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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란극복 성과·과제/ ‘금반지 애국’ 5년… 未完의 개혁

    오는 21일은 정부가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자금을 요청,이른바 ‘IMF관리체제’에 들어간 지 만 5년이 되는 날이다.그동안 호전된 경제여건,경제개혁 실적과 함께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긴급 진단해 본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는 높은 유연성과 내수·수출 균형을 통해 일본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올 7월24일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한국은 불안정한 해외금융시장,노동·정치 문제 등 다양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올 7월4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해외언론이 우리경제에 보내는 찬사와 경고는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구조개혁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대비시킨다.그동안의 개혁을 ‘불완전한 개혁’으로 부르는 것도 향후 과제가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좌충우돌 구조개혁의 한계 현 정권의 임기와 궤적을 같이한 개혁작업의 출발점은 갑작스러운 국가부도 위기였다.물론 불을 끄는 데 물을 얼마나 썼느냐,또는 제대로 썼느냐고 따지는 것은 불을 다 끄고 나서의 사후약방문적인 성격이 짙다.그래도 결과적으로 보면 외부요인이 개혁의 추진제가 되다 보니 명확한 상황인식이나 구성원간 합의가 매우 약했고,개혁이 좌충우돌식으로 흐르는 경향이 강했다.‘개혁의 질(質)’이 낮아진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단기성과에 집착하느라 근본적인 제도개선이나 비전제시에도 소홀했다.이를테면 157조원의 공적자금이 부실금융기관에 투입됐지만 부실원인 규명이나 효율적 관리체계 구축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부실기업주의 재산은닉,해외도피 등이 잇따른 원인이었다.환란이후 2∼3년간의 ‘반짝 회복’을 구조조정의 성과로 착각,개혁의 속도를 늦춘 것도 문제로 꼽힌다.하이닉스반도체 현대투신 조흥은행 등의 처리가 아직 갈피를 못잡고 있고,공기업 민영화도 속도가 더디다. ◆껍데기는 선진화됐지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기업들은 여전히 소액주주들에게 손해되는 거래를 하고 있으며 사외이사의 수도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제도는 선진화됐지만 관행은 그대로라고 꼬집었다.기업위험평가제도가 개선됐지만 금융사고는 이어지고,정리해고제·근로자파견제가 도입됐어도 노동계는 질색을 한다.문어발 확장을 하려는 기업주들과 감독당국의 숨바꼭질도 여전하다. ◆산적한 개혁의 대가 공적자금 투입액 157조원 가운데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69조원은 각각 재정과 금융에서 49조원과 20조원씩 분담해 25년간 갚아야 한다.상환기간이 말해주듯 이 작업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경기부양을 위해 취했던 저(低)금리 기조는 가계부채(지난달 말 419조원)를 엄청난 규모로 키워 가계와 나라경제에 그늘을 드리운다.부채비율을 줄이는데 연연하다 기업투자가 축소된 것도 미래 성장동력을 약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외부 도움 기대 말라” 외환위기 당시 미국은 ‘강한 달러’ 정책을 통해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수출경쟁력 회복을 도왔다. 유럽연합(EU)은 동아시아 지역 채권회수를 자제했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미국과 EU·일본 등 선진경제의 힘이 크게 약해지면서 위기발생시 외부의 원조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유일한 대비책은 끊임없는내부 구조개혁뿐”이라고 강조했다.정부는 ▲금융기관 경쟁력 강화 ▲노사제도 선진화 ▲재정건전성 회복 ▲공적자금 상환 ▲도산3법 등 부실기업 상시퇴출 시스템 확립 등을 선결과제로 꼽았다. 김태균기자 windsea@ ■기초경제여건 어떻게 변했나/ ‘물살' 빼고 체질 개선 최근 미국 등 선진국들이 지난 5년간 한국의 경제성과를 평가할 때 빼놓지 않는 말이 있다.‘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이 좋다.’라는 것이다.사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도 ‘펀더멘털이 좋았다.’당시기업들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었고 국제수지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현재 호전되는 펀더멘털의 예로는 국제수지 흑자,성장률 6%선,낮은 물가상승률,충분한 외환보유고 등을 들 수 있다.지금과 5년전간에는 적어도 펀더멘털이 좋다는 유사성이 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들은 97년에는 펀더멘털을 너무 믿고 낙관론을 펴다 아무런 준비없이 외환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한다.실제 거시 지표가 좋았던 게 아니었다는 말이다.경상수지는 그 이전 수년간 적자였다.외환보유고는 낮아지고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펀더멘털은 ‘시장의 신뢰’를 얻는 척도로 인식됐다.현재개선된 거시 경제지표 뒤에는 무엇보다 기업들의 질적인 변화가 있다.‘시장이 불신하면 망한다.’는 사실을 실감한 기업들은 부채비율을 낮추고 자기자본을 늘려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질적인 탈바꿈도 있었다.사외이사제,소액주주권 강화,회계공시제도 개선 등을 통해 투명성을 높여야 했다.‘황제경영’의 대명사인 재벌 오너들은 CEO(최고경영자)경영체제 구축으로 기업경영 환경을 바꾸었다.‘주주를 위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배구조개선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 덕분에 97년 12월3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로부터 350억달러를 지원받을 때만 해도 35억달러에 불과하던 외환보유고가 1170억달러(10월말기준)에 달해 세계 4위의 외환보유국이 됐다. 98년 -6.7%까지 떨어졌던 경제성장률은 적극적인 재정 및 금리정책을 통해 99년 10.9%라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이어 2000년 9.3%,2001년 3.0%로 성장기조를 유지했다.올해는 6.1%의 성장률이 예상된다.경상수지는 97년말 8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지만,98년 사상 최대인 404억달러의 흑자를 냈고,올해는 41억달러의 흑자가 예상된다. 투자부적격단계 수준까지 떨어졌던 국가신용등급도 99년 투자적격 수준을 회복했으며,최근에는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각각 A3과 A등급을 받아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했다. 다만 그동안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을 보면 계열사간의 돌려막기식의 증자로 이루어진 부분도 적지 않은 것이 흠이다.최근 수출증가가 밀어내기식의 눈가림은 아닌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그동안의 성장률이 향후 불투명한 세계 경기로 계속 유지될지 미지수이다.5년전보다 나아졌으나 펀더멘털은 다시 불안한 조짐을 드러낸다. 주병철기자 bcjoo@
  • “M&A 성공하려면 집착 버려라”삼성경제硏 7대수칙 제시

    국내 기업들은 인수·합병(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버리고 M&A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내놓은 ‘전략적 M&A의 배경과 성공방안’ 보고서에서 “M&A는 구조조정,사업전개,신기술 획득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도구”라면서 성공적인 M&A를 위한 7대 수칙을 제시했다. ◆충분한 사전지식 보유 M&A 이후 신속하고 강력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대상기업에 대한 사전지식을 축적해야 한다.치밀한 실행계획이나 인수 이후의 비즈니지 모델 없이 M&A를 추진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M&A에 대한 집착 배제 M&A가 여의치 않을 때는 과감히 다른 수단을 찾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최고경영진의 무리수나 정부의 독려가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 ◆과다차입을 통한 M&A 지양 위험도가 높은 사업은 자기자본을,위험도 낮은 사업은 타인자본을 조달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대전자의 경우 가격변동이 심한 반도체 산업에서 대상기업의 부채까지 승계,결국 원금상환과 이자지불에 힘을 다 소진했다. ◆빈틈없는실사 인수협상 중에는 온정주의를 배제하고 철저한 실리에 입각해 인수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일관된 인수룰 적용 사안별로 예외를 인정하지 말고 객관적 투자결정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좋다.유리한 합병조건,일시적 시장기회 등에 현혹돼서는 안된다. ◆돌발사태에 대한 대응방안 보유 철저한 계획을 통해 만약의 사태까지 대비해야 한다.하이닉스,대우자동차의 경우처럼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에도 돌발변수가 발생한다. ◆인수 후 통합에 전력투구 인수 후 통합은 M&A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이므로 일관된 지휘체계를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은주기자 ejung@
  • [밀레니엄] 새 경제 패러다임

    ■경쟁 번영으로 가는 길인가 자유경쟁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인하와 질적 향상을 가져온다.신자유주의가 득세하는 요즘 세상에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경쟁을 제한하거나 방해하는 독점,과점,담합과 카르텔은 소비자를 착취해 생산자와 유통업자에게 부당하게 높은 이득을 얻게 해준다.독과점의 비윤리성도 흔히 지적된다.가난한 사람들이 굶고 있어도 독과점업자들은 유통량을 줄여 가격을 조절하기 위해 식량을 태평양에 버린다는 것이다. 반면 독점의 이점 역시 적지 않다.철도회사가 내륙해운이나 자동차와 경쟁을 벌이기보다 독점을 누릴 경우 전철화 등 대규모 사업을 훨씬 쉽게 벌일 수 있다.서구에서 은행들은 독점자에게 우선적으로 자금을 빌려준다.독점기업은 사업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국영기업의 민영화 반대 논리가 지지자를 확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사기업은 극단적인 이익을 추구해 오지에 전기나 가스 보급을 꺼려 사회 전체의 이익은 줄어든다. 그래서 경쟁과 독점 정책의 균형점은 늘 논란의 대상이 된다.얼마전 국내카드사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대립이 단적인 예이다.카드사들이 각종 서비스 경쟁을 벌이자 금감원은 주유할인을 폐지하고 무이자할부도 3개월이내로 제한하도록 행정지도했다.공정위는 행정지도야말로 ‘담합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제동을 걸었다. 사업자들간의 서비스와 가격 경쟁은 소비자들의 이익을 늘리지만 금융기관들의 지나친 경쟁은 나라 전체로 볼 때 자원 낭비를 가져오는 것도 사실이다.독점과 자유경쟁의 영역과 농도를 어떻게 잡느냐가 정책의 과제이다. 이상일 경제팀장 bruce@ ■존 마틴 호주경쟁위위원/ “부패한 사회라면 제도도입도 허사” ‘서울경쟁포럼2002’에는 전세계 ‘경쟁’ 전문가들이 총출동했다.경쟁정책의 최고 권위자로 통하는 호주의 존 마틴 경쟁·소비자위원회 위원과 관련 국제규범 수립을 총괄하는 로버트 앤더슨 WTO(세계무역기구) 경쟁담당 자문관을 만나봤다. ◆강력한 경쟁정책이 호주의 경제력을 높였다고 들었다. 1995년 국가경쟁정책개혁법을 제정,국가적 차원의 포괄적 경쟁정책을 채택했다.반독점 분야 외에 공공설비,지적재산권,면허,중소기업과의 거래계약,계약거부,독점프랜차이즈,법률시스템 등 모든 경제분야에서 경쟁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이로 인해 경쟁이 크게 촉진됐고,나라 전체의 효율성이 증대됐다.기업의 태도가 바뀌면서 소비자의 권익도 한층 높아졌다. ◆한국의 경쟁 상황을 어떻게 보나. 지난 10여년간 한국은 강력한 경쟁정책을 도입해 왔다.많은 부분이 호주와 비슷하다.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전환하는 대표적 모델이다.다른 나라들에게 경쟁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경쟁이 반드시 ‘번영’으로 이어진다고 보나.개도국들은 생각이 다르다. 경쟁에는 한가지 모델만 있는 게 아니다.시장마다 다르다.투명하지 않고 부패한 사회라면 경쟁을 도입해도 별 소용이 없다.만일 정상적인 경쟁이 불가능하다면 그것을 대체할 다른 제도들을 일관성 있고,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개도국에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경쟁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에서 경쟁분야가 논의되는 것에 대해 개도국의 우려가 많다. 국제규범을 세우는 데는 항상 일부 국가들의 반대가 따른다.나라별로 문화적·정치적 상황을 존중하면서 협력과 공생이 보장되는 국제규범을 세운다면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경쟁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 ◆경쟁과 효율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독과점을 막기 위해 기업간 인수·합병(M&A)을 규제하면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해 산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그렇더라도 경쟁이 최우선이다.경쟁이 없으면 산업규모가 아무리 커도 효율성을 보장할수 없다.‘경쟁은 경제력의 전제’라는 명제에 주목해야 한다. ■앤더슨 WTO자문관/ “독점·카르텔 예방장치 시급” ◆DDA협상에서 경쟁부문은 어떻게 다뤄지나. 구체적인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각국의 경쟁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국가간 협력을 통해 기술적인 도움을 주려는 것이다.특히 WTO의 승인을 천명함으로써 각 나라 경쟁당국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목적이 있다. ◆개도국들은 국제적인 규범을 만드는 것을 꺼리고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다.많은 개도국이 경쟁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경쟁의 이점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다.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이미 경쟁의 중요성을 확신하기 시작했다. ◆DDA협상에서 개도국과 선진국간 조화는 어떻게 꾀할 것인가. 양자 사이의 불평등을 없애려면 모든 나라에 똑같은 법칙을 억지로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 강력한 국제규범 수립을 주장하던 유럽연합(EU)도 최근들어 이런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다.개발도상국이 국제 규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적·기술적으로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가장 중요한 것은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직접적인 대화다. ◆경쟁을 통해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가. 번영의 전제조건은 ‘시장’이다.그러나 아무런 제어장치가 없는 완전 자유시장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경쟁을 저해하는 기업합병이나 카르텔을 막고,독점을 없앨 수 있는 규칙과 제도들이 마련돼야한다. ◆경쟁이 보장된다고 해서 반드시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나. 경쟁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준다.이는 한국에서도 증명된 부분이다.그러나 모든 시장이 똑같지는 않다.예를들어 어떤 시장은 20개 회사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인 반면 어떤 시장은 3∼4개 밖에는 수용할 수 없다.또한 지금까지는 각국 경쟁정책이 국내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세계화에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허선 공정거래위 정책국장 기고/ 기업·경제성장력의 핵심동인 산업정책서 독립…위상 제고를 한 국가의 국민생활 수준은 기업의 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생산성이 높은 나라의 국민은 높은 소득 수준에,싸고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의 생산성은 어디에서 오는가.기업 단위로 보면 활발한 기술개발,최고경영자(CEO)의 능력,인재에 대한 동기부여 등 경영학의 연구 주제들로 망라된다.경제체제 측면에서는 시장경제 시스템이다.지난 20세기에 전개됐던 경제시스템간 경쟁과 실험에서 사회주의는 패배했고,시장경제가 승리했다. 그러나 시장경제도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실패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대표적인 것이 공공재와 독과점의 문제다.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경쟁’이다.미국이 1890년 셔먼법을 만든 이래 92개국이 경쟁법을 도입했고,30여개국이 도입을 준비중인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경쟁은 기업들이 서로 구매력 있는 소비자를 향해 ‘다투는 것’이다.기업들은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가격을 내리고 품질을 향상시킨다.소비자들은 그로 인해 낮은 가격,높은 품질,다양한 선택을 향유할 수 있다.국민경제 전체로는 낮은 인플레,높은 성장,탄력적인 경제구조,열린 기회 등 열매를 거둘 수 있다. 경쟁이 없는 독과점을 가정해 보자.기업들은 경쟁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멋대로 가격을 올릴 수 있다.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낮춰도 소비자들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구입할 수 밖에 없다.기업들은 소비자의 이익을 감소시킨 대가로 부당한 독점 이윤을 얻게 된다.나라 전체로는 경쟁력 없는 비만한,그리고 소비자에게 교만한 기업만 남게 되는 것이다. 기업은 속성상 시장지배를 원한다.모든 수단을 강구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고 애쓴다.경쟁기업을 인수·합병함으로써 독점기업이 되거나 값을 담합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려는 것은 소비자의 피해를 전제로 독점이윤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경쟁법은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결합을 규제하고 카르텔을 흉악범으로 다루며,시장지배력을 남용해 경쟁상대를 못살게 구는 행위를 규제한다.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기만적이고 비윤리적인 거래 형태도 감시한다.경쟁법은 기업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경제 기본법인 것이다. 호주의 성공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호주는 1995년 국가경쟁정책을 수립해 ‘경쟁·소비자위원회’(ACCC)에 규제개혁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전속시키고 통신·전기·금융 등 산업규제 기능도 맡김으로써 경제성장률을 연 평균 2.5%씩 추가로 높일 수 있었다. 지난 6∼8일 열린 ‘서울경쟁포럼2002’는 이런 믿음을 개발도상국 및 체제 전환국들과 공유하는 자리였다.공정거래위원회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공동 개최한 이 행사에는 32개국,6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해 ‘경쟁은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토론을 벌였다. 포럼에서는 경쟁이 기업 경쟁력,나아가 경제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론적·경험적 연구를 통해 각국 경쟁당국자들이 검토했다.특히 개도국들은 경쟁법의 조기 도입과 적절한 운용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삶의 질 향상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에 공감했다.각국의 경쟁정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데도 의견의 일치가 있었다.이를 위해 경쟁당국은 산업정책으로부터 더욱 독립적이어야 하고 위상도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경쟁정책에 기초한 시장경제 질서를 더욱 심화·발전시켜야 한다.개도국의 성장논리가 경제요소 투입량의 증대라면 선진경제의 발전논리는 경쟁을 통해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규제개혁과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뿐 아니라 경쟁이 경제정책에서 핵심적 위상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즉 경제를 경쟁이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 “한국 경제특구 경쟁력 없다”다국적기업, 동아시아 5국중 4위 평가

    다국적기업들은 한국의 경제특구가 동아시아 주요 국가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다국적기업 6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특구의 실효성에 대한 주한 외국기업인 인식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특구 경쟁력은 동아시아 5개 주요도시 중 4위에 불과했다. 싱가포르를 100으로 볼 때 한국의 종합 입지조건은 54.4로 홍콩(75.0),상하이(73.5)에 뒤졌다.한국보다 열악한 곳은 말레이시아의 탄중(16.2)뿐이다. 부문별로는 영어사용(20.7),행정서비스(32.2),교육여건(43.8),세제혜택(50.8) 부문에서 경쟁력이 특히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정부가 경제특구를 설치하려는 것에 대해 대다수(67.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경제특구에 입주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업체는 5%(3개사)에 지나지 않았다. 다국적기업들은 “경제특구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노동유연성 보장 등인센티브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또 기업규제의 원칙적 폐지와 비즈니스 인프라의 확충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다국적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제특구는 김포(30.2%),영종도(29.1%),송도(24.4%),부산(15.1%) 순이었다. 정은주기자
  • [열린세상] 대학의 자율과 규제

    대학이 개혁 프로그램을 짜고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자 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화두(話頭)는 바로 대학의 자율성이다.지난 1980년대 학원 소요시 개별 학생의 처벌 수준까지 정해 대학에 “내려 보내던” 것과 비교해 본다면 지금의 대학은 태평성대(太平聖代)를 만끽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거 교육부가 직접 관장하였던 업무의 상당 부분이 지금은 학술진흥재단이나 각 대학의 협의체인 대학교육협의회 등 민간 성격의 기구로 이관된 것은 사실이다.적어도 외형적으로는 관(官)의 입김이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작금에 취해지는 여러 조처들을 보면서 대학이 기대하는 자율성과는 아직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초·중등학교 교육을 포함해 모든 수준과 형태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그러나 큰 틀을 벗어난 지나친 간섭은 대학의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대학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하리라 본다.대학에서의 요구가 결코 ‘대학의 이기심’에서만 출발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현재 학내외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몇 가지 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대학의 학사조직에 대한 부분이다.학생들을 광역단위로 모집하는 것은 많은 장점을 가진 이상적인 제도이다.그러나 실제로는 학생들은 인기분야로만 몰려 비인기 분야에 강제로 배분된 학생들은 좌절하고 교수들은 그 학문의 장래에 대해 걱정하는 현실이 있을 뿐이다.입학 1∼2년 후에 전공 학과(부)를 배정한다면 차라리 모집 시부터 세분화해 모집한 것만 못할 수 있다.광역화 모집의 정신을 살린다면 아예 졸업도 전공세분 없이 시켜야 할 것이다.학사과정 교육 자체가 완성 교육의 형식을 갖는 대학이나 분야에 있어서는 선발에서부터 세분화해서 뽑고 교육도 그렇게 시키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광역화와 세분화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것은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어느 쪽도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요는 광역화만이 최선의 방법인 것으로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 다음으로,전형방법에 있어서도 2001학년도 입시부터 필기시험을 사용한 학생선발을 금지해 왔고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한 바 있다.교육인적자원부가 수시 및 정시모집에서 일부 대학이 학업적성고사에서 치른 필기시험이 사실상의 본고사에 해당된다며 재정지원금을 삭감하는 등 제재키로 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과거와 같은 본고사 체제로 인해 입시과열이 나타나서는 안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나 우리의 교육과열이 입시문제로만 귀인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대학교수의 신규채용과 관련하여 개정된 교육공무원임용령에 따르면 특정대학의 모집단위별 채용인원의 3분의 2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동일 대학이라도 학과가 다르면 된다고 단서조항을 달고 있다.이 규정에 담고 있는 기본 정신에 대해서는 공감한다.한국적 특수성에 의해그 학과의 교수들이 후배 교수들을 충원하면서 배타적으로 운영해 왔던 과거의 경험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대학은 변하고 있다.개인적 연구 성과가탁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연줄로 충원되던 시대는 지나갔다.따라서 이와 같은 내용은 법령으로 묶을 것이 아니라 대학구성원들이 건전한 상식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이 법령 때문에 대학에 꼭 필요한 인재가 배제되고 최선 대신 차선을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느 제도가 더 좋은가는 선택의 문제이다.무엇을 선택하느냐는 이제 개별대학의 판단에 맡겨야 할 것이다.전국의 모든 대학들을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각 대학이 그 대학의 필요성에 따라 유연하게 학사운영을 할 수 있도록 교육정책당국은 이제 대학을 좀 도와주어야겠다.또한 대학을 지나치게 묶고 있는 제반 법령들은 하루 속히 개정하여 대학의 운신의 폭을 넓혀 주었으면 좋겠다. 홍두승 서울대 교수 사회학
  • 단일화/ 鄭 “합의 우선”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1일 “후보단일화가 국민의 뜻이라면 따르겠지만 합의가 가장 민주적 방법”이라고 말해 경선보다 합의를 선호하고 있음을 내비쳤다.그동안 경선을 거부하면서 지지율을 근거로 단일화를 언급하다 최근 지지율이 빠지면서 경선을 거론하는 게 정략적으로 비쳐지자 이를 경계하는 눈치다. 그는 “단일화해도 내 지지표가 노무현(盧武鉉) 후보로 가지 않지만 노 후보의 지지표는 내게 온다.”면서 사실상 노 후보의 용퇴(勇退)를 주문했다. 그러나 경선을 완전히 부정하기보다는 경선 방식이 그에게 공정할 것인지를 재고 있는 인상이다. 국민통합21 홍윤오(洪潤五) 공보특보는 “국민통합세력이 지역분열세력을 이기기 위해 단일화가 필요하다.”면서도 “민주당식의 국민참여경선은 당대당 통합문제 등 법적,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강신옥(姜信玉) 창당기획단장도 “민주당처럼 많은 인원과 조직을 갖춘 정당과 국민경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며 불리한 게임을 우려했다. 그러나 이철(李哲) 조직위원장은 “의원투표나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도 있다.”면서 “창당대회가 끝나고 제안 여부를 논의하겠다.”며 경선 쪽에 무게를 실었다.김민석(金民錫) 전 의원도 “지금 방법을 일방적으로 제기하는건 상대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유연성을 강조했다.박범진(朴範珍) 기획위원장은 ‘민주당과의 당대당 통합 뒤 경선 실시’를 제안했고 정상용(鄭祥容) 대외협력위원장도 “둘 다 지지율 몇% 올라간다고 못 이긴다.”면서 “공동 경선관리기구 등 세부 절차는 협의하면 될 것”이라며 경선 수용을 적극 주장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이런책 어때요 300자 서평/ 난세지략 유연성의 장자 - 시세이도 회장의 경영철학

    일본 최대의 화장품 메이커 시세이도의 회장 후쿠하라 요시하루의 경영·인생 철학을 담았다.노장사상 특히 장자의 무위자연을 어떻게 기업경영에 접목해 조직개편과 의식개혁을 이루고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냈는가를 보여준다.‘생존 정글’로까지 표현되는 현대의 비즈니스 세계를 감안하면 장자의 ‘무위경영’은 경제 논리와 어울리지 않는다.그러나 후쿠하라는 장자야말로 세상사의 보편적인 진리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그는 명령·권력형의 세로형 지배에서 네트워크형,우물가 회의형인 가로형 리더십으로의 전환을 촉구한다.1만원. ▶ 후쿠하라 요시하루 지음 박연정 옮김 예문 펴냄
  • 저출산 극복 선진국 사례/ ‘육아휴직 3년’ 파격적 인센티브

    (베를린·로마 문소영특파원) 여성의 사회참여도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세상이 됐다.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여성 참여를 적극 수용할 말큼 여건이 성숙해 있지 않다.그 때문에 최근 출산율이 1.3%대로 급격히 떨어진 이유로,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려운 사회환경이 지적되기도 했다.최근 산전·후 휴가 3개월,육아휴직 1년 도입으로 기업 반발이 거셌던 형편을 돌아보면 그같은 분석을 부정하기 힘들다.셋째 아이를 낳으면 가족수당을 대폭 올리는 등 가족 중심의 정책을 펴고 있는 독일·이탈리아 등 선진국의 사례를 돌아봤다. ■獨-지난해 유엔이 발표한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은 남녀평등지수(GDP)가 15위,여성권한척도(GEM)가 8위다. 독일에서도 출산율과 혼인율이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특히 통일후 경제사정이 악화해 옛 동독 지역에서는 출생률이 더욱 낮아져 비상이 걸렸다. 독일연방정부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BMFSFJ)의 가족 기본정책 담당관 토마스 메트거는 “저출산율과 고령화 등으로 여성인력 필요성이 사회·경제적 매우 커졌다.”면서 “가사노동과 취업노동의 조화가 가장 큰 문제로 등장해 그 해결책으로 가족친화적 정책을 적극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독일의 대표적인 가족친화 정책은 우리나라의 육아휴직에 해당하는 부모휴가(Erziehungsurlaub)제도와 탄력적 근무 제도.출산 휴가는 기본적으로 산전 6주,산후 8주 등 총 14주다.이 기간이 끝나더라도 자녀 양육에 필요한 경우 3년까지 부모휴가를 쓸 수 있다.이 제도는 직원 15명 이상인 사업장에서 주 30시간 이상 근무하는 남녀를 대상으로 한다.부모휴가 기간에는 기존 월급의 24%를 정부로부터 보조받는다. 아이를 입양할 때도 부모휴가를 쓸 수 있다.부모휴가 3년 중 1년은 자녀가 3∼8세 사이에 아무 때나 쓸 수 있도록 규정했다. 탄력적 근무 제도란 근로자들이 원할 때 정규직과 시간제 근무를 오갈 수 있고,근무시간 대도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1967년 항공회사에서 처음 실시한 이 제도는 최근 정부의 부양정책에 힘입어 일반화했다.라딕베크사의 경우 종업원의 80%가 탄력근무 제도를 활용,월 근무시간과근무시간 대를 결정한다.메트거는 “가족친화제도 정책을 활성화하고자 1993년부터 이를 잘 시행하는 기업을 선정,표창하고 있다.”고 밝혔다. BMFSFJ의 경제담당자 토마스 피셔는 “저소득층이나 미혼모 홀부모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그러나 현재 부모휴가는 남녀가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남성의 사용율은 2∼5%로 저조한 편이다.한편 독일은 첫째와 둘째 아이를 낳을 경우 아이당 매월 154유로(약 20만원)를 지급하고,셋째 아이부터는 179유로(약 23만원)를 가족수당으로 지급한다. ■伊-여성개발지수 20위,여성권한척도 29위인 이탈리아는 남녀고용평등법 등을 통해 법으로 아버지에게 육아휴직 제도를 확대한 최초의 유럽국가다.남성은 육아휴직을 최대 4개월 사용할 수 있다. 출산을 앞둔 여성에게는 강제 출산휴가 기간이 있어 출산예정일 전 2개월과 출산후 3개월 등 모두 5개월간 육아휴직을 인정해 준다.이 기간에 여성의 근로는 금지되며 임금의 80%를 지급한다. 이외에 육아휴직은 최고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어 부부가 육아휴직을 11개월까지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제도에도 불구하고 남성이 4개월의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는 5∼10%.여성이 육아휴직을 최대 11개월 쓰고 직장으로 돌아가는 일도 거의 없다. 이탈리아는 출산율이 1.2%로 유럽연합 중에서 낮은 국가에 속한다. 정부에서는 ‘경제력을 가진 여성이 아이를 출산하려는 노력을 한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이탈리아 정부는 낮은 출산율의 원인을 여성의 사회참여 저조에서 찾고 이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3세까지의 영유아를 놀보는 탁아소를 현행 6% 수준에서 30% 수준으로 높이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혼과 미혼모 출산이 늘고 있는 사회적 경향을 고려해 이탈리아 정부는 혼인관계를 따지지 않고 아이를 양육하는 쪽에게 가족수당을 지급한다.이탈리아는 자녀를 세명 이상 낳을 경우 다양한 혜택을 준다. 우선 셋째 아이를 낳으면 가족수당으로 평균 500유로(약 64만원)를 지급한다.학비 및 책값 등도 보조하고 세금을 감면한다. 특히 미혼여성과 소득이 없는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월 260유로(약 33만원)를 6개월간 지급한다. symun@ ■獨 가족친화기업 sd&m社 시몬스마이어 지사장 “육아문제로 사원 이직땐 더 큰 손실” (베를린 문소영특파원) “경영자 입장에서 최대 3년의 육아휴가(부모휴가)를 허용하는 것은 분명 대단한 비용이다.그러나 사원이 육아휴가를 찾아 다른 회사로 옮긴다면 더 큰 손실이고 비용이 든다.회사의 미래를 생각할 때 인적자원을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sd&m사 베를린 지사장 베르너 시몬스마이어는 회사가 육아휴직제와 자유근무시간제를 도입하고 탁아소 운영 등에 지원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현재 자녀를 둔 직원 171명중 20명이 부모휴가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다임러크라이슬러·폭스바겐·도이치방크·알리안츠보험사 등 세계적인 기업에게 맞춤 프로그램을 짜주는 이 회사는 2000년 독일 연방정부로부터 가족친화적(Family-friendly)기업으로 선정됐다. 부모휴가는 기업 측에 비용일 뿐이라는 일반적인 주장에도 불구하고,가족친화적 경영정책을 표방한 이 회사는 95년부터 지난해까지매년 매출이 10∼28% 증가하는 등 꾸준히 성장했다.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90%인 것이 회사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지난 17일 독일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가장 가고 싶은 회사는 어디냐.’는 설문조사에서는 20위를 차지했다.가족친화적인 기업의 경쟁력을 수치로 입증한 것이다. 직원들은 뮌헨 베를린 등 전국 7곳의 지사 중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다.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재택 근무도 가능하고,근무시간도 자율적으로 정한다.주 40시간 근무가 기준이지만 본인이 원하면 주 20시간까지 ‘파트타임’으로만 일할 수도 있다.파트타임에서 정규직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뮌헨 본사는 ‘난쟁이(gnomes)’로 부르는 사내 탁아소를 운영한다.뮌헨시가 탁아소 경비의 60%를,나머지는 회사와 직원이 분담한다. 회사는 여성에게도 개방적이어서 여성인력 비율이 19%에 이른다.독일 정보기술(IT)업계의 평균인 15%보다 4%포인트 높은 것이다. 시몬스마이어는 “독일 IT업계는 미혼으로 24시간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직원을 요구한다.따라서 자녀를 위해 파트타임제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우리회사 경영방식은 IT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고 밝혔다.또한 “회사와 직원이 육아휴가 때문에 갈등할 경우 협상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기업의 경쟁력과 효율성은 인간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尹 기회평등위원회 피아차 위원장 “여성이 경제력 갖춰야 출산율 높아져” (로마 문소영특파원) “여성이 경제력을 확보해야 출산율이 높아진다.” 이탈리아 기회평등위원회(Ministry of Equal Opportunities)의 마리나 마우로 피아차 위원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주장했다.현재 이탈리아의 출산율은 1.2%로 유럽연합국(EU)중 가장 낮다.여성 취업률도 42%로 EU 중 낮은편.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을수록 출산율이 낮다는 통념을 깨고 있다고 설명했다.피아차 위원장은 이탈리아의 저출산율을 “경제력이 없는 여성이 출산을꺼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이탈리아는 남성 한명이 가족을 부양하는 전통적인 가족 형태이기 때문이다. EU가 최근 2010년까지 여성의 사회참여율을 60%까지 올리려는 계획과 관련,이탈리아 정부는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만 과연 8년 안에 20%를 높일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는 우선 3세까지의 영유아를 위한 탁아소 숫자를 현재의 6%에서 30%로 늘리려고 한다.3∼6세를 위한 유아원은 이미 90%까지 확대했다. 피아차 위원장은 “3세 미만의 어린이 보육을 국가가 아닌 가정이 떠맡는 가족주의적 모델에서 탈피하려는 EU의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의 직장참여를 늘리기 위해 현재 10%대에 머무른 시간제근무제를 EU 중 가장 높은 네델란드 수준(36%)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도 병행한다.또 노동시간의 유연성이 남편(또는 동거남)의 가사분담 정도와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법령을 만들기도 했다. 이탈리아 여성의 하루 가사노동시간은 11시간,반면 남성은 15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이 때문에 ‘가사분담의 조화법’을 2000년 3월부터 시행했는데 3세 미만 자녀를 가진 남성에게 육아휴가를 쓸 수 있도록 만든 법이다. 그러나 이 법안을 이용하는 남성은 많지 않다.피아차 위원장은 “임금 평등법이 93년부터 있어 왔지만,현실에서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낮기 때문에 육아휴가는 여성이 쓰는 경우가 많다.”면서 “남녀간에 임금 평준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아차 위원장이 속해 있는 총리실 산하의 기회평등위원회는 1996년 설립된 3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여성이 정치·경제·사회에 평등하게 참여하는 것과 관련된 일을 한다.
  • 학봉 김성일 전집완역 기념 학술대회 “왜란때 의병 규합 큰 공 남겨”

    임진왜란 직전의 치열한 당쟁 와중에 일본에 통신사로 파견됐다가 조선 침략을 준비 중인 일본측의 정황을 잘못 파악,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학봉 김성일(金誠一·1538∼1593)의 학문과 역사관을 되돌아 보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민족문화추진회는 지난 24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학봉전집 완역을 기념해 ‘학봉 김성일의 학문과 구국활동’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가졌다. 학술대회에서 송재소 성균관대 교수는 ‘해사록을 통해서 본 학봉의 인간적 풍모’라는 주제연구를 통해 “평소 술을 즐긴 학봉은 호방한 풍류가,소절(小節)에 얽매이지 않고 대체(大體)를 지키는 의리정신을 견지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학봉 김성일의 시대와 그의 현실인식’이라는 주제를 발표한 이병휴 경북대 교수는 “통신사로 일본에 파견돼 ‘전쟁준비의 정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요지의 보고를 올려 외교사절로는 유연성과 신축성이 부족했고,적정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왜란 때는 의병을 규합해 싸우다 순국함으로써 불멸의 공을 남겼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
  • 北核 파문/ 北 “100억弗 사라지나”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한의 핵 개발을 포기시키기 위해 일본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북 제재는 먼저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의 중단이다. 오는 29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수교 협상이 지속될 수 없다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경고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엄포가 아니다.북측이 어떤 형태로든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2년 만에 재개되는 협상의 문은 열리자마자 닫히기 쉽다.북한에 있어 협상 중단은 아픈 일이다.곪을 대로 곪은 경제 재건을 위해 수교의 대가로 예상되는 100억달러 안팎의 경제협력은 너무나 절실하다.경제 재건이 어려우면 체제마저 위태롭게 돼 어떻게든 수교협상을 유지하고 이른 시일 안에 국교를 수립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에 와 있다.일본인 납치문제에 북한 당국이 뜻밖의 유연성을 보이고 있는 점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추진중인 경수로 건설을 한·미와 공조해 일시 동결하는 것이다.미국이 제네바 핵 합의 파기를 공식 선언할 것에 대비해 일본 정부도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일본측 협상단을 이끌 스즈키 가쓰나리(鈴木勝也) KEDO 담당대사는 21일 기자회견에서 이를 확인했다.스즈키 대사는 KEDO 이사회가 다음달 초 열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문제해결에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경우 경수로 건설 사업은 물론 수교 협상이 자체 합의에 따라 중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밖의 제재 조치로는 1998년 8월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실험 직후 취한 ▲대북 식량 지원 동결 ▲직행 전세기(나고야∼평양)의 운항 정지를 꼽을 수 있다.당시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초긴장 상태에 빠졌던 일본 정부는 초강경으로 일관,국교 정상화 교섭도 동결시켰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미사일을 재발사할 경우 북한에 대한 송금 정지,무역제한,만경봉호 등 정기 여객·화물선의 입항거부 조치도 세웠으나 이들 제재방안은 말로만 그쳤다.금융 및 물적교류 제재는 북한에 단기간 내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일본의 대북 송금은 1996년 28억 6000만엔에 달했다. 무역의 경우 양국은 지난해 438억엔의 수출입액을 기록했다. 인적 왕래 제한으로는 북한을 방문한 재일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계 동포의 일본 재입국을 허가하지 않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marry01@
  • “기업구조조정 제도개선을” 전경련, 추가정책과제 건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의 구조조정정책의 일대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경련은 20일 ‘기업구조조정 현황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지난 5년간 부실기업정리 위주로 추진됐던 기업 구조조정 정책구조를 출자총액제한제도 재검토,지주회사의 부채비율 및 지분율 규제 폐지 등을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환란 이후 기업구조조정이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등 부분적으로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출자총액 제한,부채비율 규제 등으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연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공기업 민영화,노동시장 유연성 제고,공공개혁 등 기타 부문의 개혁성과 부진으로 기업구조조정 성과가 제약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출자총액제한제도 재검토 ▲기업의 상시구조조정을 위한 기업인수합병 활성화 ▲금융기관 민영화를 통한 기업평가 및 감독기능 제고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최근 국내외 경제여건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고 기업경쟁력 향상을 위한 개선과제를 정부에 추가로 건의할 계획이다. 정은주기자 ejung@
  • [2002대선 대해부] “이념·정책 보고 투표” 50%

    올해 연말의 대통령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이념이나 정책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뜻이 강하지만,정치권은 아직도 정책대결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유권자들은 현재 직면한 문제 중 물가와 실업을 비롯한 경제문제를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고 있다.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최근 전국의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49.5%는 지지후보를 결정할 때의 선택기준으로 후보자의 이념과 정책을 꼽았다.후보자의 개성과 이미지도 30.2%로 비교적 높았다.후보자의 소속정당과 출신지역은 각각 10.6%와 1.5%로 일반적인 예상보다 높지 않았다. 후보와 정당들은 상호비방,흑색선전,비리폭로 등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정책선거와 포지티브 캠페인을 바라는 셈이다.정치권은 지역주의,인기영합주의,무분별한 네거티브 전략과 무이념·무정책에서 벗어나 정책선거가 되도록 이끌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정당이나 후보의 개성과 이미지,출신지역보다는 이념과 정책을 기준으로 하겠다는 응답자가 많은 것은 앞으로 선거와 정당구조가 이념·정책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현재 직면한 문제 중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정책과제에 대해 29.6%는 물가와 실업 등 경제문제를 꼽았다. ‘정책과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한 후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관련,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경제(26.2%)와 정치개혁(26.3%) 에서 1위였다.정몽준(鄭夢準) 의원은 부정부패 척결(25.4%),교육(22.0%),주택·부동산(24.2%),지역화합(33.3%)에서 1위였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정책과제 해결부문에서 1위가 하나도 없었지만,이념과 정책을 보고 선택하겠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통일안보(42.9%)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편 대한매일의 명예논설위원과 자문위원 66명은 부패청산 방안과 지역갈등 해소책,대북경협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등을주요 정책 어젠다로 제시했다. 곽태헌 이지운 박정경기자 tiger@
  • [2002대선 대해부] 교육·주택등 民生 정치보다 중요시

    ■정책중시 유권자가 꼽은 과제·적임자 이념과 정책을 후보 선택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후보 적합도에 대한 분석을 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된다. 이념과 정책을 후보 선택기준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을 상대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이냐.’고 물어본 결과 전체 유권자를 상대로 한 응답과는 차이가 있다. 경제문제가 가장 최우선 과제라는 점에서는 전체 유권자들과 차이가 없지만 그 다음 우선 순위는 교육문제(19.0%)와 부정부패 척결(18.8%)로,정치개혁(15.8%)보다 앞섰다.주택·부동산 문제는 9.0%로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6.0%)보다 높았다. 이념·정책을 후보 선택 기준으로 택한 응답자층들은 정치개혁·통일안보문제 등 다소 추상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교육,부정부패 척결,주택·부동산 등 구체적인 민생문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셈이다. 또 이념과 정책을 중시하는 계층은 전체 응답층과 비교할 때 특정 정책에대한 후보의 적합성면에서도 차이가 있었다.예컨대 전체 응답자를 상대로 했을 때에는 경제문제 해결에 이회창 후보가 가장 적합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이념과 정책을 중시하는 계층에서는 정몽준 의원이 적합하다는 비율이 31.1%로 가장 높았다.이회창 후보는 24.6%,노무현 후보는 18.9%였다. 정치개혁에서도 전체 응답층과는 달리 이회창 후보,노무현 후보,정몽준 의원은 각각 27.8%,24.1%,25.3%의 지지를 받아 비슷했다.노무현 후보의 경우전체 응답자층에서는 17.0%만이 적합하다고 평가받았지만 이념과 정책을 중요시하는 계층에서는 적합도가 크게 상승했다. 교육과 부정부패 척결 문제에 있어서는 세 후보 적합도 평가간에 큰 차이는 없었지만 통일안보문제에 있어서는 노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두드러진다.42.9%는 노 후보가 통일안보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응답했다.정 의원을 적합한 후보로 꼽은 비율은 8.6%에 불과했다.이 후보에 대해서는 31.5%가 적합하다고 대답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첫째,정당·후보자의 개성과 이미지,출신지역을 지지후보 선택기준으로 삼는 유권자보다 이념·정책을 기준으로 하는 유권자가 많은 것은 한국 선거와 정당구조가 앞으로 이념 정책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으로 고무적이다. 둘째,이념과 정책을 후보 선택 기준으로 삼는 유권자의 경우 각 후보자의 문제해결 능력에 대한 평가가 전체 유권자와 다르게 나타난다.경제문제의 경우 정몽준 의원,통일안보문제의 경우 노무현 후보,정치개혁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선거구도가 아직 정책 대결로 전환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가변적인 결과로 해석된다. 셋째,앞으로 선거과정이 정책 대결로 전환되면 현재 나타나고 있는 가변성은 해소돼 일관성있고 실천가능한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가 정책대결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이러한 정책대결이야 말로 민주정치가 지향해야 할 목표이며 고질적인 지역중심의 정치,인물중심의 정치에서 벗어나 민주발전에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이상의 분석에서 우리는 정치권이 선거과정에서 지역패권적인 정당체계,일시적인 인기영합,무분별한 네거티브 캠페인에 몰두해 무이념·무정책 선거과정을 진행시켜 가고 있음을 알았다.그렇지만 유권자들은 이념이나 정책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정치권에 이념과 정책을 중심으로 한 선의의 경쟁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았다. 이러한 발견은 한국의 정치가 낙후된 직접적인 원인이 국민에게 있다기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서만 이기면 된다는 사고 방식에 빠져있는 기존 정치권에 있음을 강력히 시사해 주는 것이다. 정치책략가,선거꾼,출세 지향주의자들이 판을 치는 현 한국 선거과정은 여야를 떠나 국가를 위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람들,공정한 정책경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선거 전문가,국가 발전을 위해 확실히 기여할 수있는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개인보다는 국가에 대한충성심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선거과정을 이끌 때 진정한 선진 민주주의 선거가 정착될 것이다. ■해결 시급한 정책과제 - 경제·정치개혁·부패척결順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현재 직면한 문제 중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정책과제로 29.6%가 물가와 실업을 비롯한 경제문제를 꼽았다.두번째 시급한 과제로는 21.4%의 유권자들이 정치개혁을 선택했다. 부정부패 척결은 15.5%,교육문제는 12.2%,통일안보문제는 7.2%,주택·부동산문제는 6.0%였다.반면 지역화합이 시급한 해결 문제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경제문제 해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성별과 세대간에 별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치개혁과 통일안보문제에서는 남성과 여성간에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즉 정치개혁에서는 남성의 24.8%가,통일안보에 있어서는 9.7%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응답했지만 여성은 두 문제에 대해 각각 18.3%와 4.7%만이 동조했다. 반면 교육문제에 있어서는 여성(16.7%)이 남성(7.4%)보다 문제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비율이 높았다. 연령이 낮을수록 정치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정치개혁의 경우 20대 24.3%,30대 22.7%,40대 20.0%,50대 이상 19.0%였다.부정부패 척결의 경우는 20대 21.4%,30대 12.0%,40대 14.3%,50대 이상은 15.2%였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국민들의 경제에 대한 상시적인 불안감과 사회 전반의 발전보다 상당히 낙후된 정치현실에 대해 젊은층을 비롯한 국민들이 불신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통일안보문제에 대해서는 예상대로 20∼30대의 저연령층보다 50대 이상 전쟁을 경험한 고연령층에서 시급한 과제로 보는 비율이 높았다.기성세대의 경우 통일안보에 대한 의식이 높다는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 ■후보별 지지자의 부패척결 중시도 - 李14 鄭18.7 盧17.8% 지지 후보와 시급히 해결할 정책과제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된다. 이회창(李會昌)-노무현(盧武鉉)-정몽준(鄭夢準) 의원 지지자들이 내세우는,시급히 해결해야 할 정책 우선순위는 동일하다. 하지만 이 후보 지지자의 33.1%가 경제문제를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지적한 반면,노무현 후보 지지자는 26.6%가,정몽준 의원 지지자는 29.0%가 이 문제를 지적했다. 정치개혁 과제에서는 이 후보 지지자의 22.2%,노 후보 지지자의 20.8%,정 의원지지자의 23.2%가 각각 중요성을 지적한 것에서 보듯이 비율이 비슷했다. 그런데 부정부패 척결 문제에서는 약간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현 정부의 권력형 비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로 ‘부정부패가 없는 반듯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대선후보인 이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의 14.1%만이 ‘부정부패 척결’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택한 반면,오히려 정 의원 지지자의 18.7%,노 후보 지지자의 17.8%가 이 문제의 중요성을 더 많이 언급했다. 통일안보 문제에서도 후보 지지자별로 차이가 발견된다.노 후보 지지자의 10.1%가 이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지적한 반면,이 후보 지지자와 정 의원 지지자는 각각 6.6%와 6.4%만이 통일안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응답했다. 한편 진보성향의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빅3(이회창·노무현·정몽준)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현격하게 차이를 보였다.권후보 지지자들은 경제문제(16.7%)보다는 정치개혁(33.4%)을 최우선 과제로 취급했으며,통일안보문제(13.3%)도 부정부패 척결(16.7%)과 교육문제(13.3%)와 비슷한 수준에서 큰 비중을 두었다. ■정책중시 유권자 지지도 분석 - 李26.4 鄭25.8 盧23.6% 유권자들은 지지후보를 결정할 때 선택 기준으로 49.5%는 후보자의 이념과 정책, 30.2%는 후보자의 개성과 이미지,10.6%는 후보자의 소속정당,1.5%는 출신지역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의 이념과 정책을 우선순위로 꼽은 유권자들은 30대(60.9%),대학 재학 이상의 고학력층(59.1%),고소득층(53.3%),화이트칼라(56.6%),학생(55.5%),전문직(60.8%)에서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후보자의 개성과 이미지를 후보 선택 기준으로 삼은 유권자들은 남성(34.3%),20대(33.6%),고졸출신(35.2%),화이트칼라(34.6%)와 블루칼라(37.5%)층에서 상대적인 비율이 높았다. 이념과 정책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각 후보별 지지도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회창(李會昌) 후보,노무현(盧武鉉) 후보,정몽준(鄭夢準) 의원에 대한 지지도는 각각 26.4%,23.6%,25.8%였다.이러한 결과는 선거과정이 무이념,무정책으로 일관되어 유권자 내부에 후보자와 정책간에 연결고리를 아직 선명하게 구축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후보 선택 기준과 후보 지지간의 상관관계를 보면 이회창 지지자의 44.1%는 이념과 정책,24.7%는 소속정당,22.5%는 개성과 이미지를 선택 기준으로 삼았다. 노무현 후보 지지자의 압도적인 다수인 64.4%는 이념과 정책을 선택 기준으로 삼았다.개성과 이미지는 22.5%,소속정당은 7.5%에 불과했다. 정몽준 의원의 경우는 이념과 정책은 48.1%,개성과 이미지는 43.2%로 비율이 엇비슷했다.이 후보와 노 후보의 지지자 중 개성과 이미지를 선택기준으로 삼은 사람의 비율이 20%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정 의원의 경우 개성 및 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특징이다.정 의원의 지지는 이미지에 기반한 검증받지 않는 거품 인기라는 일부의 주장이 어느 정도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경우,노무현 후보 지지자의 선택기준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권 후보 지지자의 66.5%가 이념과 정책을 선택기준으로 삼았다.20.1%는 개성과 이미지를,13.4%는 소속 정당을 선택 기준으로 꼽았다. 지금까지의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첫째 아직 정책 중심의 선거과정이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 이유는 아직 후보의 도덕성 검증에만 치중하고 있고 미래에 대한 정책비전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기 때문이다. 둘째,이회창 후보는 반(反) DJ(김대중 대통령) 정서를 자극해 반사이익을 얻으려고 고질적인 지역 패권 정당 체계에 안주하는 안일한 선거전략을 채택하기 때문에 이 후보 지지자의 경우 24.8%가 정당을 후보 선택기준으로 삼았다. 셋째 정몽준 의원의 경우 월드컵 후광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미지제고 우선의 선거전략에만 의존하는 것 같아 정책비전 제시는 취약하다. 노무현 지지자의 64.3%가 이념과 정책 때문에 노 후보 지지로 나타난 것은 노 후보의 정책지향적 때문이라기보다는 민주당의 혼란상황과 DJ와 연결된 부정적 이미지가 결합된 것으로 해석된다. ■조사방법과 집필자 - 성인남녀 1002명 전화조사 대한매일은 ‘2002 선거 대해부’ 시리즈의 하나로 국민여론조사를 실시,그 결과를 두 차례에 나눠 분석했다. 7일자 지지도 분야 정밀탐구에 이어 이번에는 유권자들이 바라는 정책선거의 방향에 대해 분석했다. 여론조사는 대한매일과 한국조사연구학회(회장 朴龍治 서울시립대 교수)가 공동으로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소장 李南永 숙명여대 교수)에 의뢰,9월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5일간 실시했다. 대상은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다단계 층화표집 방식으로 추출,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로 조사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분석·정리는 조사연구학회와 KSDC 학자들로 구성된 ‘대한매일 2002 대선 조사분석위원회’ 위원들이 공동으로 맡았다.다음은 집필자 약력. ◆이남영(李南永·50·위원장) 숙명여대 정치학과 교수·KSDC 소장·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김형준(金亨俊·45) 명지대 객원교수,국민대정치대학원 겸임교수,KSDC 부소장,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안순철(安順喆·40) 단국대 정외과 교수,미국 미주리대 정치학 박사 ◆윤종빈(尹種彬·34)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미국 미주리대 정치학 박사 ■대선여론조사 응답자가 꼽은 정책과제.적임자/ 政·經개혁 기대치 李 선두 전체 응답자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 경제와 정치개혁문제에 대해 이회창 후보가 정몽준 의원과 노무현 후보보다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응답자의 26.2%가 경제문제 해결에 이 후보가 적합하다고 응답한 반면 정 의원과 노 후보를 택한 사람은 각각 23.6%와 14.0%였다. 정치개혁의 경우에도 이 후보가 적합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26.3%인 반면,정 의원과 노 후보를 택한 사람의 비율은 각각 24.2%와 17.0%였다. 이러한 결과는 현 정권의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유일한 비판세력으로 오랜기간 동안 기능해온 한나라당 후보인 이 후보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임을 반영하고 있다. 노 후보의 경우는 민주당 후보로서 DJ와의 차별화에 한계를 갖고 있으며,정의원도 민주당에서 탈당세력을 기대하는 피동적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DJ정권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그리 높게 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정책과제 해결에 대한 후보 적합도와 연계해서 주목할 만한 사항은 후보 적합도에 대한 평가가 후보별 지지 양상과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 후보와 정 의원이 경제문제와 정치개혁 해결 적합도에서 20%대의 지지를 받으면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노 후보는 10%대의 지지를 받아 3위로 밀리고 있다.주요 정책과제 해결에 대한 후보 적합도와 후보 지지도간에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통일안보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이 후보 23.6%,노 후보 22.9%,정 의원 20.1%로 세 후보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대북(對北)문제에 관한 한 세 후보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듯 싶다. 지역화합 해결에 있어서는 정 의원이 가장 적합하다는 응답이 33.3%로 가장 많았다.노 후보는 26.6%,이 후보는 11.7%였다.이 후보가 상당히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이 후보가영남 지역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이 지역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반면 노 후보는 영남출신이지만 호남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고,정 의원도 특별한 지역 연고를 갖고 있지 않다는사실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 생각된다. 부정부패 척결과 교육문제 해결의 적합도에서는 정 의원이 이 후보를 앞섰다.응답자의 25.4%가 부정부패 척결에 정 의원이 적합하다고 응답했다.이 후보와 노 후보의 경우는 각각 21.9%와 18.6%였다.교육문제에 있어서는 응답자의 22.0%가 정 의원이 가장 적합하다고 응답했으며,이 후보와 노 후보는 각각 18.3%와 14.2%에 그쳤다. ■본사 명예논설-자문위원 선정 정책 어젠다/ 부패청산·지역차별 해소 ‘공약수' 대한매일의 명예논설위원 및 자문위원들은 정치분야에서 부패청산 방안과 지역갈등 해소책 등을 정책 어젠다로 제시했다.구체적으로는 부패방지법·공직자윤리법·정치자금법,선거법개정 등을 다뤄줄 것을 부탁했다.인사시스템 개혁과 지방자치제 정비안 등도 거론됐다.입법권의 강화와 의회존중,청와대이전 및밀실 측근정치 근절책을 내보이라는 요구도 있었다. 남북관계에서는 우선 후보들의 남북통일의 필연성에 관한 철학을 궁금해 했다.이어 통일추진 계획과 대북경협 활성화 구체방안 등을 제시하기를 원했다. 행정분야에서는 ▲범죄수사에 있어서 경찰과 검찰의 역할·권한 재정립 ▲탈루세원 포착과 조세부담의 공평성 실현 등을 정책 의제로 다룰 것을 주문했다. 경제분야는 개방화시책과 관련한 ‘도하개발어젠다(DDA)’ 대책 개발 문제부터 하이닉스 반도체 처리방안까지 장단기 대책 등을 묻는 의견들이 쏟아졌다.▲노사관계의 개선과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방안 ▲부동산 거품대책 ▲상시구조조정시스템 등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한 명예논설위원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과제’라는 이름으로 발행·유통·상장·퇴출·결제제도·공시 등 증권시장제도의 개혁,거래소의 경쟁력 강화 방안,M&A 시장의 활성화,채권시장의 육성,코스닥 제도의 개선책 등을 조목조목 밝히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사회·복지분야에서는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복지 재정확보 대책에 관심이 많았다.▲영유아 보육정책과 여성인력 활용정책의 방안 ▲고령화 사회에서의 세대간 갈등을 야기하는 부양문제의 해소방안 ▲국선변호인제도,불구속재판의 확대 등을 의제로 내놓았다. 교육분야에서는 ▲과도한 입시경쟁의 완화와 사교육비 경감 대책 ▲지방 대학교의 경쟁력 강화 ▲두뇌 해외 유출방지를 위한 학자육성계획 ▲시대변화에 따른 학제개편안 ▲사립학교법의 전향적인 개정 등이 눈길을 끌었다. 과학정책으로는 이공계대학진학 장려책,대통령 과학기술특보 부활의사 등이 타진됐다.문화방면에서는 순수예술 진작방안,창작 예술인에 대한 소득세 부과방안,한국예술단체총연합회(예총)와 민예총 등 두 개 예술단체에 대한 구조개편·예산집행 문제 등을 짚는 날카로운 질문도 나왔다.다음은 도움 주신 66명의 명예논설위원·자문위원 명단(‘자’는 자문위원,나머지 모두는 명예논설위원). ◆정치·남북문제 유찬열(덕성여대 정치학교수) 장유식(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정대화(상지대 정치학교수) 안성호(충북대 정외과교수) 유종해(명지대 행정학교수) 박준영(이화여대 정외과교수) 한양환(성심외국어대 교수) 안순철(단국대 정치학조교수) 김진기(부경대 국제지역학부 조교수) 진영욱(한화증권 사장) 박종성(서원대 정치행정학교수) 이달순(수원대 교양교직과 대우교수) 강종일(한반도 중립화연구소장) ◆행정 김재일(단국대 행정학교수) 김중겸(자·충남지방경찰청장) 김정완(대진대행정학교수) 박영기(한남대 행정학교수) 이종수(한성대 행정학교수) 이기우(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 최병대(한양대 행정학교수) 장태평(자·재경부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김태일(고려대 행정학과 조교수) ◆경제 손영선(자·ELP티슈 대표) 김병일(김&장 법률사무소고문) 곽수일(서울대 경영학교수) 김주현(현대경제연구원 부원장) 권오휴(자·에이씨넬슨 사장) 이인실(한국경제연구원 금융조세연구실장) 김영익(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 김성배(숭실대 행정학교수) 강창희(자·굿모닝투자신탁운용대표) 박개성(자·엘리오&컴퍼니대표) 오성호(자·점보실업대표) 최재황(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실장) 이필원(자·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 이균(홍익대 무역학교수)문국현(자·유한킴벌리사장) 김원길(자·코스모스벽지건설 대표) 이정조(리스크컨설팅 코리아대표) 김광시(21C 국민경제연구소이사장) ◆사회·교육 고수현(성덕대 사회복지학교수) 곽효문(한영신학대 사회복지학교수)김명조(자·법무사) 김석종(변호사) 양봉민(서울대 보건대학원교수) 이시백(〃) 윤영호(국립암센터 의사) 도갑수(세계자원연구원장) 유만근(성균관대 영문과교수) 최현섭(강원대 사회교육학교수) 김흥주(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연구본부장) 라윤도(건양대학교 문학영상창작과교수) 정희경(자·청강학원이사장) ◆과학·문화·언론·환경 유왕종(한국이슬람문화연구원 상임연구원) 김용언(자·인터넷문학신문 발행인) 이칠용(자·한국공예예술가협회장) 김혜경(도서출판 푸른숲 대표) 조상현(자·서울뮤직클럽 회장) 이한구(성균관대 철학과교수) 이구현(한국언론재단 미디어연구실장) 이창근(광운대 신문방송학교수) 이장춘(경기대 관광대학원장) 편경범(자·과학기술부 원자력협력과장)김충섭(자·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장규(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현진오(동북아식물연구소장) 이지운기자 jj@
  • 盧 “행정수도·청와대 충청이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노 후보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열린 제16대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수도권 집중과 비대화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국가적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한계에 부딪힌 수도권 집중억제와 낙후된 지역경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청와대와 중앙부처부터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고속철도의 건설과 정보화 기술의 발전,청주국제공항 등은 행정수도 건설의 여건을 성숙시키고 있다.”고 전제,“특히 청와대 일원과 북악산 일대를 서울 시민에게 돌려줌으로써 서울 강북지역의 발전에 새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다른 대선 후보측에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한나라당은 “예산의 우선 순위나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할 때 지키지 못할 공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평가절하했다.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측은 “후보의 구상이 너무 구체적이면 유연성을상실하는 만큼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전 국토의 고른 발전을 위해 행정 분야는 물론 각 분야의 지역 안배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보완적인 자세를 취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1인극 ‘레고 인간’으로 1년만에 무대 복귀 마임이스트 남긍호

    “아시겠지만 우리 공연은 마임이라 말이 없어요.” 스태프들이 웃는다.연습을 막 마치고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숨가쁜 목소리로 말문을 연 마임이스트 남긍호(39).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교수이기도 한 그가 1년만에 ‘레고 인간’으로 무대에 돌아온다.연출도 마다하고 순전히 배우로서다. “마임 배우로 더 성장하고 싶었습니다.가르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연출도 많이 했지만 정말 하고 싶은 건 연기예요.”게다가 1시간이 넘는 한편의 마임극을 1인극으로 꾸미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제게는 모험입니다.정말 흥분돼요.”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팔을 들었다 내렸다 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그는 천상 마임 배우다.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아득한 환상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170㎝도 안되는 작은 키에서 어떻게 저런 신비한 힘이 나오는 걸까. 마임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에서 마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연극을 하고 싶어 경성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죠.하지만 부산 사투리가 심해서 제대로 연기를 할 수가 없었어요.그러다 마임을 해 보지 않겠느냐고 누나가 권유했죠.”누나란 역시 예술종합학교 교수인 현대무용가 남정호다. “몸으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어요.제대로 배워 보고 싶어 프랑스로 떠났습니다.”그는 마르셀 마르소 마임학교,콜포리엘 마임학교를 나온 뒤 파리8대학 연극·예술학과 대학원을 최고 성적으로 졸업했다.졸업 논문에서는 영화의 몽타주 기법과 마임의 움직임을 비교했다. 프랑스에서 보낸 8년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거리 공연.생활비를 벌고자 무작정 소도구를 싸들고 거리로 나섰다(그는 가방을 들고 분장하는 동작을 역시 몸짓으로 표현했다.)“그때는 한 달에 동전만으로 700만원 이상 벌었어요.지역신문에 기사가 나오기도 하고,꽃다발을 들고 찾아온 여자도 있었고….재미있는 추억이지요.” 무엇보다 거리공연에서 배운 건 마임이 엔터테인먼트라는 사실이다.“거리에서는 웃기지 않으면 그냥 쓱 쳐다보고 지나가 버립니다.학교에서는 마임이 예술이라는 것만을 가르쳤죠.”그는 여전히 마임의 기본정신은 대중성이라고 생각한다.세대·성별의 구분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1997년 굳이 귀국길에 오른 이유는 “배운 것을 공유하고 싶어서”였다.10편 정도의 작품을 꾸준히 올렸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받았다.99년에는 ‘이 시대에 맞는 우리의 이야기를 하자.’는 모토 아래 호모루덴스 남긍호 컴퍼니를 창단했다. 하지만 그의 활발한 활동과는 달리,국내 공연계에서는 마임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 “최근 마임의 추세는 무용·연극과 혼합한 크로스오버입니다.무대장치 없이 혼자 무대에 나와서 하는 공연으로는 볼거리에 익숙해진 관객을 사로잡을 수 없어요.연극공연과 마찬가지의 장비가 드는데도,마임은 연극의 절반 선에서 정부지원금이 나옵니다.마임이 뭔지 아직 잘 모르는거죠.” 그럼 마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졌다.“힘과 유연성이 있는 체력,왜 마임을 하는가에 대한 정신,그리고 자유로운 상상력이 마임의 세가지 요소죠.” 이번에 무대에 올릴 ‘레고 인간’은 호기심 많은 장남감이 권력욕에 빠져 흉측한 괴물로변해가는 과정을 그렸다.“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고민이 담겼습니다.”주제는 사뭇 진지하지만,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보고 가슴으로 느껴라.그리고 실컷 웃어라.’제가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그는 짬짬이 다른 공연의 움직임을 지도하기도 한다.‘칼라바쇼’‘우리나라 우투리’와 오는 11∼26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될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에도 그의 손길이 닿았다.이번 공연이 끝나면 잠수함을 소재로 한 마임극을 준비할 예정이다. “젊은 예술인에 대한 지원이 늘었으면 합니다.그들이 우리의 미래잖아요.” 그는 어느새 불혹의 나이에 다가선 대학교수답게 젊은이들을 걱정했지만,마임을 통해 “관객을 꿈꾸게 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여전히 ‘꿈꾸는 소년’같았다.3∼20일 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월 쉼).아룽구지 소극장.(02)734-4908. 김소연기자 purple@ ■한국 현대마임 1960년대 출발 - 佛 유학파가 現마임계 이끌어 흔히 ‘마임’하면 하얀 분칠을 한 광대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연기를하는 모습을 떠올린다.하지만 이는 팬터마임이 국내에서 오랜 기간 마임의 대명사로 굳어지면서 생긴 오해다. 한국 현대마임은 1960년대 말에 출발했다.그전에도 팬터마임 학원이 있기는 했지만,롤프 샤레 등의 내한공연이 본격적인 불을 지폈다.69년 팬터마임 전문극단을 표방하고 나선 ‘에저또’는 초기 마임연기자들을 탄생시킨 국내최초의 마임극단. ‘에저또’가 배출한 ‘억울한 도둑’의 주인공 유진규를 비롯,김성구·김동수 등의 70년대 초기 팬터마임 세대는 국내에 마임을 소개하면서 실험극의 형태로 발전시켰다. 80년대 중반부터는 광대·오브제·소리마임 등 다양한 형태의 마임을 시도하기 시작했다.유홍영·임도완·박상숙·심철종 등이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모던마임 세대.마임이 독립된 공연예술로 자리잡으려는 노력은 한국마임협의회 발족과 한국마임페스티벌·춘천마임축제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현재 마임계의 주축을 이루는 3세대는 남긍호·유진우·박미선 등 프랑스 유학파들.이들은 다른 장르와 결합하거나 소리와 음악을 포함하는 등포스트마임 형태로 그 폭을 넓혀가고 있다. 김소연기자
  • [열린세상] 요즘의 미국, 요즘의 북한

    미국 특사가 북한을 방문한다.북·일 관계에 이어 북·미관계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하지만 미국은 포용보다는 강경 기조에서 북한의 태도를 타진하는 데 무게를 두는 듯하다. 어쨌든 요즘의 미국,요즘의 북한은 사뭇 역설적 느낌을 준다.미국은 세계최강국이자 유연성과 개방성을 자랑으로 삼는 나라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의 하나이고 ‘벼랑 끝 외교’와 완고함으로 버텨온 나라다.한데 최근 이 두 나라의 움직임은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다. 부시의 미국은 9·11테러 이후 반테러전선을 중심으로 신세계질서를 능동적으로 구축하는 전략에 몰입해 왔다.이 전략은 9·11테러로 인한 세계적인 연민과 분노,그리고 테러를 없애자는 선의(good will)를 바탕으로 아프칸 전쟁에서 유례 없는 세계 동맹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미국의 헤게모니를 보장하는 이런 동맹 체제를 지속하려면 ‘공공의 적’이 계속 있어야 하는 바,부시 정부는 이라크를 바로 지목했다. 하지만 후세인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미국의 기획은 차질을빚고 있다.우선 주요 국가들의 협조가 원활치 않다.중국과 러시아는 일찍부터 등을 돌렸고,슈뢰더의 독일이 뒤를 이었다.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은 아셈 회의에서 “전쟁에 대한 분별력과 책임을 중시하는 지성적 태도”를 강조하면서 전쟁불가피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미국이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고이즈미 총리조차 대 이라크 전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영국과 이탈리아가 미국 편에 있으나,국제 사회의 동의 없이 전쟁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국제 정치에서 ‘역고립’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전쟁에 관한 한 단결하는 전통을 가진 미국 내에서도 부시에 대한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민주당 대슐 상원 원내총무는 “부시가 선거를 겨냥해 전쟁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했고,앨 고어 전 부통령은 9·11테러 이후 조성된 세계 사회의 우호적 연대의식을 적대감과 우려감으로 변질시켰다고 일침을 가했다. 미국 경제의 불안으로 미국 언론의 논조도 점점 전쟁 회의론으로 바뀌고 있다.부시의 리더십이 독단주의에 빠져 유연성이 결여되어 있음에 대한 안팎의 비판으로 부시 정부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에 비해 요즘 북한은 전례 없이 유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중국 및 러시아와 결속력을 과시한 뒤 일본과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을 열어 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고이즈미와 한국 정부를 매개로 미국이 대북 대화에 나서도록 압력을 가하는 노련한 ‘외곽 전술’도 병행했다.아시안게임에도 참여하여 남북관계의 진전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전했다.무엇보다 큰 사건은 신의주를 북한 체제와는 완전히 다른 자본주의 특구로 만드는 조치이다.중국마저 놀라고 있는 이 조치는 개방 개혁을 향한 북한 내부의 이견이 해소되었음을 알리는 징후이자,이제부터 북한의 변화가 언제든지 제스처로 끝날 수 있는 정치 전술적인 변화가 아니라 한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알린다. 이 시점에서 미국 특사의 북한 방문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악의 축’ 인식을 바꾸지 않고,북한이 무기 사찰과 관련한 선물 보따리를 냉큼 주지 않는 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지 모른다.하지만 북한의 변화 의지가 확인된다면 미국으로서도 강경 입장을 고수하긴 어려울 것이다.한반도에서 ‘군사 논리’가 ‘외교 논리’로 전환하는 계기가 과연 마련될 것인지 주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가장 경직된 나라가 유연하게 행동하고 가장 유연한 나라가 경직되게 행동하는 역설적 상황을 보면서 이런 변화의 시기야말로 지혜로운 리더십이 국가 이익에 참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마키아벨리의 말처럼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여우의 간지와 사자의 결단력을 함께 구사할 수 있는 지도력이 요구되는 것이다.요즘의 미국,요즘의 북한을 바라보며 문득 우리의 대권주자들은 과연 역동적인 국제 정세를 주도할 안목과 능력을 준비해왔는지 묻고 싶어진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 사회학
  • “검찰총장·국세청장도 청문회”行改聯 ‘차기정부과제’토론회

    행정전문가들은 차기 정부의 구조개혁 중점과제로 조직의 유연성 강화와 정치적 논쟁이 되고 있는 행정기관의 중립성 확보,과거형 조직의 폐지 등을 꼽았다. 따라서 금융감독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중앙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을 국무위원으로 임명해야 하며,검찰총장과 국세청장 등에 대해서도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개혁시민연합(행개련)은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차기 정부 구조개혁의 중점과제’에 관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우리나라 정부조직의 문제점과 차기 정부의 구조개혁 방향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제발표를 한 조석준(趙錫俊·서울대 명예교수) 행개련 공동대표는 “계급과 서열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권위주의적 행정과 구조로는 급변하는 환경의 질적,양적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위원회 역할 강화를 통해 정부조직을 유연한 조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중앙인사위원회의 장(長)을 국무위원으로 임명해야 국가의 기본정책과각 부처의 정책방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재경부·기획예산처 등에 대한 상호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청과 국세청을 정치적 논쟁으로부터 보호하고 중립화하기 위해서는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정원관리에 대해 부처 단위의 총량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인적교류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행정자치부에 이를 담당하는 새로운 기구를 설치해야 하며,기술직이 공직의 높은 자리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김판석(金判錫·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조직개편에 앞서 국정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인지,미래에 바람직한 정부의 기능이 무엇인지 따져보아야 한다.”면서 ▲임무를 다했거나 기능이 쇠퇴한 ‘과거형 조직’정리 ▲민주화·분권화·권한 위임 ▲관주도형에서 관·민 공동협력시대로 역할 재정립 ▲대통령 후보 선거공약의 정책반영과 실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병석(李秉錫)한나라당 의원은 “정부조직의 유연성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위원회와 함께 국회 상임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상시 국정감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국회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국세청과 검찰청의 정치적 독립과 함께 감사원의 국회이관,재난·재해대책위원회의 체계적인 종합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인권(李寅權) 한국경제연구원 법경제연구센터 소장은 “중앙행정기관장은 원칙적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면서 “장관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하고,부처별로 총액인건비 예산제도를 도입해 연봉제를 기초로 한 조직·정원·보수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사설] 남북 방송교류 시대 열리나

    남북간 방송 교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이번엔 MBC가 북한을 본격 취재해 ‘뉴스 데스크’를 통해 방송했다.서울에서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의 스튜디오를 직접 연결해 실시간으로 뉴스를 내보낸 것이다.MBC는 이미 10일 평양의 현지 표정을 보도하면서 13일까지 북한의 아시안 게임 준비 상황,경의선 공사 현장 등을 생생하게 전하겠다고 예고했다.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어느새 우리 방송권에 편입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북한 방송과 프로그램을 공동 제작하고 방송하기는 처음이 아니다.KBS는 2000년 이맘때 추석에 역시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과 ‘백두에서 한라까지’를 같이 만들어 함께 방송했다..KBS는 올 추석에도 평양에서 KBS교향악단과 조선중앙텔레비전의 조선국립교향악단의 협연 행사를 공동으로 마련한다.이번 공연 실황은 북한 전역에도 그대로 중계돼 남북 방송 교류의 지평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방송 교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남북 화해의 단단한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방송은 대중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으로 방송의 교류는 곧바로 두 지역간 정서의 공유화 작업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남북 분단이 반세기를 넘어서면서 공동의 언어,공동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가치체계는 물론 정서마저도 갈라 놓았다.방송교류는 골이 깊게 팬 남북간 문화적,정서적 이질화를 치유할 수 있는 기대를 낳기도 한다.독일 통일에서 이미 입증된 터다. 북한도 최근엔 방송 분야에선 유연성을 보여왔다.월드컵 경기를 가감없이 방송하는 대담성을 보였다.특히 한국 대표팀 경기의 방송을 통해 곳곳에서 태극기가 휘날리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관심을 모았다.이번 아시안 게임역시 남북 방송 교류의 촉매제가 될 것이다.북한 선수의 경기나 시상식 장면을 방송하다 보면 결국 남북 공동 제작의 프로들이 북한의 안방 깊숙이 전파를 탈 것이기 때문이다.아무쪼록 남북의 방송 교류가 활성화되어 남과 북의 문화적,정서적 통합의 구름판이 되길 기원해 본다.
  • “한국 노동시장 유연성 높여야”

    한국이 일본과 같은 복합불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유연성을 높여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내놓은 ‘해법없는 일본경제의 교훈’보고서에서 “일본은 노동비용 상승에 탄력적인 고용정책을 펴지 못한 탓에 장기침체 늪에 빠졌다.”면서 “한국은 유연한 노동시장을 구축하고 부실기업 퇴출제도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실업보험제도 개선과 고용차별 철폐,나이 기준의 일률적인 인력감축관행 개선 등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에 필요한 하부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노동인력이 감소할 것에 대비해 50%에도 못미치는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치인 6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찬국(許贊國) 선임연구원은 “노사화합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노동시장이 경직되고 체질개선이 불가능하다.”면서 “일본기업은 고용구조를 개선하지 못해 부실화됐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1960년대 초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대신 경제운용의 초점을 성장에 맞추기로 합의했다.이후 재계에 고용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고용조정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정은주기자 ejung@
  • 전문가 좌담/한국형 경제모델의 모색/ ‘원칙있는 보상’ 성과주의 정착 시급

    미국기업들의 분식회계,일본의 10여년간 장기불황 등으로 미국식과 일본식경제 모델이 모두 불신받고 있다.과연 한국의 경제모델은 어떤 형태를 지향해야 할지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李彦五·정책연구센터장) 상무,한국외국어대 박명호(朴明浩·경제학과) 교수와의 좌담을 통해 진단했다.사회는 이상일(李商一) 대한매일 경제팀장이 맡았다. *이상일 팀장= 미국이나 일본 경제모델의 문제점들이 요즘 지적되고 있습니다.한국의 경제모델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이언오 상무= 월드컵 기간동안의 ‘대∼한민국’ 열기가 2개월도 채 안돼 완전히 실종됐습니다.허탈한 기분이 드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입니다.우리의 경제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 시점에서 매우 적절합니다. *박명호 교수= 외국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80년대초 미국에서는 10년후쯤 이른바 신(新)고전파 경제학이 득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그러나 80년대 실질소득이 떨어지면서 90년대 들어 등장한 것은 ‘구조조정’이라는 살빼기 모델이었습니다.80년대 초에도 과거 전혀 생각못했던 ‘레이거노믹스’가 등장했었습니다.역사나 다른나라의 사례에서 경제모델을 찾는 것은 때늦은 경우가 많습니다.특정모형의 선택보다는 우리경제를 시장지향적으로 몰고가는 방안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상무= 과거 우리는 일본식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일본과도 다릅니다.오너중심,대기업체제,정부개입이란 특성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전문경영인,중소벤처기업,외부감시강화로 대폭 바뀌었습니다.이는 경쟁과 선택의 결과입니다.어떤 시스템이 확실하게 우위다,아니다라는 정답은 없습니다. *박 교수= 시장경제를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경제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미국은 70년대 이후 중산층의 실질임금 상승이 거의 없었습니다.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세계화의 영향 때문입니다.하지만 노동조합조차 크게 반발하지 않습니다.실질임금의 하락을 수긍합니다.80년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제가 성과위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지요.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인식이 부족합니다.구조조정의 쓴 맛을아직 덜 본 것이지요.성과주의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화,확산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팀장=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식 성과주의를 국내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도입해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회계부정 등으로 미국식 시스템도 비판했는데요. *이 상무= 우리나라는 점진적으로 성과주의를 추진해야 합니다.업종,기술,경쟁상대 등에 따라 차별적일 필요가 있습니다.금융기관은 성과위주로 해도 상관 없지만 제조업체·정부 등은 섣불리 도입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성과주의가 우리나라에서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상위그룹의 능력이나 도덕성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 우리 사회는 성과주의를 무턱대고 거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시장에서 개인역량을 평가하고 성과로 이어가는 것이 시장경제 시스템인데 잘 수용하지 않습니다.월드컵 4강 포상금을 축구 대표선수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한 것을 보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기여도가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나눌 수 있습니까.성과주의의 작품이었던 이번 4강쾌거의 마지막 마무리도 성과주의로 했어야 옳았다고 봅니다. *이 상무= 사회전반의 투명성이 약하다보니 성과차이가 어떤 규칙에 의해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사회적 신뢰가 약합니다.우리사회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스타플레이어급 CEO(최고경영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아직 정착이 안된 것도 문제입니다. *이 팀장= 한국적인 성장모델은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박 교수= 시장경제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19세기말에 가난했던 나라들은 지금도 여전히 가난합니다.또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에서 1만 1500달러선의 중간층 국가가 거의 없으며 이는 ‘미싱 미들’(Missing Middle)로 표현됩니다.중간 지대에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선진국의 자유시장 경제로 나가려면 엄격한 원칙적용이 중요합니다.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지역구 기업의 은행대출 때 행장에게 청탁전화 거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만큼 시장경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기업 독과점에 대한 시장규제를 엄격히 적용하고 재벌문제의 해소도 엄격한 시장의 힘에 맡겨야 합니다.소액주주들의 권리도 철저히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이 상무= 하지만 우리같은 문화풍토에서 시장경제를 어설프게 도입했다가는 역효과를 볼수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이를테면 농업을 시장경제라고 해서 완전개방시킬 수 없고,실업을 마치 ‘죽는 것’으로 생각하는 우리 현실에서 노동유연성만 강조하는 것도 안됩니다.한국적인 현실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이거다.’라는 식의 단정적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저는 경쟁과 실험 등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시도할 수 있는 것을 시장경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대기업 오너체제라는 것도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오너는 나쁘고,전문경영인은 좋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팀장= 시장의 문제를 고치려는 정부개입의 정도와 범위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듯 합니다. *이 상무= 미국은 국가 안에서는 정부간섭 없는 자율을 강조하지만 해외로 나가면 정부와 기업은 물론,군대까지 힘을 모읍니다.하지만 우리는 유착도 아니고 협력도 아니고 대립도 아닌,아주 어설픈 상황입니다.시장경제는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아니고,정부가 효율적으로 나서주는 것인데,우리는 정부가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팀장= 일본에서는 구조개혁이 상당히 지연되고 있는데 우리에게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박 교수= 일본과 한국의 중요한 차이는 위기의식의 정도입니다.일본 중산층에게는 위기의식이 없습니다.디플레 상태에서는 돈 있는 사람이 제일 행복합니다.실업문제도 크지 않습니다.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는 기업 정부 국민이 모두 죄인 취급을 받았지만 일본의 장기불황에는 죄인이 없다는 것입니다.때문에 시스템의 개혁이 지연되는 상황입니다.일본은 이런 식으로 갈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상무= 일본은 아직 먹고 살만한 나라입니다.시장경제가 겉으로는 도입됐지만 빠르게 확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예를들어 닛산자동차에 외국인인 카를로스 곤 사장이 와서 개혁을 했지만 여타기업으로 전파가 안되고 있습니다.반면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높고 가진 게 별로 없는 우리는 일본에 비해 개혁 확산이 빠른 편이지요. *이 팀장= 시장경제가 장점이 있긴 하지만 산업의 독과점이 심화되고 근로자의 절반이 임시직으로 변하는 등 문제도 심각합니다. *이 상무= 독과점이나 대기업 편중 같은 현상은 몇십년동안 압축성장을 해온 우리경제의 태생적 한계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자발적 역동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시장에서 마음껏 경쟁하고 그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단순히 현상만 갖고 나쁘다 좋다해서는 안되며 그 과정이 시장경제적이냐,아니냐로 판단해야 합니다.무한경쟁 속에서 독과점이 나타날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박 교수= 임시직이 급증한 것은 우리가 그동안 지나치게 높은 보수와 안정된 고용을 제공해 온 데 원인이 있습니다.대기업 대졸자 첫 연봉이 1500만∼2000만원쯤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1인당 GDP(국내총생산)보다 높은 액수입니다.아마 이런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것입니다.시장경제가 제대로 되려면 고용상태가 불안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이런 데까지 정부가 나서면 안될 것입니다. *이 팀장= 우리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이 상무= 외환위기 이후 기업 금융 공공 노동 등 정부가 중점 추진해온 4대 개혁과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습니다만,유독 정치분야는 낙후되어 있습니다.또 교육이나 복지처럼 완전경쟁은 아니지만 민간의 활력이나 경쟁의 원리가 도입될 수 있는 부분들이 폐쇄적,독점적으로 남아있습니다.이런 것들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한국적 시장경제 모델의 핵심은 기업입니다.기업은 시스템이 어찌됐든간에 살아남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합니다.경쟁에 둔감한 부분들부터 먼저 효율화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박 교수= 60년대부터 30년간 성장을 해온 우리경제는 앞으로 자본과 노동의 경제기여도가 갈수록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새로운 기술과 경영노하우,연구개발,제도의 효율성 등이 종합된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만 합니다.총요소생산성은 철저하게 시장경제로 가야만 높아질 수 있습니다.저는 기업·금융 등 개별시장이 자기의 역할만 제대로 하면 시장경제의 구축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 ▲이언오 상무·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장=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정부시스템,산업정책,기술정책 등 큰 틀의 국가전략을 연구했다. 저서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국가경쟁력' 등. ▲박명호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발전론,경제학사,경제제도 비교이론 분야의 전문가로 제도학회,비교경제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논문 '유럽의 산업화가 한국경제에 주는 시사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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