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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길세만의 노래는 어찌된 셈인지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서늘하게 서글퍼지면서 눈물이 쑥 빠지게 하였다. 아마도 이러저러한 곡경을 겪으면서 굽도 젖도 못하는 그의 딱한 신세 때문에 목소리에 청승이 실린 까닭이었다. 그는 어렵사리 접소에 남게 되든지 아니면 접소에서 배송되든지 둘 사이에 놓인 신세였기 때문이다. 그의 딱한 신세가 내성 떠난 지 사흘 뒤인 샛재 비석거리에서 다시 한번 외대를 당하게 되었다. 온 집안이 눈에 띄게 초례청을 차린답시고 분주하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월천댁은 그 바쁜 중에도 마당가에 몰래 옹솥을 걸고 익모초를 달이고 있었다. 구월이에게 먹일 상약인 듯한데, 자궁이 빈약하여 유산할 걱정이 있는 산모는 감꼭지나 벼 뿌리를 삶거나, 아니면 호박 넝쿨의 곧은 순을 고아 먹이면 자궁을 튼튼하게 보전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익모초가 가장 효험이 있다 해서 달이는 눈치였다. 소금 짐을 짊어지고 십이령길에 올라야 할 차인꾼 두 사람이 삼남이*를 비딱하게 쓰고 분주하게 설치고 있었고, 말래 접소에서 동자치 노릇하던 월이도 와 있었다. 이웃 아낙네들 역시 품앗이를 한답시고 숫막을 들락거리며 매통을 갈거나 짚방석을 깔고 앉아 전병을 굽고 술을 담근다며 난리 법석을 피우고 있었다. 그런 북새통 피우는 광경을 바라보는 길세만은 예상과는 달리 초연한 낯빛이었다. 구월이가 배고령과 맺어질 줄 진작부터 알고 있던 눈치였다. 바쁜 중에 마침 천봉삼을 발견한 월이가 박우물로 달려가서 옹가지에 시원한 물을 떠다 일행들에게 대접하였다. 냉수 한 바가지를 벌컥벌컥 들이켠 천봉삼이 월이에게 물었다. “임자… 월천댁이 울바자 밑에서 무얼 달이나?” “감꼭지와 익모초인 듯하오.” “그렇다면 자궁을 도울 상약임이 분명한데…. 구월이 배태하였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팔의 나이에 자궁이 그토록 약하다는 것인가?”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대꾸하는 말버슴새가 야무지던 월이의 대답이 듣기에 따라서는 무언가 은휘하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서 천봉삼이 돌아서다 말고 다잡아 물었다. “내가 남의 일에 공연히 잘난 체하고 헤집고 들었나?” “아니오.” “아니라니?” “사실 약탕기에 끓고 있는 상약이 자궁을 받쳐 주는 상약인 것은 분명한데, 구월이가 먹을 약은 아니오.” “그래, 그럼 누가 먹을 약이오?” “너무 헤집고 들지 마세요. 실은 제가 먹을 약을 달이고 있소.” “아니…? 임자 배태를 했더란 말이오?” 천봉삼의 떨리는 목소리에 월이가 대답은 않고 돌아서며 얼굴만 붉혔다. “임자, 접소에 겹경사가 났소. 그런데 임자가 몸이 그토록 쇠약해질 때까지 내가 보살피지 못했구려. 더욱이나 이 바쁜 와중에 혼주되는 월천댁이 임자에게 먹인답시고 약탕기를 달이고 있다는 게 믿을 수가 없소.” “그래서 저도 놀랐습니다. 은인을 만난 게지요.” 그로부터 이틀 뒤에 월천댁 숫막의 협소한 마당에는 조촐한 초례청이 마련되었다. 혼례식에는 정한조와 곽개천과 천봉삼 내외와 공원 몇 사람이 참례하였다. 신혼부부를 위하여 접소의 공원들이 갹출한 50냥 가까운 축의금이 마련되었으나 그 돈을 부부에게 건네지 않고 월천댁에게 건네주었다. 혼례에 쓰일 물자는 모두 이웃의 품앗이로 마련되었다. 사추리 밑까지 샅샅이 뒤져봐야 불알 두 쪽만 달그락거리는 가난뱅이라고 야무진 말투로 험담을 늘어놓았던 월천댁은 목돈을 건네받자, 고맙고 무안했던 나머지 또다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날 밤 신혼의 부부는 안방에 버젓하게 자리를 펴고 나란히 누웠다. 때죽나무 열매를 빻아 짜낸 기름을 접시에 붓고 심지를 넣어 붙인 접싯불이 두 사람의 자태를 희미하게 비추었다. 때죽나무 기름은 연기가 나지 않아 신방을 밤새워 밝혀 두어도 그을음 냄새가 나지 않았다. 십이령에 때죽나무가 흔치는 않지만, 월천댁은 혼사 때 쓰려고 때죽나무 기름까지 짜 두었던 것이었다. 배고령은 아내인 구월이의 목덜미를 가만히 끌어안으면서 귓속말을 하였다. “우리가 지붕이 엄연하고 삿갓반자가 쳐다보이는 안방에서 두동베개를 베고 눕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꿈만 같구먼.” “누가 아니래요…. 사실 그동안 아비 묘 앞에서 이녁과 관계를 가질 때, 가시가 등줄기를 파고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왜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나?” “이녁이 날 소박놓을까 그때마다 이 악물고 참았소.” “사추리에 파고드는 가시 때문에 아파서 내지르는 소리를 난 감창소리로 알고, 처자의 몸으로 일찌감치 살송곳 맛을 들였구나 했지. 잔뜩 끌어안고 흔들고 뿌리치는 것이 모두 요분질로만 알고 나는 속으로 혀를 내두르곤 하였지….” “이녁이 그 맛을 들이게 주선해 주기도 했지만, 아프기도 했지요. 이녁이 정분을 거두고 날 상종하지 않을까 등줄기가 멍들고 허벅지가 가시에 찔려도 참았지요.” “오늘밤은 등메 위에 누웠으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군.” “모두가 엄니 덕분이오.” *삼남이:대로 결어 만든 모자
  • [주말 영화]

    ■괴물(EBS 일요일 밤 11시) 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한강 둔치. 아버지가 운영하는 한강 매점에서 낮잠을 자던 강두는 잠결에 들리는 “아빠”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 현서가 잔뜩 화가 나 있다. 꺼내놓기도 창피한 오래된 휴대전화기와 학부모 참관 수업에 술 냄새 팍팍 풍기며 온 삼촌 때문이다. 강두는 고민 끝에 비밀리에 모아 온 동전이 가득 담긴 컵라면 그릇을 꺼내 보인다. 그러나 현서는 시큰둥할 뿐, TV에서 막 시작된 고모의 전국체전 양궁 경기에 몰두해 버린다. 그렇게 단조롭기만 한 그곳에 괴물이 나타난다. 한강 둔치로 오징어 배달을 나간 강두. 생전 처음 보는 정체 모를 무언가가 한강 다리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괴물은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한다. 강두도 뒤늦게 딸 현서를 데리고 정신없이 도망가지만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며 사라진다. ■위대한 유산(OBS 토요일 밤 10시 15분) 백화점 시식회, 형 등쳐먹기 등 백수생활 지침서에 따라 열심히 살고 있던 창식과, 탤런트가 꿈이지만 매번 낙방하는 비디오 가게집 딸 미영. 서로 먼 산을 바라보며 길을 가다 정면충돌을 하고 만다. 이 사고로 창식은 두 주먹에 쥐고 있던 동전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목숨보다 소중했던 동전들을 하나하나 주워 보지만 100원이 모자란다. 사건의 주범 미영에게 따져보지만 끝까지 100원은 못 준다고 말한다. 이렇게 불구대천 원수가 된 소심한 백수 한 쌍. 하지만 그들 앞에 큰 건수 하나가 걸려들었다. 우연히 동네 노인의 뺑소니 교통사고를 같이 목격하게 된 두 사람은 다음날 목격자에게 사례금 500만원을 준다는 현수막을 보고 눈이 뒤집히고 마는데…. ■모 베터 블루스(EBS 토요일 밤 11시)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강요로 트럼펫을 배운 블릭은 20여년 후 재즈 밴드인 ‘블릭 퀸텟’을 결성한다. 트럼펫 연주자 블릭과 색소폰 연주자 섀도, 피아니스트 레프트핸드, 드러머 바텀 해머, 그리고 베이스 연주자 리듬 존스로 이뤄진 블릭 퀸텟은 나이트클럽에서 공연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에게 불운이 닥친다. 이들의 매니저이자 블릭의 오랜 친구인 자이언트가 스포츠 도박으로 돈을 잃고 사채업자에게 쫓기게 된 것. 게다가 블릭은 양다리를 걸치다가 둘 다 잃고 만다. 그러던 와중에 자이언트를 뒤쫓던 사채업자가 자이언트와 블릭을 구타하는 일이 벌어지고, 이 일로 입술이 손상된 블릭은 트럼펫을 불 수 없게 된다.
  •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 추진 유물 조선왕실 어보에 ‘한글 낙서’ 발견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 추진 유물 조선왕실 어보에 ‘한글 낙서’ 발견

    조선 왕실의 의례용 상징물인 ‘어보’(御寶)에서 한글 낙서가 발견돼 훼손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어보는 역대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의 행적과 공덕을 담은 인장(印章)으로, 우리나라가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유물이다. 국내에는 모두 324과(顆)가 남아 있다.시민단체인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최근 조선왕실어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선 8대 왕인 예종의 어보에서 낙서로 의심되는 흔적을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단체의 대표인 혜문 스님은 문화재청이 발간한 도록의 사진에서 예종의 어보 하단, 거북의 머리 앞쪽에 한글로 ‘예종’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문화재청에 훼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공문을 발송했다. 혜문 스님은 “조선왕실의 어보는 왕권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종묘에 보관돼 있던 중요한 문화재”라며 “측면에 한지를 붙이고 한문 묵서로 누구의 어보인지 표기하는 것이 관례인데 예종 어보처럼 한글로 직접 쓰여진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예종 어보 하단에는 이 같은 낙서 외에 또 다른 글씨를 썼다가 지운 듯한 흔적도 발견됐다. 혜문 스님은 “문화재 당국의 부실한 문화재 관리 행태를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라며 “누가 새겨넣은 것인지, 볼펜으로 쓴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펜으로 쓰여진 흔적으로 판단해 조만간 간단한 보존처리를 거쳐 복구한 예종 어보의 모습을 공개할 예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추석 전후 이산상봉·DMZ 평화공원 만들자”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기 바란다”며 이산가족 상봉을 공식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반도를 신뢰와 화합, 협력의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분단과 대결의 유산인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할 것을 북한에 제의했다. 박 대통령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 축사를 통해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한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평화를 만드는 것은 상호 신뢰가 쌓여야 가능하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식과 국제규범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정립해 진정한 평화와 신뢰를 구축해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하반기 국정운영 방향과 관련, “과거의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으로 되돌려 기본이 바로 선 국가, 일자리와 경제활력이 넘치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나서겠다”며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바로잡아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는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더욱 집중해 나갈 것”이라면서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아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통해 함께 커가고 창의와 열정으로 무장한 벤처기업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역동적인 경제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는 “진정한 협력동반자로 발전될 수 있도록 일본의 정치인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며 “특히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사과와 보상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또 “영혼에 상처를 주고 신체의 일부를 떼어가려고 한다면 어떤 나라, 어떤 국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독도 도발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친일논란 인사의 물품이 문화재? 역사 눈감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최근 친일 행적 논란이 있는 백선엽, 민철훈, 윤웅렬, 윤치호, 민복기 등의 의복과 유물 등 총 11건 76점의 문화재 등록을 보류한 조치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문화재청은 지난 6월 21일 이들 유물이 “의생활 분야에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크다”며 문화재 등록을 예고했으나, 곧바로 항일 독립운동가 단체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운암 김성숙 선생 기념사업회’ ‘단재 신채호 선생 기념사업회’ 등은 아예 이달 초 기자회견까지 열어 “친일행위자들의 물품이 문화재로 등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문화재 당국을 압박했다. 이는 역사적 맥락을 읽기보다 단순히 보전가치만을 따진 ‘기계적’ 행정이 불러온 결과로 풀이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6월 24일 경기 파주 소재 ‘감악산 결사대 사당’을 비롯한 6·25전쟁 관련 역사문화유산 5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하면서도 현장 답사도 없이 국가보훈처에서 발간한 ‘국가수호사적지 조사보고서’만을 근거로 결정하는 무성의함을 드러냈다. 친일 논란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문화재 행정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백선엽(92) 전 육군참모총장은 만주군관학교 출신으로 1943년 4월부터 해방 때까지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하며 항일단체들과 직접 교전까지 벌였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간도특설대 복무 경력은 가장 죄질이 나쁜 친일 행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백 전 총장의 장군복 등 5점을 무더기로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를 재판했던 판사인 민복기(1913~2007) 전 대법원장도 마찬가지. 해방 이후 검찰국장과 대통령 비서관, 검찰총장을 지낸 그는 대법원장까지 오른다. 대법원장 시절인 1975년에는 인혁당 피고인들에게 사형을 선고하면서 ‘사법살인’이란 오명까지 남겼다. 민철훈(1856~1925) 대한제국 오스트리아·독일 전권대사는 한술 더 떠 1910년 국권 피탈 뒤 일본 황실로부터 아버지에 이어 남작 작위를 물려받았다. 문화재청은 민복기의 검사 법복, 민철훈의 대례복과 코트 등을 문화재로 지정하려 했다. 구한말 정치가인 윤치호(1865~1945)와 부친인 윤웅렬(1840~1911)도 반발을 불러왔다. 윤치호는 일제 강점기 친일파로 변절해 조선 청년들의 자원입대를 독려하며 일본제국의회 귀족의원까지 지냈다. 윤웅렬은 구한말 형조판서, 대한제국 군부대신 등을 지냈으나 국권 상실 뒤 일본으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이들 일가가 소유한 교지, 마패와 복식류 등 69점을 무더기로 문화재 지정 예고했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무용수는 반은 수녀 반은 복서… 350년 저력에 감동”

    “무용수는 반은 수녀 반은 복서… 350년 저력에 감동”

    루이 14세의 유산인 350년 전통의 프랑스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 150여명의 단원과 1500여명의 스태프를 거느린 이 거대한 ‘예술의 성채’가 영화로 기록됐다. 다큐멘터리의 거장 프레드릭 와이즈먼 감독의 ‘라 당스’(22일 개봉)다. 2008년 9개월에 걸친 영화 촬영 당시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이 발레단에서 동양인 최초의 솔리스트로 활약 중이었다. 김 교수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정영재씨 등 영화를 미리 본 무용수 3인의 감상을 대화로 엮었다. →김 교수님은 발레단에서의 추억이 새삼 새록새록 떠오르셨겠다. -김용걸(이하 김):2008년 웬 할아버지(알고 보니 와이즈먼 감독)가 자꾸 카메라를 들고 왔다 갔다 하시는데 일부러 피해 다녔어요.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당장 연습이 더 중요했거든요. 그 덕(?)에 영화에 제가 안 나와서 마음이 아팠죠(웃음). 찍었으면 좋은 추억이 됐을 텐데 바보 같았죠? →영화에서 발레단의 연습실, 의상 제작실, 식당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본 소감은. -김지영(이하 영):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은 단원의 90%가 소속 발레학교 출신이다 보니 잘 알려져 있지 않고 폐쇄적이에요. 그러니 저희에겐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죠. 350년 전통으로 쌓인 저력을 엿봤다고나 할까요. -김:발레단의 저력이라기보다 ‘프랑스 문화의 저력’을 본 느낌이에요. 의상이면 의상, 소품이면 소품, 모든 스태프들이 각자 자기 일에 치열하게 집중하는 모습, 그 자체가 참 아름다운 영상이더군요. -정영재(이하 정):저희의 평소 생활과 너무 똑같으니까 지루하기도 했어요(웃음). ‘여기나 저기나 하는 건 똑같구나’ 싶었죠. 이건 직업병인가요? 하하. -영:영화가 지루했다면 무용수들의 지난한 작업을 영화가 잘 표현했기 때문일 거예요.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은 화려하지만 동작 하나하나를 무수히 반복 연습하는 과정은 힘겹고 지루하죠.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무용수의 작업 방식이 어떤지 대리 체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김:영화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무용수들의 일상을 봤다면 또 달랐을 거예요. 그들의 평소 마음가짐과 공연 전후의 태도 등은 정말 본받을 점이 많아요. 작품과 음악에 대해 늘 진지하게 탐구하고 의논하죠. 어렸을 때부터 발레학교에서 익혀온 습관인데, 우리는 시스템 때문인지 아직 그런 진지함이 부족해 보여요. →브리짓 르페브르 단장은 “무용수는 반은 수녀, 반은 복서”라고 하던데 공감하시나. -김:공감하는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핵심을 짚은 거죠. 그만큼 인내하고 강해져야 한다는 소리죠. 위대한 예술가들은 말 한마디를 해도 심금을 울리는구나 싶었어요. -정:저는 그분을 보니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님이 겹치더라고요(웃음). 경영·행정 등에서는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단원들 하나하나 다 간파하고 있는 섬세함도 보여서요. →감독은 소멸을 전제로 하는 무용이 ‘죽음과의 싸움’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는데. -영:미술, 음악은 작품과 녹음으로 남지만 무용은 동영상을 아무리 잘 찍어도 관객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그 찰나, 그 느낌을 절대 담아낼 수 없어요. 그 순간이 끝나면 죽은 거죠. -김:무용수의 생은 참으로 짧아요. 10대 전후에 시작해 길게 쳐봐야 마흔이면 끝나죠. 다른 장르는 나이가 들면서 만개하는데 무용은 하루살이처럼 불탔다가 사라지는 예술이니, 동감이네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朴대통령 광복절 축사 전문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 68주년 경축 행사에서 ‘대한민국, 위대한 여정은 계속 됩니다’라는 제목의 경축사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한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으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과 어려움도 함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에 추석을 전후해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음은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재외동포와 국가 유공자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신 내외 국민 여러분, 오늘은 제58주년 광복절이자 대한민국 정부 수립 65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이 뜻 깊은 날을 온 국민과 함께 경축하면서 조국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건국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광복과 건국 이후, 역사의 굴곡 속에서도 우리 역사는 지속되어 왔고 오늘날 세계와 견줄만한 자랑스런 나라가 되었습니다.  100여 년 전, 우리는 나라를 잃었고 우리의 역사도 지워질 뻔한 위기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민족혼과 기상은 잃지 않았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의 독립을 향한 투쟁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 위대한 정신과 뜻으로 마침내 68년 전 오늘, 그토록 갈망하던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정부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고결한 뜻을 기리고, 유적과 기록을 보존·관리하는 일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그래서 그 뜻이 후손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65년 전 오늘은 외세의 도전과 안팎의 혼란을 물리치고 대한민국을 건국한 날이기도 합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우리가 지향하는 핵심가치로 헌법에 담아 대한민국이 출범한 것이야말로 오늘의 번영과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던 첫 걸음이었습니다.  건국 직후 전쟁의 상처와 가난에 시달렸고 기술도, 자본도, 자원도 없었지만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의 의지와 투혼으로 일어나 독일의 광산에서, 열사의 중동사막에서, 월남의 정글에서 숱한 역경을 헤치며 국민의 피와 땀으로 기적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국민들이 계셨기에 1970년대의 석유파동도, 1997년 외환위기도, 2008년의 국제 금융위기도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지 못했습니다.  불과 두 세대 만에 우리는 세계 8위 무역대국이자 세계 최고수준의 IT 선도국가로 성장했습니다.  아름답고 독창적인 우리 문화는 한류의 흐름을 타고 세계인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또한 지구촌 곳곳에 평화 유지군을 보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기적은 온 국민이 함께 이뤄낸 영광된 것이었고, 실로 위대한 여정이었습니다.  저는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으로 자랑스런 역사를 만들어온 우리 국민들의 저력이 이제 또 다른 기적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 위대한 여정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진정한 의미의 광복과 건국은 한반도에 평화를 이루고, 남북한이 하나 되는 통일을 이룰 때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구축이라는 4대 국정기조와 국정 과제들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길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동안은 그런 국정운영의 틀을 설계하고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이제 구체적인 실행과 성과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과거의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으로 되돌려 기본이 바로 선 국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불안하지 않고 인간다운 삶과 문화를 향유하는 풍요로운 사회, 일자리와 경제활력이 넘치는 살기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나서겠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과거부터 지속되어 온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바로 잡아 더 이상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또한 모든 경제 주체들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풍토를 만들고,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신뢰사회의 기반을 닦아 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강하고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어 진정한 선진국을 향한 길에 나서겠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의 틀을 구축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더욱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  힘들어 어려운 때이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정부를 믿고 다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어려운 때일수록 작은 물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새 정부는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아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통해 함께 커가고, 창의와 열정으로 무장한 벤처기업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역동적인 경제생태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그 길에 저도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 대통령으로 나서서 전 세계를 상대로 우리 경제의 지평을 넓히고 우리 기업들을 뒷받침해 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수차례의 위기와 도전을 국민들이 힘을 모아 기회로 바꾸어왔습니다.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우리 모두, 다시 한번 힘을 모아 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로 남북이 분단된 지 68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남북한 간에 불신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한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고통과 어려움도 함께 풀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한쪽에서 굶주림과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새 정부는 정치적인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적인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변화된 모습과 행동입니다.  우리는 진심으로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며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적극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어제 개성공단 사태가 발생한 지 133일 만에 재발방지와 국제화에 합의했습니다. 저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과거 남북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상생의 새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앞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한의 공동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먼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합니다.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랍니다.  또한 분단과 대결의 유산인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기를 북한에 제안합니다.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지대로 만듦으로써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있던 전쟁의 기억과 도발의 위협을 제거하고, 한반도를 신뢰와 화합, 협력의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억지력이 필요하지만, 평화를 만드는 것은 상호 신뢰가 쌓여야 가능합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식과 국제적 규범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정립하여 진정한 평화와 신뢰를 구축해 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일본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입니다. 하지만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한일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대다수 일본 국민들은 한일 양국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만들어가기를 염원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미 양국 국민들 사이에는 신뢰의 저변이 매우 넓고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과 많은 사람들은 한류와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마음을 나누며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정치가 국민들의 이런 마음을 따르지 못하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새로운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제 양국 국민 모두의 바람처럼 진정한 협력동반자로 발전될 수 있도록 일본의 정치인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고려 말의 대학자 이암 선생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만약 영혼에 상처를 주고 신체의 일부를 떼어가려고 한다면 어떤 나라, 어떤 국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일본은 이런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에 대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합니다.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 바랍니다.  지금 동북아 지역은 경제적인 상호 의존은 크게 증대되고 있지만, 역사와 영토를 둘러싼 갈등은 오히려 커지는 역설적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동북아 국가들이 다자간 대화의 틀을 만들어서 가능한 분야부터 대화와 협력을 시작해 신뢰를 쌓아가고, 안보 등 다른 분야로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자는 것이 저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입니다.  지금까지 이루어내지 못했던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공동의 미래를 열어 가는데 동북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지혜와 용기로 자랑스런 역사를 써왔습니다. 그 저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위해 함께 나서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의 저력과 역량을 한데 모아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활짝 열고, 품격 있는 나라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새로운 협력의 동반자로 국민과 함께 새 시대를 열어나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선조와 앞선 세대가 그리하였듯이, 우리는 더 좋은 나라, 훌륭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행복, 지구촌의 평화와 행복을 향한 위대한 여정에 나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朴대통령 “北, 핵 버려야”…광복절 축사서 이산가족 상봉 제안

    朴대통령 “北, 핵 버려야”…광복절 축사서 이산가족 상봉 제안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 축사에서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한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으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과 어려움도 함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를 계기로 과거 남북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상생의 새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변화된 모습과 행동”이라면서 “우리는 진심으로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며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적극 도울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로 남북이 분단된지 68년이 됐다”면서 “이제는 남북한간 불신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먼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한다”면서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북한에 공식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분단과 대결의 유산인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기를 북한에 제안한다”면서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지대로 만듦으로써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 있던 전쟁의 기억과 도발의 위협을 제거하고, 한반도를 신뢰와 화합, 협력의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만드는 것은 상호 신뢰가 쌓여야 가능하다”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식과 국제규범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정립해 진정한 평화와 신뢰를 구축해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일(對日) 문제와 관련, 박 대통령은 “일본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이지만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한일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면서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양국 국민 모두의 바람처럼 진정한 협력동반자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일본의 정치인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특히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있고 성의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은 제68주년 광복절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65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광복과 건국 이후 역사의 굴곡 속에서도 우리 역사는 지속돼왔고 오늘날 세계와 견줄만한 자랑스러운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의 의지와 투혼으로 독일의 광산에서, 열사의 중동사막에서, 월남의 정글에서 숱한 역경을 헤치며 국민의 피와 땀으로 기적의 역사를 만들었다”면서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기적은 온 국민이 함께 이뤄낸 영광된 것이었고 실로 위대한 여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진정한 의미의 광복과 건국은 한반도에 평화를 이루고 남북한이 하나되는 통일을 이룰 때 완성된다”면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구축이라는 4대 국정기조와 국정과제를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으로 되돌려 기본이 바로 선 국가, 일자리와 경제활력이 넘치는 살기좋은 나라를 만들기위해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나서겠다”면서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바로잡아 더이상 그런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경제활력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역량을 더욱 집중해나갈 것”이라면서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 아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통해 함께 커가고 창의와 열정으로 무장한 벤처기업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역동적인 경제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사설] 가난한 독립유공자·유족 생계대책 절실하다

    광복절 68주년 아침에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 바친 유공자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다. 그러나 많은 유공자들이 힘든 삶을 살고 있고 후손들에게까지 가난이 되물림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해마다 3·1절이나 광복절이 되면 독립유공자에 대한 지원이 미흡한 점을 지적하지만 정부가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다. 국가보훈처가 조사한 결과 독립유공자와 유족 10가구 중 4가구가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거나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후손의 80%가 고졸 이하의 학력이며 60%는 수입이 없다고 한다. 독립유공자는 가난한 이유가 있다. 독립운동을 하면서 그나마 있는 집과 재산도 운동 자금으로 사용했거나 일제에 강탈당했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공부 시킬 여력도 없었고 가난만 유산으로 물려주었다. 정부는 독립유공자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생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유공자와 유족들은 서훈 등급에 따라 매월 수십만원에서 150만원 정도를 받지만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친다. 더욱이 기초생활수급자인 유공자의 유족은 유공자 보상을 동시에 받을 수 없게 돼 있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유공자 연금이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액보다 적을 수도 있다. 또 광복 이후 사망한 애국지사는 배우자나 자녀 1명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손자·손녀는 연금을 받지 못한다. 증거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유공자의 후손임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광복회에 따르면 독립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300여만명이고 독립운동을 하다 옥사·병사·전사 등으로 숨진 순국선열은 15만명에 이른다. 이 중에 유공자 지원을 받는 이들은 생존자 102명과 유족 7100여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보훈대상자의 1%에도 못 미친다. 정부는 독립유공자 지원 정책을 다시 점검해 적절한 보상책을 강구해야 한다. 친일활동을 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부를 축적해 떵떵거리며 사는 반면 독립유공자들은 생계조차 잇기 어려운 현실이 개탄스럽기만 하다. 조국을 위해 헌신한 유공자들을 더는 소홀히 대우해선 안 된다. 그래서야 앞으로 누가 위기 상황에서 국가를 위해 몸을 던지겠는가.
  • 숭례문, 1350㎡ 캔버스에 담겨 예술작품으로 태어난다

    숭례문, 1350㎡ 캔버스에 담겨 예술작품으로 태어난다

    오는 18일 자정, 국보 1호 숭례문이 새 옷을 갈아입는다. 숭례문 뒤에 자리한 대형 기중기 4대가 가로 45m, 세로 30m의 흰색 광목천을 들어 올리면 숭례문은 마치 캔버스에 담긴 한폭의 그림처럼 오롯한 모습을 드러낸다. 일요일 오전 6시, 하루 중 가장 잠잠한 시기를 틈타 이명호(38)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는 자신의 필름 카메라에 2시간 동안 300여장의 사진을 담아낸다. 숭례문을 배경으로 거대한 가림막을 설치한 뒤 다시 사진으로 이를 촬영하는 작업이다. ‘가시적 은폐’라는 역설적 방법으로 협업자들을 살짝 드러내는 일종의 컬래버레이션도 진행된다. 공공장소에서 펼치는 대규모 ‘예술 프로젝트’인 셈이다. 이어 낮 12시. 이 교수와 스태프 50여명, 관람객 500여명은 12시간에 걸친 행위예술을 마치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는 1년 6개월여의 준비 기간과 2억 1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현대미술 작업을 지원해 온 비영리단체 쿤스트독과 아트비즈는 13일 서울 숭례문 인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계획을 공개했다. 프로젝트는 이 교수가 2000년부터 ‘나무 시리즈’와 ‘사막 시리즈’를 통해 세계 곳곳을 떠돌며 빈 캔버스(가림막)를 채워 온 ‘사진 행위 예술’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그가 설치한 캔버스는 누군가 채우도록 비워 놓은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자연의 품을 떠나 인공의 문화유산으로 눈을 돌린 게 차이점이다. 일본 사진계의 대부인 호소에 에이코 ‘기요사토 사진미술관’ 관장은 이 교수를 가리켜 “사진 행위 예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세계적인 작가”라고 치켜세웠다. 그의 작품은 덴마크 왕립도서관, 프랑스 에르메스미술관, 미국 장 폴 게티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영구 소장돼 있다. 이 교수는 왜 이런 작업을 시작한 것일까. 그는 “지난해 초 숭례문 근처의 작업실을 오가다 우연찮은 기회에 이런 작업 구상을 글로 남겼다. 숭례문 복구단장이 글을 읽고 괜찮은 아이디어라며 힘을 실어줬다”고 전했다. 이어 “외신기자들에게 물어보니 서울의 상징물을 비무장지대(DMZ)라고 답한 사람이 의외로 많더라”며 “파리의 에펠탑처럼 숭례문을 서울의 상징물로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현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문화재 심의위원회와 경찰청의 허가를 받는 과정이 특히 그랬다. 이 교수는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충분히 설명하니 길이 열렸다”면서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김성호 미술평론가는 “이교수의 작업은 ‘행위의 과정’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여러 담론으로 재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10년 맞은 부천만화대상 대상작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0년 맞은 부천만화대상 대상작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올해 10회를 맞은 부천만화대상의 최고 영예는 최근 전 20권으로 완간된 박시백 작가의 대하 역사 교양 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하 조조록·휴머니스트 펴냄)이 차지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2013부천만화대상 대상작으로 박 작가의 ‘조조록’을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송동근 작가의 ‘피터 히스토리아’에 이어 교양 만화가 2년 연속 대상을 거머쥐었다. ‘조조록’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기록문화 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조선의 정사(正史)를 충실히 담아내면서도 역사를 읽는 재미를 보태 지금까지 70만부 이상 팔려나간 스테디셀러다. 박재동 화백에 이어 한겨레신문 만평을 담당했던 박 작가는 2001년부터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옮기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3년 첫 권인 ‘개국’을 발표했고, 지난달 첫 권을 낸 지 10년 만에 마지막 권인 ‘망국’을 펴냈다. 박 작가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함께 내년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에서 특별전을 열고, 축제 메인포스터를 그리는 기회가 주어진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에서 출판된 만화와 연재가 종료된 웹툰 등을 대상으로, 만화 관련 단체로부터 추천받은 만화계 인사로 구성된 추천위원회가 후보작을 엄선했다. 두 차례 선정 회의를 거치며 압축된 작품을 놓고 최종심사가 진행됐다. 김형배 전 우리만화연대 회장, 김종범 작가, 강인선 거북이북스 대표, 서찬휘·한상정 만화평론가 등 5명이 최종심에 참여했다. 4대에 걸쳐 우리 근현대사를 걸어온 가족 이야기를 담은 정용연 작가의 자전적인 작품 ‘정가네 소사’(휴머니스트 펴냄)와 경향신문에서 연재되고 있는 네컷 만화 ‘장도리’를 모은 박순찬 작가의 ‘나는 99%다’(비아북 펴냄)가 우수만화상을 받았다. 잊혀진 팔레스타인의 고대사와 왜곡된 근현대사를 다룬 원혜진 작가의 ‘아 팔레스타인’(여우고개 펴냄)이 어린이만화상을 받았다. ‘게릴라들’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출신 엠마뉘엘 르파주 작가의 르포르타주 ‘체르노빌의 봄’(길찾기 펴냄)은 해외작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신설됐으나 수상작이 없었던 학술평론상은 서은영 박사의 ‘1920년대 매체의 대중화와 만화’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이날 열린 제16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과 함께 치러졌다. 한편, 만화계에서는 올해 부천만화대상 수상 결과를 놓고 일부 분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있는 게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교양 학습 만화가 사상 처음으로 대상을 받는 파격을 연출한 데 이어 올해 수상작 대부분이 시사 교양 만화 범주에 속하기 때문이다. 올해 수상작 가운데 이야기(스토리) 만화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은 ‘정가네 소사’ 정도다. 만화 팬들은 지난해와 올해 최고 화제작이었던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 수상 목록에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해 의아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진흥원 관계자는 “미생은 올해 6월말까지 완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작에 오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조록’의 경우 7월에 마지막 권이 공식 출간됐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진흥원 관계자는 “조조록의 경우 가제본이 7월 이전에 나왔기 때문에 심사 과정에서 후보작에 포함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휴머니스트 측은 “가제본이 아니라 애독자를 대상으로 초고본 500부를 미리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휴머니스트는 ‘조조록’ 완간을 앞두고 채색 전 작화 단계의 마지막 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친 바 있다. 최종심에 오르지 못했지만 캐러멜 작가의 ‘다이어터’, 이종규·이윤균 작가의 ‘전설의 주먹’, 이재헌·홍기우 작가의 ‘야뇌 백동수’ 등 스토리 만화가 경합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부천만화대상 관련, 대상을 제외한 나머지 시상 분야가 해마다 새로 생기고 없어지며 조금씩 달라지는 등 상의 권위를 스스로 깎아 내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부모가 아이들 인격체로 대하면 다른 사람 존중할 줄 알아”

    “부모가 아이들 인격체로 대하면 다른 사람 존중할 줄 알아”

    “모든 청소년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가정입니다. 가정이 무너지고 잘못되면 아이들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모든 문제가 가정에서 비롯되는 셈이죠.”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 문제의 실태와 해법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로 KBS 1TV에서 10부작으로 방송되는 ‘위기의 아이들’의 진행을 맡은 최수종은 가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 1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방법원의 소년법정에서 촬영에 앞서 간담회를 가진 그는 중학생인 자신의 아들, 딸에게 존댓말을 쓰고 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아기 때부터 아이들에게 최윤서씨, 최민서씨라고 존댓말을 썼어요. 자신들이 집에서 어떤 인물로 존중을 받는지를 알기 때문에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대합니다.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인격체로 대하려고 애쓰는 편이죠. 뭘 그렇게 유별나게 키우냐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아내 하희라씨가 세번 유산하고 두 아이를 낳았고 그 뒤로도 또 두 번을 유산했기 때문에 저희에게는 아이들이 그만큼 더 귀하고 애틋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는 “딸 윤서가 생일 때 친구들에게 아버지가 늘 높임말을 쓰신다고 했더니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진짜 부럽다’고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존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17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9시 40분 10회에 걸쳐 선보일 프로그램은 가출, 왕따,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의 전반을 짚는다. 청소년 자살을 다룬 1편 ‘내 마음이 보이나요?’의 연출을 맡은 김동인 PD는 “위기의 청소년들에게는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들은 제작진을 반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그들이 대화할 상대가 없고 많이 외롭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최근 가출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는데 청소년 쉼터 등 그들이 있을 만한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역사회는 물론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수종도 “아이들이 지옥 같은 구렁텅이에 빠져 힘들어하는데 기성세대가 그들을 너무 쉽게 방치하는 느낌이다. 나부터 함께 진행을 맡은 하희라씨와 상의해 프로그램 출연료를 청소년을 돕기 위해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방송되는 2편 ‘소년, 법정에 서다’ 편에서는 방송 사상 처음으로 소년재판 과정을 공개하고 법정에 선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방송 제작에 참여한 수원지법 소년제1단독 김희철 판사는 “최근 청소년 범죄는 양적으로 팽창한 데다 소소한 학교 친구들끼리의 싸움으로 법정에 오는 사례도 늘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노출에 따른 2차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PD는 “사례 중심으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기존의 다큐멘터리들과의 차이점이고 실제로 꿈을 찾아 밝아진 아이들도 있다”면서 “가정, 부모, 학교, 정부 당국 등 사회 구석구석이 청소년과 무관한 곳이 없는 만큼 시청자들이 눈여겨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강남구 모든 정보 한눈에… ‘문화전자대전’ 웹 시범운영

    강남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 모든 정보를 한곳에 모은 인터넷 백과사전이 탄생했다. 강남구는 지리와 역사, 문화유산, 문화와 교육, 생활 민속 등 1695개 항목의 자료와 사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3073점을 실은 인터넷 백과사전 ‘강남구향토문화전자대전’ 웹사이트(gangnam.grandculture.net)를 시범운영 한다고 12일 밝혔다. 다음 달 초 공식 오픈한다. 이를 통해 누구든지 인터넷으로 강남구 모든 정보를 쉽게 활용하고 연구할 수 있다. 구는 2011년부터 지역 전문가로 이루어진 항목검토위원회를 구성, 강남구를 대표하는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어 발간된 연구 결과물과 연구 현황을 파악하고 지역문화와 지역생활, 자연환경, 사회제도 및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기초자료를 수집했다. 보는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동영상, 도면 등 3000여건에 이르는 멀티미디어 자료를 모았다. 강남구가 한국의 대표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하단에서는 관광지도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항목은 영어로도 번역해 서비스할 방침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미주통신] 배다른 두 딸에게 ‘몹쓸짓’ 한 인면수심 아빠

    [미주통신] 배다른 두 딸에게 ‘몹쓸짓’ 한 인면수심 아빠

    8살 되던 해부터 시작된 친아빠의 성폭행으로 첫 번째 딸을 낳았으며 이후에도 다섯 번이나 유산을 반복해야 했던 한 여성의 과거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몹쓸 짓을 한 아빠는 이미 배다른 다른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4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아지자 키비비(35)는 8살 때부터 시작된 친아버지의 성폭행으로 결국 5년 후 딸을 출산했으며 이후에도 거듭된 친아빠의 성폭행으로 다섯 번이나 유산을 해야 했다고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악몽과도 같은 과거를 고백했다. 키비비는 인터뷰에서 “여자가 되는 법을 알려 주겠다”며 접근한 아버지는 첫 딸을 출산하자 점점 난폭해져갔고, 이후 다섯 번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한 유전성 질환으로 유산을 거듭해야 했다고 밝혔다. 키비비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악몽과도 같은 나날이었으며 차라리 모든 것을 잊게 하려고 잠을 더 자고자 했다”고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에 대해 털어놨다. 현재 뉴저지주에서 남편과 함께 레스토랑을 경영하며 살아가고 있는 키비비는 자신의 딸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봐 그동안 고통을 말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폭행을 자행한 키비비의 아버지는 이미 다른 여인으로부터 낳은 또 다른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4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법원이 이번 성폭행 사건으로 인해 징역 50년형을 추가하면서 그는 모두 90년을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키비비는 “다소 동정심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것은 그가 한 짓에 대한 응보일 뿐”이라며 “두려움 없이 나의 과거를 공개함으로써 더욱 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키비비가 그의 딸을 안고 있는 모습 (페이스북)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11조 유산’ 스티브 잡스 부인, 전 워싱턴 시장과 염문설

    ‘11조 유산’ 스티브 잡스 부인, 전 워싱턴 시장과 염문설

    2011년 10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뒤 11조원(100억달러)의 유산을 상속 받은 그의 부인 로런 파월 잡스(49)가 7세 연하의 에이드리언 펜티(42) 전 워싱턴 시장과 교제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1년 휴스턴에서 열린 교육 회의에서 처음 만나 학교 개혁에 대한 열정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두 사람은 비영리 교육단체에서 같이 활동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세 자녀가 있는 유부남이었던 펜티 전 시장은 15년간 부부생활을 해온 아내와 지난 1월부터 공식 별거에 들어갔고, 이후 로런과 펜티 전 시장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두 사람 모두 사생활 보호에 철저하며 자신을 외부에 드러내길 꺼려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연인 관계인지를 묻는 질문에 모두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까지도 로런은 한 인터뷰를 통해 “나와 자녀들은 아직도 스티브 잡스를 매일매일 그리워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뒤틀린 역사·끝없는 영토 싸움… 한·중·일의 과거와 미래

    뒤틀린 역사·끝없는 영토 싸움… 한·중·일의 과거와 미래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기로 했지만 우익세력을 중심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올해도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중국은 침략과 전쟁, 위안부와 강제 징용 등의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분노하는 등 3국 간 역사왜곡 논란과 영토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리랑 TV는 14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9시에 다큐멘터리 ‘한·중·일, 미래를 여는 역사’ 3부작을 방영한다. 3국을 둘러싼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과 반성을 조명하며 3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미래상을 제시한다. 14일 방영되는 1부 ‘위대한 유산, 문화교류’에서는 3국 간 문화교류의 역사를 되짚는다. 이미 3000년에 가까운 교류역사를 가진 3국이지만, 19세기 근대화를 전후해 양상이 달라졌다. 영화는 일본의 촬영 기술이 한국과 중국에 전파됐고, 1930년대에는 한국의 김영과 중국의 롼링위(완영옥)가 국적을 초월해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만주국을 세운 일본은 영화를 전쟁의 선전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한국과 중국의 영화인들은 영화에 항일 메시지를 담아냈다. 오늘날에도 일본에서는 한류스타에 대한 극우세력의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중국에서는 한국의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무대에 올리면서 극 중 일본인 배역을 태국인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2부 ‘단절의 역사에서 화합의 역사’는 3국의 역사적 갈등과 대립의 배경,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조명한다. 일본 교토에서 진행되는 ‘한·중·일 청소년 역사캠프’는 3국이 13년째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 교류 행사다.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교토의 니켈 광산을 직접 찾아 일본의 강제 징용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다. 또 3국의 역사학자들은 청일전쟁의 유적지를 복원하고 이를 연결하는 평화역사벨트를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이들 학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자국 중심의 선택적 기억을 역사로 인식하는 오류를 극복하고 진정한 역사 인식을 공유하는 길을 모색한다. 3부 ‘미래의 리더, 동북아 공동체’는 3국 간 협력의 성공 사례를 조명한다. 제작진은 일본 오키나와를 찾아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이 양국 간 무력충돌과 경제협력 중단으로 이어지는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또 한·중·일 FTA의 과정과 의미, 그 밖의 경제협력 사례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5회 역사 NGO 세계대회에서 만난 NGO와 석학들에게 3국이 미래의 리더가 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들어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다이어트 중에도 살찌는 25가지 이유는?

    꾸준히 운동하고 식사에 신경써도 좀처럼 살이 빠지지 않거나 잠시 방심할 때 금세 몸무게가 불어난다면 다음 원인을 체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미국의 건강매거진 피트슈가(Fitsugar)가 ‘당신의 몸무게가 계속 늘어나는 25가지 이유’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엔 평소 다이어트에 관심 있다면 알 수 있는 이유부터 생각지 못했던 것까지 다양한 원인이 나타나 있다. 이에 따르면 우린 평소 견과류나 아보카도, 통밀 파스타, 올리브유, 그리고 다크 초콜릿과 같은 음식을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너무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음식 역시 열량(칼로리)이 있기 때문에 과식은 금물이다. 최근 간헐적 단식이 화제가 되면서 아침을 거르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꾸준히 아침을 먹는 사람이 체중 감량에 효과를 봤다는 사례가 더 큰 신뢰를 얻고 있다. 이 잡지 역시 아침을 거르는 것은 신진 대사를 활성화하지 못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밖에도 우리가 식사할 때 실제 먹는 양을 얼마나 먹는지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나 냉장고의 앞에 서서 무심코 음식을 먹고 수면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등 다양한 원인이 우리의 다이어트를 방해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소개하고 있다. 다음은 이러한 25가지 원인을 나열한 것이다. 좀 더 자세한 이유를 살펴보려면 이를 소개한 사이트(fitsugar.com)를 통해서 알아볼 수 있다. 1. 건강식을 과식 2. 아침을 거른다 3. 양을 조절하지 못한다 4. 서서 먹는다 5. 수면 부족 6. 저지방 식품을 과식 7. 채소 섭취 부족 8. 개와 산책을 운동으로 착각 9. 한 입 크기로 잘라 먹지 않는다 10. 다이어트 콜라 등을 마신다 11. 파트너의 협력이 부족하다 12. 조미료나 토핑을 과도하게 넣는다 13. 물 섭취 부족 14. 즐거운 나날이 없다(스트레스가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15. 건성으로 다이어트한다 16. 외식만 한다 17. 자신이 먹은 것을 기록하지 않는다 18. 공복에 운동한다(근육량 감소) 19. 유산소 운동만 한다 20. TV 시청 등에 무의식적으로 먹는다 21. 너무 큰 옷을 입는다 22. 먹을 때 충분히 먹지 않는다(대사량 감소로 체중 감량이 어렵다) 23. 골고루 먹지 않는다 24. 예외를 두지 않는다(단번에 포기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25. 운동 후에 먹는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한길 대표,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취임 100일 맞다

    김한길 대표,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취임 100일 맞다

    온건 중도파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11일 폭염의 아스팔트 위에서 장외투쟁을 하며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마침 이날이 부친인 김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의 기일이어서 오전엔 묘소를 참배했다. 그는 이날 서울시청 앞 임시 천막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00일은 다사다난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음 주 담배를 끊으려 했던 그는 “연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고민이 깊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밖으로는 민주주의와 민생을 움켜쥐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안으로는 정당 혁신과 정치 혁신에 대해서도 꾸준히 하나하나 성과를 내왔다고 자평한다”면서 국회의원 겸직 금지 및 연금 폐지 법안, 중앙당 개혁 등을 성과로 꼽았다. 그는 “새 지도부가 출범했을 때 저는 우리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의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생활밀착형 정당으로서 분명한 입장을 천명했다”면서 “안으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말했던, 또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원들에게 공약했던 대로 정치 혁신, 정당 혁신을 꾸준히 진행하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해 왔다”고 자부했다. 장외투쟁에 대한 배경도 자세히 설명했지만 장외투쟁 대신 ‘원내외 병행투쟁’으로 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하는 등 장외투쟁에 대한 일각의 비판적 여론을 의식했다. 그는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가 많은 피와 희생을 통해 쟁취했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장외투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민생만 가지고 갈 수는 없다’ ‘민주주의 없는 민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생각에 한 손에는 민주주의, 다른 한 손에는 민생을 움켜쥐고 가겠다고 말씀드렸던 것”이라면서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진행 중이다. 우리는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고야 말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새로운 ‘호재’로 등장한 정부·여당의 세법 개정안 ‘실책’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함께 장외투쟁의 전면에 내세운다는 복안도 밝혔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을 위원장으로 한 ‘중산층과 서민 세금폭탄 저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회에서 일하는 총량 또한 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색 짙은 장외투쟁 장기화에 대한 비난 여론에 크게 신경 쓰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김 대표는 민생과 정치 개혁에 대한 의지와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주장했던 민생, 서민과 중산층의 문제, 을(乙)들의 문제는 꾸준히 성과를 내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면서 대표 취임 뒤 여론의 무관심 속에 진행해 온 각종 개혁 작업 성과를 거론했다. 그는 아울러 ‘사과나무는 거기서 열린 사과를 보고 평가하라’는 속담을 인용하며 “성과를 냉정하게 보고 평가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김한길이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민주당이 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 자신이 아니라 민주당이 대선 패배의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제1 야당 대표 김한길의 공과를 평가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총 1만 3338㎞(하루 평균 133㎞)를 이동하며 각종 회의와 행사에 참석한 데다 11일째 장외투쟁에 따른 체력 문제를 지적받자 “날이 갈수록 오히려 힘이 난다”면서 “아플 자유도, 권리도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날 “당내에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지만 빠른 속도로 계파 정치의 유산이 정리돼 가고 있다”며 당내 계파 문제와 리더십 논란을 일축했지만 강경파에 휘둘린다는 지적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김한길의 정치실험’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김한길 “세금폭탄 저지 서명 돌입”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11일 정부의 2013년 세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하고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함께 중산층 세금 부담 증가 문제를 장외투쟁의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은 김 대표는 서울광장 천막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이번 세법 개정안은 중산층과 서민을 더욱더 노골적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확실히 이를 저지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12일부터 ‘세금폭탄 저지 서명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을 위원장으로 ‘중산층과 서민 세금폭탄 저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 돼 ‘세금폭탄 저지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방침이다. 오는 14일 또는 17일 개최할 계획인 국민보고대회에 세금 부담 증가의 가장 강력한 비판세력인 ‘넥타이 부대’의 대대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로 11일째인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원내 활동에 일상적으로 임하면서 일반 국민과도 소통하는 게 정상적인 정치”라고 장외투쟁 불가피성을 밝힌 뒤 “다만 우리는 장외에 평소보다 무게를 두고 민주주의 회복이란 목표를 설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또 “당내 목소리에 귀를 열고 당이 가야 할 바를 결단해 왔다”면서 “당내에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지만 빠른 속도로 계파 정치의 유산이 정리돼 가고 있다”고 당내 계파 문제와 리더십 논란을 일축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朴대통령의 끝없는 ‘인문학 사랑’

    朴대통령의 끝없는 ‘인문학 사랑’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인문학의 힘’을 강조해 왔다. 인문학이 새 정부 4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 융성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인문학이 장기적으로 국력을 끌어올리는 뿌리라는 점에서 인문학을 중흥시킨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양보할 수 없는 박 대통령의 의지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인문학 분야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오찬은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에서 복귀한 이후 처음 가진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나도 과거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절을 보낼 때 인문학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인문학이야말로 인간과 역사에 대한 통찰력으로 시대의 변화,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또 그런 토양과 토대를 제공하는 학문”이라며 “앞으로 새 정부는 국민이 인문학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인문학적 자양분을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인문학의 틀에서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참석자들의 제안과 관련, “편협한 자기 생각을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며 영혼을 병들게 만드는 일이다. 우리 혼을 구성하는 있는 역사에 대해 갈라지게 되면 국민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찬에 참석한 인문학 석학들의 뼈 있는 조언이 쏟아졌다. “기초예술 분야는 거의 빈사 상태다. 자본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기초예술에 정부 돈을 써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나와야 한다. 무형 문화유산이야말로 블루오션 분야다”, “언어 폭력이 난무해서 사회의 질이 크게 저하됐다”, “100세까지 사는데 모든 나라가 신체 건강에만 매달려 있다. 책을 읽지 않으면 정신 건강이 유지되겠나” 등 우리 사회의 인문학 경시 풍조에 일침을 가하는 표현이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개인정보단말기(PDA) 보급 등 첨단 교육 시스템 도입 문제에 대해 “정말 큰일 날 일”이라면서 “아이들일수록 종이 책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인문학 챙기기’는 일회성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았다. 박 대통령이 도서전에서 구입한 인문학 책 5권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사들인 유일한 물품이다. 박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에도 외국어 실력과 동양 고전 지식 등 인문학 지식이 밑바탕에 자리한다. 다만 인문학 중흥을 위한 정교한 ‘액션 플랜’을 언제 어떻게 내놓을지는 남은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오찬에는 이시형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 유종호 연세대 석좌교수, 김우창 이화여대 석좌교수, 소설가 박범신·이인화,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 등 인문학 분야 지성 13명이 참석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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