로 행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늦추면서 답변자료의 잘못된 부분을 마지막까지 일선 부서에 일일이 확인해 고치는 꼼꼼함을 보였다. ­흔한게 물이지만 물만큼 우리 생활에 중요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21세기 세계적 물부족 ▲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물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당연히 차세대의 주역이 되겠지요.그런의미에서 우리나라의 물을 책임지고 공급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바로 21세기 물의 시대에 주역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물문제는 범국가적이고 국민의 생존이 걸린 것인 만큼 21세기 국가발전의 존망을 좌우합니다.우리나라도 이미 몇년전부터 물문제의 중요성이 제기돼 왔습니다.그러나 아직도 물문제의 심각성을 국민 대다수가 인식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물의 시대에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습니까. ▲21세기에 수자원공사의 책임과 역할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중요해 질 것입니다.앞으로 5∼6년간 기존의 개발경제 논리가 유지되겠지만 2000년대 초에는 국민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물을 넉넉하고 깨끗하게 공급하는 일이 더 중요해 질 것이기 때문이지요.세계 최고 수준의 물 전문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 박사급 연구인력과 시설확충,선진국과의 교류를 통해 역량을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해소를 위해 서비스체제도 강화하겠습니다. ­물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도 중요할 텐데요. ▲21세기에는 물부족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심각할 것입니다.중동과 러시아 등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물확보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경쟁이 치열합니다.물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생활의 질 향상을 위해 지금부터 모든 국민에게 물 절약 의식을 심어줘야 합니다.수자원공사에서는 초·중·고생과 여성단체에 물절약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전국의 댐과 수도사무소 50여곳을 국민 물교육장으로 개방하고 있습니다.캠페인용으로 제작한 절수용 수도꼭지의 공급도 확산해 나가겠습니다.물문제 해결은 수자원공사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온 국민이 함께 노력을 해야지요. ○국민들 절수의식 절실 ­지난 겨울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일부 지방에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요. ▲지난해 초부터 물부족이 점점 악화돼 가뭄극복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올들어 비가 많이 내려 많은 지역이 제한급수에서 벗어났습니다만 아직도 일부 지역은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수자원공사에서는 가뭄극복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대책위는 관리 중인 수도시설을 이용해 가뭄지역에 대한 용수공급을 늘리고 물차로 식수를 지원하는 등 가뭄극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또 상수도 원수수질을 상시 파악해 수질악화로 인한 오염예방에 힘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물부족은 어느 정도입니까. ▲연간 물사용량은 2백99억t이나 공급 가능량은 3백22억t입니다.전국적으로는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나 일부 지역은 조금만 가뭄이 들어도 식수가 모자라는 실정입니다.서울주변의 경우 용인·남양주·광주·이천 등 대부분의 지역이 물이 모자라 오래 전부터 아파트를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호남의 일부 섬지역과 영남내륙,강원도 동해안은 식수 조차 모자랍니다.수자원공사는 수도권의 용수난을 덜기 위해 하루 공급량 2백20만t 규모의 5단계 광역상수도를 건설 중이나 98년 완공돼도 이 지역의 용수난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물부족도 문제지만 수질오염은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까. ▲농촌의 실개천까지 썩었을 정도로 심각합니다.이는 지난 30년간 지속돼온 개발주도형경제가 낳은 부산물이며 일반 가정과 축산농가,공장 등에서 마구 버린 폐수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하수처리 개선과 지하수보존,정수능력의 확충 등으로 해결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깨끗한 물의 공급을 더 늘리기 위한 중장기대책은 어떻게 세웠습니까. ▲가정에 물을 더 공급하려면 상수도시설만으로는 부족합니다.댐을 더 지어 물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요.홍수조절을 위해서도 댐 건설은 시급합니다.하지만 저수용량 8억t 규모의 댐을 하나 건설하려면 1조원이 넘어 광역상수도 건설 보다 몇배가 더 듭니다.2001년에는 물사용량이 연간 3백36억t으로 늘어남에 따라 공급량을 3백43억t으로 늘려 14억t의 예비량을 확보할 계획입니다.2001년에서 2006년까지 물 사용량은 14억t이 더 늘어나지만 공급량은 2억t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2006년에서 2011년까지는 물 사용량이 17억t,공급량이 2억t 정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20억t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됩니다.이를 충족하려면 댐 28곳과 광역상수도 29곳을 더 지어야 하고 투자비만도 올해 가격으로 26조원이 소요됩니다. ○요금 자율정책 필요 ­그동안 댐건설이 부진했던 원인은 무엇입니까. ▲투자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착공전에 토지수용 보상이 엄청난 데다 민원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댐과 광역상수도 건설을 위해서는 재원조달이 문제라고 보는데요. ▲현재 댐건설에 필요한 재원은 전액 정부재정에 의존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앞으로 많은 댐을 건설하는 데는 국고지원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수자원공사는 지난 94년부터 광역상수도 건설비용의 30%를 부담해오고 있습니다.댐건설에도 수자원공사가 30∼50%를 부담하고 연차적으로 부담비율을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이에 따른 재원은 수자원 이용효율을 높이고 물값을 연차적으로 올려 해결해야 합니다.이를 위해서는 현재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댐 및 광역상수도 요금을 수자원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합니다.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 93년부터 수도요금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습니다.같은 물이라도 지자체가 공급하는 정수된 물은 t당 평균 2백45원인데수자원공사의 물은 85원에 불과합니다.더욱이 원수는 t당 9원 밖에 안됩니다. ○가뭄극복 비상 대기 ­물값이 정말 싸군요.그래서 물의 낭비가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물에 대한 수요도 다른 재화와 마찬가지로 가격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물의 효율적 수요관리로는 의식의 전환,시설의 개선 및 교체,사회제도의 개선,가격관리에 의한 절수 유도 등의 방안이 있습니다.그 가운데 가격관리가 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물값을 낮게 책정해두고 아무리 물을 절약하라고 떠들어봐야 자본주의사회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물값을 올리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적정한 물값을 치르게 하는 것이 절수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은 외국의 사례에서도 입증되고 있습니다.쓰레기 종량제를 보십시오.국민들의 태도가 당장 달라지지 않습니까.수도요금은 수요관리와 수질보전,재원조달 등 세가지 목적에 사용되기 때문에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번 사용한 물을 다시 쓰는 중수도를 활용하는것도 물이용을 극대화하는 한 방법일 텐데요. ▲각종 오·폐수를 재처리해 수세식 화장실이나 청소·살수·세차용수,또는 공업용수로 다시 쓰면 여러가지 점에서 효율적이지요.우선 원수 및 배출수의 양을 감소시켜 수자원의 절감효과를 가져옵니다.오염된 물을 자체적으로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하천 등 수계로 방류되는 오염물질의 부하량도 줄여 환경보전 효과도 있습니다.또 신규 수자원개발 및 시설축소에 따른 건설비 감소로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됩니다.수자원공사는 장래의 물부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중수도제도의 확산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사장은 대학졸업(63년)후 서울신문사에서 17년간 기자생활을 했다.81년 민정당에 몸담아 경제전문위원·선전국장·부대변인·정책국장을 지냈고 민자당 정책기획국장·한국경영개발연구원이사장(90년),제14대 대통령선거 김영삼후보 경제정책 공약반 간사(92년),한국수자원공사 감사(93년) 등을 역임했다.〈육철수 기자〉 ◎광역상수도·다목적댐 추진 현황/2011년 상수도보급률 95%로/29곳 추가건설… 하루 662만t 확보/농·공업용수 2006년까지 연 42억t 늘려 21세기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한국수자원공사의 노력은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늘어나는 물 수요에 부응할 수 있게 댐을 최대한 개발하면서 가뭄 뿐만 아니라 홍수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다목적댐을 위주로 건설해 나가고 있다. 지역적으로 고르게 용수가 배분되도록 광역상수도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다목적댐이나 광역상수도 비수혜지구의 가뭄에 대비,인근의 농업용 저수지나 소규모댐을 개발해 활용할 계획이다. 다목적댐은 2000년대 초에 최소한 28개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 중 2006년까지 19개를 건설,연간 42억t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2011년까지는 나머지 9개를 더 지어 53억t(누계)의 용수공급량을 확보,용수공급 능력을 현재의 39%에서 50%로 늘릴 방침이다.댐 건설 투자비는 20조원(96년 기준)으로 예상된다. 또 현재 1인당 하루 평균 급수량이 4백8에서 2011년에는 4백80로 늘 것으로 보고 광역상수도 시설을 1백8개 시·군에서 2백8개 시·군으로 확대,전국 상수도시설에 대한 점유비율을 35%에서 2011년에는 65%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이를 위해 2011년까지 29곳의 광역상수도를 추가로 건설,하루 6백62만t을 새로 확보키로 했다. 광역상수도 추가 건설계획에는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공업용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7개의 공업용 수도도 포함된다.건설이 끝나면 공업용수는 하루 1백77만t이 추가 확보된다. 광역상수도의 추가 건설에는 2011년까지 6조5백93억원이 투입돼 내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4천4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같은 계획이 완료되면 2011년의 상수도 보급률은 현재 82%에서 95%로 향상된다. 다목적댐의 부영양화를 막기 위해 올해 19개의 수중 폭기장치를 설치하는 등 2000년대 초까지 34기를 설치·운영하고 올해 2척의 부유물 수거선을 추가로 도입하는 등 수거선 6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도시설의 현대화를 위해 올해부터 16개 정수장에 2천41억원을 투자,고도 정수처리시설로 개선하는 한편 하수도 사업에도 참여,댐 저수지의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육철수 기자〉
  • 나웅배 통일부총리에 듣는 대북정책(국정 어떻게 돼갑니까)

    ◎“「한국형」 안받으면 한푼도 부담안해”/경수로 공급 한국이 중심… 북은 오산 말아야/한반도 긴장 여전… 정치인 방북 시기상조/「김일성 조문」 있을수 없는일… 당시 정부 조치 적절 경수로 공급협정 체결 1차시한(4월 21일)을 한달가량 앞두고 미­북한간 「한국형」여부 줄다리기로 한반도에 서서이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나웅배부총리 겸 통일원장관을 만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경영학박사에 서울대 교수출신,그리고 재무·상공장관과 기획원부총리의 관록이 두드러지는 경제통,거기다 국회 외무통일위원장을 지낸 4선의 서울 출신 현역의원.약간은 생소한 통일분야 업무의 총책임을 맡은지 한달 남짓된 나부총리는 화려한 이력서와 61세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을 만큼 격식을 차리지 않는 유연함과,합리적 사고로 정평이 나있는 사람이다. ○우리측과 대화해야 그러나 평양측이 「한국형」을 거부,결국은 북·미 제네바합의가 깨지고 말 것이라는 「4월 위기설」이 나도는 상황 때문인듯 그의 어조는 평소와는 달리 단호했다. 『한국형경수로를 공급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지지 않으면 우리는 단 한푼의 재정 부담도 할 수 없는 겁니다.한국형이 애당초 미·북간 제네바협상의 합의사항이었습니다.이 점에 대해 북한당국이 잘못 판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나부총리는 우리의 어깨너머로 미국과의 직접협상에만 매달리고 있는 북한의 행태를 겨냥 『남북대화가 없을 경우 사실상 대북 경수로 지원등 미·북합의사항의 원만한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북한이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경수로 문제도 미국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우리와의 대화로 풀어보겠다는 식으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등 파국을 자초하지 않는 한 남북경협등 실질적 교류·협력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온건입장을 빠뜨리지 않고 덧붙였다.북한의 변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최선의 대안이라는 이른바 「보수적 실용주의」가 자신의 대북정책 추진기조라고 설명했다. ­문민정부 들어 5번째 통일부총리로 임명됐는데 너무 잦은 경질로 통일정책의 일관성이나 안정성 유지에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새정부 출범초기 현실보다는 희망적 시각에 의해 정책상 약간의 모호성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통일부총리가 총리진급등으로 몇분 바뀌었지만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란 확고한 입장에 흔들림이 없고 우선 남북간 화해·협력을 추구한다는 기조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저 자신의 통일정책 추진기조도 마찬가집니다. 다만 세계사의 큰 흐름에 맞춰 남북한도 하루속히 화해·협력단계로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보수적 실용주의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남북이 서로 접촉하면서 변화하고 변화하면서도 접촉을 늘려가는 「다면적 접촉·변화개방론」을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우리를 철저하게 외면한채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만 관심을 보여 남북관계는 냉전시대 때나 다름없이 꽁꽁 얼어붙어 있는 실정입니다.다만 경제전문가가 통일부총리에 기용됐으니 남북경협분야등 실질적 분야에서 돌파구가 열리지 않겠나 하는 기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11월 8일 정부가 경협 활성화 조치를 취했습니다만 단선적인 교류차원이 아닌 구조적 협력수준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이를 위해 소리는 덜내면서도 실현가능한 시범적인 사업부터 착실히 진척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북한이 당국간 대화는 외면하면서 남한의 민간기업,미국·독일등 서방측 기업에 손짓을 보내고 있는데…. ○김 추기경 방북 고려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꺼려하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 기업들이 과연 대북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을까요.북한도 외자도입등 경제회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선 우선 남북간 긴장부터 풀어서 투자여건을 마련하는 게 필수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겁니다.정부는 먼저 임가공과 생필품 교류분야부터 단계적으로 경협을 확대해 나가고 대북 협력사업의 신청도 받아나갈 계획입니다. ­북한쪽 호응이 신통치 않지만 경제분야 이외에 종교·학술·문화분야의 교류도 시도는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남북 사이에는 여러 분야에서 오고감이 활발해져야 신뢰와 평화분위기가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적법절차에 따라 추진되고 남북관계 개선에 실질적 도움이 되며 성사가능성 높은 사회문화분야 민간 교류는 우선적으로 허용,지원하려 합니다.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김일성사망후 조문문제와 관련해 당시 우리 정부의 조치가 적절치 못했다며 오해를 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남북관계 50년사를 되돌아보거나 우리 국민정서를 감안할 때 조문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김일성 사망 당시 정부의 조치는 적절했다고 보기 때문데 어떤 조치고 취할 생각은 없습니다.조문파동이 남북대화에 장애가 된다는 것은 대화를 회피하려는 북한측 억지일 뿐입니다. ­김이사장이 김수환추기경과 이기택민주당총재의 방북을 허용하라고도 제의했는데…. ▲남북간 긴장이 전혀 풀리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인의 개별적 방북은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키우는 등 남북관계에 혼선만 초래합니다.다만 김수환추기경의 방북은 지금은 4월의 소위 평양축전 등으로 인해 시기가 맞지 않지만 적절한 시기를 택해 고려할 수 있다고 봅니다.­북한의 한국형경수로 거부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뭔가 더 얻어내려는 전술인지 핵합의 파기를 각오한 배수의 진 인지 궁금합니다.사실 그들로선 남한 기술자들이 방북,원자로를 건설해주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무척 힘든 일일텐데요.애초 제네바에서 미국과 합의할 때 한국산 원자로가 그들 체제유지에 위험요소가 될지 여부를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뭐라 단정하기는 힘든 사안입니다.우리입장만 얘기하자면 한국형과 우리의 중심적 역할을 양보할 수 없는 것은 우리가 그 어느 누구보다 많은 재정부담을 하기 때문입니다.이것이 보장되지 않는 한 우리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단 한푼의 돈도 댈 수 없고 이 경우 제네바 핵합의 이행은 어려워질 것입니다.KEDO와의 대화 뿐만 아니라 남한과의 대화가 없을 경우 사실상 대북 경수로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북한이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경수로지원 이외에 송전시설등 추가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는데요. ▲북­미 경수로 전문가회의에서 북측이 경수로 이외에 운전훈련용 시뮬레이터,송·배전 시설등의 추가지원을 요구해 왔습니다.정부로선 이 추가 요구사항들이 대부분 제네바 합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어깨너머로 미­일등과의 관계개선에만 매달리는 북한을 남북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낼 복안은…. ▲북한이 김일성조문 불허에 대한 사과와 국가보안법 철폐등을 사실상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남북대화 전망은 밝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그러나 제의만을 위한 형식적 대화제의나 실속없는 모양갖추기식 남북대화는 이제 지양되어야 합니다.남북관계의 진전과 북­미 관계개선은 상호보완적이어야 합니다.북­미 연락사무소 개설시기도 경수로 공급등이 원만하게 이뤄지고 남북관계도 진전되는 등 한반도 전체 분위기가 호전되는 것과 보조를 맞춰가며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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