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아기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류필립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유대교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통편집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에어컨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49
  • 미술·경제·SF… 국산 애니메이션 온다

    미술·경제·SF… 국산 애니메이션 온다

    신학기를 맞아 다양한 장르의 국산 애니메이션들이 방송 채비를 하고 있다. 흥미진진한 액션과 모험을 비롯해 경제학습 애니메이션, 영·유아용 작품에 이르기까지 볼거리를 고루 갖춘 작품들이 선별됐다. 애니메이션 채널 ‘챔프’에서는 30일부터 매주 월~목요일 오전 9시45분에 ‘빠삐에 친구’를 방송한다.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 제작한 미술교육 애니메이션으로 2년의 사전준비와 3년의 제작과정을 통해 탄생된 작품. ‘빠삐에’는 프랑스어로 종이를 뜻한다. 프랑스의 아동작가이자 아티스트인 밀라 보탕의 작품을 토대로 했다. 유아기 어린이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쌍방향 애니메이션이다. 30일부터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5시에는 공상과학(SF)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스캔2고’가 전파를 탄다. 미니카 레이서들의 신나는 레이싱과 우주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는 오전 시간대 미취학 어린이와 학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대거 마련했다. 새달 6일부터 매주 월~목요일 오전 7시 ‘빼꼼 스포츠’와 ‘아기고릴라 둥둥’을 연이어 방송하는 것. 두 작품은 각각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선정작과 웹애니메이션페스티벌(WAF) 공모전 수상작으로 콘텐츠 완성도가 검증된 작품이다. 한·일 합작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엘리먼트 헌터’도 오는 6일부터 매주 월·화요일 오후 1시 방송된다. 위기의 인류를 구하기 위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엘리먼트 헌터’들이 사라진 원소를 찾으러 모험을 떠난다는 이야기다. 9일부터는 경제대국 셈시티를 무대로 경영학 석사과정(MBA) 스쿨에 입학한 천방지축 ‘여름이’의 경제 공부 이야기를 담은 ‘렛츠고! MBA’가 방송된다.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오후 1시에 방송될 예정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3차 접종까지 하면 95%이상 항체 생겨

    A·B형 간염은 백신이 개발·보급되고 있으나 C형은 아직 백신이 없다. A형은 만1세부터 16세까지 1차 접종을 한 뒤 이후 6개월∼1년 사이에 추가 접종을 하면 된다. 접종 후에는 대부분 항체가 형성돼 평생 면역이 된다. 따라서 A형 간염의 감염 위험에 잘 노출되는 군인이나 학교 등에서 단체 급식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백신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 안상훈 교수는 “최근 들어 A형 간염의 발병 빈도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이런 예방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B형 간염 역시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도 일상생활을 통해 감염원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것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영·유아기 때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만성 간염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능한 한 예방접종은 신생아 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예방접종은 보통 3회에 걸쳐 하는데, 백신의 종류에 따라 접종 시기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아기들은 항체가 아주 잘 형성돼 보통 1차 접종 뒤에는 35%, 2차 땐 90%에서 항체가 형성되며 3차 접종까지 하고 나면 95% 이상에서 항체가 생긴다. 일단 항체가 형성되면 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평생 B형 간염에는 걸리지 않는다. 안상훈 교수는 “백신은 가능한 어릴 때 맞는 것이 좋다.”면서 “나이가 많을수록 항체가 잘 형성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항체가 형성되더라도 항체의 면역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齒~하다간 큰코… 나이별 치아관리법

    치아는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빠르게 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몸이 성장해 늙어가듯 치아 역시 성장과 노화의 변화 단계를 거치는 것. 따라서 치아도 시기에 따라 관리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 유아기 치아(7개월~6세) 영유아기에는 구강 골격이 빠르게 커지는 반면 치아 크기는 변화가 없어 젖니는 영구치에 비해 작고 치아 간격도 넓다. 젖니가 나기 시작하면 거즈나 유아용 칫솔로 입안을 가볍게 닦아주면 된다. 이를 닦을 때 수시로 입 속을 살펴 치아에 흰 반점이나 검은 점이 보인다면 충치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젖니는 유기질 성분이 많아 산 등의 영향으로 쉽게 충치가 된다. 만 3세가 되면 별 이상이 없더라도 치아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 6세를 전후해 영구치인 큰 어금니가 날 때 치아보호를 위해 표면을 도포처리하는 실란트와 불소 처리를 해주면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 충치가 진행된 젖니를 방치하면 영구치의 성장을 방해할 뿐 아니라 아픈 쪽 어금니 반대쪽으로만 음식물을 씹는 ‘편측저작’ 습관을 길러 턱관절 이상을 부르므로 조심해야 한다. 성장기 치아(7세~12세) 영구치가 나는 치아성장기부터는 집중적인 치아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실란트 부위가 깨어지거나 틈이 생기면 충치가 생기기 쉬우므로 잘 살펴야 한다. 작은 젖니 대신 큰 영구치가 나면 구강 공간이 부족하거나 기질적인 문제 때문에 이가 비뚤어져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이처럼 치아가 가지런하지 않거나 씹는데 문제가 있다면 검사를 거쳐 필요하면 교정치료를 받아야 한다. 교정치료 적기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이다. 물론 교정치료 시기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고정식 교정장치는 영구치열이 완성되는 12∼13세에 부착하며, 주걱턱은 7∼8세, 아래 턱이 작거나 위의 앞니가 튀어나온 경우라면 10∼11세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완성기 치아(14~30세) 영구치는 96%가 무기질이고 나머지는 3%의 수분과 1%의 유기질로 구성된다. 이 무기질이 불소와 결합하면 치아를 단단하게 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불소가 함유된 치약이 치아건강에 도움이 된다. 임플란티아 치과 강남점 권석민 원장은 “치아의 성장이 멈추고 나면 법랑질이 단단해져 충치 발생률은 크게 낮아진다.”며 “이 때의 문제는 잇몸으로,치아를 잃는 것도 치아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잇몸질환에 따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에는 입속의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와 결합해 플라크를 만들고, 플라크는 다시 치석으로 변하는데, 한번 생긴 치석은 칫솔질이나 치실로도 없애기 어려워 잇몸병의 주요 원인이 된다. 잇몸병을 예방하려면 6개월∼1년 간격으로 스케일링을 해주면 된다. 노년기 치아(30세 이후) 이 시기에는 치아가 더 이상 자라지 않으며, 치아 표면부인 법랑질이 서서히 닳으면서 치아 노화가 시작된다. 치주염 등 치주질환과 입냄새가 치아 노년기의 대표적인 질병. 이 시기에 올바른 칫솔질을 하지 않거나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해주지 않으면 치아 노화가 훨씬 빨리 진행된다. 특히 60세 이후에는 경제력 감소에 따라서 치과 치료를 기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질환을 키우거나 치아를 잃는 경우가 흔하다. 건강한 치주를 지키려면 부드러운 칫솔로 꼼꼼하게 칫솔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입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임플란티아 치과 강남본점 권석민 원장
  • 민둥산 면하기 → 도시숲 등 공익기능 강화

    민둥산 면하기 → 도시숲 등 공익기능 강화

    1967년 개청한 산림청의 시급한 임무는 황폐화된 산지를 복구하는 것이었다. 87년까지 20년간 이어진 산지복구 및 치산녹화기는 나무를 심고 보호하던 ‘유아기’로 대변된다. 73만㏊의 사방사업과 206만㏊의 조림이 이뤄졌다.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침엽수가 전 국토에 심어졌다. 화전정리사업을 벌이고 육림의 날을 제정해 애림(愛林)사상을 고취시키는 등 변신을 시도해 왔다. 88년부터 97년은 ‘유년기’로 산지자원화에 대한 시도가 진행됐다. 낙엽송(64만㏊)과 잣나무(33만㏊) 등 경제수종이 도입되고 임도와 기계화 등을 위한 기반시설 조성 작업이 시작됐다. 민둥산이 사라진 98년을 기점으로 심는 정책에서 가꾸는 정책으로 ‘기본틀’ 자체가 전환된다. ‘울창한 숲이 건강한 것은 아니다.’는 개념이 등장해 30년생 이하 청년목에 대한 숲가꾸기 사업이 추진된다. 산림경영 및 목재산업기반이 구축되고 산림생태·환경·휴양·도시숲 등 공익기능이 강화됐다. 2008년은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의 원년이다. 산림의 이용과 보전이 조화를 이루고 산촌과 도시, 사람과 숲의 공생을 추진한다. 균등 배분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산림정책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치산녹화와 산지자원화 정책은 산림의 양적 증가뿐 아니라 질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93년 1㏊당 임목축적이 43㎥로 일제시대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2008년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4㎥)에 도달했다. 전량 수입하는 것으로 알았던 목재 자급률도 13%까지 상승했다. 2008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637만㏊)의 공익적 가치는 약 73조원으로 평가됐다. 국민 1인당 연간 151만원의 산림환경서비스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산림의 수원함양·대기정화·휴양 등 7대 기능만 반영해 추산한 결과다. 국내총생산(GDP)의 7.1%, 농림어업총생산의 3배, 임업총생산액의 18배에 달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고전톡톡 다시 읽기] 프로이트 ‘꿈의 해석’

    [고전톡톡 다시 읽기] 프로이트 ‘꿈의 해석’

    오페라나 뮤지컬에는 중창이란 것이 있다. 두 명이나 세 명, 많게는 대여섯 명의 출연자들이 각자의 생각을 노래하며 화음을 만드는 것이다. 상호간의 유대나 협조, 담합, 흥정, 음모, 대결 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극을 전개시키는 묘미가 쏠쏠하다. 모차르트는 연극에서 여러 명이 한꺼번에 지껄이면 소음이 되지만 오페라에서는 멋진 화음이 된다고 했다. 멜로디와 화음은 멋지게 조화되지만 서로 다른 속마음을 드러내는 ‘동상이몽’형 중창은 오페라가 주는 매력의 백미다. 유명한 예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는 두 남녀가 처음 만나 축배를 드는 화려한 2중창인데, 알프레도는 사랑의 미덕을 찬양하면서 자신의 순정을 전하지만, 비올레타는 “사랑은 부질없는 것, 사랑 같은 소릴랑은 말고 술이나 마시며 즐깁시다.”라고 노래를 받는다. 노래는 같지만 서로의 생각은 다른 것이다. ●무의식의 중창 프로이트가 발견한 무의식이 꼭 이렇다. 이런 중창이 한 사람에 의해 불리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오페라 무대에서는 불가능하겠지만 무의식의 무대에서는 가능하다. 프로이트는 한 사람이 여러 명의 인격을 표출하는 정신분열증이나 적대적인 생각들을 타협시켜 하나의 증상으로 표출하는 신경증에서 이런 무의식의 중창을 발견했다. 이런 ‘비정상적’인 사람들만 그런 게 아니라 ‘정상적’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신경증자나 정신병자의 무의식적 중창이 현실과 불협화음을 낸다면 ‘정상인’들은 현실과 화음을 내기 위해 무진장 애쓰는 것뿐이다. 가만히 눈을 감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연상해 보자. 서로 다른 시간 속의 사건들에 대한 기억, 각기 다른 인물들에 대한 감정과 판단들이 저마다의 선율로 때로는 화음을 때로는 불협화음을 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무의식의 중창을 듣기 위해서는 눈을 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의식이란 자아에 의해 억압되어 좀처럼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르지 않는 생각들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자아의 도덕적 검열이 약화된 수면 중의 표상활동, 즉 꿈을 통해 무의식의 중창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프로이트는 고대인들의 지혜를 따라, 꿈은 단지 수면 중 자극에 대한 모호하고 쓸모없는 잔상 반응이 아니라 꿈꾼 이의 욕망과 숨겨진 진실을 담고 있는 ‘의미 깊은’ 해석 대상이라고 보았다. 책 제목을 ‘꿈의 해석’(Die Traumdeutung)이라 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고대의 해몽술과 프로이트의 꿈 해석은 다르다. 고대인들은 꿈꾼 이의 정념이나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보여주는 하나의 이야기로 본 반면, 프로이트는 꿈을 서로 다른 사건과 대상에 대한 생각과 이미지의 복합물(complex)로 보았다. 해몽술에서 꿈은 한 가지 의미를 전달하는 ‘아리아’인 반면에 ‘꿈의 해석’에서는 서로 다른 생각들의 ‘중창’인 셈이다. 수면 중의 외부 자극이나 내부 충동에 대한 이미지, 전날의 기억들, 아득히 먼 유아기의 소망들, 평소 억압되어 의식되지 않던 욕망들, 그 억압된 욕망을 감추기 위해 덮개처럼 사용된 생각들이 저마다의 선율로 하나의 꿈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꿈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일단 꿈의 내용들을 잘게 쪼개야 한다. 그리고 각각의 단편들에서 연상되는 사건과 인물, 배경과 주제, 정서와 욕망들을 추적해야 한다. 비유하자면, 불협화음 투성이라 도대체 무슨 얘긴지 모를 중창을 멈추게 하고 출연자들 한 명 한 명의 가사를 따로 들어 보는 것이다. 이렇게 꿈의 다중적인 출처를 밝혀낸 다음에는 그것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동조하는지, 혹은 적대하는지 분석해야 한다. ●내 안의 비정상성 프로이트는 꿈을 통해 표출되는 생각들을 두 편으로 나눈다. 한 편은 도덕적이고 합리적인‘자아’에 동조하는 생각들이고, 다른 편은 그 자아에 의해 억압된 ‘이드’(뭐라 말할 수 없어서 ‘그것(Es)’이라 부른 무의식적 욕망의 출처)의 욕망에 관한 생각들이다. 꿈은 자아의 ‘검열’ 기능이 느슨해진 틈을 타서 평소 억압했던 이드의 욕망이 표현되는 무대인데, 그렇다고 자아의 검열이 완전히 중지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억압된 욕망에 관한 생각과 이미지들은 원래 모습대로 드러나지 않고, 별로 억압될 필요가 없는 다른 생각이나 이미지로 대체되기도 하고 혼합되기도 하면서 변형된다. 프로이트는 이런 꿈 형성의 원리로 신경증이나 도착증, 혹은 정신병의 증상을 해석했다. 정상인들이 꿈의 무대에서 무의식적 욕망을 가장된 형태로 표출하는 방식 그대로 신경증자들은 자신의 억압된 욕망을 강박행위나 신체증상으로, 도착증자들은 병리적인 충동행위로, 정신병자들은 망상이나 환각으로 변형시켜 표출하는 것이다. 자아에 의해 억압된 생각(무의식)이 다른 생각으로 대체되거나 혼합된 형태로 표출되는 현상은 비단 꿈이나 병리적인 증상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프로이트에게 그것은 모든 인간의 의식 저변에서 항상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신을 학대하는 남편에 대한 생각과 감정이 자식에게 전가되거나, 자신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자본가에 대한 계급적 증오가 억압되었다가 엉뚱하게 외국인 노동자나 여성노동자를 향한 증오로 표출되는 현상에서, 혹은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혼란에 대한 생각이 ‘국가의 적’에 대한 생각으로 응축되는 현상들에서 우리는 이와 같은 무의식의 작동 형식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보통 한 가지 생각은 오직 한 가지 의미만 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하나의 생각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언제나 다른 생각을 대체한 것이거나 여러 생각들이 혼합된 것이라고 보았다. 우리는 보통 꿈속의 생각과 깨어 있을 때의 생각, 비정상인들의 생각과 정상인들의 생각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선을 긋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그런 구별과 분리의 선은 우리 안에 있는 의식과 무의식, 자아와 이드 사이의 분리선이 타인을 향해 투사된 것일 뿐이라고 한다. ‘꿈의 해석’을 통해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비정상적인 생각들이 정상적인 생각들과 어울려 불협화음을 내는 무의식의 중창을 들을 수 있는 방식을 배우게 된다. 박정수 수유+너머 R 연구원
  • 겨울방학 우리 아이 키 쑥쑥 키우기

    겨울방학 우리 아이 키 쑥쑥 키우기

    ‘우리 아이, 얼마나 더 자랄까.’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거리이자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자녀의 키다. 특히 학교에서 줄곧 앞 줄에만 앉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욕심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키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너무 강해서다. 이 때문에 자녀의 키를 키울 수 있다면 수단, 방법을 안 가리게 된다. 키가 고민인 성장기 아이들은 비교적 긴 겨울방학을 이용하면 좋다. 전문 성장클리닉을 찾아 필요한 검사를 받거나 체계적인 운동 습관을 들이기에도 제격이다. ●성장판 검사로 효과적 치료를 키는 성장호르몬이 관절 부위의 성장판 세포를 자극, 증식시킴으로써 자라게 된다. 성장판은 팔다리와 손발가락·손목·팔꿈치·어깨·발목·무릎·대퇴골·척추 등 관절과 연결된 긴 뼈의 끝부분에 있으며, 이 부분이 성장하면서 키가 자라게 된다. 키가 부쩍 자라는 성장기에는 성장판의 세포 증식이 왕성한데, 이때 성장판을 검사해 골 성숙도를 파악하면 향후 얼마나 자랄지도 미리 알 수 있다. 성장판검사 및 성장을 위한 운동은 어릴 때 시작해야 효과적이다. 성장판검사는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인 10대 초·중반에 해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성장판검사는 어렵지 않다. 먼저, 손목뼈 X레이로 골 연령을 파악하고, 이어 발목·무릎·척추·골반 X레이를 통해 성장판이 닫혔는지를 판별한다. 자녀들이 다음 사항에 해당되면 성장 지연이 의심되므로 성장 관련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사춘기 전인데도 키가 1년에 4㎝ 이하로 자랄 때 ▲또래 평균치보다 10㎝ 이상 작을 때 ▲학교에서 100명 중 3번 안에 들 정도로 작을 때 ▲친가·외가 가족들의 키가 아주 작을 때 ▲성장기임에도 지난해 옷을 그대로 입을 때. ●식사는 편식 피해야 청소년들이 한창 자랄 때는 대부분 체중이 준다. 일부 부모들은 ‘너무 마른 것 아닐까.’ 싶어 몸집 불리기에 급급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이다. 오히려 균형 잡힌 키 성장을 위해서는 비만 체형이 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우리들병원 성장클리닉 이정환 과장은 “성장호르몬은 키도 키우지만 지방세포를 분해하기 때문에 키 성장과 체중 감소가 동시에 일어난다.”며 “유아기나 성장기 비만은 지방조직에서 많은 여성호르몬을 만들어 사춘기를 촉진, 성장을 방해한다.”고 경고했다. 식사는 편식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키가 자란다는 것은 뼈와 근육, 연부조직의 성장까지 아우르는 말이다. 따라서 뼈만 생각해 우유·멸치 등 칼슘 식품만 골라 먹기보다 단백질을 비롯, 성장 대사에 필요한 아연·마그네슘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류 섭취를 위해 골고루 먹는 식습관을 들여야 한다. ●비만예방·적절한 운동 병행해야 키가 잘 자라려면 비만 예방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운동이 성장판을 자극해 세포 증식을 왕성하게 할 뿐 아니라 골성숙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성장에 효과적인 운동으로는 점프와 착지를 반복하는 조깅·농구·줄넘기·무용과 수영·스트레칭 등을 꼽을 수 있다. 운동할 때는 무리한 점프나 격한 동작으로 성장판을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성장판은 한번 손상되면 정상으로 되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밤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 숙면 취해야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가장 활발한 밤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는 가능한 한 숙면을 취해야 하며, 성장을 막는 스트레스와 아토피 피부염 등의 만성질환은 서둘러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또 등을 구부린 구부정한 자세는 성장판에 무리를 줘 성장을 막으므로 바른 자세를 갖도록 해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우리들병원 성장클리닉 이정환 과장
  • [점프코리아 2010] 저출산, 대한민국 성장의 덫

    [점프코리아 2010] 저출산, 대한민국 성장의 덫

    1970년대 초반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은 4명이었다. 남녀 두 사람이 결혼을 하면 식구 수가 3배(6명)로 불어나니 당시 우리 사회의 능력으로 이를 감당해 내기 힘들었다. 아들이든 딸이든 둘만 낳자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요구였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고출산을 바탕으로 한 인적자본의 빠른 축적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고도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2010년의 벽두에서 우리나라는 거꾸로 인구가 부족해 미래 성장동력이 꺼지는 상황을 염려하는 처지가 됐다. 인구규모 및 구성과 관련된 통계들은 비관적인 내용 일색이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2명으로 세계 최저수준이었다. 전 세계 평균 2.54명의 절반도 안 된다. 통계청은 이대로 가면 현재 세계 26위(4900만명)인 우리나라 인구 순위가 2050년 46위(4200만명)로 추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부터 전체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계출산율이 1명 수준을 유지할 경우 2300년 우리나라는 6만명의 초미니 국가가 된다. 이에 따른 내수 위축과 노동력 감소 등으로 잠재 성장률이 향후 10년 내 2%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평균수명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령층 부양에 따른 사회적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16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세 이하 인구를 초과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올해 15명인 노년부양비(15~64세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는 2030년 38명으로 선진국(36명)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0년까지 사회보장 지출 확대로 총지출은 37% 증가하는 반면 총세입은 15%만 늘어 재정수지가 35조원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출산이 국가 경제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신생아 1명은 평생 12억 2000만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내고 1.15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합계출산율이 2008년 1.19명보다 5% 상승해 1.26명이 될 경우 영유아기 동안에만 9700억원의 생산과 37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셈이다. 특히 수출입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늘림으로써 경제구조를 고도화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인구 정체야말로 성장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될 수 있다. 임경묵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현재와 같은 수준의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성장 잠재력의 유지가 불가능하다.”면서 “부족한 출산·보육 기반시설과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 등 저출산의 원인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희망 출산율과 실제 출산율의 괴리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오이석기자 windsea@seoul.co.kr
  • [2010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질문하는 소설, 경험하는 콜라주’-김중혁론

    고대 그리스의 부타데스(Butades of Sicyon) 이야기에서 우리는 그림 그리기의 기원에 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한 여인이 연인을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불빛에 비친 연인의 그림자를 따라 벽에 그린 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옹기장이였던 여인의 아버지 부타데스가 딸의 그림을 본떠 빚은 점토 형상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고 전해진다. ‘실제 대상-그림자-회화-조소’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 속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는 그림 그리기, 나아가 예술적 표현과 관련하여 두 가지 중요한 전제를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예술적 표현은 사적 욕망의 구체화라는 것,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욕망의 대상에 다가가고자 하면 할수록 그 대상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시간의 퇴적 속에서 예술적 표현의 방식이 보다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이제 우리는 시원(始原)의 욕망과 대상을 그저 희미한 화석으로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사적 영역(oikos)과 공적 영역(polis)의 경계가 깨지면서 발생한 것이 ‘사회’라는 아렌트의 지적대로라면, 이제 우리의 사회는 개인의 욕망조차 자아를 충족시키는 내밀함에서 벗어나 공적 담론의 장 속에서 공익적 측면을 수용하기를 요구한다. 역사의 진행을 개인 욕망의 발현 과정으로 본다면, 욕망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인 영역 속에서 욕망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가 중요시된 것이다. 이 속에서 우리의 개인적 욕망은 때로 성적(性的)인 원죄의식에 사로잡히거나, 집단적 도덕성으로 재단되기도 한다. 결국, 계량화가 가능해지고 공적 가치를 따질 수 있는 것만이 우월한 지위를 부여받으면서 순수하고 개인적인 욕망의 발현은 유아기적 망상으로 치부되기에 이른다. 더구나, 매스 미디어의 균질적 정보처리 과정을 거친 다양한 욕망들은 서열화 속에서 재배치된다. 이제 욕망은 비교우위 없는 순수한 발현을 억압당한 채 잘못된 대상에 고착되거나 인터넷의 작은 화면 속에서 일쑤 신경질적으로 해소된다. 마치, 떠나고 없는 연인의 그림자를 향해 말없음을 타박하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말이다. 욕망조차 계열화된 현실에서 소설 행위(쓰기/읽기)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욕망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있다. 다양한 욕망이 부딪치는 공간이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벤야민은 소설이 이야기와 달리, 이전 시대의 경험들과 분리되어서 후대의 경험으로 확장되거나 조언을 포함하지 않는 고립성을 지니고 있음을 지적한다. 게다가 현대 사회의 소설은 정보가 그랬듯이 상품으로서 자본주의적 유통의 과정으로 포획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결국 소설행위의 의미 역시 정보가 소비되는 방식처럼 한 순간 안에서만 소비되고, 우리의 욕망은 자본주의적 만화경 속에 갇히고 만다. 이 글이 김중혁의 소설(‘펭귄뉴스’(2006), ‘악기들의 도서관’(2008). 두 권의 단편집을 제외한 작품으로는 ‘3개의 식탁, 3개의 담배’(창작과 비평, 2009년 봄), ‘C1+y=:[8]:’(문학과 사회, 2009년 여름), ‘유리의 도시’(현대문학, 2009년 8월), ‘1F/B1’(문학동네, 2009년 가을) 등이 있다. 단편집에서 작품을 인용할 때에는 작품의 제목과 면수만 밝히기로 한다.)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일관되게 자신의 소설 안에서 무한대의 욕망과 경험들을 반복·중첩시켜 가며 소설 공간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의 소설은 종국에 이르러 개인의 순수한 욕망을 만날 수 있도록 가벼워지고, 이 가벼움은 다시 무한대의 욕망과 경험들을 가로지른다. 김중혁의 이러한 작업은 부타데스 이후 멀어져 가고만 있는 개인의 욕망을 직접 대면케 하는 동시에 소설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여겨진다. 김중혁 소설의 근저에는 공통 취향을 가진 두 인물들의 반복과 변주가 배치되어 있다. 이 배치가 그의 소설을 팽팽하게 잡아당겨 소설적 긴장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공통 취향의 공간은 독자들을 무리없이 공감하게 만든다. 이 두 명의 중심인물들은 때로 쉽게 의기투합하기도 하지만(‘무용지물 박물관’), 결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거나 협력의 지점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두 인물들은 만나지도 않거나(‘자동 피아노’), 아니면 아예 한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 위해를 가하기도 한다(‘비닐광 시대’). 반면에 이럴 때조차 이들은 서로 여전히 “작고 가냘픈”(‘자동 피아노’, 29쪽) 연결점을 가지고 있는데, 말하자면 두 인물들은 매개물을 통해 가까워진 두 개의 항이 아니라 매개물을 통해 반복되고 변주되는 하나의 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인물들은 ‘여성들의 서사적 비중이 축소된 남성적 유대관계’(신수정)나, ‘전형적인 남성 버디(buddy)소설의 면모’(심진경)로도 파악된다. 하지만 소설적 공간의 의미를 구축하는 이들의 역할에 주목하여 살펴본다면 성구분은 무의미해지고 우리는 다만 반복적 이형태(異形態)가 만들어내는 변화에 동참하게 될 뿐이다. 소설 속에서 상대자로 ‘나’와 같이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영어 이니셜이나 별명으로만 나타나는 경우 이러한 변화는 더욱 두드러지는데, 고유명사를 부여받지 않은 대상은 독립적 역할보다는 ‘나-나’로의 반복과 변화를 이끈다. 가령, ‘나와 B’에서 ‘나’는 ‘B’와 음악으로 인해 ‘핵융합’을 한 것처럼 금방 친해진다. 하지만 실제 이 둘의 관계는 ‘B’에 대한 ‘나’의 일방적인 행위로 시작되고, 전개된다. 음반 가게 점원인 ‘나’가 음반을 훔치려던 ‘B’를 처음 만난 뒤, 몇 번의 이직을 겪는 ‘나’와 무명 기타리스트에서 주목받는 신인 기타리스트가 되는 ‘B’의 사이를 ‘하나로 합쳐’졌다고 보기에 둘 사이는 느슨하다. 음악이라는 공통 취향은 있지만, 근본적으로 ‘B’는 ‘음반을 두 번 정도 듣고 난 다음엔 음반과 거의 똑같이 기타를 연주’(195쪽)하는 전문가이고, ‘나’는 심장에 무리가 가서 아예 전기기타를 배우기도 힘든 인물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두 인물의 관계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어느 날 나는 동영상을 보다가 내 습관 하나를 발견했다. 나는 화면 속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그를 볼 때마다 왼쪽 엄지로 나머지 왼손 손가락들의 끝을 비비고 있었다. 어머니가 아이의 등을 어루만지듯 매끄러운 손가락 끝을 비비고 있었다. ‘내가 손가락 끝을 비비고 있었네?’라는 생각이 들고 난 다음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째서 그런 행동이 시작됐는지 모르겠다. 대리석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는 그의 손가락 끝을 그리워했던 것일까. 아니면 굳은살 하나 박여 있지 않은 내 손가락 끝이 부끄러웠던 것일까. (…중략…) 한 달 전 기타를 한 대 샀다. 다시 기타를 배우고 싶어졌다. (…중략…) 아직 내 손가락 끝은 너무 무르다. -‘나와 B’, 210~211쪽. 결국, 소설의 마지막에서 우리가 마주치는 것은 ‘나’ 스스로의 재발견이다. ‘나’는 ‘B’와의 만남으로 인해 이전에는 억압되어 있던 자신 내면의 어떤 지점을 발견하고 다시 이를 통해 내면에 감추어졌던 순수한 욕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잡게 된다. 갑자기 음악(기타)을 위해 생업을 내팽개치거나 하는 등의 결단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무른 손가락 끝’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이 순간은 우리가 전망을 가지고 억압과 대결을 펼치든, 현실을 비틀어 냉소적 거리를 두든 오히려 단 한 번도 벗어나지 못했던 현실적 억압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망이나 목표는 그 자체로 억압되고 조작된 욕망에 노출되어 뒤틀린 결과물이 될 위험성을 항상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결말이 보여주는 의미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그리거나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출발점과는 구별된다. 이제 우리는 조작된 욕망에서 벗어나 본래의 욕망, 즉 시원(始原)의 욕망을 대면할 수 있게 된다. 김중혁은 이러한 반복과 변주가 주는 새로운 의미의 발견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가 자신의 작업에 붙이는 이름(제목)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첫 번째 소설집 ‘펭귄뉴스’에서 우리는 ‘무용지물/ 박물관’, ‘사백 미터/ 마라톤’이라는 제목을 볼 수 있다.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내기 힘들 것 같은 두 단어가 하나의 단어로 사용되면서 묘한 호기심과 낯섦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방식의 명명은 두 번째 소설집 ‘악기들의 도서관’에서 더욱 늘어난다. ‘자동/피아노’, ‘악기들의/도서관’, ‘유리/방패’, ‘무방향/버스’(제목의 /부호는 인용자) 등이 그것이다. 지적한 제목들은 모두 이질적인 두 단어가 A+B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작품을 읽은 뒤 우리는 소설의 내용이 A나 B 어느 한쪽과 관련된 이야기거나, A가 B(혹은 B가 A)를 특별한 방식으로 만드는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소설이 전달하는 의미들은 사실, A∩B를 통해 파생되며 이를 통해 A나 B가 기존의 의미에서 벗어나고 그것들의 공통점에 기반하되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 A‘(또는 B’)가 무한대로 풀려 나오게 되는 것이다. 교집합적 운동이라고 새롭게 불러도 좋을 이와 같은 김중혁의 소설적 전략은, ‘반복(repetition)’과 ‘이접(離接.disjunction)’을 통해 모든 ‘토대’를 집요하게 해체하고자 했던 일련의 운동이 문학적 테두리 안에서 갖는 성과이다. ‘엇박자 D’의 감동적인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는 이 성과를 분명하게 만날 수 있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두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세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고, 네 사람, 다섯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합창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합창이라고 하기에는 서로의 음이 맞질 않았다. 박자도 일치하지 않았다. (…중략…) 노래는 아름다웠다. 서로의 음이 달랐지만 잘못 부르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마치 화음 같았다. (…중략…) 22명의 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이유는, 아마도 엇박자 D의 리믹스 덕분일 것이다. 22명의 노랫소리를 절묘하게 배치했다. 목소리가 겹치지만 절대 서로의 소리를 해치지 않았다. 노래를 망치지 않았다. -‘엇박자 D’, 280~281쪽. 공연기획자인 ‘나’가 20여년 만에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합창단 친구 ‘엇박자 D’를 만나 같이 공연을 기획하게 된다. 그 공연에서 ‘나’ 몰래 친구가 준비한 앙코르 장면은 소설속의 ‘나’가 그랬듯 예기치 못한 감동을 준다. 공연을 기획한 ‘엇박자 D’는 합창단 시절, 자발적으로 단장까지 맡을 정도로 유일하게 열성적이었던 친구지만 그는 ‘놀라울 정도의 박치이자 음치’(255쪽)여서 실제 공연 때는 선생님에게 립싱크만을 강요당한다. 그러나 ‘엇박자 D’는 결국 노래를 부르고, 공연을 망친 장본인이 된다. 그 뒤 의도적으로 음악을 듣지 않던 ‘엇박자 D’는 전공으로 무성영화를 선택한다. 무성영화를 통해서, 영상과의 필연성에 얽매이지 않는 소리의 자유로움을 깨닫고 위에 언급한 장면을 연출하기까지의 소설적 과정에서 우리는 어렵지 않게 ‘엇박자 D’의 의도를 알게 된다. 실상, 음치라는 것은 ‘자신이 알아낸 게 아니고 들어서 아는 것’이며 ‘평생 그렇게 세뇌’(270쪽) 당해서 살아왔다는 것을 말이다. 개인의 욕망이 자유롭게 표현된 것이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억압으로 작용하는 사회적 기준이 음치를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억압이 작용하지 않는 시원의 욕망을 만남으로써 주체들이 자유롭게 해방되고 나아가 ‘서로의 소리’를 억압하지 않는 ‘화음’을 꿈꾸는 것, 그것이 바로 김중혁이 보여주는 교집합적 운동의 힘이다. 교집합적 운동 속에서 억압되/하지 않는 욕망을 만날 수 있다면, 역설적으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교집합의 상태 그대로 남아 있기이다. 운동성을 상실한 모든 것은 결국 그 힘을 잃고 다시 계열화 속으로 수렴될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 이러한 위험은 계시적인 교훈이나 전망으로 구체화되면서, 문학작품이 운동성을 상실한 채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라앉아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김중혁은 자신의 소설이 처할 수 있는 이 비극적 운명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여 표준으로 작동하는 모든 것들과 거리를 둠으로써 자신의 전략이 지속적 운동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억압적 현실⇒구체적 전망의 필연성’으로 이어지는 고정적 틀 그 자체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전망이 다시 억압으로 작동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유의 비트(beat)를 억압하기 위한 진압군과 이에 맞선 저항군이 전쟁 중인 현실,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는 현실을 각각 배경으로 삼은 ‘펭귄뉴스’와 ‘유리방패’처럼 비교적 억압의 양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에서 이러한 의도는 더욱 잘 드러난다. 이는 억압의 체계에 포획되지 않기 위해 경계하는 작가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으로 읽힌다. ‘전쟁 중인 현실→무감각한 나→저항군인 그녀→그녀와의 우연한 만남→그녀를 따라 저항군이 되는 나’로 이어지는 ‘펭귄뉴스’의 이야기 전개는 전형적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끝에서 우리는 다소 의외로 ‘그녀’의 죽음을 확인한다. 전쟁 중인 현실조차 ‘지루하고 재미없’(263쪽)는 ‘나’에게 ‘그녀’는 ‘모든 살갗이 곤두서’(274쪽)게 하는 유일한 자극이었기 때문에 그 의외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게다가 ‘나’는 ‘그녀’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제 곁에 있던 그녀는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비극적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굳이 감상을 말해야 한다면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야겠군요. 어쨌든 극히, 자연스럽게 그녀는 죽었고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 ‘펭귄뉴스’, 357쪽. ‘비트’를 매개로 ‘나’와 ‘그녀’ 사이에서 이루어진 교집합적 상태는 필연적으로 ‘나’에게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지만, 이것 자체가 지속가능한 운동으로의 전환은 아니다. 교집합적 만남을 통해 변화된 주체는 다른 주체와 거리를 가질 때 비로소 자신의 내면에 자유의 공간 즉, 운동성을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그녀’의 죽음 뒤에야 비로소 ‘나’는 그 어디에도 ‘반납’할 수 없는 ‘정말 사적인 비트’(357쪽)를 완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 순간, 그 ‘비트’는 ‘그녀’와 ‘나’만의 매개에서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엇박자 D’의 마지막 장면처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쿵쾅’(358쪽)거릴 수 있는 운동으로 변환한다. 우리는 이와 같이 지속적인 운동성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을 파리의 빌레트 공원(Parc de La Villette)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공원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문학·철학·영화 등의 다양한 비건축적 개념을 적극 끌어들인 것으로 유명한데, 이를 통해 오히려 건축의 새로운 발전가능성을 촉발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 공원은, 점·선·면의 세 체계를 따라 설계된 각각의 공간이 한 공간 안에서 중첩되고, 분열되고, 해체되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게 되어 있다. 설계의도에 따르면, 응집력 있는 구조들을 중첩시켰을 때 하나의 초응집적 거대구조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정될 수 없는 것, 즉 전체성에 반대하는 것이 생겨난다. 결국 이 공간은 반-맥락적인 공간이다. 따라서, 실제 공원 내 기능들의 중첩은 고정된 시설물로서의 기능성과 편의성에서 벗어나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공간을 탄생시킨다. 일상 언어학에서 말하는 관습적인 절차나 효과로서의 ‘맥락(context)’을 파괴하는 이 공간은 2000년대 우리 소설이 새롭게 만들어 낸 소설적 공간, 이른바 ‘무중력 공간’(이광호)과 맞닿아 있다. 2000년대 소설들은 종래의 작품들에서 기피해 온 이질적인 소재나 인물군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 공간에 낯섦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시기와 비교하여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지점이다. 이 소설들이 만들어 내는 공간 자체가, 중력으로 작용하는 어떠한 억압적 기준 없이 자유로운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소설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단절적인 대화나 전통적 서사 구성을 거부하는 듯한 문체, 현실과 이질감 없이 섞여 있는 환상적 비현실 또한 그 결과물이자 원동력임은 물론이다. 김중혁의 소설 역시 이와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 그러나 현실과 냉소적인 거리를 두거나 이질적인 공간을 창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수많은 현실들과 겹치면서 동시에 거리를 두는 변별성을 통해 보다 많은 욕망들을 해방시킨다. 따라서 비교적 전통 서사에 충실하게 진행되던 김중혁의 소설은 언제나 결말에 이르러 모든 것을 툭툭 털어버리고 ‘마음이 편안해’(‘자동피아노’, 35쪽)지는 경험을 안겨준다. 이때의 ‘가벼움’이 바로 단순한 현실과의 거리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김중혁만의 ‘거리두기’에서 오는 결과이다. 이 ‘거리두기’ 역시, 앞서 언급한 빌레트 공원에서 폴리(folie)라는 인상적인 개념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프랑스어로 광기, 무분별한 짓이나 말, 정열 등의 의미를 가진 폴리는 이 공원의 설계 단계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점 체계 속의 폴리는 실제 빨간색 철골 구조물들로 형상화되었는데 공원 내에서 쉽게 눈에 뜨이기 때문에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기준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세워진 이 폴리는 전체 공간을 나누고 분리시키는 동시에 면과 선 체계의 폴리들과는 상호충돌하고 왜곡되어, 애초 설계자의 의도대로 공원전체가 탈통합적인 공간이 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결국 모든 억압에서 벗어난 공간을 만드는 것은 기준점으로서의 ‘나’가 아니라 모든 것들과의 반복과 중첩, 그리고 다시 그것과의 거리두기에서 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M의 옆모습을 보는 순간, 어쩌면 M과 이렇게 버스를 타고 가는 것도 마지막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순간 얘기를 했지만 그사이 M과 나는 어딘가를 지나온 것 같았다. 어떤 갈림길을 지나온 것 같았다. 그는 왼쪽 길을, 나는 오른쪽 길을 선택했고, 발목에 묶여 있던 끈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스르르 풀어져 버린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유리방패’, 180쪽. 위의 장면 속 ‘나’와 ‘M’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지내면서 취업을 위한 면접시험조차 같이 치른다. 심지어 한 명만 뽑는 회사의 면접시험도 ‘막무가내’로 같이 치르는 이 둘은 전형적인 김중혁 소설의 인물들이다. 이들이 면접시험을 위해 준비했던 일종의 퍼포먼스가 우연히 인터넷 신문에 예술적 시도로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순식간에 이들은 면접관으로 불려다니는 유명인사가 된다. 서른 번의 입사시험을 치르는 동안 ‘한때 실패에 중독된 인간들’이었던 주인공들이 ‘실패중독자들을 위로해 주는 입장’(178쪽)이 된 것이다. ‘점수를 받는 사람’에서 ‘점수를 주는 사람’(176쪽)으로바뀌게 된 이 발랄한 치환은 현실의 체계를 뒤엎는 듯 보인다. 자본주의적 서열구조의 확대·재생산 방식으로 작동하는 공개취업의 기준에 함몰되어온 인물들이 그 틀을 자신들의 힘으로 벗어난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본 경우보다 오히려 짧은 시간 내-‘스무 번째였는지 스물한 번째였는지의 면접관 일을 마치고 나올 때’(178쪽)-에 ‘피곤’을 느끼고 만다. 애초부터 이들의 ‘자리바꿈’은 사실 무분별하게 정보를 생산해 내는 매스미디어 시스템이 만들어낸 ‘이벤트’였을 뿐이다. 자신들의 변화가 억압이 작동하는 체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 그 체계 안에 다시 포획되고 말았음을 느낀 순간, ‘나’는 ‘M’과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의 교집합적 운동이 다시 체계 내에 갇히고 말 때, 김중혁의 ‘거리두기’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지속적인 운동성을 확보한다. 교집합적 반복과 변주, 그리고 거리두기까지 포괄한 김중혁 소설의 운동성은 작가 특유의 소재가 만들어 내는 이야기 공간과 교직(交織)된다. ‘마니아적인 열정과 감수성’(박진), ‘사물들을 해방시키는 수집광’(김형중), ‘등장인물들의 마니아적 취향과 취미를 개성적으로 드러내주는 사물-예술’(심진경) 등으로 평가되는 김중혁의 사물에 대한 애착은 독자들에게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것은 작품 속 소재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수공업적’ 성격이다. 또 하나의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으로 등장한 ‘정보’의 유통은 후대로 전달되는 경험의 가치를 하락시킨다. 따라서 사실이 아닌 이야기에도 진실이 포함되어 있던 시대에서, 진실과 관련 없이 사건만 난무하는 시대로의 변모를 지적한 벤야민의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실시간적 확산이 가능한 정보만이 중요시되고, 전생애에 걸쳐 축적된 개인의 경험들이 획득하는 의미와 그 깊이가 외면되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때, 수많은 경험들이 구전적인 방식으로 축적되어 있는 이야기를 벤야민은 수공업적 형태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이야기의 특성을 빗대서 말한 ‘옹기그릇에 남아있는 손흔적’은 현대사회에서 하나의 가치가 아닌 시스템의 오류로 취급될 뿐이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김중혁은 경험들이 축적되어 있는 동시에 새로운 경험들을 환기시키는 소재들을 사용한다. 마치 벤야민의 ‘이야기’처럼 그의 소재에는 다양한 욕망과 경험들이 공존의 방식으로 존재한다. 다음에서 작가가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론을 먼저 살펴보자. “잠수함 설명하기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서 제가 집에 있는 잠수함 모형을 하나 가지고 왔어요. 비틀스의 영화 ‘Yellow Submarine’에 등장했던 잠수함이에요.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걸 직접 만져볼 수 있다면 좀더 이해가 쉬울 텐데 아쉽네요. 전체적인 모습은 입이 툭 튀어나온, 심술 맞은 물고기 같아요. 심술난 것처럼 입을 삐죽 내밀고 한번 만져보세요. 잠수함 앞모습이 바로 그래요. 그리고 몸통은 비늘을 다 긁어낸 물고기라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미끈하죠. 창문은 왼쪽에 여덟 개, 오른쪽에도 여덟 개가 있어요. 이 창문을 통해서 바닷속 풍경을 보는 거죠. 그리고 꼬리 쪽에는 방향을 조종하는 지느러미 같은 게 달려 있어요. 지느러미 아래쪽에는 잠수함이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프로펠러가 두 개 달려 있어요. 프로펠러는 바람개비를 생각하면 될 거예요. 그리고 위쪽에는 네 개의 잠망경이 올라와 있는데요, 잠망경은 잠수함이 물 위로 올라오지 않고도 바깥을 볼 수 있도록 기역자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굽힐 수 있게 만든 스트로 아세요? 그걸 잠망경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음, 그리고…….” (…중략…) “자, 이제 우리가 잠수함이 한번 돼 볼까요? 제가 자주 하는 놀이인데요. 욕조에 물을 받은 다음 스트로를 물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우리에겐 그 스트로가 잠망경인 셈입니다.” -‘무용지물 박물관’, 33~34쪽. 대상과 직접적 연관없는 “물고기, 바람개비, 스트로” 등을 동원하여 잠수함을 설명하는 이 장면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모든 감각과 경험을 총동원하게 된다. 그리고 이 감각과 경험들 역시 대상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우리에게 ‘잠수함’을 경험적 실체로 인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대상을 보편화시키는 정의(定義)는 ‘무용지물’이 되고, 나아가 감각 주체가 스스로 대상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인식방법은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과 달리 “통조림”처럼 압축되지 않고 수많은 감각과 경험들이 중첩되면서 위의 긴 인용문에서처럼 필연적으로 비경제적이 된다. 김중혁이 선택한 소재들의 수공업적 성격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즉, 계열화된 체계 안에서 박제된 상태의 사물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는 사물이 바로 작가의 탐구 대상이다. 먼저, ‘에스키모, 여기가 끝이야’의 지도가 그것이다. 나무를 깎아 만든 이 지도는 에스키모들이 ‘기억과 소리’로 만들고 촉각을 동원하여 ‘상상하는 지도’이다. 일반적인 ‘지도’의 제작과 활용에서 벗어나, 사용자들의 반복적인 경험 안에서 유용한 이 지도는 그 자체로 수공업적 소재라 할 수 있다. 이 지도로 인해 ‘나’는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78쪽)던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게 된다. 사물에 축적된 수많은 경험들이 ‘나’와 중첩되어 나만의 경험을 생생하게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사물 역시 갇혀있던 가치판단의 틀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이다. 이와 같은 탐구는 ‘악기들의 도서관’에서 심화되어 나타난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순간 ‘아무것도 아닌 채로 죽는다는 건 억울하다.’(109쪽)는 생각이 든 ‘나’가 우여곡절 끝에 취직하게 된 악기점에서 만든 이 ‘도서관’은 연주가 아니라 ‘그냥 악기 소리만’ 있는 곳이다. 악기는 애초에 인류가 감정표현과 전달의 도구인 신체를 보충하는 보조수단이었다. 여기에 악기를 사용해온 수많은 사용자들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하나의 도구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악기가 분류되고 체계화되면서 점점 경험의 세계에서 분리되어 전문연주자를 필요로 하기에 이른다. 체계 내로 편입되지 않은 개별적 경험들이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기회는 이제 차단당한 것이다. 사실상 처음부터 박물관에 전시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시되기 직전까지도 사물들은 오직 사용자들의 경험과 경험사이에서만 존재해 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본주의적 체제의 강제성을 보편타당성으로 받아들여 사물들을 분류하고 서열화해 왔던 것이다. 이제 자본주의적 질서로 재편된 박물관 안에서 사물들은 더 이상의 경험을 용납하지 않은 채 개별성을 상실하고, 인간마저 전시물과 같은 운명을 겪게 된다. 김중혁의 수공업적 사물에 대한 탐구는 이와 같은 운명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 노력은 ‘박물관’을 ‘무용지물’로 만들면서, 체계에서 소외된 모든 것들을 ‘악기도서관’으로 이끈다. 여기서 우리는 ‘긁거나 할퀴거나 두드리거나 뜯거나 쓰다듬거나 꼬집으면서’(127쪽) 억압되/하지 않는 개별적 경험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지 않냐? 그보다 더 처음으로, 더 처음” -‘유리방패’, 178~179쪽(인용자 재구성). 시원의 욕망을 꿈꾼다는 것은 가능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전도되고 억압된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기억을 통해 더듬어 가는 ‘처음’은 언제나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경계하는 데리다는 기원을 아예 결정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 부타데스의 딸이 기억에 의존하여 그림을 그리던 순간부터 실제 대상은 무시될 수밖에 없고, 차라리 현존(presence)과 부재 사이의 ‘놀이’ 그 자체가 의미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자본주의는 모든 차이의 진폭과 오류마저 자신의 안으로 포획하는 강력한 보편타당성을 지향하는 체계이다. 자본주의적 금융시스템이 자체 내의 심각한 오류를 드러내고 있는 지금에도 여전히 자본주의적 처방만이 유효하게 거론되는 현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김중혁의 소설은 이 같은 현실 속에서도 모든 욕망들을 중첩시키면서 멈추지 않고 차이들을 생산한다. 그리고 그는 그 전략으로 모든 경험과 욕망들의 ‘흔적(trace)’이 새겨진 사물을 사용한다. ‘자신만의 생각과 리듬’을 가지고 있는 ‘살아 있는 괴물에 가까’운 ‘타자기’(‘회색괴물’), 그 어떤 외부조건에도 얽매이지 않고 연주되는 순간마다 ‘자신의 몸을 통째로’ 빌려주는 ‘투명’한 ‘피아노’(‘자동피아노’), ‘수많은 밑그림 위에다 자신의 그림을 그려나가’고 이것이 다시 ‘또다른 사람의 밑그림’이 되는 작업을 하는 디제이들의 ‘비닐레코드’(‘비닐광시대’)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이 사물들이 만들어 내는 차이들이 결국 무한대의 욕망들에 열려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을 통해 우리들은 ‘처음’으로 이끌린다. 작가의 이런 의도는 최근작인 ‘C1+y=:[8]:’에서 ‘보드빈터’라는 공간으로 구체화된다. 정글의 특성을 도시에 연결시켜 보다 쾌적한 도심을 만들고자 하는 도시 연구가 ‘나’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도심을 다니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이 공간은 목숨을 걸고 정글을 탐사하면서까지 만들고 싶었던 공간이다. 그러나 이는 목적지로 충족되는 결과물이 아니라 도심 속 길들의 일부분이며, 수많은 익명의 스케이트 보더들이 ‘단 한 번도 신호등을 만나’거나,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도 스케이트 보드를 탈 수 있는 길의 연결일 뿐이다. 이 ‘길’이야말로 도시가 생성되기 이전 개인의 욕망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던 ‘첫 길’이며, 그 ‘처음’은 억압 자체가 무화되고 인류전체의 경험과 개인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원의 욕망을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이다. 그 길 위로 부지런하게 걸음걸이를 옮기고 있는 작가의 행보에 시선을 고정시킨 이유는 그의 소설행위가 하나의 답변이 아니라 ‘처음’을 향한 지속적인 질문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끝>
  • ‘신생아 1명의 힘’

    ‘신생아 1명의 힘’

    신생아 1명이 평생 12억 2000만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내고 1.15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숭실대 김현숙, 명지대 우석진 교수팀에 의뢰한 ‘출산이 일자리 창출과 생산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분석’에서 신생아 1명의 출산이 이 같은 경제적 효과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세계 최저 출산율로 우리나라의 중장기 성장잠재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점은 많이 알려졌지만 출산에 따른 단기적인 경제 효과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1명이 본인을 빼고도 0.53명의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어 내며, 따라서 신생아 2명을 낳을 경우 1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기별로는 출생·영유아기에 의료서비스, 분유·이유식, 유아용품, 보육서비스와 관련된 산업에서 4400만원의 생산효과와 0.168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의 학령기에는 공·사교육, 학용품 등과 관련된 산업에서 2억 2900만원의 생산과 0.717명의 고용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동기에는 결혼 및 일상적인 소비생활로 모두 3억 9300만원의 생산과 0.067명의 고용효과를, 은퇴기에는 의료 및 요양, 여가생활 등으로 2억 1700만원의 생산과 0.13명의 고용효과를 만든다.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자동차·주택·금융 등과 관련된 소비에서도 3억 4400만원의 생산을 유발하고 0.065명의 고용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출생에서 학령기까지의 소비를 통한 고용효과는 0.885명으로, 자신이 노동시장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1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김 교수는 “제시된 결과는 최소한으로 산정한 수치로, 신생아 출산이 최소한 이 정도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연구”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3년간 머리카락 먹은 中 7세 소녀 충격

    중국 샤먼에 사는 7세 소녀 S양은 최근 구토와 복통 등을 호소하다 혼절해 병원에 실려 갔다. 영문도 모른 채 헐레벌떡 병원으로 달려와 의사의 설명을 들은 S양의 부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의 뱃속에 두 주먹 만한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S양의 뱃속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뭉치는 길이 12㎝·폭 4㎝로, 인체에서 소화되지 못한 채 얽히고 뭉치면서 큰 덩어리를 형성했다. 인체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이 머리카락들은 위와 연결된 기관을 모두 막고 위장장애를 일으켰으며, 이러한 장애가 지속되면 장기들의 전반적인 기능을 저하해 생명에 위협을 가져다 줄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S양이 머리카락 등 털 종류를 먹기 시작한 것은 2살 때부터. 부모는 아이에게 여러 차례 지적을 했고 4살 무렵부터는 나아지는 듯 했지만, 상담결과 아이는 약 3년 간 부모 눈을 피해 숨어서 머리카락을 먹어 온 것으로 밝혀졌다. S양의 부모는 “어렸을 때 털이 많은 인형이나 장난감을 주로 사다준 뒤부터 (아이에게)머리카락이나 털을 입에 넣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심지어는 카펫이나 외투에 달린 털도 모두 뽑아 입안에 넣고는 했다.”고 말했다. 주치의는 S양이 심리적인 불안감으로 이상행동을 보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샤먼시 제일아동병원 외과의 롄황 박사는 “S양은 유아기 때부터 다른 아이들보다 심리적인 불안감이 더 컸지만, 2~3세 때에는 표현방법에 한계가 있어 부모가 이를 알아채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유아기 아이들은 비록 말을 할 줄 모르지만, 부모가 하는 이야기나 행동 등을 모두 기억한다.”면서 “심리적인 편안함이 가장 훌륭한 교육”이라고 충고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원 평생교육 새싹부터 키운다

    노원 평생교육 새싹부터 키운다

    서울 노원구가 교육특구에 이어 ‘보육 메카’로 우뚝 서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7일 “지난해 9월 문을 연 노원보육정보센터가 ‘보육 메카’의 전위대로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영·유아기의 보육환경이 어린이들의 평생을 좌우하는 만큼 보육부터 교육까지 전반적인 지원을 통해 훌륭하게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교사 재교육 프로그램 등 서비스 질↑ 실제로 노원보육정보센터는 육아 지원사업은 물론이고 취약 보육지원 사업, 평가인증 대비 각종 교육 사업 등 다양한 영유아 보육관련 사업을 운영, 각종 보육시설은 물론이고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센터는 지난 1년간 보육시설 지원을 위한 간행물 ‘노원꿈나무’를 발간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최신 보육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보육교사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각종 재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또 보육시설 운영에 관한 전반적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보육시설 평가인증을 위한 지원사업, 장애아 보육지원 및 교재·교구 대여사업 등을 시행해 보육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노원구는 서울시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보육 환경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각종 보육시설에 대한 지원을 도맡을 ‘컨트롤 타워’로서 이 센터를 설립했다. 현재 이 센터의 지원을 받는 보육기관만 530여개에 이른다. 특히 각종 보육시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베이비 마사지·점핑클레이·정보화 활용교육 등 다양한 전문 강좌를 운영, 연일 만원 사례를 이룰 만큼 보육교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대체교사·장애아 지원사업 성과 또 올해부터는 대체교사 지원사업과 장애아 지원사업을 새롭게 시작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체교사 지원사업은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에 목적이 있으며, 장애아 지원사업을 통해 장애인들을 더 이해하고 그들에게 맞는 교육을 계획할 수 있도록 교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보육시설에는 장애아 교구 대여와 장애아 보육 전문가를 파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가족부가 실시하는 보육시설 평가인증의 경우 엄격한 인증기준을 통과할 수 있도록 센터가 직접 나서 돕고 있다. 평가대비에 어려워하는 보육시설 현장방문 및 우수보육시설 참관 등 적극적인 지원 끝에 최근에 점검한 어린이집 전체가 평가인증을 통과하는 성과를 올렸다. 보육시설뿐 아니라 부모들을 위해서도 자녀 양육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부모들을 대상으로 육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영유아의 발달과 양육방법에 대한 상담은 물론이고 양육지원 프로그램, 문화공연, 체험전시, 장난감 및 양육콘텐츠 대여 등 부모들에게 필요한 직접적인 서비스 제공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하루 150명 방문… 장난감도서관 인기 특히 이 센터에 마련된 장난감 도서관 ‘놀이아띠’는 장난감 2153점을 갖춰 이 곳을 찾는 부모와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놀이아띠’에는 전체회원 1300여명 가운데 하루 평균 150명이 방문해 월평균 3000건의 장난감 대여가 이뤄지고 있다. 또 전문적인 양육지원 교사가 아이들을 돌봐주는 아이돌보미 서비스도 월평균 1100건을 웃돌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길섶에서] 노화방지/오일만 논설위원

    동물의 수명은 호흡 및 심장박동 횟수와 반비례 관계라고 한다. 작은 동물일수록 호흡과 심장 박동이 빨라 일찍 죽고 반대의 경우는 오래 산다는 것이다. 이 잣대로 보면 인간의 경우 생쥐와 코끼리의 중간 정도다. 생쥐가 2∼3년, 코끼리가 50∼60년 정도 사니까 동물학적으로 인간의 수명은 30년 전후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의 보편적 원칙을 무시하고 수명이 80세 이상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왜 이렇게 됐을까. 많은 학자들은 우리 인간이 진화하면서 유아기와 청소년기가 길어졌기 때문에 그 이후의 과정도 그만큼 늘어났다는 결론을 내렸다. 성장이 느려진 만큼 죽음이 늦춰지도록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됐다는 것이다.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을 해 봤다. 청소년기를 더욱 연장하게 되면 우리의 노화도 늦어지고 수명도 길어질 것이라는…. 60살이 넘더라도 어린이처럼 호기심이 많아 쉴 새 없이 배우고 계절의 변화에도 눈물을 흘리는, 풍부한 감성이 필요할지 모른다. 나이가 먹을지라도 젊게 산다는 것은 이래저래 나쁜 일은 아닌 듯하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영유아통합지원센터 개관

    중랑구는 저소득가정 영·유아들의 교육과 보건 등을 담당할 영유아통합지원센터를 4일 개관했다고 7일 밝혔다. ‘시소와 그네’라는 이름의 이 센터는 중랑구민회관 1층에 약 330㎡ 크기로 조성됐다. 7세 이하 어린이들이 교육, 복지 등 분야에서 또래 어린이들과 공평한 혜택을 받고, 이를 통해 ‘빈곤세습’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시소는 균형적인 성장을, 그네는 미래의 희망을 의미한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총 18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문을 열었으며 내부에는 교육 프로그램실과 상담실, 카페 등이 설치됐다. 이곳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영·유아에 대한 교육서비스와 건강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실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부모들의 상담과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센터는 이 외에도 지역 병원·유치원·급식지원기관 등과 협력해 아동들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 중랑구는 빈곤아동, 장애아동, 장애부모, 다문화가정과 조손가정의 영·유아와 부모들이 인식 부족으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복지서비스를 직접 찾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구는 센터 개관을 위해 지난 4월 중랑사회복지협의회를 사업기관으로 선정한 뒤 운영 전반을 맡겼다. 센터장 등 8명의 직원을 센터에 상주근무시키면서 주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발굴하도록 했다. 문병권 구청장은 “영·유아기의 보육환경이 어린이들의 평생을 좌우하는 만큼 보육부터 교육까지 전반적인 지원을 통해 훌륭하게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나무없는 산’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나무없는 산’

    아버지가 떠나버린 집. 6살 소녀 진과 동생 빈은 엄마와 산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엄마는 자매를 시골의 고모 집에 맡겨두고 떠난다. 돼지저금통이 꽉 차면 돌아오겠다는 엄마의 말은 아이들에게 주문이 된다. 메뚜기를 구워 팔고, 100원 동전을 10원짜리 동전으로 바꿔가며, 진과 빈은 빨간 저금통을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엄마는 돌아오지 않고, 고모는 두 아이를 외할아버지 댁으로 데려간다. 세상모르고 언니만 따르는 빈은 진에게 자꾸 묻는다. “엄마는 언제 와?” 시간이 흐르면서 진의 대답은 조금씩 달라진다. 이렇게 예쁜 아이를 버려두는 어른이 있을까만, 세상에는 그런 일이 흔하고 흔하다(빈 역을 맡은 꼬마는 실제로 고아원에 살고 있다). 어른의 태도를 꾸짖듯 스스로 살아가는 두 아이의 모습은 큰 채찍이 되어 다시 어른에게로 향한다. 도시에서 점점 시골마을로 옮겨 가면서, 진은 공부할 곳에서 멀어지고, 빈의 드레스에는 때가 묻고, 또래 친구들은 하나둘 사라진다. 결국 두 아이의 곁에는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은 할머니만 남는다. 영락없이 소녀들의 수난사처럼 전개되는 ‘나무 없는 산’은, 그러나 고맙게도 잔혹한 인생이야기가 아니다. 감독 김소영은 전작 ‘방황하는 날들’에 이어, 어린 두 비전문 배우가 출연한 ‘나무 없는 산’에서도 과감한 클로즈업을 택한다. ‘나무 없는 산’은 두 소녀가 세상에 펼치는 표정들의 파노라마다. 세상과 자신의 관계를 조금씩 인식하면서, 천진난만한 두 소녀의 눈동자는 흔들린다. 특히 똑똑한 언니지만 여전히 오줌싸개인 진은 투정을 부리고, 반항의 몸짓을 시도하고, 거짓을 경험하고, 눈물을 배운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세상 앞에서 두 소녀의 영혼이 한치도 더러워지지 않음을, 관객은 목도한다. ‘나무 없는 산’은 아름다운 영혼이 담긴 얼굴의 기록이다.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안개 속의 풍경’에서 보았듯이, 나무는 아이가 기댈 곳, 즉 아버지의 메타포다. 의지할 데 없는 아이는 방황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무 없는 산’은 ‘나무’가 아닌 ‘산’에 방점을 찍는다. 이상하리만치 아버지의 모습을 제거한 ‘나무 없는 산’에서 눈여겨 볼 점은 ‘여성들의 연대 혹은 연계’다. 극중 엄마와 고모는 두 아이를 버린다기보다 생명의 근원으로 인계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침내 두 아이가 머무는 할머니의 품은 산과 땅, 그러니까 생명을 살리는 공간을 의미한다. 말라죽을 뻔했던 두 아이는 위대한 자연과 사랑의 힘으로 누구도 범할 수 없는 건강한 생명의 빛을 발한다. 김소영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모태로 삼았다고 말했다. 유아기의 기억과 상처를 다룬 작품이 자칫 빠지기 쉬운 신파와 유치한 재현을, ‘나무없는 산’은 가뿐하게 넘어선다. 신화적인(결코 과장이 아니다) 두 인물을 통해 ‘나무 없는 산’은 상처와 기억을 승화하는 경지에 오른다. 아무리 찬란한 보석도 ‘나무 없는 산들’의 영롱함에는 미치지 못한다. 김소영은 ‘하늘’의 표정을 영화에 종종 삽입하곤 한다. 무심한 듯 변화무쌍한 하늘 아래, 조금씩 성장하는 인간은 하늘과 자신과 세상의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인간의 이야기, 김소영이 소원하는 영화는 그런 게 아닐까 싶다. 27일 개봉. 영화평론가
  • 육아상식·학습컨설팅… 송파맘들의 광장

    육아상식·학습컨설팅… 송파맘들의 광장

    영화 ‘마더’의 흥행을 타고 ‘마더 신드롬’이 확산되는 가운데 자녀 교육을 위해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억척 엄마들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인터넷방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어서 화제다. 서울 송파구가 운영하는 인터넷방송 ‘송파N(www.songpa.tv)’은 웬만한 보육·교육 방송을 능가하는 수준의 프로그램으로 학부모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이 방송에 개설된 ‘아이사랑 부모교실’은 억척 어머니들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동안 구청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방송 제작진들까지 보육·교육 프로그램의 다양성 확보와 수준 향상을 요구하는 엄마들에게 시달려온 끝에 이 프로그램이 개설된 것이다. ‘아이사랑 부모교실’은 이 지역 어머니들의 교육열을 감안, 다양하면서도 수준높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초보 엄마들을 위해서는 육아 토막상식, 유아 마사지, 이유식, 월령별 육아방법에 이르기까지 빈틈없는 정보를 제공한다. 영·유아기부터 미취학 아동의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동영상 육아 강좌가 무려 50여개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정보력을 갖추고 있다. ●전문의 상담코너 인기 또 학부모들을 위해서는 학습 컨설팅은 물론이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ADHD) 및 틱장애(손가락 빨기 등 습관성 행동장애) 등에 따른 학습장애 클리닉 정보까지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강의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의 스타급 강사들이 도맡고 있다. ‘삐뽀삐보 119 소아과’의 저자 하정훈 소아과전문의를 비롯해 안진훈 MSC 브레인컨설팅 대표, 민성원 연구소장, 김창기(동물원 멤버) 소아정신과 전문의 등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강의 프로그램뿐 아니라 전문가 상담코너까지 갖춰 육아·클리닉·부모교육·이유식·학습컨설팅 등에 대한 궁금증 해소를 위한 전문가 상담코너까지 개설돼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의 최진호 내분비대사과 전문의와 이병섭 신생아과 전문의, 잠실함소아한의원 김정현 대표원장과 유재규·김송이 원장, 이보은 요리연구가, KACE 부모리더십센터 조향숙 연구원 등이 자문위원을 맡아 어머니들의 갖가지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경찰청 연계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 특히 이 방송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머니들의 반응과 요구가 실시간 접수된다. 어머니들의 전용공간인 ‘엄마들의 수다방’과 육아·이유식·교육·중고 유아용품 교환의 장인 ‘정보나눔터’, 어머니들이 가지고 있는 각종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육아나눔 아고라’ 등 다양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종 아동을 가진 어머니들의 안타까운 마음까지 반영,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와 연계해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실종아동찾기 코너는 경찰청과 링크돼 있어서 곧바로 실동아동에 대한 신고접수가 가능하다. 또 구청 및 동 주민센터 등에 설치된 50개의 IPTV를 통해 별도의 실종아동찾기 방송을 병행하고 있다. 방송 총괄책임자인 유용기 구 공보과장은 “68만 송파구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주민들의 방송”이라며 “새로 개설한 ‘아이사랑 부모교실’은 보육과 교육에 대한 어머니들의 다양한 관심을 집대성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태양빛 안돼!”…희귀병 앓는 6세 소년

    “태양빛 안돼!”…희귀병 앓는 6세 소년

    햇빛을 쐬면 피부에서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희귀병을 가진 소년이 영국을 울렸다. 동커스터 주에 사는 잭슨 맥킨타이어(6)는 바깥에서 뛰어노는 게 좋을 나이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 잠깐이라도 외출을 하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선크림을 발라야 하고 아무리 더워도 긴옷을 입어야만 한다. 또 모자와 장갑은 빼놓을 수 없는 외출 필수품이 됐다. 그 이유는 이 소년이 전 세계에서 30여 명만 앓는다는 희귀 유전질환(Erythropoietic Prototorphyria)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 잭슨은 유아기 때부터 몇 분이라도 바깥에 나가면 피부가 화상을 입거나 부풀어오르는 증상을 보여왔고, 지난해 희귀한 유전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 받았다. 사진작가인 아버지 앨런 맥킨타이어(41)는 “잭슨이 활동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자꾸 밖에 나가려 한다.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설명하는게 가장 어렵다.”고 고초를 털어놨다. 자유롭게 바깥에 나갈 수 없는 잭슨을 위해 소년의 부모는 아이스 하키를 생각해냈다. 실내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친구들과 평소 못다한 시간을 보내는 것. 전문가들은 이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년이 평생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차단하며 지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머니인 줄리아 맥킨타이어(34)는 “잭슨이 자라면서 자신의 병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조금 불편한 이 생활에 익숙해지길 바란다.”며 안타까워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5080] 평생학습 시대… 손자보다 배울게 많아요

    [5080] 평생학습 시대… 손자보다 배울게 많아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생각하고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평생동안 배우면서 살아간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들면 배움에 소홀해질 수 있다. 배워서 써먹을 곳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큰 착각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심심하게 앉아 있다 질병과 싸우며 보내는 노년보다, 배우면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노년이 훨씬 값진 인생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노후에 배워야 할 것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초·중·고교에 다니며 국어·영어·수학 공부에만 전념하는 손자들보다 배울 수 있는 학문의 영역은 훨씬 더 넓다. 도전 불가능한 영역은 없다. ●노래도 배우고 건강도 다지고 노후에 집에만 갇혀 있으면 웃을 일이 별로 없다. 자녀들이 속까지 썩인다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웃지 못하면 몸까지 경직된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면 박수를 치게 되고 저절로 춤까지 추게 된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건강해진다. 단순히 따라부르기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운동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멀티학습이 바로 ‘노래’다. 노래는 병도 예방한다.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부르면 뇌에서 항 스트레스 호르몬인 엔돌핀이 분비되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일 때 나오는 뇌파인 알파(α)파가 생성되기 때문에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심각한 노인성 질환과 스트레스까지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노래는 노인과 가족 간 정서적 친밀감을 높이는데도 효과적이다. 함께 웃다 보면 서로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집에 와서 최신 유행가를 부르는 할머니·할아버지를 보면 자식, 며느리, 손자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설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노래를 따라부르게 될 것이다. ●노후웰빙은 체조로부터 노후에 무엇이든 배우라고 하는 목적은 병든 기간을 단축시키자는 데 있다. 병이 들고 난 뒤 배워서 병을 낫게 하는 차원이 아니라, 병에 걸리기 전 잘 배워서 건강을 유지하자는 차원이다. 이러한 노후 건강유지 비결 중 하나가 바로 건강체조다. 노인이 할 수 있는 쉬운 동작들을 매일 10분씩만 꾸준히 해도 관절염이나 척추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몸이 유연하다면 요즘 유행하는 요가를 배워도 좋다. 굳이 등산이나 조깅처럼 다소 격렬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건강체조만으로도 건강한 인생 5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제일노인대학장 장두현 목사는 “규칙적인 건강체조를 하는 목적은 제일노인대학의 전화번호인 ‘9988-230’에 있다.”면서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만 아프다가 영(0)면하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병원에 누워 있다가 죽는 삶만큼 불쌍한 삶이 없다.”면서 “노후 웰빙과 웰다잉은 체조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종이접기의 비밀 노인성 질환 중 가장 치명적인 병이 바로 치매·뇌졸중·파킨슨병 등과 같은 뇌질환이다. 특히 한평생 살면서 함께 살아 온 사람들과 쌓아온 소중한 추억들을 모두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는 치매만큼 안타까운 병도 없다. 이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특효약이 바로 종이접기다. 아이들은 유치원에 가면 제일 먼저 종이접기를 배운다. 네모난 색종이를 길이에 맞게 접고, 같은 크기로 자르는 것이 유아기 아이들의 사고력·공간지각력·창의력 등을 길러주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노인도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손 감각과 지각력이 떨어지므로 종이접기를 통해 두뇌회전을 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시사상식을 배워라 평생교육기관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명사초청특강’을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실시되는 특강에는 국회의원, 구청장, 간부급 경찰, 의사, 대학교수 등 각계 저명 인사들이 초청돼 강의를 한다. 노인들에게 특강은 바로 사회학습의 장이다. 노인정에서 수다 떠는 차원과는 사뭇 다르다. 노인들은 ‘세상이 이렇다.’, ‘사회가 어떻게 돌아간다.’ 등 시사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지역소식도 접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 해 왔던 잘못된 점을 고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예를 들어 경찰 관계자로부터 “차가 없는 건널목 빨간 신호등에 느린 걸음으로 건너가다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면 앞으로 건널목에서는 항상 조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노인특강을 통해 세상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보는 것도 좋다. ●인터넷은 누구나 노인들의 인터넷 열기가 뜨겁다. 요즘 인터넷을 못하는 노인은 왕따를 당할 정도라고 한다. 노인대학에서는 컴퓨터실에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다. 노인들은 컴퓨터를 통해 문서작성법과 이메일 주고받기, 인터넷 검색 등을 배워두면 좋다. 컴퓨터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서 남들과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쉽고 중요한 일일 것이다. 일부 노인들은 컴퓨터를 통해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e쇼핑을 하기도 한다. 멀리 나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손자 장난감을 주문해주는 할머니·할아버지. 생각만 해도 멋지다. ●피해야 할 것들 간혹 건강을 위해 수지침이나 뜸을 배우는 노인들이 있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이런 것들은 피하는 게 좋다. 나이가 들 수록 사소한 감염에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의료기관이 아닌 이상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또 노인들은 피부가 약하기 때문에 뜸을 뜨다가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탁구, 게이트볼, 배드민턴 등의 스포츠도 노인들이 하기에 안성맞춤인 운동들이다. 하지만 무리하다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건강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체력과 건강 수준에 맞는 운동을 찾아서 하는 게 좋다. 사실 배우는 데 특정한 장소나 도구가 필요한 운동은 여건이 충족돼야 할 수 있는 번거로움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부광노인대학 가기안 사무국장은 “양로원, 경로당, 요양원 등의 복지시설에서는 노인에 대한 1차원적인 접근을 하는데, 노인들의 지적 수준, 문화적 수준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노인들이 배워야 할 것들도 수준을 높여 코드를 맞춰가야 한다.”면서 “젊은 시절 재능을 다시금 펼칠 수 있는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전직 대통령의 죄/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열린세상] 전직 대통령의 죄/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엄마 대통령할아버지 왜 저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모습을 TV로 본 아이들이 물었다. 8살, 6살 때였다. 순간 몹시 당황했던 난 뭐라 대답해야 할지 잘 몰랐다. “ 대통령 할아버지가 잘못을 해서 그래.” “대통령도 잘못을 해? “ 질문이 끊이지 않던 아이들은 특히 대통령이 정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가졌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 난 대통령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고 아이들에게 교육의 근간을 무너뜨린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죄란 생각을 했다. 요즘 또 한사람의 전직 대통령 때문에 우울하다. 다른 전직대통령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마음이 착잡하다. 그에 대한 실망은 늘 언행에 관한 것이었다. 재임 중이나 퇴임 후 그는 참으로 많은 말을 했으나 대부분 나라에 보탬이 되지 않았다. 도덕성 발달에 대한 연구에서 도덕성이 잘 발달된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한 적이 있다. 의외로 이들 부모의 훈육방식에는 차이가 없었는데, 온화하고 자율적인 훈육방식이 체벌이나 통제적인 것보다 효과가 있다는 기존 이론과는 다른 결과였다. 도덕성이 잘 발달된 사람에게서 나타난 특징은 부모의 훈육방식과는 상관없이 부모를 신뢰하고 존경한다는 것이었다. 신뢰하고 존경하는 부모 밑에서 도덕성이 잘 형성되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자식이 신뢰하고 존경하는 부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해당범주는 단 하나, 생활 속에서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부모였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부모가 ‘거짓말하지 마라.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마라. 열심히 살아라.’ 가르치면 효과가 컸다. 그러나 불성실하고 정직하지 못한 부모는 아무리 고운 말과 세련된 방식으로 ‘바르게 살라.’고 가르쳐도 소용없었다. 모든 지위에는 그에 맞는 역할이 있다. 부모, 교사, 성직자, 심지어 학생도 해야 할 역할이 따로 있다. 역할을 제대로 할 때 권위와 명예가 산다. 대통령은 한나라의 통치자로서 최고의 권위와 명예를 가진 만큼 누구보다도 높은 도덕성과 능력과 판단력을 요구하게 된다. 공직사회의 청렴을 부르짖던 대통령이 부적절한 돈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몹시 실망스러운 일이다. 자연채무니, 형제 같은 마음으로 주고받았다는 얘기들도 기가 찰 노릇이다. 한술 더 떠 그의 한 참모는 다른 전직대통령에 비해 액수가 적다는 것을 강조하며 생계형비리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인지 심리학자인 피아제는 인간의 도덕적 판단능력이 유아기엔 타율적이고 이성을 판단할 수 있는 단계로 가면 자율적이 된다고 하였다. 유아기엔 행동결과만을 놓고 그 양을 비교하여 잘잘못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백원을 훔친 사람과 천원을 훔친 사람 중 누가 더 나쁘냐고 물으면 어린아동들은 천원을 훔친 사람이 더 나쁘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자율적 판단단계로 가면 훔친 동기나 과정을 고려하고, 또한 액수와 상관없이 훔치는 것은 다 나쁘다는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죄는 어쩜 ‘한나라당 불법자금의 10분의1이 넘으면 처벌을 받겠다.’고 한 예전의 그 말인지도 모른다. 그 후 우리는 잘잘못을 판단하는 데 대단한 혼란을 가져왔고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이러한 기준이 스펀지에 물 스며들듯 새겨지고 말았다. 모두가 유아기적 판단을 하게끔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지금 언론이나 심지어 검찰도 이런 맥락에서 고민하고 있지 않는가. 이러한 논리가 적용되는 한 우리는 어떤 것도 잘잘못을 가릴 수 없다. 죄를 지은 사람은 자기보다 더 많은 죄를 지은 사람을 가리키며 배짱을 부릴 것이다. 잘못을 한 아이들도 자기보다 더 잘못한 아이들 때문에 반성할 필요를 못 느낄 것이다. 결론적으로 교육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 비만환자 70% 청소년기 이전에 시작

    비만인 10명 중 7명가량은 성장기부터 비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365mc비만클리닉 김남철 원장팀은 최근 한달간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로부터 청소년기 이전부터 비만했다는 답을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 545명 중 46.7%에 해당하는 255명이 비만이 시작된 시기를 14∼19세때였다고 답했다. 이어 20대 이후부터 161명(29.5%), 아동기인 3∼13세부터 101명(18.5%), 유아기인 3세 미만부터 28명(5.1%) 등이었다. 특히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비만이 시작된 사람이 전체의 70%나 돼 눈길을 끌었다. 국내의 다른 연구에서도 소아비만의 30% 이상이 청소년기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의료팀은 “소아·청소년기의 비만이 대부분 성인기까지 이어지며, 소아·청소년기 비만이 사회심리적으로 자신감 결여나 대인기피증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하면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만큼 저연령대의 비만을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하진 원장은 “청소년기 이전의 비만은 운동부족과 영양이 불균형한 식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패스트푸드와 피자·튀김 등 고지방·고열량 음식 섭취량 증가와 함께 운동 대신 게임·인터넷을 즐기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청소년 비만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소아·청소년 비만에 대한 위험성을 본인과 부모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국가적으로 소아·청소년기의 비만 해결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기고] 자살 예방 대책 발 벗고 나서자/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기고] 자살 예방 대책 발 벗고 나서자/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요즘 자살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2004년 이후 OECD 국가 중 1위인 데다 그 수도 1만 2000명 수준으로 산업재해나 교통사고 사망자 수 7000명 수준보다 훨씬 많다. 특히 교통사고·산업재해 사고에 의한 사망자 수는 감소세인 데 비해 자살 사망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자살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파산 등 경제적 문제와 이혼 및 배우자 사별 등으로 인한 충격과 사회적 고립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정신적 허무와 황폐감 등으로 갑자기 목숨을 끊기도 한다. 정치적·이념적 자살 테러에 의한 죽음도 있다. 어떠한 경우든 잘못된 개인선택의 결과이지만 이런 선택을 낳게 한 경제·사회·문화적 요인에 대한 심각한 성찰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자살의 증가는 산업화·세계화와 관련이 있다. 비교적 안정된 농경사회와 달리 산업화는 불안정성을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도시화에 따른 가족의 해체는 물론 정규직의 감소로 직장의 안정성도 감소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체계 하에서 패자는 있게 마련이고 이때 자살의 원인이 되는 사회적 고립이 증가할 수 있다. 1998년 IMF 경제위기 시 자살률이 급속히 증가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소득분배의 편중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배고픈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배 아픈 것은 참을 수 없다는 우리 속언은 절대적 빈곤이 해소돼도 상대적 빈곤이 사회갈등을 유발할 수 있음을 뜻한다. 또한 결과를 과정보다 중시함으로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이 와중에 생명경시 풍조가 자리잡고 있다. 삶의 질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가 있지만 자살률은 한 나라의 행복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의 하나로 평가된다.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그 사회 사람들의 삶이 팍팍함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자살을 개인적 문제로 치부하고 사회적 책임을 방기해 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는 산업재해나 자동차 사고의 발생을 낮추기 위해 만반의 노력을 기울이고 사회적 비용의 지출을 아끼지 않아 왔지만 자살에 대해선 국가 차원의 대책이 미흡했다. 그나마 2008년 말 자살예방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범정부적 대처를 시작했지만 예산 등 실행을 뒷받침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 자살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사회경제적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선 긴 시간이 요구된다. 따라서 자살의 원인 자체를 감소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자살경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자살을 감소시킬 수 있는 용이한 방안부터 찾아 대처하는 일이 시급하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만난 사람들끼리 이뤄지는 집단자살은 사이버범죄 차원에서 단속이 강화되면 어느 정도 차단이 가능하다. 또 유명 연예인의 자살로 늘어난 소위 ‘베르테르 효과’는 언론매체들이 선정적 보도를 자제하면 줄일 수 있다. 농약 등 자살을 쉽게 하는 위험요소도 노력 여하에 따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자살 위험이 높은 우울증 환자 등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도 관리 시스템 강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사회문화적으로 생명중시 분위기 조성은 종교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유아기부터 체계적으로 교육하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사회갈등 완화와 사회통합 강화가 필요하다. 아직도 높은 노인자살 등 생계형 자살은 소득 및 건강보장 정책이 강화되면 효과적으로 통제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도입된 기초노령연금제와 장기요양보험제가 점차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보장률을 좀더 빠르게 높여 나가야 한다. 자살이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라는 인식 아래 경쟁체제에서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