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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책을 말한다] 중국과 세계경제 연결의 특이성

    2008년, 올림픽 개최 준비와 티베트의 저항, 그리고 대규모 지진 등 현기증 나는 여러 가지 변화들 속에 묻혀, 그렇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고, 또한 이런 변화들의 배경을 이루는 중요한 면모들이 중국 사회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나는 2006년부터 준비되어 왔고, 수많은 논란을 동반한 노동계약법이 본격 시행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한두 해 전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한 중국의 거대한 외환보유고 수준이 이제는 완전히 세계 1위의 자리를 공고히했고, 달러 대비 인민폐의 외환 비율도 처음으로 7.0 이하로 하락하였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변화가 중요한 것은, 그들 모두 ‘금융세계화’라는 우리 시대의 전 지구적 변화가 중국적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두드러진 특징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먼저 노동계약법에 대해 살펴보자. 개혁개방시기 중국의 새로운 체제가 중시해 온 ‘탈사회주의’ 요소의 핵심적 특징 중 하나는 고용의 유연성 도입이다. 쉽게 말해 종신직장, 완전고용 개념을 버리고 이제는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고, 다양한 방식의 고용제도를 도입할 수 있고, 임금도 차별화할 수 있는 노동력 관리체제를 만들려 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는데, 삶의 안정성이 무너져 내린 도시 노동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고, 농촌에서 대대적으로 유입된 농민공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으며, 구조조정을 거쳐 배출된 면직 노동자들을 보호할 어떤 장치도 존재하지 않았다.2000년대 들어 ‘조화사회’라는 구호가 등장한 것은, 그만큼 사회가 조화롭지 못하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했다. 노동계약법의 등장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데, 다양한 원천에서 부각되어 온 사회적 갈등을 법적 틀을 통해 해결의 방향을 모색해 보려는 노력을 읽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법안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오히려 본격적으로 새로운 갈등과 대립의 출발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국이 처한 난점을 보여준다. 노동계약법의 문제가 금융세계화의 충격이 국내적으로 미친 영향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면, 중국 외환보유고의 급성장은 중국과 세계 경제의 연관고리의 중요성을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이런 양면성, 특히 그 취약성은 중국의 개혁개방이 벌써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동아시아 내의 국제적 분업구조의 하위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바 있기도 하다. 중국은 동아시아 발전모델을 복제하면서도, 그 발전모델 자체가 지속될 수 없는 시기에 그 모델을 복제하고 있다는 특이성을 보이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창비 펴냄. 백승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한·미 정상회담] ‘北 통미봉남’ 봉쇄엔 공조·FTA는 숙제로

    [한·미 정상회담] ‘北 통미봉남’ 봉쇄엔 공조·FTA는 숙제로

    6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간 그리고 대북정책 및 다자외교무대에서의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데 논의의 초점이 모아졌다. ●다자외교무대 실질적 협력 강화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 양국 정부는 큰 틀의 변화를 모색하기보다는 기존 외교협력 기조를 확인하면서 생활밀착형 실질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진력했고, 공동성명을 통해 그 결과를 담아냈다. 향후 한·미 동맹의 성격과 방향을 결정할 ‘한·미 전략동맹 미래비전’ 채택을 다음으로 미룬 대신 대학생 연수취업(WEST) 프로그램 가동, 한·미 우주항공분야 협력 추진과 같은 합의를 마련한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지난 4월 미 캠프데이비드에서의 정상회담에서 외교·안보분야에 비중을 둔 한·미 동맹의 스펙트럼을 경제·사회·문화 분야로 확대시켜 나가기로 한 데 따른 부분적 진전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4월 이후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넉 달도 안돼 세 차례나 회담을 가졌으나 눈에 띄는 합의는 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4월 회담이 한·미 우호관계 복원에 비중을 뒀고,7월 회담은 일본 도야코 G8정상회의 과정에서 약식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지난 세 차례 회담에서 두 정상이 거둔 실질협력 확대의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대북정책 긴밀 협력 재확인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봉쇄할 명시적 합의를 마련한 점을 성과로 꼽는다.‘북한과의 관계와 관련한 긴밀한 협력과 정책조율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는 공동성명의 언급은 곧 대북정책에서 한·미간 보폭차이를 방지하고, 북한의 한·미 분리전략을 차단하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한 치의 빈틈도 없는 공조태세를 거듭 확인함으로써 북한의 통미봉남이 허구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미 관계 정상화를 북한 인권개선과 연계할 것임을 공동성명에 담은 점은 향후 북·미 관계 및 한반도 정세 변화와 맞물려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핵 문제가 폐기·검증의 2단계 과정이 완료되는 시점을 맞아 북한 인권문제가 주된 현안으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한·미 양국 정부가 보다 공세적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 임기 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의 가능성을 남겨 놓은 점도 관심을 가질 대목이다. 부시 대통령은 “의회와의 관계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미 대선 이후 크리스마스 때까지의 ‘레임덕 세션’ 때 미·콜롬비아 FTA와 함께 처리토록 집중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쇠고기 추가협상·테러 공조 부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이나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 민감한 안보현안은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 갖은 악재에 시달려 온 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아프가니스탄 지원 문제와 더불어 양국간 미해결 현안으로 남은 셈이다. 특히 쇠고기 추가협상과 미 지명위원회의 독도명칭 번복 등 부시 대통령에게 두 가지 ‘선물’을 받아든 이 대통령으로서는 국제무대에서의 대테러 공조 등과 함께 부시 행정부 이후까지 계속 외교적 부담으로 안고 가야 할 현안인 것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오늘 한·미정상회담] 부시, DJ·盧와 대립 MB와 우의

    [오늘 한·미정상회담] 부시, DJ·盧와 대립 MB와 우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번째다.2002년 2월 처음 방문해 김대중(얼굴 왼쪽)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2005년 11월 방한해 노무현(오른쪽) 대통령과 회담했다. 이번 방한이 사실상 임기 중 마지막이고 보면 부시 대통령은 8년의 재임 기간 세차례 방한해 세 명의 한국 대통령과 회담하는 셈이 된다. 지난 6년에 걸쳐 3년 간격으로 이뤄진 부시 대통령의 방한은 한·미 관계와 한반도 주변 정세의 굴곡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두 정권에서의 방한은 북핵 및 한·미 안보동맹의 변화와 맞물려 양국 모두에 적지 않은 긴장과 부담을 안겨 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국의 민주화 세력과 미국 우익을 대변하는 보수정권의 낯선 만남이라는 점에서 이질감이 적지 않았고, 한·미 양측은 현안에 앞서 정권간의 이런 심적 거리를 좁히는데 진력해야 했다. ●DJ·부시 ‘악의 축´ 발언 양국 급랭 2002년 2월 이뤄진 부시 대통령의 첫 방한은 앞서 그가 연두회견에서 북한을 겨냥해 한 ‘악의 축’ 발언으로 한반도 전체가 급속히 얼어 붙는 상황에서 이뤄졌다.2박3일의 방한 일정을 끝내고 부시 대통령이 떠난 뒤 김 대통령은 “유난히 힘들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심적 부담이 컸다.“북한과 전쟁할 의사가 없다.”는 말로 한반도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등 나름대로 한국 정부의 우려를 달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선(先)변화를 요구하는 기조를 유지했다. 그리고 그 이후 한반도는 좀처럼 해빙의 계기를 잡지 못한 채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국면으로 치달았다. ●盧·부시 두 정상 심적 거리감 실감 2005년 11월 방한에서는 주한미군의 지위변화,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 문제로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특히 주한미군을 유사시 역외지역에 파병하는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회담의 긴장도를 높였다. 회담은 그러나 의외의 성과를 냈다. 북핵 해결을 전제로 6자 회담을 역내 다자안보협의체로 전환하고,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길을 열어 놓았다. 방한을 마치고 돌아간 부시 대통령이 다음 달 노 대통령에게 방한 기간의 환대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친필서한을 보내 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이례적인 서한은 그만큼 한·미 관계와 두 정상간 심적 거리를 반증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권교체와 함께 등장한 이명박 대통령을 찾는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이런 점에서 앞서 두 차례의 방한과는 차이가 있다. 보수정권의 가치와 기독교 신앙에 뿌리를 둔 인생철학의 공유는 두 정상의 발걸음을 비교적 가볍게 하고 있다. 다만 한·미 동맹 미래비전 채택을 다음으로 미룬 데서 보듯 임기말 대통령의 방한이라는 외교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상간 거리는 크게 좁혀졌으나, 주고 받는 웃음만큼 회담의 실질적 성과까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베이징올림픽 2008 D-3] ‘베스트 11’ 한몸처럼 뛰어라

    이글거리는 뜨거운 태양도, 끈적거리는 습도도 한국 축구 첫 올림픽 메달 의지를 막아설 수 없다. 키워드는 다시 한 번 ‘조·직·력’.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4일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첫 훈련을 가졌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D조 조별리그 카메룬전 등에 대비하기 위해 둔 첫 포석이다. 박 감독은 첫 훈련인 만큼 전술 세부 훈련보다는 현지 날씨 조건에 적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 시간 남짓 동안 가벼운 러닝과 패싱게임 중심으로 풀어나가도록 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후텁지근한 날씨지만 선수들의 몸상태는 가뿐해보였다. 최근 몇 차례 평가전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최전방 공격수 이근호(23)는 “올림픽에 왔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새롭게 바뀌었다.”면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과 집중력을 가진다면 충분히 (메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벼운 패싱 게임 뒤에는 박 감독은 오장은(23)-백지훈(23), 김승용(23)-이청용(20), 김진규(23)-강민수(22), 이근호-조영철(19) 등 공격과 수비, 그리고 공수 연결라인에서의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훈련하면서 막판 실전 조직력 강화를 꾀했다.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성을 앞세운 카메룬의 개인기에 개인기만으로 맞서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여러 선수 조합을 만들어서 실험해본 뒤 최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공수라인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또한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백지훈과 김승용 사이에서 선발 출전을 누구로 할지 고민하고 있음도 나타냈다.박 감독은 “김승용을 비롯해 선수단 모두 몸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백지훈과 김승용을 면밀히 관찰한 다음 선발 명단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어쨌든 부상 선수도 없는 등 컨디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첫 훈련의 소감을 밝혔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오페라극장 내년3월 그랜드 오픈”

    “오페라극장 내년3월 그랜드 오픈”

    “올해 급선무는 오페라극장을 성공적으로 재개관하는 일입니다.12월 보수작업을 끝내면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올린 뒤 내년 3월 ‘그랜드 오픈’하겠습니다.” 지난 14일 임명된 신홍순(67)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이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페라극장 재개관을 첫번째 업무로 꼽았다. 따라서 지난해 12월 화재로 문을 닫은 오페라극장은 연말 발레 공연으로 다시 관객에게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무대 변경이 잦은 오페라 공연은 내년에나 올라갈 전망이다. LG패션 사장을 지낸 신 사장은 전문경영인 출신답게 “(예술의전당은 그간)상부기관도 있고 오랫동안 그 영향을 받아 다소 경직된 부분도 있다.”며 “유연성과 효율성을 키우기 위해 책임경영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또 작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3년 이상을 내다보는 중장기 공연전시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벤치마킹하고 싶은 해외 공연장으로 영국의 바비칸센터를 꼽은 신 사장은 “정부 지원에 후원금을 보태 운영이 이뤄져 공익성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국공립극장의 평가기준으로 재정자립도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익보다는 공익성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일자리 빈곤과 빈곤한 일자리/ 신은종 단국대 교수 경영학과

    [열린세상] 일자리 빈곤과 빈곤한 일자리/ 신은종 단국대 교수 경영학과

    일자리 위기다. 실업률 3.1%라는 공식통계는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지난 1년간 새로 생긴 일자리는 14만개에 불과하고 257만명이 실업상태에 있다. 최근 4년래 최악이다. 유가폭등에 미국 발 금융위기 조짐, 물가불안 등 안팎의 악재 때문에 일자리의 빈곤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빈곤한 일자리 증가도 문제다. 통계청의 셈법으로도 비정규직 비중은 35.2%로 여전이 높은 수치이고, 노동계의 주장은 이를 훨씬 웃도는 54%에 이른다. 비정규직 관련 법이 시행되고 나서 비정규직이 줄어든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한 파트타임근로자, 용역근로자, 일일근로자는 더욱 증가했다. 비정규직의 처우도 악화됐다. 임금수준은 점차 떨어져 정규직의 60.5%에 불과하고, 사회보험 수혜 수준도 40% 미만으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빈곤의 일자리가 만연돼 가는 것 같아 두렵다. 일자리 위기에 대한 이런저런 진단과 처방이 행해지고 있지만, 뾰족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일자리 위기에서 우리 자본주의의 정신적 수준을 본다. 세계화라는 경향 뒤에 숨어서 극단적 유연성과 인건비 절감을 동시에 챙기려는 잇속 빠른 기업의 수준을 본다. 창의와 사회적 책임은 찾을 길 없고 비자금 조성과 편법증여에 골몰하는 경영의 수준을 본다. 고용에 관한 청사진도 없이 낡은 전투적 교섭주의의 덫에 빠져 있는 노동운동의 수준을 본다. 민생은 뒷전인 실종된 정치의 수준을, 철학도 대안도 없어 보이는 정부의 수준을 본다. 자신의 몫만을 챙기려 들며 민주주의나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부재한 빈곤한 정신이 일자리 위기의 근원적 원인이다. 시장주의를 주창한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보다 17년 먼저 쓴 ‘도덕감정론’에서 정의와 덕성을 강조했다. 사회정의와 공존의 가치를 외면하는 시장만능주의는 공동체의 위기를 초래한다는 경고를 스미스는 이미 200년 전에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자본주의의 결정판인 미국 자본주의를 좋아하지 않지만, 한편으론 부러운 면이 발견된다. 끊임없이 시장주의를 스스로 수정하려는 정신이 살아 있음이 그러하다. 빌 게이츠는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 pitalism)를 말한다.21세기를 위한 자본주의는 시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위해 기업이 테크놀로지와 시장을 제공하며 이윤을 동시에 추구하는 자본주의란다. 로버트 라이시는 시민들에게 슈퍼자본주의에 대해 경계하라고 주문한다. 지나친 유연성과 경쟁이 공동체의 가치를 해체하지 못하도록 공정한 경쟁 규칙을 만들자는 제안이 부럽다. 일자리의 빈곤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원적으로 우리 자본주의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사회적 관계와 규칙을 공정하게 바로잡는 데서 시작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권력적 원·하청 관계를 끊어 내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 고용 창출 능력이 큰 중소기업을 창의와 역동성을 갖춘 번듯한 일자리로 전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내 하청과 같은 간접고용의 낡은 폐해를 수정해야 한다. 현대미포조선, 코스콤에 대해 사용자 지위를 인정한 법원의 결정은 우리의 고용관계 수준을 한 단계 높이라는 주문이다. 비정규직 관련 법 개정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오랜 갈등 끝에 합의한 법의 정신은 무분별한 비정규직 남용을 근절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개선하는 데 있다. 공동체의 미래에 토대가 될 수 있는 정의로운 규칙을 함부로 끌어내려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의 일자리 위기는 경기악화 탓이 크다. 그러나 설사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일자리 빈곤화는 공동체를 위협하며 그대로 남을 게다. 우리 자본주의의 정신이 지금에 머무는 한은. 신은종 단국대 교수 경영학과
  • 현대미술 장르 망라 ‘영국 스타일’을 보다

    현대미술 장르 망라 ‘영국 스타일’을 보다

    무엇이 그들을 ‘예술’이게 만들고 있을까. 예술, 좀더 정확히는 미술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재기발랄한 전시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아이러니 & 제스처’(Irony & Gesture)전에는 영국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표작가 11명의 작품들이 나와 있다. 이 기획전은 갤러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관람객의 ‘순발력’을 시험한다. 화려한 색감의 합판조각들로 이뤄진 전시장 바닥이 펼쳐지고, 신발을 신은 채 그냥 돌아다녀도 될지 잠시 고민하게 만드는 것. 걸어다니도록 설정된 화려한 바닥은 리처드 우즈의 엄연한 판화작품이다.10여개 패턴의 합판조각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 붙여 공간에 따라 달라보이는 효과를 연출한다. 그렇다면 고급 인테리어 바닥과 이 작품은 어떻게 다를까.“인테리어나 현대미술이나 다를 게 없다.”고 잘라 말한 작가는 “작품이 미술관, 컬렉터의 집, 대형 숍 등의 바닥, 벽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미술 개념의 상품화를 보여주는 작품인 셈이다. 뜻밖의 ‘바닥 예술’이 유쾌한 흥분을 안겼다면, 스테인리스 판을 팝업북처럼 만들어 놓은 샘 벅스턴의 작품 ‘마이크로맨 컬렉션’은 순식간에 냉정을 되찾게 해준다. 정교한 미니어처를 연상케 하는 이 작품은, 먼저 얇은 스테인리스 판에 드로잉을 한 뒤 산을 부어 부식시키고 다시 일일이 손으로 입체 조형물로 다듬어내는 과정을 거쳤다.“2차원적 평면이 3차원적 조형물로 변하는, 미술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벅스턴은 영국에서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이 전시에는 딱히 주제어가 없다. 공통 주제 없이 현대미술 담론의 ‘아이러니’를 포착해 보는 것이 전시의 취지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이지윤씨는 “현대미술 전시장을 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나만 이해를 못할까?’하는 의문을 품게 되는데, 작품 면모의 아이러니를 읽어낼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층에서 선보이는 데이비드 배철러의 설치조각 시리즈에서는 그렇다면 어떤 메시지를 건져낼 수 있어야 할까. 빨래집게, 거울, 빗, 가위 등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용품들을 긴 막대에 꽂아 만든 조형물 4개가 선보인다. 조형물의 오브제들은 모두 작가가 1파운드숍에서 사들인 잡동사니들. 세계적 색채이론가이기도 한 작가는 “색채의 혁명적 변화는 도시 안에서 이뤄져 왔다.”며 “플라스틱 제품이 선보인 19세기 이후 현대 일상의 색깔은 플라스틱이 주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원색 플라스틱 잡동사니 조형물의 의미를 해설했다. 전시에서는 설치, 회화, 조각, 영상 등 영국 현대미술의 오늘을 보여주는 여러 장르의 작품 38점을 감상할 수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2006년 터너상을 수상하고 영국 여왕의 훈장(MBE)까지 받은 잉카 쇼네바레의 흑인과 백인의 발레 영상물, 영국왕립미술원 교수인 데이비드 맥이 캔버스에 잡지 사진을 오려 붙여 6개월에 걸쳐 만든 대형콜라주 ‘바벨탑’ 연작도 소개되고 있다. 영국 팝아트를 주도한 리처드 해밀턴의 판화작품도 11점이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새달 14일까지.(02)733-8449.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8월 10일 오전 11시 21분 박태환 X파일 열린다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베이징 올림픽] 8월 10일 오전 11시 21분 박태환 X파일 열린다

    서울신문 창간 104돌을 맞은 18일 스포츠계의 가장 큰 화두는 베이징올림픽이다.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이제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의 영역을 벗어났다. 국가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세계 스포츠의 발전은 물론, 다른 인종과 문화의 구성원들이 한데 모여 스포츠를 통해 하나된 세계를 추구하는 종합 축제가 된 지 이미 오래다.29번째 축제인 올해 베이징에서도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난 뒤의 환호와 눈물, 그리고 가슴벅찬 감동이 넘칠 것이다. 스무날 뒤 본격적인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서는 태극전사들도 열정을 쏟아낸다. 서울신문은 금메달 기대주 수영 박태환의 각오,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 김수녕의 조언, 음지에서 올림픽을 돕는 사람들, 그리고 한국스포츠 과학의 현주소와 세계적인 스타들의 드라마 창조 등을 6개면에서 살펴봤다. 아테네올림픽이 끝난 뒤 두 어달 지난 2004년 가을. 잠실수영장에서 처음 만났던 박태환(19·단국대)은 당시 한국선수단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에 올림픽무대를 밟은 ‘소년’이었다. 처음 서 본 올림픽 출발대에서 제대로 된 점프도 해보지 못한 채 실격당한 뒤 화장실에 틀어박혀 펑펑 눈물을 흘렸던 그다. 그러나 4년 뒤 또 다른 올림픽을 코앞에 둔 지금 그는 어엿한 ‘청년’이다. 그동안 그에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아시아신기록과 첫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등을 넓적한 두 손에 움켜쥐며 불가능할 것만 같던 일들을 실제로 일궈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작은 기적’을 일궈냈던 두 팔과 두 다리로 하루 평균 1만 4000m를 헤엄치며 물 속에서 소리없이 외치고 있다.“그것들은 모두 시작에 불과했다.”고. ●하루평균 1만4000㎞ 스피드 향상 주력 주춤했던 장맛비가 다시 내리던 지난 2일 오후 태릉선수촌 수영장에 대표선수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선수촌에서 매주 수요일은 오전 훈련이 없는 ‘해피데이’다. 느긋하게 ‘반 공일’의 반나절을 푹 쉬고 나온 선수들 가운데 섞여 있던 박태환은 가볍게 몸을 푼 뒤 부리나케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당초 2명에서 곱절인 4명으로 늘어난 파트너가 앞 뒤에서 스트로크를 하는 가운데 박태환은 50m 레인을 두 구간으로 끊어 거리 단위별로 스피드를 높이는 훈련에 열중했다. “훅∼훅∼, 북∼북∼.” 레인을 따라 몇 발자국씩 걸어나가다 한 번씩 내뱉는 뜻없는 노민상(52) 대표팀 감독의 우렁찬 구령소리에 박태환의 스트로크 속도가 달라진다. 특정지점에서 외치는 감독의 목소리는 연습 때부터 습관처럼 몸에 배 실전에서도 선수만이 알아듣는 고유의 신호로 전달된다. 노민상 감독이 내미는 B4용지 크기의 두툼한 책 한 권에는 박태환의 스케줄과 훈련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다. 지난 2월 27일 말레이시아 전지훈련에 합류한 박태환을 위한 일정표다. 알아보지 못할 깨알같은 영어글씨는 일단 8월 10일 오전 11시 21분 끝난다. 베이징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이 시작되는 시각이다. 최근 박태환은 ‘조정기’를 끝냈다. 지구력을 비롯해 순간적인 파워를 응집시키는 훈련이었다. 이제 스피드를 본격적으로 향상시키는 ‘스피드기’에 들어갔다.6월 초까지는 혹독한 지구력 훈련이 계속됐다.1주일에 9만 8000m, 하루 평균 1만 4000m의 훈련이 계속됐다. 이후 약 한 달 동안 박태환은 오전에 7000m를, 오후에 1만m를 헤엄치는 등 잠시 훈련 강도를 조절했다. 그리고 지난 7일부터 2주 동안 훈련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다관왕 프로젝트 차질없이 진행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3주는 최종 스피드 훈련에 집중하게 된다. 이 시기에 박태환은 체력적으로 완성 단계에 이르러 ‘예비전력’까지도 갖추게 된다. 마치 일정 구간을 비행하는 항공기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구간 외 비행을 추가할 경우에 대비해 비축하는 ‘예비 연료’와 같은 경우다. 훈련 내용도 단순하게 지구력과 스피드를 늘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박태환의 생리학적 특성을 고려한 치밀한 계산 아래 이뤄진다. 피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젖산의 배출량을 기준 수치와 거리에 따라 적절히 조절한다.“옷에 비유할 경우 ‘재단’이라고 표현하면 딱 맞을 것”이라고 노 감독은 설명했다.“현재 훈련량과 시간은 30분 정도 줄었지만 질적으로는 이 모든 내용을 압축시키는 과정”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사실, 박태환은 대표팀에 합류한 지 넉 달 반 동안 또 한 차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말레이시아 전지훈련 첫 날 받은 테스트에서 그의 몸은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200m 코스를 정해진 시간에 오가는 레이스에서 박태환은 목표시간에 무려 12초나 뒤져 있었다. 지구력과 젖산 내성능력, 그리고 어깨와 발목의 유연성 등 모든 데이터에서 밑바닥이었다. 하지만 불과 열흘 만에 박태환은 본래 자신의 몸을 되찾았다.3월 10일 테스트에서는 매 단계마다 목표 시간에 근접했다. 뚝 떨어졌던 기록은 열흘 만에 6초 차이로 줄었다. 노 감독은 “그때 다시 희망이 보였다.”고 했다. 결국 박태환은 첫 번째 목표로 잡은 4월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아시아 신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이제 베이징올림픽으로 가는 길만 남았다.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 가장 기대를 거는 종목은 물론 400m다. 박태환은 “금메달 판도가 만만치는 않지만 메달에 대한 욕심보다는 최선을 다해 헤엄칠 뿐”이라면서 “싸움에 나간 뒤 이기는 게 아니라 철저한 분석을 통한 이기는 싸움을 하기 위해 남은 하루 하루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감독은 “400m가 (달라)붙어야 할 종목이지만 1500m도 포기하지 못한다.”고 다관왕을 위한 프로젝트를 실행중임을 시사했다. 서울서 베이징까지 직선거리는 약 938.5㎞. 당초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 개막 100일 전부터 93만 5000m를 헤엄치며 금메달의 꿈을 부풀리겠다.”고 했다. 남은 시간은 딱 20일. 하루도 쉬지 않고 물살을 헤친 박태환의 눈앞에 이제 막 중국의 땅덩어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앞쪽 뇌를 깨우면 인생이 달라진다

    인간의 뇌는 앞쪽뇌(전두엽)와 뒤쪽뇌(후두엽)로 대별된다. 시각·청각·촉각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여 저장하는 역할을 뒤쪽뇌가 한다면, 앞쪽뇌는 순간순간 들어오는 정보와 이미 저장해둔 정보를 총괄해 편집하고 재해석하는 기능을 한다. ‘앞쪽형 인간’(허원미디어 펴냄)은 기업에 CEO가 있듯 인간의 뇌에서는 앞쪽뇌(전두엽)가 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상황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리는 몫이 앞쪽뇌에 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전문의 나덕렬 박사. 잠자고 있는 앞쪽뇌를 깨워 트레이닝하면 보다 윤택한 인생경영을 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인간의 뇌는 어떤 자극을 받고 어떤 행동과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앞쪽뇌가 손상된 환자들의 사례를 적시하며 저자는 앞쪽뇌의 중요성과 개발 가능성을 동시에 강조한다. 앞쪽뇌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저자의 기억장애클리닉을 찾아온 환자들은 그러나 뇌훈련을 통해 긍정적 삶의 자세를 되찾을 수 있었다. 노력에 따라 뇌 세포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른바 ‘뇌유연성’을 활용한 결과다. 앞쪽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간단한 생활 속 방법들도 귀띔해 준다. 무엇보다 듣기보다는 발표를 할 것. 표현 영역은 왼쪽뇌의 앞쪽, 알아 듣는 영역은 왼쪽뇌의 뒤쪽에 있으므로 앞쪽뇌를 자극하기엔 적극적인 표현행위가 필요하다는 것. 원고를 보지 않고 하는 연설은 앞쪽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혼자 소리내어 기도하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억의 용량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100에서 13을 순차적으로 빼나가는 암산 하기, 전화번호나 긴 단어를 거꾸로 말하기 등이 실생활에서 쉽게 써먹을 수 있는 앞쪽뇌 자극법이다.1만 4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비정규직법 1년] 경영계의 시각

    [비정규직법 1년] 경영계의 시각

    비정규직근로자 보호를 취지로 입법된 비정규직보호법은 시행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입법과정에서 경영계는 고용감소로 인한 일자리 상실, 고용유연성 저해, 중소기업 경영환경 악화 등 부정적 파급효과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이러한 우려는 대부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3개월 연속 20만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일자리창출 실적은 단순히 경기 악화로만 그 원인을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다수가 비정규직인 임시·일용직의 감소가 최근 고용부진의 직접적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경기가 안 좋았을 때도 임시·일용직이 이렇게 지속적이고 큰 폭으로 감소한 적은 없었다. 기업은 속성상 자유로운 인력활용을 원한다. 세계화의 무한경쟁시대에 경기변동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까지 제도적으로 규제하니 고용은 필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일부 여력이 있는 기업은 근로자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겠지만, 지불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불가피하게 고용계약을 해지하거나 아웃소싱하는 것으로 비정규직법에 대응하는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고용환경이 더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올 3월에 실시된 경제활동부가조사를 보면, 비정규직 중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 좋은 기간제근로자는 법 시행 이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규제를 통한 보호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계에서는 사유제한을 규정하는 등 법 개정을 통해 비정규직보호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하라고 주장한다. 물론, 비정규직을 포함해 취약계층을 보호하라는 명분에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우리는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은 고용형태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해결돼야 한다. 노동시장과 기업의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규제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뿐이다. 근본적으로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 현재의 상황에서 비정규직 보호는 현 수준의 법으로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 비정규직 보호와 기업의 생존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선택해야 할 최선의 목표라는 점과 현재의 어려운 정치·경제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지금은 일단 제정된 법의 정착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 생각된다.
  • [사설] 일자리 줄이는 비정규직법 방치할 건가

    오늘부터 100인 이상 300인 이하 중소사업장도 비정규직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들 사업장도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시정과 사용시한 2년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비정규직보호법을 시행한 결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 못지않게 비정규직의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과 근로조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역기능도 적지 않았다. 이랜드 사태에서 보듯 비정규직을 근로조건이 훨씬 열악한 용역직이나 파견직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정규직의 임금은 6% 오른 반면 비정규직은 오히려 0.1% 줄어든 데서 확인된다. 지난해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 노동계는 첨예한 대립을 거듭했다. 당시 여권과 재계는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과 차별 시정,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를 위해 비정규직보호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노동당과 노동계는 ‘비정규직 대량 해고법’이라며 맞섰다. 비정규직보호법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일부 대규모 사업장과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차별시정이라는 성과도 있었으나 비정규직 대량 해고와 채용 기피라는 부작용도 줄을 이었다. 비정규직에게 이 법이 보호와 배제라는 ‘양날의 칼’로 작용했던 셈이다. 정부와 정치권, 노사는 이 법의 문제점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손을 놓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촛불정국에 함몰돼 비정규직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대규모 사업장 노조의 이익만 대변해온 노동계는 중소사업장의 조직화되지 않은 비정규직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결국 비정규직보호법 확대 적용의 부담은 중소사업장의 노사가 모두 떠맡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된다면 중소사업장의 경영 여건과 근로환경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노사정은 머리를 맞대고 비정규직보호법의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
  • [글로벌 시대]실용도 업그레이드돼야/정희섭 주한 덴마크대사관 투자담당관

    [글로벌 시대]실용도 업그레이드돼야/정희섭 주한 덴마크대사관 투자담당관

    군대가 길을 가고 있었다. 길의 오른쪽은 눈이 내려 얼음이 얼어 있었다. 그리고 길의 왼쪽은 불바다였다. 이 군대가 길 오른쪽으로 가면 얼어 죽게 되고, 길 왼쪽으로 가면 불에 타 죽는다. 하지만 가운데 길은 따듯함과 시원함이 적당히 조화된 길이었다. 유대인의 생활 철학이자 규범인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한쪽으로의 치우침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자각하게 하고, 중용의 덕을 강조하기 위해 우리에게 던져주는 작은 교훈이기도 하다. 물론 위의 이야기처럼 이쪽으로 치우치지도 않고 저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완벽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는 아무런 갈등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두 갈래 길에서 한쪽 길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사이고 현실이기에 보다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효율 내지는 실용을 찾게 된다. 위의 이야기를 좀 변형해서, 가운데 길은 없고 춥거나 뜨거운 길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추운 것에 강한 사람은 얼음이 있는 오른쪽 길로 가고 싶을 것이고, 더위에 강한 사람은 조금이라도 왼쪽 길로 가고 싶을 것이다. 어느 쪽으로 가도 죽을 수밖에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더 나은 방법으로서의 효율과 실용은 공허한 외침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 들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의 키워드는 시나브로 ‘실용’이 되었다.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실용의 뜻은 ‘실질적인 쓸모’이다.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쓰임을 받을 수 있어야 우리는 비로소 실용적이라는 말을 한다. 편리함도 없는 데다가 나아가 이익을 줄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결코 실용적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정말 실용을 실천하고 있는 나라에서의 실용과 우리의 실용은, 같은 목표를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가 많아 보인다. 흔히 북구라고 통칭되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실용적인 국가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덴마크가 돋보인다. 사회 각 분야의 실용성을 한데로 통합하여 국가경쟁력으로 이어가는 모범적 사례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다. 불필요한 부문은 통폐합하고 필요한 부문은 보강한다. 통폐합하고 보강하는 과정에서 각 부문의 이익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실용을 생각하고 실천한다. 실용을 만들어 내는 과정 자체가 실용적이다. 실천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가지고 태어난 실용의 산물은 실질적인 쓸모 그 자체가 되고, 결과적으로 누가 말하고 지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시너지를 창출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통폐합과 보강을 통해 실용을 기획하고 시행하려는 수뇌부들이 그 실용의 의미를 솔선수범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실용을 실천하라고 질책하거나 지시하지 않고 스스로 먼저 실용적으로 변화한다. 실용을 외치는 자가 스스로를 먼저 변화시키기 때문에 타인으로 하여금 자발적 컨센서스(consensus)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선포하는 규칙의 형식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공감하고 좋아서 따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일쇼크를 방불케 하는 초고유가 시대에 배기량 큰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수뇌부들은 형식과 껍질로서의 실용만을 만들어 낼 뿐이다. 디지털 포퓰리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대는 변했다. 그러하기에 실용이라는 의미도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품격이 다른 실용이되어야 한다.“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실용적으로 변하라.”라고 외치는 명령과 지시로서의 실용이 아닌, 모든 구성원이 존경을 표하고 자발적으로 따르는 격이 다른 실용을 만들어 내려면 실용의 기획가, 생산자, 집행자들이 스스로 실용의 진정한 의미인 실질적인 쓸모가 될 수 있도록 변하려는 노력부터 보여주어야 한다. 정희섭 주한 덴마크대사관 투자담당관
  • [현대차 위기를 기회로] (하) 생산적 노사관계 확립 필요

    [현대차 위기를 기회로] (하) 생산적 노사관계 확립 필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이달에만 2차례 파업 찬반투표를 가졌다. 우선 12,13일에는 민주노총 차원의 ‘쇠고기 파업’과 관련해 투표가 있었다.‘재적인원의 과반 찬성’이라는 파업가결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지만 현대차 노조는 다음달 2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26일 또다시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금속노조 차원의 임금협상 관련 쟁의행위에 찬성하는지 여부를 묻는 투표다.27일 투표가 끝나면 전국 200여개 금속노조 사업장 차원에서 개표가 이뤄지고 29일 파업돌입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로서는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노조는 앞서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임금협상과 관련한 쟁의행위조정신청을 냈다. 사측과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게 이유였지만 올해 협상에서 노사가 깊이있는 대화를 한 적은 없었다.5월29일 노사가 처음으로 협상 맞대면을 했고 지난 4일에는 사측의 경영설명회가 있었다.12일에는 노조가 ▲기본급 13만 4690원(전년대비 8.88%)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 와중에 ‘쇠고기 파업’ 찬반투표 등이 진행되면서 협상은 좀체 이뤄지지 못했다. 노조는 18일 협상을 돌연 취소하고,20일 곧바로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냈다. 회사 관계자는 26일 “사측의 안을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한 상태에서 조정신청과 파업투표가 진행됐다.”면서 “노조가 파업을 전제로 모든 일정을 거기에 짜맞추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올해 현대차의 노사관계가 이렇게 강경 대치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짐작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현 노조 집행부가 선출될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지난해 10년 만의 무분규 타결을 이끈 노조 집행부 수석부지부장이 올해 지부장(위원장)에 선출돼 사실상 연임이 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 산별교섭이 시작되고 쇠고기 협상파문 등 정치적 이슈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산별교섭은 이중·삼중협의가 불가피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개별업체의 사정이 고려되지 않은 무리한 요구가 나오기 쉽고, 정치파업과 연대파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했다고는 하지만 경쟁업체에 밀리는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노사관계에 가장 심하게 발목잡혀 있는 대목이 노동생산성이다. 차 1대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을 예로 들면 일본 도요타가 22.1시간, 현대차가 30.3시간이다. 똑같은 조립라인에서 똑같은 숙련공들이 일하는데 이렇게 차이가 나는 주된 이유는 공장내 컨베이어 시스템의 가동속도 때문이다. 현대차가 더 느리게 움직이도록 설정돼 있다. 노사협의에 의한 것이다. 사측이 임의로 생산속도를 높일 수가 없다. 국내 생산물량 유지, 국내공장 축소·폐쇄 금지, 해외공장 생산 완성차 수입금지, 생산 감소시 해외공장 우선 폐쇄 등 조항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노사협의 사항들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의 유연성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 요소”라면서 “도요타가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로 부상한 데는 생산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유연성을 확보했던 게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연금 가입기간 합산제 도입

    이르면 내년부터 국민연금에서 공무원연금으로 옮겨가거나 반대의 경우에도 개별 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사학·군인연금의 가입기간을 더해 총 20년이 넘으면 가입자의 개별연금을 보장해주는 ‘공적연금간 가입기간 연계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다만 개별연금 합산 여부는 개인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복지부는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올 11월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종전에는 개별연금의 의무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다른 연금으로 옮기더라도 연금이 아닌 일시금만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법안이 공표되면 연금 가입기간이 20년이 넘는 가입자들은 개별연금을 모두 보장받는다. 현행 연금별 의무가입 기간은 국민연금은 10년,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은 20년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국민연금에 9년 가입한 뒤 이직해 공무원으로 19년 재직하면 국민연금의 일시금만 탈 수 있었다. 그러나 특별법은 국민연금 수령 연령인 만 60세가 지나면 가입 기간만큼의 국민연금을 매월 받도록 했다. 이같은 공적연금 가입기간 연계 방안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금 수급기회를 주고, 노후보장 사각지대를 축소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게 복지부측 예상이다. 하지만 8월 공청회를 앞둔 상황에서 앞으로 가입자들이 양쪽 연금을 모두 수령하는 데 따른 추가 재정 규모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공무원연금의 경우 최소 가입 기간인 20년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가입 기간별 연금지급 비율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의 경우 5년을 가입하고 옮겨가면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웠을 때 받는 연금 수령액의 50%만 지급한다. 이번 조치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부터 추진됐으나 결국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로 선정돼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국민연금개혁위원회와 공적연금개혁협의회에서 확정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관계부처간 협의가 어려웠을 뿐 앞으로 제정안의 입법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카스트로 “중국식 사회주의 주목” 실용주의 노선 채택에 무게둔 듯

    피델 카스트로(81) 전 쿠바 최고지도자가 중국 사회주의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 혁명가로서 유연성을 발휘하며 쿠바의 변화를 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와 AP통신은 25일(현지시간)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전날 허궈창(賀國强)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예방을 받고 이같이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임금차등제 도입 등 공산주의 핵심 정책을 바꾸는 등 실용주의를 가미한 쿠바의 변화와 맞물렸다.2시간 동안 이어진 대화에서 카스트로는 “중국 인민들의 발전과 중국적인 특성을 가미한 사회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그란마는 전했다. 2006년 이후 장출혈을 앓는 카스트로는 올 2월 동생 라울(77)에게 권력을 넘겨준 뒤 수도 아바나 자택에 머물고 있다. 라울 국가평의회 의장은 정치적으로 강력하게 통제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자유시장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의 통치 방향을 찬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피델이 관영 언론에 “쿠바 공산당에 내분은 없다.”고 기고한 점도 쿠바의 변신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현대모비스 감성경영 눈길

    현대모비스 감성경영 눈길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회사인 현대모비스가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감성경영 프로그램을 마련해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최근 ‘Fun(펀·즐거움)·Study(스터디·학습)·Flexible(플렉서블·유연성) 문화’라는 기업문화 혁신 로드맵을 수립했다. 세부 프로그램으로 최근 금연을 하려는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금연클리닉을 개설했다. 동료들이 신청하면 생일파티 용품 일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가족들을 불러 회사와 연구소, 생산라인을 견학한 후 함께 퇴근하는 사무실 가족 초청, 외부기관의 상담 전문가를 초빙해 직원들의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고 해소법을 알려주는 스트레스 상담실도 곧 도입한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부모님과 함께하는 신입사원 입사식’,‘임직원 자녀 영어캠프’를 매년 열어 왔으며 지난달 16일에는 ‘부부의 날(21일)’을 맞아 직원 부부들을 초청해 ‘두번째 프러포즈-신데렐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눈에 보이는 복지만 제공하면 된다는 구시대적 사고를 버렸더니 직원들의 기를 충전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찾아졌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행복지수/함혜리 논설위원

    모든 인간의 최대 관심사인 행복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다가 온 문제는 얼마나 행복한지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행복이란 기본적으로 개인의 문제이긴 하지만 국가·집단·지역 간 비교를 위해 객관적 지표로 삶의 질 수준을 계산하고 이를 행복수준으로 보기도 한다. 유엔개발기구(UNDP)에서 측정하는 인간개발지수(HDI) 등이 그것이다. 개인의 행복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방식은 자신이 느끼는 주관적인 행복수준을 설문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다. 심리학 이론에 사회학, 경제학의 실증분석 방법을 접목시킨 것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캐럴 로스웰과 피트 코언이 2002년 발표한 행복 방정식도 자주 인용된다. 이들은 ‘행복=P+(5×E)+(3×H)’라는 공식을 발표했다.P는 인생관·적응력·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E는 건강·돈·인간관계 등 생존 조건,H는 야망·자존심·기대치 등 형이상학적 조건을 가리킨다. 개인의 행복수준은 연령별로 달라진다. 연령과 행복의 관계는 선진국형과 후진국형으로 나뉘는데 선진국일수록 ‘U’형이 뚜렷하다. 나이가 들수록 행복수준이 떨어지다가 노년이 되면 행복수준이 올라가는 형태다. 이 경우 행복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바닥을 친다. 가정과 사회에서 요구받는 역할과 책임에 대한 부담,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그러다 차츰 나이가 들면서 부담에서 벗어나고 건강과 생계는 국가에서 책임을 져 주기 때문에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면서 이런 그래프가 그려진다. 반면 후진국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행복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경제활동 능력은 없어지고, 사회안전망이 부실하다 보니 개인이 자신의 건강과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탓이다.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ERISS)가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행복지속가능지수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남녀 공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했지만 행복 측면에서는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다.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에 국가와 개인이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6·10항쟁 세대 박철민씨·‘촛불소녀’ 김남미양 대담

    6·10항쟁 세대 박철민씨·‘촛불소녀’ 김남미양 대담

    21년. 6·10 민주화항쟁이 있었던 1987년과 촛불소녀들이 들고일어난 2008년의 세월차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서울신문은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21년 전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거리 시위를 주도했던 배우 박철민(41)씨와 촛불집회 첫날부터 촛불을 든 고등학교 3학년 촛불소녀 김남미(17)양의 대담을 통해 21년의 세월을 되돌아봤다. ●1987년 6월과 2008년 6월 박철민 전 학생운동 주변머리에 있던 ‘날라리 운동권’이었죠. 당시 전두환 정권이 음모적으로 체육관 선거를 통해 탄생했어요. 민주적이지 않았고 힘의 논리가 만연했었지요. 사회구조 극복을 위해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고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이한열 열사 장례식 때 서울시청 앞에 100만명이 모였어요. 결국 노태우씨가 항복했죠. 이명박 정부는 어쨌든 투표를 통한 정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정책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는 거죠. 지난 5월31일에 촛불집회에 갔는데, 자유발언을 하려다가 시민들이 행진을 원해 결국 발언을 못했어요. 시민들이 “이명박 물러가라.”고 하던데, 잠시 세대차이를 느꼈어요. 쇠고기 재협상과 대운하 반대는 가능하지만 정당성있는 정부에 대한 반대는 아니라고 봤거든요. 나이든건가 싶더군요. 김남미 수업 시간에 선생님들과 광우병 쇠고기 얘기를 하다가 먹는 것뿐만 아니라 생필품에도 성분이 들어갈 거라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겁을 먹게 됐어요. 여러가지 얘기를 나누다 지난달 2일 우리 반에서 18명이 함께 집회에 나가게 됐죠. 화가 났거든요. 물론 “안먹으면 되지 않나.”라고 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하지만 반대 의견은 반대 의견이고, 우리는 우리잖아요. 박 6·10땐 엄숙하고 비장하고 살떨렸죠. 잡히면 2∼3일씩 구류 살아야하고 구속도 되니까. 결국 단일한 지도부에 의해 단일한 대오를 형성할 수밖에 없었어요. 일사분란했고 조직적이었죠. 그런데 이번 집회는 정말 사람들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더군요. 결국 세상이 21년 동안 자연스레 진보해온 거 같아요. 하루 아침에 그렇게 바뀌진 않거든요. 김 하지만 경찰은 안 바뀐 거 같아요. 저도 경찰이 물대포 쏜 날 현장에 있었는데, 사람을 향해 마구 물대포를 쏘고 스크럼 짠 시민들에게 소화기를 뿌려대고 하더군요. 주위에서 어른들이 “이게 2000년대 맞냐.”라고 하시더라구요. 박 위에서 내려오는 강경진압 지시 때문이겠죠. 상부에선 여전히 80∼90년대 생각을 갖고 진압만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압박을 가하니 결국 전·의경들은 그런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결국 안타까운 젊은이들 간의 비극이 되는 거죠. 그러니 시민들의 빛나는 생각을 퇴색시키지 않는 방법은 ‘비폭력 무저항’이라고 생각해요. 김 지금도 충분히 비폭력적이지 않나요. 시민들은 전·의경들에게 악감정을 내뱉기보다 비폭력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제 앞에 선 전·의경들에게 김밥을 건네는 사람도 있었어요. 박 그래요. 우리 때도 쇠파이프 들고 전·의경 헬멧을 때리다가 이성을 찾으면 동시대 살아가는 아픈 젊은이들이니까, 적이 아니니까 꽃도 달아주고 손도 잡고 했죠. ●소통의 도구는 어떻게 변했나 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인터넷 메신저로 친구들과 대화하고, 포털 커뮤니티나 카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만난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생각을 나누죠. 박 우리는 경찰이나 안기부로부터 행동지침 등을 보호하면서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택(거리시위 장소)’을 은밀하고 음모적으로 전달했죠. 결국 조직적이고 단일한 생각을 줄 지도부가 있을 수밖에 없었죠. 김 요즘은 지도부가 있으면 싫어해요. 내가 나오고 싶어서 나왔는데, 왜 나에게 뭐라고 시키느냐는 거죠. 학교 분위기에서 이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요즘 친구들은 선생님도 상당히 편하게 대해요. 담임 선생님 별명을 정해놓고 자기 맘대로 별명으로 선생님을 부르기도 해요. 선생님들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죠. 지난 7일 밤에도 집회에 민주노동당에서 방송차를 끌고 나와 노래 틀고 구호외치라고 ‘강요’하는데 꼴도 보기 싫었어요. 사람들이 “가라.”고 소리쳤어요. 박 권위가 사라져가고 있네요. 우리는 교련 수업 등을 통해서 군대 문화를 배워서 그런지 간부에 의해서 움직이는 게 몸에 뱄어요. 지도부가 있는 게 싫고 지도부에 따르고 싶지 않다는 게 아름답고 신선하네요. 어떻게 보면 배후세력이 없으니 이렇게 큰 힘이 만들어진 거 같아요. 사실 우리 배우들은 그런 조직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바탕으로 ‘딴따라’를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번 촛불집회는 참 매력적인 거 같아요. ●10대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김 집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색깔은 그들이 느끼는 절실함에 따라 다양한 것 같아요. 등록금, 학교 자율화,0교시 폐지, 고시철회, 이명박 퇴진 등등. 우리 10대들은 억눌려 있었잖아요.10대들의 정치참여를 사람들이 이색적이라고 보는데, 그게 아니라 실은 당연한 거잖아요. 자기 목소리내는 건 나이와 상관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박 그럼.4·19도 10대가 주축이었는데. 김 그때도 그랬어요? 박 나도 잘 몰라요. 보기보다 나이가 그렇게 안 들었어.(웃음)그때도 힘은 10대 중반이었죠. 들불 일어나듯 막을 수 없는 큰 힘이 일어난거고. 희생자도 많았죠. 기성 세대들은 4·19 출신이라는 걸 당당하게 얘기하면서, 지금은 10대들이 나서는 걸 비판하니…. 김 그러니까요. 팬클럽이라서 나왔다니…. 극히 일부예요. 반면 10대를 규정하려는 움직임도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요. 그냥 개인과 개인이에요.‘웹 2.0세대’라고도 하던데,10대만 인터넷하나요. 박 큰 딸이 중3인데, 최근에 촛불집회 나간다면서 “청소년은 10시30분까지 들어와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걸 보면서 ‘이 아이들도 나름대로 정수기의 여과기가 있구나.’ 싶었어요. 김 전 좀 생각이 달라요. 아이들이 너무 미성숙하다고 생각하고, 어른들이 일찍 들어가라고 보호해야 하는 존재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현장에 나오는 교감 선생님들이나 일부 카페 운영자들이 청소년은 일찍 들어가라고 말하는 건 자신들이 비난받을 소지를 없애려는 거죠. 박 선거 연령을 낮추는 데는 동의하는데, 내 딸이 막상 나가 있으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딸이 밤새 시위하면서 집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여관가서 잘 수도 없고…. ●‘불법’으로 규정된 촛불집회는 김 집회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에 보장돼 있다고 들었어요. 상위법이 하위법을 앞선다고도 배웠고요.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집회를 규정하는 하위법 자체가 집회를 못하게 만들어 놓은 데 있다고 생각해요. 주요 도로도 못 쓰고, 야간 집회도 막고, 아예 하지 말라는 거죠. 불법 운운하는 건 하지 말라는 말의 포장이라고 생각해요. 박 그 말을 들으니까 또 그렇네.(웃음)하지만 국회에서 절차를 거쳐 만들어진 법이고 그런 게 사회가 만들어지는 과정이기도 하고, 법 자체를 존중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일 거 같아요.1000명이 모일 거라 생각하고 서울광장에 모였는데, 시민들 요구가 높아 100만명이 모이면 자연스레 도로 점거가 되는 거죠. 그럴 때 최소한으로 도로를 점거해서 교통 방해도 최소화하는 식의 유연성이 필요한 거 같아요. 현장 경찰도 변하고 있잖아요. 지도부에서 강경진압 강압적 지시 내린 분들이 아름다운 경찰의 진보를 거꾸로 돌리지 않게 해야 해요. ●6·10민주화항쟁이 주는 의미는 박 그때는 희생한다고 생각했죠. 희생이 헛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너무나 옳은 거라 생각해서 가장자리라도 제가 섰죠. 지금은 축제더군요. 난장이기도 하고요. 딸에게 희생이나 의무가 아닌, 세상이 뭔가 잘못됐을 때 자연스레 저항하는 모습이 생긴 걸 보니 20년 동안 세상이 달라졌음을 느껴요. 김 저도 희생한다고 생각하면 집회 안나가요. 내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오는 거죠. 우리 힘으로 안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학교 자율화도 내 일이고, 수돗물 값 오르는 것도 내 일이죠. 박 이렇게 발랄하고 예쁘고 깜찍한 모습들이 조직되지 않은 예술을 창조하는 큰 힘이 되기도 하니까 자랑스럽네요. 김 몸이 좀 안 좋아서 오기 전에 긴장했는데,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정리 이재훈 김정은기자 nomad@seoul.co.kr
  • 몸에 딱~ 붙는 운동복 살도 쫙~ 빠질것 같아

    몸에 딱~ 붙는 운동복 살도 쫙~ 빠질것 같아

    올해도 벌써 반이 꺾어졌다. 세월이 더 가기 전에 살 쫙 빼고 ‘몸짱’이라는 타이틀을 한번 달아 보자던 결심은 여전히 굳건한지. 아직도 집이나 회사 근처 피트니스 클럽 등록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당신에겐 강력한 자극을 주는 운동복이 필요하다. 입는 순간 마치 보디페인팅을 한 것처럼 착 달라 붙어 여기저기 붙은 군살을 에누리 없이 드러내 주어 도저히 살을 빼지 않고 견딜 재간이 없게 만드는 그런 운동복 말이다. 요즘 운동복을 보면 피트니스센터에 살부터 뺀 후 가야 할 판이다. 한치의 여유도 없이 밀착되는 스타일이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가장 최근에 나이키에서 내놓은 남자 운동복 ‘나이키프로 얼티미트’. 형광빛 도는 주황색으로 색깔마저 튀는 이 옷은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술자리로 불어난 뱃살과 삐져 나온 옆구리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는 디자인이다. 페더러, 호날두의 멋진 근육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광고 사진은 남자들에게 ‘몹쓸 몸매’에서 반드시 탈피하리라는 열망을 불태우게 만들 법하다. 예전 같으면 프로 선수들이나 입었을 것 같은 운동복에 대한 선호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운동은 ‘폼생폼사’다. 운동 효과가 좋으려면 폼이 좋아야 하고 그러려면 잘 갖춰 입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 운동할 때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세태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리복 마케팅 본부의 이나영 이사는 “올해는 전체 피트니스 웨어의 30% 정도가 몸에 밀착되는 제품”이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이상 증가한 수치로 하반기까지 제품 비중을 40%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맞춤 보정속옷 기능을 내세운 리복의 ‘앱솔로트 피트니스웨어’와 아디다스의 ‘테크핏’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옷들은 스타일만 좋게 하는 것이 아니다. 몸에 밀착되는 운동복은 근육을 적당히 조여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고 동시에 근육의 불필요한 사용을 줄여 운동효과를 배가시켜 준다. 근력과 유연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고 부상의 위험도 덜어 준다. 통기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해 쾌적함을 유지시켜 운동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90일 올바른 걷기로 건강 챙기세요

    ‘걷기운동에도 정도(正道)가 있다.’ 강서구는 7∼9월 3개월 동안 운영되는 ‘1주일에 3번,90일 걷기운동 프로젝트’ 참가자를 오는 13일까지 모집한다고 5일 밝혔다. 20세 이상으로 참가를 원하는 주민은 보건소에 방문 또는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5인 이상 동아리 단위로 신청받으며, 동아리 구성이 힘들면 개인으로 신청하면 보건소에서 동아리를 구성해 준다. 접수 마지막 날인 13일 오전 10시 보건소에서 진행되는 ‘걷기운동 서약식’을 시작,16∼20일에는 체력측정(심폐활량, 유연성), 체(體)성분 분석을 통한 신체상태 점검, 건강상태와 생활습관에 관한 설문조사 등의 사전조사를 거쳐 개인에게 맞는 걷기운동처방을 받는다. 이에 따라 90일 동안 운동을 실시한 뒤 종합평가를 통해 운동의 성과와 개선점을 알아본다. 고도비만자는 비만·영양 상담 및 교육 등 특별관리를 받을 수 있다. 참가자들은 방화근린공원, 우장산산책로, 공암나루근린공원, 황금내공원 등 걷기 트랙을 이용해 주3회 30분씩 동아리별로 운동을 하게 된다.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운동 전후의 체력과 영양상태 변화 ▲생활습관·식습관 변화 ▲프로그램 만족도 등을 조사해 종합평가하고 지속적인 관리와 점검을 할 계획이다. 조영희 보건지도과장은 “걷기운동은 평소 운동량이 많지 않은 사람들도 쉽고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라면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주민들이 ‘올바른 걷기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건강을 챙기고 자아존중감도 증가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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