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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들이 가고 싶은 강소기업 ‘1106곳 ’ 아시나요

    청년들이 가고 싶은 강소기업 ‘1106곳 ’ 아시나요

    위성시스템 개발 기업인 쎄트렉아이는 직원 출퇴근을 따로 확인하지 않는다. 연구개발이라는 업무 특성상 유연하고 자율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 재충전을 위해 권고 휴일, 안식년제도 운영한다. 전체 직원이 234명으로 중견기업에 속하지만, 대기업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일·가정 양립 제도들이 시행된다.고용노동부는 쎄트렉아이를 포함해 파수닷컴 등 청년들에게 친화적인 중소·중견기업 1106곳을 선정해 14일 발표했다. 임금 분야, 일·생활균형 분야, 고용안정 분야에서 각 700곳이 선정됐으며, 중복 선정된 기업 수를 감안하면 전체 1106곳이다. 청년친화강소기업은 좋은 일자리와 이에 대한 정보를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임금 분야 우수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초임 연봉이 2937만원, 임금상승률은 5년 기준 28%였고, 성과급·복리후생비 제도를 1.9개 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만드는 에스에스피는 초임 연봉이 3600만원, 5년차 연봉이 5000만원이다. 성과급, 근로복지기금, 복리후생비 등은 물론 지방 출신 직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기숙사도 제공하고 있다. 일·생활균형 우수기업들은 유연근무제, 정시퇴근제, 육아시설, 자기학습 지원을 위한 교육비 및 해외연수 등 대기업 부럽지 않은 제도가 시행되는 곳이 많았다. 선정된 기업 700곳 평균으로 유연 근무·정시퇴근 등 일·생활균형 제도는 3.2개, 복지공간(카페테리아·육아시설) 2.8개, 자기학습제도(교육비 지원·해외연수) 3.1개씩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안정 우수기업의 경우 700곳의 평균 정규직 비율이 97.8%, 청년 근로자 비율은 57.0%, 평균 근속연수는 3.9년으로 나타났다. 데이터보안 업체인 파수닷컴은 전체 직원 258명 가운데 정규직 비율이 98.4%다. 또 전체 직원 중 34세 이하 직원이 55.4%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년친화강소기업은 경기 326곳(29.5%), 서울 324곳(29.3%)으로 수도권 비중이 높았고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652곳(59.0%), 정보서비스업 207곳(18.7%)으로 나타났다. 또 대규모 사업장보다는 21∼50인 기업(426곳·38.5%), 51∼100인 기업(249곳·22.5%)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청년 1만 6607명을 채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정된 기업 명단은 워크넷 청년친화 강소기업 페이지(work.go.kr/gangso)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덕호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중소기업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것과 더불어 청년들에게 좋은 기업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번주 금요일 오후엔 제가 일찍 퇴근합니다

    이번주 금요일 오후엔 제가 일찍 퇴근합니다

    지방 공무원 조직에 집단유연근무제가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가장 경직된 근무형태를 지닌 직업군으로 꼽히는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어서 그 효과가 주목된다.충북 음성군은 집단근무유연제를 1일부터 시범도입한다고 밝혔다. 충북에서는 처음이다. 앞서 경북 영천시가 이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 제도는 직원들이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오전 8시에 출근해 낮 12시까지 4시간 근무하고 퇴근한 뒤 나머지 요일(월~목)에 매일 1시간씩 추가 근무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법정근로시간인 1주일 40시간을 정확히 채우게 된다. 시범운영에는 군 전체 직원 740명의 27.7%인 205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주간별로는 1주차 62명, 2주차 52명, 3주차 61명, 4주차 30명이 참여한다. 군은 주민들의 불편을 우려해 민원이 많은 세정과와 민원실, 시설물 관리부서 등은 제외하고 나머지 직원들 가운데 신청을 받았다. 또한 유연근무자의 업무는 같은 팀 내에 대행자를 둬 업무 공백을 최소화했다. 군은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부터 참여 비율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음성군 이재옥 서무팀장은 “영천시에서 큰 문제 없이 시행되며 직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도입하게 됐다”며 “한 달에 한 번 금요일과 주말을 합쳐 2박 3일의 휴식기간을 확보할 수 있어 영유아 보육시간 보장, 소비촉진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근무시간에 개인적인 일을 하곤 하는 근무문화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공무원들의 노는 시간만 늘려 주는 제도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충북도청의 한 사무관은 “추가근무를 위해 동료들보다 먼저 출근하면 사무실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거나 인터넷을 즐기는 등 동료들이 출근할 때까지 시간만 대충 때울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업무대행자가 있어도 동료 업무를 100% 파악하고 있기는 힘들어 간혹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음성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당당하게 정시퇴근”… CJ올리브영 ‘워라밸 캠페인’ 시동

    “당당하게 정시퇴근”… CJ올리브영 ‘워라밸 캠페인’ 시동

    임직원 삶의 질 향상 팔걷어 7월 시행 유연근무제도 호평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의 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이 직원들의 정시 퇴근 문화 정착을 위해 전사적인 캠페인에 들어갔다.CJ올리브네트웍스는 14일 ‘워라밸 위드 올리브영’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이른바 ‘워라밸’(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로 불리는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임직원의 관심을 높이고,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정시 퇴근 문화의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2018년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워라밸’을 선정했을 만큼 일과 생활의 균형이 직장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올리브영은 서울 용산구 동자동 본사 사옥 내 각 층마다 정시 퇴근 인증사진을 찍는 ‘포토존’을 설치하는 한편 야근 직원들에게는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퇴근 독려 카드’를 매주 목요일 나눠 줄 예정이다. 올리브영은 CJ그룹의 기업문화 혁신 방안에 따라 올 7월부터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들은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출근 시간을 정할 수 있다.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난 뒤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및 업무 집중도 향상은 물론 자기계발의 기회도 크게 늘었다는 평가가 직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자녀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는 워킹맘부터 출근 전 영어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오는 직원까지 사례도 다양하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젊은 기업문화의 강점을 살려 정시 퇴근 인증 포토존과 퇴근 독려 카드 등 다양한 이벤트들을 기획하게 됐다”며 “워라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독려하는 등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퍼블릭IN 블로그] “칼퇴근법도 좋지만… 경찰 박봉에 초과근무 금지하면 뭐 먹고사나”

    [퍼블릭IN 블로그] “칼퇴근법도 좋지만… 경찰 박봉에 초과근무 금지하면 뭐 먹고사나”

    “아이고, 죽겄습니다. 근무 외 수당 믿고 살았는데….이젠 그마저도 못 하게 합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하면서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때아닌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은 적은 본봉에도 시간근무 외 초과근무 수당으로 사실상 부족한 월급분을 보전받아 왔는데 지금처럼 초과근무를 못 하게 하면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는 게 일선 경찰들의 주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정시에 퇴근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직장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일명 ‘칼퇴근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매주 수요일 내근직 야근·휴일근무 금지령 최근 서울지방경찰청이 지역내 일선 경찰서로 내려보낸 ‘서울청 업무혁신 추진 계획’에 따르면 경찰청은 일·가정 양립과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근무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현 정부의 기조에 따라 자체적인 근무 개선안을 마련했다. 개선안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경찰서에서 매일 진행하는 아침회의 시간을 오전 8시 30분에서 오전 9시로 30분 늦췄다. 또 매주 수요일을 ‘정시 출퇴근의 날’로 정하고 이날에는 교통, 정보, 경비 등 현장 업무 부서를 제외하고는 야근 등 초과근무를 전면 금지했다. 이어 관행처럼 이뤄지던 주말과 휴일근무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초과근무 금지를 골자로 하는 ‘유연근무 활성화’를 통해 일선 경찰서가 자체적으로 월 2회 집단 칼퇴근을 제도화할 것도 지시했다. 서울청은 이 같은 개선안을 지난 6일 부터 지역내 경찰서를 대상으로 전면 시행하고 있다. # 순경 1호봉 月148만원…“초과수당 30만원 줄어” 하지만 일선 경찰들은 적은 연봉을 보존받기 위해서는 초과 근무를 통한 수당과 실비 보상이 필요한데 이를 강제로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찰의 보수체계는 일반 공무원 9급에 해당하는 순경 1호봉의 경우 2017년 기준으로 월 기본급은 148만 6900원이고, 그외 각종 수당과 실비를 보상받고 있다. 이 가운데 순경 기준으로 근무 외 수당은 약 6000원 정도이다. 현장 업무를 하는 교통, 정보, 경비 등은 매달 초과 근무로 67시간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여성청소년, 사이버, 보안 등 내근직들은 이전처럼 초과 근무를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직급과 업무에 따라 다르지만 순경의 경우 최대 30만~40만원의 월급 감소가 생길 것이라는 게 경찰 안팎의 평가다. 일부 경찰들은 이 같은 불만을 내부 게시판을 통해 표출하기도 했다. # 월급 현실화 추진에… 기재부 “예산 빠듯” 난색 이에 대해 일선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칼퇴근도 좋지만 급여가 줄어드는 데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이젠 제도화까지 되니 갑갑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구대에서도 휴일, 비번 때 자원근무를 하지 말라고 하니 너무한 것 아닌가 생각”이라며 “상부에서 무조건 남은 휴가를 다 쓰라는 분위기여서 이젠 연가보상비까지 못 타게 됐다”고 불평했다. 일선 경찰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을 경찰 수뇌부도 인식하는 분위기다. 한 경찰 간부는 “일선 경찰에서 수당 감소 등 불만이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기획재정부와 협력해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10만명인 경찰의 예산을 올려줄 경우 필수적으로 다른 부분의 예산을 줄여야 되기 때문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또 다른 적폐, 시간제 공무원

    또 다른 적폐, 시간제 공무원

     “공무원연금을 받으면 국민연금보다 손해지만 공무원이란 정체성을 갖고 싶어요.”  박근혜 정권의 최대 유행어 가운데 하나로 ‘경단녀(경력단절여성)’이 있다. 고용률 70% 달성을 내세웠던 박 정부는 여성 노동력 활용을 위해 고심했고, 그 결과 탄생한 제도 가운데 하나가 시간선택제 공무원이다.  시간선택제 공무원 가운데 계약직인 임기제는 2002년 도입되어 현재 6300여명이 근무 중이며, 정년이 보장되는 채용형은 2013년 도입되어 17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일반직 공무원이 유연근무제의 하나로 시간선택제를 택한 경우도 많은데, 시간선택제가 일·가정 양립 및 양질의 일자리 나눔을 위한 수단이란 정책 목표에 따라 기관 평가에 시간선택제 공무원이 많을수록 가점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권이 바뀌자 ‘계륵’ 신세가 된 시간선택제 채용형 공무원이다. 지방직은 7급 이하, 국가직은 5급 이하로 채용한 시간선택제 채용형 공무원은 원칙적으로 주 20시간씩 일하지만, 일반직과 같이 정년 60세를 보장받는다. 공무원은 금지된 겸직도 기관장의 허가를 받으면 가능하다. 하지만 2014년 10월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후속·보완대책’으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됐던 공무원연금은 끝내 도입되지 않았다.  시간선택제 채용형은 구분 모집을 통해 필기시험과 면접 등을 치르고 일반직 공무원과 함께 공개채용됐지만, 임용포기 또는 퇴직률이 40%에 이른다. 사회조사분석사 등 자격증이 있다면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선발되기도 한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가장 되고 싶어하는 공무원 철밥통을 스스로 걷어차는 가장 큰 이유는 정체성을 느낄 수 없어서다.  스스로 공무원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공무원연금이다. 이선민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시간선택제본부 총무부장은 “지난해 가입 예정이라던 공무원연금은 아직 감감무소식이고, 초과근무를 해도 한 달 10시간밖에 인정이 되지 않아 최저생계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시간선택제 채용형은 주 20시간을 근무하지만 상시적 초과근무로 전일제와 다름없는 근무를 하고 있다. 하루에 4시간 근무만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업무가 거의 없는데다 특히 지방직은 대기근무가 많아 초과근무가 필수다. 월 20시간에서 50시간까지 초과근무를 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하지만 초과근무는 총액인건비제도(행정기관이 인건비 한도에서 인력의 규모와 종류를 결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제도)때문에 월 10시간밖에 인정받지 못한다. 이럴 때 9급이라면 초과근무 수당은 월 8만원 정도가 고작이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채용한 지방자치단체나 중앙부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시간선택제에 적합한 독립적이고 비연속적인 업무를 발굴하는 것도 결국 일이기 때문이다. 하루 4시간만 일하는 사람에게 책임 있는 업무를 맡기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이 총무부장은 “오전에 일하는 직원과 한 개의 책상을 나눠 써야 해서 오전 근무자가 초과 근무를 하면 근처에서 어슬렁거려야만 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어 “30년 근무를 기준으로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보다 5000만원 정도 손해지만 공무원이란 정체성을 갖고 일하고 싶다”며 공무원연금 도입을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는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및 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 한시임기제 공무원이 공무원연금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법률안 발의 취지를 “상시 근무라는 획일적 기준에 따라 연금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다소 불합리한 측면이 있으며, 통상적인 근무시간보다 짧게 근무하더라도 법률상 공무원 신분이 부여된 시간제 및 임기제 공무원이 공무원연금의 적용 대상이 되도록 함으로써 공무원간 형평성을 높이고 해당 공무원의 사기를 북돋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유연근무 5% 불과… 아직도 먼 ‘워라밸’

    유연근무 5% 불과… 아직도 먼 ‘워라밸’

    은행원 김모(36)씨는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뒤 오전 10시 출근하는 대신 퇴근은 오후 7시로 늦췄다. 유통 대기업에서 일하는 박모(28)씨는 오전 8시에 출근하고 오후 5시 사무실을 나서 야간 대학원에 다닌다.최근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내년에 주목할 트렌드로 이러한 ‘워라밸’을 꼽았다. 이는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크(Work)-라이프(Life) 밸런스(Balance)’의 약자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988~1994년생으로 갓 사회에 진출한 젊은 직장인을 ‘워라밸 세대’로 규정하고 이들이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경직된 장기 근로에 시달리는 대다수 직장인들에게 워라밸은 여전히 먼 나라 얘기다. 5일 통계청의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금근로자 1988만 3000명 중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사람은 5.2%인 102만 9000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1년 전 4.2%보다는 1.0% 포인트 늘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5년 개인시간과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분석한 우리나라의 일·가정 양립지수는 5.0점이다. 터키와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네덜란드(9.4점), 프랑스(9.0점), 독일(8.4점), 미국(6.2점), 일본(5.4점) 등에 한참 뒤처져 있다. 유연근무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핵심 제도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필수 정책으로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21.7%)과 유연근무 확산(14.3%)이 꼽혔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유연근무를 하지 않는 근로자 중 38.5%가 시차 출퇴근제나 탄력 근무제와 같은 유연근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작은 기업일수록 유연근무 활용이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고용부의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5~10인 미만 사업체 중 유연근무를 시행하는 비중은 12.0%로, 300인 이상 기업(53.0%)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재우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중소기업에 1인당 연 최대 520만원을 지원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관리 비용 증가나 부작용을 우려하는 고용주가 많은 실정”이라면서 “사업체 특성을 고려하고 유연근무제 도입이 가능한 직무를 발굴해 실제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커버스토리] 외교부 美총격 실시간 대응 ‘좋아요’… 뜬금없는 4대강 콘텐츠 ‘싫어요’

    [커버스토리] 외교부 美총격 실시간 대응 ‘좋아요’… 뜬금없는 4대강 콘텐츠 ‘싫어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운영 방식에서도 정부부처마다 고유한 특색과 성향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국민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면 호응도가 높고, 정책 오류나 민감한 이슈에는 비판적인 댓글이 많이 달린다는 공통점도 있다. SNS를 활용한 정책 홍보에 주의가 요구된다.특히 네티즌들은 주로 재미와 의미가 결합된 콘텐츠 또는 캠페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꽃에는 힘이 있다’(Power of Flower)는 5편의 캠페인 영상을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공유했다. 이 캠페인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를 위해 꽃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 관심과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5편 중 첫 번째인 ‘구애편’에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조회수는 17만회, 좋아요는 514회, 공유는 105회, 댓글은 36건이었다. 댓글은 “재밌다”, “신선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집에 갈 때 꽃을 사야겠다”는 등 꽃 구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조성하는 데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보건복지부는 주요 정책을 매주 수요일에 퀴즈 형태로 제공하는 “수요일 공유하자”라는 뜻의 ‘수공’ 콘텐츠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참여형 콘텐츠라는 점에서 좋아요, 댓글, 공유 수가 평균 1200개 정도로 일반 게시물에 비해 3배 이상 높다”고 전했다. 또 특허청이 지난 5월 ‘발명의 날’에 맞춰 게시한 ‘페친들이 뽑은 한국의 발명품 10선’은 1694명이 참여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 외교부 트위터 팔로어 14만… 22개 부처 중 1위 부처가 주요 현안에 대해 발 빠른 대응을 보일 때도 네티즌들의 격려가 쏟아진다. 추석 연휴 기간에 발생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에 대한 외교부의 대응이 대표적이다. 라스베이거스에는 우리 동포 1만 4000여명이 거주하고, 추석 연휴 동안 하루 평균 2000~3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외교부 본부와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의 SNS 담당자들은 사건 직후인 10월 1~6일(현지시간) 30여건의 페이스북·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사건 상황, 피해 접수, 연락 두절자 소재 파악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지했다. 외교부 SNS 게시글은 청와대 SNS 계정에도 공유되면서 빠르게 확산됐고, “연휴에도 열일하는 외교부 고맙습니다”라는 등 칭찬과 격려가 잇따랐다. 외교부 트위터 팔로어 수는 14만 7087명(10월 24일 기준)으로 22개 장관급 정부기관 중 1위다. # 연말정산·휴양림 등 생활밀착형글 조회수 높아 생활밀착형 정책이나 감동 스토리를 담은 게시글도 호응도 1순위로 꼽힌다. 복지부가 운영하는 ‘함께 나누는 따스한 메아리’ 사연 콘텐츠는 일상생활 속에서 가족, 친구, 지인 등에게 보내는 편지 사연을 받은 뒤 사연과 관련된 정책 정보를 제공해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연말을 앞두고 ‘2017년 연말정산 중간점검’에 대한 게시글을 올렸고, 이는 네이버 모바일 메인 상단에 노출돼 조회수 8만 3728건을 기록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지방세 등 세금 납부·연장 등의 내용들이 조회수가 높은 편이다. 산림청은 자연휴양림 예약, 임산물 요리법, 위급 상황 대처 등 실생활에 밀접한 정보들을 SNS에 게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내일배움카드제, 육아휴직 급여, 주휴수당 등 체감도 높은 지원 정보 콘텐츠가 인기 있다. 인사혁신처는 호응도가 높은 게시글로 ‘공무원 채용정보’를, 댓글이 많은 콘텐츠로 지역인재제도를 꼽았다. 반면 정책 오류나 이념적인 정책 홍보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특허청은 지난해 8월 “녹조자원화 기술개발 특허출원 증가”라는 카드뉴스를 콘텐츠로 만들어 게시했다. 하지만 게시 후 곧 “4대강 녹조 실드 치는 콘텐츠”라는 댓글이 달렸다. 특허청 관계자는 “4대강 녹조가 끊임없이 문제시되던 시점에서 시의적절하지 못한 콘텐츠였다”고 시인했다. 인사처는 최근 추석 연휴 기간 임시공휴일을 지정했던 것에 대한 댓글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고 밝혔다. 인사처 관계자는 “육아휴직, 유연근무 등을 먼저 시행하는 곳이 공공기관과 대기업”이라면서 “임시공휴일도 공무원만 혜택을 받는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행안부에서는 서비스 중단이나 오류 등이 발생하면 부정적인 댓글이 많이 달린다고 전했다. 기재부에는 담뱃세 인상과 관련된 부정적인 의견이 욕설과 함께 올라오기도 했다. 이해하기 어렵거나 생소한 이슈에 대해서도 국민들 입장에서는 비판 대상이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SNS에 공유한 ‘외래 붉은불개미 카드뉴스’에 비판이 있었던 것에 대해 “정책 정보 콘텐츠가 민감하거나 어려운 이슈일 경우 또는 늦게 전달될 경우 부정적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 홍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 “부처별 특성 고려 없이 좋아요 실적 강요” 지적도 SNS 홍보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대국민 관심 사안인 안보, 외교, 교육, 복지 이슈를 다루는 부서나 정책 대상자가 SNS 이용층인 경우엔 유리하지만 농식품부처럼 고령층이 많은 농민을 대상으로 정책을 펴는 부처는 정책 홍보용으로 SNS가 적합한 수단은 아니다”라며 “부처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각 부처의 ‘좋아요 도달률’ 등 SNS 운영 실적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단독] “오후 6시 칼퇴근”… KB국민은행의 실험

    [단독] “오후 6시 칼퇴근”… KB국민은행의 실험

     KB국민은행이 오후 6시에 정시 퇴근하는 ‘칼퇴근 실험’에 나섰다. 부서장 인사평가 시 부하 직원 야근이 많으면 감점을 주기로 한 것이다. ‘저녁 있는 삶’과 노동시간 축소 등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야근이 당연시되는 은행 문화가 바뀔지 주목된다. 국민은행은 이달 들어 전 직원 정시 퇴근 캠페인을 하고 있다. 본부 부서장과 점포 지점장 등 관리직은 부하 직원의 초과근무 시간이 많으면 인사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부 지침을 전달받아 정시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업무용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오프(OFF)제도 이달부터 시행 중이다. 오전 8시 30분 이전과 오후 7시 이후에는 시간외근무를 신청해 전산등록을 해야만 PC를 쓸 수 있다. 시간외근무 8시간당 1일의 보상휴가도 준다. 보상휴가를 6개월 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금전 보상한다. 1인당 월 12시간으로 제한했던 시간외근무 수당 한도는 폐지했다.  ‘정시 퇴근 캠페인’은 최근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허인 신임 국민은행장의 의지라고 22일 금융권은 분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PC 오프제가 조기 안착하려면 강제성이 필요해 부하 야근시간을 부서장 인사평가에 반영한 것”이라며 “아직 명문화하지 않고 내부 권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4시 은행 셔터를 내리지만, 사실 은행은 ‘야근지옥’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은행원의 주 5일 평균 실질 근무시간(점심시간 등 제외)은 56시간으로, 1일 11시간 이상 근무한다. 4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유연근무제와 자율출퇴근제, 재택근무, 가정의 날 등이 도입됐지만, 여전히 대다수 은행원은 살인적인 근무 시간에 시달린다.  국민은행의 젊은 직원들은 칼퇴근 실험에 환호한다. 본부 한 대리는 이날 “오후 11시가 평균 퇴근시간이었는데, 이번 실험으로 집에서 아이와 시간을 갖거나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과 만나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캍퇴근 실험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지점의 한 직원은 “오후 4시 창구를 닫고 끝전을 맞추는 작업을 하는데, 2시간 만에 마치는 건 불가능하다”며 “밀린 업무가 계속 쌓이면 결국 야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부작용의 조짐도 있다. 노조 관계자는 “추석 연휴로 업무가 쌓여 초과근무 결제를 요청해도 인사평가 불이익을 우려한 부서장이 막무가내로 승인하지 않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또 PC를 켜지 않고 새벽 회의를 하는 지점도 있단다. 일부 고참 직원들은 한 달에 약 50만원의 초과근무 수당이 사라져 사실상 임금이 줄었다고 불평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제도 도입 초기라 구성원이 다 만족할 순 없다”며 “허 신임 행장의 근로문화 개선 의지가 강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일과 삶 균형 위한 유연근무제, ‘PC오프제’ 관심 증가…PC오프 프로그램 ‘엠오피스’ 인기

    일과 삶 균형 위한 유연근무제, ‘PC오프제’ 관심 증가…PC오프 프로그램 ‘엠오피스’ 인기

    10월 초 개천절, 한글날과 추석연휴가 이어지면서 발생한 최장 10일의 장기 연휴가 끝났다. 직장인들은 장기 연휴를 보내며 휴식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가족과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며 업무에 필요한 에너지를 다시 충전한 까닭이다. 추석 연휴 이후 일상적인 업무에서도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휴가를 쓰거나 정시 퇴근(칼퇴근)을 할 때 상사나 다른 직원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내 문화 개선을 위해 여러 기업에서 제도적 기계장치를 활용하고 있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시간선택제, PC오프제를 도입하거나 PC오프(PC-OFF) 프로그램을 기업 시스템에 설치하는 것. 제도적으로 업무시간을 제어하고 직원들의 휴식시간을 보장하여 개선된 기업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일과 생활 균형 홈페이지를 열고 국민참여 캠페인 ‘대한민국 다함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진행한다. 고용노동부는 일하는 시간과 장소가 유연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는 중소, 중견기업이나 근로자에 필요에 의해 전일제 근로자를 시간선택제로 전환시킨 사업주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근로시간을 제어하는 PC오프제의 인기도 높다. 대표적인 PC오프 프로그램 엠오피스(MOffice)는 현재 50여개 기업에 도입되어 유연근무제, 시간선택제 확산을 돕고 있다. 엠오피스는 정해진 시간에 컴퓨터가 종료되도록 하여 칼퇴근을 용이하게 하고, 초과 근무나 업무시간을 통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해 사내 근무환경 개선에 필수적인 프로그램이다. 엠오피스를 개발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제이니스의 이재준 대표는 “추석 연휴 이후 일과 삶을 균형 있게 유지하고 근로자에게 휴식할 권리를 보장해 주고자 하는 기업들이 엠오피스를 찾고 있다”면서 “효과적인 PC오프 프로그램은 사내 근로시간을 제도적으로 관리하여 일과 삶을 균형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기업 문화 정착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PC오프 프로그램 엠오피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제이니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단독]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오늘도 난 ‘일바보’

    [단독]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오늘도 난 ‘일바보’

    “저녁 먹자” 부장 한마디는 야근 경보승진 위해 집보다 회사가 편하다고이런 분위기에다 실적 압박에직원들 감히 어떻게 가방을 드나 대한민국은 ‘야특’(야근·특근) 공화국이다. 근로계약서에 적시된 ‘소정근로시간’은 갑(회사)도, 을(직원)도 믿지 않는 허울일 뿐이다. 서울신문이 리서치회사 엠브레인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68.4%가 ‘과로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답한 건 어찌 보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왜 일만 아는 ‘일 바보’가 됐을까. 설문조사 결과와 사례 취재 등을 통해 노동자들이 과로의 덫에 빠져든 원인을 살펴봤다.“저녁 먹자.” 사무실 시계가 오후 6시를 가리키자 사장실에서 팀장이 상기된 얼굴로 나왔다. 퉁명스럽게 한마디 던진 뒤 먼저 밖으로 나간다. 팀원들은 말없이 따라나선다. 이렇게 야근은 또 시작됐다. 어제도 자정 넘겨 퇴근했는데 오늘은 대체 몇 시에 퇴근할지 아무도 모른다. 이 팀에선 개별 행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점심·저녁 식사는 물론 야근도 함께한다. 회사 내에서도 악명 높다. 그런데도 이 팀에 오려고 줄을 선다. 승진 때 가점 받는 등 승승장구할 수 있다는 무언의 약속 때문이다. #직장인 60% “일의 절대적 양이 많아 야근” 이 팀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국내 대기업 중 한 곳인 A사의 기획실 소속이다. 임원급인 팀장은 사장에 직접 보고한다. 팀원들은 팀장이 보고 때 ‘깨지지’ 않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팀장이 낮 미팅 중 스마트폰 메신저 텔레그램 등으로 메시지를 보내 ‘필요한 자료를 찾으라’고 지시하면 잽싸게 만든다. 밤에는 팀장이 다음날 오전 9시 회의 때 보고할 자료를 준비한다. 자료 작성이 끝나야 집에 갈 수 있다. 하루 평균 업무시간은 15~17시간. 초과근무 수당은 없다. 이 회사 사무직에는 초과근무라는 제도 자체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한 팀원이 지친 팀 전체를 위해 ‘총대’를 멨다. 팀장에게 “앞으로는 팀원을 반으로 나눠서 돌아가며 야근하면 안 되겠느냐’고 제안했다. 거절당했다. 결국 그는 지난달 사표를 내고 외국계 기업으로 옮겼다. “몇 년 더 일해봤자 골병만 날 것 같다. 미안하다”는 고별사를 남겼다. A사의 모습은 정도가 조금 심할 뿐 대한민국 기업의 평균적 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설문조사 결과 평일 초과근무를 하는 직장인은 전체 응답자의 58.7%였다. 초과근무를 하는 이유로는 ‘일의 절대적 양이 많아서’라는 답변(60.6%·중복응답)이 가장 많았다. 전자업체 연구원인 강모(31) 대리는 “업무 특성상 10월까지 과제를 마무리해야 해 매일 밤 샌다”면서 “졸음이 쏟아지는 밤에는 단순업무 위주로 하고 그나마 정신이 든 낮에 생각하는 업무를 한다”고 말했다. 강씨 동료 중에는 귀갓길에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낸 사람도 있다. 직장인 2명 중 1명은 ‘회사 분위기 때문에 먼저 퇴근할 수 없어 야근한다’(46.9%)고 답했다. 내 일이 다 끝나도 상사가 퇴근을 안 해 눈치 보며 사무실에 앉아 있다는 얘기다. 반면 습관적으로 회사에 남는 ‘자발적 야근’을 한다는 답변도 21.4%나 됐다. 습관적 야근자는 나이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20대 직장인 중에는 12.2%에 불과했지만, 50대는 29.3%에 달했다. 결국 관리자급 직원들이 승진을 위해 또는 집보다 회사가 편하다는 이유로 자발적 야근을 하니 젊은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남게 된다. 또 습관적 야근자는 남성(응답자 중 28.5%)이 여성(14.1%)보다 많았다. #2명 중 1명 “회사 분위기 때문에 먼저 못 가” 몇 해 전부터 정부가 앞장서 ‘일·가정양립’을 외치다 보니 ‘가정의 날’(특정 요일에는 일찍 퇴근하는 제도) 등을 도입한 회사가 늘었지만 큰 효과가 없다. 업무량은 그대로인데 집에만 빨리 가라고 하기 때문이다. 4대 은행 중 한 곳인 B은행에서는 한 달에 약 10번씩 직원들이 유연근무제를 신청해 일찍 퇴근하도록 하고 있다. 유연근무일에는 PC를 못 쓰도록 모니터링한다. 하지만 부지점장급 이상 일부 직원은 “더 남아 할 일이 있다”는 이유로 꼼수를 쓴다. 이 은행 과장급 직원인 임모(39)씨는 “비정규직 직원 사번으로 로그인하면 컴퓨터를 쓸 수 있다”면서 “남아 일해야 하는 직원들이 하소연하다 보니 노조에서 이런 편법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과로를 하면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지칠 수밖에 없다. 설문 응답자의 96.9%가 평소 피로를 느낀다고 답했다. 49.5%는 매우 심하거나 심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또 피로가 업무 수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본 응답자는 전체의 85.0%나 됐다. 결국 피로하다 보니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퇴근 시간만 늦추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장시간 근무가 과로에 가장 영향을 미친다(35.1%)는 설문 결과는 당연하다. 직장인들은 또 과도한 업무 강도(18.7%), 불규칙한 근무 형태(12.9%), 지나친 실적 압박(10.5%) 등도 과로 원인으로 지목했다. #“과로사 피하기 위해 대충 쉰다” 48% 정부도, 기업도 과로의 근본 원인을 뿌리 뽑지 못하다 보니 과로사와 과로자살이 끊이지 않는다. 국내 대기업의 과장급 직원 서모(34)씨는 “모시던 부장님이 과로로 돌아가셔서 팀 분위기가 침울했다”면서 “차장급 직원들은 ‘우리에게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며 한탄했다”고 말했다. 특히 실적 압박이 상대적으로 심한 금융권에서는 과로자살이 많다. 지점장 시절 전국 지점 실적 평가에서 9차례 연속 1위를 했다는 시중은행의 전직 부행장은 “스트레스가 심해 새벽 3~4시만 되면 잠에서 깼다”면서 “실적이 저조한 달에는 바깥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과로사 소식을 들을 때마다 ‘회사에 헌신하면 헌신짝밖에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과로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과로사를 피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은 극히 제한돼 있다.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3%는 ‘근무 중 알아서 쉰다’고 했다. 회사에 적극적 도움을 구하기보다 눈치껏 업무량 조절을 한다는 얘기다. “퇴직을 고려한다”(20.0%)는 응답자는 5명 중 1명꼴이었다. “아무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15.6%나 됐다. 특별기획팀 dream@seoul.co.kr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인재경영 특집] 한화, 휴식은 확실하게근무는 유연하게

    [인재경영 특집] 한화, 휴식은 확실하게근무는 유연하게

    한화그룹이 조직 문화를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한화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안식월제도’와 ‘유연근무제도’, ‘일·가정 양립지원제도’ 등을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업 문화를 구축해 ‘젊은 한화’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사업 규모가 커지고 시장에서의 지위가 높아질수록 임직원들의 의식 수준 또한 일류가 돼야 한다”면서 “한화의 역사가 과감하고 혁신적인 결단의 연속이었던 것처럼 이 순간에도 우리 안의 ‘젊은 한화’를 깨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안식월제도다. 과장 이상 승진자에게 특별 휴가와 개인 연차 등을 더해 한 달간 휴가를 준다. 한화 관계자는 “승진을 통해 새롭게 부여된 직책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연근무제도 도입했다. 직원들은 미리 신청만 하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업무 특성상 유연근무제 활용이 어려운 계열사는 점심시간을 2시간(오전 11시 30분~오후 1시 30분)으로 확대해 운용하고 있다. ‘일·가정 양립 실천 지원 제도’는 여성 직원들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제도다. 한화는 2013년부터 핵심 여성 인력으로 구성된 ‘위드(WITH)팀’을 운영하면서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고 여성 리더를 육성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왔다. 임신 중 근무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아이가 첫돌이 될 때까지 야근을 금지하는 등의 탄력근무제를 통해 업무 부담을 줄였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인재경영 특집] 사람을 키운다, 일등을 향한다

    [인재경영 특집] 사람을 키운다, 일등을 향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비상을 꿈꾸는 기업들에 있어 최고의 자산은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로봇 등 각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 집단을 얻으려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기도 하고 될성부른 떡잎을 점찍어 일찍부터 장학금으로 육성하기도 한다. 학계와 손잡고 특정 학과나 과목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잘 가려 뽑은 인재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내 프로그램도 갈수록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사내벤처, 유연근무제, 각종 인센티브제도 등도 모두 그런 범주에 있다. 미래를 위해 인재경영에 심혈을 쏟고 있는 기업들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육아전쟁] 김동연 “저출산, 정책 하나로 해결 불가… 부처 간 협업 필요”

    [육아전쟁] 김동연 “저출산, 정책 하나로 해결 불가… 부처 간 협업 필요”

    고용부·여가부 장관 등과 동행 시설 둘러본 뒤 1시간 남짓 토론 “저출산 문제는 아동수당, 보육기관 증설 등 하나의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종합예술이어서 정부 전체가 같이 움직여야 한다.”18일 서울 구로구청 직장보육시설인 사랑채움어린이집의 ‘맑은미소반’에서 정부 부처 합동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는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손병석 국토교통부 1차관 등 5개 부처 장차관은 3~4세 어린이용 나무의자에 엉덩이를 겨우 걸친 채 한 시간 남짓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 부총리는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중장기까지 갈 것도 없이 저출산 문제”라면서 “범정부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고 싶어 이례적으로 5개 부처가 함께 왔다”고 말했다. 합동 현장방문은 김 부총리의 아이디어다. 복지부와 국토부 장관은 국내외 일정상 참석하지 못했다. 김 부총리는 “공무원들은 예산을 투입하면 정책목표가 달성된 것으로 보지만 실제 집행되고 성과가 나오는 것까지 모두 정부 책임”이라면서 “성과가 없거나 왜곡되는 경우가 많아 의도한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해결에 정부가 지난 10년간 102조원을 썼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한 반성으로 읽힌다. 김 장관은 “저출산 정책은 여가부나 복지부 소관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오늘 김 부총리와 5개 부처가 함께한 것은 모든 부처가 협업해야 할 과제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저출산과 성평등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면서 “아이돌보미, 공동육아나눔터 등 보육 사각지대를 메우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 셋을 키우는 워킹맘 박선영씨는 “6시만 되면 퇴근하라고 회사에서 노래를 틀지만 여전히 현실은 (상사, 동료) 눈치를 보면서 나와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교수는 “서구권은 성평등·가족친화적 문화가 자리잡은 덕에 저출산 정책의 국민 체감도가 높은 반면 우리는 제도에 비해 문화가 뒤처져 있어 정책과 현실의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 부총리는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여성 직원들과 간담회도 열었다. 이 은행은 유연근무제와 시간선택제, 스마트워크센터 등 가족친화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런 좋은 혜택을 받는 근로자가 많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면서 “중소기업에는 아이를 맡길 데가 없는 곳이 많고 이 때문에 중소기업 취직을 꺼리는 젊은이도 있어 정책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영주 장관은 왜 서울역에 갔을까

    김영주 장관은 왜 서울역에 갔을까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 3명과 직접 상담을 했다. 시민들은 이날 서울역에 문을 연 고용부 현장노동청을 찾은 첫 민원인이다. 임금피크제, 근로시간 단축, 일·가정 양립을 위한 유연근무제 활성화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고용부는 이들이 접수한 제안과 민원을 검토한 뒤 그 결과를 알려줄 예정이다. 고용부는 임금체불, 근로감독행정 등 노동행정과 관련된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 서울, 부산, 인천 등 전국 9개 주요도시에서 현장노동청을 운영한다.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주말을 포함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시민들은 현장노동청에서 근로감독행정, 임금체불,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문제, 부당노동행위 근절 등과 관련된 정책제안을 할 수 있다. 정책제안은 47개 고용노동청지청 고객지원실이나 고용부 홈페이지(www.moel.go.kr) ‘현장노동청 온라인 창구’에도 접수할 수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산업재해 예방 등 국민들께서 바라는 노동행정 개선사항을 듣기 위해 현장노동청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국민들께서 주신 제안을 정책에 반영해 근로감독행정을 혁신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접수된 제안과 민원을 검토한 결과를 제안자와 민원인에게 통보하고, 제안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달 중 ‘성과보고 대회’를 연다. 최우수 제안자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세 아이 키운 ‘대표 공무원 워킹맘’… 박미자 원주지방환경청장

    세 아이 키운 ‘대표 공무원 워킹맘’… 박미자 원주지방환경청장

    박미자(48·행정고시 35회)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장은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보육시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아이들을 직접 돌보는 교사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산부들 화장실서 쪽잠 자야 했던 그 시절 시부모를 모시고 세 아이를 키우며 고위직까지 오른 대표적 ‘공무원 워킹맘’인 박 청장은 “육아에 지쳐 우수한 여성 공무원이 공직을 그만두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청사 어린이집이 많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자리가 부족해 대기해야 하는 엄마 공무원이 적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시간선택제나 유연근무제를 좀더 확대해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면서 “여성 공무원의 경우 지방근무지 배치 등에서 배려를 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청장은 부부 공무원이다. 복지부 사무관으로 같이 공직 생활을 시작한 양성일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이 남편이다. 결혼하자마자 남편은 군에 입대하고 그해 첫아이까지 낳는 와중에 주 6일 근무를 했다. 둘째를 낳았던 무렵은 환경부로 자리를 옮긴 데다 큰애를 키워 주시던 시어머니까지 큰 수술을 받게 되면서 특히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여직원 휴게실도 없어서 임산부들이 화장실에서 잠깐잠깐 쉬곤 했다”면서 “결혼하고 10년 동안은 말 그대로 전쟁하듯이 보냈다”고 회상했다. 최근 세 아이를 키우던 복지부 여성 공무원이 과로사했다는 소식에 “남 일 같지 않아 마음이 짠했다”고도 했다. 직장 보육시설도 변변히 없던 시절이었지만 박 청장은 “나는 그래도 운이 좋았다”고 한다. 결혼할 때 시부모님이 아이를 맡아 주신 덕분에 어린이집과 직장을 뛰어다니지 않아도 됐다. 시어머니가 아팠을 때는 친정 언니나 고모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 1인 3역에도 민폐 끼치지 않으려 더 일해 그럼에도 몇 차례 퇴직을 고민한 적이 있었다. 박 청장은 “주말에 근무해야 할 때 아이들을 억지로 뿌리치고 출근하면 마음이 너무 아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럴 때는 집에 들어가면 뭐랄까 죄의식이 들 때가 있다”면서 “내가 직접 아이들을 키운다면 자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박 청장은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후배 여성 공무원들을 위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 때문에 일찍 퇴근하기라도 하면 엄마 공무원이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여기거나 함께 일하기를 기피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속이 상한다”면서 “엄마 공무원들은 1인3역을 해내면서도 주변에 ‘민폐 끼친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남성 공무원들에게도 “일하는 중간에 담배를 피우러 자리를 뜨는 걸 보고 ‘남자라서 어떻다느니’ 하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면서 “아이는 부모가 같이 키운다는 걸 잊지 말아 달라”고 조언했다. # 육아는 부모가 함께… 남성도 달라져야 그는 “2013년부터 3년 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환경관으로 근무할 당시 중국에서는 남자들이 먼저 퇴근해 장도 보고 요리도 하길래 그 이유를 물어보니 ‘체력 약한 여자들이 하루 종일 직장에서 더 힘들지 않겠느냐’는 대답을 듣고 느낀 게 많았다”면서 “우리도 그런 모습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신한금융 첫 全계열사 유연근무

    신한금융 첫 全계열사 유연근무

    캐피탈은 육아기 단축근무제 우리·기업 등 은행권에 확산 신한은행에서 일하는 박혜영(38·여·가명) 과장은 한 주에 이틀은 6살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오전 10시에 출근한다. 그는 “아침에 아이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부랴부랴 출근한 적이 많았는데 자율출퇴근제 덕분에 삶에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신한은행에서 스마트근무제를 시행한 덕분이다. 유연근무제는 출근 시간과 장소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일·가정 병행’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실현하는 것이다. 최근 이 제도가 금융권에 확산되고 있다.신한금융그룹은 오는 9월 1일부터 전 계열사가 유연근무제를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신한은행을 포함해 신한금융 그룹사는 2만 60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자율출퇴근제’를 실시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펀드관리팀의 야간 근무자를 대상으로 다음날 출근 시간을 오후 1시로 조정하기로 했다. 신한캐피탈은 임신한 직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육아기 단축 근무제’를 실시한다. 신한데이타시스템은 오후 6시에는 사무실 컴퓨터를 끄는 ‘셧다운 캠페인’을 진행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이날 “1998년 분당 아파트촌 지점장으로 일할 때 오전 10시 30분이 지나야 주부 고객이 나타나는 현상에서 지역의 특성에 맞게 직원 근무시간도 조절할 필요를 느꼈다”면서 “지점장 등 은행 간부들의 능력평가 항목에 유연근무제의 정착 여부를 넣었다”고도 했다. 제도 정착에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 결과 신한은행이 지난해 7월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스마트근무제는 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1년간 신한은행 전 직원이 자율출퇴근제를 이용한 건수는 83만여건이다. ‘스마트 재택근무’는 250여명의 직원이 3900여건 활용했다. 사무실 대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센터’ 이용 건수는 5000여건으로 나타났다. 유연근무제는 은행권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4월 시범 실시했던 유연근무제를 지난 5월부터 전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직원들은 출근 시간을 오전 8시 30분, 9시 30분, 10시 30분 중 자유롭게 선택한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3월 본부 전 부서로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영업점은 시범 운영한다. 그러나 스마트재택근무, 스마트워킹센터 등은 아직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IBM은 최근 재택근무를 폐지했다. 1993년 재택근무(원격근무)를 실험적으로 도입했지만, 재택근무가 업무 집중도를 낮추고 회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선도적인 신한은행도 재택근무 이용 건수는 아직 저조하다는 평가다. 또 영업점 직원은 사용하기 힘들어 본부 직원 위주로 사용했다는 점도 개선되어야 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관가 와글와글] 金요일 조기 퇴근제 100일…여유 좀 생겼습니다 내겐 남 얘기입니다

    [관가 와글와글] 金요일 조기 퇴근제 100일…여유 좀 생겼습니다 내겐 남 얘기입니다

    #1. 사회부처에 근무하는 A 사무관은 지난 5월부터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늦은 오후 ‘패밀리 데이’를 갖는다. 한번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느긋하게 저녁 식사를 한 뒤 오후 8시에 시작하는 클래식 공연을 봤다. 지난달에는 영화관을 찾은 데 이어 이번 달에는 호텔 패키지도 예약해놨다. A 사무관은 “주중에는 초등학교 4, 2학년인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없었지만, 금요일 조기퇴근제가 시작되면서 한결 여유가 생겼다”면서 “공직뿐 아니라 민간에도 확대된다면 업무 효율성이 더욱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2. 또 다른 사회부처의 B 사무관은 요즘 종종 유연근무를 신청한다. 오전 6시에 조기 출근하고 오후 3시에 퇴근하는 시차 출퇴근형이다. 이제 막 돌을 넘긴 둘째 아이의 육아를 돕기 위해서다. 아무리 처가에서 육아를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첫째가 아직 손이 한창 많이 갈 세 살에 불과하다. B 사무관은 “육아 문제에는 사무실 분위기가 관대한 편”이라면서 “동료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평소에도 업무를 미리미리 처리하는 습관이 몸에 배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금요 조기퇴근제가 최근 시행 100일을 맞았다. 금요 조기퇴근제는 당초 도입 목적이던 내수 활성화 못지않게 효율적 업무 환경 개선의 방향으로 공직 사회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집안 분위기 굿~ 금요일 조기퇴근제는 지난 4월 14일 인사혁신처가 처음 시행한 이후 5월부터는 전 부처가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참여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주 중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30분씩 업무를 더 하는 대신 금요일에는 2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다. 일선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정부세종청사 경제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가족들과 함께 세종시로 이주했지만 정작 가족들은 여기에 연고가 없어 적응에 애를 먹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금요일에라도 일찍 귀가해 같이 운동을 하게 되면서 집안 분위기도 한결 좋아졌다”고 말했다. 정부서울청사 부처의 한 공직자도 “우리 부가 쉬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이면 과장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모두 4시에 ‘칼퇴근’하는 분위기”라면서 “지금 같은 추세라면 국정감사 등 업무가 한꺼번에 몰릴 때에도 평소에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통해 금요 조기퇴근제가 지장을 받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고위직은 스탠바이… 종종 일요일 출근도 부정적인 의견들도 있다. 특히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스탠바이’해야 할 시간이 긴 만큼, 금요일이라도 조기 퇴근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난 한 국장급 공무원은 “금요일이면 회의다 뭐다 해서 서울에 올라와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금요일이라고 회의가 일찍 끝나진 않는다”면서 “업무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조기 퇴근은 나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세종청사의 과장급 공무원도 “업무가 몰리면 당장 금요일에는 일찍 퇴근을 하더라도 일요일에는 사무실에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금요 조기퇴근은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야근과 휴일근무를 없애는 방향으로 공직 사회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내수 활성화와 효율적 업무라는 원래 취지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 유연근무 3만명 중 시차 출퇴근형 2만명 최다 2010년 도입된 유연근무제는 지난해 전 부처에서 3만 7301명이 이용했다. 교사와 교대직 근무자 등을 제외한 유연 근무가 가능한 전체 국가직 공무원의 22.0%에 해당하는 규모다. 2015년 2만 7257명 대비 36.8%인 1만 44명이 늘었다. 유형별로는 시차 출퇴근형이 2만 80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주 40시간 5일 근무를 하되 1일 근무시간을 4~12시간으로 조정하는 근무시간 선택형은 5329명, 1일 근무시간을 10~12시간으로 조정해 주 40시간 근무를 하는 대신 날짜는 3.5~4일로 줄이는 집약근무형은 366명이 이용하는 등 유연 근무제의 활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지난해 중앙부처 공무원 5만 54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4.4%(중복 가능)가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66.9%가 ‘업무성과와 생산성 제고에 효과가 있다’고 답변하는 등 대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 중앙부처 공무원 74% “삶의 질에 긍정적” 다만, 아직까지는 유연근무제를 이용해 본 이들(42.1%)보다는 이용해 본 적이 없는 공직자(57.9%)가 더 많다. 유연근무제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업무시간 변경이 어렵다’(44.1%)거나 ‘상사·동료의 부정적 인식’(16.7%)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한 경제부처 과장급 공직자는 “사무관 시절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유연근무제를 신청했다가 정작 업무가 밀려 결과적으로 업무 시간만 늘어나는 경험을 한 뒤 유연근무제를 신청한 적이 없다”면서 “공직 사회에서도 부처별로 탄력적 근무가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은데 민간에까지 유연근무제가 확산되기를 기대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눈치 보지 말고 떠나세요” 휴가 권하는 박원순 시장

    “눈치 보지 말고 떠나세요” 휴가 권하는 박원순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원들 휴가 보내기’를 거의 프로젝트 수준으로 추동하고 있다. 직원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휴가를 독려하는가 하면 휴가를 많이 간 부서에는 격려금까지 주고 나섰다. 윗사람 눈치 보느라 휴가를 안 가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이번에야말로 깨겠다는 의도다.박 시장은 먼저 지난 1~6일 여름 휴가를 다녀옴으로써 솔선수범을 선보였다. 그는 휴가 첫날 직원게시판에 ‘저 여름휴가 갑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저 오늘부터 휴가 갑니다. 휴가 동안은 좀 늦게 일어나서 뒹굴뒹굴 좀 하고, 제가 요리실력을 좀 발휘해 가족들과 함께 밥도 먹고요. 그동안 못 읽었던 책도 읽고 달리기도 좀 더 하고, 조용한 곳에서 좀 쉬면서 생각도 정리하려고 합니다”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불가피한 분들을 제외하고 여름휴가 5일씩 꼭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특히 부서장들께서 솔선수범해 주시고, 직원들 휴가 챙겨 주시기 바랍니다”고 했다. 연차 소진율이 높은 조직에는 최대 2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이른바 ‘행복한 일터상’이다. 휴가 활성화, 초과근무 감축, 유연근무 3개 부문으로 나눠 부서별 현황을 파악해 가장 잘한 2개 국을 선정한다. 올해 휴가 부문에는 일자리노동국과 시민건강국이 차례로 뽑혔다. 지난 6월 직원 정례조례에서 시상이 이뤄졌다. 지난해까지 연 1회였으나, 올해부터는 상·하반기 2차례로 늘렸다. 오는 13~15일 광복절까지 이어지는 3일간의 샌드위치 휴일에도 서울시 직원들이 연차를 적극적으로 쓰도록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눈치 보지 않고 휴가 가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박 시장의 고군분투(?)에도 서울시 공무원의 연차 소진율은 63.4%에 불과하다. 지난해 1인 평균 연가 부여 일수는 20.2일인데도 사용일수는 12.8일에 그쳤다. 물론 2014년 11.7일이었던 휴가일이 최근 3년간 꾸준히 느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셈이다. 연차 소진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직원은 “휴가를 실시할 때 ‘업무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획 수립’ 등의 공지가 반드시 따라붙는다”며 “일이 많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휴가를 가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직원은 “위로 올라갈수록 상사 눈치를 보느라 연차를 마음껏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는 연가보상비를 받으려고 휴가를 안 쓰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자치광장] 일과 생활의 균형은 직장 문화부터/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자치광장] 일과 생활의 균형은 직장 문화부터/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직원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100%다. 여성근로자의 평균 육아휴직 사용률이 약 59%인 데 비해 이례적으로 높다. 육아휴직 후 직장에 복귀하는 비율도 100%다. 결혼하면 아이를 낳고, 3개월의 출산휴가와 1년의 육아휴직을 갖는다. 휴직기간이 끝나면 복직해 성실히 일하는 것이 직원들 사이에서 당연한 문화로 여겨지고 있다. 각자의 형편에 맞춰 생활할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등 유연근무제도도 잘 정착돼 있다. ‘일 가족 양립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성평등 희망도시 서울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기에 법 제도 실행에 선도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그러나 현실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먼 이야기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길다. OECD 국가 평균에 비추어 볼 때 1년에 약 43일 더 일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는 연평균 약 15.1일의 연차휴가를 부여받았으나 이 중 절반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게 일하고 적게 쉬니, ‘일과 생활의 균형’이나 ‘삶의 만족도’가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인 것은 당연한 결과다.  우리 사회의 부부가구들은 약 절반이 맞벌이를 하고 있다. 맞벌이의 경우에도 여성의 일일 가사노동시간이 남성의 약 4배에 이르고 있고, 부부간에 집안일이나 자녀 돌보기 등을 적절히 나누어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결국 많은 여성이 일과 가사, 양육 등을 병행할 수 없어 직장을 떠나고 있다. 만 25세에서 54세 사이의 기혼 여성 중 거의 절반이 결혼, 임신, 출산, 양육 등으로 퇴직하고 경력단절을 겪게 된다. 특히 결혼, 출산, 양육 등의 과정이 집중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들의 원하지 않는 퇴직과 경력 단절은 심각하다.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이 다시 취업하기까지는 평균적으로 약 8년이 소요된다. 정규직이었던 일자리가 재취업 때 임시직이나 자영업자로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임금도 이전보다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많은 여성이 결혼을 기피하고, 결혼했어도 출산을 꺼리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능력 있는 여성들의 경력이 단절되고, 경제활동 기회가 줄어들며, 출산율과 생산가능인구가 동시에 감소하는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해법은 결국 일과 생활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삶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데 있다. 이와 동시에 ‘눈치 보지 않고’ 이러한 제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직장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일과 생활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삶은 근로자에게는 삶의 만족도와 고용 안정을 높이게 되고, 기업에는 이직률 감소와 성과의 향상을 가져올 것이다.
  • “밥 먹듯 하루 20시간 근무… ‘법정수면시간’ 지정이라도”

    “밥 먹듯 하루 20시간 근무… ‘법정수면시간’ 지정이라도”

    2015년 직장 문제 자살 559건… “야근 당연시하는 관행 개선을” “법정 근로시간, 그게 어디 지켜지나요. 차라리 ‘법정 수면시간’을 지정해 주시죠.”국내 한 대형 회계법인에 근무하는 이모(34·여)씨는 17일 “회사에서 잠자는 시간만이라도 보장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고객 기업들의 감사가 끝나는 3~4월에는 날을 넘겨 새벽 3~4시에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라면서 “누적된 업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지난 9일 서울 양재나들목에서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 이후 과도한 업무량을 ‘자랑’하는 일부 업종의 열악한 근무 실태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운전기사들이 하루에 20시간씩 운전대를 잡는다”는 말에 “나도 그 정도로 일한다”고 주장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특히 우체국 집배원의 근무 환경이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우체국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8명의 집배원이 교통사고나 과로사, 자살 등으로 사망했다. 노조 측은 “과도한 업무량이 이들의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자연구소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평일 평균 노동 시간은 12시간으로 조사됐다. 휴일인 토요일 근무도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우체국 노조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우체국 노동자의 사망·사고 원인에 대해 국가 차원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문제는 근로시간 특례조항인 ‘근로기준법 59조’에 따라 운수업을 비롯해 물품판매 및 보관업·금융보험업, 영화 제작업, 의료 사업, 청소업 등은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가 서면으로 합의하면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 근로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집배원은 업무의 특성상 노사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연장 근무가 불가피한 직종이다. 일종의 ‘근로 사각지대’인 셈이다. 게임 업계도 업무 강도가 살인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한 대형 게임 업체에 근무하는 박모(36)씨는 “게임 출시일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야근하는 ‘크런치모드’에 돌입하면 일주일 동안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4~5시간만 자고 일한다”고 전했다. 국내 1위 모바일 게임 업체인 넷마블에서는 30대 직원 1명이 휴가 중 돌연사했다. 넷마블은 유족 측으로부터 과로사가 아니라고 확인했지만 당시 업계에서는 과도한 업무가 사망 원인인 것으로 추정됐다. 또 다른 대형 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에서도 20대 직원 한 명이 지난해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559건이다. 과도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원인으로 ‘포괄임금제’가 거론된다. 회계 법인과 게임 업체도 이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포괄임금제로 계약한 근로자는 초과 근무에 대한 수당을 따로 청구할 수 없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100인 이상 사무직 사업장 206곳 가운데 41.3%가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야근을 당연하게 여기는 업무 관행을 바꾸지 않는 한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유연근무제나 재택근무 등 다양한 방안으로 업무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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