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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침몰 이후] 허술한 수색… 엉뚱한 곳에서 금쪽같은 시간 허비

    [천안함 침몰 이후] 허술한 수색… 엉뚱한 곳에서 금쪽같은 시간 허비

    침몰된 천안함의 함미가 침몰한 지 만 이틀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최초 사고 지점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곳이었다. 실종 승조원의 최대 생존기간이 69시간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해군이 아까운 시간 대부분을 엉뚱한 곳에 허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은 사고해역의 빠른 조류와 펄 등으로 시야( 視野)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해안은 간만의 차가 커 유속이 빠르다. 여기에다 사고 해역이 백령도와 대청도 중간에 위치해 조류가 더 빠르게 흐르는데, 이곳도 평균 유속이 3노트에 이른다. 3노트는 시속으로 환산하면 약 5㎞에 해당된다. 통상 다이버들은 유속이 1노트 이상이면 작업하기 힘들다. 여기에 펄 등으로 인해 시야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탁한 것도 함미 발견을 어렵게 한 원인이다. 해군과 실종자 가족의 요청으로 천안함 침몰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민간인 잠수부 홍웅(27)씨도 “바닷속은 흙탕물 때문에 앞이 거의 안 보였으며, 함께 들어간 파트너도 안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악조건을 감안하더라도 군의 어설픈 대응 때문에 함미 발견이 늦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정작 함미 부분을 처음 발견한 것은 군이 아닌 어선이었다. 군의 함미 수색작업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군은 함미와 함수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하자 28일에야 기뢰제거함(소해함)을 투입했다. 하지만 함정의 운항 속도가 느려 이날 저녁에야 현장에 도착했고, 소해함이 도착한 직후 민간 어선이 함미를 찾아내 군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때문에 사고 발생 뒤 바로 기뢰제거함이 투입됐더라면 보다 빨리 함미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기뢰제거함보다 성능이 떨어지지만 현장의 구축함 등이 음파탐지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물론 기뢰제거함의 음파탐지기는 일반 구축함에 비해 월등하지만 구축함의 음파탐지기로도 함미 같은 큰 물체의 대략적인 위치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런데도 군은 음파탐지기 대신 위치도 모른 채 무턱대고 해난구조대(SSU)를 투입했다.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아 헤맨 것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함미 두들겼으나 반응 없었다”

    “함미 두들겼으나 반응 없었다”

    천안함의 함미(艦尾)가 발견되면서 해군이 29일 오전부터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생존자는 확인하지 못했다. 군은 이날 밤 9시30분까지 실종자 수색과 함미 선내 진입 시도를 계속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군은 30일 새벽 2시쯤 수색을 재개했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은 오후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구조요원들이 바다 밑으로 들어가 함미 외부를 망치로 두들겼으나 안에서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해군은 46명의 실종자 중 30여명이 함미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존 가능성 점차 낮아져 앞서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은 필사적인 구조작업을 벌였다. 본지가 찾은 구조작업 현장인 백령도 서남쪽 2.7㎞ 해상에는 함미가 가라앉은 지점을 알리는 주황색 부표가 수면에 선명하게 떠 있었다. 해상은 쾌청했고, 바람도 거의 없었다. 군은 북서풍 10노트, 파고 1m라고 밝혔다. 수온은 3.9도로 무척 찼다. 거센 조류로 작업이 가능한 시간은 오후 2시, 오후 8시 두 차례. 촌음을 다투는지라 밤까지 기다릴 겨를이 없어 보였다. SSU 대원의 기지역할을 하는 4300t급 상륙함인 성인봉함과 잠수대원들을 지원하는 3000t급 광양함을 비롯한 3대의 구조함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다. 하늘에는 대잠헬기(LYNX) 한 대가 부유물을 탐색하기 위해 ‘윙∼윙’ 굉음을 내며 선회했다. 성인봉함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나온 SSU 대원 수십명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대여섯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대원들의 표정엔 긴장감과 비장함이 감돌았다. 바닷속은 30㎝ 앞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탁했다. ●선내 실린더 한 개 분량 산소 주입 하지만 대원들은 병사들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절박감에서 필사적으로 수색했다. 한 구조대원은 “물속 유속이 생각보다 빠르고 전방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작업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구조 현장에서 500m 떨어진 성남함에서 살아 있기를 바라는 실종자 가족의 마음은 타들어 갔다. “아들아, 조금만 참거라.” 한 어머니는 절규했다. SSU 대원들은 오후 8시13분부터 27분까지 선체의 벌어진 틈 사이로 실린더 한 개 분량의 산소를 주입했다. 함미 선실에 생존해 있을지도 모를 장병의 생존력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김상연 최재헌기자 carlos@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천안함 침몰 이후] 소나, 음파로 영상 구성… 바닥 물체도 확인

    28일 밤 천안함 함미(배꼬리) 위치를 확인해낸 음파탐지기 소나(SONAR)는 해저에 음파을 쏘고 반사돼 돌아오는 음파를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기기다. 옹진함이 보유한 소나는 우리 해군의 1000t급 이상 전투함들이 주로 수면 위 목표물을 탐색하는 것에 맞춰져 있는 것과 달리 수중의 바닥에 숨어 있는 표적까지 확인이 가능한 고성능 장비다. ●옹진함 소나로 함미 찾아 옹진함에 탑재된 소나의 경우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기뢰를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게 작동한다. 소나를 이용해 웬만한 해저지형은 스캔한 듯한 영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군은 이 같은 소나를 애지중지하고 있다. 29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소나로 확인한 함미 영상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하자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소나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밝히는 것은 군사적으로 의미가 있어 관련 소나로 발견한 영상 등에 대한 공개는 신중히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뢰처리기 조류빨라 기능 못해 무인기뢰처리기도 천안함 선체 탐색에 이용됐다. 여기에는 필요에 따라 수중카메라나 폭탄을 설치할 수도 있다. 특히 기뢰처리기에는 모함에서 조종이 가능한 로봇팔이 연결돼 있는데 이 팔은 기뢰를 발견하면 기뢰에 공기주머니를 묶어 수면 위로 떠오르도록 할 수 있다. 이렇게 떠오른 기뢰는 기뢰제거함에 탑재된 무기로 제거하게 된다. 이번에 해군은 함미 탐지를 위해 무인기뢰처리기를 바닷속으로 내렸지만 강한 조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장치를 통해 조종되지만 유속이 빠른 사고 해역에서는 무인기뢰처리기도 제 역할을 다해 내지 못한다. ●광양함, 12t 물체 견인백 갖춰 또 28일부터 구조현장에 투입된 광양함은 배 앞과 뒤에 각각 6.25t, 12.5t 크기의 크레인이 장착돼 있다. 크레인은 12t 무게의 물체를 인양할 수 있는 ‘견인백’을 갖추고 있는데 이 백에 공기를 주입함으로써 부력을 형성, 수면으로 부상시키는 원리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천안함 침몰 이후] “한계시간 다가온다” 살인조류 뚫고 함미 로프 연결

    [천안함 침몰 이후] “한계시간 다가온다” 살인조류 뚫고 함미 로프 연결

    군은 29일 하루 종일 천안함의 함미(艦尾·배꼬리)에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을 찾아내는 데 힘을 쏟았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을 비롯한 160여명 구조대원들과 한국군·미군의 구조함들은 빠른 유속에서도 쉴 새 없이 구조작업에 매달렸다. 구조대원들은 28일 밤 10시31분쯤 음파탐지기를 통해 함미의 위치를 확보했지만 침몰한 함미 부분이 어떤 모습으로 가라앉아 있는지를 최종 확인해야 했다. 가라앉은 함미의 형태를 확인해야 구조작업에 대한 작전을 세울 수 있고 그에 따라 최대한 효과적인 구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군은 이날 0시20분 무인카메라를 함미가 잠겨 있는 해저로 내려보냈지만 강한 조류와 부유물로 촬영이 불가능했다. 무인카메라 촬영이 수포로 돌아가자 SSU 요원들은 다시 선체에 접근해 수중카메라로 촬영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물속의 시계 확보가 어려워 결국 실패했다. 구조대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일단 어떻게든 구조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오전 9시 구조대는 본격적인 실종자 인명구조 및 선체 탐색작업을 위해 해저에 박혀 있는 함미 갑판 부위에 로프를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물살이 느려지는 시간대가 아니었음에도 작업을 강행한 것이다. 이날 물살이 느려지는 ‘정조’ 시간은 오후 2시와 8시였다. 군은 수중 조류가 약해진 오후 2시 SSU 요원들을 집중 투입해 선체의 실종자 생존 여부를 집중적으로 탐색했다. 함미에 공기가 남아 있다 해도 견딜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대원들은 침몰 함정 안의 생존자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판단, 정조 시간대와 무관하게 계속해서 또다시 잠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다. 백령도 근해의 조류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시간대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29일 오전까지만 해도 지난 사흘보다 높지 않은 1m의 높이의 파도가 쳤으나 물속 조류 속도는 전날보다 더욱 빨라졌다. 하지만 구조작업을 늦추지는 않았다. 실종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함미 쪽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되는 함수(艦首·뱃머리) 쪽에 대한 탐색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함미 쪽보다 적은 수의 구조대원이 투입됐지만 전날 오후 7시23분 침몰 위치를 확인하고 부표를 설치한 데 이어 이날 오전 구조대원들은 다시 잠수를 시도했다. 오전 8시13분 잠수에서 구조대는 혹시 모를 생존자와 선체 외벽을 망치로 두드려 통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구조대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점점 더 떨어지는 수온을 이겨내며 물속으로 들어갔다. 구조활동에는 우리 군의 광양함과 미군의 살보함 등 구조함과 우리 군의 탐색함인 옹진함 등 모두 15척의 군함이 지원에 나섰다. 또 사고 당시 생존자 구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해경 함정 6척도 투입됐다. 독도함도 이날 구조활동에 동참했다. 해난구조대원의 목숨을 건 구조작업을 돕기 위해 육군 특전사 요원 30여명도 합류해 탐색구조활동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30여명의 민간 잠수사들도 함미가 침몰한 인근 지역에서 혹시라도 있을 또 다른 실종자를 찾기 위해 쉼 없이 탐색작업을 벌였다. 국적을 넘고 민·군을 넘어 46명의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염원이 담긴 수색활동이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천안함 침몰 이후] “선미 아직도 못찾았다니”… 軍은 도대체 뭘하나

    [천안함 침몰 이후] “선미 아직도 못찾았다니”… 軍은 도대체 뭘하나

    군은 28일 실종된 46명의 장병에 대한 수색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고도로 훈련된 특수 잠수부대인 해군 해난구조대(SSU·Ship Salvage Unit)를 사고 해역에 투입해 탐색작업에 돌입했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군은 이날 오전 8시27분쯤 물살이 다소 잠잠해지자 해역에 즉각 요원들을 투입해 구조작업에 들어갔다. 조류가 멈춰 구조가 가능한 시간대는 오전 7시, 오후 1시, 오후 7시 모두 3차례로 시간별로 1시간 정도였다. 해군은 이날 모두 7회에 걸쳐 해난구조요원 수중 탐색구조 활동을 펼쳤다.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배 꼬리가 가라앉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오전 8시27분부터 오후 7시10분까지 모두 3차례 수색을 펼쳤지만 유속이 빠르고 해저 시계(視界)가 좋지 않아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 빠른 조류에다 개펄 형태의 바닥 때문에 탐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면 위 상황과 달리 바닷속 물의 속도가 빠르고 개펄 형태 바닥에서 올라온 부유물 등으로 물속에서 확보할 수 있는 시야가 ‘제로(0)’이기 때문이다. 뱃머리가 가라앉은 지점에서도 낮 12시52분과 오후 1시35분 등 모두 3차례 탐색 작업을 했지만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 군은 폭발 당시 해상에 가라앉은 배끝 부분의 정확한 위치를 식별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정밀 탐색하고 있으며 떠내려간 뱃머리 부분은 위치가 확인돼 인근에 대기하며 수색을 준비 중이다. 군은 당초 전날 오후에는 모두 3차례에 걸쳐 SSU를 투입하려 했으나 높은 파고와 거센 물살로 투입하지 못했다. 군의 수색과는 별개로 정부와 군당국이 사고 관련 정보에 대한 공개를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와 군 당국은 사고 원인과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정보부서에 근무했던 영관장교 출신의 한 인사는 “구조된 장병들 중 장교들에 대한 모든 조사가 이뤄졌을 텐데 사고 원인을 선체 인양 뒤로 미루는 것은 납득이 잘 안된다.”고 말했다. 실종 장병의 가족들은 1분 1초를 아까워하며 수색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별다른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다. 사건 초기에 군당국은 사고 사실 정도만을 확인해 주고 생존자 일부를 통해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부실한 설명회를 갖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실종 장병 가족들은 군이 사실을 숨기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사고 원인이 제대로 밝혀진 뒤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한 지휘책임도 이어질 전망이다. 사고 발생 직후 함장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부터 천안함 지휘라인의 사고대응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게 불가피하다. 또 함장의 사고 보고 후 해군 지휘부의 구조작업에 대한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도 평가받게 된다. 그러나 해군을 비롯한 군은 현 상태에서는 지휘책임을 묻는 것보다 실종자 구조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찾아내는 것이 지휘책임을 묻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에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오늘 1만4000t급 독도함·美구조함 투입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군의 실종자 수색작업이 28일 이어졌지만 사고지점의 유속이 빠른 데다 바닷속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군은 이날 수색작업을 위해 구난함인 광양함(3000t급)을 사고 현장에 배치했다. 실종자 수색을 위해 민간인 다이버들도 참여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이날 제주함 등 초계함 세 척이 천안함의 구명복과 안전모, 부력방탄복 등을 해상에서 회수했다고 밝혔다. 29일엔 실종자 수색작업에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1만 4000t급)과 미 해군 구조함이 투입된다. 군 관계자는 “진해에 있는 독도함을 침몰 사고 해상으로 긴급 투입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독도함은 29일 밤늦게 서해 백령도 인근 사고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도함은 사고 해상에 정박해 ‘모항’(母航)으로서 탐색·구조 작업을 총괄 지휘할 것”이라며 “독도함에는 고속단정을 실어 현장을 수시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7월 취역한 독도함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취역 이후 처음이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동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달 초 실시된 독수리 훈련에 참가했던 미 해군 구조함이 내일(29일) 아침 9시에 도착, 구조작업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그는 선체 인양작업과 관련,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민간 크레인을 이용해 인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사고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내용이 나오는 대로 한 점 의혹 없이 모두 다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되, 섣부르게 예단해서는 안 된다. 예단을 근거로 혼란이 생겨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선규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자 구조다. 실종자들이 살아있다는 믿음을 갖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면서 “현장상황이 어려운 것을 알지만 가능한 조치를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실종자 가족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헤아려 진행상황을 소상하게 설명하라.”면서 “필요 이상 불안이 생기지 않도록 모두 각자 위치에서 흔들리지 말고 임무를 수행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실종자가 나왔지만 해군의 초동대응은 잘됐다고 생각한다.”면서 “피해는 말할 수 없이 안타깝지만, 그나마 초기대응이 잘 이뤄져서 더 큰 피해를 막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 관계자는 사고원인과 관련,“내부폭발, 외부공격 등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있지만, 폭발 직전까지 아무런 특이정황이 없었다는 보고로 볼 때 외부 공격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국방위는 29일 오후 2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사고 원인 등에 대한 조사 내용을 듣는다. 김성수 오이석기자 sskim@seoul.co.kr ●특별취재팀 정치부 김상연차장 오이석기자 사회부 김효섭 정현용 안석 최재헌 이민영 김양진 윤샘이나기자 사회2부 김병철부장급 김학준차장 사진부 이호정차장 정연호기자
  • [천안함 침몰 이후] “물살 가장 빠른 ‘사리’ 시기… 수중탐색 어려워”

    고도의 훈련을 받은 해난 구조대원조차 침몰된 천안함 선체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침몰된 천안함의 사고 원인을 밝혀내고 실종자를 수색하는 데 절대 필요한 수중탐색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빠른 조류 상황에서는 수중탐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30년간 선체수색과 인명구조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온 전직 해군 해난구조대원 이모(51)씨는 28일 “스쿠버는 조류속도가 1노트(시속 1.8km) 이상이면 자신의 몸을 통제하기 어렵다.”며 “현재 사고해역의 조류속도는 3노트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자나 실종 승조원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은 이해되지만 빠른 조류에서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이들도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문제는 백령도 근해의 조류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시기라는 것. 사고 해역은 지난 23일 조류가 느리고 약한 ‘조금’이 찾아온 뒤 점점 유속이 빨라져 30일께 물살이 가장 빠른 ‘사리’를 만난다. 다음달 6일쯤 돼야 수중탐색의 적기로 불리는 조금이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이씨는 사고해역 바닥이 진흙탕을 일으켜 시계가 좋지 않은 상황도 해난구조대의 수색을 더디게 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 구조대원들은 이런 상황에 대비, 눈을 천으로 가리고 수중탐색하는 훈련을 받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1993년 10월 전북 위도에서 침몰된 서해페리호 사고 때에도 수중 시야 확보가 어려워 손으로 선체를 더듬어가며 시신을 인양했다는 것이다. 이어 “사고 해역은 수백t 무게의 선체 일부가 조류에 밀려 수 마일을 이동할 정도로 조류가 빠르기 때문에 민간구조단체나 자원봉사자들이 파견돼도 물살을 이겨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선내에 있던 시신 대부분을 수중탐색으로 찾아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서해페리호 침몰사고 발생해역과 초계함 침몰해역의 수심이 비슷하다.”며 “다만 당시에는 백령도 근해보다 조류 영향이 적어 사망자를 찾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살아만 있어다오”…구조 오늘이 고비

    “살아만 있어다오”…구조 오늘이 고비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 온 국민의 간절한 염원이 통할 수 있을까. 지난 26일 오후 9시25분쯤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이 백령도 서남쪽 1.8㎞ 해상에서 침몰한 지 이틀이 지났으나 군의 구조작업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종자가 대부분 있을 것으로 보이는 선미 부분은 아직 확인조차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오후 3시쯤 천안함 선체에서 장병들의 휴대전화 발신음과 전화가 걸려왔다는 희망섞인 말도 나돌았으나 사실을 확인한 군은 휴대전화 통화설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오전 8시27분부터 오후 7시57분까지 6차례의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성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성우 합참공보실장(대령)은 “천안함이 침몰한 바닷속이 유속이 빠르고 뻘(개흙)로 되어 있어 시계 제로(0) 상태”라며 “선미 부분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수는 사고지점에서 7.2㎞ 동남쪽 해상까지 밀려왔다. 박 실장은 “침몰지점 서남쪽 28.8㎞ 지점에서 구명의 상의와 안전모 등 천안함의 유류품을 발견했다.”면서 “선수부분에 위치표식 부이를 설치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은 침몰 후 진행된 지지부진한 수색작업에 분통을 터트렸다. 전문가들은 선체 안에 물이 차지 않았다면 최대 69시간 정도 생존가능하다고 본다. 살아있다고 해도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셈이다. 전함의 경우 한 곳에 물이 새더라도 전체가 침수되지 않도록 통로와 구역마다 이를 막는 격벽이 설치돼 있다.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에는 100개의 크고 작은 격벽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침수를 막기 위해 마련된 격벽으로 침수를 차단할 경우 실내에 공기가 남아 있어 일정 시간 동안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군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밀폐가 가능한 곳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승조원이 21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기 중에 17~25% 정도 포함돼 있는 산소가 7% 수준으로 떨어지면 위험해지는데, 해군은 21명이 통상적으로 호흡하는 양을 토대로 최대 69시간은 생존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문제는 이들이 생존해 있더라도 격벽으로 차단된 실내의 침수 여부가 중요하다. 이들이 물속에 있다면 체온을 빼앗겨 그만큼 생존 기간이 단축된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이날 백령도 사고해상의 수온은 3.7도로, 이 정도의 온도를 가진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면 빠르게 저체온증이 나타나 1~3시간이면 사망할 수 있다. 하지만 사병들의 침실이 있는 선미쪽이 큰 폭발로 두동강이 났으며, 이후 불과 2분만에 가라앉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침실에 물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한 분석만으로 실종자들의 생존여부를 단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선체 크고 두동강 나 이르면 새달말 인양

    천안함 침몰의 정확한 사고원인을 분석하려면 선체 인양이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천안함은 역대 발생한 해군 사고 중 선체 규모가 가장 큰 데다 두 동강으로 나뉘어 선체 인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군은 서해 백령도 서남쪽 1.8㎞ 해상에서 침몰한 1200t급 초계함 천안함 인양이 적어도 20~30일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28일 “침몰 초계함은 선체 규모가 비교적 큰 편이어서 인양하는 데 적어도 20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게다가 해군 자체 크레인선으로는 1200t급인 천안함 인양이 불가능해 민간의 3000~5000t급 크레인선을 이용해야 한다. 또 앞서 2002년 6월29일 제2차 연평해전에서 북한군의 기습 공격으로 침몰한 참수리 357호는 선체규모가 130t에 불과했지만 침몰한 지 17일 만에야 인양된 점을 고려할 때 천안함 인양에 걸리는 시간은 이르면 4월 말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게다가 사고 해역 해상의 유속과 파도, 깊이 등을 고려할 때 최적의 해상 날씨를 선택해 인양작업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높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사고 선체 인양 절차는 크게 세 단계다. 우선 수면속 지질과 유속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선체를 빠른 유속에서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 준비 단계다. 이후 해난구조대원 등 수중 작업 전문가들이 직접 선체의 무게를 지탱하는 체인을 바닷속에서 선체에 감아 크레인에 연결한다. 이후 크레인선은 조류의 흐름이 빠르지 않은 시기를 이용해 선체를 들어올려 바지선 위에 올리고 이동시키게 된다. 직접 수작업을 통해 이뤄지는 체인 연결 작업은 바닷속 지질과 유속이 성공의 주요 변수다. 체인을 연결하는 작업이 성공하더라도 수면 위의 바지선까지 크레인선을 이용해 끌어올리는 작업이 이뤄지지만 유속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선체가 두 동강으로 나뉘어 있어 두 차례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인양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천안함은 참수리 357호와는 달리 뒤집힌 채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인양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지난 27일 국회 국방위에서 “크레인이 천안함을 인양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끝난 뒤에 정확한 인양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보고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부산 폐교에 해양레포츠스쿨

    부산시가 도심 속 폐교에 종합 해양레포츠 체험장을 조성하는 등 청소년 해양 레포츠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부산시는 지난 2004년 폐교된 강서구 봉림동 해포 분교에 ‘(가칭)부산 해양레포츠스쿨’을 조성한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26일 부산시청에서 허남식 시장과 설동근 부산시 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칭)부산 해양레포츠스쿨 조성’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해양레포츠스쿨이 들어서게 될 해포분교는 건물 4개 동이 있으며, 학교 바로 인근에 서낙동강이 있다. 서낙동강은 수심이 얕은 데다 유속이 완만해 해양스포츠 교육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부산시가 사업비를 부담하고 시 교육청은 부지를 제공한다. 시 관계자는 “해양레포츠스쿨이 조성되면 초·중·고 학생 시절부터 해양레포츠와 접할 기회가 제공돼 청소년들에게 바다와 강 등에 대한 친밀감을 보여 주는 등 청소년 해양문화 정신 함양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는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장비보관소·탈의실·샤워실 등을 갖추고, 학교와 강 입구까지 슬립웨이를 설치한다. 오는 7월 공사에 들어가 내년 6월 개장할 예정이며, 운영성과 등을 분석한 뒤 숙박시설과·야영장·야외공연장 등도 설치하는 등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부산시는 해양레포츠 기반시설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등 부산을 해양레포츠 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 성덕주 체육진흥과장은 “그동안 수영만 요트경기장이 바다 중심의 대표적인 한국의 해양스포츠 메카로 자리 잡았다면 앞으로 바다와 서낙동강이 만나는 천혜의 기반시설을 갖춘 강 중심의 해양 레포츠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떠나볼래요 | 삶과꿈 에세이] 자전을 꿈꾸는 자전거

    [떠나볼래요 | 삶과꿈 에세이] 자전을 꿈꾸는 자전거

    토요일 아침 6시 30분. 자전거를 끌고 혼자 길을 나선다. 식구는 모두 잠들어 있다. 나만의 시간 속으로 잠행한다. 저녁때까지 자전거가 이끄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 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수 있는 자발적인 시간이다. 탄천은 잉어들의 천국이다. 잉어들은 죽비를 내리치듯 물의 등짝을 철썩 후려치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함은 물과 같다는 깨우침을 터득하기 위해 노자는 얼마나 강물을 응시했을까? 나도 노자보다 깊은 철학을 얻을 수 있을까? 이제부터 자전거의 시간은 시침으로 돌아가지 않고 물의 흐름으로 돌아간다. 유속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가는 것이다. 이른 시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징검다리 위에서 국민체조를 하는 아줌마를 본다. 물의 흐름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표정이다. 물소리 덩굴이 그녀를 담벼락처럼 타고 올라가 휘감고 있는 듯이 보인다. 징검다리 주변의 여울에는 송곳 같은 모서리로 쌓아올린 기묘한 돌탑 수십 기가 그저 새끼손톱보다 좁은 면적으로 아슬아슬 닿아 있을 뿐이다. 야탑역에서 실개천을 따라 상류로 오른다. 중탑과 상탑을 지나고 도촌동을 빠져들어서 모리아산 기도원 뒷길로 접어든다. 바퀴의 팽팽한 공기가 자갈과 잽을 날리고 발길질을 한다. 갈마치고개에 오르자 광주는 물론 이천까지 시야가 확 트이고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진다. 눈동자를 파먹을 듯이 날렵한 햇살이다. 콧잔등의 땀방울이 햇살을 사방으로 파열시킨다. 백여 미터 내려가자 산허리를 끝없이 휘감고 도는 임로(林路)가 나타난다. 여기가 바로 태재고개까지 왕복 오십여 리 하이킹코스다. 이 임로를 달리면서 자전거는 온전히 늑대가 되고 외로운 야생이 되곤 한다. 자전거가 달릴 때 비포장도로의 표층에 깔린 회색빛 자갈에서 돌의 울음이 들린다. 계곡과 능선의 너울에는 아침 햇살의 미묘한 스펙트럼이 신기루처럼 펼쳐져 있다. 수많은 식물과 산짐승의 눈동자 속으로 흘러들어 갔을 색깔의 마술을 바라보면서 도시락을 먹는다. 내가 싼 도시락에는 장조림과 생마늘과 고추장과 계란프라이와 우엉이 섞여 있다. 맑은 고량주 한 잔을 곁들인다. 운이 좋으면 즉석에서 산두릅이나 옻순을 따먹기도 하고 산도라지를 캐먹기도 한다. 아침을 먹고 나서 본격적으로 임로를 달린다. 몸이 휘청거리고 숨결이 거칠고 큰 호흡이 목구멍에서 쏟아지면서 한참을 달리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어느새 자전거가 굴러가는 속도에 몸의 혈액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다. 자전거와 몸은 그림자와 본신처럼 서로 애달파하는 형영상린(形影相燐)이 되어 있다. 바큇살이 닿는 모든 언저리는 유역이다. 자전거가 기억하는 길을 몸도 기억한다. 자전거가 제 몸에 새긴 지도는 내 몸에도 새겨진다. 크지 않은 능선이지만 수십 개의 골짜기를 거느렸고, 임로는 수시로 깊이 휘돈다. 산등성이를 휘돌 때 임로의 후미가 보였다가 숨어버리고, 전방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면서 자맥질을 계속한다. 바람이 뒤따라온다. 바람이 앞질러 간다. 연두빛 바람이었다가 연노랑 바람이기도 하다. 바람은 나를 찾아 멀리서 달려온 존재 같다. 바람은 나를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산을 헤매고 다녔을까. 바람은 실존이다. 살아 움직인다. 울기도 한다. 사실 바람은 지구 자전의 산물이다. 지구의 자전과 자전거는 무슨 관계일까? 자전거 바퀴는 바람을 닮았다. 바람이 자전거 바퀴의 타이어 안에 팽팽하게 갇혀 있다. 산허리를 빙글 도는 일은 여러 위험 요소가 있지만 초보자도 갈 수 있을 만큼 평탄한 길이다. 산들바람과 함께하는 길이다. 능선과 나란히 뻗은 길이다. 수많은 갈림길을 거느린 길이다. 시야가 뻥 뚫린 길이다. 산 아래 국도를 질주하는 차량의 소음이 기어오르다가 뒤돌아선 길이다. 오후가 되면 넓은 역광과 산그림자가 드리우는 길이다. 오후 네 시가 넘어 수만 기 무덤 사이로 천천히 회향한다. 어느 때는 수백 개의 묘비를 읽느라 몇 시간 지체하기도 했던 길이다. 어느 때는 소나무 그늘이 드리운 무덤의 잔디밭에 누워 두어 시간 곤한 잠을 자기도 했던 길이다. 무덤은 마치 캠핑장에 쳐놓은 텐트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전거가 흘러 다닌 궤적을 따져보니 집에서 직경 20㎞를 벗어나지 않았다. 집 주변의 산길을 하루 종일 헤매고 다닌 것이다. 이것도 방랑이고 여행이라고 해야 하나? 순환의 첫 자리로 돌아가는 자전거는 술 취한 김유신을 애인 천관녀의 집으로 모시고 간 애마처럼 나를 집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다. 이러다가 어느 날 자전거는 아주 멀리 떠날지도 모른다. 어느 날 갑자기 나의 자전거는 주인에 대한 최선의 예우를 꿈꾸며 몽골 초원을 지나 고비사막으로 떠날지도 모른다. 글_ 장인수 시인
  • [발언대]‘보=수질악화’는 옳지 않다/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학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발언대]‘보=수질악화’는 옳지 않다/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학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4대강에 설치될 보(洑)가 수질을 악화한다는 주장이 환경단체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보를 건설하면 유속이 느려져 조류 번식이 증가하고 오염물질이 침전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질이 나쁜 것으로 알려진 낙동강 하구언의 경우 보를 건설한 후 거의 6년 동안 수질 변화가 없었다. 팔당호도 비슷하다.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오염물질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면서 오히려 수질은 좋아졌다. 수질은 수량과 오염물질의 부하에 달려 있다. 4대강 살리기는 수량을 확보하고 오염물질의 부하를 감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호수는 침전된 조류가 부식하면서 수질오염을 야기하지만, 댐이나 보 건설로 형성된 호소수(湖沼水)는 비가 내리면 침전된 조류가 쉽게 씻겨 내려간다. 따라서 한국 지형에서는 보나 댐을 건설한다 하더라도 수질 악화를 초래하지 않는다. 매년 정기적으로 자동청소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조류 번식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그렇다. 자연하천도 자연적으로 조류가 번식한다. 세계적으로 많은 하천들이 경제적, 사회적 목적으로 수세기 전부터 호소수화됐다. 북한강도 1970년대 중반부터 9개의 호소수화된 하천이다.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와 같은 유기물질의 유입을 통제하고 조류 번식의 주 원인인 인의 유입을 줄이는 대책을 수립하면 된다. 얕은 물에서 사는 동식물은 오히려 갈수기 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사멸된다. 보와 댐을 건설해서 하천유지용수를 지속적으로 방류하면 이러한 동식물이 늘 번성하게 된다. 천연적으로 한국의 하천은 생태계를 살리면서 최대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인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선진국은 하천을 최대한으로 이용해 국민복지를 향상시키고 경제발전도 이룩하고 있다. 한국의 환경·토목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최첨단의 기술로 4대강을 살려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생태계도 활성화시킨다면 미래는 보다 밝아질 것이다.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학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 신곡수중보 이전 논란

    다양한 생태계 보고로 알려진 장항습지는 수중보 이전설치 논란으로 수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한창 공사 중에 있는 경인운하를 한강과 연결해 배가 다닐 수 있으려면 김포대교 아래의 신곡수중보를 14㎞ 아래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기도와 김포시는 수중보 이전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에 환경단체와 고양·파주시는 수중보를 하류에 설치할 경우 장항습지가 60% 이상 사라져 생태관광이나 보호지역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1987년 설치된 신곡수중보는 퇴적작용으로 인해 거대한 습지를 형성했기 때문에 통수 단면의 축소, 김포쪽 제방 쇄굴(유속으로 교각주변 흙이 사라지는 것)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한강 물길의 복원, 치수 안정 등을 위해 수중보 이전을 건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인운하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수중보 이전 문제가 고개를 들자, 고양지역시민사회연석회의는 장항습지를 지키기 위한 ‘고양시민 1만명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초기 진화에 나섰다. 16일 고양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천문학적 숫자의 펄콩게와 갯지렁이가 갯벌과 수질을 정화하는 자연의 콩팥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강 하류 쪽에 다른 수중보를 건설해 물을 가두면 갯벌이 사라져 버드나무 군락과 수많은 생명체들도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한국 두바이’ 꿈꾸던 해남 블랑코비치 가보니

    ‘한국 두바이’ 꿈꾸던 해남 블랑코비치 가보니

    지난 12일 따가운 초여름 햇살이 내리쬔 전남 해남군 ‘블랑코비치’ 해수욕장. 화원관광단지 안에 자리한 동양 최대 규모의 인공 해수욕장은 스페인어 블랑코의 ‘하얗다’는 뜻과 거리가 멀었다. 바닥은 거무튀튀한 뻘만 드러낸 채 모래의 흔적만 남았고, 길이 800m, 높이 1.8m의 수중보에는 푸르스름한 빛을 띤 바닷물만 가득했다. 곳곳에 나뭇가지와 돌멩이가 나뒹굴고 진입로 야자수마저 잎이 빨갛게 말랐다. 주민 김모(60)씨는 “수십억원이 투입된 인공해수욕장이 개장 1년 만에 폐허나 다름없이 변해버렸다.”고 걱정했다. 14일 전남 해남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시범 개장한 전남 해남군의 인공해수욕장 ‘블랑코비치’가 폐허로 전락해 당초 ‘한국의 두바이’로 선보이겠다던 야심찬 계획이 빛을 바래고 있다. ●수중보가 해류 막아 녹조현상 키워 한국관광공사 서남지사는 수중보를 쌓아 조석 간만의 차를 극복한 국내 최초의 인공해수욕장인 블랑코비치 해수욕장에 운영상 문제점이 드러나 정식 개장을 미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정됐던 정식개장은 최소 2~3년 미뤄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조기 폐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블랑코비치 해수욕장은 관광공사가 화원관광단지 착공 14년 만에 내놓은 첫 성과물이다. 관광공사가 해남군 화원면 하봉리 일대 해안가에 인공해수욕장을 착공한 것은 지난 2007년 초. 24시간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수중보를 설치하고, 썰물 때 바닥이 드러나는 1㎞ 길이 해안가에는 13만㎥의 가는 모래를 깔았다. 모두 83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에만 무려 40여만명이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현재 모습은 지난해 ‘한국의 두바이’라 부르던 때와는 대조적이다. 가는 모래를 부어 조성한 인공 모래사장은 바람과 파도에 유실됐고, 해수 유통이 원활치 않아 수중보 안의 바닷물은 녹조현상을 빚고 있다. 이곳을 다녀온 이모(29·광주 서구 치평동)씨는 “화장실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불편했다.”며 “왜 서둘러 개장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해남군 관계자도 “관광공사가 당시 서남해안 개발계획인 J프로젝트 등과 연계해 민자유치를 앞당기기 위해 그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해수욕장 시범 개장이 투자유치를 위한 미끼였다는 지적이다. ●최대 인공해수욕장 올 개장 포기 해수욕장이 자리잡은 화원관광단지는 관광공사가 2011년까지 1조 8000억원의 민자 유치를 통해 508만 4000㎡ 부지에 골프 리조텔, 마리나, 해수욕장, 호텔, 펜션 등 각종 레저 시설을 짓기로 한 곳이다. 골프장 등 일부 시설은 최근 개장했다. 관광공사측은 해수욕장 시범개장 결과, 하수처리 용량과 편의시설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관광공사와 해남군은 “샤워장과 하수종말처리장 등을 완벽하게 갖춘 뒤 정식 개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하루 이용객이 1만명에 이를 때도 샤워실과 화장실은 불과 수백명이 이용 가능한 수준이었다. 해남군은 해수욕장 개장이 미뤄짐에 따라 이곳을 자연발생 유원지로 운영할 것을 관광공사측과 합의한 상태다. 일각에선 이곳이 애초부터 해수욕장 부지로 적합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장진호 목포대 해양자원학과 교수는 “이곳은 ‘파랑작용’보다 ‘조석작용’이 우세해 해수욕장으로 개발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꼬집었다. 조석작용이 우세하면 해안 수중보 인근에서 밀물과 썰물의 유속 차이가 커져 해안쪽 모래가 먼바다로 휩쓸려 나간다는 것이다. 사라진 만큼의 모래가 다른 곳에서 유입돼야 하지만 뻘밭이라서 그런 작용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모래선택이 잘못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인근 하봉리 이장 이병길(52)씨는 “해수욕장 인근을 지날 때 가벼운 모래가 바람에 날려 육지로 흩어지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해안쪽 모래는 이미 뻘과 뒤섞여 사람이 지나가면 발목이 빠질 정도다. ●민자유치 당기려 시설 못 갖춘채 문열어 전문가들은 모래를 깔려면 바다 먼 곳으로부터 자갈·굵은모래·가는모래 순으로 배치해야 물빠짐도 좋고 조석 차이로 휩쓸려 나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관광공사 서남지사 김광식 과장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겠다.”며 “개장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완벽한 준비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해남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황석영 작가의 ‘알타이문화연합’/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황석영 작가의 ‘알타이문화연합’/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몇년 전부터 중앙아시아에서 온 교환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나로서는 한국의 기업들이 이 지역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고 또 여기 지역민들에게 한국이 ‘기회의 땅’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압축성장을 통해 적빈의 고단함을 오래전에 벗어난 우리가 또 이렇게 여겨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일러 ‘세상의 배꼽’이라 불리는 이 지역 출신 어린 학생들에게 하지만 나는 자주 이런 말을 한다. ‘한국을 조심하라!’ 대륙과 해양에 걸쳐 있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이 우리에게 치명적이듯이, 유라시아 대륙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이 지역의 지정학 역시 이들에게 운명적인 것이다. 우리가 이 지역에 숟가락 하나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몽골에 대한 관심 역시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묘하게도 부시 정부 당시 네오콘의 중국위협론과 맥을 같이한다. 9·11 테러를 계기로 역사상 최초로 중앙아시아에 군사적으로 진출한 미국은, 이어 중국위협론을 내세워 중국포위에 나선다. 그리고 부시의 대테러전쟁에 적극 참여한 몽골은 이후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였다. 공교롭게도 이 무렵 한·몽골 국가연합 혹은 연방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고 지난 대선 때는 이명박·박근혜 후보, 그리고 최근의 뉴라이트 일각까지 모두 한·몽골 연합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낸 바 있다. 황석영 작가의 ‘몽골+2코리아’ 혹은 ‘알타이문화연합’론은 위와 적어도 그 흐름은 같이한다. 물론 황 작가의 단상을 그 무슨 ‘론’으로 정리하는 것도 우습고 어울리지 않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 맥에서 보자면 그렇다. 차이를 찾자면 뉴라이트 등의 ‘한·몽골 국가연합’과는 달리, 황 작가의 그것은 ‘남북한+몽골’이라는 점이다. 나아가 그의 ‘남북한+몽골’론은 중앙아시아가 보태져 ‘알타이 문화연합’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도 다르다. 여기서 일상적으로 좀 낯설기조차 한 ‘알타이’의 등장은 우리말이 알타이어족에 속하기 때문이다. 해서 찾아보니 알타이어족이 서로는 터키, 동으로는 일본까지, 중국을 빼고 실크로드 전역에 걸쳐 있다. 굳이 인종으로 나누면 튀르크족, 몽골족, 만주-퉁구스족, 한민족 등이 눈에 띈다. 그래서 알타이문화연합을 제대로 하자면 중국, 인도 등을 제외한 터키에서 중앙아시아 대부분을 거쳐 러시아 일부, 만주, 한반도, 일본열도 정도가 그 범위에 든다. 하지만 황 작가의 구상은 여기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만만한’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소위 ‘자원부국’이 주로 언급되는데 모르긴 해도 현정부 자원외교 코드를 감안한 것일까. 이 구상의 ‘지적 소유권’을 따지기 전에 나로서는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고 매우 황망했음을 밝힌다. 그도 그럴 것이 작가적 상상력의 자유속에 무엇이 불가능할까. 하지만 그것이 국제정치적 현실과 만날 때 정치권력의 지원이 없이는 처음부터 모든 것은 실현불가능하다. 정치가 현실인 이상 하늘이 두 쪽 나도 정치는 문학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방법은 문학이 정치가 되는, 곧 권력화되는 도리밖에 없다. 그리고 대개 이는 ‘훼절’로 나타난다. 나아가 대중이 작가에게 기대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속깊은 관찰과 애정이다. 그러나 황 작가의 국제정치 프로젝트에서 드러나는 것은 자원에 대한 권력의 욕망과 자본의 상업주의, 그리고 신식민주의가 아닐까. 차라리 외세와 저발전에 고통받는 중앙아시아 민중의 인권, 유목생활과 휴대전화의 기괴한 만남에 대한 통찰, 그 속에서 붕괴되는 전통과 공동체, 아시아 소수민족의 문화와 이들 문화의 ‘다양성’이 갖는 에너지와 역동성, 바로 이를 위해 아시아인의 만남이, 그리고 연대와 평화가 필요함을 역설했다면 그는 굳이 누추한 변명의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게다. 만일 그랬다면 나도 ‘알타이문화연합’에 평생회원으로 가입했을 게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 옹진 덕적도에 조류발전단지

    인천 옹진군 덕적도 앞바다에 대규모 조류발전단지가 조성된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 한국남동발전, 인하대 등과 공동으로 덕적도 인근 해상에 8000억원을 들여 조류발전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오는 29일 이들 기관과 양해각서(MOU)를 맺는다. 포스코건설이 설비 제작과 단지 조성을, 한국남동발전이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맡고, 인하대는 기술자문 등을 지원한다. 내년 중 사업을 시행할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고 행정절차와 설계 등을 거쳐 2012년 착공, 2016년부터 발전기를 가동할 방침이다. 조류발전은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자연파괴와 탄소배출 등이 없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부상되고 있다. 인천시가 덕적도 일대의 조류발전사업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비용편익(B/C) 비율이 1.2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덕적도와 소이작도, 대이작도 일대의 해류 유속이 초당 3m 전후로 경제유속인 2m보다 높아 조류발전이 적절해 200㎽ 4개 단지를 조성하면 연간 61만 3200㎽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인천 전체 연간 총전력사용량 1816만 5000㎽의 3.2%에 해당되며, 93만 3000가구의 17%인 15만 861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기존 연료 대체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유연탄 21만 2642t, 중유 12만 6511t, 액화천연가스(LNG) 10만 1414t의 대체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발전연료 대체효과를 통해 연간 72억원의 이산화탄소 배출권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조류발전은 해남 울돌목과 하동 발전소 방수로, 삼천포 화력발전소 방수로에 25㎾∼1㎽의 소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2009 녹색성장 비전]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 vs 한국 울돌목 조류발전소

    [2009 녹색성장 비전]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 vs 한국 울돌목 조류발전소

    해양은 세 가지 종류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바닷물의 흐름인 조류, 조수간만의 차이가 발생시키는 조력, 그리고 파도의 움직임이 만드는 파력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양 에너지원은 파력 6500㎿, 조력 6500㎿, 조류 1000㎿ 등 총 14GW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력 발전과 조류 발전은 모두 바닷물 속에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다. 다만 조류 발전은 바닷물 속에 터빈만 설치하는 반면, 조력발전은 바다를 제방으로 막은 뒤 제방 아래 터빈을 설치한다. 파력발전은 파도의 상하 및 좌우 운동을 전기에너지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 랑스강의 기적 │생 말로(프랑스) 이종수 특파원│”지난 40년 동안 바다가 제공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없이 전기를 생산해왔습니다.” 프랑스 전력공사(EDF) 관계자는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인 랑스 조력발전소에 대해 갖고 있는 자부심을 이같이 표현했다.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붐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조력발전소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발전 용량 240㎿, 연간 발전량 60만㎿h인 랑스 발전소를 현장에서 취재하기 위해 26일(현지시간) 오전 9시 파리를 출발했다. 자동차를 몰고 고속도로 A13, A14를 지나 3시간30분 정도 달리면 오른편으로 세계적 관광지인 몽셸 미셸 수도원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이곳에서 프랑스 북서쪽 끝을 향해 30분 정도 더 가면 조그만 항구 도시인 생 말로가 나타난다. 요새처럼 보이는 이 도시를 흐르는 랑스 강 하류가 대서양과 만나는 어귀에 랑스 조력발전소가 자리잡고 있다. ●332m 제방댐 年60만㎿ 발전 랑스 조력발전소는 얼핏 보면 그저 강과 바다를 막은 332.5m의 제방(댐)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수지 바닥에서 쉼없이 돌아가는 10㎿급 터빈 24개가 하루도 쉬지 않고 전기를 생산한다는 게 EDF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인구 23만명의 도시인이 소비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랑스 조력발전소의 탄생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는 1921년 조력 발전을 추진하기로 하고,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13.5m인 랑스 강 하구를 가장 유력한 지역으로 선정했다. 1925년 시공 계획을 세웠으나 재정 문제로 오랫동안 방치됐다. 그러다가 1961년 생 말로 재건 계획을 맡았던 건축가 루이 아르체가 랑스 조력발전소 시공을 지휘하게 됐다. 이후 6년의 공사를 거쳐 1966년 11월 발전소가 완공됐다. 그 결과 1억 8400만㎥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수지가 완성됐다. 총 공사 비용은 당시 화폐 기준으로 6억 2000만유로(물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2007년 기준으로 7억 4000만 유로, 약 9100억원)다. EDF 관계자는 랑스 조력발전소 건립 비용은 그동안의 전력 생산을 통해 이미 충당됐다고 말했다. ●발전비용 핵발전소의 절반 수준 랑스 조력발전소가 생산하는 1당 전력 요금은 0.12유로로 핵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가격의 절반 정도다. 또 이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력량은 인근 브르타뉴 지역 전력생산량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발전소 건설 이전에 전력 자급률 5%이던 브르타뉴 지역에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뿐만 아니다. 랑스 발전소의 건설로 주변지역은 관광지로도 자리매김했다. 해마다 세계 곳곳에서 30만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 가운데 7만명은 관광객이며 초·중·고등학생들도 많다. 또 제방이 둘러싼 랑스 강 하류 어귀는 요트와 카약 등 대표적 해양 레저단지로 자리잡았다. ●양미리·가자미 등 어종 사라져 그러나 발전소 건설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랑스 강의 생태계 문제가 제기됐다. 제방 건설 기간 동안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던 강 하구에 진흙층이 형성되면서 이곳에 서식하던 양미리·가자미 등의 어종이 사라졌다. 제방의 갑문을 통과할 수 있는 작고 날렵한 어종이 늘어나면서 어종 다양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썰물 때에도 빠져나가지 않은 물이 담수를 형성하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게 발전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결과 1980년대 초반에는 갑각류 47종과 어류 70종이 발견됐다고 한다. vielee@seoul.co.kr ● 울돌목의 희망 임진왜란이 막바지로 치닫던 15 97년. 백의종군 뒤 삼도수군통제사에 복귀한 이순신 장군은 남은 배 12척으로 적함 133척을 격침시킨다. 세계 해전사에서도 ‘기적’으로 평가하는 명량해전의 현장이 바로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 사이에 위치한 울돌목이다. 충무공의 승리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전투력을 만회할 수 있었던 울돌목의 빠른 물살 덕분이었다.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빠르다는 이곳의 유속은 최대 13노트(초속 6.5m 정도)나 된다. 눈으로 직접 보니 이곳의 물살은 마치 홍수가 난 것처럼 거세고 빠르게 흘러갔다. ●“가장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조선을 구한 울돌목이 기후변화 위기에서도 다시 한 번 한국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바닷물의 흐름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조류발전소’가 국내 최초로 이곳에 설치됐다. 500㎾짜리 터빈 2기로 400가구 정도가 쓸 수 있는 1㎿ 규모다. 조류발전은 자연적인 물의 흐름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댐을 지어 가둔 바닷물로 전기를 생산하는 조력발전과 구분된다. 따라서 저수지를 확보하기 위해 댐을 막을 필요도 없고, 선박 운항과 어류 이동 등도 비교적 자유로워 생태계에 악영향이 가장 적은 에너지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 에너지 14GW… 원전 14기 생산량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양 에너지원은 파력 6500㎿, 조력 6500㎿, 조류 1000㎿ 등 총 14GW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자력발전소 14기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다. 울돌목 시험조류발전소 명상진 소장은 “에너지 소비량의 97%를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해양에너지 자원개발이 필수”며 “조류발전이야말로 환경과 에너지가 공존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 생산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울돌목 조류발전소는 가로 16m, 세로 36m, 높이 48m에 달하는 1000t 규모의 철구조물이다. 그동안 거센 조류 때문에 두 번이나 설치에 실패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물살이 빠르기도 했지만 세계적으로도 조류발전소를 상용화한 사례가 없다 보니 겪게 된 ‘성장통’이었다. ●두 차례 실패 끝 어렵게 완성 2006년 설치 당시에는 울돌목에 도착한 대형 바지선이 표류해 싣고 오던 철구조물이 진도대교(높이 2 5m)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구조물이 떠내려가 엉뚱한 장소에 처박히기도 했다. 세 번째 도전에서는 갖가지 첨단 공법을 총동원했다. 조류에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바지선에 13t짜리 닻 6개를 매달아 고정시킨 뒤 와이어로 바지선을 끌어 울돌목까지 옮겼다. 설치공사 동안 철구조물이 조류에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900t에 달하는 콘크리트 블록 수십개를 구조물에 얹어두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노력 끝에 마침내 지난해 5월27일 설치에 성공해 현재 발전 효율을 검증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시험발전소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2013년까지 약 50㎿의 상용조류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매년 200억원의 원유수입 대체효과와 연간 7만 7000t의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진도 주변 해역인 장죽수도와 맹골수도에도 각각 10~20㎿, 20~30㎿ 규모의 조류발전소 건설도 추진하고 있어 조류발전분야 세계 최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조류 발전은 태양광·풍력 발전 등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 대규모 상용 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진도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충남 서산과 태안 사이 가로림만

    충남 서산과 태안 사이 가로림만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 놓고 서해안 지역을 유심히 보면 충남 서산과 태안 사이에 호리병 모양으로 쏙 들어간 곳이 눈에 띈다. 가로림만(加露林灣)이다. 숲에 이슬을 더해 주는 바다. 그 이름만으로도 안개 짙게 깔린 포구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내륙 깊숙이 들어온 바다 면적은 너른데 비해 입구의 폭은 2.5㎞에 불과하다. 때문에 간척사업의 유혹을 꽤나 받았을 법한데, 서해안의 크고 작은 만들이 육지로 바뀌는 와중에도 용케 살아 남았다. 호리병 주둥이를 따라 뭍 가까이 들어온 바닷물은 곧 호수처럼 잔잔해진다. 하지만 유속은 빠르다. 가로림만 북단을 막아 조력발전소를 세우려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까닭이다. 주민들의 의견은 찬반으로 갈린 상태. 평화로운 풍경 속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 하나가 숨어 있는 느낌이다. 사람의 일은 어찌 됐건 가로림만엔 봄기운이 가득하다. ■ 갯벌에도 봄소식… 썰물땐 거대한 진회색 평원으로 가로림만의 갯벌은 썰물 때면 거대한 진회색 평원으로 변한다. 동시에 바다 위 여기저기 떠있던 섬들은 갯벌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섬이 서산시 대산읍 웅도다.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질 때만 ‘유두다리’ 를 건너 들어갈 수 있다. 해안선 길이가 5㎞밖에 안 되는 작은 섬이지만, 물이 빠지면 광활하게 드러나는 갯벌이 장관이다. 거대한 갯벌의 바다가 새로 열린 듯하다. 이 기름진 갯벌에서 굴, 바지락, 낙지 등 다양한 갯것들이 생산된다. 대표적인 게 바지락이다. 바지락 어장은 갯벌 초입에서 500m~3㎞ 떨어져 있다. 거리가 멀다 보니 캐낸 바지락을 뭍으로 옮기는 것도 큰 일이다. 그 무거운 바지락을 이고지고 실어 나르던 주민들은 1970년대 초부터 소달구지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바지락을 가득 실은 소달구지가 갯벌을 가로질러 마을로 귀환하는 행렬은 웅도의 대표적인 풍경이 됐다. 주민들의 이런저런 애환이 담긴 풍경임에도 웅도의 이미지는 이처럼 서정적인 그림으로만 그려졌다.외지인들을 대하는 섬주민들의 표정은 그리 곱지 않다. 소 닭보느니만도 못한 듯하다. 거기엔 까닭이 있다. “와 봤자 쓰레기만 남기고 가는 사람들이 관광객덜이유. 주민들이 동물원 원숭이도 아닌데 사진만 찍으려 들고, 깔보는 말만 툭툭 내뱉는 외지인들이 뭐 좋것슈.” 윤병일 이장의 말이다. 찾아 와서는 가슴을 열지 않고 구경만 하다 간 뭍사람들에 대한 서운함이 무척 깊은 듯했다. 들물이 시작되고 바지락을 실은 소달구지가 갯벌 너머에서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갯벌 초입에 즉석 어판장이 형성된다. 소달구지 한 대에 80~100㎏의 바지락이 실려 있다. 1㎏에 1600원이니 한나절 작업에 16만원 안팎의 돈을 버는 셈이다. 하지만 간만의 차가 큰 사리 전후에만 어장에 물이 빠지기 때문에 실제 작업할 수 있는 날은 한 달의 채 절반에도 못 미친다. 소달구지가 늘어선 풍경을 볼 수 있는 날도 딱 그만큼인 셈이다. 웅도에 갇히는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반드시 물때를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대산읍사무소(041-681-8003)에서 물때를 알려 준다. 썰물시간이 일몰 이후인 경우, 거대한 뻘밭 너머로 해가 지는 장관과 마주할 수 있다. 가로림만을 사이에 두고 서산시 대산읍과 마주한 곳이 태안군 이원반도다. 태안반도 가장 윗쪽에 낚시 바늘 모양을 한 채 삐죽 솟아 있다. 이원반도 끝자락은 만대포구다. 태안읍에서 ‘태안의 땅끝마을’ 로 불리는 만대포구까지는 30㎞쯤 된다. 요즘에야 603번 지방도로 덕에 오가는데 별 어려움이 없지만, 예전엔 80리 가까운 길을 발품팔아야 닿았던 오지 중 오지였다. 하지만 안면도 등 태안의 관광명소들에 비해 개발이 더디게 진행된 까닭에 외려 호수와 같은 가로림만 풍경을 그나마 잘 간직할 수 있었다.태안쪽에서 가로림만과 만나려면 이원면까지는 가야 한다. 새섬리조트가 있는 당산리 일대 바다는 마치 항아리처럼 파여 있는데, 바닷물과 뭍이 둥그렇게 경계를 이루는 곳에 해안도로를 조성해 놓았다. 잔잔한 바다가 꼭 거대한 호수를 보는 듯하다. 이원면 관리에서 원북면 학암포 방향으로 난 이원방조제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뭍이 된 예전 섬들과 너른 들녘이 시원하고 장쾌하다. 가로림만의 고즈넉한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만대포구다. 뭍에서 보는 가로림만의 끝이자 망망한 서해가 시작되는 곳이다. 적막할 정도로 조용한 서해안 특유의 포구 풍경이 잘 살아 있다. 버스를 타고 만대포구에 들어갈 때는 색다른 즐거움이 기다린다. 사라졌던 버스 안내양이 돌아와 “오라이, 스톱!”을 외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태안군이 안내양 제도를 부활한 것은 2006년. 주민 서비스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1개 노선에서 안내양 제도를 운영하다 승객들의 호응이 이어지자 천리포, 안면도 등 모두 4개 노선으로 확대했다. ■ 태안의 땅끝마을 만대포구… “버스 안내양도 만나보세요” 만대포구로 들어가기 직전 왼편 산등성이를 따라 가면 작은 구매, 큰 구매 등 아늑한 풍경과 만난다.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작은 구매 앞 바다에 떠있는 삼형제바위까지는 썰물 때 걸어갈 수 있다. 큰 구매는 만대포구에서 접근할 수 있다. 꾸지나무골 해수욕장도 잊지 말고 들르자. 요즘 잘나가는 ‘F4’ 뺨치게 잘 생긴 소나무가 빼곡하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서산나들목→32번 국도→서산시→29번 국도→대산읍→오지리 방향 좌회전→3㎞ 직진→대산초등학교 웅도분교장 표지판→좌회전→웅도 순으로 간다. 이원반도는 대산읍→29번국도→일람사거리→634번 지방도 팔봉 방향→603번 지방도 만대방향 순으로 간다. ▲맛집: 대산읍 중왕리 왕산포구 우정횟집(662-0763), 이원반도 초입 원북면 원풍식당(672-5057) 등은 박속밀국낙지탕으로 소문난 집이다. 살짝 데친 낙지를 간장소스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은 뒤 다시 밀칼국수나 수제비를 넣고 한 소끔 더 끓여서 먹는다. ▲잘 곳: 웅도 내 두 집이 민박을 운영한다. 5만원 선. 681-8824,663-8916. 섬 초입에 바다사랑 펜션타운 등도 조성돼 있다. 웅도리 어촌계 663-8903. ▲둘러볼 곳: 웅도에서 나와 한적한 소로를 10㎞쯤 달리면 벌말(벌천포)과 만난다. 가로림만과 서해가 만나는 자리에 있는 작은 포구로 한적하기 그지없다. 썰물 때면 벌말 초입에 커다란 풀등(모래톱)이 드러난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새섬 초입까지 이어져 있다고 한다. 대산읍 벌천포 독곶리에 불쑥 솟은 황금산은 ‘가로림만의 망루’란 표현처럼 하산시 만나는 해안풍경이 빼어나다. 글 사진 서산·태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기고] 소하천 정비 등 물관리 근본대책 필요/최성룡 소방방재청장

    [기고] 소하천 정비 등 물관리 근본대책 필요/최성룡 소방방재청장

    ‘항한(抗旱·가뭄과의 싸움)공작’. 중국이 50년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아 가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인해 전 세계가 겨울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80년 만에 최악이라는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전국 곳곳에서 식수난 호소는 물론 산업용수 고갈 등으로 물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가운데 국가차원의 물관리 대책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 강수량의 3분의2가 여름철인 6∼9월에 집중되며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연평균 강수량의 20%만 내리는 등 불균등한 강수분포를 보인다. 이에 따라 여름철에는 홍수로 인해 매년 2조 700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정부 및 자치단체에서 매년 4조 2000억원의 복구비를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관리의 근원인 소하천은 재정사정이 열악한 시·군·구가 지정 관리하기 때문에 국가하천(96%)이나 지방하천(80%)에 비해 정비율(39%)이 매우 낮다. 따라서 소하천 정비율을 지방하천 정비율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국가적인 관심과 투자가 요구된다. 특히, 소하천은 주로 산지하천 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하상경사가 급하여 유속이 빠르고 산지부에서 발생한 토석류의 영향을 직접 받고 하천의 폭이 좁아 상류지역으로부터 수목 및 토석류 등에 의하여 홍수 범람과 유실피해를 많이 발생시킨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4대강 살리기’사업에 4대강으로 직접 유입되는 소하천을 포함하여 정비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제는 정부, 수자원전문가, 환경전문가, 자치단체가 힘을 모아 홍수·가뭄에서 벗어나 인간과 하천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다목적 하천정비를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하천변 침수위험 해소, 소하천 유역 농업용 저수지 개량과 홍수터 확보를 통한 저류기능 강화, 상류지역에 토사유입 방지를 위한 사방댐 설치방안 등 종합적인 홍수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그리고 관계부처 간 협의체 구성 및 역할분담을 통하여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효과를 높이고,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에 강한 국토로 체질을 변화시켜 재해예방 효과를 향상시켜야 한다. 둘째, 물 부족국가인 우리나라는 2011년 약 8억㎥의 물부족이 예상되지만 다목적 댐 건설의 반대 등으로 매년 가뭄 때마다 반복적으로 제한급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 하천의 협착부 제거 및 퇴적구간 굴착을 통한 하도정비와 저수지내 퇴적토를 준설하여 유효수량을 늘리는 한편 신규 댐 건설, 기존 댐 기능 조정, 농업용 저수지 개발, 천변 저류지 등 저류시설 확충으로 가뭄 극복을 위한 풍부한 수질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하천 내 수질을 자정하는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습지나 식물서식지를 만들고, 친수공간의 확충으로 홍수대처 능력과 함께 하천 생태환경개선을 통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시급하다. 이에 따라 국가하천이나 지방하천으로 유입되기 전 소하천부터 오염원을 제거하는 친환경적인 하천정비가 우선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4대강 주변 소하천정비사업이 잘 마무리되어 홍수와 가뭄에서 안전한 나라 건설은 물론 항상 깨끗하고 풍부한 물이 흐르고 우수한 생태환경 조성과 쾌적한 휴식공간이 제공되어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하천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한다. 아울러 이로 인해 파생되는 일자리 창출과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데 큰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성룡 소방방재청장
  • [문화마당] 너무 낡은 수중문화재 발굴 제도/김창규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재 관리학과 교수

    [문화마당] 너무 낡은 수중문화재 발굴 제도/김창규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재 관리학과 교수

    세계적으로 300만척이 넘는 난파선이 해저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자메이카의 포트로열은 1962년 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물 속에 잠겼다. 또한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등대나 흑해의 신석기유적 등 수많은 고대문명의 유적이 해저에 잠겨 있다. 수중은 육상과 달리 산소가 차단되어 유기물질의 문화재들이 오랜 기간 양호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 1975년 5월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방축리 앞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한 어부의 그물에 옛 도자기 몇 점이 걸렸다. 이것이 우리나라 대규모 수중발굴의 계기를 제공하였다. 1976년부터 약 9년에 걸쳐 문화재청과 해군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진 신안 방축리 수중발굴은 중국 무역선 1척, 동전 28t, 도자기 2만 2000여점 등의 유물을 세상에 드러내었다. 2000년대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에 의하여 최근까지 이루어진 군산 옥도면 십이동파도, 신안군 안좌도, 태안군 근흥 대섬 및 근흥 마도 수중발굴에서도 고선박 및 엄청난 양의 해저유물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수중문화재의 발굴은 육상의 토지 또는 건조물에 포장된 매장문화재의 발굴조사에서 요구되는 환경·인력·기술과는 다르다. 수중문화재의 발굴은 해수온도가 10℃ 이하에 이르면 잠수작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중문화재가 대거 분포되어 있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경우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정도의 작업이 가능하며, 유속이 4노트 이상일 경우 정조 때가 아니면 잠수작업이 불가능하여 밀물과 썰물 시간을 헤아리면 하루 1시간씩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의 작업이 가능하다. 또한 수중문화재의 발굴은 직접 잠수하는 잠수부와 수중탐사선 등 육상 매장문화재 발굴조사와 다른 인력 및 장비를 요구한다. 특히, 공해 및 배타적 경제수역에 분포되어 있는 수중문화재의 발굴은 인접국과 수중유물에 대한 관할권 분쟁의 가능성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1년 7월 유네스코 제31차 총회는 수중문화유산보호협약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문화재 발굴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학의 경우 육상 매장문화재의 발굴조사 이론·기법을 중심으로 수중고고학의 이론교육에 머물 뿐, 실질적인 수중잠수능력 및 수중탐사선 운용 등에 관한 실무교육은 전무하다. 또한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지표조사를 수행하는 전문기관인 문화재지표조사기관의 종류로서 육상지표조사기관과 수중지표조사기관으로 구분하여 해당 기관이 갖추어야 할 기준을 달리 정하고 있을 뿐, 수중문화재에 대해 육상 매장문화재와 동일한 발굴절차 및 보호를 규정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 심지어 문화재보호법의 분법작업 일환으로 제정하고자 2008년 5월16일 입법예고한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안)은 육상 매장문화재와 구분되는 수중문화재를 정의하고 있으나, 그 발굴절차 및 보호에 관하여는 육상 매장문화재와 동일한 규정을 두고 있다. 수중문화재를 직접 발굴하는 업무를 비전공자인 일반 잠수부에 의존하는 지금의 제도는 이제 변화하여야 한다. 따라서 문화재 발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은 수중문화재를 직접 인양·탐사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양성하여야 한다. 또한 육상 매장문화재와 동일한 발굴절차 및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지금의 수중문화재 발굴제도도 이제는 국제규범에 맞도록 제대로 정비되어야 한다. 김창규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재 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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