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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박정희 논란/이목희 논설위원

    40,50대 중장년층 상당수에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아직도 ‘공주’다.초등학교부터 대학교를 다닐 때까지 대통령은 ‘박정희’ 한 사람이었다.박 전 대통령의 딸로,한때 퍼스트레이디 역할도 했으니 범상하지 않은 게 당연하다. 박 대표가 정치에 입문하던 시절,유심히 지켜봤다.어떤 정치 초년생보다 기자 접근이 어려웠다.좋게 보면 신비스러웠고,나쁘게 보면 서민적이지 못했다.‘4·15총선’을 거치면서 박 대표의 이미지는 대중적인 쪽으로 많이 바뀌었다.하지만 지금도 여러 면에서 가까이 하기 어렵다.그만큼 그에게서 ‘박정희’를 탈색시키기가 쉽지 않다. 박 대표가 청와대·여당을 향해 국가 정체성을 밝히라고 요구했다.사상논쟁이 벌어지면서,웬 색깔론이냐는 비판도 나온다.평범한 야당 대표였다면 그 정도에서 그쳤을 것이다.박 대표가 전투를 주도하는 바람에 논전은 ‘박정희 평가’로 방향이 틀어졌다. 친일진상규명법을 개정하려니 박 전 대통령의 일제시대 행적이 걸렸다.의문사 조사범위를 확대하려 하면 박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을 깎아내리려 한다는 반발이 나왔다.여권과 박 대표 모두에게 스트레스다.열린우리당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은 “친일규명 대상에서 박 전 대통령을 빼자.”고 제안하기도 했다.여권은 의문사위를 국회로 이관해 여야 협의로 운영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박정희 논란’은 여야간 문제만이 아니다.한나라당 박세일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공(功) 70%,과(過) 30%”라면서 “박 대표가 큰 정치인이 되려면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야당 내에서도 박 전 대통령 ‘계승론’과 ‘절연론’이 맞붙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복잡한 상황 아래에는 정파 사이의 상호 불신이 깔려 있다.박 대표가 유력한 대권주자로 떠오르면서,일련의 여당 입법이 그를 깎아내리려는 것이란 지레 짐작이 나온다.박 대표는 불쾌해하고,정국은 꼬여만 간다.박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지 올해로 25년.이왕 이렇게 됐으니 적절한 시점·방법을 택해 화끈한 논쟁을 벌이는 것은 어떨까.친일규명법 등은 ‘박정희’를 잊고 정도대로 입법이 추진돼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대어’ 놓친 서대문署 ‘초상집’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검거됐지만,일선 경찰서에는 오히려 비상이 걸렸다. 다른 사건으로 붙잡힌 희대의 살인범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2차례나 풀어준 데다,피해자 가운데 3명이 경찰서에 실종·가출 신고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유영철은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이틀 동안이나 조사를 받았음에도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사실이 19일 밝혀졌다.서대문서는 당연히 ‘초상집’분위기다.평소 폐쇄회로(CC)TV에 찍힌 혜화동 살인사건 용의자의 모습을 담은 수배전단만 유심히 봤더라도,지난 4월 이후 발생한 부녀자와 노점상 등 12명의 억울한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올해 초에도 동거녀 김모씨와 경북 경주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파출소까지 동행한 뒤 신원조회까지 받았으나 풀려났다. 다른 경찰서라고 ‘남의 일’이 아니다.전과 14범인 유영철이 사소한 사건으로도 숱하게 경찰 문턱을 들락날락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일부는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경’으로 은밀히 ‘출입 명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 서울 A경찰서에서는 ‘유영철이 다녀간 적이 있다.’는 내부 ‘제보’에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기록을 조회한 결과 1998년 절도 혐의로 구속됐고,1996년에는 같은 혐의로 기소중지 처리됐음을 확인하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대어’ 놓친 서대문署 ‘초상집’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검거됐지만,일선 경찰서에는 오히려 비상이 걸렸다. 다른 사건으로 붙잡힌 희대의 살인범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2차례나 풀어준 데다,피해자 가운데 3명이 경찰서에 실종·가출 신고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유영철은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이틀 동안이나 조사를 받았음에도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사실이 19일 밝혀졌다.서대문서는 당연히 ‘초상집’분위기다.평소 폐쇄회로(CC)TV에 찍힌 혜화동 살인사건 용의자의 모습을 담은 수배전단만 유심히 봤더라도,지난 4월 이후 발생한 부녀자와 노점상 등 12명의 억울한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올해 초에도 동거녀 김모씨와 경북 경주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파출소까지 동행한 뒤 신원조회까지 받았으나 풀려났다. 다른 경찰서라고 ‘남의 일’이 아니다.전과 14범인 유영철이 사소한 사건으로도 숱하게 경찰 문턱을 들락날락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일부는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경’으로 은밀히 ‘출입 명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 서울 A경찰서에서는 ‘유영철이 다녀간 적이 있다.’는 내부 ‘제보’에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기록을 조회한 결과 1998년 절도 혐의로 구속됐고,1996년에는 같은 혐의로 기소중지 처리됐음을 확인하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발언대] 민들레를 아시나요/정유순 환경부 공보실 과장 시인

    민들레는 백과사전에 ‘국화과의 다년초로 산이나 들의 양지 바른 곳에 자라는데,원줄기가 없고 잎은 땅속줄기에서 무더기로 나오고,봄에 꽃자루 하나가 나와 그 끝에 노랗거나 흰꽃 한 송이가 핀다.열매에는 하얀 관모가 달리고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한방에서 발한(發汗)이나 강장(强壯)의 약재로 쓰인다.’고 수록돼 있다. 민들레! 민들레는 우리 민초들을 대표하는 다년초다.봄이면 어김없이 우리 산하에 피어난다.어느 기지촌의 주민들은 어떠한 악조건의 환경에서도 죽지 않고 생존해 가는 민들레를 본받아 모임 이름을 ‘민들레’로 정하기도 했다.도로변 아스팔트 틈새,담벼락 끝자락 콘크리트 틈새,논두렁,밭두렁 등 어디고 붙일 틈만 있으면 비집고 들어가 터를 잡는 게 민들레의 특성이다.생명력이 정말 강하다.바람에 힘없이 날리는 홀씨가 어디든 내려앉는 곳이 뿌리를 내리는 곳이다. 선사시대 이후 우리 민족이 외국의 침략을 수없이 받아오면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면서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것도 민들레 같은 근성이 내재해서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산하에 이른 봄부터 노랗게 피는 민들레를 유심히 살펴 본 적이 있는가? 토종 민들레는 하얗거나 연한 노란색으로 꽃이 피고 잎의 모양도 톱날이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는데,지금의 민들레는 색깔 자체가 짙은 노란색이고 잎의 모양새가 날카로운 톱날이다.꽃받침도 토종은 꽃봉오리를 다 감싼 반면,외래종은 꽃받침이 아래로 뒤집혀 끝이 땅을 향한다. 한마디로 외국에서 침입한 외래종이다.언제 들어와 터를 잡았는지 모르게 우리 산하를 거의 점령해 버렸다.토종은 암술이 다른 꽃의 수술에서 날아온 꽃가루와 교배가 되어 홀씨를 만드는데 비해,외래종은 같은 꽃의 암술과 수술이 동종교배가 되어 그 번식력이 대단하다.외래종의 특성이 죽기 아니면 살기로 영역을 넓혀 가는 것처럼 외래종 민들레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온 천하를 점령해 버렸다.아니 토종을 몰아내는 생태계의 폭군이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는 민들레의 꽃 색깔이 더 진한 노란색으로 되었고 잎의 톱날이 왜 날카로워졌는지 관심을 가져 보지 못했다.그냥 자연의 색깔이 자연스럽게 변해 가는 줄만 알았을까? 우리의 무관심 속에 우리 것이 퇴색하고 사라져 버리는 현실을 직시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신토불이(身土不二),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하며 화두를 장식한 시절이 있었건만 우리가 스스로를 너무 모르고 사는 것 같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우리 것이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 수는 얼마인지’를 점검해 볼 시점이다. 정유순 환경부 공보실 과장 시인˝
  • [논술 비타민] 조직력이 있어야 한다

    제시문(가)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 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 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가)와 (나)의 지문(지난 6월29일자와 동일)을 읽고 사이버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 1.사오정 고민하다 ‘아,참!” TV 축구중계를 보던 사오정은 화들짝 놀랐다.축구에 정신이 팔려 과제를 깜빡 잊은 것이다.부랴부랴 논술 답안을 고친 사오정은 황급히 삼장 선생에게로 갔다.“죄송합니다.축구를 보다가 그만….” “축구? 무슨 축구?” 저팔계가 물었다.“오늘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A매치가 있는 날이잖아.” “그래.결과는 어떻게 되었느냐?” “당연히 우리가 이기고 있죠.상대팀이 개인기는 좋은데,우리 조직력을 당해내지 못하더라고요.” 사오정은 마치 자기가 선수라도 된 듯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래? 참 잘 됐구나.그건 그렇고 숙제는 했느냐?” 사오정은 고친 논술 답안을 내밀었다.내용을 유심히 살피던 삼장 선생은 “서론은 지난번에 가르쳐준 대로 잘 고쳤구나.그런데 본론이 문제구나.한국 축구를 본받아야겠다.저팔계의 것과 비교해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 보렴.” 2.저팔계 도움말 주다 ‘한국 축구를 본받으라고? 무슨 소리지? 대충 내용은 비슷한 거 같은데….’사오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근데 내용이 좀 정리가 덜 된 느낌이 들어” 저팔계가 한마디 거들었다.“그래? 하긴 어떤 때는 내용이 정리가 잘 되고 어떤 때는 잘 안되고 그렇더라고….” “너,혹시 본론 쓸 때 단락 개념 없이 쓰는 거 아니야?” “단락 개념이 뭐야? 대충 글이 길어지거나 내용이 바뀌는 것 같은 부분에서 나눠주면 되는 거 아니야?” 사오정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큰일 날 소리! 단락은 대충대충 구성하면 안돼.형식과 내용이 엄격히 규정돼 있는 개념이야.” “어떻게든 할 얘기를 다 하면 되는 거 아냐?” 5.사오정 드디어 깨닫다 사오정은 단락이 단순히 글이 길어지면 대충 나누는 그런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축구만 조직력이 중요한 게 아니군요.글쓰기에서도 조직력이 중요하네요.” 사오정은 시야가 훤해진 느낌이 들었다. 3.논달선생 삼장 꾸짖다 “그래,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 밖에서 들어온 삼장 선생이 물었다.둘은 단락 전개가 잘못된 것 같다고 했다.삼장 선생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그래.제대로 짚었구나.왜 내가 너희들에게 문제를 스스로 찾아보라고 하는지 아느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해야만 고칠 수 있기 때문이란다.이번 답안은 할 얘기들이 모두 제시됐지만 정리가 제대로 안돼 있어서 문제다.아까 한국 축구팀이 어떻게 해서 이겼다고 했지?” “조직력이 뛰어나서….” 삼장 선생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사오정은 잠시 당황했다.“그래! 조직력은 팀의 승리를 가져다주는 중요한 요소란다.글쓰기에서도 전체 구성이나 문장들 간의 조직력이 필요한데,네가 쓴 글에는 그게 없구나.중구난방으로 글을 쓰고 말았으니 조직력이 생기겠느냐?” ‘글의 조직력?’ 사오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군대를 예로 들어보자.병사들이 여기저기 오합지졸로 뒤섞여 있으면 대장이 ‘공격!’하고 소리쳐 봐야 대장 주변 병사들만 공격을 하고 나머지는 우왕좌왕하게 되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는 법이다.때문에 군대는 각자 역할을 정해주고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끼리 묶어서 중간 조직체를 구성한단다.이러한 중간 조직체들이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면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는 것이지.마찬가지로 글에서도 중간 조직체가 필요한데,그것이 바로 단락이란다.동일한 주제를 지향하는 내용들을 한 군데에 모아서 조직화해 주어야 설득력 있고 일관된 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그런데 너의 글을 보면 둘째 단락에 포함되어야 할 얘기가 셋째 단락에서 다시 제시되고,셋째 단락에 포함되어야 할 얘기가 둘째 단락에서 미리 제시되는 경우도 있으니 조직력이 제대로 생기겠느냐?” 삼장 선생의 설명에 사오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글쓰기에서 단락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단락 개념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경우와 단락 개념이 없이 막연하게 전체 주제만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경우,그 결과는 천양지차임을 명심하려무나.축구에서만 조직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글쓰기에서도 조직력이 중요한데,글에서의 조직력은 단락을 얼마나 제대로 구성했는지 여부에 달린 거란다.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도록 하려무나.” 4.삼장 선생 핵심을 찌르다 일반적으로 본문을 구성하는 단락을 일반 단락이라고 한다.일반 단락은 그 형식과 내용이 엄격히 규정되어 있는 글의 중간 조직체로서,항상 하나의 소주제문과 여러 개의 뒷받침 문장으로 구성되어야 하는 법이다.물론 소주제문의 위치는 달라질 수 있단다.제일 앞에 있으면 두괄식 단락이 되는 것이고,제일 뒤에 주제문이 나오면 미괄식,제일 앞과 뒤에 나오면 양괄식,중간에 나오면 중괄식,생략되면 무괄식 단락이 된다.일반적으로 중괄식과 무괄식은 주제를 선명하게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괄식,미괄식,양괄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단다.특히 논술 답안에서는 두괄식이나 양괄식을 권장하고 싶구나.다음의 예를 읽어 보려무나. 하지만 사이버 공간이 언제나 유용한 것만은 아니다.(1)정신을 위한 공간이면 정신을 편안하게 해 주어야 하는데 지금 사이버 공간은 오히려 정신을 황폐화시키고 혼란스럽게 만든다.그 예가 급속도로 늘어가는 음란,폭력 사이트이다.그리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 사이트도 정신적인 편안함을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2)이 뿐만 아니라 익명성을 이용한 특정 인물의 비방,국가기밀 등 중요한 정보에 대한 해킹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존재한다.(3)그리고 사이버 공간은 물질적인 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다.아바타라는 것은 실제 돈을 갖고 인터넷상의 자신을 꾸미는 것인데 그 정도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리니지라는 게임에서는 몇 십만 원짜리 무기와 장식품이 순식간에 다 팔리고 고액에 재거래되기까지 한다.이와 같은 문제점이 있는 한 글쓴이가 주장한 사이버 공간의 유용성은 100%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2004년 이화여대 논술 모의고사 우수 답안 중에서) 윗글은 우수 답안으로 예시한 답안의 본론 중 한 단락이다.‘사이버 공간이 언제나 유용한 것만은 아니다.’라는 소주제를 제시하고,이 소주제문을 ‘(1)정신의 황폐화,(2)익명성 악용,해킹 등의 여러 문제,(3)물질 세계의 문제 상존’의 세 가지 내용으로 뒷받침하고 있고,마지막에서 다시 소주제문을 재강조한 양괄식 단락이란다.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본론인 일반 단락이 갖춰야 할 형식과 내용을 어느 정도는 잘 갖춘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좀더 나은 답안이 되려면 더욱 치밀한 단락 구성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위의 본론의 경우 (1),(3)의 내용은 예시를 들면서 자세히 서술하고 있지만 (2)의 내용은 한 줄로 끝내고 만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2)의 경우에도 자세히 예시를 하거나,그냥 한 줄로 제시하는 것으로 충분한 부수적인 내용이면 제일 마지막으로 위치를 바꾸어서 (1)-(3)-(2) 정도로 구성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또한 일부분에서 문장 구성이나 연결이 어색한 경우들도 눈에 띄는데,그런 사소하게 생각되는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사오정아! 네 답안의 가장 큰 문제는 위와 같은 단락에 ‘사이버 공간이 유용한 경우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셈이다.읽는 사람이 혼돈스러울 수밖에 없겠지? 다른 서술 내용들이 사이버 공간이 늘 유용한 것은 아니라는 목표를 향하고 있는데,‘사이버 공간이 유용한 경우도 있다.’는 내용이 끼어 있으면 조직력이 와해될 수밖에 없는 법이다.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노병곤 문학박사 ‘글과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전 광운대 교수 다음주에는 ‘결론 쓰기’에 대한 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 [논술 비타민] 조직력이 있어야 한다

    제시문(가)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 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 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가)와 (나)의 지문(지난 6월29일자와 동일)을 읽고 사이버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 1.사오정 고민하다 ‘아,참!” TV 축구중계를 보던 사오정은 화들짝 놀랐다.축구에 정신이 팔려 과제를 깜빡 잊은 것이다.부랴부랴 논술 답안을 고친 사오정은 황급히 삼장 선생에게로 갔다.“죄송합니다.축구를 보다가 그만….” “축구? 무슨 축구?” 저팔계가 물었다.“오늘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A매치가 있는 날이잖아.” “그래.결과는 어떻게 되었느냐?” “당연히 우리가 이기고 있죠.상대팀이 개인기는 좋은데,우리 조직력을 당해내지 못하더라고요.” 사오정은 마치 자기가 선수라도 된 듯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래? 참 잘 됐구나.그건 그렇고 숙제는 했느냐?” 사오정은 고친 논술 답안을 내밀었다.내용을 유심히 살피던 삼장 선생은 “서론은 지난번에 가르쳐준 대로 잘 고쳤구나.그런데 본론이 문제구나.한국 축구를 본받아야겠다.저팔계의 것과 비교해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 보렴.” 2.저팔계 도움말 주다 ‘한국 축구를 본받으라고? 무슨 소리지? 대충 내용은 비슷한 거 같은데….’사오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근데 내용이 좀 정리가 덜 된 느낌이 들어” 저팔계가 한마디 거들었다.“그래? 하긴 어떤 때는 내용이 정리가 잘 되고 어떤 때는 잘 안되고 그렇더라고….” “너,혹시 본론 쓸 때 단락 개념 없이 쓰는 거 아니야?” “단락 개념이 뭐야? 대충 글이 길어지거나 내용이 바뀌는 것 같은 부분에서 나눠주면 되는 거 아니야?” 사오정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큰일 날 소리! 단락은 대충대충 구성하면 안돼.형식과 내용이 엄격히 규정돼 있는 개념이야.” “어떻게든 할 얘기를 다 하면 되는 거 아냐?”5.사오정 드디어 깨닫다 사오정은 단락이 단순히 글이 길어지면 대충 나누는 그런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축구만 조직력이 중요한 게 아니군요.글쓰기에서도 조직력이 중요하네요.” 사오정은 시야가 훤해진 느낌이 들었다. 3.논달선생 삼장 꾸짖다 “그래,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 밖에서 들어온 삼장 선생이 물었다.둘은 단락 전개가 잘못된 것 같다고 했다.삼장 선생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그래.제대로 짚었구나.왜 내가 너희들에게 문제를 스스로 찾아보라고 하는지 아느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해야만 고칠 수 있기 때문이란다.이번 답안은 할 얘기들이 모두 제시됐지만 정리가 제대로 안돼 있어서 문제다.아까 한국 축구팀이 어떻게 해서 이겼다고 했지?” “조직력이 뛰어나서….” 삼장 선생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사오정은 잠시 당황했다.“그래! 조직력은 팀의 승리를 가져다주는 중요한 요소란다.글쓰기에서도 전체 구성이나 문장들 간의 조직력이 필요한데,네가 쓴 글에는 그게 없구나.중구난방으로 글을 쓰고 말았으니 조직력이 생기겠느냐?” ‘글의 조직력?’ 사오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군대를 예로 들어보자.병사들이 여기저기 오합지졸로 뒤섞여 있으면 대장이 ‘공격!’하고 소리쳐 봐야 대장 주변 병사들만 공격을 하고 나머지는 우왕좌왕하게 되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는 법이다.때문에 군대는 각자 역할을 정해주고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끼리 묶어서 중간 조직체를 구성한단다.이러한 중간 조직체들이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면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는 것이지.마찬가지로 글에서도 중간 조직체가 필요한데,그것이 바로 단락이란다.동일한 주제를 지향하는 내용들을 한 군데에 모아서 조직화해 주어야 설득력 있고 일관된 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그런데 너의 글을 보면 둘째 단락에 포함되어야 할 얘기가 셋째 단락에서 다시 제시되고,셋째 단락에 포함되어야 할 얘기가 둘째 단락에서 미리 제시되는 경우도 있으니 조직력이 제대로 생기겠느냐?” 삼장 선생의 설명에 사오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글쓰기에서 단락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단락 개념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경우와 단락 개념이 없이 막연하게 전체 주제만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경우,그 결과는 천양지차임을 명심하려무나.축구에서만 조직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글쓰기에서도 조직력이 중요한데,글에서의 조직력은 단락을 얼마나 제대로 구성했는지 여부에 달린 거란다.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도록 하려무나.” 4.삼장 선생 핵심을 찌르다 일반적으로 본문을 구성하는 단락을 일반 단락이라고 한다.일반 단락은 그 형식과 내용이 엄격히 규정되어 있는 글의 중간 조직체로서,항상 하나의 소주제문과 여러 개의 뒷받침 문장으로 구성되어야 하는 법이다.물론 소주제문의 위치는 달라질 수 있단다.제일 앞에 있으면 두괄식 단락이 되는 것이고,제일 뒤에 주제문이 나오면 미괄식,제일 앞과 뒤에 나오면 양괄식,중간에 나오면 중괄식,생략되면 무괄식 단락이 된다.일반적으로 중괄식과 무괄식은 주제를 선명하게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괄식,미괄식,양괄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단다.특히 논술 답안에서는 두괄식이나 양괄식을 권장하고 싶구나.다음의 예를 읽어 보려무나. 하지만 사이버 공간이 언제나 유용한 것만은 아니다.(1)정신을 위한 공간이면 정신을 편안하게 해 주어야 하는데 지금 사이버 공간은 오히려 정신을 황폐화시키고 혼란스럽게 만든다.그 예가 급속도로 늘어가는 음란,폭력 사이트이다.그리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 사이트도 정신적인 편안함을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2)이 뿐만 아니라 익명성을 이용한 특정 인물의 비방,국가기밀 등 중요한 정보에 대한 해킹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존재한다.(3)그리고 사이버 공간은 물질적인 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다.아바타라는 것은 실제 돈을 갖고 인터넷상의 자신을 꾸미는 것인데 그 정도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리니지라는 게임에서는 몇 십만 원짜리 무기와 장식품이 순식간에 다 팔리고 고액에 재거래되기까지 한다.이와 같은 문제점이 있는 한 글쓴이가 주장한 사이버 공간의 유용성은 100%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2004년 이화여대 논술 모의고사 우수 답안 중에서) 윗글은 우수 답안으로 예시한 답안의 본론 중 한 단락이다.‘사이버 공간이 언제나 유용한 것만은 아니다.’라는 소주제를 제시하고,이 소주제문을 ‘(1)정신의 황폐화,(2)익명성 악용,해킹 등의 여러 문제,(3)물질 세계의 문제 상존’의 세 가지 내용으로 뒷받침하고 있고,마지막에서 다시 소주제문을 재강조한 양괄식 단락이란다.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본론인 일반 단락이 갖춰야 할 형식과 내용을 어느 정도는 잘 갖춘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좀더 나은 답안이 되려면 더욱 치밀한 단락 구성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위의 본론의 경우 (1),(3)의 내용은 예시를 들면서 자세히 서술하고 있지만 (2)의 내용은 한 줄로 끝내고 만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2)의 경우에도 자세히 예시를 하거나,그냥 한 줄로 제시하는 것으로 충분한 부수적인 내용이면 제일 마지막으로 위치를 바꾸어서 (1)-(3)-(2) 정도로 구성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또한 일부분에서 문장 구성이나 연결이 어색한 경우들도 눈에 띄는데,그런 사소하게 생각되는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사오정아! 네 답안의 가장 큰 문제는 위와 같은 단락에 ‘사이버 공간이 유용한 경우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셈이다.읽는 사람이 혼돈스러울 수밖에 없겠지? 다른 서술 내용들이 사이버 공간이 늘 유용한 것은 아니라는 목표를 향하고 있는데,‘사이버 공간이 유용한 경우도 있다.’는 내용이 끼어 있으면 조직력이 와해될 수밖에 없는 법이다.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노병곤 문학박사 ‘글과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전 광운대 교수 다음주에는 ‘결론 쓰기’에 대한 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논술비타민] 뚝배기보다 장맛이다

    아래 (가)와 (나)의 지문(지난 22일字와 같음)을 읽고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 ●제시문(가) 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 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 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 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1.사오정 고민하다 사오정은 요즘 새로운 취미 생활에 푹 빠져 있다.모형 비행기 만들기! 재료들을 사다가 조립을 하고 알록달록 색깔을 멋있게 칠하면 근사하기 그지없다.사오정은 모형 비행기를 만든 뒤 자랑삼아 저팔계에게 전화를 했다.“팔계야, 내가 모형 비행기를 만들었는데 한번 볼래?”“그래 삼장 선생님 집 앞 공원에서 만나자.”사오정은 모형 비행기를 들고 신나게 공원으로 달려갔다.공원에 가보니 저팔계만이 아니라 삼장 선생도 나와 있었다.“선생님 어쩐 일이셔요?”“네가 비행기를 만들었다기에 얼마나 잘 만들었나 보러 왔단다.어디 보자.정말 멋있구나.색칠을 화려하게 해서 보기가 아주 좋다.어디 한번 날려 보렴.얼마나 잘 날아가나 보자.”사오정은 프로펠러를 감고 힘차게 날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힘차게 날린 비행기가 제대로 날아보지도 못하고 그만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만 것 아닌가.“색깔만 화려할 뿐 잘 날지는 못하는구나.”삼장 선생은 비행기를 집어들더니 이곳저곳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어허! 이것 때문이구나.네가 조립을 잘못 했구나.여기 부속을 거꾸로 끼웠으니 제대로 날 수가 없지.이따 고쳐서 다시 한번 날려보자꾸나.자! 그건 그렇고 논술 답안 좀 보자.”삼장 선생은 사오정이 제출한 논술 답변 내용을 읽다가 사오정을 보면서 말했다.“논술 답안이 네가 만든 비행기와 똑같구나!”사오정은 놀란 표정으로 삼장 선생을 바라보았다.삼장 선생은 빙그레 웃기만 했다. 2.저팔계 도움말 주다 저팔계와 사오정은 답안을 유심히 살폈다.“무슨 소리지? 왜 내 답안지가 비행기와 같다고 하신 거지?”“글쎄….” 저팔계도 고개를 갸웃거렸다.“사오정,그러고 보니 너 문장을 아주 멋있게 쓰는구나.부럽다.”사오정의 답안을 유심히 살피던 저팔계가 뜬금없는 칭찬을 했다.사오정은 속으로는 우쭐하면서도 “야,멋있게 문장 쓰면 뭐하냐? 삼장 선생님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탐탁지 않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그래도 이런 멋있는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게 어디야? 너 따로 연습하니?” 사오정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응.사실 유명한 글을 읽고 멋있는 표현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낱말을 조금 바꾸어서 쓰면 멋있게 표현할 수 있어.”저팔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 그렇구나.나도 그렇게 해 봐야지.그나저나 뭐가 문제지?”사오정과 저팔계는 계속 답안을 꼼꼼히 읽어봤지만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3.삼장,꾸짖다 “그래,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사오정과 저팔계는 곤혹스러운 표정만 지었다.“멋있는 표현들이 많아서 오히려 딴 때보다 잘 쓴 거 같은데요.”저팔계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삼장 선생은 저팔계에게 물었다.“이 글에서 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말해 보렴.” 저팔계는 다시 사오정의 답안을 살폈다.“어? 그러고 보니 주제가 무엇인지 분명치가 않네.너무 추상적이어서 무슨 소리인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구나.”저팔계는 문제가 무엇인지 어슴프레 느낄 수 있었다.“이번엔 글을 직접 쓴 사오정이 답해 보려무나.”“사이버 공간의 폐해에 대해서 쓴 것인데요.” 삼장 선생은 저팔계에게 다시 물었다.“사오정의 글 속에 그런 주제가 나타나느냐?”“글쎄요? 비슷한 얘기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어요.”삼장 선생은 사오정과 저팔계를 향해 말을 이어갔다.“바로 그게 문제란다.멋있는 표현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해야 할 내용은 간 곳이 없고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서술이 되고 만 것이다.속빈 강정과 다름이 없다.내가 왜 비행기와 논술 답안이 똑같다고 표현했는지 알겠느냐? 비행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날아가는 것이다.그 겉모습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지.그런데 사오정은 비행기의 겉은 화려하게 색칠했지만 실제 날아가는 데에 필수적인 내부 구조에는 신경을 덜 써서 비행기가 날아가지도 못하고 땅으로 떨어져 버렸다.논술 답안의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 선명성이다.화려한 수사나 멋있는 표현은 차후의 일이다.그런데 멋있는 표현을 하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정작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나 내용은 소홀하니 제대로 논술이 될 리가 있겠느냐? 이러니 네가 쓴 논술 답안과 비행기는 똑같다고 할 수밖에.내 말이 이해가 되느냐?” “네.” 사오정은 멋있는 표현을 잘 한다는 저팔계의 칭찬에 우쭐대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그건 그렇고 사오정아,너는 왜 이렇게 멋있게 쓰려고 하느냐? 그리고 이렇게 표현하는 것을 어디서 배웠느냐?”“글을 잘 쓰는 척하고 싶어서 유명한 책을 보면서 흉내를 낸 거여요.”삼장 선생은 “그럴 줄 알았다.글쓰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이니라.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거라.” 4.삼장,핵심을 찌르다 만약에 좋은 진공청소기를 만들고 싶다고 가정해 보자.네가 하는 방법은 진공청소기를 파는 곳에 가서 구경을 하고 흉내를 내는 격이다.그런데 네 눈에 진공청소기의 기능에 필수적인 부품이나 구조가 보이겠느냐? 네 눈에 보이는 것은 외형적인 디자인밖에 없다.당연히 너는 외형만 멋있는 진공청소기밖에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겉만 번지르르한 청소기는 만들어 봤자 무용지물이다.네가 훌륭한 문필가의 화려한 문장이나 표현을 따르는 것은 겉만 번지르르한 청소기를 만드는 것과 똑같은 일이란다.훌륭한 문필가의 글을 통하여 나름대로 연습하고 응용하려는 너의 생각과 노력은 칭찬할 만하다.훌륭한 문필가의 글을 통하여 배우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배워야 한다.정작 배워야 할 것은 배우지 않고 화려한 수사 방식만 배우려고 하는 것이 초보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이니라.그 화려한 수사 속에 숨어 있는 글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우선 배워야 하는데,그걸 놓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 훌륭한 문필가는 뼈를 깎는 습작 시절을 거친단다.어떤 소설가는 습작 시절에 방안에 주전자 하나를 놓고 원고지 1500∼2000매를 썼다는 일화도 있단다.말이 원고지 1500∼2000매지 거의 책 1권의 분량을 주전자 하나를 놓고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이렇게 어렵고 힘든 습작 경험을 통하면서 글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나 방법을 완벽하게 습득한 이후에 자신만의 독특한 수사나 화려한 문체를 개발한 것이다.그런데 너는 글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요소나 방식은 배우기 전에 화려한 수사만을 본뜨고 있으니 문제라는 것이다.기초 공사가 튼튼해야 높은 건물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글쓰기도 기본기가 탄탄해야 정말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란다.뚝배기보다 장맛이란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보려무나.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5.사오정,드디어 깨닫다 사오정은 삼장 선생의 말에 화려한 문장과 표현을 즐겨 쓰고,그걸 보면서 “참 멋있는 표현이다.”라며 흐뭇해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제가 아주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군요.글을 쓸 때는 왠지 멋있게 표현을 해야 할 것 같아 쉽게 쓸 수 있는 말도 화려하게 표현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잘못된 습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오정은 이어 저팔계를 보더니 “팔계야,너 아까 내가 멋있는 표현을 잘한다고 부러워했었지? 내가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속담이야.얼른 비행기 고쳐서 다시 날려 보자.”하며 얼른 비행기를 집어 들었다.사오정의 능청스러운 말에 삼장 선생과 저팔계는 웃음을 터뜨렸다. 다음주에는 ‘조직력이 있어야 한다’는 주제로 본론쓰기 두 번째 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논술비타민] 뚝배기보다 장맛이다

    아래 (가)와 (나)의 지문(지난 22일字와 같음)을 읽고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 ●제시문(가) 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 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 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 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1.사오정 고민하다 사오정은 요즘 새로운 취미 생활에 푹 빠져 있다.모형 비행기 만들기! 재료들을 사다가 조립을 하고 알록달록 색깔을 멋있게 칠하면 근사하기 그지없다.사오정은 모형 비행기를 만든 뒤 자랑삼아 저팔계에게 전화를 했다.“팔계야, 내가 모형 비행기를 만들었는데 한번 볼래?”“그래 삼장 선생님 집 앞 공원에서 만나자.”사오정은 모형 비행기를 들고 신나게 공원으로 달려갔다.공원에 가보니 저팔계만이 아니라 삼장 선생도 나와 있었다.“선생님 어쩐 일이셔요?”“네가 비행기를 만들었다기에 얼마나 잘 만들었나 보러 왔단다.어디 보자.정말 멋있구나.색칠을 화려하게 해서 보기가 아주 좋다.어디 한번 날려 보렴.얼마나 잘 날아가나 보자.”사오정은 프로펠러를 감고 힘차게 날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힘차게 날린 비행기가 제대로 날아보지도 못하고 그만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만 것 아닌가.“색깔만 화려할 뿐 잘 날지는 못하는구나.”삼장 선생은 비행기를 집어들더니 이곳저곳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어허! 이것 때문이구나.네가 조립을 잘못 했구나.여기 부속을 거꾸로 끼웠으니 제대로 날 수가 없지.이따 고쳐서 다시 한번 날려보자꾸나.자! 그건 그렇고 논술 답안 좀 보자.”삼장 선생은 사오정이 제출한 논술 답변 내용을 읽다가 사오정을 보면서 말했다.“논술 답안이 네가 만든 비행기와 똑같구나!”사오정은 놀란 표정으로 삼장 선생을 바라보았다.삼장 선생은 빙그레 웃기만 했다. 2.저팔계 도움말 주다 저팔계와 사오정은 답안을 유심히 살폈다.“무슨 소리지? 왜 내 답안지가 비행기와 같다고 하신 거지?”“글쎄….” 저팔계도 고개를 갸웃거렸다.“사오정,그러고 보니 너 문장을 아주 멋있게 쓰는구나.부럽다.”사오정의 답안을 유심히 살피던 저팔계가 뜬금없는 칭찬을 했다.사오정은 속으로는 우쭐하면서도 “야,멋있게 문장 쓰면 뭐하냐? 삼장 선생님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탐탁지 않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그래도 이런 멋있는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게 어디야? 너 따로 연습하니?” 사오정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응.사실 유명한 글을 읽고 멋있는 표현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낱말을 조금 바꾸어서 쓰면 멋있게 표현할 수 있어.”저팔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 그렇구나.나도 그렇게 해 봐야지.그나저나 뭐가 문제지?”사오정과 저팔계는 계속 답안을 꼼꼼히 읽어봤지만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3.삼장,꾸짖다 “그래,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사오정과 저팔계는 곤혹스러운 표정만 지었다.“멋있는 표현들이 많아서 오히려 딴 때보다 잘 쓴 거 같은데요.”저팔계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삼장 선생은 저팔계에게 물었다.“이 글에서 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말해 보렴.” 저팔계는 다시 사오정의 답안을 살폈다.“어? 그러고 보니 주제가 무엇인지 분명치가 않네.너무 추상적이어서 무슨 소리인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구나.”저팔계는 문제가 무엇인지 어슴프레 느낄 수 있었다.“이번엔 글을 직접 쓴 사오정이 답해 보려무나.”“사이버 공간의 폐해에 대해서 쓴 것인데요.” 삼장 선생은 저팔계에게 다시 물었다.“사오정의 글 속에 그런 주제가 나타나느냐?”“글쎄요? 비슷한 얘기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어요.”삼장 선생은 사오정과 저팔계를 향해 말을 이어갔다.“바로 그게 문제란다.멋있는 표현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해야 할 내용은 간 곳이 없고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서술이 되고 만 것이다.속빈 강정과 다름이 없다.내가 왜 비행기와 논술 답안이 똑같다고 표현했는지 알겠느냐? 비행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날아가는 것이다.그 겉모습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지.그런데 사오정은 비행기의 겉은 화려하게 색칠했지만 실제 날아가는 데에 필수적인 내부 구조에는 신경을 덜 써서 비행기가 날아가지도 못하고 땅으로 떨어져 버렸다.논술 답안의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 선명성이다.화려한 수사나 멋있는 표현은 차후의 일이다.그런데 멋있는 표현을 하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정작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나 내용은 소홀하니 제대로 논술이 될 리가 있겠느냐? 이러니 네가 쓴 논술 답안과 비행기는 똑같다고 할 수밖에.내 말이 이해가 되느냐?” “네.” 사오정은 멋있는 표현을 잘 한다는 저팔계의 칭찬에 우쭐대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그건 그렇고 사오정아,너는 왜 이렇게 멋있게 쓰려고 하느냐? 그리고 이렇게 표현하는 것을 어디서 배웠느냐?”“글을 잘 쓰는 척하고 싶어서 유명한 책을 보면서 흉내를 낸 거여요.”삼장 선생은 “그럴 줄 알았다.글쓰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이니라.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거라.” 4.삼장,핵심을 찌르다 만약에 좋은 진공청소기를 만들고 싶다고 가정해 보자.네가 하는 방법은 진공청소기를 파는 곳에 가서 구경을 하고 흉내를 내는 격이다.그런데 네 눈에 진공청소기의 기능에 필수적인 부품이나 구조가 보이겠느냐? 네 눈에 보이는 것은 외형적인 디자인밖에 없다.당연히 너는 외형만 멋있는 진공청소기밖에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겉만 번지르르한 청소기는 만들어 봤자 무용지물이다.네가 훌륭한 문필가의 화려한 문장이나 표현을 따르는 것은 겉만 번지르르한 청소기를 만드는 것과 똑같은 일이란다.훌륭한 문필가의 글을 통하여 나름대로 연습하고 응용하려는 너의 생각과 노력은 칭찬할 만하다.훌륭한 문필가의 글을 통하여 배우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배워야 한다.정작 배워야 할 것은 배우지 않고 화려한 수사 방식만 배우려고 하는 것이 초보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이니라.그 화려한 수사 속에 숨어 있는 글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우선 배워야 하는데,그걸 놓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 훌륭한 문필가는 뼈를 깎는 습작 시절을 거친단다.어떤 소설가는 습작 시절에 방안에 주전자 하나를 놓고 원고지 1500∼2000매를 썼다는 일화도 있단다.말이 원고지 1500∼2000매지 거의 책 1권의 분량을 주전자 하나를 놓고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이렇게 어렵고 힘든 습작 경험을 통하면서 글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나 방법을 완벽하게 습득한 이후에 자신만의 독특한 수사나 화려한 문체를 개발한 것이다.그런데 너는 글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요소나 방식은 배우기 전에 화려한 수사만을 본뜨고 있으니 문제라는 것이다.기초 공사가 튼튼해야 높은 건물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글쓰기도 기본기가 탄탄해야 정말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란다.뚝배기보다 장맛이란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보려무나.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5.사오정,드디어 깨닫다 사오정은 삼장 선생의 말에 화려한 문장과 표현을 즐겨 쓰고,그걸 보면서 “참 멋있는 표현이다.”라며 흐뭇해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제가 아주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군요.글을 쓸 때는 왠지 멋있게 표현을 해야 할 것 같아 쉽게 쓸 수 있는 말도 화려하게 표현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잘못된 습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오정은 이어 저팔계를 보더니 “팔계야,너 아까 내가 멋있는 표현을 잘한다고 부러워했었지? 내가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속담이야.얼른 비행기 고쳐서 다시 날려 보자.”하며 얼른 비행기를 집어 들었다.사오정의 능청스러운 말에 삼장 선생과 저팔계는 웃음을 터뜨렸다. 다음주에는 ‘조직력이 있어야 한다’는 주제로 본론쓰기 두 번째 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 [조정래의 세상보기] 미군감축, 자연스러운 일

    미국은 한반도 남쪽에 주둔해온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공식화했다.이 문제를 놓고 우리들끼리 이런저런 말들이 무성하다.그러나 우리가 무슨 소리를 하든 그건 다 부질없는 소리일 뿐이다.지금으로부터 59년 전 이땅이 광복된 그 순간 미군이 점령군으로 이땅을 점령할 때 우리의 의사는 철저하게 묵살되었던 것처럼 감축할 때도 우리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자기들 하고 싶은 일을 자기네 마음대로 하는 것,그것이 힘센 자들의 논리고,힘센 자들의 논리니까 진리다.그 앞에서 ‘혈맹의 우의’ 운운해가며 자세 낮추기에 급급한 일부 지식인들의 모습은 볼 만한 연극이 아닐 수 없다. “미군은 자국민이 원하지 않는 곳에는 주둔하지 않는다.” 미 국방장관 럼스펠드의 자신만만한 말이다.그 말은 시대 변화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냉전시대의 오만 그대로다.그런데,우리나라의 보수적이고 친미적인 일부 지식인들은 그 말에서 엉뚱하게 우리의 잘못을 찾아내고 읍하기에 바쁜 것이다.미군이 감축되는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 일각에서 혈맹의 관계가 손상될 정도로 미국을 비판하고 불경스럽게 했기 때문이라는 식이다.그것 또한 냉전시대에 뿌리박은 반공주의 사고방식의 표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한반도 휴전선 남쪽에서 미군이 감축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왜냐하면 이미 13년 전에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권이 몰락하며 냉전시대는 끝났고,한반도에서는 6·15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되면서 갈등과 대결의 분단시대에서 화해와 협력의 평화통일시대로 대전환을 했기 때문이다.소련 공산주의 세력의 팽창을 막기 위한 냉전시대의 소산인 주한 미군은 그 시대의 종식과 더불어 변화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더구나 이념전쟁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이제 그만 대결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화합과 평화의 시대를 열겠다고 전세계를 향해 약속했으면 주한 미군도 달라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론조사에서,‘미군이 철수하면 당장 전쟁이 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3%에 지나지 않는다.군부독재시대에 70%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다.미국은 이 변화를 유심히 지켜볼 줄 알아야 할 것이다.이제 한국과 한국인들은 6·25 전쟁시대의 참화 속에 빠진 한국과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과거의 주인은 훗날 종의 출세를 속편히 보아넘기지 못하며,부자는 옛 가난뱅이의 입신을 사실대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법이다.행여 미국도 그런 식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군의 감축이 곧 미국과의 관계가 나빠지거나,미국과 사이가 멀어지는 것처럼 수선을 떠는 부류들이 있다.그건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과장이고 거짓말이다.미국은 그런 비이성적이며 비논리적인 가짜 친미주의자들을 경계해야 한다.우리는 미국의 고마움과 미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6·25때는 더 말할 것 없고,우리가 자랑하고 싶어하는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미국이라는 시장의 도움이 얼마나 컸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그리고 친구는 옛친구가 좋더라고,힘있는 옛친구와 사이가 나빠지면 그 손해는 누가 보는지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다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친구로서 대등한 관계의 정립과 유지다.그 토대 위에서 어깨동무할 때 우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지금,평화통일을 향한 남과 북의 발전적 변화는 우리 스스로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방면에서 빠르고 구체적으로 이루어져 나아가고 있다.그리고,그 가속도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다.미국에서 볼 때는 너무 어리둥절할지도 모른다.그러나,그 눈부실 지경으로 빠른 변화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우리 남과 북은 저 5000년 전부터 함께 살아온 같은 민족이며,그 민족동질성에 뿌리내린 평화통일 염원이 그 많은 변화의 꽃을 피워내고 있는 것이다.미국은,이 아름다운 변화를 아름답게 볼 줄 알아야 하며,그것이 우리의 참된 친구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 [조정래의 세상보기] 미군감축, 자연스러운 일

    미국은 한반도 남쪽에 주둔해온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공식화했다.이 문제를 놓고 우리들끼리 이런저런 말들이 무성하다.그러나 우리가 무슨 소리를 하든 그건 다 부질없는 소리일 뿐이다.지금으로부터 59년 전 이땅이 광복된 그 순간 미군이 점령군으로 이땅을 점령할 때 우리의 의사는 철저하게 묵살되었던 것처럼 감축할 때도 우리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자기들 하고 싶은 일을 자기네 마음대로 하는 것,그것이 힘센 자들의 논리고,힘센 자들의 논리니까 진리다.그 앞에서 ‘혈맹의 우의’ 운운해가며 자세 낮추기에 급급한 일부 지식인들의 모습은 볼 만한 연극이 아닐 수 없다. “미군은 자국민이 원하지 않는 곳에는 주둔하지 않는다.” 미 국방장관 럼스펠드의 자신만만한 말이다.그 말은 시대 변화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냉전시대의 오만 그대로다.그런데,우리나라의 보수적이고 친미적인 일부 지식인들은 그 말에서 엉뚱하게 우리의 잘못을 찾아내고 읍하기에 바쁜 것이다.미군이 감축되는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 일각에서 혈맹의 관계가 손상될 정도로 미국을 비판하고 불경스럽게 했기 때문이라는 식이다.그것 또한 냉전시대에 뿌리박은 반공주의 사고방식의 표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한반도 휴전선 남쪽에서 미군이 감축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왜냐하면 이미 13년 전에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권이 몰락하며 냉전시대는 끝났고,한반도에서는 6·15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되면서 갈등과 대결의 분단시대에서 화해와 협력의 평화통일시대로 대전환을 했기 때문이다.소련 공산주의 세력의 팽창을 막기 위한 냉전시대의 소산인 주한 미군은 그 시대의 종식과 더불어 변화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더구나 이념전쟁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이제 그만 대결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화합과 평화의 시대를 열겠다고 전세계를 향해 약속했으면 주한 미군도 달라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론조사에서,‘미군이 철수하면 당장 전쟁이 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3%에 지나지 않는다.군부독재시대에 70%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다.미국은 이 변화를 유심히 지켜볼 줄 알아야 할 것이다.이제 한국과 한국인들은 6·25 전쟁시대의 참화 속에 빠진 한국과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과거의 주인은 훗날 종의 출세를 속편히 보아넘기지 못하며,부자는 옛 가난뱅이의 입신을 사실대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법이다.행여 미국도 그런 식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군의 감축이 곧 미국과의 관계가 나빠지거나,미국과 사이가 멀어지는 것처럼 수선을 떠는 부류들이 있다.그건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과장이고 거짓말이다.미국은 그런 비이성적이며 비논리적인 가짜 친미주의자들을 경계해야 한다.우리는 미국의 고마움과 미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6·25때는 더 말할 것 없고,우리가 자랑하고 싶어하는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미국이라는 시장의 도움이 얼마나 컸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그리고 친구는 옛친구가 좋더라고,힘있는 옛친구와 사이가 나빠지면 그 손해는 누가 보는지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다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친구로서 대등한 관계의 정립과 유지다.그 토대 위에서 어깨동무할 때 우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지금,평화통일을 향한 남과 북의 발전적 변화는 우리 스스로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방면에서 빠르고 구체적으로 이루어져 나아가고 있다.그리고,그 가속도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다.미국에서 볼 때는 너무 어리둥절할지도 모른다.그러나,그 눈부실 지경으로 빠른 변화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우리 남과 북은 저 5000년 전부터 함께 살아온 같은 민족이며,그 민족동질성에 뿌리내린 평화통일 염원이 그 많은 변화의 꽃을 피워내고 있는 것이다.미국은,이 아름다운 변화를 아름답게 볼 줄 알아야 하며,그것이 우리의 참된 친구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 주병선의 ‘칠갑산’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주병선이 부른 노래 ‘칠갑산’이 히트를 치면서 칠갑산은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왔다. 애정이 있으면 자연히 지식도 늘어나는 법.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충남 청양군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충남의 ‘알프스’ 충남 사람들은 칠갑산을 이렇게 부른다.물 맑고,공기 좋은 산세를 유럽의 명산 알프스에 빗대 자부심을 드러낸다.아직도 청정무구의 상태지만 이 말은 그만큼 오지라는 뜻도 함유한다. 칠갑산 아래 대치면 대치리에서 평생을 살아온 고규칠(70)씨는 “지금이야 버스를 타고 청양읍내 5일장에 가지만 어릴 땐 칠갑산을 넘어 정산장까지 걸어갔다.”며 “공주 금강교가 신설됐을 때는 어른들이 구경하러 새벽에 떠나 밤늦게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차령산맥 끝줄기에 있는 칠갑산은 산세가 험해 일제시대 호랑이가 출몰했다고 한다.산밑 마을에서는 호랑이 피해를 막기 위해 호랑이를 수호신으로 모시는 산신제를 지냈고 요즘도 정월 보름 많은 마을에서 산신제가 열린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마을 주민은 나무를 하거나 숯을 구워 장에 내다 팔았다.아직도 골짜기 곳곳에는 숯을 굽던 가마터가 남아 있다.깊은 산골짜기에 사는 주민들이 짓는 농사라야 화전일 뿐이었다.고씨는 “지금은 비닐하우스도 하고 농사가 다양하지만 당시에는 콩농사를 많이 지었다.”고 말했다. ●완행버스,그 속에 묻어난 서민들의 고단한 삶 1977년 추석 직후 충남 공주 버스터미널.서울행 완행버스에 몸을 실은 칠갑산의 작사·작곡가 조운파(61)씨는 비 내리는 차창 밖으로 아낙네들을 유심히 쳐다본다.고향 부여군 은산면에서 탄 이 버스는 공주 터미널에서 잠시 정차해 손님들을 태우던 중이었다.당시 완행버스는 서울까지 7시간이 족히 걸렸다. 터미널 차양밑에서 비를 피하며 청양행 버스를 기다리던 이웃인 듯한 아낙네들은 “대장간에서 호미를 갈라고 나왔어.”“콩은 잘 자라고” 등 소박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고향이 칠갑산과 가까워 평소 칠갑산 주변 마을주민의 정서를 잘 알고 있던 조씨는 차를 타고 서울로 오면서 시를 짓는다. 조씨는 “아낙네들 얘기를 들으니 노래말이 절로 떠올랐다.”면서 “작곡가를 찾았으나 내 생각과 달라 직접 작곡도 했다.”고 말했다.그는 찢어지게 가난했던 당시 칠갑산 주민들의 정서를,어린 딸을 부잣집 민며느리로 보낸 뒤 복받치는 서러움을 콩밭으로 달려가 달래는 어머니의 마음에 빗대 노래말에 담았다고 한다. 딸은 딸대로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울어 주던 산새 소리만 텅빈 가슴속을 태웠소’라고 애닯게 속울음을 울며 한을 달랜다. 처음 윤상일이란 가수가 불렀으나 반응이 없었고 88년 대학가요제 수상자인 주병선에게 주어 리바이벌했으나 역시 신통치 않았다.하지만 모 방송사 주부가요대회에서 출연자가 이 노래를 불러 주목을 받은 뒤 주병선의 원곡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공전의 히트를 친다. ●칠갑산에 살리라 교통이 좋아지고 칠갑산 위로 대전 등지로 빠지는 대치터널이 생기면서 가난한 주민들의 아들·딸이 대치로 떠나 70년대까지 12만명이 넘던 청양군 인구가 4만이 채 안되게 줄었다.공무원 사회에서는 요즘도 대치로 올 때 ‘달랑 고무신만 신고온 깡촌×’이란 의미로 청양출신 동료를 ‘꺼먹 고무신’이라고 놀려댄다.고씨는 “자식들이 도시에서 출세를 하고 살림도 예전보다 나아지면서 인심이 더 좋아졌다.”고 전했다. ‘산천은 의구하되‘라는 시조의 구절처럼 옛 모습 그대로인 칠갑산이 좋아 이북출신 조각가 박칠성(79)씨는 터널 부근에 집을 짓고 33년째 살고 있다.“칠갑산에 살다보니 세속의 시름을 잊게 된다.”는 박씨는 집 앞에 ‘콩밭매는 아낙네상’도 세워놓았다. 조씨는 “요즘도 가끔 칠갑산을 찾는다.”면서 “칠갑산 노래를 다시 만든다면 한이 배지 않은 신나고 흥겨운 가락이 나올 것같다.”고 말했다. 청양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22)

    유림 99에 憂憤이 나온다.憂는 마음 속에 근심이 있음을 뜻하는 글자다.심장을 본뜬 心( )이 들어간 한자는 거의가 忌(꺼릴 기:己 몸기+心),忍(참을 인),忘(잊을 망),忙(바쁠 망),忿(분할 분),怒(성낼 노),悟(깨달을 오),悲(슬플 비),悼(슬퍼할 도),情(뜻 정),惻(슬퍼할 측),感(느낄 감),懺(뉘우칠 참)처럼 그 뜻은 마음(心, )과 관련되어 있으며,음은 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된다.憂자가 들어간 한자는 優(넉넉할 우,광대 우), (탁식할 우), (곰방메 우)처럼 ‘우’라고 읽는다.무성하게 돋아난 풀을 본뜬 卉(풀 훼)자와 조개를 본뜬 貝(조개 패)자로 구성된 憤자는 언짢은 일로 마음이 부풀어오름(賁 클 분)을 뜻하는데,분함도 마음의 한 작용이므로 이 들어간다.賁자가 들어간 한자 역시 墳墓(분묘)라고 할 때의 墳(무덤 분),噴水(분수)라고 할 때의 噴(뿜을 분)처럼 ‘분’이라 읽는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저런 근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그런데 근심 속에는 다음 일화와 같이 알고 보면 근심할 것이 아닌 쓸데없는 근심을 하는 경우가 있다.열자(列子)에 보면 중국 杞(기)나라에 근심이 매우 많은 사람이 있었다.그는 “만약 하늘이 무너지면 어디로 피해야 하나.”하며 잠도 못자고 食飮(식음:먹고 마심)도 끊었다.그러자 이 일을 안 한 사람이 그에게 “하늘은 공기만 차 있을 뿐 아무것도 없는 것이니 무너질 일이 없소.”라며 안심시켰다.그러자 걱정 많은 사람은 “그렇다면 해나 달 또는 별이 떨어지지는 않겠소? 그것들이 떨어지면 이 세상은 어찌 되겠소.”라며 계속 근심했다.이에 “해와 달과 별은 공기 속에서 빛나고 있을 뿐이니,그것들이 떨어져도 우리가 부딪쳐 죽지 않을 것이니 근심 마시오.”라며 이해시켰다.그러자 이번에는 “땅이 무너지면 어떡하오.”라며 계속 걱정하는 것이었다.이에 “땅은 흙이 쌓인 것인데 흙이 四方에 가득 차 있어서 우리가 뛰고 밟아도 꼼짝하지 않으니 걱정 마시오.”라며 근심을 풀어주었다.여기서 나온 말이 ‘杞나라 사람의 근심’이라 해서 杞憂 또는 杞人之憂(기인지우)인데,이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다.’라는 뜻이다.우리 주위에서도 어설프게 알아서 그것 때문에 마음의 병을 얻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으니,안타까운 일이다. 그런가 하면 다음 일화에서 나온 識字憂患(식자우환:학식이 있는 것이 도리어 근심을 사게 됨)인 경우도 있다.유비(劉備)가 諸葛亮(제갈량)을 영입하기 전에는 徐庶(서서)가 유비의 참모로 曹操(조조)를 여러모로 어렵게 만들었다.이에 조조는 서서의 어머니가 자신의 영역인 魏(위)나라에 있다는 점과,서서가 孝子(효자)라는 점을 이용하여 서서를 자기 편으로 만들고자 하였다.그의 일환으로 조조의 참모 程昱(정욱)의 꾀에 따라 서서의 어머니 筆體(필체)를 흉내내어 서서에게 급히 집에 오라는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받은 서서가 歸家(귀가)하자 평소 학식이 높고 의리를 중시하며 늘 한 君主만 잘 섬기라고 아들을 격려해온 그의 어머니가 놀라 自初至終(자초지종:처음부터 끝까지)을 알아보니,그것은 자신의 필체를 흉내낸 가짜 편지 때문이었음을 알았다.이에 서서의 어머니는 ‘女子가 글자(字)를 안다(識)는 것(者)은 근심(憂患)을 부르는 원인이 되는구나.’라고 탄식했다. 이상으로 볼 때 憂憤은 근심과 분함 또는 근심하며 분하게 여김 등으로 해석된다.佛經(불경) 중 華嚴經(화엄경)에 一體唯心造(일체유심),즉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낸 것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있다.사람의 온갖 감정인 喜怒哀樂(희로애락:기쁨과 노염과 슬픔과 즐거움)은 어느 상황에서라도 자신이 조정할 수 있어야 하는 바,이를 위한 수양이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박교선 ˝
  • [독자의 소리] 운전자 대부분 정지선 잘 지켜

    6월1일부터 차량 정지선 지키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차량 운전자 대부분이 교차로나 횡단보도 상에서 슬금슬금 정지선을 넘어서 거리낌없이 정지선을 무시하던 예전의 행동은 이제 더이상 용서받지 못할 상황이 되었다.이번에 경찰이 벌이는 대대적인 단속이 너무 지나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그동안 우리가 저질러온 정지선 무시 행위를 생각한다면 수긍 가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단속 첫날 아침 교차로·횡단보도를 통행하는 차량들을 유심히 지켜본 결과 그래도 상당수 운전자들이 전날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정지선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여 다행스럽게 생각했다.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차량들 때문에 짜증을 내고 심지어 심한 욕설을 서슴지 않던 운전자도 정작 본인의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관대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모습이었다.경찰 단속이 무서워 어쩔 수 없이 정지선을 지킨다는 것은 스스로를 비하하는 행위이다.사실 운전할 때마다 흔히 느끼는 조급함과 짜증스러움을 조금이라도 줄이고,또 올바른 교통문화를 정착시킨다는 마음가짐으로 각자 정지선을 지켜 보자.그러면 갖가지 잘못된 운전 행태가 바로잡혀 아름다운 교통문화를 이루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도영호(서울 중랑경찰서 먹골지구대 순찰2팀)˝
  • [나의 금요일 오후3시] ‘폭력 남편’ 기소유예 슬퍼

    ‘여성 & 남성’면에 연재물 ‘나의 시간’이 시작됩니다.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여러분들의 특정요일,특정시간을 들여다보는 기획입니다.첫회로 서울 남부지검 형사3부 서애련 검사(30)의 이야기를 내보냅니다.서검사가 가장 바빴던 지난 달 어느 금요일 오후 3시의 얘기를 그의 구술을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초여름 햇살이 따갑다.눈길은 책상에 놓인 수사자료에 머물러 있지만,계장과 마주앉은 40대 부부에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가정폭력.내가 주로 맡는 사건이다.아내는 신혼 직후부터 시도 때도 없이 맞았다고 하소연한다.그날도 술에 취한 남편이 사정없이 때려 참다못해 경찰에 신고를 했단다.경찰서에서 찍은 얼굴 사진은 보기가 민망할 정도다.찢어지고 붓고 헝클어지고….눈가의 멍자국은 희미해졌지만,눈물은 그대로다.잠자코 고개숙인 남편은 하얀 얼굴에 손가락도 가는 선량한 인상이다.어디에 그 무자비한 폭력성이 숨어있는 걸까. “처벌을 원하십니까?”아내는 한숨을 깊이 내쉰다.“애들 아빤데 어떻게….”또 기소유예다.가정폭력범을 법정에 세우기란 쉽지 않다.이혼을 결심하지 않는 한 아내들이 남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남편의 폭력이 두려운 탓이다.벌금도 고스란히 아내 몫이다.오늘처럼 폭력 남편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릴 때면 비애감이 밀려온다. 누군가 문을 살며시 열고 내 명패를 유심히 들여다본다.‘검사 서애련’.놀란 표정이다.여검사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지만,아직도 저런 표정과 가끔 마주친다.4년 전 광주에서 검사로 첫발을 내딛을 땐 더욱 그랬다.‘20대 여자가 수사검사라니….’피의자도,피해자도,수사지휘를 받은 경찰관까지도 어색해 했다. 그러나 여성이라 검사생활이 더 어렵진 않다.수사 목적이 처벌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 밝히기인 까닭이다.피의자도 ‘적’이 아니라 진실을 밝혀낼 ‘동반자’로 봐야한다.거짓 진술을 일삼는 피의자를 윽박지르기 보단 논리적으로 반박하거나,설득해야 실마리가 풀린다.감춰진 단서도 밤늦은 시간,조용한 검사실에서 수사기록을 꼼꼼히 검토하다 보면 불쑥 튀어나온다.검찰의 문턱이 낮아질수록 여검사의 역할은 많아질 것이다. 창가에 서서 햇살을 만끽한다.여행을 떠나고 싶다.그러나 오늘도 밤 10시까지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공소장을 작성해야 한다.새로운 사건 수십건이 매주 쏟아지니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 주말에도 맘 편히 쉬기 어렵다.신혼이지만 남편과 얘기를 나누다가도 미제사건을 떠올리기 일쑤다.남편을 대학 1학년 때 만났으니 연애만 10년.감정평가사 시험준비에 바쁜데도 날 위해 지검 근처에 전세집을 얻은 고마운 사람이다.아내를,남편을 배려하던 신혼초 마음을 간직한다면 검사실을 찾는 부부가 줄어들텐데. 정리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 [CEO 칼럼] ‘경기와 심리’ 상관관계/이지송 현대건설 사장

    의학의 치료술 가운데 플라세보(Placebo·僞藥)라는 것이 있다.일종의 심리적 치료방법이다.예를 들어 의사가 감기 환자에게 소화제 같은 것을 감기약이라 말하고 환자에게 투여하면 실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를 ‘플라세보 효과’라고 하는데,이 심리치료 방법은 암 같은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환자나 중증의 환자에게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못 되지만,가벼운 질환에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여 완치도 가능하다고 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의 유심(唯心)이라는 말도 있다.어떤 현상을 마음먹기에 따라 긍정 아니면 낙관으로 볼 수도 있고 부정적,비관적 시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이렇게 사람의 심리라는 게 오묘하다.이 심리는 때론 집단적 형태로 표출된다. 경기도 사람의 심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그래서 경제용어 중에는 ‘심리’가 들어간 게 많다.소비심리,투자심리 등.지금의 경기상황을 좀 들여다보자.수출은 월마다 종전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사상 최대의 호황기를 맞고 있는데 내수경기는 부진하다.내수경기 부진의 원인이야 다양하겠지만,가장 큰 요인은 소비심리 위축에 기인한 것이라는 게 다수 경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체감기온이 서로 다르듯이 경기도 지표 경기와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이른바 체감경기와는 차이가 있다.체감경기는 시장의 상인이나,가계에서 먼저 민감하게 피부로 느끼게 된다.이렇듯 내수경기는 사람의 심리에 민감하게 와 닿는 만큼,심리에 많이 좌우되기도 한다. ‘심리’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필자가 보기에는 불황의 이유가 수출호황에도 불구하고 내수부진으로 나빠진 체감경기 때문이 아닌가 해서다.지금의 국내경기 상황이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부진으로 인한 것이라면 이를 탈출하기 위한 해법을 찾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이렇게 말하면 지금의 내수경기 부진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지나치게 낙관적인 경기 인식이 아니냐고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 기업들은 1997년 IMF사태 이후 3년여 동안 혹독한 시련을 겪는 와중에 구조조정과 위기관리 능력을 체득하면서 기업체질이 전보다 강해졌고,IMF에 비춰본다면 지금 정도의 경제 상황은 우리 기업들이 지혜를 발휘해 슬기롭게 대처하면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거시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우리 경제의 현 펀더멘털은 IMF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하다.기초체력이 튼튼하면 감기에 걸려도 쉽게 치유된다.여기에 ‘이 감기는 별 것 아니다.쉽게 나을 수 있다.’라는 마음가짐까지 더해지면 그 속도는 더 빨라진다.지금 우리는 감기에 걸렸는데 폐렴으로 악화될 것 같다는 비관적인 우려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지나친 비관과 심리적 위축은 현 경기 상황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그 대처 방안마저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경기도 주기가 있으므로 곧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 시각도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덧붙여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결국 경기 회복의 주체는 기업이라 할 수 있으므로 현 상황에서 기업의 역할이다. 지금 우리 기업에 중요한 것은 건설인인 필자도 직접 몸으로 체험한 바 있는, 70년대 중동 건설신화의 동인(動因)이 되었던 불굴의 개척정신과 애국심,열정, 그런 것은 아닌가 자문해 본다.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
  • 쉬어가기˙˙˙

    연예인 축구팀이 실업축구리그(K-2) 오픈경기 출전을 통해 실업축구 홍보에 나선다.연예인 축구팀 ‘슈퍼스타즈’와 ‘베스트’는 30일 오후 3시 고양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고양 국민은행과 의정부 험멜의 정규리그 경기에 앞서 오픈 경기를 갖는다.유태웅씨가 단장인 ‘슈퍼스타즈’는 이종원 정준호 김병세 등 인기 탤런트로 구성됐으며,왕년의 축구스타 이기근씨가 감독인 ‘베스트’는 유심초 소리새 박상규 등 가수들로 짜여졌다고.˝
  • 청와대 ‘鄭-金 입각갈등’에 우회적 경고

    통일부 장관을 놓고 서로 갈등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전 원내대표에 대해 청와대가 26일 우회적으로 일침을 놓았다.특히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 전대표를 의식해 만류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고건 전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의 각료제청권 요청을 거부해 상처를 입은 청와대로서는,예비 대권주자들의 ‘항명’이 또다른 상처를 가져올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예비주자들 ‘항명’땐 또다른 상처 우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두 분들 인격이나 품성에 맞지 않는데 언론이 편가르기 식으로 보도하는 것이 아니냐.”며 언론을 핑계삼아 두사람의 대립 양상을 꼬집었다.이어 “신문기사를 유심히 보니까 당사자 두 사람은 말이 없는데,주변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나온 것처럼 비춰져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의 정부 시절 노 대통령도 입각을 희망,내가 알기로는 1순위가 행정자치부 장관이었다.”면서 “행자부 장관을 원한 것은 지방자치 연구소를 운영해왔고 자치분권 연구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는데,결론은 해양수산부 장관이었다.”고 말했다.희망사항과 현실간의 괴리를 설명한 것이다. 김 전 대표가 97년 ‘통일시대 민주주의국민회의’,2000년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협력을 위한 연구재단’ 설립 등으로 통일문제에 주력해왔지만 복지분야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설득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것 같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입각 예정자에게 통보했다.’는 발언에 대해 “당의장과 원내대표를 하셨다면,어느 분들 못지 않게 리더십을 가진 분들인데,누구는 어느 장관이라고 말하지 않고,의사타진을 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류를 감안해서인지 두 진영은 이날도 말을 아꼈다.김 전 대표측은 오는 28일부터 부천시장 선거를 시작으로 다음달 5일까지 6·5 재·보선 지원에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정 전 의장도 이날 설악산에서 귀경한 뒤에도 특별한 일정을 잡아두지 않고 있다. ●김근태 “장관직 제의 받은적 없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조계사 봉축법요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의장과의 갈등설에 대해 “그런 것은 없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복지부 장관 거부설에 대해서도 “어떤 것도 제의받은 바 없고 의견 교환만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의 한 측근은 “입각은 인사권자의 권한으로 존중해야 하는 것이라며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면서 “입각 얘기는 물론이고 향후 일정도 계획한 것이 없다.”고 전했다. 문소영 구혜영기자 symun@˝
  • [자문위원 칼럼] ‘친기업’ 환경을 만들자/심재철 고려대 언론학 교수

    최근 국내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응답자의 80% 정도가 대기업이나 재벌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만큼 청소년들의 기업관이 나쁘게 형성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러나 젊은이들의 기업 혹은 기업인에 대한 이런 인식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1990년대에 미국에서 비슷한 조사를 한 결과 미국 대학생의 70%정도가 기업인이 회사이익을 위해서 부도덕하며 비양심적인 활동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한국,미국을 불문하고 젊은이들은 기업이나 기업인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이에 반해 미국 기업인의 80%는 자신이 양심적이며 준법정신이 투철하다고 평가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청소년과 기업인간의 인식 차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기업인은 본인이 투명하며 양심적이라고 생각하는데,젊은이들은 앞으로 자기 상사가 될지도 모르는 기업인을 비윤리적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나아가서 그러한 부정적인 면이 당연한 것으로 굳어질 경우, 이들이 취업한 후에 비양심적이며 불법적인 일을 거리낌 없이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든다. 따라서 언론은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통해 상호 인식의 차이를 좁히고 잘못된 인식은 바로잡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즉,일반인이 건실한 기업을 사랑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지면에 대해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서울신문이 매주 화요일에 고정적으로 싣는 광고문화면을 지난 한달 동안 유심히 살펴보았다.시카고대학 사회학의 대부격인 로버트 팍은 “광고를 보면 그 신문을 안다.”고 했다.비슷하게 광고문화면에 실린 기사를 통해서도 그 신문의 특성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21일자 ‘파란만장 김현주의 목돈만들기’ 등의 새 광고 소개기사는 30초짜리 TV광고에 얽힌 재미있는 얘기가 들어있다.이런 기사는 광고주인 기업에 대해서도 친밀감을 불러일으킨다.또한 부차적인 광고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특정광고에 대한 기사를 신문에서 읽고 TV광고를 본 사람은 TV광고만을 본 사람보다 그 광고에 대해 보다 더 잘 기억하고 좋은 태도를 형성하며,광고에 나온 상품이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4일자 “‘똑같은 건 지겨워’ 멀티 광고가 뜬다”,11일자 “한토막 일상…누구나 ‘끄덕’”,21일자 “예측하지 마라…기발한 광고들” 등의 기사는 TV광고에 대한 제작배경과 등장인물 소개,그리고 그 효과에 대해 나름대로 재미있고 유익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사실 TV광고는 순식간에 지나치기 때문에 시청자가 전달 메시지를 한순간에 파악하기는 어렵다.신문에 실린 광고기사를 본 후에 그 광고를 다시 TV에서 본다면 시청자는 그 TV광고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더 집중해서 메시지를 받아들이고,기사가 의도하지 않은 광고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소위 신문과 TV 매체간 시너지 효과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그래서인지 광고문화면 기사 중에는 광고주 입장에 치우쳐 기업광고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킨 경우가 많다.이런 기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다 균형적으로 다루는 세심한 주의가 있었으면 한다.그래야만 홍보지면으로 인식되지 않으며,역설적이지만 친 기업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가지 덧붙일 것은 광고카피 작성의 원칙을 서울신문 기사의 인용부호 안에도 적용했으면 좋겠다.광고 헤드라인에서는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마침표가 본 카피로의 흐름을 끊어버려 열독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기사의 인용문 안이라고 다를 리 없다. 심재철 고려대 언론학 교수 ˝
  • 儒林(96)-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儒林(96)-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나는 돌계단을 올라 외삼문으로 다가갔다.솟을대문 옆에는 심곡서원을 설명하는 안내문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심곡서원 이곳은 중종 때의 문신 정암 조광조를 기리기 위해서 효종 원년(1650년)에 건립된 서원으로 그해에 비로소 사액을 받았다.현종14년(1673년) 강당이 중건되었다.고종 대원군의 철폐 때에도 훼철되지 않았던 전국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이다.조광조는 연산군 때의 폭정을 개혁하기 위해서 중종에 의해서 등용된 인물로 향약 보급운동,반정공신위훈(反正功臣僞勳) 삭제,현량과 실시 등 각종 개혁정치를 추진하였다.그러나 개혁의 내용이 지나치게 급진적이어서 훈구대신들이었던 남곤,심정 등의 정치적 반격이라 할 수 있는 기묘사화가 일어났다.이 사화로 조광조는 전라도 능주로 유배되어 그곳에서 죽임을 당하였다.선조 때 영의정으로 높임을 받고,문정공(文正公)이란 시호를 받았다.심곡서원은 사당과 강당만으로 이루어진 조선 후기의 소규모 서원이지만 건물은 상당히 짜임새 있다.” 외삼문 천장 밑에는 ‘심곡서원’이란 현판이 내걸려 있었다.나는 그 현판이 안내문에 나와 있는 대로 효종이 내린 편액인가 하고 유심히 살펴보았다.그러나 아니었다. 임금이 내린 편액이라면 그곳에는 분명히 사액(賜額)이란 글귀가 명기되어 있기 마련이었다.그러나 그곳에는 아무런 글귀가 적혀 있지 않았다. 외삼문은 굳게 잠겨져 있었다.일년에 두 번 음력 2월과 8월 중정일(中丁日)에 대제를 올릴 때만 열어 놓으며,사람들은 다만 서쪽에 있는 협문을 통해야만 서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음이었다. 나는 서협문을 통해 서원 안으로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가자 이곳 건물 중 가장 큰 건물인 강당이 나타났다.강당 위에는 다음과 같은 글씨의 현판이 걸려 있었다. “日照堂” 한눈에 조광조의 절명시 중 ‘밝은 해가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니 거짓 없는 이 내 충정 환하게 비추리라(白日臨下土 昭昭照丹衷)’에서 한 자씩 빌려와 지은 당호임을 알 수 있었다. 건물의 형태는 덤벙주초라 불리는 주춧돌 위에 원통주를 세운 초익공집으로 합각지붕에 겹처마로 되어 있었다.각 칸마다 판자로 된 문비(門扉)가 달려 있었는데,건물 안에서부터 글 읽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반쯤 열린 창호문을 통해 안을 살펴보니 어두운 실내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책을 펴놓고 무엇인가를 소리 내어 읽고 있었다.그 소리의 정체는 곧 밝혀졌다.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도 두 대의 승용차가 이미 주차되어 있었고 건물 뒤쪽으로 돌아가 보니 강당문 앞에 신발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보아 강당 안에서 무슨 모임이 있는 모양이었다. 서원의 옛 건물을 단순히 유적으로만 보존하지 않고 인근에 사는 사람들끼리 이곳에 모여서 함께 글공부를 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하여졌다.건물 뒤쪽에는 사우(祠宇)로 들어가는 내삼문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경내에서 조광조를 배향하는 제사의 중심공간인 지존한 사당을 지키는 마지막 문으로 가운데 문은 제향시 제수만이 통과할 수 있는 신문(神門)이었다.천장 밑에는 다음과 같은 현판이 걸려 있었다. “深谷書院 庚寅年 七月二十七日 賜額” 사액이란 글씨가 분명히 양각되어 있는 것을 보아 이 현판이 임금 효종으로부터 사액된 편액임이 분명하였다.경인년이라면 효종원년(1650년),마침내 효종은 친필로 사액하여 내림으로써 정식으로 조광조의 복원을 만천하에 공표하게 되는 것이다.실로 조광조 사후 130년만의 일인 것이다.
  • 儒林(96)-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나는 돌계단을 올라 외삼문으로 다가갔다.솟을대문 옆에는 심곡서원을 설명하는 안내문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심곡서원 이곳은 중종 때의 문신 정암 조광조를 기리기 위해서 효종 원년(1650년)에 건립된 서원으로 그해에 비로소 사액을 받았다.현종14년(1673년) 강당이 중건되었다.고종 대원군의 철폐 때에도 훼철되지 않았던 전국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이다.조광조는 연산군 때의 폭정을 개혁하기 위해서 중종에 의해서 등용된 인물로 향약 보급운동,반정공신위훈(反正功臣僞勳) 삭제,현량과 실시 등 각종 개혁정치를 추진하였다.그러나 개혁의 내용이 지나치게 급진적이어서 훈구대신들이었던 남곤,심정 등의 정치적 반격이라 할 수 있는 기묘사화가 일어났다.이 사화로 조광조는 전라도 능주로 유배되어 그곳에서 죽임을 당하였다.선조 때 영의정으로 높임을 받고,문정공(文正公)이란 시호를 받았다.심곡서원은 사당과 강당만으로 이루어진 조선 후기의 소규모 서원이지만 건물은 상당히 짜임새 있다.” 외삼문 천장 밑에는 ‘심곡서원’이란 현판이 내걸려 있었다.나는 그 현판이 안내문에 나와 있는 대로 효종이 내린 편액인가 하고 유심히 살펴보았다.그러나 아니었다. 임금이 내린 편액이라면 그곳에는 분명히 사액(賜額)이란 글귀가 명기되어 있기 마련이었다.그러나 그곳에는 아무런 글귀가 적혀 있지 않았다. 외삼문은 굳게 잠겨져 있었다.일년에 두 번 음력 2월과 8월 중정일(中丁日)에 대제를 올릴 때만 열어 놓으며,사람들은 다만 서쪽에 있는 협문을 통해야만 서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음이었다. 나는 서협문을 통해 서원 안으로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가자 이곳 건물 중 가장 큰 건물인 강당이 나타났다.강당 위에는 다음과 같은 글씨의 현판이 걸려 있었다. “日照堂” 한눈에 조광조의 절명시 중 ‘밝은 해가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니 거짓 없는 이 내 충정 환하게 비추리라(白日臨下土 昭昭照丹衷)’에서 한 자씩 빌려와 지은 당호임을 알 수 있었다. 건물의 형태는 덤벙주초라 불리는 주춧돌 위에 원통주를 세운 초익공집으로 합각지붕에 겹처마로 되어 있었다.각 칸마다 판자로 된 문비(門扉)가 달려 있었는데,건물 안에서부터 글 읽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반쯤 열린 창호문을 통해 안을 살펴보니 어두운 실내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책을 펴놓고 무엇인가를 소리 내어 읽고 있었다.그 소리의 정체는 곧 밝혀졌다.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도 두 대의 승용차가 이미 주차되어 있었고 건물 뒤쪽으로 돌아가 보니 강당문 앞에 신발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보아 강당 안에서 무슨 모임이 있는 모양이었다. 서원의 옛 건물을 단순히 유적으로만 보존하지 않고 인근에 사는 사람들끼리 이곳에 모여서 함께 글공부를 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하여졌다.건물 뒤쪽에는 사우(祠宇)로 들어가는 내삼문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경내에서 조광조를 배향하는 제사의 중심공간인 지존한 사당을 지키는 마지막 문으로 가운데 문은 제향시 제수만이 통과할 수 있는 신문(神門)이었다.천장 밑에는 다음과 같은 현판이 걸려 있었다. “深谷書院 庚寅年 七月二十七日 賜額” 사액이란 글씨가 분명히 양각되어 있는 것을 보아 이 현판이 임금 효종으로부터 사액된 편액임이 분명하였다.경인년이라면 효종원년(1650년),마침내 효종은 친필로 사액하여 내림으로써 정식으로 조광조의 복원을 만천하에 공표하게 되는 것이다.실로 조광조 사후 130년만의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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