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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정태 한국판소리보존회 이사장 “중견명창 중심 무대올려 전세계에 판소리 활성화”

    남정태 한국판소리보존회 이사장 “중견명창 중심 무대올려 전세계에 판소리 활성화”

    남정태(63) 제16대 한국판소리보존회 신임 이사장은 23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원로 명창위주로 무대에 올리는 관행이 지속되다 보니 판소리계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중견명창 중심으로 공연사업을 운영해 판소리를 전세계에 활성화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한동안 끊겼던 전국 대통령상 대회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남 이사장은 8살 때부터 한학을 배우며 초·중·고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했다. 젊은 시절 포장마차와 세탁소 등 잡역일을 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31살에 서울대학교 국악과에 늦깎이로 입학했다. 한때는 민주당 총무국장으로 정계에 발을 디딘 적도 있어 판소리계에서는 독특한 경력을 가진 소리꾼으로 화제다. 다음은 남 이사장과 일문일답. -한국판소리보존회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달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자리잡은 한국판소리 보존회는 조선시대 협률사로부터 기원해 118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후에 조선성악회로 맥이 이어졌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판소리에는 삼강 오륜 사상이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5바탕 중 부자유친은 심청가, 군신유의는 적벽가, 부부유별은 춘향가, 장유유서는 흥보가가 해당한다. 일제는 충효사상이 깃든 판소리를 경계하곤 했다. 그래서 일제강점기에 우리 판소리가 탄압도 많이 받았다. 그러다 1971년 판소리 보존회가 탄생해 박록주(1905~1979) 선생이 초대 이사장이 됐다. 이때 최초로 각 유파발표회가 시작됐다. 제2대 박초월 명창에 이어 김소희·정광수·조상현·성우향·송순섭 이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1973년 사단법인이 설립됐고 올해로 48년째, 유파발표회는 49회째 전해지고 있다.”-기존 판소리보존회 정관 중에는 이상한 조항이 있다는데. “예전에는 정관에 국가문화재가 아니면 이사장직에 도전조차 못하고, 또 회원만 이사장을 할 수 있었다. 또 언제부터인지 국내서 가장 권위적이었던 대통령상대회도 박탈당하고 모든 수상대회가 없어졌다. 앞으로는 판소리보존회도 행정과 예술이 구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젠 글로벌시대에 소리만 배워서는 답답해 의사소통이 안되고 보존회도 그만큼 역량이 축소될 수 있다. 예술가들도 자기분야뿐만 아니라 행정과 시사·정치 등 다양한 세계를 알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번에 이사들도 무용이나 군장교·사업가·문화·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신임 이사장으로서 판소리보존회의 포부와 목표는 뭔지. “그동안 판소리계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지속돼 왔다. 민주주의 병폐중 하나가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거다. 판소리계도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중견명창들로 좀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앞으로 공연무대를 중견명창 중심으로 활성화시키겠다. 국내무대뿐만 아니라 해외공연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다음 목표는 전국 대통령상 대회를 복원하겠다. 문체부장관상대회가 5년 이상 유지되면 신청이 가능하다. 현재 6~7년간 지속됐으니 요건은 갖춰져 있다. 우리는 판소리를 전공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단체다. 다른 대회엔 있는데 정작 소리꾼들의 모임인 우리 보존회엔 대통령상 대회가 없다. 현재 문체부장관상과 국회의장상·교육부장관상 등 일부 대회만 부활돼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 규정에 5년동안 줄 수 없다고 규정돼 있는데도 모 대회는 1년 지나서 바로 부활해줬다. 이는 형평성 차원에 맞지 않는다. 우리 보존회도 이른 시일내 부활해줘야 마땅하다.”-새로운 변화시도로 원로가 아닌 젊은 소리꾼을 교육강사로 영입했다는데. “최근 우리 보존회에서 팔순인 박계향 선생이 판소리강의를 진행하다가 건강상 이유로 중단됐다. 보존회를 상징하는 얼굴로 이미지가 중요하기에 남도민요 강사로 누가 적임자인지 신중히 물색해 왔다. 새로운 변화시도로 이번에 남도민요 교육강사로 40대의 젊은 소리꾼 원진주 명창을 영입했다. 오는 10월부터 남도민요를 가르칠 예정이다. 젊어서 에너지가 넘치면서 개성있고 활력있다. 원 명창은 앞으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낼 인물로 소리뿐만 아니라 참신하고 깨끗한 이미지에 열정까지 대단하다. 임방울국악제 제21회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소리꾼으로, 일찍이 36세때 김세종제 춘향가 중 ‘십장가’ 대목을 불러 판소리 지존에 올랐다. 이화여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하고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다. 현재 원 명장은 경기 김포아트빌리지에서 판소리교실을 운영 중이다. 칠판까지 설치해 판소리의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며 90분간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덕에 수강생들로부터 평판이 좋다. 판소리교실을 연 지 1년 만에 지난 6월 열린 경기도청소년종합예술제 김포시 대회에서 문하생들이 3관왕을 휩쓸었다고 한다. 우리소리의 불모지인 김포에서 판소리 붐을 일으키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31살 늦깎이로 서울대 국악과에 입학했다고 하는데. “제 선친께서 기존 유교가 아닌 새로운 종교인 ‘갱정유도’에 다니셨다. 청학동에서도 믿는 종교라고 한다. 선친께서 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서당공부를 시켰다. 전북 부안 변산의 해발 700고지 산에 들어가서 11년간 서당공부를 했다. 8살 때부터 19살까지 11년간 수학했다. 이후 상경해서 세탁소를 운영했고 27살에 검정고시를 시작했다. 초·중·고교를 검정고시로 합격한 뒤, 86학번으로 서울대학교 국악과 판소리 전공으로 입학했다. 판소리는 2명 뽑았는데 그때 나이 31살이었다. 판소리를 시작한 건 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전 전북 군산의 ‘월산’ 최란수 선생한테 사사하러 갔을 무렵이었다. 3년간 주경야독으로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 판소리를 공부했다.” -정계에도 몸담았은 적 있나.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한 후 국민대에서 정치외교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울 중구청장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3~4년 근무했다. 이후 민주당에서 총무국장을 맡았다. 이때 행정과 회계업무 등을 두루 경험한 계기가 됐다.” ■남정태 이사장은 1953년 6월 16일 전북 정읍 출생. 초·중·고교 검정고시 졸업, 서울대학교 국악과 졸업, 국민대 대학원 석사졸업, 박사과정 수료. 현 제16대 한국판소리보존회 이사장, 한국판소리보존회 전라북도지회 지회장, 전 한국판소리보존회 군산지부 지부장, 2000년 전 민주당 총무국장. 2000년 전 서울시 중구청장 비서실장.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양팡BJ 열성팬, 별풍선 3000만원 지불하며 식사 요구..‘극단적 선택까지’

    양팡BJ 열성팬, 별풍선 3000만원 지불하며 식사 요구..‘극단적 선택까지’

    인터넷 개인방송 BJ 양팡(23)에게 거액의 후원을 해온 한 팬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22일 양팡에게 아프리카TV를 통해 거액의 후원을 한 팬 A씨(45)는 이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졌다. A씨는 별풍선 3000만 원어치를 쏜 뒤 양팡에게 함께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양팡은 팬과의 사적인 만남은 있을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그는 “천호대교로 가서 투신하겠다”고 전한 뒤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없는 약속들이었다. 환불하라”며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씨는 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현재 집에서 보호받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팡의 월수입은 약 1억, 별풍선 수입은 월 4000만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양팡은 지난해 아프리카TV 페스티벌 BJ어워드 여자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뉴스부 seoulen@seoul.co.kr
  • [단독] 모욕받는 빈곤층…기초수급 신청 때 ‘가족해체 제3자 인증’ 요구

    [단독] 모욕받는 빈곤층…기초수급 신청 때 ‘가족해체 제3자 인증’ 요구

    관악구청 ‘가족관계 해체 사유서’에 부양 못 받는 사유 등 상세히 기술하고 본인 외 보증인의 서명도 별도 받도록 허위·위증 확인땐 법적 문제 책임물어 ‘아사 탈북민 모자’에게도 이혼확인서 복지부 지시 지난달 초부터 사용 중지 아동수당 신청때 3자가 이혼 보증해야 기초단체 임의 ‘개인 내력’ 서류 강요도‘아사’(餓死·추정사인)로 숨진 탈북민 한모(42)씨 모자의 담당 관청인 서울 관악구가 그간 기초생활수급 신청자들에게 ‘국민기초생활보장을 받으려면 제3자의 인증을 받아 가족이 해체됐다는 사실을 증명하라’고 요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먹고살고자 어렵게 관청 문을 두드린 빈곤층에게 가난보다 더한 굴욕을 안겨 준 셈이다.빈곤사회연대가 19일 서울신문에 공개한 관악구의 ‘가족관계 해체 사유서’를 보면, 구는 기초생활보장 신청자와 차상위 본인부담 경감 대상자들에게 부양의무자와의 관계가 단절돼 부양을 받지 못하는 사유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본인 서명 외에 보증인의 서명을 별도로 받도록 했다. 또한 ‘위 사실이 허위나 위증일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49조에 의거,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한다’는 경고 문구를 사유서에 함께 기재했다. 보증인에게는 ‘이 사실이 허위·위증으로 확인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법적인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복지 급여를 신청한 국민을 사실상 잠재적 부정수급자로 간주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가족관계 단절 사유는 가출·실종, 부모의 이혼이나 재혼, 부양의무자의 학대·외도, 폭력·고부갈등을 비롯한 가족 간의 갈등 등 지극히 개인적이고 민감한 내용이다. 자신의 ‘비극’을 타인에게 확인받아 오라는 구의 요구에 신청자들은 어쩔 수 없이 보증인을 수소문하러 다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유서는 보건복지부의 요구로 지난달 초부터 사용 중지됐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서울의 한 기초단체에서도 아동수당을 신청하려는 한부모 여성에게 이혼확인서를 가져오라면서 제3자의 확인 보증 서명을 받아 오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활동가는 “당시 그 여성은 해외로 이민을 했다가 이혼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국적 회복 중이었고, 이혼 사실을 증명할 법정 판결문이 있었는데도 구청이 이혼 사실을 타인에게 확인받아 오라고 해 수치스러워했다”고 전했다. 탈북민 한씨와 접촉이 있었던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회장도 “관악구 주민센터가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을 알아보려고 주민센터를 찾은 한씨에게 ‘이혼확인서’를 요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공무원의 냉대에 발길을 돌린 한씨는 결국 기초생활수급신청을 하지 않았고, 지난달 31일 관악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여섯 살 난 아들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에는 강서구가 기초생활보장 신청자에게 ‘살아온 내력, 지원받고 싶은 내용, 부양의무자와의 관계, 기타 참고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사유서를 요구해 논란이 됐다. 이런 서류는 정부가 지침으로 정한 필수 제출 서류가 아니다. 각 기초단체가 임의로 요구하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도 임의서류를 받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깐깐하게 심사하지 않아 부정수급자가 나오면 감사를 받다 보니 일선 공무원들이 무리한 서류를 요구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여년간 복지 행정은 부정수급 근절, 복지예산 효율화에 줄곧 방점을 찍어 왔다. 이는 공적복지의 장벽을 더 높여 사각지대를 넓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김 활동가는 “어차피 신청해 봤자 모욕만 받고 정부로부터 지원은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지는 않는지 냉철하게 살펴야 제2의 ‘아사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5회] “대법원장 직보 아이템” 인사모 와해 관련 조치들 양승태에 보고 정황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5회] “대법원장 직보 아이템” 인사모 와해 관련 조치들 양승태에 보고 정황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또는 기획조정실장)의 지시로 작성했습니다”,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그대로를 적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지낸 현직 판사들의 단골 답변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짙은 각종 문건들을 작성한 배경과 과정, 보고서의 내용은 대부분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그대로 적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여기에서 일부 부적절한 내용은 티가 날듯 말듯 고치거나 삭제하기도 하고 때로는 임 전 차장이 불러준 내용보다 더 과한 아이디어를 적어놓기도 했다는 것도 공통된 진술의 방향이다. 이들에게 이런 보고서를 쓰도록 하고 각종 재판 거래 및 개입에 실행하도록 ‘의무없는 일’을 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변호인들의 단골 질문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또는 각 대법관에게) 직접 보고했거나 직접 지시를 받았느냐?”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 등의 24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의 증인신문에도 단골 질문과 답변이 나왔다. 다만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문건과 그의 증언에서는 임 전 차장의 윗선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과 양 전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다른 심의관 출신들보다 구체적인 정황들이 나왔다. 박 부장판사는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뒤 세 차례나 불출석사유서를 냈다가 이날 네 번째 출석요구 만에 법정에 나왔다. 그는 스스로를 가리키며 ‘저는, 제가‘ 대신 ‘증인은, 증인이’라며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답을 해나갔다. 박 부장판사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냈다. 같은 기간 기획1조정심의관을 지낸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와 함께 근무하며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각종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날 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는 특히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와해를 위해 행정처가 추진한 조치들이 양 전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정황이 공개되기도 했다. 변호인들은 줄곧 “대법원장이나 대법관에게 직접 지시를 받거나 보고한 적 있느냐?”는 단골 질문을 통해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까지의 ‘윗선’으로는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고, 임 전 차장이 대부분 ‘알아서’ 실행을 주도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또 일부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은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심의관들의 정당한 업무로 이해해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고의가 전혀 없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해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직접 이 사건이 불거진 때부터 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밝혔다. ●이규진 업무일지에 ‘처장님-인사모 보고’ 와해 방안들 ‘윗선’ 공식 논의 정황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2015년 8월 19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임 전 차장과 당시 이민걸 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윤성원 사법정책실장, 한승 사법지원실장에게 보낸 메일에는 ‘지난 월요일 처장님께서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연구회 내 소모임에 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차장, 실장들과 방향에 관해 논의해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임 전 차장은 이 메일을 박 부장판사에게 그대로 전달하며 관련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검찰이 “임 전 차장으로부터 보고서 작성 지시를 받으면서 박 전 대법관이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을 이 전 상임위원이 우려를 반영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느냐”고 묻자 박 부장판사는 “이메일을 있는 그대로 포워딩 받았다면 그렇게 인식했을 것 같은데 그런 기억은 지금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 가운데 메모 몇 부분을 더 지목했다. ‘사법제도 소모임-바깥(실장회의에서 논의), 어느 시기에 손볼 것인가?→금주 내로. 국제인권법 커뮤니티 존폐론(2015년 8월 17일자)’, ‘실장회의-인사모 토론, 처장님-인사모 보고. 처장-재검토 요(2015년 8월 24일자)’, ‘소모임 회장이 나선다. 커뮤니티 내 활동 불가/ 연구회 밖 음성화. *당근-인권 관련 외국 출장 기회, 코트넷 인권자료실 기재(2015년 8월 24일자)’ 등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박 전 대법관이 직접 실장들과 국제인권법연구회와 관련된 조치들을 논의한 정황으로 보이는 메모들이었다. 다만 박 부장판사는 이러한 내용을 전해들은 사실이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그해 8월 24일자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대응방안’ 보고서에는 ‘예규에 반한다는 것을 내세운다’, ‘연구회 성과 평가위원회 활용 방안’, ‘예산 및 전산자원 지원 중단’, ‘출장기회 제공 등을 통해 연구회 일반 회원과 분리’ 등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 속 메모 내용과 같은 맥락들의 방안이 담겼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박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께서 불러줘서 증인이 작성한 페이퍼의 반영과 혼재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일부 방안에 대해 임 전 차장이 언급했던 것은 맞는데 저 부분이 다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것인지는 기억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2016년 3월 25일자 ‘전문분야 연구회 개선방안’ 보고서에 대해선 그도 양 전 대법원장과 처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행정처장은 박 전 대법관의 후임인 고 전 대법관이었다. 검찰은 “일부 부분이 내용은 (초안과 비교해) 그대로인데 주요 문구들이 진하게 표시돼 수정됐다. 증인이 임 전 차장의 별도 지시를 받아 이렇게 강조 표시를 한 것인가?” 물었다. 박 부장판사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하자 검찰은 다시 “임 전 차장이 개인적으로 보고받는 보고서라면 주요 문구를 진하게 표시하라고 수정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상급자, 처장이나 대법원장에게 보고하기 위한 것으로 강조 표시를 한 것 같은데 보고됐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나”라고 물었다. 박 부장판사는 “작성 당시 보고용이라고 듣지는 않았고 사후에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고서를 쓴 뒤 며칠 또는 몇 주가 지나지 않았을 즈음 ‘피드백’이 왔다는 것이다. 박 부장판사는 “(보고서를 쓴 뒤) 후속조치를 해야 하거나 추가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때 피드백을 해주는데 그 때 (임 전 차장이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다는 말을) 했을 수도 있고, 보고서 자체가 증인이 작성했던 것 중에 분량으로 보면 가장 커서 그랬을 것(대법원장에게 보고가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前심의관 “처장님과 대법원장님께 이미 보고…실행 옮길 듯 하네요” 박 부장판사는 2016년 4월 8일 기획조정실 심의관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심의관들의 전적인 도움으로 전문분야 연구회 관련 전반적 보고를 마쳤고 차장님께서 잘 됐다며 처장님과 대법원장님께 이미 보고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고 말했다. 이 메일과 관련해선 지난달 법정에 나온 김민수 부장판사도 “제가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차장님이 대법원장님께 보고드렸다고 박상언 심의관이 이야기했다. 저만 들은 게 아니고 기획조정실 심의관 전원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부장판사는 이런 메일을 보낸 데 대해 “임 전 차장께서 하는 이야기를 듣고 증인이 그런 느낌(대법원장과 처장에게 보고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부장판사는 당시 메일에 “차장님이 오늘 실장회의에서 논의하시겠다면서 전문분야 연구회 전반과 인권법 관련 대응으로 분리하여 다시 정리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대법원장님 보고 마친 서류를 지금 실장회의에 올리셨단 건 아마도 회의 후에 결정된 구체적 방안 실행에 옮기라는 지시가 있을 듯 하네요;;;”라고도 적어 연구회와 관련된 조치들이 대법원장과 처장은 물론 실장들이 공식적으로 논의했던 사안임을 드러냈다.이후 박 부장판사가 기획조정실 심의관들에게 보낸 2016년 5월 13일 이메일에도 ‘법무비서관 교체 소식 등’이라는 제목과 함께 ‘이번 주 처장님 이상까지 보고된 것’, ‘첫번째 첨부파일 중 로드맵에는’ 등의 내용과 함께 ‘전문분야 연구회 개편 로드맵’ 문건이 첨부됐다. 이는 실장회의 이후 조치들을 임 전 차장에게 전달받아 작성한 보고서로, 박 부장판사는 이 보고서의 내용도 고 전 대법관과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대법원장까지 보고된 보고서라 보시면 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사후에 이 전 상임위원에게 들은 거까지 있어서 들은 얘기들을 종합해 봤을 때 대부분 (윗선에) 보고됐구나 당시에 생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로 보고가 됐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니고 왜 이 보고서가 대법원장에게까지 올라갔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이른바 ‘로드맵’에는 다른 연구회를 신설해 전산상으로 연구회가 중복가입 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인권법연구회 등의 탈퇴를 유인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특히 신설 연구회로 ‘법원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LAW’가 거론됐다. 인권법연구회에 속한 많은 판사들의 관심을 돌릴 만한 아이템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박 부장판사는 이와 관련해 기획조정실 심의관들에게 아이디어를 묻기도 하다가 2016년 6월 1일 ‘연구회 신설 관련 검토서’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차장님께서는 제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듯 하여(CJ(대법원장) 직보 아이템이기 때문이겠죠...) 보고서를 첨부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승태, 후임 대법원장에게 부담 주지 않겠다”며 인사모 관련 조치 ‘의지’ 그러다 2017년 1월 다시 ‘인사모 대응방안’이 구체화돼 2월 13일 김 부장판사가 작성한 ‘중복가입 탈퇴 관련 안내말씀’이라는 글이 전산정보국장 명의로 코트넷에 게시됐다. “대응방안을 급하게 만든 배경이 무엇이었나” 검찰이 묻자 박 부장판사는 “(인권법연구회의) 외부 기관과의 학술대회가 이유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보고서 검토 배경에는 국제인권법연구회 명의로 연세대와 법관인사제도 학술대회를 같이 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 및 인사제도의 독립성을 흔들 위험이 있다는 취지의 지적이 포함됐다. 이러한 전제로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게 임 전 차장의 지시였다는 게 박 부장판사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 부장판사는 “당시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양승태 대법원장이 후임에게 부담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는 것을 전해들었다”는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트라우마’처럼 반감을 갖고 있던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를 자신의 임기 안에 와해시켜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시기나 경위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법원장님이 저에게 후임자에게 부담을 넘기고 싶지는 않다는 그런 말씀을 저에게 한 적은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오후 5시 반을 훌쩍 넘겨 검찰의 주신문이 끝났다. 이후 저녁식사를 한 뒤 오후 7시부터 박 전 대법관 측부터 반대신문을 시작했다. “증인은 2015년 2월부터 1년간 박병대 피고인과 행정처에서 같이 근무했는데 그 기간동안 처장인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어떤 사안을 검토하라거나 보고서 작성을 지시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변호인의 단골 질문이 나왔다. 박 부장판사는 “직접 제게 지시한 적은 없다. 기획총괄심의관에게 지시한 것은 같은데 증인에게 직접 지시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은 박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이 조금 진행되다 오후 9시쯤 마쳤다. 국제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관련 내용 뿐 아니라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 설득 방안, 서기호 의원을 비롯한 상고법원 도입에 부정적인 의원들에 대한 설득 전략, 각종 재판 개입 의혹이 담긴 문건들을 다수 작성한 박 부장판사는 다음달 9일 다시 한 번 법정에 나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소풍 하면 떠오르던 그곳… ‘어른이대공원’ 추억을 거닐다

    소풍 하면 떠오르던 그곳… ‘어른이대공원’ 추억을 거닐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회 어린이대공원 야유회’ 편이 지난 10일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2시간 동안 열렸다. 장마와 불볕더위를 피해 오후 6시부터 진행하는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 세 번째 순서였다. 40여명의 참석자가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4번 출구에 어김없이 집결했다. 절기상 말복(11일)과 입추(8일) 사이에 낀 여름의 초절정이지만 54만㎡의 광활한 숲으로 둘러싸인 어린이대공원 안은 마치 에어컨을 켜 놓은 듯했다. 이날 투어는 어린이대공원을 수십번씩 오가면서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던 동물원, 식물원, 놀이터 같은 전통적인 시설을 중점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해설을 맡은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평소 별생각 없이 스쳐 지나가던 어린이대공원의 존재 이유를 엄마의 입장에서 상냥하고 친절하게 소개해 호응을 얻었다. 퀴즈쇼도 흥미를 유발했다. 주말 저녁이라 시설물 대부분이 문을 닫은 게 흠이었다.소파 방정환 동상이 서 있는 서울어린이대공원은 더이상 어린이대공원이 아니다. 2006년 무료 개방, 2009년 재개장과 함께 사실상 ‘어른이대공원’으로 거듭났다. 1973년 개장 이후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른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초대형 놀이터이거나 청춘들의 데이트 장소, 지역 주민들의 산책 및 운동용 공원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운영을 맡은 서울시설공단도 세태를 반영해 ‘세상에서 가장 큰 놀이터’라고 서울어린이대공원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대공원의 수명이 만료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놀이기구와 식물원, 동물원은 물론 상상나라, 수영장, 어린이회관 같은 정통 어린이·유아 대상 시설이 여전히 동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대공원은 기존에 있던 골프장 코스의 그린을 이용한 잔디밭 조성이 목적이었다. 개장 당시 국민소득 350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의 수도에 건립된 분에 넘치는 어린이 전용 시설이었다. 예산이 없어 부지는 강제로 수용하다시피 했고, 시설은 전문가의 재능기부와 기증, 성금으로 지었다. 어린이대공원이 조성된 1970년대 초반은 국내 정치·안보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던 시절이었다. 어린이대공원 건설계획이 발표된 1971년 4월 20일은 제7대 대통령 선거 일주일 전이었으니,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이었다. 또 1972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방북과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면서 남북 간 체제안보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북한 어린이 시설보다 우월해야 한다는 경쟁의 산물이기도 했다.또 당시 서울의 공원은 창경원(현 창경궁), 남산공원, 사직동원, 효창공원, 삼청공원, 파고다공원뿐이었다. 1976년 6월 12일 자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이 가장 많이 놀러 가는 곳은 창경원(198만명)이 1위였고, 다음이 어린이대공원(117만명)이었다. 조경이라는 개념이 막 도입돼 전문가도 부족했다. 정문과 팔각당은 세종문화회관을 설계한 엄덕문, 분수대는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을 조각한 김세중, 식물원과 동물원은 나상기와 이광로가 각각 맡았다. 재일교포 변주호가 기증한 벚나무 3500그루는 어린이대공원의 명물이 됐다.서울어린이대공원은 조선 최후 황후의 능이자 최초의 골프장, 최초의 어린이 전용 공원이라는 역사 기록을 간직한 유서 깊은 공간이다. 능동의 역사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부인 순명효황후 민씨 능에서 유래했다. 민씨가 황태자비일 때 죽었기에 유강원이었다가, 순종 사후 경기 남양주시 금곡동 유릉에 합장되면서 버려진 땅이 됐다. 민씨는 명성황후의 오라비 민태호의 딸이자 실세 민영익의 동생이었다. 지금도 어린이대공원 한쪽에 20여기의 석물이 흩어져 있다. 능동이라는 지명은 능이 있던 동네라는 뜻이다. 1927년 총독부 간부와 귀족, 부호, 외교관들의 사교용으로 조선 최초의 18홀 골프코스가 들어섰다. 서울컨트리구락부가 운영하는 군자리 골프코스였다. 해방 후 미 군정청 간부와 고위 공직자, 상공인이 어울리는 서울컨트리클럽의 능동골프장으로 복구됐다. 사단법인 서울컨트리클럽이 문화재관리국(문화재청)으로부터 평당 5000원씩 21만 3000평을 10억 5000만원에 사들였는데 이 땅이 오롯이 어린이대공원으로 남았다. 서울컨트리클럽 개장(1954년)과 광장동 워커힐(1963년), 어린이대공원 개장(1975년)은 한적한 목장 풍경을 보이던 뚝섬, 화양, 중곡지구 등 동부서울의 지형을 바꿔 놨다. 워커힐 건설 이후 1966년 성동교가 확장된 데 이어 두 번째 개발 바람이 불었다. 이웃에 건국대(1956년)와 세종대(1962년)가 차례로 문을 열었고, 광장동~천호동 구간 천호대교가 1974년 착공했다. 능동로, 중곡동길, 자양로 등 간선도로가 어린이대공원 개원 후에 개설됐다. 서울시내 모든 버스노선은 1번만 갈아타면 어린이대공원에 닿을 수 있게 개편됐고, 지하철 2·5·7호선의 노선을 확정하는 데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어린이대공원은 초기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지 못했다. 개원 당시 총면적 71만 9400㎡ 중 육영재단 어린이회관에 10만 3085㎡, 통일교재단 리틀엔젤스회관(유니버설아트센터)에 2만 3278㎡를 각각 잠식당했다. 그 후에도 서울상상나라, 아리수나라, 119안전센터, 서울시민안전체험관 등이 조금씩 차지했다. 어린이대공원과 무관한 백마고지 삼용사 등 갖가지 동상과 조형물이 난립했다. 꿈마루는 어린이대공원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할 만하다. 살아남은 과정이 드라마틱하다. 1970년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설계됐다가 1973년 이후 새싹의 집이라는 이름의 어린이대공원 관리사무소 겸 교양관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두 건물의 용도 차이 때문에 정체성과 가치를 잃고 버려졌다가 2009년 철거 논의 과정에서 근대건축문화 자산으로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기적처럼 힘을 얻었다. 골프장에서 어린이대공원으로 넘어가는 역사적 사건을 담은 중요한 건물이며, 나상진 건축가의 작품이라는 어필이 수용돼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었다. 버림받기 일보 직전에 구조된 것이다. 이 건물을 설계한 나상진은 우리나라 건축 1세대를 양분하는 김중업과 김수근의 중간에 낀 인물이다. 석관동 옛 안기부 건물과 광화문 옛 경기도청을 설계했다.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과감하게 사용, 1960~1970년대 격동의 서울을 품은 작품이다. 리모델링을 맡은 건축가 조성룡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재생과 회복’이라는 디자인 개념을 선택했다. 건물이 가진 과거의 가치를 현재 속에 되살려 장소 전체에 투영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골격을 거의 건드리지 않고 낡아서 삭아 버린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꼭 필요한 안전장치만 보강했다. 만약 꿈마루에서 선유도가 떠올랐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다. 두 곳 모두 조성룡이 살려 낸 도시재생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건축가 최준석은 꿈마루를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장소’라고 부른다. “집이지만 집이 아니고, 그렇다고 공원도 아니고, 길도 아닌 조금 이상한 공간”이라고 풀었다. 건축가 조한 역시 “역사의 굴곡을 견뎌 내며 철거를 피하는 이 건물의 곡예술도 한 편의 서사 드라마 같다”는 의미심장한 감상평을 남겼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7차 양화진과 선유도 ■일시 및 집결장소:8월 17일(토) 오후 6시 합정역 7번 출구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Focus人] ‘죽음 속 인권과 정의를 보다’ 유성호 법의학자

    [Focus人] ‘죽음 속 인권과 정의를 보다’ 유성호 법의학자

    “유병언을 처음 부검한 건 순천에 있는 병원 의사선생님이셨어요. 노숙자가 아니라 유병언이었다는 걸 시간이 한 참 지난 뒤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알게 된 거예요. 국민들은 당시 유병언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의심하는 상황이었잖아요. 관(官) 혼자서 처리하게 되면 뭔가 음모가 있다거나, 지금도 아마 죽지 않았다고 믿은 분들도 꽤나 있어요. 시신 자체가 엄청나게 부패했기 때문에 사망원인을 밝히지 못한 게 좀 아쉬웠지만 치아와 유전자 등 개인식별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의문과 의혹을 자신의 죽음으로 묻어버린 유병언. 그의 ‘확실한’ 죽음을 법의학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증언한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 이렇듯 전 국민적 관심이 모아진 유병언 사망사건, 선임병의 잔인한 폭행으로 사망한 28사단 윤일병에서부터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 속 결핵질환으로 쓰러져 간 어느 이름 모를 부검실의 시신까지, 법의학자로 살아오면서 그와 마주한 죽음은 자그마치 1500여건.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매주 월요일만 되면 시체를 만나러 가는 남자. 서울대 의과대학 4학년 때 스승이신 이윤성, 이정민 교수님의 강의를 듣다 법의학에 매료됐고 의학에선 좀처럼 듣기 힘든 인권, 정의라는 테마에 빠져들어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하는, 누구보다 많은 죽음을 마주하고 누구보다 죽음을 깊이 성찰했던 그와의 만남을 정리했다.(Q) 법의학자가 된 계기서울대 의과대학 4학년 때 이윤성, 이정민 교수님의 강의를 듣던 중 매우 흥미있는 과목이라 느꼈고, 인권이라는 용어를 의학에선 좀처럼 듣기 어려운데 인권과 정의와 관련된 여러 강의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선택하게 됐죠. (Q) 얼마나 많은 시신을 부검했는지한 달에 보통 적을 때는 6건, 많을 때는 16건 정도 합니다. 지금까지 1500건 이상은 부검한 거 같습니다. (Q) 법의학자들의 인력난은 어떤지현업에 종사하시는 분이 40여명 정도다. 1년에 6000건이 넘는 부검을 하다보니까 한 사람당 거의 150건 가까이 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원래 인기 있는 직종은 아니지만 현재 사회에서 필요한 거에 비하면 굉장히 적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Q) 법의학자분들은 ‘한 버스에 함께 타지 않는다?’제주도 학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회가 끝나고 저녁 식사하기 위해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한 교수님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씀하셨는데 저도 인상에 깊이 남아서 책에도 썼다. ‘우리들이 한 버스에 타다 큰일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냐’라고 했을 때 웃을 수 만은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대변해 주는 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당시엔 우리나라 법의학자 분들이 30여명 정도밖에 안됐다. 지금도 여전히 한 버스로 움직일 수 있는 숫자라서 버스 숫자가 넘은 사람이 될 때가 언제일까 궁금하고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Q) 법의학자가 유난히 적은 이유요즘 직업을 선택할 때 워라밸, 급여, 서울(근무지) 이 세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저희 직업은 모두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급여는 임상 의사들에 비해서는 반도 안 되죠. 워라밸의 측면에선 ‘법의학이 죽은 사람을 대상으로 부검을 주로 하니깐 응급이 없을 거다’라고 생각하는데 일이 상당히 고됩니다. 또한 대부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들어가서 일하게 되는데 지방 순한 근무가 있습니다. 좋은 직업이라고 추천할 만한 요소는 많지 않죠. (Q) 검안만 하는 법의학자도 있다는데검안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서 해부를 하지 않고 체표면을 통해 사망원인, 사망시각 등을 추정하는 걸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1년에 8만 명 정도가 사망하는 데 그중에 변사가 3~4만 명이 됩니다. 저희 입장이야 모두 부검을 하고 사망원인을 밝히는 게 여러모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면도 있고요. 그럴 때 검안하는 의사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법의학에 계시다가 퇴직하시는 분들이 검안을 하게 됩니다. (Q)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는지사망 후 형태학적으로도 검사를 통해 알아낼 수 없는 질병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다른 걸 모두 배제하는 방법을 씁니다. 소거를 하는 거죠. 외인사인지 아닌지에 따라 경찰의 수사의 지속성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외인사를 제거하고 나면 그 다음은 질병에 대한 건데요. 질병도 통계청에 넘어가기 때문에 중요하게 밝혀야 합니다. 부정맥 같은 경우는 모든 질병을 다 소거하고 남은 카테고리 안에서 저희가 임상적으로 판단하게 되는 거죠.(Q) ‘목욕탕 익사’ 관련 논문도 썼는데목욕탕에서 목욕하다가 돌아가시는 노인들이 많아요. 목욕 중 익사인지 아니면 심장질환이나 뇌혈관 질환 때문에 사망한 건지 부검을 했을 경우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만일 사망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 보험 분쟁이 됩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물을 흡입하지 않았다. 심장질환이 발생해서 돌아가셨고 마침 그 장소가 물이 있었기 때문에 떠오른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가족 입장에서는 ‘목욕탕에서 돌아가셨으니깐 당연히 익사가 되지 않느냐’라고 할 수 있는 거죠. 만일 익사로 돌아가신 게 증명되면 이건 상해사망, 재해사망이라고 부르는 카테고리에 속하게 됩니다. 질병과 상해는 보험금의 차이가 매우 큽니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당연히 높은 보험금을 받길 원하는 거죠. (Q) 부검할 때의 마음가짐‘이분이 사람이었고 지금도 사람이라는 거, 나와 같은 인간이었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사실을 따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돌아가신 분이라고 해서 그분이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고요. 다만 저는 그분의 사망원인과 사망종류를 밝혀줄 제 직업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신이니깐 무섭다거나 피하고 싶다거나 그런 마음을 전혀 들지 않습니다. (Q) 2014년 윤일병 폭행 사건도 맡았는데당시 KBS 윤진 기자가 사건을 발굴해 가져왔고 단지 의학적인 판단을 제공했을 뿐이다. 처음엔 가해자들이, 음식물 먹고 있던 윤일병의 뒤통수를 쳤는데 캑캑거리며 질식사 했다고 했죠. 하지만 부검을 통해 비장이 파열될 정도의 잔인한 폭행과 출혈이 있었고 그로인해 사망한 건데 그 사실이 숨겨질 뻔 했던 거죠. 결국 기소를 다시 하게 되고 살인으로 판단하게 된 거죠. 마음속으로는 처음 이윤성 교수님의 강의에서 들었던 인권, 정의 이런 게 실현된 게 아닐까 하는, 마음속으로 뿌듯함이 있었죠. 세종대왕이 편찬하신 ‘무언록(無寃錄)’의 말처럼 원한을 없게 하는, 그게 바로 유족에게 드릴 수 있는 작은 위로 그리고 고인한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마지막 정의실현, 인권이라고 생각합니다. (Q) 꽃피는 봄이 오면 더 바쁜 이유는보통 시신은 물에 빠지면 20~30%는 바로 떠올라요. 간혹 입고 있던 옷의 상태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가라앉게 되는 경우에는 부패하지 않으면 좀처럼 떠오르지 않게 돼요. 하지만 봄이 오고 따뜻해지면 부패가 진행되면서 시신이 떠오르죠. 어느 날은 익사로 사망해 떠오르게 된 부패가 다 진행된 시신들을 네 건이나 부검한 적도 있고요. (Q) 부검을 통해 시신의 과거모습을 느낄 수 있는지시신의 안쪽 장기를 보게 되면 ‘아, 이분이 어떻게 사셨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어요. 요즘엔 결핵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지 않지만, 생활형편이 어려운 지역에 계셨던 분을 보다 보면 결핵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어요. 약복용과 치료를 잘 받았다면 그런 불행한 일을 겪지 않았겠죠. 폐기종이 많은 분들을 보면 ‘아, 정말 담배를 많이 피셨구나’라고 느끼죠. 임상 의사들은 초음파나 CT 등을 통해서 간을 보지만 저는 실물을 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Q) 기억에 남는 유서가 있다면단지 시신만을 보고 알 수 있는 게 한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료의 해석에 있어서 경찰이 처음에 수집한 모든 상황들을 같이 공유합니다. 유서를 보게 되는 이유죠. 많은 분들은 유서라고 하면 제갈량의 출사표처럼 길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유서는 점점 짧아집니다. 본인의 죽음을 통해서 가족분들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제일 많습니다. ‘어렸을 때 때려서 미안하다. 살기 힘들어서 그랬다‘라고 아이에게 남기는 유서도 있고, ‘단골가게에 외상이 있는데 장례 치르고 남은 돈으로 갚아 달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고 여러 가지의 유서 형태를 보게 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Q) 죽음을 통해 느낀 나름의 성찰이 있다면처음에 법의학을 공부하고 부검을 하게 되면 가장 무서운 건, ‘자신이 갑자기 죽게 된다면…’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오래 흘러가다보면 ‘죽음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역설적으로 그런 죽음을 오래 경험하다보면 ‘현재의 유한한 나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라고 많이 느끼게 돼요. 많은 분들은 법의학자 만나면 재밌고 미스터리한 사건 얘기해달라고 하는데, 사실 그런 건 기억에 잘 남지 않습니다. (Q) 부검 중 눈물 흘린 이유의정부 한 아파트에서 어떤 여성분이 돌아가셨는데 아이를 끌어안고 화상을 입은채로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돌아가셨어요. 그 분 자신도 보육원에서 입양과 파양을 겪으면서 홀로 외롭게 자라왔죠. 인생의 아이러니라고 할까요. 미혼모로서 아이를 홀로 키우다 뜻하지 않는 사고를 당하게 된 거죠. 그 분 한쪽 눈가 끝에 눈물이 말라 붙어 있는 걸 보고 돌아가시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란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인간의 악함에 분노했던 부검 사례가 있다면굉장히 놀란 사건이었어요. 여성이 147번을 칼에 찔렸습니다. 이별 통보받은 남성이 격분해서 찌른 건데 그땐 굉장히 마음이 우울했어요. 잔혹한 것도 잔혹한 거지만 인간이 얼마나 악할 수 있을까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이랬을까, 그것도 한 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해서. 인간의 악함에 분노했던 기억이 납니다. (Q) 부검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어떤 사람의 형법적 정의, 인권이라는 면에서 굉장히 중요하고요. 또 하나는 국가가 세금을 걷어서 제대로 쓰려면 국민의 인생 마지막 과정인 죽음에 있어서 실제로 어떤 과정에 의해서 일어났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돼요. ‘자살이 많다’면 당연히 그쪽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 세금 써야 합니다. 그런 것에 근간이 되는 게 사망원인의 규명이죠. 부검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진 않지만 법의학자가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줘야 그 사회가 형법적 정의는 물론 국가의 세금을 제대로 쓸 수 있는 그리고 그걸 통해서 국민의 수명이 더 늘어나고 기대여명이 더 늘어날 수 있게 되는 거죠. (Q)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저는 직업 때문에 당연히 죽음을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습니다. 시나리오도 여러 개 생각해 봤고요. 안타깝지만 현대사회에서의 죽음은 사실 의사에 의해서 좌우될 때가 많아요. 정신없이 뭔가를 진단받고 치료에 전념하다가 결국 사랑하는 사람이나 주변에 본인이 남기고 싶은 죽음에 대한, 죽음을 통해서 얻은 자신만의 성숙한 고찰 등을 전혀 남기지 못하고 그냥 갈때가 많아요. 내가 뭘 원했는지 뭘 안 원했는지를 명확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죽음에 대한 준비, 거창하게 어딘가에 틀어박혀서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나의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를 준비하는 게 진정한 죽음의 준비가 아닐까요. (Q) 앞으로의 계획법의학자가 된 후 살아온 삶보다 앞으로 법의학자로서 살아야 할 삶이 더 길다고 생각해요. 쓰고 싶은 주제의 논문도 많고요. 리서치와 실험 등 해야 할 게 많아서 차근차근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황인구 서울시의원, ‘두산 베어스-한국리틀야구연맹’ 공로상 수상

    황인구 서울시의원, ‘두산 베어스-한국리틀야구연맹’ 공로상 수상

    지난 7일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 경기’에 앞서 ‘제32회 두산 베어스기 리틀야구 선수권 대회 시상식’이 진행됐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황인구 부위원장(강동4, 더불어민주당)이 리틀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받아 한국리틀야구연맹과 두산베어스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로상 수상은 강동구 리틀야구단(감독 박근하)이 우승을 차지하고 강동구 리틀야구단 소속 김현준 선수가 MVP를 차지한 가운데 이뤄져 더욱 뜻깊은 자리였다. 두산 베어스가 주최하고 한국리틀야구연맹이 주관하는 ‘두산 베어스기 리틀야구 선수권 대회’는 30년이 넘는 역사성을 가진 유서 깊은 리틀야구 대회로, 지난 7월 1일부터 7일까지 장충리틀야구장과 화성 드림파크 구장에서 진행됐다. 황 부위원장의 이번 공로상 수상은 강동구 리틀야구단장으로서 리틀 야구 발전에 대한 노력과 지역사회 문화 및 학교 체육시설 확충 등을 적극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뤄졌다. 공로상 수상을 마치며 황 부위원장은 “뜻깊은 자리에 큰 의미가 담긴 공로상을 주셔서 매우 감사드린다”며 “스포츠 분야의 꿈나무 육성과 야구를 비롯한 다양한 생활체육 및 학교체육 인프라 구축, 개별 스포츠 분야의 저변 확대 등을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황 부위원장은 “강동구 리틀야구단과 같이 꿈을 가지고 나아가는 학생들이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자가 되겠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의정활동을 통해 유휴부지를 활용한 체육 시설 확충, 학교체육 진흥 조례 제정을 통한 학생선수 육성 및 e스포츠를 활성화를 통한 학생 건강권 확보 등을 적극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도 좋아(조영주 지음, 라이킷 펴냄) 2016년 ‘붉은 소파’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의 ‘덕질’ 라이프 에세이. 셜록 홈스, 추리소설, 만화, 드라마, 커피, 떡볶이 등 일단 꽂혔다 하면 덕후가 되고 마는 작가가 인생 장면마다 스민 덕질과 그 의미를 유쾌하게 포착했다. 208쪽. 1만 2000원.수집가의 철학(이병철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유일무이 휴대전화 전문 ‘폰박물관’을 열고 나라에 기증한 저자가 휴대전화 수집에 얽힌 얘기를 전한다. 휴대전화를 수집하고 박물관을 세워 기증한 사연, 전시 유물에 대한 설명을 통해 휴대전화의 역사를 소개한다. 박물관은 세계 최초의 전화기, IBM이 개발한 최초의 스마트폰 등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408쪽. 1만 9800원.현재의 판결, 판결의 현재(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지음, 북콤마 펴냄)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채 5년이 되지 않는 기간에 나온 주요 판결에 대한 비평을 담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낙태죄 위헌 결정, 세월호 참사 국가 배상 책임 인정, 삼성 뇌종양 산업재해 대법원 인정 등 굵직굵직한 판결들에 대해 ‘국민들의 상식선’을 지향하며 비평했다. 268쪽. 1만 4500원.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애덤 알터 지음, 홍지수 옮김, 부키 펴냄) 하루 평균 3시간 이용하고, 1시간에 평균 세 번 마주하며 인간의 집중력 지속 시간을 평균 8초(2013년 기준)로 만든 주범인 스마트폰. 심리학,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는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낳은 이런 강박적 사로잡힘을 ‘행위 중독’이라고 부르며 목표, 피드백, 향상, 난이도, 미결, 관계 같은 여섯 요인이 중독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고 진단한다. 420쪽. 2만 2000원.자금성의 노을(서인범 지음, 역사인 펴냄) 중국 명나라 두 황제의 후궁이 된 조선 출신 한씨 자매의 이야기. 언니 한씨는 명나라 3대 황제인 영락제의 후궁 여비(麗妃)가 됐다가 영락제가 죽자 함께 순장됐다. 동생 한계란은 6대 정통제를 거쳐 7대 경태제에 이르기까지 황실에서 어른 대접을 받으며 지냈다. 명청 시대사를 전공한 저자가 정사에 단 몇 줄로만 기록된 이 자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되살렸다. 432쪽. 2만 4000원.폭풍 전의 폭풍(마이크 덩컨 지음, 이은주 옮김, 교유서가 펴냄) 팟캐스트 ‘로마사’로 유명세를 얻은 저자가 고대 문헌과 사료들을 종합해 로마 공화정의 몰락을 기록했다. 원로원 위주의 기존 관례를 옹호하는 ‘귀족파’와 민회를 통해 대중 및 신흥 기사 계급의 이익을 옹호하는 ‘민중파’의 갈등을 씨줄날줄로 풀어냈다. 496쪽. 2만 2000원.
  • 최학철 전 경주시의회 의장, 야산서 숨진 채 발견

    경북 경주시의원과 경북도의원을 지낸 최학철(66)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주경찰서는 8일 오전 8시쯤 경주시 안강읍 한 야산에서 숨진 최 전 의원을 발견했다. 발견된 곳은 최 전 의원 어머니 산소 주변이다. 최 전 의원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죄 피해 관련성이 없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전 의원이 전날 평소처럼 집에서 나간 뒤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이날 오전 7시쯤 가족이 신고함에 따라 수색하던 중 발견했다”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은 경주시의원과 경주시의회 의장을 지냈고 경북도의원을 지냈다. 2014년에는 경주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떨어졌고 2018년에는 경주시장 선거에 앞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한 바 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3년간 1000그루…몽골 ‘성동숲’ 조성

    3년간 1000그루…몽골 ‘성동숲’ 조성

    서울 성동구는 지난 1일 몽골 바이양걸구에서 ‘성동숲’ 조성을 위한 기념식과 기념식수 행사가 열렸다고 7일 밝혔다. 기념식엔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지역 내 경제·체육·직능단체 각 분야 주민대표로 구성된 성동구대표단이 참석했다. 구는 앞으로 3년간 바이양걸구 1만 6528㎡(약 5000평) 땅에 나무 1000그루를 심는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바이양걸구와 자매도시 결연 체결 이후 두 도시 간 실질적인 교류 사업을 모색하던 중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와 몽골의 ‘사막화’에 착안, 나무 심기를 협력 사업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성동구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자원봉사자를 모집, 바이양걸구에 성동숲을 조성한다. 바이양걸구는 성동숲 관리 인원을 배치, 몽골 평균 70~80%에 달하는 수목 고사율을 20%까지 낮출 계획이다. 구는 성동숲 조성 외에도 관공서 유휴공간을 활용한 공유서가 ‘성동 책마루’ 몽골 1호점 개관도 추진하고, 원스톱민원 서비스와 4차산업혁명센터 등 성동 혁신 정책 ‘벤치마킹’도 협력한다. 정 구청장은 “다변화되는 글로벌 환경에 발맞춰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 사업도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교류 도시 특성에 맞는 민간교류 사업을 발굴, 주민이 중심이 되는 국제교류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구한말 우국지사’ 황현의 벼루·안경, 문화재 된다

    ‘구한말 우국지사’ 황현의 벼루·안경, 문화재 된다

    문방구·생활유물 나눠 문화재 등록 예고경술국치에 죽음으로 맞선 우국지사이자 구한말 4대 시인의 한 사람으로 불린 매천(梅泉) 황현이 남긴 벼루와 안경 등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황현의 유품을 ‘매천 황현 문방구류’와 ‘매천 황현 생활유물’로 나눠 각각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5일 밝혔다. 문방구류는 벼루, 벼룻집, 벼룻돌, 필통, 연적, 지구의, 도장 등 19점이다. 황현은 20대에 1만권의 책을 읽었노라 자부할 만큼 독서광이었고, 다양한 문방구류를 소장하고 있었다. 특히 그가 남긴 벼루 3점에는 그가 직접 지은 벼루명이 새겨져 있다. 생활유물은 안경과 안경집, 호패, 합죽선, 상투관, 얼레빗, 소쿠리, 표주박, 책장 등 35점으로 구성됐다. 황현은 심한 근시에 오른눈이 사시여서 20대 중반부터 안경을 썼다. 황현은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에 한탄해 다음달 8일 ‘절명시’와 유서를 쓰고, 소주에 아편을 타서 마신 뒤 10일 56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1958년 흑산도에 세운 천주교 성당인 ‘신안 흑산성당’을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흑산성당은 선교뿐 아니라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쳐 낙도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가짜’를 ‘진짜’로 만든 1991년 그때 그 비극

    ‘가짜’를 ‘진짜’로 만든 1991년 그때 그 비극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하면 다 끝날 일입니다. 왜 그 말을 못해요….” 숱한 논란을 낳고 이역만리 병상에서 생을 마감한 화가의 딸이 거대 권력에 원했던 건 진정 어린 반성과 사과 한마디뿐이었다. 또 국가 권력에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던 한 남성은 대리인의 형식적인 사과에 “나는 용서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사회 전반에서 ‘적폐청산’이 진행되고 있는 2019년, 대한민국 연극 무대에는 논쟁의 두 인물이 돌아왔다. 천경자와 강기훈. 관련없어 보이는 두 사람은 모두 ‘1991년’이라는 시간 속 권력기관에 두 손이 묶였다. 연극 연출가 강훈구가 희곡을 쓰고 황재헌이 각색·연출한 연극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이 초연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극은 199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과 검찰의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을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등장인물은 특정인과 관련이 없습니다. 정말로…. 없습니다”라고 뒤틀린 현실을 살짝 꼬집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1991년 한국은 직선제 대통령 선거로 형식적 민주주의를 이뤘음에도, 정치 공학으로 군부의 연장선인 ‘보통사람’ 노태우가 당선된 혼란의 시기였다. ‘나는 이전 정권과는 다르다’는 노태우의 ‘보통사람’은 곧 국정 철학이 됐고, 문화 정책에도 투입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제2학예실은 ‘보통사람’들도 미술관을 찾는 미술관 대중화 사업을 시작하며 10여년간 수장고에 보관 중이던 그림 한 점을 대중에 처음 공개하며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미인도’를 본 천 화백은 “내 작품은 내 혼이 담긴 핏줄이나 다름없다. 내 자식인지 아닌지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단 말인가”라며 ‘미인도’는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국립미술관’의 전문성과 명성이 흔들리고, 미술관장부터 학예실장과 직원까지 자리에서 뽑혀 나갈 일이었다. 이때부터 ‘제2학예실’ 사람들은 ‘가짜’를 ‘진짜’로 만드는 작업에 들어간다.같은 시간, 과천 미술관 밖 세상은 정권 퇴진 시위로 뜨거웠다. 학생 운동을 이끌었던 청년은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며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시위가 더욱 커지자 공안 당국은 이를 잠재울 카드가 필요했다. 검찰은 여론 전환을 위해 ‘청년 강기훈’을 희생양으로 삼았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동료의 자살을 권유·방조하고 유서까지 대신 썼다는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을 만들어 냈다. 극은 두 사건을 통해 거대 국가 권력과 이에 편승한 개인이 ‘정의’가 아닌 ‘보신’을 위해 가짜를 진짜로, 또 진짜를 가짜로 조작해 가는 과정을 유기적으로 그렸다. 이미 공연명에서 알 수 있듯, 연극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는 무겁고 깊고 또 뜨겁다. 서울 종로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이달 18일까지 관객을 맞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광화문 부근 70대 분신… “日 무역 보복 철회” 메모

    70대 남성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일본의 무역 보복에 항의하며 분신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4분쯤 종로구 세종로공원 부근에서 A(72)씨가 분신을 시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이 그를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발견 당시 A씨 근처에는 인화성 물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온몸에 화상을 입었으며 현재 의식은 있으나 위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 목격자는 “‘펑’ 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서 보니 불이 붙은 상태였다”면서 “평소 세종로 소공원에서 노숙하거나 자주 보이는 얼굴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분신 현장 부근에서는 A씨 것으로 보이는 가방이 발견됐다. 가방 안에는 휴대전화 등 개인 소지품과 함께 ‘일본은 무역보복 철회하라’는 취지의 메모가 발견됐다. 또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이자 여성 인권 운동가로 활동했던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책자와 ‘아베가 사과할 때까지 국민들은 싸우고 있다’라고 적힌 전단 등도 발견됐다. 별도의 유서는 없었으나 가족 연락처 등이 적힌 종이도 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확인된 물품이 A씨의 것이 맞는지 최종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다만 A씨는 평소 반일 활동을 하는 단체에 소속되거나 반일 관련 활동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과 목격자, 가족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70대 남성, 세종문화회관 인근서 분신…‘일본 수출규제’ 메모 발견

    70대 남성, 세종문화회관 인근서 분신…‘일본 수출규제’ 메모 발견

    의식 있지만 온몸 화상 입어 위독한 상태 70대 남성이 분신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인근에 있던 가방 안에선 일본 수출 규제를 항의하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8시 34분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세종로공원) 부근에서 A(72)씨가 분신을 시도했다. ‘사람이 불에 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은 A씨를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발견 당시 A씨 근처에는 인화성 물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온 몸에 화상을 입었으며 현재 의식은 있지만 위독한 상태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관계자는 “‘펑!’하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불이 붙은 상태였다”면서 “평소 세종로 소공원에서 노숙을 하거나 자주 보이는 얼굴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분신 현장 부근에서는 A씨 것으로 보이는 가방이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가방 안에는 휴대전화 등 개인 소지품과 함께 ‘일본은 무역보복 철회하라’는 취지의 메모가 발견됐다.또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이자 여성 인권 운동가로 활동했던 고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책자와 ‘아베가 사과할 때까지 국민들은 싸우고 있다’고 적힌 전단 등도 발견됐다. 별도의 유서는 없었지만 가족 연락처 등이 적힌 종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확인된 물품이 A씨의 것이 맞는지 최종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다만 A씨는 평소 반일 활동을 하는 단체에 소속되거나 반일 관련 활동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 주변 CCTV 영상과 목격자, 가족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천안의료원에서 아들과 함께 숨진 아버지 유서에 ‘병원 행위에 억울’ 호소

    지난 2일 충남 천안의료원에서 자신이 22년 간 돌보던 아들(46)과 함께 숨진 아버지 A(76)씨가 남긴 유서는 병원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의 유가족이 31일 서울신문에 공개한 유서에는 ‘제가 병원 직원들한테 협박 당해서 너무 힘들어서 아들하고 편히 갑니다. 형사님들이 병원 관계자들을 처벌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유가족은 이날 “의료원이 오빠를 강제 퇴원 조치하면서 가족의 폭언을 이유로 내세워 가족 대신 간병인을 투입하겠다고 제안했는 데도 거부했다”면서 “강제 퇴원이 점점 현실화되자 아버지가 한숨을 푹푹 쉬며 절망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A씨의 유가족에 따르면 의료원이 가족에게 병원을 옮기라고 처음 얘기한 것은 6월 24일쯤이다. A씨의 아들은 1997년 11월 산업현장 추락사고로 전신마비가 되면서 산재판정을 받아 병원을 전전했고, 가족들이 번갈아 간병했다. 주치의가 강제 퇴원 조치한 이유는 환자 상태가 반복되는 치료여서 요양병원 등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가족들의 폭언으로 간호사 등이 접촉을 피한다는 것 두 가지다. A씨 가족은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를 통해 이런 사정을 호소했다. 대전 등 산재병원을 물색했으나 집과 거리가 멀었다. ‘나가라’는 의료원의 퇴원 요구가 계속되자 가족은 사건 전날인 지난 1일 공단 천안지사를 통해 ‘가족은 병원에 안 가고 간병인에게 맡기겠다’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의료원은 이날 오후 4시쯤 이를 거부했다. 가족들은 “폭언이 아니라 의료진에 지적했을 뿐이다”면서 “그런데도 의료원이 가족들이 폭언해왔다고 문제 삼아 환자 우선주의를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의료원은 퇴원이 이뤄지지 않자 이날 A씨 부자와 같이 있던 환자 3명을 다른 병실로 옮기고 A씨가 사용하던 보호자 침대도 치우는 물리적 방법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원 직원들이 보호자 침대 빼는 것을 막는 A씨의 부인을 밀쳐 다쳤다고 유가족은 주장했다. 강제 퇴원이 현실화되고 아들만 남은 병실을 본 A씨는 “아들을 살려보겠다고 생업도 포기하고 살아왔는데…이렇게 살아서 뭣하겠느냐. 아들과 함께 가야겠다”고 눈물을 흘렸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튿날 오전 5시 30분쯤 아들은 침대에서, A씨는 보호자 침대 받침대에서 웅크린 자세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 부자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독극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남편과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A씨의 부인도 나중에 독극물을 마셔 인근 대학병원에 입원한 가운데 천안의료원 원장이 지난 17일 찾아와 가족에게 “생각이 짧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유가족은 천안의료원과 관계자들에게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천안의료원 관계자는 “가족 대신 간병인을 투입하겠다는 제안은 복지공단에서 의료원 원무과에 했지만 강제 퇴원 최종 결정이 이미 6월 28일 내려진 상태여서 주치의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면서 “원장이 ‘생각이 짧았다’고 말한 것은 안 좋은 일이 일어나 도의적으로 한 것일 뿐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A씨 아들 상태가 병원에 있든, 요양원에 있든 차이가 없어 옮길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골목마다 진한 커피향…도시, 예술이 짙어졌다

    골목마다 진한 커피향…도시, 예술이 짙어졌다

    오전 8시. 빈 여행은 빈답게 커피로 시작했다.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배경이었던 카페 슈페를(Café Sperl)을 발견했다. 단골처럼 보이는 노신사 몇 명만이 신문을 읽으며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빈의 카페는 흔히 커피하우스라고 한다. 17세기부터 빈 골목마다 들어서기 시작한 커피하우스는 이제 1200개가 넘는다. 커피하우스는 빈을 대표하는 문화로, 2011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유서 깊은 커피하우스에 가 보면 대개 이런 모습이다. 동그란 대리석 탁자와 오래된 나무 의자가 놓여 있고,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웨이터가 반짝반짝 빛나는 금속 쟁반에 커피와 함께 유리로 된 물잔을 들고 온다. 커피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물로 입을 헹구라는 의미다. 카페 한구석에는 신문이나 잡지가 배치돼 있다. 이것은 커피하우스의 공식과도 같다. 구석엔 당구대나 체스판, 카드 게임판도 있는데, 커피가 귀하던 시절 커피하우스는 상류층 남성들만 드나들 수 있었던 문화공간이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풍경이다. 커피하우스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요한 슈트라우스는 작곡을 했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자신의 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문학가들은 커피하우스에서 영감을 얻고 작품을 쓴 경우가 많아 ‘커피하우스 문학’이라는 용어도 있다. 프로이트, 스탈린, 당시 화가를 꿈꿨던 아돌프 히틀러도 커피하우스의 단골이었다(독일인으로 오해받는 히틀러는 사실 오스트리아 출신이다). 커피하우스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문화도시 빈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예술과 커피는, 지금도 그렇지만, 뗄 수 없는 사이처럼 느껴진다.유서 깊은 커피하우스인 란트만(Landtmann)과 카페 자허(Café Sacher)도 가 보았다. 중세 귀족이 먹던 스타일의 팬케이크에 우유 거품이 풍성한 멜랑제(Mélange)를 마시고, 진한 초콜릿 케이크인 자허토르테(Sachertorte)에 휘핑크림이 가득한 커피인 아인슈페너(Einspänner)를 홀짝거렸다. 여행이 달콤하고 향기로워지는 기분이었다. 커피가 나지 않는 오스트리아가 어떻게 커피로 유명해졌을까? 17세기 후반 터키 튀르크족은 동유럽을 거쳐 빈을 침략했다. 당시 빈 사람들은 터키군이 가지고 온 커피를 그저 낙타사료로 생각했지만, 터키군으로 위장해 빈으로 군사소식을 전달한 폴란드 외교관 프란츠 콜시츠키는 커피를 알아봤다. 콜시츠키는 터키군이 놓고 간 커피자루를 챙겨 가서 커피 만드는 방법을 빈 사람들에게 알려 줬고 빈 최초의 커피하우스인 블루보틀(The Blue Bottle)을 오픈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블루보틀은 여기서 이름을 따왔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박근혜, 2심서 감형된 이유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박근혜, 2심서 감형된 이유

    2심 재판부, 징역 5년 추징금 27억원 선고“국정원장이 준 돈은 국고손실죄 해당 안돼”국정농단 포함 총 형량 징역 32년·227억원朴 지지자 법정서 고성…검찰 “대법원에 상고”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35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항소심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27억원을 선고받았다. 1심(징역 6년·추징금 33억원)보다 형량이 줄었다.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구회근)가 국정원장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준 돈에는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대법원에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 등 최측근 3명과 공모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 총 35억원의 특활비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로, 국고손실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유죄로 인정한 금액은 2016년 9월 전달된 2억원을 제외한 33억원이다. 이 돈이 대통령 직무에 대한 대가로 받은 것은 아니므로 뇌물이라 볼 수는 없지만, 국내외 보안정보 수집 등 목적에 맞게 엄격히 써야 할 특활비를 청와대가 위법하게 유용한 것은 맞는다는 것이 1심 판단이었다.2심 역시 청와대가 특활비를 유용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이 가운데 일부 행위에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돈을 횡령한 사람이 ‘회계관계직원’이어야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있다. 검찰은 국정원장을 회계관계직원이라고 주장했지만 2심 재판부는 국정원 기획조정실장만 회계관계직원이고 국정원장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돈이 전달되는 과정에 회계관계직원인 이헌수 전 기조실장이 공모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국고손실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이병기 전 원장 시절인 2014년 7월∼2015년 2월 전달된 8억원과, 이병호 전 원장 시절인 2015년 3월∼2016년 7월 전달된 19억원 등 총 27억원에 대해서만 국고손실 혐의가 유죄로 인정했다. 그 밖의 돈에 대해서는 통상의 횡령죄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죄를 적용했다.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상 추징이 가능한 범죄는 국고손실죄에 한정되다 보니, 박 전 대통령에 부과되는 추징금도 1심의 33억원에서 2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는 2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후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도 기소돼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검찰과 박 전 대통령 모두 상고하지 않아 확정됐다. 이날 선고된 형량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박 전 대통령이 선고받은 형량은 총 징역 32년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서울구치소를 통해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선고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법정을 찾은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재판부가 선고를 하자 고성을 지르며 불만을 표현해 제지를 받았다. 검찰은 “대통령과 국정원장의 관계 등에 비춰 뇌물죄가 인정돼야 하고, 국정원 회계의 최종책임자이자 결재자인 원장의 지위 등에 비춰 국고손실죄도 인정돼야 한다”며 즉각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빙판보다 위험한 술판… 휴가철 렌터카 사고 주의보

    빙판보다 위험한 술판… 휴가철 렌터카 사고 주의보

    5년간 사고 8월 3391건-7월 3238건빙판길 사고 잦은 12월보다도 피해 커낯선 여행지서 음주·과속 비율 더 높아대여 때 신분·음주 확인 제도 개선해야“보통 겨울철 빙판길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여름 휴가철이 사고 건수는 물론 사망자 수도 더 많습니다.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빙판길보다 방심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휴갓길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김민우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정책실 책임연구원) 휴가철을 맞아 렌터카와 차량공유서비스(카셰어링) 이용자가 늘면서 관련 사고 건수와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24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4년~2018년 최근 5년간 렌터카 교통사고 건수는 3만 6390건에 이른다. 월별로는 8월이 3391건(9.3%)으로 1년 중 가장 많았고, 이어 7월이 3238건(8.9%)으로 두 번째였다. 반면 빙판길 교통 사고가 많은 12월은 3216건(8.8%)으로 3위에 머물렀다. 렌터카 사고에 따른 사망자도 8월이 59명으로 가장 많았고 ▲1·12월 각각 51명 ▲7월 47명 등의 순이었다. 여름 휴가철 렌터카 사고와 이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많은 이유는 기본적으로는 렌터카 이용자가 이 기간에 급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 내용을 살펴보면 운전자들의 태도가 더 문제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은 “1년 렌터카 이용자의 12%가량이 8월에 몰려 있어 렌터카 이용자가 늘면서 사고 건수가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음주와 과속 등으로 인한 사고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운전자들의 태도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5년간 발생한 7~8월 렌터카 사고 중 음주 운전이 사고 원인인 경우는 737건으로 전체 6629건의 11.1%를 차지했다. 이 중 20대 음주운전 사고 비율은 31.2%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과속의 경우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52.5%에 이른다. 한국교통연구원 명예연구원인 설재훈 박사는 “처음 가는 여행지에서 음주 운전을 하면 다른 사고보다 인명 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술 마시지 않는 이를 지정운전자로 정하고 과속 등 위험한 운전 습관을 가진 이에게는 운전대를 맡기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렌터카 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교통문화의 변화와 함께 렌터카 관련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온라인으로 손쉽게 렌트카를 빌릴 수 있게 되면서 면허가 없는 청소년들이 사고를 내는 경우가 늘고 있어 렌터카 대여 때 운전자의 자격 확인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7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서는 고등학생 A(18)군 등 10대 5명이 무면허로 렌터카를 빌려 운전을 하다가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A군은 부친의 휴대전화와 운전면허증 등을 이용해 렌터카를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경남에선 카셰어링 업체로부터 차를 빌려 남해고속도로를 시속 180㎞로 운전한 B(16)군과 C(16)군이 고속도로순찰대에 적발되기도 했다. 정비해야 할 제도로는 운전자에 대한 확인과 책임성 강화가 첫손에 꼽힌다. 현재는 휴대전화·신용카드·운전면허증까지 모두 갖고 있어야 카셰어링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것을 모두 갖고 있으면 막을 방법이 없다. 때문에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차량을 빌릴 경우 화상 통화나 지문·홍채 등 생체인식 기술 등을 활용해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음주 운전 경력이 있는 경우 음주 운전 시동잠금장치가 부착된 차량만 빌릴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음주 운전 시동잠금장치는 차량 운행 전에 음주 측정을 한 뒤 이를 통과해야만 시동이 걸리게 하는 장치다. 최새로나 교통연구원 박사는 “해당 장치는 현재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이 운영하고 있는 데다 비용도 대당 20만원 정도로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을 운영하려면 음주 운전 경력을 렌터카 업체들이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영세업체들은 장치 부착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에스엠에스에스, 중국 대기업과 850억원 투자 계약 체결...전기이륜차 공유서비스 진출

    에스엠에스에스, 중국 대기업과 850억원 투자 계약 체결...전기이륜차 공유서비스 진출

    모빌리티 공유서비스 업체인 ‘한국 에스엠에스에스 (Smart Mobility Sharing Service)’가 중국의 대기업인 ‘썬쓰추싱’과 85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맺고 전기이륜차 공유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23일 안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한국에스엠에스에스와 중국 썬쓰추싱은 이날 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MOU(양해각서) 체결이 아닌 법적 구속력을 갖는 정식 투자계약이다. 이번 투자 계약으로 썬쓰추싱은 에스엠에스에스에 850억원 규모의 전기자전거 및 전기오토바이, 전기배터리, 충전스테이션, 운영시스템 관련 하드웨어및 소프트웨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썬쓰추싱은 리튬전기 배터리 제조에 기반을 두고 있는 중국의 대기업으로, 자국내 모빌리티 업체와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공유서비스 운영프로그램을 연계해 중국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관련 분야 선도기업이다. 에스엠에스에스는 이번 투자 계약 체결을 위해 6년간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전기이륜차및 전기배터리 생산업체 등을 대상으로 사업 파트너를 물색하면서 동시에 국내 이륜차 공유서비스 런칭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에스엠에스에스가 선보일 전기이륜차 공유서비스 계획에 따르면 전기 자전거, 소형스쿠터, 대형 이륜차 등 60여종의 공유 이륜차를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이륜차는 최고 속도 90km로 한번 충전으로 150km를 주행할수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GPS가 장착된 이륜차를 간편하게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다. 또 언제 어디서든 위치및 고장 상태 등을 원격으로 감시, 제어할수 있다.특히 이륜차 배터리는 충전하는 시간낭비와 번거로움을 줄이기위해 교환 방식을 채택했다. 곳곳에 충전스테이션을 설치해 3초만에 새로운 배터리로 교환, 사용할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에스엠에스에스는 모빌리티 플랫폼의 명칭을 ‘야타’로 정했으며 관련 기관의 승인을 거쳐 연말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에스엠에스에스의 최광현대표는 “관련 업계에서는 우리가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것을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는 그동안 적지 않은 기업들이 이와 유사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실제 서비스까지 진행한 사례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당장 이라도 전기자전거 및 전기 오토바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저렴한 가격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완벽한 실물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번 투자계약이 국내 공유서비스 산업을 급성장시킬 방아쇠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8회]양승태 보석 후 첫 재판··· 46분 만에 종료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8회]양승태 보석 후 첫 재판··· 46분 만에 종료

    양승태 전 대법원장 17차 공판 지상중계증인도 안 나오고···증거조사도 반대하고‘법잘알’들의 끝 없는 재판 지연 릴레이재판부는 팔이 안으로 굽는 공판 진행 지난 1월 24일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79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하루 만인 23일 오전 자택에서 다시 법원으로 향했다. 전날 재판부의 직권 보석 결정에 따라 석방된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 40분쯤 변호인과 함께 법원 청사 입구를 걸어서 들어왔다. 양 전 대법원장은 “보석 후 첫 재판 소감이 어떤가”, “고의로 재판을 지연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법정에서 직접 변론할 생각 있는가” 등의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입을 굳게 닫고 발걸음을 재촉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의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17회 공판이 열린 417호 대법정에 들어선 양 전 대법원장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그동안은 교도관들과 법정 옆 구치감에서 재판이 시작되길 기다렸다가 재판이 시작된 뒤 피고인을 입정시키라는 재판부의 명령에 따라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혼자 법정에 들어서야 했다. 석방된 바로 다음날, 가장 먼저 피고인석에 앉아 대기하고 있던 양 전 대법원장은 다른 변호인들과 두 전직 대법관이 도착할 때마다 연신 웃는 표정으로 반갑게 악수를 했다. ●구치감 아닌 집에서…가장 먼저 도착해 다른 피고인들 활짝 반긴 양승태 양 전 대법원장이 석방되면서 앞으로 재판 진행이 더욱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가 불구속 상태에서 처음 재판에 출석한 이날 재판은 시작한 지 46분 만에 별다른 진척 없이 끝났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마다 열리던 재판이 이날 열린 것은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기 위해서였다. 지난달 28일 재판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한 박 부장판사는 이날도 본인이 진행해야 할 재판 일정과 겹친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이날로 증인신문 일정이 다시 잡힌 것을 지난 15일에서야 재판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면서 재판 일정을 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통상 증인의 경우 1회 불출석하면서 증인출석 가능 날짜를 재판부에 고지했다면 재판부가 신문기일을 다시 정할 때까진 그 날짜에 재판을 잡지 않고 증인 출석을 준비하는 게 당연한 도리”라면서 “그런데 재판부의 연락이 없었다는 이유로 미리 고지한 날짜에 본인 재판을 또 잡았다는 것은 과연 정당한 불출석 사유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증인 출석요구서가 송달되는 시점에 재판부가 증인에게 연락을 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는 증인신문 기일을 지정해주시면 소환장을 발송할 때 증인과 연락해 주신다면 원활한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는 건의사항을 덧붙였다. 지난 19일 증인신문을 한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와 각종 보고서, 이메일 등에 대한 서류증거 조사도 무산됐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측에서 김 부장판사에 대한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312조 4항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이 아닌 사람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그 조서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돼 있음이 원 진술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나 영상녹화물 등에 의해 증명되고,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해 원 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에 증거로 할 수 있다. 다만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해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한다’는 규정이 있다. 김 부장판사가 검찰 조사 당시 진술한 내용이 담긴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해 증거능력이 인정되려면 김 부장판사가 법정에서 자신이 검찰 조사 당시 한 진술이 사실이라는 점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법정에 나와 검찰의 주신문과 고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을 통해 피의자 진술조서 속 내용을 상당 부분 확인했다. 그러나 재판이 밤 11시를 넘기면서 양 전 대법원장이 갑자기 “머리가 빠개질 것처럼 아프다”며 퇴정 명령을 내려달라는 요구를 했고 김 부장판사를 다음달 5일 법정에 한 번 더 부르기로 하고 재판이 마무리됐다. ●박상언 증인 또 불출석… ‘김민수 피신조서’ 서류증거 조사도 불발 그러자 반대신문을 하지 못한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이 아직 자신들이 신문하지 못한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해 증거조사를 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지난 신문 과정에서 본인이 진술한 대로 기재된 게 맞다고 진술했지만, 저희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원 진술자인 김 부장판사의 증언이 전체든 일부든 본인이 진술한 대로 기재가 안 돼있다, 또는 일부가 그렇다는 취지로 진술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저희가 포괄적으로 반대신문을 할 기회이기 때문에 개인적 소견으로는 증거능력 인정 요건이 되는 진술자의 진술도 아직 완전히 진술로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검찰과 고 전 대법관 측의 신문 과정에서 했던 말을 김 부장판사가 번복할 수도 있고 또는 양 전 대법원장이나 박 전 대법관 측의 신문 내용에 따라 검찰 조서와는 다른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증인신문을 모두 마친 뒤에 서증조사를 해달라는 요구다. 만약에 김 부장판사가 검찰 조서의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번복하거나 부인할 경우 그 부분은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못한다. 검찰은 “312조 4항 가운데 ‘원 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에 증거로 할 수 있다’고 돼 있어 원 진술자의 신문기회가 보장됐냐는 점이 증거 채택 여부의 요건이고 그렇다면 지난 기일에 원 진술자에 대한 신문이 이뤄지는 기회를 (피고인 측이) 제공받았는지가 쟁점”이라면서 “재판장님은 분명히 반대신문을 진행하겠다고 소송 지휘를 했으니 피고인들에게 반대신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됐는데 양승태 피고인이 재판에 계속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들에게 충분히 반대신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피고인 측에서 원하지 않아 진행이 되지 못한 것이니 법에서 정한 ‘신문할 수 있었던 때’가 이미 충족됐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의 조서 양이 상당히 많아 서증조사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오늘 그런 이유로 심리 기일이 또 바뀌어서 서증조사를 마치지 못하면 그만큼 일정이 또 지연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재판부에 예정대로 서증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내며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보고서를 작성한 김 부장판사는 검찰에서 피의자 신문만 14차례 받았고 각 조서가 모두 증거로 신청됐다. 재판부는 “검찰에서 얘기했듯 ‘원 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라고 해서 신문 기회가 부여되면 되는 것이지 실제로 반대신문까지 되어야 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면서 “지난번 기일에 원 진술자가 출석을 했으면 이미 원 진술자에 대한 신문 기회는 부여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실제로 피고인 측 변호인이 반대신문을 하지 못했고,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가 검사 앞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됐는지부터 다툴 여지가 있다, 번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변호인이 주장한다면 진정성이 문제될 여지가 있어 오늘 증거로 채택해 서증조사하면 나중에 절차가 논란이 되고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 부장판사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는 다음달 5일 증인신문을 모두 마친 뒤에 증거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례적으로 한 시간도 안 되 끝난 재판, 양 전 대법원장은 밝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빠른 발걸음으로 법정을 나가 집으로 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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