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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고생 등 3명 아파트 투신자살

    인터넷을 통해 만난 10대 3명이 동반 자살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오후 6시44분쯤 서울 성북구 S아파트 옆 놀이터에서 김모(18·고2)·고모(19·재수생)·손모(19)양 등 10대 여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장모(69)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김양은 유서를 통해 ‘아버지와 친구들에게 미안하다.한순간 충동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다.열흘 전부터 준비했다.혼자 가는 것이 아니고 같이 갈 사람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고 밝혔다. 숨진 김양의 친구 김모(18)양은 “어제 친구가 학교에 나오지 않아 전화를 걸었더니 ‘인터넷 소설 동호회에서 만난 두 언니와 함께 자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면서 “죽기 직전에 ‘미안하다.잘 살아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경비원 장씨는 경찰에서 “퍽 소리가 나 달려가 보니 3명이 손을 잡은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양의 유서와 김양 친구의 진술,숨진 이들의 자살 동기가 뚜렷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일단 이들이 인터넷 동호회를통해 만나 고민을 토로하다가 동반 자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
  •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고봉수씨 조각 ‘동행’

    한국미술협회가 19일 발표한 제22회 대한민국미술대전(1부 비구상계열) 심사결과 조각 ‘동행’(同行·사진)을 출품한 고봉수(37)씨가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우수상은 한국화 ‘Alive 2003-시간감성’을 낸 최연정(33),서양화 ‘Landscape-Pressure’를 그린 유서형(30),판화 ‘실재로의 관조 01-1’을 출품한 하임성(31),조각 ‘힘+또다른 공간’을 제작한 박건규(35)씨에게 돌아갔다.올해 신설된 평론가상은 한국화 ‘내 안의 풍경’을 출품한 최무영(35)씨와 서양화 ‘In A Strange Darkness’를 낸 황순일(33)씨가 받았다. 시상식은 24일 오전 11시 국립현대미술관 제7전시장에서 열리며 수상작은 시상식 당일부터 6월2일까지(한국화·판화·조각)와 6월3일부터 12일까지(양화·조각) 두 차례로 나뉘어 이 미술관에 전시된다.수상자 명단은 미술협회 홈페이지(http:///www.kfa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세계최고 D2社, 한국업체와 합작/‘터미네이터’ ‘반지의 제왕’ 특수효과 담당

    “한국은 세계 최고수준의 IT 기술인력과 관련 인프라를 갖고 있습니다.팀플레이에 능한 조직문화,일에 대한 열정,미술 등 예술 분야의 유서 깊은 문화적 배경도 이유죠.” 이달중 한국 디지털 콘텐츠 전문회사 KSM(대표 김영준·사진 오른쪽)과 함께 합작법인 D2K를 출범시키는 디지털 도메인(Digital domain·D2)의 스콧 로스(왼쪽) 회장.그는 세계에서 유일한 합작회사 파트너로 한국 기업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스콧 회장과 김영준 대표는 지난 6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사업계약을 체결하고 사업계획 등을 밝혔다. D2는 영화 ‘터미네이터’‘타이타닉’‘제5원소’‘엑스맨’‘트리플X’‘반지의 제왕’ 등의 디지털 특수효과를 담당한 회사. 스콧 회장은 지난 93년 제임스 카메룬 감독과 함께 디지털 효과 전문 스튜디오로 시작해 CF·뮤직 비디오·게임 등을 아우르는 종합 디지털 콘텐츠 제작 회사로 키웠다. KSM은 미디어 콘텐츠 관련상품 개발·제작,해외 마케팅을 진행해온 디지털 콘텐츠 전문회사.D2K는 KSM과 D2가 지분을 75:25로 나누며 경영권은 KSM측이 갖는다.KSM의 김영준 대표와 하나로통신 대표이사 부사장 출신 조동성씨가 공동 CEO를 맡고,스콧 회장은 이사로 참여한다. D2K는 본격 사업에 앞서 디지털 콘텐츠관련 기술인력 양성에 총력을 쏟을 예정이다.6월부터 D2와 공동으로 분당 디지털진흥원에서 50여명 규모의 전문인력 교육과정에 들어간다. 스콧 회장은 “D2K는 비용 절감과 품질 유지,콘텐츠에 대한 지분 확보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사업 파트너”라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씨줄날줄] 라자그리하

    ‘라자그리하(Rajagriha·王舍城)로 가는 길을 아십니까.’ 라자그리하는 석가시대인 BC 6∼BC 5세기 인도 마가다왕국의 수도였다.불교 최초의 사원(절)인 죽림정사가 세워진 고대 불교의 성지중 한 곳이었다고 한다.석가모니가 처음으로 법화경과 무량수경을 설법했다는 영취산이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아주 유서깊은 도시다.옛 인도를 여행한 신라의 고승 혜초도 라자그리하의 죽림정사를 방문해 참배했다는 얘기를 그의 저서 왕오천축국전에 적고있다. 라자그리하가 불교신도는 물론 일반에도 널리 알려진 것은 오랜 불교 도시로서의 역사성 때문만은 아니다.부처의 가르침에 종종 인용되는 열반의 대명사처럼 쓰인 탓이다. 대표적인 설법은 ‘목갈라나’라는 학자와 열반에 이르는 길에 관한 대화내용이다.하루는 목갈라나가 부처님을 찾아와 ‘왜 그렇게 정성을 다해 가르치는데,어떤 제자는 열반에 이르고,어떤 제자는 이르지 못하느냐.’고 묻는다.부처님은 ‘만약 사람들이 너에게 라자그리하로 가는 길을 묻는다면 바르게 알려줄 것이다.그러나 바르게 끝까지 걸어 도달한 사람도 있고,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라고 대답한다.곧 라자그리하는 열반의 땅,열반을 향한 끝없이 정진의 길임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오늘은 불기 2547년에 맞는 부처님 오신 날이다.거리마다 매달린 색색의 연등과 시청앞 광장에 세워진 기단을 연꽃 모양으로 장식한 석탑조형물이 무척 곱다.종교계 지도자들이 초파일을 맞아 세상에 보내는 봉축 메시지도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로 가득하다.로마 교황청도 가톨릭 신자의 묵주기도가 사랑의 마음을 일으키듯 불교의 염주기도 역시 자비로운 마음을 닮게 만들 것이라고 축하하고 있다. 임청천이라는 필명의 지인이 최근 라자그리하라는 제목으로 303개의 짧은 글 모음책을 펴냈다.그는 라자그리하를 현대적 의미로 마음밭(心田)으로 풀이하고 있는데,일견 옳아 보인다. 사실 오늘의 우리는 아예 라자그리하의 의미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닐는지.주위를 둘러봐도 ‘내 몫 챙기기’에 열심인 현실만 목도된다.화물차 시위도,교직사회의 다툼도….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마음 속으로라도 라자그리하로 가는 길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자문해보자. 양승현 논설위원 yangbak@
  • 책꽂이

    ●자기 앞의 생(에밀 아자르 지음,용경식 옮김,문학동네 펴냄)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란 가명으로 쓴 소설로 한 작가에게 유일무이하게 공쿠르 상을 두번 안겨 화제가 됐다.‘모모’란 주인공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품.로맹 가리의 유서에 해당하는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도 함께 실었다.9000원. ●인숙만필(황인숙 지음,마음산책 펴냄) 시인인 저자의 산문집.김만중의 ‘서포만필’을 흉내낸 것으로,“서포가 겸손함을 담은 것이라면 나의 글은 자유롭게 썼다는 뜻”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나이듦에 대하여’‘봄맞이’등 생활 속 단상을 시인 특유의 정갈한 문체로 풀어낸다.8500원. ●아제아제 바라아제(한승원 지음,정현주 삽화,문이당 펴냄) 작가의 장편소설을 청소년용으로 각색한 것.초월적 이상세계를 계속 좇는 ‘진성’과 파계뒤 맨몸으로 세속을 떠도는 ‘청화’ 등 두 여승의 대조적 삶을 통해 참다운 자유인의 의미를 모색하는 구도소설.임권택 감독이 1989년 영화로 만들었다.8500원. ●예비신부 에이미의 일기(로라 울프 지음,이은선 옮김,문학사상사 펴냄) 잡지사 부편집장 에이미가 남자친구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은 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복잡한 과정을 다룬 소설.작가는 일과 결혼준비 모두를 소화하는 여성의 고난한 일상을 보여준 뒤 더 힘든 것은 결혼 뒤의 일상이라고 역설한다.9500원. ●둥근 밀떡에서 뜨는 해(김길나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55세에 등단한 늦깎이 시인의 세번째 시집.몸을 소재로 한 연작시를 통해 육체라는 소우주를 노래한다.그러나 단순히 소비나 탐욕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영혼과 합일시켜 승화된 개념으로 다루고 있다.5000원.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이윤학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90년 등단한 뒤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는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평론가 김춘식은 “자신의 상처를 덧내가며 ‘극단’을 추구해온 이전 경향에 비해 사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두드러진다.”고 말한다.5000원.
  • 사우디 왈리드왕자 187번째 호텔 매입

    |리야드 AFP 연합|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 사업가 알 왈리드 빈 탈랄(44) 왕자가 스위스 제네바의 유서깊은 ‘데 베르그' 호텔을 8700만달러에 사들였다. 왈리드 왕자의 해외자산을 관리하는 투자회사 ‘킹덤 홀딩’은 4일 사우디 왕가소유의 한 투자펀드를 통해 이번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로써 왈리드 왕자 소유의 호텔은 뉴욕의 ‘플라자’와 리야드의 ‘포 시즌스’,베이루트의 ‘뫼벤픽’,파리의 ‘조르주 V' 및 ‘디즈니랜드 파리' 등 모두 187개로 늘어났다. 파드 사우디 국왕의 조카인 왈리드 왕자의 재산은 2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 베르그'호텔은 1834년에 설립된 제네바 최고(最古)의 호텔로 각국 정치인과 왕족들이 자주 묵는 곳이다. ‘킹덤 홀딩'은 ‘제네바 호수' 와 알프스가 바라보이는 이 호텔을 내년까지 개보수한 후 ‘포 시즌스' 에 경영을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교장자살 조사서·차 접대 사유서 / “교육청서 조작 의혹”

    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 자살 사건과 관련,기간제교사의 차접대 문제에 유감을 표명한 서 교장의 사유서와 예산교육청의 사실조사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또 학교측이 차접대를 거부한 기간제교사 진모씨에게 보복 장학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제시한 장학록이 자살 사건 이후 한꺼번에 몰아쓴 의혹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주당 김경천·설훈·이미경·이재정 의원은 최근 예산 현지에 내려가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의혹이 드러났다고 2일 밝혔다.이에 따라 경찰은 정확한 경위와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민주당의 자료에 따르면 서 교장의 사유서에는 작성날짜가 3월21일로 적혀 있다.당시 홍모 교감 등 학교측은 이 사유서가 전교조가 사건을 문제삼은 24일 이후 전교조의 압력에 떠밀려 28일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이미경 의원측은 “개인이 작성한 사유서에 도장이나 사인이 아닌 학교직인이 찍혀 있고,예산교육청 모 장학사가 이를 3월21일 접수했다는 사인이 있다.”면서 “이는 사유서가 서 교장이 모르는 상태에서 조작됐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의원측은 또 “21일 서 교장의 사유서 작성으로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었던 사건이 의도적으로 확대·조작됐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지난달 25일 충남교육청이 국회 교육위에 제출한 3월20일과 25일자 예산교육청의 현지 사실조사 보고서와 관련,“충남교육청은 3월25일 예산교육청의 학교 현지조사가 있었다고 밝혔지만,같은 날 예산교육청 보고자료에는 오전 9시부터 서 교장과 홍 교감,장학사가 사건 관련회의를 벌인 것으로 돼 있어 앞뒤 정황이 맞지 않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지난 3월 학교 근무상황부에는 서 교장이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예산교육청으로,홍 교감도 오전 9시40분부터 낮 12시40분까지 출장을 간 것으로 돼 있다.조사단은 “차 접대 요구와 보복장학 사실이 없고 지난해에는 양호교사가 차 접대 업무를 맡았다.”는 학교측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조사단이 보성초 업무분장표를 대조한 결과 지난해 양호교사 업무에는 차접대 항목이 명시되지 않았다. 이미경 의원측은 진 교사에 대한 보복성 장학지도 논란과 관련,“홍 교감은 교내장학록을 매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서 교장은 지난해 한차례도 장학록을 쓰지 않았고 진 교사의 장학지도 날짜도 서 교장은 3월8일,홍 교감은 3월7일로 다르게 기록돼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조사단은 또 서 교장이 자살하기 이틀 전인 지난달 2일 예산교육청에서 열린 초·중학교 교장단회의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조사단은 “예산교육청 자료에는 교장단회의가 오후 4시부터 45분간 열린 것으로 기록됐지만 서 교장이 오후 7시 학교 회식자리에 참석하기까지 행적이 밝혀지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교장단회의가 길어졌고,서 교장이 진 교사 사건을 집중 추궁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충남 예산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유서는 학교측에서 교육청에 팩스로 보내왔고 3월25일 예산교육청 학무과장실에서 서 교장과 홍 교감이 방문해 진상조사 회의를 가졌다.”고 해명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진교사에만 8차례 장학지도”/ 시민단체 ‘서교장 사건’ 조사 결과

    충남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 자살사건을 둘러싼 교단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당시 차 시중을 거부했던 기간제 교사 진모(29·여)씨에게 보복성 조치로 집중적인 장학지도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와 박상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서 교장 자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24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 교사가 차 접대를 거부한 직후인 지난 3월 다른 교사들은 한 차례도 없었던 장학록 작성이 진 교사에게만 8차례나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지 조사결과 차 접대 요구가 없었다는 교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서 교장의 자필 사유서와 ‘접대 및 기구관리’ 담당자가 진 교사로 명시돼 있는 학교 업무분장표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예산군교육청과 학교 관리자들이 진 교사의 초기 상담신고를 받고 학교를 방문했을 당시 진 교사를 만나지도 않은 채 다른 초등학교의 기간제 교사 자리로 옮기도록 주선했다며 교육당국의 책임을 물었다. 진상조사위는 “교육당국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자세로 교내 갈등을 해소하고,전교조도 교육현장의 다양한 병폐와 모순을 제거하는 것은 옳지만 승리와 패배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버리고 사안의 맥락과 특수성을 감안해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차시중 관련 교감 거짓말”/ 진모교사 회견… “기간제 여교사라 이런일 겪어”

    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교장 자살사건과 관련,이 학교의 기간제교사였던 진모(29·여)씨가 23일 오전 서울 전국교직원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충남도교육청에서 사유서를 받은 사실이 새로 드러난 만큼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매일 교장·교감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기간제 여교사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다고 생각했다.만약 정식 교사였다면 사표 쓸 일도 없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차 시중 강요와 장학지도 명목으로 수업에 부당한 간섭을 가했는지 여부에 대해 홍승만 교감과 의견이 엇갈리는데. -차 시중을 강요한 것이 사실이다.인터넷에 올린 것보다 더 구체적인 사실이 많다.수업 중은 물론 방과 후에도 수시로 교실에 와서 질책하고 다그쳤다.다른 반에는 그런 장학지도를 한 적이 없다. 차 시중과 관련해 교감의 말은 다른데. -거짓말을 잘 하더라.측은했다.여기저기서 하는 말이 바뀌었다. 서 교장이 차 시중을 하라고 말한 적 있나. -그 부분은 말하지 않겠다.차 시중,차 한 잔이문제가 아니다.내가 왜 20일만에 사표를 냈겠느냐.처음에는 차 시중을 거절했다 나중에 받아들였는데도 불구하고 1주일간 계속 괴롭혀 사표를 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수리했다.이후 교육청 등에 진정했는데도 모두 외면했다. 인터넷에 ‘교장박살’이라는 ID로 글을 올린 적 있나. -절대 아니다.오직 실명으로만 글을 올렸다. 경찰 조사는 언제 받나. -어제 9시간 동안 대질신문을 받았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교장 사유서 은폐’ 공방

    충남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 자살 사건을 둘러싼 교단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는 충남교육청의 사건 조작·은폐 의혹을 제기했다.이에 전국 국·공·사립 초·중·고교장협의회(교장협의회)는 이번 사태를 전교조의 ‘불법적 행동’을 엄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맞섰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23일 오전 서울 전교조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교조의 서면사과 요구에 앞서 충남도교육청이 서 교장의 사유서를 받아놓고도 이를 숨겨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은폐 의혹 있다” 전교조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서 교장이 충남교육청에 제출한 사유서다. 전교조가 서면 사과를 요구하기 이전인 지난달 21일 충남교육청이 사유서를 받아놓고도 이를 숨겨왔다는 것이다. 사유서에는 “진 교사에 대한 과도한 업무 분장과 상호간의 공감대를 갖지 못한 교내 장학으로 학교 경영에 물의를 빚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씌어 있다. 전교조는 “도교육청이 서 교장에게 서약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더라면 전교조가 별도로 사과문을 요구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이미 사유서가 있었다는 것은 서 교장을 죽음으로 몰아간 이유가 전교조의 서면사과 요구 때문이었다는 일부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사유서 원본 공개를 촉구했다. ●“고의 아니다” 충남교육청측은 이에 대해 “사유서는 지난달 21일 예산교육청의 진상조사 보고 공문을 수령한 뒤 관례적으로 받는 사유서가 누락된 것을 알고 추가로 받은 것”이라면서 “고의로 은폐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충남교육청은 “사유서 내용 중 ‘과도한 업무분장’은 ‘초임인 진 교사의 업무 처리 미숙에 따른 부담’을 언급한 것이고 ‘상호 공감대를 갖지 못한 교내장학’은 ‘진 교사가 교장의 장학지도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에 대한 표현일 뿐”이라며 “교장과 교감이 잘못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교장들은 강경 교장협의회는 진상 규명과는 별도로 이번 사태를 ‘불법 행동’을 엄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교장협의회는 이날 오전 윤덕홍 교육부총리와 가진 간담회에서 “전교조의 불법 활동이 학교안정을 크게 해치고 있지만 교육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교조의 ‘불법 행동’을 강력하게 제재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서교장 사유서 교육청서 은폐 논란

    전교조와 갈등을 빚어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남 예산 보성초교 서승목(57) 교장이 진모(28·여) 전 기간제 여교사의 차심부름 문제와 관련해 충남도교육청에 제출한 사유서가 발견됐다. 그러나 이 사유서는 홍모(57) 보성초교 전 교감이 대필한 데다 서 교장이 실제 잘못이 있어 그런 것인지,상급기관의 요구에 따라 요식적으로 작성한 것인지 불분명해 논란이 예상된다.이와 관련,전교조 충남지부는 “충남도교육청이 서 교장에게 이같은 사유서를 받아 놓고도 최근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이를 누락시키는 등 고의로 은폐한 의혹이 있다.”며 “서 교장 죽음의 책임이 전교조에 있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매도되던 시기에 이뤄진 이같은 사실 은폐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고 해명을 촉구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생활고 비관 30대남자 권총자살

    21일 오후 5시59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면산 기슭에서 박모(37·무직·성동구 성수동)씨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 김모(51·용산구 보광동)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산길을 오르던 중 사람이 쓰러져 있어 다가가 보니 박씨가 오른손에 권총을 쥔 채 오른쪽 관자놀이에서 피를 흘리며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권총은 스페인제 라마권총으로 군대나 경찰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종류로 확인됐다.박씨는 실탄 7발을 장전,그중 1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경찰은 현장에서 생활고와 무능력을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를 발견했다.경찰은 관계당국과 협조해 총기의 출처와 유통경로,자살동기를 추적 중이다. 이세영기자 sylee@
  • 70대교수 31층서 투신자살

    신병을 비관한 70대 문인이 31층 건물 옥상에서 투신 자살했다. 21일 오전 9시10분쯤 서울 종로구 관철동 삼일빌딩 정문 앞 계단에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인 윤종혁(尹鍾爀·사진·73·금천구 독산동·홍익대 영문학과 명예교수)씨가 숨져 있는 것을 이 건물 주차관리인 임모(50)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임씨는 “빌딩 앞을 지나는데 어떤 사람이 안경 등이 널브러진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윤씨의 주머니에는 약 봉투와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명의의 2002년도 회비 청구서,회비 15만원을 납부한 입금 영수증 등이 들어 있었다.윤씨는 이날 오전 7시55분쯤 “교회 조찬기도회가 있다.”며 막내아들(37)이 운전하는 승용차로 집을 나선 뒤 8시50분쯤 삼일빌딩 근처에서 하차한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윤씨의 집 서재에서 “오랫동안 질병에 시달렸다.아내와 가족에게 미안하다.”라는 유서가 발견됐고,이 건물 31층 옥상 난간에 윤씨의 구둣발 흔적이 남아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윤씨가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윤씨의 시신은 강남 삼성병원에 안치됐다.충북 청주가 고향인 윤씨는 57년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달하우지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대학원을 거친뒤 70년부터 홍익대 교수로 재직했다.80년에는 영국 왕립예술협회 종신회원으로 뽑혔다.국제적인 문학가 단체인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에서 활동해 왔으며,한국공간시인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시집 ‘산봉을 넘어서’,‘이름마저 버리고’ 등과 몇편의 수필·번역 작품을 남겼다. 구혜영 이세영기자 koohy@
  • 죽음부른 ‘외모 강박증’

    17일 오후 9시20분쯤 강원도 춘천시 온의동 시외버스터미널 뒤 야산에서 고모(23·여·무직·서울시 강북구 번3동)씨와 김모(22·여·서울 K대 1년·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씨가 신음중인 것을 산책하던 박모(46·공무원·춘천시 온의동)씨가 발견했다. 박씨는 “퇴근 후 산에 오르던 중 신음소리가 들려 가보니 20대 초반의 여자(고씨)가 쓰러져 있고 주변에는 농약병과 신발,가방이 흩어져 있어 119구조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씨와 3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고씨와 김씨는 춘천 성심병원과 원주 기독교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던 중 18일 숨졌다. 고씨는 유서에서 “얼굴과 다리 마비는 외면적으로 괜찮지만 뼈와 입안의 감각이 둔해져 후유증에 시달려 견딜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김씨도 “학과가 적성에 안 맞아 무기력해지고 매사에 의욕이 없다.”는 유서를 남겼다. 고씨는 지난 1월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쌍꺼풀 수술과 턱 교정·볼 지방흡입 수술을 받았으며,4수 끝에 대학에 들어간 김씨도 최근 쌍꺼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가 성형수술을 받은 병원에서는 지난 1월 배 지방흡입 수술을 받은 간호사가 숨지기도 했다. 숨진 2명 모두 얼굴에 특별한 결함이 없는 준수한 외모를 갖추고 있었으나 더 나은 미모를 원해 성형수술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김씨가 컴퓨터 사이트에서 만났다는 말에 따라 자살사이트를 통해 만난 뒤 농약을 먹고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최근 인터넷상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 딸 억대 카드빚 때문에…60대 아버지 음독자살

    딸의 억대 신용카드 빚을 비관한 60대 아버지가 카드사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13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 도봉구 방학2동 모 초등학교 뒷산에서 최모(61·무직·방학동)씨가 농약을 마시고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52)이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최씨는 상의 안주머니에 노무현 대통령 앞으로 남긴 유서를 통해 “세 식구가 2300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어렵게 사는데 딸은 신용카드를 수십장이나 발급받아 1억 5000만원 넘게 빚을 졌다.”면서 “그 지경이 되도록 대출을 해준 은행과 카드사가 너무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학창시절 우상… 첫사랑이 떠났다”/ ‘장국영 사망’ 국내서도 추모의 물결

    홍콩 영화배우 장궈룽(張國榮·사진·46)의 자살소식이 국내에 전해지자 온ㆍ오프라인에서 “충격적이다.”는 반응과 함께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다. 장궈룽의 국내 팬페이지인 ‘12956’(www.12956.com)과 중국영화배우 관련 사이트 ‘신루의 차이나스타’(chinast.com.ne.kr)에는 추모의 글이 1000여건이나 올라 그의 인기를 입증했다. ‘명보’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 믿고 싶지 않다.”면서 “누가 만우절 거짓말이라고 해달라.”며 슬퍼했다.네티즌 ‘guilmo’는 “유서가 친필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자살을 부인하기까지 했다.그의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 우울증·동성애 등의 추측성 보도가 잇따르자 항의하는 네티즌들도 많았다.‘영원토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언론들은 그를 두번 죽이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홍콩에 헌화하러 가자.”“국내에 분향소를 설치하자.”는 등의 제안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장궈룽의 사망소식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크게 일고 있다.주부 황수진(33)씨는 “학창시절에 그의 사진을 모으던 기억이 새롭다.”면서 “나의 첫사랑이 떠나갔다.”고 말했다.대학원생 김정인(28)씨는 “그처럼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도 자살을 하나.”라면서 “부디 천국에서는 행복하기를 빈다.”고 명복을 빌었다. 김소연기자 purple@
  • ‘패왕별희’ 장국영 투신자살

    홍콩의 대표적인 영화배우 겸 가수 장궈룽(張國榮·사진·46)이 숨졌다고 홍콩 방송들이 1일 보도했다.홍콩 경찰은 이날 오후 장궈룽이 홍콩섬 센트럴(中環)에 있는 원화둥팡호텔(文華東方酒店) 옥상에서 떨어져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밝혔다.경찰 소식통들은 “우울증에 시달려 왔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그의 몸에서 발견됐다.”고 말해 투신자살 가능성을 암시했다. 1956년 홍콩의 부유한 양복재단사 아들로 태어난 장궈룽은 가업을 잇기 위해 영국 유학까지 마쳤으나 1977년 ATV에서 주최한 아시아 뮤직 콘테스트 입상을 계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이듬해 영화 ‘홍루춘상춘’으로 영화계에도 발을 들여놓았다.85년 오우삼 감독의 ‘영웅본색’을 비롯해 87년 ‘천녀유혼’의 성공으로 명실상부한 홍콩의 대스타로 자리잡았으며,‘아비정전’에서 왕자웨이 감독과 맺은 인연으로 이후 대부분의 왕자웨이 감독 영화에 출연했다. 93년 그가 출연한 첸 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그 역시 연기력을 인정받아 도쿄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음반 ‘풍계속취’와 ‘모니카’가 3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가수로도 인정받았다.그러나 90년 도쿄가요제 참가 당시 톈안먼(天安門)사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가수 은퇴를 선언하고,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다.장궈룽은 90년 국내 한 초콜릿 CF에 출연해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이순녀기자·홍콩 연합 coral@
  • [수평사회를 만들자] 제2부 학벌타파 1.학벌문화의 원인.실태-간판을 거부한 젊은이들

    공부를 잘 하면 당연히 일류 명문대를 가야 한다고 교사나 학부모들은 생각하고 학생들에게 권한다.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그런 말을 수없이 들으며 ‘세뇌’되다시피 한다.자연스럽게 학교든,학부모든 아동 교육부터 학벌을 염두에 둔 교육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모든 교육의 지향점은 좋은 학벌을 갖기 위한 것으로 방향이 정해져 있다.적성이나 소질은 고려 순위에서 뒤로 밀린다.학벌의 굳은 틀을 깨고자 노력하고 있는 학생들을 찾아보았다. ◈긴 방황끝 영화학과 입학한 임경진군 “앞으로 학벌에 얽매이는 그런 선택은 절대 하지 않을 겁니다.” 중앙대 영화학과 03학번 새내기 임경진(林敬眞.24)군은 최근 4년간의 경험을 떠올리며 거듭 다짐했다.‘학벌문화에서의 탈출’ 이것은 임군의 소망이다. 그에게 중앙대는 세번째 대학이다.대전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지방의 J대와 서울 D대를 전전한 지 4년만의 선택이다.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장학금을 받기 위해 선택한 두 대학의 학과에서도 모두 수석이었다.하지만 임군에게 4년은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진학벌문화에 방황하던 시기’일 따름이었다. 중3 때였다.공부를 곧잘하던 임군은 당시 전국적으로 일던 외국어고 진학 열풍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담임 교사부터 외국어고 진학을 적극 권했다.이른바 ‘명문대’ 진학에 유리하다는 이유였다. 담임 교사의 뜻을 어기고 진학한 일반고도 다를 바 없었다.고교는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전장(戰場)’일 뿐이었다.‘명문대' 진학을 위한 특별반이 별도로 운영됐고,철저하게 수치화되는 성적에 친구는 경쟁자에 불과했다. “돌이켜보면 당시 제 자신은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엄청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적성과는 상관없이 공부에만 매달린 것 같아요.꼭 기계처럼요.” 취업 걱정으로 J대를 1년 다니고 다시 들어간 D대는 새로운 학벌문화와의 만남이었다.대학측이 마련해준 고시반 생활은 더욱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었다.고시만이 신분 상승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단지 성공을 위해 젊음을 몽땅 바치는 선배들을 보고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지요.” 마침내 임군은 지난해 고심 끝에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다.임군의 실력은 ‘명문대’에 충분히 갈 수 있었지만 영화를 선택했다.하고 싶어도 가정 형편 때문에 엄두도 못냈던 진짜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더이상 학벌문화도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예술대학에서 수석도 차지했다. “실력이 있어도 학벌 때문에 사회적 주류로 인정받지 못하고 기부터 죽는다면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주위에서도 만류했지만 제 결정이 옳다고 믿습니다.” 임군은 최근 삭발을 했다.정형화된 틀에 맞춰 젊음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안성 김재천기자 patrick@ ◈포항공대 김석범·김현수군 포항공대 김석범(金錫範·기계공학과)군과 김현수(金賢洙·신소재공학과)군은 스물한살 동갑내기 2학년이다.기숙사 룸메이트이기도 하다.둘다 서울대 자연과학부에 합격하고도 포항공대를 선택했다. 석범군은 비평준화 지역인 경기도의 B고에서 부러움을 살 정도로 성적이 뛰어났다.학교에서도,집에서도 진학할 대학은 ‘서울대’라고 얘기했다.예상대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은 잘 나왔다.서울대 자연과학부와 포항공대에 동시에 붙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도 서울대를 권하더군요.취업도 보장되고 성공의 길도 넓다고요.쉽게 살 수 있다면서요.” 석범군도 서울대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어렸을 때부터 익히 들어왔다.서울대의 힘이나 학벌의 ‘위력’을 저절로 느꼈다.하지만 포항공대를 택했다. “고민 끝에 매끄럽게 닦아놓은 길을 가기보다 새로운 길을 닦고 싶었어요.설립된 지 20년도 채 안돼 인맥도 적지만 연구와 노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이었지요.” 석범군은 아직도 고교 동창들이 “너 서울대 다니지.”라며 당연한 듯이 여길 때 오히려 곤혹스럽다고 말했다.부모님도 가끔 “집에서 다녔으면 좋았을 텐데.고생도 덜하고…”라며 서운함을 표시한다고 귀띔했다. “대학의 이름만 보고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학에 가는 선후배들을 적지 않게 봤지만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았어요.적성에 맞춰 하고 싶은 일은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하잖아요.지금의 대학생활에 만족해요.” 석범군의 설명이다. 경기도 신도시의 B고 출신인 현수군도 대학 선택 과정은 석범군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현수군은 2002학년도 대입에서 모집단위 군별로 서울대 자연과학부·포항공대·순천향대 의대를 모두 합격했다.학교에서는 서울대를,집에서는 의대를 ‘실속’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권했다. 현수군은 “당시 전망만 밝다고 맞지도 않는 전공을 선택한다는 것은 제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어요.”라고 말했다.석범군과 현수군은 요즘 많은 얘기를 나누기가 어렵다.1주일에 한 두차례 밤 11∼12시까지 각자의 전공실습에 매달리는데다 수업 시간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서로 열심히 하자는 격려는 잊지 않는다. 박홍기기자 hkpark@ ◈학벌주의 뿌리는 학벌 문제를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보면 몇 가지의 부정적 측면이 문제가 된다.첫째 간판주의다.이른바 ‘명문대’라는 브랜드에 과도한 가치가 주어지는 탓에 수요자들도 오로지 대학 간판,즉 브랜드 파워를 선택의 제일 가치로 여긴다. 둘째는 서열의식이다.장유유서를 따지는 유교적 영향 때문에 조직이나 인간관계에서 나이나 밥그릇 수에 따라 서열을 따지는 의식은 매우 뿌리깊다.학벌도 출신교의 서열 체계상의 위치에 따른 서열의식이 추상같다. 셋째로 파벌주의다.대학마다 호화판으로 지어대는 동문회관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출신교가 같다는 것에 대단한 동류의식을 느끼며 각종 크고 작은 폐쇄적 서클을 만든다.자기들끼리 상부상조하며 집단이기주의를 강화해 나가는 탓에 지금의 학벌사회라는 것이 조선시대 문벌간 당파싸움의 재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러한 학벌주의의 부정적 측면은 열린 시민사회의 도래에 적응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체현상으로 볼 수 있다.그리고 그 배후에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인간관이 깔려 있다.한마디로 ‘파시즘적 인간관’이다.우리 헌법이 선언하는 인간 존엄의 핵심적 가치는 인간능력의 다양성과 잠재성에 대한 존중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 학벌주의 인간관은 인간을 단일한 기준으로 서열화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차별이 정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해마다 80만명의수험생이 한날 한시에 같은 문제로 객관식 시험을 치르고 컴퓨터가 채점한 점수에 따라 역시 칼같이 서열화된 대학과 학과에 배치되는 대입 시스템은 우리 사회가 교육의 측면에서는 철저한 전체주의 사회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체제가 유지된다는 것은 그 배후에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고등교육이 국가로부터 자유로운 시민사회적 영역에 속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국가가 선도기능(?)을 가진 국립대를 직영하고 사립대들도 손아귀에 넣어 질식시키는 국가독점관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이로써 국립 우위,서울 소재 우위의 고착된 대학서열체계가 성립하고 국가독점관리의 수능시험 제도와 맞물려 지금의 학벌체제가 유지되는 제도적 기반이 되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학벌타파를 국정과제의 하나로 제시했지만 청와대 장·차관급 비서관의 83%,국무위원의 62%를 국립 서울대 학벌이 차지하는 ‘학벌 일당독재’의 실상을 보면서 사람들은 혼란을 느낀다. 유수 사립대에서 우리 학교 출신도 한 자리는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는 얘기를 들으며 우리 학벌주의의 핵심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한마디로 ‘국가의 사당화(私黨化)’다.국가가 특정 국립대를 통해 국가 엘리트를 후계자그룹으로 육성하고 그 출신이 국가 학벌을 이루어 국가를 사당화함에 따라 다수의 민간학벌이 생존차원의 대항 학벌을 형성하는 구도라고나 할까. 김 동 훈
  • 책/수학, 내 친애하는 공포여 - 골치아픈 수학 ? 근거없는 공포깨기

    안 시에티 지음 전재연 옮김 / 궁리 펴냄 미국의 천재수학자 존 내시의 삶을 그린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 내시는 천재적 기억력을 가진 자폐증 환자였다.영화를 본 사람들은,유리창에 깨알같은 숫자를 채워놓고 문제를 푸는 그의 정신불안증을 기억할 터.수학천재는 그렇게 편집증 비슷한 정신장애를 겪어야 하는 걸까.평범한 정서로는 도무지 친해지지 못하는 것이 수학일까. 프랑스의 수학교육 심리학자가 제목에서부터 만인의 공감을 얻어낼 책을 선보였다.수학에 관한 유서깊은(?) 편견을 걷어내는 독특한 비평서 ‘수학,내 친애하는 공포여’(안 시에티 지음,전재연 옮김,궁리 펴냄)다. 수학이 불면을 부르는 공포로 인식되는 건 세계 어디에서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심리치료 전문가로도 활동하는 지은이는 수학에 거부반응하는 프랑스 중고교생들과 오랫동안 면담하고 그 경험으로 얻은 정보와 제언들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수학기피증의 원인을 짚는 책의 접근법이 우선 흥미롭다.심리·교육학적 지식을 두루 동원해 수학장애를 앓는 여러 유형의현장사례들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예컨대 수학문제를 풀 때마다 괄호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여중 2년생 쥐디트.오빠가 노크도 없이 자기방을 들락거려 스트레스를 받아온 그녀는 괄호안 숫자가 계산에서 특별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개념을 망각했다.반대로,개별 경험으로 수학을 좋아하는 사례도 있다.오빠들한테 억눌려 말주변이 없는 마리에게는 부호화된 언어를 무작정 암기하면 되는 수학이 가장 편한 과목.이렇듯 수학장애의 여부는 개인환경이나 심리상태에 따라 결정된다는 게 책의 주장이다. 수학이 ‘억울하게’ 비인간적 학문으로 전락하는 또 다른 주요이유는 수학교사의 전형적인 이미지.놀랍게도 현장인터뷰에서 많은 학생들은 수학선생님을 ‘신체개입을 부정하는 사람’으로 인식했다.손가락 셈을 금지시킨다고 수학의 추상적 개념이 학생들에게 온전히 전달되는 게 아닌데 말이다. 현장에서 간추려진 수학장애 극복담은 실용서 역할도 톡톡히 한다.수학시간에 환상과 상상을 허용하면 수학적 잠재력이 깨어난다는 사실.한 중학생은 난쟁이들과 마녀가 사는 백설공주의 숲을 연상한 결과 거짓말처럼 쉽게 수직이등분선의 개념을 이해했다.이 대목에서 지은이는 “수학시간에 덮어놓고 상상력을 부정하는 것도 수학장애의 함정”이라고 꼬집는다. 수학용어나 도형이 자주 등장하긴 한다.하지만 난해할 거란 선입견을 가진다면 그 또한 ‘불합리한 공포’다.책이 하고 싶은 말은 일관되고 명료하다.근거없는 수학기피증을 극복하고 수학에 대해 새로운 인문학적 통찰을 해보자는 자상한 배려,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1만원. 황수정기자 sjh@
  • 폭풍의 한가운데/‘준비된 영웅’ 처칠의 젊은날

    나는 여러분께 피와 수고,눈물,그리고 땀밖에 달리 드릴 것이 없습니다….” 1940년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 영국을 구해낼 사명을 안고 총리직에 오른 윈스턴 처칠(1874∼1965)이 의회에서 한 이 연설은 역사에 길이 남는 명연설이 됐다.프랑스가 붕괴에 직면하자 그는 트레이드마크가 된 ‘V’사인으로 영국의 결전을 독려했으며,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과 협력을 강화했고,철저한 반공주의자임에도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는 등 자유진영의 승리를 위해 노력을 다했다.처칠은 무엇보다 우리에게 연합국의 승리를 이끈 전쟁영웅으로 기억된다.그러나 정치가·군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노벨문학상수상자·화가로서도 처칠은 이름을 남겼다. ‘폭풍의 한가운데’(윈스턴 S 처칠 지음,조원영 옮김,아침이슬 펴냄)는 불굴의 투지와 도전정신으로 한 시대를 활보한 ‘거인’의 풍모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수상록이다.처칠이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 되기 전에 쓴 23편의 글들을 모은 이 책은 1932년 영국에서 처음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명문 말버러 공작 가문의 후손으로 옥스포드셔 블렌엄 궁에서 태어난 처칠은 아일랜드 총독이던 할아버지를 따라 더블린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그 뒤 잉글랜드의 해로학교를 거쳐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해 쿠바·인도 등지에서 복무했으며 종군기자로도 활약했다.이처럼 유서깊은 명문가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자신의 결점을 하나씩 고쳐나간 젊은 시절의 노력이 없었다면 처칠은 훗날 위대한 영국인으로 추앙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처칠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같은 역사·철학서를 탐독하며 격조 높은 연설 어법을 익혔다.말할 때 혀가 꼬부라지는 경향이 있어 말 수가 적었지만 그 결점을 고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고,즉석에서 말하는 것이 서툴러 연설 전에 원고를 미리 써서 암기했다.그의 훌륭한 연설들은 모두 이렇게 탄생된 것이다. 처칠은 지도력뿐만 아니라 순간순간 기지를 발휘하는 재치와 유머로도 유명하다.처칠이 몹시 못마땅하게 여겼던 사위가 2차대전 때 가장 위대한 정치가가 누구냐고물으니까 “그야 당연히 무솔리니지.그자는 사위에게 총을 쏠 정도로 배짱이 있었던 사람이니까.”라고 했다는 일화는 두고두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책의 첫 번째 글인 ‘너무나도 소중한 삶의 순간들’은 굴곡 많은 자신의 삶을 차분히 되돌아보는 서장의 의미를 갖는다.처칠은 지나간 순간들을 회상하며 ‘내가 다시 산다면 선택은 달랐을 것인가.’란 질문을 거듭 던진다.남아프리카 전쟁 당시 우연히 루이스 보타(훗날 남아프리카 초대 총리가 돼 영국인과 보어인의 화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와 적으로 맞닥뜨렸던 일,해군장관으로 일할 때 소신을 갖고 추진했지만 실패로 끝난 갈리폴리 전투,보수당에서 자유당으로 당적을 옮긴 사건 등을 예로 들며 다시 그런 상황이 닥쳐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밝힌다. ‘잊을 수 없는 만남’이란 글에선 일생을 충실한 토리당원으로 살았던 아버지 랜돌프 처칠 경을 비롯해 아일랜드 태생의 미국 정치인 버크 코크란,구식 재무관료의 전형인 프랜시스 모왓 경 등 여러 정치인과 행정관료들과의 만남을 얘기한다.거창한 결의나 의지,훌륭한 사람들의 가르침보다는 우연이나 스쳐지나간 사소한 사건들이 인간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삶의 불가사의’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그림 그리기를 유난히 좋아했던 처칠은 이 책에서 정신을 맑게 해줄 취미 하나쯤은 가지라고 권고한다.모든 욕망과 잡념을 버리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붓 한 자루 들고 선 처칠의 모습에서 우리는 평범한 생활인의 기쁨을 확인할 수 있다.“나는 색깔에 대해 편견이 심한 사람이다.밝고 현란한 색을 보면 마음이 설레지만 어두운 갈색은 정말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사양하고 싶은 색이다.나는 천국에 가면 첫 번째 백만 년의 대부분은 그림만 그리면서 보낼 작정이다.” 취미생활에 대해 처칠은 이렇게 말한다.“마흔이 넘어서까지 여가시간을 골프나 브리지게임으로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빈둥거린다는 것은 얼마나 딱한 노릇인가.” 셰익스피어·엘리자베스 1세·뉴턴 등 쟁쟁한 역사 인물들을 제치고 지난해 BBC방송이 선정한 ‘가장 위대한 영국인’ 자리에 오른 처칠.그의 젊은날의 기록은 자전적 회고와 철학적 성찰이 어우러진 한 편의 인생교과서다.처칠은 1953년 ‘제2차 세계대전 회고록'으로 노벨문학상을 탔다. 1만 3900원.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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