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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순혈주의와 외부수혈의 제도화/김성곤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순혈주의와 외부수혈의 제도화/김성곤 정책뉴스부장

    프로그램 이름과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20여년 전으로 기억한다. 한 텔레비전 대담프로인가에서 진행자가 고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당시엔 회장)에게 물었다. “공무원과 기업의 인력 가운데 어느 쪽이 낫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시는 공공이 민간을 리드하던 시기였고, 기업인이 공무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때였다. 따라서 과연 대한민국 재계를 대표하는 정 전 회장의 입에선 어떤 대답이 나올지 자못 궁금했다. 하지만 정 전 회장의 입에서는 망설임 없이 “기업”이라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이유인즉슨 수적으로 공무원보다 기업으로 가는 대학 졸업생이 많고, 그런 만큼 그중에 우수인력도 공공보다는 많다는 것이었다. 몇 년 뒤인 1995년 이건희 전 삼성 회장(당시엔 회장)은 “기업은 이류, 공무원은 삼류, 정치는 사류”라고 질타했다. 그때보다야 나아졌겠지만 공공부문에 대한 민간부문의 인식은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그동안 변화의 영역에서 비켜서 있던 공직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올 들어 새로운 제도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엄격한 계급제로 운영되던 공직사회가 성과와 보수 중심으로 변화할 조짐이다. 우선 특허청과 법제처, 농업진흥청, 기상청 등 4개 기관에 내년 중 새로운 직급체계를 시범 도입한 뒤 이를 부 단위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부이사관(3급)~서기보(9급)까지 7단계 구조가 관리자-중간간부-실무그룹의 3단계로 축소된다. 62년간 이어온 공직사회의 근간에 손을 대는 것이다. 하반기부터는 대학과 정부 부처 간 인사교류도 제도화된다. 대학교수가 각 부처의 과장급 이상 고위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재택근무, 시간제 근무 등 민간부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유연근무제’도 도입된다. 그만큼 변화의 필요성을 공직사회도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공직사회도 안주하지 말고 파격적 변화에 나서 주어야 한다.”면서 “민간을 포함해 다양한 인재등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에 대한 인식은 우리 모두 공유한다. ‘순혈주의’만으로는 공직사회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는 없다. 공직에 인재가 모이고, 유연성과 창의성이 보강돼야만 급변하는 세계에서 우리의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 정부의 시도는 일단 밑그림은 괜찮아 보인다. 문제는 이런 시도가 과연 수십년 관료주의로 경직된 공직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직급체계의 단순화로 우선은 승진경쟁이 느슨해지겠지만 거꾸로 직급이 줄어들어 시간이 흐르면 오히려 승진경쟁이 과열되는 것은 아닌지, 유연근무제가 일부 공무원들의 나태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또 대학교수 몇 명을 부처에 모셔다 놓고 바보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비근한 예는 고위공무원단 개방형 공모에서 찾아볼 수 있다. 15개 중앙부처 가운데 개방형 공모를 통해 외부수혈을 한 경우는 지난해 6월 현재 30%에도 못 미친다는 통계도 있다. 게다가 쓸 만한 개방형 직위는 모두 공무원 응모자에게 돌아간다. 갈수록 중앙부처에 비고시 출신 고위공무원을 찾아보기 어려워진다는 사실도 새로운 시도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비고시 출신들은 고시 위주 인사관행이 굳어지면서 보직관리가 안 돼 승진기회를 원천봉쇄당하기도 한다. 법조인력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으로 수혈체계를 다변화했다. 이제는 행정고시나 외무고시도 변화를 모색할 때이다. 부처에 대학교수 몇 명 채용하고, 직급을 단순화한다고 공직사회가 확 바뀌는 것은 아니다. 행시 외에 별도의 외부수혈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고시제도의 과감한 손질도 검토해 볼 때이다. 그래야 공공부문이 민간의 발목을 잡는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sunggone@seoul.co.kr
  • [이사람]전성태 행안부 윤리복무관

    [이사람]전성태 행안부 윤리복무관

    “여러 ‘유연근무제’ 형태 중 가장 먼저 시행되는 것은 시간제 근무제도입니다. 당장 오는 4월 15개 기관을 선정해 시범실시한 뒤, 10월에는 모든 부처로 확산할 계획입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설 연휴(2월13~15일) 직후 발표한 ‘유연근무제 활성화 계획’은 공직사회를 술렁이게 했다. 공무원도 재택근무가 가능해지고, 1주일에 3~4일만 출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획을 발표한 전성태(48) 행안부 윤리복무관은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한마디로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90만명이 넘는 공무원은 업무가 다양하고 근무 여건도 가지각색인데, 경직된 제도하에서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시·공간적 제약이 줄었다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유연근무제 도입 소식에 일부 국민과 네티즌은 “공무원이 너무 편해지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 복무관은 “결코 공무원을 위한 게 아니며, 국민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공무원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게 되면 주민센터(옛 동사무소)나 박물관, 운전면허시험소 등에도 오후 6시 이후 업무를 보는 직원이 생기고, 국민은 더 늦은 시간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복무관은 유연근무제 중 하나인 시간제 근무제(공무원이 주 40시간 미만 근무하고 급여는 일한 시간에 비례해 받는 제도)는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복무관은 영국으로 파견 근무를 나갔을 때 50만명의 국가공무원 중 20%, 270만명의 지방공무원 중 절반이 시간제 공무원인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영국은 이처럼 시간제 공무원이 활성화돼 있어 매년 수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안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공무원은 아직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 분위기다.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밀린 일 때문에 유연근무제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전 복무관은 그러나 “유연근무제가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공직 문화를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또 책임운영기관의 경우 기관장 성과 평가 시 유연근무제 활성화 여부를 평가 지표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전 복무관은 공무원노조 관리 업무도 맡고 있는데, 이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아꼈다. 그는 “최근 민주노총에 가입한 공무원노조는 아직 법적으로 인정받은 단체가 아니며, 노동부가 합법으로 인정할 때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공무원노조가 노동부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전 복무관은 “유연근무제는 공무원에게 자유를 부여하되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제도”라면서 “유연근무제를 이용하는 공무원이 근무를 소홀히 할 경우를 대비해 철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약 력<< ▲1962년 제주 제주시 생 ▲고려대 법학과, 미국 시라큐스대 행정학석사 ▲행정고시 31회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공무원단체복무팀장, 재정기획관
  • [공무원 직급 간소화 추진] “천편일률 부처별 인사” “다품종 소량 생산제로”

    [공무원 직급 간소화 추진] “천편일률 부처별 인사” “다품종 소량 생산제로”

    “공무원 인사제도도 획일적인 소품종 다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공무원 인사개혁의 핵심에 서 있는 조윤명(55) 행정안전부 인사실장은 옛 행정자치부 인사과장 시절부터 자타가 공인하는 인사전문가다. 조 실장은 “그간 공직사회 인사는 부처마다 지침을 통해 지시하는 천편일률적인 행태였다.”면서 “이제는 기관·직렬·개인 특수성 등 1인 콘셉트에 맞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맞춤형 인사다. 우선 하반기부터 전 부처에서 확대하는 유연근무제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조 실장은 “공무원 인사도 시대상을 적극적으로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맞벌이 공무원이 늘어나면 그에 맞게 인력 재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는 유연성이 너무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현재 정부부처 공무원 중 맞벌이 비율이 47.7%인데 배려가 거의 없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같은 사회문제를 공무원 인사제도가 그간 등한시한 측면이 큽니다.” 3급 이하 계급제 개편도 시대변화 흐름에 맞게 공직업무 효율성을 추구하자는 맥락이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선진국은 이미 계급제 대신 맡은 업무에 따라 대우하는 직위분류제를 채택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는 계급을 남겨놓긴 했으나 직무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도 계급체계 개편 상황을 봐가며 개방형 인사 등 ‘관리자 등용문’을 활짝 열 때가 됐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한번 고시맨은 영원한 고시맨이라는 고정관념도 깰 때가 됐다.”고 했다. ‘우수인력=고시’라는 등식으로 일원화된 인력충원 경로도 손질하겠다는 복안이다. 조 실장은 “과장급 이하 일선 업무직도 아직 개방형이 도입되지 않았다.”면서 전 직급에 걸쳐 공직 문호가 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견습직원제, 장애인 특채 시행으로 소수집단 공직 임용은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장 위주 인사행정’에 유독 애착을 갖고 있다. “톱다운 방식만으론 산간벽지 하위직 공무원들의 어려운 점을 반영할 수 없다.”는 게 지론. 지난해 11월 영·호남, 중부권을 돌며 3차례에 걸쳐 일선 공무원들의 고충을 듣고 인사제도 보완책을 마련하는 토론회를 최초로 실시하기도 했다. 조 실장은 “연금 삭감, 보수 동결로 최근 공직사회 사기가 많이 저하된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공무원이 먼저 애국자가 돼야 한다. 목민(牧民) 공무원으로 거듭나야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MB 3년차 고위직 세대교체로 쇄신해야

    고위공무원 사회에 인사태풍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다음 주 차관급과 청와대 비서관 인사가 예고됐다. 이와 맞물려 실·국장급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 조짐이다. 지식경제부가 가장 먼저 26개 국장급 자리 중 16개를 바꾸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급 일괄 사표를 받았고, 국토해양부도 1급 8명 중 4명이 옷을 벗는 등 후속 움직임이 빨라졌다. 공직사회가 시끌시끌할 만도 하지만 잡음이 크게 들리지는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면서 공직사회도 안정되고 있다는 징후로 여겨져 다행스럽다. 정기 인사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세번째다. 앞선 2차례 인사 때는 대폭 개편에는 못 미쳤다. 무엇보다 세대교체를 단행할 만큼 공무원 내부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과거 정부 인맥 자르기로 연결짓는 정치적 잣대는 혁신 의지를 움츠러들게 하는 요인이 됐다. 그러다 보니 쇄신은 일부 부처 위주로 이뤄졌다. 지난해 백용호 국세청장이 단행한 세대교체 실험은 나름대로 연착륙했다는 평가다. 6·2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들이 잇따르면서 인사의 폭을 더 넓혔다.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인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정 모델을 새롭게 구현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공무원이 획일적으로 근무하는 시스템이 바뀐다. 올 하반기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제가 전면 도입된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고위공직자 영역도 확대됐다. 중앙의 고위공무원이 사직하지 않고도 각 시·도 정무부단체장으로 옮겼다가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유능한 고위공무원에겐 러브콜이 잇따를 수 있는 법적 장치로 인재 등용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이 대통령은 그제 제2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청년실업 문제를 안이하게 대처하는 공무원들을 질책했다. 공직사회의 정책역량 강화가 시급한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번 고위직 인사에서 사표 수리 대상을 선별하고 후임을 인선할 때 첫 기준은 일 잘하는 공직자다. 국정 혁신을 이끌어가고 성장 동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인재 등용을 확대해야 할 때다. 앞으로 6개월이면 이명박 정부는 반환점을 돈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 [사설] 고용대책 유럽의 혼란 반면교사 삼기를

    어제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2차 국가고용전략회의가 열렸다. 공공부문의 유연근무제 도입방안, 인문계열 대졸 미취업자 직업훈련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달 첫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취업자 ‘25만명+알파’를 목표로 발표한 일자리 종합대책의 세부적인 실천 계획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두 번 열린 회의 결과를 놓고 가타부타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기왕에 정부가 고용문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나선 이상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는 좀 더 종합적이고, 장기적이고 세심한 정책 방향이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견해다. 최근 거시경제 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월 현재 취업애로계층은 210만명을 넘어섰다. 청년실업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실업률이 5%로 악화된 지난 1월의 청년실업률은 9.3%로 치솟았다. 고용침체의 충격이 여성들에게 집중된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숫자도 심각하고, ‘고용 없는 성장’ 문제도 심각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고용시장의 구조라고 본다. 우리나라 고용시장은 20대 취업자보다 50대 취업자가 많은 역피라미드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이다. 고용시장의 고령화는 성장잠재력 하락을 의미한다. 여기에 매년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에 신규로 진입하는 인구는 41만명에 달하고, 우리나라 인구의 15%(712만명)에 해당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까지 임박해 있다.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려면 정년을 연장하는 게 맞지만 그만큼 신규 일자리가 줄어든다.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나 그렇다고 여성근로자에게만 혜택이 집중된 정책을 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세대 간·성별 간 일자리 전쟁이 본격화한 셈이다. 영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서는 정년 연장 논의가 활발하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연금과 재정적자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서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심하다. 유럽이 처한 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 고용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그때그때 대두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현장 밀착형 대책도 필요하지만 이보다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안목에서 사회구조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고용정책의 수립이 시급하다.
  • 이대통령 “일자리대책 너무 구태의연”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 관련, 공무원들을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2차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가끔씩 정부가 만드는 자료들을 보면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도 일자리 걱정을 안 해 본 ‘엘리트’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정책을 위한 정책, 보고를 위한 보고서’는 절박한 사람들을 더 답답하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실업 문제와 관련, “정부가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줄 수는 없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들의 자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부는 인문계 출신 대졸자에게 4월부터 맞춤형 직업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노동부는 유연근무제를 확산하기 위해 공공부문에서 재택·탄력 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단시간 근로형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직장가입자의 자격을 월 근무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김성수 유대근기자 sskim@seoul.co.kr
  • [공직 유연근무제 도입] (하) 성공하려면 이렇게

    ‘신분·급여가 보장된 공직사회라면 민간기업보다 유연근무제 정착의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인사 시스템도, 문화도 싹 갈아치워야 한다.’ 하반기부터 확대 도입될 공무원 유연근무제에 대한 전문가 및 공직사회 내부의 조언이다. ●근무평가·대체인력풀 보완을 18일 중앙부처 한 여성과장은 “장관, 국장 등 간부진에게 수시보고 체계가 일상화된 공무원 조직 특성상 위로 올라갈수록 유연근무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육아휴직조차 망설였던 공무원들에겐 확실한 유인책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과장은 “출퇴근 시간 조절, 주 4일 근무가 일상화되면 대체인력이 필요한 육아휴직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기관장, 다른 직원 입장에서도 인력관리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눈치보기나 근무 혼란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김태홍 일·가족·정책연구소 연구실장은 근무평가·대체인력뱅크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재택근무 시엔 특히 평가자의 대면관찰이 힘든데 사내정치 소외, 근평 감점 같은 우려를 정부가 나서서 씻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차 출퇴근제의 경우 야근이 보편화된 우리 직장문화상 큰 문제는 없겠지만 대리근무자 등 인력풀 점검도 필요하다. 그는 “대체 인력은 대개 기간, 업무시간이 제한되기 마련인데 이 기간도 경력으로 인정해줘서 공직 인력풀을 대대적으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결책으로 문강분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회장은 캐나다와 포르투갈의 사례를 들었다. 문 회장은 “정부부처별 경영평가지침에 일, 가정양립지수를 도입하거나 캐나다처럼 고용평등감독관 파견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시간제근무 참여비율, 탄력근무제 호응도 등을 실적으로 평가해 직접 실행을 담보하자는 것이다. ●승진·경력 불이익 안 줘야 맞벌이 공무원 비율은 전체 공무원의 47.7% 선. 남성중심적인 공직문화를 바꾸는 데 정부가 나서기에 이미 발걸음이 늦었다는 지적이다. 육아기의 여성 공무원들은 일과 육아 중 하나의 선택을 강요당해 경력단절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육아휴직을 놓고 눈치를 봐야 하는 남성 공무원들도 손해를 보긴 마찬가지였다. 현재 시간제 근무를 하고 있는 정부 중앙부처 인원이 고작 21명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유연근무제에 동참해도 승진, 경력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먼저 공직사회에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만석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과장은 “정부의 방침은 확고한 만큼 홍보부터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재직원 대신보고체제 필요 멀티플레이어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선우 교수는 “직위공유제를 하는 미국처럼 한 직원 부재 시 최소한 보고를 대신해 줄 수 있을 정도의 팀원 간 백업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섹터에서 유연근무제가 먼저 도입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에 대해선 공무원, 전문가 모두 이견이 없다. 사기업은 ‘시간제근로=비정규직’이라는 도식이 확고하므로 신분보장이 확실한 정부부문이 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그러나 공직사회도 완충기간이 필요한 만큼 연구, 기획비율이 높은 특허청, 통계청 또는 상징성 있는 보건복지가족부, 여성부에서 먼저 실시한 뒤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공직 유연근무제 도입](중) 현실과 문제점

    [공직 유연근무제 도입](중) 현실과 문제점

    “재택근무요?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중앙부처 한 공무원) “재택근무를 도입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실제 적용률은 대상자의 10%에 불과해요.”(특허청) 정부가 올 하반기부터 유연근무제를 본격 도입키로 했지만 실제 현장에 뿌리를 내리려면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걸림돌은 수십년간 공무원 사회에 굳어진 ‘정시 출퇴근’ 문화다. 특허청은 2005년 심사관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2006년 158명에 이르던 재택근무자는 2007년 78명으로 줄어들었고 그 이후는 90명대다. 특허청 관계자는 “일부 직원이 인사상 불이익 등을 우려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내 정치에서 소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청이 재택근무자 집에 지문인식기와 해킹 방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데 들이는 비용은 4300만원가량이다. 보안문제는 자신하지만 재택근무자의 성실도는 믿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시차출퇴근제도 정착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5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는 유연근무제 운영지침을 내리면서 ‘가급적 1시간 단위로 선택하고 필요한 경우 30분 단위로 출근 유형을 보다 세분화’하라고 지시했다. 여성부는 1시간 단위 출퇴근 조정만 받아들였다. 다른 부처 공무원은 도입하자는 이야기를 꺼냈다가 꾸지람만 들었다. 곳곳에서 30분 단위로 바꾸자는 제안이 쏟아졌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는데 30분이면 되는데 1시간씩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성부 A씨는 “다른 직원들이 한창 일할 때 사무실에 들어와 업무 흐름을 끊는다는 점이 마음에 걸려 30분 단위 조정을 계속 건의했었다.”고 회상했다. 시차출퇴근제가 장점이 많지만 왠지 조직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정부 부처의 역사가 오래될수록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평가다. 기획재정부의 한 서기관은 “업무 특성상 꿈 같은 이야기지만 하고는 싶다.”며 “우선 가능한 업무 분야에서 활성화돼야 이야기라도 꺼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나마 자리를 잡은 시차출퇴근이나 재택근무는 관리가 편한 유연근무제다. 시차출퇴근은 ‘e사람관리 시스템’에 미리 출퇴근시간 변화를 고지하면 되고, 재택근무는 인증서를 이용해 출퇴근신고를 하면 된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시간제 공무원은 인사관리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시간제 근무자를 따로 추리고, 월급이나 근무경력 적용도 따로 해야 한다. 시간제 근무에 따라 생기는 업무 공백을 메워줄 인력충원도 제때 이뤄져야 한다. 또 근무시간의 반만 근무했다고 해서 월급과 근무경력을 반만 인정해줘서는 곤란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그렇다고 얼마의 할증률을 적용해야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 부처 안팎에서는 유연근무제의 정착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시행 기준과 관공서 내에 깊게 뿌리내린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선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간제 공무원을 시범 도입한다고 보도된 여성부에는 요즘 매일 문의 전화가 온다. 퇴직 공무원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이 어떤 직종이 시간제 공무원으로 근무 가능한지, 신청 자격은 무엇인지를 묻는 전화다. 전경하 임주형기자 lark3@seoul.co.kr
  • [공직유연근무제 도입](상) 9 to 6 사라진다

    [공직유연근무제 도입](상) 9 to 6 사라진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공공기관 유연근무제 활성화 계획’은 쳇바퀴 돌 듯 운영되는 공직사회에 큰 변화를 줄 전망이다. <서울신문 2월16일자 22면> 올해 하반기부터 공무원은 일부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정하고, 재택근무도 할 수 있다. 1주일에 3~4일만 출근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연근무제가 공직사회에 가져올 변화와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과제 등을 3회에 걸쳐 분석한다. #장면 1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의 출근시간은 오전 10시다. 어린 아들을 유치원에 바래다 주고 여유롭게 사무실로 간다. 1시간 늦게 출근하는 만큼 A씨의 퇴근시간은 오후 7시. 하지만 평소 잔업이 많은 A씨는 이때가 다음날 업무를 미리 준비하는 마중물 같은 시간이다. #장면 2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중앙부처로 파견 나온 공무원 B씨는 매주 월~목요일만 근무하고, 주말엔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내려간다. B씨는 대신 평소 하루 10시간씩 일한다. 금요일 고향집에서 사랑스러운 딸의 등굣길을 배웅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 고된 것은 아니다. ●장애인공무원 재택근무 가능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 같은 공무원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행안부가 공공기관에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힌 유연근무제에는 집에서 업무를 보는 재택근무제, 집 인근 ‘스마트오피스’로 출근하는 원격근무제, 하루 평균 근무시간을 늘리는 대신 3~4일만 출근하는 집약근무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무시간제 등이 포함돼 있다. 재택근무제는 그러나 모든 공무원이 이용할 수는 없다. 민원업무 담당 공무원 등은 사실상 재택근무가 힘들다. 소청심사나 징계검토, 전산프로그램 개발 등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이 재택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장애인 공무원이나 어린 자녀를 키우는 공무원, 먼 거리를 출퇴근하는 공무원 등도 재택근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원격근무제 역시 당장 많은 공무원이 이용하기는 어렵다. 먼저 스마트오피스 설치가 확산돼야 한다. 행안부는 일단 올해 스마트오피스 2곳을 시범 조성할 예정인데, 경기 고양시(일산구)와 서울 도봉구가 유력하다. 행안부는 2013년까지 스마트오피스를 총 22곳으로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선택적 근무시간제 먼저 정착 선택적 근무시간제는 가장 먼저 정착될 전망이다. 행안부는 이에 대비해 지난해 시범적으로 부처 내 모든 공무원의 출퇴근 시간을 오전 8시~오후 5시로 조정했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6%가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행안부가 유연근무제 도입을 발표하자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무원이 너무 편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유연근무하는 곳 인센티브 검토 행안부는 상당수 선진국이 이미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1990년대 초반부터 연방공무원 5%(9만 5000명)를 대상으로 원격근무를 실시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를 확대하자는 법이 제출됐다. 영국은 국가공무원의 20%, 지방공무원의 50% 이상이 시간제 공무원(급여를 일한 시간에 비례해 받는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는 등 유연근무제가 이미 확산돼 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도 유연근무제를 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은 이미 갖춰져 있다.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10조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필요할 경우 근무시간 및 근무일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향의 공무원 사회가 그동안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데 매우 소극적이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유연근무제가 공직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각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유연근무제를 활성화한 곳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공무원 주 3~4일 근무 가능해진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무원도 재택근무나 1주일에 4일만 일하는 게 가능해진다. 출근 시간도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15일 ‘공직사회 유연근무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모든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유연근무제가 활성화되면 공직사회의 모습은 크게 바뀐다. 현재 공무원은 하루 8시간씩 주 5일 일하는 게 원칙이지만, 주 40시간 근무만 채우면 꼭 5일 모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 10시간씩 일하고 주 4일만 출근해도 된다. 행안부는 공무원이 하루 12시간 근무하는 대신 3일 반나절만 출근하는 것도 허용할 방침이다. 공무원의 ‘재택근무’도 가능해진다. 징계안건 검토나 전산프로그램 개발 등 독자적인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 육아 부담이 있는 공무원, 장애인 공무원, 원거리 출퇴근 공무원 등이 재택근무제를 이용할 수 있다. 주차관리나 시설관리, 통계조사, 식의약품 감시업무 등을 처리하는 공무원은 사무실 대신 집 근처의 ‘원격근무용 사무실(스마트 오피스)’로 출근해 업무를 볼 수 있다. 행안부는 또 공무원이 관례적으로 유지해 오던 오전 9시 출근 시스템 대신에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자유롭게 출근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시차출근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 밖에 최근 여성부 등이 도입하겠다고 밝힌 ‘시간제 공무원(주 40시간 미만 근무하고 급여는 일한 시간에 비례해 받는 제도)’도 전 부처로 확산할 계획이다. 복장 역시 자유롭고 편안한 옷을 일년 내내 착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행안부는 대신 근무 시간 중 특정 시간을 ‘핵심근무 시간’으로 지정하고, 이때는 공무원이 업무에만 집중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회의나 개인적인 업무로 자리를 뜨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것이다. 행안부가 발표한 ‘유연근무제’는 획일적이고 규격화된 공직 문화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얼마나 잘 시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행안부 관계자는 “다음달 초 관계기관 및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개최해 유연근무제와 관련한 여러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임주형기자 oscal@seoul.co.kr
  • 유연근로제 단위기간 3개월→최장 1년으로

    현재 3개월로 제한돼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이 6개월~1년으로 늘어난다. 기간이 늘어나면 근로자는 좀 더 탄력적인 근무가 가능하고 사용자는 유연하게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성수기와 비수기가 뚜렷한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유연근무제가 확산될 전망이다.  19일 노동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연내에 추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에 따라 3개월 범위 안에서만 허용됐다. 이 때문에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과 업무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특정 주(週)의 근로시간을 늘리거나 줄이는 제도로 현재 하루12시간, 주당 최대 52시간 범위 안에서 조정이 가능하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스마트 오피스’ 공직 유연근무제 확산 계기로

    행정안전부가 도심 외곽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의 근무 편의를 위해 ‘스마트 오피스’(Smart Office)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먼 곳에 사는 공무원들이 도심까지 힘들게 출근하지 않고 거주지 가까운 곳의 정보기술(IT) 기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일종의 원격근무제다. 잘 운영하면 출퇴근 시간절약, 러시아워 교통체증 완화,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육아와 근로의 병행 등 장점이 적지 않을 것이다. 유연근무제에 소극적이던 정부가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자체가 신선하다. 올해 ‘스마트 오피스’ 2곳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인천, 경기 고양·일산, 성남·분당 등지에 22곳을 시범 운영한다니까 이를 잘 보완해서 유연근무제를 확산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임을 자랑하면서도 그 이점을 근무형태의 변화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사람끼리 얼굴을 맞대야 업무가 돌아가는 ‘대면(對面)문화’가 큰 걸림돌이다. 일부 기업들은 재택근무, 탄력근무시간제, 단시간근무제 등 다양한 유연근무제를 시행해 직원들의 좋은 반응은 물론 업무효율 증진 효과도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들은 아직 미진한 편이다. 행자부에 따르면 중앙·지방기관 3만 7000곳 가운데 원격근무를 도입한 곳은 1300곳(3.6%)에 불과하다. 미국의 총무청은 원격근무자가 30%를 넘는 점을 고려할 때 부끄러운 수준이다. 정부는 2015년까지 원격근무 기관을 20%로 높이겠다지만 때늦은 감이 있다. 원격근무가 뿌리내리려면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특히 상급자는 원격근무자와 인간관계가 소원하다는 이유로 인사 등에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없어야 할 것이다. 인터넷 전화, 전자결재 등 의사소통 수단과 보안시스템 등도 잘 준비해야 한다. ‘스마트 오피스’ 운영에 따른 효과를 부풀리기보다 내실을 다져 제대로 된 모델을 만들기 바란다.
  •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인사불이익·대체인력 걱정… 출산·육아휴직 아직도 눈치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인사불이익·대체인력 걱정… 출산·육아휴직 아직도 눈치

    최근 들어 정부는 유연근무제,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을 공무원부터 쓰라고 독려하고 있다. 관련 제도가 마련된 것은 오래됐지만 그동안 사실상 그림의 떡이었다. 제도의 실행을 담보할 세부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공 부문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다급함이 배어나고는 있지만 꼭 개학을 앞두고 밀린 숙제를 허겁지겁하는 초등생을 보는 듯하다. ●사례 1. 엄마의 짧은 근무 여성부에 근무하는 공무원 몇 명은 3월부터 근무 시간이 줄어든다. 줄어드는 근무시간은 시간제 공무원으로 채용되는 사람이 맡는다. 여성부가 올해 ‘퍼플잡(유연근무제)’ 확산을 위해 시간제 공무원을 시범 운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신청이 많지는 않다. 세부적 내용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여성부는 계속 신청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직업의 안정성은 유지하되 각자 원하는 만큼 원하는 형태로 일한다.’는 말은 좋지만 조금만 들어가면 이해관계가 얽힌다. 육아 등을 이유로 단시간 근무를 선택한 공무원이 월급이나 수당 등을 근무시간에 비례해 받는 것은 맞다. 그러나 승진 등에 영향을 미치는 근무기간 산정이나 인사평가에서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불이익을 받는 것은 뻔하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승진 심사 등에서 육아 등으로 단시간 근로를 택한 공무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사례 2. 엄마·아빠의 승진 출산이나 육아휴직을 하는 사람들의 걱정은 인사상 불이익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에는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지만 다면평가나 인사고과 등을 따지다 보면 휴직자가 아니라 근무자, 특히 휴직자 몫까지 챙기느라 더 힘들어진 근무자에게 기우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아예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자의 성과평가를 보통 등급 이상으로 하기로 했다. 2자녀를 둔 직원은 승진 시 특별가점을 0.5점, 3자녀의 경우에는 1점의 특별가점을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불이익이 아니라 혜택을 주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부처 내 불평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례 3. 아빠의 출산휴가 감사원 공보관실에 근무하는 최규섭 감사관은 아내가 첫 애를 낳아 지난 6∼8일 3일간 출산휴가를 다녀왔다. 눈치를 줄 법도 한 공보관실 직원들은 “올해부터 5일이라 더 쉴 수 있을 텐데….”라며 오히려 관련 법령을 뒤졌다. 행안부가 배우자 출산 시 출산휴가를 3일에서 5일로 늘리기로 했지만 아직 법령이 완비되지 않아 하반기부터나 가능할 전망이다. 감사원은 2006년 말 남성 공무원의 출산휴가 사용이 미흡하다고 판단, 원내 인식을 바꾸기로 했다. 2007년부터 남·녀 직원의 자녀가 태어나면 원장 명의의 축하 꽃이 배달되고, 사내 정보망인 e-감사시스템에 공지된다. 출산을 환영하고, 직원들의 배려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2004년 남성 직원 중 출산 휴가를 하루도 쓰지 않은 경우가 62.1%였는데 2009년에는 0%였다. 2008년 한해 동안 배우자 출산휴가를 쓴 중앙행정기관 남성 공무원은 4486명이다. 이전 통계는 없다. 2008년에야 관련 통계가 수집됐기 때문이다. 90일간의 출산휴가와 1년 안팎의 육아휴직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될 수 있다. 휴가를 쓰는 사람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출산휴가를 마음 편하게 갈 수 있게 하고 육아휴직을 장려하려면 대체인력의 사용이 필수적이다. ●육아휴직은 여성의 전유물? 2008년 출산휴가를 간 지방자치단체 여성 공무원은 4045명이었다. 출산휴가 동안 이들이 하던 일은 임용 대기자, 퇴직 공무원, 기간제 근로자 등 대체인력이 대신했으나 대체율은 70%였다. 다른 직원들이 일을 더 하고 수당을 더 받은 경우는 18.2%였다. 나머지 11.8%의 경우 동료 직원들이 일만 더했다. 중앙 부처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2008년 출산휴가를 간 중앙 여성 공무원은 3497명이다. 중앙부처 중 대체인력을 관리하는 대체인력뱅크를 갖고 있는 곳은 인권위, 국방부, 보훈처, 식약·기상·산림청 등 6곳뿐이다. 지방공무원과 같은 인력 대체율 통계가 나올 수가 없다. 대체인력뱅크가 있는 곳은 16개 광역 시·도 중 12개, 230개 기초 지자체 중 147개다. 2008년부터 육아 휴직이 가능한 자녀 연령이 만 3세 미만에서 6세 이하로 대폭 늘어났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는 3세 미만 자녀를 둔 경우만 해당했다. 현재 여성 공무원은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을 경우 한 아이당 1년씩, 최대 3년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고 남성은 1년까지 쓸 수 있다. 그러나 육아휴직은 여성의 전유물이다. 2008년 육아휴직을 사용한 중앙 여성 공무원은 2547명, 남성 공무원은 296명이다. 여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이용률은 20%대를 웃돌지만 남성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방 공무원의 육아휴직 이용률은 중앙 공무원보다 높은 편이지만 여전히 여성이 훨씬 많이 쓰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경제활동여성 2014년 60%로

    여성부와 노동부가 ‘돌봄과 고용’을 연계한 인프라를 구축해 오는 2014년까지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을 6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단시간 근로 등 유연근무제도 적극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여성부는 31일 여성정책조정회의 심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의 ‘제1차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촉진 기본계획(2010~2014)’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경력단절 여성들의 취업 지원서비스 강화를 위해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오는 2012년까지 100개소(현재 72개소)로 대폭 늘어난다. 또 여성 구직자 및 직업 훈련자들이 자녀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돌봄 서비스 표준화 및 종사자 자격증 제도가 추진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4개부처 새해 업무보고] 유연근무제 공공부문부터 확산

    여성부는 내년에 유연근무제(퍼플잡) 확산과 아동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체계 강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여성부가 14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새해 업무보고에서 내년부터 여성부에서 시간제 근무를 시범 실시하고 행정안전부 등과 협조해 공공부문으로 확산해 나가기로 했다. 황준기 여성부 차관은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직무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민간 기업에 확산시키기 위해서 노동부 등과 협조, 법령이나 제도 등을 개선하고 관계기관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예정이다. 아동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 상한액은 현행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인상된다. 지원 대상에 피해자 가족도 포함되며, 가족치료프로그램도 개발·보급된다. 성폭력 피해 아동을 위한 전용쉼터를 만들어 자립할 때까지 아동 특성에 맞는 지원도 펼친다. 피해 아동에 대한 심리치료 전문기관인 해바라기아동센터와 수사·응급치료 중심인 원스톱지원센터의 장점을 결합한 ‘여성·아동 폭력 피해자 중앙지원센터’를 설치, 지원 시설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예정이다. 결혼이주여성이 동반아동과 함께 살면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이주여성자활시설을 설치, 이들의 사회참여를 도울 방침이다. 여성 장애인의 고충상담뿐만 아니라 직업 훈련 지원등 종합 지원의 거점역할을 할 ‘여성 장애인 어울림센터’가 16개 시·도별로 운영된다. 세계적 기준에서 매우 낮은 국제 성평등 지수를 높이기 위해 국가 성평등 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다. 국제 성평등 지수 중 여성권한척도는 109개국 중 61위, 성격차지수는 134개국 중 115위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간병서비스 의보 적용 추진

    정부는 내년에 보건복지 분야에서만 15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전국 150여개 대학에 취업지원관을 배치해 취업 상담 등을 통해 청년 구직을 돕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보건복지가족부, 노동부, 여성부, 국가보훈처 등 4개 부처로부터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서민·고용 분야 내년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4개 부처에 대해 먼저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서민을 위한 배려와 젊은이를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한 국정과제이기 때문”이라면서 “업무보고를 지난해와 같이 연말에 마치고 (새해) 1월1일부터는 업무를 시작하고 재정지출을 시작해 다소나마 서민에게 도움을 주려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아마 내년 하반기쯤 되면 서민들도 (경기회복 기운을) 체감하지 않겠나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일자리 창출과 약자 배려, 사회안전망 구축은 1개 부처가 아닌 모든 부처가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이 업무를 촘촘히 해낼 수 없으며, 민간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에는 모든 분야의 격(格)을 높여 선진일류국가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하자.”면서 “오늘 토론과제는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액션플랜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복지부는 보고를 통해 간병인과 환자 간에 개별적인 계약관계로 유지되는 현행 간병서비스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방법 등을 통해 15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간병 서비스와 관련, 복지부는 2011년부터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급여대상에 포함시켜 서민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전재희 복지부 장관은 “간병서비스를 제도권으로 편입할 경우 새로 만들어질 일자리는 5만개 정도이나 전반적인 고령화 추세에 따라 간병 서비스의 수요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건복지 분야 사회서비스 일자리 1만개, 탈(脫) 빈곤 일자리 내실화를 통한 자활근로 1만 7000여개, 사회복지시설 인력 증원 1만 5000개, 해외환자 유치 등 의료산업 지원·보장성 확대 등을 통한 시장 일자리 창출 2만개 등을 통해서도 1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노동부는 청년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대학·전문계고 졸업자 80만명과 우량 중소기업 6만개의 구인·구직 정보를 담은 일자리 중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여성의 고용 기회 확대를 위해 단시간 근로 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임금피크제 활성화를 통해 대량 퇴직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의 고용을 연장시킬 방침이다. 특히 지역 단위의 일자리 창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들이 주기적으로 지역 내 일자리 수를 조사, 공표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일자리 성과도 발표하도록 할 계획이다. 여성부는 내년 초 ‘시간제근무 공무원제도’를 시범 도입하고, 관계기관과 함께 민간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 촉진을 위한 태스크포스도 구성해 법령을 정비하기로 했다. 김성수 오이석 유대근기자 sskim@seoul.co.kr
  • [정책진단] 여성 단시간근로제 정착되려면

    [정책진단] 여성 단시간근로제 정착되려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일자리 마련에 정부가 발벗고 나섰다. 단시간 근로제·시차출퇴근제·재택근무제 등 유연근무, 이른바 ‘퍼플 잡(Purple Job)’ 확산운동이다. 저출산 방지대책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며, 출산·육아에 친화적인 기업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유연근무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어 선진국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단시간 근로제다. 단시간 근로가 청년이나 노년층의 취업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겠지만 주요 대상은 여성이 될 전망이다. 외국도 그렇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 CD) 회원국의 2006년 기준 단시간 근로 비율은 남녀 평균 16.1%다. 여성만을 보면 26.4%다. 단시간 근로 비율이 높은 네덜란드는 전체 비중이 35.5%고 여성은 59.7%다. 우리나라는 남녀 평균 비율은 8.8%, 여성은 12.3%로 단시간 근로 비중이 외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네덜란드는 노·사·정이 대타협한 ‘바세나르협약’과 국가의 재정적 지원으로 단시간 근로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된 나라로 평가받는다. 네덜란드 정부는 단시간 근로자에게 전일제 근로자와 같은 사회보장과 노동법 적용을 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했다. 1997년부터는 근로자가 원하면 어느 회사든 단시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근로시간이 다르다는 이유로 근로계약 체결·연장·해지 시에 불이익을 주지 못한다. 근로시간에 비례해 줄어든 임금은 정부가 일정 부분을 보조, 근로자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배려했다. 특징적인 점은 네덜란드는 OECD의 아동보육지원점수(-5∼5점)에서 0.3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3국은 여성의 단시간 근로비율은 낮은 반면 아동보육 지원점수가 높다. 즉 기혼여성에게 단시간근로와 보육정책이 대안으로 선택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2002년 노사정이 일자리나누기(워크셰어링)를 합의했다. 현재 근로시간만 짧을 뿐 일의 내용과 책임, 시간당 기본급과 상여금·퇴직금 산정방식, 근무 평가 등이 전일제 근로자와 같은 단시간 정사원제가 정착돼 있다. 정부는 기업에 다양한 형태로 단시간 근로 지원금을 지원한다. 이강성 삼육대 경영학 교수는 “야간·주말·공휴일 또는 평일 단시간 근무 등 다양한 방식의 단시간 근무제와 동등한 처우로 단시간 정사원제는 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가 됐다.”고 진단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유연근무제 확대는 오히려 여성 고용의 질을 저하시킬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임은주 여성부장은 “단시간 근로근무가 가능한 직무의 개발과 인사와 근무평가 등 단시간 근로에 맞는 소프트웨어 지원이 안 된 상태에서는 정부의 정책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임 부장은 “현재도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등은 도입돼 있지만 실제 이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일단 정부는 여성부를 시작으로 공공부문부터 단시간 근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제도를 개선해 단시간 근로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인사·노무 관리제도 매뉴얼 개발과 컨설팅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은 정규직 근로자가 단시간 근로자로 전환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1주 근무시간이 15시간 이상 30시간을 넘지 않는 범위이며 단시간근로 기간은 1년이다. 근로시간 단축이 끝나면 해당 근로자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 단시간 근로는 현재 병원을 중심으로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대형 병원에서 환자들이 몰리는 오전 시간대만 일한다든지 야간 전담반을 만드는 것이다. 서울 강동 소재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이 야간 전담 간호사를 따로 채용했고, 다른 간호사는 오전·오후 교대근무한다. 한국노동연구원 산하 고성과작업장혁신센터(KOWIN)는 청주의료원과 협약을 맺고 단시간근로모형을 개발했다. KOWIN은 단시간 근로가 간호직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착안, 원무직 등 전 업종을 대상으로 유연한 근무제도 마련을 시도했다. 프로젝트 결과 간호관리료 산정방식, 간호등급, 단시간 간호사 인력정보망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단시간 근로는 관련 기업에 대한 각종 법과 제도가 완비되어야 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1주일에 20시간 근무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지난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급여는 정상근무 대비 57% 수준이며 평가는 전일제 근무직원과 다르게 하지만 복지후생·성과급·자기계발 등은 전일제 직원과 동일하다. 지금까지 신청자는 3명뿐이다. 시행기간이 짧았다는 점도 있지만 낯설기 때문이다. 단시간 근로모형을 개발 중인 KOWIN의 전신은 뉴패러다임센터다. 단시간 근로의 활성화는 일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일이다. 단시간 근로하면 비정규직에 나쁜 일자리가 연상되는 것, 출퇴근 시간을 같이해 장시간 일해야 근무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하는 기업의식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퍼플 잡에 주목하라/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퍼플 잡에 주목하라/함혜리 논설위원

    우리나라의 핵심 생산가능인구(25∼49세)가 2011년에는 2000만명 아래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의 결과다. 핵심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잠재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저출산·고령화의 파급효과는 다른 분야에서도 이미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청년층 인구감소로 국방의 의무를 지닌 현역자원의 부족이 우려된다. 지방에서는 학생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한 대학들이 부지기수다. 가족 계획을 장려하던 것이 불과 40여년 전의 일이다. 소수점 아래 몇자리 숫자의 변화가 이처럼 엄청난 파급력이 있으리라고 그때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1.19명이라는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이 이처럼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는 만큼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모두가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초저출산 현상은 우리 사회 문제의 총체적인 표출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손에 잡히는 것부터 하는 게 정답이다. 출산과 육아 때문에 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인식부터 전환시키는 것이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퍼플 잡’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퍼플 잡(purple job)은 탄력 근로제, 시차 출퇴근제, 재택근무 등 유연하고 탄력적인 근무형태를 유지해 가정과 일의 병행이 가능하도록 한 일자리를 가리킨다. 백희영 여성부 장관이 직접 만든 용어로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되 직업의 안정성 및 커리어는 풀타임 근로자와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여러 기업들이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소니는 육아휴직기간 중 본인이 원하면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파나소닉도 재택근무, 모바일 근무, 스폿 오피스 등 e워크제도를 도입했다. 미국의 퍼스트테네시뱅크는 근로자의 60%가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 시차 출퇴근, 교대근무, 파트타임 등 탄력적인 근무시스템 덕에 고객만족도가 50% 상승하고 근로자 이직률은 85%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에서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국민은행, 한국IBM, 유한킴벌리 등이 퍼플 잡의 선봉에 서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의 경우 낮 고정근무 간호사 외에 밤에만 근무하는 야간전담 간호사를 따로 뽑아 운용하고 있다. 낮 고정근무 간호사들은 오전·오후 2교대 근무로 임신·출산·육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낮 시간 활용을 원하는 간호사들은 밤에만 전담하는 직종을 선택할 수 있다. 58명의 야간전담 간호사들은 격일제로 하루 8시간씩 월 120시간을 근무하는데 이 제도 도입으로 전체 간호사들의 직무 만족도와 조직 몰입도가 동시에 높아졌다고 한다. 출산과 육아부담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경우 취업 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가능성을 꼽는 만큼 저출산 대책으로 퍼플 잡의 개발과 확산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여성의 정규직 탄력근무제가 도입되면 합계출산율이 당장에 1.38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한국인구학회의 연구도 있다. 퍼플 잡은 여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치관의 변화로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직장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아이를 맡아 키워야 하는 싱글대디들도 적지 않다.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루는 퍼플 잡 종사자들이 늘어날 때 저출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유연근무제 해보니 괜찮네요”

    “유연근무제 해보니 괜찮네요”

    공무원 3명 가운데 2명은 여름철 출퇴근 시간을 한 시간 앞당기는 ‘유연근무제’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공직 안팎에서는 근무시간만 늘어나거나 조기퇴근으로 인한 업무공백 등의 우려가 제기됐었다. 1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서머타임제(일광절약시간제)’의 일환으로 지난 한 달간 진행된 유연근무제(오전 8시~오후 5시 근무)에 대해 소속 직원 13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854명 가운데 66%인 565명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특히 육아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공무원의 ‘만족’ 답변은 71%에 달했다. 미혼자(60%)보다는 결혼한 공무원들(68%)에게서 만족도가 높았다. ‘보통’은 19%, ‘불만족’은 15%에 그쳤다. 퇴근시간도 응답자의 77%가 이전보다 ‘빨라졌다.’고 답했다. 지난 7월 한 달간 1인 평균 초과근무시간은 지난해 같은 기간 47시간에서 29시간으로 38%(18시간)나 줄었다. ‘늦어졌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늘어난 여가 시간(복수응답)에는 ‘운동·독서’ 등 취미활동(37%)과 ‘육아·가사분담’ 등 가정친화적 활동(35%)을 한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모임’ 등 사회적 활동과 ‘영어학습’ 등 개인능력개발도 각각 22%를 차지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업무공백을 막기 위해 원격업무처리시스템을 70%까지 확대했으며 향후 오후 5시 이후 근무책임자를 지정해 일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한국 최고직장은 삼성SDS

    아시아 직장만족도 20위에 우리나라 업체가 2개 포함된가운데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직장만족도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6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과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FEER),컨설팅회사 휴잇 어소시어츠(휴잇)가 공동으로 아시아 10개국,355개 기업을 대상으로 ‘아시아 및 지역별 최고 직장만족도’를 조사한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직장 베스트 20’에서 1위 기업은 중국 상하이의 포트만 리츠 칼튼이 차지했으며 싱가포르 에질런트 테크놀러지와 리츠칼튼 밀레니아가 2위와 3위에 올랐다.국별로는 말레이지아가 5개 업체로 가장 많았으며 싱가포르와 중국이 각각 3개 업체,한국,태국,홍콩이2개 업체였다.한국업체로는 주택은행과 휴렛팩커드(HP) 한국지사가 각각 17위와 20위에 랭크됐다. 휴잇은 “주택은행은 성과관리 보상시스템 등 직무중심의인사제도를 도입한 것이, HP코리아는 복지후생제도,유연근무제도 등 선진제도가 정착된 것이 높은 평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 베스트 10에는 삼성SDS가 직급파괴 및 직원이 주체가 되는 독특한 경력관리제도가 돋보여 1위에 올랐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삼성SDI,신세기통신,유한킴벌리,페드럴 익스프레스 코리아,현대중공업,다음커뮤니케이션도 포함됐다.휴잇은 “주택은행,한국HP,삼성SDS 등은 공통적으로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는 평판을 들었다”면서“일반의 예상과 달리 인사제도측면에서 다국적 기업과 한국기업간에 별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직장인들의 직장 만족도는 경쟁국에 비해 크게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직장에 대한 몰입도는 46%로아시아 평균 56%에 못미쳤다. 임태순기자 st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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