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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새마을운동의 공과 논란 유감/이재창 새마을운동중앙회장

    [발언대] 새마을운동의 공과 논란 유감/이재창 새마을운동중앙회장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동아시아협력센터와 호주 국립대 아시아태평양대학 한국학연구원이 지난 19∼20일 ‘박정희와 그의 유산: 30년 후의 재검토’란 제목의 국제학술회의를 열었다. 여기서 호주 국립대 김형아 교수는 고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의 국민성을 ‘할 수 있다(Can-Do)’ 캠페인을 통해 의존적이고 체념적이며 게으른 국민성으로 알려진 것을 자신감·효율성·견인력으로 바꿔 놓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이끈 새마을운동은 한국이 한 세대 안에 경제기적을 이룩하도록 한 ‘혁명’이며 이를 통해 이룩한 경제적·교육적 자유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 질서의 기초를 세울 수 있게 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연세대의 한 교수는 고 박 대통령이 18년이나 집권한 것은 전략적으로 민족주의 이념을 조작하고, 새마을운동으로 국민을 효과적으로 통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세계에서도 드물게 한 세대 안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성공모델로 손꼽히고 있으며, 이에는 새마을운동이 그 원동력이 되었다고 세계에서 인정되고 있다. 최근 국민여론조사에서도 40.2%가 건국 이후 국민이 이룩한 가장 자랑할 만한 일이 새마을운동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 서거 30년이 지난 오늘까지 평가를 극명하게 달리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새마을운동은 국가발전에 획기적 업적을 남겼으며 앞으로도 선진화에 기여하리라고 생각한다. 새마을운동은 첫째, 경제적으로 농민과 농촌을 굶주림과 침체와 좌절에서 해방시켰으며 농업과 공업이 상생 발전해 산업화를 이룩하였다. 둘째, 사회적으로 국민의 잠재력을 결집하고 자신감과 자조적 진취성을 불러일으켰다. 셋째, 정치적으로 경제발전의 바탕 위에서 교육수준의 향상에 따른 민주적 의식 계발과 실현의지를 향상시켰다. 세계가 부러워하고 배워서 최빈국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마당에 새마을운동의 공과를 가지고 더 이상 왈가왈부할 필요가 있을까. 이재창 새마을운동중앙회장
  • [현장&이슈] 신종플루로 취소된 행사장 처리 어쩌나

    [현장&이슈] 신종플루로 취소된 행사장 처리 어쩌나

    지자체들이 올가을 대규모 축제와 행사를 추진하다 신종플루라는 복병을 만나 이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일부 지자체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임시로 행사장을 지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철거해야 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옹기엑스포(9일~11월8일)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행사는 치르지 않고 신종플루 확산 전에 건립한 전시관만 한시적(2일~11월8일)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조직위는 다음달 8일 전시가 끝난 뒤 전시관을 철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울산지역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만큼 상설 운영하자는 의견과 안전 등의 문제로 예정대로 철거하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방문객 줄이어 전시공간 활용 ‘필요’ 옹기엑스포 조직위는 지난 9월 말 울산대공원 남문광장 인근에 총 9억 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전통옹기관(1062㎡·4억 5000만원)과 세계전시관(475㎡·2억 2000만원), 옹기과학관(562㎡·2억 7000만원) 등 3개의 가설 전시관을 설치했다. 문화예술계와 일부 시민들은 전시관이 부족한 지역의 현실을 감안해 내년 옹기엑스포 때까지 상설 운영하거나 다른 용도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다. 이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전시관을 1개월만 한시적으로 운영한 뒤 철거하면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전통옹기관은 지역별 옹기를 비롯해 양조장, 한약방, 우물가, 사랑방 등 다양한 옹기 810여점을 전시해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알리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과학관도 구수한 팔도 사투리와 실제 가마 속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를 연출해 지역별 옹기 특성을 다양한 이미지와 그래픽, 음향효과로 소개해 옹기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3개 전시관에는 28일 현재 3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찾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울산미협 주한경 회장은 “전시가 끝나고 시설을 철거한다는 것은 너무 아쉽다.”면서 “전통옹기관과 세계옹기관 등을 내년까지 전시공간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민 김모(38·여·울산 남구)씨도 “전시된 다양한 옹기는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자라는 학생들에게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설 전시관 장기간 운영 ‘어려움’ 반면 조직위 등은 가설 전시관 특성상 장기간 사용에는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3개 전시관은 철구조물이지만 가설 건축물이라 지붕이 천막으로 덮여 있다. 장기간 쓸 경우 강풍이나 비 등의 자연재해와 화재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추워지기 전에 철거할 예정이라 난방시설도 없다. 또 옹기 전시가 목적인 가건물에서 전시회 등 다른 문화행사를 하면 관람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도 조직위로서는 부담스럽다. 한국전통옹기관에 임대 설치된 810여점의 옹기는 계약에 따라 반환해야 해 현실적으로 전시를 연장하면 반쪽 행사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내년 옹기엑스포가 계획과 달리 행사가 축소돼 울산대공원이 아닌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 옹기마을 한 곳에서만 열리는 만큼 전시관을 철거한 뒤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미술협회 등 일부 문화예술단체에서 활용계획의 문의가 들어오지만, 계획대로 다음달 8일 전시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2030] 불어난 살에 대처하는 방법

    [2030] 불어난 살에 대처하는 방법

    책상 앞에서 열 시간씩 앉아 공부하며 먹은 초코바, 잦은 회식에서 단숨에 비운 폭탄주는 ‘질량 보존의 법칙’을 배신하지 않는다. 순도 100%의 지방으로 변해 옆구리와 배둘레에 정직하게 자리잡는다. 이 법칙을 거스르려는 사람들이 있다. 연애와 결혼, 취업을 위해 살과의 전쟁을 선포한 2030이 바로 그들이다. 오달란 박성국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 주 3~4회 술 마셨더니 배둘레에 도넛링…매일 2000번씩 ‘줄넘기 야근’ 통번역대학원에 다니는 이모(25)씨는 살에 대한 경각심은 있지만 ‘귀차니즘’ 때문에 운동을 선뜻 하지 못 하는 타입이다. 10대 시절부터 운동에는 취미가 없었고, 몸매 관리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도넛처럼 양 옆구리에 들러붙은 이씨의 ‘원수덩어리’ 살들은 몇 년 전부터 찾아오기 시작했다. 대학원 시험을 보기 위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몸매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것도 모자라 시시각각 찾아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초콜릿을 옆에 끼고 살았다. 키 160㎝에 체중 50㎏을 넘은 적이 없었던 이씨의 체격 조건이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6개월 전 체중계에서 눈금이 55㎏을 가리키는 것에 경악한 뒤 다시는 체중을 재보지 않았다. ●바나나·덴마크 다이어트 2주일도 못 넘겨 불어나는 살에 대처하는 이씨의 방법은 ‘xx 다이어트’. 하루종일 바나나만 먹는다는 바나나 다이어트, 당근과 오이만 먹는다는 당근오이 다이어트, 달걀과 자몽, 양념 안 한 닭가슴살만 먹는다는 덴마크 다이어트 등 인터넷에 떠도는 갖가지 다이어트들을 섭렵하게 된 것. 문제는 특정 음식만 먹는 다이어트를 2주일을 넘기지 못 한다는 것이었다. 이씨는 배를 곯다가 한꺼번에 폭식을 하게 됐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체중은 오히려 더 불어났다. 하다 못해 이씨는 큰 마음을 먹고 집앞 헬스장 회원권을 끊었다. “운동을 시작해 보라.”는 주위의 충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는 “이 악물고 3개월만 운동해서 예쁜 청바지를 사 입는 게 꿈”이라면서 “이번엔 절대로 중간에 포기하지 않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대학교 4학년인 정모(26)씨는 여느 취업 준비생들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정씨의 취업 준비는 남다른 면이 있다. 토익, 학점, 각종 자격증 등 이른바 ‘스펙’ 관리는 일찌감치 끝냈다. 정씨가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가장 먼저 찾는 곳은 학교 체육관이다. 여름이면 당당히 상반신을 드러낼 정도로 ‘몸짱’이었던 정씨지만 취업 준비로 매일 책상에 앉아 숨쉬기 운동만 하다 보니 ‘식스팩’ 복근은 자취를 감췄다. 복대를 두른 듯 옆구리 살이 바지 밖으로 비집고 나왔다고 한다. 63㎏이던 몸무게가 어느덧 76㎏까지 늘어났다. 정씨는 연이은 면접 탈락의 원인을 뚱뚱하고 둔해 보이는 이미지 탓으로 돌렸다. 때문에 살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매일 40분간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한 시간가량 근력 운동을 병행하며 좋아하던 술도 멀리했다. 저녁 6시 이후에는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정씨다. 그러기를 한 달째, 정씨는 벌써 68㎏까지 체중계 바늘을 낮췄다. 정씨는 “몸이 한결 가벼워지니 마음까지 가볍고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며 웃었다. 직장 생활 2년차인 신모(29)씨는 최근 친구 결혼식에 가려고 평소에 입지 않던 정장을 꺼내 입었다가 깜짝 놀랐다. 대학생 때 면접을 위해 구입한 옷이 몸에 맞지 않았던 것. 복장이 자유로운 직장에서 일하다 보니 평소에는 몸이 불어난 것을 못 느꼈다고 한다. ●잦은 야근·회식은 다이어트의 적 신씨는 입사 초만 해도 헬스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를 자랑했다. 하지만 영업직에 종사하다 보니 연일 거래처 사람들과의 술자리가 잡혔다. 일주일에 3~4일 꼴로 술독에 빠져 지내다 보니 입사 1년 만에 무려 10㎏ 이상 불어났다. 신씨는 “대학 축구 동아리의 회장을 하며 만능스포츠맨으로 여학생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아왔건만 이제는 지하철 계단만 올라도 숨이 가쁜 처지가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급격히 불어난 살과 함께 대인 기피증까지 생겼다. 부산 출신인 신씨는 서울에서 직장을 구했다. 1년간 일에 빠져 바쁘다는 핑계로 지인들을 만나지 못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지만 선뜻 친구들과 약속을 잡지 못한다. 너무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각종 핑계를 대며 만남을 미루고 있는 것. 신씨는 “학생 때 몸매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5㎏ 정도라도 빼야 고향 친구들에게 얼굴을 비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자는 시간을 한 시간 줄이고 매일 밤 줄넘기를 2000번씩하고 있다. 중견기업 홍보팀 직원인 백모(31)씨는 입사 1년 만에 체중이 10㎏ 가까이 불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넘치는 의욕으로 주중, 주말 가릴 것 없이 거래처 실무자들과 술약속을 잡았고 기름진 고기와 폭탄주로 배를 채우다 보니 바지단추가 채워지지 않을 지경에 이른 것이다. “우리 사위가 매끈한 몸매 하나는 최고”라며 추켜세우던 장모님도 백씨의 배를 흘겨보기 시작했다. 백씨는 6개월 전 본격 ‘체중감량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업무특성상 금식 등 식이요법을 통한 다이어트는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운동으로 3개월 안에 10㎏을 빼겠다고 다짐했다. 매일 아침 새벽 5시에 눈을 떠 하루 10㎞ 달리기 시작한 백씨는 여유로운 주말이면 마라톤 하프코스에 가까운 20㎞씩 집 근처 공원을 내달렸다. 생각대로 늘어졌던 뱃살은 점점 모습을 감췄다. 다이어트 시작 한 달 만에 7㎏을 감량한 백씨는 두 달이 채 안 돼 목표치인 10㎏ 감량에 성공했다. 그러나 백씨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 날 아침운동을 위해 일어나 땅에 발을 딛는 순간 무릎이 아파왔다. 무리한 운동의 후유증 탓이었다. 뛰기는 커녕 걷기조차 어려워진 그는 이후 운동을 할 수 없었고 빠졌던 체중은 세 달 만에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백씨는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다이어트에도 통하더라.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 했어야 하는데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올해 초 입사한 새내기 사원인 최모(31)씨는 지난달 소개팅에서 상대 여성에게 거절을 당한 뒤 바로 몸매 만들기에 들어갔다. 그는 입사 전까지만 해도 훤칠한 얼굴과 키 덕분에 꽃미남이라고 불렸다. 여자친구도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입사 후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원흉은 잦은 야근과 회식이었다. 영업직 사원이라 선배를 따라 거래처 간부들을 자주 상대해야 하는 최씨는 입사 9개월 만에 배만 볼록 나온 일명 ‘개구리 체형’이 돼 버렸다. 그는 “운동부족으로 팔다리는 근육 없이 가늘고 아저씨처럼 뱃살만 늘어지다 보니 소개팅 상대에게 아저씨 같다며 연달아 거절당했다.”고 우울해했다. 다이어트에 돌입한 그는 단시간 내에 체중감량 효과가 가장 빠른 달리기를 시작했다. 아침마다 근처 학교 운동장을 20바퀴씩 도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 “아침잠이 유독 많지만 야근과 회식 때문에 저녁에는 운동할 짬이 없다.”면서 그는 눈물을 머금고 새벽마다 달린다. 아직 3주째라 몸매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것 같지 않지만 최씨는 그래도 “연말에 소개팅에서 여봐란 듯이 퀸카를 건져올릴 꿈에 부풀어 있다.”고 귀띔했다. ■ 입사 후 ‘개구리체형’ 소개팅서 퇴짜맞고…‘두번 실패없다’ 복근성형까지 호리호리한 외모 덕에 ‘미소년’ 소리를 듣는 대학생 박모(21)씨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100㎏이 넘는 거구였다. 재수생 시절 입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폭식증에 걸렸고 하루에 초코바를 6~7개씩 해치우다 보니 감당 못 할 만큼 몸무게가 늘어난 것이다. 대입에 성공한 박씨는 처음 나간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방이 30분만에 “다른 약속이 있다.”며 도망가듯 자리를 피하는 것을 본 뒤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명품몸매되려고 매일 댄스·헬스 동네 헬스장 등록을 마친 박씨는 매일 저녁 러닝머신 위를 달렸지만 다람쥐 쳇바퀴를 도는 느낌 때문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차라리 인근 공원을 도는 것이 낫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최신형 mp3를 주문한 그는 H.O.T의 ‘전사의 후예’부터 소녀시대의 ‘소원의 말해봐’까지 아이돌스타들의 댄스곡을 들으며 매일 저녁 2시간씩 공원 산책로를 달리고 또 달렸다. 빠른 비트에 발맞춰 달리다 보면 지치는 줄도 몰랐다는 박씨는 불과 다섯 달만에 30㎏ 감량에 성공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차모(33)씨는 얼마 전 강남의 한 성형외과의 문을 두드렸다. 요즘 30대 남성들이 많이 한다는 ‘복근성형’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서였다. 뱃살 지방을 부분적으로 흡입해 복근이 있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차씨는 “수술이 잘 되고 나면 본격적으로 소개팅 전선에 뛰어들 생각”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5년 전 입사할 때만 해도 차씨는 178㎝에 75㎏으로 딱 보기 좋은 체격이었다. 그런데 입사 이후 1년에 정확히 2㎏씩 살이 찌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앉아있는데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폭탄주가 도는 회식을 하다 보니 살이 겉잡을 수 없이 쪄 버렸다. 운동으로 몸매관리를 해 보려고 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집 앞 헬스장, 동네 권투장 등 안 가본 곳이 없었다. 그런데 번번이 한 달을 넘기지 못 했다. ‘운동을 할 바엔 잠을 더 자지. 술만 끊으면 살은 저절로 빠질거야.’라는 안이한 생각에 매번 굴복한 탓이다. 이제 80㎏를 넘어 90㎏대를 향해 달려가는 차씨의 몸매 때문일까, 그의 연애 생활은 백전백패였다. “체격 좋고 듬직한 남성이 이상형”이라는 말을 듣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소개팅 자리에 나가봐도 애프터 신청은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다. ‘지나치게’ 듬직한 그의 체형이 문제였다. 이런 일이 세 번쯤 반복되고 나니 차씨는 자신감마저 사라졌다. 이대로 가다간 노총각으로 늙어 죽겠다는 두려움이 그를 엄습했다. 그 두려움이 이번에 그를 ‘복근 성형’의 세계로 인도한 것. 차씨는 “물론 운동과 식습관 조절이 최고의 방법이겠지만 급한 대로 장가는 가야겠다.”면서 “이번 수술만 잘 되면 자신감도 회복하고 마음에 드는 이성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출산 후 불어난 살 지방연소 프로그램으로 직장인 4년차인 김모(30)씨는 6개월간의 산후휴가 및 육아휴직 뒤 복직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옷장을 열어보니 출산 후 15㎏이나 찐 살 탓에 맞는 외출복이 거의 없었던 것. 정장은 물론 티셔츠 같은 캐쥬얼복도 제대로 입을 만한 게 없었다. 김씨는 일단 궁여지책으로 헬스클럽에 등록했지만 식사량은 줄일 수가 없었다. 모유수유를 하고 있는 탓에 식이요법까지 병행하기엔 무리였다. 김씨는 아침마다 동네 공원 두 바퀴를 뛰고 와서 수유를 한 다음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헬스장으로 향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는 “개인 트레이너와 체질량 검사를 해 보니 출산 후 체지방량이 거의 배로 늘었다.”면서 “지방연소 프로그램을 집중 실행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러닝머신과 자전거운동 등 유산소운동을 40분간 한 다음, 근육량을 키우는 체조를 병행했다. “다행히 한달 반만에 7㎏ 가까이 빼긴 했지만 급격히 살을 빼서 혹여 모유수유에 지장이 있을까 한편 걱정도 된다.”면서 워킹맘의 비애를 뼈져리게 느낀다고 털어놨다.
  • [최동호 오솔길 산책] 국립중앙박물관 예찬

    [최동호 오솔길 산책] 국립중앙박물관 예찬

    개관 100주년을 맞이하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람은 나의 오랜 취미 중 하나이다.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가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박물관에 갔다든가 화가 모딜리아니가 자신의 이상적 여성의 모델을 이집트 고분에서 발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외국 여행지에서 제일 먼저 찾아가는 곳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이다. 이번 개관 100주년을 맞이하여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 역사의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이요 미래의 문화를 창조하는 영감의 산실로 탄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뿌리를 순종 황제가 1909년 설립한 ‘제실박물관’에서 찾았다는 것도 박물관의 역사적 정통성을 찾았다는 점에서 기념비적 발상이다. 박물관을 죽어 있는 과거의 유물을 전시하는 곳으로만 생각한다면 우리는 역사의 유구한 영속성을 생각하지 않는 단견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대표적인 명품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았던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소장지인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아직도 관람객이 붐비고 있었다. 수많은 국보적 명품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진본을 볼 수 있는 천마총의 ‘천마도’ 앞에 서자 흥분과 감회가 교차하여 몇 번이나 되풀이해 보았다. 첨단장비에 의해 투시된 ‘천마도’를 종전과 달리 새롭게 볼 수 있어 더욱 반가웠다. 박물관이 이제 국민들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느껴져 흐뭇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1980년대 어느 날 당시 경복궁 자리에 있던 중앙박물관에 갔더니 일본에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의 말소리가 점령군처럼 복도에 가득 차 놀란 적이 있었는데 그 사이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이다. 올해 초 발굴된 미륵사지 ‘석탑사리구’나 미국박물관에서 대여해 온 ‘수월관음도’의 우아한 보살상은 물론 이중섭의 동자 그림의 모티프가 되었다는 ‘청자상감포도무늬동채주자’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중섭 그림의 원천이 우리의 청자상감의 그림에 있었다는 점을 지나쳐 가기 어려웠다. 1966년 석가탑 해체복원 과정에서 나왔던 ‘무구정광다라니경’도 관심을 끌었는데 여기서 한국적 서체의 고대적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한국 고유의 서체는 압도적으로 중국필법의 영향을 받았고 이로 인해 그 독자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복천오부인 86세 초상’도 선이나 색감 그리고 표정이 생동감을 주었다. 250여년 전 한국 여성의 사실적인 초상화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유명한 청자나 금으로 만든 왕관 못지않게 이렇게 소박하면서도 삶이 묻어나는 유물들이 우리들의 영감을 실제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20세기 한국은 식민지시대를 경험했고 그런 까닭에 전통과 과거를 부정하고 밖에서 역사적 난관을 극복하는 동력을 찾고자 했다. 역사의 단절을 극단적으로 경험했던 것이다. 21세기에는 밖이 아니라 안에서 그리고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한국 고유의 어떤 것을 찾아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한국은 언제나 남을 뒤쫓는 문화적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선인들의 창조적 지혜를 배워 여기에 첨단 기술을 응용하는 능력을 발휘할 때 한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선진국이 될 것이다. 최근 외국 대사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반가사유상’을 관람하는 장면을 지면에서 보았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신라의 ‘반가사유상’은 분명히 다른 예술적 형상미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거기서 오늘날 한국의 디지털적 탈근대 첨단산업이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서구의 근대와는 다른 뿌리 깊은 문화적 전통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느꼈을 것이다. 박물관에 가 보라. 거기에 있는 과거의 유산이 죽어서 여러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찬란한 문화적 명품이 여러분을 맞이할 것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오늘은 물론 내일의 독창적인 문화를 꽃피울 영감의 원천을 발견하는 기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
  • 수원 화성 사이버 전쟁터로

    세계문화유산인 경기 수원시 화성(華城) 일대에서 세계 16개국 게이머들의 첨단 게임 전쟁이 벌어진다. 수원시는 30일부터 3일간 화성행궁과 수원종합운동장 일원에서 ‘IEF 2009 수원정보과학축제’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행사 기간에는 각국 프로 게이머, 일반인이 참여하는 온라인 게임대회를 비롯해 지능형 로봇대회, 정보 올림피아 등 다양한 첨단 과학 관련 대회가 진행된다.온라인 게임대회인 ‘IEF e스포츠 본선’에는 ‘테란의 황제’ 임요환을 비롯한 한국 대표 18명과 미국·중국·일본·스웨덴 등 15개국에서 치열한 예선을 거친 80여명의 프로 게이머들이 출전, 실력을 겨룬다. 종목은 스타크래프트·워크래프트3, 카운터스트라이크 등이다.이와 함께 국내 일반인 게이머 128명이 온라인 야구 시합을 벌이는 ‘전국 e스포츠 대회’도 진행된다. 또 국내 과학영재들이 로봇서바이벌, 로봇축구 등의 분야에서 각축을 벌이는 지능형로봇대회와 컴퓨터 활용기술을 겨루는 ‘전국 정보올림피아드 대회’도 행사 기간 중 진행된다.대회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체험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된다. ‘로봇체험교실’에서는 초·중학생들이 직접 움직이는 로봇을 조립, 로봇 팔씨름 대회에 참여할 수 있고, 첨단 게임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체험할 수 있는 ‘가족 아케이드 체험관’도 운영된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영등포구 외국인 한국문화 체험행사

    영등포구 외국인 한국문화 체험행사

    서울 영등포구는 다음달 5일과 12일 지역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문화 체험 행사’를 마련한다고 27일 밝혔다. 결혼 등으로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들이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 등으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겪는 등 부적응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이들의 한국사회 조기정착에 도움을 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구는 설명했다. 행사 참가자는 문화유산 해설사의 안내로 인사동의 여러 전통시설을 둘러본 뒤, 한국 전통음식을 시식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어 서울역사박물관을 찾아 ‘한국의 전통문양’을 주제로 여러 유물들을 감상하고, 미니어처 형태의 민화 병풍도 직접 만든다. 끝으로 경희궁을 관람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된다. 1997년만 해도 2000여명에 불과했던 영등포구의 외국인 수는 2009년 현재 3만 5000명으로 급속히 늘어났다. 기초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때문에 구는 자치구 외국인 주민들에 대한 지원조직과 프로그램을 확대 실시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대림역 부근에 다문화빌리지센터를 열어 외국인들의 고충과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주고 있다. 이를 위해 다문화빌리지센터도 다음달 8일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별도의 우리문화 체험행사를 연다. 전통문화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은 30일까지 구청 국제지원과(02-2670-395)나 영등포다문화빌리지센터(02-2670-3800)로 신청하면 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성형수술보다 장기처방 이끌어야

    우리나라는 그동안 세상의 변화에 빠른 적응력을 발휘하며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 왔다. 사람의 장점은 곧 단점이라고 했던가. 지속가능한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기보다 그때그때 임기응변 식으로 대응해 왔던 우리 성장방식의 단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례가 바로 요즘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세종시, 4대강, 외국어고 사태가 아닌가 한다.세종시, 4대강, 외국어고 관련 기사들을 보면 최근 수술 과정에서의 부주의로 인해 환자가 생명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 성형수술을 떠올리게 된다(‘성형수술 사망환자 1명 패혈증 원인균 검출 확인’, 9월29일). 우리나라에서는 정책집행 과정에서 성형수술을 하는 것처럼 갑작스러운 변화를 시도하기 때문에 많은 부작용을 낳게 된다.세종시는 지난 정부의 결정이 이번 정부에서 논란이 되는 경우이다. 지난 정부에서 국가발전과 지역균형발전의 해결책으로 채택한 세종시가 이번 정부에서는 장애요인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세종시 건설 또는 수정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세종시 건설 또는 수정에 매달리는 모습은 성형수술을 해야만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강박증을 보여 준다.세종시에 대한 보도는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져 왔으며 핵심적인 논쟁점들은 대부분 반영되었다. ‘기로에 선 세종시’ 특집 기사(10월19일), 김동률 연구위원의 칼럼 ‘돼지를 잡아야 신뢰가 생긴다’(10월13일), 사설 ‘여야정 세종시 향배 차분한 논의를’(9월8일), ‘세종시 설득력 있는 정부 대안 내놓길’(10월17일) 등으로 이어졌다.4대강은 이번 정부에서 제안된 사업이다. 국가발전과 지역균형발전의 장애요인으로 4대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4대강의 정비와 주변 지역의 개발을 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한번 한 수술을 되돌릴 수 없듯이 한번 변화시킨 자연은 회복할 수 없다. 주변 지역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나 문화유적지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시행한 다음 사업을 진행해야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후손에 떳떳하게 남겨 줄 수 있을 것이다.임재해 교수의 ‘하회마을을 기어코 봇물에 가두려는가?’(7월14일), 허증수 교수의 ‘4대강 사업, 필요조건과 충분조건’(9월17일)과 같은 칼럼과 사설 ‘4대강 사업 논란, 정부가 앞장서 풀어야’(10월8일), ‘4대강 사업 예산,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10월13일) 등은 언론이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에 충분했다.이러한 논의의 결과로 ‘4대강 하회보 백지화될 듯’(7월25일), ‘4대강 16개보, 둔치보다 낮은 저수로에 설치’(8월25일) 등의 수정안이 제시되었다.외국어고 문제는 우리 교육정책의 방향과 관련하여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없던 학교를 만드는 일도 그렇겠지만 있던 학교를 없애거나 변화시키는 일은 교육이 갖고 있는 장기지향적인 특성을 고려한다면 성형수술하듯 쉽사리 결정해서는 안 된다.‘외국어고 폐지 공방 봇물…해법 논란’(10월20일), ‘도마위에 오른 외국어고’ 특집기사(10월21일), 사설 ‘외고개혁 없이 교육 정상화 어렵다’(10월19일), 함혜리 논설위원의 칼럼 ‘外高, 실패한 모델 아니다’(10월24일) 등을 통해 외국어고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었다.세상의 변화가 빠를수록 침착한 문제 진단과 방향제시가 절실해진다. 세종시, 4대강, 외국어고 문제처럼 정답을 찾기 어려운 사안일수록 언론이 논쟁의 장을 마련하여 가장 바람직한 대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성형수술하듯 즉흥적인 대응책만을 내놓는 정치권에 경종을 울리고 장기적인 전망에서 해결책을 제안하는 언론이 되기를 기대한다.
  • 비빔밥, 판소리, 한옥마을 그리고 전주정신

    전주정신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저항과 풍류를 말하는 이도 있고, 선비정신을 내세우는 이도 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새기자고 하는가 하면 ‘택지리’의 ‘지리인성론’ 등에 기댄 기질론도 만만치 않다. 백제의 정신, 미륵·개벽사상, 선비정신 등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근거로 한 제안들까지 그야말로 백가쟁명, 종가의 살림살이만큼이나 다채롭다.정리가 쉽지 않다. 아니 정리가 능사도 아니다. 뒤를 돌아보고 앞을 내다보게 하는 이런 논의 자체가 지역 문화를 풍성하게 해줄 것 같아 오히려 반갑다. 더 복잡하게 이끌어 보자는 유혹까지 느낀다.차마 버리지 못하는 종가의 복잡한 살림살이, 그것을 지키고 간직하려는 정성과 진정성에서 전주정신의 한 단초를 찾아볼 수는 있지 않을까? 이것을 전주가 대표하는 주요 문화코드에 접목해 보면 어떨까 싶은 것이다.예를 들면 전주비빔밥이다. 비빔밥은 간편식이다. 그러나 ‘완전’을 추구하는 땅 전주에서는 그렇지 않다. 적어도 조리과정에서는 간편성을 내세운 ‘대충’이 통하지 않는다. 철분이 풍부한 전주콩나물만 고집하는 등 조리재료의 선택에서도 완전을 향한 정성은 확인된다. 밥도 그냥 물이 아니라 사골국물로 짓는다. 나물 또한 각각의 특성을 살려 따로 조리하며 그것을 배치하는 데에도 색상을 고려한다. 노란 청포묵과 오방색의 고명을 고집하고 중앙에 빨간 고추장을 떠 놓고 그 위를 계란 노른자로 장식하는 모습은 화룡점정의 숙연함까지 느끼게 하는 것이다.차마 대충 하지 못하는 진정성은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판소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공동체적 삶의 한과 신명을 고도의 미학으로 승화시킨 인류 최고의 소리음악 자체에 이미 삶의 질곡 속에서 접하게 되는 슬픔을 차마 분노나 절망으로 내몰 수 없다는 불인지심(不忍之心)이 녹아 있다.그러나 전주에서는 이런 소리마저 함부로 자랑 삼지 못하게 하는 귀명창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대충’을 가로막고 있다. 오랜 공력의 삭힘과 익힘 과정을 겪어야 도달할 수 있는 ‘시김새’, 이를 통해서만 펼쳐지는 소리의 바탕에 깔려 있는 오묘하면서도 웅숭깊은 멋 혹은 여유인 ‘그늘’, 이런 판소리 미학의 핵심을 전주 사람처럼 철저하게 요구하는 이도 없는 것이다.전주 한옥마을이야말로 이런 ‘차마’의 진정성이 가장 밀도 있게 집적됐다. 전란의 간난신고 속에서도 차마 태조어진과 왕조실록을 방치할 수 없었던, 그리하여 조선의 역사를 오롯이 지켜낸 선비들의 기개가 서린 경기전. 차마 자기 신앙을 부인하지 못해 순교한 이들의 치명순정이 처연한 건축미학으로 거듭난 전동성당. 차마 편리함을 앞세워 아파트로 피해갈 수 없었던 이들의 근기가 어려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한옥군.그곳에는 실용을 핑계로 차마 예술 공예를 버릴 수 없어 가난을 군자의 고궁(固窮)쯤으로 여기며 세월을 버텨온 장인들의 진한 땀 냄새가 배어 있다. 느리게 무르익은 장과 젓갈의 개미를 차마 버릴 수 없어 화려하고 간편한 음식문화의 유혹을 어렵게 견디어온 또 다른 장인들도 이곳 한켠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완전을 꿈꾸며 느리게 익어 가는 이곳은 그래서 언제나 미완의 터다. 구경이나 하려는 사람 반기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줍은 새색시 같아 진정 어린 마음가짐이 없는 이에게는 그 장한 끼를 결코 보여 주지 않는 것이다.이런 차마 삼가는 정성의 마음이 전통문화의 뿌리요, 전주정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백가쟁명의 웅얼거림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한번 해 보는 것이다.
  • [옴부즈맨 칼럼]성형수술보다 장기처방 이끌어야/남인용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성형수술보다 장기처방 이끌어야/남인용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그동안 세상의 변화에 빠른 적응력을 발휘하며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 왔다. 사람의 장점은 곧 단점이라고 했던가. 지속가능한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기보다 그때그때 임기응변 식으로 대응해 왔던 우리 성장방식의 단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례가 바로 요즘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세종시, 4대강, 외국어고 사태가 아닌가 한다. 세종시, 4대강, 외국어고 관련 기사들을 보면 최근 수술 과정에서의 부주의로 인해 환자가 생명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 성형수술을 떠올리게 된다(‘성형수술 사망환자 1명 패혈증 원인균 검출 확인’, 9월29일). 우리나라에서는 정책집행 과정에서 성형수술을 하는 것처럼 갑작스러운 변화를 시도하기 때문에 많은 부작용을 낳게 된다. 세종시는 지난 정부의 결정이 이번 정부에서 논란이 되는 경우이다. 지난 정부에서 국가발전과 지역균형발전의 해결책으로 채택한 세종시가 이번 정부에서는 장애요인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세종시 건설 또는 수정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세종시 건설 또는 수정에 매달리는 모습은 성형수술을 해야만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강박증을 보여 준다. 세종시에 대한 보도는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져 왔으며 핵심적인 논쟁점들은 대부분 반영되었다. ‘기로에 선 세종시’ 특집 기사(10월19일), 김동률 연구위원의 칼럼 ‘돼지를 잡아야 신뢰가 생긴다’(10월13일), 사설 ‘여야정 세종시 향배 차분한 논의를’(9월8일), ‘세종시 설득력 있는 정부 대안 내놓길’(10월17일) 등으로 이어졌다. 4대강은 이번 정부에서 제안된 사업이다. 국가발전과 지역균형발전의 장애요인으로 4대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4대강의 정비와 주변 지역의 개발을 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한번 한 수술을 되돌릴 수 없듯이 한번 변화시킨 자연은 회복할 수 없다. 주변 지역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나 문화유적지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시행한 다음 사업을 진행해야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후손에 떳떳하게 남겨 줄 수 있을 것이다. 임재해 교수의 ‘하회마을을 기어코 봇물에 가두려는가?’(7월14일), 허증수 교수의 ‘4대강 사업, 필요조건과 충분조건’(9월17일)과 같은 칼럼과 사설 ‘4대강 사업 논란, 정부가 앞장서 풀어야’(10월8일), ‘4대강 사업 예산,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10월13일) 등은 언론이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논의의 결과로 ‘4대강 하회보 백지화될 듯’(7월25일), ‘4대강 16개보, 둔치보다 낮은 저수로에 설치’(8월25일) 등의 수정안이 제시되었다. 외국어고 문제는 우리 교육정책의 방향과 관련하여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없던 학교를 만드는 일도 그렇겠지만 있던 학교를 없애거나 변화시키는 일은 교육이 갖고 있는 장기지향적인 특성을 고려한다면 성형수술하듯 쉽사리 결정해서는 안 된다. ‘외국어고 폐지 공방 봇물…해법 논란’(10월20일), ‘도마위에 오른 외국어고’ 특집기사(10월21일), 사설 ‘외고개혁 없이 교육 정상화 어렵다’(10월19일), 함혜리 논설위원의 칼럼 ‘外高, 실패한 모델 아니다’(10월24일) 등을 통해 외국어고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었다. 세상의 변화가 빠를수록 침착한 문제 진단과 방향제시가 절실해진다. 세종시, 4대강, 외국어고 문제처럼 정답을 찾기 어려운 사안일수록 언론이 논쟁의 장을 마련하여 가장 바람직한 대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성형수술하듯 즉흥적인 대응책만을 내놓는 정치권에 경종을 울리고 장기적인 전망에서 해결책을 제안하는 언론이 되기를 기대한다. 남인용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영역별 지상강의-수능의 맥]외국어 9회, 사탐 4회(올해의 이슈)

    ■외국어-배경지식 늘려야 독해 학습능력 쑥쑥 외국어 영역은 영어 실력만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님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닙니다. 영어 지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글 읽기 능력이 성적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이지요. 이 독해 능력에서 간과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가 배경지식입니다.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의 지문을 더 수월하게 풀어본 경험은 누구나 겪어봤을 테니까요. 최종 점검 기간, 주제별로 독해학습을 하며 배경지식을 늘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각 주제마다 빈출 어휘는 거의 정해져 있으므로 어휘를 마무리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비록 배경지식이 단기간에 축적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니지만, 실제 시험에 유사 소재라도 나온다면 자신감은 상승하고 임기응변도 쉽게 발휘되지 않겠습니까? 두 사람의 대립된 의견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Person A Concern over the environmental impact of burning fossil fuels has helped spur interest in an alternative fuel. As for this issue, I strongly believe that we should choose biomass as an alternative fuel. Biomass is plant-derived material usable as a renewable energy source which does not deplete existing supplies. It contains almost no sulfur, little ash, and gives off few pollutants, so it is very clean. Another good point is that it is readily available and in large supply because plants are probably one of the richest resources in the world. Most of all, biomass technology is simple, so biomass can be burned as easily as coal and liquefied even more easily than coal. I believe one day it will replace fossil fuels. Person B Some people argue that we should use biomass as alternative energy. They insist that biomass fuels are clean, readily available, and easily converted into gas or liquid form. However, I think they ignore the fact that biomass has low efficiency, resulting in high production costs. One-third to two-thirds of energy is lost in most biomass conversion. The low conversion rates of biomass lead to burning more plants, generating much more carbon dioxide and pollution gases. I am convinced that this fact is strongly against the idea that biomass is clean energy. The low efficiency also requires substantial amounts of land, which will increase the possibility that biomass fuel crops will eventually . 1. 두 글의 핵심 쟁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efficient land use ② using biomass energy ③ raising cost of fossil fuels ④ recycling of biomass wastes ⑤ necessity of substantial land 2. Person B의 빈칸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lower the cost of food crops ② be suitable for food production ③ decrease environmental damage ④ compete for land with food crops ⑤ remove harmful insects from land 환경에 부정적 영향(impact)을 끼치는 화석연료(fossil fuel)를 대체(replace)할 수 있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renewable energy source)으로서 조명된 생물에너지(biomass)에 대한 찬반양론의 글이다. Person B는 생물에너지의 비효율성(low efficiency) 때문에 연료작물이 식용작물에 돌아갈 땅을 너무 많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정답은 1. ② 2. ④ 위 글은 수능이 선호하던 생태학(ecology) 분야지만, 생물에너지라는 소재는 시사성이 충분했고, 반대의견도 제시된 신선한 글이었다. 게다가 환경문제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concern 우려, alternative 대안의, deplete 고갈시키다, sulfur 황, give off 방출하다, pollutant 오염물질, convert A into B A를 B로 전환시키다, generate 발생시키다, carbon dioxide 이산화탄소)도 많아서 어휘 복습용으로도 매우 유익했다. 역시 수능과 모의고사에 자주 등장했던 세계화에 대한 다음 글을 읽으면서, 배경지식도 쌓고 어휘 정리를 해 보도록 하자. For good or ill, globalization has become the economic buzz-word of the 1990s. National economies are becoming more integrated as cross-border flows of trade, investment and financial capital increase. Consumers are buying more foreign goods, a growing number of firms operate across national borders, and savers are investing more than ever before in far-flung places. Whether all of this is for good or ill is a topic of heated debate. One positive view is that globalization is an unmixed blessing, with the potential to boost productivity and living standards everywhere. This is because a globally integrated economy can lead to a better division of labour between countries, allowing low-wage countries to specialize in labour-intensive tasks while high-wage countries use workers in more productive ways. And with globalization, capital can be shifted to whatever country offers the most productive investment opportunities, not trapped at home financing projects with poor returns. Critics of globalization take a gloomier view. They predict that increased competition from low-wage developing countries will destroy jobs and push down wages in today‘s rich economies. There will be a “race to the bottom” as countries reduce wages, taxes, welfare benefits and environmental controls to make themselves more “competitive”. Pressure to compete will erode the ability of governments to set their own economic policies. The critics also worry about the increased power of financial markets to cause economic havoc, as in the European currency crises of 1992 and 1993, Mexico in 1994-95 and South-East Asia in 1997. 윤재남 강남구청인터넷수능 외국어영역 강사 ■사회문화-이슈와 사회문화 개념 접목하는 연습을 무엇보다 사회적 이슈를 항상 사회문화 내 개념과 연관하여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사회문화는 사회적 상황 등의 소재를 활용하여 사회과학적 탐구 능력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항으로 출제되고 있다. 최근에는 복합적 개념 활용 문제 또는 단원 간 연관 문제와 함께 시사적이고 까다로운 자료를 활용한 문항이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한 모의고사에서는 재미교포 출신의 가수가 한국에서 활동하며 겪은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가 사회문화에서 출제되기도 하였다. 평소 사회적 이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시사문제를 개념에 적용시키는 연습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면 더욱 좋지만, 남은 시기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부분에서 많은 연습이 어려울 경우는 기존 개념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점검하는 것에 투자하자. 사회문화의 개념이 체계적으로 적립되어 있다면, 처음 보는 사회적 이슈에 관한 제시문이 출제되더라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6, 9월 모의고사에서 나온 주제는 반드시 점검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최하는 모의고사의 경우 반드시 수능 전 해당 주제를 점검하도록 하자. 매년 6,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출제되었던 문항은 수능에서 빠지지 않고 출제되었기 때문이다. 사회문화에서 6, 9월에 나온 주제는 총 10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사회문화현상의 특징, 사회문화현상을 보는 관점, 사회문화현상 탐구방법, 자료 수집 방법, 개인과 사회구조, 사회집단과 관료제, 사회이동과 계층구조, 가족/친족 관계의 이해, 도시와 농촌,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등이다. 특히 연구태도에 대한 문제나 계급과 계층 개념의 이해 문제는 올 6월 처음 출제된 부분이므로 이와 관련된 개념도 충분히 연습해 두도록 하자. 끝으로 남은 기간 자료해석과 관련된 고난도 문제를 집중 연습한다. 사회문화는 탐구영역 중 문제 적용 연습이 가장 많이 필요한 과목 중 하나이다. 상위권과의 격차가 자료 해석 문제에서 주로 벌어지기 때문에, 수능 막바지에는 이와 관련한 고난도 문항을 집중 점검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계층 이동, 도시와 농촌, 가족과 친족관계의 이해 단원은 고난도 도표가 자주 출제되는 단원이다. 문제와 주석에서 특히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요소가 많으니 이 부분을 항상 주의하고, 비율로 주어진 두 집단의 조사 인구 수를 동일하게 보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유의하자. 항상 모든 답은 문제 내에서 주어지므로 수능 날 긴장하지 말고 평소 실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하자. 이 현 스카이에듀 사회문화강사 ■한국지리-세종시 예정지·도청 이전지 살펴봐야 첫째, 자원 부분에서 정리를 하자면 천연가스와 대체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졌다. 탄소배출권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면서 청정에너지와 신재생 에너지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카 개발과 조력, 조류, 태양광 에너지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강화와 시화 지구에 건설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과 공모하거나 투자방식을 통한 ‘자원외교’를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국가로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하는 석유, 천연가스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목재 개발 등을 들 수 있겠다. 둘째, 도시 계획이나 행정기능이전에 관한 이슈가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행정기능 이전 도시 ‘세종시’를 주의 깊게 봐야 할 것 같다. 공주시와 연기군 일부에서 떨어져 나와 주요 이슈로 등장하게 되었다. 또한 행정기능의 집중을 막고 중소도시의 활력을 주기 위해 ‘도청’이 이전되거나 이전 예정인 곳들이 있다. 그 예로 경북의 안동, 충남 홍성 등의 도청소재지를 알아두도록 하자. 그 밖에 다음과 같은 이슈들도 있다. 저출산 문제와 합계 출산율의 감소, 통일과 관련된 철도 중 경원선 철도에 대한 확인, 개성공단의 사례를 토대로 해주공단의 입지 예측, 임진강 방류사건 위치 확인, 자원 외교 강화(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긴밀), 수도권 2기 신도시 출현(김포, 파주, 용인, 화성, 송파 등), 도시통합추진방안 - 예) 하남, 광주, 성남시의 통합 추진계획, 인천대교 건설(송도신도시와 영종을 이어주는 다리), 강화도에 세계최대 조력발전소 건설 중, 강원도 평창에 동계올림픽 유치 계획, 민간 기업에 의해 주도되는 기업도시(원주, 충주, 무안, 무주, 태안 등), 호남 고속철도 노선(분기점 충북 오송), 대형할인점의 입점으로 중소 상가나 슈퍼의 타격,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 건립-우주선 발사, 경남 남해에서 중생대 경상계로 추정되는 작은 공룡 발자국 발견,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에 우리나라 8번째로 조선왕릉40기 등재,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성산일출봉, 거물오름, 용암굴, 한라산국립공원), 람사르협약에 의해 지정된 습지들(창녕 우포늪, 전남 순천만습지 등), 송도 국제 신도시와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등이다. 이런 곳의 위치와 간략한 내용 등을 알고 있으면 좋겠다. 한 만 석 스카이에듀 한국지리강사
  • 500년 이어온 한 마을의 약속

    우리 조상들은 좋은 일은 권하고 힘든 일은 서로 도우며 한 마을을 꾸려 왔다. 이러한 마을공동체의 약속은 15세기 무렵 향약(鄕約)이라는 자치규약으로 만들어졌고, 그 전통은 아직도 우리 생활에서 여러 흔적으로 발견된다. 살기 좋은 공동체를 위한 조상들의 슬기가 담긴 향약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7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상설전시실에서 개최하는 테마전 ‘500여년의 마을 약속 - 태인 고현동 향약’에는 태인 고현동 지역의 향약 관련 자료 84점이 공개된다. 현재 전북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무성리 일대인 고현동 지역은 이례적으로 조선시대부터 최근까지 500여 년간 향약이 지켜져 오고 있다. 최초의 가사작품 ‘상춘곡(賞春曲)’으로 유명한 정극인(1401~1481)이 1475년(성종 6년) 처음 시행한 고현동 향약은 1977년까지 관련 내용이 기록돼 문서로 남아 있다. 그 기록인 ‘태인 고현동 향약(보물 1181호)’에는 “상례나 혼례 때는 서로 부조를 해야 한다.”, “가난하거나 병든 회원에게는 향약의 기금을 보조해 줄 수 있다.” 등 구체적인 규약이 회원 명부와 함께 쓰여 있어 향촌 사회 모습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이 외에도 전시에는 태인현 성황사(城隍祠)에 모셔져 있던 조선 후기 신상(神像·전라북도 민속자료 제4호), 광해군의 인목대비 폐비로 인해 세상을 등진 고현동 일곱 선비를 그린 ‘칠광도(七狂圖)’ 등 향촌 사회의 자치규약에 관한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역사부의 ‘역사문화유산 조사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이효종 학예연구사는 “대여 형태가 아닌 유물들에 대한 철저한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한 전시라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함흥 지역 유물전, 충남 노성 유물전 등 전국 각지의 숨은 유물들을 차례로 전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지방시대]비빔밥, 판소리, 한옥마을 그리고 전주정신/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

    [지방시대]비빔밥, 판소리, 한옥마을 그리고 전주정신/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

    전주정신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저항과 풍류를 말하는 이도 있고, 선비정신을 내세우는 이도 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새기자고 하는가 하면 ‘택지리’의 ‘지리인성론’ 등에 기댄 기질론도 만만치 않다. 백제의 정신, 미륵·개벽사상, 선비정신 등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근거로 한 제안들까지 그야말로 백가쟁명, 종가의 살림살이만큼이나 다채롭다. 정리가 쉽지 않다. 아니 정리가 능사도 아니다. 뒤를 돌아보고 앞을 내다보게 하는 이런 논의 자체가 지역 문화를 풍성하게 해줄 것 같아 오히려 반갑다. 더 복잡하게 이끌어 보자는 유혹까지 느낀다. 차마 버리지 못하는 종가의 복잡한 살림살이, 그것을 지키고 간직하려는 정성과 진정성에서 전주정신의 한 단초를 찾아볼 수는 있지 않을까? 이것을 전주가 대표하는 주요 문화코드에 접목해 보면 어떨까 싶은 것이다. 예를 들면 전주비빔밥이다. 비빔밥은 간편식이다. 그러나 ‘완전’을 추구하는 땅 전주에서는 그렇지 않다. 적어도 조리과정에서는 간편성을 내세운 ‘대충’이 통하지 않는다. 철분이 풍부한 전주콩나물만 고집하는 등 조리재료의 선택에서도 완전을 향한 정성은 확인된다. 밥도 그냥 물이 아니라 사골국물로 짓는다. 나물 또한 각각의 특성을 살려 따로 조리하며 그것을 배치하는 데에도 색상을 고려한다. 노란 청포묵과 오방색의 고명을 고집하고 중앙에 빨간 고추장을 떠 놓고 그 위를 계란 노른자로 장식하는 모습은 화룡점정의 숙연함까지 느끼게 하는 것이다. 차마 대충 하지 못하는 진정성은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판소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공동체적 삶의 한과 신명을 고도의 미학으로 승화시킨 인류 최고의 소리음악 자체에 이미 삶의 질곡 속에서 접하게 되는 슬픔을 차마 분노나 절망으로 내몰 수 없다는 불인지심(不忍之心)이 녹아 있다. 그러나 전주에서는 이런 소리마저 함부로 자랑 삼지 못하게 하는 귀명창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대충’을 가로막고 있다. 오랜 공력의 삭힘과 익힘 과정을 겪어야 도달할 수 있는 ‘시김새’, 이를 통해서만 펼쳐지는 소리의 바탕에 깔려 있는 오묘하면서도 웅숭깊은 멋 혹은 여유인 ‘그늘’, 이런 판소리 미학의 핵심을 전주 사람처럼 철저하게 요구하는 이도 없는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이야말로 이런 ‘차마’의 진정성이 가장 밀도 있게 집적됐다. 전란의 간난신고 속에서도 차마 태조어진과 왕조실록을 방치할 수 없었던, 그리하여 조선의 역사를 오롯이 지켜낸 선비들의 기개가 서린 경기전. 차마 자기 신앙을 부인하지 못해 순교한 이들의 치명순정이 처연한 건축미학으로 거듭난 전동성당. 차마 편리함을 앞세워 아파트로 피해갈 수 없었던 이들의 근기가 어려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한옥군. 그곳에는 실용을 핑계로 차마 예술 공예를 버릴 수 없어 가난을 군자의 고궁(固窮)쯤으로 여기며 세월을 버텨온 장인들의 진한 땀 냄새가 배어 있다. 느리게 무르익은 장과 젓갈의 개미를 차마 버릴 수 없어 화려하고 간편한 음식문화의 유혹을 어렵게 견디어온 또 다른 장인들도 이곳 한켠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완전을 꿈꾸며 느리게 익어 가는 이곳은 그래서 언제나 미완의 터다. 구경이나 하려는 사람 반기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줍은 새색시 같아 진정 어린 마음가짐이 없는 이에게는 그 장한 끼를 결코 보여 주지 않는 것이다. 이런 차마 삼가는 정성의 마음이 전통문화의 뿌리요, 전주정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백가쟁명의 웅얼거림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한번 해 보는 것이다. 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
  • [길섶에서] 왕릉지킴이/노주석 논설위원

    매번 지나쳤다. “한번 가 봐야지.” 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빚진 기분이었다. 입으로 얘기하면서 눈으로 보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헌인릉 말이다. 서울 내곡동에 있는 헌인릉에는 조선 제3대 태종의 헌릉과 제23대 순조의 인릉이 모셔져 있다. 개성에 있는 정종의 후릉 등 2기를 빼고 남한에 남은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다. 가서 보니 왕릉 구경보다 왕릉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했다. 왕릉도 스토리가 없으면 죽은 자의 무덤에 불과한 것 아닌가. 왕릉 지킴이로부터 조선시대 장의문화에 대한 무지를 깨쳤다. 왕릉 지킴이는 문화유산 자원봉사자들이다. 20여명으로 구성된 즉석 왕릉교실 학생들은 지킴이의 인도에 따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왕릉은 왕이 하루 안에 다녀올 수 있도록 왕궁에서 10~100리 떨어진 곳에 지어졌다. 왕릉 순례에 나설 참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조선왕릉은 조선의 정신이자 우리의 뿌리가 아닌가. 왕릉에 눈뜨게 해준 지킴이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낸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10·26 30주년] 산업화·독재의 功過 넘어 ‘박정희 리더십’ 재평가

    [10·26 30주년] 산업화·독재의 功過 넘어 ‘박정희 리더십’ 재평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시대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사후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했다. 내로라는 학자들조차 박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를 섣불리 재단하지 않으려 했다. 다만, “지금껏 평가 작업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으며, 이제는 본격적인 평가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또한 30년 세월은, 연구와 관심의 영역도 확장시켜왔음을 보여줬다. 그 대상은 과거처럼 성장이나 독재, 민주주의라는 ‘주제어’에만 얽매이지 않고, 통치이념이나 국민 정신, 교육에서부터 구체적 정책으로까지 광범위해졌다. ‘산업화냐 민주화냐.’라는 이분법적인 평가에도 새로운 시각이 더해졌다. 서울대 사회학과 한상진 교수는 25일 “박 전 대통령은 자연사가 아니라 특수한 형식으로 운명했기 때문에 여러 감상에 젖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단순히 부국강병과 경제 성장으로 만족하는 시대가 아니고, 민주주의나 인권 등 보편적 가치 추구가 강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박 전 대통령의 부정적 유산은 지금도 남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 교수는 “지금은 부정적 유산을 철저히 연구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양면성이 있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그는 “새로운 국가 건설의 물질적 토대를 박정희 정부 시기에 만든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며, 그 시기를 지나면서 경제적 도약을 할 수 있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과거를 좀 더 여유있는 눈으로 보고 싶은 욕구도 있는 만큼 앞으로 좀 더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의 방법으로 “1973년부터 시작했던 종합정책, 근대화 과정에 미친 영향을 촘촘히 다시 연구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동노 교수는 “박정희 정권의 정책을 보면 상당히 평등지향적인 것들이 있다. 흔히 박 전 대통령은 경제개발에만 관심을 쏟은 지도자라고 평가되지만, 당시 정책 가운데 국가사회주의적인 요소들이 꽤 있었다.”는 평을 내놓았다. “예컨대 의료보험 정책에서 시장지향적이 아닌 국가주도적 체제를 도입했으며, 교육분야에서 중·고등학교 평준화를 시행한 것은 대표적인 국가사회주의적인 시도였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을 시도했다면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을 가능성이 컸지만,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이를 힘으로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김한종 교수는 “박정희 정권이 정신교육과 전통정신을 내세우며 한국의 가부장적 사고를 미화한 측면도 있다.”면서 “국민 정신에 관한 부분을 통해 국가적 교육을 어떻게 이끌려고 했는지 등을 다시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국립대 김형아 교수는 “한국인의 국민성은 박정희 대통령이 1970년대 벌였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캠페인에서 나온 산물이며, 이 정신의 유산이 여러 단점이나 모순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적 입장에서 약점보다는 강점을 대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당시 근대화 과정에서 개발독재가 불가피했던 점은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문구가 우리 국민에게 자신감을 줬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때문에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풍토가 생긴 측면도 있다.”고 다른 해석을 내놨다. “민주주의는 과정이 중심인데도, 결과 위주의 정치·사회 문화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경희대 정외과 윤성이 교수는 산업화를 박 전 대통령의 ‘공’으로, 민주화 지체를 ‘과’로 보는 이분법적 사고를 경계했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각각 ‘공’과 ‘과’가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산업화를 이루며 경제성장을 한 것은 ‘공’이 되지만, 그 과정에서 노동인권 탄압, 정경유착 등 많은 문제가 있었다.”면서 “빠른 성장을 하기 위해 사회적 규범과 절차가 무시된 것도 지금까지 계속 영향을 주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주의 측면에서는 “독재정권을 이끈 것은 ‘과’가 되지만, ‘경제성장 없이는 민주주의가 불가능하다.’는 정치학적 시각에서 보면 중산층을 만들어낸 것을 비롯해 ‘공’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는 “‘박정희 독재’가 가능했던 것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동의했기 때문이며 동의를 얻어내는 데에는 도덕성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류 교수는 “당시의 리더십은 “‘잘 살기 위해 부정부패 안 하고 열심히 할테니, 국민도 잘 따라오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전반적으로 국가와 기업의 유착도 있었지만, 국가를 위한 것이었다는 측면에서 동의를 얻었던 것”이라는 해석이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함재봉 박사는 “‘성공적인 근대 국민 형성’이라는 최종 결과는 바람직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치적으로 올바른 방법이 없었던 시대였다.”면서 “그 국민 형성 작업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것이었고, 도덕적으로 모호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라고 총평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영웅재중, 연기 데뷔작 11월 개봉

    영웅재중, 연기 데뷔작 11월 개봉

    인기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영웅재중의 첫 연기 도전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천국의 우편 배달부’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한국과 일본의 유명 연출자, 작가, 톱스타들이 모인 프로젝트 ‘텔레시네마 7’ 중 한편인 ‘천국의 우편배달부’의 개봉일이 다음달 12일로 확정됐다. ‘천국의 우편배달부’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편지를 천국에 배달하는 재준(영웅재중 분)과 그리움이 아닌 원망의 편지를 부치러 온 하나(한효주 분)의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영웅재중은 이번 작품에서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통해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한 한효주와 호흡을 맞추며 섬세한 감성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영웅재중 외에도 강지환, 이지아, 차인표, 김효진, 빅뱅의 탑과 승리, 강혜정, 김하늘, 안재욱 등이 출연한 ‘텔레시네마 7’은 오는 11월부터 차례로 개봉한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굿모닝 닥터] 복부비만, 발기부전으로 갑니다

    40대 중반의 남성이 진료실을 찾았다. 170㎝ 정도의 키에 90㎏이 넘어뵈는 체중, 불거진 배 때문에 걷기조차 힘들어 보였다. 환자는 복부비만으로 발기가 안 돼 부부생활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가만히만 있어도 근육은 줄고 체지방만 느는 중년. 중년 남성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뱃살이다. 누구나 알지만 쉽게 벗어날 수 없는 뱃살의 함정. 하루가 다르게 노쇠해 가는 몸, 계속되는 술에 기름진 안주, 업무 스트레스에 아예 잊고 사는 운동까지 복부비만을 부추기는 요인이 주변에 널렸다. 이런 복부비만은 혈액 순환장애를 초래, 발기부전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비만과 발기부전을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발기 메커니즘을 근거로 유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발기는 해면공동체의 모세혈관을 통해 들어온 혈액의 유출이 차단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비만인 사람은 혈액 고콜레스테롤증으로 혈액순환이 여의치 않아 결국 발기부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복부비만이면서 발기부전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복부에 쌓인 지방세포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증가시키는 반면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즉, 남성호르몬 감소로 성욕 저하 및 발기부전이 오는 것이다. 이런 발기부전과 복부비만을 해결하려면 운동이 기본이다. 걷기·뛰기·자전거타기·줄넘기 등의 유산소운동과 함께 저지방식, 금연 및 스트레스 관리를 적극 권한다. 비만한 중년들이여, 지금부터라도 저녁 회식에 대해, 주머니 속 담배에 대해,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그리고 스테미너를 위해. 당신도 자신을 관리하는 만큼 아내에게 사랑 받을 수 있다. 이형래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사설] 대통령 기념관 세워 功過 생생히 남겨야

    오늘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꼭 30년이 되는 날이다. 때맞춰 박정희 시대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활발하다. 한 세대가 지난 지금,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의 역사성을 성찰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박정희 시대에 대한 논의는 으레 산업화냐 민주화냐의 이분법적 사고로 귀결된다. 이른바 산업화세력은 경제성장을 위한 개발독재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한편 민주화세력은 인권 같은 보편적 가치의 훼손에 무게를 둔다. 그 같은 진영논리에 갇혀 있는 한 박정희 논쟁은 원점을 맴도는 동어반복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공과상반(功過相半)이다. 박정희 시대에 대한 평가는 그런 전제에서 거리를 두고 냉정히 이뤄져야 한다.우리는 박정희 시대에 대한 엇갈린 평가로 말미암아 그를 역사화하는 작업조차 소홀히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건국 60년, 9명의 전직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변변한 대통령 기념관 하나 없는 게 현실이다. 서울 상암동에 건립 예정이던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은 2002년 착공됐지만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이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정부가 국민모금 실적 부진을 내세워 국가보조금 교부 결정을 취소한 데 대해 올해 대법원이 기념사업회 측 손을 들어줬지만 공사가 언제 재개될지는 불투명하다.이제라도 대통령 기념관을 만들어 전직 대통령의 공과 과를 생생히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건국의 기초를 세운 ‘국부(國父)’ 이승만에서 탈권위주의의 가치를 실현한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명실상부한 역대 대통령 기념관을 세워나가야 한다. 부(負)의 유산마저 당당히 우리 역사의 한 자락으로 끌어안아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역사의 산 교육장인 대통령 기념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한층 높아진 것은 다행이다. 새로 출범하는 사회통합위원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빅뱅vs동방신기, 11월 스크린서 멤버 ‘대격돌’

    빅뱅vs동방신기, 11월 스크린서 멤버 ‘대격돌’

    인기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 탑(본명 최승현) 승리(본명 김승현)와 동방신기의 영웅재중(본명 김재중)이 스크린에서 대결을 펼친다. 한국과 일본의 유명 연출가와 작가 톱스타들이 모인 프로젝트 ‘텔레시네마 7’ 중 탑, 승리가 공동 주연한 ‘19’와 영웅재중이 주연한 영화 ‘천국의 우편배달부’가 내달 12일 극장 개봉을 확정했다. 탑과 승리, 허이재가 함께한 영화 ‘19’는 평범한 19세 남녀 3명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의 서스펜스물이다.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이고 있는 탑과 뮤지컬 출연으로 연기력을 다진 승리의 열연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천국의 우편배달부’는 영웅재중과 드라마 ‘찬란한 유산’으로 스타덤에 오른 한효주가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극중 영웅재중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잊지 못한 이승의 사람들이 천국으로 보내는 편지를 전달하는 ‘천국의 우편배달부’ 재준으로 분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다. 한편 ‘텔레시네마 7’은 내달 5일 개봉하는 강지환 이지아 주연의 ‘내눈에 콩깍지’를 시작으로 ‘천국의 우편배달부’와 ‘19’를 거쳐 ‘트라이앵글’ ‘낙원’ ‘결혼식 후에’ ‘돌멩이의 꿈’ 등이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 사진설명 = (위) 승리, 허이재, 탑 (아래) 영웅재중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미남이시네요’ OST발매 2주만에 2만장 ‘눈앞’

    ‘미남이시네요’ OST발매 2주만에 2만장 ‘눈앞’

    SBS 수목드라마 ‘미남이시네요’의 드라마 배경음악(이하 OST) 앨범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14일 발매된 ‘미남이시네요’ OST 앨범은 발매 2주 만에 2만 장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제작사 측은 “14일 발표된 ‘미남이시네요’ OST앨범은 22일까지 모두 1만 5000장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현재도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수일 내 2만장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남이시네요’ OST 앨범은 발매 당일 실시간 음반판매량 집계사이트 ‘한터차트’의 실시간 순위에 1위에 오를 만큼 화제를 모았다. 음원 역시 멜론, 도시락, 엠넷닷컴 등 주요 음악사이트에서 상위권에 오를 만큼 반응이 좋았다. 일반적으로 OST 앨범이 판매량 1만 장을 넘기기 힘들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미남이시네요’의 판매량은 주목할 만하다. 극중 아이돌 밴드 그룹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드라마 자체의 작품성과 함께 음악성 역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미남이시네요’ OST 앨범에는 극중 아이돌 밴드 에이엔젤(A.N.JELL)과 이홍기가 부른 ‘여전히’ ‘약속’이 수록됐다. 또 박신혜가 부른 ‘Lovely Day’, FT아일랜드의 탈퇴 멤버인 오원빈이 부른 ‘하늘에서 내려와’ 등 총 11곡이 수록됐다. 또 드라마 ‘온에어’ ‘찬란한 유산’ 등 인기 드라마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았던 한성호 프로듀서가 OST 앨범을 제작해 완성도를 높였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팔관회는 불교의례? 그 왜곡과 진실 찾기

    팔관회는 불교의례? 그 왜곡과 진실 찾기

    “고려시대는 조선왕조에 의해 배척되고 왜곡된 상처와 흔적을 안고 있다. 그 상처가 지금까지 유산으로 남아있고, 흔적은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 상처를 기억하고 흔적을 규명해 고려시대의 진실을 밝히고 복원하는 것이 고려인의 후예라면 피할 수 없는 흥미로운 책무이다.” ●조선 성리학적 사대주의의 오류 한흥섭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이런 ‘책무’를 고대부터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아우르는 역사 속에 녹아든 음악사상에서 찾는 것으로 실현한다. ‘한국의 음악사상’, ‘우리 음악의 멋 풍류도’, ‘한국 고대 음악사상’ 등을 집필한 한 교수는 신작 ‘고려시대 음악사상’(소명출판 펴냄)에서 고려시대의 문화사 복원의 하나로 국가제전인 ‘팔관회’와 궁중음악 ‘아악’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한 교수는 “고려에는 드높은 위상과 문화의 다양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음악적 유산이 있었지만 조선왕조에 들어와 철저히 배제되고 왜곡됐으며, 이런 관점이 무비판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왜곡의 바탕에는 너무나 견고한 조선 성리학자들의 사대주의적 시각이 있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것이 신라에서 이어져 고려왕실의 공식행사 중 하나가 된 팔관회로, 고려 문화의 결집체이자 상징이었다. 신라시대에는 위령제적 성격이 짙은 불교의례였지만 고려시대에는 천령과 명산대천 등에 제사하고 복을 비는 토속의례의 성격이 강해진다. 팔관회의 핵심 의례인 ‘백희가무’에는 국선, 선가, 선랑, 화랑 등 춤추고 노래하며 토속신령에 기원하는 가무단이 행사를 이끈 것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또 왕의 사찰방문과 환궁 행렬이 이어지면서 축제적 성격도 띤다. 결국 팔관회는 유교적 의례와 신선이나 장생불사를 추구하는 도교적 취향, 사찰 방문이라는 불교적 행사, 백희가무에서 드러나는 토속신에 대한 신앙 등이 총체적으로 연출된 종합행사다. 그러나 팔관회는 조선시대에 들어와 고려 전통을 인정하지 않는 부류들과 배불정책에 따라 철폐된다. 팔관회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 없이 단지 이런 일련의 과정을 두고 팔관회가 불교의례라고 단정짓는 것에 대해 저자는 “피상적인 시각에서 비롯한 오류에 불과하다.”면서 “팔관회의 본질적 성격을 제대로 규명하는 작업은 고려문화의 실제에 접근하기 위해 필수적이고 중대한 절차”라고 강조한다. ‘궁중음악의 총칭’으로 정의되는 아악에 대해서도 저자는 문제를 제기한다. 아악이 고려 예종 11년(1116년)에 중국 송나라에서 들어왔다는 한국국악계의 지배학설도 시대착오에 불과하다는 것. ‘고려사’를 통해 국가제사를 진행하고 문물제도를 정비한 성종(982~997년) 때 이미 아악이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성종은 원구에서 풍년을 기도하고, 태묘를 건축해 친히 제향을 치뤘다. ‘고려사’의 ‘예지’에 나온 의례절차를 보면 이들 의례에는 반드시 악()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성종 때에 이미 아악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아악은 삼국시대부터 존재 아악기의 구성을 따지면 아악이 삼국시대에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궁중에서 연주되는 아악과 당악, 향악에는 각기 고유의 악기로 연주한다. 예컨대 생, 우, 훈, 편종, 편경 등 아악기는 철저히 아악에만 사용했다. ‘삼국사기’의 ‘악지’에는 고구려악을 소개하면서 생, 소, 지 등의 악기를 거론한다. 당나라 역사서인 ‘북사’에 백제의 아악기 우와 지가 소개돼 있고, 신라 눌지왕 때 만든 ‘우식악’에는 훈과 지 등의 악기 연주가 묘사돼 있다. 당시 일반인들은 악기를 쉽게 접하기 어려웠다는 점, 또 외국 문헌에는 보통 한 국가의 궁중에서 사용하는 것들이 전해진다는 점을 종합하면 이미 그 전에도 궁중음악인 아악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사전에는 ‘현존하는 아악을 문묘제례악 한 곡 뿐’이라고 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인 종묘제례악도 엄연히 궁중음악인데, 이를 제외하는 오류도 범한다고 지적한다.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너무 많은 부침을 겪은 역사를 바로 잡는 일은 음악사상 분야도 벗어날 수 없다. “고려시대 음악문화의 실상에 대한 논의나 상상력이 더욱 풍요롭고 다양해지기를 기대한다.”는 말에서 저자가 풍부한 자료를 근거로 들어 말하고자 하는 방향이 명확해진다. 2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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