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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아쇠 손가락’ 아시나요

    주부 박정임(37)씨는 아이가 손가락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것을 보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이가 오른손 손가락을 쫙 펴지 못하는 것이었다. 손가락을 잡아주니 간신히 펴는 것이 이상해 병원을 찾았더니 ‘방아쇠 수지’라는 생소한 진단이 나왔다. 박씨는 초기에 병원을 찾은 덕분에 통증이 심하지 않을 것이란 의사 말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방아쇠 수지는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다시 펴려고 할 때 쉽게 펴지지 않고 약간의 힘을 줘야 ‘탁’하는 소리와 함께 펴지는 증상을 말한다. 손가락을 구부리게 하는 힘줄은 ‘활차’라는 좁은 공간을 지난다. 문제는 활차가 선천적으로 너무 좁거나 힘줄의 일부분이 굵어질 때 생긴다. 잦은 염증도 방아쇠 수지의 원인이 된다. 이 증상이 나타나면 손가락 관절이 잘 펴지지 않고, 심한 경우에는 억지로 펴려고 해도 되지 않는다. 엄지 손가락의 아래쪽 손바닥 부분에 작은 혹이 만져지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수가 있다. 반면 성인은 혹 주변 부위 통증이 심하다. 영·유아기에 생기는 방아쇠 수지는 선천성일 가능성이 높다. 성인은 손가락의 움직임이 많은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요리사나 테니스, 골프 등의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이 경험한다. 택시와 버스 운전기사도 발병 위험이 높다. 특히 여자가 남자에 비해 방아쇠 수지에 걸릴 확률이 높다.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활차에 염증이 생기기 쉽고, 여성이 집안일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도 손가락을 펴는 데 많은 힘이 필요하지 않다. 이 때에는 손가락에 압박이 가해지지 않도록 물건이나 도구를 느슨하게 잡는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 가능하면 손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증상이 진행되면 손가락을 구부렸다 펼 때마다 바로 펴기 어렵고,‘탁’하는 소리와 함께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이 자주 느껴진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1∼2주일 동안 소염제를 투여하는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손가락을 구부리는 것조차 힘이 들고 통증이 심한 말기에는 염증 반응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주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재발하면 활차를 약간 절개해 힘줄이 움직이는 통로를 늘려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유아기에는 저절로 없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만 24개월까지 운동치료를 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바른세상병원 이광석 원장은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교정 치료 땐 야채가 충치 예방약

    교정 치료 땐 야채가 충치 예방약

    삐뚤빼뚤한 치아를 가진 김모(27·여)씨는 2년여 동안 교정치료를 받았다. 치료 후 가지런한 이를 보면서 만족감을 느꼈던 김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어금니 부분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생긴 것을 알게 됐다. 급히 병원을 찾았더니 치아 5∼6개에 ‘치아우식증’(충치)이 생겼다는 진단이 나왔다. 교정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꼼꼼하게 양치질을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다행히 증상이 심각하지는 않아 간단한 충치치료로 끝났지만, 고통스러운 치료를 다시 받을 뻔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치아 관리를 소홀히 하다가 충치로 고생하는 성인 환자가 늘고 있다.2006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충치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1002만 136명. 전체 국민의 20%가 넘는 수준이다. 치아의 날(6월9일)을 맞아 노년기까지 치아를 소중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이에 검은 실선 생기면 치과로 충치는 세균에 의해 치아 표면이 부식돼 그 속의 단백질이 용해되고 치아가 파괴되는 증상을 말한다. 주로 단 것을 많이 먹고 양치질을 소홀히 하는 유아기에 잘 생기며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떨어진다. 그러나 어린시절 충치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장년이 돼서도 충치를 앓는 사례가 종종 있다. 충치가 처음 진행될 때는 불편이나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치과에서 구강검진을 받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치아에 미세한 검은 점이나 선 같은 것이 보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상아질’이 썩는 단계에 이르면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린 것을 느낄 수 있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때부터 치아에 작은 구멍이 생기기 시작한다. 충치를 그대로 방치해두면 신경을 침범해 통증이 심해지게 된다. 이때는 음식을 씹을 수 없게 되고, 특히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린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충치가 치수(신경조직)까지 침범하지 않았을 때는 충치 부위만 제거하고 합금, 레진 등으로 충전치료를 한다. 그러나 법랑질과 상아질을 뚫고 치수까지 세균이 침범하면 신경치료를 한 후에 충전치료를 해야 한다. 충치가 심해져 치수를 지나 치아의 뿌리 끝 턱뼈에 고름 주머니를 만들 정도가 되면 볼이 붓고 열이 나며 몸이 아파서 견딜 수 없게 된다. 때로는 극심했던 통증이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는데, 이는 신경이 완전히 썩어서 통증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램브란트치과선릉 최용석 대표원장은 “치조골과 잇몸이 썩는 단계에 이르면 신경치료에만 2∼3개월의 시간이 걸리고 심하면 치아를 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면서 “일단 충치가 발생했다면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육체적·경제적인 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교정 땐 단 음식은 독 우리 입안에는 수많은 종류의 세균이 번식하고 있다. 하지만 세균이 치아를 직접 파괴시키는 것이 아니라 당분을 먹고 난 찌꺼기인 ‘산’ 성분이 충치를 유발한다. 보통 충치는 음식물을 씹는 어금니에서 발생하는 반면 교정 중인 치아는 어금니뿐만 아니라 앞니의 치아 표면과 치아 사이사이에 충치가 생길 수 있다. 특히 교정 치료를 받을 때는 치아 표면에 일정 기간 동안 장치를 부착해 놓아야 하기 때문에 잇몸과 치아 뿌리 사이에 치석이나 플라크(치태)가 평소보다 더 많이 축적돼 충치가 생길 위험이 높다. 교정치료를 받을 때는 치아 사이에 이물질이 끼기 쉽기 때문에 평소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당분의 섭취 횟수와 양을 줄이고, 치아에 달라붙은 음식 찌꺼기를 씻어내는 야채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후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아 구강검사를 받아야 한다. ●교정치료 전에 치과질환 검진을 교정치료를 끝낸 뒤 장치를 제거하면 치아 표면이 전체적으로 얼룩덜룩한 형태를 띠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이미 다발성 치아우식증이 진행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정 중에는 ‘치간 칫솔’이나 ‘치실’ 등을 사용하면 좋다. 치간 칫솔은 잇몸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하는 기구이지만 장치와 치아 사이에 낀 이물질을 빼내는 데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초기 치아 부식이 발견되면 전문가와 상담해 불소나 재광화(빠져나간 칼슘 등의 구성성분이 다시 회복되는 현상)를 위한 약물요법을 시행해 부식이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교정을 받는 성인에게는 충치 증상의 일종인 ‘블랙트라이앵글’이 잘 생긴다. 블랙트라이앵글이란 치아가 비뚤고 겹쳐 있을 때는 보이지 않다가 가지런해지면서 잇몸이 약해져 치아 사이가 삼각형 모양으로 검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성장기 청소년은 비어 있던 공간에 잇몸이 차오르면서 블랙트라이앵글이 없어지지만 성인은 그렇지 못해 ‘치아 성형’을 받아야 하는 환자도 많다. 연세미플러스치과 이진민 원장은 “충치는 6∼12세 아동기에 주로 발생하는 치과질환인데, 최근에는 교정 치료를 받는 성인들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교정 치료 전에 잇몸 염증이나 충치가 없는지 확인한 뒤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닻올린 李정부] (4) 교육과 복지 정책

    [닻올린 李정부] (4) 교육과 복지 정책

    ■ 교육 정책 교육개혁은 경제살리기와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추진과제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교육개혁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육정책의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두 달간 쏟아낸 교육정책만 봐도 이런 기류를 읽을 수 있다. 교육당국의 변화뿐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현장에서도 대변혁이 일어날 것 같다. 교육개혁의 화두는 자율과 경쟁이다. 이 대통령의 기본 철학은 획일적 관치교육, 폐쇄적 입시교육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고 교육현장에 자율과 창의 그리고 경쟁의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입시 정책을 비롯, 일선 교육현장의 손발을 묶었던 여러 규제를 풀고 자율화를 추진하면서 시장논리를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참여정부의 획일적인 평준화 정책도 문제가 있었지만, 수월성(엘리트) 교육만 강조하는 교육개혁은 사교육비 부담을 키우고 공교육 붕괴라는 부작용을 낳을 게 뻔하다는 우려다. 현 정부의 교육 방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과도한 시장주의적 교육정책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면서 “교육은 청계천 복원처럼 단시일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교육개혁 양대 축은 대학입시 자율화와 영어 공교육 강화다. ●대학입시, 대학의 손에 대학입시 정책이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태껏 교육부가 쥐고 있는 대학입시 정책이 오는 2012년 이후 완전자율화되면서 대학의 손으로 넘어간다. 올해 고3학생이 치를 입시부터는 대학들이 교육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내신(학교생활기록부)과 수능 반영비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설립하는 기능도 올 상반기 중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로 넘어간다. 이 때문에 대학입시를 총괄했던 교육부의 핵심부서인 대학지원국은 완전히 쪼개지면서 통합된 과기부 쪽의 1개실의 일부로 흡수됐다. 참여정부가 2008학년도 수능에서 처음 적용했던 수능등급제(9등급)도 당장 올해 고3이 시험을 치르는 2009학년도 입시부터 백분위점수와 함께 병기돼 1년만에 폐지되는 수순을 밟는다. 이로써 참여정부가 집착해온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도 기여입학제를 빼고는 사실상 백지화된다.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내신·수능 반영비율 대학별 자율화→수능과목 4∼5개로 축소→대입 완전 자율화) 외에도 이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고등학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자율형 사립고 100개, 마이스터고 50개, 기숙형 공립고 150개 설립)’도 추진된다. ●고등학교 나오면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대입 자율화 못지않게 변화가 일어날 분야는 영어 공교육 강화다. 학교(공교육)에서 영어 교육를 책임지겠다는 취지로,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적어도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 오는 2013년까지 영어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영어전용교사 2만 3000명이 새로 선발돼 교육현장에 투입된다.2010년부터는 초등학교에서 영어수업시간이 현행 주당 1∼2시간에서 3시간으로 확대된다.2012년엔 고교의 모든 회화 중심 수업도 영어로 진행된다. 이같은 공교육 강화 프로그램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5년간 4조원. 관심을 가장 많이 끌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논란도 많았고 반대여론도 거셌던 정책이기도 하다. ‘기러기 아빠’를 없애겠다는 취지지만, 영어 공교육 강화방침이 시행되면 영어 사교육비는 더 늘어나고, 조기유학을 부채질하면서 학부모들의 등골만 더 휠 것이라는 우려 또한 많다.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미국에서 오렌지라고 말했더니 못 알아듣더라. 아륀지라고 해야 한다.”는 취지의 ‘아륀지(오렌지) 해프닝’까지 터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설익은 정책이 잇따라 흘러나온 데다 영어 공용화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속도조절이 제기됐고, 앞으로도 이런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 같다. ●로스쿨 등 ‘뜨거운 감자’ 산적 참여정부에서 넘어온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도 새 정부가 직면한 뜨거운 감자다. 예비인가를 받은 대학도, 탈락한 대학도 모두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새 정부에서 어떤 변화를 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양쪽을 모두 달래려면 현재 2000명인 정원을 조기에 늘려야 할 판이다. 하지만 법조계 반발이 예상되고 있어 쉽사리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오는 9월 본인가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쿨 정원을 배정하며 참여정부에서 강조했던 ‘지역균형발전의 원칙’이 새 정부에서 깨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이공대는 본고사를 부활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 등 ‘엘리트주의자’로 알려진 김도연 교육과학부 장관이 교육개혁을 이끌어나갈지도 관심거리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과 대학학장 때 생각은 달라질 수밖에 없고, 또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교수 출신의 역대 장관들도 교육부를 맡고서는 입장을 바꾼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핵심브레인인 이주호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김도연 장관과 팀 워크를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복지 정책 “능동적이고 예방적 복지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낙오자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달 25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복지 청사진은 ‘능동적 복지’이다. 지난달 초 발표한 인수위의 5대 국정지표의 한 축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앞선 정부의 복지정책을 시혜적·사후적이라 평가하면서 수요자 눈높이에 맞춘 자립형 복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선기간 꾸준히 자립형 복지의 핵심으로 ‘일자리’를 꼽았고,‘실용’과 ‘시장’이란 가치를 복지분야에도 예외없이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편적 복지 ▲생애주기 복지 등 화려한 수식어구가 따라붙었다. 이른바 ‘MB노믹스 복지’인 셈이다. 이 가운데 생애주기 복지는 출산, 자녀교육, 청년, 중년, 노후생활 등 생애 단계별로 적절한 맞춤형 혜택을 누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유아기 보육과 성장기 교육을 책임지고 청소년기에는 일자리를 늘려준 뒤 노년기 때는 연금개선을 통해 혜택을 주겠다는 의미이다. ●모호한 MB식 복지개념 그러나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은 철학이 아닌 수사(修辭)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보편적 복지와 능동적 복지는 상반된 개념인데도 둘을 한꺼번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편적 복지는 보편적 사회기초소득 보장과 공교육 강화 등을, 능동적 복지는 대상별 능력 개발과 특성화 교육 등을 강조한다. MB식 복지는 시장경쟁을 통해 ‘파이’를 먼저 키운 뒤 ‘분배’를 하는 전형적 선순환 구조로, 성장과 분배를 아우른 참여정부처럼 두 개념을 함께 쓰기에는 부적합하다.‘낙오자 없는 세상’이란 대통령 취임사도 이런 의미에서 경쟁·효율성을 강조한 신자유주의적 복지 논리와 어긋난다. 현도사회복지대 이태수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능동적 복지’는 정체불명의 모호한 개념”이라며 “유추하자면 경제부문의 능동성을 보장하는 선에서 복지정책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소극적 복지를 뜻하는데, 국정과제에서 선보인 4대 전략 중 ‘평생복지기반 마련’이나 ‘예방·맞춤·통합형 복지’ 등의 용어는 매우 적극적인 복지 또는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용어”라고 꼬집었다. 서울대 김상균 교수(사회복지학)는 “맞춤형 복지나 일하는 복지는 정부 복지예산의 확대를 수반하는데, 효율성과 시장주의는 예산 확대와는 반대의 개념”이라며 “상충되는 부분을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천문학적 예산 어떻게 새 정부의 복지정책은 성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민간위탁이 복지예산의 수요를 줄인다는 뜻인데, 전문가들은 “국가복지가 취약한 한국에선 왜곡과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태수 교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예산이 30%를 넘는 선진국에서 신자유주의식 복지를 일부 차용한 것을 우리도 그대로 따르려 한다.”면서 “떠받쳐줄 인프라가 없는 우리나라는 멕시코처럼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복지지출은 1995년 GDP대비 15%에서 2001년 23%로 증가된 뒤 지난해 8%선까지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51.2%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새 정부는 복지예산도 다른 예산처럼 10%씩 일괄 삭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는 이밖에 기초노령연금을 단계적으로 올려주고 기존 국민연금과 특수직 연금 제도를 수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전검사·불임치료·분만비용·예방접종 등 출산부터 취학까지 국가에서 지원하는 계획을 내놓았다.2012년에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의 보육시설 이용금액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공약대로라면 오히려 이전 참여정부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해진다. 연간 최소 10조원은 추가로 더 필요할 전망이다. 새 정부는 정부기능 축소와 효율화 등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하면 된다는 입장이다.‘세금감면’과 ‘복지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에선 최근 성명서를 발표해 능동적 복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배분의 개념이 필수적인 복지에서마저 시장과 효율을 강조하는 정책기조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의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기고] 인재는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양옥승 덕성여대 교수·보육교육단체총연합회 회장

    [기고] 인재는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양옥승 덕성여대 교수·보육교육단체총연합회 회장

    아이들은 희망이다. 그 자신과 부모에게는 물론이고 국가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이 대학입시라는 목표를 위한 경주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이런저런 방략으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비를 줄이려 해왔지만, 한번도 국민들로부터 칭찬받아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이번에도 대학자율화며, 영어몰입교육이며 새로운 방향이 제시될 때마다 국민들은 불안하고 교육자들은 심란하다. 의도를 의심해서가 아니라 항상 의도와 다른 문제들, 예측했거나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눈사태처럼 쏟아졌기 때문이다. 급하게 서두르기 전에 교육의 본질적 물음으로 돌아가면 답이 보이지 않을까? 열매를 얻으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국가 인재를 얻으려면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최근의 뇌인지 과학이론에 따르면, 개인의 성장은 영유아기(0∼6세) 발달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출생부터 만 5세경까지 뇌의 생성이 대부분 이루어진다. 영유아기는 인간의 전반적인 성장 기반을 닦는 결정적 시기인 것이다. 그런데 이 시기는 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이 모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과학적·교육적 발견은 교육선진국이 영유아기에 관심과 투자를 늘리는 근거가 되고 있다. 실제로 선진국들은 장기적 계획 하에 투자하고 있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영유아 보육과 교육에 대한 투자는 국내총생산(GDP)의 0.5%로,0.2% 수준인 우리나라의 2배가 넘는다. 영유아교육에 대한 무관심과 공적 투자의 부족은 교육의 기회뿐만 아니라 질의 균등이라는 측면에서 이미 불평등을 낳고 있다. 한쪽에서는 영유아 대상 전문학원이 번성하고, 또다른 쪽에서는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겨우 보호만 받고 있는 어린이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취학 전 영유아기 자녀를 둔 20∼40대 부모들은 엄청난 사교육비를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자녀양육이 맞벌이 부부갈등의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영유아를 돌보는 문제가 더 이상 가정이 아닌 국가의 책임이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 시점에서, 노벨상 경제학상 수상자 게리 베커의 이론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소득이 증가할수록 자녀의 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자녀의 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다. 그러나 자녀의 질에 대한 수요가 자녀의 수에 대한 수요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소득이 증가해도 오히려 자녀 수가 감소한다.’ 우리의 지금 모습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학입시에 몰린 국민의 에너지와 정책의 방향을 취학 전 교육으로 돌려야 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국민의 세금을 지혜롭게 쓰기 위함이다. 미국과 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영유아의 보육과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1960년대 헤드스타트를, 영국은 1990년대 슈어스타트를 시작하였는데, 그 결과는 놀랍다. 최근 미국 헤드스타트는 5세 이전 1달러 투자는 이후 7달러의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결론을 내림으로써 영유아기 교육에 대한 국가적 투자의 필연성을 입증했다. 영국의 슈어스타트는 부모의 소득 및 계층에 따라 취학 전 영유아의 학력이 달라진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영유아에게 유아 보육과 교육의 기회뿐만 아니라 그 기회의 질적 수준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취학 전 교육 경험이 이후 학습결과와 상관이 있다는 연구가 나와 있다. 국가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해진다. 인재는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이라는 긴 경주를 시작하기 전에, 그 출발점을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양옥승 덕성여대 교수·보육교육단체총연합회 회장
  • [현장 행정] “우린 고액 사교육비 안 써요”

    [현장 행정] “우린 고액 사교육비 안 써요”

    “손에 한가득 눈을 줍고, 또 주웠습니다. 눈을 뭉쳐 내일을 위해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따뜻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강사가 유창한 발음으로 영어책 ‘눈오는 날’(The Snowy Day)을 읽는다. 옆에 앉은 김재모(8·성산초교 2학년)군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책과 강사를 번갈아 본다. 재모군은 집으로 찾아온 강사와 한달에 2만원짜리 영어 과외인 ‘영어동화 읽어주기’ 수업을 하고 있다. ●비용은 절반, 효과는 백배 마포구가 바우처사업으로 운영하는 ‘영어동화 읽어주기’가 저렴한 비용에 알찬 과정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바우처사업은 일정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증서를 가진 수요자가 서비스기관이나 내용 등을 선택한 뒤 본인부담금을 합쳐 대가를 지불하는 제도이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한 ‘영어동화 읽어주기’는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마포구의 위상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자는 고민에서 비롯됐다. 보건복지부가 바우처 권장사업으로 내놓은 ‘동화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에 영어 개인교습을 접목시켰다. 학습 위주의 학습지나 영어과외와 달리 유아기부터 자연스럽게 영어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됐다. 첫달에는 380명이 참여했고 입소문이 퍼져 지금은 479명이 영어 과외를 받고 있다. 재모군의 어머니 문미희(42·마포구 당인동)씨는 “다른 아이들이 조기교육이다 뭐다 극성이라 내심 불안하고 과외비가 만만치 않아 부담이 컸지만 이런 기회가 생겨 다행”이라면서 “집으로 찾아오니 아이도 안정감을 느끼고 잘 따라한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 ●내년에 참여 인원 확대 예정 영어동화 읽어주기 서비스는 영어학습지도사를 교육하는 여성자원금고가 진행하고 있다. 영어 전공자나 해외거주자, 영어강사 활동 등의 경력을 가진 40여명의 강사들이 서비스에 동참했다. 교재와 과정은 온라인영어사이트인 에브리클럽에서 지원받는다. 당초 1년간 주 1회 20분 수업하던 것을 기간을 6개월로 줄이는 대신 한 주에 2회로 확대, 아이와 접하는 시간을 늘렸다. 강사는 더욱 바빠졌지만 불만은 없다. 정지혜(34)씨는 “아이들이 착하고 말을 잘 들어 20분 수업시간이 지나가도 더 해주고 싶을 때가 많고, 가르치는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구는 주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내년에는 적어도 500가구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주민생활지원과 장정희씨는 “교육과정에는 만족하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눈에 띈다.”면서 “내년에는 교재를 더 많이 확보하고 알찬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영어동화 읽어주기 프로그램은 전국가구평균소득(4인 기준 353만원) 이하 가구의 3∼8세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총 14만원 가운데 12만원은 바우처로 해결해 신청자는 2만원만 부담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英연구팀 “머리 큰 아기가 지능 높다”

    英연구팀 “머리 큰 아기가 지능 높다”

    머리가 큰 아기가 훗날 높은 지능을 갖게 될까? 최근 영국 사우스햄턴 대학교(University of Southampton)의 캐서린 게일(Catherine Gale)박사는 “생후 1년 사이에 성장하는 아기들의 두뇌크기가 향후 지능을 결정, 머리가 큰 아기는 훗날 높은 지능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아기들의 머리크기가 생후1년 사이에 얼마만큼 성장하느냐에 따라 지능의 수준이 결정된다는 것. 이같은 결과는 280일동안 엄마 뱃속에서 자란 633명의 아기의 두뇌와 그 아기들이 생후 1년, 4년, 8년째 되었을 때 측정한 두뇌크기에 근거한 것으로 아기들은 4살, 8살이 되었을 때 IQ테스트를 받았다. 그 결과 아기들의 지능은 생후 1년 사이에 성장하는 아기들의 두뇌크기가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연구진들은 부모들의 양육스타일과 모유수유 여부와 기간 등을 조사해 점수를 매겼으며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거나 3개월이상 모유수유를 한 경우에도 아기들의 IQ점수가 높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게일박사는 “생후 1년 사이에 이뤄지는 아기들의 두뇌성장은 4-8살 사이의 지능으로 이어진다.”며 “아기들의 두뇌성장에는 부모와 아기의 관계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고 설명했다. 또 박사는 “유아기시절에 적어도 머리크기와 관련한 두뇌성장을 소홀히 생각한다면 훗날 아기가 성장했을 때의 지능이 떨어질 수도 있음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CBS 인터넷판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송파 보건소 영양 관리서비스

    송파 보건소 영양 관리서비스

    #1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어서 일부 생선, 고기를 하루에 100g만 먹이라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6살 아이를 데리고 온 30대 엄마) “생선과 고기를 50g씩 번갈아가며 주세요. 생선 작은 것을 살코기 쪽으로, 고기는 버섯과 볶아서 주면 영양을 맞출 수 있죠. 탁구공 크기가 80g이니까 참고하세요.”(유진영 영양사) #2 “표준 몸무게에 배도 안 나왔는데 왜 체지방 검사에서는 복부 비만이라고 나올까요.”(40대 직장인) “규칙적인 식사를 안 하셔서 그래요. 음식이 불규칙적으로 들어오면 몸에는 음식을 지방으로 바꿔 저장하는 성질이 발달하거든요. 주로 앉아 있고 혈액순환이 안 되니까 더 쌓이죠. 싱겁게 먹고 자주 걸으세요.”(정현정 영양사) 17일 송파구보건소 1층에 있는 ‘식생활정보센터’를 찾아 영양사와 상담을 마친 민원인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문제를 해결하고, 원하는 정보를 얻은 듯한 개운함 때문인 듯하다. ●주민의 건강은 우리 손으로 송파구보건소에서 주민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은 사람의 얼굴에선 만족스런 표정이 역력하다.10㎡ 남짓한 규모의 식생활정보센터는 ‘좁지만 강한 공간’이다. 체지방, 키, 몸무게, 혈압, 시력 등을 무료로 측정하고 전문영양사로부터 영양상담도 받을 수 있다. 체형 진단과 평가, 식생활 진단과 개선책을 얻어가는 것은 물론이다. 하루에 커피를 30잔 마시는 카페인 중독의 40대 사업가도 이곳을 찾아와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갔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중·고등학생도 친구들과 삼삼오오 드나든다. 정 영양사는 “굶어서 체중을 빼는 것은 결국 다시 지방으로 돌아오므로 가능한 한 아침과 점심식사를 충실히 하고, 간단하게 해결할 때는 빵 대신에 삼각김밥처럼 밥으로 만들어진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단돈 2만원으로 1년 건강체크 식생활정보센터를 찾은 민원인은 하루 70∼80명에 이른다. 민원인이 쉽게 찾을 수 있고, 상담이 무료인 데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들른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당뇨나 알레르기 등에 따라 식단을 짜거나 다이어트 문제로 상담을 받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졌다. 단돈 2만원으로 1년에 100여개 항목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명품건강클럽’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다. 명품체력검사실에서는 최첨단 기구로 체성분·기초대사량·순발력·근력 측정 등을 하고, 간기능·혈액·소변 검사 등을 토대로 7명의 전문의에게 상담도 받는다. 저렴한 비용에 확실한 프로그램으로 서비스를 한 지 두 달 만에 320여명이 가입해 인기를 입증했다. 이달 들어 이런 명품 서비스를 들고 어린이집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영양교육’을 시작했다. 영·유아기에 올바른 식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음식모형을 영양군대로 분류하고, 특수로션을 이용한 올바른 손 씻기 등으로 꾸며 재미와 교육효과를 높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건강을 지키는 세대별 식생활 *영유아를 위한 식생활 1. 생후 6개월까지는 반드시 모유를 먹인다. 2. 이유식은 성장단계에 맞추어 먹인다. 3. 곡류, 과일, 채소, 생선, 고기 등 다양하게 먹인다.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식생활 1. 채소, 과일, 우유 제품을 매일 먹는다. 2. 고기, 생선, 달걀, 콩 제품을 골고루 먹는다. 3. 건강체중을 바로 알고 알맞게 먹는다. 4. 위생적인 음식을 선택하고, 튀긴 음식과 패스트푸드를 적게 먹는다. 5. 아침을 꼭 먹고, 간식은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으로. 6. 매일 밖에서 운동한다. *임신·수유부를 위한 식생활 1. 우유제품을 매일 3회 이상 먹는다. 2. 짠 음식을 피하고 싱겁게 먹는다. 3. 술은 절대로 마시지 않는다. 4. 임신부는 적절한 체중증가를 위해, 수유부는 모유 수유를 위해 알맞게 먹는다. 5. 안전한 식품을 선택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한다. *성인을 위한 식생활 1. 채소, 과일, 우유 제품을 매일 먹는다. 2. 지방이 많은 고기와 튀긴 음식을 적게 먹는다. 3. 활동량을 늘리고 알맞게 섭취한다. 4. 술을 마실 때는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한다. 5.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즐겁게 한다. *어르신을 위한 식생활 1. 채소, 고기, 생선, 콩 제품 반찬을 골고루 먹는다. 2. 우유 제품과 과일을 매일 먹는다. 3. 짠 음식을 피하고 싱겁게 먹는다. 4. 많이 움직여서 식욕과 적당한 체중을 유지한다. 5. 술을 절제하고 물을 충분히 마신다. 6. 세 끼 식사와 간식을 꼭 먹는다.
  • 정부·지자체 복지비 분담률 갈등 심화

    정부·지자체 복지비 분담률 갈등 심화

    참여정부 들어 지속적으로 사회복지정책이 강화되면서 복지비 지출이 늘어나자 지자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참여정부 출범 이후 2004∼2007년의 사회복지 예산은 연평균 15%씩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예산 연평균 증가율(2.1%)의 7배를 넘는 수치다. 사회복지에 소요되는 비용은 사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중앙정부가 75%가량 지원하고, 나머지를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가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따라서 지자체들은 증액된 사회복지비가 재정 운용에 상당한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에 정부가 기초노령연금제를 도입하면서 재원의 약 30%를 자치단체에 부담토록 하자 지자체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참여정부 들어 잇따른 복지정책 강화로 지방비 부담액이 크게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게 최저생계비를 보장해주는 지원비는 연평균 15∼20% 늘었다.80%는 국비로 지원하지만 20%는 지자체 몫이다. 지난해 신설된 영아기본보조금은 50%를 지자체가 부담하는데 연간 1400억원가량이 소요된다. 유아기본보조금도 내년부터 지원 예정으로 현재 3개 지자체에서 시범 실시 중이다. ‘지방 4대 협의체’ 김홍환 연구위원은 “복지 확대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복지문제는 국가사무적 성격이 강하므로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자체들은 사회복지비에 관한 정부와 지자체 분담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을 요구한다. 이번에 갈등이 야기된 기초노령연금제의 경우 지자체 분담률을 10% 정도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측의 입장은 다르다. 지자체가 복지예산 부족을 호소하는 것은 복지보다 개발이나 경제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테마파크 등 개발사업에는 예산을 아낌없이 투입하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에는 인색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늘어난 사회복지비를 교부세 증액 등을 통해 보전해줘도 지자체가 다른 용도로 쓰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한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메리츠화재, 자신愛찬 종합보험고객이 사망보험금 지급액수를 3단계에 걸쳐 설정할 수 있는 보험이다.30∼4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설계됐다. 자녀들의 유아기와 출가 이후, 자녀들의 대학입학·결혼 등 지출이 적은 시기와 지출이 많은 시기를 나누는 방식이다.●국민은행, 해외 비과세 주식형펀드 출시 해외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한시적으로 비과세가 되는 상품들이다.‘KB 일본 블루칩 셀렉션 주식형 펀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고 향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는 일본 주식시장의 블루칩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 일본 최대 연기금 운용사인 다임(DIAM)의 투자자문을 통해 투자가 이뤄진다.●외환은행, 모두투어 제휴카드최대 50만점(1점=1원)의 포인트를 미리 받아 여행상품을 결제하고 이후 카드사용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로 갚아나가는 상품.50만∼100만원 상품 구매시 최대 30만 포인트,100만원 이상 최대 50만 포인트까지 미리 이용할 수 있다. 각각 24개월,36개월 안에 상환하면 된다. 현금서비스를 제외한 국내사용액의 1.5%, 해외사용액의 3%, 휴대전화 자동이체 요금의 5%(매월 최대 5000점)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5) 신경모세포종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5) 신경모세포종

    만약 악성 종양이 인체의 교감신경계를 따라 생긴다면 그 공포감을 쉽게 상상할 수 있을까. 실제로 그런 병이 있다. 바로 희귀난치 소아암의 하나인 신경모세포종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성기웅 교수는 신경모세포종을 ‘교감신경계의 신경모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라고 설명한다.“교감신경절은 우리 몸 곳곳에 분포하는데 이 종양이 주로 이 교감신경계를 따라 발생하기 때문에 인체의 다양한 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거죠. 그러나 실제 발생 부위는 전체의 75% 정도가 복부에 집중되며 20%는 흉부 안쪽 척추 부위에서 생깁니다. 그 외의 곳에서 생기는 경우는 나머지 5% 정도로 보면 됩니다.” 신경모세포종은 주로 영·유아기에 발병한다.“환자의 90%가 5세 이하의 영·유아입니다. 백혈병을 포함, 특히 1세 이하의 영아기에 가장 흔한 소아 악성질환이지요.” 연간 발생 빈도는 15세 이하 인구 100만 명당 10명꼴.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80∼1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발병 원인은 아직 구명되지 않고 있다.“태아 발생기에 인체에는 신경모세포 소결절이 생겼다가 출생시나 출생 직후에 없어지는데 이 소결절에서 신경모세포종이 발생한다는 임상적인 사실만 확인될 뿐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증상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무척 다양하다.“종양이 복부에 생긴 경우 우연히 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져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고, 흉부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감기나 폐렴 등으로 X-레이 검사를 하다가 발견하게 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또 종양이 자라면서 여러가지 증상이 드러나는데 뼈의 통증과 빈혈, 발열, 쇠약감, 눈 주위의 멍 등이 그것입니다.” 일단 종양이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종양이 얼마나 퍼졌는가를 정확하게 알기 위한 다양한 검사 절차를 거치는 게 일반적이다. “그뿐이 아닙니다. 병의 특성상 종양유전자 검사 등 향후 치료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인자의 양상에 대해서도 정밀한 검사 과정을 거치게 되지요.” 예후는 발생 부위와 병기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생후 1년 이상 지났거나 신체의 먼 부위로 전이가 된 4기의 경우,‘N-myc(종양유전자)’이 양성이거나 병리적 소견과 염색체 소견이 불량한 경우라면 일반적인 화학요법으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N-myc이 양성인 환자는 대부분 통상의 화학요법으로 좋은 치료 예후를 기대할 수 없다고 봐야 합니다.” 과거에는 전이가 진행된 정도, 즉 병기를 기준으로 치료 예후를 예상하고 치료방법을 결정했으나 최근에는 앞서 열거한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별 치료법을 적용한다. 다시 말해 각 환자별로 재발 위험성을 따져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다른 치료방법을 적용하는 식이다. “예컨대 4기는 일반적으로 치료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졌으나 연령이 1세 이하이고 N-myc이 음성이면 통상적인 치료만으로도 완치율이 80∼90%나 됩니다. 반대로 원격 전이가 없으면 치료 예후가 양호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N-myc이 양성이면 일반적인 화학요법의 치료 예후가 아주 불량해 고용량의 화학요법 및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해도 완치율이 70∼80%에 그치지요.” 이에 비해 저위험군 환자는 수술만으로도 90% 이상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중간위험군 환자는 수술 후 일반적인 화학요법을 시행하며, 필요하면 국소적인 방사선 치료도 병행하는데 이 경우 80∼90%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환자의 50% 이상이 고위험군이다.“이런 고위험군 환자는 통상적인 수술 및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병행해도 예후가 불량해 고작 10∼20%의 환자만이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 경우 생존율이 8%라는 게 지난 96년 집계입니다.” 그러나 병마의 저항이 무서울수록 이를 제압하려는 인간의 의지도 뜨거워진다.“특히 고위험군의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90년대 초부터 고용량 화학요법과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이라는 치료방법을 시도한 결과 이 그룹의 장기 생존율이 30∼40%로 늘어났습니다만 이번엔 재발이 문제가 되더군요.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고용량 화학요법 및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2∼3회 반복하는 치료를 시도했는데, 그 결과 장기 생존율이 50∼60%까지 향상됐다고 보고됐습니다.” 성 교수는 국내의 치료 동향도 소개했다.“우리 병원 소아종양치료팀이 고위험군 환자에게 2회 연속 고용량 화학요법 및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했는데 놀랍게도 완치율이 62.8%에 달해 이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치료 중인 환자는 이보다 더 나아 70% 정도의 완치율을 기대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지금까지 보고된 고위험군 치료 성과중 가장 우수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항암제를 무작정 많이 투여할 수도 없다. 항암제를 많이 사용하면 효과는 좋지만 부작용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작용 중에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골수의 조혈기능 감퇴인데, 이는 환자를 죽음으로 몰아넣기도 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이다.“그래서 통상적인 화학요법에서는 환자의 체표면적에 따라 사용 가능한 항암제의 양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통상적인 용량의 3∼5배를 투여하는 고용량 화학요법을 시행하면 치료 효과는 극대화되지만 이의 부작용으로 심한 골수부전이 동반되는데, 이때 미리 채집해 둔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이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이 치료법은 최근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의 표준치료법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 병은 치료비의 80%를 건강보험에서 지원받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비 부담은 크지 않다. 성 교수는 끝으로 환자 가족들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사실 어른이 이 병을 가졌다면 절대 못 낫겠지만 소아암은 다릅니다. 환자는 물론 가족들은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것을 권고합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이주의 책갈피]

    ●딸, 이렇게 키워라 미국 가족생활 분야의 저명한 심리학자가 유아기에서 청소년기까지, 딸을 가진 부모들을 위해 쓴 교육 에세이. 자신의 딸을 키운 경험담과 딸 키우는 부모들과 함께 ‘딸 키우기’ 워크숍을 통해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딸을 키우는 일곱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가야북스.1만 2000원.●수학교과서, 영화에 딴지 걸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수학 교양서. 영화 속에 숨어 있는 수학적 현상과 용어, 지식 등을 교과서 내용과 연계해 소개하면서 수식과 정답보다는 논리적 추론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푸른숲.1만 1000원.●우리 아기 첫 365일 육아백과 아기 키우기가 두려운 초보 부모를 위한 육아 지침서. 아기가 태어나서 첫 열두 달 동안 겪게 되는 신체·인지·사회성 발달 과정을 주 단위로 꼼꼼하게 짚어준다. 예방접종과 이유식, 안전 사항, 장난감 선택법 등 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알차게 담았다. 황금부엉이.1만 2900원.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 인터뷰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 인터뷰

    “교사 스스로 자신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는 강의와 인터뷰 내내 이 점을 강조했다. 교육을 위해 교사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기계공학과 조벽(50) 교수. 최근 동국대 석좌교수로 부임한 그가 지난 15일 서울 방배동 교육인적자원연수원에서 열린 ‘교감 혁신리더십 과정’에서 전국 교감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강의와 인터뷰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교육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아질 기미가 없는 것인가. -우선 평준화냐, 수월성(엘리트) 교육이냐는 논란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는 비행기의 두 날개처럼 균형을 맞춰야 발전한다. 문제는 지금 이 문제가 대립적이고, 이념적이고, 극단적으로 가기 때문이다. 교육 붕괴도 더 심각해질 것이다. 한국의 이혼율이 세계 최고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곧 학교에 들어오면 붕괴도 심해질 것이다. 학생들의 기초실력도 계속 떨어질 것이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현실이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인재를 키울지를 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에 따라 교육자의 스트레스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평소 교사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교육자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미국의 연구 결과를 보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자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은 수업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교사를 받아들인다. 이런 면에서 교육자는 매우 소중한 존재다. 이런 사실을 알 때 학생 중심의 교육이 된다. 교사가 소중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학생들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인생 대본이 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유아기와 사춘기, 사회진출 시기, 성인 등 다섯번의 시기에 인생의 중추적인 역할자를 만난다고 한다. 교사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180도 바꿔줄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씩이나 부여받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학생이 부정적인 인생대본으로 절망하고 있을 때 말 한 마디로 인생을 180도 바꿔놓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가 교사다. ▶학생들에게 뭘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를 3불(不)과 3재(才)로 설명했는데. -3불은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하지 말라는 것이고,3재는 하자는 것이다. 우선 지능지수가 높다고 부러워하지 말자. 지능지수는 100년이 넘은 구닥다리 개념이다. 너는 영재니까 특수교육을 받으라는 것은 옛날 얘기다. 우수한 교육은 많은 학생들의 영재성을 발견하고 발전하도록 돕는 것이다. 두번째 ‘도전 골든벨’ 수상자를 부러워하지 마라. 골든벨을 울린 최우수 학생이라고 해도 능력은 최하위 컴퓨터보다 ‘훨씬’ 떨어진다. 암기력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암기력 순위로 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명 대학 졸업하고 의대 편입하는 것을 부러워하지 마라. 최근 뉴스를 보니 한국 청소년들의 꿈이 공무원과 의사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교육은 물론 꿈마저 주입시키는 한국의 현실이 매우 슬프다. ▶그럼 학생들에게 뭘 가르쳐야 하나. -3재로 얘기하겠다. 우선 전문성이다. 이는 일에 대한 실력이다. 공부는 고3까지만 죽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다. 이젠 공부를 억지로 하지 않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인재가 된다. 두번째는 창의성이다. 이는 일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남이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남이 시킨 일을 더 효율적으로 시도하는 사람이나 아예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사람이 인재다. 세번째는 인성이다. 이는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실력이다. 즉 남의 입장을 고려할 줄 아는 사람이 인재다. 때문에 학생들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하기보다 훌륭한 일을 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이 세 가지는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요즘 교사들 가운데 누가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좀 시켜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스스로 반쪽짜리 선생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인성이 개발되는 과정을 보면 두뇌의 앞 부분, 전두엽이 있기 때문에 인간이 인간다워진다. 이 부분은 여자는 27세, 남자는 30세에 완성된다. 그런데 전두엽이 발달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초·중·고에 다니는 시기다. 학교 교육이 학생들의 인성 발달을 돕는 것이다. 학생들이 판단을 제대로 못하고 감정 덩어리인 것은 당연하다. 이를 돕는 것이 교사가 할 일이다. 어린 아이가 걷다가 넘어지면 부모는 백번 천번이라도 일으켜 세워주지 않나. 교사도 마찬가지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아이 성교육 책으로 풀면 덜 민망”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가끔 당황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릴 때가 있다. 바로 ‘성’에 관한 질문. 솔직히 얘기해줘야 할지, 거짓말을 해야 할지 부모들은 순간 혼란스러워지곤 한다. EBS ‘60분 부모’는 14일 오전 10시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부모를 난처하게 하는 질문1:성’을 방송한다. 아이로부터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거야?”라는 질문을 받고는 어쩔줄 몰라 얼렁뚱땅 넘겼던 사람들이라면 성에 관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어떻게 해결해주면 좋을지 같이 생각해봐도 좋을 듯하다. 아이들에게 ‘성’은 어떤 의미일까? 사실 어른들에게도 ‘성’은 제대로 이해하고 편하게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주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에게 섣불리 성교육을 시키려드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럴 때 책을 이용해보면 좋다. 굳이 일일이 말로 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애써 돌려 말할 필요도 없어서 책은 자연스러운 성교육 도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어떻게 읽으면서 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것이 좋을까? ‘60분 부모’에서는 어린이문학평론가 김서정씨가 문제를 해결해준다. 어떤 책으로,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면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성지식을 터득할 수 있는지 설명을 곁들인다.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와 인지심리학자 김미라 박사도 유아기 어린이와 초등학생에게 성 문제를 이야기할 때 부모가 꼭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들려준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7) ‘헛똑똑이’로 키우지 않으려면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7) ‘헛똑똑이’로 키우지 않으려면

    ‘플린 효과’(Flynn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IQ가 해마다 3점 정도 올라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왜 매년 지능지수가 올라갈까요? 지능지수가 상승하는 것만큼 사람들은 똑똑해 지고 있을까요? 플린 효과의 원인으로 학자들은 연습효과(반복해서 지능지수 시험을 보면 점수가 올라가는 효과)나 엄마 뱃속에 있는 동안이나 영·유아기의 뇌 발달에 꼭 필요한 영양상태, 증가한 학교 수업, 시각매체의 증가 등을 듭니다. 이 가운데 많은 학자들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원인은 시각매체의 증가입니다.1920년대 영화의 등장,1950년대 텔레비전의 등장,1970년대 비디오 게임의 등장 그리고 1980년대 컴퓨터 게임의 등장으로 인해 지능지수가 상승했다고 봅니다. 이러한 시각매체가 효과적일 수 있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일한 내용을 글자로 배울 때보다는 그림으로 배울 때 학습이 더 잘되는 ‘그림 우월성 효과’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시각매체의 등장과 그림 우월성 효과가 딱 맞아떨어진 것이 플린효과로 나타난 것이지요. ●‘무엇´보다 ‘어떻게´를 알아야 현명한 아이 그렇다면 지능지수가 오른 만큼 사람들이 똑똑해졌을까요? 영국 런던대 응용심리학과 셰이어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아이들은 7년 전 아이들에 비해 덜 똑똑하며 심지어 15년 전의 아이들보다도 덜 똑똑하다고 합니다. 그 때 아이들 대부분이 풀 수 있었던 문제를 요즘에는 2분의 1이나 3분의1 정도의 아이들만이 풀 수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과거 그 나이 때의 아이들이 듣도 보도 못한 일들을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의아해 보입니다. 현재 아이들이 덜 똑똑하다는 것은 단순히 갖고 있는 지식을 묻는 문제가 아니라 그 지식을 각 인지발달 단계에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개념 문제나 사고 문제의 경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결국 ‘무엇’을 아는 것보다는 ‘어떻게’를 아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보면 요즘 아이들은 ‘무엇’은 많이 아는데 ‘어떻게’는 잘 모르기 때문에 덜 똑똑한 것이지요. ●지능지수 올랐어도 인지능력은 떨어져 문제 지능지수는 올라갔는데도 아이들이 ‘헛똑똑이’인 이유, 즉 인지적 능력이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분야의 학자 100여명이 모여 이 문제의 해답을 얻으려고 토의한 결과를 보면 지능검사가 실제 측정하는 것은 지능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재의 지능검사는 사람의 다양한 능력 가운데 일부만을 측정하는 검사이지 지능, 즉 지적인 능력 그 자체를 총체적으로 재는 검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학자들이 이보다 더 공감하는 이유를 크게 다섯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과다한 TV 시청입니다.TV 시청은 그 자체가 수동적으로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능동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박탈합니다. 또한 과거에는 재미없는 프로그램이 나올 때면 ‘어쩔 수 없이’ 독서 등 다른 일을 했지만 요즘에는 채널이 100개가 넘다 보니 TV 앞을 떠나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만큼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정보를 습득할 시간도 줄어들고 있지요. 두 번째 이유는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 등 정크푸트입니다. 짧은 시간 과도한 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체내의 산·알칼리 균형을 일시적으로 깨트리며, 결과적으로 생리적으로 성마르고 집중력이 부족한 상태가 됩니다. 아이들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참을성과 집중력이 필요한데 이를 정크푸드가 방해하는 것이지요. 세번째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옷을 입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브랜드 옷이 나오면서 아이들에게 고가(高價)이거나 성인 디자인의 옷을 입혀놓고 마음대로 뛰어놀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른처럼 의젓하게 행동할 것을 요구합니다. 서구에서는 부모가 네살 정도의 아이들에게 하는 질책 가운데 ‘애처럼 칭얼대지 마.’가 상당히 많답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때로는 칭얼대가며 배워야 할 어린 시절이 줄어든 것입니다. 네번째는 인터넷 게임입니다. 요새 아이들이 즐기는 인터넷 게임은 중독성이 강해 한 번 시작하면 빠져나오기가 어렵고, 매우 빠른 반응을 요구합니다. 빠른 속도의 게임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차분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루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인지 능력의 대부분은 참을성 없이는 얻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쟁적인 학교 분위기입니다. 지적 능력은 혼자보다는 동년배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습득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친구를 경쟁 상대나 라이벌로 간주하는 학교 분위기에서는 어렵겠지요. ●‘머리´보다 ‘몸´으로 배워야 큰 효과 결국 요새 아이들은 그 나이 때에 친구들과 함께 느리게 몸을 통해서 배워야 하는 많은 것들을 혼자 빠르게 머리를 통해서만 배우기 때문에 ‘헛똑똑이’가 되고 맙니다. 친구들과 함께 몸으로 배울 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공부 방법은 ‘놀이’입니다. 진정한 똑똑이가 되기 위해서는 친구들과 뒹굴며 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3) 골형성부전증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3) 골형성부전증

    가만 있어도 뼈나 이가 툭툭 부러지거나 굽는다면, 더구나 이런 병증이 골다공증과는 무관하게 어려서부터 생긴다면 그 삶이 어떨까.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이런 병이 있다. 바로 골형성부전증(Osteogenesis Imperfecta)이다. 이 병은 태어날 때부터 갖는 선천성 질환이다. 실험적 방법 말고는 이렇다 할 치료법도 없다. 이 병을 설명하는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이순혁 교수도 안타깝고 답답하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골형성부전증은 체내에서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 발병합니다. 알다시피 콜라겐은 인체의 골격 형성과 유지에 매우 중요한 단백질로 건축물의 뼈대 역할을 하는데, 골형성부전증 환자들은 체내에서 생성되는 콜라겐의 양이 정상치에 크게 못 미치거나 결함이 있어 뼈가 제대로 발육하지 못하고, 구조마저 비정상이어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집니다. 또 자신의 체중을 감당하지 못해 뼈가 아주 심하게 휘는 변형이 생기는 병입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그런 병이 흔할까 여기기도 합니다만, 질환의 특성상 일반인이 볼 기회가 적을 뿐 일반적으로 5000∼2만명 중에 1명꼴로 발병하니까 우리나라에만 1만명 가까운 환자가 있어야 하지만 사산이나 출산 과정, 또는 출산 직후 숨지는 사례가 많아 3000∼4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원인은 유전자 이상이다. 환자의 90%가량이 제1형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결함을 가졌다.“이 제1형 콜라겐은 뼈와 피부, 인대, 치아, 공막(눈의 흰자위) 등의 주요 성분인데, 이 콜라겐이 만들어지지 않으니 뼈에 문제가 생기는 게 당연하지요. 이 질환은 1∼4형 중 1·4형은 우성유전,2·3형은 열성 유전을 하기 때문에 환자의 자녀가 이 병을 갖고 태어날 확률이 50%나 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의 부모가 이 병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수 환자들이 건강한 부모에게서 태어나며, 부모의 가계에 관련 병력도 없거든요. 이 경우 발병 원인은 유전자 결함, 즉 돌연변이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병을 얻은 아이는 우성의 골형성부전증 유전자를 가져 그 2세가 이 병을 갖고 태어날 확률이 50%가 되는 것이죠.” 이 질환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뼈가 쉽게 부러진다는 것이지만 증상의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일반적으로 증상은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1∼4타입으로 분류합니다. 가장 흔한 1타입은 증상이 가볍고, 사지 변형이 없어 10대 혹은 성인기까지 병을 가졌는지를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눈 흰자위를 감싸고 있는 공막에 콜라겐이 부족해 흰자위가 푸른색이나 보라색 또는 회색을 띠고, 청각 손실에다 이도 잘 부서지지요. 증상이 가장 심해 대부분 사산하거나 출산 과정에서 숨지는 2타입은 설령 태어나도 약한 갈비뼈가 흉부의 공간을 만들어주지 못해 대부분 호흡기계 문제로 조기 사망합니다. 또 골절이 잦고 뼈의 변형이 아주 심한 유형입니다.” 3타입은 생존 환자 중 증상이 가장 심해 태어나면서 골절이 생기며,X레이상에 태아기 골절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이 형은 뼈의 변형이 심하고, 키가 작으며, 호흡기 장애가 자주 나타나는 형으로 대부분 오래 살지 못합니다.4타입은 증상이 1·3형의 중간 정도이며 평균보다 키는 작으나 뼈의 변형은 심하지 않습니다. 환자들은 쉽게 멍이 들고, 고음의 목소리와 얇고 부드러운 피부를 갖고 있습니다.” 임상적 증상이 뚜렷해 대부분은 진단이 어렵지 않다.“2·3타입의 신생아는 흔히 출생시 골절이 생기거나 출산 전에 생긴 골절 흔적이 보이며,1타입은 푸른색 흰자위가 진단의 한 근거가 되지요.4타입은 치아의 이상을 근거로 진단하기도 하며, 유아기에 기저귀를 갈거나 안아 올릴 때, 걸음을 배우는 단계에서 쉽게 골절이 되는데 이런 증상이 유형별 진단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됩니다.” 물론 다른 진단법도 많다. 생화학적 또는 분자유전학적 검사를 거치거나 피부 생검을 통해 콜라겐의 양과 질이 정상인지를 분석하기도 한다. 또 DNA 검사로 질환의 원인인 돌연변이의 위치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초음파를 통한 진단도 가능하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활용되는 치료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먼저 골절을 조절하고 뼈의 기형을 예방하거나 교정하기 위해 어깨뼈나 대퇴골 등 길이가 긴 장골 사이에 금속 막대를 삽입하는 외과적 수술법이 있고, 물리치료 및 운동치료를 시도하기도 하며, 아직은 실험 단계지만 약물을 치료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 적용되는 중요한 원칙은 골절 치료를 위한 교정을 최소화해 고정에 의한 골다공증을 막는 것.“이미 변형이 발생한 경우에는 사지가 뒤틀려 있고, 골격 변형 때문에 힘이 비정상적으로 작용, 일상생활에서 더 쉽게 골절이 생기기 때문에 변형 교정과 함께 금속막대를 삽입해 골절 빈도를 줄이는 치료가 아주 중요합니다.”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성인들의 골다공증 치료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계 정맥주사제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3개월에 1회 주사를 맞는 골다공증 치료제 파미드로네이트는 보험도 적용되고 효과도 좋아 의료진의 선호도가 높다.“이 약물을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사용하면 뼈의 통증과 골절 빈도를 줄여 활동 능력을 키우고, 성장을 돕지만 이런 방법이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이에 따라 성장호르몬을 투여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유전자치료나 세포치료법 등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희귀난치병으로 지정돼 치료비의 80%를 건강보험에서 지원받지만 질환의 전모를 설명하는 이 교수의 표정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아직까지 완치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철저한 골절 관리가 강조되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환자의 운동성을 높이는 방법이 권장되는 정도지요. 이 질환을 가진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뼈가 약하기 때문에 이동을 하거나 몸을 움직일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하며, 일반적인 장애인과는 장애 상태가 아주 다르기 때문에 환자를 돕고자 할 때도 반드시 본인의 요구나 의사에 따라야 합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2) 비장증후군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2) 비장증후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슴을 열어 심장의 병을 의학적으로 해결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그만큼 ‘심장병’이 주는 중압감은 크다. 이처럼 환자는 물론 의료진들에게도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선천성 심장병을 동반하는 질병이 바로 비장증후군이다. 비장증후군에 대해 심장질환 전문병원인 세종병원 소아과 김수진 과장은 ‘치료 받지 않으면 환자가 조기에 사망할 수밖에 없는 병’이라고 설명한다.“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저산소증이나 폐동맥 고혈압 등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치료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수술이 치료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치료의 시작이며, 그 만큼 환자가 느끼는 부담도 크지요.” 정상인의 신체는 외형상 좌우가 대칭이다. 그러나 흉부와 복부 내부의 장기를 보면 구조와 배열 모두 좌우가 다른 비대칭이다.“이처럼 좌우가 다른 흉부와 복부 장기 중에서 비장의 이상이 심장 기형과 함께 나타나는 질환을 ‘비장증후군’이라고 한다. 아예 비장이 없으면 ‘무비증후군’, 비장이 여러 조각으로 갈라진 상태이면 ‘다비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비장(脾臟)이란 횡경막과 왼쪽 콩팥 사이에 있는 장기로, 흔히 지라라고 한다. 림프구를 만들고, 혈액 속의 세균을 죽이며, 노쇠한 적혈구를 파괴하는 곳이다. 크기는 길이 10∼12㎝, 너비 6∼8㎝에 무게도 80∼150g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비장의 이상은 바로 심장의 문제로 이어진다. “무비증후군인 경우 흉부의 모든 장기와 일부 복부 장기가 비정상적인 대칭을 이루며, 양쪽의 장기가 비정상적인 오른쪽 장기의 특성을 보입니다. 이에 비해 다비증후군은 흉부 장기와 일부 복부 장기가 모두 왼쪽 장기의 특성을 보입니다.” 정상적인 장기는 ‘왼쪽’과 ‘오른쪽’의 구분이 명확한데 비장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이 패턴이 흐트러져 형태와 위치가 서로 뒤섞인다는 뜻이다. “이런 비장증후군이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의 발병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는 점 때문이다.“선천성 심장병은 통상 인구 1000명당 5.5∼8명 정도의 발생률을 보이며, 이는 세계 각국이 거의 비슷합니다. 이런 선천성 심장병 중에서도 희귀난치 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비장증후군은 특히 임상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발병률이 높지만 아직 정확한 통계조차 없습니다.” “태아기에 심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환경 요인이 작용할 것이라고 추정할 뿐 밝혀진 단일 원인은 없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유전자 연구를 통해 뭔가 발병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분자생물학을 이용한 염색체 변형에 대해 활발하게 연구를 하고는 있습니다.” 비장증후군을 가진 환자는 대부분 ‘복잡 심기형’을 동반한다. 즉, 심실이 하나뿐인 단심실, 심방과 심실이 확실히 나뉘지 않는 완전 방실중격 결손, 폐동맥 협착이나 폐쇄, 폐정맥의 환류 이상, 심실과 대혈관의 연결 이상 등 여러가지 기형이 동반되는 것. 그런가 하면 부정맥의 발생 가능성도 높다. “이뿐이 아닙니다. 복부에서 무비증이나 다비증, 대·소장이 꺾이거나 꼬이는 회전 이상, 신장이나 비뇨기 계통의 기형 등 다양한 장기 이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특히 무비증의 경우 환자의 면역체계 이상을 동반해 발병 후 몇 시간 또는 며칠 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들이 드러내 보이는 임상적인 증상도 다양한 편이다.“심장 기형의 유형과 심한 정도에 따라 청색증이나 호흡곤란, 젖을 빨지 못하는 수유장애 등 다양한 심부전 증세를 보이는가 하면 건강해 보이는 아이에게서 심잡음이 확인돼 비장증후군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지요.” 진단은 크게 어렵지 않다. 흉부 X-레이 검사, 심전도 검사와 함께 심초음파 검사를 거치면 대부분 확진이 가능하다. 본격적인 치료 단계에서는 심도자술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검사를 통해 더 자세한 개인별 질병 정보를 얻기도 한다. “비장증후군은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대부분 저산소증이나 폐동맥 고혈압 등의 심장질환으로 환자가 조기 사망하기 때문에 적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이 질환에 적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이라는 폰탄수술법의 치료 조건에 맞추려면 늦어도 생후 6개월 이전에는 병증을 찾아내야 하지요.” 폰탄수술법은 정상인과 같은 양(兩)심실형으로의 교정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적용하는데, 환자의 기존 심실은 좌심실 역할을 하게 하고, 혈액의 폐 순환을 담당하는 우심실은 심장을 거치지 않고 우회해 폐로 바로 가도록 만들어 주는 수술 방식이다.“초기 영아기 환자라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면서 수술이 가능한 조건을 갖추도록 한 뒤 생후 6개월과 2∼3세 때에 2회에 걸쳐 폰탄 수술을 시도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또 수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고, 환자에 따라 적절하게 약물을 투여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수술이 곧 완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폰탄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증세를 보이는 환자는 예후가 더욱 좋지 않다. 특히 비장이 없는 무비증후군 환자는 림프구 수치가 낮은 탓에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한 것이 문제가 된다.“세균이 혈류 안으로 들어오면 균혈증, 패혈증이 잘 생기며, 세균 증식도 정상인보다 훨씬 빨라 발병 후 몇 시간내에 사망하기도 할 만큼 치명적입니다.” 비장증후군 자체는 건강보험 지원 대상이 아니지만 대부분 희귀난치성 질환인 심장병을 동반하기 때문에 치료비의 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김 과장은 “그건 그렇다 쳐도 대부분 유아기에 사망하는 이 질환자의 장애평가에 성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질환자들의 심장은 양서류인 개구리의 심장과 흡사합니다. 따라서 장애 진단이 당연한데도 우리나라는 이런 기준조차 없어 성인 기준을 적용합니다. 아무리 희귀병이라지만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는 게 정말 부끄럽지 않습니까.”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1) 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1) 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

    류머티즘 관절염이 어른에게만 나타난다는 것은 오해다. 당연히 어린이에게도 류마티즘 관절염이 온다. 어른보다 증상도 심각하고 부작용도 크다. 그래서 무섭다.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소아과학교실 김중곤 교수의 설명을 듣자.“‘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입니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관절 부위에 염증이 생기고, 뼈와 연골이 망가지는 질환입니다.30∼40대 이후의 여성에게 많기 때문에 어른들만 걸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린 아이도 결코 예외가 아니지요.” 주로 1∼3세 사이의 유아기에 많이 발병하며 더러는 첫돌 전에도 생기지만 생후 6개월 이전에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아의 경우 1∼3세 때에 주로 발병하는 데 비해 남아는 유아기뿐 아니라 전 연령층에서 고루 발병한다. 발생 부위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성인은 손가락처럼 작은 관절에 주로 생기는 데 비해 소아는 작은 관절 외에도 손·발목, 무릎, 고관절과 크고, 기능이 중요한 관절에서 잘 생깁니다. 특히 아이들은 성인보다 관절의 손상이 빠르고, 심한 경우가 많지요. 그러니 후유증도 더 심각하지요.” 병증의 진행이 빠르고, 후유증이 심각한 만큼 적기에 치료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관절이 심하게 변형되고, 발육장애로 성장에 지장을 받기도 합니다. 따라서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국내에는 아직 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의 정확한 유병률 통계가 없다. 그러나 임상치료를 근거로 전국에 최소한 1000명 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질환은 진단이 쉽지 않다. 증상이 감기와 흡사해서다. 이런 사례가 있다. 올해 다섯 살 난 윤아는 최근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로 동네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처방한 감기약을 복용했으나 고열은 한달이나 계속됐고, 열이 오를 때마다 온몸에 좁쌀 같은 붉은 반점이 생겼다. 열이 오르면 사시나무처럼 떨다가도 열이 내리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멀쩡해 영락없는 감기였다. 그러던 윤아의 양쪽 무릎이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놀라 큰 병원을 찾았고, 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터무니없이 감기 치료를 받는 동안 무릎 염증이 심해져 이미 관절이 많이 굳어진 상태였다. 김 교수는 관절에 이상이 나타나기 전의 증상 때문에 오해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대부분의 부모들이 이 병을 감기로 오인하거나, 관절통을 성장통으로 착각합니다. 그런가 하면 아이가 팔다리를 움직이기 힘들어한다며 생각 없이 깁스를 해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관절이 굳은 경우도 없지 않고요.” 15세 이하의 소아에게 생긴 관절염이 최소한 6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 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진단하며, 증상에 따라 전신형, 다수관절형, 소수관절형 등으로 구분한다.“전신형은 신체의 여러 관절에 두루 염증이 나타나며, 고열과 발진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열이 날 때는 오한을 동반해 힘들어하지만 열이 내리면 멀쩡하며, 전신 발육장애로 키가 크지 않거나 2차 성징의 발현이 늦기도 하지요.” 이에 비해 다수관절형은 다섯 개 이상의 관절에서 병증이 나타나는 경우로 관절염이 대개 대칭적으로 발생하며, 큰 관절뿐 아니라 손마디같이 작은 관절까지 붓고, 아픈 것이 특징이다.“증상이 심해 대부분 만성으로 진행하며, 여기에서 더 진행되면 관절이 뻣뻣하게 굳거나 변형되지요. 여아에게 많고, 피부 밑에 딱딱한 류머티즘 결절(몽우리)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소수관절형은 가장 흔한 유형으로, 관절염이 생기는 부위가 네 군데 이하인 경우를 말합니다. 주로 큰 관절을 침범하며, 특히 염증의 75%가 무릎 관절에 나타나는 특징을 보입니다. 합병증으로 눈에 포도막염이 생겨 실명할 수도 있어 정기적으로 안과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는 유형입니다.” 이 질환의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따라서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치료법도 없고, 예방법을 제시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치료의 목표는 환아의 통증을 줄여주고, 염증의 진행을 막아 관절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관절 기능을 보존해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성장기에 발육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관리하는 것이 치료의 중요한 원칙입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약물요법이 표준치료법이다.“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제로 시작해 병의 경과와 약물 반응 정도에 따라 스테로이드, 질병 조정 항류마티즘 제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처방합니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생물학적 제제는 관절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괴사인자(TNFα)의 작용을 억제해 관절염 악화를 막아주며,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서도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제로,‘엔브렐’이 대표적입니다.” “치료 기간은 환자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보통 수년이 걸리며, 치료를 통해 병의 활동성이 사라진 후에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1∼2년은 추가로 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때 약물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물리치료나 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치료에 따른 제도적 장애도 없지 않다. 어린이를 치료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생물학적 제제인 엔브렐의 경우 다른 약을 6개월 이상 사용한 뒤에 처방해야 보험 적용이 된다. 또 병증이 나타난 관절의 개수를 보험 적용의 기준으로 삼아 소수관절형은 아무리 중증이라도 보험 혜택을 받기 어렵다.1∼3세 환아가 많은데 보험 급여는 4세 이상에 적용된다거나 급여 기간이 27개월로 짧은 것도 문제다.“좋은 약이 있어도 임상시험 근거가 없어 환아에게는 사용도 못하는데, 여기에다 이런 제한까지 가해지니 결국은 손발 묶고 치료 하라는 거지요.” 김 교수는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확실한 효과를 위해서는 초기 치료가 중요합니다.6주 이상 아이의 관절에 통증과 부기가 계속되거나 움직일 때 통증을 호소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23) 아토피 피부염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23) 아토피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은 이제 국민병이다. 국내 유아 4명 중 1명은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전국 초등학생의 60%, 서울지역 아동의 40%가 아토피 피부염을 가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아토피 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김동건(사진·김동건피부과 원장)박사는 이런 상황에 대해“더 이상 아토피가 일부 유·소아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이질환이 아니며, 누구라도 이 만성 난치질환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가려움증이 심한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일반적으로 팔꿈치 안쪽, 무릎 뒤쪽, 얼굴 등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다른 곳에도 습진성 병변이 나타난다.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과 함께 알레르기 질환에 속하는 아토피 피부염이 환경성 질환으로 규정된 것도 근래의 일이다. 서울과 인천, 부산 등 대도시 및 공업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그 근거가 됐다. 원인으로는 환경 요인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서울YMCA가 지난해 서울지역 유아 교육기관 28곳의 6세 미만 아동 8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7%인 361명이 아토피 증상을 가진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처럼 대도시의 유병률이 높은 것은 아토피가 환경 질환이라는 증거지요. 특히 유전성이 강해 부모 중 한 사람이 아토피인 경우 2세에게서 같은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은 25%, 부모가 모두 이 질환을 가졌다면 50%를 넘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유아기 때는 얼굴 등 전신에 발진과 피부건조증, 염증 등을 유발하는 이른바 ‘태열’이 나타나며, 소아기에 이르면 피부가 헐어 피가 날 정도로 긁어댄다. 말이 가려움증이지 아토피가 유발하는 가려움증은 ‘자살’을 초래할 만큼 심각하다. 자기 의견 표명에 미숙한 많은 소아 환자들이 이 참기 힘든 가려움증과 싸우느라 불면증을 겪는가 하면 신경과민증을 보이기도 한다.“이 때문에 아토피를 가진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정서불안과 상시적인 긴장감을 갖고 있으며,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통계를 보면 아토피 아이들은 정상 아동에 비해 정신적 문제를 가질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또 있다. 가렵다고 긁으면 피부에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히스타민이 분비돼 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피부에 난 상처가 2차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부는 소아기가 지나면 증상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 피부가 매우 건조하고, 쉽게 자극을 받아 습진 등 직업성 피부질환이 생기며, 피부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도 잘 일으킵니다. 눈 주위 염증이나 백내장을 유발하기도 하고요.” 성인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이다. 흔히 성인 아토피는 소아 아토피에서 발전한 경우라고 여기기 쉬우나 생활환경의 악화와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어 성인이 된 후 발병하는 경우도 많다. “성인 아토피 환자들은 소아와 마찬가지로 가려움증뿐 아니라, 코끼리 가죽처럼 두꺼워진 피부, 색소침착과 잦은 염증 반응 등으로 사회생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최근 한 대학생이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을 못견뎌 자살한 것은 그 심각성을 보여준 사건이지요.” 아토피는 아직까지 원인과 정의가 확실하지 않다. 이 때문에 습진성 피부염인 아토피를 접촉성 피부염과 혼동하기도 한다. 증상이 유사해서다.“그래서 진단 과정에서 많은 요인을 참고합니다. 우선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확인한 뒤에 혈액검사와 피부검사를 거치는데, 혈액검사에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특이항체를 파악하고, 피부검사에서는 개인별로 문제가 되는 특정 항원을 찾아내게 되지요.” 대표적 치료제인 스테로이드 제제는 백내장, 혈관 확장, 피부 위축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나 전문의가 사용을 관리하면 상당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테로이드는 신체에서 생성되는 부신피질 호르몬의 일종으로, 염증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할 경우 증상과 피부 상태, 증상 부위와 연령 등에 따라 적절한 제제와 강도를 선택해야 하며,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옵니다. 또 증상이 호전됐다고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재발하는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전문의의 관리가 아주 중요합니다.” 이밖에 아토피를 유발하는 원인물질의 섭취나 접촉을 차단하는 회피요법, 장기간에 걸쳐 인체의 아토피 저항성을 길러주는 면역요법 등이 치료법으로 활용되기도 하나, 회피요법은 다양한 원인물질을 모두 찾아내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면역요법은 치료에 장기간이 소요돼 기대한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만은 않다. 김 박사는 이같은 치료법이 성과를 거두려면 일상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아토피는 피부 보호막이 손상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즉, 외부의 각종 공해 물질들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피부 각질층의 수분을 10∼30%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보호막이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손상되면서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건데, 특히 환자들은 피부 지질막의 주성분인 세라마이드가 크게 부족하므로 피부 보습이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이해와 도움이 무엇보다 중요하고요.” 그는 “최근에 선보인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 제제의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며, 또 ‘피지오겔’ 같은 보습제는 피부와 유사한 산도(pH5.5)에다 피부지질막과 유사한 구조를 가져 가정에서도 아토피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고 부연했다. 김 박사는 “아토피는 특성상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지만 소아 환자의 경우 가족의 관심과 지속적인 피부관리만 이뤄진다면 성인 아토피로 이어질 확률은 낮다.”며 “그러나 수년간 증상이 호전됐다가도 한 순간에 다시 나빠지는 경우가 흔하므로 상태가 좋을 때에도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물질을 피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피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19) 골화석증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19) 골화석증

    뼈가 석화(石化)해 백묵처럼 뚝뚝 부러지는 병이 있다. 잘 부러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혈소판 감소증 등 합병증으로 생명을 잃기도 한다. 이런 경우 흔히 골다공증을 연상하기 쉬우나 골다공증과는 전혀 다른 기전의 골화석증(骨化石症·osteopetrosis)이라는 병이다.1940년 알베르 숀베르그에 의해 처음 보고된 희귀한 골격계 질환이다. 골의 흡수가 안되기 때문에 어릴 때의 뼈가 그대로 있으며,X-레이 상으로는 뼈가 매우 단단해 보이나 실제로는 약해서 약간만 외력이 가해져도 쉽게 부러지고 만다. 이 병을 가진 환자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H(47·여)씨의 경우 지난 83년 이후 오른쪽 대퇴골 13회, 왼쪽 대퇴골 6회의 골절상을 입어 그 때마다 수술을 받아야 했다.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현재는 턱뼈(하악골)에 만성 골수염이 있고, 양쪽 시신경 마비로 시각장애가 있으며, 골수 기능부전으로 심각한 만성 빈혈을 앓고 있다. 골절 우려 때문에 거의 걷지도 못한다. 인간의 뼈는 단단해 보인다. 이 때문에 한번 틀이 잡히면 잘 변하지 않는다고 믿지만 뼈는 신체의 어느 장기보다도 활발하게 생성과 흡수가 진행되는 유기적 조직이다. 성장, 골절 치유, 운동에 대한 적응 등에 관여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더 강하거나 더 많이 생성되기도 한다. 골화석증은 이런 변화와 적응을 어렵게 하는 병이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박윤수 교수는 골화석증을 이렇게 설명한다.“해부학적으로 보면 가운데 부분이 빈 원통모양으로 생겨 강한 충격을 이겨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간의 뼈는 뼈를 만드는 골모세포와 노후한 골세포를 제거하는 파골세포로 구성됩니다. 골화석증은 이런 뼈의 구성체 중에서 파골세포가 기능을 못해 생기는 병이지요.” 박 교수는 설명을 이어갔다.“골모세포는 원래 기능인 뼈를 정상적으로 만들지만, 파골세포가 역할을 못해 골 흡수, 즉 노후한 골세포를 빼내지 못해 문제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골모세포에서 만들어진 뼈가 다른 조직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뼈의 가운데 원통형으로 비어있는 골수강에 과다하게 축적되어 결국 골수강이 단단한 뼈로 채워지게 되는데, 이 상황에 이르면 골수강의 원래 기능인 조혈모세포 생성이 안돼 치명적인 위협이 되지요.” 골수강에서는 조혈기능을 하는 골수세포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파골세포가 기능을 못하면 골수강에 단단한 뼈가 들어차 작은 충격에도 유리 막대처럼 쉽게 부러지는 것은 물론 조혈기능 이상으로 혈소판 감소증이 오면 결국 생명까지 잃게 된다는 것이다. 골화석증은 유전질환으로, 이 가운데 유아기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는 선천성은 상염색체 열성유전, 증상 발현이 이보다 늦은 지연형은 상염색체 우성유전을 한다.“이런 증상 발현의 특성을 근거로 해 이 병을 ‘유아기 선천성형’과 ‘상염색체 우성형’으로 구별합니다. 열성유전형은 보통 10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때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수년 내에 사망하게 됩니다.” 상염색체란 성별을 결정하는 성염색체를 제외한 일반 염색체를 말한다. 특히 우성유전은 발병 빈도가 낮은 열성유전에 비해 유전에 의한 병의 ‘대물림’ 가능성이 훨씬 크지만 환자 대부분이 조기 사망하거나 생존해도 정상적인 결혼생활이 어려워 2세 대물림은 거의 없는 편이다.“상염색체 우성형은 ‘대리석 골질환’,‘전신적 취약성 골경화증’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정상적인 파골세포 생성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인 ‘카보닉 안하이드라제(Carbonic Anhydrase)’의 결핍이나 면역질환의 일종이라는 설도 있습니다만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공식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유병률은 물론 발병 추이도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구 10만∼50만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데 우리나라도 이를 발병률의 준거로 삼을 뿐이다. 증상도 주로 뼈의 이상으로 나타난다.“선천성형은 벌써 유아기에 재형성이 불량한 딱딱하고 골수강이 좁은 뼈를 갖습니다. 당연히 발육이 더디고, 골수성 빈혈, 혈소판 감소증, 간비장 비대, 림프선 병증, 비정상 출혈, 다발성 골절 등의 소견을 보이지요.” 이뿐이 아니다. 두개골의 형성에도 이상을 보여 비정상적인 골형성 때문에 두개골의 신경공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면 시신경이나 동안(動眼)신경 마비를 초래, 시력을 잃게 되거나 안면신경 마비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이 중에서도 특징적인 증상은 뼈의 양끝 골단이 커지는 것인데, 특히 성장이 왕성한 대퇴골 하단에서 심하지요. 이런 뼈는 X-레이상으로는 단단해 보이나, 실제로는 매우 약해 백묵처럼 쉽게 부러지며, 간혹 뇌수종을 초래해 두개골의 봉합선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일단 병증이 나타나면 치료받지 않은 선천성형 환자의 경우 20년 이상 생존했다는 보고가 없을 만큼 치명적이다. 골수강에서 조혈모세포가 생성되지 않음으로써 면역력이 크게 감소해 심각한 감염이나 출혈로 인해 결국 사망에 이른다. 뚜렷한 대책이 없어 치료 또한 쉽지 않다.“골절 상태에서는 치유 기간이 훨씬 길어지는데 특히 다발성 골절은 치료 중에 장관골(팔다리의 긴 뼈) 변형 등이 올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교정 차원에서 뼈를 잘라내는 절골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부러진 뼈가 서로 어긋나는 병적 골절이 발생한 경우에는 골수강이 없으므로 금속판 내고정술을 적용해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이처럼 복잡한 치료 과정을 거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혈액 공급량이 크게 부족해 이에 따른 면역반응으로 골수염이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환자를 집중 관찰해야 합니다. 소아의 경우에는 칼슘이나 비타민D를 이용해 치료하지만 선천성형은 생후 2세를 넘기기 어려우며, 사춘기 이후에 발생하는 지연형의 경우 성인이 될 때까지 생존하나 병적인 골절이 잦아 특별히 조심하지 않으면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지요.” 이처럼 일단 발병하면 사실상 완치 기대를 접어야 하지만 아직 의료보험 적용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박 교수는 “발병 빈도가 낮아 골화석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환자들의 고통을 감안한다면 이런 점에서는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사설] 참신한 건강투자전략, 재원대책 아쉽다

    보건복지부가 그제 발표한 ‘국가비전 2030에 부응하는 건강투자 전략’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가치가 있는 정책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보건의료정책은 전염병이나 질병 치료, 의료재정 관리 등 사후적 관리를 중심으로 전개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반해 이번에는 인적자원에 대한 사전적 투자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복지부는 출산기, 영·유아기, 청·장년기, 노년기 등 생애주기에 따라 연속적인 국민건강 투자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사전예방적인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산전 진찰과 초음파, 기형검사 등 임신부터 출산까지 필요한 모든 서비스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것과 영·유아의 외래 진료비 경감 및 필수 예방접종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은 모성보호는 물론 국가가 당면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보건소와 공공·민간 병의원을 연계해 만성질환을 평생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은 더 늦기 전에 고령화사회가 갖춰야 할 필수 요소이다. 그러나 당장 올해부터 2010년까지 4년동안 투입돼야 할 1조원 안팎의 막대한 재원조달 방안도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을 발표한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정책이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으려면 산만하고 복잡한 공공 의료제도를 단순화하고, 민간부문에 넘길 것은 과감하게 넘김으로써 의료재정 부담을 경감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 다음에 장기적인 비전에 맞게 방향성있는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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