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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구타·성추행 당한 의경 자살기도

    서울경찰청 제4기동대 소속 의경이 집단구타와 성추행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밝혀졌다.9일 제4기동대와 양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방모(19) 이경은 부대 내에서 고참들의 수차례에 걸친 집단구타와 성추행에 시달린 끝에 유서를 남기고 흉기로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다. 방 이경은 올 2월 기동대에 배치받은 뒤 3월18일쯤 부대 내 연병장에서 구보를 하다 발목뼈에 금이 가 깁스를 했다. 이후 고참들은 훈련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방 이경의 머리와 가슴을 때리는 등 여러 차례 집단구타했다. 심지어 전입 후 한 달쯤 됐을 무렵, 고참들은 방 이경의 온몸에 참기름을 발라 문지르는 등 성추행까지 했다. 제4기동대는 자체 감찰을 벌여 관련 사실을 확인한 뒤 가해자 5명에게 영창 15일 등 중징계를 내렸으며, 지난달 1일 이들을 형사고발했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남편버릇고치려 쇼하다 진짜죽은 여인

    D = 남편의 외도버릇 고치려고 가짜 자살극을 하려다 진짜 자살해버린 여인 이야기. 이(李)모씨(34)와 6년전 결혼한 구(具)모여인(26)은 남편이 지난 3월부터 갑자기 외박이 잦자 이를 고쳐주려고 유서를 써가지고 일부러 방바닥에 떨어뜨려 놓아 남편이 보게하고, 또 남편 귀가시간쯤 되면 방안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자살시늉를 했는데, 이러기를 4차례. 지난 9일에도 남편이 들어올 시간에 맞추어 9시쯤 방안에다 연탄을 피워놓고 누워있다가 자살극이 지나쳐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로 가버린것. 뒤늦게 밤 11시반쯤 남편이 들어왔을땐 벌써 싸늘한 시체가 돼버린것. A = 말로 안들으면 차라리 매질을 할것이지…. D = 오늘은 이만합시다. [선데이서울 71년 8월 22일호 제4권 33호 통권 제 150호]
  • ‘빠른 일곱살 입학’ 사라진다

    내년(2009학년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어린이들부터 취학기준일이 3월1일에서 1월1일로 바뀐다. 조기취학, 취학유예 절차도 한층 간소화돼 학부모가 원하면 동사무소 신고만으로 자녀를 또래보다 1년 빨리 또는 1년 늦게 입학시킬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7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의결했다고 교육과학기술부가 밝혔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3월1일부터 다음해 2월 말까지 출생한 아동이 함께 입학했지만 내년부터는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출생한 아동이 같은 학년으로 입학하게 된다. 올해에는 기존의 취학기준일(3월1일)을 적용해 2001년 3월1일생부터 2002년 2월28일생까지의 아동이 초등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2002년 3월1일부터 2002년 12월31일생까지의 아동이 입학 대상이 된다. 개정안은 1년 빨리 또는 1년 늦게 입학하는 조기취학, 취학유예 절차를 간소화해 학부모가 행정기관 신고만으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 조기취학, 취학유예를 원하는 학부모는 입학연도의 전년도 10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신청서를 주소지 읍·면·동사무소에 제출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조기취학, 취학유예를 하려면 학교장에게 사유서를 제출해 허가를 받고 특히 발육부진 등의 사유로 취학유예를 원할 경우 의사진단서를 첨부해 학교장에게 심사를 받아야 했다. 취학아동명부 작성일이 현재 11월1일 기준에서 내년부터는 10월1일 기준으로 한달 앞당겨지고 이에 따라 취학통지일, 예비소집일, 국·사립 초등학교의 원서 교부 및 접수 등 취학 일정도 빨라지게 된다. 만6세가 된 아동을 둔 학부모는 11월 초 읍·면·동사무소에서 취학아동명부를 확인해야 한다. 교과부는 주민등록이 말소되거나 호적에 등재되지 않은 아동, 외국인 불법체류자 자녀 등도 내년부터는 거주사실만 확인되면 의무교육과정인 초·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일본 인기 女아나운서 가와다 아코 ‘자살’

    일본 인기 女아나운서 가와다 아코 ‘자살’

    일본의 인기 여자 아나운서가 차 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돼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전 TBS 아나운서 가와다 아코(川田亜子·29)는 26일 오전 6시 15분 경 도쿄 미나토구 노상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쓰러진 상태로 지나가는 행인에게 발견됐다. 발견 당시 가와다 아나운서는 운전석에 가로로 누워있었으며 차 뒷좌석에는 연탄 2개가 놓여져 있었다. 현재 경찰은 차 안에서 유서로 짐작되는 내용의 글이 발견된 점과 다른 정황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자살로 1차 결론을 내린 후 자세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차에서 발견된 글에는 “피곤하다.”는 말과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2004년 TBS 방송국에 입사한 가와다 아나운서는 아침 프로그램 캐스터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약하며 일약 ‘스타 아나운서’로 떠올랐다. 작년 3월에는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프리랜서를 선언한 후 타 방송사인 아사히TV의 ‘세터데이 스크럼블’ 등에서 활약했다. 가와다 아나운서의 소속사측은 “지난 5월부터 행동에 이상한 점이 있어 본인에게 직접 확인했었다.”며 “당시에는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걱정은 됐지만 일을 착실히 잘 해내 안심하고 있었다. 자살 소식에 정말 놀랐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가와다 아코 아나운서의 이름이 ‘가와다 세코’로 잘못 전해지는 해프닝이 보도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日미녀 아나운서 가와다 아코 ‘자살 충격’

    日미녀 아나운서 가와다 아코 ‘자살 충격’

    일본의 인기 여자 아나운서가 차 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돼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전 TBS 아나운서 가와다 아코(川田亜子·29)는 26일 오전 6시 15분 경 도쿄 미나토구 노상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쓰러진 상태로 지나가는 행인에게 발견됐다. 발견 당시 가와다 아나운서는 운전석에 가로로 누워있었으며 차 뒷좌석에는 연탄 2개가 놓여져 있었다. 현재 경찰은 차 안에서 유서로 짐작되는 내용의 글이 발견된 점과 다른 정황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자살로 1차 결론을 내린 후 자세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차에서 발견된 글에는 “피곤하다.”는 말과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2004년 TBS 방송국에 입사한 가와다 아나운서는 아침 프로그램 캐스터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약하며 일약 ‘스타 아나운서’로 떠올랐다. 작년 3월에는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프리랜서를 선언한 후 타 방송사인 아사히TV의 ‘세터데이 스크럼블’ 등에서 활약했다. 가와다 아나운서의 소속사측은 “지난 5월부터 행동에 이상한 점이 있어 본인에게 직접 확인했었다.”며 “당시에는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걱정은 됐지만 일을 착실히 잘 해내 안심하고 있었다. 자살 소식에 정말 놀랐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가와다 아코 아나운서의 이름이 ‘가와다 세코’로 잘못 전해지는 해프닝이 보도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성폭행 피의자 구치소서 자살

    성폭행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된 40대 피의자가 목을 매 자살해 법무부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법무부는 25일 오전 0시22분쯤 성폭행 혐의 등 6건의 형사사건으로 성동구치소에 수감된 피의자 홍모(44)씨가 자살을 시도해 경찰병원으로 후송했지만 숨졌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구치소에 수감된 홍씨는 자신의 속옷을 화장실 창살에 묶은 뒤 목을 맸다. 홍씨는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중형 선고 가능성에 따른 중압감을 적은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같은 방에 수용됐던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자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막내리는 17대 국회] “그 법 처리됐다면 美쇠고기 파동 없었을 텐데…”

    [막내리는 17대 국회] “그 법 처리됐다면 美쇠고기 파동 없었을 텐데…”

    17대 국회가 오는 29일 막을 내린다. 법률안만 7488건이 제출돼 자동폐기된 법안 2326건을 포함,4335건(57.9%)의 법안이 처리된 가운데 22일 현재 계류법안은 3153건(42.1%)이다. 계류법안에는 특정 계층의 이익보호 등 타당성 부족 등으로 신중히 검토할 것들도 있지만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처리해야 할 법안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아쉬운 법안들을 정리한다. ■ 외교통상 분야 “통상절차법만 제정했어도 지금의 쇠고기 파동과 같은 사회적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가 국회에 계류 중인 통상절차법안이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인 것을 아쉬워하면서 한 지적이다. 이 법안은 권영길·이상경·송영길·정문헌 의원이 2006년과 2007년에 걸쳐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지난 20일에야 이 법안들을 통합한 위원회 대안을 마련했을 뿐 2년이 넘도록 사실상 법안처리를 방치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법안심사 소위에서 논의에 들어갔으나 이후 범여권의 거부로 제대로 논의할 수 없었던 것도 한 요인이다. 이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정부는 해마다 조약체결계획을 수립, 이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특히 통상조약인 경우, 반드시 이해관계자와 관계 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가져야 한다. 외교통상부장관은 협상의 주요 진행상황을 국회에 보고해야 하고 국회는 비준동의안을 심사·의결하기 위해 조약위원회를 둘 수 있다. 정부는 국가기밀이라는 이유로 조약에 관한 보고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법안은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통상절차법 제정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민주당에서도 당내 의견조율이 안돼 있기 때문이다. 송기호 변호사는 “통상절차법 제정은 통상절차에 대한 국민적 합의 과정이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정부가 제도적 기초도 없이 각 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려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혼란을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통상절차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쇠고기파동은 기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책임이지만 통상절차법안을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은 국회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정보통신 분야 - 개인정보법 없어서 옥션해킹 눈뜨고 당해 “이은영 의원의 개인정보보호법안이 통과됐다면 옥션 해킹사건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고 집단소송제 도입을 골자로 한 노회찬 의원의 법안도 통과됐다면 하나로텔레콤 소송에서 원고를 모으느라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옥션·하나로텔레콤 사건에 대해 집단분쟁조정과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정책위원은 22일 ‘국회의원들의 수많은 직무유기 중 하나’로 폐기 위기에 놓인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들었다. 이 법안은 2004년 11월 노회찬 의원을 필두로,2005년 7월 이은영 의원, 같은해 10월 이혜훈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이 밖에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박찬숙, 정청래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개정법률안 2건 ▲양승조·이근식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개정법률안 2건도 자동폐기 대상 법안들이다. 개인정보보호법안 처리가 17대 국회 내내 지연된 것은 정부부처·정당·업계간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이다. 발의에 참여한 노회찬 의원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각 부처가 개인정보 기구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 통합하겠다는 법안을 내놓자 부처 반발이 있었고, 업계 로비로 인한 각 당의 소극적 태도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표발의한 의원들은 모두 행정자치위원회 출신이 아니어서 주도권을 쥐고 진행할 사람이 없었다.”면서 “아무도 덤터기를 쓰고 싶어하지 않아 결국 4년간 계류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국회가 국민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연내입법을 목표로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개별법 차원으로 발의된 안과 각 계의 의견을 수렴해 통합적인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교육분야 - ‘사학법 투쟁’ 올인한 여야, 학벌 대물림 해소책 외면 “국회의원들이 사립학교법 개정 등 정치적 사안에 더 관심을 기울이면서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격차 해소 등과 관련된 법안 처리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김정명신 교육개혁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의 비판이다. 그는 22일 “18대 국회에서는 학벌 대물림 현상 등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대학 등록금 인상과 사교육비 문제로 고통받는 학부모들의 부담해소를 위해 모두 12건의 교육 법안들이 계류 중이다. 하지만 17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처분될 처지에 놓여 있다. 대학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등은 지난해 2월 등록금 인상 규제 등을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 등은 지난해 2월 저소득 가계 대학생 등의 학자금을 무상 지원하기 위한 국가장학기금 설치를 제안하는 ‘학술진흥 및 학자금대출 신용보증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모두 폐기된다. 통합민주당 정봉주 의원 등이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도 휴지조각이 될 지경이다. 이 법안은 학교 설립·경영자가 수업료와 납부금을 당해연도 직전 3개년 물가상승률 평균의 1.5배 이상 인상하고자 하는 경우, 사유서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교육비 절감과 관련해 통합민주당 이은영 의원 등은 지난해 12월 학원 수강료 초과징수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와 수강료 상한 규정 등을 골자로 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 했다. 미국산 쇠고기와 유전자변형농산물(GMO)수입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은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학교 급식에 공급되는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하도록 하고,GMO를 급식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대표 고언 “폐기법안 18대서 우선 처리해야”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대표는 “서민을 생각하는 국회가 되려면 정당의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시민사회와 적극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2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인 노 대표를 22일 만나 17대 국회에 대한 평가 등을 들었다. ▶17대 국회를 평가해 달라. -17대 국회는 입법·정책 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다만 마무리를 제대로 못했다. 용두사미가 돼 버렸다. 법안 발의만 신경쓰고 통과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무책임에 가까울 정도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다. 나도 큰 책임감을 느낀다. ▶원인이라면.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지와 의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시스템 문제다. 입법활동조차 의원 개개인의 역량에 의지할 뿐 정당에서 제대로 뒷받침못한다. 정당 차원의 정략적 목적 아래 발의된 법안 말고는 책임지는 곳이 없다. 개개인의 의지에 의지하다 보니 부실 법안도 많았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사회적 대화시스템 필요하지 않나. -그게 바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얻은 중요한 교훈이다. 민노당은 상대적으로 시민사회와 연대해 법안을 관철하려는 캠페인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부족했다. 의석수가 부족하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우격다짐이 아니라 사회적 공론화를 위한 합리적 논리와 명분을 개발해 사회적 힘을 모으고 민생법안 통과를 압박해야 한다. ▶18대 국회에 바란다면. -새 이슈를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전 국회에서 폐기된 민생법안들을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한다. 정부는 법안 통과를 위해 의원들보다 훨씬 더 집요하다. 의원발의 법안 일부는 법안으로서 품질이 낮은 경우도 있다. 국회가 반성해야 한다. 국회는 입법을 통해 정부를 견제하는 곳이지 정부활동을 위탁해서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非지역구 62명 발의법안 분석 - 비례대표 입법활동 ‘빛좋은 개살구’ 서울신문과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소장 이지문)가 17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62명(당선 56명+승계 6명)의 입법 활동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이 지역구 의원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고, 법안 발의 성적도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능대표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국회에 보내 각계각층을 위한 법을 만들고, 원내 정책활동을 활성화하자는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법안 가결률 8.7%… 지역구보다 낮아 지역구 의원들의 법안 가결률은(원안가결+수정가결) 12.87%인 데 반해 비례대표 의원들의 가결률은 8.73%에 불과했다. 지역구 의원 243명이 발의한 법안 4210건 가운데 원안가결된 법안은 138건, 수정가결된 법안은 404건이었다. 비례대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1512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원안가결은 34건, 수정가결은 98건이었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 가운데 새로운 법률을 만드는 ‘제정 법안’과 기존 법률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전부개정 법안’은 174건이었지만, 본회의에서 원안가결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수정가결된 법안도 8건에 불과했다. ●전문성 살리라는 취지 무색… 0건 22명 ‘제정 법안’의 경우 비례대표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4.91%)은 지역구 의원의 법안 가결률(15.89%)에 비해 훨씬 낮았다. 지역구 의원이 발의한 ‘제정법안’ 1321건 가운데 원안가결은 32건, 수정가결은 160건이었다. 반면 비례대표들이 발의한 제정법안 163건 중에는 원안가결 0건, 수정가결 8건이었다. 이 소장은 “비례대표가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이 낮은 것은 법안의 필요성 및 현실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비례대표 가운데 가장 많은 법안(143건)을 발의했고, 가결된 법안(14건)도 가장 많았다. 반면 4선인 김종인 통합민주당 의원은 4년 동안 ‘법안 발의’가 전혀 없었다. 또 김 의원을 포함한 22명의 ‘가결 법안’이 0건이었다. 비례대표 25명을 대상으로 직능 전문성을 대표한 법안 58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계류중이었다.5건 만이 수정가결됐고, 계류 39건, 대안폐기 14건이었다. 이 소장은 “직능단체의 장보다는 전문적·실질적 법안을 만들 수 있는 전문가를 공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男보다 활약 돋보인 女 비례대표의 여성할당제(50%)를 처음 시행한 17대 국회에서는 여성 비례대표의 활약이 남성보다 두드러졌다. 비례대표 여성의원(33명)은 남성의원(29명)에 비해 법안 발의수와 가결률에서 모두 앞섰다. 여성의원은 모두 955개의 법안을 발의해 이 가운데 95개가 통과됐다.9.94%의 가결률이다. 반면 남성의원이 발의한 557개 법안 중에는 37개만이 통과돼 가결률이 6.64%에 그쳤다. 의원 1인당 발의 건수는 여성의원이 28.9건이었고, 남성의원은 19.2건이었다. 가결 법안을 5건 이상 제안한 9명의 비례대표 의원 중에 남성은 한 명뿐이었다. 발의건수가 가장 많은 10명 가운데 6명이 여성이었고, 반면 발의 건수가 가장 적은 의원 10명 가운데 남성은 8명이나 됐다. 비례대표 여성의원들의 법안가결 현황을 살펴보면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143개의 법안을 발의,14개 법안을 가결시켜 성적이 가장 좋았다. 이계경 한나라당·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이 각 7건, 김영주 통합민주당·박찬숙 한나라당 의원 각 6건, 이경숙·장향숙·서혜석 통합민주당 의원이 각 5건을 가결시켰다. 이번 조사는 2004년 5월30일 17대 개원부터 2008년 5월9일까지 사퇴 및 승계를 포함한 비례대표 의원 62명이 ‘대표 발의’하거나 ‘1인 발의’한 법안을 국회 홈페이지 의안정보시스템에서 모두 찾아 분석한 것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동명(洞名)의 부침/노주석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가회동에서 살다가 대통령에 당선돼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까지 당선자 신분으론 삼청동에 옮겨 살았다. 서울시 동(洞) 통·폐합으로 삼청동과 가회동 중 한 곳의 동명(洞名)만 살아 남는다고 한다. 이 대통령에게 선택권을 준다면 어느 동 이름 앞에 동그라미를 칠까. 엄혹하던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던 ‘동교동’은 단순한 지명을 넘어 민주화의 성지로 통했다. 그런 동교동도 조만간 사라진다. 얼마 전 마포구의회가 동교동과 서교동 2개 동을 서교동으로 합치는 조례를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임 대통령의 사저인 연희동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사는 상도동은 살아 남았다. 성북구에서 번화한 동네인 동소문동도 성북동과 삼선동, 돈암동으로 각각 흡수돼 동 간판을 내린다. 삼청동과 가회동처럼 지명의 유래가 뿌리 깊고 토박이가 많은 종로구와 중구 곳곳에서 ‘동 이름 쟁탈전’이 치열하다. 효자동 VS 청운동, 필동 VS 장충동, 명륜3가동 VS 혜화동의 경쟁이 대표적이다. 신(神)이 나서도 한 쪽 손을 들어 주기 어려울 정도라는 우스갯말이 떠돈다. 물론 통·폐합된다고 해서 이름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살아 남는 동은 행정동(行政洞)으로 자치센터를 설치·운영하게 된다. 설령 지더라도 주소나 등기부등본, 토지대장에는 예전의 이름이 남아 있다. 종로구 재동·팔판동·누상동·내자동이나 중구 약수동·청구동은 행정동의 자리를 내놓고 다른 동으로 흡수된 법정동(法定洞)이다. 이에 반해 구로구 가리봉동, 강남구 포이동, 관악구 봉천동·신림동 등은 이 참에 달갑지 않은 동명 개칭을 추진하고 있다. 봉천2동과 5동은 성현동, 봉천4동과 봉천8동은 청릉동, 신림3동과 신림13동은 금란동이라는 새로운 동 이름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다음달까지 518개에 이르는 행정동 가운데 100개를 줄이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불필요한 동사무소를 폐지해 얻는 행정효율과 인력감축 효과도 좋지만 유서깊은 동네 이름이 사라진다니 왠지 서글프다. 편의와 능률의 이름아래 사라지는 게 어디 이뿐이랴.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中 쓰촨성 대지진] 지진발생 96시간만에 간호사 구조

    지난 12일 쓰촨(四川)성 대지진 발생 후 생존한계로 일컬어지는 72시간이 지나면서 16일에도 구조와 생존을 위한 사투가 이어졌다. 사망자가 5만명을 넘을 것이란 예측 속에 이날까지 생존자는 원촨(汶川) 지역 1만 4500여명 등 6만여명. 삶의 의지로 죽음을 이긴 기적의 생존자들도 속속 나왔다. 이날 베이촨(北川)현 한 중학교 붕괴현장에서는 지진 발생후 80시간만에 학생 한 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조요원들이 잔해더미 속에서 “살려달라.”는 희미한 외침을 간신히 듣고 달려든 덕분이었다.96시간 동안 건물 더미에 갇혀 있던 간호사도 구출됐다. 700여명을 구해낸 한 자원봉사자가 정작 자신의 아내는 구하지 못한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베이촨의 차 판매원인 리우 웬보(34)는 지진 발생 직후 자원봉사에 가세, 이웃 구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가 속한 구조팀은 700명이 넘는 생존자들을 구했다. 그러나 그 중엔 그의 아내도, 부모도 끼어 있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맘에 아내의 휴대전화로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허사였다. 그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저 안에 있다.”면서 폐허가 된 건물더미만 넋을 잃고 바라봤다. 자원봉사자들은 길이 끊긴 피해현장까지 진흙탕길 도보도 마다않고 속속 도착했다. 탕준(28)은 양(綿陽)에서 베이촨까지 80㎞를 꼬박 걸었다. 자신도 겨우 살아나왔지만 생존자를 구해야겠다는 일념뿐이었다.16일 오전에만 4명을 구조했다. 땀방울어린 현장복구 손길은 줄기차게 이어졌다. 원촨, 베이촨, 주(綿竹) 지역의 두절됐던 통신도 서서히 정상화됐다. 이날까지 손상된 유선전화 교환국 616개 중 336개, 무선교환국 1만 6507개 중 6500개가 복구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양시 읍내는 주택 70% 이상이 완파된 속에서도 이재민들의 임시 텐트촌에선 밥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살기 위한 질긴 노력이 이어졌다.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촛불 릴레이도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다.15일부터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참여 호소 여론이 번져나갔다. 윈난(雲南)성 구이양(貴陽)시 다스쯔(大十子)광장, 광저우(廣州) 난양(南洋)대학 등지에서 자발적인 추모집회가 열렸다. 그러나 생필품값 폭리를 취하는 등 재난상황을 악용한 상술도 횡행하고 있다. 빈 상점, 집을 터는 좀도둑과 3∼4배 뛴 바가지 요금을 부르는 택시기사들도 부쩍 늘었다. 피해자를 사칭해 중국 전역에 “입원비를 보내달라.”는 사기꾼들도 극성이라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중국 공군 낙하산부대는 육로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의 생존자 구출을 위해 목숨을 걸고 수천m의 계곡을 뛰어내렸다. 남방도시보는 16일 “낙하산 부대원들이 유서를 쓰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렸다.”고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YMCA맨’ 전택부 선생이 말하는 스승 스코필드 박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YMCA맨’ 전택부 선생이 말하는 스승 스코필드 박사

    ‘아, 스코필드 박사님/호랑이 할아버지 사모합니다./병상에 누워계실 때 찾아가 문안 드리면 ‘난 호랑이가 아니요, 고양이요’/임종이 가까워져서 찾아가 문안드리면/‘난 고양이가 아니요, 참새요.’하며 눈시울을 적시던 호랑이 할아버지, 지금도 할아버지를 사모합니다.’ 올해 아흔이 넘은 할아버지가 38년 전에 떠난 스승을 그리워하며 쓴 추모시 중 일부이다. 스코필드 박사는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Frank W.Schofield)로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에서 의료, 선교, 독립운동 보도 등의 활동을 한 영국 출생의 캐나다인이다. 한국의 3·1운동을 적극 지지해 ‘34번째 민족대표’로 불렸고,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지난달 10일, 주한 캐나다대사관 1층 로비에서 스코필드 박사를 기리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스코필드 박사가 1970년 4월12일 81세로 세상을 떠날 때 그의 임종을 끝까지 지켜봤던 오리 전택부(93) 선생은 이날 행사장에서 ‘호랑이 할아버지, 영원히 사랑합니다’라고 다시 한번 읊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이날은 또 ‘호랑이 스코필드 동우회’(회장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발족식도 함께 열려 캐나다 대사관 신축건물 1층을 ‘스코필드 홀’로 명명했다. 행사에는 데이비드 피터슨 캐나다 토론토대 총장, 김국주 광복회 회장, 김한중 연세대 총장 등의 인사가 참석했다.‘호랑이 스코필드’는 한국명 ‘석호필(石虎弼)’의 ‘호(虎)’와 그의 강직한 성품을 기리는 뜻에서 이름 지었다. ‘영원한 YMCA맨’으로 불리는 오리 전택부 선생. 그는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두 사람이 있다. 스승 스코필드 박사와의 각별한 사제지간의 정이 그 첫번째. 그리고 ‘스승의 은혜’의 노랫말을 지은 아동문학가 강소천이다. 소천과는 한 고향에서 태어나 학교를 같이 다녔다. 함흥 영생고보 시절, 소천은 일본인 교사의 조선학생 차별대우에 항의해 동맹휴학을 주동했다가 퇴학당한 친구 오리 전택부를 통해 항일사상을 길렀다. 둘은 6·25전쟁으로 헤어졌다가 휴전 직후 서울에서 다시 만났는데, 오리는 기독교계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잡지 ‘새벗’의 주간으로 있었다.1955년 오리가 ‘사상계’로 옮길 때 소천을 새벗의 주간으로 추천할 정도로 절친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에서 노년을 보내는 오리를 만났다. 그의 아호는 ‘전택부’의 오리 ‘부(鳧)’에서 따왔다. 어린 시절 오리의 부모가 귀엽다는 이유로 “오리야, 오리야!”라고도 불렀다. 한자로는 ‘나의 동리’라는 뜻에서 ‘오리(吾里)’로 적는다. 그의 집에 들어서자, 맨 먼저 벽에 걸린 김동리 선생의 친필 ‘낙도안덕(樂道安德)’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궁금해 하자 오리는 “1975년 YMCA총무를 퇴임하면서 ‘무슨 재미로 사나’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했을 때 동리가 축사한 뒤 직접 써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코필드 박사는 우리보다 더 우리 민족을 사랑하고 아꼈다며 스승을 회상했다. “2001년 4월20일, 주한 캐나다 대사관 주최로 스코필드 박사의 유품 전시회가 있었지요. 이때 보관해왔던 유서원문과 유품을 기증했습니다. 나더러 조사(弔詞)를 하라고 하기에 (앞에 언급된)‘호랑이 할아버지 사모합니다.’라고 읊었더니 그걸 전시장에 액자를 만들어 내걸더군요.” 스코필드 박사와의 인연은 오리가 서울YMCA총무를 맡았을 때였다. 당시 전택보 YMCA 이사장이 빈털터리나 다름없는데다 소아마비로 다리까지 불편해 절뚝거리는 스코필드 박사에게 승용차를 선뜻 선물했다. 이때 스코필드 박사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YMCA를 왕래했고 오리는 그를 스승으로 모셨다. ▶3·1운동 때 스코필드 박사는 어떤 역할을 했나요. “그 분이 1916년 선교사로 한국에 왔다가 3·1만세 때 죽거나 다친 많은 시민들을 위해 구호활동에 앞장섰습니다. 당시에는 세브란스병원 의과대학 교수였지요. 특히 경기도 화성군 제암리 사건 때 일본의 만행을 세상에 폭로했지요. 오늘 새로 밝힐 것도 있습니다. 그해 4월15일 3·1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병사들이 제암리 외에 화성군 수촌마을까지 급습했습니다. 교회당과 집집마다 사람을 가둬놓고 불을 질렀지요. 무차별 총질로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와 불도 못 끄고 마을의 42가구 중 40가구의 식구들이 대부분 불에 타 죽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스코필드 박사는 자전거로 수촌마을을 오고가며 부상자들을 치료했지요. 이로 인해 스코필드 박사는 국외로 추방됐는데 ‘끌 수 없는 불꽃’이란 책을 써서 한민족의 의거를 세계만방에 알렸지요. 광복 이후 우리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에 와서 훈장을 받았습니다.” 오리는 이같은 스코필드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76년 4월19일 수촌마을에 3·1운동 기념비를 세웠다. 이때 직접 비문을 지었다.‘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인생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하더니, 여기 마을 사람들은 호랑이와 의좋게 오래 살며, 길이 길이 낙원을 이루리라.’ ▶스코필드 박사는 동물도 무척 아꼈다고 하던데요. “맞아요. 하루는 침통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 있기에 까닭을 물었더니 ‘내 동생이 죽었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캐나다에서 동생소식이 왔나요?’라고 다시 물었더니 ‘아니야, 내 동생이 창경원에 있잖아. 창경원에 문제 많아요, 그래서 내 동생이 죽었어.’라고 해요. 그날 아침 신문에 호랑이 한 마리가 죽었다는 신문을 보고 슬퍼했던 것입니다.” ▶유서에는 무엇이 담겨 있었나요. “모 고아원에 돈 얼마 주고,YMCA에는 얼마 주고, 누구누구에게는 얼마를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갑을 열어봤더니 미화로 2500달러밖에 없었는데 주라는 돈은 4000달러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돈을 더 보태 유서대로 했지요. 평생 가난하게 살면서도 그 분은 많은 학생들과 고아들에게 돈을 주면서 ‘돈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야.’라고 하셨지요.” 스코필드 박사는 월남 이상재 선생을 무척 존경했다고 한다. 그리고 캐나다 출신 선교사 게일(G.S.Gale·연동교회 창설자)과 에비슨(O.R.Avison·세브란스의전 창설자) 등이 토론토대학의 선배이자 한국 YMCA창설자였기 때문에 오리에게 YMCA회관 재건에 쓰라며 30달러,50달러씩 돈을 자주 주었다고 한다. “돌아가실 때까지 그분은 서울대 관사에서 혼자 사셨지요. 자식 얘기가 나오면 ‘한국에 아들과 딸들이 많이 있잖아요.’라고 했습니다. 연금과 지지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여생을 보냈지만 1년 내내 옷 한 벌 사 입지 않고 그 돈을 모았다가 불우 이웃을 위해 썼습니다.” 오리는 스코필드 박사의 유지를 제대로 받들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몇번 되뇌었다. 오리는 서울에서 살다가 두 달 전에 도곡리로 이사를 왔다. 서울여대 교수로 있는 아들이 새로 집을 지어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는 것. 오리는 “아들이 어릴 적 우리 고향집처럼 지었어.”라면서 “나는 일제때 공산주의자였지…, 문익환, 장준하 등도 다 내 친구이고 후배였는데 먼저 갔어.”라고 덧없는 세월을 잠시 떠올린다. 그는 최근 ‘에세이문학’ 봄호에 자신의 마지막 글 ‘상사화의 비밀’이라는 수필을 썼다고 했다.100세까지 건강하게 사시라고 하자 “(인심)쓰는 김에 넉넉하게 200살로 하면 안 되겠나.”며 웃는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당까지 배웅나온 오리는 “참, 스승의 날이라고 했지, 독립운동가였던 여천 이용설(1895∼1993) 선생 있잖아. 그분도 스코필드 박사를 스승으로 무척 존경했다고 꼭 좀 써줘.3·1운동으로 일본 경찰에 쫓길 때 스코필드 박사가 많이 도와주셨거든.”이라고 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워싱턴 매춘스캔들 ‘DC마담’ 재판 앞두고 자살

    워싱턴 매춘스캔들 ‘DC마담’ 재판 앞두고 자살

    성매매 스캔들로 지난해 미국을 떠들썩하게 하며 ‘DC마담’으로 불렸던 데보라 팰프리(52)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2일 로이터 통신과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플로리다에 사는 어머니 블랑시(76)의 집에서 목을 맨 채 시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팰프리가 그동안 겪었던 삶을 되돌아보는 유서를 남겼으나 범죄혐의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 출신으로 롤린스 대학에서 범죄학을 전공한 팰프리는 1993년부터 워싱턴 DC를 무대로 고급 매춘조직을 운영하다 지난해 7월 사법당국에 적발됐다. 당시 워싱턴 정가와 고위 공직자, 군 장성 등 자그마치 1만여명에 이르는 단골손님 명단을 적은 수첩이 발견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명단엔 데이비드 비터(47·루이지애나) 공화당 상원의원과 AT&T 부회장을 지낸 랜들 토비어스(66) 전 국무부 부장관, 사무엘 울만(78) 전 해군사령관 등 유력인사들이 올랐다. 또 팰프리가 고용한 130여명 가운데 대부분이 대학교육을 받은 로펌 직원과 대학교수 등 전문직 여성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충격을 키웠다. 팰프리는 50만달러(5억 500만원)가 든 비밀계좌를 갖고 있는 등 돈세탁과 성매매를 중계한 혐의로 기소돼 다음달 24일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조선시대 명문가의 가훈과 유언

    “벼슬 길은 산보다 어렵고 물보다 험하다. 도도한 벼슬 바다에서 나아가기만 하고 그칠 줄 모르다가 마침내 풍파를 맞는 것은 무슨 마음이란 말인가?” 조선 선조 때 이조참판을 지낸 유희춘이 자식들을 위해 쓴 훈계의 한 대목이다. 최근 정부 인사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하차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한번쯤 음미해 볼 만한 경구다. ‘한국판 안씨가훈(顔氏家訓)’으로 읽힐 만한 책이 나왔다. 조선시대 명문가의 가훈과 유언을 한 데 묶은 ‘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정민·이홍식 엮어 옮김, 김영사 펴냄)가 그것이다.‘안씨가훈’은 중국의 위진남북조 시대 말기의 명재상 안지추가 자손들을 위해 지은 교훈서다. ‘호걸이 되는 것은’는 고산 윤선도의 ‘기대아서(寄大兒書)’, 유희춘의 ‘십훈(十訓)’, 신숙주의 ‘가훈(家訓)’ 등 여러 문집 등을 샅샅이 뒤져 골라낸 조선시대 명문가의 가훈과 유언 31편을 우리말로 옮기고 해설을 덧붙인 것.“달도 차면 기운다고 했다. 사람의 일도 늘 가득 찼을 때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산 윤선도가 큰아들 인미에게 주는 훈계),“마음은 생각의 지배를 받고, 행동은 생각의 결과다.”(조선 중기 문신 허목이 자손들에게 내린 훈계),“젊어 노력하지 않으면 무정한 세월 앞에 안타까운 탄식만 남는다. 인생을 빈 배에 싣지 마라. 큰 뜻을 품어 그 길로 매진하라.”(조선 중기 문신 권시가 두 아들에게 남긴 유서) 등 시간을 뛰어넘는 삶의 지혜와 원칙이 녹아들어 있다. 이 같은 교훈적인 이야기가 조금은 고답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읽는 이들에게는 깊은 울림을 남긴다.1만 3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골프나들이 중년男 2명 의문사

    골프를 치기 위해 집을 나섰던 중년남성 2명이 고속도로 갓길에 정차된 차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7일 오전 7시45분쯤 경기 광주시 초월면 제2중부고속도로 하행선 동서울나들목 갓길에 세워져 있던 뉴그랜저 승용차 안에서 박모(48·골프의류판매업체 대표)씨와 김모(50·이비인후과 의사)씨 등 2명이 숨져 있는 것을 한국도로공사 직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고교 선후배 관계인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서울에서 원주로 골프를 치러 나섰다고 경찰은 밝혔다. 발견 당시 차량은 비상등이 켜진 채 시동이 걸린 상태로 운전석 창문이 열려 있었다. 또 두 사람에게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차 안에서 유서나 약물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또 박씨가 이날 오전 6시30분쯤 119에 전화를 걸어 “숨쉬기가 힘들다. 경안부근이다.”라며 구조요청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신고를 받은 광주소방서 관계자는 “술에 취한 사람처럼 부정확한 발음으로 남자가 ‘제2중부고속도로다. 약물 복용했다.’며 구조를 요청해 출동거리가 가까운 하남소방서로 즉시 연락했다.”고 말했다.경찰은 차안에서 발견된 유류품과 차량, 구토물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부검을 통해 음독여부 등 정확한 사인 등을 조사키로 했다.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선화의 대가’ 수안 스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선화의 대가’ 수안 스님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했던가. 이제 ‘그분’과 만날 시간이 왔다. 아침 찬물로 세수하고 맞이하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고 한다. 천지사방이 푸르름으로 가득하고 퍼붓는 정열의 햇살로 온통 찬란해진다.98세에 작고한 피천득 시인은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라고 찬미했다. 어디 이뿐이랴. 어버이, 스승,‘나를 닮은’ 아이들이 새삼 생각나게 한다. 그럴 것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석가탄신일, 성년의 날 등 기념적인 날들이 이어진다. ‘마음을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일’(禪), 그리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축하(奉祝)하는 일이 더욱 많아진다. 5월과 무관치 않은 한 스님을 만나보자. 곧 칠순임에도 여전히 ‘개구쟁이 어린이’처럼 지낸다. 무장무애(無障無), 아무 거리낌 없이 ‘하하하’ 크게 웃어대는 모습은 영락없는 천진한 부처 같다. 그는 어머니와 어린이들을 ‘말할 수 없도록’ 그리워해 그림(禪畵·선화)을 그리고 시를 쓴다. 내공이 워낙 깊은지라, 주위에서는 ‘선화의 대가’라고 칭송한다. 10년 전쯤이다. 스님이 양저우(揚州)박물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하루는 양저우시장이 저녁자리를 마련했다. 때마침 선화의 대가가 양저우에 왔다는 소문을 듣고 글씨와 그림에 관한 한 ‘무림의 고수’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장쩌민(江澤民) 주석의 어릴 적 은사도 참석했다. 술잔이 몇순배 돌고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자 중국의 한 원로화가가 붓을 잡더니 즉석에서 물소그림을 그렸다. 이어 그 화가는 붓을 한국의 스님에게 건넸다.‘화답’을 청했던 것. 뒤질세라 스님은 주먹쥐듯 네 손가락으로 붓을 잡았다. 원래 악필(握筆)인 스님은 창호지에 원을 그리고 점을 몇군데 쓱쓱 찍었다. 불과 몇분 후 붓을 내려놓자 약속이나 한 듯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발그레한 볼에, 미소짓는 복덩이 동자상이었다. 양저우시장이 즉석에서 “공부 잘하도록 우리 아들 방에 걸어놓으면 너무 좋겠다.”고 하자 스님은 기꺼이 선물했다. 그러자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줄을 섰다. 스님은 이날 밤 새도록 붓을 잡았다. 스님과 관계된 일화는 많다. 프랑스 상원의장 초청으로 뤽상부르궁전 의장공관에서 전시회를 열어 프랑스와 우리나라 화가들을 놀라게 했다. 이밖에도 베를린, 카사블랑카, 남미 등 세계 각지의 유서 깊은 도시를 돌며 전람회를 열어 많은 화제를 뿌렸다. 얼마 전에는 유니세프(UNICEF)에서 발행하는 엽서에 그의 작품이 소개되기도 했다. 스님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는 해외팬들도 적지 않다. 법문 스타일도 독특하다. 야단법석(野壇法席)에서 마무리할 때 ‘우리의 소원은 성불’을 불러 신도들을 울리기도 한다. 국내 불교계에서는 중생을 연민하고 구제하는 일에 남달라 ‘관세음보살’이라고 표현한다. 스님이 머물고 있다는 통도사(通度寺)의 축서암(鷲棲庵)을 찾았다. 조선 숙종 때 창건된 암자로 영축산(靈鷲山·혹은 영취산)의 옛 이름 축서산에서 비롯된다. 400여년이라는 축서암의 세월 가운데 근래 30년을 문제(?)의 스님이 살아서인지 축서암은 거대한 화실처럼 느껴졌다. 마당 한가운데에는 붉게 핀 자목련이 원숙한 여인처럼 금방이라도 유혹할 듯 낯선 손님을 맞이한다. 암자 뒤로는 온갖 푸른나무들이 병풍처럼 쭉 늘어서 넋을 놓게 했다. 그렇게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기자양반인가? 읍내(서울)에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촌구석까지는 뭐할라고 왔노.”라는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가 들려온다. 선화의 대가 수안(殊眼) 스님이었다. “차나 마시고 가게.” 합장을 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쥐 두마리가 ‘입춘대길’이라는 글을 떠받치는 그림이 창문에 붙여져 있었다. “왜 ‘수안’이라고 했습니까?” “내 속가의 성이 ‘문(文)’이야. 그리고 문수보살(文殊菩薩)의 수(殊)에다 ‘문수의 안목을 키워라’해서 안(眼)을 넣었지.” “만화방창, 이 봄에 유혹을 느끼지 않나요?” “허허허, 봄이 되면 관광버스 타고 놀러가는 사람들 많지.” 연근차 몇잔을 마셨다. 스님은 평소 길을 떠날 때 차보따리를 끼고 다닌다. 스님이 마실 차, 그리고 스님과 만날 사람을 위한 차를 준비한다. 그게 바로 풍류의 시작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수무향(眞水無香)의 ‘풍류차’를 권하면서 ‘어차피 인생살이가 다반사(茶飯事)이지요.’라고 한다. 차를 마시던 스님이 갑자기 기자의 얼굴을 보더니 “어라, 머리만 안깎았군.”이라고 했다. 전생이 스님인가? “호 하나 지어주랴? 고을 제(濟)에서 삼수는 빼버리자, 그리고 산에 기대 살아야 하니 산(山)을 넣어 제산(齊山)으로 해삐리라.‘재산’으로 들릴 수도 있으니 기분이 좋다. 하하하.” 얼핏 ‘개구쟁이 스님’의 장난기로 들려올 법도 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토굴생활 등 혹독한 수행으로 ‘대긍정(大肯定)’의 경지까지 오른 ‘큰스님’의 말씀 아닌가. “대긍정은 어떤 것인가요?” “별거 아니야, 긍정과 부정도 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야. 부정이 많다 보면 그림자가 많아져. 캄캄한 방에 전깃불 켜는 것도 수행이지. 스위치 하나로 어둠과 밝음, 즉 긍정과 부정이 생기거든. 흐르는 물이 굴곡을 탓하는 거 어디 봤는가?” “요즘 세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너무 바빠, 그렇게 살 필요 없어. 별로 들 것도 없으면서 왜 무겁게 짊어지고 쫓기면서 살아? 아나 다 놓아삐리라. 집착은 곧 노예인 것이야. 장독대에서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하는 어머니를 생각해봐. 요즘은 어머니도 고향도 다 잊고 살아가. 지혜는 없고 지식과 정보의 노예로 다들 전락했어. 그러니까 고급인력들이 빈둥빈둥 놀고 자빠졌지.” 스님의 시 중에 ‘사모곡’이 있다.‘누가 지었을까 어머니 이름 석자/기쁠 때 불러도 어머니 슬플 때 불러도 어머니/아무리 불러도 싫지 않은 그 이름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아기가 됩니다.’ 스님은 ‘진리는 곧 어머니’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자비원’을 통해 무의탁 노인을 돕는다. 또 부산 지역 지체장애아동들에게 매년 휠체어 100대씩 사서 선물하는 등 수십년째 선행을 베풀고 있다. 길을 가다가 거지를 만나면 주머니를 뒤져 몇푼의 돈을 꺼내 건네주는 일도 다반사이다. 스스로 ‘수행화가’라고 표현하는 그는 17세 때 출가 직후부터 석정 스님을 스승으로 전각과 선화를 익혔다. 그의 그림은 어린이, 어머니, 초가집 등 토속적 냄새가 짙게 담겨 있다. “출가한 지 50년 됐습니다. 그동안 후회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나요?” “비바람이 부는데 파도가 안 일어날 물이 어디 있겠어. 성불하려면 비워야 해. 가득차 있으면 뭘 담겠나?” 인터뷰를 마치면서 석가탄신일을 맞아 법문 하나를 정중히 부탁했다.“춘래초자청(春來草自靑), 봄이 오면 풀이 절로 푸르기 마련인데 괜히 욕심 보탤 거 없어. 심청사달(心淸事達)이야. 마음이 맑으면 모든 일이 잘 풀려. 부정과 긍정도 다 흑백논리야. 최선을 다해도 나중에 부끄러운데 눈속임을 하면서 살면 얼마나 영혼이 부끄럽겠나. 내 자식이 귀하면 이웃 자식도 귀하고, 사회와 국가도 귀하지 않겠나?”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 수안 스님은 1940년 경남 통영에서 출생,57년 석정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64년 월하 스님에게 비구계 수지하고 이후 통도사 송광사 백련사 묘관음사 등에서 수선안거에 정진했다. 77년 이리역 폭발사고 때 이재민돕기 선화전을 열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85년 파리 초대전,86년 중앙승가대건립기금마련 전시회,89년 두달간 유럽순회전 등 유럽과 러시아, 남미 등에서 전시를 가져 독특한 수행력을 과시했다. 특히 불우어린이와 장애인, 무의탁노인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내놓는다. 그림전시도 ‘중생돕기’ 차원이다. 이달 초에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세상을 담는 그릇-발우전’에 공동전시를 가졌다.
  • 죽음을 택한 어느 ‘강의전담 교수’

    죽음을 택한 어느 ‘강의전담 교수’

    국내 대학의 부당한 대우에 좌절해 한 강사가 미국에서 자살한 사건을 계기로 대학 시간강사들의 열악한 현실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KBS 2TV ‘추적 60분’은 시간강사들의 시련을 조명해 보는 ‘엘리트 여강사는 왜 죽음을 선택했나’를 16일 오후 11시5분에 방송한다. 지난 2월27일 미국 텍사스 주의 한 모텔에서 국내 지방 사립대 강사였던 한경선(44)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함께 미국 여행 중이던 한씨의 딸(16)이 보여준 그의 유서에는 “교수가 되기 위해 미국 명문대학에서 공부까지 했는데, 지난 4년 동안의 한국 생활은 제 정신을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무엇이 그를 자살로 내몰았을까. 동료들은 한씨가 학교 측으로부터 부당한 대우와 인격적인 모욕을 당했다고 말한다. 또 해고를 당한 동료의 탄원서를 써주면서 학교와의 갈등이 심해졌다고 전한다. 한씨의 공식 직책은 ‘강의 전담 교수’. 이는 시간강사의 열악한 처우와 근무조건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제도다. 그러나 현장의 진실은 다르다. 전임교원 비율을 높이기 위한 편법으로 대학들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장기 임용 부담이 없는 강의 전담 교수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지난 2003년 서울대 시간강사의 비관 자살 이후 유사사건은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게 현실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강사들은 법적으로 교원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2006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사립대 시간강사와 전임강사의 평균 월급은 각각 75만원과 335만원. 약 4.5배나 차이가 난다. 대학등록금 1000만원 시대임에도, 늘어난 대학 재정이 강사들을 위해서는 쓰여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운현궁의 어제와 오늘’ 조명

    환경TV는 12일 오후 9시 20분 ‘우리의 전통-풍운의 운현궁, 그 어제와 오늘’에서 흥선대원군의 흥망성쇠가 투영된 곳이자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결혼식)가 열렸던 운현궁을 살펴 본다. 운현궁은 유서깊은 곳이다. 흥선대원군의 둘째아들인 고종이 성장했고, 흥선대원군이 서원철폐, 경복궁 중건, 천주교 탄압 등 개혁정치를 펴기도 했다. 프로그램은 운현궁의 여러 건물들을 둘러보고 고종 황제의 가례 의식을 재현한다.
  • 서울광장에 ‘플라워 카펫’ 조성

    서울광장에 ‘플라워 카펫’ 조성

    시청앞 서울광장에 유럽의 유서깊은 도시 축제에서나 볼 수 있었던 ‘플라워 카펫(flower carpet)’이 조성된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6월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플라워 카펫 페스티벌’에 우리나라 자생꽃들로 만들어진 자수 화단(꽃묘 포트)이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플라워 카펫은 서울광장 전체 잔디면적의 3분의2인 4000㎡에 꽃묘를 포트(용기)째 배치하는 방식으로 조성되며, 야간에도 감상할 수 있도록 조명도 설치된다. 시는 꽃묘 포트의 지름이 약 10㎝인 점을 고려할 때 최소 30만본의 꽃묘가 설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성 비용 4억 5000만원은 외부 협찬을 통해 조달하되 전시된 꽃묘는 행사가 끝난 뒤 시 양묘장에서 재활용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디자인 서울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벨기에 그랑 플라스(Grand Place) 광장 축제를 벤치마킹했다.”면서 “하이서울 페스티벌 행사와 연계해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플라워 카펫’의 디자인은 23일까지 공모한다.8∼9일 시청 남산별관 조경과에 응모신청서를 등록한 뒤 마감일까지 작품을 제출하면 된다. 최우수작 1명에게는 700만원의 상금도 주어진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날인없는 유언장 무효”

    자필로 쓴 유언장이라도 날인해야 효력을 인정하는 민법 제1066조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동흡 재판관)는 연세대가 “유언장 전문과 연월일ㆍ주소ㆍ이름을 자필로 작성했는데 날인까지 있어야 효력을 인정하는 법률은 유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낸 헌법소원을 기각했다고 30일 밝혔다. 사회사업가 김모씨는 평생을 모은 돈 123억원을 은행에 맡겨놓은 채 2003년 11월5일 숨을 거뒀다. 유족들은 은행 대여금고에서 김씨의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에는 ‘유고시 예금 재산을 연세대에 기부한다’는 전문과 연월일(1997년 3월8일)ㆍ주소ㆍ성명이 자필로 적혀 있었지만 날인은 없었다. 김씨에게 부인이나 자녀가 없어 상속인이 된 김씨 형제와 조카 등 유족 7명은 2003년 12월 은행을 상대로 예금 반환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1ㆍ2심은 물론 대법원도 “날인이 누락됐다면 유언장은 효력이 없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보석, 예술을 입다

    보석, 예술을 입다

    올봄 여성들의 마음이 한층 더 싱숭생숭해질 것 같다. 고급 명품 보석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가 무르 익었다는 판단일까. 프랑스와 미국을 대표하는 유명 보석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에서 값비싼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반클리프 아펠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보석 브랜드. 한국 상륙 6주년을 맞아 새달 4일까지 ‘반클리프 아펠 뮤지엄 컬렉션-영원의 보석전’을 개최한다. 장소는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10층 문화홀. 1906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8개의 주제로 나눠 200여점의 유서 깊은 작품들을 선보인다.1933년 반클리프 아펠이 개발하여 특허권을 획득한 ‘미스터리 세팅’ 기법으로 제작된 피오니 클립과 영화배우에서 모나코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가 썼던 티아라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동안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왔던 프랑스 본사 보석 장인들의 작업 과정도 공개된다.(02)3440-5579. 반클리프 아펠에 비해 티파니의 유혹은 길다.6월8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 170년의 역사를 화려하게 풀어놓는다. 시대별로 전시실 10개를 마련해 200여점의 눈부신 보석과 장신구를 선보인다. 뉴욕에서 문구류와 팬시 용품을 판매하는 작은 상점으로 출발한 티파니는 세계박람회에서 많은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명품 보석 브랜드로 성장했다. 우리에겐 과거 오드리 헵번 주연의 명작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으로 어렴풋이 이름을 알렸으며, 국내 상륙 후 비교적 낮은 가격대의 스터링 실버 제품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번 전시회는 대표적인 디자이너 잔 슐럼버제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란색의 원석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하여 만든 ‘바위 위에 앉은 새(Bird on a Rock)’를 비롯해 예술작품으로 대접받는 티파니 보석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02)3471-3641.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서장님과 도둑의 정중한 회견

    나이 20살에 도둑질은 처음이라는 정길동(鄭吉東)이라는 친구가 봉천동 최(崔)모씨집에 숨어들다가 주인에게 발각되자 급한김에 뛰어든게 지하실. 독안에 갇힌 쥐꼴이 되었는데 목에 칼을 대고, 들어오면 자살하겠다고 버티고 있어 경찰관이 15명이나 출동,「나와라」「못나간다」로 무려 6시간을 대치하다가 노량진서장과 형사과장이 들어가 범인과 마주 서게되었는데 서장과 주고 받은 말이 걸작이야. 범인=『어느서에서 나왔읍니까?』 서장=『노량진에서 나왔다』 범인=『아 이번에 진급하셨지요? 축하합니다』 서장=『나 진급못했다』 범인=『아니 서대문서장 중부서장도 다 되었는데 서장님은 왜 진급을?』 서장=『임마, 중부서장도 진급못했어』 범인=『아 그래요? 잘 몰라 미안합니다』 이러다가 범인이 유서를 쓰겠다고 해서 내가 만년필과 종이를 주었더니 형수에게 원망조의 유서와 서장에게「소란피워 미안하다. 앞으로 진급이 속히 되길 빈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칼로 목을 그어 약간 상처가 났지. 그래 의사를 불러 치료를 해주고 잡았지. 나중에 서장말이「그친구 비록 도둑이긴 하지만 내 진급에 관심이 많아 고맙더군」.(웃음) [선데이서울 71년 7월 11일호 제4권 27호 통권 제 1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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