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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없는 유세] 朴 “네거티브 더이상 못참아”

    [주말없는 유세] 朴 “네거티브 더이상 못참아”

    박원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정책 대결에서 네거티브 대(對) 반(反)네거티브 공세로 선거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나라당의 각종 의혹 제기에 더 이상 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MBC TV 방송연설에서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이게 정상이냐. 새로운 시대를 두려워하는 낡은 시대의 마지막 몸부림”이라며 한나라당의 의혹 제기를 강력히 성토했다. 박 후보는 “오만한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을, 정치를 망치고 있다.”면서 “역사상 가장 추악하다는 네거티브에 참을 만큼 참았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단호히 맞설 뜻을 밝혔다. 앞서 오전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박 후보 측 선거대책위원장들은 안국동 희망캠프에서 ‘흑색선전 막말정치 추방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선거전에 대한 정면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욕하고 헐뜯는 흑색선전과 막말정치로 서울시장 선거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후보 측이 반네거티브전으로 선거 전략을 전환한 데는 TV토론을 포함해 한나라당의 전방위 의혹 제기로 표심에 적잖은 변화가 일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내세운 정책 대결 구도가 조명받지 못하고, 의혹에 대한 해명식 대응이 전략 부재로 비쳐진 것도 전략 수정의 이유다. 박 후보 측은 근거 없는 허위·비방 사실을 유포하는 정치인와 언론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키로 했다. 또 방송 연설과 유세장에서 네거티브 대 반네거티브 선거 구도를 이슈화하고,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성명 발표 등 반네거티브 선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이날 유세 행보도 MB심판과 한나라당의 낡은 정치 타파를 요구하는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주력했다. 박 후보는 오전 강서구에서 열린 호남 향우회 체육대회에 참석한 데 이어 민주당 구로을당원협의회의 ‘구로통합선대위 필승 결의대회’에 나가 지지를 호소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쉴틈없는 지원] 손학규, 향우회 체육대회서 “호남 결집” 호소

    [쉴틈없는 지원] 손학규, 향우회 체육대회서 “호남 결집” 호소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이후 첫 주말인 16일에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지원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일부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나라당의 네거티브를 낡은 정치로 규정하고, 지지층 결집과 젊은 층 표심 잡기에 사력을 다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안국동 선거캠프에서 선대위원장단 회의를 겸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게 드러났다. 시민들이 끄떡 않고 있다.”면서 “네거티브 캠페인을 펼치기 전에 대통령이 민생 살필 생각은 안 하고 퇴임 후 사저 마련이나 하고 있는, 그것도 국고로 하고 있는 행태부터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날도 박 후보 지원을 위한 강행군을 이어 갔다. 오전 8시부터 민주당 김희철 의원과 함께 관악산을 찾은 주말 등산객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를 부탁했다. 이어 박 후보와 함께 마포고등학교에서 열린 호남향우회 체육대회에 참석, 호남 출신 시민들을 상대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손 대표의 호남향우회 참석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세력을 모아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레이스를 펼쳐 보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손 대표는 이어 오후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동대문구 외대역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명동 일대를 돌며 지원 유세전을 펼쳤다. 대학로에서는 즉석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한 손 대표는 “박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리고 있지만, 바보스러우리만큼 덤덤하다.”면서 “네거티브 선거는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1] 달라진 선거 풍속도

    ‘낮게, 작게, 조용하게’ 서울시장을 놓고 접전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저자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 전체가 불신받고,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규모 유세를 벌였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우선 유세 차량이 바뀌었다. 나 후보 측은 마티즈 경차 48대를 서울 당원협의회에 한 대씩 배치했다. 과거에는 1.5t 트럭을 개조해 유세차로 썼다. 관악구갑 위원장인 김성식 의원은 14일 “한나라당이 초래한 보궐선거인 만큼 최대한 겸손하게 선거를 치르자는 의미로 경차 아이디어를 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시민후보를 자처하는 박 후보 측도 경트럭인 타우너와 라보를 개조해 유세차를 만들었다.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정책을 설명하겠다는 뜻으로 ‘구석구석 정책 카페’라는 이름도 붙였다. 주요 전철역에서 쩌렁쩌렁 울리던 확성기도 사라졌다. 두 후보 모두 시민들을 1대1로 만나 귀를 기울이는 게 더 호소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 후보 측은 ‘시민공감유세’, 박 후보 측은 ‘경청투어’라는 이름으로 시민과의 스킨십을 높이고 있다. 대신 후보들은 입보다 손이 바빠졌다. 트위터가 최적의 선거운동 수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최근 선거는 사실상 트위터 여론에서 판가름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과 의혹을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트위터만 보면 알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SNS) 싸움에서는 박 후보가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지만, 나 후보도 한나라당에선 알아주는 ‘트위터리안’이다. 박 후보와 나 후보는 이동 시간에 짬을 내 트위터에 시시각각 글을 올린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1] 박근혜, 또 하나의 격전지 부산에 그녀가 떴다!

    [서울시장 보선 D-11] 박근혜, 또 하나의 격전지 부산에 그녀가 떴다!

    10·26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을 위해 14일 부산을 방문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저축은행 부실 사태에 대해 “저축은행 대주주의 은닉 재산을 반드시 찾아내고 대출 자산도 철저하게 파악해 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동구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10여분간의 면담에서 박 전 대표는 함께한 국회 정무위원회 허태열 위원장, 이진복 한나라당 의원을 가리키며 “저를 만날 때마다 그 얘기를 한다. 어떻게든 결과가 잘 나오도록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수정·초량시장, 중구 장애인작업장 등 5곳을 한나라당 정영석 동구청장 후보와 동행했다. 격전지인 이곳에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싸늘해진 지역 민심을 달래고자 복지와 민생경제를 거듭 강조했다. 굵은 가을비가 퍼부은 궂은 낮씨였지만 파란 비옷에 우산을 직접 받쳐 들고 다니며 재래시장 상인, 노인,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의 얘기를 열심히 들었다. 조용한 유세를 위해 정의화(중구·동구) 국회부의장, 유기준 부산시당위원장과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만 동행했다. 앞서 첫 방문지인 자성대 노인복지관 5층 대강당에 감색 비옷 차림의 박 전 대표가 들어서자 70여명의 노인들은 “반가워 눈물이 납니다.” “너무 좋습니다.”라며 반색했다. 앞다퉈 악수를 청하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박 전 대표는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찡하다. 나라가 어려운 시절 못 먹고 못 입으며 헌신적으로 해주셔서 우리가 이만큼 살았다.”면서 “어르신들이 외롭고 어렵게 생활하셔서 국가가 많은 도움을 드려야 되는데 못 해서 늘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 복지 정책은 지자체 역할, 노력이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정 후보가 잘 챙기도록 제가 함께 좋은 정책을 만들어서 보답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수정시장에서는 점심으로 김밥집에서 2500원짜리 칼국수를 먹었다. 함께 밥을 먹은 부산시당 관계자들에게 “재래시장이 잘되면 경기가 잘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박 전 대표는 파란 비옷을 꺼내 입고 우산을 든 채 시장 투어에 나섰다. 우산을 써도 옷이 다 젖을 정도로 험한 날씨였지만 상인들 손을 일일이 맞잡고 허리를 깊이 굽혔다. 악수를 많이 한 탓에 오른손이 불편한 박 전 대표는 아픔을 애써 참으며 “제가 손이 아파 가지고… 왼손으로 하겠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부산시당위원장은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 박 전 대표 방문을 기점으로 우리가 유리하게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산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1] 펄펄 끓는 부산 ‘야구 사랑’ 유세

    부산이 뜨거워지고 있다. 부산 사람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정치와 야구가 함께 어우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함께 10·26 재·보선의 또 다른 승부처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부산저축은행 퇴출 사태로 상당히 험악해졌다는 부산 민심이 표출되는 첫 선거다. 16일부터는 프로야구 플레이오프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다. 부산 시민들의 롯데 자이언츠 사랑은 광적이다. 롯데가 플레이오프에서 SK 와이번스를 꺾는다면 선거일과 한국 시리즈(24일부터 시작)가 겹치게 된다. ●與, 지역 야구열기 활용 고민 동구청장 선거는 여야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리전 성격이 짙다. 한나라당 정영석 동구청장 후보 지원을 위해 14일 부산을 찾은 박 전 대표는 변함 없는 인기를 확인했다.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친박(친박근혜)계 유기준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방문으로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도 이날 부산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로 내려갔다. 문 이사장은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는 16일부터 본격적으로 민주당 이해성 후보를 도울 계획이다. 학창시절 야구를 했던 문 이사장은 경남고 후배인 고(故) 최동원 투수가 프로야구 선수협의회를 만들 때 법률자문을 해 준 인연이 있다. 야권의 또 다른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조국 서울대 교수도 부산 출신이다. 롯데 ‘광팬’ 조 교수는 최근 트위터에 “‘부산 갈매기’의 소박한 꿈 하나. 다른 ‘갈매기’인 문재인·안철수와 함께 사직구장 경기를 응원하는 것”이라고 썼다. 조 교수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플레이오프 입장권은 구하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는 꼭 현장에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야권 ‘광팬’인사 선거지원 주목 한나라당이 대부분인 부산 지역 의원들도 ‘야구 열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에 빠졌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다른 일정을 포기하고 사직구장을 한 번쯤은 찾기로 했다. 한 의원은 “부산 시민들의 축제를 야권 인사들이 활용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1] 박원순, 중구·신촌·대학로에 그가 떴다!

    [서울시장 보선 D-11] 박원순, 중구·신촌·대학로에 그가 떴다!

    박원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의 14일 유세는 대학생 등 젊은 층 표심 공략과 함께 ‘복지’ 정책 알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 후보는 “서울시 복지예산을 매년 3%씩 늘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년 뒤에 30%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회복지사 임금 수준도 일반 공무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빗속에서도 자정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이날 오전 서울 구로 가산디지털단지역 입구에서 경선 때 경쟁했던 박영선 민주당 의원 등과 출근길 인사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후 박 후보는 서울시 사회복지사협회가 주관한 ‘서울시장 후보자 초청 사회복지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당초 참여 의사를 밝혔던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전날 밤 급한 일정이 생겼다는 이유로 불참해 대결은 성사되지 못했다. 박 후보는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이며 이명박 정부의 복지 정책을 비판하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747’(7% 성장, 4만 달러 소득, 세계 7위 경제) 대선 공약을 언급하며 “747 공약을 냈을 때 스스로 부끄러웠다. 높은 소득 등은 목표가 아닌 수단에 불과하다. GNP, GDP 대신 행복지수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공짜 복지’ 공격에 대해선 “어떻게 공짜인가. 사회공동체 구성원들을 돕는 건 국가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찾아 종교계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연세대에서 ‘잘 지내나요? 청춘’이란 주제로 대학생들을 만나 일자리·주거·등록금 문제 등에 대한 문답을 주고 받으며 해결책을 모색했다. 젊은 층을 공략한 ‘경청 유세’는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의 마로니에 공원에서도 진행됐다. 방송인 최광기씨의 진행으로 열린 경청 유세에는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스마트 선거운동원들이 실시간으로 정책 제안을 온라인으로 취합, 분석하는 등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했다. 야당 대표들도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박 후보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동대문 경동시장을 돌며 상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오후 11시에는 ‘대합창’을 주제로 후보 방송광고를 촬영했는데, 이 자리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선대위원장들이 총출동해 공동 출연하기도 했다. 한편 박 후보 측은 오는 20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토론회를 제외한 다른 TV토론회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우상호 선대위 대변인은 “토론을 하면 하루를 빼야 하는데 나 후보는 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 등을 하면서 서울 전역을 돌았지만 정치 신인인 박 후보는 못 돌아본 지역구가 많아 전략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강남엔 왜 후보가 안보이나

    “강남도 서울인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의 동선(動線)에서 아예 제외된 듯한 곳이 있다. ‘강남’이다. 이번뿐 아니라 예전부터 선거 때만 되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여야 모두로부터 외면(?) 당하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야권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송파구의 가락시장을 찾은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박 후보 모두 강남 근처에는 발을 딛지 않았다. 나 후보가 ‘생활공감’ 행보로 각 분야의 정책을 발표했던 현장은 서울패션타운(동대문구), 광진노인종합복지관(광진구), 신림동 택시업계(관악구), 대림동 어린이집(영등포구), 방화동 방신시장(강서구) 등이다. 박 후보의 ‘경청투어’도 마찬가지다. 가산동 벤처기업(금천구), 홍은동 어린이집(서대문구)를 비롯해 구로구청, 노원구 시설관리공단, 성북경찰서 등을 찾았다. 행사를 비롯해 유권자들을 접촉했던 개별적인 일정에도 강남은 제외됐다. 후보들의 공약에 ‘강남·북 균형발전’ 방안은 필수다. 나 후보와 박 후보는 “자치구별 재정 불균형을 줄여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강북지역을 지원하는 방식을 두고 각론에서 차이가 날 뿐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담긴 속셈은 각각 다르다. 한나라당은 ‘부자동네’로 여겨져 온 강남지역을 선거기간 멀리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자정당’ 색깔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반면 야권에는 이곳이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회의감이 작용한다. 시끌벅적한 유세가 강남 스타일에는 맞지 않다는 각 캠프의 공통된 편견도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강남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한나라당 이혜훈(서초구갑) 의원은 “선거 때마다 강남 사람들을 몰염치한 것처럼 몰고가는 데 대해 자존심이 상해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 후보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도 “강남지역에서 박 후보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한나라당과 나 후보에 대한 비토가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재보선 선거운동 첫날 서울시장 두 후보의 컨셉트

    재보선 선거운동 첫날 서울시장 두 후보의 컨셉트

    ■나경원 ‘청취 행보’ 10·2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와 홍준표 대표의 동시 지원 사격을 받으며 유세의 첫걸음을 뗐다. 나 후보는 이날 서울 구로구 디지털산업단지와 재래시장을 오전엔 박 전 대표와, 오후엔 홍 대표와 각각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세 사람의 등장으로 한나라당은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등 계파를 초월한 이미지를 내세워 일견 총력전을 펼쳤다. 나 후보는 오전에 박 전 대표와 함께 서울관악고용지원센터와 벤처기업협회를 잇달아 방문하며 ‘청취 유세’를 펼쳤다. 구직자들, 벤처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충을 듣는 정책 행보였다. 나 후보는 오전 10시 30분쯤 감색 점퍼에 베이지색 바지 차림으로, 박 전 대표는 짙은 자주색 재킷에 검정 바지 차림으로 이보다 조금 일찍 센터에 도착했다. 센터 내 상담코너에 들어선 박 전 대표는 구직자들에게 “오늘 (나 후보와) 같이 나와 있는데 서울시 고용·복지 쪽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60대 구직 남성에게는 “우리 (나 후보)….”라고 말하며 손짓으로 나 후보를 소개하기도 했다. 청년실업프로그램 수강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 후보는 “전국 실업률보다 서울의 실업률이 높은 상황”이라며 “(실업률을 낮추는) 일자리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나 후보의 경쟁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전 대표는 소리 내어 웃으면서 “그동안 많이 보셨잖아요. 얘기 안 해도….”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특히 장애아동에 대해 힘썼던 따뜻한 마음으로 서울시정도 이끌 것으로 본다.”고 한껏 치켜세웠다. 곧바로 인근 마리오타워에 있는 벤처기업협회로 이동한 두 사람은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 엠텍비전 이성민 회장 등 벤처기업 대표 11명과도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뜻밖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게 패하며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내준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참석, 박 전 대표 및 나 후보와의 조우가 이뤄졌다. 박 의원은 두 사람에게 “제 지역구를 방문해 줘서 감사하다. 오늘 간담회 잘하고 가시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세 사람은 두세 마디 덕담을 나눴고, 박 의원이 먼저 자리를 떴다. 박 의원은 건물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벤처협회장을 소개시켜 주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돌아가고 ‘ㅁ’자형으로 마련된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간담회를 시작한 나 후보와 박 전 대표는 업체 대표들의 의견을 A4 용지에 깨알같이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인력운용 등 벤처기업 경영난에 대해 성토가 이어지자 때론 고개를 끄덕이고 때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나 후보는 “창년 창업뿐 아니라 노인창업,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멘토시스템에도 관심을 갖겠다.”면서 “시장으로서 할 수 없는 중앙부처 일은 박 전 대표가 잘 챙겨주실 거라 본다.”고 박 전 대표를 추어올리기도 했다. 오후 들어 나 후보는 홍 대표와 함께 구로2동 중앙시장을 찾아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홍 대표는 길거리 유세에서 “해방 이후 처음으로 여성 서울시장을 한번 만들어보자.”면서 “서울시장을 한번 만들어보고 내년에 여성 대통령도 만들 수 있을지 어떻게 알겠습니까.”라고 외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홀로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일대 카메라렌즈 제조업체 등 벤처기업을 도는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보다 자유로운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안녕하세요’라며 악수하고 얘기도 건네는 등 한층 적극적인 스킨십을 보였다. 구로기계공구산업단지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는 고충을 듣고 “나 후보가 같이 오지는 못했지만 제가 꼭 전달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박원순 ‘토크쇼 유세’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유세는 한마디로 이색적이었다. 카페 차양을 단 듯한 유세 차량과 CF송으로 친근한 시민 참여형 유세를 선보였다. 우렁찬 유세 음악으로 주위의 관심을 끌었던 기존 선거유세 방식과는 달랐다. 범야권 단일후보답게 선대위 출정식에는 손학규 민주당·이정희 민주노동당·유시민 국민참여당 등 야당 대표들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유명 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박 후보는 “정치에 염증 내는 대한민국 국민과 서울시민들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선거)모습에 반드시 감동할 것”이라면서 “10월 26일 기호 10번 박원순이 서울시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천명했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0시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첫 신고식을 하며 바닥 민심을 살폈다. 이어 오전 7시 30분 남대문 시장 인근의 지하철 회현역으로 나가 출근길 인사를 나눴다.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손 대표도 동행했다. 박 후보는 손가락 10개를 펴보이며 기호 10번임을 강조했다. 오전 9시 선대위 출정식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진행됐다. 박 후보를 비롯해 야당 의원들, 캠프 관계자, 지지자까지 150여명이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현장에는 소형 트럭을 개조한 일명 ‘카페 박원순’ 유세차가 등장했다. CF송으로 유명한 가요 ‘버블버블’을 개사한 로고송도 울려 퍼졌다. 박 후보의 유세차에는 한 전 총리를 비롯해 손 대표, 이 대표, 유 대표 등 야권의 대표 인사들도 올라 박 후보를 지원 유세했다. 선거기간 대여 형식으로 동원된 49대의 유세차량은 선거운동이 끝나는 오는 25일까지 선거운동원들을 태우고 서울 구석구석을 누빌 예정이다. 차량은 보통 선거에서 쓰는 1.5t 트럭보다 크기가 작은 ‘타우너’, ‘라보’ 차종을 개종했다. 높은 단상에서 후보자가 마이크를 들고 시끌벅적하게 유세하기보다 ‘길거리 토크쇼’를 하고 싶다는 박 후보의 뜻이 반영됐다. 연두빛 앞치마 유세복을 두른 박 후보는 “늘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해 왔기에 유세차도 작게 만들었다.”면서 “늘 낮은 곳에서 시민과 함께 있겠다. 모든 곳이 시장실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0년 너무나 고통을 안겨준 전시·겉치레 행정의 서울시정을 깨끗이 설거지하겠다. 이 옷을 입고 미래 서울을 요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유세차가 이렇게 아담하고 작을 것을 예상했느냐.”면서 “박 후보의 철학이 담긴 유세차”라며 소형 유세차를 자랑했다. 한 전 총리는 박 후보의 기호 10번을 무려 6번이나 언급하며 “박 후보가 당선되면 작은 복지가 실현된다. 손을 잡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시민들은 유세차에서 박 후보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기념 촬영을 하는 등 기존 유세장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을 연출했다. 박 후보는 유세차에서 시민들과 정책과 비전 등을 솔직히 토론한다는 계획이다. 오후 7시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박 후보에게 소망을 말하는 시민유세 ‘시민의 시장이다’가 진행됐다. 박 후보는 물론 손 대표와 유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까지 현장에 나타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지지를 당부했다. 문 이사장은 “선거판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원 유세를 하는 건 생전 처음”이라면서 “이번 선거는 순수하게 살아온 사람이 정직한 방법으로 정치가 가능한지 가늠하는 시험대다. 시민들이 박 후보를 지켜줘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소셜 네트워크 효과도 극대화했다. 트위터를 통해 현장 상황을 실기간으로 올리는가 하면 ‘원순닷컴’을 통해 온라인 칭찬댓글을 달고 선거현장에서 노래를 불러줄 ‘희망합창단’, 20~30대에 직접 정책 자문을 얻기 위한 ‘희망2030정책자문단’ 등을 공개 모집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아버지 꿈 서린 제1공단서 첫 지원행보

    아버지 꿈 서린 제1공단서 첫 지원행보

    ‘선거의 여왕’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년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표면적으로는 10·26 재·보궐 선거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차기 대선 행보의 ‘첫단추’를 꿰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박 전 대표가 13일 첫 선거 지원 행선지로 택한 서울 구로디지털산업단지에서 그 답이 보인다. 더욱이 이번 선거는 1979년 박 전 대표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10·26 사태’가 발생한 지 꼭 32년 만에 치러지는 것이다. 10·26 사태가 한국 정치의 큰 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면, 10·26 선거는 박 전 대표 본인의 대선 가도에서 크나큰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전 대표는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구로구 구로동 관악고용지원센터와 벤처기업협회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나 후보 등이 이곳에서 2~3시간여의 일정을 마치고 현장을 떠난 뒤에도 박 전 대표는 홀로 남아 단지 내 중소·벤처기업 등을 더 찾아 다녔다. 2007년 대선 이후 4년 만에 선거 지원에 나선 첫날부터 7시간의 강행군을 펼친 것이다. 박 전 대표가 이렇듯 첫 행보의 초점을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등으로 잡은 것은 ‘중소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이는 당이 범야권 박원순 후보를 상대로 펼치고 있는 네거티브 공세와 거리를 두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박 전 대표 본인의 비전을 제시하는 ‘대권 로드맵’을 그려 나가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이곳을 첫 선거 지원 장소로 잡은 것도 의미심장하다. 구로디지털산업단지의 옛 명칭은 ‘한국수출산업공업단지 제1단지’(구로공단)이다. 박 전 대통령이 1965년 우리나라 ‘제1호 공단’으로 지정한 곳이다. 사실상 ‘소리 없는 대선 출정식’이 이뤄진 셈이다. 게다가 구로디지털산업단지는 과거 굴뚝 산업의 중심지에서 지금은 벤처 기업의 요람으로 변신했다. 정보통신(IT) 분야 절대 강자이자 차기 대선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안철수 바람’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먼저 ‘하루 종일 구로에 있겠다’는 뜻을 표시했고, 이에 맞춰 일정이 짜여졌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선거 지원에 이어 14일에는 부산 동구, 15일 충북 충주와 충남 서산, 16일 경북 칠곡과 대구 서구, 17일 경남 함양과 부산 동구, 19일 강원 인제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의 향후 선거 지원도 ‘유세 활동’뿐만 아니라 ‘민생 탐방’에도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대규모 선거 유세보다는 조용히 현장을 찾아 유권자들을 만나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與, 박원순 학력·병역·이념 총공세-野, MB 사저·나경원 재산 집중타

    與, 박원순 학력·병역·이념 총공세-野, MB 사저·나경원 재산 집중타

    10·26 재·보궐선거의 법정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3일에 맞춰 여야는 총력전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비롯해 전국 42개 선거구에서 실시되는, 규모상 ‘중형급’ 선거지만 내년 총·대선의 지형이 걸려 있다는 무게감에 여야 지도부와 소속 의원 대다수가 선거 현장에 투입된다. 한나라당은 12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을 지역별 선거책임자로 임명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이 대구·경북·경남, 원희룡 최고위원은 서울, 남경필 최고위원이 부산, 김장수 최고위원이 강원, 홍문표 최고위원이 충청 등을 맡는다. 특히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선거 지원을 독려하기 위해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전원이 참석한 선거전략회의에도 자리했다. 박원순 야권 단일 후보의 학력, 병역, 시민운동 경력에 대한 검증은 물론 이념 성향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도 높이고 있다. 홍 대표는 “박 후보가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가 (북한을) 자극해 억울한 장병이 수장됐다’는 식의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면서 “과거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한 분이지만 이런 안보관, 국가관을 갖고 시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서울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최고위원들을 배치했다. 또 현역 의원들을 서울 지역 48개 당협별로 배정해 유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신축 부지 매입 문제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재산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해 나갈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후보는 당 소속 후보가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층을 설득해 투표에 참여하도록 하는 게 중요한 만큼 당 조직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대외적으로는 이번 선거를 이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한 심판론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이지만 여야 후보들은 이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공약을 발표했고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다. 토론회에 나서고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지역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렇듯 예비 후보자로 등록하면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더라도 선거일 120일 전부터 다양하게 선거운동을 벌일 수 있다. 후보들의 이러한 움직임과 맞물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선거 관련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다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만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 별도로 있다. 우선 현수막을 내걸 수 있고 선거운동원들이 거리 유세를 벌일 수 있다. 유세차도 동원할 수 있으며 신문, 방송, 인터넷에 광고도 할 수 있다. 장세훈·황비웅기자 shjang@seoul.co.kr
  • 朴心보다 安風? 선거 최대 변수

    朴心보다 安風? 선거 최대 변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관심거리 중 하나는 ‘박근혜 효과’와 ‘안철수 바람’의 파괴력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원 유세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 표명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얼마만큼의 뒷 바람을 안겨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것이다. 선거가 박빙으로 흐를수록 이 뒷 바람의 미묘한 차이는 선거 판도 자체를 가름할 결정적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서울신문·엠브레인 여론조사로 드러난 민심을 놓고 보면 ‘안풍’(안철수 바람)’이 ‘박풍’(박근혜 지원 효과)보다 위력이 클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표가 나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후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2.5%인 반면 ‘안 원장이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면 지지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6.6%로, 두 배 이상 많았다. 박풍에도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았거나, 안풍에도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을 응답자는 각각 95.2%와 89.2%였다. 안 원장의 행보가 향후 나 후보 지지층의 표심을 흔들어 놓을 잠재력이 그만큼 더 높음을 의미한다. ●중도계층도 안철수 영향력이 더 커 지지 후보별로 살펴보면, 기존 나 후보 지지자 중 박 전 대표 등장 이후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은 2.9%였고 변함없다는 응답은 95.4%였다. 원래 박 후보 지지층 중 후보를 갈아탔다는 답변은 1.7%에 불과했다. 박 전 대표가 선거유세에 나선다 해도 여권으로의 표심 이동은 상대적으로 적을 전망이다. 한편 나 후보 지지계층 중에서 안 원장이 박 후보를 지지하면 야권을 지지하겠다는 비율은 7.2%였다. 박 후보 지지의사를 철회하겠다는 유권자층은 기존 그의 지지층 중에서 5.1%를 차지했다. ●비투표계층 ‘안풍 효과’ 17.5% 이런 성향은 유권자의 이념성향을 놓고 보면 더 뚜렷해진다. 진보층 유권자는 물론 중도계층에서도 안 원장의 영향력이 박 전 대표보다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진보층으로 구분한 유권자 중 박 전 대표를 따라 지지후보를 바꾸겠다는 응답은 1.7%, 중도계층에선 2.1%에 불과했다. 그러나 진보층 유권자 중에서 안 원장을 따라 지지후보를 변경하겠다는 비율은 8.9%로 박 전 대표가 나설 경우와 비교해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중도계층에서 지지후보를 바꾸겠다는 응답도 6.9%나 됐고 보수층에선 5%였다. 보수층에도 안 원장의 발언력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표참여 의향이 없다는 ‘비투표 계층’에서도 안철수 바람의 효과는 컸다. 이들 중 안 원장을 따라 지지후보를 바꾸겠다는 비율은 17.5%나 됐다. 박 전 대표가 나섰기 때문에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비율은 7.9%였다. 그러나 박풍은 이미 현실화한 과거형 상수가 된 반면, 안풍은 실현 여부와 실질적인 파괴력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위력이 가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안철수 원장이 지닌 파괴력의 규모를 보여주는 조사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안 원장이 기존 정당 바깥에 있어 정당의 조직력·충성도와는 별개인 측면이 있다.”면서 “마음을 바꾼 부동층을 선거날 실제로 투표장으로까지 이끌 수 있는지는 별개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朴 “서민부터”… 0시 가락시장 방문

    朴 “서민부터”… 0시 가락시장 방문

    박원순(얼굴)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이 시대에 필요한 사회적 정의’ 등을 주제로 대담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박 후보는 12일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샌델 교수와 토론을 벌였다. 비공개로 한 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토론은 주최 측이 박 후보에게 샌델 교수와의 대담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샌델 교수가 사회 정의와 관련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의 저자일 뿐 아니라 박 후보가 생각하는 사회적 정의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대담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후보는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3일 0시에 맞춰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장바닥 민심을 파고드는 등 본격 선거전에 돌입했다.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동행하며 30여분간 상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박 후보는 “밤을 밝히며 열심히 일하는 서민을 먼저 만나 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오전 7시 30분에는 남대문시장에서 출근하는 유권자들에게 첫 유세전을 벌인다. 또 지역을 돌며 유세 트럭에 시민들과 앉아 소통을 하는 ‘타운홀 미팅’도 할 계획이다. 앞서 박 후보는 손 대표와 함께 서대문구의 한 어린이집을 방문해 보육 교사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여성과 맞벌이 부부의 표심잡기에 나섰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羅, 50대·서남권서 역전 - 朴, 중도층 기반 탄탄 ‘초접전’

    羅, 50대·서남권서 역전 - 朴, 중도층 기반 탄탄 ‘초접전’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의 양자 대결에서 나 후보가 역전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박 후보의 ‘중도층 경쟁력’도 유지되고 있어 향후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보수층의 결집과 민주당 지지층의 ‘박 후보 지지 유보’ 현상은 나 후보가 박 후보에 비해 유리한 반면, 중도와 40대층에선 박 후보가 10% 포인트 이상 나 후보를 앞섰다. 전체적으로 나 후보는 보수층·50대 이상·강남권에서, 박 후보는 진보층·40대 이하·강북권에서 강세를 보였다.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의 팽팽한 ‘세력’ 대전(對戰)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서울신문과 엠브레인이 12일 서울을 4개 권역으로 나눠 두 후보의 지지율을 분석한 결과, 나 후보는 강남권과 서남권에서 승리를 거뒀다. 박 후보는 강북권과 서북권에서 강세였다. 나 후보는 전통적으로 범야권이 우세했던 서남권에서도 52.2%의 지지를 얻어 41.3%에 그친 박 후보를 9.9% 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22일 서울신문과 엠브레인의 1차 여론조사 결과인 35.2%(나 후보), 50.5%(박 후보)가 뒤집어졌다. 나 후보는 강남권에서 54.3%로 박 후보를 10.2% 포인트 따돌렸다. 1차 조사에서 5.8% 포인트 뒤졌던 것을 만회했다. 강북권에서 박 후보는 50% 지지율로 42%를 기록한 나 후보를 눌렀지만 1차 조사(박 후보 55%, 나 후보 28.1%) 때보다는 격차가 줄었다. 전반적으로 나 후보에 대한 보수층의 결집 현상이 두드러졌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최근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전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유세 결합 등이 보수층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는 정당별·연령별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한나라당 지지층의 85.1%가 나 후보를 지지했지만, 민주당 지지층은 73.7%만 박 후보를 지지했다. 엠브레인 측은 “범야권 단일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 지지층이 선뜻 박 후보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 조사에서 나 후보를 지지한 한나라당 지지층은 68.2%였고 박 후보를 지지한 민주당 지지층은 73.5%였다. 연령별 조사에서도 1차 조사 때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나 후보를 이겼던 박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는 40대 이하에서만 우위를 보였다. 20대의 경우 박 후보 54.6%, 나 후보 39.1%였다. 30대는 박 후보 62.3%, 나 후보 32.9%였다. 1차 조사 때와 비교하면 30대는 비슷한 추이지만 20대에서 나 후보의 추격세(27.9%→39.1%)가 가팔랐다. 특히 50대에서 지지율이 반분됐던 1차 조사 결과와 달리 이번에는 나 후보가 62%로 박 후보(30%)를 배 차이로 따돌렸다. 하지만 선거 판세를 주도하는 중도층과 40대의 조사 결과는 박 후보의 우세승으로 나타났다. 이념 성향별 조사에서는 중도층의 55.5%가 박 후보를 지지했다. 나 후보에게는 38.5%가 지지를 보냈다. 박 후보가 17% 포인트 차로 이겼다. 연령별 지지율에서 40대는 박 후보 52.6%, 나 후보 42.0%로 나뉘었다. 1차 조사(박 후보 65%, 나 후보 28.4%)에 비하면 격차가 줄었지만 박 후보의 지지세가 유지됐다. 한편 직업별 조사에서 자영업자와 가정주부, 무직자는 나 후보를, 상대적으로 화이트칼라 계층과 학생층은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으로 갈렸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99%, 부호들 주택가 시위…‘부자 vs 反부자’ 구도 뚜렷

    미국의 월가 점령 시위대가 ‘1%의 부유층’에 대한 비판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부자 VS 반(反)부자’ 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시위대는 11일(현지시간) 맨해튼 중부 지역에 있는 억만장자들의 주택가에서 항의 행진을 벌였다. 시위대 200여명은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거점인 맨해튼 남부 주코티 공원을 벗어나 중부 맨해튼 쪽으로 향했다. 시위대가 맨해튼 남부를 벗어난 것도, 부유층에 대한 직접적 ‘공세’를 취한 것도 처음이다. 시위대는 샤넬, 루이뷔통 등 세계적 명품 상점이 즐비한 5번가와 59번가를 거쳐 ‘어퍼이스트사이드’ 지역까지 행진했다. 시위대는 뉴욕시 당국으로부터 차로 시위를 허가받지 못해 좁은 골목길로 이동했다. 시위대는 뉴스 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 루퍼트 머독과 JP모건 체이스의 CEO 제이미 다이먼, 거대 에너지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의 부회장 데이비드 코크 등이 사는 고급 아파트 앞에 차례로 다가가 “우리는 99%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아파트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오는 12월로 예정된 뉴욕주의 ‘부유세’ 폐지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CNN에 따르면 해커 집단 어노니머스는 전날 뉴욕증권거래소 웹사이트를 공격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박근혜 4년만에 등판… 돌풍 어게인?

    박근혜 4년만에 등판… 돌풍 어게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3일부터 10·26 재·보궐선거 지원에 나선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은 서울 구로구 벤처타운을 찾아 ‘일자리 창출 및 중소기업 근로자와의 대화’를 주제로 현장을 탐방한다.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는 오전에 서울관악고용센터와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해 박 전 대표와 조우한다. 박 전 대표가 자연스럽게 나 후보를 지원하는 모양새가 갖춰지는 셈이다. 박 전 대표는 14일에는 또 다른 접전지인 부산 동구청장 보궐선거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후 충북 충주, 충남 서산, 경북 칠곡, 대구 서구, 경남 함양, 강원 인제 등 기초단체장 재·보선이 치러지는 지역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이다. 정치권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지원유세 이후 거의 4년 만에 선거판에 등장하는 박 전 대표의 파괴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10% 포인트 이상 뒤지던 나 후보가 이제 거의 다 추격했다고 보고 박 전 대표가 지원에 나서면 서울시장 선거를 이길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12일 “각종 의혹 제기로 박원순 후보의 강점이었던 참신성과 도덕성이 많이 훼손됐고, 보수층은 확실하게 결집됐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등판’이 나 후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그 파괴력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효과가 크다고 보는 쪽은 충성도가 높은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 90% 이상이 실제로 투표장을 찾을 것이고, 박 전 대표가 중도층이나 부동층에서도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외연 확대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보는 쪽은 보수층이 이미 다 결집한 데다, 떠난 부동층이 별다른 계기 없이 다시 한나라당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별로 없고, 박 전 대표의 등장이 오히려 민주당 지지층과 박 후보의 결합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부동층이 그리 많지 않은 이번 선거의 특성상 박 전 대표의 등장으로 나 후보가 외연을 크게 확장할 것 같지는 않지만, 지지자들을 실제 투표소로 향하게 하거나 보수층의 이탈을 막는 효과도 결코 작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문제는 박 전 대표의 유일한 대항마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장 여부”라고 말했다. 선거 중반 이후 박 후보가 안 원장에게 도움을 청하고, 안 원장이 이에 응한다면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복지천국’ 스웨덴식 보편적 복지국가 핵심은

    복지정책의 쟁점은 수혜자가 아니라 부담자다. 결혼, 출산, 육아, 교육, 실업 등 삶에서 누구나 부딪히게 될 위험에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자는 데 뭐라 할 사람은 없다. 해서 반대론자들은 늘 부담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다. 복지논쟁이 불붙으면서 이 부분도 비교적 상세히 거론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최근 내놓은 ‘역동적 복지국가의 길’(도서출판 밈 펴냄)에서 주목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들이 복지국가를 좌파적 이념이 아니라 새로운 자본주의로 본다는 점이다. 좌파가 아니라는 점은 보편적 복지가 결국 자본가들에게도 이득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결혼, 육아, 실업 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부담이 적어야 임금인상 압박이 줄고, 구조조정이 용이해진다. 역사적으로도 복지국가론은 우파보다 좌파들의 공격 대상이었다. 무크지 창간 형식이다. 2, 3, 4권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계몽’하겠다는 의미다. 또 한 가지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라는 단체 자체가 야권과 깊은 연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민주당이 내건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한다는 점이다. 정치인에게 증세 주장이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다. 그래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들의 목표는 정치권 비판 그 자체라기보다, 증세 주장의 토양을 마련해주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13편의 논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글은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의 글 ‘복지국가의 조세재정-역사에서 배운다’이다. 국민대 교수를 지낸 정 위원은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와 함께 베스트셀러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쓰기도 했다.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라고 하면 흔히 부유세를 떠올린다. 고소득층에게 고도의 누진적 과세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정 위원은 한국적 상황에서 참고할 점은 있으나, 문제가 있는 방식이라고 본다. ‘복지의 전범’으로 꼽히는 스웨덴 사례를 예로 든다. 1930년대 사민당 집권기에 가장 먼저 추진된 정책 가운데 하나가 법인세 인하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권의 법인세 인하를 비판하는 사람들로서는 다소 뜻밖이다. 아울러 재분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부가가치세율이 한국은 10%, 스웨덴은 25%다. 그런데 스웨덴은 복지천국이다. 정 위원이 보기에 부유층에게 고액의 소득세를 매기는 행태는 정치적 불안정의 결과다. 실제 미국과 영국은 1929년 대공황 이후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80~90%대까지 높였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부자를 쥐어짜는 것이어서다. 대공황과 세계대전 와중이라 반대할 명분도 없다. 반면, 스웨덴은 최고세율이 47%를 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영국의 조세 수입 가운데 소득세와 법인세 비중은 40%에 그친 반면, 스웨덴은 1940년대부터 50%를 넘어섰다. 정 위원이 분석해 보니 미국, 영국은 급하게 세율을 올리는 데 따른 정치적 저항을 무마하기 위해 각종 공제제도와 감면제도를 마련했다. 명목상 최고세율은 치솟는데 조세 수입은 크게 늘지 않은 이유다. 반면 스웨덴은 세율을 높이지 않되 예외가 되는 구멍을 막았다. 예나 지금이나 인구의 대다수는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저소득층이다. 조금 적더라도 더 넓게 걷다 보니 더 많은 조세가 가능했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등장한 고도의 누진적 과세는 정치적 변동에 따라 언제든 급격히 사라진다. 최고세율을 79%에서 33%로 대폭 깎아내린 미국 레이건 정권이 대표적 예다. 정 위원은 이런 비교작업을 통해 복지국가는 재분배에 역진적이라는 소비세 비중이 오히려 높고, 복지에 후진적인 나라들은 개인소득세와 법인세에 크게 의존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보편적 복지란 부자가 가진 것을 뺏어와 나눠 갖는 개념이 아니라, 낸 것을 다시 되돌려받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물론 소득에 따라 부담하는 세금의 차이는 있지만 이 차이는 좀 더 부드러워야 하고, 대신 감면·공제제도는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위원은 “이렇게 해야 왜 내가 낸 돈으로 남들이 이득을 보느냐는 정치적 불만을 제압할 수 있고, 이는 복지정책 자체의 제도적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지적한다. 보편적 복지를 위해서는 보편적 증세가, 다시 말해 “돈 많은 너희들이 세금 다 내라.”가 아니라 “돈 없는 나도 버는 만큼 세금을 내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안철수 바람’이 ‘박근혜 효과’ 눌렀다

    ‘안철수 바람’이 ‘박근혜 효과’ 눌렀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관심거리 중 하나는 ‘박근혜 효과’와 ‘안철수 바람’의 파괴력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유세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 표명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얼마만큼의 뒷바람을 안겨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것이다. 선거가 박빙으로 흐를수록 이 뒷바람의 미묘한 차이는 선거 판도 자체를 가름할 결정적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서울신문·엠브레인 여론조사로 드러난 민심을 놓고 보면 ‘안풍’(안철수 바람)’이 ‘박풍’(박근혜 지원 효과)보다 위력이 클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표가 나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후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2.5%인 반면 ‘안 원장이 박 후보 지지 선언을 한다면 지지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6.6%로, 두 배 이상 많았다. 박풍에도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았거나, 안풍에도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을 응답자는 각각 95.2%와 89.2%였다. 안 원장의 행보가 향후 나 후보 지지층의 표심을 흔들어 놓을 잠재력이 그만큼 더 높음을 의미한다.  지지 후보별로 살펴보면, 기존 나 후보 지지자 중 박 전 대표 등장 이후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은 2.9%였고 변함없다는 응답은 95.4%였다. 원래 박 후보 지지층 중 후보를 갈아탔다는 답변은 1.7%에 불과했다. 박 전 대표의 선거유세에 나선다 해도 여권으로의 표심 이동은 상대적으로 적을 전망이다.  한편 나 후보 지지계층 중에서 안 원장이 박 후보를 지지하면 야권을 지지하겠다는 비율은 7.2%였다. 박 후보 지지의사를 철회하겠다는 유권자층은 기존 그의 지지층 중에서 5.1%를 차지했다.  이런 성향은 유권자의 이념성향을 놓고 보면 더 뚜렷해진다. 진보층 유권자는 물론 중도계층에서도 안 원장의 영향력이 박 전 대표보다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진보층으로 구분한 유권자 중 박 전 대표를 따라 지지후보를 바꾸겠다는 응답은 1.7%, 중도계층에선 2.1%에 불과했다.  그러나 진보층 유권자 중에서 안 원장을 따라 지지후보를 변경하겠다는 비율은 8.9%로 박 전 대표가 나설 경우와 비교해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중도계층에서 지지후보를 바꾸겠다는 응답도 6.9%나 됐고 보수층에선 5%였다. 보수층에도 안 원장의 발언력이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표참여의향이 없다는 ‘비투표 계층’에서도 안철수 바람의 효과는 컸다. 이들 중 안 원장을 따라 지지후보를 바꾸겠다는 비율은 17.5%나 됐다. 박 전 대표가 나섰기 때문에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비율은 7.9%였다.  그러나 박풍은 이미 현실화한 과거형 상수가 된 반면, 안풍은 실현 여부와 실질적인 파괴력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위력이 가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안철수 원장이 지닌 파괴력의 규모를 보여주는 조사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안 원장이 기존 정당 바깥에 있어 정당의 조직력·충성도와는 별개인 측면이 있다.”면서 “마음을 바꾼 부동층을 선거날 실제로 투표장으로까지 이끌 수 있는지는 별개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中, 평범한 버핏 주니어에 빠지다

    中, 평범한 버핏 주니어에 빠지다

    ‘버핏 주니어의 평범한 매력이 중국을 적셨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81)의 막내아들이자 음악가인 피터 버핏(53)이 중국 청년층 사이에 ‘스타’로 떠올랐다. 아버지가 ‘돈 버는 법’을 설파해 중국인에게 추앙받았다면 아들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퍼뜨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버지의 투자 DNA는 조금도 물려받지 못한 듯한 이 ‘괴짜’ 미국인에게 대륙은 왜 열광하는가. 한 자녀 정책과 무한경쟁의 그림자에 드리운 중국 젊은이의 가슴을 피터가 적셨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터가 중국인의 사랑을 얻은 것은 올해 초 그의 책이 출간되면서부터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 책 ‘네가 만든 인생: 성취의 길을 찾아’를 지난 3월 ‘너 자신이 하라’(做?自己)라는 이름으로 중국 서점가에 내놓았다. 앞서 출간한 미국과 달리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중국에 선뵌 지 6개월 만인 지난 8월 32만권이 팔렸다. 인구 13억명의 중국에서도 대단한 판매량이라고 포천지는 11일 전했다. 작곡가이기도 한 피터는 지난 봄여름 중국의 4개 도시를 돌며 ‘음악과 대화가 있는 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자신의 뉴에이지 음악을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로 연주하며 인생에 대해 얘기했다. 최근에는 중국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베이징에서 야외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피터 스스로도 “콘서트라기보다는 마치 대선 유세 같았다. 가는 곳마다 기자들이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그가 책과 공연을 통해 대륙에 전달한 메시지는 간단하다. “자신의 뜻대로 살아라.”라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잇거나 부의 세습을 탐하는 대신 가장 사랑하는 음악을 선택했기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피터는 “아버지나 나나 똑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에 진학했던 그는 “1학년 때 배운 것이라고는 과목명 뒤에 ‘-학(ology)’이라고 쓰인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 반 만에 스스로 학교를 그만뒀고 음악을 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피터는 “어머니가 ‘너는 말을 배우기 전에 노래했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아버지 버핏은 ‘제멋대로’ 살아가는 자식을 물질 대신 마음으로 응원했다. 피터 스스로도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지원받는 일을 꺼렸다. 전문가들은 중국 젊은이들이 ‘세대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탓에 피터의 삶의 방식에 환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청년 엘리트들은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루 14시간 이상 공부에 매달리고 대학에서는 더 좋은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게다가 한 자녀 정책 때문에 홀로 부모를 모셔야 하는 등 경제적 중압감도 상당하다. 포천은 “갑부 워런 버핏에게 주목하는 것이 중국의 현재를 말해 준다면, (가치를 지향하는) 피터에게 주목하는 것은 중국이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3) 나경원·박원순 정책 검증] 비강남권 소형주택 확대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3) 나경원·박원순 정책 검증] 비강남권 소형주택 확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연일 자신의 정책 구상을 내놓고 있다. 저마다 유권자들의 시선을 잡아끌 화려한 공약들이지만 허점도 적지 않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대표 강지원 변호사) 자문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교수 등 전문가 22명의 도움을 받아 두 후보의 공약을 1차 점검한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매일 현장을 찾아 관련 정책을 발표하는 ‘정책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나 후보는 9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을 돌아본 후 소득·계층별 맞춤형 전·월세 종합대책인 ‘백년가약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비강남권에 소형 생활주택을 공급하고, 강남권에는 아파트 재건축 시기를 조정해 수요를 관리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공공 임대주택을 2014년까지 5만개 늘리고, 지역공동체형 휴먼타운을 해마다 10개씩 짓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나 후보는 “단기적, 즉흥적 처방이 난무하면 전·월세 문제는 더 꼬이게 된다.”면서 “장기적인 주택정책을 통해 전·월세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전날에도 생활체육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생활체육천국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1자치구 2체육센터’ 확보와 생활체육인에 대한 공공체육시설 사용료 감면 등 생활체육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장애인·비장애인 공동이용시설 확대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체육활동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생활특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나 후보는 이렇듯 ‘1일 1현장 1정책’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광화문광장 하수관로 현장을 방문해 집중호우에 대한 피해예방대책을 내놓은 뒤로 지금까지 모두 9개의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장애인 ▲자영업자·소상공인 ▲보육 ▲강남·북 균형발전 ▲교육 ▲서울시 부채 절감 등의 공약도 마련됐다. 이 가운데 부채 절감 대책으로는 2014년까지 4조원 이상을 갚기 위해 한강 르네상스 등 모든 사업의 추진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강·남북 균형발전(가가호호 프로젝트)을 위해서는 비강남권을 대상으로 재건축 연한 규제를 완화하고, 다세대·다가구주택 밀집지역에 집중투자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또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대책(북새통시장 프로젝트)은 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배송 서비스 도입 등이 핵심 내용이다. 보육·교육 대책으로는 영아 전용 어린이집 확충과 학교보안관 확대 등 향후 3년 동안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행정기관 간 높은 ‘업무 칸막이’를 없애겠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서울시 업무가 아닌 만큼 관련 행정기관과의 협의가 중요한 변수다. 연간 2200억원에 이르는 지하철 노인무임승차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 건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및 수수료 조정·신청제 신설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1) 나경원은 누구인가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1) 나경원은 누구인가

    나경원(48)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야누스 정치인’이다. 그만큼 평가가 극단을 달린다. ●대중정치인 vs 탤런트 정치인 높은 대중성은 나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이다. 지난 7·4 전당대회 때 여론조사에서는 홍준표 대표마저 따돌리고 1위에 올랐을 정도다. 스스로를 박근혜 전 대표에 이은 ‘제2의 선거의 여왕’으로 칭했다. 2008년 18대 총선 때도 나 후보는 자신의 선거구(서울 중구)를 제쳐 놓고 다른 지역에 지원 유세를 다녔다. 이른바 ‘친박 공천 학살’ 후유증으로 박 전 대표가 선거 지원을 거부하면서 후보들이 앞다퉈 찾은 사람이 나 의원이었다. 반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평도 나온다. 홍 대표는 그를 가리켜 “이벤트 정치인, 탤런트 정치인은 안 된다.”고 말해 논쟁을 증폭시킨 바 있다. ●유약하다 vs 독하다 나 후보에게 눈물은 빠질 수 없는 정치 도구다. 7·4 전당대회 당시 눈물로 지지를 호소하는 등 정치적 고비마다 훌륭한 무기가 됐다. 앞서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18대 총선에서도 그랬다. 포털사이트에 자동 검색어로 ‘나경원 눈물’이 뜰 정도다. 이로 인해 나 후보는 유약한 것처럼 비쳐지지만, 독한 면도 있다. 임신 상태에서 사법연수원을 다녔고, 힘들게 얻은 딸이 장애(다운증후군)를 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원조 슈퍼맘’ 역할도 했다. 딸의 입학을 거부한 초등학교 교장을 상대로 끈질긴 투쟁을 벌여 징계시킨 일화도 유명하다. ●개혁적 vs 보수적 나 후보는 올 들어 당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상향식 공천 개혁’을 주도했다.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는 친이(친이명박)계를 침몰시키며 정치 전면에 등장한 쇄신·소장파 의원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에도 참여했다. 쇄신·개혁 등이 연상되는 젊은 정치인의 이미지를 갖췄지만, 실제로는 보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과정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계백 장군’으로 칭하는 등 복지 문제에서 보수적 색채를 드러냈다. ●주류 vs 비주류 1982년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나 후보는 1992년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 생활을 했다. 2002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한 뒤 당 대변인과 최고위원을 거치는 등 가시밭길이 아닌 탄탄대로를 달려 왔다. 급기야 정치 입문 10년 만에 당내 유일한 서울시장 카드로 떠오른 ‘주류 모범생’이다. 반면 다운증후군을 앓는 딸을 키운 여성이라는 ‘비주류 소수층’에도 속한다. 1980년대를 휩쓴 학생운동에 불참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나 후보는 “다른 부분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별명으로 본 나경원 인기만큼 별명도 많다. ‘주어(主語) 경원’이 대표적이다. 2007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BBK를 설립했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당 대변인이던 나 후보는 “BBK라고 한 것은 맞지만 (‘내가’라는) 주어가 없다.”고 논평했다. 야당에서는 공격 대상이 됐지만, 당내에서는 “뛰어난 임기응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얼음 공주’도 대변인 시절 차가운 논리 전개로 얻은 별명이다. ‘버럭 경원’은 2008년 10월 국정감사 때 국회 문방위원장 대리를 맡았다가 민주당 의원들과의 말다툼 과정에서 “어디서 지금!”이라고 언성을 높여 유래됐다. ‘원더우먼’은 대중적 인기가 많은 나 후보에게 선거 때마다 지원 유세 요청이 빗발치면서 생긴 별명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주요 약력 ▲1963년 12월 6일 서울 출생 ▲서울여고 ▲서울대 법대 ▲34회 사법시험 합격 ▲부산지법·인천지법·서울행정법원 판사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여성특별보좌관 ▲17·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대표·대변인·최고위원 ▲한나라당 공천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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