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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의료계 “과거보다 건강상태 좋아 65세 기준 불합리”

    세계보건기구(WHO)와 우리나라 노인복지법이 정한 노인의 기준연령은 만 65세다. 하지만 노인복지법이 제정된 1981년만 하더라도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66세에 불과했다. 현재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1세로, 당시보다 15년이나 오래 살게 되었지만 노인의 기준은 아직도 30년 전 그대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 진행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어서 노인의 기준연령 조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법규나 제도마다 노인을 적게는 55세에서 많게는 65세까지 폭넓게 규정하는 등 혼란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짚기 위해서는 노인기에 나타나는 의학적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전문의들은 일단 노화가 시작되면 심폐기능과 근력·근지구력·유연성 등 건강체력이 약해지면서 면역기능이 떨어져 쉽게 질병에 노출될 뿐 아니라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에도 문제가 나타난다고 말한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가장 특징적인 변화는 근육의 양과 근력 감소. 이는 근기능의 퇴화로 이어진다. 이어 체지방이 늘면서 세포의 수분 함량 및 골밀도 감소 등의 현상이 가속화한다. 특히 근기능 퇴화는 활동력 위축으로 이어져 노화기 신체능력의 저하를 부추길 뿐 아니라 사망률까지 함께 높인다. 물론 노화에 따른 일련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삶의 환경이 좋아지면서 과거와는 노화 연령대가 크게 달라졌을 뿐 아니라 개인 간의 편차가 커진 점을 적극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의료계에서는 “노화의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고 비슷한 노화라고 하더라도 개개인의 생물학적 특성이 제각각이어서 연령을 잣대로 노인의 상태를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과거의 기준으로 현재 노인을 규정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상당히 불합리하다는 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이런 문제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고령자를 노인이라는 하나의 틀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당연히 개개인의 신체적·정신적 특성을 따져 접근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최근 병원을 찾는 환자들 가운데 의학적인 노인의 기준에 어울리는 환자는 대부분 65세 이상”이라며 “이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나이가 비슷하더라도 이전에 비해 건강 상태와 신체 조건이 훨씬 좋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통계상으로도 2011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1.3%를 넘었고 2026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따라서 건강과 신체적 조건, 사회적 환경 등을 반영해 노인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새로 정립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통용되고 있는 기준 연령이 현실적으로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그리스, 긴축안 가까스로 통과

    그리스 의회가 진통 끝에 재정지출 삭감, 세금인상, 고용 유연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구제금융 차기 집행분인 315억 유로(약 43조원)를 받을 길이 열렸지만, 표결 과정에서 연정 간 불협화음이 커진 데다 반긴축 정서도 고조돼 정치·사회적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그리스 의회는 8일(현지시간) 긴축법안을 상정, 전체 300석 가운데 찬성 153표, 반대 128표로 반수를 가까스로 넘겨 가결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안도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는 오늘 중대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면서 긴축안 통과를 환영했다. 긴축안은 2014년까지 연금 삭감을 포함해 135억 유로 규모의 재정지출을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현재 65세인 퇴직 연령이 2년 늘어나고, 공공 부문 최저임금은 5~25% 삭감된다. 또 연료와 담배에 붙는 세금이 늘어나며 장애인에 대한 복지 혜택도 줄어든다. 그리스 언론들은 이번 긴축법안 통과로 연금 생활자들의 수령액이 최대 1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표결에서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민주좌파당이 노동부문 개혁 철회를 요구하면서 표결에 불참했고, 또 다른 연정 파트너인 사회당에서도 다수의 이탈표가 나오면서 연립정부 내 불협화음이 커져 향후 그리스 정부가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의사당 앞에서는 긴축안 통과에 반대하는 8만명의 시위대가 의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이에 맞서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충돌을 빚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시론] 장기불황 막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시론] 장기불황 막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80년대 7%대에서 1990년대 5%대로, 2000년대 4%대로 낮아졌다. 이제는 3%대까지 이야기되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에는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로는 소득이 증가하면서 자원 동원형의 성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자본의 한계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경제 개발 초기에는 유휴 노동력을 활용함으로써 높은 성장을 이룰 수 있고, 소규모 자본 투자로부터 높은 생산성 증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유휴 자원의 양은 줄어들고 자본의 한계생산성은 낮아지게 됐다. 이러한 소득 증가에 따른 성장률 하락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미국,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의 경우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유사한 소득 국가보다 1% 포인트 정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예외 사례들인 셈이다. 결국 이러한 예외들은 소득 증가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이 반드시 필연적인 일이 아님을 의미한다. 둘째로는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 데 있다.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인적자본의 수준과 노동력을 얼마나 잘 유지하는가에 있다. 일본이 장기불황에 빠진 이유는 아주 크게 보면 빠른 고령화로 인한 경제주체의 열정·도전·창의의 약화에 별다른 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출산 추세 자체를 변화시키거나 이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고 인적자본을 고도화하면서 새로운 생산력을 창출해 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잠재성장률 하락의 세 번째 요인은 사회·경제가 안정되면서 협소한 이해를 가진 이익집단들의 힘이 강해지고 결국 사회의 유연성이 떨어진 데서 찾을 수 있다. 제도경제학자 올슨(Mancur Olson)은 사회가 안정되면서 이익집단이 활성화되는데, 특히 협소한 이해관계를 가진 이익집단들의 힘이 강해질 것임을 예견했다. 협소한 이해관계를 가진 이익집단과 달리 국가의 번영, 소비자의 이익 등과 같은 넓은 이해관계를 가진 이익집단은 형성되기 어렵다. 이는 이러한 광범위한 이해관계를 가진 이익집단의 경우 구성원들이 이익집단의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고 다른 구성원들에 의존, 다시 말해 무임승차하려 하기 때문이다. 사회가 안정화되면서 협소한 이해관계를 가진 이익집단만이 번성하게 되는 경향은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사회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결국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게 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다양한 집단들을 대표하는 각종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형성돼 정부 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기 위한 활동들을 하고 있는 것이 관찰된다. 이러한 이익집단들의 집단행동들은 특히 선거철에 강하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 정치인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이들의 요구에 쉽게 넘어간다. 정치인들이 특정 이익집단의 모임에 가서 이들 이익집단에게 도움이 되는 공약을 남발하는 현상은 이러한 공약으로 이들의 표를 얻을 수 있고 일반 투표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자신의 득표 수가 올라갈 것임을 계산하고 이런 행동을 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사회 안정화에 따른 협소한 이익집단의 번성, 그리고 이에 따른 잠재성장률의 하락은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정치적 선택 과정에서 특정 이익집단에게 이익을 주는 공약이 일반 투표자에게 주는 피해들을 엄밀히 분석하고 이를 일반 국민들에게 알림으로써 좀 더 올바른 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덧붙여 시장을 보다 경쟁적인 구조로 유지하고 국제적인 물적, 인적 교류가 활발하도록 하는 것도 협소한 이익집단의 잘못된 지대행위 추구를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이제 선진국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올바른 정치적 선택, 사회 유연성의 유지, 저출산에 대한 강력한 정책적 대응, 인적 자본의 고도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제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서울광장] 일자리 공약에 미래가 없다/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자리 공약에 미래가 없다/오승호 논설위원

    일자리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때는 더욱 그렇다. 저출산도, 우발 범죄도 일자리와 상관이 크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고학력자들도 사회 불만세력으로 바뀌기 쉽다. 사물에 논리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감성적으로 대응한다. 사고의 깊이가 없어지고 표피적으로 흐르기 쉽다. 취직을 해야 소득이 생겨 소비를 하고 내수가 살아난다. 직장이 없으면 결혼과 출산도 생각하기 어렵다. 일자리가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대선 주자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기에 나름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산업 집중 육성, 벤처·청년창업 활성화, 국가일자리위원회 설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제시한 일자리 공약의 내용들이다. 일자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이 크게 고민한 흔적이 묻어나지 않는다. 대증적이거나 짜깁기식 접근에 가까워 보인다.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고학력 실업자가 양산되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짚어봐야 한다. 미래 사회는 어떤 부문에서 일자리가 많이 생겨날 것인지, 그에 따른 인력 육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내놔야 미래 지향적인 정책이 된다. 정치만이 쇄신 대상이 아니다. 일자리 정책에서도 개혁을 부르짖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일자리는 교육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졸자 과잉 학력사회가 이어지는 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2020년까지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고졸 인력이 32만명 부족할 것으로 예측한다. 반면 대졸자는 50만명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전망한다. 2년 전 전망에서는 대졸자가 연간 4만 8000명 초과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연간 5만명으로 늘었다. 내년 중장기 인력 예측에서는 대졸 초과 인력이 더 늘어날지 모른다. 노동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즉 학력 불일치를 어떻게 해소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의 1970~79년 입사자의 93%는 고졸자였다고 한다. 대졸자는 7%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학진학률이 껑충 뛰어오른 2000년 이후에는 대졸자 98%, 고졸자 2%로 바뀌었다. 대학진학률은 1977년 21.4%에서 2008년 83.8%까지 높아졌다. 은행 임원들은 “고졸자들을 채용하라고 은행들을 다그치지만 학력 인플레로 고졸자들의 취업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학벌에 목매는 풍토를 바꾸기 위해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 격차를 좁혀야 한다. 능력 위주의 채용 방식을 정착시켜야 한다. 4년제 대학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도 제시돼야 한다. 대학 진학률이 40%가량인 독일은 마이스터고 같은 현장형 장인 육성 교육으로 경제 강국을 유지하고 있다.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기업에 비해 훨씬 높다. 성장을 해도 고용이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확대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제조업의 일자리는 점점 사라져 가지만, 서비스산업이나 여가산업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이다. 2000년대 들어 제조업은 1% 성장할 때 고용은 오히려 0.1% 감소하고, 서비스업은 1% 성장할 때 일자리가 0.66% 늘어난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선진국의 60% 수준이다. 서비스 생산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를 면치 못한다. 낙후된 서비스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보건, 사회복지, 교육, 정보처리 등 생산성과 고용 증가율이 높은 부문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고용이나 생산성 증가율이 모두 낮은 음식·숙박업 등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영국에서는 새로 생기는 일자리의 70%가 여성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을 앞지르는 시대다. 섬세함과 유연성, 서비스 마인드 등 남성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후기 정보화 시대에 대비하는 길이다. osh@seoul.co.kr
  • [열린세상] 시진핑 체제의 시대과제는 무엇일까/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시진핑 체제의 시대과제는 무엇일까/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다음 달 8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공산당 18차 당대회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향후 10년간 중국을 이끌어 갈 최고지도부 선출과 함께 국정운영의 기조가 채택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누가 지도부를 구성할지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여러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인선에 대한 전망은 주로 홍콩 언론의 최초 보도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데, 과거 경험에 비춰 보면 정확도가 매우 높다.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숫자도 9인에서 7인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거의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누가 최고지도자가 되느냐는 문제만큼 중요한 또 다른 관심사가 차기 지도부의 국정운영 기조라 할 수 있다. 시진핑 체제가 제시할 미래 10년의 청사진은 무엇일까. 이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공산당이 국정기조를 천명할 때, 앞머리에 즐겨 쓰는 사자성어 하나가 흥미롭다. ‘여시구진’(與時俱進)이라는 성어인데, 중국공산당은 시대와 더불어 함께 나아간다는 뜻이다. 실제로 중국공산당은 시대의 변천에 따라 자신의 역사적 임무를 새롭게 정하면서 부단한 변신을 시도해 왔다. 오늘날 중국의 경제체제가 사실상 자본주의와 다름없는데도, 공산당의 생명력이 유지되는 비결이 바로 이러한 이념적 유연성과 적응능력 때문이다.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시대의 ‘이념과 혁명’의 시대를 극복하고, ‘현대화와 경제발전’이라는 실용주의적 시대정신과 이를 위한 국가정책의 기준으로 ‘삼개유리론’을 제시했다. 경제발전에 이롭고, 종합국력에 이롭고, 인민의 생활수준 향상에 이로운 것이 모든 정책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덩샤오핑의 뒤를 이은 장쩌민은 시장경제 체제가 확립되어 가는 시대상황에 맞춰, 사영기업가 등 신흥계층의 입당을 허용하는 ‘삼개대표론’을 제시했다. 2002년에 등장한 후진타오 지도부는 성장지상주의 정책과 불균형 발전의 후과인 빈부격차와 양극화 문제 해결을 시대적 과제로 인정하고, ‘과학적 발전관’이라는 새로운 통치이념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시진핑의 5세대 지도부는 어떤 시대정신과 통치이념을 제시할까? 시진핑 시대 10년이 마무리되는 2021년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고, 2000년부터 국가발전 목표로 제시한 ‘전면적 소강사회 실현’이라는 과제를 달성해야 하는 시점이다. 아마도 중국인이 열망하는 강대국화의 한 매듭을 짓고 새로운 발전단계로 진입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과제를 풀고 넘어가야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시대적 과제는 정치민주화일 것이다. 지속적 경제발전이나 대외관계에서의 안정유지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이들 문제를 풀어가는 기본방향은 이전 지도부가 이미 제시해 놓았다. 중국이 지난 30년간 지난하게 진행했던 체제 전환의 화룡점정은 정치개혁과 민주주의 실현이다. 그런데 중국의 미래에서 가장 불확실하고 모호한 영역이 또한 정치개혁과 민주화의 문제다. 시진핑 체제는 자신에게 명확하게 부여된 시대과제인 정치개혁과 민주화를 추진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낙관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치민주화에 대한 비전과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민주화에 대한 사회적 압력과 객관적 필요성은 인정하는데, 이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자칫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더 큰 것 같다. 게다가 후진타오 집권 기간의 시대적 과제였던 빈부격차 완화와 민생문제 해결이라는 과제는 문제해결은커녕 오히려 더 악화되고 말았다. 최근 중국 지식인 사회에서 후진타오 집권 10년에 대한 평가가 냉혹한 이유이기도 하다. 요컨대 시진핑 체제는 한편으로 후진타오 시대에 해결하지 못한 시대적 과제와 계속 씨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정치개혁을 향한 대담한 돌파를 요구하는 시대적 요청 앞에 답을 내야 할 곤혹스러운 처지다. 다가오는 18차 당대회에서 천명할 국정기조에 그 고민의 일단이 드러날 것이다. 시진핑 체제는 지금 ‘여시구진’이라는 공산당의 정신을 계속 구현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럭저럭 생명을 유지하는 불확실한 중국으로 남을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 [시론] ‘중견국가’ 외교전략 적극 개발해야 한다/김흥규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중견국가’ 외교전략 적극 개발해야 한다/김흥규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통령 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선거는 가열되고 있지만, 주 논점은 국내문제에 함몰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선거의 승패는 대내문제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각 진영에는 대외관계에 대한 정책발표는 최소화하여 약점을 안 잡히는 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대외관계는 국가의 명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총생산(GDP)의 90%가 대외무역과 연관되어 있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한반도는 여전히 냉전적 대치상황에 있으며, 북한은 핵 개발을 지속하면서 역내 갈등과 핵 확산을 부추긴다. 동아시아는 세계 세력 전이의 여파로 대규모 무력충돌의 발화점이 될 개연성이 가장 높다. 급변하는 국제 세력 전이와 불안정한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어느 후보 진영에서도 정작 한국의 명운에 중요한 대외정책에 대한 청사진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나마 제시된 대외·안보정책의 단편들도 남북관계와 한반도에 지나치게 함몰되어 있다. 상상력과 비전이 부족하다. 선거 때마다 각 진영의 대외정책은 마치 우리가 강대국인 양 커다란 이상을 제시한다. 그러나 집권하면 공간적으로 한반도에 매몰되면서 전형적인 약소국 외교나 편승외교로 귀결되었던 전례를 놓고 볼 때, 이번 선거도 더 나은 상황은 아닐 듯싶다. 적어도 2010년대에는 미·중 간에 세력전의 양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전면대결은 어렵지만 미·중 관계는 갈등, 힘겨루기 및 협력의 국면이 복합적으로 엉키면서 전개될 것이다. 역내 중·일 간의 갈등도 더 고조되고 있다. 국제지위의 하강국면에 진입한 일본은 지역의 안정과 협력에 대해 배려할 여유가 없어 보인다. 중국 지도부의 응집력은 불안정하고, 정책결정은 혼란스럽고, 대외문제에 관한 사회부문의 영향력은 국가주의적 양상과 더불어 강화되고 있다. 러시아도 동북아로 돌아오고 있다.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는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 노력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다. 북한은 당분간 핵을 포기하지 않은 채 체제의 공고화를 위해 한국과 갈등을 지속할 것이다. 한·중 및 미·중 간에도 끊임없이 갈등을 야기하려 할 것이다. 향후 5년의 대외문제는 복잡하고, 불안정하며, 위험하기 짝이 없다. 우리는 ‘중견국가 외교’의 비전과 전략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세계 15위권의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강대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우리의 지리적 시야를 남북관계와 한반도에만 고정시키지 말고 동아시아 및 세계를 향한 새로운 외교의 축들로 재구성해야 한다. 전략적인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경제·문화·과학적 공간을 적극 확대해 활용하는 유연성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는 궁극적으로 지정학적·외교안보적 사유로써 풀 수 없는 한반도 문제 역시 역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지나치게 과도한 변화, 목표, 이상은 추구하지 말라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일방적 편승외교나 중국에 대한 급속한 접근전략은 당사국들도 이제는 부담스러워할 것이다. 외교는 공짜가 없기 때문이다. 편승외교로는 복합성을 전제한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가 어렵다. 한국은 세력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대국이 아니기 때문에 균형자 외교를 할 수도 없다. 중견국가로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켜내야 할 최소한의 원칙을 분명히 정립해야 한다. 미·중·일·러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공통분모를 이끌어 내고, 지역안정과 협력의 공간을 창출해 내는 가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향후 한국의 명운은 이 거칠고 변덕스러운 국제관계라는 망망대해를 잘 다룰 줄 아는 지혜롭고 유능한 선장을 뽑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 같다. 각 진영에 조속히 외교안보통일 분야에 대한 공식 입장을 천명하고 검증받도록 촉구해야 한다. 이에 조응하지 못한다면 국가의 운명을 담당해야 할 지도자로서의 책임감과 준비는 결여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 [프로농구] 에이스 김선형 23점… SK 2연승

    [프로농구] 에이스 김선형 23점… SK 2연승

    SK의 에이스 김선형(24·187㎝)이 훨훨 날았다. SK가 18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2~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김선형의 23득점 활약을 앞세워 82-65로 이겼다. 전자랜드와의 개막전을 1점 차로 내준 뒤 동부에 1점 차 역전승을 거두며 첫 승을 올렸던 SK는 2연승을 거두며 삼성의 3연승을 저지했다. 김민수(15득점 5리바운드)와 애런 헤인즈(18득점 9리바운드)가 고른 득점으로 김선형을 받쳐줬다.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고 있는 김선형은 1쿼터 3분을 남기고 3점슛으로 16-16 동점을 만들더니 상대 공을 가로채 2점슛과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23-16으로 역전시켰다. 2쿼터에선 타고난 유연성과 화려한 공격을 자랑하는 김민수가 헤인즈와 호흡을 맞춰 47-29로 달아났다. 부산 사직에서 KGC인삼공사와 만난 KT는 조성민의 16득점과 조동현의 13득점을 엮어 전반을 63-45로 앞서다 인삼공사의 외국인 후안 파틸로가 홀로 35득점을 하는 괴력을 발휘해 84-84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KT는 종료 직전 대리언 타운스가 0.13초를 남기고 키브웨 트림으로부터 파울을 얻어 자유투 2개를 성공해 2점 차로 이기면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기업들 상생 위한 대안은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기업들 상생 위한 대안은

    대선을 앞두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당위성에는 제법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다만 ‘기업 때리기’를 우려하고 있는 대기업 중심의 재계도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과 규제의 정도 등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 구조에서 빠른 경제성장의 한 축인 대기업집단(그룹)을 무분별하게 해체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렇지만 왜곡된 기업 하청 구조 개선 등 상생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은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현안 회의를 열고 경제민주화 선거 공약에 관해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회의에는 손경식(CJ그룹 대표이사 회장) 대한·서울상의 회장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억조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등 14명이 참석했다. ●합리적 경쟁 여건 만들어야 회장단은 기업 환경의 양극화 해소에는 공감했다. 즉 300만 국내 기업 중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경영난을 겪고 있고 잘나가는 일부 대기업과 점점 더 간극이 커지는 현실에 대해서는 해법을 요구했다. 회장단은 “대기업은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사회는 기업의 경쟁 여건을 조성해 주는 방식으로 양극화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은 임금피크제 등을 활용해 고용을 연장하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신 정치권도 정년연장법을 유보하고 비정규직의 고용유연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합리적인 강제 규제, 반기업 정서 조장 등에는 반대하지만 중소기업 고유 업종 지정과 노동 규정 개선, 불공정 경쟁 규제 등에 대해서는 긍정을 표시한 셈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의 요체는 금산 분리와 함께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지주회사 규제 등이다. 이에 대해 재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대부분이 창업주 일가와 대주주, 재벌적 속성 등에 관한 규제이기 때문이다. ●대주주 권한 제한에는 민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특히 금산 분리(금융업·생산업 분리)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것은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할 경우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이 외국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타깃이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금산 분리 시행에 따른 비용을 내부 추산하면 삼성생명이 매각하게 될 삼정전자 지분 8.8%를 매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13조원을 훨씬 웃돈다.”면서 “이 과정에서 외국계 투자자본을 상대로 국익에 도움이 안 되는 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그룹의 임원은 “지금 거론되는 대로 입법이 된다면 내년 경제 위기를 돌파해야 할 새 정부는 파트너인 기업을 잃은 채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외면을 받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한기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경제성장의 혜택이 일부 재벌에게만 쏠렸고 중소기업은 고사되고 있다면 경제나 기업의 구조를 뜯어고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비합리적인 하청 구조의 개선, 고용 문제 등을 우선 해결할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모호한 개념의 정책이 대기업을 죽이면 중소기업이 다 산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결국 해법은 경제성장이 곧 상생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현 소장은 “삼성과 현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더 나올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지, 앞서가는 기업을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제·기업구조 뜯어고쳐야”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민주화는 기업에서도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니까 나온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이 클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 우선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벌에 대한 징벌보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만 미국의 경우 독점규제법이 나오는 데 꽤 오래 사회적 논의가 있었던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비현실적이고 징벌 위주인 공언은 빨리 버리고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덜어주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문제에서 경제민주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서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부당한 임금 격차가 해소되면 중소기업 근로자가 더 오래 근무하게 되고 숙련도 향상으로 중소기업도 해외를 상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외국인 선수·루키, 판 좀 흔들어 봐?

    외국인 선수·루키, 판 좀 흔들어 봐?

    국내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는 전력의 50%라고 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팀별로 ‘1명 보유에 1명 출전’이던 제도가 ‘2명 보유에 1명 출전’으로 바뀌면서 중요성이 더 커졌다. 적절히 교체 카드를 쓰면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면서 외국인 선수를 통해 취약 포지션의 구멍을 메울 수 있게 됐다. 10개 구단 가운데 지난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치러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도중 지명한 선수를 그대로 보유한 팀은 4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팀은 기량 미달이나 부상 등을 이유로 시즌도 시작하기 전에 한 차례 이상 일시 또는 완전 교체 카드를 썼다. 지난 시즌 동부에서 평균 19.6점, 12.8리바운드로 활약하며 최고의 용병으로 꼽힌 로드 벤슨(28·LG)은 이번 시즌에도 좋은 모습이 기대된다. LG의 또 다른 용병 아이라 클라크(37)는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지만 이미 국내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다. 2010~11시즌과 2011~12시즌 득점왕 애런 헤인즈(31·SK)는 프로농구연맹(KBL)에서만 5시즌을 뛴 한국형 외국인 선수다. 새 얼굴 중에는 미 프로농구(NBA) 하위 리그인 D리그에서 올스타전과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두 차례씩 수상한 코트니 심스(29·KCC)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발목 부상을 당해 이달 말까지는 출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루키들의 활약도 큰 변수다. 신인 선수 드래프트 시점이 1월에서 10월로 바뀌면서 과도기인 올해 두 차례 신인을 선발했다. 1월에 선발된 1순위 김시래(23·모비스)와 2순위 최부경(23·SK), 10월에 뽑힌 1순위 장재석(21·KT) 등이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명지대 출신인 특급 가드 김시래는 좀처럼 칭찬을 하지 않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뛰어난 기량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2m 장신의 센터 최부경은 단단한 체격과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재석은 203㎝의 키에 유연성, 기동력을 함께 갖추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기고] 호텔·식당·버스 업그레이드 절실… 통역사 자격 단속 정책 유연성 필요/장유재 모두투어 인터내셔널 대표

    [기고] 호텔·식당·버스 업그레이드 절실… 통역사 자격 단속 정책 유연성 필요/장유재 모두투어 인터내셔널 대표

    지난 10여년간 방한한 중국인은 연평균 16.3%의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도 중국인 입국자는 30%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많은 관광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중국 관광객 수가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일본과 달리 중국은 단체관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형 인센티브 단체의 경우 몇백 명이 한번에 움직이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특히 노동절이나 국경절 등 연휴 때마다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동시에 한국을 방문하는 통에 여행업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여년간 중화권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느낀 것 가운데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호텔 객실 부족과 객실 요금이다. 외래 관광객들이 서울·경기권뿐 아니라 충청·전라·경상권 등 지방 관광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호텔 객실이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은 물론 각 지자체에 관광 1급 이상 양질의 호텔 객실을 늘리고, 각 지역 호텔들은 여행사와 제휴를 맺어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둘째, 대형 단체 중심의 중국 관광객들을 수용할 식당이 많이 생겨야 한다. 대형 식당은 많은 관광객들을 한 번에 유치할 수 있는 점 이외에도 식자재 등의 원가 절감, 깨끗한 위생, 외국인이 선호할 수 있는 메뉴 개발 등의 이점이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 여행사와 외식업에 진출한 대기업과의 제휴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외국인 단체 관광객 전문 식당 개설을 유도했으면 한다. 셋째, 관광 차량의 대차(貸車)와 기사 문제다. 각 여행사나 이들과 제휴한 차량 회사가 최신형 관광 차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대차를 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관광객이 몰리는 기간에는 지방 차량까지 대차에 이용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 투어용 차량이 아닌 경우 차량의 질은 물론 기사들의 관광 코스에 대한 이해와 지리 미숙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관광객들의 불만으로 이어진다. 넷째, 관광통역안내사 부족 문제다. 어렵게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했어도 실제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국경절 등 연휴와 7~8월 성수기에는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때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 집중적으로 무자격 관광통역안내사를 단속하고 행정 처분을 내린다면,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중화권 전문 여행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무자격 관광통역안내사들을 고용하자는 주장은 물론 아니다. 관광객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관광통역안내사의 역할을 고려할 때 그들의 자격 여부는 중요한 사항이다. 하지만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관광통역안내사 자격 유무의 단속에 집중하다 보면 자칫 관광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 정책의 유연성과 지속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어 안내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 중국인들도 일본인들처럼 개별적인 자유 여행 스타일로 서서히 변하고 있다. 또 중국인들이 한국을 재방문할 땐 개별 여행으로 입국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 자유 여행객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사항 중 하나가 중국어 안내다. 다양한 중국어 안내 책자와 홍보자료, 거리 안내판 등 중국 관광객들이 쉽게 관광지와 식당 등을 찾을 수 있고, 대중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안내 시스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 [메디컬 팁] ‘척추운동’ 무료 체험 이벤트

    척추질환 전문 청담우리들병원(원장 장지수)은 척추의 유연성과 근력 향상에 좋은 운동 프로그램 ‘자이로토닉’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나눔 이벤트를 오는 17∼18일 갖는다. 자이로토닉은 무용·수영·요가·체조 등에 척추 동작의 원리를 더해 고안한 근육강화 운동프로그램으로, 현재 이 병원에서 요통과 척추질환자의 재활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자이로토닉 미셸리 대표는 “자이로토닉은 타이거우즈와 마돈나, 나오미 캠벨 등이 신체기능 향상과 몸매 관리를 위해 애용한 ‘기적의 운동법’”이라면서 “잘 활용하면 목과 어깨통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513-8400, 8777, 8138.
  • [열린세상]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향한 우리의 노력/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열린세상]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향한 우리의 노력/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은 4만 7000여명으로 2014년에는 7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140만여명, 전체 인구의 2.8%를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추세다. 이제 다문화 사회는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닌 우리 사회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가 되었다. 지금까지 다문화 정책은 배우자와 자녀들의 생활 적응과 편의 개선에 집중되어 왔다. 언어, 교육, 의료, 주거, 복지 등 그들이 사회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기본환경 조성이 그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회에 동화되기를 원하는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 문화를 알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새로운 이주민이 살아왔던 나라에 대한 관심과 존중 측면에서 말이다. 2년 전 아세안 10개 회원국가들의 전통무용을 한무대에서 볼 기회가 있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아세안 국가들의 문화는 비슷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각 나라별 춤사위를 동시에 접하면서 서로간의 미묘한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었다. 한·중·일 3국이 지리적으로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고유의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듯이 그들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세계경제의 침체 가운데서도 아세안의 약진은 단연 눈에 띈다. 올해 이들의 평균 성장률은 5%대다. 세계 평균보다 약 2% 포인트나 높다. 그뿐만 아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6억명의 아세안이 향후 10년 안에 10억명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규모 면에서 아세안은 우리의 두번째 무역파트너이자 외국인 직접투자 대상이기도 하다. 경제교류 증가는 필연적으로 인적 교류도 수반한다. 작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아세안 국가 방문객은 124만명에 이른다. 부지불식간에 이들이 우리 사회 속에 성큼 다가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지난여름, 한·아세안 포럼 참석차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방문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한류 바람이 가장 거센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만난 베트남 여성 외교관은 한국 아이돌 스타들의 면면을 훤히 꿰차고 있어 대화에 막힘이 없었다. 한국 드라마가 전체 시청시간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놀랄 일도 아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젊은이들의 선망 아이콘이고, 지난 십년간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8배나 증가하였다. 고무적인 것은 이 현상이 아세안 국가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 포럼에서는 한국과 아세안 간의 문화교류 세션이 열렸다. 필자는 이 자리에서 한·아세안 간의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전통문화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에서 양방향적 문화 교류와 활발한 인적 교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공적 기관들이 문화 교류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민간 예술단체 간의 공동 작업을 지원하는 방식이 상호 이해 증진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상업적 측면에 치우진 민간의 일방적 교류는 오히려 역풍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을 수용하는 우리 국민들의 능력도 높여야 한다. 프랑스는 이슬람 등 문화 다양성에 대한 자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문화부 산하에 ‘세계 문화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소외되기 쉬운 제3세계 국가들의 공연을 연중 무대에 올리고 있다. 아울러 매년 두서너 국가와 상호 교류의 해를 지정해 상호 교차적으로 대대적인 문화교류 행사도 펼친다. 일례로 작년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하면서 우리나라와는 2015년 가을부터 2016년 봄까지 상호 교류의 해를 시행하기로 합의하였다. 다문화 사회는 분명 우리에게 기회다. 뉴욕, 파리, 런던 등 세계적 문화도시들이 갖는 공통점이 무엇인가. 다국적, 다민족, 다문화를 두려움 없이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다. 자국의 전통과 타문화의 장점을 결합시켜 진일보한 문화를 탄생시키는 창의적 유연성이다. 이것이 바로 ‘문화적 풍요’를 만드는 힘이다. 조화로운 다문화 사회를 위해 각종 지원과 제도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도모하는 정부 차원의 미래지향적이고 심층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서울플러스]

    구 캐릭터 ‘꿈동이’ 개발 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 구를 상징하는 캐릭터인 ‘꿈동이’를 개발했다. 내부 디자인 전문인력을 활용해 800여만원이라는 저예산을 들였다. 구는 꿈동이를 구정 홍보와 대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홍보담당관 2127-5066. 여성 대상 자동차 정비교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다음 달 11일 여성 40명을 대상으로 무료 자동차 정비교실을 운영한다. 위반하기 쉬운 교통법규 등 이론과 자가점검 요령, 계기판 판독법 등 실습으로 나뉜다. 구청 홈페이지(www.jungnang.seoul.kr) 알림판에서 접수한다. 여성정책팀 2094-1774. 건강한 식생활 수기 공모 강북구(구청장 박겸수) 중·고교생 대상으로 다음달 7일까지 건강한 식생활을 주제로 한 ‘친구야 아침 먹자 수기’를 공개 모집한다. A4용지 2장 이내 수필 형식으로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보건소 건강증진과 901-7661. ‘고전에서 길을 찾다’ 강좌 마포구(구청장 박홍섭) 다음 달 11일부터 11월 15일까지 평생학습센터에서 ‘고전에서 길을 찾다’ 강좌를 연다.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며 고전평론가 고미숙, 강수돌 고려대 교수 등 고전 분야 명사들이 강의한다. 선착순 80명 모집이다. 교육지원과 3153-8975. 전문 강사와 토요 헬스 교실 강남구(구청장 신연희) 보건소 주관으로 양재천 U-헬스파크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토요 팡팡데이’를 운영한다. 유산소 운동·유연성 강화 스트레칭·세라밴드 체조 등을 전문강사와 함께 진행한다. 공보실 2104-1244. 오늘 복지 박람회 개최 종로구(구청장 김영종) 26일 오후 2~5시 복지 박람회를 개최한다. ㈔종로구사회복지협의회 주관이다. 유공자에 대한 시상, 자활생산품 전시 및 판매 등 사회복지시설 프로그램 홍보·체험 부스를 마련한다. 복지지원과 2148-2485. 갯벌 생물 탐사 초등생 모집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 초등학생 80명 대상으로 다음 달 7일 경기 안산시 선감 어촌체험마을과 민속전시관에서 ‘갯벌 속 생물탐사’ 체험교실을 운영한다. 참가신청은 26일 오전 10시부터 28일까지, 수강료는 2만 8000원이다. 박물관 330-8870.
  • [공기업 미래경영] 한국수자원공사

    [공기업 미래경영]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지난해 8월 녹색성장을 통해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G2G’(Green to Great) 신경영 선언을 통해 미래지향, 현장 중시, 내실 강화 등 3대 방침을 새롭게 정립했다. 9개 중점 추진 과제도 선정해 실천에 옮기고 있다. 미래지향 경영을 위해 수자원공사는 국책사업인 4대 강과 아라뱃길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내실 경영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4대 강에 투입된 비용을 조기에 회수하고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친수사업을 통한 수익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기존 사업의 수익 구조를 개편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장 중시 경영을 위해 고객과 만나는 기회를 늘리고 현장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 지역 본부의 권한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있다. 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해외 매출 50% 달성과 유역 댐 관리 일원화, 수도사업 통합화, 친수공간 재창조, 녹색에너지 선도 등 5대 전략 사업도 추진한다. 아울러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편으로 국책사업 투자비 회수, 투자 유연성 제고, 수익성 개선과 재무 리스크 관리 강화 등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이희준 “‘넝굴당’ 네번 거절…롤모델은 손현주”

    이희준 “‘넝굴당’ 네번 거절…롤모델은 손현주”

    출연한 드라마 제목처럼 요즘 ‘넝쿨째 굴러온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이희준(33). 그는 최근 종영한 KBS-TV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에서 투박하지만 순수한 사랑을 보여 준 천재용 역으로 여심을 흔들었다. 13년 무명 생활 끝에 갑자기 쏟아진 관심이 얼떨떨하지만 차분하게 이 시기를 겪고 싶다는 그를 2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요즘 ‘대세남’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 실감하나. -식당에서 서비스로 계란찜이 나올때 인기를 실감한다(웃음). 자취 생활 12년째인데 계란찜은 자취생들에게 보약과도 같지 않나. 요즘 부쩍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사인을 많이 부탁하신다. 주변 어머니들이 부탁하시는 것 같다. →1999년에 연극 배우로 데뷔해 무명 생활이 길었는데 갑자기 쏟아진 스포트라이트가 어색하지 않나. -얼떨떨하기도 하고 쑥스럽다. 이런 상황이 부담되고 많이 낯설다. 사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 길거리에서 팬들이 ‘천재용이다!’라면서 알아보면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되더라. 물론 인기가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들뜨거나 집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드라마속에 자신만만한 천재용과 실제 모습은 차이가 있나 보다. -실제 성격은 답답할 정도로 진지한 편이다. 혼자 걷는 것도 좋아하고 연기를 위해서 늘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사람들이 나를 관찰해서 조금 난감하기도 하다. →그래도 나이 서른 셋에 배우로서 다시 못올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다.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냥 내가 더 빨리 알려지면 대본이 더 많이 들어오는 상상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갑자기 유명세를 탄 이후로 검색어에 내 이름이 오르내리고 사생활이 가십 대상이 되는 것 같아 민망했다. 그래서 드라마를 하면서 친해진 (유)준상이 형과 (김)남주 누나에게 “작품으로만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데, 사생활이 공개돼 부담스럽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적도 있다. 그랬더니 그것도 배우로서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하더라. 이 시기를 차분하게 잘 겪어내고 싶다. →재벌 2세인 천재용의 캐릭터는 이전에 맡았던 역할들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데. -영화에서 주로 깡패나 형사, 찌질한 역할만 맡다가 이런 부잣집 아들 역할은 처음이다. 지금은 이사를 했지만 반지하에 살고 돈도 없었는데 재벌 2세 역할을 제의받고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주변에 연극하는 친구 중에 100억원대 부자 아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를 관찰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투박하지만 정감있는 천재용의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었나. -작가님께 사투리를 조금 더 노골적으로 써보자고 제안했다. 더 순수하고 소박한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실제로 보수적인 집안에서 누나들만 셋인 천재용은 철이 안들고 유아적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강조했다. →천재용과 방일숙의 러브스토리에 가슴이 설랬다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실제 연인(연극배우 노수산나)과의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실제처럼 느껴졌다면 신나는 일이다. 상대 배우 조윤희가 편했고 친해지면서 나중에 즉흥적으로 애드리브를 쳐도 알아서 잘 받아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보수적이고 천재용보다 무뚝뚝하다. 같은 극단 소속으로 연기를 잘하는 친구다. 연애한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배우라 내 입장을 잘 이해해준다. →대학 1학년대 스무명과 연애를 할 정도로 고향인 대구에서 소문난 킹카였다던데. 연극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내 입장에서 만났다고 생각한 사람이 그쯤 된다는 얘기였다. 집안이 엄하고 보수적인데다 고등학교때까지 반장을 하고 리더십이 있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대학가자마자 연애를 많이 해보려고 했던 것 같다. 다 철없고 어리석을 때의 이야기다. 1학년 겨울에 대구에서 술을 마시고 우연히 벽보에 붙은 극단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충동적으로 찾아갔다. 그날부터 청소를 시작했고 한두달 뒤에 아동극을 했는데 무대에 서는 것이 너무 재밌었다. 원래 공대에 다녔는데 연기를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스물 다섯살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물론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었다. →연극 배우 생활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텐데. -늘 밥먹는게 쉽지는 않았다. 선배들과 술자리에 가면 안주로 배를 채우는 것이 습관이 됐다. 가난할 때가 많았지만 연기하는 순간들은 너무 행복했다. 지금도 그런 행복감을 잊거나 놓지 않으려고 한다. 연극을 하면서 연기에 대한 소중함이나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 등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많이 배웠다. →이후 영화 ‘퀵’, ‘화차’, ‘특수본’ 등에 단역이나 조연으로 많이 출연했다. 영화나 드라마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역할은 작았지만 늘 진심을 다해 연기했고 맡은 역할을 다 사랑한다. 영화에 출연하기로 계약을 한 뒤에 예고 없이 다른 배우로 교체되거나 편집되어 한 컷도 나오지 않은 적도 있었다. 속상하기는 했지만, 다른 배우들도 누구나 겪는 일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할때 연극적인 스타일을 고집하고 싶지는 않다. 유연성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만일 ‘넝굴당’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원래 영화에 출연하기도 되어 있었기 때문에 민폐를 끼치게 될까봐 ‘넝굴당’을 네번이나 거절했다. 그런데 이전 드라마를 함께 했던 감독님이 계속 설득해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원래 하기로 했던 영화는 다른 배우로 교체됐다. 운이 좋았다. 만일 드라마를 거절했다면 다른 운이 있지 않았을까. 사람마다 꽃피는 시기도 다르고 진실하게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온다고 믿는다. →롤모델로 삼는 배우가 있다면.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손현주 선배가 롤모델이다. 남 몰래 좋은 일도 많이 하시고 정말 진실하고 따뜻한 분이다. 앞으로도 배려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려고 한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화학적 거세 성범죄 대책 될까

    [Weekly Health Issue] 화학적 거세 성범죄 대책 될까

    전자발찌의 성범죄 억제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화학적 거세가 유효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재범이 우려되는 성범죄자의 체내에 약물을 강제 주입해 성적 충동을 억제하겠다는 발상이다. 이런 화학적 거세는 성호르몬의 생성과 분비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효력을 유지하는 기간이 짧아 주기적으로 약물을 반복 투여해야 하며, 여기에 적지 않은 관리비용 등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또 사람마다 거세효과가 다를 뿐 아니라 생리적 요인이 아닌 습관화된 성범죄까지 억제하기가 어렵다는 등의 한계도 있다. 이런 화학적 거세를 두고 이형래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와 대화했다. ●거세의 의학적 의미를 설명해 달라. 물리적, 화학적 방법으로 남성호르몬의 생성과 역할을 억제하는 조치를 뜻한다. 남성호르몬 생성과 기능을 억제하면 성욕과 발기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화학적 거세 개념이 없었던 예전 궁중에서는 양쪽 고환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거세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호르몬을 조절해 거세를 하며, 이 방법은 비단 거세뿐 아니라 전립선암 등을 치료하는 데도 이용되고 있다. ●거세의 유형과 각각의 특성을 짚어 달라. 먼저, 수술적 방법이 있다. 수술을 통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95%를 생성하는 고환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과거에 많이 사용한 이 방식은 24시간 내에 체내 남성호르몬의 90%가 감소할 정도로 효과가 빠르다. 하지만 수술적 방법이어서 환자의 신체를 훼손한다는 점과 수술에 따르는 출혈, 감염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이와 달리 화학적 방법은 약물을 이용해 남성호르몬의 수치를 낮추거나 남성호르몬이 작용하기 전에 거쳐야 하는 수용체 결합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주로 경구용 약물이나 주사제를 통해 이뤄지는 화학적 거세는 약물이 호르몬을 생성하는 과정 중의 한 단계를 차단함으로써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원천적으로 억제하거나, 남성호르몬이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거나, 황체 형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런 화학적 거세는 대부분 수술적인 방법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며, 거세에 이르는 기간 역시 2주에서 1달 이내로 짧은 편이나 심혈관계에 이상이 생기거나 소화기계 이상, 간독성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 중에서 특히 화학적 거세를 거론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수술적 방법의 경우 침습적인 데다 수술에 따르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또 한번 수술을 시행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반면 화학적 거세의 경우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다시 성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법리적 판단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다시 이전 상태로 회복시키기가 용이하다. 특히 최근에는 의약 기술이 발전해 효과는 수술과 비슷하면서도 수술에 따르는 부작용이나 거부감을 갖지 않아도 되는 약물이 많은 것도 한 요인일 것이다. ●화학적 거세란 어떤 약물을 이용하며, 어떤 약리성을 갖는가. 화학적 거세의 원리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투여한 약물이 호르몬 생성 과정 중의 한 단계를 억제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남성호르몬은 대부분 고환에서 생성되지만 일부는 부신이라는 기관에서도 만들어진다. 현재 사용하는 약물들은 부신에서 생성되는 남성호르몬은 물론 코티졸 등 다른 호르몬의 생성까지 억제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해줘야 하는 단점이 있다. 다음은 남성호르몬이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게 해 성기능을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여기에 사용하는 약물은 스테로이드성과 비스테로이드성으로 나뉘는데, 전반적인 약리성에는 큰 차이가 없고, 약제도 무척 다양하다. 마지막으로 황체 형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방법이 있다. 황체 형성 호르몬의 분비를 담당하는 호르몬의 작용을 인위적으로 제어해 성기능을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특히 이 방법 중 황체호르몬 작용제를 투여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 경우 초기에는 약물이 뇌하수체에 작용해 남성호르몬이 일시적으로 늘지만 곧 뇌하수체 수용체에 변화를 끌어내 2주 정도면 거세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화학적 거세는 어떤 질환에 적용하며,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가. 체내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면 전립선 상피세포가 위축되어 암의 진행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현재도 전립선암 치료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따라서 거세가 아니라도 이런 치료를 받으면 보편적으로 발기력이 감소할 뿐 아니라 성욕을 유발하는 핵심 인자인 남성호르몬이 감소해 성욕까지 감퇴하게 된다. 물론 극히 일부에서는 화학적 거세에도 불구하고 발기가 유지돼 성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도 하다. ●화학적 거세의 한계는 무엇이며, 적용에 따른 문제는 없는가. 약물을 장기적으로 투여할 경우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또 호르몬 변화로 남성의 가슴이 여성처럼 커지는 유방비대증이나 유방 통증이 나타나는가 하면 갱년기 여성이 겪는 안면홍조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현될 수도 있다. 체성분에도 변화가 생겨 일반적으로 체지방이 증가해 비만해지는 반면 근육량은 감소하게 되며, 기력감퇴, 혈액 검사상의 수치 이상 등의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물론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거세 효과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화학적 거세를 시행하는 동안에는 주기적 관찰과 관리가 필요한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화학적 거세가 유효한 성범죄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지속적, 정기적으로 경구용 제제나 주사제를 투여하면서 대상자를 추적 관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혈액검사를 통해 언제든 남성호르몬 수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복용 여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 수술에 비해 물리적인 인체 손상이 없고,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면서 용량이나 주기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도 있어 충분히 유효하다고 본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화학적 거세가 재범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그렇지만 본질적으로 화학적 거세는 치료 조치이지 처벌은 아니다. 이 점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美 대선후보 수락연설로 살펴본 오바마 -롬니 정책노선

    美 대선후보 수락연설로 살펴본 오바마 -롬니 정책노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서 ‘민주당의 길’을 걷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는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서 ‘공화당의 길’을 강력하게 추구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미 대선은 진보대 보수 이념과 노선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두 후보 모두 경제난으로 유권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 경제 문제에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한 것은 공통점이다. 하지만 해법에 있어서는 정반대를 지향했다. ‘앞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오바마는 중산층·서민의 세금은 깎아주되 부유층 감세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더 나은 미래’를 표방한 롬니는 모든 계층에 전반적인 감세를 실시함으로써 투자 의욕을 고무해야 한다고 밝혔다. 롬니는 정부 규모를 줄임으로써 재정적자를 감축해야 한다고 역설한 반면 오바마는 부유층 세금과 전쟁 종식에 따른 국방비 삭감으로 정부 빚을 줄여야 한다고 맞섰다. 가장 논란이 큰 정책인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에 대해 오바마는 결코 과거로 되돌리지 않겠다고 확언한 반면 롬니는 반드시 폐기해 버리겠다고 공언했다. 이 이슈를 두고 두 후보 모두 민심이 자기 편이라는 계산인 셈이어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득실 계산이 불분명한 지구온난화와 같은 이슈에서까지 두 후보가 극명한 가치관의 차이를 보인 것도 흥미롭다. 롬니는 “오바마는 해수면 상승을 낮추고 지구를 치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나의 약속은 당신과 당신 가족들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는 “지구온난화는 농담이 아니며,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인류에 큰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적극 반론을 폈다. 롬니는 외교정책에 있어 ‘강한 미국’과 ‘미국 예외주의’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고 대(對)중국 강경 입장을 밝혔다. 반면 오바마는 일방주의와 전쟁을 지양하겠다고 강조했다. 롬니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유연성보다는 기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오바마는 “지금은 냉전시대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들의 뚜렷한 외교구상 차이가 읽혀진다. 오바마는 또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기업들이 국내에 숙련 기술자가 없어 중국에서 근로자들을 찾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애초 원고 문장을 실제 연설에서는 ‘중국’ 대신 ‘해외’로 바꾸기도 했다. 특히 오바마는 롬니가 이라크 철군을 비판한 데 대해 “전쟁에 쓸 돈을 경제에 쏟겠다.”고 했는데, 이 언급이 시리아, 나아가 이란 문제 등에 대한 무력 해결을 지양하는 미국의 정책기조를 반영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두 후보 모두 북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동성애자와 여성의 낙태 권리 등을 언급한 반면 롬니는 언급을 피했다. 샬럿(노스캐롤라이나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여수엑스포 활용 청사진] 해양콘텐츠·테마파크·레포츠…여수 2막은 ‘글로벌 리조트’

    [여수엑스포 활용 청사진] 해양콘텐츠·테마파크·레포츠…여수 2막은 ‘글로벌 리조트’

    2조 1000억원이 투자된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장 및 부속 시설은 민간 매각 및 민간 주도 개발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관과 엑스포홀을 제외한 엑스포 부지 전체를 민간 사업자에게 팔아 세계적인 민간 해양복합리조트로 개발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 복안이다. 바다를 주제로 한 첫 엑스포라는 상징성만을 남기고, 개발과 운영 모두를 민간에 넘기겠다는 것이다. 5일 열리는 정부의 여수엑스포 정부지원위원회에서 확정할 사후 활용방안의 키워드도 역시 이를 확인하는 ‘민간 주도의 개발과 운영’이다. 민간 자금과 아이디어, 추진력과 기업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중장기적으로 ‘남해안 섬 벨트를 엮는 세계적인 해양 복합 리조트’를 만들어 가는 시너지를 얻겠다는 것이다. 엑스포장과 주변 지역을 해양특구로 지정해 법인세와 취득세를 면제 또는 감면하겠다는 것도 민간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여수의 지리적 위치와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을 감안했다는 후문이다. 민간이 큰 구상과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사업을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뜻이 담겨있다. 정부는 엑스포장을 세 개 구역으로 나눴다. ▲해양 테마파크 및 숙박·관광시설 ▲해양 및 생태학습장 등이 들어갈 복합콘텐츠 구역 ▲해양레포츠 구역 등으로 나눠 개발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해양레포츠 구역에는 청소년 해양레포츠시설과 수변공간, 요트 접안시설 등이 포함됐다. 민간의 활력과 공공성의 조화도 시도했다. 엑스포를 계기로 낙후 지역을 세계적인 해양연구 및 휴양관광의 거점으로 개발해 나가겠다는 정부의 지역 개발 구상이 담겨 있다. 고속철 및 주변 도로 개통, 박람회장 시설 등 엑스포를 위한 인프라 건설에만 중앙정부가 10조원의 국가혈세를 쏟아부은 상황에서 엑스포장과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속내다.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수십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직접 운영에 뛰어드는 것은 비효율적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가 끝난 뒤 박람회장을 정부가 끌어안고 운영하다가 애물단지로 만들어 버린 뼈저린 경험이 민간 매각 및 개발에 힘을 싣게 했다. 여수처럼 한반도의 남단에 위치해 공공성만을 강조하다가는 자칫 또 다른 실패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공감대도 정부 부처 간에 형성됐다. 투자와 건설에 외국 자본도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초대형 외국자본에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 주요기업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형태의 선정을 선호하고 있다. 올 연말 해산될 엑스포조직위원회를 대신해 한국관 등 남은 시설을 운영하고, 여수 엑스포 기념 사업 및 장학연구 사업 등을 지원할 민법상 비영리재단을 세우겠다는 것도 정부 조직보다는 유연성을 갖는 민간조직이 개발과 유지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관여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 비영리 재단에 맡기기로 했던 엑스포 주제관도 매각하기로 정했다. 또 대규모로 건설하려고 했던 해양박물관도 한국관 안에 해양박물관이나 기념관으로 시작하고, 상황을 봐 가면서 규모를 늘려 갈 계획이다. 여수 엑스포의 의미와 상징성은 살려 나가겠지만 우선 발등의 불인 엑스포장의 개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지역사회와 공공성을 강조하는 측에서는 “민자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개발사업은 중간에 쉽게 중단될 수 있고, 지나친 상업성으로 난개발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롬니 “오늘은 지난 4년의 절망에서 벗어날 때”

    30일 밤 10시 30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실내 운동경기장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완벽한 각본을 선보였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시간이 갈수록 연사의 중량감이 높아지면서 단계적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9시 50분쯤 유명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깜짝 등단’하면서부터 청중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스트우드는 연설대 옆에 빈 의자를 갖다 놓고 거기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앉아 있다고 설정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선보였고 날카로운 유머 감각으로 청중들을 쉴 새 없이 웃겼다. 그는 빈 의자를 내려다보면서 “대통령, 당신이 한 약속을 어떻게 지키겠습니까.”라고 물어 폭소를 자아낸 뒤 “오바마가 3년 반 전 선거에서 이긴 뒤 변화와 희망을 말했을 때는 심지어 나도 감격해 울었지만 실업자가 2300만명이 된다는 사실을 안 뒤부터는 울지 않는다.”고 말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어 전대 개최 지역인 플로리다주의 히스패닉계 연방상원의원인 마코 루비오가 등단해 가난한 쿠바 이민자 가정에서 이룬 ‘아메리칸 드림’을 소개하면서 분위기가 뭉클해졌다. 특히 루비오가 “바텐더였던 아버지가 연회장의 구석에서 일하신 덕분에 오늘날 내가 연회장의 연설대 앞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한 대목에서 참석자들은 눈물을 훔쳤다. 이어 루비오가 “차기 미국 대통령 밋 롬니를 소개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장내는 떠나갈 듯한 환호로 뒤덮였다. 마침내 무대에 오른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5만여명의 대의원, 당원들이 내지르는 환호성에 감격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눈시울이 불거졌다. 빨간 양탄자를 밟으며 등장한 롬니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지금 미국에 필요한 것은 일자리”라고 역설했다. 특히 롬니가 “2020년까지 에너지 완전 자립을 이루겠다.”고 말했을 때, 스티브 잡스의 성공을 예로 들며 사기업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때, 자신의 부(富)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공격을 의식해 “미국에서 성공은 축하받을 일이지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을 때 가장 열렬한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외교 정책과 관련해 “대통령이 되면 트루먼, 레이건 전 대통령의 초당적 외교정책을 복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오바마의 대(對)이란 정책, 대러시아 정책 등을 비판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유연성보다는 기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북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롬니가 “오늘은 지난 4년간의 실망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는 말로 연설을 맺자 천장에서 수천개의 풍선과 꽃가루가 뿌려지면서 나흘간의 전대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가 달변이어서라기보다는 정권 탈환을 향한 당원들의 열망이 소름끼치도록 뜨거운 분위기를 만든 주역인 듯했다. 탬파(플로리다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Weekend inside] 여보, 주말마다 어디 가?… “야구 하러”

    [Weekend inside] 여보, 주말마다 어디 가?… “야구 하러”

    야구는 인기 스포츠다. 국가대표나 프로 선수가 다이아몬드를 누비는 모습을 보면 열광하고, 나도 한번 그라운드에 서 보고 싶다는 욕망을 갖기 마련이다. 그러나 야구는 선뜻 하기 어려운 스포츠이기도 하다. 웬만한 실력이 없으면 경기를 제대로 즐길 수 없고, 돈도 많이 든다. 야구가 국내에 들어온 것은 1905년이지만, 지난 100년간 실제로 야구를 즐긴 사람은 많지 않다. 경기장을 찾거나 혹은 TV를 통해 선수들의 플레이를 응원하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 ‘보는 야구’에서 ‘하는 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변성욱(45)씨가 야구에 처음 입문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서울 선일초로 전학을 갔는데 야구부 유니폼이 멋있어서 덜컥 가입했다. 유격수를 맡아 해 질 녘까지 공을 쫓아다니고, 신나게 배트를 돌렸다. 그러나 또래보다 작은 키로 인해 프로의 꿈을 접었고 중학교부터는 글러브를 끼지 않았다. 변씨가 야구와 다시 만난 것은 20년이 지난 서른두 살 때. 주말에도 출근하는 경우가 많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을 하게 되자 사회인 야구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야구에 미쳤다. 1년간은 일도 하지 않은 채 1주일 내내 야구만 했다. 매일 오전 6시 인근 학교 운동장으로 나가 어깨가 아플 때까지 공을 던졌다. “지금은 4개 팀에서 1주일에 6경기를 합니다. 토·일요일에는 각각 2경기, 평일인 화요일과 목요일에도 1경기씩 뛰죠. 한해 평균 150경기 가량 뜁니다. 프로야구 선수보다 많은 경기를 나가는 거죠.” 변씨는 지난해 아예 팀을 하나 창단했다. 팀명은 ‘FLIGHT 1’. 스포츠용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자신의 회사 이름을 그대로 야구팀에 붙였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친다. 야구에 미친 듯이 몰두한 변씨는 팀에서 제일가는 ‘실력자’다. 포지션은 초등학교 때처럼 유격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는 에이스 역할을 한다. 불혹을 훌쩍 넘긴 그가 언젠가 서울 목동구장에서 구속을 측정했는데, 시속 98㎞가 최고였다고 한다. 110㎞는 던져야 괜찮게 한다는 소리를 듣고, 선수 출신은 130㎞도 던지는 것을 감안하면 많이 모자란 스피드다. 그럼에도 변씨 책상에는 ‘평균자책점 왕’ ‘최우수선수상’ 등 상패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끝없는 노력으로 프로 못지않은 제구력을 길렀기 때문입니다. 7회를 던지면 볼넷을 1~2개 정도밖에 주지 않아요. 언제든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슬라이더가 제가 자랑하는 무기입니다.” 변씨 같은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사회인 야구를 즐기는 사람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에 등록된 팀(클럽)은 현재 6236개, 회원은 14만 8177명에 이른다. 2008년에는 5만 5488명(2435팀)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10만 710명(3357팀)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고, 해마다 1만명 이상 늘고 있다. 16개 시·도 193개 시·군·구가 지역연합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리그 수는 209개에 달한다. 전국야구연합회에 등록하지 않은 팀과 회원이 상당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사회인 야구 동호인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인 야구에 정통한 정태화 대한체육언론인회 사무차장은 “전국적으로 2만 여개의 팀이 있고 40만~50만명이 활동 중”이라고 추정했다. 사회인 야구는 국가대표팀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이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각각 금메달과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크게 확대됐다. 김광복 전국야구연합회 사무처장은 “연예인으로 구성된 천하무적 야구단이 방송에 나오면서 일반인들도 ‘보는 야구’보다 ‘하는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프로야구가 6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끈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야구는 특히 실력이 비슷한 팀끼리 경기를 해야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야구 경험이 있는 사람이 팀에 1~2명이라도 속해 있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은 경기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20-0, 30-0으로 점수가 벌어지면 리드를 하는 팀과 당하는 쪽 모두 흥미를 잃게 된다. 그래서 사회인 야구는 1~4부 리그로 나뉘어 진행된다. 전국야구연합회가 정한 ‘2012년 사회인 야구 리그 규정 표준안’에 따르면 1부는 선수 출신 3명까지 출전할 수 있고, 선수 출신이라도 만 40세 이상은 출전 제한이 없다. 2부는 선수 출신 1명만 출전 가능하고 역시 만 40세 이상은 무제한이다. 여기서 말하는 선수 출신이란 고교야구 경험 여부를 말한다. 봉황대기와 황금사자기 따위의 대회에 출전했다면 선수 출신으로 구분된다. 사회인 야구 대부분을 차지하는 순수 아마추어 동호회는 3부와 4부로 나뉜다. 3부는 고교야구 선수출신, 4부는 중학교 야구 경험자까지 출전을 금지한다. 다만 만 45세가 넘었다면 상관없다. 프로야구 SK와 삼성에 몸담았던 카도쿠라 켄(39)이 최근 일본 사회인 야구에 입단해 화제가 됐는데, 국내에도 프로 출신 사회인 야구 선수가 종종 있다. 삼성의 투수였던 이상목(41)이 ‘탑건설’ 팀에서 뛰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사회인 야구의 인기가 높다 보니 대회 주관도 점차 늘고 있다. 넥센이 프로구단 중에서는 최초로 ‘넥센 히어로즈배 사회인 야구대회’를 1일부터 두 달간 개최한다. 일반팀 100개와 초청팀 20개, 연예인팀 8개 등 총 128개 팀이 출전하는 대규모 대회다. G마켓과 하이트, AJ렌터카, EA스포츠 등 여러 기업이 최근 사회인 야구 대회를 개최했고, 지난해에는 봉황대기의 이름을 건 대회도 열렸다.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은 가족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평일에는 직장, 주말에는 야구장에 가는 탓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다. 최근 평일에도 경기를 나가게 됐다는 한 동호인은 “아내에게 차마 말할 수 없어 비밀로 하고 있다.”며 “대신 주말에는 경기가 끝나면 회식 없이 바로 귀가해 집안일을 돕고 외식을 시켜주는 것으로 잃은 점수를 만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열악한 인프라는 가장 큰 아쉬움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간한 ‘2011년 전국야구장백서’에 따르면, 전국의 야구장 수는 161개(211면)에 불과하다. 43개(53면)가 경기도에 몰려 있어 나머지 15개 시·도는 평균 8개가 채 되지 않는다. 정규 야구장은 15개뿐이고 공원 형태 구장이 117개로 대다수다. 외야에 잔디(인조 포함)가 깔린 구장은 전체의 40%가량인 65개뿐이다. 일본이 공식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야구장만 546개를 갖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이러다 보니, 경기를 가질 야구장 찾는 게 주말 골프장 부킹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경기장 구하기가 힘들다 보니 리그에 가입하려면 팀당 200만~35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한 리그에서 보통 13~14경기를 치르는 것을 감안하면 경기당 20만원 이상씩 내야 하는 셈이다. 그나마도 시간 제한이 있어 2시간을 넘기면 안 된다. 대부분 사회인 야구 경기는 1시간 50분이 지나면 새 이닝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어 정규 이닝인 7회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경기장을 알선해 준다는 꾐에 빠져 돈을 뜯긴 사기 피해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사회인 야구를 제대로 즐기려면 기본기를 충실히 다져야 한다고 경험자들은 충고한다. 무턱대고 경기에 나서면 오히려 크게 다칠 수 있다. 일반인은 프로와 달리 연습량이 불규칙하고 기술이 부족해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잘못된 자세로 공을 계속 던지면 어깨와 팔꿈치에 부상을 입을 수 있고, 동료와 충분한 연습 없이 경기를 뛰면 수비 시 충돌할 우려가 높다. 야구는 매우 복잡한 규칙을 갖고 있는 만큼, 기본 룰을 숙지하는 것은 필수다. 사회인 야구에서 수 년간 활동한 한 경기기록원은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등의 룰도 모른 채 항의를 해 경기가 중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방용진 봉황대기 사회인야구대회 운영위원장은 “사회인 야구를 2~3년 열심히 하면 중학교 1~2학년 선수 정도의 실력은 쌓을 수 있다.”면서 “최근 야구장이 많이 지어지고 있지만, 흙이나 펜스까지의 거리 등 내부 시설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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