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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흘 전부터 식사도 거르고 집무실 밖으로 안 나와

     23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흘 전부터 심한 정신적 압박 때문에 식사를 자주 거르고 사저 안에서도 집무실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쿠키뉴스가 전했다.  특히 전날 오후 대검 중앙수사부로부터 23일 권양숙 여사의 검찰 출두를 통보받고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쿠키뉴스는 비서관 및 경호원들의 전언을 인용했다.이들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지인들과 노사모 회원들이 격려 전화를 걸어오거나 사저를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면담을 거절하고 전화 통화에도 응하지 않았다.  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 후원자들이 구속된 데 이어 아들과 딸,사위 및 권 여사 등으로 수사망이 좁혀오자 “정부가 너무 한다.모든 것을 안고 가고 싶다.”는 넋두리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컷뉴스는 노 전대통령의 사망을 확인한 뒤 실신했다가 정신을 차린 권 여사가 휴식을 취하던 부산대병원 11층 VIP 병실을 찾은 한 고향친구의 증언을 인용,”어제 밤 봉하마을 사저에서 노 전대통령 내외와 함께 통닭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눴다.”며 “나쁜 마음 먹지 말라고 당부를 했는데 느낌이 이상했다.눈빛에 절망이 가득했다.노 전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고 침통해 했다.  VIP 병실에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노 전대통령의 측근 30여명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노 전 대통령이 사저 뒤 봉화산 부엉이 바위 위에서 몸을 던지기 직전,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경호원이 “각하”하며 노 전 대통령 쪽으로 뛰어갔으나 투신을 막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이 등산로를 자주 이용해온 장성찬(57·경남 창원)씨는 “평일 40~50명 정도가 이용하는 곳이며 정상 부근에는 계단을 이용하도록 되어 있어 미끄러지거나 일부러 뛰어내리지 않으면 아래로 떨어질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고 쿠키뉴스가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盧 전대통령 소환] 고속도로 4개 갈아 타며 5시간17분 ‘007 상경’

    [盧 전대통령 소환] 고속도로 4개 갈아 타며 5시간17분 ‘007 상경’

    30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 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경 ‘천리 길’에는 5시간17분이 걸렸다. 상경길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봉하마을에는 이날 새벽부터 400여명의 취재진과 노사모 회원, 경찰, 경호팀 등 1500여명이 몰려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노 전 대통령을 태운 버스가 지나갈 도로에 장미가시와 노란 꽃잎을 깔아놓은 노사모 회원들은 “장미가시는 역경의 상징이며, 노란 장미꽃은 조사를 마친 뒤 아무일 없이 돌아올 것을 바라고 환영한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완 전 비서실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 노 전 대통령의 측근 30여명도 속속 사저에 도착했다. 노 전 대통령 부부는 이들과 함께 20분 동안 티타임을 가졌다. 퇴임 말기 이후 담배를 끊었던 노 전 대통령은 무거운 마음을 보여주듯 차를 마시는 동안 담배 두 대를 연거푸 피웠다. 노 전 대통령은 “해놓은 일이 없어 미안하다. 날 지지해준 분들이 기가 죽을까 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부인과 측근이 돈을 받았던 사실을)몰라서 몰랐다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아내에게 잘못을 떠넘기는 것처럼 보일까 봐 걱정”이라고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측근은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너무 야위고 흰머리도 많아져 안쓰러웠다.”고 전했다. 당초 오전 7시쯤으로 예정됐던 출발시각을 한 시간 정도 늦춘 노 전 대통령은 오전 7시57분 현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분해 보이는 짙은 남색 양복에 다이아몬드형 무늬의 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잠시 멈칫하던 노 전 대통령은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가 2분 뒤인 7시59분 다시 현관 밖으로 나섰다. 이때 먼 길을 가기 전 화장실을 잠시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곧이어 스타렉스 승합차 한 대가 사저를 빠져나왔지만, 당시에는 노 전 대통령이 이를 타고 있는지, 또 어떤 경로로 서울까지 올라갈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쪽은 극도로 보안을 유지했고, 경남경찰청에도 출발하기 불과 20여분 전에 경로를 통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승합차를 타고 50m쯤 떨어진 사저 앞 취재진이 있는 포토라인에 멈춰서 내려 짧은 소회를 밝힌 뒤 곧바로 청와대 경호처가 제공한 16인승 방탄 리무진 버스에 올랐다. 경호차량들이 버스를 에워싸고 50m 이상 거리를 유지하라고 했지만, 버스가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언론사 차량들이 앞다퉈 버스 옆으로 접근했다. 시속 110㎞의 속도로 달리는 버스 안을 근접촬영하기 위해 갓길로 뛰어든 취재 차량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차량 간에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을 태운 버스는 계속해서 고속도로를 갈아탔다. 당초 버스가 봉하마을과 가장 가까운 남해고속도로 동창원 나들목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노 전 대통령은 일부러 남해고속도로 진례나들목을 택했다. 경찰에 통보한 대전~통영 고속도로도 피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경유했다. 이어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를 택한 뒤 경부고속도로로 달리기도 했다. 버스 안 실무진은 경호처와 경찰 등과 함께 교통 흐름을 파악해 이동 경로를 그때그때 변경했다. 네 시간쯤 달린 뒤 버스는 12시19분쯤 입장휴게소에 멈춰섰고, 노 전 대통령 일행은 짧은 휴식을 취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내리지 않았고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만 내려 화장실에 다녀왔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검찰조사 관련 논의는)어제 다 마무리했으며 노 전대통령의 마음이 무겁지 않도록 취미라든지 살아가는 이야기를 건넸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 일행은 서울에 이르기 직전 점심으로 김밥 등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1시10분쯤 양재IC를 통해 서울 시내로 들어선 버스는 불과 10분 만에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접어들었다. 대검 청사 주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사법처리를 주장하는 사람들간의 고성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버스는 오후 1시19분 대검 정문을 통과했고 진입하는 과정에서 신발 한짝과 계란 5~6개가 날아와 이 중 일부가 버스에 맞았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경수 비서관, 문용욱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순으로 버스에서 하차하기 시작해 노 전 대통령은 오후 1시22분쯤 버스에서 내렸다. 노 전 대통령은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면서도 말을 아꼈다. 포토라인에 서 있던 취재진들이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한 이유를 묻자 “면목없는 일이지요.”라고 답했다. 현재 심경과 검찰 조사에 섭섭한 점을 묻자 “다음에 하자.”고만 하고 성큼성큼 대검찰청 청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유지혜 박건형 김해 강원식기자 wisepen@seoul.co.kr
  • [盧 전대통령 소환] 정치권 반응

    정치권은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초점은 달랐다.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여권 실세도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나라, “ 진실 밝혀야”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이 아닌 국민에게 진술하는 것”이라면서 “스스로 재임기간 중 ‘구 시대의 막내’라고 했던 만큼 불미스러운 일로 법의 심판을 받는 것도 이번이 마침표가 되기를 염원한다.”고 논평했다. 조 대변인은 “검찰은 최대한 증거에 의해 수사해야 하고, 노 전 대통령도 대통령이나 변호사 신분이 아닌 자연인으로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광호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명패를 던졌던 노 전 대통령이 그와 똑같은 죄목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고 하니 슬프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이상 우리나라에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청와대의 공식 반응은 없다.”며 아예 언급을 삼갔다. ●민주, “살아있는 권력도 견제를” 민주당은 참담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여권 실세에 대한 수사를 외면하는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4·29 재·보선의 수도권 승리를 자화자찬하며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김유정 대변인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라고 전제한 뒤 “오늘 소환조사를 끝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하며 무엇보다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모든 의혹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살아 숨쉬는 권력 실세들에 대한 수사에도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여러가지로 송구스럽고 죄송스러운 말씀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여당 시절에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견제와 민심 전달이 충분하지 못했음을 반성해야 한다.”면서 “지금 현상도 마찬가지다. ‘죽은 권력’은 난도질하면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에는 재갈을 물리는 현실을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대통령제에 대한 제도적 모순이 얼마나 큰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은 국민적인 의혹을 남김없이 모두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노, “졸렬한 정치 보복” 친노 인사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을 배웅하기 위해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에 들렀다가 기자들과 만나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되살리는 이명박 대통령은 어리석은 대통령”이라면서 “증거가 있으면 법정에 내놓고 기소하면 되지, 확정되지 않은 사실들을 언론에 흘리며 모욕주는 것은 정치행위”라고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이어 “옛날에는 군인들이 정치를 했는데 요즘은 검사들이 정치하는 것 같다.”면서 “지금 나라가 어려운데 국민들 마음을 찢어 놓고 이런 식으로 국가를 운영하면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유시민 “정권과 검찰이 졸렬한 정치보복”

    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검찰 출두를 위해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떠나기에 앞서 사저를 찾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과 검찰을 싸잡아 비난했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사저를 출발하기 1시간 전인 오전 7시쯤 사저 입구로 통하는 골목길에서 선 채로 짤막한 인터뷰를 가졌다.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등 참여정부 시절 측근들이 주위에 서있었다. 유 전 장관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왔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너무나 어리석은 대통령 아니냐.왜 의미없는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되살리려는지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옛날엔 군인들이 정치했는데 요새는 검사들이 정치하는 것 같다.나라가 어려운데 국민들 마음 찢어놓고 이런 식으로 국가를 운영해서 대체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이런 것들에 대해 이 대통령도 그러시고 검사들도 다시 좀 생각해 보자,이런 말 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을 응원하기 위해 특별히 메시지를 준비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유 전 장관은 “잘 다녀오시라고 배웅하고,피의자로서 가시는 거니까 피의자로서 잘 대처하시고 그렇게 오셔야겠지요.”라고 말한 뒤 “검찰이 증거가 있으면 법정(에) 내놓고 기소하면 되지,이렇게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모욕 주고 소환하고 이런 것들은 법률가로서 행위가 아니라 정치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끝으로 그는 “졸렬한 정치보복인데 이런 보복을 노 (전) 대통령이 잘 이겨내시고,갔다 오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영상 / 멀티미디어기자협회 공동취재단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면목없습니다” 노 전대통령 오전 8시2분 사저 출발

    ”국민여러분께 면목 없습니다.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합니다.가서…잘 다녀오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8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를 떠나기 전에 이같이 말했다.오전 7시57분 사저 밖으로 얼굴을 잠시 비췄던 노 전대통령은 무슨 일 때문인지 사저 안으로 잠깐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여러 측근들과 함께 사저 안마당으로 나와 승합차에 탑승,지지자들과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는 앞으로 이동했다.노 전대통령은 승합차에 오르기 전,활짝 웃음을 짓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초 알려진 대국민성명보다는 검찰에 소환되게 된 자신의 소회를 짤막하게 밝혔다.발언 도중에 감정이 복받친 듯 2~3초 정도 머뭇거리기도 했다.이어 8시1분쯤 청와대 경호실에서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 쪽으로 이동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 뒤 버스에 올랐다. 노란 스카프를 두르고 노란 옷을 입은 채 노란 풍선을 든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 등은 노 전 대통령의 소회 발표 도중 “노무현”을 연호했다. 노 전 대통령이 탑승한 버스는 동밀양과 동대구와 김천 나들목을 통해 중부내륙고속국도로 진입한 다음 영동고속국도로 여주까지 북상한 뒤 영동고속국도를 이용해 신갈 IC에서 경부고속국도로 서초 IC로 나와 서울 반포로의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버스에는 문 전 비서실장, 전해철 전 민정수석,김경수 비서관 등 4~5명이 동승했다. 오후 1시30분쯤 대검 청사에 도착할 예정인 노 전대통령은 포토라인에서 언론에 자신의 심경을 밝힌 다음 이인규 중앙수사부장실에 올라가 이 검사장과 차 한 잔을 마신 뒤 1120호 특별조사실로 향한다. 조사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주도해 온 우병우 중수1과장과 100만달러,500만달러,12억 5000만원 등 각 혐의별로 수사를 전담해 온 검사들이 각각 맡을 예정이다. 조사는 자정을 넘겨 새달 1일 새벽 2~3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 전 대통령은 조사를 마친 뒤 다시 한 번 플래시·질문 세례를 받고 봉하마을로 귀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영상 / 멀티미디어기자협회 공동취재단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면목없습니다” 노 전대통령 오후 1시20분 대검 도착

    ”국민여러분께 면목 없습니다.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합니다.가서…잘 다녀오겠습니다.” 단 세 마디를 남기고 30일 오전 8시2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를 떠났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오후 1시에 궁내동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를 통과한 뒤 1시19분 서울 서초구 반포로 대검찰청 청사 앞에 주차했다.당초 약속했던 오후 1시30분보다 10분 정도 먼저 도착했다.이 차량은 현관 정문 앞에서 잠시 정차해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김 비서관 등이 먼저 내린 뒤 1시 21분쯤 차에서 내렸다. 노 전 대통령이 그냥 들어가버렸기 때문에 취재진이 공동으로 준비한 7가지 질문(100만달러 용처 못 밝히는 이유,포괄적 뇌물죄 인정하는가,박연차 회장과 대질 원하나 등)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왜 면목이 없다고 말했느냐는 질문에만 “면목 없는 일이지요….” 정도로 답했을 뿐,심경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다음에 하죠.”라며 말을 아끼고 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은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실로 올라가 이 중수부장과 차 한 잔을 마셨다.이 중수부장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으니 정확한 실체가 규명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고 노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잘 알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 노 전 대통령은 1120호 특별조사실로 옮겨 자신에 대한 수사를 주도해온 우병우 중수1과장과 100만달러,500만달러,12억 5000만원 등 자신에게 주어진 혐의 별로 수사를 전담해온 검사들이 돌아가며 300여개에 이르는 질문을 쏟아내고 노 전 대통령은 준비해온 답변을 하게 된다. 조사는 자정을 넘겨 새달 1일 새벽 2~3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 전 대통령은 조사를 마친 뒤 다시 한 번 플래시·질문 세례를 받고 봉하마을로 귀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사 안에는 취재진과 경호팀들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청사 정문 출입구 주변에서는 진보 보수 단체 회원들이 몰려들어 집회를 벌였다.보수 단체 회원 200여명과 노사모 회원 200명 정도가 각각 집회를 열었다.이 과정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노 전대통령 차량 쪽을 향해 던진 계란 5개와 신발 한 개가 노사모 회원들 쪽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을 태운 청와대 경호실 제공 의전차량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낙동분기점에서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로 빠진 뒤 경부고속도로로 바꿔 타고 천안분기점을 지나 낮 12시20분쯤 천안 입장휴게소에 잠깐 들러 휴식을 취했다.노 전 대통령은 버스에서 하차하지 않고 김밥으로 점심을 때운 것으로 알려졌다.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김경수 비서관 등 수행원들만 하차했다. 문 전 실장은 “어제까지 검찰 소환 조사에 관한 준비를 모두 마쳤기 때문에 사는 얘기 등 가벼운 얘기만 차 안에서 나눴다.”고 소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앞서 오전 7시57분 사저 밖으로 얼굴을 잠시 비췄다가 무슨 일 때문인지 사저 안으로 잠깐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문 전 실장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여러 측근들과 함께 사저 안마당으로 나와 승합차에 탑승,지지자들과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는 앞으로 이동했다.노 전대통령은 승합차에 오르기 전,활짝 웃음을 짓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초 알려진 대국민성명보다는 검찰에 소환되게 된 자신의 소회를 짤막하게 밝혔다.발언 도중에 감정이 복받친 듯 2~3초 정도 머뭇거리기도 했다.이어 8시1분쯤 청와대 경호실에서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 쪽으로 이동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인 뒤 버스에 올랐다. 노란 스카프를 두르고 노란 옷을 입은 채 노란 풍선을 든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 등은 노 전 대통령의 소회 발표 도중 “노무현”을 연호했다. 버스에는 문 전 실장, 전해철 전 민정수석,김경수 비서관 등 4~5명이 동승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영상 / 멀티미디어기자협회 공동취재단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盧 전대통령 오늘 소환] 유시민·장하진 등 최측근 15명 집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29일 밤,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 근처 빌라에는 최측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등은 이날 오후 KTX를 타고 저녁 늦게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이광재 의원 등 박연차 리스트에 직간접적으로 이름을 올린 측근들을 제외하면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모인 셈이다. 당초 이들은 곧바로 사저를 찾아 노 전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었지만 소환 전날 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아침 환송식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전 의원은 “15명 정도가 모여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면서 “내일 오전 6시반쯤 사저 앞에서 조촐한 환송식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해철 전 민정수석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사저를 방문해 오후 8시쯤까지 머물며 검찰조사에 대비한 답변 내용 등을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노 전 대통령측 김경수 비서관은 “비서진에게조차 아무런 연락 없이 여러 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검찰 출석 전에 마지막 응원차 온 것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부터 노사모 회원 등 전국에서 모인 지지자들은 사저 앞 도로에 각종 현수막을 걸고 소규모로 촛불시위를 벌였다. 밤 11시쯤 50여명으로 늘어난 지지자들은 노란풍선과 촛불을 들고 노래를 부르며 사저 근처를 밤늦게 행진하다 자발적으로 해산했다. 김해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유시민 “정권과 검찰이 졸렬한 정치보복”

    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검찰 출두를 위해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떠나기에 앞서 사저를 찾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과 검찰을 싸잡아 비난했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사저를 출발하기 1시간 전인 오전 7시쯤 사저 입구로 통하는 골목길에서 선 채로 짤막한 인터뷰를 가졌다.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등 참여정부 시절 측근들이 주위에 서있었다.  유 전 장관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왔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너무나 어리석은 대통령 아니냐.왜 의미없는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되살리려는지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옛날엔 군인들이 정치했는데 요새는 검사들이 정치하는 것 같다.나라가 어려운데 국민들 마음 찢어놓고 이런 식으로 국가를 운영해서 대체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이런 것들에 대해 이 대통령도 그러시고 검사들도 다시 좀 생각해 보자,이런 말 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을 응원하기 위해 특별히 메시지를 준비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유 전 장관은 “잘 다녀오시라고 배웅하고,피의자로서 가시는 거니까 피의자로서 잘 대처하시고 그렇게 오셔야겠지요.”라고 말한 뒤 “검찰이 증거가 있으면 법정(에) 내놓고 기소하면 되지,이렇게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모욕 주고 소환하고 이런 것들은 법률가로서 행위가 아니라 정치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끝으로 그는 “졸렬한 정치보복인데 이런 보복을 노 (전) 대통령이 잘 이겨내시고,갔다 오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데스크 시각] 재보선의 추억/이종락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재보선의 추억/이종락 정치부 차장

    중국의 고전 ‘채근담’에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온다. 새끼줄로 톱질해도 나무가 잘라지고/물방울이 떨어져 돌을 뚫는다./물이 모이면 개천을 이루고…. 작은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결국 돌에 구멍이 뚫린다는 뜻이다. 오늘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모두 227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불과 5개의 선거구에서 치러진다. 인천 부평을과 울산북, 경주, 전주 덕진, 전주 완산갑 등이다. 그런데도 선거 열기는 총선에 못지않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한 석이라도 얻지 못하면 정권을 내놓아야 할 것처럼 전력투구한다. 야당인 민주당도 복잡한 당내 상황을 선거 승리로 돌파하려 한다. 18대 총선에서 부진했던 진보진영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한 석을 건지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이처럼 정당들이 재·보선에 ‘올인’하는 이유는 우리의 선거역사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4~5개 지역구에서 치러지는 선거지만 결국엔 우리의 정치지형에 큰 구멍을 뚫었던 위력을 잊지 못하고 있다. 2000년 16대 총선 이후 9차례 국회의원 재·보선이 있었다. 모두 39곳의 지역구에서 선거가 치러졌다.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2승 37패를 기록했다. 2007년 18대 대선 결과가 진보진영의 참패로 귀결된 것도 우연이 아니었음을 재·보선의 역사는 증명한다. 2003년 4월24일에 치러진 재·보선에는 여당 후보가 없는 선거구도 있었다. 고양시 덕양갑 선거구에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은 개혁당 유시민 후보와 선거공조를 위해 후보를 내지 않았다. 유 후보는 1만 4833표를 득표해 한나라당 이국헌 후보(1만 3397표)를 제치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유 의원은 7개월 뒤에는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며 노무현식 정치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주역 중 한 명인 조순형 의원은 2006년 7월26일 보궐선거에서 여섯번째 금배지를 달았다. 탄핵 정국에서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낙마한 조 의원의 화려한 부활은 열린우리당의 끝없는 나락에 불을 지핀 결정타였다. 민주당 김홍업 의원은 2007년 4월25일 전남 무안·신안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부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후광을 확인하는 듯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뒤 18대 총선에서 무소속 이윤석 후보에게 석패했다. 갈수록 힘이 부치는 DJ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오늘 치러질 재·보선도 한국 정치사의 또 다른 역사와 기록을 남길 것 같다. 여야 대결로 극명하게 갈라졌던 이전 선거양상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에서는 여당(한나라당 정종복)대 여권(‘친박’ 성향의 무소속 정주성)이 대결했다. 전주 덕진과 완산갑에서는 야당(민주당 김근식·이광철)대 야권(무소속 정동영·신건)이 양보 없는 혈투를 벌였다. 이번 재·보선을 ‘경제살리기’ 선거로 만들겠다던 한나라당은 ‘경주대첩’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반(反) MB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벼르던 민주당은 ‘야야(野野) 대결’ 결과가 부진할 경우 분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제는 투표율이다. 2001년 10월25일 재·보선의 투표율이 41.9 %를 기록한 이래 지난해 6월4일 재·보선에서 23.3%로 떨어지는 등 지속적으로 하락추세다.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다. 정치에 염증을 느낄 만하다. 투표소를 굳이 가야 할 당위성을 잃게 한다. 그렇지만 유권자의 의무는 다했으면 한다. 싫든 좋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출발점이 바로 선거이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분노와 희망을 투표용지에 담아 보자. 작은 물방울을 모아 꿈쩍도 않던 돌에 큼지막한 구멍을 새긴다는 심정으로…. 이종락 정치부 차장 jrlee@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서면조사서 답변 착수… 착잡한 봉하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서면조사서 발송을 시작으로 소환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의 사저는 23일 착잡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2시간쯤 머문 뒤 돌아갔다. 노 전 대통령의 김경수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심경은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 잘 나타나 있다.”고만 말해 사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음을 내비쳤다. 노 전 대통령이 글을 통해 홈페이지 폐쇄 방침을 밝힌 데 대해 김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 혼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며 관리자가 회원들과 협의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면조사서와 관련해 김 비서관은 “답변서가 작성되는 대로 검찰에 보낼 것이며 언제까지 제출한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전날 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찰로부터 서면질의서 원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비서관은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답변서를 작성하는 데) 협의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사저를 방문할 것이며 답변서를 제출하기 전에 사저를 다녀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10분쯤 봉하마을을 방문, 사저에서 노 전 대통령 내외와 오찬을 함께 하며 2시간쯤 머문 뒤 돌아갔다. 유 전 장관은 사저를 떠나면서 검은색 승합차 유리창문을 잠시 내려 “대통령을 지내신 분도 다 똑같은 사람인데 어려울 때 위로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 찾아왔다.”면서 “여러가지 사는 이야기도 하고 위로를 드리고 간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된 질문에는 “밥 먹으면서 그냥 사는 이야기 좀 했고, 다른 말씀은 드릴 것이 없으며 이정도만 이해해달라.”고 말한 뒤 떠났다. 김경수 비서관은 “오늘 오후 대구에서 강의가 있는 유 전 장관이 전날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보고 찾아왔으며 자신의 장관시절 이야기와 근황, 집필 중인 책 등 편안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추악한, 뻔뻔한 그들

    박연차 사건의 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로까지 미쳤다. 설마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도덕성과 청렴성을 그토록 줄기차게 부르짖던 참여정부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부부를 포함, 친인척은 물론 핵심인사 모두 ‘검은돈’을 받은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 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국민을 기만했다. 그래서 배신감이 더 커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옥죄어 오자 노 전 대통령은 선수를 치고 나왔다. “제 집(권양숙 여사)에서 부탁했다.”고 말했다. 재임 중에는 이같은 발상이 정공법, 정면돌파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일부 언론이 앞장서 두둔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누구도 그의 편을 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심한 매질을 해대고 있다. 권력무상을 느낄 법하다. 청와대는 권부의 심장이다. 국가사정을 총괄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곳에서 뒷돈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엄연한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박씨의 심복인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이 돈가방을 들고 청와대로 가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에게 전달했다는 것. 청와대 안살림을 맡고 있는 총무비서관 집무실과 관저에서 돈거래가 이뤄졌다. 권 여사도 검찰에서 이를 시인했다고 한다. 이쯤되면 끝까지 갔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은 교묘한 어법으로 수사의 본질을 흐리려 하고 있다. 자신의 홈페이지에 “잘못은 잘못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진실과 검찰의 프레임이 다른 것 같다.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다.”라고 적어 ‘법망’을 빠져 나가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정 전 총무비서관의 영장기각에 힘을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박씨에게서 빌렸다.”고 했다. 사인(私人)간의 거래로 몰고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검찰이 여기에 말려들 가능성은 ‘제로’라고 본다. 수사진을 믿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측근임을 자처했던 이들의 언행 역시 볼썽사납다. “내 잘못이오.”라고 말하는 사람을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박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노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고 애쓴다.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들었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얘기는 쓴웃음을 짓게 한다. 그는 “오죽하면 항간에서 내가 박연차 회장의 돈을 받지 않은 것을 놓고 ‘연차수당도 못 받았느냐.’라고 말하겠느냐.”고 결백을 강조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도다.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인정을 했고, 일종의 대국민 사과(돈받음 시인)도 했다. 정부에서도 전직 대통령 예우에 걸맞은 배려가 있어야 한다.” 다름아닌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은 정치인이다. 노 전 대통령에게 유감이 많을 듯한데도 용기(?)있는 제안을 했다. 그래서 박 의원에게 물어봤다. “이런 불행한 일들이 끝날 때도 됐잖아요.” 조지 워싱턴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보다 변명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를 듣고 있는가. poongynn@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숨죽인 친노

    8일 친노(親) 진영은 공식적인 언행을 삼가며 이틀째 숨을 죽였다. 최대한 말을 아끼고 몸을 낮췄다.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백’ 말고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참여정부 최대의 무기였던 ‘도덕성’이 무참히 무너지며 비난의 화살을 맞는 처지가 됐지만, 수사를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신중론도 제기했다.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당에 누를 끼쳐 미안하다.”고 사죄의 뜻을 밝힌 뒤 “생살까지 벗겨내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지난 1년은 너무너무 지독하고 힘들었다.”며 검찰의 저인망식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친노인사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자신의 지지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참여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사람으로서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관련 내용이 포함된 강연은 자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면서 시국 강연과 저자 강연을 모두 취소했다. 그만큼 친노는 참혹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죄가 되면 벌을 받을 것”이라면서 “혐의 내용도 모르고, 검찰 조사가 계속 중인데 주변에서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들은 가급적 대외 접촉을 끊고 간간이 서로 전화를 주고받으며 상황 파악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이광재 의원이 구속되고 서갑원 의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안희정 최고위원 등 핵심 인사들이 모두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전방위로 조여 오는 검찰 수사가 ‘친노 초토화 수사’가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간혹 터져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예전 같으면 10억원이 아니라 100억원, 1000억원이 거론됐을 것”이라면서 “그나마 누가 이렇게 정치판을 (과거보다) 깨끗하게 만들었느냐.”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말이다. 그는 “살아있는 정권에 숨을 죽이고, 정권이 교체되자마자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서 뒤지는 게 최고 사정권력의 행태냐.”라고 검찰을 비난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우상호 “권노갑은 ‘정거장형’ 정대철은 ‘분배형’”

    우상호 “권노갑은 ‘정거장형’ 정대철은 ‘분배형’”

     최근 인터넷 정치비평가로 변신해 눈길을 끌고 있는 민주당 우상호 전 국회의원이 자신의 블로그(blog.ohmynews.com/woosangho)에 정치인들의 정치자금 모금과 사용에 대한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앞서 우 전 의원은 “한보그룹 정태수 전 회장과는 스치기만 해도 돈이 들어와 있었다고 한다.”며 정 회장과 관련된 일화들을 소개했다.  우 전 의원은 1일 ‘정치인은 어디에 돈을 쓸까?’란 글을 올리고 “최근 박연차 리스트,정대근 리스트가 괴소문과 함께 여기저기 떠돌면서 돈 받은 정치인들에 대한 뉴스가 커지고 있다.”며 “합법적이냐 불법적이냐,대가성이 있느냐 순수한 후원금이냐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정치인은 돈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글에서 그는 “아마 충격적인 정치자금 스캔들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받은 대선자금 차떼기가 최고일 것”이라면서 “몇십억원의 현금이 든 사과박스를 냉동탑차에 가득 실어 한나라당 사 지하 주차장으로 옮긴 희대의 사건”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17대 국회의원들 중 후원금 한도액을 제일 빨리 채운 정치인은 민주당 유시민 전 의원이라고 전한 우 전 의원은 “유 전 의원은 인터넷을 통해 ‘개미군단’이 몰려와 몇 일 사이에 1억 5000만원이 다 차서 인터넷 후원계좌를 닫아야 했다.”고 밝혔다.또 “민주노총 산하 노조원이 10만원씩 후원해주던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비교적 후원금 사정이 좋았다.”면서 “조직화된 지지자가 있는 민노당 의원들이 부럽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정치인들의 자금사용처를 ▲선거활동 ▲지역구 사무실 유지 ▲의정보고서 제작 등 의정활동 비용 ▲개인 활동비로 정리한 뒤 “합법적인 정치자금이 빠듯한 것은 사실이지만 불법적인 정치자금이 없으면 정치를 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이어 “계보를 관리하는 중진의원이나 계파 보스들은 합법적인 후원금만으로는 정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계파정치가 불법 자금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우 전 의원은 “정치인들마다 돈을 사용하는 스타일이 다 다르다.”면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을 ‘정거장형’,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을 ‘분배형’으로 규정했다.그는 “권 전 고문은 돈이 들어오면 본인이 사용하지 않고 후배 정치인들이나 주요 당직자에게 전달했다.”고 전한 뒤 “정 상임고문은 ‘공돈’이 생기면 멤버들을 소집해 서로 나눠썼다.과거 독재정권 시절 야당생활을 하던 분들에게서 생긴 풍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자금을 받아 혼자 묻어두는 ‘김장독형’도 있다면서 “’김장독형’들은 정치세계에서 배척받는다.이런 분들은 감옥에 가도 동정여론이 별로 없다.”고 소개했다.  정치인과 정치자금의 관계를 ‘숙명’이라고 정의내린 우 전 의원은 “지금까지 정치는 많이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해갈 것이다.몇몇 사건 때문에 정치와 정치인 모두가 매도돼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우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에는 ‘정치인에게 돈주는 기술’이란 글을 통해 “정치인에게 돈을 주는 기술은 한보그룹 정태수 전 회장이 최고였다.”며 “음식점에서 양복 저고리를 벗어놓고 같이 밥을 먹었는데 집에 가서 옷을 벗어보니 안주머니에 수표가 들어 있었다는 정도는 기본에 속한다. 아마 화장실 간 틈을 이용해 걸어놓은 양복 주머니에 돈 봉투를 넣어둔 모양”이라고 전했다.  그는 “돈 빼가는 소매치기는 들어봤어도, 돈 넣어주는 소매치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 대단할 따름”이라며 “쇼핑백과 사과상자를 밥 먹는 사이 자동차 트렁크에 넣어두는 기술도 이 분이 개발했다고 하지만 이는 저작권을 주장하는 분이 여럿 계시므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 전 의원은 이 글에서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노무현 전 대통령이 들어선 이후 핵심 측근인 안희정을 감옥에 넣어가며 불법 정치자금의 고리를 끊도록 한 것은 누가 뭐래도 잘한 일”이라며 “그러나 작금의 검찰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의 친구와 형, 측근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을 보면 정치적 의도가 있는게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고 주장했다.그는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정치인들이 도덕적으로 완결된 사람들은 아닐지라도 돈 문제에 관한 한 한나라당에 비해서 깨끗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뒤 한동안 여의도와 거리를 뒀던 우 전 의원은 지난달 17일 블로그를 열고 정치 이야기를 시작했다.이후 2일 현재까지 2만 347명의 방문객이 찾아오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유시민 “어떻게 보면 4·19와 비슷한 상황”

    유시민 “어떻게 보면 4·19와 비슷한 상황”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부를 향해 “법률로 헌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독재자 부활의 첫 징조”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참여정부의 핵심 인사였던 유 전 장관은 저서 ‘후불제 민주주의’ 출간에 발맞춰 기획된 전국 순회 강연의 일환으로 26일 부산대 성학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작심한 듯 현 정권을 겨냥한 비판을 신랄하게 쏟아냈다.  그는 “민주주의가 독재로 회귀할 때 법으로 현존 권력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고, 맹목적으로 추종하게 하는데 지금 법치를 잘못 사용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공복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법을 안 지키면 재미없다.’고 말하는 발칙한 망동을 하며 국민이 집단으로 누리는 권리를 떼법으로 간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가 독일 나치정부와 똑같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부가 법률과 행정권으로 헌법을 무력화시키는 것을 보면 그 전조처럼 보인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거액의 청탁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환경재단 최열 대표를 예로 든 그는 “대통령의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의 사소한 잘못도 탈탈 터는 것은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장관은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와 관련,”현 정부가 무슨 정치적인 이익을 노리고 전 정권을 겨냥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표적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그는 “민주당이 결코 잘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야당을 거꾸로 매달아서 옥죄는 것은 전형적인 공포정치에 불과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의 거침없는 비판은 촛불 시위 관련자 기소,일제고사 거부 전교조 교사 파면에서부터 최근의 YTN 노종면 지부장 구속과 제2롯데월드 인허가까지 현 정권의 정책 전반을 아울렀다.  그는 “우리는 대통령에게 헌법에 나와 있는 권한을 5년간 위임했는데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면 전권을 무제한적으로 위임받은 것처럼 한다.”며 “대통령이 계속 헌법을 무시·유린하고,무력화해 다음 선거 때까지 기다릴 수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이어 “대통령과 정부가 헌법을 짓밟으면 좌시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지금은 어떻게 보면 헌법을 잘 지키자고 일어난 4·19때와 비슷한 상황이다.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인내심을 막다른 골목까지 몰고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연차 리스트’에 대한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측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노 전 대통령의 입’으로 불렸던 유 전 장관이 전면적 비판에 나서 주목된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최태환 칼럼] 속도전과 화이부동

    [최태환 칼럼] 속도전과 화이부동

    이재오씨 귀국이 임박했다. 지루한 유랑 생활을 청산한다. 그는 지난 설 명절 백두산에 올랐다. “이명박 만세”를 외쳤다고 전한다. 정권이 청사진을 막 펼쳐 보일 때 그는 떠났다. 지난해 봄이었다. 정권 1년 성적표는 초라하다. 각종 여론 조사가 뒷받침한다. 소리만 요란했다. 되는 것도 없고, 될 만했던 것도 좌절을 거듭했다. 그는 바깥에서 하릴없이 지켜봤다. MB정권 탄생의 1등 공신이었던 그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이 대통령은 지난 연말 “한국에서 함께 일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여권이 여전히 어수선하다. 대통령만 보인다. 국무총리도 없고, 국무위원·청와대 비서진도 보이지 않는다. 촛불위기, 용산참사의 와중에서도 책임지겠다는 당국자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여권에 스타 장관·정치인이 없다. 지난 정권에선 달랐다. 자칭·타칭 스타들의 부침이 두드러졌다. 대통령에게 계급장 떼고 토론하자는 이가 있었고, 고비마다 대통령을 몸으로 지키려는 복심이 줄을 이었다. 청와대·정부·민주당 곳곳에 포진했다. 이해찬, 김근태, 유시민, 문재인, 이병완, 김병준, 김창호, 김두관, 안희정 등등. 당시 한나라당은 “깜도 안 되는 인물들”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나 지금 여권 분위기나 면면과 비교하면 일당백의 전사들이었다. 소수 정권의 이념과 가치를 지킨 버팀목들이었다. MB정권이 1주년을 맞았다. 달라져야 한다. 대통령의 사람들이 변해야 한다. 청와대 참모와 측근들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 대통령 그림자에 숨어 안주하는 시스템으론 희망이 없다. 각자도생의 뒷궁리나 해선 정권에도, 그들에게도 미래가 없다. 앞장서야 한다. MB 전도사가 돼야 한다. 더불어 대통령의 ‘오버’, ‘과잉’을 제어하려는 노력은 있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1년 내내 ‘고언’보다 ‘부화뇌동’의 분위기가 앞섰다는 지적을 깊이 새겨야 한다. 대통령의 부정적 스타일, 부족한 이미지를 보완해야 한다. 대통령 말의 절제를 유도해야 한다. 대통령 혼자 모든 일을 챙기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대통령의 화법은 각론 제시형이라고 분석했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지적하고 언급한다. 정책 우선순위가 애매해졌다고 했다. 말의 권위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했다. 감동의 언어가 필요한 때다. 절제 속에 국민이 공감대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감화의 언어를 적절히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 내내 정제되지 않은 즉흥적 언어로 국민들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반면교사다. 고전에서 군주와 신하는 조화를 이루되 같아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대통령이 속도전을 주장할 때, 신하가 이를 찬양하면 ‘화’가 아니라 ‘동’이다. 공멸을 재촉할 수 있다. 앞서 나가려 할 땐 속도조절을, 속도가 느릴 땐 속도를 내도록 진언해야 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에서 온기를 느끼기 어렵다. 원칙, 법치, 실용의 지나친 강조 때문이다. 무미건조함만 부각시킬 우려가 있다. 국민정서, 눈높이를 감안하지 못한 정책, 타이밍을 놓친 인사 모두 대통령과 측근들의 ‘화이동’의 단면이다. 화이부동의 가치를 다시 생각할 때다. 그래야 정권이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정권의 지지 여부를 떠나 국민들이 편해지는 길이기도 하다. 최태환 논설실장 yunjae@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부메랑이 된 국무위원 청문회

    지난 2006년 2월 여야는 처음으로 국무위원까지 포함된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창과 방패로 부딪쳤다. 김우식·유시민·이종석·이상수·정세균 장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청문 대상에 국무위원을 새로 추가한 이유를 “인사 대상자의 의혹을 정밀하게 검토하고 본인 해명을 공개적으로 듣는 게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기본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야당의 정치 공세로 국정과 인사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장관으로서 자질과 상충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걱정도 나왔다. 여권 일각에서는 40대 기수론을 국무위원 청문회와 연결짓기도 했다. 당시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청문회를 의식해 상대적으로 윗세대보다 흠결이 적은 40대를 국무위원에 포진하면 40대가 국정 전면에 나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연스럽게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에게 시선이 쏠렸다. 이에 김부겸·송영길·이종걸 의원 등은 “40대 리더십이 유 후보자밖에 없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자신이 최종 승인한 인사청문회법으로 자신이 검증을 받은 케이스다. 산업자원부장관 후보자로서였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환영했다. 넉달 뒤면 지방선거였다.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요구하며 장외집회 53일 만에 국회로 돌아온 시점이었다.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초전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나라당은 청문회 결과 유시민·이종석·이상수 후보자에 대해 ‘절대 부적격자’로 낙인찍었다. 이상수 후보자는 10·26 재선거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기소될 가능성이 거론됐고, 유 후보자는 국민연금 미납과 이중 소득공제 의혹으로 궁지에 몰렸다. 이종석 후보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기밀문서 유출 논란에 휘말렸다. 한나라당은 정세균 후보에 대해 집권당 대표로서 사립학교법 처리를 둘러싼 국회 파행을 해명하지 않는다면 청문회에 응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청문회에서 부적격자로 거론되면 노무현 대통령은 내정을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청문회를 요식행위로 생각한다면 국민에 대해 옳지 못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3년 뒤, 여당이 된 한나라당엔, 쌍수를 들고 반겼던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부메랑이 됐다. 청문회의 서슬퍼런 칼날은 한나라당 대신 열린우리당의 후신인 민주당이 쥐게 됐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노 前대통령, 정세균 대표와 지난 8일 회동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지난 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찾아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회동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정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지역에서 치러진 ‘MB악법’ 결의대회에 참석한 뒤 이튿날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로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간 정도 진행된 회동에는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최고위원과 강기정 대표 비서실장, 김해을 출신의 최철국 의원 등이 함께했다. 친형인 건평씨 구속 이후 바깥 행사를 꺼리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형님이나 내 친한 사람들, 주변 사람들 모두 다 감옥에 갔으니 내가 대통령을 무사히 끝냈다고 할 수 있겠느냐. 순진한 형님 때문에 밖에도 못 나가고 있다.”며 불편함과 쓸쓸함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내가 세상을 바꿔 봤느냐, 권세를 누려 봤느냐.”며 착잡한 심경을 피력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정 대표는 “고통스럽다. 힘들다.”며 소수 야당 대표로서 어려움을 호소했고, 노 전 대통령은 “어려운 조건에서 고생 많다.”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은 한국의 오바마”라고 덕담을 건네자, 노 전 대통령은 “언어구사 능력이나 태도를 볼 때 나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민주당 이용섭 의원과 유시민 전 의원 등이 노 전 대통령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윤종훈 ② 진보진영의 할 일은 논쟁보다 선거연합 꾸리는 것

    이명박 정부가 많은 잘못들을 저지르고 있지만 감세 정책,재정개혁을 등한시하는 데 많은 이들이 특히 공분하는 것 같다.  =많은 지적이 있었다.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라고 한다.향후 진보진영의 모델을 논하기 전에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이 무엇인가.대공황 이후 경기불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딱하나다.서민과 중산층의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해 공공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명박 정부는 그런데 정확히 거꾸로 가고 있다.부자감세 때문에 이명박 정부 기간 누계 90조원 가까이가 날아갈 것으로 보인다.5%의 부자와 대기업들의 주머니로 들어간다.그로 인한 재정적 충격은 고스란히 서민과 중산층이 안게 된다.그만큼 구멍이 나니까.국채를 메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건설업자 배불리고 땅주인 배불리는 데 들어간다.정확히 거꾸로 가고 있다.  이 부분의 부작용은 오래지 않아 드러날 것이다.폐해를 국민들이 상당히 느낄 것이다.부자들의 감세와 서민들의 복지 축소를 연결해 적어도 정부여당 내에서도 정부 관료 안에서도 동의할 사람을 엮어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신자유주의의 철학적 기초에는 트리클 다운 효과에 대한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하지만 중산층이나 서민으로 흘러넘치기 보다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멀리 가볼 것도 없다.오바마노믹스도 내수를 확대하기 위해 트리클 다운과 정반대인 상향식 경제 모델을 좇고 있다.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여 경제성장을 이루고 고용의 기회를 늘려 미래를 보장하는 정책이다.그런데 이 정부 오바마노믹스도 가는 보편적인 길마저 외면하고 있다.  엄청난 파국이 예상된다.현재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4%나 7%로 보고 70조원 정도의 재정적자는 감수할 수 있다고 보는데 만약 우려대로 마이너스 성장이 된다면 끔찍한 결과가 초래된다.  국채 발행한다고 해서 민간투자가 느는 것이 아니라 위축된다는 것이 레이거노믹스의 교훈이었다. 그럼 이명박 정부가 왜 이렇게 한다고 보는지.  =정권으로서야 정치적 기반인 물적 토대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상위 5%만 똘똘 뭉치면 나머지 95%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확고부동하게 장기집권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직업관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지.  =2005년 재정부에서 감세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만들었던 이들이 3년 뒤 정반대 보고서를 냈다.관료들은 그런 존재다.학자들도 마찬가지다.죄다 침묵하고 있다. 그럼 방법은 진보진영이 권력을 장악하는 외에 없겠다.  =진보진영을 배후에 둔 민주세력이 10년 동안 정권을 장악했다.정권이 얼마나 좋은지 빼앗겨 본 지금에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고나 할까.열과 성을 다해 정권을 쟁취해야 한다.그런데 정권을 잡은 뒤 우리 노선투쟁,내부투쟁으로 ,무슨 주의다 무슨 주의다 갈라져 싸우는 동안 수구세력이 재정비할 수 있는 여유를 준 것이다.막상 10년 만에 정권을 빼앗기자,물론 정신 못차린 사람도 아직 있지만 권력이란 게 빼앗기고 나서야 바로소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게 된다.유시민씨 같은 이도 한나라 정권잡아도 뭐 얼마나 나빠지겠나 했다.나도 솔직히 이렇게까지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그네들이 정권 획득을 기화로 이렇게까지 엉터리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정권이 귀중한 것을 진즉에 알았다면 국민이 우리에게 준 소중한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허송세월한 죄과를 깨달아야 한다.  권력욕이 생겨야 한다.지금도 진보진영에는 뭐 정권 잡아도 그만이고 안되도 그만이고 하는 생각 갖는 이들이 있다.하지만 괴물과 싸우려면 괴물이 되어야 한다.운동하는 이들조차 선비 의식 갖고 점잖게 투쟁하겠다는 사람이 있다.상대가 칼을 들고 덤비는데 우리도 칼 뽑아 맞서야 한다.야성을 키워야 한다.권력욕으로 재무장해야 한다.현실정치를 통해 권력을 잡고 세상을 바로잡으려면 한다면 권력욕을 가져야 한다. 진보진영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가장 시급한 것은 교육에 대한 투자다.단순 복지의 차원이 아니라 미래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의미다.지식산업사회에선 사람이 곧 자산이다.모든 사람이 공평하고 동등하게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할 명분이 없다.  오바마노믹스가 어차피 그쪽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그 정도는 가자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많이 걷어 보편적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진보진영 안에선 재정 개혁이 미래의 기초를 세운다는 뜻에서 선복지 후증세 전략을 얘기하고 있다.안타까운 것은 노무현 정권 때 증세를 해야만 복지를 할 수 있다며 좋은 기회를 놓친 데 있다.그때 과감하게 복지 예산을 늘렸더라면,복지 예산은 특성상 한 번 책정되면 빼앗거나 줄이기가 쉽지 않다.왜냐하면 복지 예산의 혜택을 본 사람들은 그것을 빼앗아가는 데 저항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복지 예산을 과감하게 늘렸더라면 함부로 못 줄인다. 진보진영이 앞으로 10년 동안 해야 할 일을 정리한다면.  =진보진영이 혁명이 아니라 정치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겠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의 대한민국 체제를 인정하고 지금의 정치공간에서 사회를 바꾸겠다고 한다면,진보진영의 논리가 부족하거나 정책이 부족하거나 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나 그렇지 않다고 본다.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선 국민들에게 의미있는 정치세력으로 커야 한다.각각의 여러 다른 점들을 부각하고 논쟁을 통해 내 논리,내 정책이 더 이상적이라고 주장하고 논쟁하기 바쁘지,국민들에게 의미있는 정치세력으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역할들은 부족했던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정책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것은 밥 세끼 먹듯이 계속 해야 하겠지만 지금 부족한 것은 믿음직한 정치세력.세상을 바꿀 만한 능력이다.정치력의 핵심은 소통과 통합의 능력이다.과거에 논리적이고 원리주의적인 차이를 극복하고 지금의 정치공간에서 의미있는 정치세력으로 위치지워져야 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정치의 기본은 .적을 최소화하고 우군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지금 행태는 우군을 최소화하는 과거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정상적인 정치에서의 큰 공간을 차지할 수 있는 전략적 고민과 선택이 필요하다.  중국 공산당의 국공합작 전략과 논쟁 과정을 고민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겠다.적을 최소화해 조그만 세력이 몇 년만에 천하를 통일하는 세력으로 커나가는 방법,사상적 배경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자. 진보진영이 자기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 2010년 지방선거가 중요하다고 봤다.구체적으로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하나.  =진보진영의 문제는 정책과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력 부족이다.2010년에는 정책연합을 통해 선거연합으로 나갈 때 진보진영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포착된다고 믿는다.대선은 거대담론보다 지역적 생활정치 의제가 부각되는 선거다.진보세력 안의 담론적 차이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생활정치적인 의제가 많기 때문이다.이명박 정부의 ‘건설족’에 맞선 정책의제를 발굴해 후보를 단일화하거나 표를 몰아주면 큰 의미있는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 과정을 보면 이명박 정부의 조세 정책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문제점,부자감세,또 2%를 대변하기 위한 종부세 감세와 SOC 예산 증액,이로 인해 지방으로 내려가는 교부세를 줄여 교육이나 아동복지 감축으로 나타날 것이다.재정자립도가 안 좋은,가난한 지자체가 피해의 체감도도 더욱더 클 것이다.  너무나 자세하고 크게 나가면 진보진영 내부가 갈라질 수 있으니까.심플하게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만들자.예를 들어 재정투자는 교육,돈을 마련하는 것은 종부세 같은 부자감세,나아가 SOC 투자.그래서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에 대해선 보수진영이라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는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잠재력의 핵심이다.더욱이 모든 투표권자는 부모나 앞으로 부모가 될 사람이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에 반대할 사람은 보수진영 안에서도 많지 않을 것이다.또 우리나라가 투자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등록금과 사교육비 부담이 많다는 점도 모두 공유하고 있다.따라서 교육에 대한 투자를 예를 들어 핀란드 수준인 GDP의 2~3% 정도로 확보해야 한다.20조 예산을 추가 투자해야 하는 것이 입증된다.이런 논리를 제공해 국민의 동의를 얻으면서 이런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환경을 파괴하는 삽질 예산을 줄이고 이명박 정부의 부자 감세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려나가자.  이런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SOC 예산을 줄이고 부자 감세를 줄여야 한다는 의제가 각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지역적 의제를 개발해서 하나의 정책을 만든다면 MB를 제외한 모든 세력이 뭉칠 수 있고 선거연합 구도로까지 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 아팠던 일들을 들춰내지 말자.과거의 나쁜 기억들 때문에 큰 역사적 과제를 두고 또다시 갈라지는 일이 없도록 인간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이자.  그래서 진짜 정치를 하려고 하면 친목단체나 사적 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그런 곳에선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외면하면 그만이다.하지만 정치를 하려면 비록 마음에 들지 않지만 공동의 목표를 위해 공동의 적을 쓰러뜨리기 위해 일시적으로 중장기적으로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아마추어적 감정을 억제하면서 역사를 위해 뭉칠 수 있는 소통과 통합 능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국민들이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심플한 정책을 내세우고 과거의 안 좋은 모습을 털어버리고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재네들은 질서정연한 세력으로 자리할 수 있겠구나 믿음감을 주는 것이 2010년 지자체 선거가 될 것이다. 올해의 계획과 포부라면.  =개인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를 기본적으로 해결해야겠지만 2010년 선거연합을 위한 여러 일정들이 내부적으로 짜여지고 그걸 위해 도움을 주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옆에서 지원해주고 싶은 계획이 있다. 정리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동영상 편집 손진호 VJ nasturu@seoul.co.kr ●다음달 5일 서울신문에 게재되는 4회에선 이상이 제주대 의대 교수의 의료·복지 분야 청사진을 들어본다.
  • [신년 여론조사 (상)] “지지정당 없다” 53.8%… 정치 혐오증 극에 달해

    [신년 여론조사 (상)] “지지정당 없다” 53.8%… 정치 혐오증 극에 달해

    ■박근혜 10.2% 이회창 1.9% 정동영 1.2% 順 이번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하실 생각입니까.’라는 항목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2%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그 다음으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1.9%,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1.2%,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0.9%,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손학규 전 경기지사 각각 0.4%,김문수 경기지사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각각 0.2%,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0.1% 순으로 나타났다.이같은 결과는 현 시점에서 차기 대선의 대세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지지후보 없음’ 33.1%,‘모름·무응답’ 49.9% 등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아직 차기 대선이 자리 잡을 여유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다만 이번 조사에서 주목해야 할 사항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면서 경쟁 상대자 없이 독주체제를 구가하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위력이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다는 것이다.정치인의 이름을 불러주고 누구를 지지할지 물어보는 방식이 아니라,이름을 불러 주지 않고 주관적으로 물어본 결과 10% 정도만이 박 전 대표를 지지했다는 것은 아직 국민들의 인지 속에 ‘박근혜는 차기 대통령’이라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40대(11.0%),중도(10.5%),화이트칼라(7.0%),수도권 거주자(9.2%)에서 전국 평균 또는 그 이하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은 박 전 대표가 지난 대선 이후에도 여전히 외연을 확대하는 데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50대 이상 고연령층(14.9%)과 영남(15.9%),보수(16.3%)의 지지를 뛰어넘는 포용력을 보이는 것이 박 전 대표의 과제라 할 것이다. 특히 자신의 핵심 지지계층이 될 수 있는 여성층에서는 지지도가 9.1%로 남성(11.3%)보다 적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한편 한나라당의 또 다른 유력 대선주자인 정 최고위원과 젊은 세대를 대표한다는 오 시장,원 의원의 지지도를 모두 합해도 1%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한나라당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한나라당이 친이·친박의 견고한 계파 구조 속에서 여전히 변화와 개혁에 담을 쌓고 있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주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은 아닌지 반추해 봐야 한다. 진보진영에서는 정 전 장관,손 전 지사,강 대표,유 전 장관 등을 모두 합쳐도 3%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참담함을 넘어 절망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 사회에 진보층이 25% 정도 존재하고 있고,진보를 표방하고 있는 민주당,민노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의 지지도를 모두 합치면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개혁과 진보를 표방하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국민들의 가슴에 와 닿지 않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형준교수·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한나라 29.7% 민주 9.5% 민노 3.7%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 여야를 가릴 것 없이 현재의 정당들은 국민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3.8%가 지지정당이 없다고 밝혔다.국민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인 셈이다.전대미문의 경제위기 속에서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국회가 무법천지로 점철되면서 국민의 정치혐오증이 극에 달한 것으로 풀이된다.2007년 12월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조사에서는 무당층이 45.5%였지만 1년 만에 8.3% 포인트가 늘었다.무당층이 증가한 것은 각 정당의 ‘절대 지지층’이 급속히 이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동일한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해 높은 충성도를 보인 지지층이 대거 무당층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조사결과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을 지지한 국민의 36.6%가 무당층으로 돌아섰다.정동영 후보와 민주당을 지지한 국민의 46.4%도 무당층으로 이탈했고 이회창 후보와 자유선진당을 지지한 국민의 61.5%도 지지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이념성향이 뚜렷한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도 예외는 아니었다.지난 대선에서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고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을 선택한 국민의 31.3%,문국현 후보와 창조한국당을 지지한 국민의 30.8%도 무당층으로 이탈했다.한국 정당정치의 위기라 부를 만한다.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이 29.7%로 가장 높았다.이어 민주당(9.5%),민주노동당(3.7%),창조한국당(1.4%),자유선진당(1.3%) 순이었다. 한나라당은 대선과 총선의 승리로 외형적으로는 대승했지만 집권 초기 국정운영의 미숙함으로 1년 전 정당지지도 41.8%에 비해 12.1% 포인트나 폭락해 내재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정권교체에는 성공했지만 집권 초반 잦은 실정과 여권 내부의 암투,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동,경기침체 등으로 여당으로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에는 추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더욱 심각하다.1년 전 조사에 비해 2% 포인트 소폭 상승했지만,여전히 9.5%에 그쳐 10%대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여권이 실정을 거듭함에도 제1야당인 민주당은 반사이익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민주당이 대안정당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특히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에서 무당층이 63.3%로 가장 높게 나온 점은 민주당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민주당의 향후 진로에 대해 대안정당이냐,선명야당이냐를 놓고 치열한 고민이 예상된다. 충청권의 맹주라고 자처해 온 자유선진당은 충청지역에서 1.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텃밭에서 입지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자유선진당은 오히려 제주(9.2%)와 인천·경기(2.3%),강원(2.2%) 지역에서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다. 김형준교수·김지훈기자 kjh@seoul.co.kr ■중도 약진속 보수층 빠르게 감소 “중도 강화 속에서 보수가 침체되고 있다.” 이번 서울신문 여론조사에서는 한국 사회의 이념적 지형이 ‘중도가 강화되면서 진보와 보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거듭 확인됐다.과거에는 진보(40%)와 보수(40%)가 균등한 비율을 보이고 중도(20%)는 미약한 이른바 ‘쌍봉형의 이념 지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진보 25%,중도 40%,보수 25% 등 중도층이 두터운 ‘단봉형의 이념 지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이번 조사에서도 진보 25.0%,중도 39.5%,보수 26.2%의 분포를 보였다.특히 30대(54.1%),대재 이상 고학력층(44.3%),중간 소득층(45.3%),전문직(48.8%) 및 화이트칼라(50.2%)층에서 중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일반 국민의 이념적 성향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사항은 보수 세력이 10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고,총선에서 20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차지했지만,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보수층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2007년 12월 조사에서는 보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33.3%로 나타났지만,이번 조사에서는 26.2%로 7.1% 포인트 하락했다.반면 진보층은 같은 기간 24.7%에서 25.0%로 큰 변화가 없었다.중도는 36.1%에서 39.5%로 3.4% 포인트 증가했다. 보수 침체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성공의 위기’ 때문으로 보인다.보수는 정권교체를 달성한 뒤 추동력과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있다.사회의 다원화,시민 사회의 성장,새로운 안보 환경,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 등 급변하는 시대 환경에 대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일체감의 위기도 보수 이탈에 한몫하고 있다.보수 세력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2007년 대선,2008년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주요 현안에서 유권자들은 보수보다는 진보의 입장을 더 많이 지지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한마디로 일반 국민은 아직 보수 세력이 주장하는 가치에 대해 일체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보수의 심각한 분열이다.대선은 끝났지만 친이·친박 간의 여당내 파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두 세력은 ‘보수 정권 성공’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해 함께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상대방의 손실(실패)은 자신에게는 이득(성공)이라는 지극히 제로섬(zero-sum)적 시각에서 행동하고 있다.당연히 언제 분열될지 모르는 위기를 안고 있는 것이다.특히 지난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박근혜 전 대표의 친이 주류세력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결과적으로 영남 지역의 ‘이명박 정부 거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런 구조적인 요인들로 인해 국민들의 ‘보수 이탈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김형준교수·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MB, 박정희 닮고자 했지만 모습은 전두환”

    “MB, 박정희 닮고자 했지만 모습은 전두환”

    지난 18일 밤 방송된 MBC ‘100분 토론-2008 대한민국을 말하다’ 편은 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성토의 장’을 방불케 했다.이날 토론에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전병헌 민주당 의원,전원책 변호사,이승환 변호사,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가수 신해철,방송인 김제동 등이 출연해 현안들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제작진은 이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한 ‘이명박 정부 1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조사 결과 ‘잘못했다’는 평가가 49.7%인데 비해 ‘잘했다’는 평가는 6.5%에 그쳤다.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43.2%였다.2009년 전망에 대해서는 ‘잘할 것’이라는 응답이 40.8%, ‘잘못할 것’이라는 응답 21.8%, ‘보통’이 35.7%으로 올해 평가와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이 대통령 두뇌 속에는 삽 한자루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내년엔 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게 나타난 것은 잘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 아니라 ‘제발 좀 잘해달라’는 절박한 호소”라고 분석했다.  유 전 장관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환율 정책 등을 언급하면서 “그동안 이 정부가 아무 개념없이 막하는 것같다는 인상을 줬다.”고 비판했다.그는 “의사 결정할 때 국민 원하는 게 뭔지 들여다보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며 정부의 ‘불통’을 강조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도 “이명박 정부 1년을 돌아보면 ‘강부자’ ‘쇠고기’ ‘촛불’ ‘형님예산’ ‘금융위기’ 등으로 한해를 보냈는데 이는 총체적 난맥이자 총체적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무엇보다 분열주의적 통치 리더가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보수 논객들의 지적도 잇달았다.전원책 변호사는 “노무현 정권 1년 때 평가했던 것과 같이 이명박 정부 1년도 똑같이 혼돈·카오스 상황이며,이는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며 인사 난맥상,금융위기에 아무런 예측을 못한 관료들,말많은 대통령 등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이승환 변호사도 “국민에 불안감을 주고, 지지했던 사람에 실망주는 게 경제정책에 대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전 세계적 경제위기로 치부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부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은 진중권 교수였다.진 교수는 경제 위기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경제의 장기적 전망과 비전도 없고, 무엇보다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다. 경제를 예측해도 사법처리 얘기가 나온다.”고 비난했다.  진 교수는 이 대통령에 대해 “두뇌 속에 삽 한자루가 있다.”며 “마치 ‘계획은 내 안에 있으니 너희는 움직여라’라는 식”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그는 또 이 대통령의 행보는 “강림의 쇼”라면서 “정책은 사회적 합의와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이 대통령은)깜짝쇼를 한다.중소기업인 망년회에 등장하다가 배추사러 시장에 간다.사진 몇 장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내년엔 더 잘할 것”vs”위기감의 표출”  하지만 여당 인사들은 내년 전망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면서 앞으로 정부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잘했다와 보통을 합치면 49%다.이 정도면 기대하는 부분이 많다.앞으로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바로 반박에 나선 유 전 장관은 “여론조사 결과는 위안받을 결과는 아니라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안보·경제·민주주의의 위기’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 대통령은 국민이 경제를 살리라고 뽑아줬던 처음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유 전 장관의 발언에 제성호 교수는 “’민주주의의 위기’란 말은 동의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동방신기·비 아닌 국회가 19금(禁)”  신해철 씨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박정희의 모습을 만들려 했지만 지금 국민들이 보는 모습은 전두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신씨는 또 전날 국회에서 벌어진 FTA 단독상정 사태를 언급하면서 “동방신기와 비의 노래를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하고 있는데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 청소년들이 보기에 모범적인 모습은 아니다.”라며 “국회가 19금(禁)이다.유해단체로 지정해야 한다.”며 독설을 퍼 붓기도 했다.그는 “이명박 정부의 모습이 강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권위주의가 부활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김제동 씨는 논란이 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에 대해 “IT에는 하드(웨어)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 인간의 마음이 들어있다“며 ”민간에 맞겨도 우리 네티즌들이 다 소화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이날 방송은 전국 평균 가구시청률 6.7%(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2%대를 기록하던 평소 시청률을 두배 이상 뛰어넘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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