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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곁을 지켜온 문화재 숨은 가치 발견하는 기쁨

    우리 곁을 지켜온 문화재 숨은 가치 발견하는 기쁨

    박물관에선 볼 수 없는 문화재/김대환 지음/경인문화사/394쪽/2만 9000원 책은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난해한 학술적 체계를 요구하지 않는다. 담백하게 88점의 문화재를 담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들이지만 일반인들도 편안히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장치다. 담담히 따라 읽다 보면 유물의 제작 당시 우리 민족의 시대적 상황과 유물 자체의 문화재적 가치 등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고 문화재 감상 입문서들과는 또 궤를 달리한다. 여느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문화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거의 처음 공개되는 유물들이다. 35년 동안 국내외 발굴 현장과 유적지를 답사하며 문화재를 연구해 온 필자의 식별안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의 작은 기관이나 단체, 개인 등이 소장하고 있어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운 유물들을 골랐다. 실제 문화재 연구에 있어서 매장문화재나 인양문화재를 발굴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있으면서도 그 가치와 소중함을 일반인과 공유하지 못했던 문화재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 역시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공민왕릉에서 출토한 용머리 황금잔이나 연꽃 물고기 파도무늬 황금합을 비롯해 백자 달항아리, 총자 기린벼루, 청동 잔무늬거울(다뉴세문경), 백자 말 등은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함이 아쉬울 정도로 정교하다. 책 속 사진만으로 아쉬움을 달랠 따름이다. 이 밖에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직지심경보다 더 빠른 세계 최초 금속활자인 ‘증도가자’가 갖고 있는 의미 및 사진, 관련 기사 등도 소개하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피카소 그림 ‘총 3200억원어치’ 매각…손녀의 사연

    20세기 세계 미술을 지배한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손녀가 할아버지의 '유산'을 모두 내다 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있다.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 등 해외언론은 "피카소의 손녀 마리나가 최소 7점의 피카소 작품과 자택을 한 유명 바이어를 만나 직접 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총 2억 9000만 달러(약 3200억원)로 추산되는 이번 거래에 나온 작품들은 피카소의 첫째 부인인 올가의 초상화(Portrait de femme·1923년 작)와 모성애(Maternite·1921년 작) 등으로 이 작품의 가치만 각각 6000만 달러(661억원), 5000만 달러(551억원)로 평가된다. 이번 거래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프랑스 칸에 위치한 피카소의 저택까지 매각 대상에 오른 것이다. 현재 피카소의 박물관 및 기념관으로 쓰이는 이 저택(La Californie)은 과거 피카소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두번째 부인과 살았던 곳이다. 그렇다면 왜 손녀는 대대로 물려받은 할아버지의 유산을 싹 정리하고 싶어할까? 그 이유는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닌 어린시절의 기억이 남긴 상처 때문으로 보인다. 언론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돈도 많았던 피카소는 첫째 부인인 올가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을 차갑게 대했다. 자식들에 대한 관심은 커녕 경제적인 지원도 전혀 없어 손녀였던 마리나 역시 할아버지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궁핍하게 살았다는 것. 특히 어린시절 아빠와 손잡고 이번에 매물로 나온 할아버지 집을 방문했을 때 그림 작업이 다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 밖에서 기다렸던 기억이 지금도 그녀의 머릿 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마리나의 친구는 이번 매각 결정에 대해 "'과거'를 이제 그만 떠나보내기 위한 것" 이라고 짤막하게 배경을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새해만큼 새로운 성북 신년회

    “딱딱하고 지루한 붕어빵 같은 신년인사회 대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창작뮤지컬을 통해 모든 세대가 음악으로 함께할 수 있길 바랍니다.” 8일 성북구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김영배 구청장은 “올해가 광복 70주년인 만큼 좀 더 성숙된 지역문화를 일궈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한 신년인사회의 백미는 구의 스토리텔링 발표 최우수작인 동선동 카페몽당과 전국 주민자치회관 프로그램 경연 대상을 받은 정릉2동의 창작뮤지컬 공연이었다. 창작뮤지컬 ‘태평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정릉을 널리 알리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이다. 태조 이성계와 신덕왕후의 운명적 만남과 사랑, 이별과 그리움을 담은 ‘태평가’를 새롭게 해석했다. 구에 거주하는 최고령 독립운동가 이윤장(92) 선생에게 꽃다발을 주는 행사도 열렸다. 이윤장 선생은 구에 등록된 85명의 광복회 회원 중 유일한 생존자다. 광서성 유주에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항일투쟁 계몽 및 선전활동을 했으며 1945년 광복군 제2지대에 편입돼 산서·하남 지구에서 일본군 와해 공작활동 등을 펼쳤다. 그는 이 공로로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이범석 장군 등이 함께 활동했으며 현재 돈암2동에 거주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아마추어 산악인 손영조 덕유산국립공원 자원보전과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아마추어 산악인 손영조 덕유산국립공원 자원보전과장

    5000만여 가지의 꿈과 계획이 새해를 맞아 커나가고 있을 것이다. 금연, 다이어트, 몸 만들기, 내집 마련과 같은 꿈들을 살뜰히 가꿔 나갈 것이다. 벌써 급한 이들은 다부지게 세웠던 한 해의 계획이 어그러졌다며 좌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들에게 1년도 아니고 14년이란 세월을 건너 자신의 계획과 꿈을 이룬 손영조(49)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국내에서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른 이는 엄홍길, 오은선, 고(故) 박영석, 허영호, 박영미 등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모두 난다 긴다 하는 전문 산악인들. 그런데 손씨는 다르다. 직장 생활과 산행을 병행하고 있다. 아마추어 산객으로서 뜻을 세우고 옹골차게 완성하기까지의 얘기를 듣고 싶어 지난 연말 덕유산이 있는 전북 무주로 향했다. 전북 남원 출신인 손 과장은 어릴 적부터 지리산 자락에만 오르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대기업 건설회사에 다니며 경기 안양의 등산장비점을 무작정 찾았다. 산을 좋아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 그렇게 산악회에 들어 빙벽 등 등반 기술을 익혔다. 휴가를 주말에 몰아쓰기가 어려운 건설회사에 간청, 금요일 일을 마친 뒤 고속버스로 밤에 이동해 전국의 국립공원을 종주했다. 그렇게 산과의 인연을 깊이 하던 중 1995년 국립공원관리공단 채용 공고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 산이 근무지인데 얼마나 좋겠느냐는 것이었다. 월급이 반토막 나겠지만 그는 결혼한 지 한 달도 안 된 부인을 설득해 고향 남원으로 내려갔다. 클라이밍 기술을 아는 이가 없어 본인이 산악회를 만들고 후배들을 교육시켰다. 언제 7대륙 최고봉에 오르겠다는 뜻을 세웠는지 궁금했다.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 어린 아들딸과 어렵게 헤어져 초오유(8201m) 원정에 따라 나섰는데 다른 대원이 정상에 올랐다며 캠프3에서 그만 내려가라고 하더라. 날씨도 좋고 체력에도 문제가 없었는데 허탈했다. 3시간 쪼그려 앉아 많이 울었다. 그때 내 성격대로, 내 색깔대로, 내 팀을 꾸려 원정을 다니겠다고 마음먹었고 5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르겠다고 결심했다.” 2001년 유럽 최고봉 엘부르즈(5642m)로 첫발을 뗐고 2년 뒤 남미 최고봉 아콩카과(6959m)를 올랐다. 그렇게 두 봉우리를 마치니 주위의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직장에서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고 가능성이 있겠다는 신념이 굳어졌다. 그는 남들보다 다섯 배는 더 힘들었다고 했다. 혼자서 정상 공격과 원정대장 역할, 기록에다 사진은 물론 동영상 촬영까지 해내야 했다. vx2100이란 큰 촬영 장비를 배낭에 넣고 다녔다. 여기에 오랜 시간 직장을 비울 수 없어 다른 원정대보다 빨리 정상을 공격하고 돌아와야 하는 어려움까지 겹쳤다. 이 무렵, 부인과의 갈등에 부닥친다. “원정을 갈 때마다 아내와 부딪힐 수 없으니 그런 갈등을 한번에 해결하려고 했다. 5대륙 최고봉 완등까지 하는 것으로 합의했는데 7대륙까지 끝내게 됐다.” 세 번째 여정은 2004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 열한 살 때,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를 한국인 최초로 등정해 카퍼레이드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보면서 ‘좋아하는 산에 올라도 저렇듯 큰 명예를 얻는다’는 것을 알려준 고상돈씨가 1979년 유명을 달리했던 곳이다. 그가 마음속에 간직한 또 한 명의 산악인, 일본인 우에무라 나오미가 1984년 세계 최초로 동계 등정한 뒤 세상을 뜬 곳이기도 하다. “어제 일처럼 그때 일이 떠오른다. 1.5m 폭설이 쌓여 어떤 등반대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난 짧은 휴가 때문에 빨리 올라야만 했다. 폴란드 팀 둘이 따라 나섰는데 데날리 패스에서 돌아서버렸다.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올라가는데 폭설에 안개까지 겹쳐 하얗게만 보여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는 화이트아웃에 걸렸다. 배낭을 깔고 앉아 두 시간 동안 마음의 정리를 했다. 가족에게 빚만 잔뜩 안기고 죽게 생겼다, 뭐 이런 생각을 하는데 하늘이 개벽한 듯 열렸다.” 올라야 할 루트가 눈에 들어오고 이제 남은 것은 200m 남짓 나이프 리지. 고상돈과 우에무라가 실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간이었다. “이곳을 건너는 데 적어도 두 명은 있어야 한다. 한 명은 확보를 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 혼자 건널 수밖에 없었다. 용기가 두려움을 한 뼘이라도 이겨야 하는데 그랬다. 30분 이상 고민하다 피켈을 꽂고 걸음을 옮기며 건넜다.” 정상임을 증명할 아무것도 없는 눈무더기를 헤치니 표식봉이 나타나 촬영한 뒤 매킨리신(神)을 영접했다. 하산하는데 폴란드 팀이 못 내려가고 있었다. 한 명은 탈진했고 다른 쪽은 설맹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다. 설맹에 빠진 친구를 줄로 묶고 내려와 목숨을 구해 줬더니 그들이 고맙다며 내놓은 것은 초콜릿 두 개가 고작이었다. 서로들 마주 보며 한참을 웃었다. 다른 원정대 모두 등정 사실을 믿지 않아 동영상을 되돌려 보여줬더니 모두 기겁을 했다. 그렇게 하산하다 크레바스에 빠졌다. “피켈을 찍어 추락을 면했다. 발 아래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더라. (캠프3까지 동행한) 경호야! 경호야! 소리를 질렀지만 그는 가는귀 때문에 듣지 못했다. 어찌어찌 내 힘으로 기어 올라와 목숨을 건졌다.” 서두르다 보니 일주일 앞당겨 등정에 성공한 셈이 됐다. 앵커리지로 나와 귀국하려는데 비행편 예약 변경이 쉽지 않았다. 체류비가 하루 50만~70만원씩 들어 고민할 즈음, 한 주민이 자신의 목조주택 지붕에 이끼가 쌓여 보기 흉하니 제거해 달라고 해 등반 장비를 이용해 닦아내고 체류비를 훨씬 웃도는 돈을 챙겨 귀국했다. 2005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8m)를 다녀온 뒤 2008년 아시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기에 앞서 비용 1억 2000만원 때문에 애를 태웠다. 염태영 공단 감사(현 수원시장)의 도움을 받았다. 손 과장의 사연을 알고 일부러 지리산 연하천산장을 찾아와 밤새도록 얘기를 나눈 뒤 단장직을 수락했다. 그 덕에 대원 셋을 2년 동안 훈련시켜 원정에 함께했다. 김완주 전북지사를 만나서는 얼떨결에 “국책사업인 새만금을 전국에 홍보할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쳐 도움을 받았다. “두 달 휴직원을 내고 떠났는데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때문에 정상 등정이 일주일 미뤄졌다. 몬순은 다가오고, 아주 애가 달았다. 다행히 중국인 대신 네팔 사람이 성화를 봉송해 정상 길이 열렸다. 그런데 오르다 생각하니 에베레스트 하나만 오르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 모두 히말라야가 첫 경험이었던 대원들이었다. 넷을 두 조로 나눠 부대장 일행으로 하여금 로체 정상을 공략하도록 사흘 내내 무전으로 지시하고 그들이 성공한 뒤 무사히 내려온 것을 확인하고 우리 둘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남들은 가이드도 수십 명씩 데리고 다니고 캠프마다 산소통을 비치하는데 우리는 1인당 2개만 갖고 8000m 지점에서 올라갈 때 한 번, 내려올 때 한 번 쓰게 했다. 그렇게 넷이서 두 봉우리를 단번에 등정했다고 했더니 베이스캠프의 다른 원정대들이 모두 어이없어했다.” 귀국했을 때 인천공항에 마중 나온 염 감사가 품에서 사직서를 꺼내며 “대원들이 돌아올 때까지 단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지 않았다”고 털어놓았을 때 감격에 북받쳤던 일도 생생하다. 이제 6대륙째로 넘어가야 하는데 남극이 문제였다. 최고봉 빈슨매시프(4895m)를 오르는 데 남극관리기구(ANI)에 4300만원을 선납해야 했다. 주위에 손을 벌려 2000만원을 만들었는데 출발 일주일을 남겨두고 갑자기 약속한 곳에서 3000만원을 주지 못하겠다고 통보해 온 것. 하지만 일주일 만에 3600만원을 빌려 떠났다. 빈슨매시프를 다녀온 뒤 생각해 보니 빚밖에 없었다. 공단으로 직장을 옮긴 뒤 20년 동안 월급 통장에서 떼어 갚은 빚만 7000만원 정도. 이자까지 치면 아파트 한 채 값은 날린 셈이었다. 해서 돈도 좀 갚고 승진 시험에 매달리느라 3년 동안 원정 계획을 미뤘다. 그리고 마지막 봉우리 오세아니아의 카르스텐즈(4884m)가 남았다. “비용을 따져 보니 1600만원 정도 들겠더라. 지난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들어온 부조금 700만원을 종잣돈으로 삼았다. 어머니가 마지막 가시는 길, 아들의 원정 비용을 도와주신 것이다.” 그렇게 지난해 11월 20일 카르스텐즈 정상을 발아래 두면서 14년에 걸친 염원을 완성했다. “공단 이사장이 직접 격려 전화도 해 주시고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회사 분위기가 만들어져 홀가분한 기분으로 떠났다. 그래서 정상에 30분 있으면서 기쁘고 마음이 날아갈 듯 가볍고 이 가시밭길 꿋꿋하게 고집 하나로 밀고 온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에베레스트 오를 때보다 훨씬 좋았다.” 그러나 여느 산악인이 그렇듯 정상에서 막 돌아선 순간, 두려워졌다고 했다. 앞으로 뭘 해야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때 가슴에 오래도록 묻어뒀던 이미지 하나가 선명히 떠올랐는데 에베레스트 길목의 아마다블람(6856m)이었다. 네팔 안나푸르나의 마차푸차레(6853m), 알프스 마터호른(4478m)과 함께 세계 3대 미봉(美峰)으로 손꼽히는 봉우리. 남원의 비좁은 아파트에는 그동안 구입한 등반 장비를 둘 공간이 없어 몇 해 전 컨테이너로 산막을 꾸몄다. 컨테이너 겉면에 손수 아마다블람을 그려 넣었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 주는 그의 눈빛이 유달리 빛났다. 인터뷰가 한 시간 진행됐을 때에야 그는 사실 등반할 수 없는 발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1997년 남원에 손수 만든 인공암장을 오르다 추락, 변변찮은 병원에서 수술하는 바람에 발등에 뼛조각들이 남아 있다는 것. 특히 아이젠을 차고 설사면을 걸을 때 뼛조각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라고 했다. 손 과장은 “천성 탓인지 돈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돈이 없으면 주위에 빌려 달라고 하면 된다. 다녀와 갚으면 된다. 이제 커다란 목표를 이뤘으니 정 사정이 안 되면 안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가 원정을 떠나 있는 동안 부인은 불안감을 지우려 종이접기를 배워 이제 전문가 반열에 들었고 그게 직업이 됐다. 그가 목표를 모두 이룬 뒤 남원 자택으로 돌아오자 부인은 “이제 그만할 거죠”라고 묻기부터 하더란다. 그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여느 산악인이 그렇듯 늘 거짓말을 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의 말마따나 “촌스러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철두철미한 사람이다. 직장 일도 허투루 한다는 소리 듣지 않으려고 애쓰고 얼마 전에는 직무에 꼭 필요한 산림기사 자격증까지 땄다. 한국산악회 전북지부 일도 열심이고 지리산에서 근무할 때는 아들에게 ‘산맛’을 가르치려고 청소년산행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강연도 다니면서 자신의 등정 사진이 들어간 책갈피를 손수 제작해 아이들에게 나눠 준다. 따로 헬스클럽 같은 곳에 돈 쓸 이유가 무어 있느냐며 아파트 계단을 10회 정도 오르고 체육공원 시설을 이용해 웨이트를 하는 아침운동을 90분쯤 한다. 사진 촬영을 위해 향적봉 오르는 곤돌라 안에서 눈으로 뒤덮인 산 그리메를 어루만지듯 바라보던 그가 이런 말을 더했다. “정말로 신기하게도 그렇게 소규모로,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원정대를 꾸렸는데도 단 한 명도 잃지 않았다. 그 점이 나로선 가장 큰 축복이고 자랑이다.” 글 사진 무주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발효 조미료’ 된장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발효 조미료’ 된장

    ‘건강, 슬로, 로컬’로 대표되는 식품산업 트렌드 속에서 된장과 청국장 등 우리 전통 발효식품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된장은 콩보다 단백질 함량은 적지만 소화 흡수율이 높아 그냥 콩으로 먹을 때보다 단백질 흡수율이 20% 이상 높아진다. 된장은 우리 음식과 식문화의 뿌리이자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발효식품으로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다. 한국 음식의 원천이자 은근과 끈기로 대표되는 민족 정서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된장은 한식의 대표 국물 음식인 찌개부터 장아찌, 쌈장과 고기 양념 등 우리 음식 전반에서 맛을 내는 역할을 맡았다. 우리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장과 관련된 속담과 이야기, 문화 콘텐츠 등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장맛이 변하면 집안이 망한다, 장맛 보고 딸 준다, 된장과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 등의 속담이 이를 잘 대변한다. 한반도는 콩의 원산지다. 고문헌에 따르면 우리 조상들은 삼국시대 초기부터 장을 담가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는 ‘고구려인은 장을 담그고 술을 빚는 솜씨가 훌륭하다’는 기록이 있다. 또 신라 신문왕 3년(683년) 왕비의 폐백 품목으로 오늘날의 메주인 ‘시’(?)를 보냈다는 내용이 삼국사기에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를 거치며 우리 장은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가 나왔다. 사시찬요초(四時纂要抄)에는 간장, 된장이 포함된 ‘포장’(泡醬)과 장아찌식 된장류인 ‘즙저’가 기록돼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공장형 일본식 간장과 된장이 보급되기도 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장류 음식인 미소와 낫토는 우리나라에서 전래된 된장과 청국장을 개조한 것이다. 중국의 두시는 삶은 콩을 띄울 때 소금 첨가 여부에 따라 된장과 유사한 ‘함두시’와 청국장과 유사한 ‘담두시’로 구별된다. 두부 표면에 곰팡이를 접종한 후 된장이나 간장덧에 담가 숙성시킨 루푸는 두부가 부드러워져 치즈 같은 질감과 풍미가 있다. 익힌 콩에 종균을 접종해 2일간 발효시킨 인도네시아의 ‘템페’, 삶은 콩을 절구에 찧고 바나나 잎에 싸 건조시킨 인도의 ‘스자체’, 으깬 콩을 바나나 잎으로 덮어 실온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햇볕에 말린 네팔의 청국장 ‘키네마’ 등이 유명하다. 장은 미생물이 만들어낸 보물이다. 발효 미생물 ‘3총사’(곰팡이, 세균, 효모)가 있는 메주로 된장을 담그면 발효균주가 생성되면서 맛과 영양이 살아난다. 된장에 있는 발효미생물인 고초균과 유산균은 우리 몸에 유익하다. 면역 개선과 항암 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유해 세균을 억제하고 피로 해소를 도와준다. 또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항산화물질인 ‘이소플라본’은 폐경기 증후군과 골다공증, 심혈관계질환,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농촌진흥청이 국내 재래종 메주 17종을 수집해 조사한 결과 795종의 미생물을 확인했다. 메주에서 유산균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30% 정도이며 최고 88%에 이르는 것도 있다. 된장의 숨겨진 매력으로 ‘별미장’을 꼽을 수 있다. 별미장이란 메주를 다른 방식으로 띄우거나 밀, 메밀 등의 다른 재료를 섞어 특별한 맛을 낸 장이다. 우리가 잘 아는 청국장도 별미장의 한 종류다. 막된장과 즙장(汁醬), 두부장, 토장(土醬) 등 140여종의 다양한 별미장이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풍광과 토양, 토산물이 다르기 때문에 지방마다 독특한 장류가 나왔다. 메주를 만드는 재료와 방법, 숙성시키는 기간에 따라 서울 지역의 무장, 충청도의 예산된장, 전라도의 나주된장, 경상도의 진양된장과 밀양된장, 제주도의 조피장이 있었다. 지역별 장류의 특징을 보면 경상도는 지역에 흔한 밀이나 보리를 첨가했고 전라도는 찹쌀, 충청도는 보리쌀, 제주는 조피 잎을 이용했다. 최근에는 사라진 장류를 복원해 우리의 음식 문화와 정신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2010년에는 농진청이 검정콩과 보리를 이용해 담그는 대맥장(大麥醬)과 좋은 콩과 메밀을 이용해 만드는 생황장(生黃醬) 등을 복원했다. 대맥장은 볶은 콩을 삶아 식힌 이후 보릿가루를 넣고 콩 삶은 물로 반죽해 만든 덩어리를 시루에 찐 후 닥나무 잎으로 덮어 발효시켜 만든다. 생황장은 콩을 삶아 식힌 후 메밀가루와 섞어 갈대자리 위에 두고 보릿짚이나 볏짚, 도꼬마리 잎으로 덮어 발효시킨다. 전통적인 장류를 현대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응용한 간편·편의 식품도 출시되고 있다. 핵가족과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동결건조기술을 이용한 건조 된장, 묽게 하면 차로 마실 수 있는 된장차, 특유의 냄새가 없는 청국장 음료도 개발됐다. 5년 이상 숙성된 된장 유산균 종자는 피부 재생과 관련이 있어 이를 이용한 화장품도 나왔다. 일본식 청국장인 낫토도 섬유질과 미네랄, 비타민, 효소 등이 모발과 두피에 영양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보습 에센스와 샴푸로 출시되기도 했다. 된장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개량 메주를 이용한 대량 생산형 장류에서 소비자 입맛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 다양한 별미장을 복원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장류는 지역 기반의 강소농이 성장하기 좋은 산업이어서 전국적으로 흩어진 전통 장류 제조 비법을 발굴한다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최혜선 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 농업연구사 ■문의 golders@seoul.co.kr
  • “사랑하는 이·소중한 것 뺏긴 고통 이겨 내는 주인공에 공감”

    “사랑하는 이·소중한 것 뺏긴 고통 이겨 내는 주인공에 공감”

    “영화 속에서 존 윅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빼앗겼을 때 그만의 방식으로 고통을 이겨 내는 부분에 공감했습니다.” 키아누 리브스(51)가 7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그는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랜만에 액션영화로 복귀한 느낌과 영화가 갖고 있는 의미 등을 소개했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존 윅’은 키아누 리브스가 모처럼 정통 액션배우로 돌아왔다는 점과 함께 영화가 의도치 않게 그의 삶의 궤적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스피드’(1994)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키아누 리브스 신드롬에 빠지게 만든 ‘매트릭스’ 시리즈를 통해 할리우드 최고의 액션스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05년 ‘콘스탄틴’ 이후 액션배우로서 별다른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30분 정도 늦게 도착한 키아누 리브스는 “미안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서툰 한국말 인사를 건넸다. 전날 입국 때 덥수룩했던 수염은 깔끔히 깎았다.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게 한결같은 젊음을 유지한다고 해 인터넷상에서 우스갯소리로 떠돌던 ‘뱀파이어설’이 떠오르는 얼굴이었다. 그는 “존 윅은 복수를 위해 먼 여정을 떠나지만 복수뿐 아니라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고 내면적인 평화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열심히 싸워 가는 과정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이 과연 변할 수 있는지, 존 윅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싸우는 모습은 관객에게 고민할 만한 화두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영화 개봉에 즈음해 키아누 리브스의 가슴 아픈 개인사가 다시 한번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극 중 전설적인 킬러 존 윅은 아내와 결혼하며 범죄 세계에서 손을 씻는다. 그러나 아내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고 상심해 있던 그의 앞으로 생전에 아내가 보낸 강아지 한 마리가 뒤늦게 배달된다. 그런데 러시아 범죄 조직에서 아내의 마지막 선물마저 앗아 가고 만다. 억눌린 분노가 폭발하며 한 조각의 자비심도 없는 존 윅의 무서운 복수가 펼쳐진다. 실제로 그는 2001년 아이를 유산한 약혼자가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깊은 방황에 빠졌다. 그는 “내가 평생 사랑한 여자는 단 세 명이었다. 암으로 죽은 누이동생, 옛 약혼자, 미처 세상에 나오지 못한 딸아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배우의 활동이 아닌 노숙 생활을 하는 모습 등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키아누 리브스는 이날 저녁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마친 뒤 9일 출국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존 윅’ 키아누 리브스, 레드카펫 현장 생생영상

    ‘존 윅’ 키아누 리브스, 레드카펫 현장 생생영상

    키아누 리브스가 국내 팬들과 소박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키아누 리브스는 8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존 윅’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레드카펫 행사 공간이 다소 협소했지만 그 열기 만큼은 매우 뜨거웠다. 행사장에 도착한 배우 키아누 리브스는 오후 7시 30분경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다. 그는 오랜 시간 기다려 준 국내 팬들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한 얼굴로 인사를 전했다. 이후 극장 로비 중앙에 마련된 레드카펫을 밟은 그는 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정성스럽게 사인을 하는 등 세련된 팬서비스를 보였다. 일부 팬들은 ‘매트릭스’와 ‘콘스탄틴’ 등 그가 출연한 작품들의 DVD와 영화 팜플렛 등을 챙겨와 사인을 받기도 했다. 20여 분 간 레드카펫에서 시간을 보낸 그는 이후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키아누 리브스는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번 키아누 리브스의 방문은 지난 2008년 영화 ‘스트리트 킹’ 이후 7년 만이다. 키아누 리브스의 신작 ‘존 윅’은 전설적인 전직 청부살인업자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 의문의 남자에 의해 모든 것을 잃게 되면서 복수극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 장르다. 이날 키아누 리브스는 이번 작품에 대해 “액션은 물론 재미있고 세련됐다. 스타일과 톤도 특별하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 내내 즐거웠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으니, 여러분께서 즐겁게 관람하셨으면 한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레드카펫 행사는 키아누 리브스의 무대 인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또한 그는 상영관 무대 인사를 위해 자리를 떠나기 직전까지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 201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고 감사인사를 전한 후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떠났다.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키아누 리브스는 8일 오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날 오후 레드카펫 행사와 방송 인터뷰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9일 오후 출국 예정이다. 키아누 리브스는 지난 2001년 약혼녀 제니퍼 사임을 잃었다. 故제니퍼 사임은 유산의 아픔을 겪은 이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2001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키아누 리브스는 죄책감과 우울증에 뉴욕 거리를 배회하며 노숙 생활을 해 화제가 되었으며 많은 팬들이 이를 안타까워했다. 한편 ‘존 윅’은 키아누 리브‘가 ‘매트릭스’ 이후 15년 만에 액션 히어로물로 찾아온 작품으로 2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더팩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손님 편하게~ 손님 입맛대로~

    손님 편하게~ 손님 입맛대로~

    “자리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손님.” 7일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11층 푸드코트를 찾았다. 보통 백화점의 푸드코트는 먼저 계산을 하고 영수증에 찍힌 주문 번호가 전광판에 뜨길 기다린 뒤 음식을 직접 들고 가 자리를 잡고 먹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그래머시홀’이라는 이름으로 개장한 이 푸드코트는 고객의 기호와 편의를 최대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독특하다. 입구에서부터 직원이 자리를 안내해 준다. 자리에서 메뉴를 보고 8500원짜리 잡채밥을 주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이 자리까지 음식을 가져다줬다. 후식을 해결하기 위해 인근 카페를 전전할 필요도 없다. 그래머시홀에는 생과일주스와 소프트아이스크림 등의 메뉴가 준비돼 있어 앉은자리에서 후식까지 해결할 수 있다. 다 먹은 그릇을 스스로 정리할 필요도 없다. 음식을 먹고 난 후 일어나 계산대에서 계산만 하면 된다. 백화점 식당가가 변하고 있다.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백화점이지만 푸드코트에서만은 고객이 직접 움직여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푸드코트조차 고객 맞춤식으로 변하는 추세다. 앞서 지난해 5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지하 1층 푸드코트인 ‘h키친’은 자리를 잡고 기다리면 테이블까지 메뉴를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고객 맞춤형은 백화점뿐만 아니라 외식업계에서도 대세로 굳어진 지 오래다. 이런 현상은 수년 전부터 패밀리레스토랑이 쇠퇴하기 시작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패밀리레스토랑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여러 업체에서 많은 지점을 냈지만 비슷비슷한 메뉴가 많아지고 별다른 변화를 주지 못해 소비자들의 발길이 멈추게 됐다. 이 때문에 외식업계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맛을 그때그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식 라멘 전문점 ‘잇푸도’에서는 일본식 라멘을 주문하면 셰프의 자세한 안내에 따라 국물의 염도, 면의 익힘 정도, 숙주의 양, 각종 토핑 등을 본인이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또 테이블마다 갈릭프레스, 후추가 별도로 구비돼 있어 메뉴가 나온 후에도 마지막까지 본인 입맛대로 음식 맛을 추가 조절할 수 있다. 홍대 근처에 자리 잡은 수제 아이스크림 바 ‘마크렘’도 고객 맞춤형 아이스크림을 제공한다. 밀크, 초콜릿, 그린티 등 3가지 맛 기본 아이스크림부터 아이스크림 위에 올라갈 20여개의 토핑 종류, 초콜릿 코팅, 마무리 단계로 뿌려지는 드리즐 종류까지 모두 본인의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주문을 마치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아이스크림을 제조한다. 서울에서 유동인구가 특히 많은 지하철 강남역 근처에 있는 디저트 카페 ‘하루한입’은 다양한 샐러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인기가 높은 ‘DIY 샐러드’는 기본 토핑으로 달걀, 당근, 오이 등의 채소를 고른 다음 단호박, 고구마, 참치, 닭가슴살 등 다양한 메인 토핑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13가지에 달하는 드레싱 가운데 본인 취향에 맞는 것을 고른 뒤 드레싱 혼합 여부까지 결정하고 나면 비로소 나만의 샐러드가 완성된다. 스무디 브랜드인 ‘스무디킹’도 지난해 7월 메뉴 개편과 브랜드 리뉴얼 후 좀 더 다양한 개인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유산균, 영양 파우더 등의 추가는 물론 오렌지, 블루베리, 레몬, 아몬드 등의 재료를 추가해 음료를 즐길 수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피카소의 손녀 ‘총 3200억원 그림’ 매각하는 사연

    피카소의 손녀 ‘총 3200억원 그림’ 매각하는 사연

    20세기 세계 미술을 지배한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손녀가 할아버지의 '유산'을 모두 내다 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있다.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 등 해외언론은 "피카소의 손녀 마리나가 최소 7점의 피카소 작품과 자택을 한 유명 바이어를 만나 직접 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총 2억 9000만 달러(약 3200억원)로 추산되는 이번 거래에 나온 작품들은 피카소의 첫째 부인인 올가의 초상화(Portrait de femme·1923년 작)와 모성애(Maternite·1921년 작) 등으로 이 작품의 가치만 각각 6000만 달러(661억원), 5000만 달러(551억원)로 평가된다. 이번 거래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프랑스 칸에 위치한 피카소의 저택까지 매각 대상에 오른 것이다. 현재 피카소의 박물관 및 기념관으로 쓰이는 이 저택(La Californie)은 과거 피카소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두번째 부인과 살았던 곳이다. 그렇다면 왜 손녀는 대대로 물려받은 할아버지의 유산을 싹 정리하고 싶어할까? 그 이유는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닌 어린시절의 기억이 남긴 상처 때문으로 보인다. 언론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돈도 많았던 피카소는 첫째 부인인 올가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을 차갑게 대했다. 자식들에 대한 관심은 커녕 경제적인 지원도 전혀 없어 손녀였던 마리나 역시 할아버지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궁핍하게 살았다는 것. 특히 어린시절 아빠와 손잡고 이번에 매물로 나온 할아버지 집을 방문했을 때 그림 작업이 다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 밖에서 기다렸던 기억이 지금도 그녀의 머릿 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마리나의 친구는 이번 매각 결정에 대해 "'과거'를 이제 그만 떠나보내기 위한 것" 이라고 짤막하게 배경을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어제의 거장… 태동의 감격

    어제의 거장… 태동의 감격

    올 한 해 국내 주요미술관과 주요 갤러리에서는 근대부터 동시대 전위예술까지, 회화부터 미디어 아트까지 각 장르와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전시회가 마련된다. 특히 광복·분단 70년을 맞아 그 역사적 의미를 예술적 시각으로 풀어 보는 특별기획전도 다양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의 첫 번째 화두는 미디어·비디오 아트다. 우선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을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 ‘W3-백남준’전이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21일부터 시작된다. 백남준의 ‘금붕어를 위한 소나티네’를 비롯해 10점 내외의 작품이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오는 27일부터 5월 25일까지 2000년 위암으로 타계한 비디오 아티스트 박현기를 재조명하는 회고전이 열린다.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한 1세대 비디오아티스트스로 최근 재평가받고 있는 그가 비디오라는 기술로 표현한 동양적 정신문화를 감상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3300㎡에 달하는 원형전시실을 ‘만다라 시리즈’ 등 그의 대표 작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2012년 기증된 그의 아카이브 2만 점을 정리해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다. 백남준의 제자로 지난해 파리 그랑팔레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 비디오 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1951~)의 개인전도 3월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다. 광복·분단 70년 기획전시도 풍성하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선 한때 월북화가라는 낙인이 찍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근대 회화의 거장 이쾌대(1913~1965)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휘문고보 시절인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전에 입선했고 이중섭 등과 조선신미술가협회를 결성해 활동했던 이쾌대는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종군화가로 참여했다가 포로가 됐고 포로교환 때 월북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해금될 때까지 그의 가족들이 간직해 온 초기 습작과 드로잉, 스케치부터 한국전쟁 포로수용소 시절까지 대표작과 유품, 사신, 제국미술학교 시절의 자료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유화 60여점, 스케치 및 드로잉 350점 등 이쾌대의 작품을 망라한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7월 21일부터 9월 27일까지 열리는 ‘분단 70년 주제전:북한 프로젝트’는 국내외 작가들의 북한에 대한 예술적 상상력을 집대성한 대규모 전시로 기대를 모은다.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아트선재센터의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도 8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야심 차게 준비한 ‘한국 포스트모던 미술전’을 7~9월 서울관에서 갖는다. 1990년 이후 휘트니비엔날레 서울전, 젊은 모색전 등을 통해 유입된 포스트 모던 경향이 한국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실험성, 탈장르와 융합 등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는 자리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전시를 마련한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설치작가 양혜규의 대규모 개인전(3월)에 이어 7∼9월 한국 미술의 정수 가운데 세밀한 특징이 있는 작품으로 ‘세밀가귀(細密可貴) 한국미술의 품격’전을 준비해 아미타삼존도, 청동은입사 보상당초봉황문합 등을 전시한다. 11월에는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전통건축을 사진, 영상, 모형 등으로 재해석하는 ‘한국전통건축예찬’전을 연다. 젊은이들의 감각과 취향에 맞는 전시를 이어 온 대림미술관은 7월 패션과 예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덴마크 출신의 괴짜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의 한국 첫 전시회를 연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비서구권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도 여럿 마련된다. 멕시코 출신의 개념미술가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의 개인전이 4월 18일부터 8월 2일까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펼쳐진다. 인도 출신 탈루, 필리핀 민중화가 레슬리 드 차베스의 전시도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상반기에 마련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철학·문학·영화·연극·오페라 분야에서 조형적 실험을 펼쳐온 윌리엄 켄트리지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는 4~6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인도네시아 여성작가 크리스틴아이추의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한편 5월 9일 개막하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영국 테이트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는 이숙경씨가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아 대표작가로 선정된 전준호·문경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사설] 구멍 난 구제역 방역체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나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에서 발생한 돼지 구제역이 전국 30여 농장으로 확산되면서 사육 농가와 방역 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어제는 경기 용인의 한 돼지 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왔고, 4년 전 처음 시작돼 엄청난 피해를 입힌 경북 안동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당시 악몽이 되살아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내일 축산차량 운행을 통제하고 도축장 등에 대한 방제에 나서기로 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과 경로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현재 돼지 구제역 피해는 28만 마리 정도다. 하지만 충남북과 경북, 경기 지역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이번 구제역의 바이러스 혈청형은 기존에 발생했던 ‘O형’이지만 유전자형이 다소 다르고 전파력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확산을 막는 데 실패하면 돼지와 소 348만 마리를 살처분한 2010년 말~2011년 4월의 구제역 피해가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피해액은 사상 최대인 2조 7783억원에 이르러 전국 사육 농가를 초토화시켰다. 구제역 발생 원인과 관련해 방역 당국에서는 일단 사육 농가의 백신 접종 소홀에 무게를 싣고 있다. 농가가 백신을 구입하고서도 이를 맞히면 스트레스로 잘 자라지 않고, 출하돈의 경우 접종 표시가 나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접종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한 농가에서는 1개동에서 집중 발생한 것이 아니라 동마다 몇 마리씩 발생했다. 충북 괴산의 경우 농가의 30%가 접종을 소홀히 해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구입 영수증 등을 보여 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반면 사육 농가들은 백신을 접종하면 폐사와 유산 등 일부 부작용이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또한 업체들이 공급하는 백신의 효능도 각기 다르다는 지적도 한다. 이는 공급한 백신의 신뢰도 문제로, 보다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는 뜻이다. 구제역의 예방책 미비는 어느 한 곳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기존의 매몰 방식으로는 재발을 막기 어렵고, 한 곳이 뚫리면 강력한 전염성으로 인해 피해는 엄청나게 늘어난다. 당국은 2010~2011년처럼 전국적으로 대거 확산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안이하게 대응해선 안 된다. 구제역 방역을 소홀히 하면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번 구제역 발생을 계기로 구멍 난 방역 체계를 환골탈태하는 수준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 [명인·명물을 찾아서] 체험형 식물원·버드파크 ‘경주동궁원’

    [명인·명물을 찾아서] 체험형 식물원·버드파크 ‘경주동궁원’

    신라 천년의 전설과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고도 경주의 보문단지에 있는 동식물원인 ‘경주동궁원’. 우리나라 관광 1번지 경북 경주의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2013년 9월 문을 연 이후 지난해까지 15개월 동안 60만명이 다녀가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이해규(55) 경주동궁원장은 “불국사와 석굴암 등 기존 유적중심 관광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꽃과 새, 다양한 식물을 사계절 색다르게 체험할 수 있도록 콘셉트를 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전국에서 관람객뿐만 아니라 중앙 및 지방정부, 기업체 관계자들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궁(東宮)은 안압지 서쪽에 있었던 신라의 별궁 이름. 삼국사기에는 문무왕 14년(674년) 동궁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우리나라 최초로 화초를 기르고 진금이수(珍禽異獸·진귀한 새와 특별한 동물)를 길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국가적인 경사 때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었다. 그러나 동궁은 현존하지 않는다. 경주시는 이에 착안해 동궁원을 새로 지었다. 신라시대 동식물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관광 자원이 탄생한 것이다. 1971년 박정희 정부 당시 청와대관광개발계획단이 경주 보문단지를 설계하면서 동식물원을 계획했던 것이 40여년 만에 마침내 빛을 본 셈이다. 동궁원 총면적은 6만 4380㎡. 정문에서 양쪽으로 펼쳐진 식물원과 버드파크(화조원·꽃과 새가 어우러진 전시관)로 구성됐다. 식물원은 경주시가 직영하고 버드파크는 민간에 위탁, 운영 중이다. 유리 온실인 식물원(2353㎡)은 한옥 형태로 황금색 치미(용마루 양 끝에 올리는 장식 기와)와 연꽃 무늬 상징물을 넣은 기와를 사용했다. 내부에는 신라 유산인 천마도와 동궁, 안압지, 재매정(신라 김유신 장군의 집에 있던 우물)을 활용해 정원을 꾸몄다. 바닥은 전체적으로 안압지에서 출토된 보상화 무늬가 새겨진 전돌을 깔아 마치 궁을 거니는 기분이 나도록 연출했다. 정원은 야자원과 관엽원, 화목원, 수생원, 열대 과수원 등 5개 주제별로 나눴다. 아열대 식물 400여종과 나무 5500여 그루를 심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뷰티아야자, 카나리야자 등 아열대 식물도 볼 수 있다. 높이 7m의 탐방길이 마련돼 전체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새 깃털과 둥지 이미지를 가미한 버드파크(5000㎡)는 2층 규모로 국내 최초의 체험형 화조원이다. 경북도 1호 전문 동물원 박물관에 등록됐다. 박혁거세, 김알지 등 신라의 건국신화인 난생(卵生)설화를 바탕으로 꾸민 이곳에서는 알에서 깨어나는 다양한 동물을 만날 수 있다. 1층 생태체험관에서는 어류·조류·파충류 등 338종 5900마리의 동물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다. 청금강앵무·태양황금앵무 등 다양한 앵무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새들이 관람객들의 손과 어깨 등에 닥치는 대로 앉아 귀엽게 재롱을 떤다. 두려워하는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수족관에서는 열대어와 악어, 거북 등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절대 금물이란다. 어린 새 등이 후유증으로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층 전시 체험관에서는 색다른 시각으로 새들을 만날 수 있다. 새가 부화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으며 신라시대의 새에 관한 전설 등을 알 수 있다. 특히 다음달쯤부터는 국내 최초로 히아신스, 꼬뿔새, 스칼렛앵무, 플라밍고 등의 새들을 볼 수 있다. 울산에서 3대가 함께 동궁원을 구경왔다는 손미자(66)씨는 “동궁원은 우리에 갇힌 동물을 밖에서 구경하는 기존 동물원과 달리 관람객들이 직접 커다란 새장 등으로 들어가 새와 꽃을 체험할 수 있어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아들 내외와 손자·손녀들 모두 색다른 분위기에 홀딱 반했다”며 활짝 웃었다. 야외에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경주 문화유산인 안압지를 재현하고 연꽃 조형물로 볼거리를 제공하며, 버드숲에서는 공작과 타조, 칠면조, 원앙, 거위, 토끼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동궁원의 양 옆 기파랑과 죽지랑은 각각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카페와 기념품 판매점으로 운영된다. 농업체험시설(1만 4000㎡)은 유리 온실과 비닐하우스 등으로 구성됐다. 어린이 원예 치료관인 숨바꼭질 정원과 일만 송이 토마토정원에서는 토마토, 블루베리, 체리 재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동궁원 중심에는 경주 토종견 동경이(천연기념물 540호)의 상징물이 있다. 청동 재질로 만들어져 자연석 받침대 위에 설치된 것으로 동경이 암수 한 쌍과 강아지 3마리의 모습이 다정하다. ‘알’ 모양의 아담하면서도 독특한 형태의 건물도 있다. 동궁원이 자랑하는 화장실 ‘알’이다. 지난해 ‘아름다운 화장실’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동궁원의 입장료는 1만 8000원(어른 통합이용료 기준)으로 비싼 편이지만 관람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기존 국내 동식물원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특이한 분위기 속에서 직접 새 등을 만지면서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게 관람객들의 반응이다. 동궁원은 연중무휴로 오전 9시∼오후 8시 운영된다. 평일 1000명, 휴일 3000명 정도가 찾고 있다. 도수아 버드파크 운영차장은 “동궁원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데이트 코스 또는 경주의 가볼 만한 곳 등으로 소개하면서 이색적인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동식물과 함께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맨큐 “부유세 대신 소비세 인상” vs 피케티 “불평등 해소엔 부유세”

    맨큐 “부유세 대신 소비세 인상” vs 피케티 “불평등 해소엔 부유세”

    “r>g. So what?” 그레고리 맨큐(왼쪽)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3일(현지시간) 보스턴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공개한 도발적인 발표문 제목이다. “자본수익률(r)이 경제성장률(g)을 앞선다.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고?”라는 의미다. 맨큐는 이날 토론회에서 지난해 화제작이었던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오른쪽) 파리경제대 교수를 초청했다. 맨큐의 발표문은 “r>g로 인한 자본축적 때문에 부의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피케티의 핵심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맨큐는 “피케티와 그의 책을 존중하지만 결론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낮을 경우 경제는 비효율적이 되는 등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고 포문을 열었다. 자본수익률이 크다 해도 부의 불평등이 계속 커진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부를 상속받은 이들은 재산을 소비할 것이고, 상속 과정에서 부가 많은 후손들에게 분산될 것이며, 유산 등에 막대한 세금이 부과된다”고 말했다. 부는 계속 소비되고 나눠지기 때문에 부의 집중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피케티의 예측은 틀렸다는 것이다. 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적어도 7% 포인트 이상 높아야 한다”고도 했다. 불가능한 얘기라는 것이다. 피케티의 부유세 대신 소비세 인상을 대안으로 제기했다. 피케티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부유층은 재산의 일부만 투자해도 부를 계속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본수익률과 경제성장률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아도 불평등이 심화된다”면서 “승수효과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 차이가 1% 포인트에 불과해도 부유층이 차지하는 자산 비중이 10% 포인트나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소비세 인상에 대해서도 “상속재산에 더 많은 세금을 물릴 수 없기 때문에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부유세가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인파 스트레스 ‘最苦峰’ 덕유산 향적봉

    덕유산 향적봉 구간(설천봉~향적봉)의 이용압력(스트레스)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전국 15개 산악형 국립공원과 144개 탐방로에 대한 이용압력 지수를 분석한 결과 덕유산 향적봉 구간(0.6㎞)이 99.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북한산 통일교~도봉대피소~신선대 구간(99.81), 지리산 바래봉 구간(99.78), 북한산 탕춘대~절터샘 구간(97.7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압력은 탐방로별 탐방객과 정상(頂上) 탐방객, 탐방로 훼손 정도, 샛길 길이, 쓰레기 발생량 등을 조사해 자연생태계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수치로 평가한 것이다. 덕유산 향적봉 구간의 이용압력이 가장 심한 것은 덕유산리조트가 운영하는 곤돌라를 이용해 산 정상부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연간 70만명이 방문하고 단체 및 정상탐방객도 연간 이용객의 각각 20.0%, 92.2%에 이르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산 통일교~신선대 구간(3.12㎞)은 연간 탐방객이 195만명에 이르며 탐방로의 46.2%(1.44㎞)가 훼손됐고 샛길(8.8㎞)이 정규 탐방로의 2.8배나 됐다. 지리산 바래봉 구간은 탐방로(0.6㎞)는 짧지만 연간 11만명의 탐방객이 방문하면서 탐방로의 50% 이상이 훼손됐고 샛길(6.4㎞)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등 훼손에 따른 이용압력이 심했다. 한편 2013년 조사에서 20개이던 이용압력 지수 1등급 탐방로는 지난해 16개로 감소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열린세상] 박근혜 이후, 올림픽 이후/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박근혜 이후, 올림픽 이후/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새해는 특히 소외된 사람, 가난한 사람, 장애를 가진 사람, 몸과 마음이 힘든 사람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사는, 진정한 복지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나름의 실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3년 후 이맘때쯤을 상상해 본다. 차기 대통령이 선출된 상태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퇴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2월 9~25일)은 개최 한 달여를 남겨 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일 것이다. 이때쯤 박근혜 정부는 어떤 성과를 거두고 어떤 유산을 남기고 물러날 준비를 하고 있을까. 평창 동계올림픽은 성공적인 올림픽이 될 것인가. 최근 20년간 역대 동계 올림픽의 실패과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1998년 일본 나가노 올림픽과 김연아 선수가 감격의 금메달을 땄던 2010년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이들 도시는 올림픽 개최 이후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고, 감당하기 힘든 덩치 큰 경기장 매각에 나서고 있다. 성공 사례는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올림픽과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이 거론된다. 이들 도시는 준비 단계부터 올림픽 이후를 고려해 경기장 시설을 시민 스포츠 시설이나 대학, 병원 등으로 전환 사용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사후에도 올림픽 개최 유산을 계승·발전시키고 있다. 동계올림픽은 인류가 개발한 다양한 겨울스포츠를 화려하고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글로벌 축제다. 하지만 축제는 불과 16일 또는 17일간 짧게 열리고 바로 막을 내린다. 돌이켜 보면 올림픽 개최 자체에서 실패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개최 도시들은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그 결과 나름대로 모든 올림픽은 화려했고 수많은 볼거리와 감동을 줬다. 우리가 말하는 동계올림픽의 성공과 실패는 올림픽 개최가 아니라 ‘올림픽 이후’의 문제로 귀결됨을 알 수 있다. 남들처럼 올림픽을 화려하게 개최하되 올림픽 이후 어떤 유산을 남기고 그 유산을 어떻게 발전적으로 관리해 나가느냐가 궁극적인 올림픽의 성패를 가른다. 정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집권 기간 5년은 길다면 길지만 동계올림픽 개최 기간만큼 금방 지나가는 짧은 시간이다. 박근혜 정부도 벌써 2년이 지나가고, 남은 3년은 더욱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앞으로 3년 이후 박근혜 정부는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이 현 정권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것이다. 박 대통령은 최근 마침 역대 정부가 팽개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금 정부의 팔자라고 말했다. 이전 정권들이 방기했던 연금개혁 등을 두고 한 언급인데, 반대 세력의 비아냥거림을 듣고 있긴 하지만 대통령의 이런 자세는 이 정권이 여러 가지 좋은 유산을 남기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문제는 적잖이 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속도를 강조하다 보니 방향이 잘못되고, 화합과 통합보다는 분열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우선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정책은 너무나 조급한 속도전과 물량공세에 집착한 나머지 대기업과 부자들에게는 탈규제 혜택을 주고 비정규직 근로자와 청년실업자 등 소외 계층을 더욱 소외시키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이 정권은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심화라는 불행한 유산을 남길 팔자가 될 공산이 크다. 이념, 정파, 세대 간 분열과 갈등은 이대로 더욱 심화된 채로 유산으로 남길 것인가. 세월호 개혁의 실패 등으로 인해 돈과 권력, 명예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의 정서적 거리는 더욱 멀어져 그것이 어떤 분열, 어떤 분노로 표출될지 모른다. 천천히 가더라도 함께 가면 안 될까. 역대 동계올림픽의 성공 사례를 보면 한결같이 준비 과정에서 최대한 소외된 지역,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을 최소화하고 공동체 구성원들이 단결과 화합함으로써 올림픽 개최 이후에도 훌륭한 유산을 남길 수 있었다. 앞으로 3년 박근혜 정부가 잘 살고 잘 나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 아픈 사람, 불행한 사람들까지 포용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유산을 남기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 화합의 힘으로 지금 길 잃은 평창 동계올림픽도 개최 이후에 훌륭한 유산을 남기는 성공한 올림픽으로 준비하고 만들 수 있기를 기원한다.
  • 한솔요리학원, 서울특별시 표창장 수상

    한솔요리학원, 서울특별시 표창장 수상

    한솔요리학원이 지난 12월 30일 시민청에서 진행된 서울특별시 2014년 서울 김장문화제 유공자 표창행사에서 서울특별시 표창장을 수상했다. 2014 서울김장문화제는 우리 고유의 김장 문화를 되살리고,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등재 1주년을 기념하고자 마련된 축제로, 이번 수여식은 지난 11월 진행된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여 마련된 자리로, 행사 운영에 기여한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자 마련됐다. 한솔요리학원은 서울김장문화제 프로그램 중 ‘아빠와 함께 김치요리 경연대회’를 성황리에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초등학생 이상 자녀 1인과 아빠가 한조가 되어 김치를 이용한 창작요리를 겨룬 경연대회에서 총 20팀의 아빠와 자녀가 참가해, 다양한 김치요리로 솜씨를 뽐냈다. 대회가 진행된 한솔요리학원(www.hscook.com) 종로점에는 서울시 관계자 및 취재진을 비롯한 100여명의 참관객이 몰렸으며, 대회장면은 소셜방송 ‘라이브 서울’을 통해 인터넷으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요리학원 관계자로서는 유일하게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솔요리학원 이서욱 대표는 수상소감에서 “앞으로 한솔요리학원은 서울특별시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서울김장문화제가 세계 3대 축제로 도약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며,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라고 말했다.
  • 2015년 핫플레이스!…올해 가야할 해외 여행지 5선

    2015년 핫플레이스!…올해 가야할 해외 여행지 5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행전문지 ‘트래블앤레저’가 2015년 가봐야 할 추천 여행지 상위 50곳을 소개했다. 트래블앤레저는 미국에서 발행 부수 100만 부를 자랑하는 인기 잡지로 다양한 여행 정보를 제공한다. 다음은 이 중에서도 특히 올해 ‘핫’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행지 5곳을 소개한 것이다. 올해 당신은 어디로 가고 싶은가. 1. 로테르담 - 네덜란드 네덜란드라고 하면 운하 주변에 옛거리 풍경이 남아 있는 암스테르담이 유명하지만, 네덜란드 두 번째 도시인 로테르담은 급변 중인 미래지향적인 분위기의 도시이다. 그런 로테르담에 최근 오픈한 거대 쇼핑몰 마크트할레(Markthalle)는 세계적 건축가그룹 ‘MVRDV’가 설계한 4500장의 알루미늄 패널로 만든 터널형 건물로, 내부에는 꽃과 과일을 모티브로 거대 벽화가 장식돼 마치 거대 박물관처럼 보인다. 그 외에도 최근 리노베이션으로 오픈한지 얼마 안 된 로테르담 중앙역과 메탈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압권인 엔하우호텔 등 건축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을 수 없는 볼거리가 많이 있다. 2. 오만 중동 오만이라고 하면 그다지 생소한 국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에는 독자적인 문화를 지키면서도 관광객을 위해 개방돼 개발이 진행 중인 국가로, 중동 중에서도 지금 매우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수도 무스카트는 두바이에서 1시간 만에 비행기로 갈 수 있는 좋은 입지에 있다. 하얀 가운을 입은 남성과 보석으로 장식된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오가고 있고, 중세 때부터 남아 있는 요새나 황금 사원이 있는 거리 풍경은 바로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세계이다. 특히 ‘유향의 땅’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오만 남부의 피서지 살랄라와 오만의 옛수도이기도 한 니즈와 같은 알려지지 않은 곳은 오만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소가 가득하다. 3. 발레타 - 몰타 지중해의 작은 나라 몰타의 수도. 대성당과 성채 등 중세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로, 2015년 올해에는 오랜 출입이 제한돼 있던 시의 랜드마크인 성엘모요새의 일반인 공개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역사적인 측면과 아울러 도시의 야경이 발레타의 매력 중 하나라고 한다. 중세 양식의 거리 풍경 속에 새로운 좌식 바나 레스토랑이 최근 많이 열렸다. 4. 노르웨이 ‘겨울왕국’의 큰 성공으로 일약 관광명소로 떠올라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바로 노르웨이이다. 디즈니 여행사인 어드벤처 바이 디즈니는 2015년 올해부터 ‘겨울왕국’ 무대의 모델이 된 장소를 둘러싼 노르웨이 투어도 시작한다. 또한 오는 3월 20일에는 노르웨이의 스발바르제도에서 일어날 일식과 오로라는 물론 북극곰도 관찰할 수 있는 특별 크루즈여객선 상품을 제공하는 회사도 있다고 한다. 5. 싱가포르 2015년 올해 싱가포르는 건국 50주년을 맞이한다. 현재 싱가포르 국립 스포츠경기장과 국립 박물관 등이 잇달아 건축·개축되는 등 국가적으로 건국 50주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옥상 수영장으로 유명한 마리나베이샌즈호텔과 이 나라 상징인 머라이언상이 있는 머라이언공원도 좋지만, 조금 다른 싱가포르를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것이 탄종파가 거리나 덕스턴 힐은 전통적인 쇼핑 하우스(1940년대 이전에 건축된 페라나칸 양식의 타운 하우스 군)로 대등한 지역이다. 수많은 상을 받은 요리사가 제공하는 전위적인 분자 요리(일종의 화학 실험 같은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티플링클럽은 평범한 요리에 질린 사람에게 추천되고 있다. 사진=트래블앤레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올해 가기좋은 해외 여행지 5선 - 트래블앤레저

    올해 가기좋은 해외 여행지 5선 - 트래블앤레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행전문지 ‘트래블앤레저’가 2015년 가봐야 할 추천 여행지 상위 50곳을 소개했다. 트래블앤레저는 미국에서 발행 부수 100만 부를 자랑하는 인기 잡지로 다양한 여행 정보를 제공한다. 다음은 이 중에서도 특히 올해 ‘핫’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행지 5곳을 소개한 것이다. 올해 당신은 어디로 가고 싶은가. 1. 로테르담 - 네덜란드 네덜란드라고 하면 운하 주변에 옛거리 풍경이 남아 있는 암스테르담이 유명하지만, 네덜란드 두 번째 도시인 로테르담은 급변 중인 미래지향적인 분위기의 도시이다. 그런 로테르담에 최근 오픈한 거대 쇼핑몰 마크트할레(Markthalle)는 세계적 건축가그룹 ‘MVRDV’가 설계한 4500장의 알루미늄 패널로 만든 터널형 건물로, 내부에는 꽃과 과일을 모티브로 거대 벽화가 장식돼 마치 거대 박물관처럼 보인다. 그 외에도 최근 리노베이션으로 오픈한지 얼마 안 된 로테르담 중앙역과 메탈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압권인 엔하우호텔 등 건축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을 수 없는 볼거리가 많이 있다. 2. 오만 중동 오만이라고 하면 그다지 생소한 국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에는 독자적인 문화를 지키면서도 관광객을 위해 개방돼 개발이 진행 중인 국가로, 중동 중에서도 지금 매우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수도 무스카트는 두바이에서 1시간 만에 비행기로 갈 수 있는 좋은 입지에 있다. 하얀 가운을 입은 남성과 보석으로 장식된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오가고 있고, 중세 때부터 남아 있는 요새나 황금 사원이 있는 거리 풍경은 바로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세계이다. 특히 ‘유향의 땅’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오만 남부의 피서지 살랄라와 오만의 옛수도이기도 한 니즈와 같은 알려지지 않은 곳은 오만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소가 가득하다. 3. 발레타 - 몰타 지중해의 작은 나라 몰타의 수도. 대성당과 성채 등 중세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로, 2015년 올해에는 오랜 출입이 제한돼 있던 시의 랜드마크인 성엘모요새의 일반인 공개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역사적인 측면과 아울러 도시의 야경이 발레타의 매력 중 하나라고 한다. 중세 양식의 거리 풍경 속에 새로운 좌식 바나 레스토랑이 최근 많이 열렸다. 4. 노르웨이 ‘겨울왕국’의 큰 성공으로 일약 관광명소로 떠올라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바로 노르웨이이다. 디즈니 여행사인 어드벤처 바이 디즈니는 2015년 올해부터 ‘겨울왕국’ 무대의 모델이 된 장소를 둘러싼 노르웨이 투어도 시작한다. 또한 오는 3월 20일에는 노르웨이의 스발바르제도에서 일어날 일식과 오로라는 물론 북극곰도 관찰할 수 있는 특별 크루즈여객선 상품을 제공하는 회사도 있다고 한다. 5. 싱가포르 2015년 올해 싱가포르는 건국 50주년을 맞이한다. 현재 싱가포르 국립 스포츠경기장과 국립 박물관 등이 잇달아 건축·개축되는 등 국가적으로 건국 50주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옥상 수영장으로 유명한 마리나베이샌즈호텔과 이 나라 상징인 머라이언상이 있는 머라이언공원도 좋지만, 조금 다른 싱가포르를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것이 탄종파가 거리나 덕스턴 힐은 전통적인 쇼핑 하우스(1940년대 이전에 건축된 페라나칸 양식의 타운 하우스 군)로 대등한 지역이다. 수많은 상을 받은 요리사가 제공하는 전위적인 분자 요리(일종의 화학 실험 같은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티플링클럽은 평범한 요리에 질린 사람에게 추천되고 있다. 사진=트래블앤레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제주 크루즈 관광객 59만명 넘어 ‘순항’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 수가 사상 최고치인 59만명을 넘어섰다. 31일 제주도에 따르면 2014년 제주에는 크루즈가 242회 기항해 59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184회 기항, 38만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제주 크루즈 관광객은 2010년 5만 5243명, 2011년 6만 4955명, 2012년 14만 496명으로 증가세가 폭발적이다. 제주가 한·중·일 동북아 중심에 있는 데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세계자연유산 등으로 크루즈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기항지로 인식됐기 때문으로 도는 분석했다. 도는 올해 크루즈가 320회 기항해 65만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대형 크루즈선은 11만 4500t급 ‘코스타 세레나’호를 비롯해 7만 2458t급 ‘스카이씨’호, 9만 963t급 ‘셀러브리티 밀레니엄’호 등이 처음으로 제주를 찾는다. 도는 제주와 북한을 잇는 새로운 크루즈 노선 개설도 제안해 놓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014년 8월 제주에서 열린 제주국제크루즈포럼에서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한 북한은 크루즈 관광객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관광 목적지가 될 것”이라며 북한 노선 개설을 제안했다. 도는 현재 운항 중인 동북아 크루즈 노선 외에 제주를 거쳐 북한 원산항,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홋카이도 등을 연결하는 새로운 노선이 발굴되면 세계적인 크루즈 관광 라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서울광장] 춘천 중도 유적 200년 뒤를 고민하라/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춘천 중도 유적 200년 뒤를 고민하라/서동철 논설위원

    무엇이든 초(超)스피드인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일까. 한국인의 시간 관념은 무엇이든 슬로 템포인 나라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남들이 100년 걸린 것을 10년 만에 이루었다고도 하지 않는가. 문제는 엄청난 속도로 이루어 놓은 것을 벌써 비슷한 속도로 허물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언저리에 살았던 저층 아파트는 벌써 오래전에 사라져 버렸고,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남은 수명은 짧으면 10년, 길어 봐야 20년 남짓일 것이다. 그러니 한국인이 체감하는 상대적인 시간의 빠르기는 지은 지 200~300년 된 아파트에서 느려 터지게 살아가는 나라 사람들의 그것과 비슷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우리 역사가 언제나 빠르게만 흘러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선왕조가 쇠잔해 가던 19세기는 변화의 추세에 동승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너무나 느리게 세월을 흘려보낸 시대가 아닌가. 미래 또한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뒤처졌던 변화를 따라잡겠다며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야 했던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에 템포를 맞춰 살아갈 시대가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 시대의 조급한 성과주의는 우리 시대에서 그쳐야 한다. 한없이 느리게 살아가도 좋을 후손에게까지 악영향이 미치게 해서는 안 된다. 추억마저 남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파트처럼 빠르게 살았던 시대의 산물은 빠르게 허물어도 그만일 것이다. 하지만 느리게 살았던 과거의 산물만큼은 우리 손으로 훼손하지 말고 미래 느린 세대에 물려주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 오늘도 땅속의 문화유산이 줄지어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본다.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방식의 개발이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는 재론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문화적 시각이 아닌 경제적 시각으로도 문화 파괴적인 개발은 미래 세대의 이익을 빼앗는 우리 시대의 탐욕일 뿐이다. 파리나 로마가 온 국민을 먹여살리다시피 하는 관광도시가 된 것은 이런 방식의 개발을 용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낡은 아파트 창틀 하나를 바꾸려 해도 허가를 받아야 하고, 마당에 삽질 한 번만 해도 도굴꾼 취급을 받는 문화재보호제도 덕분이다. 그것은 이 나라 선조가 후손들에게 내린 축복이다. 우리 땅속의 문화유산이 그들 것만 못 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문화적 열등감은 파괴적 개발 논리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악용될 뿐이다. 무엇보다 조선시대 도성(都城)이었던 서울만 해도 옛 모습은 로마나 파리가 부럽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그동안 엄청난 파괴가 이루어졌음에도 지하에는 당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게 복원할 수 있을 만큼의 기초가 그대로 남아 있다.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동대문에 이르는 종로 양쪽에 들어섰던 조선시대 상점가 시전행랑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불행히 교보빌딩에서 종각 사거리까지 한 블록은 고층빌딩이 들어차면서 이미 흔적이 사라졌다. 지금 춘천 중도 유적이 다르지 않은 위기에 맞닥뜨려 있다. 1967년 의암댐을 막으면서 생긴 중도는 신석기시대에서 삼국시대에 이르는 유적의 보고다. 917기의 집터, 101기의 고인돌, 경작지 유적과 비파형동검과 청동도끼가 쏟아져 나왔다. 해자(垓子)와 환호(環壕) 같은 방어 시설도 확인됐으니 당시로서는 초대형 도시였다. 주거 밀집 지역을 담은 사진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세계적인 선사유적지로 이름을 알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춘천시가 이곳에 2018년까지 ‘레고랜드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나섰다. 최근 출범한 ‘춘천 중도 고조선유적지 보존 범국민운동본부’는 당연히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하(下)중도를 철저히 보존하고 전체를 하나의 국가 사적으로 지정하라는 것이다. 레고랜드가 정말 필요하면 유적이 적은 상(上)중도나 미군이 떠난 캠프페이지도 있지 않느냐는 대안도 제시했다. 중도 유적이 당대주의(當代主義)에 밀려 사라진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레고랜드를 갖고 싶어 하는 춘천시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럴수록 200년 뒤 후손을 행복하게 하는 결정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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