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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TV 하이라이트]

    ●인물현대사(오후 10시10분) 1950년대 자본과 기술의 부족으로 황폐화한 농업 부흥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 바친 세계적인 육종학자 우장춘.그가 있었기에 우리는 씨앗의 독립을 이룰 수 있었고,일본에 의존하던 채소 종자의 국내 자급길을 열었다.종자 전쟁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그의 업적을 되새겨본다. ●사랑과 전쟁(오후 11시) 남편의 실직과 잇따른 사업실패로 승미는 생활비를 벌려고 대리운전에 나선다.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했지만 만만치가 않다.여자운전자라고 깔보는가 하면 추근대는 손님도 적지 않아 승미는 갈수록 지쳐간다.그러던 어느날 승미는 최사장의 전화를 받고 대리운전에 나서는데…. ●꼭 한번 만나고 싶다(오후 7시20분) 어릴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헤어져 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던 효라씨.20년 동안 항상 그리워했던 어머니를 찾는 그의 사연을 소개한다.또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국제결혼을 해 미국으로 건너간 누나와 연락이 끊긴 시현씨가 어머니의 유언을 전해주겠다며 누나를 찾는다. ●과학과 미래(오전 8시30분) 심장병을 앓던 존 빌은 세상을 떠나기 전 좋은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고장 시애틀에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던 시냇물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그러자 놀랍게도 시냇물과 함께 그의 건강도 회복되어 갔다.작은 일이 자신은 물론 세상을 바꾼 사례를 소개한다. ●아름다운 도전(오후 8시30분) 박찬영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해외공예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해외공예품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되어 1년 동안의 사전 조사를 하고 사업을 시작했다.소비자의 심리를 발빠르게 파악하고 이국의 향기를 전하는 박찬영씨를 만나본다. ●TV요리천국(오전 9시20분) 일본 요리 전문가 가토 도시이코와 한·일 양국의 음식문화를 서로 배워보는 시간을 갖는다.한국과 일본 모두 친숙한 배추를 재료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거듭나는 요리를 선보인다.담백하고 깔끔한 ‘일본의 배추롤’과 얼큰하고 구수한 ‘한국의 제육 홍보쌈’을 만들어본다. ●오픈스튜디오(오후 4시5분) 맞벌이 주부들의 최대 고민은 육아.탁아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주부들이 시어머니나 친정 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있다.황혼 육아는 노인에게 짐 떠넘기기인지,핵가족 사회에 육아문제를 해결하고 가족의 친밀감도 높이는 방법인지 이야기를 나눠본다.˝
  • [씨줄날줄] 노벨과 황우석/신연숙 논설위원

    노벨이 사후 자신의 모든 재산을 기금으로 하여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들을 선정해’ 수여하도록 한 노벨상은 자신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인명 살상용 전쟁무기로 사용되게 된 것에 대한 유감의 표시로 나온 것이었다.지뢰 발명자이자 군수공장 운영자를 아버지로 하여 태어난 노벨은 자신도 보다 안전한 화약을 만드는 일에 몰두,글리세린과 규조토의 혼합물로 된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는 데 성공했다.광산,터널,철도,운하 공사장 등에 필수적이었던 다이너마이트의 인기로 거부가 된 노벨은 뜻밖에 다이너마이트가 인간 살상무기로 사용되자 고통스러워했다.평화운동에 나선 노벨은 마침내 노벨상에 특별히 평화상 분야를 두고 ‘국가간 우애를 돈독히 하거나,군대를 폐지 또는 축소시키거나,평화회담을 주창·개최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에게 이 상을 주도록 유언장에 지시하기에 이른다.노벨은 일찍이 과학기술의 양면성을 뼛속 깊이 느끼며 회한과 함께 1895년 자신의 유언장을 작성한 것이었다. 100년여가 흐른 오늘날 과학기술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인식은 과학철학,과학윤리,과학사회학 등의 학문 분야를 낳으며 이에 대한 평가를 국가 과학기술 정책 결정의 필수 고려 요소로 간주하게 만들었다.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놀라운 효용에도 불구하고 인간배아 복제를 금지시키고 우리나라에서도 수년간의 논쟁 끝에 생명윤리법을 제정한 것은 이러한 흐름의 결과다.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를 복제해 줄기세포주 확립에 성공한 황우석 교수의 연구결과가 세계를 놀라게 한 것도 이 기술이 함의하는 결과의 양면성 때문이다.난치병 치료나 이식용 장기 개발 등 인류 복지에 새 희망을 던져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성의 몸 착취,배아의 파기,인간의 복제,나아가 인류생태계의 혼란 등 엄청난 부작용의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는 기술인 것이다. 황 교수의 이러한 연구 성과를 놓고 우리 과학계는 아직까지 흥분의 분위기가 역력하다.황교수의 노벨상 수상을 지원하는 ‘황우석 후원회’도 결성된다고 한다.과학적 측면에서 보면 세계적 ‘쾌거’가 틀림없지만 상이란 것은 제정 취지에 맞아야 수상 대상이 될 것이다.노벨상을 제정한 노벨은 이번 연구가 ‘인류에 큰 공헌을 한’연구라고 평가할지,또 노벨 재단은 어떻게 평가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기고] 부안 주민투표 결과의 겉과 속/송명재 원자력환경기술원장

    원전센터 유치 반대단체인 부안반대대책위원회가 지난 14일 독자적으로 치른 원전센터 찬반 주민투표는,이미 법원에서 판결을 내렸듯이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는 사적(私的)인 행사에 불과하다.더욱이 이번 투표는 7개월간의 시위를 통해 형성된 일방적인 반대 분위기 속에서,그것도 대부분의 찬성측 주민과 원전센터가 건립될 위도의 주민들이 빠진 채 치러졌다.따라서 반대대책위가 72%의 투표율과 92%의 반대비율을 무기삼아 원전센터 백지화를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부안에서는 아직도 찬반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조차 할 수 없는 험악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핵은 죽음이며,원전센터는 기형아와 기형가축을 낳는 죽음의 시설이라는 등의 악의적인 유언비어가 계속되고 있다.찬성 입장을 밝히면 정부나 한수원㈜에 매수된 ‘매향노’로 낙인찍어 인터넷에 이름을 올리는 등 찬성주민에 대한 공개적인 협박과 집단 따돌림도 계속된다. 또 찬성하는 주민의 집에 빨간색 스티커를 붙이는가 하면,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투표에 불참하거나 찬성표를 던지면 철저하게 가려내 보복하겠다는 협박을 해댔다.부안 주민투표는 이런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주민투표는 어떤 사안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의사결정 과정의 한 방법이다.따라서 제대로 된 주민투표가 되기 위해서는 의견을 묻고자 하는 사안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가 주민들에게 먼저 전달되어야 한다.왜곡되고 부정적인 정보를 준 다음에 투표를 하면 당연히 그 결과 또한 왜곡되고 부정적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출처불명의 기형아 사진이 끊임없이 나돌고,흉측스러운 해골이 그려진 현수막과 노란 깃발이 부안 전체를 뒤덮었다.학교 담벼락이나 아스팔트 길 등 글씨를 쓸 수 있을 만한 곳은 모두 붉은 페인트와 하얀 페인트로 유치 찬성자에 대한 온갖 욕지거리로 도배가 됐다.일부 종교지도자들과 반핵 운동가들은 하루도 쉬지 않고 주민을 모아놓고 반핵 강의를 했고,삼보일배 등 이벤트로 매스컴을 사로잡았다.‘찬성’이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7개월 동안 이어진 이런 상황과 분위기 속에서 투표자의 92%가 원전센터 유치 반대표를 던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이 수치를 부안주민의 진정한 민의라고 할 수가 있을까?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서서히 유치 찬성자들이 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원전센터의 안전성에 대해 좀 더 알아보려고 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간다.유치 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찬성단체도 생겼다.지난 7개월 동안 반대단체가 각종 왜곡된 정보로 주민들에게 반핵 의식화를 시켜왔다면 찬성 측에 대해서도 원전센터의 안전성과 지역발전상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정부는 지난 4일 원전센터 부지 공모에 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전국을 대상으로 부지를 공모하되 주민 청원과 투표로 주민의사를 단계별로 수렴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하는 등 주민수용성 부분을 대폭 강화했다.부안군도 11월까지 본신청을 해야 정식 신청이 완료되는 것으로 했으며,그러지 않을 경우 유치신청은 자동 무산된다. 이제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주민 의사를 수렴하는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앞으로 남은 일은 충분한 대화와 토론,그리고 객관성 있는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여 원전센터의 안전성과 지역발전상을 제대로 알게 한 후에 제대로 된 주민투표로 주민의 진정한 의사를 묻는 것이다.어렵더라도 제대로 된 길을 가야 한다. 송명재 원자력환경기술원장˝
  • 儒林(37)-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儒林(37)-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기묘사화를 일으킨 두 장본인이었으면서도 조광조처럼 사약을 받고 죽은 심정과는 달리 남곤은 비교적 순탄한 말년을 보내게 된다. 이는 오직 정광필의 노려보는 눈에 가책을 느꼈던 지식인으로서의 양심 때문이었다. ‘중종실록’에 의하면 남곤은 후세 사람들이 자신을 지목하여 ‘소인이 군자를 해쳤다.’라고 비평을 하게 되더라도 상관하지 않겠다고 단언하였을 만큼 강경하였다.그러나 남곤은 조광조를 죽여야 한다는 심정과는 달리 조광조의 정치적 생명을 끊으면 그만이라는 합리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남곤이 사화 후 좌의정을 거쳐 영의정이라는 최고의 관직에 올랐으면서도 무사히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은 어느 날 부인이 해주었던 충고를 받아들인 때문이었다.조광조를 사사시켜야 한다는 군신회의에 남곤이 나가려 하자 부인이 남곤에게 말하였다. “대감께오서는 종침교를 아십니까.” 난데없는 부인의 말에 남곤이 대답하였다. “종침교라면 우찬성 허종(許琮)이 말을 타고 가다가 굴러 떨어진 다리가 아니오.” “하오면 대감께오서는 허종 대감이 어찌하여 다리 아래로 굴러 떨어졌는지 그 연유를 아시나이까.” 남곤은 그제서야 부인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가를 알게 되었다.불과 15년 전 연산군은 어머니 윤씨의 억울한 죽음을 알고는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을 펼쳤으며,그것이 바로 갑자사화(甲子士禍).이때 허종은 무사하게 목숨을 보존할 수 있었는데,그 이유는 입궐하다가 다리 위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다는 핑계를 대고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허종이 이런 꾀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성종이 왕비 윤씨의 성품이 잔혹하다 하여 폐비를 시키고 사사하려 할 때의 일에서 비롯된다.이 사사의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 성종은 군신회의를 소집하였다.허종은 우찬성이었으므로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아침에 입궐하는 길에 누이의 집에 들렀더니 누이는 이런 말을 하였다. “큰일이로구나.폐비에게 사약을 내리는 회의에 어찌 참석할 수 있단 말인가.여염집에서 그 집 여주인을 죽이는 일에 종들이 참여했다가 훗날 그 여주인의 아들이 집안을 잇게 되면 종들은 어떻게 되겠는가.후환이 없을 수 있겠는가.” 누이의 말에 크게 깨달은 허종은 말을 타고 입궐하다가 짐짓 말에서 떨어져 다리 아래로 굴러 다리를 다쳤던 것이다. 이후부터 이 다리를 ‘허종이 떨어진 다리’라고 하여서 ‘종침교(琮沈橋)’라고 불렀으며,또한 ‘다리(橋)’와 ‘다리(足)’가 허종을 살렸으므로 ‘두 다리가 허종을 살렸다.’고 불리게 되었던 것이었다. 남곤이 부인의 말에 크게 깨달은 바 있어 끝까지 조광조의 사사를 반대하였으며,마침내 조광조에게 사약을 내리는 어전회의에는 칭병하여 참석지 않았던 것이다.이는 ‘사람이 멀리 내다보는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게 된다.(人無遠慮 必有近憂)’는 공자의 말을 그대로 실행했기 때문이었다. 그뿐인가.남곤은 말년에 죄를 자책해 사고를 모두 불태우고 자신의 무덤가에 비조차 세우지 말 것을 유언하였던 것이다. 이로써 당대 최고의 문장으로 탁월한 시인이었던 남곤의 시는 겨우 한 수만 남아 전하고 있을 뿐이다.일찍이 신용개(申用漑)를 방문하여 지은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버드나무 짙게 그늘지고 낮닭은 울려는데 갑자기 궁벽한 골목에 수레 소리 울려 놀랐어라.(楊柳陰陰欲午鷄 忽驚窮巷溢輪蹄)” 예나 지금이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남곤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며,‘먼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다는 공자의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儒林(37)-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기묘사화를 일으킨 두 장본인이었으면서도 조광조처럼 사약을 받고 죽은 심정과는 달리 남곤은 비교적 순탄한 말년을 보내게 된다. 이는 오직 정광필의 노려보는 눈에 가책을 느꼈던 지식인으로서의 양심 때문이었다. ‘중종실록’에 의하면 남곤은 후세 사람들이 자신을 지목하여 ‘소인이 군자를 해쳤다.’라고 비평을 하게 되더라도 상관하지 않겠다고 단언하였을 만큼 강경하였다.그러나 남곤은 조광조를 죽여야 한다는 심정과는 달리 조광조의 정치적 생명을 끊으면 그만이라는 합리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남곤이 사화 후 좌의정을 거쳐 영의정이라는 최고의 관직에 올랐으면서도 무사히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은 어느 날 부인이 해주었던 충고를 받아들인 때문이었다.조광조를 사사시켜야 한다는 군신회의에 남곤이 나가려 하자 부인이 남곤에게 말하였다. “대감께오서는 종침교를 아십니까.” 난데없는 부인의 말에 남곤이 대답하였다. “종침교라면 우찬성 허종(許琮)이 말을 타고 가다가 굴러 떨어진 다리가 아니오.” “하오면 대감께오서는 허종 대감이 어찌하여 다리 아래로 굴러 떨어졌는지 그 연유를 아시나이까.” 남곤은 그제서야 부인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가를 알게 되었다.불과 15년 전 연산군은 어머니 윤씨의 억울한 죽음을 알고는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을 펼쳤으며,그것이 바로 갑자사화(甲子士禍).이때 허종은 무사하게 목숨을 보존할 수 있었는데,그 이유는 입궐하다가 다리 위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다는 핑계를 대고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허종이 이런 꾀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성종이 왕비 윤씨의 성품이 잔혹하다 하여 폐비를 시키고 사사하려 할 때의 일에서 비롯된다.이 사사의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 성종은 군신회의를 소집하였다.허종은 우찬성이었으므로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아침에 입궐하는 길에 누이의 집에 들렀더니 누이는 이런 말을 하였다. “큰일이로구나.폐비에게 사약을 내리는 회의에 어찌 참석할 수 있단 말인가.여염집에서 그 집 여주인을 죽이는 일에 종들이 참여했다가 훗날 그 여주인의 아들이 집안을 잇게 되면 종들은 어떻게 되겠는가.후환이 없을 수 있겠는가.” 누이의 말에 크게 깨달은 허종은 말을 타고 입궐하다가 짐짓 말에서 떨어져 다리 아래로 굴러 다리를 다쳤던 것이다. 이후부터 이 다리를 ‘허종이 떨어진 다리’라고 하여서 ‘종침교(琮沈橋)’라고 불렀으며,또한 ‘다리(橋)’와 ‘다리(足)’가 허종을 살렸으므로 ‘두 다리가 허종을 살렸다.’고 불리게 되었던 것이었다. 남곤이 부인의 말에 크게 깨달은 바 있어 끝까지 조광조의 사사를 반대하였으며,마침내 조광조에게 사약을 내리는 어전회의에는 칭병하여 참석지 않았던 것이다.이는 ‘사람이 멀리 내다보는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게 된다.(人無遠慮 必有近憂)’는 공자의 말을 그대로 실행했기 때문이었다. 그뿐인가.남곤은 말년에 죄를 자책해 사고를 모두 불태우고 자신의 무덤가에 비조차 세우지 말 것을 유언하였던 것이다. 이로써 당대 최고의 문장으로 탁월한 시인이었던 남곤의 시는 겨우 한 수만 남아 전하고 있을 뿐이다.일찍이 신용개(申用漑)를 방문하여 지은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버드나무 짙게 그늘지고 낮닭은 울려는데 갑자기 궁벽한 골목에 수레 소리 울려 놀랐어라.(楊柳陰陰欲午鷄 忽驚窮巷溢輪蹄)” 예나 지금이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남곤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며,‘먼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다는 공자의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서울의 거리를 걷다가 문득 역사의 결핍을 느끼곤 한다.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도시에 녹지와 공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지만,사실 더 삭막한 것은 역사가 축적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영국 유학시절 함께 공부하던 분을 만났다.십여년 전 공부하던 영국의 대학을 다녀 오셨다며,저녁이나 함께 하자며 전화를 하셨다.영국 방문이 참 인상적이었다는 그분의 말씀에 나는 귀를 기울였다.‘참 변하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변화의 단서를 찾으러 방문한 외국 학자에게 변하지 않음으로써 감동을 주는 사회가 있음을,변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인상적인 변화의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음을 새삼 떠올렸다. 우리는 지난 몇십년 동안 변화의 소용돌이 속을 살아왔다.1980년대 이후 개혁의 바람이 몰아치면서 너나없이 변화에 대한 강박관념의 노예가 되었다.변해야 생존할 수 있다느니,아내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느니.변화에 대한 이데올로기와 신화는 확대재생산되었고,그만큼 우리를 옥죄어 왔다. 변화의 속도로 치자면,한국사회를 따라올 나라도 흔치 않다.사회 변동의 속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표적 지표가 이사율이다.유럽의 이사율은 대체로 2%를 기록하고 있고,일본은 2000년의 경우 4.89%였다.우리의 이사율은 1999년 20%를 기록한 이후,대체로 19%대를 유지하여 왔다.이혼율 역시 마찬가지다.47.4%에 이르렀다.미국의 51%와 스웨덴의 48%를 앞지를 날이 머지않다. 내용적인 의미는 미뤄 두더라도 정신없이 변화의 시대를 살아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그러는 동안 공동체가 해체되고,사회 규범이 와해되었으며,사회적 안정성이 유지되지 못하였다.무엇이 의미 있고,무엇이 아름다운 것인지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는 것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따금 서울의 거리를 걷다가 문득 역사의 결핍을 느끼곤 한다.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도시에 녹지와 공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지만,사실 더 삭막한 것은 역사가 축적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도시의 거리에 나무와 꽃들이 부족한 것은 견딜 수 있다.이보다 견디기 힘든 풍경은,역사가 축적되지 못하고 일회용 인스턴트 건물로 꽉 들어찬 도시의 모습이다.프랑스 파리나 영국의 런던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그들의 거리에서 역사를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실제로 세계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긴 왕조를 두 번이나 거쳤다.고려는 474년,조선은 518년이나 지속되었다.그러나 그런 나라치고는 우리에게 축적된 역사가 너무나 없다.국적 불명의 일회용 인스턴트 건물만이 아니라,끝이 없어 보이는 정치부패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죽는 순간까지 청백리의 정신을 유언으로 남기던 조상의 기개와 위민(爲民)의 정신은 찾아볼 수 없다.규범과 윤리,그리고 역사가 사라진 자리에 아귀다툼과 무질서 그리고 화염병이 불꽃을 이룬다. 방학을 맞아 무엇엔가 갈증을 느껴 산속을 돌아다녔다.오대산 월정사 앞에는 수백년을 견뎌온 전나무와 적송들이 우람하게 서 있었다.이들이 선사하는 삼림욕의 효과보다는 오랜 세월 거기에 버티고 서 있었다는 사실이 아름다웠고,고마웠다.속리산 법주사의 석연지와 쌍사자 석등도 천년 역사의 향기를 그대로 전해주었다.석연지의 깨어진 돌조각만으로도 옆의 동양 최대라는 청동 미륵대불에서 발견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다. 요즘 같이 정치에,선거에,부패에 모두가 일어나 고함을 질러대고 변화를 선동하는 때일수록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다. 그냥 변화의 정치성(政治性)만을 노리고,변화의 구호를 통한 주도권의 쟁탈과 정통성의 독점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변화해야 할 것과 변화해선 안 될 것을 식별할 양심과 혜안을 저들은 가지고 있는 것일까? 변하지 말아야 할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진실,역사의 미덕으로부터 우리는 너무나 멀리 변해 와 있는 것은 아닐까? 엊그제 다녀온 월정사의 전나무를 다시 그리워하고,역사가 축적되는 서울의 거리를 그리워하고,진실한 사랑을 지키는 연인을 한갓되이 그리워하는 것이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 ‘速記 대부’ 남상천씨 연구·장학금 10억 기부

    ‘한국 속기(速記)의 대부’격인 남상천(75)씨가 젊은 학생들에게 속기를 전수하기 위해 강단에 선다.남씨는 후학들이 속기를 연구하고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10억원대의 저택을 모교인 성균관대에 기증했다. ●디지털 세대에게 속기 전수 남씨는 22일 “펜 한자루와 종이 한 장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초고속 메모’가 가능하다.”고 말했다.“컴퓨터와 붙어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한다.성균관대 법률학과 56학번인 그는 속기가 실업계 고교 정규 교과과정으로 지정된 70년대까지 농림부와 농협중앙회에 근무하면서 속기 전도사로 전국에 이름을 떨쳤다.대학 입학 직후 ‘남천식 속기법’을 만들어 보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공직을 청산하고 사업에 뛰어들어 20년 남짓 ‘외도’를 했다.1983년 음식산업에 뛰어들어 ‘아침햇살’등 보리와 현미음료 제조기술로 특허를 출원해 ‘대박’을 터트렸다.‘이 정도면 됐다.’ 싶어 은퇴를 결심한 2001년 책장을 정리하다 우연히 색바랜 속기 교과서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없으면 속기라는 걸 기억하는 사람도 없겠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있어야죠.사업 성공한 것도 그걸 기반으로 속기학을 살리라는 하늘의 뜻이었구나 싶더라고요.” ●모교에 장학금과 속기 부설연구소 기증 그는 그때부터 각 대학을 돌며 속기 강의를 맡겠다고 설득작업을 벌였다.20여개 대학에 속기 강의를 제안한 끝에 올 1학기 부터 성균관대와 홍익대에서 새로 개설된 속기학 강의를 맡게 됐다.성균관대의 경우 지난 20일 재학생 수강신청을 마감한 결과 60여명이 몰렸다.신입생 수강신청 기간인 이번 주에는 총 정원 80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학교측은 전망하고 있다. 남씨는 얼마전 부인(71)과 1남 2녀 등 가족들을 불러놓고 모교에 10억원대의 서울 양천구 목동 자택을 기증하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학교내 속기 부설연구소를 건립하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데 사용하기 위해서다.자식들이 서운해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남씨는 “속기를 배우겠다는 젊은이는 모두 내 자식”이라면서 “3년 안에 이들을 다 내 자식으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 음절이 한 획,가장 경제적인 기록법 ‘남천식 속기법’의 원리는 간단명료하다.한 음절은 한 획으로 표기한다.‘서울신문’을 한글로 쓰자면 총 20획이지만 속기로 쓰자면 4획이면 된다.또 발음나는 대로 표기한다.쓰이는 받침도 ‘ㄱ,ㄴ,ㄹ,ㅁ,ㅂ,ㅅ,ㅇ’ 7개뿐이다.발음이 같은 ‘낮’,‘낫’,‘낯’은 모두 ‘낫’으로 적는다. 속기문자의 모양은 빈도수와 관련이 있다.가로획을 쓰는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에 착안,국어를 분석해 많이 쓰이는 문자일수록 가로()·대각선(/)·세로()획 순으로 기본모양을 만들었다.남씨는 “30시간만 배우면 강의나 대화 등 연설체 문장을 5분에 1600자까지 받아적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儒林속 한자이야기] (7)

    유림에 유언비어(流言蜚語)가 나온다.流(흐를 류)는 두 세줄기의 물(水)과 거꾸로 놓인 아이(子)로 구성되었으며,‘흐르다’라는 뜻은 요사(夭死:일찍 죽음)한 어린 아이를 물에 흘려 버리던 고대(古代) 황하강 유역의 풍습에서 나왔다. 蜚(떡풍뎅이 비)語는 ‘떡풍뎅이와 같이 날아다니는 말’이라는 주장과 ‘蜚는 飛(날 비)자를 빌려 쓴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나,공통점은 ‘날아다니는 말’이라는 뜻이다.따라서 유언비어는 ‘흐르고 날아다니는 근거없는 소문’인데,유언비어(流言飛語)로 잘못 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날아다니는 작은 곤충류(蚊 모기 문,蜂 벌 봉),기어다니는 지렁이와 뱀 종류(蚓 지렁이 인, 살무사 훼),갑각류(蛤 조개 합,蝦 새우 하,蟹 게 해) 등에는 대부분 자가 들어가는데,이 경우 앞의 한자들과 같이 자를 제외한 부분이 그 한자의 음이 된다. 말(소문)이란 무족지언 비우천리(無足之言 飛于千里:발없는 말이 천리를 날아간다),또는 언비천리(言飛千里:말이 천리를 날아간다)라고 하듯이 빠르게 전파된다.그 영향은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오는 일화처럼 온 사회와 나라를 흔드는 경우도 있다. 송(宋)나라에 정(丁)씨 집안이 있었는데,집에 우물이 없어 하인(下人)들이 먼 곳까지 가서 물을 길어 오느라 고생이 많았다.그래서 집 근처에 우물을 파서 하인들을 편하게 해 주었는데,그 우물을 파는 과정에서 시체 한 구가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이것을 왕(王)도 듣게 되었다.그래서 왕명으로 진상조사를 하였는데 결국 헛소문으로 밝혀졌다. 오늘날과 같이 전달 매체가 발달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데 ‘삼인성시호(三人成市虎),즉 시장에 호랑이가 없음이 분명한데도 세사람이 호랑이를 보았다고 하면 결국 사람들은 호랑이가 있다고 믿게 된다.’는 말처럼 거짓이 진실로 둔갑하기도 한다. 논어(論語)에 도청도설(道聽塗說,道 길 도,聽 들을 청,塗 길 도,說 말씀 설)이라는 말이 나온다.이는 ‘길거리에서 들은 좋은 말(道聽)을 마음에 간직하여 자기 수양의 양식으로 삼지 않고 길거리에서 바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塗說) 것은 스스로 덕을 버리는 것과 같다.그러니 좋은 말은 마음에 간직하고 자기 것으로 해야 덕을 쌓을 수 있다.’라고 한 공자의 말에서 유래되었는데,‘길거리에 떠돌아 다니는 뜬 소문’을 의미하기도 한다. 소문에 대해서는 마이동풍(馬耳東風)격으로 무감각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마이동풍이란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 이백(李白)이 왕십이(王十二)라는 친구가 불우한 심정을 호소한 시에 대해 ‘지금 세상은 투계(鬪鷄:당나라 시대에 왕후 귀족들이 즐겼다는 닭싸움)에 뛰어난 자가 천자(天子)의 사랑을 받고,오랑캐의 침입을 막아 공을 세운 자가 대우를 받는데,그대나 나와 같은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흉내 낼 수도 없으니,북쪽 창가에 기대어 앉아 시(詩)나 짓네.그러나 그 작품이 아무리 걸작이라도 지금 세상에서는 한 잔의 물 값도 되지 않네.그뿐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은 이를 듣고 모두 머리를 흔드니 동풍(東風)이 말의 귀(馬耳)를 스치는 것과 같네.’라고 답한 시에서 유래되었다. 이로써 마이동풍은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흘려 보내는 것 또는 아무리 가르쳐 줘도 알아 듣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아무리 가르쳐 줘도 알아 듣지 못하는 경우를 우리 속담에서는 우이독경(牛耳讀經),즉 ‘소귀에 경 읽기’라고 한다. 박교선 교육부 연구사˝
  • 탈북 국군포로유골 中서 곧 소환

    국군포로 아버지의 유골을 들고 지난 2002년 탈북,중국땅에 머물며 한국행을 희망했던 백영숙(48)씨가 조만간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관계자는 “현재 백씨가 우리 정부의 보호하에 안전한 곳에 머물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와 교섭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숙씨에 따르면 아버지 백종규(97년 사망 당시 69세)씨는 6·25 국군포로로 고향인 경북 청도에 뼈를 묻어달라는 유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백씨의 유골이 들어온다면 국내에 송환된 ‘국군포로 유골 1호’가 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대정부 질문] 정치분야

    16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는 서로 관권선거를 일삼고 있다며 비난을 주고받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무위원 등을 무분별하게 총선에 내보내고,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등 관권선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의 ‘역(逆)관권선거’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은 “천도(遷都) 발언과 일자리 35만개 창출 등 대통령이 직접 전국을 돌며 표를 모으기 위해 정략적인 총선용 공약을 마구 남발하는 신(新)관권선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박진 의원은 “민생경제는 실종되고 나라는 거덜나고 있는데 노 대통령은 총선지상주의에 빠져 열린우리당의 총선기획단장을 자처하고 있다.”면서 “특히 무분별한 총선 차출로 인해 청와대는 물론 정부부처의 시스템이 붕괴되고 행정의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의원도 “청와대와 권력기관이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 선거사범 단속권을 남용한다면 이는 공명선거를 가장한 ‘신(新)공안통치’이며,권력에 의해 민심이 왜곡되는 권위주의 시절의 잘못된 관행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경천 의원은 “중앙선관위가 대통령에게 공명선거 협조를 요청한 것은 사실상 대통령의 선거개입을 인정한 것으로,총리는 공명선거 정착을 위해 정치적 발언을 자제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윤수 의원도 “시민단체들이 남을 근거없이 비방하고 유언비어를 살포하는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시민단체의 순수성을 이용한 관권·부정선거를 중단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이호웅 의원은 “2002년 지방선거 결과,16개 시·도지사 중 한나라당 11명·민주당 3명,232개 기초단체장 중 한나라당 140명·민주당 44명·자민련 16명을 차지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한나라당은 전국의 지방정부 또한 독점하고 있다.”면서 “역 관권선거가 우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신계륜 - 조재환의원 '기싸움’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여야 의원끼리 ‘아버지의 이름’과 ‘정계 은퇴’를 내걸고 진실 공방을 펼쳐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열린우리당 신계륜 의원과 민주당 조재환 의원은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부업체 굿머니의 불법자금 제공 의혹을 둘러싸고 맞붙었다. 조 의원이 “진실이 아니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말하자,신 의원은 “선친의 묘소를 참배,나라와 겨레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초심을 다시 다짐했다.”고 결백을 강조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했다.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습적으로’ 신상발언을 신청한 조 의원은 “(굿머니 의혹과 관련해)노무현 대통령과 신 의원의 육성이 담긴 (녹음)원본을 갖고 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면서 “청문회 때 사건 실체의 10분의1도 공개하지 않았다.그러나 검찰은 축소·은폐 기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조 의원은 “면책특권이 아니라 의혹적인 부분에 대해 고소한 것이었다.”면서 “사실로 밝혀지지 않을 경우 의원직과 정계은퇴를 선언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조 의원은 스스로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면책특권 뒤에 숨어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자신 있으면 국회 밖으로 나와 당당히 밝혀봐라.”고 촉구했다. 이어 “조 의원의 행위는 면책특권이 보장하고 있는 정당한 활동이 아닌 만큼 명예훼손죄로 처벌해야 한다.”면서 “나는 경선자금,대선자금,어떠한 당선축하금과도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그는 “여기 오기 전 선친 묘소 앞에서 참배하며 초심을 다짐했다.”면서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문을 잇지 못했다. 조 의원은 지난 청문회에서 신 의원의 굿머니 연루의혹을 제기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조 의원은 이날 대정부 질문 이전 신 의원의 자료를 먼저 본 뒤,박관용 의장이 사회권을 김태식(민주당) 부의장에게 넘기자마자 신상발언을 얻어내 열린우리당 의원들로부터 ‘비신사적’이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儒林(26)-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영의정이었던 정광필도 그 소문을 들었지만 그냥 웃어버리고 말았었다.근거 없이 떠도는 유언비어(流言蜚語)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밀서의 내용대로라면 주상은 오히려 이를 ‘주초의 술수’라 하여서 크게 문제 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정광필은 모골이 송연하였다.그는 다시 밀지를 읽어 내렸다. “…내가 지금 그들의 죄를 벌하려 하여도 대간들과 홍문관 6조 유생들이 모두 이를 반대해 어찌할 수 없으니,요즘은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고 잠을 자도 편안하지 않으니 경들이 합심하여서 그들을 처치하고 나에게 알리라.” 그것이 밀지의 전문이었다.밀지를 모두 읽고나서 정광필은 묵묵히 앉아있었다.눈치를 살피던 남곤이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 “다 읽으셨소이까.” “읽었소이다.” 정광필은 짧게 대답하였다.그러고 나서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주상께오서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고 잠을 주무셔도 편안하지 않으시다는 말씀도 읽으셨소이까.” “그렇소이다.” “하오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남곤이 물었다. “어찌 하시겠습니까,대감 나으리께오서는.” 정광필은 조광조를 향한 남곤의 증오심을 잘 알고 있었다.남곤 역시 엿새 전 78명의 삭훈된 공신의 명단 속에 포함되어 있지만 그 이전에 이미 뿌리 깊은 원한이 있었다.남곤은 원래 문명을 떨치던 문장파로 도학을 숭상하는 조광조의 무리들과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지만 특히 지난해 명나라에 주청사(奏請使)로 갔을 때의 실수로 조광조 일파의 집중적인 성토를 받은 쓰라린 과거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명나라에서는 종계(宗系)의 일을 잘못 기술하고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에 권신 이인임(李仁任)의 아들로 기록되어 있고,태조가 고려 말의 네 왕,즉 공민왕과 우왕,창왕,공양왕을 모두 죽였다고 기록하고 있는데,이를 제대로 변무(辨誣)하지 못하고 귀국한뒤 예조판서가 되었다. 이에 대해 조광조의 무리들은 3년이고,4년이고 기필코 북경에 머물면서 이를 바로잡고 돌아와야지 어떻게 그대로 돌아왔느냐고 남곤을 질책하여 탄핵하는 상소를 수차례 올렸던 것이다. 그러므로 남곤이 조광조를 숙청하는데 앞장서서 이처럼 꼭두새벽에 천민의 복장을 하고 찾아온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대감 나으리” 남곤이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을 뱉었다. “주상께오서는 조광조의 무리를 처치하고 싶어 하십니다.조광조 무리를 한 사람이라도 남기면 그 해가 무궁할 것인즉 대감 나으리께오서는 이를 어찌하실 것입니까.” 남곤은 넌지시 정광필의 의향을 떠보며 때로는 좋은 말로 달래고,때로는 위협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기록은 전해오고 있다. “주상께오서는 오늘밤 반드시 나으리를 불러 의논할 것이니 나으리께오서는 주상의 뜻을 받들어 주초의 무리들을 남김없이 제거하여 나라를 안정되게 하시오.만약에 그렇지 못하면.” 남곤은 잠시 말을 끊었다.그리고 짧은 침묵 끝에 정광필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반드시 후회할 일이 많을 것이오.” 남곤의 위협적인 말을 들으며 정광필은 정색을 하여 꾸짖었다. “공은 재상의 몸으로 이처럼 천민의 복장을 하고 장안을 돌아다니면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이오.사림(士林)을 해치는 일에 나보고 앞장서라는 것이오.이는 나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일이오.” 그러자 남곤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오면 대감께오서 주상의 뜻을 거역하시겠다는 말씀이시오.”˝
  • 儒林(26)-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儒林(26)-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영의정이었던 정광필도 그 소문을 들었지만 그냥 웃어버리고 말았었다.근거 없이 떠도는 유언비어(流言蜚語)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밀서의 내용대로라면 주상은 오히려 이를 ‘주초의 술수’라 하여서 크게 문제 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정광필은 모골이 송연하였다.그는 다시 밀지를 읽어 내렸다. “…내가 지금 그들의 죄를 벌하려 하여도 대간들과 홍문관 6조 유생들이 모두 이를 반대해 어찌할 수 없으니,요즘은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고 잠을 자도 편안하지 않으니 경들이 합심하여서 그들을 처치하고 나에게 알리라.” 그것이 밀지의 전문이었다.밀지를 모두 읽고나서 정광필은 묵묵히 앉아있었다.눈치를 살피던 남곤이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 “다 읽으셨소이까.” “읽었소이다.” 정광필은 짧게 대답하였다.그러고 나서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주상께오서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고 잠을 주무셔도 편안하지 않으시다는 말씀도 읽으셨소이까.” “그렇소이다.” “하오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남곤이 물었다. “어찌 하시겠습니까,대감 나으리께오서는.” 정광필은 조광조를 향한 남곤의 증오심을 잘 알고 있었다.남곤 역시 엿새 전 78명의 삭훈된 공신의 명단 속에 포함되어 있지만 그 이전에 이미 뿌리 깊은 원한이 있었다.남곤은 원래 문명을 떨치던 문장파로 도학을 숭상하는 조광조의 무리들과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지만 특히 지난해 명나라에 주청사(奏請使)로 갔을 때의 실수로 조광조 일파의 집중적인 성토를 받은 쓰라린 과거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명나라에서는 종계(宗系)의 일을 잘못 기술하고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에 권신 이인임(李仁任)의 아들로 기록되어 있고,태조가 고려 말의 네 왕,즉 공민왕과 우왕,창왕,공양왕을 모두 죽였다고 기록하고 있는데,이를 제대로 변무(辨誣)하지 못하고 귀국한뒤 예조판서가 되었다. 이에 대해 조광조의 무리들은 3년이고,4년이고 기필코 북경에 머물면서 이를 바로잡고 돌아와야지 어떻게 그대로 돌아왔느냐고 남곤을 질책하여 탄핵하는 상소를 수차례 올렸던 것이다. 그러므로 남곤이 조광조를 숙청하는데 앞장서서 이처럼 꼭두새벽에 천민의 복장을 하고 찾아온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대감 나으리” 남곤이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을 뱉었다. “주상께오서는 조광조의 무리를 처치하고 싶어 하십니다.조광조 무리를 한 사람이라도 남기면 그 해가 무궁할 것인즉 대감 나으리께오서는 이를 어찌하실 것입니까.” 남곤은 넌지시 정광필의 의향을 떠보며 때로는 좋은 말로 달래고,때로는 위협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기록은 전해오고 있다. “주상께오서는 오늘밤 반드시 나으리를 불러 의논할 것이니 나으리께오서는 주상의 뜻을 받들어 주초의 무리들을 남김없이 제거하여 나라를 안정되게 하시오.만약에 그렇지 못하면.” 남곤은 잠시 말을 끊었다.그리고 짧은 침묵 끝에 정광필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반드시 후회할 일이 많을 것이오.” 남곤의 위협적인 말을 들으며 정광필은 정색을 하여 꾸짖었다. “공은 재상의 몸으로 이처럼 천민의 복장을 하고 장안을 돌아다니면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이오.사림(士林)을 해치는 일에 나보고 앞장서라는 것이오.이는 나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일이오.” 그러자 남곤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오면 대감께오서 주상의 뜻을 거역하시겠다는 말씀이시오.”
  • [儒林 속 한자이야기](5)

    유림⑭에는 報恩(報갚을 보,恩은혜 은)과는 상대 개념인 施恩(施베풀 시)이 나온다.은혜라는 말이 나오면 보통 다음 일화를 인용하게 된다. 중국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에 진(晉)나라의 위무자(魏武子)에게는 첩(妾)이 있었다.그런데 위무자가 병들어 눕게 되자 아들인 위과(魏顆)에게 ‘내가 죽거든 내 첩을 改嫁(改고칠 개,嫁시집갈 가)시켜라.’라고 유언했다.그러나 병이 심해지자 마음이 바뀌어 ‘내가 죽거든 내 첩을 殉葬(殉따라 죽을 순,葬장사지낼 장),즉 나와 함께 묻어다오.’라고 말을 바꾸었다. 그후 위무자가 죽자 아들은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에 따르지 않고,서모(庶母)를 개가(改嫁)시켰다. 훗날 위과가 진(晉)나라의 장군으로서 진(秦)나라의 장군 두희(杜喜)와 싸우게 되었다.그때 격전이 벌어질 곳에서 한 노인이 앉아 풀을 엮어 놓고는 사라졌다.그런데 그 엮어 놓은 풀에 적군의 장수 두희가 탄 말의 다리가 걸려 넘어졌으며,이로 인해 위과는 두희를 생포하여 승리하였다. 그날 밤 위과의 꿈에 그 노인이 나타나 ‘나는 당신 서모의 아버지로 당신이 내 딸을 순장시키지 않고 개가시켜 주었기에,그 은혜에 보답하고자 풀을 엮어 적군의 장군을 생포할 수 있게 한 것이었습니다.’ 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즉 그 노인은 혼령이었지만 자기 딸에게 베풀어 준 사람의 은혜에 보답한 것이다. 이로 인해 나온 말이 ‘풀(草)을 엮어(結 맺을 결) 은혜(恩)에 보답(報)했다.’해서 결초보은(結草報恩)이다. 오늘날은 재가(再嫁)와 개가(改嫁)가 의미상 차이없이 쓰이고 있으나,조선시대에는 再嫁란 남편이 살아 있을 때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이요,改嫁란 남편이 죽은 다음에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마음 수양(修養)보다는 외모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그러나 다음 장자(莊子)의 일화에서 보듯이 주체성 없이 미모만을 추구하다 보면 오히려 주변인들한테 나쁜 인상만 줄 수 있다. 중국 월(越)나라에 서시(西施)라는 대단한 미녀(美女)가 살았는데,그녀는 심장질환이 있어 고통스럽기에 가슴을 움켜쥐고 미간(眉間:눈썹과 눈썹 사이)을 찡그리고 다녔다. 그런데 같은 동네에 사는 한 추녀(醜女:못생긴 여자)가 서시(西施)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저렇게 해야 미인이라는 말을 듣나 보구나.’라고 생각했는지 자신도 서시와 마찬가지로 가슴을 움켜쥐고 미간을 찡그리고 다녔다. 동네 부자(富者)들은 생김새도 못생긴 그녀가 추한 행동까지 하고 다니니 그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아예 문밖에 나오지를 않았으며,가난한 사람들은 이 동네에 사나 다른 동네에 사나 가난한 생활이야 마찬가지이므로 아예 그런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다른 동네로 이사들을 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유래하여 ‘주체성 없이 무조건 남의 흉내만 내는 것을 뜻하는 ‘效(效본받을 효,찡그릴 빈)’이라는 말이 나왔다.주체성을 상실하면 이것도 저것도 될 수 없음은 역시 장자의 한 일화에서도 볼 수 있다. 수릉(북경 근처 마을)의 여자(余子)라는 사나이는 어느 날 조(趙)나라 도읍인 한단(邯鄲)에 갔다가,그 곳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어찌나 멋지고 보기 좋았는지 매우 부러웠다. 그래서 자기도 그렇게 걸으려고 계속 흉내를 내보았다.그러나 그 걸음걸이를 배우기도 전에 본래 자기의 걸음걸이까지 잊어버리고는 엉금엉금 기어서 자기 고향에 돌아왔다고 한다. 참으로 ‘흉내내기’의 비극이라 아니할 수 없다.요즘 특정 인기인을 모방하여 그 사람과 같아지려고 하는 여성들에게는 좋은 교훈이 아닐까 싶다. 박교선 교육부 연구사˝
  • [조정래의 세상보기] 기업인 먼저 자성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세상을 향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만이 있다.세상 사람들이 자기네를 전혀 신뢰하지도 존경하지도 않고 너무 불신하고 욕만 해댄다는 것이다.그리고,또 하는 말이 있다.선진국에서는 기업인들을 전혀 나쁘게 보지 않고 존경하고 있다는 것이다.그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업인이나 부자들에게 저지른 불경의 죄가 자못 크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괜히 기업인들을 욕하고 불신하며,또 선진국에서는 괜히 기업인들을 존경하겠는가.다 바람이 불어야 나무가 흔들리고,북은 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우리가 선진국으로 쉽게 첫손을 꼽는 미국의 경우를 보자.컴퓨터 시대의 개막과 함께 세계 최고의 부자로 탄생한 젊은 기업가 빌 게이츠는 그의 수입의 47%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그리고,세계 증권 시장의 투기꾼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은 조지 소로스마저도 자신의 수입 32%를 사회를 위해 내놓고 있다.다시 말하면 미국 부자들의 상위 400인은 그들 소득의 15%를 사회의 자선 단체에 기부하고 있는 것이다.그건 일반인들이 2% 정도 기부하는 것에 비해 7배 이상 많은 비중이다.그리고 그들은 조지 부시가 대통령이 되자마자 부자들을 위한 감세 조치를 했을 때 바로 반대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은 물론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미국의 큰 부자 하워드 휴즈는 자기의 두 손을 관 밖으로 내놓으라고 유언했다.그래서 두 손이 관 밖으로 나온 채 장례 행렬은 묘지로 향했다.그 핏기 없이 창백한 두 손에는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았다.대재벌의 텅 빈 두 손을 보고 사람들은 무엇을 깨달았을까.인생 공수래 공수거…….물론 그런 유언을 남긴 휴즈는 생전에 많은 돈을 사회에 내놓고는 했었다.기업인의 사회적 책무가 무엇인지 알았던 휴즈는 존경받는 사업가에서 심오한 철학가로 변모해 세상을 떠나갔다.그리고 수많은 기업인들이 휴즈를 본떠 아름다운 전통을 엮어냈음은 더 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우리 기업인들은 어떠한가? 온갖 방법을 동원한 탈세,처자식들에게 불법이나 편법을 동원한 증여와 상속,수십억 수백억원씩 바치는 불법 정치 자금,막대한돈 해외 도피,끝없이 뿌리는 불륜의 스캔들…….이런 것들이 기업인들 스스로가 우리 사회에 심어 온 자화상 아닌가.그러나 우리에게도 휴즈와 다름없는 기업인이 없었던 게 아니다.꼭 한 사람이 있었다.유한양행을 창업했던 유일한 박사였다.모든 재산을 사회에 내놓고 세상을 떠난 그 분을 우리 사회는 기회 있을 때마다 얼마나 추앙하고 흠모해오고 있는가.다만 이 땅의 기업인들이 그 뒤를 따라가기를 외면했던 것이다.그 결과 국민들의 기업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38점에 불과하며,기업들이 쌓은 재산에 대해 ‘부정적인 방법으로 축적했을 것’이라는 응답이 77%이고,‘정당한 방법으로 축적했을 것’이라는 답변은 19%에 지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한데 며칠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어떤 행사에서 중·고교 교사 200여명을 상대로 강연을 하면서 “교과서에 기업의 목적을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고 기술한 것은 틀렸습니다.”하고 말했다.그리고 또 “교과서에 대표적으로 잘못 기술된 경제 관련 64가지에 대해 교육부와 협의해 바로잡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동안 돈의 위력으로 정치권을 회유하고 농락해온 기업인들은 이제 이 나라의 교육계까지 장악하려는 것인가.앞으로 교과서가 어떻게 바뀔지 기다리는 마음은 스릴과 박진감이 최고조라는 영화를 기다리는 것에 못지않게 흥미진진한 일이다.기업인들의 입맛대로 교과서가 바뀐다면 이 나라는 그 얼마나 사람이 살 만한 천국이 될 것이랴. ‘이 세상에서 나는 물건은 세상 사람들 모두가 고루 나누어 먹고도 남는다.그러나 부자들의 욕심을 채우기에는 모자란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우리의 인생살이는 눈뜨고 살아 있을 때만 인생이 아니다.죽은 다음의 인생도 또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인간이 돈의 노예일 수는 없다. 작가. 동국대 석좌교수
  • 월드이슈-중화주의/‘팍스 시니카’ 도래하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21세기 ‘팍스 시니카(Sinica·중국 중심의 세계)’의 시대가 도래하는가.26년째를 맞은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은 세계 5위의 경제대국에 이어 외교·군사 대국화로 이끄는 분위기다. 지난 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선언 이후 중국의 피나는 노력은 좋든 싫든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팍스 아메리카나)에 맞선 유일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세계 3번째 유인우주선 발사 ‘군사대국' 지난해 10월15일,세계 3번째로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 발사 성공은 서방 국가들이 우려했던 ‘중국 위협론’이 가시화된 신호탄이다. 일본·영국·독일·프랑스 등 강대국조차 실현하지 못한 ‘우주클럽’ 가입을 1인당 GDP 1000달러에 불과한 중국이 달성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더 큰 두려움은 중국의 우주과학 기술이 언제든지 첨단 무기로 전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뉴욕 타임스는 선저우 5호 발사 직후 “연간 30억달러에 이르는 우주개발 예산의 최대 수혜자는 인민해방군”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군의 현대화 속도는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다. 중국이 공식 발표한 ‘2002년 국방백서’는 2000년 1207억위안,2001년 1442억위안,2002년 1694억위안으로 매년 두 자릿수의 증가를 보였다.더욱이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각 단위마다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고 여기서 얼마의 돈이 국방비로 전용되고 있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미 중앙정보국(CIA)은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을 발표액의 두 배가 넘는 560억달러 안팎으로 추산한다. 중국은 자체 기술로 미국 서부를 사정권으로 하는 사거리 8000㎞의 둥펑(東風) 31호 미사일을 개발했고 최첨단 전폭기 샤오룽(梟龍)/FC1호를 취역시켰다.우주군 창설과 2010년까지 우주기지 건설 등 슈퍼파워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외교무대서 목청 높이는 중국 그동안 중국의 외교 전략은 덩샤오핑의 유언대로 ‘도광양회(光養晦·칼날을 숨기고 실력을 키우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북핵해결을 위한 3자회담과 1차 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국 외교는 유소작위(有所作爲·필요할 때적극적으로 행동하라)’로 선회했다.이러한 변신을 두고 뉴욕 타임스는 “부시 행정부가 중동에서 발목이 잡힌 동안 중국은 아시아의 지도적 강국에 올랐다.”고 지적했다.중국의 야심은 아시아 맹주 정도에 그칠 성질이 아니다. 이러한 사고를 축약시킨 외교전략이 다극체제 구상이다.최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에 맞서는 다극체제 구상을 가시화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며 러시아와 프랑스·독일 진영에 선 것이나 신 중국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러시아와 합동군사 훈련을 펼친 것도 다극체제 구축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대목이다.예쯔청(葉自成) 베이징대 교수(국제관계학)는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한정된 지위를 감안할 때 미국의 강권정치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다극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물론 중국의 외교 대국화는 내재적 한계가 있다.21세기 중반까지는 덩샤오핑의 유훈대로 경제 제일주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미국과의 정면대결을피하는 우회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연8%대 성장·외환보유고 4000억弗 최근 란싱(藍星)그룹의 쌍용차 인수 양해각서(MOU) 체결은 중국 ‘대약진’의 토대가 경제력임을 웅변한다.매년 500억달러 이상의 직접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중국은 세계의 ‘굴뚝’에서 첨단 기술국으로의 질적 변환기를 맞았다.연 8%대 안팎의 GDP 성장은 지난해 말 외환보유고 4000억달러를 돌파하게 했다. 후진타오 신정부의 경제 자문역할을 맡고 있는 후안강(胡鞍剛) 칭화(淸華)대 교수(경제학)는 “중국은 앞으로 9∼10%대의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축적된 경제의 힘은 해외로 뻗고 있다.지난해 말 중국기업의 해외투자 액수는 전년 대비 91.6%가 는 18억달러에 달했다.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업체 하이얼(海爾),에너지그룹 화넝(華能) 등이 대표적 해외투자 기업이다. 중국 전문가 고든 창처럼 지역간 불균형과 빈부격차,금융위기 등 내재적 모순 때문에 ‘중국의 몰락’을 예고한 시각도 없지 않다.그럼에도 중화주의를 실현하려는 중국의 대약진은 21세기 화두가 될 것이란 전망을 뒤엎지 못하는 상황이다. oilman@ ■“中경제, 2039년 美 추월”/서방국가 中에 대한 경계심 팽배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실질적인 테마는 ‘중국’이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안보와 번영을 위한 제휴’라는 공식 주제 아래 갖가지 회의가 진행됐지만,포럼에 참석한 선진국 정치·경제 지도자들의 관심은 온통 중국의 ‘비상(飛上)’에만 쏠려 있었다는 것이다. 독일의 금융그룹 알리안츠는 지난 25일 중국이 10년 내에 세계 3위의 경제·무역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중국이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7∼8%의 고속성장을 이어가 2014년에는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독일을 제치고,무역규모에서도 미국과 독일에 이어 3위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미국의 투자회사 골드만 삭스도 지난해말 중국의 경제규모가 4년내에 독일을 따라잡고 2015년에는 일본,2039년에는 미국마저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비약적 발전을 보는 세계인의 시각에는 상당한 ‘공포심’과 질시가 뒤섞여 있다.다보스 포럼에서도 중국은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서구의 일자리를 빼앗는 나라,개도국의 노동기준을 끌어내리는 체제라는 비판이 나왔다.뉴욕 타임스는 지난 18일자에서 중국의 향후 경제를 전망하는 장문의 분석 기사에서 ‘거품 붕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중국측 전문가들은 “55개 소수민족과 광활한 국토를 가진 중국은 앞으로 애국심과 중화주의로 13억 인구를 결집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다.하지만 중화주의가 민족적 에너지를 결집하고 이끌어내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자칫 인접 국간 또는 민족간 갈등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고구려의 역사를 ‘과거 중국내 한 지방정권의 역사’로 규정하려는 이른바 동북공정(東北工程)은 빗나간 중화주의의 극치로 꼽힌다. 다만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계없이 이미 중국이 세계 경제와 안보면에서 너무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흔들릴 경우 국제사회 전체에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도운기자 dawn@
  • “로또 당첨자 조작” 루머에 정부 ‘골머리’

    ‘로또 유언비어를 막아라.’ 정부는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로또복권과 관련한 갖가지 ‘루머(뜬소문)’를 잠재우기 위해 때아닌 해명성 안내문을 올리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1등 당첨금 비율과 판매가격을 인하한다는 소문으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올해는 ‘1등 당첨자 조작’이라는 뜬금없는 루머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로또복권을 관리하는 주무부처인 국무조정실은 26일 인터넷 홈페이지(opc.go.kr)를 통해 하루 수십여건의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로또복권 추첨과정에 대한 안내’라는 ‘팝업창(인터넷 홈페이지 자동 안내문)’을 띄웠다. 안내문은 “최근 일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로또복권 추첨과 관련하여 전혀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가 전파되어 로또복권 구매자에게 혼란과 의혹을 주고 있다.”면서 “로또복권 추첨방송은 경찰관 참석하에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되므로 사전조작에 의한 추첨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안내문은 “로또복권은 확률적으로 160억원 판매 시 1등이 한명 나오도록 설계돼 있다.”면서 “매주 평균 650억원이 판매되는 만큼 확률적으로 4명 정도의 1등 당첨자가 나오는 것이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토요일 8시 판매가 마감된 뒤 추첨 시작 ▲국민은행 직원의 추첨볼 점검 ▲방청객 중 1인이 여러 세트 중 직접 추첨볼 세트 선정 등의 추첨절차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1등 당첨금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말도 안 되는 소문에 불과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내문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프랑스인들의 동물사랑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해 12월13일과 14일 파리에 있는 전람회장인 에스파스 오퇴이에서는 ‘동물들의 크리스마스(Noel des Animaux)’라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프랑스 최대의 동물보호단체인 전국동물보호단체(SPA)와 전직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회장으로 있는 동물보호단체 ‘브리지트 바르도 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버려진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들이 새 보금자리에서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맞도록 해 주기 위해 마련됐다.한마디로 주인없는 개와 고양이들의 입양행사다.이 행사를 통해 올해에도 수백마리의 버려진 개와 고양이들이 새 주인을 만났다.최근 급증하는 애완동물 만큼이나 버려지는 동물들이 늘고 있는 우리네 상황에 비춰볼 때 버려진 동물에게도 극진한 정성을 다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극진한 동물사랑 정신은 관심을 모은다. 프랑스는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많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나라다.개를 데리고 나와 산책하는 것은 물론이고 식당,카페,슈퍼마켓 등에도 개를 데리고 간다. 애완동물을 친자식보다 더 끔찍하게 사랑하다 엄청난 유산을 자신이 키우던 개나 고양이에게 물려주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사료제조업체조합(FACC)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현재 프랑스 전 가정의 52.7% 정도가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다.이중 개 혹은 고양이 1마리 이상을 키우는 가정도 45.5%나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 가정에서 키우는 애완견 수는 약 810만마리에 이르며 고양이는 900만마리나 된다. ●버려진 동물도 친자식처럼 보살펴 동물보호단체도 셀 수 없이 많다.대표적인 단체는 150년 역사를 지닌 SPA와 브리지트 바르도 재단,동물지원재단 등.기부금과 자원봉사자 등 순수한 민간의 참여로 운영되는 이들 단체들은 동물에게 괴로움과 고통을 주지 않도록 계몽하고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운동을 펼친다.동물을 학대하는 경우가 발견되면 법적인 제재를 가하도록 단체들이 연대해 가해자를 고발하기도 한다. 동물보호 운동가로 개고기 식용 금지 운동을 펼쳤던 브리지트 바르도는 최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전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중국에서 대량 도살된 사향고양이보호에 나서 뉴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바르도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앞으로 편지를 보내 ‘무고한 피해자’의 도살을 중단해 줄 것을 호소했다. 동물보호단체가 하는 주된 임무 가운데 하나는 버려진 애완동물을 안전하게 보호한 뒤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일이다.유럽 제1의 애완동물 국가인 프랑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여러 사유로 키우던 개나 고양이를 내다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1년에 10만마리의 애완견이 버려지고 있다.주인들이 버리는 고양이는 숫자를 헤아릴 수조차 없다. SPA의 홍보담당자 미리엄 뷔송은 “주인이 더이상 애완동물을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됐지만 주변에 대신 키워줄 사람이 없거나,이혼·별거로 주인이 집을 나와야 하는 경우,어린 자녀가 태어난 가정 등 애완동물을 버리는 이유는 다양하다.”면서 “동물을 감정을 지닌 생명체가 아닌 물건으로 생각하는데서 비롯되는 이기적인 행위는 동물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양도된 모든 동물 문신 의무화 프랑스에서는 버려지는 애완동물(유기동물)을 법으로 정해 특별관리하고 있다.프랑스 농촌법은 버려진 동물의 관리 책임을 자치단체가 지도록 하고 있다. 자치단체장(시장)은 개와 고양이가 버려지지 않도록 시민들을 계도하는 등 적정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공공장소에서 배회하는 개나 고양이를 발견하면 일단 포획해 지역 수의과 산하의 동물보호소에 인계해야 한다. 포획된 애완동물은 동물보호소로 넘겨져 10일 동안 보호상태에 놓여지며 이 기간중 목걸이 등을 통해 주인에게 연락해 찾아가도록 한다.주인이 나타나면 보호기간 동안 소요된 비용을 징수한 뒤 돌려주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수의사가 전염병 감염여부를 검사한 뒤 동물피난처 시설을 갖추고 있는 동물보호협회나 단체에 무료로 양도된다. 동물보호단체에서 운영하는 동물피난처에 들어온 동물들에게는 수의사의 건강검진 후 일련 번호가 부여되며 동물신분증에 해당하는 문신도 새겨진다. 1992년 이후 프랑스에서는 무상 혹은 유상으로 양도된 모든 동물들에 대해 문신이 의무화돼 있다. ●까다로운 입양조건 동물피난처에서 수의사의 건강검진 결과 건강한 동물은 새로운 주인에게 분양된다.하지만 동물을 좋아한다고 아무나 입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내에 거주증명을 가진 세대주로 무엇보다도 동물을 애정으로 보살필 줄 알아야 한다. 1년안에 재분양이나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는 것도 금지되며 특히 1주일에 적어도 3회 이상 산책 등 애완동물 사육규칙을 잘 지킬 수 있어야 한다. SPA의 한 자원봉사자는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은 문신표지 및 예방주사 비용에 해당하는 약간의 기부금을 내고 동물을 입양할 수 있지만 입양을 했더라도 6개월안에 방문해 부적절한 조건에 동물이 처해 있음을 발견하면 즉시 입양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새로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보다는 이미 키우고 있거나 키운 적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입양을 해 가는 경우가 많다.개 3마리,고양이 9마리를 키우고 있다는 미셸 로카르 전 총리는 SPA의 ‘동물들의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고양이 한마리를 더 입양했다. ●주인 잃은 동물은 ‘동물 양로원'서 여생 보내 주인을 잃은 애완동물들 가운데는 입양되지 않고 ‘동물 양로원’에서 여생을 보내는 동물도 있다. 동물피난처에 들어온 동물은 의무적으로 이틀안에 수의사의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며 수의사의 의견에 따라 부상을 당했거나 건강에 이상이 있는 애완동물,너무 늙어 쇠약해진 동물은 안락사를 시키도록 하고 있다.그러나 유일하게 동물지원재단만은 안락사에 반대하며 자연사할때까지 지낼 수 있는 동물양로원을 운영하고 있다. 동물양로원에는 나이가 들어 다른 사람에게 입양되기 어려운 개나 고양이,거동이 불편해진 노인들이 맡긴 나이 든 애완동물,혹은 노인들이 유언으로 양로원에 맡긴 동물들이 ‘안락사’의 두려움없이 지내고 있다. 동물지원재단의 셀린 모랭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말 못하는 동물들이 불필요한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otus@ ■로리안 데스트 전국동물보호단체 부회장 |파리 함혜리특파원|“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아끼는 것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귀찮다고,너무 짖는다고,늙고 병들어서 보기 싫다고 무책임하게 내다 버리는 것은 비윤리적 행위입니다.” 프랑스 최대의 동물보호단체인 SPA의 로리안 데스트(사진) 부회장(문학박사·파리 10대학 교수)은 “프랑스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많이 키우지만 동물을 감정을 지닌 개체가 아니라 장난감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며 “동물을 존중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동물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려서부터 개·고양이들과 친구처럼 지내 왔다.”는 그녀는 동물들이 주인을 잘못 만나 부당하게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고 20년 넘게 SPA를 통해 동물보호운동을 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동물보호단체인 SPA에서는 전국에 56개의 동물피난처와 10여개 동물 무료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이곳에서는 주인들로부터 버림받은 개나 고양이를 보살피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 안락사시키고,개나 고양이의 불임수술도 시술한다. 데스트 부회장은 “불임수술을 하거나 안락사시키는 것이 비인간적 측면도 있지만 새로 태어난어린 동물이나 늙고 병든 동물들이 방치되는 것보다는 낫다.”면서 “동물들에게 고통을 안기지 않는 것이 이성을 가진 인간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U, 애완동물에 여권 발급 유럽연합(EU)은 애완동물을 동반한 여행객들과 동물의 편의를 위해 오는 7월3일부터 역내를 여행하는 애완동물들에게 EU 동물여권을 발급할 예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애완동물들은 지금까지 EU 15개국이 각각 발급하던 각종 증명서 혹은 여권 대신 EU 대부분 지역에서 통용되는 여권을 수의사들로부터 발급받게 된다. 새로 발급되는 동물여권은 지갑 크기로 EU 로고가 새겨져 있다.여권에는 동물의 출생 연도,성별,종류,색깔 등과 함께 해당 동물의 건강상태도 상세하게 기록해야 한다. 특히 애완견의 경우 광견병 예방접종 확인 도장을 찍는 난이 마련돼 있고 동물의 신원 확인을 위한 마이크로칩과 문신,의료기록이 첨부되며 사진은 선택 사항이다. EU의 애완동물 여권은 개와 고양이,담비를 대상으로 하며 생쥐와 토끼,파충류,물고기 등은 여권 없이도 국경을넘나들 수 있다. 동물여권 도입으로 유럽내 동물여행에 관한 규정은 간소화될 전망이다.그러나 동물 검역에 매우 철저한 영국과 스웨덴,아일랜드는 동물여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역내로 들어오는 동물에게 추가 광견병 검역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번 EU 보건담당 집행위원은 “사람과 동물의 자유로운 이동에 있어 의미 깊은 조치이며 광견병 퇴치운동이 극적인 진전을 이룬 성과”라고 말했다.
  • [씨줄날줄] 神의 아들

    군대에 갔다온 남자들이 한결같이 꾸는 악몽이 있다.제대한 지 몇년이나 지났건만 입영통지서가 다시 나와 훈련소로,전에 근무하던 부대로 도로 끌려가는 꿈이다.등골이 오싹한 그 꿈은 군 복무가 이 땅의 남자들에게 얼마나 큰 부담인가를 웅변적으로 말해준다.집을 떠나 국토방위 의무를 다하는 일은 교과서적인 당위성에 대한 각 개인의 동의와 희생,결단 등을 필요로 한다.병역의무의 버거움은 본인은 물론 부모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국내 정치에서 병역문제가 엄청난 폭발력을 갖는 선거쟁점이 돼온 것은 이런 까닭이다. 설 연휴 첫날인 지난 21일 신문에 두 건의 병역 관련 기사가 실렸다.“군 복무기간을 좀 더 단축했으면 좋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그 하나다.16대 국회의원 아들들의 병역 면제율이 일반 국민의 10배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다른 하나다.이른바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간주하기에 충분하다. 이 점에서 노 대통령의 언급은 그 타당성이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시의적절했는지는 의문이다.그럼에도 “사람 수만 많다고 국방력이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전체 병력 수를 줄이고 장비와 기술,정보 위주로 국방력을 재편해야 한다.”는 등의 지적은 옳다.문제는 대통령도 지적했듯 군 당국은 병력 수를 천천히 줄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전체 병력수를 줄이지 않고선 병역 추가 단축이나 병역특례제도 유지가 그저 검토에 그칠 공산이 크다.정부가 지난해 병역을 2개월 단축한 뒤 당장 병역자원 부족이 문제가 되자 종전 보충역으로 판정하던 고교 중퇴자·중학교 졸업자를 올해부터 현역병으로 입영토록 바꾼 것은 이같은 현실을 잘 설명해준다. 16대 의원 아들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187명 중 23.5%인 44명이 병역을 면제받아 일반 국민의 병역면제율 2.5%에 비해 9.4배가 높다는 참여연대의 조사결과는 우리사회 지도층인사들의 책임의식이 어떠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질병(27명)이나 신체결격(13명) 등 건강문제가 주요 면제사유란다.하지만 우리나라 국회의원 자제들의 건강상태가 일반 국민들에 비해 훨씬 나쁘다는 결론에 누가 선뜻 동의하겠는가.‘방위병은 사람의 아들,면제는 신의 아들,현역병은 어둠의 자식들’이란 오래된 시중 유언이 아직도 유효한가 싶다.오는 4월 총선은 ‘신의 아들’을 둔 후보자들에 대해 엄정한 유권자의 심판이 내려지는 무대가 될 수 있을까. 김인철 논설위원
  • [나의 건강보감] 국민소리꾼 신영희 씨

    “득음은 먼놈에 득음이라우?죽을 때꺼정 득음,득음 허다가 말겄제.”우렁우렁한 우조와 애절한 계면조,12박 중모리에서 4박 휘모리까지,그리고 동·서편제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의 소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지만 환갑을 넘긴 그는 지금도 제 목으로 내는 ‘소리’가 성에 안찬다.그래서 나이 들수록 ‘명창’이라는 찬사가 부끄럽고,‘국민소리꾼’이라는 말이라도 들을라치면 ‘오메,저거이 먼 소리랑가.’싶어 턱,하고 오금이 꺾인다.“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내가 소리꾼 아부지헌티 받은 것은 이것이 전부라 따른 일 생각한 적도 고,그래서 이것 아니믄 내가 어치케 험한 세상 살겄냐 싶어 젊어서는 20년 30년을 미친년겉이 소리 소리 토했어도 득음은 숭내도 못내봤소.” ●소리꾼 아버지 반대 무릅쓰고 시작 명창 신영희(63).그는 소리꾼이다.그것도 ‘내가 난데…’하고 수염만 훑는 ‘방안풍수’가 아니라 전국 팔도 소리가 있어야할 곳이라면 불원천리 뛰어가는 소리의 전령이다.“세상이 그란다는디 말해 뭣하겄소만 사람이 지 뿌리럴 모르고으게 사람노릇 허겄소.요새 젊은 사람덜 신식노래 좋아허는 거 탓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뭣이 우리 껏인지는 알어야 안쓰겄소.” 영화 ‘서편제’와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라는 박동진 명창의 CF,그리고 그가 TV에서 개그맨 김미화씨 등과 함께 엮은 ‘개그 소리’를 묶어 ‘소리 중흥의 3대 사건’이라고 일컫는다.이렇듯 그는 소리의 대중화에 젊은 시절을 한 허리 뚝 떼어내 바쳤다. “소리,소리 말도 마쑈.나야 내가 좋아서 했제마는,참말로 피눈물 나는 세월 안살믄 소리 못허요.암만 웃음서 해도 소리는 한(恨)이 내는 것 아니요.”열한 살 나던 해,아버지한테 소리를 배우던 젊은 소리꾼이 한 대목 고비를 못넘기고 꺽꺽거리자 그는 대뜸 방문을 열고 들어가 ‘들은 풍월’로 흥부 매품팔러 가는 대목을 뽑아 넘겼다.“그때 울아부지가 내 소리럴 듣고넌 후∼,허고 한숨을 쉬시면서 고개럴 푹 꺾습디다.그때만 해도 여자소리꾼은 기생 취급하던 시절인디,어느 부모가 지 새끼 소리를 시킬라고 했겄소.”그런 아버지를 어머니가 설득했다.“기생이든,말든 명창되믄 안되겄소?”해서 겨우 아버지의 마음을 돌려 소리꾼의 삶을 시작했다.그의 아버지 신치선씨는 진도 어름에 소문이 짜한 소리꾼이었다.그는 소리꾼의 끼를 타고났다.아버지는 그의 손을 끌고 수백리길을 걸어 소리품을 팔러 다녔으며,가는 곳마다 “그놈,한 소리 허겄다.”는 말을 들었다.이듬해,‘소리 한번 원없이 해보겠다.’고 작정한 가족은 목포로 거처를 옮겼으나 신식 바람에 살랑거리는 도회는 소리꾼에게 결코 녹록한 삶터가 아니었다. “유달산 아래 죽교동에서 살었는디,새벽 4시 통금 사이렝만 울리믄 털고 일어나 후적후적 유달산을 타고 올라갔어요.거그 유선각 아래 쬐끄만 바위굴에 들어앉아 바위등을 두들기며 6∼7년 소리연습을 했더니 목이 자리를 잡습디다.” 오빠들 틈바구니에서 선머슴처럼 자라 몸 하나는 실한 그였지만 허튼 공력으로 명창이 될 수는 없었다.열 여섯에 아버지를 여의고 잔칫집,소리판을 전전해 심봉사 젖동냥 하듯 큰오빠 대학까지 공부시키면서도 김상룡 강도근 장월중선 최일환 박봉술 김준섭씨 등 당대의소리꾼은 모두 찾아다니며 내공을 쌓았다.서른 한살나던 73년에는 춘향가 세종제를 완창하더니 마침내 그 이듬해 명창 김소희씨를 만나 세상에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그가 요새 선보이는 창법은 바로 김소희씨의 만정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장시간 연습하다 보면 목에 통증… 똥물 접해 “천하는 사람도 앉아서는 득도 못허요.소리꾼 치고 골병 안든 사람 봤소?나도 한창 클 때 주린 속에 하루 열 대여섯시간씩 소리연습을 허고 나면 목울대며 배가 띵띵 붓고 아퍼 내 살인디도 내가 만지덜 못허겄습디다.그때 말로만 듣던 똥물 첨 묵어봤소.”아무리 몸에 좋다 해도 남의 똥은 엄두가 안나 자신의 똥을 우려 마셨다.소리꾼에 대한 열망이 없었다면 꿈도 못 꿀 일이었다.“옹구그럭에 물붓고 그걸 푼 뒤 하루밤쯤 가라앉혀 우러난 물을 마시는디,소리로 골병든 어혈 푸는데는 그만입디다.” 소리는 단전에 기를 모아 내뱉기 때문에 기력이 달리면 절대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그가 지금도 반신욕으로 항상 단전을 따뜻하게 지키고 뜀뛰기로 기력을 키워가는 이유다.“사람마다 목욕법이 다르겄지만,나는 반신욕과 욕탕 뜀뛰기가 좋습디다.”더운 물에 하반신을 담그고 20∼30분쯤 지나 몸이 덥혀지면 간단한 맨손체조로 몸을 유연하게 한 뒤 곧장 냉탕에 들어가 제자리뛰기를 하는데,뛰는 횟수가 한번에 3000번 가량 된다.뜀뛰기를 하다보면 금세 더워져 몸이 오그라 붙는 찬물 속에서도 차갑다는 느낌을 못받는다.“그 운동이 장(腸)을 정리하는 데는 그만이요.소리가 배에서 나는디,장이 시끌벅적허믄 좋은 소리가 나올 턱이 지요.” ●‘똥물 마셔 목 틔우기' 소리꾼 통과의례 소리꾼은 물론 방송일을 같이 해본 사람은 누구나 아는 식도락도 그가 세상을 ‘재미나게’ 사는 방법.“식도락인지는 몰라도 음식은 꼭 가려서 묵지요.조미료로 맛내는 집은 두번 걸음을 안허요.나도 손끝이 매워 음식은 제법 맹근다는 말 듣고 살었지요.”이런저런 밑반찬에 농어·민어매운탕과 게장 등 그의 손맛은 소문이 나 전통음식책까지 펴냈을 정도다.또 사철 집에 홍어가 끊이지 않아 부군인 서석주씨도 “집사람음식 아니면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고 할 정도. 지난 81년,그는 월정사로 탄허스님을 찾아가 심청가 중 심청이 유언하는 대목으로 ‘소리공양’을 했다.그의 절창에 노스님은 돌아서서 눈물을 훔치더니 그에게 무현(無絃)이라는 아호를 내렸다.그후,탄허스님이 입적하기 직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는 생전 처음 병실을 찾아 소리를 하기도 했다.이렇듯 ‘소리밭’에 한 줌 거름으로 생애를 묻고 살지만 그는 아름다운 가인(歌人)이다.그래도 ‘소리’와 ‘웃음’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믿는.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강성남기자 snk@ ■소리꾼과 똥물이야기 사실,목을 틔우고 전신의 어혈을 풀어내기 위해 똥물을 마시는 일은 예전 소리꾼에게 통과의례 같은 일이었다.설령 똥물을 안마신 사람도 엄두가 안났을 뿐 몰라서 안마신 경우는 없었다.“소리허다 보믄 목이 띵띵 붓고 잠겨 피를 토하기도 하고,뱃거죽이 붓고 땡겨 ‘이러다가 죽는 것 아닐까.’싶을 때가 있습디다.그때 나도 똥물을 마셨지요.” 지금이야 의사 많고 약이좋아 이런 체험을 하는 사람이 없지만 예전에는 ‘매맞아 생긴 장독(杖毒) 푸는데는 똥물이 최고’라고 했다.일종의 민간요법이다.그는 “그래도 남의 똥은 생각도 못했고 내 걸 썼으니 좀 낫지요.그냥 물에 풀어 말갛게 가라앉은 웃국을 마셨는데,전신에 후끈 열이 돌고 땀이 배어 이불 뒤집어쓰고 한숨 자고 나믄 소리로 골병든 삭신이 정말로 말짱해집디다.” 민간에서는 대나무 마디를 통째로 잘라 돌을 매단 뒤 잘 삭은 똥통 속에 담가 뒀다가 며칠 뒤 꺼내 속에 고인 노란 물을 마셨다.더러는 소줏병 주둥이를 솔잎으로 틀어막아 거르거나,묵은 똥통을 작대기로 휘저어 곰삭은 아래쪽 똥물을 퍼올린 뒤 고운 무명베로 걸러 마시기도 했다. 판소리 연구가인 군산대 최동현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주로 인분을 사용했으나 더러는 개똥을 사용하기도 했으며,이런 방식이 목을 다치기 십상인 소리꾼에게 약이 됐던 게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심재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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