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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네이버스, 유산기부자 위한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 발족

    굿네이버스, 유산기부자 위한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 발족

    올해 실시한 한국자선단체협의회의 ‘유산기부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26.3%가 사회에 유산을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국내에는 기부 규모를 확인할만한 통계조차 없을 정도로 유산기부가 미비한 수준이다. 이에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회장 양진옥)가 한국자선단체협의회 및 8개 민간단체와 함께 ‘유산기부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편 유산기부자를 위한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을 발족했다고 밝혔다. 굿네이버스는 지난 8월 27일부터 유산기부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한국자선단체협의회 및 8개 민간단체와 함께 ‘나누고 남기다’라는 주제로 유산기부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다양한 나눔의 방법을 제시하고, 유산기부의 인식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이번에 발족한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은 유산기부 및 약정기부를 이행하기로 서약한 특별회원들의 모임으로, 유산기부를 원하는 기부자별 욕구에 맞춰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약정서 및 유언장 작성부터 유언 집행, 사업 수행과 결과보고까지 유산기부의 절차를 체계적으로 안내받을 수도 있다. 유산기부 관련 법률, 세무, 금융 등의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 굿네이버스는 관련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대한변호사협회, 법무법인 신우, 세무법인 명품, 우리은행과도 업무협약을 앞두고 있다. 한편, 실제로 유산기부에 동참한 굿네이버스 회원들의 나눔은 국내·외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1호 유산기부자로 등록된 故유옥희 씨는 1992년 투병 중 3천만 원 기부를 약정했다. 이후 전달된 기부금은 방글라데시 시라지간지 지역에 농장 및 농업기술센터를 설립하는데 사용됐으며, 이를 통해 지역주민의 자립을 돕고 있다. 또한 2009년부터 네팔 훔라 지역 아동과 1:1 결연을 통해 나눔을 실천해 온 강혜숙, 故김한상 부부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조의금을 기부했다. 이들 부부의 나눔으로 아프리카 차드 왈리아 지역에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6개 식수 시설이 설치됐고 아이들은 위생교육도 받게됐다. 황성주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장은 “영국의 경우 2016년 기준 유산기부 규모는 약 3조 3천억 원으로 전체 모금액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유산기부가 활성화되어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도 유산기부가 보편적인 기부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9월 13일은 영국이 지정한 국제 유산기부의 날이다. 지난 10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한 ‘대한민국 유산기부의 날 선포식’이 열렸다. 국회기부문화선진화포럼의 공동대표인 원혜영, 이주영 국회의원과 이일하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이 참석했으며, 유산기부 현황과 필요성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범죄’ 엡스타인이 사망 2일 전에 남긴 7천억대 재산 수탁자

    ‘성범죄’ 엡스타인이 사망 2일 전에 남긴 7천억대 재산 수탁자

    미성년 성범죄 혐의로 수감됐던 제프리 엡스타인(66)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이틀 전 7000억원에 이르는 모든 재산을 신탁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그의 신탁 재산을 받을 상속인이 불분명하다. 뉴욕포스트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1페이지 분량의 법정 문서를 입수했다고 미 일간 뉴욕포스트(NY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엡스타인의 재산은 부동산, 현금, 주식 등 5억 7800만 달러(약 7000억원)에 달한다. 엡스타인이 유언장에 서명한 날짜는 8일로,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날은 10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이날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법정 문서를 제출하면서 모든 재산을 ‘1953 트러스트’에 신탁했다. 1953년은 그가 태어난 해다. 엡스타인이 자신도 2개의 섬을 소유한 버진 아일랜드에 유언장을 제출한 것은 재산 신탁을 보다 은밀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뉴욕포스트는 자사 법률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신탁 수혜자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법정 문서는 엡스타인의 유일한 잠재적 상속자가 그의 형제인 마크 엡스타인이라고 적시하면서 이 문서를 남기지 않았다면 마크가 그의 유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도 이날 엡스타인의 전 재산 신탁 소식을 전하면서 이로 인해 그에게서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하는 여성들의 피해 배상 노력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동교동 사저, 대통령 기념관으로” 이희호 여사의 유언은

    “동교동 사저, 대통령 기념관으로” 이희호 여사의 유언은

    고(故) 이희호 여사가 지난 10일 별세하기 전에 남긴 유언에서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생전에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세 아들의 동의를 받아 이러한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11일 김대중평화센터 김성재 상임이사가 발표문을 통해 공개했다. 이 여사는 또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라”고 유언했다. 이 여사는 “우리 국민들께서 남편 김대중 대통령과 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 여사는 유언의 집행에 대한 책임을 김성재 상임이사에게 부여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기념사업과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한 김대중평화센터 사업을 잘 이어가달라”고 당부했다.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은 김 상임이사는 빈소가 마련된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낭독한 발표문에서 “이 여사님의 장례는 유족, 관련단체들과 의논해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들이 모두 임종을 지키면서 성경을 읽어드리고 기도하고 찬송을 부를 때 여사님도 함께 찬송을 부르시며 편히 소천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이 여사님께서는 평생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늘 함께 하시고,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서 남과 북의 평화를 위한 일을 계속 하시다가 소천하셨다”고 강조했다.이 여사는 지난 3월 20일 입원해 83일간 병원에 있었다고 김 상임이사는 전했다. 그는 “노환을 조금 회복해 사저로 돌아갈 것을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노환이 아닌 다른 질병 때문에 돌아가신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북한 측의 조문단 파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연락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여사의 장례를 주관할 장례위원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5당 대표가 고문으로 참여한다. 김 상임이사는 “5당 대표가 모두 장례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통령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주년 좌담회’에서 “제가 어제 5당 사무총장들에게 연락을 드려서 5당 대표들은 장례위원회 고문으로, 의원들은 장례위원으로 모시겠다고 했고 각 당에서도 응해왔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황교안 대표는 ‘담당할 일이 무엇인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민주당, 평화당, 정의당은 대표와 의원이 전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참여 여부는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옥탑방의 문제아들’ 김숙 “내 장례식 준비 중..삼베옷 거부”

    ‘옥탑방의 문제아들’ 김숙 “내 장례식 준비 중..삼베옷 거부”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개그맨 김숙이 자신에 장례에 대한 소신을 말한다. 3일 방송될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옥탑방을 찾아온 글로벌 뇌섹남 타일러의 옥탑방 퀴즈 적응기가 그려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옥탑방의 문제아들’ 측에 따르면 이날 미국에서 최근 화제가 된 새로운 장례법에 대한 문제를 풀던 문제아들은 훗날 치르게 될 자신의 장례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 특히 김숙은 “나는 내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평소 유언장부터 자신의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계획을 갖고 있던 김숙은 “이번에 집안의 장례를 치르면서 보니 고인 마음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더라”며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게 된 사연을 고백했다. 특히나 입관할 때 입는 삼베옷에 대한 거부감을 내비치며 “삼베옷을 입은 모습이 무섭다. 나는 평소 입는 평상복을 입고 싶다”고 고백했다. 남들과는 다른 김숙의 장례 계획에 문제아들은 공감과 놀라움을 표현했는데 정형돈은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으면 더 무서울 것 같다”고 반박해 웃음을 샀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화제가 되었던 새로운 장례 방법에 대한 정답이 공개되며 모두 관심을 가지며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이 장례 방법은 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3일 오후 8시55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美 목사 살인사건 범인, 30년 만에 사형…마지막까지 지연 전략

    美 목사 살인사건 범인, 30년 만에 사형…마지막까지 지연 전략

    미국 앨라배마주가 1991년 목사 살해 혐의로 수감된 재소자의 사형을 집행했다. CNN 등 현지언론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30일 밤 8시 12분 애트모어 소재 홀먼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크리스토퍼 리 프라이스의 사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앨라배마주 법무장관 스티브 마샬은 성명을 통해 “30여년 전 잔인하게 살해된 빌 린 목사의 가족이 마침내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발표했다. 린 목사의 가족은 사형 집행 후 현지언론에 “길고 힘든 여정에 함께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마샬 장관은 그러나 프라이스가 자신이 저지른 극악무도한 범죄의 결과를 회피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지연 전략’을 펼쳤다고 밝혔다.프라이스의 형 집행은 애초 지난달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프라이스는 독극물 주입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형 집행 거부 신청을 냈고, 그의 사형 집행은 연기됐다. 막판까지도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지 않자 프라이스는 형 집행이 재차 연기될 것을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법원이 프라이스의 형 집행 정지 신청 기각을 통보하면서 프라이스의 사형은 즉시 집행됐다. USA투데이는 프라이스의 사형은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느라 예정보다 1시간 가량 지연됐다고 전했다. 프라이스는 19살이던 1991년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두고 강도행각을 벌이다 빌 린 목사를 38차례 칼로 찔러 살해했다. 1993년 파예트 카운티 배심원단은 10대 2로 프라이스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나, 그는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시절을 참작해달라며 항소심을 제기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프라이스는 자신이 어릴 적 어머니의 남자친구에게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프라이스는 마땅한 증거를 제시하는데 실패했고 대법원은 2013년 사건 심리를 거부했다.그리고 지난 4월 법원의 사형 집행 명령이 떨어지자 프라이스는 형 집행 정지 신청을 냄과 동시에 약혼자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프라이스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변호사와 린 목사의 유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국 사형에 처해졌다. 프라이스의 사형은 이날 밤 8시 12분 주사를 통한 독극물 주입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교정당국은 8시 31분 프라이스의 사망을 선고했다. 프라이스는 사형 전 변호사에게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끔찍하게 미안하다. 린 목사와 유가족 모두 나의 범죄에 휘말려야 하는 그 어떤 이유도 없었다"는 내용을 담은 유언장을 전달했다. 또 약물 주입 직전 "실수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요지의 마지막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형은 올해 들어 앨라배주에서 집행된 3번째 사형이며, 최근 2주 사이 이뤄진 2번째 사형이었다. 한편 미국에서는 독극물 주사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형수들의 형 집행 거부 소송이 꾸준히 이어져왔다. 그러나 지난 4월 미국 연방 대법원은 사형수에게 고통 없는 죽음은 보장되지 않는다며 모든 신청을 기각했다. 미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미국 헌법은 사형수에게 고통 없는 죽음을 보장하지 않는다. 극악무도한 사형수의 손에 죽은 희생자들도 고통 없는 죽음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함께 묻어 줘” 개 주인 유언장 탓에 안락사된 견공 논란

    “함께 묻어 줘” 개 주인 유언장 탓에 안락사된 견공 논란

    미국 버지니아주(州)에서 자신이 죽으면 반려견을 함께 묻어 달라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건강한 개가 안락사됐다고 CNN 등 현지매체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추 믹스견인 ‘엠마’는 주인 여성이 사망함에 따라 지난 3월 8일 같은 주(州) 체스터필드에 있는 한 보호시설에 맡겨졌다. 이 시설은 2주 동안 유언 집행자와 협상을 통해 엠마를 양도받아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고 싶다고 제안했다. 엠마라면 새로운 가족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시설 측은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언 집행자는 그달 22일 엠마를 데려가기 위해 이 시설을 방문했다고 체스터필드 경찰은 밝혔다. 이에 따르면, 시설 측은 엠마를 양도해달라고 재차 요청했지만, 유언 집행자는 응하지 않았다. 결국, 엠마는 지역 내 한 동물병원으로 끌려가 안락사됐으며 현지 화장시설에서 뼛가루가 되고 말았다. 이를 담은 항아리는 유언 집행자에게 돌아갔다. 주인과 반려견을 함께 묻을 수 있을 지는 주에 따라 다르다. 버지니아주에서는 2014년부터 합법화가 돼 사람과 반려동물의 합동 매장 구획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합동 매장의 경우 구획을 명시할 의무화가 있어 같은 공간에 사람과 반려견을 매장하는 사례는 인정되지 않는다. 어떤 주는 소유주의 유골을 반려동물 무덤에 매장하거나 반려동물을 주인과 함께 가족묘에 매장하는 것을 허용한다. 미국 수의사협회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법률에서는 자격을 가진 수의사 등이 동물을 안락사하는 것을 인정한다. 다만 건강에 문제가 없는 반려견의 안락사에 응하는 수의사를 찾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사진=NBC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내가 죽으면 함께…” 견주 유언에 따라 안락사 된 반려견 논란

    “내가 죽으면 함께…” 견주 유언에 따라 안락사 된 반려견 논란

    건강한 반려견이 사망한 견주의 유언에 따라 안락사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있다.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23일 버지니아 주 출신의 한 여성의 반려견이었던 시추종 엠마가 견주의 구체적인 유언에 따라 안락사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건강한 상태였던 시추견 엠마는 지난 3월 8일 버지니아 주 체스터필드 카운티의 한 동물보호소로 옮겨졌다. 이후 2주 간 이곳에서 보호되던 엠마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여성 견주의 유언에 따라 안락사된 후 화장됐다. 건강한 엠마가 안락사된 것은 생전 견주의 유언이 구체적이었기 때문이다. 견주는 자신이 사망하면 엠마를 안락사 한 후 관속에 함께 묻어달라고 유언장에 적었다. 이에 유언 집행자가 동물보호소에 찾아와 22일 절차에 따라 엠마를 안락사시킨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동물보호소 직원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체스터필드 카운티 동물서비스 매니저 케리 존스는 "엠마가 보호소에 머무는 동안 유언 집행자에게 개를 살려주자고 수차례 설득했다"면서 "어렵지 않게 다른 가정에 입양보낼 수 있다고 설득 했으나 결국 유언장대로 집행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여론은 들끓었다. 애완동물이 버지니아 주법으로 개인 재산으로 간주돼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윤리적, 도덕적 논란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지언론은 "엠마가 실제로 주인의 무덤에 함께 매장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엠마와 같은 상황의 애완견을 안락사시키는 관계자들에게도 이는 큰 고통이 된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드러나는 ‘석궁 주검’의 실체, 중세 무기 애호가들 극단의 선택

    드러나는 ‘석궁 주검’의 실체, 중세 무기 애호가들 극단의 선택

    기이한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독일 남부 바이에른(바바리아)주 파사우 근교 호텔 객실에서 석궁 화살이 몸에 꽂힌 채 발견된 세 남녀 사건 얘기다. 숨진 여성의 북부 비팅겐 아파트에서 이틀 뒤 다른 여성 시신 두 구가 더 발견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영국 BBC의 14일 보도를 중심으로 사건 개요를 정리해본다. 먼저 파사우 근교 호텔에서다. 53세 남성 토르스텐 W와 33세 여성 커스틴 E, 30세 여성 파리나 C가 폭풍우가 몰아치던 10일 밤 10시쯤 사흘 동안 투숙하겠다며 체크인을 했다. 남성은 수염을 가슴에까지 늘어뜨렸고, 두 여성은 모두 검정색 옷차림이었다. 남성은 두 여성이 딸들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들은 저녁을 들지 못했다며 스낵류와 코카콜라, 생수 등을 구입했고, 다음날 조식을 주문하지도 않았다. 일행은 미심쩍은 눈치를 던지는 직원들을 애써 무시하며 객실로 빨리 올라가려고만 들었다. 11일 저녁 호텔 직원 둘이 객실 안에서 세 사람이 석궁 화살이 몸에 꽂힌 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토르스텐과 커스틴은 손을 맞잡고 침대에 누운 채 석궁 화살에 가슴이 관통된 상태였다. 둘은 라인란트팔츠주 출신이다. 파리나는 목에 화살이 관통된 채 바닥에 누워 숨져 있었다. 두 대의 현대식 석궁이 옆에 놓여 있었고, 가방 안에는 세 번째 석궁이 있었다. 싸운 흔적도 없었고, 외부 침입의 흔적도 없었다. 유언장 둘이 발견됐다. 셋 모두 승마 기술과 함께 중세 무기를 다룰 줄 알아야 하는 국제 마상 창시합(jousting) 리그(IJL)의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IJL 대변인은 과거에 등재됐을 뿐 자신은 그들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파사우에서 650㎞나 떨어진 비팅겐의 파리나 소유 아파트에서 두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35세 초등학교 교사와 라인란트팔츠주 출신으로 부모와 다툰 뒤 가출한 것으로 알려진 19세 여성이었다. 35세 여교사는 파리나의 룸메이트였다. 이들이 어떻게 목숨을 잃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석궁에 당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웃 주민이 파사우 사건 보도를 보고 아파트를 살펴보니 우편함에 우편물이 수북하고 아파트 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경찰에 신고해 주검들을 발견하게 됐다. 이웃들은 제과점에서 일한 파리나가 바깥 출입을 거의 하지 않고 늘 검은 옷을 입고 있어 고딕 추종자로 추정되며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망자 다섯 모두 독일인이다. 셋이 호텔에 주차한 흰색 트럭에는 석궁 사냥 클럽에 가입했음을 알려주는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는데 독일에서는 석궁 사냥이 불법이지만 18세 이상의 성인은 쉽게 석궁을 살 수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현지 타블로이드 빌트는 토르스텐이 서부 하켄부르크란 작은 마을에서 단도나 장검, 도끼 등을 파는 중세용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슈피겔 온라인은 135만명을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는 독일사격연맹(DSB)에 속한 석궁 동호인들이 3000명 정도 된다고 보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문재인 정부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 1박 2일 투쟁 나선 장애인 단체

    “문재인 정부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 1박 2일 투쟁 나선 장애인 단체

    ‘장애인의 날’ 앞두고 광화문에서 규탄 결의대회…“함께 살아갈 세상 만들어달라”‘장애인 거주시설은 감옥’ 쓰인 검은 현수막 달고 장례식 퍼포먼스마로니에 공원으로 행진…1박 2일 노숙 투쟁 나서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시민사회단체는 “문재인 정부의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 폐지”라고 주장하며 1박 2일간 집중 투쟁에 나섰다. 장애·인권·노동·사회 분야 1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공투단)은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공투단은 “장애등급제가 국내에 도입된 지 31년 만에 폐지된다고 하지만, 실제 장애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방향과 거리가 멀다”면서 “적절한 지원책이 없는 상황에서 장애인은 여전히 ‘감옥’이라 불리는 거주시설에 살아야 하고, 장애 문제는 가족의 책임으로 미뤄지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투단은 올해 7월로 예정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를 앞두고 정부가 장애인의 환경, 필요한 욕구를 반영하겠다며 도입한 ‘서비스 지원 종합 조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공개된 조사표를 보면 기존 장애등급제와 동일하게 ‘의학적 관점’에서 기능 제한 수준만 평가하고, 당사자의 필요와 욕구는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8년 한국 정부가 비준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의 국내 이행 상황을 담은 보고서가 지난달 유엔에 제출됐지만, 문재인 정부는 보고서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장애인이 실제 겪는 현실과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공투단은 정부가 시행하는 장애등급제 폐지 노력은 ‘가짜’, ‘허위’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중단하라는 의미의 장례식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장애등급제 가짜 폐지’, ‘가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국가보고서 허위보고서’라고 쓰인 검은 현수막을 관에 담고, 이들은 ‘장애인 거주시설은 감옥’이라고 쓰인 검은 현수막을 관에 붙이고 그 안에 들어가 눕는 등 퍼포먼스를 펼쳤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은 ‘유언장’을 낭독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명령 1호로 장애등급제를 폐지한다고 약속했지만 ‘가짜’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4분의 1에 불과한 장애인 복지 예산을 확대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실질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투단은 장애인 거주시설이나 장애인의 권익 증진을 위해 활동하다 숨진 장애인 10여명의 영정 사진과 함께 세종로 사거리를 거쳐 대학로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이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420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 문화제’를 연 뒤, 인근에서 1박 2일 노숙 투쟁을 할 예정이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문 대통령의 장애인 관련 첫번째 공약이었다. 정부는 1~6급으로 등급을 매기던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는 대신 ‘장애의 정도’가 심하거나(기존 1~3급), 심하지 않거나(기존 4~6급) 둘로만 분류하기로 했다. 기존에 장애인이 활동지원 서비스 등을 지원할 때의 절대적 기준은 등급(1~3급)이었으나, 앞으로는 이를 폐지하고 별도의 심사를 거쳐 경증 장애인에게도 서비스 신청 자격을 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장애인 단체 등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가짜 폐지’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12월 장애등급제 폐지 내용을 담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되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성명을 내고 “당사자의 가구 특성, 장애 특성 등을 고려한 개인별 지원 체계로 적절하고 충분한 서비스 지원이 이뤄져야만 ‘진짜’ 폐지”라면서 “관련 예산이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나눠먹기 하다 보면 오히려 장애 유형별 갈등만 커진다”고 비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아이템’ 주지훈, 신린아와 재회 “몸 소멸” 충격

    ‘아이템’ 주지훈, 신린아와 재회 “몸 소멸” 충격

    ‘아이템’ 주지훈이 드림월드로 이동했고, 조카 신린아와 드디어 재회했다. 하지만 재회의 기쁨도 잠시, 신린아가 빛에 싸여 사라졌다. 안심할 수 없는 일촉즉발 엔딩은 종영을 하루 앞두고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월화미니시리즈 ‘아이템’(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욱) 29-30회에서 지하철 사고로 인해 전복된 열차 안에 갇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모인 강곤(주지훈)과 신소영(진세연), 한유나(김유리), 방학재(김민교), 하승목(황동주). 하지만 “이제 어떡할 거죠. 기대되네요”라는 조세황(김강우)에겐 또 다른 계획이 있었다. 강제로 풀려고 하면 터지도록 설계된 시한폭탄을 세은의 몸에 설치해놓은 것. 폭탄을 확인한 강곤은 열차 안에 남기로 결심했고 아이템 추적자들에게 “모두 나가서 시민들을 대피시켜주세요”라고 부탁했다. 함께 나가야 한다며 만류한 신소영. 그녀는 폭탄이 터지기 직전 팩트를 이용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덕분에 강곤과 세은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때 정신을 잃으며 긴 꿈을 꾸게 된 강곤은 드림월드 화재 참사 당일과 신소영의 엄마(윤유선), 방학재와 고대수(이정현) 등 여러 사람의 과거를 보게 됐다. 조세황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화원그룹이 건설한 정진역에서 일어난 사고에 사죄를 드리지만, 자신은 일절 사고에 관여되어 있지 않고 이는 모두 강곤의 음모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때 한유나가 등장해 “조세황 회장님께서 열차사고를 기획했다는 증거입니다”라며 사고가 났던 열차를 운전했던 기관사와 조세황의 대화가 담긴 녹음 파일을 재생했고 회견장은 술렁였다. 화원 그룹 변호사는 녹음 파일에는 지하철 사고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의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한유나는 물러서지 않았고, 조세황 사건 담당 판사와 변호사의 영장거래 증거가 담긴 녹음본까지 확보했다. 드디어 조세황의 몰락이 시작됐다. 긴급 주주총회에서 그의 해임 안건을 상정했고 조관(김병기)이 타계했다는 소식과 함께 발표된 유언장에는 그룹의 지분 16%를 아들이 아닌 법인에 증여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라는 유지가 있었기 때문. 뿐만 아니라 한유나의 녹음파일을 증거로 구속영장까지 발부됐다. 한편 조관이 갑자기 세상을 뜬 이유는 드림월드에서 벌어진 사건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신구철(이대연)에게 모자를 씌우려 몸싸움을 벌이던 중 자신의 모자가 씌어져 몸이 소멸된 것.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구철 역시 건물에서 떨어져 죽음을 맞았다. 그러자 현실세계에 있던 신구철의 몸이 사라졌고 이때 긴 꿈에서 깨어난 강곤은 신소영과 함께 깊은 슬픔에 빠졌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시간조차 없었다. 이성을 잃고 폭주하기 시작한 조세황이 엽총으로 자신의 비서와 형사 팀장 최호준(김도현), 형사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고 공방으로 향했기 때문. 그는 총성과 함께 강곤을 불러냈고, 아이템 추적자들과 대치했다. 그런데 이때 교도소에서 조세황이 뿌린 향수에 맞았던 방학재가 신소영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그리고 방아쇠까지 당기는 위기의 상황이 벌어졌으나, 강곤과 하승목이 순발력으로 이를 가까스로 막아냈다. 그리고 엽총을 빼앗아 조세황에게 총구를 겨눈 강곤. “그래 쏴. 강곤 너도 똑같은 인간이야”라는 비아냥에도 끝까지 이성을 잃지 않았고 주먹으로 복수를 대신했다. 때마침 경찰차들이 공방에 도착했고 상황은 마무리됐다. 아이템 추적자들과 공방에 모여 있던 강곤은 사진 속에서 점차 사라졌던 다인의 이미지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발견하고 희망을 되찾았다. 그리고 “다인이와 함께 반드시 돌아올게요”라는 말을 남기고, 팔찌와 반지를 끼고 드림월드로 향했다. 드디어 다인과 재회한 강곤. 그 기쁨은 말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다인의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강곤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팩트에서 아이템을 모두 꺼냈고 그러자 피에로 모자를 포함한 12개의 물건들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더니 소원의 방의 한 가운데에 빛기둥이 생겨났다. 그리고는 다인 역시 빛에 싸여 소멸되기 시작했다. 그런 다인을 보며 “우리 이제 집에 가자”라며 기둥으로 걸어간 강곤. 그는 조카와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이템’ 오늘(2일) 밤 10시 MBC 최종회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고층 엘리베이터에 21시간 갇힌 中여성…유언장 쓰다 구조돼

    고층 엘리베이터에 21시간 갇힌 中여성…유언장 쓰다 구조돼

    고층 아파트 26층 엘리베이터에서 갇힌 채 21시간 동안 구조를 기다린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피해 여성이 탑승한 직후 고장 난 상태로 21시간 동안 방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장시성(江西) 푸저우시(抚州)에 거주하는 추씨(여)와 그의 남편 서씨는 지난 20일 푸저우시 외곽에 소재한 부동산 업체를 통해 고층 아파트 한 채를 소개받았다. 평소 시내 외곽에 소재한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 매매에 관심이 많았던 추씨는 같은 날 오후 3시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홀로 전동 오토바이를 타고 해당 매물을 구경하기 위해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매물을 직접 확인하러 나선 아내 추씨가 같은 날 늦은 밤이 되도록 귀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남편 서씨는 아내의 행방에 대해 주변 지인과 가족, 친정 식구들에게 문의를 했지만 결국 아내 추씨는 이튿날이었던 21일 오전까지도 귀가하지 않았다. 더욱이 추씨의 휴대폰은 20일 오후 4시 이후로 연결이 불가능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남편 서씨의 불안은 가중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남편 서씨는 아내의 행방을 찾기 위해 지역 관할 공안국에 실종자 신고를 하고 푸저우 시내를 중심으로 아내를 찾아 나섰지만 끝내 추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서씨는 아내에게 연락이 닿지 않은 둘째 날 오전 11시, 신고 받고 출동한 공안에 의해 추씨가 새 아파트 매물이 있는 인근 지역 CCTV에 촬영된 기록을 발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곧장 해당 아파트 매물이 있는 지역을 찾은 서씨와 공안국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32동을 수색하던 중 해당 매물의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것을 발견, 이윽고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한 여성의 울음 소리가 들리는 것을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아파트 관리 업체와 소방 당국의 도움으로 아내 추씨는 같은 날 12시 경 구조됐다고 현지 언론을 보도했다. 추씨가 30층 고층 아파트 매물을 확인하러 나선 후 26층 높이의 엘리베이터에 갇힌 지 약 21시간 만에 구조된 셈이다. 더욱이 해당 아파트 단지는 분양이 시작되지 않은 매물이라는 점에서 구조가 늦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추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30층 아파트를 보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26층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면서 “당시 곁에 남편도 없었고, 110 긴급 전화를 하려고 해도 인터넷이나 전화 등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방치, 사망할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건 엘리베이터에 갇힌 당일 저녁이 되도록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으면서부터”라면서 “유난히 추웠던 밤에 엘리베이터에 누워서 생각해보니 남편에게 미안한 것들만 떠올라서 유언을 적었다. 유언을 다 적고 읽어보니 남편에게 평소 더 잘해주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실제로 구조 후 발견된 추씨의 휴대폰에는 전송에 실패한 문자에 ‘내가 죽으면 당신이 이 유언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는 동안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내 남편이 되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못한 것이 마음이 아프다’면서 ‘내가 죽거든 참한 여자를 만나서 꼭 재혼하라’는 내용의 유서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씨는 이어 “비록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는 동안 문자나 전화가 전혀 가능하지 않았던 탓에 남편이 내 유언을 언제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남편이 유언을 꼭 알아봐 주길 바라는 마음에 적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제가 된 해당 아파트 분양관리소 측은 이번 추씨의 엘리베이터 사건 직후 엘리베이터 수리 및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분양관리소 관계자는 “사건 직후 검사 요원을 파견해 사고 원인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면서 “향후 또 다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관련한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123억 자선단체에 기부”…어느 구두쇠의 유언 화제

    “123억 자선단체에 기부”…어느 구두쇠의 유언 화제

    생전 지독한 구두쇠로 유명했던 한 남성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1100만 달러(약 123억 원)에 달하는 모든 재산을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세상을 놀라게 했다. 최근 AP통신과 BBC뉴스 등 외신은 지난해 초 만 63세 나이로 사망한 앨런 나이먼의 숨겨진 선행을 소개했다. 미국 워싱턴주(州) 시애틀에 살며 워싱턴 사회보건국에서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재직했던 나이먼은 동료들 사이에서 지독한 구두쇠로 유명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구멍 뚫린 구두를 테이프로 고쳐 신었고 폐점 직전 식료품 가게에 들려 할인품을 구매했으며 심지어 친한 친구와 식사할 때조차 저렴한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했다. 또한 그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시간 외에도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몇 개 더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세상을 떠난 뒤 무려 1100만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모아뒀고 이를 불우한 아이들을 돕기 위해 여러 자선단체에 모두 기부하는 유언을 남겼던 것이다. 전직 은행원이었던 그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수백만 달러의 유산을 잘 운용해 자산을 크게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었지만, 처음부터 지독한 구두쇠는 아니였다. 자동차를 좋아해 스포츠카를 사는 등 자신을 위해 돈을 쓰기도 했지만, 2013년을 기준으로 그의 인생은 크게 바뀌고 말았다. 그에게는 발달 장애가 있는 친형이 있었는데 형이 그만 병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그는 근검절약을 실천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그는 그때부터 조금씩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내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의 기부금이 불우한 아동들을 돕는 자선단체들에게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한 친구는 “아무래도 장애가 있는 형과 함께 자란 것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게 기부금을 받은 자선단체는 총 6곳으로 모두 워싱턴주 안에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기부금을 받은 곳은 약물 중독에 빠진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을 지원하는 단체인 ‘PICC’(Pediatric Interim Care Center)로 250만 달러로 밝혀졌다. 이 단체가 이처럼 많은 기부금을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는 차입금 상환과 병원에서 영유아를 이송하는 데 필요한 차량 구매에 쓰였다. 그다음으로 90만 달러나 되는 기부금을 받은 곳은 고아를 지원하는 트리하우스라는 이름의 자선단체다. 이 단체의 한 담당자는 그의 갑작스러운 기부에 놀랐었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그는 그전에도 수백 달러를 기부해 왔지만 우리는 유언장 속에 90만 달러를 기부한다는 내용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상속은 ‘생존전략’이었다

    상속은 ‘생존전략’이었다

    상속의 역사/백승종 지음/사우/272쪽/1만 6000원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상속세와 소득세 최고세율의 합이 가장 큰 나라는 일본(상속세 55%·소득세 45%)이고, 우리나라가 그다음이다. 상속세가 50%, 소득세가 42%에 이른다. 기업가들은 이를 피하려 온갖 편법을 쓰곤 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위해 기업 가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린 것으로 드러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를 주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상속세를 내지 않고 편법으로 삼성그룹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비판한다. 여전히 혈통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 때문일까. 다른 나라는 자수성가해 부자가 된 이들의 비율이 70%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70%가 상속으로 부를 일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구약성경~조선시대 상속제도와 사회상 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교수가 쓴 ‘상속의 역사’는 이런 우리 상황 속에서 눈여겨봐야 할 신간이다. 동서고금에 걸쳐 상속의 역사를 훑는 책으로, 구약성경에서부터 조선시대,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며 상속제도와 당시 사회상을 짚어 낸다. 상속제도는 단순히 재산을 물려주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는 권력을 얻거나 부자가 되고, 누군가는 신분이 추락하거나 가난으로 내몰린다. 왕가의 상속 때문에 벌어진 싸움이 국제전으로 확산하고, 때론 국경이 달라지기도 했다. ●집단·사회·경제·문화 따라 달랐던 제도 집단·사회·경제·문화에 따라 상속제도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예컨대 18~19세기 독일의 한 유언장에는 “너(상속자)는 나(부모)에게 우유를 공급하고 죽을 때까지 우리를 돌봐야 한다. 그래야 내 재산이 네게 상속될 것이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한국, 중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권에는 이런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저자는 “유교 사회에서는 효도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효도가 자식의 당연한 의무인 사회에서 부모가 노후를 우려해 유언장을 남기는 일은 그 자체로 납득키 어렵다는 뜻이다. 유산을 누구에게 주느냐의 문제도 제각각이었다. 역사상 가장 널리 퍼진 상속제도는 부계상속이다. 장자의 특권적 지위를 인정하는 장자상속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막내아들이 상속하는 말자상속, 여러 아들이 나눠 갖는 균분상속, 형제가 공동으로 상속하는 공동상속도 있다. 농업사회에서는 장자상속이 보편화했지만, 유목사회에서는 말자상속을 선호한다. 농업사회보다 불안한 까닭에 부모가 좀더 오래 부양받기 위해서였다.암투가 횡행했던 로마는 귀족층이 정치적·경제적 고려에 따라 입양제도를 정착시켰다. 황제들마저 양자를 들이곤 했다. 카이사르가 죽은 뒤 양아들 옥타비아누스가 권력을 잡고, 옥타비아누스가 또 양아들 티베리우스에게 양위하는 과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혈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풍습이 강해지며 로마의 입양제도는 자취를 감춘다. 그러다 근대 유럽 사회에서 유아 유기와 고아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다시 고개를 들다가 19세기 미국이 입양제도를 활성화하면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조선 역시 입양이 활발했지만, 생판 남이 아닌 형제나 친척의 아이를 입양하는 사례가 많았다. 저자는 서양 소작농이 먹고살기 위해 지주를 ‘대부모’로 삼은 일, 조선 양반들이 지위를 유지하고자 종가를 이루고 종손을 정하는 일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들어 상속제도에 따른 생존전략을 살핀다. 이 밖에 재산을 지키고자 유전병에도 불구하고 근친혼을 서슴지 않았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결혼 당시 여성의 지참금 때문에 부인과 이혼하지 못했던 중세 귀족들의 실태 등도 흥미롭다.●사회·문화적 결과이자 사회 변화의 원인 저자는 동서양의 다양한 상속제도를 살핀 뒤, 상속제도가 사회·문화적인 결과이자 사회 변화의 큰 원인이라 결론짓는다. 모든 상속제도에서 공통적인 키워드가 있었는데, 다름 아닌 ‘생존’이었다. 바꿔 말하면, 상속제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양극화, 부의 불평등과 같은 문제가 완화하거나 심각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쯤 되면 ‘올바른 상속제도란 어떤 것인가?’ 의문이 들게 마련이지만,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멈춰 버린다. 동서고금의 상속제도를 살펴보고 당시 사회상을 살피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한다. 역사가인 저자에게 해결책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긴 하나, 책의 완결성으로 볼 때 아쉬운 부분이다. 또 워낙 방대한 역사를 오가며 각종 상속제도를 펼쳐 놓느라 시대별, 지역별 상속제도 간 적절한 비교가 미흡하다는 인상도 든다. 다만 상속제도와 사회변화를 묶어 내고 집단의 ‘생존전략’으로 본 점은 그 자체만으로 흥미롭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전 60대 남자, 50대 여자 살해하고 자살

    대전의 한 원룸에서 50대 여자가 흉기에 찔려 숨졌고, 살해 용의자인 60대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살했다. 14일 대전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대전 중구의 한 원룸에서 A(53·주부)씨가 흉기에 10여 차례 찔려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서울에 사는 A씨의 아들이 “지난 12일 밤부터 엄마와 연락이 안된다”고 신고해 경찰이 행방을 찾고 있었다. A씨 살해 용의자인 B(67·건축 관련업)씨는 지난 13일 오후 7시 30분쯤 자신의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했다. 재산분배를 담은 B씨의 유언장이 사무실에서 발견됐다. 이 사무실과 원룸은 900m쯤 떨어졌고, 원룸은 A씨 명의로 계약됐다. 경찰이 통화기록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B씨는 지난 12일 오후 5시쯤 이 원룸에 들어가 3시간 뒤에 나왔다. 경찰은 평소 두 사람이 만나온 것으로 미뤄 B씨가 A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화장하기 직전 B씨의 시신을 수습해 A씨 시신과 함께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하고 둘의 관계, 범행동기, 사망경위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英 백만장자 유산 590억 구호단체 옥스팜에 기부

    英 백만장자 유산 590억 구호단체 옥스팜에 기부

    지난해 12월 호주에서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영국 부호가 유산 대부분인 590억원을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 기부했다. 성매매 스캔들로 존립 기반이 흔들리는 옥스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21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케이터링 업체인 영국 컴퍼스그룹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리처드 커즌스의 재산 4100만 파운드가 생전 유언에 따라 옥스팜에 기부된다. 당초 커즌스는 대부분의 재산을 아들 윌리엄과 에드워드를 위해 신탁하기로 했었다. 사망 1년 전 새로 작성한 유언장에 본인과 아들들이 함께 사망하는 이례적인 사고가 발생하면 유산을 옥스팜에 내놓는다는 ‘공동 비극 조항’을 넣었다. 커즌스와 그의 두 아들, 커즌스의 약혼녀와 약혼녀의 딸은 2017년 12월 31일 시드니에서 관광용 수상비행기를 탔다가 추락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이에 따라 커즌스의 두 형제는 각각 100만 파운드만 물려받는다. 커즌스는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발간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뽑은 세계 최고 CEO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옥스팜은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구호단체다. 아이티 강진 발생 이듬해인 2011년에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던 소장 등 직원들이 성 매수를 한 사실이 지난 2월 밝혀져 거센 비난을 받았고 수천명의 기부자를 잃은 것은 물론이고 영국 정부는 옥스팜 지원을 철회하기로 했다. 최근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옥스팜은 커즌스의 유산 기부에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英항구도시 브리스톨서 유년 보내며 전문대 수준의 교육 받아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英항구도시 브리스톨서 유년 보내며 전문대 수준의 교육 받아

    1살 많은 누나와 두 명의 남동생과 자라 생가는 단독주택 두 채 붙인 ‘땅콩주택’ 지금도 英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 형태 베델 할아버지는 바지선 운항하던 선주 어려서부터 일 할 만큼 가난하지는 않아 사립학교 ‘머천트 벤처러스 스쿨’서 공부 지역 상인조합 ‘기술인력 양성’ 위해 운영 1904년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의 삶을 정리한 최초의 기록인 신보 1909년 5월 7·8일자 ‘배설공(公)의 약전(略傳)’ 기사와 베델 연구 1인자로 불리는 정진석(79)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의 자료, 수전 제인 블랙(62)과 토머스 오언 베델(59) 등 베델 후손들의 증언, 서울신문 취재 결과 등을 모아 연대기순으로 소개한다.베델은 1872년 11월 3일 영국 남부의 항구도시 브리스톨에서 태어났다. 1873년에 출간된 ‘1872년 브리스톨 인명록’에는 그의 출생지가 ‘Egerton villa, Egerton Road, Horfield’로 돼 있다. 우리 식으로 읽으면 ‘호필드 지역 에저턴 거리에 있는 에저턴 빌라’다. 호필드는 브리스톨 중심에서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150년 전 주소를 지금 영국 행정구역에 맞춰 분석해 보니 ‘에저턴 로드’는 현재 비숍스톤에 편입됐고, ‘에저턴 빌라’는 주소명에서 빠져 있다. 서울신문은 베델 후손들의 조언을 토대로 브리스톨시 아카이브(기록보관소)를 찾아가 150년 가까운 주소 변경 과정을 추적해 그가 태어난 곳이 현재 ‘비숍스톤 에저턴 거리 54번지’임을 확인했다. 지금 주소로는 ‘54 Egerton Road, Bishopston, Bristol’이다.1860년대 지어진 베델의 생가는 단독주택 두 채를 붙여서 지은 ‘세미디태치트 하우스’로, 우리로 따지면 ‘땅콩주택’에 해당한다. 한 집은 2층으로 돼 있고 방 세 개에 거실 두 개 정도를 갖췄다. 지금도 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 형태인데, 경제적으로 중산층 가족이 산다고 보면 된다. 이곳에서 만난 한 마을 주민은 “(베델 생가를 포함한) 에저턴 거리의 주택은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860년대에 빠르게 늘던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말했다. 베델의 할아버지인 토머스 베델은 브리스톨 인근 소도시 클리브덴에서 바지선(단거리를 다니는 화물 운반선)을 운항하던 선주였다. 그는 아들 토머스 행콕 베델(1849~1912)이 8살 때인 1857년 사망했다. 토머스 행콕은 21살이던 1870년 영국 성공회 전도사인 존 홀름의 딸 마사 제인 홀름(1848~?)과 결혼했는데, 당시 그는 맥주회사에서 사무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토머스 행콕은 브리스톨에 살면서 네 차례 주소지를 옮겼지만 비숍스톤 일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아마도 그가 다니던 회사가 이곳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등에는 ‘베델이 유대인이었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정 교수는 “19세기 유럽 내 유대인들의 생활상을 감안할 때 그의 할아버지가 바지선 선주였다거나 외할아버지가 기독교 전도사였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베델의 손녀 수전 제인도 “할아버지(베델)는 일본 고베의 기독교 교회에서 결혼식을 했고, 아들 허버트 오언 친키 베델(1901~1964) 또한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예수를 인정하지 않는) 유대인의 삶과 전혀 다르다”고 덧붙였다. 토머스 행콕은 슬하에 네 명의 자녀를 뒀다. 첫째가 장녀 미니(1871~?), 둘째가 장남 어니스트 토머스(베델), 셋째가 차남 허버트(1875~1939), 넷째가 삼남 아서 퍼시(1877~1947)였다. ‘배설공의 약전’은 베델에게 두 명의 여자 형제가 있었다고 했고, 지금도 국내 자료 상당수에는 베델이 ‘3남 2녀 가운데 장남’이라고 돼 있다. 하지만 토머스 행콕의 유언장이나 베델 후손의 증언을 살펴볼 때 그에게 여자 형제는 미니 한 명 뿐이었다. 토머스 행콕이 1870년 결혼 당시 작성한 신고서에는 그의 직업이 ‘회계원’으로 기재돼 있다. 2년 뒤 베델이 태어났을 때 제출한 출생신고서에는 ‘맥주회사 서기’로, 셋째 허버트가 태어났을 때는 ‘상업 서기’로, 넷째 아서 퍼시 때는 다시 ‘회계원’으로 쓰여 있다. 그가 맥주회사에서 금전 관련 업무를 도맡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1881년 영국에서 실시된 인구 센서스와 베델이 학교에 들어간 1885년 9월 작성된 생활기록부에는 토머스 행콕의 직업이 ‘맥주회사 지방순회 영업사원’으로 바뀌어 있다. 이때는 사무실에서 회계 일만 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주변 지역을 돌며 펍(영국식 맥줏집)을 관리했던 것 같다. 약전에는 베델이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마지못해 사업에 나섰다고 돼 있는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 같다. 배델의 할아버지인 토머스는 선박 소유주로 일종의 자본가였다. 최소한 가난하게 살지는 않았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서울신문이 찾아낸 베델 생가를 보더라도 그가 어린 나이에 장사에 뛰어들어야 할 만큼 가정 형편이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베델의 손자 토머스 오언은 “19세기 영국에서 (베델처럼) 사립학교 교육을 받거나 사업차 일본에 건너갈 수 있었던 사람은 많지 않았다”면서 “할아버지(베델)는 일본에 가서도 곳곳을 누비며 여행을 즐겼다고 들었다. 돈이 부족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라고 전했다.베델은 시내 중심부의 ‘머천트 벤처러스 스쿨’에서 공부했다. 이 학교는 1856년 ‘브리스톨 무역·광산학교’로 문을 열었다. 이름이 말해 주듯 실업학교였다. 하지만 1885년 브리스톨 지역 상인들의 길드(동업조합)였던 ‘벤처상업협회’가 이 학교를 인수해 시설과 교육 과정을 고치고 교명도 바꿨다. 약전에는 베델이 어려서 아버지를 따라 런던으로 옮긴 뒤 거기서 고등학교를 다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영국에 사는 동안 브리스톨을 떠나지 않았다. 벤처상업협회는 브리스톨 지역 상인들을 대표하는 이익단체로, 1551년 영국왕 에드워드 6세에게 특허를 받아 법인 조직이 됐다. 영국은 17세기부터 글로벌 무역과 상업을 거머쥐며 ‘대영제국’으로 번영했는데, 벤처상업협회도 나날이 커지는 국력에 편승해 장사일로 큰 자본을 모았다. 이 길드는 유럽 각지 명문 대학들을 돌며 우수 시설과 커리큘럼을 벤치마킹한 뒤 브리스톨 시청 맞은편에 새 건물을 지었다. 당시 베델이 살던 지역에서 유일한 학교였다. 1885년 9월 신학기부터 신청사에서 수업을 진행했는데 베델은 이때 입학했다. 이 학교는 현장 기술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지금의 전문대학 수준의 교육을 제공했다. 시 교육위원회가 작성한 학업 성취도 평가 자료를 보면 베델은 1885~1886년 학기 시험에서 수학 등 세 과목을 통과한 것으로 나온다. 이 학교는 베델이 졸업한 지 6년 뒤인 1894년 ‘머천트 벤처러스 공업대학’으로 또 한 번 명칭을 바꿨다. 이후 브리스톨대학과 서잉글랜드대학, 시티오브브리스톨 칼리지 등으로 나뉘어졌다. 이 가운데 브리스톨대학은 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지역 최고 명문 대학으로 발돋움했다. 베델이 다녔던 ‘머천트 벤처러스 스쿨’ 건물은 지금도 브리스톨시 청사 옆에 남아있다. 지금은 내부를 리모델링해 주거 시설과 오피스텔 용도로 쓰이고 있다. 글 사진 런던·브리스톨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위엄있게 죽겠다” 104세 과학자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됐다

    “위엄있게 죽겠다” 104세 과학자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됐다

    호주의 104세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됐다. 위엄있게 죽고 싶다는 구달은 2일(현지시간) 서부 퍼스의 집을 떠나 안락사가 허용된 스위스로 향하는 여행길에 올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일단 프랑스로 가 친척을 만나 함께 스위스로 떠난다. 환경학자와 생물학자로 꽤 명성을 날린 그는 중병을 앓는 것이 아니지만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자꾸 사라진다며 스스로 삶을 마감하겠다고 결심했다. 구달은 지난달 생일을 맞아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나이에 이른 것이 대단히 후회된다”며 “행복하지 않다. 죽고 싶다. 딱히 슬픈 일은 아니다. 이런 (삶의 마감이) 방해받는다면 그게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당한 논란 끝에 호주의 한 주에서도 조력 자살이 합법화됐지만 난치병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만 허용돼 구달은 해당하지 않고 다른 주에서는 모두 불법이라 그는 스위스로 떠나게 됐다. 런던 태생인 그는 1979년 은퇴했지만 연구 일에는 계속 관련을 맺고 있었다. 최근 몇년 동안 30권 분량의 ‘세계의 생태계’ 시리즈를 출간했고 과학 연구의 업적을 평가받아 호주 훈장을 수여했다. 2년 전에는 102세의 나이에 퍼스의 에디스 코완 대학에서 무보수 명예 연구조교로 일하게 해달라는 법정 소송을 이겼다.이번 여행에 동행하는 조력 자살을 지지하는 시민단체 ‘엑시트 인터내셔널’을 이끌고 있는 캐롤 오닐에 따르면 이 소송 과정에 구달이 겪은 이들이 죽음의 여행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대학은 그가 출퇴근할 수 있는지를 많이 걱정했는데 그는 “마지막이 시작됐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지난달 아파트에서 넘어져 이틀 동안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채 방치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의료진은 24시간 돌봄을 받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하라고 했고, 독립적인 성품인 그는 낯선 이로부터 돌봄을 받으면서 생을 마감하고는 싶지 않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조력 자살은 다른 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게 돕는 행위를 말하며 의사가 모든 것을 관장하는 안락사와 조금 다른 개념이다. 스위스에서는 돕는 이가 이기심 때문에 돕는 것이 아니라면 조력 자살이 허용되며 특히 외국인도 받아들이도록 한 유일한 나라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는 안락사와 조력 자살 모두 허용하고 있으며 콜롬비아는 안락사를 허용한다. 미국 오레곤, 워싱턴, 버몬트, 몬타나,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주에서는 난치병 환자에게 조력 자살을 허용한다. 워싱턴 DC는 지난해 거주민에 한해 허용하는 법을 개정했다. 캐나다 퀘백주는 2년 전 안락사와 조력 자살을 허용했다. 오닐은 구달의 마음 상태에 대해 “우울하지도 참담하지도 않다. 다만 몇년 전부터 삶에 대한 스파크가 일어나지 않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마지막 여행에 비즈니스 클래스를 탑승하게 하자는 온라인 청원이 제기돼 2만 호주달러(약 1600만원)가 모금됐다. 최근까지 유언장을 수정하고 여러 손주들을 비롯해 많은 가족을 만났다.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 정부도 구달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명했지만 난치병 환자에게만 조력 자살을 허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구달은 지난달 A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나같은 노인네가 조력 자살을 포함해 완벽한 시민의 권리를 누렸으면 하는 것이 내 마음”이라며 모두가 자신의 결정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스스로 생을 끝내겠다고 선택하면 그걸로 공평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거기에 끼어들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뮌헨회담과 한반도/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뮌헨회담과 한반도/김성곤 논설위원

    “뮌헨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2차 세계대전에서) 패했을 것이다. 대영제국 또한 1938년에 파멸했을 것이다. 나는 결코 역사가의 평가가 두렵지 않다.” 독일의 히틀러와 굴욕적인 협약을 맺어 2차 세계대전을 촉발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가 1940년 11월 9일 죽기 전 작성한 유언장의 한 토막이다.체임벌린은 지금도 비난을 받는다. 1997년 BBC의 영국 국민 여론조사에서 체임벌린은 ‘20세기 최악의 총리’로 꼽혔다.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한국전쟁 참전을 앞두고 1930년대 영국의 유화책을 예로 들며 국민의 동의를 구했고, 베트남전 때 린든 존슨 대통령이나, 걸프전쟁 때 조지 H W 부시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뮌헨을 예로 들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일 체임벌린의 뮌헨회담을 빗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핵 폐기의 구체적인 실증이 없는 위장 평화회담은 대한민국을 파국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며 “뮌헨회담에서 히틀러에 속아 2차대전의 참화를 초래했던 체임벌린도 회담 직후 영국 국민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고 말했다. 맞다. 체임벌린이 뮌헨회담을 마치고 돌아올 때 영국 국민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그를 나라를 전쟁의 위기에서 구한 영웅으로 환영했다. 그러나 히틀러는 그날 체코 슈데텐 지역을 침공한다. 체임벌린에 대한 다른 평가도 적지 않다. 만약 그때 영국이 독일과 전쟁을 벌였다면 나라를 지켜 낼 수 있었을까. 그때는 미국도 유럽의 전쟁에 참가할 뜻이 없을 때다. 영국은 히틀러의 위험을 감지하고, 뮌헨회담 이전부터 국방력 강화에 나섰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1년 뒤인 1939년 9월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했지만, 체임벌린은 선전포고만 하고 군대는 보내지 않는다. 본격적인 전투는 1940년 들어서 벌어진다. 그 2~3년 사이에 영국의 국방력은 강화됐고, 이를 바탕으로 전세를 역전시킨다. 히틀러조차 영국 침략은 1938년이 적기였다고 후회했다고 전해진다. 북핵과 관련, 남북은 물론 북ㆍ미 정상회담이 오는 4, 5월 연이어 열린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적 옵션을 들먹이면서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고조됐던 게 바로 엊그제다. 잘하면 북핵 해결과 통일의 단초도 마련할 호기일 수도 있다. 역사는 원하는 대로 보이고, 원하는 대로 들린다고 한다. 그러나 양대 정상회담을 체임벌린에 빗대 남북 평화 사기극으로 치부하기엔 이른 시점이 아닌가 싶다. 회담에는 기회와 시간이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김성곤 논설위원 sunggone@seoul.co.kr
  • 미 국무부 “북한 방문자들, 유언장 작성하고 가라” 경고

    미 국무부 “북한 방문자들, 유언장 작성하고 가라” 경고

    미국 국무부가 북한 방문을 희망하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사전 유언장 작성 등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것을 주문하는 경고문을 국무부 홈페이지에 공고했다.폭스뉴스는 15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지난주 위험한 독재 국가로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에게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살벌한 경고문을 고지했다”며 “유서 작성과 장례식 준비 및 재산 처리 문제 등 최악을 대비하라는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미 국무부의 지난해 9월 1일 자 여행 금지 조치로 인해 ‘4단계 여행 금지국가’로 분류된 가운데, 국익과 관련이 있거나 취재, 인도적 지원 목적 등 제한된 경우에 한 해 국무부의 별도 허가 절차를 통과해야만 방문할 수 있게 돼 있다. 국무부는 이 공고문에서 “체포 위험과 장기간 구금 우려에 대한 심각한 위험이 있는 만큼, 북한 여행은 하지 말라”며 “국무부의 특별한 허가 없이는 미국 비자를 갖고 북한 여행을 할 수 없으며, 제한된 환경에서만 특별한 허가가 이뤄지게 돼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북한과 외교적 관계를 맺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 머무는 미국 시민에게 비상상황에 대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며 “북한 내 스웨덴 대사관이 미국의 이익대표국 역할을 하며 제한된 비상상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북한 정부는 억류된 미국 시민에 대한 스웨덴 관리들의 접근을 지연시키거나 거부하기 일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무부의 특별허가를 받고 방북하는 경우와 관련, “유언장을 작성하라. 그리고 적절한 보험 수혜자 지정 및 위임장 작성을 해라. 자녀와 애완견 양육, 재산과 소장품, 미술품 등의 자산 처리, 장례식 계획 등을 가족과 친지, 친구들과 세워놓아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컨틴전시 플랜‘(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대응계획)’을 세울 것을 촉구하면서 국무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 팔로잉을 권고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의식 불명 상태로 석방된 뒤 6일 만에 숨지자 9월 1일자로 북한에 대한 여행 금지령을 내렸다. 다만 국익과 관련이 있거나 언론보도, 인도적 지원 목적의 경우에 한해 방문을 허용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배우자가 맺어 준 특별한 인연/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배우자가 맺어 준 특별한 인연/최광숙 논설위원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가 “같은 동료 외과의사로서 생각의 바닥조차 가늠이 안 될 정도로 성숙된 정신세계를 가진 이 사람과 같이 수술을 하면서 얼마나 수술을 잘하는지 보고도 싶고 저녁 늦게 당직실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세상 얘기를 하고 싶다”고 했던 남자. 그는 폐암 선고를 받고 37살에 세상을 떠난 인도계 미국인 의사 폴 칼라니티다.언제 죽을지 모를 상황에서 그는 의사의 직분을 다하고, 아이까지 갖기로 한다. 의사인 아내 루시가 “아이에게 작별을 얘기하는 것이 당신의 죽음을 더 고통스럽게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그는 “고난을 피하는 것이 인생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8개월 된 딸을 남기고 가족과 작별했다. 그가 투병 중에 쓴 자신의 삶과 죽음을 다룬 책 ‘숨결이 바람이 될 때’를 읽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나는 죽음에 대해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진정으로 감탄과 눈물을 자아냈다”고 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시인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던 니나 리그스의 마지막 삶의 여정도 폴과 닮았다. 38살의 유방암 환자인 그 역시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암이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을 때도 아들의 장난감을 사고, 유언장을 적고, 항암 치료를 받는 순간들을 유려한 문장으로 기록한 책 ‘이 삶은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를 써 내려갔다. 죽음 앞에서도 ‘삶을 사랑하며’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근 워싱턴포스트는 세상에 남은 폴의 부인 루시(38)와 니나의 남편 존(41)이 새로운 만남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니나가 혼자 살아갈 남편을 걱정하며 “비슷한 일을 겪었던 루시에게 연락해 보라”는 유언을 남긴 것이 계기가 됐다. 2015년에 남편을 잃은 루시는 이듬해 니나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시한부 삶과 남편에 대한 사랑이 담긴 칼럼을 보고 연락했고, 이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니나가 세상을 떠난 뒤 존은 루시에게 어떻게 하면 밤잠을 설치지 않을지, 어떻게 하면 미쳐 버리지 않을지 이메일로 조언을 구했고 루시는 답장을 보내면서 이들 사이에 사랑이 싹텄다. 홀로 남을 배우자를 위해 새 인연까지 맺어 주고 떠난 폴과 니나. 인생은 참으로 오묘하다. 지난해 미국의 여성 동화작가 에이미 크라우드 로즌솔도 말기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남편의 새 부인을 찾아 주려고 뉴욕타임스에 ‘내 남편과 결혼할래요’라는 칼럼을 기고해 잔잔한 감동을 줬다. 배우자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이들이다.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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