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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 정상화 방안] “자구책이 핵심…생살 도려내는 심정”

    [LH 정상화 방안] “자구책이 핵심…생살 도려내는 심정”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29일 “최선을 다했다.”면서 “사업을 모두 하려면 500조원이 들어가고, 그러면 국가경제도 흔들린다.”고 사업 재조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경영정상화 방안의 핵심은 인원 감축과 임금 반납 등 자구책”이라며 “얼마나 많은 고민과 번뇌를 반복했는지 잘 알고 있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또 “정부가 국민과 한 약속은 지켜야 하는데 당장 돈이 없을 따름이지 다 끌어안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사업 재조정을 위한 명단이 없는데. -일일이 어떻게 발표하나. 전국이 시끄러울 것이다. 가족이 해당지구 주민이라고 생각해 보라. 가정 전체가 흔들리는 일인데 쉽게 무 자르듯 내놓을 수 있나. →재조정 명단을 확정한 뒤 시기를 조율하는 것인가. -아니다. 주민과의 협의가 우선이다. 아직 다수 사업장에서 협의가 진행 중이다. →그동안 (재조정 사업장 발표를) 약속해 왔는데. -(속 시원하게) 왜 말하고 싶지 않겠나. 공기업은 주민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 지금은 돈이 없어 그렇지 다 끌어안고 가는 게 원칙적으론 맞다. →시간이 걸리지만 모든 사업을 다하겠다는 것인가. -다하려면 국가경제가 흔들린다. 지방자치단체나 주민과 충분히 협의해 사업방식을 조정하는 등 대안을 찾고 있다. 스스로 지구를 해지해 달라는 주민들도 있고, 지역마다 사정이 모두 다르다. →경영정상화 방안은. -자구책이 핵심이다. 잘못된 것은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생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할 것이다. →지역주민의 관심사는 다르다. -주민들의 관심은 언제 보상금을 지급하느냐에 있다. (나도) 잠도 못 자고 수없이 고민했다. 우리 재정 상태를 잘 알지 않나. 왕도가 없다. →사업장 구조조정 내용 공개와 관련, 정부와 이견은. -그런 얘기는 유언비어다. LH를 살리고, 국민을 살리려는 일이다. 정부는 사업조정을 잘 마무리하라고만 얘기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표현의 자유 넓어졌다” 환영

    인터넷에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형사처벌의 근거가 됐던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이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자 인터넷업계는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면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창희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정책위원장은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확보하고 신장시키는 데 분수령이 될 결정”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업체 관계자는 “미네르바 구속 이후 인터넷에 글을 썼다가 잡혀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절필 선언을 하거나 해외 인터넷서비스로 옮겨가는 ‘사이버 망명’이 이어지는 등 표현의 자유가 위축됐다.”면서 “이번 위헌 판결을 통해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받게 되었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인터넷상 허위사실이나 유언비어에 대한 규제를 추진하려던 방송통신위원회는 법률적 문제에 부딪히게 됐다. 방통위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인터넷에 허위사실이나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사례에 대해 민간 자율심의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방통위는 ‘긴장상황 시 인터넷글 삭제’ 논란이 일자 “가이드라인 도입 여부부터 검토할 것”이라면서 “도입하더라도 인터넷업체의 자율적인 가이드라인 수준이며 굉장히 제한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유언비어’라는 용어가 법적으로 모호하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때 또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법무부 “대체입법 신속하게 추진” 참여연대 “정부는 즉각 사과해야”

    전기통신기본법상 인터넷 등의 허위 글에 대해 위헌결정이 내려지자 검찰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법무부는 헌재 결정 이후 낸 보도자료에서 “헌재 결정을 존중해 현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처분을 하고,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사건은 ‘공소취소’를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법무부는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당시 인터넷 유언비어로 사회적 혼란을 겪은 상황에서 이번 결정으로 처벌규정의 공백이 발생하게 된 것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법무부는 “입법적 공백을 하루빨리 해소하기 위해 헌재의 결정을 반영한 법 제정 등을 통해 전쟁·테러 등 국가적·사회적 위험성이 큰 허위사실 유포 사범에 대한 처벌규정 신설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적인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헌재 판결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참여연대는 “정부는 견해가 다르거나 반대하는 의견을 허위라고 보고 계속 인터넷 게시글을 검열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면서 “오늘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정부의 이런 시도가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허위사실 유포라는 명분으로 시민들을 괴롭히고 사실상 검열해 온 점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경찰과 검찰은 모든 관련 형사소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단체들은 “온라인에서 유언비어를 유포하거나 인신공격하는 글들이 난무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라이트코리아 봉태홍 대표는 “헌재 결정으로 익명으로 유언비어를 유포하거나 인신공격을 하는 행위가 더욱 극심해지면서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박영수(33·경기 화성시)씨는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온라인상에서 허위사실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 같다.”면서 “위헌 판결이 났어도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어느 정도 규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현(28·여·서울 수유동)씨는 “우리나라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 글을 보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제대로 판단하면 될 문제지 공권력이 이래라 저래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위헌 판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현용·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인터넷이 소통의 공간되려면/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 교수

    [열린세상]인터넷이 소통의 공간되려면/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 교수

    인터넷 댓글이 또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긴장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인터넷 글을 무단으로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 한다. 지난 연평도 포격 사태 때 ‘예비군 동원령 발령’이란 내용의 유언비어가 인터넷 게시판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퍼져 사회 불안을 증폭시킨 것과 같은 상황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라고 한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정부가 인터넷을 검열하겠다는 ‘사이버 계엄령’과 다름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런 방안을 추진한 바 없으며, 다만 명백한 허위사실과 유언비어 게시 글에 대해 민간의 자율적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댓글에 대한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에도 ‘사이버모욕죄’ 입법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다. 악성 댓글을 줄이고 건전한 온라인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악성 댓글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책에 대해서는 법적 규제와 자율규제로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번에도 정부는 인터넷 글을 무단으로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안보에 관련된 인터넷상의 명백한 허위 정보에 대해 포털사의 자율적 규제를 강화하려는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한다. 반대 측은 포털사가 정부의 삭제조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며, 이는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극도로 위축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결여된 상황에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인터넷의 자정 능력을 믿지 못한다. 한편 네티즌은 정부의 조치가 악성 댓글과 유언비어 차단에만 그치지 않고 온라인 여론을 장악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며 의심한다. 양측 모두 규제 논리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이 문제이다. 악성 댓글을 해소하고 건전한 온라인 문화를 조성하는 방안이 규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것을 규제하고 처벌하는 네거티브 방식보다는 올바른 문화를 진흥하는 포지티브 방식이 우선되어야 한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악성 댓글을 완벽히 차단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도 포털사들은 수백명의 모니터링 요원을 고용하여 악성 댓글을 삭제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글을 일일이 감시하기는 더욱 어렵다. 사이버 공간은 네트워크를 통해 끊임없이 연결되는 흐름의 공간이다. 애초에 잘못된 것을 틀어막는 것도 불가능할뿐더러, 그렇다고 올바른 온라인 문화가 자리잡는 것도 아니다. 두번째는 바르지 못한 것들은 금지함으로써 그 바르지 못함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바름을 세움으로써 비로소 경계할 수 있다. 쓰레기가 버려진 담벼락에 강력한 경고문을 부착하고 CCTV를 통해 감시를 강화하기보다는, 그곳에 작은 꽃밭을 일구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한다. 결국 최선의 방법은 인터넷 상에 건전한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 유언비어와 악성 댓글을 올릴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즉, 양화(良貨)로 하여금 악화(惡貨)를 구축(驅逐)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모두 규제 논리의 함정에서 벗어나 온라인 문화 진흥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가운데 제대로 된 온라인 토론이 이뤄지는 공간이 있던가? 네티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성실히 답변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보니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야당과 시민단체의 웹사이트 역시 다를 바 없다. 정부를 비난하고 자신들의 주장과 논리를 퍼뜨리는 데만 관심이 있지 균형 잡힌 토론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온라인 소통의 중심이 되고 있는 포털사 역시 정부의 규제 요구에 수동적으로 대응할 뿐 건전한 토론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고민은 부족하다. 온라인 공간에서 생산적 토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건전한 토론문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거대 포털사가 이러한 역할에 앞장서 주기를 기대한다.
  • ‘연평포격’ 가짜사진은 미군 장난

    ‘연평포격’ 가짜사진은 미군 장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영대)는 미군의 이라크 폭격 사진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진이라고 속여 인터넷에 올린 미 육군 사병의 신원을 확인해 미군 측에 통보, 미국 법에 따라 조치토록 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한국계 미군 이병 M(20)은 지난달 23일 오후 3시 30분쯤 한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게시판에 ‘서버에 위성사진 떴다’는 제목 아래 이라크전 당시 바그다드 폭격 장면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진인 것처럼 올린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를 받고 있다. 사진은 미항공우주국(NASA) 웹페이지에 게재된 2003년 4월 2일 바그다드 폭격 사진으로, M이 이를 내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지역이 온통 검은 연기에 휩싸인 이 사진은 수많은 네티즌들에 의해 다른 포털사이트나 트위터 등으로 순식간에 퍼졌다. CNN을 비롯한 국내외 방송사들도 연평도 피격 속보를 전하면서 이 사진을 인용했다. M은 국내 고교를 졸업한 뒤 지난해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주에 있는 육군 부대에서 보급병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M이 자주 이용하던 사이트 게시판에 연평도 포격과 관련한 글이 많이 올라오자 미군에서 고급 정보를 입수한 것처럼 과시하려고 엉터리 사진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거짓 사진’을 접한 시민들은 연평도 현장 상황을 실제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오인할 소지가 다분했다.”면서 “위법 행위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고자 M의 위법 사실을 미군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연평도 피격 직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가짜 징집령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린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지금까지 28명을 불구속 기소했고, 죄질이 가볍거나 나이가 어린 19명은 보호관찰소 사이버범죄 교화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입건 유예키로 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출판전문가 5인이 되돌아본 2010

    2010년을 돌아보는 출판 동네의 목소리는 간명하다. ‘우려 반, 기대 반’으로 희망과 낙담이 교차한다. 출판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를 잉태한 전자책 열풍부터, 인문학 독서 붐 등은 출판계를 고무시키는 소식들이었지만, 도서정가제와 사재기를 둘러싼 논란, 군부대의 불온도서 금지 조항의 헌법재판소 합헌 판결 등은 출판계의 어깨를 축 늘어뜨리게 하는 소식들이었다. 한희덕 도서출판 섬앤섬 대표, 여승구 도서출판 지형 대표, 맹한승 PS커뮤니케이션 이사, 박익순 대한출판문화협회 사무국장, 장택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독서진흥부장 등 다섯 명에게서 의견을 들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明 전자책 활성화·인문학 독서붐·추모열기 후끈 늘 새로운 도전은 불안감과 함께 온다. 도전의 결과가 항상 성공인 것만도 아니다.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전자책 관련 담론은 출판계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주도해 설립한 전자책관리업체인 ‘한국출판콘텐츠’로부터 시작해 예스24, 인터파크 등이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았고 스마트폰도 가세했다. 다섯 사람 모두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맹 이사는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각종 앱이 개발되는 등 대한민국 출판 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의미심장한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바라봤다. 한 대표는 “출판 시장의 의미있는 변화임에는 틀림없지만 정부가 나서서 책임감 있게 전자책 표준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문학 독서 붐도 그 뒤를 이어 훈훈한 분위기 연출의 주역으로 꼽혔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필두로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이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여 대표는 ‘정의란’을 베스트이자 워스트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두 권이 베스트셀러로 롱런하긴 했지만 여전히 인문학 출판사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하버드대라는 간판과 대대적 광고 공세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하는 ‘베스트셀러 공식’이 인문학 분야에서조차 통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 자서전’, ‘운명이다’ 등 전직 대통령 자서전 등이 추모 열기 속에서 각광을 받았고 “말빚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법정 스님의 유언에 따라 법정 도서 다시 읽기도 상반기 출판계를 이끌었다. ●暗 서점가 책값할인 힘겨루기·표절논란·판권경쟁 도서정가제, 책값 할인 문제를 둘러싼 출판계 내부의 힘겨루기가 수면 위로 터져나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7월 19% 할인 판매를 용인하며 사실상 온라인 서점의 손을 들어줬다. 출판계와 오프라인 서점은 이에 대해 지난 9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박 국장은 “도서정가제를 지키려는 출판계의 노력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면서 “당장은 할인 판매가 독자들을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결국은 책값 인상으로 귀결돼 출판계와 독자들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판계의 고질적인 관행인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조작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는 3월 네 곳의 출판사를 사재기 혐의로 문화부에 신고했다. 논란과 곡절을 거치며 혐의 없음으로 결론지어졌지만 올바른 독서 문화 정착을 위한 유통 질서의 확립 필요성은 여전한 과제로 남겨졌다. 여 대표는 “무혐의로 처리됐지만 편법적 사재기와 타겟 마케팅의 도덕적 정당성까지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0월 헌법재판소가 ‘군 불온도서 금지’를 합헌으로 결정한 점도 출판계 안팎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장 부장은 “군인들이 책 읽을 권리를 침해받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강남몽’, ‘덕혜옹주’ 등 도서들의 표절 논란과 부산의 동보서적 등 중소 서점들의 폐업, ‘1Q84’를 둘러싼 판권 경쟁 등도 출판계 사람들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었다. 베스트, 워스트 소식을 떠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출판사의 인력난과 청년실업 문제의 윈-윈을 꾀하며 시행한 청년인턴 인건비 지원도 관심을 받았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예년보다 참여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평가 속에서도 늘 불참하던 문학동네가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 “긴급조치 1호 유신헌법에도 위배”

    “긴급조치 1호 유신헌법에도 위배”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6일 만장일치로 대통령긴급조치 1호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결한 것은 사법부가 긴급조치를 부정한 첫 심판이다. 대법원은 1975년 긴급조치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35년 만에 이를 바꾼 것이다. 유신헌법 아래에서 이를 합헌이라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들을 폐기했다는 점에서 사법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재판부는 “국가긴급권에 관한 대통령의 결단은 가급적 존중돼야 하지만, 통치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야 하고 이를 위반해서는 안 된다.”면서 “긴급조치 1호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 밝혔다. 이어 “긴급조치 1호는 현행 헌법은 물론 발효 근거를 뒀던 유신헌법에도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특이하게도 긴급조치 1호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아닌 대법원이 심사했다. 헌재의 위헌심사 대상이 되는 ‘법률’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형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긴급조치는 국회의 입법권 행사가 없었던 만큼, 위헌 여부에 대한 심사권도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마지막 보루인 법원에 속한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대법원의 이번 위헌 판결은 해당사건에만 제한된다. 반면 헌재의 위헌 결정은 해당 법률의 효력을 정지시켜 파급력이 더 크다. 전원합의체의 이번 판결은 재심을 할 때 범죄사실에 적용할 법령이 이미 폐지된 경우 면소를 선고하는 그동안의 사법부 원칙을 바꿨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재판부는 “형벌에 관한 법령이 폐지됐더라도 애초부터 헌법에 위반돼 효력이 없는 것이었다면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무죄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런 경우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취지를 대법원이 처음으로 밝힌 것도 의의를 지닌다. 긴급조치 1호는 유신헌법 제53조를 근거로 1974년 1월 8일 오후 5시 발동됐으며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반대·왜곡하는 행위를 일절 금한다 ▲유언비어를 날조·유포한 행위를 일절 금한다 ▲이를 위반한 사람은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구속·수색하며 1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6년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기소된 589건의 사건을 모두 조사했는데, 282건(48%)이 술을 마시거나 수업을 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및 유신 체제를 비판한 것이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10분동안 생매장’…의과대 죽음의 수업 왜?

    타이완의 한 의과대학에서는 생명의 가치에 대해 가르치기 위해 매장 체험 수업을 실시한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오렌지 뉴스는 “현지 렌더 의과대학의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죽음’에 대해 가르치기 위해 특별한 수업을 실시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특별 수업에서 학생들은 직접 유언장을 작성하고 수의를 입은 채 관 속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관이 교실 바닥 아래에 매장될 때까지 꼼짝없이 갖혀있어야 한다. 매장 체험 수업을 주관하는 추 다넝 교수는 이 수업에 대해 “관 속에 단 10분 동안 머물지만 그 효과는 진짜 죽음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 수업을 체험한 학생 샤오 린은 “관에서 나왔을 때 다시 태어난 것 같았다.”며 “삶의 매순간이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속 보이는 ‘경찰을 빛낸 10대뉴스’ 설문

    경찰이 자화자찬 일색의 설문조사를 실시해 시민들로부터 구태의연하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9일부터 16일까지 사이버 경찰청 홈페이지(www.police.go.kr)에서 경찰관과 시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설문조사 주제는 ‘경찰을 빛낸 10대 뉴스’. 설문 참여자가 20개 문항 가운데 4개를 선정하면 경찰청에서 순위를 매겨 10위까지 선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설문 문항을 뜯어보면 대부분이 낯 뜨거울 만큼 자기 자랑 위주로 구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완벽한 경호 경비로 G20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뒷받침해 빈틈없는 경호 안전 등 국격 향상에 기여 ▲집회 시위 패러다임 전환으로 선진 법질서 확립 ▲북 연평도 포격 사건 관련 유언비어 유포자 조기 검거해 국가 위기 상황에서의 사회 혼란 차단 등이 대표적인 ‘자기 자랑’ 문항으로 꼽혔다. 논란이 되는 문항도 있다. 경찰은 여성·아동 성범죄 종합 대책 추진을 성과로 꼽고 있지만, 2010년은 김길태·김수철 등 아동 대상 성범죄가 유난히 많아 문제가 됐던 해다. 인권과 조화되는 공감받는 경찰권 행사 항목도 마찬가지. 양천서 고문 사건, 무차별적인 불심검문으로 오히려 인권 침해 논란을 양산했던 터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찰관은 물론 일반 시민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아예 알지도 못하는 항목도 많았다. 특히 ▲음주운전 근절 분위기 확산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 전개 ▲경찰관 심혈관계질환 정밀검진 집중 실시 ▲경찰교육원 하계휴양소 운영 등의 항목은 대부분 시민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내용들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사기 진작과 홍보를 위한 내용 위주로 문항을 결정했다.”면서 “경찰 자체에서 결정하는 것보다 일반인들이 보고 느낀 점을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차이메리카 시대 살아가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차이메리카 시대 살아가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차이메리카’(차이나+아메리카) 시대는 돌이킬 수 없는 시곗바늘인 것 같다. 2010년의 G20 서울정상회의는 팍스 아메리카(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출범시킨 1944년의 브레턴우즈회의나 제2의 경제대국 일본의 몰락을 예고한 1985년의 플라자 합의처럼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회의로 기록될 것이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퇴조로 압축된 서울 정상회의는 이렇게 G2(미국과 중국) 시대를 개막시킨 신호탄이 됐다. 하지만 이는 중국 지도부가 생각하는 계획표를 앞지르는 속도다. 중국의 개혁·개방 설계사인 덩샤오핑은 평소 “2030년까지는 미국과 맞서지 말라.”고 그의 후계자들에게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미국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로서 미국과의 충돌을 가급적 피하면서 경제대국으로 가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덩샤오핑의 유언은 지켜지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는 덩샤오핑과 장쩌민의 대외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힘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키움)를 수정하는 쪽으로 흘러간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달러를 대신하는 기축통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하며 중국의 파워를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10년 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미국에 비굴할 정도로 굽신거렸던 과거의 중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의 ‘굴뚝’에서 금융제국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경제대국 중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이후 32년간 치밀하게 공들여 온 작품이다. 1960~70년대 한국의 수출제일주의를 연상시킬 정도로 중국 전역에서 저임금의 수출산업을 통해 2조 5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국이 됐다. 중국이 보유한 7400억 달러어치의 미 국채는 이제 미국의 목줄을 조이는 무기로 변했다. 중국 지도부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적은 위안화를 국제 기축통화로 만드는 작업이다. 우선 대형 금융기관을 설립해 힘을 비축하는 것이 1단계다. 중국의 3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중국은행이 전세계 금융기관의 시가총액 1~3위를 휩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단계 전략은 미·영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를 흔드는 일이다. 이번 서울회의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분율 3.69%를 확보, 세계 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선봉에 선 중국이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경제국들과의 ‘연합전선’으로 IMF로 대표되는 국제금융질서를 개혁하겠다는 전략이다. 3단계로는 위안화를 거래하는 국가를 늘려 미 달러와의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우선 아시아를 중심으로 역내 지역통화(regional currency)로 발전시킨 뒤 서서히 달러를 대체하는 국제 기축통화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야심이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G2 시대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온다. 국제역학 구도상 미·중의 충돌은 불가피한 일이고 두 나라 사이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가 중요하다.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가 발휘한 중재 역할이 G2의 대결 와중에서도 빛을 발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근 희토류의 무기화를 선언한 것처럼 중국이 패권주의를 지향하는 돌돌핍인(咄咄逼人·기세가 등등하여 남에게 압력을 가하는 모양) 전략으로 나올 경우 우리에게는 격심한 시련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는 제로섬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까지 얽혀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는 천안함 사태에서 확인된 것처럼 자칫 한국과 미국 대 북한과 중국의 대결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미·중 3개국이 비공식적 차원에서 삼각대화의 틀을 만드는 것도 의미있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결국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율기능을 강화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이 G2 시대 한국의 생존 전략일 것이다. oilman@seoul.co.kr
  • “택시비 9억원!”… 희대의 바가지 쓴 재벌은?

    “택시비 9억원!”… 희대의 바가지 쓴 재벌은?

    “손님 도착했습니다. 택시비는 9억원입니다.” 미국을 찾은 한 홍콩 갑부에게 택시비로 80만달러(한화 약 9억원)의 바가지를 씌운 뉴욕의 택시운전 기사가 사기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에서 리무진 택시를 운영하는 피터 라호위는 2008년 7월 8일 뉴저지 테터보로 공항(Teterboro Airport)에서 홍콩에서 온 남성손님 1명을 태웠다. 이 남성손님은 홍콩의 사업가 토니 찬(52). 막대한 자산가이자, 2007년 사망한 아시아 최고 여갑부 니나 왕의 ‘숨겨진 애인’을 자처하면서 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했던 인물이었다. 토니 찬의 요청대로 테터보로 공항을 출발한 택시는 30분 뒤 목적지인 뉴욕시티에 멈췄다. 약 20km의 거리였지만 토니 찬에게 청구된 택시비는 무려 9억원. 상식을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일반인 같았으면 “말도 안 되는 금액”이라면서 펄쩍 뛰었을 테지만, 홍콩 사업가인 그는 택시기사의 사기를 눈치 채지 못했다. 그는 별 의심 없이 신용카드로 택시비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일어난 희대의 바가지 사건은 자칫 묻힐 뻔 했지만 택시 기사의 이어진 범행으로 꼬리가 잡혔다. 토니 찬이 택시비를 지불할 때 건넨 신용카드의 정보를 빼낸 택시 기사는 이후 몇 달 간 유흥비가 필요할 때마다 카드에서 수천 만원을 몰래 빼쓴 것. 토니 찬이 거래하는 은행의 보완전문가의 신고로 지난 1월 택시기사는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을 담당한 브룩클린 연방법원 검사는 “라호위가 토니 찬에게 택시비 사기를 친 이후에도 한 달에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2300만원까지 훔쳤다.”고 주장했다. 한편 토니 찬은 홍콩 부동산 재벌 니나 왕(사망 당시 69)의 생전 비밀 연인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유언장을 위조해 1000억 홍콩달러(약 15조원)의 유산을 가로채려다가 들통나 현재 수감 중이다. 아래사진=토니 찬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한·미FTA, 쇠고기 완전개방 ‘암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쟁점 타결이 막판 난항을 거듭했다. 미국산 자동차 개방 확대는 우리 측이 환경 및 안전기준 등 양측 통상장관 간의 협상을 통해 일정부분 가닥을 잡았지만 미국이 요구한 쇠고기 시장 완전개방이 암초로 등장했다. ●김총리 “단호한 입장으로 논의 배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오전과 오후 각각 1시간 30분가량 만나 막판 쟁점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미국은 그동안 FTA 쟁점해결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면서 자동차 무역 불균형 문제와 함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제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오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실무급 협의와 지난 8, 9일 통상장관회의에서 한미 간에 쇠고기 문제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쇠고기 문제는 자연스럽게 의제에서 제외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한국 측이 자동차 안전 및 환경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미국측 주장을 수용할 의사를 내비치면서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를 놓고 양측이 암묵적으로 빅딜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미국은 그동안 쇠고기 문제를 정식 의제로 삼고자 한국을 압박해 왔고 이에 대해 한국측은 “쇠고기와 FTA는 별개 문제”라며 “쇠고기 문제를 의제로 삼으면 더이상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맞서며 논의를 거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국회 긴급현안질의 답변에서 “미국측에서는 차제에 쇠고기 문제도 협의하기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쇠고기에 대해 우리나라는 단호한 입장으로 논의를 배제하고 있다.”고 밝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美, ‘합의내용’ 양해각서 형식에 난색 이와 함께 합의 내용을 어떤 ‘그릇’에 담을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관세철폐 시한 등 협정문(혹은 부속서) 자체를 손보자는 미국과 양해각서의 형태로 합의내용을 담자는 우리 정부의 의견이 엇갈렸다. 정부는 처음부터 “협정문의 마침표 하나도 고칠 수 없다.”며 양해각서 형식을 선호했다. 협정문이나 부속서를 수정하는 순간, 사실상의 재협상을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전면 재협상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현실적으로는 국회 상임위(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2008년 12월 비준동의안이 외통위에 상정됐을 때 한나라당 소속 박진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지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전기톱과 해머를 동원해 저지에 나서는 등 ‘전투’ 수준의 충돌을 빚었다. 민주노동당은 물론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이 일제히 FTA ‘밀실 재협상’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시계를 돌려 상임위부터 시작하기에는 정치적인 부담이 크다. 반면 애초 정부의 뜻대로 두 나라 통상장관이 양해각서를 교환한 뒤 장관 고시 등으로 법적 절차를 대체한다면 국회의 비준 동의가 따로 필요없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 사안 가운데 ▲한국의 수출용 자동차에 사용된 수입 부품에 대한 관세를 전액 환급하는 규정을 한·유럽연합(EU) FTA처럼 5%로 축소하고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 철폐기한을 10년에서 15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등의 문제는 FTA의 본질에 관한 사안이어서 협정문 일부를 손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일부에서는 미국 국내법상 구속력이 있는 ‘보충합의서’(codicil)를 통해 정부가 일종의 ‘우회상장’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보충합의서란 미국에서 기존 유언장에 추가하고 싶은 내용을 담는 형식으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번 보충합의서를 쓰기 시작하면 미국은 물론 제3국과의 FTA에서 추가합의서를 쓰지 말라는 법도 없다. 최종타결이란 말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비판도 나오는 대목이다. 유영규·임일영기자 whoami@seoul.co.kr
  • 故 한주호 준위 교과서에 실린다

    故 한주호 준위 교과서에 실린다

    천안함 침몰 당시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 장병을 수색하다 목숨을 잃은 고(故) 한주호 준위의 이야기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 1학기부터 초등학교 6학년 도덕 교과서의 ‘생활의 길잡이’ 2단원 ‘책임을 다하는 삶’편에 한 준위의 희생적인 삶을 담은 일화를 학습사례로 수록한다고 3일 밝혔다. 교과서에 담길 내용은 ‘2010년 3월 서해 백령도 앞바다에서 천안함 피격 사건이 발생하자 한주호 준위는 동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실종 장병을 구하겠다며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라는 설명으로 시작된다. 이어 ‘어려서부터 책임감이 강했던 한 준위는 2009년 아프리카 소말리아 바다에서 해적 소탕작전에 최고령 장병으로 참가해 큰 공을 세워 해군 특수전여단(UDT)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렸다.’, ‘천안함이 침몰했을 때 누구보다도 앞장서 전우들을 구하고자 온 힘을 다하다가 수심 25m의 캄캄한 바닷속에서 53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는 등의 내용으로 돼 있고, 한 준위가 동료들에게 “오늘 완전히 다 마치겠다. 함수 객실을 전부 탐색하고 나오겠다.”고 남긴 말이 유언이 되고 말았다는 기록도 수록됐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깔깔깔]

    ●전쟁이 불러온 비극 A:“베트남전쟁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고 그랬죠? 하지만 당신은 베트남에 가본 적도 없잖아요?” B:“맞아요. 그런데 아내의 전 남편이 베트남전에서 전사했어요. 그래서 저랑 결혼하게 됐고…. 그래서 제 인생이….” ●남편의 유언 남편이 오늘내일 하자 부인이 고문 변호사를 불러 정식으로 유언장을 작성하게 했다. 부인 : “여보! 변호사님이 왔어요. 남에게 빌려준 돈 액수와 이름을 분명히 말씀해 주세요.” 남편 : “응, 칠복이에게 8000만원…. 철수에게는 1억원….” 부인 : “아니, 어쩜! 기억력이 이렇게도 총명하실까!” 남편 : “여보!” 부인 : “네, 어서 말씀하세요.” 남편 : “그리고… 광태에게는 3억원을 빌렸소!” 부인 : “어머나! 이이가 이젠 의식이 없어서 헛소리를 다 하시네…?”
  • [시론] 안중근 유해와 국가 정체성 바로세우기/김종회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시론] 안중근 유해와 국가 정체성 바로세우기/김종회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 국제 심포지엄’에서, 안 의사의 유해가 영원히 사라진 듯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뤼순 감옥 부근에 있던 묘지가 아파트 단지 개발로 유실되었다는 것이다. 1970년대부터 중국과 북한에서 수차 유해 발굴을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었고, 결정적인 단서를 쥔 일본은 자료를 내놓는 것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우리 정부도 2008년에 뒤늦은 발굴 작업을 벌였지만 결과는 매한가지였다. 안중근 의사가 어떤 분인가.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여러 유형의 독립운동을 실행했고,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침략의 주범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다. 안 의사는 체포되어 조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거사했으므로 만국공법에 따라 전쟁포로로 취급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일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무료 자원 변호도 허가하지 않았다. 그의 순국일은 1910년 3월 26일이다. 유언 가운데 한 구절은 이렇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그 ‘국권’이 회복된 지 65년이 지났건만 우리는 유언을 지키지 못했다. 시대적 비극의 주인공이 된 그 가족들도 돌보지 못했다. 그 형제와 자녀들은 이용 당하고 박해 받으며 궁핍하게 살았다. 역사를 잃어버린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경고가 우리의 눈앞에 있다. 사실 안 의사의 유해를 찾는 일은 단순한 역사의 유물을 발굴하는 일과 그 등급이 다르다. 그것은 외세에 훼손된 민족정신을 복원하고, 그로부터 환기되는 공동체 의식과 국가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과업에 해당한다. 미국이 무명의 미군 유해 1구를 발굴하고 인양하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가를 목격한 사람이면, 국가에 목숨으로 공헌한 일개 국민을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 교훈을 얻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국가 정체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렬한 반성이다. 독립 유공자를 기리고 유적지를 보존하는 노력이 외형적 전시(展示)의 방식이 아니라 민족혼의 계승이라는 본질에 닿도록 그 면모를 일신해야 옳다. 국민 다수가 이를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로 점검했으면 좋겠다. 국가 지도자들에게 이러한 문제의식이 결여되어 있다면, 이는 해상지도를 모르는 선장에게 배를 맡긴 꼴이다. 다다음 세대를 위하여 국사교육을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자국의 역사를 학교 수업과 진학 시험에서 선택과목으로 둔단 말이며, 이는 도대체 어느 누구의 발상에서 비롯되었는가. 오늘의 교육 당국은 마땅히 후세의 사필을 두려워해야 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막는 방법도 결국은 국사교육에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설명해도 우이독경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역사의식을 망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내년부터 고등학교에서 국사수업을 안 듣고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렇게 자란 세대가 안중근을, 윤봉길을, 안창호를, 그 애국정신을 알기나 하겠는가 말이다. 일제와의 타협이 전제된 기미독립선언서는 가르치면서 불의한 지배자와의 전면 투쟁을 내세운 조선독립선언은 교과서에 싣지 못한 것이 우리의 과거사였다. 우리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고 이를 실천하며 교육하는 의지는 미래를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우선 과제이다. 민족의 자긍을 이끈 역사적 인물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 과거의 교훈을 현실 속에 받아들일 때, 비로소 국가는 변화하는 세대를 넘어 올곧은 정체성을 확립할 것이다. 아무리 경제가 발전하고 영향력이 확대되어도, 이 정신적 영역의 자기 확신과 정립이 선행되지 않으면 선진 국가의 꿈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 [부고] 유신헌법 참여 헌법학자 한태연씨

    [부고] 유신헌법 참여 헌법학자 한태연씨

    함경남도 영흥 출신인 헌법학자 한태연씨가 지난달 20일 오후 9시 노환으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4세. 일본 와세다대 법학부를 졸업한 고인은 서울대·한양대 교수, 6·9·1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유신헌법 제정에 앞장서면서 후배들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를 정당화하고 장기집권의 법적인 근거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장례는 지난달 22일 유언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를 받지 않고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왓비컴즈, ‘타진요’ 매각설 부인 “카페 와해 음모”

    왓비컴즈, ‘타진요’ 매각설 부인 “카페 와해 음모”

    카페 ‘타진요’의 운영자 왓비컴즈가 온라인상에 떠도는‘타진요’카페 매각설을 부인했다. 왓비컴즈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서 활동 중인 김 모 씨(57)는 지난 9일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통해 “카페 매각설은 유언비어이며 이는 ‘타진요’를 와해시키려는 세력의 음모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카페는 회원 여러분들의 카페이기 때문에 팔 수 없다”며 의혹을 일축시켰다. 타진요 측은 운영자 왓비컴즈의 뜻에 따라 오는 22일 카페 운영자 중 한명을 선정해 매니저 자리를 위임하게 된다. 김 씨는 “이번에는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타블로를 살려줬다. 또 구태여 내 손으로 끝장을 본다는 것이 싫었다. 이제는 내가 안해도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며 “대한민국 안에서 일어난 일은 캐나다나 미국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30년 전 한국과 지금의 한국이 얼마나 변했는지 그것만 알고 싶었다. 타블로를 통해서 이제는 거의 바닥까지 봤다. 검사와 판사까지 보면 다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면 대한민국을 어디서부터 수술해야할 지 해답이 나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김 씨는 타블로의 문제가 차기 정권의 국정운영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 8일 자신이 작성했던 모든 글을 삭제하고 활동을 중지했다. 하지만 9일 오전, 카페 ‘비즈니스거래소-카페 팝니다’ 게시판에 “‘타진요를 매각합니다”라는 글이 게재되면서 매각설이 불어지자 의혹을 부인하기 위해 다시 등장했다. 김 씨의 퇴장이 확인된 가운데 회원 수 20만 명을 육박하는 카페 ‘타진요’는 제 2의 왓비컴즈 출연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 = 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이유진, 예비신랑과의 화보 최초공개 ▶ LPG, 뺑소니범 검거에 일조 “의상에 피범벅” ▶ ’왕비호’ 윤형빈, 걸그룹에게 “엄청 무식해” 독설 ▶ 어차피 존박 우승?’슈퍼스타K2’ 픽션과 리얼 사이 ▶ ’꽈당보라 vs 꽈당승연’, 몸 바친 무대공연 뒤 아픔
  • [객원칼럼] 셀레브리티 오블리주/김동률 KDI 연구위원

    [객원칼럼] 셀레브리티 오블리주/김동률 KDI 연구위원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1899)이라는 장편 소설이 있다. 작가의 콩고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식민지 생활의 처절함을 그린 이 소설은 뒷날 영화로 만들어져 유명해졌다. 말런 브랜도가 커츠 대령으로 열연한 ‘지옥의 묵시록’이 바로 그 작품이다.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을 배경음악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전쟁의 공포를 극명하게 나타낸다. 나는 말런 브랜도를 좋아한다. 특히 그가 전성기에 주연한 영화 ‘대부’는 ‘지옥의 묵시록’과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고백하건대 나는 ‘대부’를 통해 가정, 사랑, 인생, 그리고 남자만의 그 무엇을 배웠다. 그래서 아들이 성년이 되면 가장 먼저 같이 ‘대부’를 보고 싶다. 그런 나를 보고 아내가 폭력 영화를 좋아하는 심각한 사람쯤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는 뉴욕 타임스가 뽑은 전후 최고의 명작으로 해마다 꼽히고 있는, 수준 높은 작품이다.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만 8차례 올랐고, 2차례 거머쥐었다. 1954년 ‘워터 프런트’로 수상했지만, 72년 ‘대부’ 때는 거부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인디언에 대한 차별대우에 항의의 표시로 거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말런 브랜도는 영화를 제외한 생의 대부분을 소수인종을 위한 인권 운동으로 보냈다. 수전 서랜던이란 배우가 있다. 우리에게는 ‘로키 호러 픽처 쇼’, ‘델마와 루이스’, ‘데드 맨 워킹’ 등으로 유명하다. 뉴욕, 워싱턴에서 인권 관련 시위가 벌어질 때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인사가 바로 수전 서랜던이다. 이라크 참전 반대 시위행위와 니카라과 여성 및 어린이의 권리, 미국 내 소수인종의 인권과 관련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어 다녔다. 뉴욕 타임스 1면에 그녀가 수갑을 찬 채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로 4차례나 지명되었고 결국 ‘데드 맨 워킹’의 수녀 역으로 수상했다.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그녀의 인간애적인 소신이 뚜렷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행동가로서 수전 서랜던은 뜨거운지 알면서도 불 속에 뛰어드는 이상주의자의 모습이다. 그녀는 수많은 민권운동에 나서며 셀레브리티(유명인사)로서의 명성을 사회변혁 운동에 이용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무료식당이나 노숙자 보호센터에 나타나 앞치마를 두를 때는 늘 카메라가 없을 경우였다. 뚜렷한 행동주의자의 면모를 보였다. 스크럼을 짜고 앞서다 경찰에 구타를 당하기도 했지만 인권운동이야말로 자신의 소명임을 그는 잊지 않았다. 유명 연예인의 사회 참여는 대부분 낭만적이거나 아니면 희극적으로 일반인들에게 비춰진다. 더러는 진정성조차 의심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네들의 유명세는 그네들이 속한 사회를 기반으로 생성된 것으로, 그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책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다. 굳이 노블레스 오블리주까지는 가지 않더라고 최소한 셀레브리티 오블리주(유명인사의 사회책임) 정도는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정환의 도박사태와 MC 몽의 생니 발치사건을 보면서 느끼는 전체 국민들의 마음은 어떨까? 한 달 출연료가 일반 직장인들의 수년 연봉을 훌쩍 넘어가는 그들이 보여주는 온갖 추한 행태는 한국 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었다. “배우는 너무도 하찮은 존재다. 나는 배우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낀다. 배우는 아무나 하는 거다. 그러나 마르크스, 간디, 헤밍웨이, 이런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 2004년 여든으로 세상을 떠난 말런 브랜도가 남긴 말이다. 그는 장례식을 치르지 말 것을 유언했고 실제로 장례식 없는 조용한 죽음을 맞았다. 그러나 그로 인해 나는 배우가 오히려 하찮은 존재가 아님을 알았다. 수전 서랜던과 말런 브랜도 등 하찮지 않은(?) 연예인들이 많은 나라는 행복하다. 유명해질수록 그에 비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하찮지 않은 연예인이 많을수록 한국사회는 보다 건강해질 것이다.
  • [영화리뷰] ‘노라 없는 5일’

    [영화리뷰] ‘노라 없는 5일’

    노라(실비아 마리스칼)는 이혼녀다. 20년 전 호세(페르난도 루한)와 이혼을 했다. 호세의 아파트 맞은편에 살며 망원경으로 그를 훔쳐보기도 한다. 유대교 명절을 앞두고 노라는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한다. 10인용 식탁에 윤기 나는 와인잔과 흰 접시를 올려 놓고서. 하지만 막상 집에 가 보니 노라는 싸늘한 주검이 돼 있다. “이 인간, 끝까지 도움이 안 된다.”면서 투덜거리는 호세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누가 사랑을 무한 배려라 말했나. 사실 우리의 사랑, 꼼꼼히 들여다보면 너무나 이기적이다. 내가 잘못을 하면 상대방에게 사과보단 화를 내기도 한다. “내가 미안해하는 거, 왜 알아주지 못해?”라고 소리도 지르고. 이기심과 배려, 이 양 극단이 사랑의 방식으로 애용(?)되고 있다니.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국영화 ‘시라노 : 연애조작단’에서도 잘못은 병훈이 해 놓고 희중에게 외려 화를 내 헤어진다. 병훈을 치사한 사람으로 몰고 가긴 좀 그렇다. 사랑의 방식이 이기심으로 나온 것일 뿐. 멕시코 영화 ‘노라 없는 5일’의 호세가 딱 그랬을까. 노라의 죽음 앞에서 어지간히 심술을 부린다. 노라가 아들과 친구에게 남긴 유언장도 숨기고, 유대교식 장례를 치르기 위해 방문한 랍비를 모욕하기도 한다. 망원경을 보고 노라가 항상 자기를 감시해 왔다고 기분 나빠하고, 사진 한 장을 보고 이혼하기 전 바람을 피웠다는 생각에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노라가 초대한 친구들에게도 퉁명스럽다. “노라, 그 인간은 항상 죽고 싶어했어. 이런 상황도 다 노라의 꿍꿍이야. 내가 호락호락 당할 줄 알고?”라며 화를 내는 호세. 하지만 이런 심술은 그리움의 다른 이름이었다. 노라에 대한 과거 자신의 실수에 대한 미안함이, 아내의 빈자리에 대한 쓸쓸함이 이 같은 미움으로 나와 버리는 거다. 쉽게 말해 이거다. “이 몹쓸 인간아! 왜 나보다 앞서가고 X랄이야!” 영화는 멕시코의 신예 감독 마리아나 체닐로의 자전적 작품이다. 그의 조부모는 실제로 이혼 뒤에도 맞은편에 살았고, 어머니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다음은 감독의 고백. “어머니는 수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그때마다 외할아버지는 가족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욕을 했다. 하지만 정말 목숨을 끊자 할아버지의 태도는 돌변했다. 어머니의 사진으로 가득한 박스를 뒤지며 어머니를 사랑했다는 걸 알게 된 거다. 얼마 뒤 할아버지는 어머니의 사진을 피아노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았다.” 영화의 주제의식 외에도 이야기의 흐름이 부드러워 좋다. 모난 부분이 없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인데 91분의 러닝타임이 처지지 않는다. 섬세함과 촘촘함이 영화의 운치를 더한다. 체닐로 감독은 이 데뷔작으로 지난해 31회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쥐는 기쁨을 누렸다. 21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영화의 바다’ 빠져봅시다

    ‘영화의 바다’ 빠져봅시다

    ‘영화의 바다, 부산에 빠지다.’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7일부터 9일 동안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를 뜨겁게 달군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허브 축제로 거듭난 부산국제영화제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김지수·조영정·이수원·이상용·홍효숙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추천을 토대로 놓쳐서는 안될 작품도 함께 소개한다. ●세계 최초로 만나는 기쁨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되는 전 세계 67개국 307편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월드 프리미어)이 무려 103편이다. 살 집이 없어 어린 딸과 트럭 밑에서 살아가는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트럭 밑의 삶’(감독 아돌포 알릭스 주니어·필리핀), 베트남 최고 소설 ‘광활한 논’을 스크린에 옮긴 ‘떠도는 삶’(응우옌 판쿠앙빈·베트남 등), 아들의 동성애 연인을 이해하게 되는 어머니를 그린 ‘아들의 연인’(산조이 낙·인도), 단절된 가족의 모습을 심도 있게 보여주는 ‘섬들’(조아나 호그·영국), 탈북 남성의 비극적인 남한 사회 순응기인 ‘무산일기’(박정범·한국), 남편과 헤어진 탈북 여성이 겪게 되는 잔혹사 ‘댄스 타운’(전규환·한국),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 네 명의 삶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이혁상·한국) 등이 돋보인다. 오랫동안 가족을 버렸던 어머니가 동생을 데려가려고 하자, 이에 분노해 소년원을 탈출하는 비행 소년의 이야기 ‘휘파람을 불고 싶다’(플로린 세르반·루마니아), 생존을 위해 모정과 사랑 사이에서 힘겨운 선택을 해야 하는 여인을 그린 ‘모정과 사랑 사이’(아그니에슈카 우카시아크·스웨덴 등),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자신들의 뿌리를 찾아 중동으로 떠나는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그을린’(드니 빌뇌브·캐나다)은 월드 프리미어는 아니지만 프로그래머들의 강력 추천작이다. 앞서 세계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오랫동안 가족을 떠나 있던 할아버지와 여섯살배기 손자의 만남을 그린 ‘비, 두려워 마’(판당디 감독·베트남), 입대를 앞둔 청년의 인상적인 성장 영화 ‘모래성’(부준펑·싱가포르), 돈을 벌어 일본으로 떠나려는 19세 소녀와 그의 이모가 벌이는 기괴한 사업을 다룬 ‘타이거 팩토리’(우밍진·말레이시아),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이야기 ‘전기도둑’(악탄 아림 쿠바트·키르기스스탄)은 프랑스 칸 영화제 화제작. 영감이 떨어져 5년째 일거리가 없는 영화 감독의 수난사를 그린 ‘어느 감독의 수난’(카를로 마자쿠라티·이탈리아), 파업 노동자들에게 인질로 잡힌 폭군 같은 남편을 구하러 나선 가정 주부의 이야기 ‘현모양처’(프랑수아 오종·프랑스)는 지난달 초 이탈리아 베니스 영화제에 다녀왔다. 탈북 소년과 조선족 소년의 우정을 그린 ‘두만강’(장률·한국 등)도 베를린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한국 영화의 여신, 김지미 회고전도 눈길 여고 시절이던 1957년 김기영 감독에게 발탁돼 ‘황혼 열차’를 통해 은막에 데뷔했다. 그리고 1992년 ‘명자, 아끼꼬, 소냐’까지 무려 700여편에 출연했다. 데뷔 당시 동양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갈채 받으며 단숨에 톱스타가 됐다. 1960년대 초반까지는 청순한 매력을, 이후 성적인 매력을 뽐내던 스타에서 1970년대 들어 대종상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2년 연속 거머쥐는 등 연기력을 겸비한 스타로 거듭났다. 1980년대 들어서는 영화 제작자로, 1990년대에는 두 차례에 걸쳐 영화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영원한 영화인, 영화계의 여장부로 살아왔다. 김지미(70) 얘기다. 그의 회고전도 영화제의 백미 중 하나.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 회고전에서 배우가 주인공이 된 것은 2007년 김승호에 이어 두 번째다. ‘비 오는 날의 오후 3시’(1959), ‘불나비’(1965), ‘댁의 부인은 어떠십니까’(1966), ‘길소뜸’(1985), ‘티켓’(1986) 등 시대별 대표작 8편을 만날 수 있다. 최무룡, 신영균, 신성일, 김진규 등 당대 최고 남자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덤. 지난 5월 자살한 곽지균 감독의 회고전도 눈길을 끈다. ●해운대로 별들의 대이동 해운대에 마련된 레드 카펫을 밟을 국내외 최고 스타들의 면면도 관심거리. 올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랑스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와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연인’ 등으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영국 여배우 제인 마치도 온다. ‘색, 계’에서의 파격적인 연기로 단숨에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한 중국의 탕웨이도 현빈과 호흡을 맞춘 ‘만추’로 찾아온다. ‘플래툰’으로 유명한 윌렘 대포와 인도 ‘발리우드’의 최고 여배우인 아이슈와리아 라이도 ‘라아반’을 들고 부산을 찾는다. 마야자키 아오이와 아오이 유우, 요시타카 유리코, 오카다 마사키 등 일본의 젊은 피도 눈에 띈다. 이란의 거장 아바스 키아로스타미를 비롯해 미국 할리우드의 올리버 스톤 감독, 올해 개막작인 ‘산사나무 아래’를 연출한 중국의 장이머우, 스페인 3대 명감독 가운데 한 명인 카를로스 사우라, 일본의 유키사다 아사오, 홍콩 뉴웨이브의 주역인 허안화 등 세계적인 감독들도 줄을 잇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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