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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 문태준 ‘지독한 詩사랑’

    2004~2005년 연속 ‘문인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인’으로 선정된 시인 문태준(37)이 자신이 지독히 사랑한 69편의 시를 뽑아 시집을 냈다.‘포옹-당신을 안고 내가 물든다’(해토 펴냄). 시인은 “제 사랑의 과거였으며 현재이자 미래인 이 시들을 ‘꽃을 기르는 마음으로’ 보아달라.”고 말한다. 또 “꽃이 피어나듯, 해서 붉은 꽃잎이 ‘당신’의 마음을 물들이길 희망한다.”고도 했다.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2004년), 미당문학상(2005년), 소월시문학상(2006년) 등 5개의 문학상을 휩쓴 시인은 우리 서정시의 계보를 잇는 대표시인이다. 그런 만큼 시인이 뽑은 시들은 서정이 물씬 넘친다.‘그 처음에 사랑이 사랑을 만나’(제1부) ‘기다림이라는 말의 대륙이여’(제2부) ‘따뜻하고 넉넉하고 느슨하게’(제3부) ‘나는 수선화 핀 것을 보았네’(제4부) 등으로 분류됐다. 시집에는 장석남의 ‘낮은 목소리’, 정끝별의 ‘물을 뜨는 손’, 나희덕의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류시화의 ‘소금인형’ 등 시인이 사랑한 ‘은하’와 같은 시들이 한데 펼쳐져 있다. 각각의 시에 시보다 더 시적인 시인의 산문이 실려 있어 감상하는 즐거움도 배가된다. “아내의 몸에 대한 신비가 사라지면서/그 몸의 내력이 오히려 애틋하다//그녀의 뒤척임과 치마 스적임과/그릇 부시는 소리가/먼 생을 스치는 것 같다”로 이어지는 장철문의 ‘신혼’에 대해 시인은 “사람이 다른 내력으로 입때껏 살아온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비단을 만지는 일만 같은 게 아니다.”라면서 “연민이야말로 부부가 나눌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포옹”이라고 적었다. 신현림의 ‘사랑이 올 때’에 대해서는 “사랑은 뼘으로 재는 것이 아니다. 자벌레처럼 한 뼘 두 뼘 재며 가는 게 아니다. 하여 사랑은 화선지가 먹물을 받듯 당신을 받아 물드는 것이다.”라고 썼다.160쪽,8500원.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Book Review] 위대한 발명은 협동작업의 산물

    퀴즈 하나. 고대부터 있었으나 현대식은 미국의 엘리샤 그레이브스 오티스가 1854년 제작했다.1857년 뉴욕에 최초로 설치됐으며,1931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이것은 시속이 130㎞에 달했다.2001년 붕괴된 세계무역센터에는 이것이 255개 있었으며, 매일 5만 8000여명이 이를 이용했다. 이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엘리베이터다. 매일 승강기를 타면서 내부에 붙어 있는 상표를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오티스란 발명가의 이름에서 벌써 정답을 찾아냈을 것이다. 퀴즈 둘.17세기 중반부터 이것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최초의 것은 피아노 건반과 흡사했다.1872년 미국의 총포제작자 필로 레밍턴이 현재의 이것과 비슷한 것을 제작했다. 많은 여성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계기가 되어 여성해방의 물꼬를 튼 것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타자기.1970년대 후반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으로 이젠 찾아보기 힘든 물건이 됐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타자기 덕에 타이피스트나 비서로 일할 수 있었다. 퀴즈 셋. 물, 설탕, 탄산, 식용색소 E150d(캐러멜 색소), 인산, 아로마, 카페인…. 그리고 비밀로 유지되는 고유한 혼합방식.1886년 미국 애틀랜타의 약사 존 스티스 팸버튼은 두통과 피로, 우울증 치료제로 어떤 시럽을 개발했다. 곧 이 시럽은 부작용이 많았던 모르핀을 대신하게 됐다. 팸버튼은 이 시럽에 소다수를 첨가하여 음료로 판매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히트 상품이 됐다. 이 음료의 이름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상표인 코카콜라다. 콜라나무의 열매와 코카나무의 잎에서 추출한 카페인과 코카인이 함유된 코카콜라의 이름은 팸버튼의 회계 담당자가 지은 것이라고 한다. 이후 사업가 아사 캔들러가 코카콜라의 상업적 권리를 획득하여 1892년 코카콜라사를 설립했다. 코카인의 중독효과가 문제시되자 코카콜라사는 고유의 맛을 내는 코카나무 잎을 그대로 사용하되 코카인 성분만 제외시켰다. ‘세계를 바꾼 가장 위대한 101가지 발명품(플래닛 미디어 펴냄, 김현정 옮김)’은 저자 한스 요아힘 브라운이 주관적으로 신중하게 선정한 101가지 발명품에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브라운은 독일 함부르크 헬무트 슈미트 대학의 교수로 근대사회사, 경제학사, 기술사를 강의하고 있다. 저자 브라운 교수가 서문에서 밝힌 대로 많은 사람들이 101가지 발명품 목록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왜 코카콜라가 위대한 발명품이냐부터 시작해서 볼펜이 빠졌다, 피임약 대신 비아그라를 넣어야 한다 등등. 연대순으로 나열된 발명품 목록은 독자들에게 ‘발명’이란 흥미로운 주제에 계속 심취할 수 있게끔 하는 자극제로 동원됐다. 저자는 발명이 ‘단계적 행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무수한 발명들이 대부분 한 사람의 천재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지속적 노력을 통해 완성됐다는 것이다. 발명은 협동작업의 결과며, 존경받는 위대한 발명가의 주변에는 그와 함께 발명을 일궈낸 공동연구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덧붙이고 있다. 발명의 통사(通史)인 셈이나 결코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다. 주방에서 쓰는 전자레인지를 처음 만든 곳이 군수장비 회사라는 등의 발명 뒤의 사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론 저자의 주관적 101가지 발명품 목록과 나만의 세계를 바꾼 위대한 발명품 목록을 비교하며 논박을 벌이는 재미도 클 것이다.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겨울방학 스스로 학습법 올가이드

    겨울방학 스스로 학습법 올가이드

    이번 주말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한 해 중 가장 긴 여유시간이 주어진 데다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는 준비 기간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혼자서 공부하는 습관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상급 학년이나 학교에 가서 고전하기 십상이다. 후회하지 않는 겨울방학 나기를 위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나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 초등학생 과거 초등학생이라면 겨울방학은 으레 외갓집이나 친척집에 가서 형·누나들과 신나게 놀곤 했다. 학교가 끝나면 숙제나 하고 사교육은 피아노나 주산학원을 다니던 시절 얘기다. 지금 초등학생들은 뒤처진 영어 공부와 독서를 통해 실력을 만회할 기회로 방학을 활용해야 한다.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지 않으려는 ‘사투’도 필수적이다. 그러려면 시간표부터 짜놓고 임하지 않으면 겨울방학도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박영순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는 초등학생들의 겨울방학에 가장 중요한 5계명(誡命)을 제시했다. ●규칙적인 생활 통한 건강관리 언뜻 쉬워 보이지만 이것만 잘 실천해도 나머지 공부나 특기활동은 다 따라온다. 특히 기상·취침 시간을 평소처럼 잘 관리하는 게 관건이다. ●평소에 부족했던 과목 보충 누누이 말하지만 지나친 선행학습보다는 자신이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과목을 중심으로 따라잡는 것이 효율적이다. 꼭 앞당겨 공부하고 싶다면 상급 학년 교과서를 단원별로 한번씩 훑어 보는 것으로 족하다. 굳이 학습에 투자하고 싶다면 다양한 책 읽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식을 접하는 것이 어떨까. ●계획적인 독서습관 무작정 읽기보다는 나름의 계획을 세워 동기를 유발할 필요가 있다. 독후감이나 독서일기를 병행하면 읽은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사실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은 시간이 비교적 많은 초등학교 시절이 아니면 나중에 익히기 무척 힘들다. 특히 최근에 중요해진 논술과 관련, 박 장학사는 “주입식 독서논술 학원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면서 “차라리 권위자들이 쓴 교과서를 다시 읽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시와 설명문, 논설문 등 문학 장르를 고루 갖춘 교과서를 읽다 보면 글 쓰는 자질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문을 탐독하는 것도 방학 때 꼭 해볼 일이다. 정보도 얻고 세련되고 간결한 기사체의 글을 통해 작문 실력도 가다듬어 볼 수 있다. ●자신만의 특기 키우기 방학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 평소에 충분히 살리지 못한 ‘끼와 재능’을 닦는 것도 아직은 입시에서 벗어난 초등학생만의 특권이다. ●가족들과 화목한 시간 그리고 봉사활동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캠프에 참여하는 것은 평소 학교에서 맛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안겨 준다. 서울교육포털(www.ssem.or.kr)에 가면 체험활동 장소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복병은 컴퓨터 게임이다. 학부모 입장에서 자녀들의 온라인 게임을 무조건 못하게 말리기보다는 시간을 정해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또 방학이 되면 불건전한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경우가 부쩍 느는데 유해 사이트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중·고생 중·고등학생이 되면 아무래도 방학 때라도 마냥 놀기는 어렵다. 꼭 학원을 다니지 않더라도 스스로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표를 짜는 등 공부가 주된 활동이 될 수밖에 없다. 공부라고 다 같은 공부가 아니다. 겨울방학을 활용하는 데 실패한 학생들에게는 크게 세 가지 공통의 이유가 있다고 에듀플렉스 고승재 대표는 지적한다. 첫째, 목표가 없다는 점이다. 막연히 다음 학기 선행학습이나 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명확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지내다 보면 십중팔구 중간에 흐지부지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지나친 욕심이다. 고학년 내용을 욕심 부려서 무리하게 빠른 진도로 어설프게 공부하면 신학기가 되어도 다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셋째는 낮은 효율과 시간 활용 때문이다. 늦잠을 자고 빈둥거리며 황금 같은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 보내서는 역전의 기회가 올 수 없다. ●“공부에도 방법이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할 방안으로 고 대표는 두 가지 제안을 했다. 먼저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반드시 확보하자는 것이다. 대한민국 상위 0.1%의 학생과 보통 학생의 차이는 방학 중에 하루 5∼10시간의 자기 공부 시간을 갖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보통의 학생은 2시간 정도만 ‘자기 학습’에 할애한다. 겨울방학 때 확보 가능한 시간을 계산해 보자. 최대 12시간쯤 나올 것이다. 학기 중에는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야 4시간이다.4시간씩 넉 달 하는 것보다 12시간씩 두 달 하는 것이 1.5배 더 많이 할 수 있다.‘역전’은 여기서 발생한다. 고3으로 올라가는 자신의 성적이 많이 처져 있다면 쉽게 낙담하지 말고 겨울방학을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번째는 올바른 공부법이다. 알맞은 목표량을 정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학 중 헛공부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원이나 동영상 강의를 이용한다고 해도 스스로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강의를 듣는 시간의 최소 3배는 투입해야 한다. 제대로 복습하지 않고 가방만 들고 다닌다면 시간과 돈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리하게 진도를 빼려는 학원들의 커리큘럼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 길러야 이범 그래텍 총괄이사가 늘 강조하는 것도 자기주도적인 학습 습관을 기르는 문제다. 예비 고1의 경우 학원종합반에 등록해 다니는 일이 많은데 전과목을 학원에 의존하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취약 과목을 일부 학원에서 듣고 나머지는 인터넷, 방송 등을 활용해 스스로 보강하는 것이 시간의 효율적 관리나 중복 학습을 피하는 데도 바람직하다. 한때 서울 강남구 대치동 ‘스타강사’였던 이 이사는 특히 논술학원과 관련,“절대 대치동에 올 필요 없다.”고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논술 불똥이 발등에 떨어진 예비 고3의 경우 직접 글을 써 보고 필요하면 첨삭 지도를 받아야지, 강의 위주의 논술학원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논술용 책읽기의 함정 논술과 관련해 새삼 독서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요즘이지만 ‘독서 논술’이나 ‘논술 독서’ 이런 말에 눈살을 찌푸리는 선생님들도 있다.‘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책따세)의 허병두 숭문고 교사는 “시험을 위한 책읽기는 그냥 교과서의 확장에 불과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책을 읽으면서 입시하고만 연관지어 자꾸 답을 찾으려 한다면 창조적 사고의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호기심을 키우면서 문제 의식을 갖고 자기 삶과 연결해 읽어야 진정 논술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책과 함께 정서를 살찌우는 체험학습을 병행해야 산지식이 쌓인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문화유적을 찾아 교양을 연마하는 데도 더없이 좋은 시간이 겨울방학이다. 이 시기에는 교우 관계가 중요한데 특히 방학 때 어울려 다니다가 ‘사고 치는’ 예가 많다. 사복을 입었다고 학기 중보다 느슨해지기 쉬운 게 방학이다. 서울시교육청 김수득 장학사는 “방학 중에 교사들이 권역을 나눠 유흥업소 등에 순찰을 다닌다는 사실을 유념해 두라.”고 귀띔했다. 고민이 있는데 선생님이 곁에 없다면 1588-7179(친한친구) 학생고충 상담전화가 열려 있다는 점도 알아 두자.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몸도 튼튼 공부도 튼튼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겨울방학 기간에 학교별로 무료 스포츠교실을 운영한다. 방학 중 신체를 단련하고 이웃 학교 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운동부를 육성하는 학교 입장에서는 우수한 신인 선수를 조기에 발굴하려는 목적도 있다. 동계 스포츠교실을 운영하는 서울시내 초·중학교 체육특기학교는 171개교로 모두 30종목에 2974명을 신청받는다. 학생들은 평소에 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학교에서 관련 운동부가 없었다면 이번 방학을 꼭 이용해 보자.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은 해당 학교를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22∼28일에 신청하면 된다. 각 학교의 스포츠교실 운영 현황은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www.sen.go.kr)의 공개자료실이나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2006동계방학중스포츠교실운영학교현황 바로가기 [통합교과논술 대비 이렇게] (끝) 과학논술, 일상에서 시작하기 ●과학논술은 로또가 아니다 ●과학적 소양을 길러라 ●부침개 부치듯 뒤집어 보라 ●숲을 보는 안목을 길러라 ●버리려면 과감히 차버려라 최근 들어 어떻게 준비하면 과학논술을 잘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일반논술 준비도 만만찮은 상황에서 과학논술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도 과학논술을 실시한 대학이 여럿 있었지만 내년부터 주요 대학들이 통합교과형 논술을 수시모집뿐만 아니라 정시모집에서도 실시할 예정이어서 효과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과학논술은 기본적으로 과학적 현상에 대한 분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고전논술과 차이가 있다.‘연어의 회귀와 관련된 제시문들을 주고 연어가 어떻게 그 먼 길을 헤매지 않고 제대로 회귀하는가에 대해 답하라.’는 식이다. 논술문 작성법도 알아야 하고, 과학적 원리를 활용할 수도 있어야 하므로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과학논술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면 평소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분명해진다.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자. 1. 과학논술은 로또가 아니다-뿌리가 튼튼해야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설령 자신이 예상한 문제가 그대로 나왔더라도 기초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답안이 엉성할 수밖에 없다. 과학논술도 기본 교육과정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준비 방법이다. 과학논술이 내신이나 수학능력시험과 형식면에서는 다르지만 평가 목적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세포는 왜 작을까, 운동량 보존의 원리가 활용되는 사례는 무엇인가, 과학 실험에서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에너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등은 여러 형태의 과학평가에서 공통적으로 출제된 문제다. 2. 과학적 소양을 길러라-마법의 ‘쓰레받기’는 없다. 한 과학 교양서적에 ‘왜 하필이면 마법의 빗자루일까.’라는 글이 있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현상에는 분명 그 속에 보편 타당성이 내재돼 있다. 논술은 기본적으로 답안 구성에 필요한 원리가 과학교과서에 있어야 하므로 문제에 등장하는 소재(주로 자연 현상)는 교과서 밖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화나 소설 등에서 자주 보는 현상일수록 당연히 여기지 말고 관련 원리가 교과서 어디에 있는지 찾아봐 두는 것이 좋다. ‘콜라를 마셔도 죽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 보라.’는 질문을 받으면 아마도 ‘그럼 마시고 죽으라고 콜라를 만들겠는가?’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콜라의 여러 화학적 성질 가운데 인체에 해를 끼칠 만한 것이 무엇일까, 콜라가 우리 몸 속으로 들어가면 어떤 화학적 반응을 일으킬까를 교과서 원리를 활용해 분석한다면 출제자의 의도에 부합하는 답을 쓸 수 있다. 3. 부침개 부치듯 뒤집어 보라-비판적 사고력 평가는 모든 논술의 공통요구다. ‘오존처럼 존재 위치나 사용처에 따라 그 역할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다른 물질의 예를 들고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시오.’라는 문제를 받으면, 특정한 물체들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물질이나 현상들은 모두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사물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기 때문에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로울 수도, 해로울 수도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나노기술의 발전이 세상을 별천지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지만 너무 미세해진 물질들이 대기를 오염시켜 현대인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기사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과학논술도 수험생의 비판적인 사고력을 기본적으로 평가하므로 평소 현상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4. 숲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라-교과원리 연결형 문제는 단골손님이다. 통합교과형 논술의 특성상 특정 과목 내의 단일 개념이나 원리만으로는 답하기 어려운 현상을 소재로 삼은 문항이 주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다른 형식의 학습평가와 달리 논술은 한두 개의 소수 문항으로 수험생을 다면적으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코끼리를 단지 크기를 축소시켜 개미처럼 만든다면 생존할 수 있을까?’ 얼핏 보면 개미도 웃을 질문이다. 그러나 이 물음에 대한 답과, 거미가 벽을 기어 다니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영화에 등장하는 스파이드맨이 벽위를 기어 다니면 분명 화면이 합성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같다는 사실을 연결지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과학논술의 개별원리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보다는 그들을 연결지어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한다. 5. 이왕 버리려면 과감히 차버려라-관성적 사고를 버려야 당당히 주장할 수 있다. ‘운송용 배가 획기적으로 발전한 원리가 무엇인가?’ 배는 당연히 나무로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철로 만든 사례를 설명하는 제시문이 함께 주어졌던 문항이다. 나무가 아닌 철을 이용해 배를 만들자고 처음 주장했을 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배를 나무로만 만들어야 하는 101가지 이유를 외쳤을 것이다. 비행기의 발전 과정도 비슷했다. 프로펠러 비행기가 음속 이상으로 날 수 없는 상황에서 계속 프로펠러의 성능 개선에만 집착했다면 초음속 비행기는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과학기술의 발전사에서 한 획을 그은 사례들에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학자다운 자세가 여실히 드러난다. 과학논술은 과학자들이 학생들에게 직접적이고도 종합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형식이므로, 평소 학자들의 영혼, 그들의 일상생활을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정록 강사 메가스터디 유레카논술팀
  • [신나는 과학이야기] 뇌사와 식물인간 어떻게 다른가

    TV가 좋다. 보고 있으면 즐거울 때도 있고, 직업 정신을 발휘해서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발견하고 기뻐하기도 한다. 새롭게 개편되는 프로그램은 방송국 사람들만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TV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도 기대한다.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 중에서 과학관련 프로그램은 더욱 유심히 보게 된다. 얼마 전 새롭게 방영을 시작한 병원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을 보았다. 처음에 등장했던 이야기는 ‘뇌사’였다. 제목은 ‘생의 기적, 다시 태어나다’였다.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장기를 기증받아야 했던 사람들. 그리고 기증한 사람의 이야기다.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사람의 신장을 기증받고, 심장을 기증받고 그래서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뇌사란 무엇일까. 식물인간과는 어떻게 다를까. 먼저 우리의 뇌를 들여다보자. 우리의 뇌를 떠올리면 구불구불, 마치 호두처럼 생긴 것이 떠오른다. 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우리 몸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대뇌이다. 대뇌는 좌뇌와 우뇌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뇌는 우리 뇌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가장 많은 일을 한다. 생각하고, 기억하고, 느끼고,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많은 근육들을 움직이게 해서 걷고, 앉고, 춤추고 글 쓰고 하는 모든 일들을 가능하게 한다. 대뇌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모두는 아니다.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소뇌는 대뇌의 뒤쪽 아래편에 위치한다. 체조나 피겨 스케이팅 같은 몸의 균형이 필요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특히 소뇌가 발달한다. 좌뇌와 우뇌의 사이에는 체온조절을 하는 간뇌와 눈의 운동에 관계된 중뇌가 있다. 응급실에 도착한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의사가 눈에 불을 비춰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중뇌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밝은 빛이 비춰지면 동공이 작아지도록 하는 것이 중뇌의 역할인데 중뇌가 다쳐서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면 빛을 비추어도 동공이 작아지지 않는다. 뇌와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의 신경이 연결되는 곳에는 호흡이나 심장박동을 조절하는 연수가 있고 연수를 통해서 몸의 신경은 뇌와 연결돼 있다. 심장은 우리의 뜻대로 빠르게 또는 느리게 할 수 없다. 이것은 심장 박동은 대뇌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연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대뇌가 다치게 되면 의식이 없어진다. 이 점에서 뇌사와 식물인간은 같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뇌의 나머지 부분, 특히 연수와 중뇌, 간뇌 등 뇌간이 다치지 않았다면 스스로 호흡이 가능한 상태가 된다. 이 경우 영양분만 공급한다면 스스로 움직일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식물인간상태가 된다. 뇌간까지 다쳤다면 뇌는 우리 몸의 어느 부분도 제어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심장이 멈춘 상태를 사망으로 인정하고 있는 현재, 뇌가 생명을 다했다 하더라도 심장이 움직이면 아직 죽은 상태가 아니다. 스스로 호흡할 수 없지만, 인공호흡기 등의 기계에 의지하면 어느 정도는 가능하게 된다. 이런 상태를 뇌사상태라고 한다. 뇌사상태에서 깨어나는 것은 말 그대로 기적이다. 아직 호흡을 하고 심장이 움직이는 동안은 장기도 아직 생명을 다 한 상태가 아니므로 필요한 사람에게 기증을 할 수도 있다. 발달한 현대의학에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장기를 기증받아 살아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는 뇌사자의 죽음은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사소한 TV 프로에서도 과학을 느끼고 생활속에서도 과학을 느끼고 온 국민이 과학을 그렇게 느끼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씨줄날줄] 초고층빌딩과 경제/ 육철수 논설위원

    미국의 ‘경제대통령’으로 불린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겐 묘한 버릇이 하나 있었다. 그는 금리결정 회의 직전에 브래지어 판매현황을 꼭 체크하고, 출근길에 동네 세탁소 몇군데를 둘러보거나 택시승객을 유심히 살핀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흐름을 알아보는데 이만큼 좋은 ‘지표’가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흔히 브래지어가 잘 팔리면 경기가 후퇴한다는 징조란다. 여성들은 경기가 어려우면 비싼 겉옷 구입을 포기하고, 값이 싼 속옷만이라도 화려한 걸로 사입어 위안삼는다는 것이다. 또 세탁소에 옷 맡기는 사람이 늘면 경기가 좋아질 조짐이라고 한다. 브래지어 판매량이나 세탁소의 영업실적은 사실 경제의 큰 흐름에서 보면 사소한 부분이다. 어찌보면 속설일 수도 있는데,‘경제의 신(神)’ 그린스펀이 이런 걸 다 믿었다는 게 의아하다. 하지만 그가 FRB 의장을 4차례 연임한 비결은 경제의 작은 흐름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과, 나무를 보고 숲을 아는 통찰력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여성의 치마길이도 체감지표로 자주 등장한다.1971년 미국 경제학자 마브리는 뉴욕증시와 치마길이의 상관관계를 밝혔는데, 치마가 짧아질수록 주가가 오르더란 얘기다. 불황에는 여성이 빨간 립스틱을 많이 바르고, 핑크·노랑 등 원색 옷이 잘 팔리며, 부부관계가 좋아져 콘돔이 잘 팔린다고 한다. 반면 남성이 멋을 부리고 콘돔판매가 줄면 경기회복 신호라고들 한다. 믿거나 말거나 한 속설들이지만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 미국의 경제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최근 “초고층빌딩이 건설되면 불황이 온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그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타워(1997년), 미국 시카고의 시어스타워(1974년),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1930년)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빌딩 건설에 자본유입이 커지면서 주변의 경제를 어렵게 만든다는 게 그의 논리다. 비공식 경기지표 하나가 더 생긴 셈인데, 속설로 넘겨버리기엔 어쩐지 찜찜하다. 서울 잠실에도 내년쯤 112층짜리 ‘제2롯데월드-슈퍼타워’(가칭)의 건설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다. 우리 경제가 혹시라도 페섹의 주장처럼 될까봐 은근히 걱정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경복궁역 미술관서 콘서트

    서울메트로는 8일 오후 7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 있는 서울메트로 미술관에서 ‘사랑의 보금자리 콘서트’를 연다고 6일 밝혔다. 청소년 보호시설 운영단체인 한국아동청소년 그룹홈을 돕기 위해 마련한 행사. 한국아동청소년 그룹홈은 지난 2000년에 설립된 기관으로, 전국 158개 시설에서 학대·방임·부모의 이혼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 1300여명을 보호하고 있다. 이날 콘서트에는 서울메트로 팝스 밴드의 연주를 비롯해 1970∼80년대 인기를 끌었던 유심초, 백영규, 논두렁 밭두렁의 공연 등이 이어진다. 청소년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비보이댄스팀의 특별공연도 함께 펼쳐진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24) 인도네시아 ‘꺼자웬’의 중심 족자카르타

    [이슬람 문명과 도시] (24) 인도네시아 ‘꺼자웬’의 중심 족자카르타

    지난 5월 족자카르타 지역의 지진으로 4만여명의 사상자가 났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필자는 그곳에서의 유학시절을 떠올렸다.풍성한 문화유적과 다양한 유학생이 어우러진 족자카르타는 ‘자카르타’ ‘아쩨’와 함께 특별주이다. 1945년 8월17일 독립준비위원회 회장과 부회장이었던 수카르노와 핫따가 독립과 함께 신생 인도네시아공화국 건설을 선언했을 때, 족자카르타의 술탄인 하멍꾸부워노 9세가 가장 먼저 지지를 선언하는 등 국가 건설에 크게 기여했다. 그 보답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족자카르타를 하나의 주로 승인하면서 술탄이 대대로 이 지역의 주지사가 될 수 있도록 했다. 1개의 시와 4개의 군으로 이뤄진 350여만명 규모의 족자카르타의 정식 명칭은 ‘욕야까르따’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과거 표기법을 따라 ‘족자카르타’나 줄여서 ‘족자’라 부른다. 족자는 세계 유명관광지이기도 하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앙코르와트’와 쌍벽을 이룬다는 세계 최대의 불교유적 ‘보르부두르 사원’이 있어서다. 여기다 족자는 인도네시아 300여 종족 가운데 45%를 차지하는 자바족의 고향이다. #자바식 이슬람,‘꺼자웬’ 자바섬의 다른 곳처럼 족자의 주민 90% 이상이 이슬람교도이다. 그러나 아랍지역처럼 실제 이슬람 계율을 지키는 무슬림은 40% 정도다. 나머지는 토속신앙이나 힌두·불교가 적당히 섞인 ‘꺼자웬’을 믿는다. 꺼자웬들이 이슬람을 믿는다고 하는 이유는 정부가 이슬람교·기독교·가톨릭교·힌두교·불교 등 5대 종교만 종교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즉, 인도네시아 국민에게 종교를 믿는 것은 의무사항이고 믿는 종교는 이 5가지 가운데 하나여야만 한다. 그러니 꺼자웬도 이슬람교도다. 독립 전에는 독립운동 때문에 종교적 갈등이 묻혔지만, 독립 이후 한때 이슬람 세력 약화를 위해 꺼자웬을 ‘자바종교’로 분리 독립시키려 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의 공식입장은 언제나 ‘꺼자웬은 신앙이 아니라 문화관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 무슬림의 생활을 보면 샤먼적인 행위가 일상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도 자연 속의 신묘한 정령들을 회유하기 위해 바나나잎에다 3가지 꽃과 향·잔돈, 그리고 떡을 싸서 바치는 의식 ‘서사젠’을 행한다. 조상에게 제사 지내고 그 음식을 이웃과 나눠 먹는 ‘슬라마딴’도 있다. 그렇다고 이슬람적 전통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자바 사람들의 모든 행사에는 ‘코란’에 명시된 기도문 낭송이 절대 빠지지 않는다. #‘가르벅’과 족자카르타 술탄왕국 ‘가르벅’은 족자카르타 왕궁 주최로 1년에 3번 이슬람 명절에 맞춰 여는 경축행사다. 이 가운데 예언자 무함마드 탄신일을 맞아 일주일 동안 치르는 ‘가르벅 물루드’가 가장 큰 축제다. 이 행사는 ‘서까뗀’이라고도 불린다.16세기 자바 최초의 이슬람왕국 ‘더막’에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는 ‘가르벅 빠사’와 ‘가르벅 버사르’가 있다. 그런데 이슬람 명절을 축하한다는 이들 행사를 유심히 보고 있노라면 비이슬람적인 요소가 더 많아 보인다. 가르벅 버사르 기간에 고대부터 내려오는 궁중악기 ‘가믈란’이 등장하는데 원래 가믈란 연주는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 그러나 이슬람을 거부하던 고대 자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포교사 수난 깔리자가의 제안으로 힌두문화를 끌어안으면서 가능해졌다. 족자 지역이 꺼자웬의 중심지가 된 것도 16세기 자바에서 펼친 그의 활동 덕분이다. 또무함마드 탄생 전날에는 술탄을 비롯한 왕궁의 모든 식솔들이 왕궁 근처 이슬람 사원으로 나와 예언자의 탄신을 축원한다. 이 기간에 국가의 안녕과 백성의 번영을 기원하며 왕궁은 구능안(밥을 산 모양으로 쌓아 수백명이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고 각종 보물들을 일반 백성들에게 공개한다. 족자 사람들은 구능안은 질병을 예방하고, 보물에는 신령스러운 기운이 스며들어 있다고 믿는다. 이런 의식을 통해 술탄은 권위를 지킨다. 꺼자웬 문화의 극치는 16세기말 족자 외곽지역 ‘꼬따거대’에서 생긴 ‘마따람 이슬람’ 왕국의 문화다. 특히 마따람 이슬람의 3대왕 술탄 아궁 시기는 주목할 만하다. 당시 이슬람적인 왕궁과 힌두·불교의 신비주의에 매료되어 있던 관료들간 대립이 거세지자, 술탄 아궁이 용단을 내려 이 두 문화를 접목시키는데 여기서 새로운 문화가 탄생한 것이다. #꺼자웬을 어떻게 봐야 하나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이슬람 단체를 꼽으라면 대개 ‘엔우(NU)’와 ‘무함마디야’를 든다. 엔우와 무함마디야 지지자가 2000만명에서 3000만명에 이를 정도니 그럴 만도 하다. 이 두 단체는 성향이 맞지 않다.1920년대 이래 농촌의 전통 보수주의 이슬람 교육기관 ‘뻐산뜨렌’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엔우는 꺼자웬과 공존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도시를 중심으로 전문인력 양성에 치중해 온 무함마디야는 꺼자웬을 관습 타파의 대상으로 여기며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운다. 그러니 족자에서의 전통 보수주의와 아랍에서의 전통 보수주의는 다를 수밖에 없다. 사우디에서는 우상숭배나 샤먼적인 풍습을 금지하지만, 족자에서는 외려 끌어안으려 한다. 그래서 아랍의 보수주의는 이슬람 원리주의에 가깝지만, 족자의 보수주의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오히려 거리가 더 멀다. 자바식 이슬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1960년 족자에 인도네시아 최고의 국립 이슬람대학이 세워졌다.‘마따람 이슬람’ 시대의 포교사 수난 깔리자가의 이름을 따온 이 대학은 인도네시아 전국 각지에서는 물론, 이슬람에 흥미를 느낀 외국에서도 숱한 학생들이 유학을 오는 학교다. 이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며 느끼는 점은 다른 종족들과 반목하기보다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려는 자세, 엄정한 자제력으로 자신의 감정을 노출시키지 않는 절제된 모습, 남을 밟고 일어서려는 경쟁의식을 금기시하는 듯한 생활태도 등이다. 이렇게 자기 주장이 강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쉽게 타협하는 듯한 사고방식은 그들의 세계관, 종교관, 그리고 의식구조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족자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슨 종교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마음의 평안은 어떻게 얻는가.’ ‘우주만물의 절대자에게 돌아가 영원한 삶을 누리는 방법은 없는가.’와 같은 것들이다. 몇달 전 필자는 다른 일 때문에 다시 족자를 찾았다. 외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말리오보로’ 거리의 밤 풍경과 왕궁 주변은 20여년 전과 변함이 없었다.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거울에 비친 필자의 얼굴에는 세월의 흐름이 묻어나는데 족자의 모습은 어쩌면 그대로일까. 제대식 영산대 교수·이슬람문화硏 연구원
  • 儒林(738)-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19)

    儒林(738)-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19)

    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19) 두향은 신발을 신고 장독대로 걸어갔다. 장독대 한구석에는 2년 전 나으리께서 보내준 그 물동이 그대로 정화수가 보관되어 있었다. 저녁마다 두향은 장독대 위에 정화수 바쳐 놓고 촛불을 밝혀놓고 달님을 바라보며 치성을 드리곤 하였었다. 오직 단 한사람 나으리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기 위한 치성이었다. 또한 행여 나으리께서 연세종명 하시거들랑 이 소첩도 한날한시에 숨을 거둘 수 있도록 사원무위(使願無違)하는 치성이었던 것이다. 두향은 나으리께서 보내준 정화수를 먹거나 마시지 아니하고 오직 천지신명께 진정소발(眞情所發)의 치성을 드릴 때만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두향은 동이로 다가가며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 -나으리께오서 연세종명하신 것일까. 그때였다. 치성을 드리기 위해서 무심코 동이의 뚜껑을 열고 사기주발에 정화수 한 사발을 떠 담은 순간 두향은 문득 물빛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였다. 2년이 흘렀음에도 상하거나 전혀 맛이 변하지 않던 성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발 속에 담긴 물빛은 여느 때와 달랐다. 평소에는 맑고 투명한 물빛이었는데, 주발 속의 물은 탁하고 붉은 기가 감돌고 있었다. 이럴 수가 있는가, 하고 두향은 생각하였다. 자신이 행여 잘못 보았는가 하고 주발 속의 물을 엎질러 버리고 다시 동이 속에서 새 물을 받아들고 유심히 물 빛깔을 살펴보았다. 틀림없이 물빛은 어제까지의 빛깔이 아니었다. 붉은빛이 감돌고 있어 마치 핏빛처럼 보였다. 조심스럽게 두향은 한 모금 물을 머금어 그 맛을 비교해 보았다. 평(平)하고 달던 평소의 맛과는 달리 물에서는 역한 냄새까지 나고 있었다. 놀란 두향은 다시 주발에 담긴 물을 버리고 표주박으로 한가득 물을 퍼 올려보았다. 과연 2년 동안 변치 않던 정화수는 마치 짐승의 몸에서 흘러 나온 듯한 피의 빛깔로 변해 있을 뿐 아니라 그 물에서는 역한 비린내까지 풍겨오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두향은 손에 들린 표주박을 떨어뜨렸다. 표주박은 물동이에 떨어졌으며 그 충격으로 동이는 산산조각으로 깨어졌다. 깨어진 동이에서 한꺼번에 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돌아가셨다. 두향은 선 자리에서 그대로 맥이 풀려 쓰러졌다. -나으리께서는 분명히 돌아가신 것이다. 연세종명하신 것이다. 두향의 입에서 참을 수 없는 오열이 흘러나왔다. 나으리와 헤어진 지 어느덧 20여년. 그동안 한결같이 나으리를 그리워하면서도 항상 혀를 깨물며 종신 수절하였을 뿐 단 한번도 입 밖으로는 전혀 울음소리조차 내비치지 않던 두향이의 입에서 통곡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 [통합교과논술 대비 이렇게] (4) 교과서로 시작하자

    [통합교과논술 대비 이렇게] (4) 교과서로 시작하자

    대학들은 공통적으로 교과서에 바탕을 둔 논술 출제를 지향하고 있다. 교과서 내용과 개념을 출제의 기본적인 틀로 삼는 것은 앞으로 시행될 통합논술이 또 다른 입시 부담이 된다는 지적과, 실제 고교 교육과정의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는 비판을 아울러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일 것이다. ●통합논술 기초는 교과서 따라서 통합논술을 준비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바로 교과서다. 단, 이 말을 ‘교과서만’ 정독하면 된다는 차원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각 개별 교과서의 주요 개념과 내용을 연계시킬 수 있는 공통적인 개념과 적용의 학습법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사회 교과서의 ‘분배’의 정의와 윤리 교과서의 ‘도덕적 정당성’의 개념이 서로 통합 연계될 수 있고, 이와 관련한 수리적 연산과 원리가 동원될 수 있을 것이다. 교과서의 주요 개념을 토대로 상호 연계와 적용의 통합적 사고를 더욱 유연성 있게 구사하는 것이 통합 논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통합 논술에서의 교과서 활용 사례 교과서 내용과 개념을 근간으로 통합논술이 출제된다는 것을 단순한 사실로만 받아들이고 교과서 활용법을 모른다면 실제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통합논술이 지향하고 있는 ‘교과서 중심 논술’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과서를 근간으로’ 삼는 통합 논술의 의미는 우선 교과서의 내용과 기본 개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몇 가지의 경우로 나눠 볼 수 있다.1) 교과서의 지문을 발췌하여 그대로 논술 제시문으로 활용하는 경우(2008 서울대 1차 예시 문항),2) 교과서의 주요 개념과 내용을 활용, 적용하는 경우(2008 고려대 예시문항), 3) 각 교과목의 내용을 통합하고 해체하여 하나의 논의 속에 포괄시켜 출제하는 경우(2008 연세대 예시문항)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 특히 서울대 예시문항의 경우는 사회, 도덕, 문학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제시문으로 활용하고, 그것을 토대로 기본적인 학습 내용과 개념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2008 통합 논술은 일정한 기준 없이 광범위한 내용을 다뤘던 과거 고전 논술과 달리, 개별 교과서의 내용과 기본 개념을 기준으로 여러 자료들을 동원하여 분석하고 해석하는 경향을 뚜렷이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개념부터 철저히 익혀야 2008 통합논술의 특성은 과거 고전 논술이나 본고사와의 차이를 통해 이해하는 것이 좋다.1990년대 고전 논술이 동서양 고전의 내용을 토대로 광범위한 논제를 다뤘다면, 통합논술은 고교 교육과정을 절대적으로 존중하되, 교과별 연계와 통합을 통해 기본적인 개념과 내용을 새롭고 다양한 자료에 적용하기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따라서 2008 통합 논술에 가장 잘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 도덕, 문학, 수학과 같은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내용을 철저히 익혀야만 한다. 교과의 기본적 개념과 내용이 통합 논술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통합논술은 과거 본고사와도 다르다. 기존의 본고사는 제시문에 나타난 주제 파악과 해석, 일정한 수리 계산을 요구하는 지식 측정의 차원에 머물렀지만, 통합논술은 교과서의 내용을 개념원리적인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응용하고 적용하기를 요구한다. 따라서 교과서에 제시된 기본적인 개념과 내용을 철저히 이해하는 한편 그것을 여러 도표나 자료에 적용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론과 실제 연습이 필요하다. ●과목간 연계 훈련 필요 통합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교과학습을 넘어 몇 가지 훈련을 더 해야 한다. 우선, 각 과목의 주요 내용과 개념을 단원마다 정리해 나가되 과목간에 연계될 수 있는 공통 항목들을 재정리할 수 있는 통합적 개념과 사고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테면 문학+역사, 과학+예술, 수학+생물, 종교+과학 등 다양한 조합과 연계를 살필 수 있어야 한다. 관련없어 보이는 과학적 탐구와 예술 활동의 공통점, 수리적 사고와 인문학적 상상력, 역사의 과학성과 문학성 등 상호 경계를 넘나들면서 공유할 수 있는 공통 항목과 개념을 발견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기존 논리와 다른 각도 분석력 중요 통합논술을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적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보다는 미시적으로 각종 자료를 통해 도출해 낼 수 있는 자료 해석에 대한 안목도 길러야 한다. 어떤 전제 없이 자료만으로도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도식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기존의 논의들은 참조의 대상일 뿐 실제로는 큰 영향력이 없고, 오히려 기존의 논의와는 다른 각도에서 자료들을 살필 수 있는 분석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교과서의 기본적인 개념과 내용을 기준으로, 독서와 자료 분석력에 관한 실전 연습이 더욱 필요하다. 무엇보다 교과서의 주요 개념과 내용의 통합적 적용을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수험생 스스로가 각 교과의 매 장마다 수록된 학습활동의 영역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다. 교과서에는 각 과목의 해당 단원마다 심화학습이 소개되어 있다. 그 속에 단원의 핵심내용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학습 활동을 꼼꼼히 해 나가면 통합교과 논술의 예상문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성권 메가스터디 언어/논술 강사
  • [독자의 소리] 억지 미팅 방송 없애자/ 최민수

    2년여의 연애 끝에 지난해 5월 결혼한 20대 후반의 직장인이다. 우리는 여러 친구들과 같이 만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사랑이 싹터 결혼에 골인했다. 지난 8일자 서울신문에 실린 “‘TV 짝짓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기사를 유심히 읽었는데, 일반인이 출연하는 맞선 프로그램은 시청률을 의식해 만들 수밖에 없어 제작과정 자체가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도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만남 속에 일어나는 것이지, 계획해서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출연 전부터 프로필을 공개하고, 나아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노래와 춤까지 추며 흥을 돋우는 모습을 보노라면 너무 상업적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게까지 해서 만나야 하는지 씁쓸하기까지 하다. 더블을 꿈꾸는 선남선녀 싱글들이 보다 자연스럽고 순수하게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코너가 생기길 희망해 본다. 최민수<서울시 강서구 염창동>
  • [신나는 과학이야기] 농구 경기 속에 숨겨진 과학

    11월은 바야흐로 실내 스포츠의 계절입니다. 그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종목 가운데 하나가 바로 농구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미 프로농구 경기가 개막돼 내년까지 대장정에 들어갔지요. 그렇다면 이 농구를 조금 더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것은 농구 경기 속에 숨어있는 과학적인 원리를 살펴보면 됩니다. 먼저 농구 경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득점이지요. 득점을 잘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한데 상대 선수보다 높은 점프력과 득점력입니다. 그 중에서 점프력에는 중력의 법칙과 작용ㆍ반작용의 법칙이 적용되는데, 더 높이 뛰려면 최대한 무릎을 굽히고 발로 바닥을 미는 힘을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발로 바닥을 미는 힘이 증가하면 그 힘만큼 반작용이 생기므로 더 높이 뛸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높이 뛴다고 해도 결국 중력의 법칙에 의해 바닥으로 내려오게 된다는 것은 당연하겠죠. 이밖에도 점프력을 증가시키려면 그냥 뛰는 것보다 달려오면서 가속을 붙이는 도약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더욱 큰 힘이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혹시 여러분은 농구코트가 왜 나무 바닥으로 돼 있는지 궁금증을 가져 보신 적이 있나요?그것은 바로 점프력을 높이기 위함인데 나무 바닥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와 같은 딱딱한 바닥보다는 탄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하지요. 결국 나무 바닥이 점프력에 도움을 주는 탄성을 더욱 크게 해줘 더 높이 뛸 수 있게 된다는 얘기가 됩니다. 여러분은 농구경기에서 덩크슛을 하는 선수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 선수가 어떻게 덩크슛을 하는지 유심히 살펴보면 다른 선수보다 높은 점프력을 가지기 위한 행동을 볼 수 있지요. 공을 튀기며 달려와서는 골대 근처에서 무릎을 힘껏 굽히고 점프해 골대에 공을 넣습니다. 이런 행동은 바로 탄성을 증가시켜 작용력을 높여 더 많이 점프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면 되지요. 아울러 농구공 속에 숨어있는 재미있는 것도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는 농구공의 색깔입니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공은 색깔이 전부 흰색입니다. 야구공이나 축구공, 배구공은 분명 흰색인데, 이상하게도 농구공만은 오렌지색을 띠고 있지요. 그것은 왜 그럴까요?가장 큰 이유는 바로 눈의 피로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오렌지색이 눈의 피로도를 가장 많이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지요. 다시 말해 밝은 색깔일수록 피로도를 증가시키므로 경기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데 이것을 미리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두 번째로는 농구공의 표면에서 볼 수 있는 작은 돌기들입니다. 왜 그런 작은 돌기들이 농구공의 표면에 있을까요?그것은 바로 공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고 공의 회전력을 증가시키기 위함입니다. 농구에서 공의 패스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패스를 통해 상대방의 수비를 피할 수도 있고 정확한 슛 찬스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이 작은 돌기들이 정확한 패스를 하도록 도와주고, 혹시 있을 수도 있는 미끄러짐을 예방할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공의 회전력을 증가시켜 공의 정확한 슛을 하게 도와줍니다. 이렇듯 농구라는 종목은 우리가 모르는 과학이 숨겨져 있고 그 과학을 하나씩 알아내는 과정은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습니다. 혹시 이번 주에 농구장을 찾을 예정이 있는 분들은 그 속에 담긴 과학적인 원리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이것이 농구경기를 더욱 재미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배준우 숭문고 교사
  • [부고]

    ●백홍찬(자영업)홍열(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씨 모친상 9일 대전 둔산 을지대학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42)471-1680●변상훈(한국도로공사 홍보실 기획홍보팀장)지훈(효성 과장)씨 모친상 곽천석(이엔피텍 사장)씨 빙모상 9일 아주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30분 (031)219-4119●김원진(전 영주지방철도청장)씨 별세 헌영(수연농장 대표)운영(전 육군사관학교 교수)호영(마그토피아 전무이사)창영(한국신뢰성서비스 부사장)씨 부친상 김기장(신성엔지니어링 상무)씨 빙부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10시 (02)3010-2291●오효진(유니테스트 이사)씨 모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410-6910●서전석(사업)장석(현대산업개발 부장)변석(우리상사 대표)씨 모친상 길창률(안암유직 대표)씨 빙모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3010-2293●윤원기(SK건설 상무)효창(삼명사 서울사무소장)효성(현종설계사무소 소장)씨 부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30분 (02)3410-6915●문성삼(사업)성구(GS네오텍 PM)성기(더페이스샵코리아 관리본부 상무)씨 모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010-2263●윤수환(대교 소빅스문고 점장)수광(대우자동차 과장)씨 부친상 이홍식(보배유리 사장)함보성(HP 서비스센터 대리)씨 빙부상 이진선(서림주택 롯데APT 관리소장)씨 시부상 9일 건국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2030-7906●최정남(자영업)씨 부친상 손현주(경향신문 편집부 차장)씨 시부상 9일 논산 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041)732-9244●윤정호(사업)씨 부친상 이병극(CK산업 대표)신정호(전 국세청 직원)이용석(MBC 홍보심의국 심의위원)씨 빙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3010-2238●김대환(전 이화여대 교수)씨 별세 정우(우성상사 대표)성우(SK텔레콤 차장)은경(퓨처테크 대표)씨 부친상 9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31)787-1502●이동근(전북대 교수)준근(재미 목사)현준(운수업)병찬(한국은행 프랑크푸르트사무소 차장)씨 부친상 유심근(원광대 교수)씨 빙부상 9일 전북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63)250-2441
  • “돈보다 흐름읽는 투자법 알려줄터”

    “장애인 재활병원 하나 근사하게 지어보고 싶습니다.” 주식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시골의사’ 박경철(41) 안동 신세계병원장이 mbn의 ‘경제나침반 180도’(금요일 오후 4시) 진행자로 다시 돌아왔다. 바쁜 일정에 동분서주하는 그를 시내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냥 투자자일 때는 이윤만 봤지만, 거물이 된 뒤에는 사회적 책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던, 최근 방한한 조지 소로스의 말을 전했다. 금방 고개를 끄덕인다.“대중의 시선,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감이라는 점에서 공감이 가네요.” 그래서 그는 달라졌다.‘경제나침반 180도’도 주식투자뿐 아니라 경제 전반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예전에 주식투자할 때는 거울 앞의 내 모습이 참 탐욕스러워 보였어요. 지금은 그래도 덜 그런 것 같아 좋으네요.” 장애인 재활병원을 짓고 싶다는 희망도 여기서 나왔다. 이런저런 국내외 사례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미리 생각해둔 모델도 있다. 박 원장은 병원 환자들의 사연을 담아 펴낸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이 아직도 신통방통하다. 베스트셀러라서가 아니라 중·고등학교 추천도서에 뽑히면서 전국 학교에서 특강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자신의 꿈을 이루는 법을 어린 학생들 앞에서 얘기할 수 있다는 게 복이죠. 덕을 쌓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다른 일정은 손해보더라도 학교에서 오는 특강 요청만큼은 거절하지 않는다. 마약과도 같아서 전국 곳곳을 여행하는 것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아예 다음 책 주제도 ‘책 읽는 법’으로 정해뒀다.1만권의 책을 읽은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꿈을 꾸고 책으로 그 해법을 찾는 과정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다. 출판쪽에서는 ‘쪽집게 투자법’이나 ‘대박나는 비법’을 원하는 눈치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래도 ‘속물적 관심’을 어찌 버리랴. 어떤 종목을 유심히 보냐고 물었더니 “구체적인 종목 투자는 끊은지 3년 정도 됐고, 지금은 ‘바이오’처럼 큰 트렌드만 보고 있는 중”이라고 완곡하게 답을 피했다. 재차 졸랐더니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과 ‘재정비가 끝난 통신업체’를 유심히 보라고 권했다. 박 원장은 돈이 궁해 주식한 건 아니다. 의사인데다 서울에서는 친척 병원을 전국 10위권 병원으로 키운 경험도 있다.“돈보다는 승부욕이죠. 미래를 내다보는 눈에 대한 승부욕. 저는 할 만큼 했으니 이제는 그 경험과 방법을 나눠드리고 싶어요.”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독자에 의한 독자를 위한 날선 비판 서슴지 않겠다”

    “독자에 의한 독자를 위한 날선 비판 서슴지 않겠다”

    새롭게 구성된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가 26일 오전 10시 서울신문 6층 회의실에서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열었다. 독자권익위는 신문 보도로 침해당할 수 있는 독자 권익을 보호하려는 기구다. 서울신문은 기존의 사내 인사들로 구성된 독자권익위를 사외인사들로 확대·개편했다. 서울신문 독자인 오병학·정인순씨, 중앙대 신방과 4학년 임효진(전 중대신문 편집장)씨와 각 분야 전문가인 김경원(서정조세연구원 상임고문)·김민환(고려대 교수)·백상태(자유문고 주간)·이문형(산업연구원 연구위원)·장영란(한중문예진흥원 이사장)씨, 언론소송 전문 변호사 차형근씨 등 9명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사내에서는 박재범 미디어지원센터장이 참가한다. 첫 회의에서 이들은 독자의 권익이라는 관점에서 서울신문 보도를 날카롭게 비판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이날 주요 발언록. ●임효진 서울신문은 다양하지만 산만하다는 느낌이다. 좀 더 강력한 논조가 젊은 층에 어필한다고 생각한다. ●정인순 주부이다 보니 경제·교육·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여기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백상태 신문은 특종이 많아야 한다. 그런 게 부족하다 싶다. ●장영란 국민일보가 미션면으로 기독교 독자를 끌어안듯, 서울신문도 자신만의 지면을 개발했으면 한다. ●김경원 서구에서는 기사의 30∼40%만 사실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는 더 낮을 것이다. 정확한 보도가 중요하다. 사소하지만 26일자 3면 3분기 GDP성장률 기사를 지적하고 싶다. 경제를 조금 아는 나도 주제목과 부제목이 따로 놀아 혼란스럽다. ●오병학 요즘 무척 많이 발전했다. 다른 신문만 못하지 않다. ●차형근 언론소송 전문인 만큼 한달간 신문을 보고, 사례가 많으면 자료집까지 만들겠다. 신문에서 중요한 것은 독자 권익이다. 신도시 부동산 광풍을 다룬 26일자 1면 사진이 대표적이다. 사람들 얼굴을 다 알아볼 수 있는데 이게 초상권 침해다. ●김민환 특종과 정확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 세계적인 유력지 뉴욕타임스는 특종 없는 신문이다. 정확하려다 보니 확인과정에서 다른 신문은 기사를 다 써버린다. 대신 뉴욕타임스는 정말 정확하다는 확신을 독자들에게 줬다. 보도는 빠르지만 성급한 신문이냐, 아니면 조금 늦어도 정확한 신문이냐를 택하는 문제다. 서울신문은 특종은 적을지 몰라도 정확하고 균형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문형 직업상 조·석간을 거의 다 정독하는 편이다. 이때 사설과 외부기고를 유심히 본다. 특히 외부기고의 경우 사회적 이슈를 리드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해 적합한 필자에게 글을 받아내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이런 노력이 입소문이자 투자다. 여기에 좀 더 정성을 들였으면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충남 공주 영평사 구절초 축제

    충남 공주 영평사 구절초 축제

    산과 들이 붉고 화려하게 물들어 가는 계절, 가을. 소박하고도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나 가을바람에 가녀린 몸을 맡긴 채 하늘거리는 꽃이 있다. 쑥부쟁이, 개미취 등과 뭉뚱그려 들국화로 일컬어지는 구절초다. 퇴락해 가는 계절의 끝자락에 피어나 보는 이의 눈을 아리게 하는 대표적인 가을꽃. 고 박용래(1925∼1980) 시인이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사랑’이라고 노래했듯, 낮고 해맑은 모습이 여간 정겹지 않다. 어느 시인은 또 “비탈진 들녘 언덕에 니가 없었던들 가을은 얼마나 쓸쓸했으랴. 아무도 너를 여왕이라 부르지 않건만 봄의 화려한 동산을 사양하고 이름도 모를 풀 틈에 섞여 외로운 계절을 홀로 지키는 텅빈 들의 색시여….”라며 칭송하기도 했다. 구절초 축제가 한창인 충남 공주시 영평사를 다녀왔다. 붉고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은 가을산 한자락을 하얀색으로 명징하게 빛내고 있었다. 글 사진 공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해마다 가을이 되면 그랬듯, 영평사와 장군산 기슭이 온통 구절초로 둘러싸여 있다. 진입로에서 시작된 구절초 군락은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과 요사채 뒤편 산비탈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때아닌 횡재를 만난 벌과 나비들이 부산을 떨어댄다. 영평사 주변 1만여평을 하얗게 수놓은 구절초 군락은 자생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고, 영평사 주지 환성 스님이 구절초의 청초한 모습에 반해 10여년전부터 공들여 가꿔온 것이다. “13년전 만행을 하던 때에 구절초를 보았는데 청초한 모습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꽃말이 ‘어머니의 사랑’이었어요. 수행자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며 순화시켜 주는 꽃이지요. 저 혼자 보기 아까워 축제를 열었는데 오시는 분들마다 마음이 깨끗해지고 행복해진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꽃을 완상하며 무슨 의학적 효험을 따질까마는, 딸을 출가시킨 우리네 친정 어머니들은 예전부터 9월이 되면 갓 피어난 구절초를 사랑과 정성으로 채집해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시집간 딸이 해산을 하고 친정에 오면 달여 먹이곤 했다. 그런 까닭에 구절초에는 선모초(仙母草), 신선이 어머니들에게 준 약초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다. 일년 중 양기가 가장 충만하다는 중양절, 음력 구월구일에 채취해 달여 먹으면 특히 부인병에 좋다고도 한다. 요사채 뒤편에서 미래의 추억거리를 열심히 만들고 있던 안명석(43·대전)씨는 “탐스럽지는 않아도 멀리서 보면 소박하고 평화로운 모습에 절로 마음이 평안해지네요.”라며 머리를 주억거렸다. 안씨는 또 “막연히 가을이면 피는 꽃이려니, 뭔가 청순하지만 서러운 느낌을 간직한 꽃이려니 짐작만 했어요. 그런데 유심히 살펴 보니 닮고 싶을만큼 소박하고 청초한 꽃이네요.”라며 애틋한 여심(女心)을 내비치기도 했다. 구절초를 가까이서 들여다 보면, 깔깔거리며 웃는 어린아이와 닮았음을 느끼게 된다. 노오란 암술을 둘러싼 채 활짝 벌어진 이십여개의 꽃술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 그대로다. 구절초밭을 서성이다 보면 어디선가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쏟아지는 듯하다. 그 아이가 자라 여고생이 되고, 어느새 성숙한 여인이 되어 비단결 같은 머리카락에 ‘머리핀’ 대신 꽂았을 때, 소박한 구절초는 그 어느 꽃보다 화려한 꽃이 된다. # 먹을거리, 볼거리 풍성 영평사에 가면 반드시 맛봐야 할 것이 국수와 백련잎 찹쌀밥. 점심무렵이면 무료로 제공되는 국수를 먹으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잇는다. 사찰음식이 그렇듯, 일체의 조미료를 쓰지 않고 죽염수 등으로만 간을 맞춰 정갈한 맛을 낸다.2∼3년된 된장이 익어가는 장독대를 소반삼고, 청량한 공기를 반찬삼아 먹는데, 노인이건 장성한 청년이건 한그릇을 게눈 감추듯 비워낼 만큼 일품이다. 백련잎에 싸서 쪄낸 찹쌀밥을 이곳에선 연선식이라고 부른다. 반찬이라고는 달랑 고추장아찌 하나. 가격은 5천원을 받는다. 그럼 맛은 어떨까? 백련잎 위에 찹쌀밥과 고추장아찌를 얹어 한쌈을 만든 다음, 입안 가득 넣어 보시라. 화려한 맛에만 길들여져 있던 미각에 새로운 충격이 더해진다. 티베트 승려들이 모래로 재현한 만다라 시연회, 산사에서 열리는 음악회 등은 눈을 즐겁게 한다. 아울러 청소년들이 세시풍속을 재현하는 중양절 잔치, 구절초 사진전시회 등이 볼거리를 더해주기도 한다. 구절초 축제는 오는 22일까지 계속된다.(041)857-1854.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간고속도로→정안 나들목→논산·공주 방향→조치원·종촌방향→은용리→영평사 ●중부고속도로→서청주 나들목→대전·공주방면 508번 지방도→연기군 조치원읍→36번국도 공주방향→산학리→영평사
  • [OUR STORY] 설악四季 찰칵찰칵 30년 사진작가 성동규씨

    [OUR STORY] 설악四季 찰칵찰칵 30년 사진작가 성동규씨

    만산홍엽. 국내 단풍 1번지 설악산이 붉디 붉은 속살을 아낌없이 드러내며 절정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마등령은 물론, 수렴동 대피소와 양폭산장 등 설악산의 단풍명소들은 마치 빨간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하다. 지난달 하순 대청봉을 중심으로 시작된 단풍은 하루 25㎞씩 남진(南進)을 거듭하며 설악산은 물론 전국의 산들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설악산에는 단풍만 있는 것이 아니다.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설악의 비경만을 카메라에 담아 온 산악 사진작가 성동규씨 또한 설악의 일부분으로 자리하고 있다. 설악산 길이라면-설령 길이 아니라 해도-모르는 곳이 없고, 풀 한 포기인들 그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전설적인 인물. 쉰아홉의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설악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추석연휴로 인한 교통체증 때문에 다녀올 엄두를 못냈다면 이번 주가 설악의 단풍을 감상할 절호의 시기. 도발적인 자태로 우리곁에 다가온 설악의 유혹에 흠뻑 빠져 보자. 성씨가 견마잡이를 자청하고 나섰다. 글 사진 속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사진작가 성동규씨의 설악산 단풍예찬 “설악의 단풍은 맑고 윤기가 납니다. 수분과 일조량이 잘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죠.” 중청봉 대피소앞 바위에 올라 선 성씨가 산아래를 굽어보며 설악단풍 예찬론을 펼쳤다. “위도상 한대성 수종의 남방한계선과 온대성 수종의 북방한계선이 맞물린 곳에 위치해, 수종이 다양하고 색채변화가 심한 것도 자랑입니다. 단풍이나 벚나무처럼 잎이 붉어지는 나무와, 신갈나무 등 잎이 노랗게 변하는 나무들이 한곳에 어우러져 있죠. 게다가 몸빛깔이 하얀 사스래나무와 일년내내 푸른 소나무 등이 뒤섞여 형형색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해요. 단풍색깔이 온통 붉기만 하다면, 그 단순함에 금방 싫증을 내고 말겠죠. 마치 이리저리 얽히고 설킨 우리네 인생살이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산 저산의 빨갛고 노란 단풍들이 서로가 자기 색깔을 뽐내며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모습에서 신비로움마저 느껴집니다.” 한줄기 바람소리가 짐승의 날카로운 울부짖음처럼 귓전을 찢으며 계곡사이를 내달렸다. 그리고 운무사이로 살짝 모습을 드러낸 설악. 용의 이빨처럼 생긴 용아장성도, 공룡의 등줄기를 닮은 공룡능선도 온통 울긋불긋한 빛깔을 한 채 아래로 줄달음을 치고 있다. 천하절경이 따로 없다. 설악의 요염한 자태에 취한 이방인의 볼 또한 점차 붉게 변해가던 즈음, 문득 성씨의 이력이 궁금해졌다.30여년동안 오로지 설악산만을 카메라에 담아 온 이유는 무엇일까. 충남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68년, 맹호부대 통신병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면서부터 그의 사진인생은 시작된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장에서 접한 미국의 사진 전문잡지 ‘라이프’는 그를 평생 사진에만 빠져 살게 할 만큼 강렬한 충격을 안겨주었다.71년 베트남에서 돌아와 사진현상소를 운영하며 지내던 그는 산악사진가 안승일씨를 따라 설악산을 둘러보다 이번엔 설악의 자태에 매료되고 만다. “내설악 백담골을 지나 양폭산장까지 가던 중에 그만 맑고 고운 설악의 속살을 보고 말았어요. 마음으로만 설악산을 짝사랑하다가 73년 봄 마침내 이곳으로 이사를 왔죠. 설악을 영원히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요.” 그때부터 기다림, 외로움 등과 싸우는 고통스러운 나날들이 계속됐다. 굶는 일은 예사. 몇날며칠을 세수 한번 못하고 꼬박 한자리에서 지낸 적도 허다했다. 어느 해 겨울인가는 꼬박 30일을 야영하다 한 컷도 못찍고 내려온 적도 있다. “그렇지만 그 고통의 순간들은 마침내 산과 자신이 혼연일체가 되는 순간 희열로 용솟음치죠. 그리고 떨리는 가슴으로 셔터를 누르면 금속음이 정적을 깨면서 산은 정지된 채 사진가의 가슴에 흡인됩니다.” 그의 사진일기를 보면 설악에 대한 연모의 정이 얼마나 깊은지 가늠해볼 수 있다.‘산은 평등하고, 평화와 자유가 있다. 찬밥 한덩이와 된장찌개, 필름 몇 롤만 있으면 무한정 산에 머무는 행복이 있다. 자연이 연출하는 아름다움을 나만의 생각으로 사각틀 속에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그런 산을 나는 좋아한다. 아직까지도 자연의 섭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난 시각장애인이나 다름없다. 설악은 그런 나를 여전히 포용하고 가르쳐 준다. 그래서 나는 설악을 사랑하고, 오늘도 산에 오른다.’ 성씨가 당일 단풍산행 포인트로 추천한 곳은 세 곳.“우선 설악동에서 출발해 천불동 계곡의 양폭산장 주변을 둘러볼 것을 권하고 싶어요. 단풍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고, 암석사이에 뿌리박고 선 식물들의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리도록 푸르른 계곡수와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경이죠.” 두번째 포인트는 수렴동 대피소에서 봉정암에 이르는 등산로. 노란 단풍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군데군데 빨간 단풍이 액센트를 더해준다. 백담계곡을 지나 수렴동계곡과 상류의 구곡담계곡에 이르는 지역이 그중 압권이다. 만해 한용운이 이 곳을 오르내리며 ‘님의 침묵’을 탈고했다고 전해진다. 수렴동대피소에서 수렴동계곡과 갈라지는 가야동계곡은 행락객들의 발길이 드물어 평화롭기 그지없는 곳. 여유있는 산행을 즐기기에 적당한 곳이다. 세번째 포인트는 마등령 오르는 길. 공룡능선 등 기골이 장대한 산세와 어우러진 단풍이 일품인 곳이다. 역광으로 단풍을 보며 오르기 때문에 가장 설악산답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중청봉 대피소처럼 쉬었다 갈 곳이 없다는 것이 한가지 흠. “각 지역에 따라 단풍이 어떤 특색을 보이는지, 주변의 생명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 보세요.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이 있는 인간세상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겁니다. 그때쯤이면 비로소 산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고요.” 묘한 화두를 던진 성씨는 단풍이 구름과 조화를 이룬 마등령을 찍겠다며 능선너머로 총총이 사라져 갔다.
  • [추석연휴 훈훈한 다큐] 세계를 사로잡은 ‘한글의 변신’

    [추석연휴 훈훈한 다큐] 세계를 사로잡은 ‘한글의 변신’

    추석 연휴를 끝낸 9일은 한글날이다. 그래서인지 추석연휴 기간 방영되는 다큐 가운데서는 한글날을 되새기게 하는 ‘한글, 달빛 위를 걷다’가 단연 눈에 띈다.7일 오후 3시30분 MBC에서 방영된다. “한글의 우수성은 글꼴에서도 드러납니다. 실생활에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한글이야말로 한글이 왜 우수한가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요.” ‘한글, 달빛 위를 걷다’는 매년 한 차례씩 한글날 방영된 한글날 기획 10부작 가운데 6부격이다. 이를 기획한 최재혁 아나운서의 목소리에는 한글에 대한 확신에 가득차 있다.“생각해보면 문화적 아이콘은 문자, 즉 글꼴로 상징됩니다. 명품 브랜드가 대표적이죠.” 그래서 올해 잡은 주제는 ‘패션’.10월 프랑스 파리 ‘프레타 포르테’에서 프랑스 디자이너들과 함께 ‘한글 패션’전이 열린다. 준비작업을 하면서 생전 처음 접하는 한글 글꼴에 매료되어 가는 프랑스 디자이너와 이들 이방인을 만족시키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이상봉 디자이너, 서예가 국당 조성수 선생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대로 담았다. 패션쇼가 열리는 곳도 상징적이다. 우리의 직지심경이 보관되어 있는 루브르박물관이다. 지금 널리 쓰이는 명조·고딕체는 일본의 발명품이라는 점도 알려준다. 글꼴의 역사를 밝히기 위해 제작진은 일본 서체 디자인의 최고 권위자 고미야마를 인터뷰하고 서체개발업체 모리야마사를 취재해야 했다.“일본에 가면 문자박물관이 있는데 한글 서체의 역사가 거기에 기록돼 있습니다. 일본이라서가 아니라,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한글을 왜 이렇게 방치해 뒀을까요.” 아예 다큐 자체에서도 새로운 글꼴을 선보인다.“타이틀, 엔딩 크레디트, 자막을 유심히 봐주세요. 아마 다른 글꼴이 눈에 들어올 겁니다. 손수 제작한 글꼴입니다.” 2008년까지의 기획 구상도 끝냈다. 내년에는 한글의 과학성을 다루고, 내후년에는 한글학회 100주년을 맞아 남북공동 프로그램제작을 구상 중이다. 최 아나운서가 한글에 미치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2000년이던가요. 어느 공청회에서 한글날을 기리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결심했죠. 아나운서라면 이걸 해야 한다고요.” 아나운서로서 제작영역에까지는 침범할 수 없어 제작은 외주사에 맡겨졌다. 서운할 법도 한데, 한글에 대한 관심만 높아진다면 상관없단다.“추석 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오락 프로그램도 좋겠지만, 아이들을 앉혀두고 한글이 이런거구나 가르쳐 줄 수 있어도 뜻있지 않을까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영화 ‘가문의 영광-가문의 부활’ 주연 탁재훈

    영화 ‘가문의 영광-가문의 부활’ 주연 탁재훈

    지칠대로 지친 모습으로 그가 나타났다. 감기까지 걸려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한껏 들떠있으면서, 능청스럽게 유머를 던지던 그가 이렇게 가라앉아있다니, 의외다. 새벽까지 계속된 방송 녹화로 눈 한번 붙이지 못하고 바로 달려왔다고 했다. 그래도 역시 탁재훈이다. 인터뷰를 시작하자 유쾌한 그의 모습이 조금씩 엿보이기 시작한다. 영화 ‘가문의 영광-가문의 부활´(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개봉(21일)을 앞두고 지난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탁재훈(38)은 이날처럼 바쁜 스케줄이 줄줄이 이어지지만 마냥 행복한 모습이다.2편 ‘가문의 위기’에서 쫀쫀한 주연을 맡다가 당당히 주연을 꿰찼으니 어련하랴. “해병대 다녀온 느낌이에요.” 영화 촬영 시작에서 종료까지 모든 과정을 그는 이렇게 돌이켰다.2편 ‘가문의 위기’보다 몇 배 많아진 분량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스스로 기특함마저 든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배우이자 절친한 신현준은 “이번 영화 잘 안되면 모두 탁재훈씨 탓”이라고도 했을 만큼 비중이 커진 것이 그는 즐겁다. “원래 영화 스태프로 먼저 이 바닥에 들어와서 연기에 대한 미련이나 갈증이 항상 있었어요. 방송프로그램 사회자나 가수로서 정점과 바닥을 모두 느껴봤지만 영화에서는 아직이거든요. 그 느낌을 모두 가져보고 싶어서 요즘은 더없이 즐겁게 현장을 만끽하고 있죠.” 물론 지난 11일 있었던 기자시사회 이후 독창성, 완성도 등에 대해 회의를 품은 기사들이 많이 나온 것에 대해 약간의 불안함도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배우 인생의 약으로 안고 가기로 했다.“전편에 이미 노출된 이미지인 터라 뭔가 다른 것을 보여주어야 하고, 속편이 더 재미있어야 한다는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하는 부담감이 있죠. 다 좋으면 좋겠지만, 안그럴 수도 있는 거고, 그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죠.” 영화 얘기를 하면서 새초롬하면서도 진지해지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보낸다. 많은 표정과 말투, 생각을 안고 있는,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 사람인 듯한 그는 스스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배우 탁재훈과 인간 배성우(그의 본명이다.)가 공존하며 서로를 컨트롤해주고 있다고나 할까요.(웃음)사실은 타고난 끼를 가진 것 같아요.” 배드민턴 경기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경기를 보면서 승패보다는 선수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죠. 그게 실제 몸동작으로 나와요. 짧게 끊어치는 서브나 스냅 등. 다른 운동을 할 때도 그래요. 한마디로 폼은 굉장히 좋은거지.” 연기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그게 단순히 흉내라고 말해도, 그 자신은 배우가 되기 위한 큰 밑거름이라고 믿고 있다.“연기 자체가 흉내 아닌가요.‘맨발의 기봉이’에서는 이장 아버지를 둔 철부지 청년 흉내고,‘가문의’에서는 바람끼 있는 건달 흉내죠. 영화 속 캐릭터에 감정을 몰입하면서 연기하는 느낌을 주지 않고 제대로 흉내낼 줄 아는 것이 연기를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내 기준이죠.”(웃음) 여기에 대중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코드를 녹이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것을 ‘코미디’로 삼았다. 한창 촬영중인 ‘내 생애 최악의 남자’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정극에 가깝다. 그래도 코믹한 요소를 배제하지는 않는다.“속 시원하게 한바탕 웃겨주는 코미디영화도, 진지함 속에서 한순간 웃음을 내뱉을 수 있는 휴먼드라마도, 모두 매력적이잖아요.”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한국언론보도 충격적으로 잘못돼 있다”

    “한국언론보도 충격적으로 잘못돼 있다”

    “그들은 선택적으로 그렇게 한다. 때때로 문맥에서 벗어나고, 노무현 정부에 대한 특정한 태도를 뒷받침하는 편향을 가지고 그렇게 한다. 한국정부의 관점에 대한 신뢰할 만한 표현을 얻기 위해 한국 매체를 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똑같은 현상이 미국정부의 입장을 전달하는 부분에서는 더 많이 일어난다. 종종 뒤틀기, 혹은 오해에서 비롯된 선택적인 인용이 발견된다.” 여기서 ‘그들’이란 한국언론이다. 표현만 완곡하다 뿐이지 미국은 물론, 한국의 입장조차도 한국언론은 정확히 전달하지 않는다는 낯뜨거운 비판이다. 한두 명이 이렇게 불평한 게 아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 미국 정부 관료들에게 물었더니 공통적으로(consensus) 이처럼 말했다. 이어 좌절감마저 느끼고 있다는(frustrated) 미국 국방부 분석가의 증언도 나왔다.“한국측 소스는 미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비춰지는지 흥미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실제 미국정부의 동기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못하고, 미국정부의 입장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가 잘못 표현해서인지, 한국이 잘못 이해해서인지는 당신 판단에 맡겨둔다. 종합하자면 모든 것들은 충격적으로 잘못돼 있다.(shockingly bad)” 한마디로 미국 정부가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하려는지에는 관심없고 제 편한 대로 해석하는 게 한국 언론이니, 한국 언론에서는 미국측 입장이 어떻게 이용당하는지만 유심히 보라는 통렬한 비판이다. 이런 증언들은 크리스토퍼 넬슨 ‘넬슨 페이퍼’ 편집인이 ‘미국 정책입안가와 평론가는 한국 관련 뉴스를 어떻게 얻는가?’라는 주제를 발표하기 위해 한국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미국 관료 등을 인터뷰한 결과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주최로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미간 언론정보교류 시스템의 현황과 개선 방향’ 국제심포지엄에서 공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북핵위기·북한위폐문제, 전시작전통제권 등 한·미간은 물론 동북아 전체에 파급력을 가진 강력한 이슈들이 연달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 양국 언론이 이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정연구 한림대 교수는 한·미가 서로를 보도하는 행태가 ‘악순환’에 사로잡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의 보수적인 신문을 택해 뉴스의 흐름을 따라잡는다. 그런데 한국 신문은 취재원이 다양하지 못하고, 정부나 기관·단체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 보니 다양한 목소리를 제공하지 못한다. 미국이 별도 취재를 한다 해도 영어를 잘하는 지식인처럼 엘리트층만 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의 정보통제 아래서 생산된 미국 주류언론의 기사만을 중심으로, 그것도 자신의 구미에 맞는 내용만 증폭한다. 이러면 미국 내 이라크 반전 세력이나 한국내 FTA반대 세력들에 대한 보도는 서로에게 전달되지 못한다. 정 교수는 그래서 “상생의 결과를 낳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두 얼굴을 가진 국가로 인식하고 이에 대해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동아시아정책을 연구해온 스티븐 코스텔로 PGI회장은 이와 관련, 지금 동북아정세와 관련돼 나름의 분석을 제시했다. 스티븐 회장은 한국정부가 명확한 우선순위에 기초한 실용적인 대북·대미 관계를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은 비판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한·미간 마찰은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정책을 별안간 역전시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외정책을 평가할 때는 “커다란 성공보다는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능력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언론이 한국정부를 비판할 때 기준이 어디 있어야 하는지 암시하는 대목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동작구, 인터넷게임 중독예방 세미나

    요즘 인터넷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청소년들에게 인터넷의 공격은 무차별적이다. 특히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인한 청소년 폭력이 늘면서 경고등은 이미 켜진 상태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 주최로 지난 12일 열린 ‘청소년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세미나’에서는 청소년을 자녀로 둔 학부모 100여명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방동에 사는 이민희(가명) 주부는 중1짜리 아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겪었던 사연을 털어놨다. 학급회장을 맡을 정도로 모범생이었던 아들이 어느새 거짓말을 반복하며 인터넷 게임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씨는 “학원엘 간다고 나간 아들이 PC방으로 향하기 일쑤였고, 나중에는 PC방으로 찾아나선 엄마를 봐도 태연해하는 아이를 보면서 게임 중독을 걱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를 찾아나서면서 해결책을 찾은 이씨는 “전문가에게서 중독은 아니라는 진단은 받았지만, 아이가 그 일을 계기로 게임 시간을 조절하려고 노력하게 됐다.”고 경험을 전했다. 사당동의 민경숙(가명) 주부 역시 인터넷 게임 때문에 아들과 갈등을 빚었다. 민씨는 “밤을 새워가며 게임을 하는 중학생 아들 때문에 전쟁 아닌 전쟁을 벌였다.”고 했다. 컴퓨터를 아예 못하게 했더니 학원을 핑계로 PC방을 드나들면서 사태는 더 악화됐다. 민씨는 “남편과 상의해 거짓말한 잘못은 체벌로 혼을 내고, 인터넷은 할 일을 다했을 때에만 2시간씩 허락하는 규칙을 정했다.”면서 “무조건 막기보다 대안을 제시하자 아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인터넷 중독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 해결책을 찾은 이들은 평소에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할 것을 조언했다.▲용돈이 적다고 투정을 하고 ▲갑자기 학교 준비물이 많아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피곤해하고 ▲반항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한다면 인터넷 게임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상담을 맡은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전종천 기획실장도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 도박 중독만을 심각하게 생각하지만 가장 치료가 어려운 중독이 바로 인터넷 중독”이라며 조기 발견과 치료를 강조했다. 중독은 접근성을 차단해 치료를 해야 하는데 인터넷은 집과 학교는 물론 곳곳의 PC방에서 손만 뻗으면 인터넷을 할 수 있어 차단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 실장은 “마우스를 뽑고 자판기를 뽑아서 강제적으로 컴퓨터를 못하게 하는 부모님들이 있는데, 그런다고 못할 아이들이 아니고 반발심만 키운다.”면서 “인터넷 게임에서 제외되면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될 수 있는 자녀의 상황을 이해하고, 자제력을 키울 수 있도록 설득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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